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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교육계 대참사다. 이게 교육인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지난 15일, 서울 청계광장에 촛불이 켜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언론이 ‘진보 교육단체’로 규정한 곳들이 모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되찾기 국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이날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촛불 정부’가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포기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교육 단체가 촛불을 든 건 역설적이다. 국민운동을 주도한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대입 제도를 이처럼 퇴행적으로 돌리진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상대평가 유지 및 수능 전형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은 공약 파기이자, 20여년간 차근차근 쌓아 온 교육 개혁의 방향을 정반대로 되돌린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판단이다. 집회 하루 전인 1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던 그는 “1년에 학생 3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 언제까지 방관해야 하느냐”며 펑펑 울었다.→‘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상대평가·경쟁적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에 오히려 힘을 실어 줬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 지금 기업들은 혁신 역량이 있는 인재를 뽑으려 하는데 그 핵심이 협업 능력이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상대평가는 협업을 가로막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스티브 발머가 회장일 때 직원을 상대평가했다. 상위 20%는 인센티브를 주고 하위 10%는 퇴출시켰다. 결과는 참혹했다. 직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지 않았다. 구글과 경쟁하는 대신 동료끼리 싸웠다. MS는 2013년 상대평가를 중단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이제 절대평가로 인사 관리를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협업능력 등 혁신 역량은 초·중·고교 때부터 키워야 한다. 상대평가 체제 속에서는 그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수능과 학교 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꿨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대입 개편안은 상대평가제를 고수했다.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개편안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후퇴한 것인가. -그렇다. 1995년 김영삼 정부가 했던 5·31 교육개혁 이후 23년간 ‘아이들을 표준화된 성적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대신 다양한 능력에 따라 여러 줄을 세우고, 암기 지식 대신 미래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 주자’는 기조로 교육 정책이 만들어져 왔다. 관료들도 세계적 흐름을 아니까 이를 거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2015개정교육과정’을 만들어 융·복합 능력을 키우도록 문·이과 구분 등 칸막이를 없앴다. 교육과정 변화로 수업 내용·방법이 달라졌으니 평가 제도도 이에 맞게 고쳤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수능은 상대평가로 남긴 채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을 더 늘렸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대신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를 하게 됐다. →수능 비율을 높여 대입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공정하기로 따지면 시험 출제는 학교보다 국가가 하는 편이 낫고, 채점은 사람(교사)보다 기계가 하는 게 낫다. 수능은 국가가 낸 시험을 기계가 채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참여정부 때만 해도 국민들은 수능보다는 교사가 평가하는 내신으로 대학 가는 방식을 더 원했다. 지난 10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째, 국민들이 보수정권 시절 횡행한 권력형 비리를 겪으면서 “모든 곳에는 무임승차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양극화가 심각해졌는데 패자를 위한 복지 정책은 강화되지 못해 그야말로 정글사회가 됐다. ‘살인적인 경쟁을 감수할 테니 공정하게만 평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내신 전형의 발전된 형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믿지 못하게 됐다. 비교과 요소가 복잡하고 어려운데,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고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내신 교과 평가도 못 미더운데 간간이 학생부 비리가 터졌다. 그래서 공정한 듯 보이는 수능 위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국민의 바람을 볼 때 대입 개편 방향이 꼭 틀렸다고 할 수 없지 않나. -국민의 공정성 요구는 맥락이 있고, 정당하다. 하지만 국가는 이를 일차방정식이 아닌 고차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처방을 내놨어야 한다. 공정성 요구와 함께 한국을 둘러싼 세계적 상황, 국가의 미래 전략, 관련 교육정책들과의 연계 등을 고려해 답을 찾았어야 한다. 길이 없지 않다. 예컨대 학종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상 경력·자율동아리 등 학생부의 비교과 요소를 걷어내면 된다. 이 부분은 수능 지지자와 학생부 전형 지지자끼리 합의가 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숙의제를 통해 정한 새로운 학생부 형태는 이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수능 점수가 좋은 일부 아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의 공정은 옳지 않다. 학령인구가 주는 마당에 모든 아이가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살아갈 힘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교육하는 게 진짜 공정이다. 공정을 바라는 사회 요구는 대입만 건드려서는 풀 수 없다. 기업 채용 절차 때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출신학교 차별을 없애고 실력에 따라 선발하며, 권력형 부정 등 채용 비리는 단호하게 처벌하고, 직업 간 임금격차를 최소화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2022 대입 개편안 결정 이후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감지되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이 현 고1부터 적용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참여형 수업 도입 등) 수업 방식을 바꾸려 했는데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멈칫하고 있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지면 그냥 예전처럼 5지선다 문제풀이 수업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이 희망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를 시범 실시하는 연구·선도학교 105곳의 교사도 힘이 빠졌다. 학점제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놨는데 학점제 도입이 3년 연기된 데다 공부해야 하는 수능 선택 과목이 늘어 대입에 더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입이 이런 방향으로 가면 고교는 문 닫아야 한다. 수능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곳은 인강(인터넷강의) 사교육 업체다. →대입 제도 개편 때 보인 혼란은 정권 내부 능력 부족 탓인가. -여러 경로로 확인해 보니 청와대는 혁신 교육에 대한 철학도, 로드맵도 없고 이를 실현할 인력도 없다.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부동산·여성·노동 등과 함께 교육까지 담당한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부동산 전문가다. 교육은 부동산 문제보다 해결이 10배 더 어렵다고 한다. 경험 없는 사람이 ‘학력고사 시대가 좋았어’라거나 ‘정시 확대하면 최소한 표는 깎아 먹지 않겠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잘못은 무엇인가. -김 장관이 교육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몰랐던 게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에 보고할 때마다 (수정하라는 상징적 의미의) 빨간 줄이 쳐져서 왔다고 한다. 김 장관의 잘못은 이때 자기 직을 걸고 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통치를 보좌하겠다는 마음이 커서 각을 세우지 못했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정치가 아닌 아이들을 지켰어야 했다.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유은혜 의원에게도 기대가 없나. -유 의원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유 의원 역시 갈등에 맞서는 타입이 아니다. 지금은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소신껏 일하는 교육 수장이 필요하다. 여전히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다. 현 정부 들어 교육수석이 없어졌는데 살려야 한다. →교육 정책의 흐름을 다시 돌릴 수 있다고 보나. -쉽지는 않다. 아이러니하지만 희망이라고 한다면 세계 흐름이나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우리 교육 정책이 너무 달리 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퇴행의 길로 가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기업이 창의적이고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바라는데 이를 키워줄 학교 교육만 반대로 갈 수는 없다. 지금 교육 정책은 포식자가 무서워 모래에 고개를 처박은 타조와 같다. →‘숙명여고 내신 유출 의혹’ 이후 학부모들이 매일 집회를 여는데 어떻게 보나. -교육계 비리는 다른 영역 비리보다 훨씬 심각하게 봐야 한다. 교육자의 비리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음 세대까지 간다. 교사가 잘못하면 ‘학교 선생님인데 좀 봐주지…’ 하는 인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 비리가 밝혀지면 다른 건보다 몇 배 더 혹독하게 처벌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한 비리에 연루된 교사가 있다면 파면시키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사립학교는 재단을 바꿔야 한다. 다만 일부 비리를 근거로 ‘교사는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컴퓨터로만 평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교사가 의사나 법관처럼 전문성에 기반해 평가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어진다. 비리 처벌과 교사의 평가권은 나눠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고 싶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입시에 실패하면 아이들이 평생 차별의 지옥에서 살아갈까 봐 두려워한다. -입시지옥에서 아이를 건져내면 그 아이가 그냥 멍하니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생각이 깊어지며 독립적 의사 결정을 할 줄 알게 된다. 미래 사회가 원하는 인재도 이런 아이들이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8년 정도라고 한다. 갑자기 길거리에 나앉았을 때 다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갖추는 게 곧 실력이다. 이는 초·중·고교 때부터 길러야 한다. →단체 창립한 지 올해로 10년 됐는데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입시 경쟁 탓에 죽는 아이가 한 명도 없는 세상, 사교육비 1만원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말하면 사람들은 “말이 되느냐”고 냉소한다. 그러나 북미·남미·유럽 등 다른 나라는 이미 다 누리는 세상이다. 서울의 한 사교육 과열 지역에 아파트를 보러 가면 부동산 업체들이 “이 동네에서 (투신) 사고가 없는 아파트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한다더라. 한 해 300여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죽어 가도록 한 가해자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송인수는 누구인가 1964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닭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거들면서 공부해 한 국립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뒤에는 서울 신림고·삼성고·구로고 등을 돌며 13년간 교사로 일했다. 학생들에게 불법 찬조금을 걷는 문제를 두고 부장 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교직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2000년 기독교 신자인 동료 교사들과 ‘좋은교사운동’을 만들었고, 2003년 퇴직 뒤 같은 단체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교육 운동에 뛰어들었다. 2008년 6월에는 당시 참교육학부모회장이었던 윤지희씨와 의기투합해 ‘묻지마식 사교육 관행’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세웠다. 사걱세는 구호 대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사교육 문제를 비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에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울 내용을 방과후수업 등에서 미리 배울 수 없도록 한 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대법 “턱수염 기른 기장 비행금지는 부당…내국인 차별”

    대법 “턱수염 기른 기장 비행금지는 부당…내국인 차별”

    턱수염을 기른 기장에게 비행을 하지 못하도록 처분한 회사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3일 아시아나항공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비행정지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4년 9월 상사로부터 “턱수염을 기르는 것은 회사 규정에 어긋나니 면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따르지 않았다. 그러자 회사는 A씨의 비행 업무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수렴을 기르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29일 만에 A씨가 수염을 깎고 상사와 만나 “규정을 지켜 수염을 기르지 않겠다”고 말한 뒤에야 비행정지가 풀렸다. A씨는 그해 12월 회사 측의 비행정지가 부당한 인사처분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재심에서 구제명령을 받았다. 그러자 이번엔 회사가 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항공사는 일반 기업보다 직원들의 복장이나 용모를 훨씬 폭넓게 제한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며 아시아나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에선 “턱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규정한 아시아나항공의 용모규정은 내국인 직원들에게만 적용함으로써 ‘국적’ 기준으로 차별하고 있다”면서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평등 원칙을 위배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2심의 판단이 맞다고 결론냈다. 한편 대법원은 같은 날 회사가 A씨에게 내린 감급(임금 일부를 공제하는 징계) 1개월 처분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성호르몬이 남녀 뇌 차이 결정?… 그건 과학이 아니라 신화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성호르몬이 남녀 뇌 차이 결정?… 그건 과학이 아니라 신화

    테스토스테론 렉스/코델리아 파인 지음/한지원 옮김/딜라일라북스/320쪽/1만 5000원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이 사실은 차별이 아니라 성별 간의 차이일 뿐이라는 주장을 종종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뇌 구조부터 본질적인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남성을 더욱 권력과 지위를 추구하는 성향으로 만들기 때문에 모든 격차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이 ‘차이’에 관한 믿음은 성별 임금 격차와 고위직의 낮은 여성 비율, 여성에게 강요되는 돌봄 노동을 자연적인 현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자주 호출된다.코델리아 파인의 ‘테스토스테론 렉스’는 이러한 성 본질주의적 관점을 ‘T-렉스’로 규정한다. 남성성이 본질적이라는 믿음은 곧 사라지게 될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때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지만, 이제는 멸종해 화석으로만 남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처럼 말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대부분 고환에서 분비되는 이 호르몬이 남성의 뇌를 남성답게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고 경쟁에 나서게 하며, 성적 욕망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인은 이 책을 통해 남성이 본질적으로 남성성을 타고난다는 통념을 반박한다. 진화생물학과 신경과학, 내분비학, 동물행동학 등 다양한 과학 연구 결과와 통계 자료들이 동원되어 ‘성호르몬이 뇌를 결정한다’는 믿음이 단지 믿음에 불과함을 보여 준다. 파인의 주장은 성별이 뇌에 어떤 차이도 만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오래된 ‘남성 뇌’, ‘여성 뇌’에 대한 신화와 달리 파인이 제시하는 연구 자료들은 본질적인 뇌의 성 차가 인간의 행동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으며, 사고와 행동의 실질적인 차이는 젠더 사회화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성 차이에 관한 통념 중 하나인 ‘남성이 위험을 더 많이 감수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은 특히 흥미롭다. 파인은 위험 감수를 측정하는 척도 자체가 이미 사회에서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성으로 기울어 있음을 지적하며, 위험의 통제와 인식 자체가 사회적 구성물임을 주목한다. 사람들에게 여러 위험요소를 평가하게 했을 때 어느 집단보다도 사회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판단했던 집단이 백인 남성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녀 격차가 모두 하나의 호르몬에 기인한다는 설명은 얼마나 단순명쾌한가. 그러나 그 명쾌함 뒤에는 실재하는 차별을 간단히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파인은 책의 끝에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성 평등을 위해 어떤 노선을 택할지는 가치의 문제이지 과학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과학은 한 가지만은 분명히 보여 준다. 테스토스테론 렉스는 죽었다는 것이다.’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서울의 산업 및 노동정책’에 대한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유용, 더불어민주당, 동작4)는 지난 8월 31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회의실에서 서울노동권익센터와 공동으로 ‘서울의 경제 및 산업구조 개관’과 ‘서울시 도시형소공인 현황과 관련 정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와 서울노동권익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김범식, 김묵한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맡았고, 기획경제위원회 권영희 부위원장과 이태성의원, 이호대의원, 권수정의원이 토론자로 출연했다. 토론에 앞서 서울시의회 유용 기획경제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다양한 논의를 통해 서울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과 민생안정에 주력할 수 있는 정책발굴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형소공인들에 대한 바람직한 지원 정책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권영희 부위원장은 서울시가 2015년도에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지만 조례에서 시장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서울시 차원의 도시형소공인 지원 종합계획이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소공인, 소상공인, 자영업과 관련된 정책들은 여러 부처와의 이해관계가 걸쳐있기 때문에 통합된 전담조직이 필요하며, 소공인의 양성과 숙련기술의 고도화, 저금리 융자를 위한 금융지원과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인 지원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제조업은 오랜 기간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여 우리나라 제조 산업의 근간을 이루어 왔으나, 국내 산업구조의 고도화 및 도심개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온 분야로 평가되고 있으며, 중소기업 지원시책의 추진과정에서 소공인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제조 업종의 중소기업에 비하여 불리한 측면이 많다면서, 서울시가 추진·시행하고 있는 도시형소공인들을 위한 제도와 정책들이 꾸준히 발전해 나 갈수 있도록 다양한 개선방안, 맞춤형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호대 의원은 “제 지역구인 구로구 G밸리는 1만개의 IT 기업, 근로자수 16만명, 연간생산액 12조원, 지식산업센터 수 123개소 등이 있어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을 보면서 서울이 참 역동적이구나!” 생각했는데 “오늘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들은 이와 다르게 금융, 학교, 부동산 등 여러 측면에서 서울이 가진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지식기반사업이 감소하는 등 서울경제의 심각한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를 바라보면서 서울의 제조업에 대한 디자인, 판로확보 등 효과적인 정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공인들이 지속가능한 상생, 협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업하고 의사소통과 정보공유, 네트워크에 대한 장벽 해소 등이 중요한데 이 같은 조정자 역할은 마을기업이나 마을공동체 사업과 같은 협업을 주도해온 경험이 많은 서울시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런 협업을 주도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 라고 말했다. 이태성 의원은 인구절벽이나 정규직·비정규직과의 양극화, 지방과 서울의 불균형 문제 등으로 경제구조가 저성장구조에 들어섰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구조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도 역시 대기업 중심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제조업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서 강한 기업을 창출하고 기존기업을 활용하자는 측면에서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되지만, 서울시의 도시형제조업 육성사업으로 ‘서울시 스마트앵커시설’인 중랑구·성북구(봉제), 중구(인쇄), 성동구(수제화) 사례를 들면서 일부지역의 인근아파트 주민들의 님비(NIMBY)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고 도시형 제조업에 대한 디자인, 판로 확보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출연한 권수정의원은 “서울시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일자리 관련된 핵심 사안은 질적 일자리 창출 즉,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한다”며 “수치에 매몰된 정책마련이 아닌 현장을 이해하고 사람을 우선하는 양질의 좋은 일자리창출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이 선행되어야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서울의 성장을 막는 여러 요인 중에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방해요인은 성별임금격차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가중 16년 연속 성별임금격차 최대치인 국가로 기록될 정도로 성별임금격차 문제가 장기적으로 심화된 만큼 능력중심의 임금책정을 통해 성별로써 차별을 만드는 공공연한 사회적 병폐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발달장애인 취업 훈련인원 年 2000명으로 늘린다

    발달장애인 취업 훈련인원 年 2000명으로 늘린다

    훈련센터 내년까지 7곳→13곳 확대 통합유치원 16곳·특수학교 23곳 신설 영유아 발달장애 정밀검사 지원 대상 소득 기준 하위 30%→ 50%로 늘려 중노년기 검진·건강주치의制 강화발달장애인의 취업을 돕기 위해 맞춤형 훈련인원을 연간 2000명으로 늘리고 2022년까지 이들의 직장 내 소통을 도와주는 ‘근로지원인’을 1만명까지 확대한다. 또 2022년까지 통합유치원과 특수학교를 각각 16곳, 23곳을 신설하고 장애아전문 어린이집(10곳)과 통합어린이집(50곳)도 총 60곳을 새로 짓는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교육부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회’에서 이런 내용의 전 생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3년 발달장애인법이 처음 만들어진 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종합적인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오늘 비로소 발달장애인의 전 생애 주기에 맞춘 종합대책이 마련됐다”며 “발달장애인들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종합대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주로 자택이나 시설에 격리된 채 생활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취업 지원과 고용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우선 특수학교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해 재학 중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장애학생의 직무·취업 역량 향상을 위해 ‘발달장애인 훈련센터’를 7곳에서 내년까지 13곳으로 확대한다. 청장년기의 발달장애인을 위해 이들의 특성에 맞는 직무를 발굴하고 맞춤 훈련인원을 연 200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현장 중심의 ‘직업재활센터’도 5곳에서 20곳으로, 훈련에서 취업으로 바로 연계하는 고용사업 지원 인원도 2500명에서 5000명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직장 내 의사소통과 사업장 내외 이동을 돕는 근로지원인을 올해 1200명에서 2022년까지 1만명으로 크게 늘린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 고용률(23%)을 일반 장애인(36%)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체 장애인 경제활동인구 중 임금노동자는 61.8% 수준인 데다 이 중 59.4%는 비정규직으로 비장애 근로자(32.9%)에 비해 일자리 질이 나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발굴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또 영유아의 발달장애 정밀검사를 지원하는 소득기준을 현행 하위 30%에서 내년엔 하위 50%로 완화하고 점차 전체 영유아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밀 학급과 원거리 통학 문제를 풀기 위한 교육기관·시설 확대안도 포함됐다. 2022년까지 장애아전문 어린이집과 통합어린이집 60곳을 신설하고 통합유치원은 1곳에서 17곳으로, 특수학교는 174곳에서 197곳으로 각각 늘린다. 중·고교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학생에겐 하루 2시간의 돌봄서비스 바우처도 제공한다. 그러나 서울 강서특수학교 설립 사례에서 보듯 지역 주민의 반발이 만만찮아 정부 계획대로 특수학교나 통합유치원의 추가 설립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중노년기에는 장애인건강검진 장비와 시설, 보조 인력 등을 갖춘 기관을 ‘장애인 검진기관’으로 지정해 건강검진 접근성을 강화하고 장애인 건강주치의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조선 등 업종 특성상 특례 인정 검토를” “탄력·선택 근로 확대… 日 벤치마킹을”

    # A건설회사 사장은 요즘 피가 마른다. 갑작스러운 ‘주 52시간’ 법 통과로 근로시간이 한 주에 최대 16시간이나 단축됐는데 계약상 공사완료 기간은 그대로여서다. 입주예정일인 2019년 10월을 맞추려면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하는데 공사비를 늘릴 여유도 없다. 최근 태풍과 장마로 쉬는 날도 잦은 터라 기간을 줄인다고 서두르다 안전사고라도 날까 걱정이다. # 드라마 업계는 주 52시간 시행을 앞두고 ‘답이 없다’는 비관론만 무성하다. 16부작 미니시리즈를 찍으려면 주 110시간도 부족하단 것이다. 내년부터 근로시간이 지금의 반으로 줄면 드라마 제작비가 2배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드라마 막바지엔 생방송처럼 촬영하거나 며칠씩 밤샘 촬영을 하는 일이 부지기수라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두 달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혼란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을 위한 정책 심포지엄’에는 조선, 건설, 방송, 정보기술(IT)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용관행 패러다임을 바꾼 법안을 마련한 일본을 배우자”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근로시간 단축 후 업종 특성 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석주 한국 조선해양플랜트 협회 상무는 “조선 업종의 경우 고숙련 기술자의 연속작업이나 집중업무가 필요한 해상 시운전, 해외 해양플랜트 사업 등에 특례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준형 대한건설협회 본부장은 “법이 시행되기 전 착수된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종전 근로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다면 안전사고나 품질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애로사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촬영 시간이 줄어들면 제작 가능한 드라마 수가 줄고 스태프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문제점을 보완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일본의 개혁법을 배울 만한 사례로 소개했다. ‘세계에서 가장 기업이 활약하기 좋은 나라’를 기치로 내건 일본은 과도한 장시간 근로의 남용을 제한하면서도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고소득 전문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을 적용하지 않는 제도(고도 프로페셔널제)를 신설하는 등 근로자 휴식권과 기업 생산성 향상의 절충점을 고려했다. 또 초과근로의 상한 규제를 도입하면서도 건설업에 5년 적용유예를 뒀고 연구개발(R&D) 업무는 적용 제외 규정을 두는 등 업종과 업무 특성을 고려하는 조치도 병행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적 대우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도 도입했다. 김영완 경총 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을 완전히 정착시키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3개월→1년으로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1→6개월 확대 ▲개별 근로자 동의만으로 유연근로시간제를 실시할 수 있게 요건 완화 ▲인가연장근로 사유 확대 등을 담은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文 “국민 삶 국가가 책임”…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 추진

    소득보장 강화·지역 균형발전 내용 담아 재원 대책 등 중장기 로드맵 마련하기로 방향성만 제시… 구체 방안 과제로 남겨 일부 “현재 추진 정책 나열·재탕에 그쳐” 문재인 정부가 6일 사회정책 분야의 국가 비전으로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 소득보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 등의 정책을 담아 ‘국민 전 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사회정책 관련 부처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포용국가전략회의’를 개최했다.문재인 대통령은 “포용은 우리 정부의 중요한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재원 대책까지 포함해 포용국가를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만들어 달라”라고 지시했다. 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삶을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배제를 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돼야 한다”면서도 “우리 현실에 맞는 정확한 재원 대책 등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전략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한 ‘소득보장제도 개혁’은 새로운 내용 없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조세 기반의 ‘기초소득’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보험료 기반의 ‘소득비례 사회보험’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논의 과제로 남겼다. 또 이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소득 하위 20% 노인의 기초연금 월 30만원 조기 인상, 이달 아동수당 지급 등 정부의 소득보장제도 강화 대책 대부분이 제시된 상황에서 추가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일자리, 노동 정책들도 ‘재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책기획위는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질이 매우 낮다. 공공복지기관과 서비스 확충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원론적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국공립 사회복지시설을 맡아 직접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역시 새로울 것이 없다. 그 외에 대기업 중심 원·하청구조 탈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불평등 완화, 비정규직 감축, 최저임금 인상, 성차별 금지 등도 과거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재원 대책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섞이기 쉽지 않은 ‘혁신’과 ‘포용’을 합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개념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전략과 일자리 창출 전략이 충돌할 수도 있다”며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책 디자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집에서 아이 키우면 ‘손해’ 논란

    집에서 아이 키우면 ‘손해’ 논란

    양육수당은 취학 전년도 12월까지 보육료는 입학 직전 2월까지 지급형평성 고려해 예산 44억 증액 요청 예산 당국 “이유없다” 반영 안돼 무산 보편적 교육제도 도입 뒤 논쟁 계속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때 제공하는 ‘가정양육수당’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한창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에 비해 국가 지원금을 2개월치나 덜 받아서다. 해마다 1~2월이면 주민센터 등에서 이 문제로 민원인과 공무원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이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예산 당국의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서 양육수당은 모두 8879억원이 편성됐다. 복지부는 양육수당과 어린이집, 유치원 보육료의 지급 기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양육수당 44억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양육수당은 아동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울 때 지급된다. 현금으로 받는 장점이 있지만 액수는 10만~20만원으로 보육료보다 적다. 문제는 보육료의 경우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인 2월까지 지원되는 데 비해 양육수당은 취학 전년도 12월까지만 나온다는 데 있다. 아동을 가정에서 직접 키우거나 영어유치원 등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은 형평성 문제를 계속 지적해 왔다. 민원이 빗발치자 행정안전부는 2014년 민원개선과제로 채택하기도 했지만 늘 예산이 걸림돌이었다.지난해 12월 말 기준 취학 직전 어린이집 아동은 15만 6000명, 양육수당 대상 아동은 3만 2000명 수준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에 비하면 규모가 적지만 2013년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보육료를 지원하는 ‘보편적 보육제도’가 도입된 뒤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복지부는 내년 12월까지 양육수당을 받는 취학 전 아동 수를 3만 4000명가량으로 추산해 2개월치 양육수당 예산 44억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예산을 증액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결국 예산당국의 결정 때문에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 손해’라는 인식이 더 커진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과 보육기관에 맡기는 것에 차별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추가 예산을 요청한 것”이라며 “문제 개선이 필요하지만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면 훨씬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올해 기준 월 보육료(어린이집 종일반과 사립유치원 기준)는 만 0세 87만 8000원, 1세 62만 6000원, 2세 48만 2000원, 3~5세 29만원 등이다.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금은 내년에 오르는 최저임금을 반영해 올해 3조 2575억원에서 내년 3조 4053억원으로 1478억원(4.5%) 인상됐다. 반면 양육수당은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과거 양육수당을 만 1세까지 월 20만원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양육수당 지급 기간 형평성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급기간을 2개월 늘리는 내용의 예산안만 냈지만 이마저도 통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공기관 보수체계 직무급제 추진…민간 임금체계 개편으로 이어지나

    작년 직무급 활용 사업장 22.7% 뿐 공공운수노조 “公기관 모든 노동자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실현돼야” 정부가 현재 호봉제인 공공기관 보수 체계를 직무급제로 개편하는 작업에 본격 나서면서 공공 부문은 물론 민간 부문까지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직무급제는 직무별 전문성과 난이도, 업무 성격 등에 따라 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따르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는 폐지되고 일하는 만큼 월급을 받는 직무급제로 임금 체계가 바뀐다. 같은 공공기관 안에서도 업무량이 많거나 중요한 일을 맡은 직원에게는 연봉을 더 주고, 상대적으로 쉬운 업무를 하는 직원에게는 월급을 덜 주는 방식이다. 정부가 직무급제 도입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직무급 중심으로 보수 체계를 개편하고 분야별 기능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재부는 ‘공공기관 보수 체계 운용방향’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보수 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해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연공서열이 지나치게 강한 현재의 임금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공공기관 직원들을 비롯한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찮다. 노동자 사이에 분열과 차별을 야기하고, 저임금 고착화와 임금상승 억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직무등급에 따른 표준임금제’를 적용한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정윤희 공공연맹 정책실장은 “현장에서는 정규직,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자 등 모두 3개의 임금 체계가 혼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무에 대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30일 성명을 통해 “단순히 호봉제, 직무급제의 선택이 아니라 임금제도 전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전체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에 대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이 실현돼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임금 표준을 만드는 노정협의를 제안했다. 공공부문에서 직무급제가 도입되면 민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노동자 1인 이상 사업장 중 기본급 운영체계가 있는 곳의 40.8%는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었다. 반면 직무급을 활용하는 곳은 전체의 22.7%에 그쳤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의 직무급제 도입으로 민간부문에서도 좀더 엄격한 직무 분석과 가치 평가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개신교 신자 불당 훼손’ 대신 사과한 신학대 교수 파면에 복직 판결

    ‘개신교 신자 불당 훼손’ 대신 사과한 신학대 교수 파면에 복직 판결

    개신교 신자가 불당을 훼손하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 비용을 모금하고 나선 신학대 교수를 파면한 학교에 대해 파면 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김양호)는 손원영 교수가 “파면을 취소하고 파면 시점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라”면서 서울기독대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기독대 신학과에 재직 중이던 손 교수는 2016년 1월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개신교 신자인 60대 남성이 불당의 불상과 불교의식에 쓰이는 법구를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 개신교계를 대신해 사과하고 불당 복구를 위해 모금에 나섰다. 서울기독대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2016년 4월 학교에 공문을 보내 손 교수의 신앙을 조사하도록 했다. 결국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듬해 손 교수를 파면했다. 서울기독대는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 등을 파면 이유로 들었다. 이에 손 교수는 사실상 불당 훼손 사건을 계기로 부당하게 징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손 교수는 1심 판결이 나온 뒤 페이스북을 통해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저의 사건을 통해 종교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의 이름으로 조직에서 차별받는 일이 없기를, 또 종교 간 평화가 속히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 불평등 해소”로 출발한 페미니즘…수세대 거치며 분화

    “성 불평등 해소”로 출발한 페미니즘…수세대 거치며 분화

    ‘남성과 동일한 권리’ 주장하던 1세대 노동·민주화운동하며 70년대 새 국면 80년대에 성차별·성폭력 등 철폐 외쳐 성폭력특별법·호주제 폐지 등 큰 성과서울 시내 한 백화점 3층 여성복 매장 여자 화장실 변기 위 천장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여기서 유출된 비디오테이프가 동남아 섹스숍에서 팔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백화점을 이용해 온 여성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성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거센 항의에 백화점은 공식사과했다. 어제의 몰카 범죄 뉴스가 아니다. 1997년 당시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여자 화장실 천장 구멍에 설치된 3㎜ 크기의 특수렌즈를 통해 백화점 방재실 직원들이 화장실 안을 지켜봤다. 불법 촬영의 수법, 대상, 장소 등이 요즘 범죄와 판박이다. ●각자 피켓 들고 참여… 美 급진주의와 닮아 2018년 한국 여성들이 겪는 성폭력은 20여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반면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1997년 백화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한 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기존 여성단체였다. 올여름 혜화역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항의 시위’ 주인공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열린 4차 시위에 참가한 40대 김모씨는 “집회에 시민 단체나 정당의 깃발이 없어 어색했다”고 했다. 20대 초반 여성은 “여성 집회에 운동권 깃발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각자 만든 피켓과 붉은 드레스코드만이 동질성의 징표였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고 익숙한 구호 대신 온라인의 미러링(여성 혐오를 거울처럼 뒤집어 남성 혐오로 돌려주는 방식) 단어가 터져나왔다.20년간 못 봤던 여성들의 등장에 한국 사회는 놀라고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고정된 조직도 없이 여성집회를 끌어 온 이들. 일각에서는 이들을 급진적 여성주의자(Radical Feminist)라 부른다. 1960년대 미국 급진주의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프랑스의 68혁명을 계기로 탄생했다. 미국, 유럽, 남미까지 전쟁,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은 시기, 여성들도 여성 억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제에 대항했다. 19세기 제1세대 페미니즘이 참정권 획득과 같은 정치 제도 개선에 노력했다면 제2세대 페미니즘인 이들은 보다 일상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낙태 결정권, 포르노 반대 등을 이슈화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 1968년에는 미스아메리카 반대 시위도 일어났다. 브래지어처럼 여성의 몸을 옥죄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성 상품화를 비판했다. 지난 6월 한국 페이스북 사옥 앞 상의 탈의시위, 탈코르셋 유행, 1999년 시작된 한국에서의 안티미스코리아대회와 겹쳐지는 장면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의 변화는 페미니즘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인 차이와 평등을 함축한다. 페미니즘 역사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1세대는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은 똑같은 이성적 인간”이라며 평등의 언어를 내세웠다. 그러나 투표권만으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경험을 드러내는 언어가 필요했다. 몸의 경험, 개인의 일로 치부됐던 성폭력, 가정폭력이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자매애는 강하다”는 유명한 구호도 등장했다. ●1987년 21개 단체 모여 ‘여성단체연합’ 결성 서구의 반권위주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1960년대 한국은 권위주의 시대였다. 탄압받던 여성 운동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과 뒤이은 민주화 운동 속에 새 국면을 맞았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드러났고, 동일방직, YH무역 등 젊은 여성 노동자가 밀집된 제조업에서 노조 설립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당시 운동은 성차별 철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여성운동은 1980년대 전면에 등장했다. 197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을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 시기다. 이들은 ‘여성은 정치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깼다. 1983년 6월 여성평우회 창립을 계기로 여성의 전화, 또 하나의 문화, 교회여성운동단체 등이 여성 의제를 이끌었다. 결혼 퇴직, 임금 차별 등 노동현장의 성차별, 성폭력, 성매매 철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5세 여성조기정년철폐운동, 부천서 성고문대책위 등을 함께한 21개 여성단체는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을 결성했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됐고 1999년엔 군 가산점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2005년에는 호주제가 폐지됐다. 가족법 개정을 추진한 지 약 50년 만이었다.●LGBT 등 소수자 주체… 영 페미니스트 나와 이전 30년간 여성계가 굵직한 제도 성과를 거뒀다면 민주화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페미니즘의 주제들이 빛을 봤다. 성소수자(LGBT), 여성장애인, 이주여성 등 소수자 주체들이 드러났다. 2000년대 중반까지 문화운동에 두각을 나타낸 젊은 페미니스트인 ‘영(young) 페미니스트’ 도 등장했다. 이들은 몸, 섹슈얼리티, 환경 등 새로운 문제를 꺼내고 월경페스티벌 등 축제를 통해 일상 속 주제를 풀어냈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0년간 페미니즘은 대중과 다소 멀어져 있었다. 이 단절을 끝낸 여성들은 20대 ‘영영(young young) 페미니스트’ 들이다.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학교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베 등 여성 혐오를 학습한 남성들과 공존한 세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에 눈을 떴다. 이전 세대보다 미러링에 익숙하고 안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자유·급진·상호교차 등 그룹 다양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일각에선 이들을 4세대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활동, 몰카나 여성 대상 범죄 등 안전 이슈에 적극 나선다는 차별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페미니즘은 단일한 것으로 규정할 수도 없고, 우리나라 페미니즘도 여러 세대가 섞여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급진주의, 상호교차 페미니즘 등 여러 정신이 공존하며 다양한 그룹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들의 이합집산도 유동적이다. 워마드의 성체 훼손 논란이나 난민 혐오에 대해 기존 여성계는 반대 의사를 보이며 선을 그었지만 ‘몰카 편파 수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무죄 판결 비판에는 같은 목소리를 낸다. 영영 페미니스트도 단일한 집단으로 재단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여성단체가 주최한 시위에 20대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영미권에서만 보던 다양한 페미니스트 논쟁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것이 페미니즘을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여름을 달군 페미니즘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의 몰카 범죄가 반복되듯 성차별은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여성들을 또 광장으로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낙태죄 폐지, 불법 촬영 수사 등 현안도 뜨겁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주체가 등장할지 광장으로 시선이 쏠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4세대 페미니스트 기로는 세월호…몰카 등 ‘안전 이슈’에 눈뜨다

    4세대 페미니스트 기로는 세월호…몰카 등 ‘안전 이슈’에 눈뜨다

    ‘남성과 동일한 권리’ 주장하던 1세대 노동·민주화운동하며 70년대 새 국면 80년대에 성차별·성폭력 등 철폐 외쳐 성폭력특별법·호주제 폐지 등 큰 성과서울 시내 한 백화점 3층 여성복 매장 여자 화장실 변기 위 천장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 여기서 유출된 비디오테이프가 동남아 섹스숍에서 팔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백화점을 이용해 온 여성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성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의 거센 항의에 백화점은 공식사과했다. 어제의 몰카 범죄 뉴스가 아니다. 1997년 당시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여자 화장실 천장 구멍에 설치된 3㎜ 크기의 특수렌즈를 통해 백화점 방재실 직원들이 화장실 안을 지켜봤다. 불법 촬영의 수법, 대상, 장소 등이 요즘 범죄와 판박이다. ●각자 피켓 들고 참여… 美 급진주의와 닮아 2018년 한국 여성들이 겪는 성폭력은 20여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반면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1997년 백화점 앞에서 성명을 발표한 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기존 여성단체였다. 올여름 혜화역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항의 시위’ 주인공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다. 지난 4일 광화문에서 열린 4차 시위에 참가한 40대 김모씨는 “집회에 시민 단체나 정당의 깃발이 없어 어색했다”고 했다. 20대 초반 여성은 “여성 집회에 운동권 깃발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각자 만든 피켓과 붉은 드레스코드만이 동질성의 징표였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고 익숙한 구호 대신 온라인의 미러링(여성 혐오를 거울처럼 뒤집어 남성 혐오로 돌려주는 방식) 단어가 터져나왔다.20년간 못 봤던 여성들의 등장에 한국 사회는 놀라고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고정된 조직도 없이 여성집회를 끌어 온 이들. 일각에서는 이들을 급진적 여성주의자(Radical Feminist)라 부른다. 1960년대 미국 급진주의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프랑스의 68혁명을 계기로 탄생했다. 미국, 유럽, 남미까지 전쟁, 관료주의,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구호가 거리를 뒤덮은 시기, 여성들도 여성 억압 문제를 제기하면서 가부장제에 대항했다. 19세기 제1세대 페미니즘이 참정권 획득과 같은 정치 제도 개선에 노력했다면 제2세대 페미니즘인 이들은 보다 일상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낙태 결정권, 포르노 반대 등을 이슈화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공론장으로 끌어냈다. 1968년에는 미스아메리카 반대 시위도 일어났다. 브래지어처럼 여성의 몸을 옥죄는 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성 상품화를 비판했다. 지난 6월 한국 페이스북 사옥 앞 상의 탈의시위, 탈코르셋 유행, 1999년 시작된 한국에서의 안티미스코리아대회와 겹쳐지는 장면이다. 1세대에서 2세대로의 변화는 페미니즘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인 차이와 평등을 함축한다. 페미니즘 역사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진화해 왔다. 1세대는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은 똑같은 이성적 인간”이라며 평등의 언어를 내세웠다. 그러나 투표권만으로는 여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의 경험을 드러내는 언어가 필요했다. 몸의 경험, 개인의 일로 치부됐던 성폭력, 가정폭력이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자매애는 강하다”는 유명한 구호도 등장했다.●1987년 21개 단체 모여 ‘여성단체연합’ 결성 서구의 반권위주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1960년대 한국은 권위주의 시대였다. 탄압받던 여성 운동은 1970년대 여성노동자 운동과 뒤이은 민주화 운동 속에 새 국면을 맞았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라는 정체성이 드러났고, 동일방직, YH무역 등 젊은 여성 노동자가 밀집된 제조업에서 노조 설립 활동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당시 운동은 성차별 철폐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여성운동은 1980년대 전면에 등장했다. 1970년대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을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 시기다. 이들은 ‘여성은 정치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깼다. 1983년 6월 여성평우회 창립을 계기로 여성의 전화, 또 하나의 문화, 교회여성운동단체 등이 여성 의제를 이끌었다. 결혼 퇴직, 임금 차별 등 노동현장의 성차별, 성폭력, 성매매 철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5세 여성조기정년철폐운동, 부천서 성고문대책위 등을 함께한 21개 여성단체는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을 결성했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됐고 1999년엔 군 가산점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2005년에는 호주제가 폐지됐다. 가족법 개정을 추진한 지 약 50년 만이었다. ●LGBT 등 소수자 주체… 영 페미니스트 나와 이전 30년간 여성계가 굵직한 제도 성과를 거뒀다면 민주화 이후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페미니즘의 주제들이 빛을 봤다. 성소수자(LGBT), 여성장애인, 이주여성 등 소수자 주체들이 드러났다. 2000년대 중반까지 문화운동에 두각을 나타낸 젊은 페미니스트인 ‘영(young) 페미니스트’ 도 등장했다. 이들은 몸, 섹슈얼리티, 환경 등 새로운 문제를 꺼내고 월경페스티벌 등 축제를 통해 일상 속 주제를 풀어냈다. 20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약 10년간 페미니즘은 대중과 다소 멀어져 있었다. 이 단절을 끝낸 여성들은 20대 ‘영영(young young) 페미니스트’ 들이다.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학교와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일베 등 여성 혐오를 학습한 남성들과 공존한 세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에 눈을 떴다. 이전 세대보다 미러링에 익숙하고 안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자유·급진·상호교차 등 그룹 다양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일각에선 이들을 4세대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활동, 몰카나 여성 대상 범죄 등 안전 이슈에 적극 나선다는 차별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페미니즘은 단일한 것으로 규정할 수도 없고, 우리나라 페미니즘도 여러 세대가 섞여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급진주의, 상호교차 페미니즘 등 여러 정신이 공존하며 다양한 그룹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들의 이합집산도 유동적이다. 워마드의 성체 훼손 논란이나 난민 혐오에 대해 기존 여성계는 반대 의사를 보이며 선을 그었지만 ‘몰카 편파 수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무죄 판결 비판에는 같은 목소리를 낸다. 영영 페미니스트도 단일한 집단으로 재단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여성단체가 주최한 시위에 20대 여성들이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영미권에서만 보던 다양한 페미니스트 논쟁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것이 페미니즘을 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여름을 달군 페미니즘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의 몰카 범죄가 반복되듯 성차별은 한순간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여성들을 또 광장으로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낙태죄 폐지, 불법 촬영 수사 등 현안도 뜨겁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주체가 등장할지 광장으로 시선이 쏠린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7) 유통의 역사를 이끄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7) 유통의 역사를 이끄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병철 회장의 막내 이명희 회장, 신세계를 재계 11위 그룹으로 정용진 이마트-스타필드, 정유경 백화점-면세점 ‘분리경영’ 골목상권 침해논란, 지역상인 반발무마가 해결과제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3남 5녀중 막내로 태어난 이명희(75) 신세계그룹 회장은 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애지중지한 딸이었다.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정재은(79)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한 뒤 줄곧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전업주부였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1979년 ㈜신세계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신세계그룹을 물려받았다.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선언할 당시만 해도 신세계는 백화점 2개점(본점·영등포점)과 조선호텔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신세계그룹을 26년만인 지난해에 39개 계열사, 총자산 약 32조원, 매출 약 24조원의 재계 11위 그룹으로 키웠다. 아버지의 경영 DNA를 그대로 이어 받은 이 회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기업인이 되었고 신세계그룹을 ‘대한민국 유통의 역사’로 키워냈다. 이 회장은 평소 “다소 빠르다 싶더라도 우리가 먼저 차별화 해야 한다”, “모험도 좋고, 흉내도 내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앞서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 이마트의 탄생과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됐고 2006년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전격 인수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이마트는 국내 157개 점포(트레이더스 14개점 포함)와 8개 물류센터를 갖춘 대한민국 1등 할인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약 15조 8700억원 규모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해 대한민국 백화점의 역사를 새로 썼다.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역사를 연 것도 신세계였다. 지난 2007년 사이먼그룹과 손잡고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아울렛인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을 열었다. 현재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은 여주점을 비롯해 파주점, 부산점, 시흥점까지 4개점을 운영중이다. 2016년에는 지친 도시인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인 신개념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를 탄생시켰다. 이후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코엑스까지 선보였고 안성, 청라, 창원 등에도 스타필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시간씩 근무한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더라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해온 임금인상 역시 그대로 진행한다. 유연근무제도 시행한다. 업무특성에 따라 오전 8시와 10시에 출근해 각각 오후 4시, 6시에 퇴근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재작년부터 주식 맞교환 등 지분정리를 통해 아들 정용진(50)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이마트와 스타필드를, 딸 정유경(46)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에게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맡겨 분리경영을 본격화했다. 2018년 8월 현재 이 회장은 신세계 18.2%, 이마트 18.2%, 정 부회장은 이마트 9.8%, 광주신세계 52.1%,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9.8%, 신세계인터내셔날 19.3%를 소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입사한 후 15년 간 경영수업을 받은 후 2009년 12월 신세계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경복고를 나온 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유학을 떠나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외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복고 동기동창이다. 정 부회장은 2003년 배우 고현정씨와 이혼한 뒤 2011년 플루티스트 한지희(38)씨와 재혼했다. 부인 한 씨는 2013년 이란성 쌍둥이를 낳아 정 부회장은 2남 2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정 부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경영스타일을 지녔다.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통업계에서 개성있는 트렌드세터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코엑스몰에 오픈한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이 트렌드를 반영한 잡화점으로 손꼽힌다. ‘삐에로 쑈핑’은 ‘FUN&CRAZY 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잡화점이다. 4만여가지 다양한 상품을 빈틈 없이 진열해 보물찾기하듯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구석구석 탐험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삐에로 쑈핑은 일본의 잡화점 ‘돈키호테’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지난해 5월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열린 문화 공간인 ‘별마당 도서관’을 새롭게 선보이며 침체된 코엑스몰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또 온라인사업 1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통해 온라인사업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향후 e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서울예술고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비주얼디자인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1년반만에 미국으로 건너 가 199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했다. 배우자는 문성욱(46)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으로 두 사람은 경기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2001년 결혼한 뒤 두 딸을 뒀다. 정 총괄사장은 오빠와 달리 공식석상에 선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본인의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명희 회장 옆을 조용히 지키며 해외 출장길도 수시로 동행하는 등 어머니 곁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아왔다.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그룹경영에 뛰어 든 뒤 200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옮겼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과 부산 센텀시티몰의 신축을 끝냈고, 본점에 서울시내 면세점 명동점을 품는 등 백화점의 외형 확장·내적 성장을 위한 6대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해 연착륙시켰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하며 흑자 전환시켰다. 특히 정 총괄사장은 지난 6월 인천공항 제 1터미널의 DF1과 DF5구역 면세사업권 입찰경쟁에서 고종사촌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꺾고 연간 8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매장을 확보했다. ‘유통 공룡’으로 큰 신세계 그룹은 노브랜드 전문매장, 헬스뷰티(H&B) 숍, 편의점 등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종들이 모두 소규모 점포인 만큼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거세다. 복합쇼핑몰 건립을 두고 지역상인들도 반발하고 있어 이를 해소시킬 방안을 찾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조선에 반하다/조윤민 지음/글항아리/400쪽/1만 7000원숙종 26년인 1700년 겨울, 얼마 전 천민 신분을 벗어난 이명과 이가음이(李加音伊) 형제는 경북 상주 읍내의 한 기와집에 잠입했다. 이날만 기다리며 13년간 절치부심하던 형제는 사랑채에 머물고 있던 한 양반을 살해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노비 출신 아버지의 옛 상전이었다. 철종 11년인 1860년에는 경희궁과 인근 관청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목수들이 포도청에 난입해 닥치는 대로 시설을 때려 부수고 관원과 하졸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그 다음해인 1861년에는 30대 중반의 조만준이라는 남자가 왕실 사당에 행차하는 임금의 가마에 주먹만 한 돌멩이를 느닷없이 던져 가마 꼭대기의 황금 봉황 장식을 부러뜨렸다.신분 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 밖으로 뛰쳐나온 하층민들이 감행한 이 같은 행위를 보면 절로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괜히 꿈틀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힘없고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극심한 횡포 앞에서는 절로 분노하게 되는 법이다. 신간 ‘조선에 반하다’는 조선시대 주류 흐름과 지배 세력에서 벗어나 있었던 ‘외부자’ ‘이탈자’ ‘탈락자’들이 싸우고 분투한 기록이다. 책은 도대체 왜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반역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순응하던 백성을 시위와 난동의 주역인 난민(亂民)으로 만들었다”. 미천한 신분인 아버지를 채찍으로 매질해 죽인 양반 상전에 복수하기 위해서, 관청에 차출돼 일하면서 품삯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데 푼돈마저 포졸에게 탈취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관료의 부정부패가 횡행해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지만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군주에게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 백성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난동을 주도한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권세를 앞세운 폭압을 중단하고 행정과 법을 빙자한 수탈을 멈춰 달라는 것”이었다.파편처럼 곳곳에서 일어났던 개인들의 저항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층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거듭난다. 17세기 미륵과 생불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 승려와 무당의 통솔 아래 정치변란을 일으키고, 조선 왕조의 몰락을 희구하며 ‘정감록’ 같은 예언서에 기댄 반란을 모의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진주민란, 홍경래의 난 등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농민들을 규합한 대규모 항쟁 바람이 전국 곳곳에서 불었다. 반란을 주동했던 사람 중 홍경래(1771~1812)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평안도 지역의 세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농민 반란을 일으킨 그의 봉기 의지는 반란의 후예들에게 두고두고 이어졌다. 오죽하면 그가 죽고 난 후인 1817년 전북 장수에 ‘홍경래 생존설’이 퍼졌고, 그로부터 9년 뒤인 1826년 청주에 걸린 괘서에도 홍경래가 거병을 도울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했다. ‘홍경래 불사설’이 끈질기게 이어진 것은 그만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길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이 간절했다는 방증일 터다. 저자는 “명징과 미혹이 교차하고 진전과 좌절이 함께하는 역사의 난장판에서 제대로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외칠 자리 하나를 마련하려 한다. 압제의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거듭난 이들의 몸짓을 헤아리면서 조선 지배층이 구축한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한 자락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때로 격렬하고 폭력적이었던 시위들이 단순히 지배 세력에 대한 저항의 발로였다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반항은 한순간 한순간마다 세계를 재고할 대상으로 문제 삼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분노와 투쟁의 기록을 살피는 일은 자못 중요하다. 부당함에 순응하지 않았던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지금 이 시대의 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송영길 “소득주도성장 핵심은 주거비 인하” 김진표 “벤처창업 활성화 10만 일자리 창출” 이해찬 “경제문제, 고용만 갖고 풀어선 안돼”

    송영길 “소득주도성장 핵심은 주거비 인하” 김진표 “벤처창업 활성화 10만 일자리 창출” 이해찬 “경제문제, 고용만 갖고 풀어선 안돼”

    宋·金 “총선 1년 전까지 공천룰 확정” 총선 불출마 밝힌 李 “상향식 정착”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온 22일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 순) 당대표 후보 3인은 투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45%) 표심을 잡고자 지역 비공개 일정에 주력했다. 어떤 후보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향후 당·청 관계와 정부 정책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언론 인터뷰와 간담회, 토론회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3인의 후보 모두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골자로 한 대북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은산 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규제 완화 등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찬성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엔 반대하면서도 이를 보완하는 방식엔 차별점을 보였다. 송 후보는 “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지출 비용을 줄이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핵심은 주거비”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보완책으로 중소벤처창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벤처창업 열풍이 불면 1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규제완화와 금융개혁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여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 후보는 “고용만 갖고 경제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안 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적 자원과 기술개발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등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인의 후보는 민생입법 처리 등을 위해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협치 방식과 대상에 대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연정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건 김 후보였다. 김 후보는 “사안별 전략적 협치”를 주장했다. 송 후보는 한국당과의 연정은 불가능하다면서 “(청와대가 아닌) 여당 주도의 협치”를 말했다. 이 후보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협치를 내세우면서도 “한국당이 판문점 선언을 비준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는데 협치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 당대표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갖기 때문에 공천방식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3인의 후보 모두 공천 시스템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김 후보는 총선 1년 전까지는 공천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차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힌 이 후보는 상향식 공천 정착을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프리랜서 권익 보호와 지원, 전국 최초 법적 기반 마련 주목

    서윤기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2)은 지난 16일, 그동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프리랜서의 권익 보호와 안정적인 활동 지원을 위해 「서울특별시 프리랜서 권익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혀, 향후 그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조례안은 프리랜서의 권익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장의 책무, 프리랜서 공정거래 지원센터 설립 등을 비롯한 5년 단위의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프리랜서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으로 하여금 실태조사를 실시토록 하고, 프리랜서 공정거래 지침을 개발·보급하는 등 프리랜서들이 보수 및 고용방식, 계약조건 등과 관련해 권익 침해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함께 마련토록 했다. 서 위원장은 “프리랜서는 관계 법령상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분류하기 어려운 직업적 모호성 때문에 매우 취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각종 불공정 거래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4월 서울시가 실시한 프리랜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44.2%가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았고, 보수지급 지연 및 체불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사람이 23.9%를 차지했으며, 월 평균 수입은 ’18년도 최저임금(157만원)에도 못 미치는 153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 위원장은 방송제작 현장의 노동환경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이한빛 PD의 죽음을 언급하면서 “방송사와 언론사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 프리랜서의 노동환경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이번 조례안을 통해 프리랜서의 노동환경 개선은 물론이고, 그동안 법·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사회적 안전망이 서울에서부터 구축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머리 맞댄 정부·경영계 최저임금 평행선 확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에서 사용자 단체장들과 만나 일자리 위기 상황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김 장관과 사용자 단체장들의 만남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10.9%로 인상한 이후 처음이다. 재난 수준의 ‘고용 쇼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경영계가 머리를 맞댔지만, 최저임금을 비롯한 민감한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최저임금 인상 후 첫 대면… 고용쇼크 공감대 이날 간담회에는 김 장관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참석했고 사용자 단체에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5000명에 그치는 등 일자리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정부와 사용자 단체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간담회에서 “인재 양성, 규제 혁신 등을 통한 투자 여건과 일자리 창출 여건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경영계에 투자와 고용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손경식 경총 회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규제 혁신을 과감히 추진해 기업의 사기와 투자 심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여건 조성과 관련, 대한상의는 올 하반기부터 청년들이 취업하기 좋은 기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도 폴리텍에 지역 특성에 맞는 훈련 과정을 마련하는 등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취업 여건 개선 정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서비스 산업 발전, 규제 혁신, 청년고용과 중소기업 인력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을 이룬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장관 “탄력 근로, 연내 개선책 마련 ” 그러나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의 필요성과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가 보호 필요성이 높은 계층이라는 점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는 법률 개정 사항이므로 국회에서 논의할 때 적극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연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갈등 사회의 역설…워마드와 태극기 극과 극 ‘분노 동맹’

    갈등 사회의 역설…워마드와 태극기 극과 극 ‘분노 동맹’

    광복절 보수단체 집회에 워마드 동참 광화문서 “文대통령 탄핵” 함께 외쳐 안희정 前지사·제주 예멘 난민 문제 등 정치→사회 문제로 갈등 영역 다양화‘촛불’로 모아졌던 시민사회가 다분화되고 있다. 사회 갈등 구조가 복잡해진 데다 난민 문제와 젠더 이슈 및 경제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의 ‘우회전’ 논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정 이슈가 불거지면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던 진영 논리도 약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보수 단체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집회’에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 회원 50여명이 동참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을 잘 보여 줬다. 두 단체는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반(反)문재인’ 구호를 함께 외쳤다. 집회장 주변에는 ‘워마드’와 정반대 편에 있는 여성 혐오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도 보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사법부가 내렸지만 여성들의 분노는 문재인 정부로도 향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약속했지만, 여성 차별적인 정책이 여전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존 여성주의(페미니즘) 단체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사법부와 양성평등 정책에 미지근한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극단주의적인 워마드와는 선을 긋고 있다. 평소 진보적 가치를 지향했던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들을 성폭행이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것도 기존 잣대로 재단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페미니즘 의제에선 진보와 보수의 경계선이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촛불 국면에서 ‘박근혜 정권 탄핵’에 앞장섰던 진보적 시민사회세력 중 일부는 요즘 “문재인 정부의 보수화가 본격화했다”며 비판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에서도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와 선을 긋고 있다. 전문가들은 갈등이 ‘정치’의 영역에서 ‘사회’의 영역으로 옮겨 오면서 주체별 균열이 생겨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가치가 전환하는 시대에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정권 찬반 문제로 지나치게 단순화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정치적으로 같은 입장을 취했던 사람들의 생각이 젠더·환경·난민 문제 등 사회 영역에서 다원화·구체화되고 있다”면서 “단순히 진영의 균열로 봐선 안 된다”고 진단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안희정 무죄에 반발하는 여성단체도 원래 문 대통령 지지층이었을 가능성이 큰데 이슈가 바뀌면서 스탠스가 바뀐 것”이라면서 “완전한 지지 철회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하며 현재로선 유동성이 강화된 것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갈등을 발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사회의 영역에 그대로 두면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강자가 독식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양한 갈등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동시에 이를 중재, 조정하는 정치가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文 “여성독립운동가 발굴이 광복의 완성”… 강주룡·제주 해녀 언급

    文 “여성독립운동가 발굴이 광복의 완성”… 강주룡·제주 해녀 언급

    “남녀 차별 없이 독립운동 역사 쓸 것” 정부, 5월 여성독립운동가 202명 발굴 그중 26명에게 서훈·유공자 표창 수여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깊이 묻힌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굴이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5월 202명의 여성 독립유공자를 발굴했고 이날 이 중 26명에게 서훈과 유공자 표창을 했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 낼 것”이라며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 노동자였던 강주룡 선생과 제주 해녀 항일운동의 시발점이었던 5명의 해녀를 대표적인 여성독립운동가로 언급했다. 노동계의 여장부로 불리던 강주룡 선생은 14세에 서간도로 이주해 혼인했지만 독립운동가였던 남편과 사별하고 평양 평원고무공장에서 일했다. 세계경제공황으로 타격을 입은 평양고무공업조합이 1930년 노동자 측에 임금의 17% 삭감을 일방적으로 통보하자 그는 일제와 결탁한 자본가를 비판하며 투쟁했다. 특히 1931년 5월 평원고무공장의 파업을 주도하던 중 일본 경찰의 개입으로 공장에서 쫓겨나자 을밀대 지붕으로 올라가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치며 단식투쟁을 펼쳤다. 투옥된 그는 건강이상으로 보석 출감됐지만 병세가 악화돼 두 달 만에 숨을 거뒀다. 정부는 2007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또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등 5명의 해녀는 1931년 일본 관리들이 전복 등 해녀의 수확물을 헐값에 매수하고 제주도해녀조합을 어용화하려 하자 이듬해 1월 7일과 12일에 제주도 구좌면에서 항일 시위를 일으켰다. 시위가 제주 각지로 확산되면서 참여인원은 800여명으로 늘었고 3개월간 연인원 1만 7000명이 238회의 집회시위를 열었다. 결국 이들 5명은 당시 도사(島司)였던 다구치 데이키와 담판을 지었고 ‘지정판매 반대’ 등 해녀들의 8대 요구조건을 관철했다. 하지만 이후 일제의 민족운동가 검거를 저지하려다 체포돼 3개월가량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2003년 이들에게 건국포장을 추서했으며 현재 구좌읍에는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이런 여성 독립운동가의 활약에도 발굴은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독립운동가 포상자 1만 4830명 중에 여성은 296명으로 2%에 불과했다. 최소 3개월의 수형·옥고 등 획일적인 포상 기준에다 남성에 비해 독립운동기록도 많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4월 3개월 기준을 폐지하고 학생 독립운동가의 경우 정학 및 퇴학도 인정했다. 또 실형 여부보다 실질적인 독립운동 활동을 포상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이날 포상자 177명 중 여성이 14.7%(26명)였다. 문 대통령이 이날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직접 포상한 5명의 독립유공자 중에는 허은 선생도 포함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 경축식에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께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광복의 그날 우리는 모두가 어울려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에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었습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처럼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습니다.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되었고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천명이 238회에 달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구좌에는 제주해녀 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입니다.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입니다.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입니다.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분단과 참혹한 전쟁,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 절대빈곤, 군부독재 등의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룬 위대한 성과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대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입니다.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북부지역은 개발이 제한되었고 서해 5도의 주민들은 풍요의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조업할 수 없었습니다.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입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국민들의 힘 덕분입니다. 제가 취임 후 방문한 11개 나라, 17개 도시의 세계인들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되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그것이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습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뜻깊은 일입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되었습니다.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입니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습니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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