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임금 차별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일자리 대책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제일기획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선거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 추석 차례상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35
  • [시론] 혜화역 여성 시위와 성차별 문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혜화역 여성 시위와 성차별 문제/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4일 서울 혜화역에서 있었던 제4차 여성들의 시위가 신문 지면과 TV 화면을 장식했다. 여성들만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전에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혜화역 시위는 대단히 새로운 형태의 시위였다. 이번 시위는 이전 세 차례 시위에 비해 규모가 훨씬 더 컸다. 시위가 거듭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 여성들의 불만과 저항 심리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시위에서 남혐(남성 혐오) 발언이 등장해 이를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한 미러링으로 남성 혐오 발언이 등장하면서 혐오 발언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혐오 발언은 또 다른 혐오 발언으로 이어지는 ‘혐오 발언의 악순환’을 낳는다. 이러한 혐오는 ‘감정의 배설’에는 일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성평등을 제도적으로 이뤄 내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혐오 논쟁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이번 시위로 가부장제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에서도 페미니즘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 대학에서 페미니즘을 체계적으로 강의하는 곳도 드물고, 개설된 페미니즘 관련 과목도 대단히 적다. 그러므로 대중적인 수준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일상화돼 있는 ‘현실’에 대한 인식 변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급격한 사회 변화의 산물이다. 무엇보다 가족 내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자녀 수가 줄어들고, 딸 자녀만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족 내에서 딸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은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여아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정도로 남아선호는 과거의 일이 돼 버렸다. 고등교육 진학률에서도 여성이 남성을 추월했다. 학력을 능력 평가 기준으로 삼아 왔던 사회에서 여성이 더이상 남성보다 열등한 집단으로 취급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등학교에서도 내신 성적 때문에 남학생들이 남녀공학을 기피할 정도가 됐다. 그러나 사회적 차원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이나 승진에서 여성들은 남성과 대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도 줄지 않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성폭력 사건들은 한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됐음을 보여 준다. 아직도 여성이기 때문에 밤거리를 걷는 것을 두려워해야만 한다. 가족 차원의 가부장제 약화와 사회적 차원에서 가부장제의 강고한 지속이라는 현실 속에 한국의 여성 문제가 놓여 있다. 사회 변화를 고려하면, 앞으로 가부장제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비판과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성평등은 여성들의 투쟁을 통해 진전됐다. 성평등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웨덴에서 2005년 성평등을 요구하는 페미니스트 정당(FI)이 등장했다. FI는 임금 차별, 성폭력과 여성 전담 육아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을 제기하며 지지를 얻고 있다. 2006년 총선에서는 0.6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지만, 2014년에는 3.12%의 지지를 얻어 의회 진출 최저 득표율인 4%에 근접했다. 2005년 영화배우 제인 폰다가 FI 유세에 동참했고, 2009년에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그룹인 ABBA의 멤버였던 베니 안데르손이 100만 크로나를 FI에 기부하면서 정당의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성평등 수준이 매우 낮은 중동 지역에서는 다른 형태의 페미니스트 운동이 등장했다. 여성의 남성 스포츠 경기 관람을 허용하지 않았던 이란에서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투쟁이 1997년부터 시작됐다. 축구로 시작돼 ‘축구혁명’이라고 불리는 이란 여성들의 차별철폐 투쟁은 2006년 여성차별적인 가족법 폐지 백만 서명 운동으로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마침내 2018월드컵을 계기로 여성의 축구장 출입이 허용됐다. 이처럼 각국의 여성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성평등은 정치적 자유나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추구돼야 할 가치다. 성차별에 대한 인식 수준에 따라서 여성의 삶도 증진되고, 남성의 삶도 증진된다. 그런 점에서 성차별의 해소는 여성만의 과제가 아니라 남성의 과제이기도 하다.
  • 트럼프 대통령 “‘무릎 꿇기’ 두 번만 하면 시즌 아웃시켜야”

    트럼프 대통령 “‘무릎 꿇기’ 두 번만 하면 시즌 아웃시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이 국가 연주에 무릎 꿇는 시위를 하면 시즌을 아예 뛰지 못하게 하고 임금도 한푼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5월 NFL 사무국이 국가 연주에 예를 표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벌금을 물리겠다며 국가 연주에 예를 표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은 라커룸에 머무르도록 한 데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해 주목하며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된 것 아니냐”고 되묻고 “처음 무릎을 꿇으면 경기에서 내쫓고 두 번째로 무릎을 꿇으면 시즌아웃과 무임금으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NFL이 지난 5월 새 정책을 발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동의했는데 지금은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가 “제대로 맞서 줄 것”을 요구했다. 구델 커미셔너의 이름을 직접 들지는 않고 4000만 달러짜리 커미셔너라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지난 2016년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차별 조치에 격분한 NFL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는 행동으로 항의해왔다. 최근 들어 잠잠해지는 듯하다 지난 19일 마이애미 돌핀스 구단이 운동장에서 같은 형식으로 시위를 벌이는 선수들을 최대 네 경기까지 출전 정지시키겠다고 나서면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NFL 사무국과 NFL선수연맹(NFLPA)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상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2개월 묵은 정책을 견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적응 1~2년간 최저임금 85% ‘외국인 수습제’ 급물살 탈까

    적응 1~2년간 최저임금 85% ‘외국인 수습제’ 급물살 탈까

    홍종학 “적극 검토”… 차별 대우 논란도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요구한 ‘외국인 근로자 수습제’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1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 제도의 핵심은 국내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가 관련 기술을 익히고 업무에 적응하는 1~2년 동안 최저임금의 85~90% 수준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최저임금법을 적용받는다. 전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들의 요청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이날 “중기부에서 요청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의 요구에는 경영난 악화와 맞물려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가 과다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2월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는 내국인의 96.3% 수준이다. 반면 같은 업무를 하는 내국인의 생산성을 100%라고 했을 때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평균 87.5%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과다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언어,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밟은 뒤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금지돼 있는 만큼 공론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노동계는 “외국인 수습제는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외국인 근로자도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수습 근로자에 한해 3개월 동안 최저임금을 10%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한 최저임금법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수습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고 임금을 차등화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홍종학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 윈윈 방법 찾겠다”

    홍종학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 윈윈 방법 찾겠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을 우려하는 중소기업계를 찾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노동자가 ‘윈윈’하는 방법을 반드시 찾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동자는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대기업은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극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홍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보완책을 만들고 또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는 서민경제에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원리에 기반한다”며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노동자와 대기업, 공무원 노동조합 측에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노동자는 공동 운명체”라며 “노동자는 임금이 오른 만큼 사업자와 힘을 합쳐 더 열심히 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물건을 살 때도 중소기업의 매출이 늘어야 임금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조금은 불편해도 중소기업 상품을 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노조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비율을 확대하고 구내식당의 휴무일을 늘려 근처 식당의 매출 늘려 달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을 향해서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 달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살아야 대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홍 장관은 중소기업계가 요구한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차등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3조 한도를 정해 정부 차원에서 (확대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 고용 시 근무 연차별로 임금을 차등화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의견에 홍 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동연 “도소매·음식업·55~64세 고용부진 최저임금 영향”

    “2020년 1만원 목표로 하기보다 시장 지켜보며 신축적으로 검토 이달 중 저소득층 지원 방안 낼 것”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 최저임금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부 업종과 연령층의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14일까지 결정돼야 한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고용 부진과 최저임금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일부 업종과 연령층의 고용 부진에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있다”며 최저임금을 신축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향후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관련해선 “2020년까지 1만원을 목표로 가기보다 최근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시장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합리적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과 55∼64세 등 일부 연령층의 고용 부진에 최저임금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업종과 연령층에 영향이 있는지는 조금 더 분석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중순 국회에 출석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서 좀더 구체적인 진단을 내놓은 셈이다. 지난 5월 말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도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고용영향 등 부작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다른 참석자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저소득층 지원 등 내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포함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김 부총리는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혁신성장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는 다 되는데 국내에서만 이해관계 대립으로 막혀 있는, 고용이 수반되는 기업투자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첫 단추로 국회에 계류 중인 혁신성장과 규제혁신 관련법 입법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미 간 자동차 관세 철폐로 차별적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관세 부과가 되지 않도록 관계 부처와 민관 합동으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체불임금도 못 주는데… ‘아이돌보미 강화’ 잘될까

    체불임금도 못 주는데… ‘아이돌보미 강화’ 잘될까

    낮은 처우 불만, 휴일수당 소송 現 2만명 1000억 더 줘야 할 판 맞벌이는 “이용자 확대” 목소리아이돌보미 제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 만족도 90점으로 저출산에 대응할 가장 효과적인 보육 정책이지만 정작 예산 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질 않고 있다. 정부는 아이돌보미 2만명을 충원할 계획이지만 내년에 추가로 책정한 예산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수준의 박한 대우에 반발해 아이돌보미들이 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어 제도 기반이 흔들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 가구는 2011년 3만 7934가구에서 지난해 5만 8489가구로 6년 만에 54.2% 늘었다. 아이돌보미 수는 2만 3000명, 인건비 지원액은 지난해 기준 연간 1000억원 규모다. 이용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돌보미 수를 4만 3000명으로 늘리기 위해 내년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처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부 발목이 잡혔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는 지난달 22일 아이돌봄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광주대 산학협력단 등에 지난 3년간 160여명의 아이돌보미에게 주지 않은 연장근로, 휴일근로 수당 등 체불임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이 판결 전까지 아이돌보미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올해 기준으로 7800원인 시급만 받을 뿐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돌보미 5000여명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에 참여하거나 준비 중이다. 여가부가 추산한 전체 돌보미 체불임금만 모두 1000억원에 이른다. 여가부는 “하반기에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내년에 추가로 투입하는 1000억원으로 돌보미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발표한 저출산 대책에서는 아이돌보미 이용자 수를 현재 9만명에서 2022년 18만명으로 두 배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저출산 대책에서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지원’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돌봄 서비스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돌봄서비스 이용가구 5만 8489가구 중 정부의 지원 없이 시간당 7800원(종합형 1만 140원)의 이용료를 전액 부모가 부담하는 ‘라’급 가구가 43%나 됐다. 가~다급은 이용료의 30~80%를 정부가 지원한다. 맞벌이 가구 상당수가 라급 소득 기준(3인 가구 월 442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불만이 팽배하다. 직장인 서영아(39·여)씨는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데 왜 중산층까지 지원을 확대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자 정부는 기준 중위소득을 150%(3인 가구 월 553만원)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맞벌이 가구 상당수가 배제되는 데다 말 그대로 ‘검토’일 뿐, 투입 예산이나 도입 일정은 불투명하다. 이재완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제 돌봄의 질 강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면서 “인력 처우 개선 등의 질 향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돌봄 제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무산…사용자위원 전원 퇴장 반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무산…사용자위원 전원 퇴장 반발

    최임위 전원회의 표결서 부결 ‘차등적용’ 경영계 숙원 수포로 사용자측 “11일 회의도 불참”경영계가 강하게 요구해 온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이 10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올해와 같이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게 됐다.최임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을 상정했지만 표결 뒤 부결 처리됐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 23명 가운데 14명이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에 반대했고 9명이 찬성했다. 회의에는 노동자위원 5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참석했다. 사용자위원을 제외한 노동자위원과 공익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사용자위원들은 표결 결과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은 퇴장 직후 낸 입장문에서 “소상공인 업종의 근로자는 3분의1 이상이 실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존폐의 위기에 내몰려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별다른 대책도 없이 근로자 3분의1의 임금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최저임금 심의의 참여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경영계의 숙원 과제였지만 지난해 최임위의 제도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다수 의견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TF 개선안에서 “현행 최저임금 취지상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 해당 업종은 저임금 낙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 790원을 제시하자 ‘좀더 세게 맞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경영계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경제 6단체는 지난 9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업종별 차등 적용 시행을 요구했다. 올해 최저임금(7530원)이 지난해보다 16.4% 오르며 영세·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경영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경영계는 이들의 낮은 지불 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 종업원 1인당 영업이익이 낮은 업종,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 소상공인 비율이 높은 업종에는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다. 낮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업종에 속한 노동자는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국내 최저임금제도 30년 역사상 시행 첫해인 1988년에만 2개 업종 그룹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했고 이후에는 계속 동일 최저임금체계를 유지했다. 이날 사용자위원들이 회의 불참을 선언하면서 현재 ‘3260원’(노동계 1만 790원·경영계 7530원) 차이가 나는 최저임금액 논의도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위원들은 11일 열리는 전원회의에도 불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다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관행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양측 격차가 너무 크다. 이제부터 그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난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페미니즘 웹툰 ‘썅년의 미학’ 민서영 작가, 악의적 패러디에 법적 대응 예고

    페미니즘 웹툰 ‘썅년의 미학’ 민서영 작가, 악의적 패러디에 법적 대응 예고

    성 불평등을 소재로 한 페미니즘 웹툰 ‘쌍년의 미학’을 연재 중인 민서영 작가가 자신의 만화를 무단으로 편집해 유포한 네티즌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 작가는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kimminseoyoung)에 “현재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썅년의 미학’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편집본이 돌아다닌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해당 사안은 작품의 법적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저의 매니지먼트사에 전달 되었으며 저작권법 위반으로 엄정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 작가는 지난해 9월부터 위즈덤하우스 미디어그룹이 운영하는 플랫폼인 ‘저스툰’에 ‘썅년의 미학’을 연재하고 있다. 4컷으로 이뤄진 이 만화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성 차별, 여성 비하의 상황을 그린 뒤 촌철살인의 한마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풍자물이다. 작품 소개에 따르면 민 작가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하는 여자”를 ‘썅년’으로 설정하고 “기본권을 위협받는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 “현대여성의 현실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고 설명했다.민 작가가 문제 삼은 패러디는 남녀 임금격차를 소재로 한 에피소드를 변형한 것이다. 원작은 직장 동료로 보이는 남녀가 각자 노트북을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4컷으로 구성돼 있다. 남자가 “요즘 같은 시대에 여성 차별이 어디 있느냐. 그거 다 피해망상이다”라고 말하자 여자가 “같은 일을 해도 여자가 남자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이 차별”이라고 대꾸한다. 이에 남자가 “힘쓰는 일은 전부 남자들이 한다. 생수통도 남자가 들고...”라고 반박하고 여자는 “앞으로 생수통은 내가 갈테니 준협씨가 월급 63%만 받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으로 끝난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남성 임금이 100일 때 여성 임금이 63.6으로 남녀 임금격차가 3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꼴찌라는 점을 풍자한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최근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날라지면서 논쟁거리가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패러디물이 등장했다. 민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두고 말풍선 내용만 바꾼 것이다. 패러디는 민 작가의 웹툰에서 마지막 여자의 말에 남자가 반격을 가하는 장면을 담았다.남자가 “꼴랑 생수통 하나로? 야근수당, 위험수당이 뭔진 알죠? 지영씨 내근직이죠? 칼퇴하죠?”라고 몰아 붙이는 컷이 대표적이다. 남자가 “용접팀 김대리 무릎 아작났던데, 지영씨 김대리랑 보직 바꾸세요. 생수통은 마저 가시구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남녀가 같은 일을 한다’는 민 작가의 생각을 반박하는 뜻이 담겼다. 남자가 “거래처에서 물건이 오면 남직원들이랑 같이 나르세요. 왜 그때만 사무실에서 안 나와요?”라고 쏘아 붙이는 컷도 등장한다. 남자는 “지영씨, 남자들이 생수통, 군대 하니까 정말로 저 두개 때문에 여자들이 차별받는 줄 알았어요?”라며 “생수통 하나 안 갈았다고 임금을 63%만 준다니, 그럼 정수기 죄다 직수형으로 바꾸면 인건비에서 무려 37%가 남을 텐데 왜 그렇게 안 하죠?라고 꼬집는다. 민 작가는 이런 패러디물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4장의 패러디 컷을 올린 뒤 ”패러디를 했으면 재미라도 있던가, 너무 별로고 애잔하고 직장생활 안 해보고 현실 여자 못 만나본 티가 난다“면서 ”저작권 보호를 받는 정식 연재분을 무단 업로드해 법 위반으로 고소당하고...“라고 적었다.저작권법에 따르면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변형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저작권자로부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도 있다. 다만 원작을 풍자하거나 비평해서 원래의 저작물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지니는 패러디는 법적으로 허용된다. 저작권법 제5조는 원저작물을 변형, 각색 등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 즉 ‘2차적 저작물’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고 명시했다. 또한 같은 법 제6조는 저작물의 소재 선택과 배열,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편집저작물’도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고 적고 있다. 따라서 민 작가 웹툰을 변형한 패러디를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가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남성 비판적 주제 의식을 정반대로 여성을 비꼬는 내용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악의적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목표는 ‘삶의 질’ 향상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목표는 ‘삶의 질’ 향상

    특고직, 자영업자 등 출산휴가급여 90일간 월 50만원 지급1세 아동 의료비 16.5만원에서 5.6만원으로아이돌보미 지원대상 중위소득 150%까지 확지임금삭감없는 육아기 근로시간 日 1시간 단축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배우자 유급출산휴가 2일서 10일로 확대정부가 낮은 출산율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아기 부모와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에서 2040세대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방향을 틀었다. 5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2월 26일 대통령 주재 위원회 위원 간담회에서 ‘출산율 목표 중심의 국가주도 정책’에서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부는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청년의 평등한 출발 지원 ▲제대로 쓰는 재정, 효율적 행정지원체계 확립까지 5개 개혁 방향을 설정해 정책을 마련했다. ●출생부터 아동의 건강한 성장 지원 우선 출생 이후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출산휴가 사용이 어려원던 단시간 근로자와 특수고용직(보험설계자,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신용카드모집인, 레미콘기사, 택배기사), 자영업자에 출산휴가급여를 월 50만원의 출산지원금(90일 간 총 150만원)을 지급한다. 고위험 산모의 비급여 입원진료비를 지원하는 대상질환 범위도 5개에서 11개로 대폭 확대한다. 기존에 조기진통, 분만관련 출혈, 중증임신중독, 양막의 조기파열, 태반조기박리 5개만 지원했지만 절박유산과 자궁경부 무력증, 분만 전 출혈, 전치태반, 양소과당증, 양수과소증 6개를 추가했다. 임신출산 진료비로 사용할 수 있는 국민행복카드는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10만원 인상된다. 다태아도 9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는다. 분만예정일 이후 60일까지 써야했던 사용기한도 1년으로 확대했다. 1세 아동 의료비 제로화를 목표로 외래 진료비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21~42%에서 5~20%로 낮춘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본인부담 평균액이 16만 5000원에서 5만 6000원으로 66%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않아도 최소 비용으로 가정에서 건강과니를 할 수 있도록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대상을 내년부터 기준중위소득 80%에서 100%로 확대한다. 지원 받는 산모와 신생아는 8만명에서 11만 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돌봄서비스도 확충된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120%에서 150%(월 442만원→월 553만원)까지 확대한다. 저소득층 가구의 이용급액도 정부 지원비율은 최대 80%에서 90%로 확대한다. 2만 3000여명인 아이돌보미 숫자를 4만 3000명까지 2만명 늘려 2022년까지 이용 아동 규모를 9만명에서 18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이돌보미 임금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은 매년 각 450개소, 135개소 추가 확충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은 2022년까지 2600개소를 확충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하루 2~5시간 사용할 수 있던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을 하루 1시간부터 쓸 수 있도록 하고 이 때 통상임금의 100%(상한 200만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만 8세 이하 아동의 부모는 육아휴직 합산 최대 2년간(육아휴직 포함)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기존엔 1년까지만 사용이 가능했다. 남성 육아 활성화를 위해 한 명이 육아휴직을 쓴 다음 쓸 때 추가 지원하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급여지원 상한은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오른다. 배우자 출산휴가 중 유급휴가 기간도 3일에서 10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 분에 대한 임금은 정부에서 지원한다. 아울러 같은 자녀에 대해 사실상 부모 중 한쪽만에 휴직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를 개선에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육아휴직과 단축근로 사용에 따른 대체인력을 활성화를 위해 인수인계기간 중 대체인력에 대한 중소기업 지원 금액을 월 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확대한다. 금액 지원기간도 15일에서 2개월로 늘린다. 육아기 근로단축에 따른 중기 지원금은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된다.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 한부모의 육아 고충 해소를 위해 아동 양육비 지원 자녀 연령을 14세에서 18세로 상향하고 지원액도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인다. 청소년 한부모는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늘어난다. 비혼 출산·양육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올해안으로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아이 아빠가 자녀를 인지하게 되더라도 쓰던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주민등록표 상에는 계부나 계모라는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를 개선한다. 한편, 사실혼 부부도 법적혼 부부와 마찬가지로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기준과 지원절차 등을 내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 드는 재정소요는 약 9000억원(신혼부부 주거대책 재외)으로 전망된다. 내년도까지 실행할 수 있는 안들로 마련된 이번 대책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들은 올 10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보육 중심의 이전 대책과 달리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과 모든 출생에 대한 차별없는 지원에 중점을 두었다”고 하면서 “이번 대책은 기존의 출산율 위주의 정책에서 2040 세대 삶의 질 개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첫 걸음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속 검토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기존 3차 기본계획 재구조화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박건승 칼럼] 김영주 장관의 경우

    [박건승 칼럼] 김영주 장관의 경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운동에 뛰어든 건 은행권의 성차별 때문이었다. 그는 알려진 대로 농구 선수 출신이다. ‘무학여고 14번’ 포워드로 전국대회 우승을 여러 차례 이끌었다. 1973년 당시 실업 명문팀인 서울신탁은행(현 KEB하나은행)에 입단했으나 3년 만에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은행원 6년차 시절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신입 남자 행원보다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여성 최초로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상임 부위원장을 지냈다. 그의 이력을 눈여겨봤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때 그를 노동계 인사로 영입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노동활동가 출신 첫 여성 고용노동부 장관이자 3선 의원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확신론자다.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청년 고용 확대와 일ㆍ생활 간의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믿는다. 지난해 말엔 주당 68시간 노동을 허용한 그간의 근로기준법 행정해석을 공식 사과했다. 고용부 장관에 취임하자마자 저성과자의 해고를 가능하게 했던 일반해고 허용 규정도 폐기했다.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근로자 대표 과반수 동의가 없어도 효력을 인정한다는 지침도 없앴다. 장관이 된 뒤에도 노조 출신이긴 해도 제법 노사를 아우를 줄 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랬던 장관이 노동시간 단축의 걸림돌로 낙인찍힌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도마에 오른 데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다. 그가 노동시간 단축 준비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대체로 맞는 팩트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구체적 지침 마련을 주저했다. 일단 ‘시행 후 보완’하자는 식이었다. 그에 대한 칭찬은 순식간에 비판 일색으로 바뀌었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앞장서 포문을 열었다. 요지는 “청와대가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저임금 문제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모든 것이 최저임금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방치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최저임금법 개정안 심사 때는 “원내대표직을 걸고서라도 장관을 날리겠다”고까지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같은 당 소속의 장관을 공개 석상에서 드러내놓고 공격한 건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1년 전까지만 해도 그와 같은 3선 의원으로 일했다. 홍 대표는 과거 옛 대우차 노조위원장을 지냈으니 노동계 출신이란 공통점도 있다. 다만, 노동계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홍 대표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자는 반면, 김 장관은 상대적으로 노동계 입장을 더 대변한다. 최저임금제나 탄력근로제 연장을 둘러싼 시각차 때문에 생긴 사달이라면 얼마든지 소리 나지 않게 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홍 대표의 사감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추정도 적지 않다. 김 장관을 비호할 생각은 없다. 마음이 급해 바삐 뛰는 청와대와 달리 고용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도 여당 원내대표가 같은 당 소속의 장관을 공개 석상에서 ‘핫바지’로 만들어 버리고 나면 남는 게 뭘까. 국민의 눈에 이런 당정 관계가 어떻게 비쳐질까.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지표 악화, 소득 양극화 문제가 과연 그만의 책임일까. 청와대를 구실 삼아 정부 부처를 공격하는 모양새는 보기에 불편하고 민망하다. 아무리 힘이 센 여당이 당정협의를 주도한다고 해도 그의 대응 방식에선 절차적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지금도 국회 중단 사태는 이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최근 “국회만 밥값을 못 한다”고 했다. 국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7월로 넘긴 것은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홍 원내대표나 김 장관, 지금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면 잠시 쉬어 가도 좋을 것 같다.
  • “좋은 기술보다 좋은 사람 많아야 좋은 회사…이윤보다 윤리가 200년 기업 만들어”

    “좋은 기술보다 좋은 사람 많아야 좋은 회사…이윤보다 윤리가 200년 기업 만들어”

    “우리 기업의 최고 목표이자 우선순위는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입니다.” 에티스피어 재단이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8년 연속 선정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릭 리제 글로벌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31일 방한 중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기업철학을 이렇게 강조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182년의 역사를 가진 에너지 관리, 공정 자동화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세계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 시장 점유율이 40%에 이르는 회사이자 에너지 빈곤층 지원, 양성평등 직장문화 등 장기간에 걸친 사회공헌 노력이 두루 인정받고 있다. 리제 부사장은 2008년부터 5년간 한국지사장으로 거주해 우리 기업 사정에도 어느 정도 밝은 편이다. 그는 “기업이 좋은 평판을 구축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윤리적 측면에서 단 한번만 실수해도 평판이 바로 무너져 내린다”면서 “그런 리스크를 뒤집어쓰는 기업은 한마디로 어리석다”고 단언했다. 또 “한국 기업이 글로벌 평판에 비해 자국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아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의 비결은 무엇인가. -‘책임의 원칙’이라는 사내 글로벌 프로그램이 있다. 전 직원에게 부패방지법, 공정무역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동시에 인재 채용 시 성별, 종교, 성적 성향을 따지지 않는다. 특히 2020년까지 직원의 85%에 이르는 100개국에서 성차별 없는 ‘임금 평등 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은 좋은 이미지와 나쁜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소비자 시각은 얼마나 좋은 ‘기업 시민’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기업인 동시에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또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시민’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11월 회사가 전 세계 지사에서 시작한 ‘패밀리 리브 정책’은 무엇인가. -직원 개인별로 생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유급 휴가를 보장해 준다. 예컨대 한국 지사 직원이 부친상을 당하면, 법정휴가 외에 추가로 가족휴가를 며칠 더 준다. 전 세계 16만 직원에게 공통의 가족정책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기업은 글로벌 시민으로서 전체 인류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좋은 회사라고 자부하는 이유는 ‘좋은 기술·투자’보다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윤리 경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장 근간은 컴플라이언스, 즉 ‘규제 준수’다. 우리가 진출하는 국가들마다 회계·세금·환경 유해 기준이 모두 다른데 이를 지켜야 한다. 또 대기업은 자신보다 작은 규모의 납품회사, 중소기업의 혁신을 도와야 한다. 작은 기업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고 대학·연구기관과도 협업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기업이 굳이 왜 ‘착한 경영’을 해야 할까. -우리는 약 200년 역사를 가졌지만) 앞으로 200년은 더 존속하는 기업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에서 ‘슈나이더가 탈세했다. 전기 표준 규정을 안 지켰다’는 뉴스가 뜨면 시장에서 바로 쫓겨날 수 있다. 브랜드 평판도 떨어진다. 한국 국민들은 우리를 나쁜 외국회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윤과 윤리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되냐고 묻는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무조건 ‘윤리’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지만 기업윤리에 대한 국민 평가는 낮은 편이다. -소속 직원과 납품업체, 중소기업,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의 국제적인 평판과 이미지는 매우 좋다.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이 그렇고, 현대도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들이 때로는 자국 기업을 너무 호되게 평가하는 것 같다. 물론 경영 부패, 정경유착은 철퇴를 맞아야 하지만 직원들의 혁신·창의력으로 거둔 성공은 후하게 평가해야 한다. →한국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조언을 한다면. -업스킬, 즉 대학·연구기관 지원, 직원 능력 개발 분야는 잘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 쪽은 아쉽다. 미세먼지 등 한국의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친환경 도시 인프라 구축, 재활용 프로그램 등에 더 기여할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퇴근 뒤 재택근무 우려… 포괄임금제 폐지·칼퇴근법 도입을”

    [출발! 주 52시간 근무제] “퇴근 뒤 재택근무 우려… 포괄임금제 폐지·칼퇴근법 도입을”

    “결국 초과근로수당 못 받고 무료 노동만”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 위한 지침 필요 법 시행 코앞인데 고용부는 “새달 마련” 카톡 등 SNS 업무 지시도 또 다른 과제다음달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안착 여부에 대해 말들이 많다. 직장인들은 회사와 개인 사정상 결국 ‘일’만 하고,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그래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포괄임금제 폐지와 ‘칼퇴근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장인 장모(36)씨는 15일 “업무량도, 인력도 그대로라 걱정이 앞선다”며 “회사는 밤 8시면 PC를 강제로 끈다고 하지만, 일을 집으로 짊어지고 가는 날이 일주일에 1~2번은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초과근로수당은 줄고, 회사가 아닌 집에서까지 일하게 됐다’는 푸념이 직장인들 사이에 나오는 이유다. 회사 기록엔 ‘칼퇴’이지만 실제론 어디선가 일을 해야 하는 ‘무늬만 52시간’이 걱정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과로 사회’를 벗어나기 위한 첫 단추이자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Work and Life Ballance)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세 번째(연간 2069시간·2016년 기준)로 오래 일하는 국가다. 그나마 비정상적인 근로시간(주 68시간)은 이번 법 개정으로 정상화됐다. 하지만 법 취지와 달리 사용자나 일부 직장 상사들은 여전히 오래 일하는 게 미덕이라고 여긴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칼퇴근제를 도입하는 후속 대책이 필요한 까닭이다. 포괄임금제는 회사가 노동자의 야·특근을 미리 계산해 연봉에 포함시키는 제도다. 몇 시간을 일하든 정해진 돈을 받기 때문에 ‘무제한 노동’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포괄임금제는 법이나 제도상 존재하는 임금 체계가 아니라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일부 직종에 한해 판례로 인정되면서 생겨났다. 2016년 근로시간 운용실태 조사에서는 전체 사업장의 30.1%, 지난해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는 상용노동자 1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52.8%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했다. 일터에 무차별적으로 도입된 포괄임금제로 인해 노동자들은 연장 근로에 대한 보상 없이 더 오래 일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사무직 근로시간 실태와 포괄임금제 개선 방안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를 적용받는 노동자의 월 초과근로시간(13시간 9분)은 일한 시간만큼 수당을 받는 노동자의 초과근로시간(10시간 43분)보다 2시간 20분 길었다. 실제로 일하는 시간이 포괄임금제에 포함된 고정수당을 넘어설 때 차액을 지급한다고 응답한 사업장은 전체의 9.4%에 그쳤다. 사무직에는 노동시간 측정이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포괄임금제로 미리 돈을 주고, 이 돈을 넘어서는 ‘공짜 야근’을 강요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로 당장은 과도기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우선은 현장 안착이 중요하다”며 “포괄임금제는 그동안 적은 비용으로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던 수단으로 활용된 만큼 실질적인 단축을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개정안 통과 직후인 지난 3월 “포괄임금제와 관련된 지침을 이달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 지침에는 포괄임금제를 노동자의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때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사무직에는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노사 합의 때만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법 시행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지침 발표가 이뤄지지 않아 산업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포괄임금제는 좀더 면밀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해 이달 안으로 지침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다음달에는 지침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업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이른바 ‘카톡 감옥’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회사의 PC는 꺼지지만, 퇴근 후에도 울려 대는 스마트폰은 퇴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이 직장인 24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5.6%는 ‘퇴근 뒤에도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퇴근 뒤에도 SNS를 통한 업무 지시로 일주일에 11시간 정도 무료 노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스마트폰 사용으로 업무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직장인이 전체의 73.7%나 됐다. 고용부도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근로시간 외 업무연락 금지와 출퇴근 기록 의무제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선 일생활균형재단 자문위원은 “SNS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로 인해 노동의 시간이나 장소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을 조장할 여지가 많은 만큼 근무 시간 외 비정형 형태의 노동 시간을 제한하고, 휴식을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력직·교육공무원도 경찰처럼 퇴직 후 사망 땐 추서·특별승진

    경력직·교육공무원도 경찰처럼 퇴직 후 사망 땐 추서·특별승진

    새마을금고 직원 악성 민원도 은행원처럼 법으로 보호 추진새마을금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A씨는 오늘도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려 녹초가 됐다. 감정 노동자로서 하루하루가 고역이지만, 딱히 어쩔 도리가 없다. ‘새마을금고법’엔 고객 응대 직원을 보호할 규정이 없어서다. 반면 은행이나 농협 등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은행법’과 ‘상호저축은행법’, ‘신용협동조합법’에 의해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A씨는 “새마을금고 직원도 감정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제처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이처럼 법령 속에 숨어 있는 불합리한 차별 법령의 정비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총 19개 부처가 담당하는 65개 불합리한 법령이 정비 과제로 선정됐다. 이 중 31건에 대해선 연내에 정비를 추진한다. 새마을금고 직원도 앞으로 감정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는다. 새마을금고법에 보호 조치 내용을 삽입해 다른 법령과 형평성을 맞춘다. 은행법과 상호저축은행법 등에서는 민원인의 폭언·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객 응대 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 의무’ 조항을 뒀다. 폭언을 당한 직원은 은행이 치료나 상담을 해 줘야 하며 고충 처리 기구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 행정부 소속 경력직 국가공무원이나 교육공무원은 경찰공무원과 달리 퇴직 후 사망했을 때 추서나 특별 승진이 불가능하다. 법제처는 이 역시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고 ‘공무원임용령’과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해 해당 조항을 정비할 계획이다. 성차별적 요소도 없앤다. 현재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시행령’,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 등에는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장해 등급, 부상 등급, 보험 금액을 더 높게 책정하는 규정이 있다. 앞으로는 동일한 부상에 대해 동일한 보상을 하도록 법을 바꾼다. 노동 차별 법령도 정비한다.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받는 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해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인 사업장에도 적용한다. 현재는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는 부당해고를 당해도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행법에선 신체나 정신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노동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사용자가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법제처와 고용노동부는 중증장애인에게 적정 임금을 주면서도 사용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방식으로 ‘최저임금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새마을금고 직원도 감정노동잡니다”…법령 속 숨은 차별 없앤다

    # 새마을금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A씨는 오늘도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렸다. 매일 고민이 깊어지지만, 딱히 어쩔 도리는 없었다. ‘새마을금고법’엔 고객응대직원을 위한 보호 조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이나 농협 등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조치는 ‘은행법’, ‘상호저축은행법’, ‘신용협동조합법’에 명시돼 있다. A씨는 “새마을금고 직원도 감정노동자로서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제처는 이처럼 법령 속에 숨어 있는 불합리한 차별법령의 정비계획을 12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총 19개 부처가 담당하는 65가지 불합리한 법령이 정비 과제로 선정됐다. 이 중 31건에 대해선 올해 안에 정비를 추진한다. 유사한 제도 사이의 형평성을 높인다. 앞서 설명한 새마을금고 직원도 감정노동자로서 대우를 받게 된다. 다른 은행 직원과 비슷한 환경에서 감정노동을 하는데도 정당한 법적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 새마을금고법에 고객응대직원 보호 조치 관련 내용을 삽입해 다른 법령과 형평성을 맞춘다. 현재 행정부 소속 경력직 국가공무원이나 교육공무원은 경찰공무원과 달리 퇴직 후 사망했을 때 추서나 특별승진이 불가능하다. 법제처는 이 역시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고 ‘공무원임용령’과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해 해당 조항을 정비할 계획이다. 법령 속 성차별적 요소도 없앤다. 현재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시행령’,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 등에는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장해등급, 부상 등급, 보험금액을 더 높게 규정하고 있다. 같은 정도의 부상이지만,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보상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동일한 부상에 대해서는 동일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꾼다. 노동과 관련해 사회적 약자에게 과도하게 차별적인 법령도 정비한다.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받는 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해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인 사업장에도 적용한다. 현재는 그렇지 않아 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는 부당해고를 당해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중증장애인 노동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가 있으면 사용자가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됐다. 앞으로는 중증장애인 노동자도 적정임금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고용환경에서 일하도록 ‘최저임금법’을 개정한다. 환경행정이나 식품위생행정 분야 업무에 종사하지 않은 민간 전문가도 먹는샘물 제조업에 품질 관리인이 되도록 하는 등 과도한 진입장벽을 없앤다. ‘모자보건법’에는 미성년자 간음이나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 등 명확하게 ‘강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성범죄에 대해선 당사자가 원하지 않아도 인공임신중절을 할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법령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팩트 체크] “KDI 최저임금 보고서 편의적”…작성자도 “가능성 희박”

    [팩트 체크] “KDI 최저임금 보고서 편의적”…작성자도 “가능성 희박”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연구원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경제수석이 주장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에 힘을 실었고 KDI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뒷받침하고 있어 연구기관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각 국책연구기관의 주장과 오류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 본다.→KDI 보고서에서 주장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의 근거는. -KDI가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는 최저임금을 올린 미국과 헝가리의 연구 방식을 한국의 사례에 적용했다. 국내 임금근로자 수를 2000만명으로 설정한 뒤 미국의 고용 감소 추정치를 적용하면 3만 6000명, 헝가리의 고용 감소 추정치를 적용하면 8만 4000명의 고용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올해 고용 감소 규모를 3만 6000~8만 4000명으로 봤다. 하지만 정부가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 때문에 실제 고용 감소 폭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15%씩 올라 1만원이 되는 과정에서 고용 감소 규모는 2019년에 9만 6000명, 2020년에 14만 4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고용 감소 폭이 최대 32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재호(전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달성 시기를 2022~2023년으로 최소 5년 뒤로 미루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KDI 보고서의 전망치가 부정확한가. -그렇다. 보고서를 작성한 KDI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보고서는 외부변수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도, 일자리 안정자금 영향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변수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고용 감소가) 그렇게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이미 산입범위를 넓힌 데다 각종 보완 조치가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최 선임연구위원의) 인터뷰를 참조해 달라는 말로 저희 입장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헝가리의 연구 결과를 쓴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에 인용된 헝가리는 국내총생산(GDP)이 2620억 달러(2016년 기준), 인구 983만명(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GDP(1조 5302억 달러) 등과 비교해 규모가 작다. 또 인용된 미국의 1977년 연구 또한 40년 전 연구라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임금과 노동시장 상황은 미국, 헝가리와 다르지만 KDI 보고서는 이 국가들의 고용탄력성 추정치로 고용 감소 효과를 추정했다”고 말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도 “편의적으로 외국 사례를 인용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한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다.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3일 열린 문재인 정부 1주년 고용노동정책 토론회에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은 3월까지 고용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KDI가 지난 4일 낸 보고서에도 “올해만 놓고 보면 고용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KDI는 향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효과를 추정한 결과를 발표한 반면 한국노동연구원은 앞으로의 인상에 따른 효과는 분석하지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는 어떤 내용인가. -보고서는 사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업장마다 노동시간 조정이 이뤄지고 있고, 올 1월에는 노동시간이 크게 줄었다가 2월부터 감소 폭이 줄었다. 다만 임시직 노동시간의 감소 폭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 홍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노동 강도가 높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1명을 빼고 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인원 감축 외에 다른 방법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은 2015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보험자료 등 월별로 집계되는 통계를 토대로 이뤄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안정자금 외에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상실한 저소득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자리안정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다. 이인실(전 통계청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안정자금은 누수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시·농촌 지역별, 업종별 인상 폭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매몰되기보다는 생계가 어렵거나 실직 상태에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출연기관 등 공공부문 1만6000명 정규직 추가 전환

    정부가 재단·의료원과 같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자회사 600곳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31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2단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6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단계 기관은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553곳, 공공기관 자회사 41곳, 지방공기업 자회사 6곳 등 모두 600곳이다. 이 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1만 5974명으로 전체 노동자(4만 9839명)의 32.1%에 이른다. 기간제 노동자가 1만 1392명, 파견·용역 노동자가 4582명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1년 중 9개월 이상 상시·지속되는 업무를 맡고 있고, 앞으로 2년 이상 해당 업무가 이어진다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다. 다만 기간제와 파견·용역 노동자 모두 60세 이상, 운동선수 등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간제 가운데 휴직 대체 인력, 전문직, 기간제 강사·교사 등 다른 법에서 기간을 정하는 직무도 전환 대상이 아니다. 파견·용역은 민간 시설·장비 활용이 불가피할 때, 중소기업 진흥이 장려될 때, 노동자가 전환을 거부할 때 등의 예외 사유를 뒀다. 다만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해석 차이와 전환 뒤에도 유지되는 차별, 추진 과정에서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대상자를 줄이는 기관이 나오는 등 1단계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1단계 대상 기관인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교육기관, 지자체는 잠정 전환 예정 인원 20만 5000명 가운데 11만 592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2단계 전환 대상자는 이날 기준으로 근무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다. 기간제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파견·용역은 노사 및 전문가 협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기간제는 오는 10월, 파견·용역은 12월까지 전환 결정이 마무리된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을 받고, 복리후생수당에서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 이태훈 고용부 공공부문정규직화추진단 팀장은 “1단계에 비해 2단계 기관은 소규모여서 정규직 전환 심의·결정 기구를 축소하거나 모회사나 지자체별로 공동 전환 기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In&Out] 한국에서 25명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서정숙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목포우리집 원장

    [In&Out] 한국에서 25명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서정숙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목포우리집 원장

    나는 25명의 엄마다. 직장을 다니는 청년부터 초등학생 막내까지 지난 12년 동안 우리집에서 살아온 ‘목포우리집 그룹홈’ 아이들의 엄마이자 사회복지사로 살고 있다.돌 무렵 막둥이로 가족이 된 아이는 벌써 12살이 됐다. 11년 전 엄마, 할머니와 있었지만 돌봄을 받지 못했다. 기저귀를 한 번 차면 2~3일은 갈지 않아 엉덩이가 짓무르길 여러 번, 보다 못한 어린이집의 신고로 우리 집에 오게 됐다. 무표정으로 입을 꾹 닫고만 있던 아이는 일주일이 지나자 웃기 시작하고, 옹알이도 했다. 안을라치면, 업을라치면, 한 치의 공간도 없이 아이 몸과 내 몸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달라붙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사랑을 받아야 할 그 나이에 방임된 아이에게 엄마가 되기로 했던 그날을 난 잊을 수가 없다. 우리집 같은 ‘아동그룹홈’은 상처받은 아이들의 집이다. 전국에 510곳이 있다. 학대·방임·가정해체 등으로 만 0~18세 아동 2758명이, 사회복지사 1514명과 지역사회 안에서 일반 가정집과 같이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 1970년대 민간에서 시작된 아동그룹홈은 2004년 아동복지시설로 법제도화됐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화문 농성을 시작했다. 아동그룹홈에 보내진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상처를 쓰다듬으며 24시간 365일을 살아왔지만 지금 내 월급여는 약 170만원이다. 호봉이나 직급 적용 없이 처음 시작하는 사회복지사나 수십년 일한 시설장이나 똑같다. 2명이 나와 함께 교대근무를 해도 초중고 아이들 7명을 돌보기에는 늘 역부족이다.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는 일상부터 가끔 사고를 쳐 경찰서와 학교, 법원을 오가고 전문기관에서 상담받고, 아프면 병원을 가고, 때로는 직접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야 하기에 지난 12년간 마음 편히 자본 적이 없다. 사회복지사로 기본적인 행정 회계 업무뿐 아니라 부족한 운영비와 양육비를 채우기 위해 후원자 개발까지 동분서주하는 나는 보건복지부가 정한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적용은커녕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간신히 받고 있다. 종종 지인들은 이렇게 힘든데 왜 이 일을 하냐고 묻는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그저 비빌 언덕이 돼 주고 싶어 아이들만 생각하고 두 눈 딱 감고, 두 귀 딱 막고, 입을 꾹 다물며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 이 아이들을 품고 갈 후배 사회복지사들을 위해서라도 더이상 국가 책임을 개인의 희생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내게는 사회복지사인 딸이 있다. 다른 아이들은 무난하게 대학을 보낼 수 있지만, 내 딸아이는 학자금 대출로 공부를 해왔다. 그런 아이가 부모가 어렵게 아동그룹홈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며 절대 아동그룹홈의 사회복지사는 되지 않겠다고 한다. 부모로, 그리고 사회복지사로 정말 가슴이 아팠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국가예산을 쥐는 기획재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예산을 편성할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내가 만약 대형 양육시설에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대우와 급여를 받았을 것이다. 노인과 장애인 그룹홈은 시설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지원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대형 양육시설과 자격조건도 같고 지도, 감독, 감사와 처벌까지 똑같이 관리하면서 아동그룹홈만 차별적인 처우를 받아야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지금의 아동그룹홈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지원은 보호대상 아동을 가정적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동들이 행복한 사회가 희망이 있다. 아이들은 행복하게 성장할 때 우리는 미래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열악한 노동환경 못 버틴 실습생, 투명인간 취급당해”

    “누군가 죽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너네가 공부를 못하니까 그런 곳에서 사고를 당하는 거야’라는 말이 돌아옵니다.”지난 18일 경기 평택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은아(19) 특성화고졸업생노조위원장은 특성화고 학생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누군가 죽었을 때만 잠시 주목받을 뿐”이라며 “잠깐의 관심이 아니라 근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작은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인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범했다. “노동 현장을 손톱만큼이라도 고쳐 내겠다”는 의지로 출발한 특성화고졸업생노조는 지난 2일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설립 신고서를 냈고, 11일 필증을 교부받았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노조를 만든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생(400명)들은 취업후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강제 야근 등 강제노동(24%), 고졸이어서 받는 차별과 무시(23%), 연장노동수당 미지급(18%), 성추행·성희롱(12%), 임금체불(10%)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근로계약서가 무엇인지조차 교육하지 않고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 아이들을 싼값에 쓰는 부품 정도로 여기는 기업들 사이에서 학생들은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이 위원장은 “취업해서 겪는 문제를 학교에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못 버티냐’, ‘세상은 만만치 않다. 그러니 버텨라’라는 답만 돌아온다”며 “버티지 못해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했다.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2017년 1월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같은 해 11월 제주 음료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일하다 숨진 이들은 모두 특성화고 졸업생과 현장 실습생이었다. 이 위원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12시간이 넘는 근무시간, 임금체불, 사내 따돌림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뉴스를 통해 접한 동료와 선후배의 죽음은 차원이 다른 두려움으로 다가왔다”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잠시뿐이었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를 통해 ‘노조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전국에서 30여명의 학생이 지난 1일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서로 얼굴조차 모르던 학생들은 광장에서 ‘억울한 죽음을 끝내자’는 팻말을 함께 들었다. 노조 출범 이후 현재까지 특성화고 졸업생 110여명이 가입했다. 대부분 올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살이다. 노조는 이달 중으로 조합원 토론회를 거쳐 하반기쯤 정부에 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노동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와 처우 개선 대책 마련을 제안하고, ‘특성화고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간단한 노동교육조차 하지 않고, 취업 현장으로만 내모는 특성화고의 현실은 1960년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며 “단순히 현장실습 기간만 줄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노동 현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 혁명, 새로운 주체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촛불, 혁명, 새로운 주체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촛불은 혁명인가? 문재인 정부 1년은 성공적인가? 2018년 이후 시민운동을 이끌어 갈 주체는 누구인가? 2017년 봄 이후 많은 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광장과 촛불이 있다. 그리고 이제 촛불은 한국의 민주주의운동을 상징하는 기호가 됐다. 지난 주말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이란 주제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의 다수 의견은 2016~17년 광장을 밝혔던 촛불은 아직 혁명이라 부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가 구체제(앙시앵레짐)의 완전한 해체라기보다 기존 체제의 정상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제를 어떻게 규정하는가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략 성장중심주의와 사회불평등을 기반으로 한 발전 전략, 형식적 민주주의와 관료의 지배, 사회복지와 시민적 권리의 제한, 수직적 사회관계 등의 특징을 지니는 정치체제라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아직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구체제를 종식시키기보다 망가진 국가 체제의 기능을 회복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우려는 노동자와 농민, 여성들의 상황을 진단하는 세션에서 두드러졌다. 노동존중사회라는 말이 나온 지 꽤 됐지만 여전히 노동 가치가 존중받고 노동조합 활동이 자유롭다고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임금의 기본 원칙도 구현되지 않고 있다. 농업의 경우 주무 부서 장관조차 임명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 고위직 관료들의 언설에서 농민에 관한 관심은 찾아볼 수 없다. 여성 농민은 아직까지 농민으로서 자격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최근 한 농기구 회사가 여성을 농기구에 비유해 성적 메시지를 드러낸 광고를 농민신문에 버젓이 게재할 정도로 성차별적 조건에 놓여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2017년 대선 당시 여성계가 제시한 젠더 정책의 5대 핵심 과제는 낙태죄 폐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젠더 관점의 정책 실행을 위한 성평등 추진 체계 마련, 여성 대표성 확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었다. 이 중 실질적 성과를 보여 주는 과제는 없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란 구호가 오히려 성평등 정책에 관한 문제의식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당연히 잘되겠지’ 하는 안심 속에서 정책에 관한 비판적 시선이 무뎌질 수 있다는 우려다. 새로운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가장 뜨거웠다. 촛불항쟁에서 제시된 적폐가 무엇인지, 어떻게 청산해 갈 수 있을지를 놓고 과거와는 다른 장면이 등장했다. 토론은 시민사회운동이라는 연대 체계와 실천 단위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과제들로 시작됐지만, 반란(?)이 일어났다. 촛불 이후 광장에 모이는 이들은 누군가라는 질문과 함께 그 답은 ‘여성’이란 발견 덕분이었다. 지난 3월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2018분 동안 광장에서 미투를 이야기했고, 며칠 전 쏟아지는 빗속에도 3000여명이 강남역에 모였다. 논쟁은 “촛불이 항쟁이었다면, 혁명을 시작한 것은 미투였다”는 한 남성 토론자의 말로 정리됐다. 필자는 토론에서 새로운 주체가 출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대한항공처럼 노조가 아닌 한 노동자의 각성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실천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모르는 이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해마다 모이는 강남역의 여성들일 수도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여성과 청년, 실천적 개인들이라는 새로운 주체들을 만나고 있다. 이들에게 훈수 두기보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응원하자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했던 한 남자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걸렸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남고’라고 해 남자 선생님들이 음담패설을 하면서도 ‘남자들끼린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너무 불편해요.” 청년들이, 여성들이, 노동자들이 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는 이들은 누구인가.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 의식을 가진 기성세대,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윗사람들’이 그들이 아닌지. 우리는 새로운 주체들의 등장을 막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혁명이 계속될 테니.
  • 임금 덤핑·값싼 도급·찢어진 안전망… 어라, 한국 아닌 독일이네

    임금 덤핑·값싼 도급·찢어진 안전망… 어라, 한국 아닌 독일이네

    버려진 노동/귄터 발라프 지음/이승희 옮김 나눔의집/396쪽/1만 5000원 노동4.0/이명호 지음/스리체어스/116쪽/1만 2000원 독일은 한국과 닮은꼴이다. 전쟁·분단 체제를 경험했고, 근면 성실함과 제조업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까지 유사하다.두 책은 독일의 노동 현실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르포 작가인 귄터 발라프는 유럽 최대 저임금 국가인 독일의 노동 착취 행태를 강제노역장에 비유해 폭로한다. 그가 고발한 독일의 민낯과 마주하면 우리가 ‘롤모델’로 삼았던 그 독일이 맞나 싶을 정도다. 귄터가 목격한 독일 노동자 4명 중 1명은 법정 빈곤선에 걸쳐 있거나 그 아래로 추락한 상태다. 사다리의 하위 절반인 4000만명은 경제총자산의 1%를 점유하고 있고, 최하위 25%는 가진 게 없다. 찢어진 사회적 보호망 속에 방치된 노동 환경은 더 열악하다. 거대 기업은 3계급체계(정직원-파견직-도급계약직)로 노동자들을 차별한다. 도마에 오른 기업들은 메르세데스벤츠, 잘란도, 버거킹, DHL, 아마존 등 거의 모든 업종을 망라한다. 독점 사업자 아마존은 배송 노동자를 기간제만 고용한다. 그중 6개월은 수습 기간인데 2년 안에 세 번이나 연장한다. 임금 덤핑은 만연하고, 경영진의 반노조 정책에 대한 저항은 쉽지 않다. 독일아마존은 2012년 65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지만 세금은 320만 유로만 납부했다. 벤츠도 정규직을 값싼 도급 계약노동자로 대체하고 있지만 고용보호는 무력화된 상황이다. DHL 같은 택배 업체들은 배송 노동자를 소자영업자로 위장해 푼돈만 준다. 그가 취재하고 고발한 사례들은 한국 노동 현실과 판박이다. 귄터는 이 같은 현상을 돈으로 조작한 선량한 이미지 뒤에 숨은 거대 기업들의 ‘탈규제화 사기술’이라고 명명한다. 저자가 왜 ‘유연해진 노동시장에서 전망 없이, 뼈 빠지게 일하기’라는 직설적 부제를 붙였는지 이해할 만하다. ‘노동4.0’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헤쳐 갈 노동의 미래를 논한다. 지난해 독일 정부가 출간한 ‘노동4.0 백서’를 이명호 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가 해설했다. 노동4.0은 노동 시간·장소의 유연성과 노동자 결정권을 높이는 방식으로 ‘국민 100% 노동’을 목표로 제시한다. 발단은 노동이 소외된 현상에 대한 경계심이었다. 저자는 한국도 이제 사회적 대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한다. 미래 대비는 당연하다. 그러나 인간의 노동 가치가 경시되는 당면한 현실부터 바꾸는 게 ‘좋은 노동’의 출발점 아닐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