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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다하는 일자리’가 소득 격차 만든다

    ‘혼자 다하는 일자리’가 소득 격차 만든다

    커리어 그리고 가정/클라우디아 골딘 지음/김승진 옮김/생각의힘/488쪽/2만 2000원 공공 부문과 민간 기업을 비롯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과 성장은 이제 당연시되고 있다. 적어도 기회의 균등이 과거와 비교하면 획기적으로 개선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노골적인 성차별은 줄었다고 해도 남녀 간 소득 격차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학교 성적도 더 우수하고, 입사 성적도 앞서는 여성들이 왜 여전히 남성들보다 적게 버는 걸까. 하버드대 경제학과 최초의 여성 종신 교수이자 노벨 경제학상 단골 후보인 저자는 근본 원인을 ‘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에서 찾는다. 많은 시간을 쏟아부을수록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대다수 일의 탐욕스러운 속성이 부부간 공평성을 깨뜨려 커리어의 격차를 유발하고, 커리어의 격차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990~2006년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첫 직장 입사 직후 여성은 남성 소득 1달러당 95센트를 벌었다. 하지만 13년 뒤에는 64센트로 떨어졌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남성보다 경력 단절을 길게 겪었고, 그에 더해 주당 노동시간이 남성보다 짧아졌다.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훨씬 많이 부여되면서 시간적으로 유연한 일자리를 선호하게 되는데 그 탓에 여성의 소득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해법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저자는 성별 소득이 다른 직종보다 동등한 미국 약사 직군의 변화에서 실마리를 얻는다. 약국이 기업화되면서 한 약사의 일을 다른 약사가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게 되어 파트타임 약사가 시간당 임금에서 받던 불이익이 사라졌다. 특정한 약사가 일을 늘린다고 해서 막대한 보수를 받아야 할 이유도 없게 됐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탐욕스러운 일자리에만 주어지던 보상을 줄이고, 유연한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등 노동 구조와 환경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돌봄 제공자들이 생산적인 경제활동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돌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별 소득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성 평등을 위한 일일 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열린세상] 오징어게임 속 ‘알리’/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열린세상] 오징어게임 속 ‘알리’/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두 유 노(Do you know) 강남 스타일? 두 유 노 김치? 강남 스타일이나 김치를 아느냐는 이 질문들은 한때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을 보면 바로 한다고 하는 대표적인 말들이었다. 강남 스타일과 김치가 그나마 외국에 알려진 한국의 문물이었으니, 다시 말해 한국에 대해서 아느냐는 질문이겠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쪽은 한국인들이 아니다. 아이 라이크(I like) 김치. 아이 라이크 비빔밥. 김치나 비빔밥을 좋아한다고 하고, 케이팝의 팬이라고 하고, 기생충을 봤다고 한다. 강남 스타일에 맞춰 춤춰 본 기억이 있다고, 한국 뷰티 제품을 좋아한다고, 한국은 꼭 가 보고 싶은 나라라고 외국인들이 먼저 말한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영국을 포함한 수십 개 나라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로 등극했다고 한다. 심지어 ‘오징어게임’ 속에 등장하는 ‘달고나’를 만들 수 있는 세트가 여러 나라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코리아를 잘 알지 못하고, 한국 밖에서 한국 제품 광고판이나 한국산 자동차만 봐도 반갑던 시절의 기억이 있으니 공산품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이렇게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있는 상황을 보게 돼 일단 반갑다. 외국에 살고 외국인들과 일을 해야 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도움이 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느 나라 출신이냐는 질문에 “두 유 노”(Do you know)라고 되물으며, 굳이 한국에 대해 덧붙여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다만 단순하게 자랑스럽다는 감정만은 아닌 것이 문제랄까. 음악이나 영화나 음식과 같은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이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흥미를 갖고 보게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콘텐츠를 생산한 한국 사회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것들 중 달고나에 대해서만 주목을 하겠는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는 이주노동자가 주요 인물 중 하나로 등장한다. 파키스탄 출신의 ‘알리’다. 알리는 한국에 와서 산업재해로 손가락을 잃었으나 제대로 된 배상을 받지 못했다. 임금을 떼어먹히고, 차비 한 푼 없어서 먼 거리를 걸어가겠다고 나선다. 그는 한국인 등장 인물들을 향해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며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을 위해 목숨을 걸면 돈을 준다는 게임에 나섰다가 그나마 친절하게 대해 주며 ‘형’이라고 불러도 된다는 한국인을 믿은 대가로 배신당한다. 알리의 사연은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실제 상황에 비춰 볼 때 그리 과장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캄보디아인 여성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한파가 위세를 떨치던 때였음에도 그가 머물던 숙소는 비닐하우스였다. 그런 숙소를 제공하면서도 숙박비를 공제할 수 있다. 지난 4월 이주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숙사를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 고용주의 부당행위에도 쉽사리 직장을 바꾸기도 어렵고 가족을 방문하기도 쉽지 않다. 초과 노동 강요나 임금체불 등에 대한 보호 조치도 미흡하다. 이들에게 가하는 차별은 또 어떤가. 심지어 공공기관에서조차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들도 ‘오징어게임’을 흥미롭게 봤다고 말을 걸어올 외국인들이 한국처럼 잘살고 일견 근사하게 보이는 나라에서 드라마 속 ‘알리’의 상황이 어떻게 실제로 벌어지느냐고 묻는다면 뭐라 할 말이 없을 따름이다. 유명하고 좋아 보여 관심을 갖게 된 대상의 실제 모습이 별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목청 높여 비난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개인이나 식당, 호텔 등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어떤 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체적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호감 일색의 반응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실제로 더 나아지지 않으면 이는 쉽사리 부정적인 반응으로 바뀔 수 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선진국을 자처하지만 아직은 미흡한 여러 상황이나 차별들이 존재한다. 한국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는 점에 대해 그저 자랑스러워하기만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 미·유럽 “‘오징어게임’ 폭력성 주의”…인니, 인권침해 교육자료 활용

    미·유럽 “‘오징어게임’ 폭력성 주의”…인니, 인권침해 교육자료 활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의 학교에서 작품의 폭력성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인권교육 자료로 활용해 관심을 받고 있다. 美부모 미디어단체 “자녀보호 기능 확인해야” 미국 부모들로 구성된 미디어 감시단체인 부모 텔레비전·미디어 위원회(PTC)의 멜리사 헨슨 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게재한 논평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Incredibly violent)이라고 지적했다. 이어“부모들은 넷플릭스에서 자녀 보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징어 게임’은 빚더미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삶의 벼랑 끝에 선 낙오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 목숨을 내놓고 참가하는 내용이다.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에서 1위를 달성한 작품은 ‘오징어 게임’이 최초다. 이러한 성과는 ‘오징어 게임’이 성인 관람가 또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 작품으로 거둔 것이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정체불명의 조직이 낙오자들을 모아 목숨을 건 게임을 벌인다는 설정부터 잔혹성을 띠고 있으며, 실제로 총에 맞아 선혈이 낭자하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는 장면이 적지 않게 나온다. 미국에서 ‘TV-MA’(성인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분류됐다. 미 PTC는 “TV-MA 등급을 받았음에도 넷플릭스의 마케팅 공세에 넷플릭스 앱을 열자마자 메뉴 스크린 대부분에 ‘오징어 게임’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보는 영상 스트리밍 특성상 부모가 시청 제한 기능을 켜놓지 않으면 미성년자도 쉽게 ‘오징어 게임’을 시청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PTC는 “넷플릭스의 판매 전략은 알고리즘으로 시청 이력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하게 돼 있다는 것이었지만, 넷플릭스는 빈번하게 이를 우회해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홍보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더해 PTC는 어린이들이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고서도 간접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요약본이나 반응(리액션) 영상 등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NBC 방송에 따르면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소셜미디어인 틱톡에서 ‘해시태그 오징어게임(#SquidGame)’의 조회 수는 228억 회에 달한다. PTC는 또한 “다른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에서 등장인물들이 참여하는 게임이 수십 차례 복제되고 있으며 10대 청소년들이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 플랫폼을 통해서도 이 시리즈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PTC는 폭스뉴스에 나와서도 ‘오징어 게임’을 따라 한 콘텐츠가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는 점을 부모들이 경계하고 조처를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헨슨 PTC 국장은 “넷플릭스가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그들의 플랫폼에서 배포되지 않도록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자율 규제에 실패하면 정부 기관들의 규제를 불러오게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넷플릭스나 가족들에게 더 나쁜 결과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영국·벨기에 “초등학생들 ‘오징어게임’ 폭력성 모방”영국 초등학교들도 ‘오징어 게임’이 초등학생이 보기에 적절치 않으며 드라마 속 폭력적 내용이 해로울 수 있으니 부모가 시청 감독을 하라고 권고했다. 런던 북동부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운동장에서 서로 총을 쏘는 척을 하고 놀아 우려된다며 드라마 속 행동을 따라하는 학생은 징계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더 타임스 등이 전했다. 벨기에에서는 드라마에서 생사를 가르는 게임으로 그려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불어권 놀이인 ‘1, 2, 3, 태양(Soleil)’을 학생들이 패자를 때리는 놀이로 변형했다면서 이를 경고하는 학교가 나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벨기에의 한 학교는 페이스북에 올린 공문에서 “‘오징어 게임’은 폭력적인 장면들 때문에 18세 미만에게 금지된 시리즈”라면서 “우리는 불건전하고 위험한 놀이의 중단을 위해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다른 아이를 때리는 이 놀이를 계속하는 학생에게는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당연히 ‘1, 2, 3, 태양’ 놀이 자체는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인권단체, ‘오징어게임’ 내용으로 인권침해 사례 8개 설명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잔혹한 설정과 내용을 인권 침해의 반면교사 사례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인권 교육자료로 활용해 관심을 모았다. 10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는 전날 인스타그램 계정(@amnestyindonesia)에 ‘오징어 게임 속 인권 침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엠네스티 인도네시아는 ‘오징어 게임’ 내용에서 8개의 인권 침해 사례를 연관지었다. ※기사 내용 중 작품 내용과 등장인물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엠네스티 인도네시아는 첫 번째로 ‘생명권’을 연관지어 설명했다. 단체는 “오징어 게임 스토리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분명한 형태의 인권 침해는 생명권 침해”라며 “게임에 진 참가자를 죽이는 것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기본권인 생명권 침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주인공 성기훈이 자동차회사에 다니다가 실직당한 내용을 설명하며 ‘근로권’ 침해라고 꼽았다. 단체는 “모든 인간은 일할 권리와 함께 공정한 임금을 받고 노동조합의 회원이 될 권리가 있다”며 “노동자 권리 침해 사례가 있다면 국가는 노동자 보호를 위해 중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 파키스탄인 이주노동자 알리 압둘이 고용주로부터 착취당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침해라고 지적했다. 또 알리가 산업재해를 당한 상황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오징어 게임’ 속 탈북자 강새벽의 탈북 과정과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이동의 자유’ 침해 문제를 꼽았다. 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는 “모든 사람은 여행, 이동, 목적지로 갈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친족 간 성폭력을 당한 지영에 대해서는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침해, 성기훈의 어머니가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건강권’ 침해 사례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의 절박함 자체를 ‘적절한 삶의 향유를 위한 기본권’ 침해 문제라고 설명했다. 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는 “모든 인간은 의식주를 포함해 적절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 ESG 경영에 ‘젠더 다양성’은 필수… 롤모델 없다? 이젠 롤설계 시대

    ESG 경영에 ‘젠더 다양성’은 필수… 롤모델 없다? 이젠 롤설계 시대

    ‘5.2%’. 올해 1분기 기준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불과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3월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9년 동안 꼴찌를 기록하며 ‘여성이 일하기 힘든 나라’임을 공인했다. 최근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면서 지배구조상의 젠더 다양성이 의제로 급부상했다.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기업은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다. 이에 대기업들의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의 이사로 기업 이사회의 여성 이사 확대 및 육성에 관심을 가져 온 두 여성을 만났다. 지난달 SC제일은행 사상 첫 여성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과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이자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를 이끄는 제현주 대표다. 삶 자체로 유리천장에 균열을 낸 언니들에게 ‘균열의 방법’을 물었다.-최근 달라진 기류를 느끼나요. 이은형 해외에서 ESG 경영이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지 몇 년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미미한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올해 급격하게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내년 8월부터 시행될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요. 올해 초 제 대표님을 포함해 4대그룹에서 여성 이사를 최초로 선임하는 사례가 생겼고, 100대 기업의 신임 사외이사 30%는 여성이라는 통계도 봤어요. 특히 자본시장법의 대상인 자산 2조 이상의 상장기업에서 선제적으로 여성 이사를 초빙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ESG 경영과 자본시장법 개정이 맞물려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느꼈어요. 또한 세계여성이사협회와 메리츠자산운용, 서스틴베스트 등이 함께 출범시킨 ‘우먼펀드’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하는 것도 ESG 경영의 영향이라고 느꼈어요.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우먼펀드의 경우 2018년 출범한 이후 판매가 부진하다가 올해 들어 큰 성장을 보였는데요. 이 또한 ESG 경영의 부상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돼요. 제현주 밀레니얼, Z세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젠더,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과 인식도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보고요. ESG 경영이란 결국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과 영속이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선언이에요. 흔히들 ESG 중에 G(지배구조)의 우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E(환경)나 S(사회)와는 달리 G는 의사결정의 원칙이나 소통의 구조 같은, 비즈니스의 근간이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요. ESG는 결국 연결돼 있는 문제라 궁극적으로 건강한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담보할 수 없고요. 조직에서 다양한 관점과 균형을 갖추려면 그 과정은 길고 복잡해질 수 있지만 많은 이해관계자와 협의하면서 결국 많은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봐요.-기업 이사회에 여성들이 진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요. 기업의 전략적 방향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를 통해 이루어져요. 무엇보다 최고경영진에 대한 조언과 견제, 그리고 평가 및 보상을 한다는 측면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고요. 이런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여성이 있다는 것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시그널을 주는 거죠. 예를 들어 조직 구성원 중 여성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고위직에 여성이 희소하다면, 즉 다양성 및 포용성에서 미흡한 조직이라면 이사회에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요. 최고경영진은 현황 및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또한 개선을 위한 합당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당연히 여성 이사가 있을 때 이런 문제 제기나 개선이 더 잘 이루어질 것이므로 의미가 있죠. -OECD 가입국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가 말하는, 한국이 갖는 특수성은 뭘까요. 이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보여 주는 ‘M자 곡선’(출산과 육아기엔 여성의 고용률이 뚝 떨어졌다가 50대에 노동시장에 재유입되는 것)의 급격한 하락이 아직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고 봐요. 저는 그걸 ‘데스 밸리’(Death Valley)라고 표현하는데요. 여성이 커리어를 지속하려면 데스 밸리를 건너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산을 한 육아의 초창기,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귀를 하느냐 마느냐의 큰 고비가 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예요. 이 고비를 건너야 여성이 커리어를 지속할 수가 있어요. 여기서 중단해 버리면 남녀 임금 격차에 중요한 원인이 돼요. 제 최근에 나온 매킨지우먼 리포트를 보면 C레벨(최고위급) 수준에서는 여성 리더십 수치가 개선되고 있어요. 근데 그 바로 아래 레벨에서는 여성 리더십이 잘 늘어나지 않아요. 그런 패턴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일어나지만 우리나라는 정도가 더 심하고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곳이 일본인데 둘 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한 문화적 패턴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근로시간이 길다는 데 있는데요.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한 가운데 근로시간이 길면 그것에 따른 여파는 여성들에게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거죠.-기업 이사회와 임원 여성 비율을 높일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이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높이는 것과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다른 문제예요. 이사회 이사 중에서 사외이사는 교수,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므로 상대적으로 대상 집단이 큰 편이라 적임자를 찾을 수 있죠. 이 경우 법을 통해 어느 정도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 이사를 30%까지 확대하자는 ‘여성이사할당제’와 같은 법적 장치가 확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고요. 한편 여성 임원의 경우에는 기업 내 파이프라인에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중간관리자를 거쳐 임원직을 바라보면서 경쟁하고 있는 후보군에 여성이 있어야만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데, 15~20년의 시간이 걸리는 일이에요. 이것은 법으로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기업 문화가 바뀌고 경영진이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요. 알파걸이 저절로 임원이 되지는 않는 거죠. 제가 아는 여성분이 대기업에서 부사장직을 하다가 그만뒀는데 이후에 그 회사의 여성들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사다리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상무부터 임원이기 때문에 중요한 위치거든요. 왜 그런지 파악을 해 봤대요. 자기가 부사장으로 있을 때는 자기 회사뿐 아니라 그룹에 있는 다른 계열사의 여성들 승진 현황도 챙겨 봤대요.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순 없지만 물어보는 거죠. 이걸 체크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나요. 제 법이 개정되면서 여성들이 이사회에 좀 많아진 것, 이건 정말 최저기준선인데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봐야 하는 일이고요. 제가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놀라운 건 유플러스에서 일하는 여성분들이 저한테 메시지를 보내올 때예요. 저의 선임이 본인들한테 영감을 주는 부분들이 있었다는 거죠. ‘내가 느끼지 못할 때 나와 동료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저는 단기적인 조직 변화도 중요하지만 여성 이사들을 보면서 여성들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의미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젊은 여성들은 직장에서 여성 롤모델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롤모델은 없는 걸까요. 이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조직에 살아남아 있는 고위직 여성들은 세 가지 유형이더라고요. 첫 번째, ‘과잉 적응’한 이른바 ‘명예남성형’이에요. 이분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식도 남자들에게 맞춰져 있죠. 두 번째는 ‘독사’라는 별명을 가진 유형으로 굉장히 독하게 일해서 거기까지 올라간, 일과 결혼한 스타일이에요. 세 번째는 ‘슈퍼우먼’인데요. 잠은 언제 자나 싶게 일도 잘하고 아이들이 공부도 잘해서 대학도 잘 간 그런 케이스죠.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그중 하나도 닮고 싶지 않아 해요. 기자로 일할 때(경향신문 재직) 특종 놓칠까 봐 룸살롱 따라가고, 가서 폭탄주 마시고 하는 것처럼 저도 과잉적응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맥락을 제거하고 보면 안 된다”는 얘기를 자주 해요.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함께 보면서 그 선배의 좋은 점, 닮고 싶은 점을 배우라는 거죠. 선배들에게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서 물어보면 주변에서 롤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저는 성별의 문제를 떠나서 롤모델보다는 레퍼런스(참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과거의 준거점이 현재에는 많은 면에서 유효하지 않거든요. 어떤 종류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특정인의 커리어패스가 더이상 지금의 밀레니얼, Z세대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자유로워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모두가 다 업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산다는 건 축복이기도 하고 큰 난관이기도 한데요. 각자가 앞으로의 커리어를 백지에서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되는 시대라고 한다면 선배를 보면서 “롤모델이 없어”라고 하기보다는 같은 세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레퍼런스를 찾아서 길을 설계하는 방식이 훨씬 더 유효하다고 봐요. 저는 40대가 된 후 조직 밖의 동료가 많이 의지가 되더라고요. 각자의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다 부딪히는 상황들에 대해 집단 지성과 공감을 발휘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을 가능케 해 주는 그런 그룹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됐어요. ●제현주 사외이사는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 지난 3월 LG유플러스 사외이사로 선임돼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컨설팅기업 매킨지,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사모펀드운용사 칼라일에서 전문가로 일했다. ●이은형 이사회 의장은 국민대 경영대학장.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규제특례심의위원회) 위원이다. 지난달 SC제일은행 사상 첫 여성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경향신문 기자와 산업자원부 외신대변인을 거쳤다.
  •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코로나로 드러난 성차별… 자녀 둔 여성 2명 중 1명 ‘고용조정’

    코로나로 드러난 성차별… 자녀 둔 여성 2명 중 1명 ‘고용조정’

    여성·임산부·육아휴직자부터 시행권고사직·해고 등 절반이 고용 종료퇴직여성 절반 ‘자녀 돌봄’ 압박받아‘유연근무 확대‘ 등 돌봄정책 변화해야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여성 2명 중 1명 정도(49.3%)가 코로나19 시기 고용조정을 한 번이라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만 20~59세 여성 중 현재 임금노동자 또는 지난해 3~11월 사이 임금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실직자 3007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용조정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중 33~47%는 여성과 임산부, 육아휴직자부터 고용조정이 시행됐다고 답했다. 특히 고용조정의 여러 형태 중 권고사직·해고·계약해지 등으로 고용을 종료한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경영 상황이 악화한 사업장에서 성차별적인 고용조정이 다수 이뤄졌고, 가뜩이나 자녀를 맡길 곳이 없던 여성들이 퇴직으로 내몰린 것이다. 여성을 일터 밖으로 내몬 이들은 사업장만이 아니었다. 퇴직을 경험한 유자녀 여성 2명 중 1명이 배우자나 가족으로부터 일을 그만두고 자녀를 돌볼 것을 권유받았다. 이 비율은 막내 자녀가 어릴수록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가 있는 여성의 46.0%, 초등 자녀가 있는 여성의 34.7%, 중고등 이상 자녀가 있는 여성의 19.7%가 배우자·가족으로부터 퇴직 압박을 받았다. 특히 자녀가 있는 여성들은 이상적인 양육자 역할을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압박을 강하게 느꼈다고 답했다. 이런 경향은 퇴직을 경험한 유자녀 여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는데 74.6%가 ‘엄마의 일자리 여건이 안 좋을수록 직접 돌봄에 대한 강요가 더 강하다’고 털어놨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돌봄을 ‘여성의 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이동선 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유자녀 여성의 일자리 위기는 공식돌봄이 멈춘 시기에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없는 열악한 노동여건, 자녀돌봄을 ‘여성의 일’로 여기고 여성에게 주로 전가하려는 사회적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초등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80%가 코로나19 이후 자녀부담 돌봄이 증가했다고 했지만 배우자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돌봄에 더 참여한다는 응답은 35.7%에 불과했다. 59.4%는 ‘이전과 동일하다’고 했고, 4.9%는 ‘오히려 이전보다 덜 참여한다’고 토로했다. 응답자들은 남녀의 평등한 돌봄 참여를 지원하고 부모가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돌봄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게 돌봄서비스를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가장 많은 47.6%가 ‘부모가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휴가·휴직·유연근무 확대를 1순위로 꼽았다. 이 부연구위원은 “일자리 규모나 고용 형태, 일자리 형태와 관계없이 일하는 부모는 누구나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먼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남녀 노동자 누구나 돌봄을 위한 휴직, 휴가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성 위주 분위기 바로 잡을 것”..中, 2030년까지 남녀평등 현실화 선언

    “남성 위주 분위기 바로 잡을 것”..中, 2030년까지 남녀평등 현실화 선언

    중국 당국이 가정 내 남녀평등을 목적으로 한 강령을 공개해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일명 ‘여성발전강령’을 공고, 향후 10년 동안 사회와 가정 내에서의 인식 및 시스템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여성발전강령은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여성의 남녀평등과 가정 내 여성의 지위 상승을 위한 공공 서비스 확충을 골자로 했다.  특히 각 가정 내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등은 화목한 가족 형성을 위한 기본 단계라는 점을 강조, 문화인으로의 선진화된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가정 내 남녀평등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당 강령은 집안 내 가사 분담의 남녀평등과 소득의 정당한 분배 등을 실현 목표로 제시했다.   각 지역 기업체는 재직 중인 여성 근로자의 임신 및 출산을 이유로 한 부당한 임금 저하와 악의적인 직급 강등을 할 시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공고했다. 육아 중 수유로 인해 권고 사직 및 노동 계약 해지 사실이 적발될 경우 사용자 및 관련 기업은 엄중한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각 지역 대학 및 연구원 등에 재직 중인 여성 연구원의 출산 및 자녀 양육 후 같은 직급에 복귀를 돕기 위한 대규모 재원이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학력 여성 인재의 출산 후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 연구 분야의 활성화 등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각 기업체의 신입 사원 채용 시 남녀 차별 사례가 발각될 경우 해당 기업은 무거운 법적 처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번 강령에는 가임기 여성의 자연 유산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출산 적령기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백신 접종을 전액 무료로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가임기 여성의 자궁경부암 및 유방암 검사 시 소요되는 비용 전액을 국가가 지불하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 출산과 양육 문제에서 남녀 공동의 동일한 육아 휴직을 실현, 각 지방 정부가 나서서 자녀를 출산한 각 가정에 대한 남녀 육아 휴직 시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권고했다.  또, 부부가 협력해 노인 돌봄과 자녀 양육 등 가족의 책임 가치를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남녀 성별에 따른 기존의 가사노동 분담 시간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남녀 평등을 위한 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3세 미만의 영유아 돌봄 서비스 비용에 대해 개인 소득세 특별 공제 항목에 포함, 자녀 양육을 위한 주택 비용 지원 등 추가 자원 마련에도 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1년에도 여성 개발 정책을 공고, 10년 단위의 남녀평등 지원 정책을 실시해오고 있다. 
  • 아이슬란드 유럽 최초로 여성 의원이 과반, 한국 비율은?

    아이슬란드 유럽 최초로 여성 의원이 과반, 한국 비율은?

    ‘포스트 메르켈’이 결정되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총선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전날 실시된 아이슬란드 총선 결과 의회 의석의 과반을 여성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의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세계 여섯 번째이자 유럽 최초라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의회를 뜻하는 알팅기 의석 63석의 33석을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지난 2017년의 총선 결과보다 여성 의석이 9석 늘어난 결과다. 유럽의 어느 나라도 여성 의석이 50%에 이르지 못했다. 스웨덴이 47%로 가장 근접했다. 유럽의 몇몇 정당은 여성 후보가 최소한 몇명은 출마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자고 요구하지만 아이슬란드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의회의 여성 의원 쿼타를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나라는 젠더 평등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난 3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12년 연속 젠더 평등 1위 국가였다. 이 나라는 여성과 남성에게 똑같은 육아 휴직이 주어지며 1961년부터 남녀 임금 차별을 없애는 법을 마련할 정도로 선진적이었다. 1980년 여성 대통령을 세계 최초로 선출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야당인 해적당(정말로 당명이 이렇다)의 렌야 룬 타하 카림은 스물한 살 밖에 안됐으며 이 나라 역사 상 최연소 의원이 됐다. 그녀는 취재진에게 “눈 뜬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거짓말 하지 않고, 너무도 전화가 폭주해 비행기 모드로 해놓아야 할 정도였다”면서 “문자 메시지도 가득, 가득, 가득 들어와 하나만 겨우 들여다봤는데, 내용이 ‘축하해, 내가 의회에 들어간 것 같구나’ 였다”고 즐거워했다. 지금까지는 여성 의원이 의회 의석의 절반을 차지한 나라는 다섯 나라 밖에 안 됐다. 놀라운 것은 아프리카 르완다가 하원 의석의 61.3%를 여성이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쿠바(53.4%), 니카라과(50.6%), 멕시코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상 50%) 순으로 뒤를 잇는다. BBC는 영국 하원 의석의 34.2%만 여성의 차지이며 미국 하원은 27.6%에 그친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20대 국회는 17.1%에 그쳤다. 아이슬란드는 선거에 앞서 여성 총리인 카트린 야콥스도티르가 이끄는 좌파녹색운동이 독립당, 진보당과 함께 3당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총 37석을 얻어 지난 선거보다 2석을 늘렸다. 세 정당은 아직 기존 연정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지지를 고려할 때 연정 유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세 정당의 결과를 비교하면 좌파녹색운동이 약화된 반면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독립당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진보당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야콥스도티르 총리가 다음 연정에서도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 윤석열 벌떼 공격 이면엔...비전 없는 노동정책, 비난만 춤춘다

    윤석열 벌떼 공격 이면엔...비전 없는 노동정책, 비난만 춤춘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발언이 ‘노동 없는 대선’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윤 전 총장의 ‘노동관’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노동정책과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노동의제가 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겐 가난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국민은 아무렇게나 취급받아도 되는 존재인지 묻고 싶다”며 “땀으로 일하는 노동자의 손발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미래비전”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그(윤석열)가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 몇 주 전이다. 이후 그의 발언과 생각이 왜 잘못됐는지 반성하고 공부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시 손발 노동과 이웃 나라를 비하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의 이름에 붙는 ‘대선후보’라는 말이 딱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지난 13일 안동대에서 “기업이라는 게 국가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산다.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손발 노동)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며 주52 시간제를 비판하는 청년 스타트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 노동정책 실종…심상정 “개악의 목소리만 난무”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비전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문 정부의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인상이 국민 전반의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정책을 주요 쟁점으로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당내 경선에서 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차별화도 어려우니 조직노동자들의 표를 구애하는 방식으로만 노동 이슈가 다뤄지는 것이다.실제 민주당 1·2위 주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노동정책을 내놓고 않고 있다. 소년공 출신인 이 지사는 1호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 성장, 이후에는 기본시리즈와 여성·청년·지역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1위 주자인 만큼 성장 정책으로 중도층에 어필 하고, 기본시리즈로 색깔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노동 정책은 현재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추격자인 이 전 대표도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신복지와 중산층경제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낙연 후보는 노동존중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구체적 노동 정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신복지노동포럼이 지난달 31일 공식출범하며 ▲실업부조와 최저생활 보장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 강화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전면 시행과 상병수당·유급휴가제 도입 등을 제안했을 뿐이다.향후 민주당 대선주자가 본선에서 노동정책을 발표하겠지만, 국민의힘 후보의 공격을 방어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윤 전 총장과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를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들어 서민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없어진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강제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하며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이날 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에 노동이 없다. 실종됐다”며 “노동을 천시하고, 또 개악하는 목소리만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4일제 등을 담은 신노동법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그는 “제가 신노동법 이야기를 하면서 대선정국에서 비로소 노동문제가 좀 쟁점이 되는 그런 국면에 왔다”며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이런 분들의 극우 포퓰리즘에 대해서 저 심상정이 단호하게 잡겠다”고 말했다.
  • ‘노동없는대선’의 이면…윤석열 ‘주120시간·손발노동’ 비난뿐

    ‘노동없는대선’의 이면…윤석열 ‘주120시간·손발노동’ 비난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발언이 ‘노동 없는 대선’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윤 전 총장의 ‘노동관’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노동정책과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노동의제가 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겐 가난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국민은 아무렇게나 취급받아도 되는 존재인지 묻고 싶다”며 “땀으로 일하는 노동자의 손발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미래비전”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그(윤석열)가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 몇 주 전이다. 이후 그의 발언과 생각이 왜 잘못됐는지 반성하고 공부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시 손발 노동과 이웃 나라를 비하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의 이름에 붙는 ‘대선후보’라는 말이 딱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지난 13일 안동대에서 “기업이라는 게 국가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산다.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손발 노동)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며 주52 시간제를 비판하는 청년 스타트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 노동정책 실종…심상정 “개악의 목소리만 난무”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비전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문 정부의 근로시간단축과 최저임금인상이 국민 전반의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정책을 주요 쟁점으로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당내 경선에서 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차별화도 어려우니 조직노동자들의 표를 구애하는 방식으로만 노동 이슈가 다뤄지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1·2위 주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노동정책을 내놓고 않고 있다. 소년공 출신인 이 지사는 1호 공약으로 전환적 공정 성장, 이후에는 기본시리즈와 여성·청년·지역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1위 주자인 만큼 성장 정책으로 중도층에 어필 하고, 기본시리즈로 색깔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노동 정책은 현재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추격자인 이 전 대표도 ‘양극화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신복지와 중산층경제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낙연 후보는 노동존중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구체적 노동 정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신복지노동포럼이 지난달 31일 공식출범하며 ▲실업부조와 최저생활 보장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 강화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전면 시행과 상병수당·유급휴가제 도입 등을 제안했을 뿐이다.향후 민주당 대선주자가 본선에서 노동정책을 발표하겠지만, 국민의힘 후보의 공격을 방어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윤 전 총장과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를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들어 서민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없어진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강제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하며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이날 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에 노동이 없다. 실종됐다”며 “노동을 천시하고, 또 개악하는 목소리만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4일제 등을 담은 신노동법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그는 “제가 신노동법 이야기를 하면서 대선정국에서 비로소 노동문제가 좀 쟁점이 되는 그런 국면에 왔다”며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이런 분들의 극우 포퓰리즘에 대해서 저 심상정이 단호하게 잡겠다”고 말했다.
  • ‘주 120시간’ ‘손발노동은 아프리카’ 윤석열 노동관 경악[이슈픽]

    ‘주 120시간’ ‘손발노동은 아프리카’ 윤석열 노동관 경악[이슈픽]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손발로 노동을 하는 것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노동관이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문제의 발언은 안동대학교 대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나왔다. 윤석열 후보는 “기업이라는 게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 산다.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라며 “그건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의 유연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임금체계를 연공서열제에서 직무급제로 바꿔나가야 한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할 생각이 없잖느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공학, 자연과학 분야가 취업하기 좋고 일자리 찾는데 굉장히 필요하다. 지금 세상에서 인문학은 그런 거 공부하면서 병행해도 된다. 그건(인문학 공부하는 학생은) 소수면 되는 것”이라고도 말해 인문학의 중요성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육체노동자, 인문학도에게 사과하라” 같은 당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의 노동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야와 타국을 바라보는 저급한 시각은 얼마나 파괴적이고 자기 우월적인 발상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인문학의 발전을 위해 인생을 쏟아 붓고 있는 인문학도들 앞에 석고대죄하라”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후보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심정을 모르나? 청년들이 평생직장을 원하지 않다니?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청년들의 절박함이 보이지 않느냐? 윗세대는 정규직 평생직장 다니면서 청년들만 비정규직으로 메뚜기처럼 평생 이직하라는 말인가? 고용안정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발언”이라며 “현실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 대통령 후보 자격을 논하기 전에,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사는 분 맞나 싶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캠프 “대화 내용과 진의 잘못 전달” 윤석열 후보의 ‘국민캠프’는 “윤 후보가 학생들에게 설명한 전체 맥락이나 취지는 전혀 다르다”라며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향해서 임금의 격차를 없애려고 노력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궁극적으로 없어질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라며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후보는 ‘손발노동’ 발언 관련 “한국은 단순노동을 해서 가발을 만들어 1960년대에 수출했고, 이게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인도에 넘어갔다가, 이제 아프리카로 넘어간다고 하지 않느냐”라며 “고소득의 일자리라는 것은 높은 숙련도와 기술이 무장이 돼 있어야 하고, 그런 거 없이는 후진국으로 넘어가는 입장이니까, 학생들이 더 첨단과학기술을 습득하고 연마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그런 뜻”이라고 덧붙였다.‘주 120시간 노동’ ‘돈 없는 사람은 불량식품’ 윤석열 후보는 이전에도 노동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제 시행에 예외조항을 두자고 토로하더라.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 120시간은 주 5일 근무인 경우 잠도 못 자고 매일 24시간을 일해야 하며 주 7일 근무라 하더라도 매일 6~7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일해야 하는 수준이다. 현재도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주 120시간? 하루 24시간 꼬박 5일을 잠 안 자고 일해야 가능한 시간이다.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윤 전 총장의) 비뚤어진 노동 관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시려는 것 같다.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윤석열 후보는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먹어서 병에 걸려 죽는 식품이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충격”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유승민 후보는 “새로운 보수는 성장 뿐 아니라 복지와 분배도 추구해야 한다.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역시 “불량후보다운 불량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하면 대충 먹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을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尹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일” 또 설화

    尹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일” 또 설화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또다시 노동 관련 설화를 빚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차별적 인식과 왜곡된 노동관이 의심된다’, ‘친기업, 반노동 정서가 읽힌다’ 등 비판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위원장실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났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윤 전 총장과 김 위원장의 노동 관련 설전은 없었다. 그러나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안동대 학생들과의 간담회 중 “사실 임금의 큰 차이 없으면 비정규직, 정규직이 큰 차이 있겠느냐”, “특히 요새 젊은 사람들은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냐”, “사람이 손발 노동으로 해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제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의 문제 발언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당내외에서는 비판 성명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게 우리 청년들에게 할 말인가?”라면서 “평생 검찰공무원으로 살아서 청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어 “청년 앞에서 그런 말을 하려면 기득권을 비롯한 윗세대가 솔선수범하고 강성노조의 보호를 받는 정규직의 양보를 받아야지 그런 것 없이 청년들만 비정규직으로 메뚜기처럼 평생 이직하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청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막말 퍼레이드”라면서 “청년 일자리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과 현실 인식을 함께할 수 있는 후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입장문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향해 임금 격차를 없애려 노력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궁극적으로 없어질 것이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특히 ‘아프리카’ 발언에 대해서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단순 노동으로 과거 가발 만들어서 60년대에 수출했고 그 산업이 중국·인도·아프리카 순으로 넘어가지 않았느냐, 양질의 일자리, 고소득의 일자리라는 것은 결국 높은 숙련도와 기술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첨단 과학기술을 더 습득하고 연마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홍서윤 청년대변인은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 수준을 가져서 되겠나”라면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권지웅 민주당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사람들 대부분은 기술을 강조하자고 육체 노동 전체를 비하하는 막말은 하지 않는다”면서 “일상의 ‘손발 노동’을 모욕한 윤 후보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尹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일” 또 설화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또다시 노동 관련 설화를 빚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났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안동대 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강성 노조가 과도하게 정치 집단화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놨기 때문에 그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됐다. 앞서 윤 전 총장은 대학생들의 어려움을 공감한다는 취지로 “기성세대는 직장 사수를 위해 노조, 노총을 통해 정치권과 협상하며 조직화하지만 청년 세대는 정치적 조직화가 안 돼 있어서 아무리 공정을 외치고 그룹화해도 일자리는 안 돌아온다”면서 “기업이 뽑고 싶어도 노조가 못 뽑게 하면 어떡하냐”고 했다. 안동대 간담회에서 나온 윤 전 총장의 다른 발언들을 두고도 ‘차별적 인식과 왜곡된 노동관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사실 임금의 큰 차이 없으면 비정규직, 정규직이 큰 차이 있겠느냐”, “특히 요새 젊은 사람들은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냐”, “사람이 손발 노동으로 해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제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이게 우리 청년들에게 할 말인가”라면서 “평생 검찰공무원으로 살아서 청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런 말을 하려면 기득권을 비롯한 윗세대가 솔선수범하고 강성 노조의 보호를 받는 정규직의 양보를 받아야지 그런 것 없이 청년들만 비정규직으로 메뚜기처럼 평생 이직하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입장문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향해 임금 격차를 없애려 노력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궁극적으로 없어질 것이라는 취지”라면서 “청년들의 선호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구분이 의미 없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윤석열의 가장 큰 적은 윤석열 자신”이라는 반응이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인지, 감수성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릇된 노동관으로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하겠나” 등의 지적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 유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의 빈소에 조문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면담한 뒤 서울대 학생들과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 尹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일” 또 설화

    尹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일” 또 설화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또다시 노동 관련 설화를 빚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차별적 인식과 왜곡된 노동관이 의심된다’, ‘친기업, 반노동 정서가 읽힌다’ 등 비판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윤 전 총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위원장실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를 만났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윤 전 총장과 김 위원장의 노동 관련 설전은 없었다. 그러나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안동대학교 학생들과 간담회 중 “사실 임금의 큰 차이 없으면 비정규직, 정규직이 큰 차이 있겠느냐”, “특히 요새 젊은 사람들은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냐”, “사람이 손발 노동으로 해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제 인도도 안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 등의 문제 발언을 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당내외에서는 비판 성명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게 우리 청년들에게 할 말인가?”라면서 “평생 검찰공무원으로 살아서 청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어 “청년 앞에서 그런 말을 하려면 기득권을 비롯한 윗세대가 솔선수범하고 강성노조의 보호를 받는 정규직의 양보를 받아야지 그런 것 없이 청년들만 비정규직으로 메뚜기처럼 평생 이직하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청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막말 퍼레이드”라면서 “청년 일자리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과 현실 인식을 함께할 수 있는 후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입장문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향해 임금 격차를 없애려 노력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궁극적으로 없어질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프리카’ 발언에 대해서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단순 노동으로 과거 가발 만들어서 60년대에 수출했고 그 산업이 중국·인도·아프리카 순으로 넘어가지 않았느냐, 양질의 일자리, 고소득의 일자리라는 것은 결국 높은 숙련도와 기술로 무장돼있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첨단 과학기술을 더 습득하고 연마하는게 좋지 않겠냐는 뜻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홍서윤 청년대변인은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 직업을 계급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 인식 수준을 가져서 되겠나”라면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사람들 대부분은 기술을 강조하자고 육체 노동 전체를 비하하는 막말은 하지 않는다”면서 “일상의 ‘손발 노동’을 모욕한 윤 후보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무차별 폐점 멈춰라” 홈플러스, 추석 대목 총파업 예고

    “무차별 폐점 멈춰라” 홈플러스, 추석 대목 총파업 예고

    대형마트 홈플러스 노동자 수천명이 추석 연휴 기간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무차별적인 영업점 폐점을 중단하고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는 게 요구사항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전국 80여개 홈플러스 매장에서 조합원 35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홈플러스 본사가 영업이익을 내는 매장까지 무차별 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에 있는 홈플러스 탄방점은 지난 2월 폐점됐고 홈플러스 둔산점은 올해 12월까지만 영업한다. 대전의 홈플러스 동대전점은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경기 지역에 있는 홈플러스 안산점은 올해 11월 폐점을 앞뒀다. 부산에 있는 홈플러스 가야점도 폐점 대상이다. 폐점이 이어지면서 직영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 온라인 배송기사 등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0만명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여성들이 대부분인 조합원들은 지난 2년 가까이 투쟁하는 동안 집단 삭발까지 하며 정부와 국회에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폐점 중단을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점포 매각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에서 제시한 핵심 요구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폐점·매각 중단 및 고용 안정 협약 체결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 인상 △근속연수에 따른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 △강제 전환배치 개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 주5일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교섭이 1년 넘게 진행됐지만 요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홈플러스지부의 김영준 교육선전국장은 “어떤 매장에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떤 매장에서는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또 어떤 매장에서는 근속연수가 높다는 이유로 특정 직원이 연고가 전혀 없는 매장에 배치된다. 또 일부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노동환경이 열악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배치되기도 한다”면서 “최소한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배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경남도, 5년간 노동정책 밑그림 확정

    경남도, 5년간 노동정책 밑그림 확정

    앞으로 5년간 경남도 노동정책 밑그림이 될 ‘경상남도 노동정책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경남도는 지역 노동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상남도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14일 밝혔다.경남도가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노동정책 기본계획은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관된 노동정책의 특성을 고려해 노·사·민·정이 함께 노력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경남도는 노동계를 비롯한 모두가 공감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노동계와 관련 전문가 등으로 부터 의견을 듣고 적극 반영했다고 밝혔다. 노동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 보고회를 3차례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이어 도 관련부서와 한국노동 경남본부,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경영자총연합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충된 의견을 조율해 계획안을 마련한 뒤 노동분야 전문가 및 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경상남도 노동자권익보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기본계획 정책은 ‘노동자가 행복한 경상남도’를 비전으로 삼고, 취약노동자 권익 보호, 좋은 일자리와 노동복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노동기본권 보장, 노사정 거버넌스 구축 등 5대 정책목표를 뒀다. 정책목표 아래에는 21개 분야에 44개 세부 정책과제를 담았다. 취약노동자 고충 해소와 권익보호를 위한 과제, 여성 노동자의 고충 파악과 해결방안 지원을 위한 여성 노동자 권리지킴상담소 운영, 필수 노동자를 위한 돌봄노동자 지원센터 운영,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지원사업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산업재해 예방과 자율 개선 유도를 위해 노동안전 보건 지킴이단을 운영하고,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사 대등한 관계 형성을 위해 취약노동자 조직화도 지원한다. 생활임금 점진적 확대 적용과 고용불안정 보상수당 도입, 도와 노동현장을 연결하는 중간 지원조직인 경상남도 노동권익센터 설립 등의 과제도 포함됐다. 경남도는 노동정책 기본계획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5년간 26개 신규사업에 최소 118억원, 18개 계속사업에 5118억원 등 모두 523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5년간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추진사항을 매년 평가해 사회적 여건과 정책 환경에 맞게 계속 보완할 방침이다. 김희용 경남도 일자리경제국장은 “노동정책 기본계획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다양한 노동 현안 해결을 위한 과제에서부터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담았다”며 “중앙정부, 시·군, 공공기관 등과 긴밀히 협조해 정책을 연계·보완해 노동존중 사회로 한 걸음씩 나가겠다”고 말했다.
  • 박태희 경기도의원 “경기 북부 의료서비스 차별 개선해야”

    박태희 경기도의원 “경기 북부 의료서비스 차별 개선해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박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1)은 2일 제354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하천·계곡의 불법 시설물 제거의 실효성 확보, 보편적 복지정책 추진상황, 맞춤형 돌봄 및 지원정책, 필수노동자 지원대책, 경기 북부지역의 공공의료서비스 확충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우선 박태희 의원은 2019년부터 경기도가 추진한 하천·계곡 정비사업 성과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경기도 하천·계곡 지킴이에게 단속 권한을 부여하고, 하천 점용료 체납자에 대해 점용허가를 취소하는 등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현행 복지제도는 보편적이기 보다는 선별적이다보니 가계와 개인을 적기에 구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사회적약자와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위해 경기도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질의했다. 아울러 보육현장 및 수요자 중심의 공공보육을 확충하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6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인용하며 필수노동자의 노동 가치와 그에 맞는 대우가 미진해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고자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경기도 필수노동자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필수노동자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등의 정책을 추진 중인지 질의했다. 끝으로 경기도 내 5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경기 남부 지역에 있고 북부지역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부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병원 설립 계획도 질의했다.
  • 공무직 노동자 육아휴직·출장비 등 차별 없앤다

    직명 없이 ‘아저씨, 아줌마, 여사님’으로 불리며 차별받아 온 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인사관리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공무직 노동자의 임금·수당 기준은 실태 조사를 거쳐 내년에 결정된다. 공무직위원회는 31일 위원장인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의 주재로 3차 회의를 열어 공무직 인사관리 가이드라인과 임금·수당 기준 마련 계획 등을 확정했다. 1년여간 정부와 노동계가 논의한 끝에 도출한 합의안이다. 공무직 노동자는 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라 파견·용역 등에서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노동자로 40만명에 달한다. 애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정규직 전환이었지만 정책의 취지가 무색하게 낮은 인식과 차별적 처우를 받아 왔다. 인사관리 가이드라인은 우선 ‘아저씨, 아줌마’와 같은 속인적 호칭 대신 직무 특성을 반영한 적절한 호칭을 정해 부르도록 했다. 또 직장 어린이집과 휴양시설, 식당 등 편의·복지시설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 자격과 요건을 정비하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범위에서 사내 인트라넷 등 내부 정보망 접근 권한도 부여하도록 했다. 육아휴직, 배우자 유·사산 휴가, 경조사 등도 기존 일반근로자와 동일하게 적용한다. 아울러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출장비, 특근매식비 등도 차별 없이 지급하도록 했다. 임금·수당에 대해서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맞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한다는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전문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연말까지 합리적 임금·수당 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공무직 임금 기준을 논의하기로 했다.
  • [단독] 지자체 10곳 중 6곳은 ‘생활임금’ 도입 안 해

    [단독] 지자체 10곳 중 6곳은 ‘생활임금’ 도입 안 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10곳 중 6곳이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적용하는 ‘생활임금’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임금은 물가인상률과 주거·교육·교통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최저임금보다 평균 17% 정도 높다. 최저임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자리잡기까지 지자체의 재정 부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시)이 29일 전국 생활임금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국 243개 광역시·도 및 기초지자체 중 생활임금을 운영 중인 곳은 105곳(43%)이다. 생활임금은 지자체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 출연·출자 기관 노동자, 위탁 및 용역 노동자 등에 적용되는 임금이다. 생활임금은 2013년 서울 성북구와 노원구에서 최초로 도입한 뒤 전국으로 확산됐다. 광역지자체 중 대구·경북은 도입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각 광역·기초지자체 공무원의 보수와 수당은 지역과 관계없이 같지만, 출연기관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에 차별이 있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활임금이 도입된 지자체 간에도 각 재정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된 지자체 105곳의 생활임금 평균액은 1만 196원으로 최저임금(8720원) 대비 116.9%다.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서울로 1만 702원(최저임금 대비 123%)이며, 가장 낮은 곳은 전북 익산으로 9050원(104.0%)이다. 같은 경기도라고 해도 성남·부천시는 각각 1만 500원으로 비교적 높은 반면, 가평·양평군은 9370원으로 편차가 컸다. 재정자립도가 17.7%인 전북 군산(9420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방재정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보니 생활임금 도입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신 의원은 “생활임금 기본법을 제정해 전국 지자체 소속 근로자에게 최대한 균일한 수준의 생활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한시적이라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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