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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뒤늦은 경제상황 인식, 국내외 평가 새겨들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기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 발언에서 벗어나 경제의 어려움을 인정한 발언이다. 다만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린 점이 아쉽다.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경제에 부담이 된 정책을 펼친 원인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1%로 미국(2.4%)보다 낮을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20조 5802억 달러로 한국(1조 7209억 달러)의 12배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9%로 한국(2.7%)보다 높다. 규모가 한참 작은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미국 경제보다 덜 성장하는 상황은 한국 경제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낮은 경제성장률은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어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2단계 올라 141개국 중 13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12개 평가항목 중 기업활력과 노동시장이 지난해보다 각각 3단계 떨어졌다. 특히 정부 규제가 기업활동에 초래하는 부담은 지난해 79위로 낮았는데 올해 87위로 더 떨어졌다. 정부 정책 안정성(76위), 규제 개혁에 관한 법률적 구조의 효율성(67위) 등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규제혁신을 주장해왔고,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구호에 그쳤다는 평가다. 노사 관계에 있어서의 협력, 고용 및 해고 관행 등 국제기구가 늘 지적해왔던 노동시장의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외부 탓만 하지 말고 규제 등 정책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대통령이 경제계의 고충을 듣고 주 52시간 근로제의 50인 이상 기업 확대 시행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지시한 것처럼 주요 정책에 대한 보완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국내외 평가를 새겨들어야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다.
  • 모든 특고 산재보험 자동 가입?… 사업주 강압 탓 제외 신청 빈발

    모든 특고 산재보험 자동 가입?… 사업주 강압 탓 제외 신청 빈발

    정부와 여당이 지난 7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1인 자영업자에 대한 산업재해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원 대책도 없이 보험 적용을 확대해서 산재보험기금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산재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영계와는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강행한다는 비판도 있다. 9일 산재보험 적용 확대를 둘러싼 몇 가지 논란을 짚어봤다.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전액을 부담한다? “일반 노동자의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전액을 부담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특고는 다르다. 이른바 ‘전속성’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보험료를 낸다. 특고 노동자의 총소득 또는 근로시간 절반을 특정 사업주에 의존하고 있을 때 해당 사업주가 전속성을 가지는 사용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포함되는 모든 특고 노동자가 산재보험에 자동으로 가입된다? “사실이 아니다. 당정은 이번 조치에서 방문판매원 등 27만 4000명의 특고 노동자를 추가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자동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에 앞서 이미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던 퀵서비스 배달원 등 9개 직종 47만명 노동자 중에서도 극소수만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아왔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특고 노동자 산재보험 평균 가입률은 11.2%에 그쳤다. 저임금으로 생계가 어려운 특고 노동자들이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거나 사업주의 강압으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가입률을 높이고자 특고 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한시적으로(1년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 확대로 보험료가 오른다? “정부는 ‘일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입 범위 확대로 새로운 수입보다는 지출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특고 노동자 범위 확대로 연간 256억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징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라 지출되는 금액은 연간 430억원으로 1년 동안 160억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산재보험 적립금 누계액은 17조 8000억원이고 매년 기금운용수익으로 1조원 이상이 추가로 적립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는 특고 노동자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인 만큼 무조건 고정된 보험료율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는 특고 노동자 규모는 74만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내 전체 특고 노동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큰 166만~221만명 수준이다.” -사용자가 여러 명인 특고가 다쳤을 때 책임 소재는. “일단 보험료는 특고 노동자의 전속성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주가 내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해당 사업주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산재보험에 가입한 특고 노동자는 보험료를 낸 사업주의 사업장이 아닌 곳에서 다쳐도 보상을 받는다. 다만 이럴 때에는 전속 사업주의 개별실적요율에 반영하지 않도록 돼 있어 사업주가 내는 보험료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경영계 의견을 듣지 않고 시행령 개정을 강행한다? “정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말이 엇갈린다. 고용부는 경총과 양대 노총까지 모여서 두 차례 실무협의를 개최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총은 정부가 경영계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률 개정사항은 아니지만 노사 이견이 치열한 만큼 정부도 입법예고 기간 경영계 등의 의견을 형식적으로 접수한 뒤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일할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 ‘공정임금제’ 대선 공약 지켜야”

    “일할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 ‘공정임금제’ 대선 공약 지켜야”

    학교비정규직 등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토론“10년 지나도 월급 정규직의 64%수준허울뿐인 정규직화… 임금 등 차별 여전”“학교 비정규직들은 파업을 하지 않으면 임금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매년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임금 차별 현황과 해소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정훈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현재 진행중인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투쟁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7월 총파업 이후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이날 토론회는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차별 실태를 알리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김종훈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렸다. 학교 비정규직과 정부행정기관 무기계약직, 코레일 자회사 소속 무기계약직 노조가 참석해 각 사업장의 실태를 공유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은 사실상 ‘오래 쓰는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이 아닌 ‘중규직’ 혹은 ‘반규직’일 뿐, 차별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실장은 “학교 비정규직은 10년차 기준 임금이 정규직의 평균 64%로 파악됐다”면서 “근속수당 차별로 근속을 할수록 오히려 임금 격차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약속한 공정임금제를 도입해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중앙행정기관 소속 4만명의 공무직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봉근 공공연대노조 정책국장은 “공무직들은 정규직과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는데 명확한 임금 규정이 없다”며 “정규직 공무원이 되고 싶으면 투쟁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들어오라는 여론도 있는데, 우리 요구는 정규직 공무원이 되겠다는 게 아니라 부당한 차별을 없애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레일의 자회사로 광역 철도업무, 여객 철도 역무, 콜센터 업무 등을 맡고 있는 코레일네트웍스의 서재유 지부장은 “코레일네트웍스의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들은 2017년 기준 코레일 정규직의 41%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근속 수당이 거의 없어 연차가 높을수록 임금이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무기계약직 임금차별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모든 구성원에 대한 직무 평가를 통해 임금 등급과 격차를 객관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무기계약직은 임금과 복리후생에서는 비정규직”이라면서 “급식비, 명절 휴가비 등 복리후생비에서 차별은 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은, 최저임금 보고서 수정 논란…이주열 “조작 있을 수 없어”

    한은, 최저임금 보고서 수정 논란…이주열 “조작 있을 수 없어”

    한국은행이 지난해 최저임금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시사한 내용 일부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8일 제기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보고서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연구진이 최종적으로 작성했던 보고서에는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근로시간 및 근로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해가면서 인상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발표된 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은 “우리 경제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줘야 할 한은이 오히려 보고서에 손을 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보고서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저자 동의 없이 보고서 내용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총재는 “연구의 분석기간이 2010~2016년까지인데 이를 토대로 이후에 이뤄진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점을 외부 심사위원이 제기했다”며 “이 부분을 원 저자와 협의해서 최종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춘향의 남자 흔적 따라가 보니… 그들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네

    경북 봉화에 기존 춘향전과 사뭇 다른 버전의 춘향 이야기가 담긴 문화재가 있습니다. 물야면의 계서당이 그곳입니다. 고택의 옛 주인은 성이성입니다.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인물입니다. 그의 삶을 되짚어 올라가면 춘향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춘향전 프리퀄’(오리지널의 과거 이야기)쯤 되려나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말은 다릅니다. 소설과 현실의 차가운 괴리를 여기서 봅니다. 폭설을 뚫고 광한루로 간 어사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만든 ‘소년 시절의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초로의 나이가 돼서야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에게 전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춘향의 남자를 찾아 경북 봉화와 영주로 갑니다.●“이몽룡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 성이성” 여정을 떠나기 전에 알아 둘 것이 있다. ‘춘향전 프리퀄’이라 할 성이성(成以性·1595∼1664) 이야기는 온통 정황증거들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는 ‘기록에 근거한 추정’이 거의 전부다. 그 기록 중엔 성이성 본인이 남긴 것도 있고, 후손이 남긴 것도 있다. 기록은 ‘전북 남원에서의 일’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지 않다. 정인과의 일들에 대해 완곡하게 드러내고는 있지만 겨우 한두 줄에 그친다. 사대부가 가져서는 안 될 감정의 일단이라고 생각했을지, 혹은 당대의 터부가 작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이같은 정황증거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다. ‘춘향전 프리퀄’의 발단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이몽룡의 실제 모델은 경북 봉화의 성이성이며 춘향전은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 소설의 효시”라는 요지의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춘향전의 실제 작가가 성이성의 글공부 선생이었던 조경남(1570~1641)이란 주장 등이 덧붙여지며 ‘이몽룡=성이성’설이 일정 부분 사실(史實)처럼 굳어져 가는 형국이다.봉화 물야면은 우리나라 오지를 상징하는 ‘BYC’(봉화, 영양, 청송) 중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성이성의 호를 딴 계서종택(중요민속자료 171호)이 있다. 성이성이 기거했을 사랑채의 당호 ‘계서당’으로 더 흔히 불리는 집이다. 붉게 익은 사과나무 너머로 ‘ㅁ’자형 구조의 옛집이 고풍스럽게 앉아 있다. 팔작지붕의 계서당 옆은 사당이다. 성이성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 사당 오른쪽 텃밭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가로로 길게 누웠다. 성이성과 함께 성장했다는 ‘이몽룡 소나무’다. 굵기는 가늘어도 수령이 5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고택 마루에 걸터앉아 성이성의 프로필을 살핀다. 성이성은 선조 28년인 1595년 현 경북 영주시 동면 문단리 외가에서 태어났다. 성이성의 13대 손 성기호(78)씨는 “외가 창고에 있던 뱀바위를 끌어안고 아기를 낳으면 큰 인물이 된다는 당시 믿음에 따라 어머니 예안 김씨가 바위를 붙잡고 출산한 분이 성이성”이라고 했다. 성이성은 남원부사를 제수받은 아버지를 따라 12세 때인 1607년(선조 40년) 전북 남원으로 간 뒤 1611년(광해 3년) 광주로 옮겨 가기까지 5년 가까이 남원에서 살았다. 이팔청춘의 팔팔했던 시절을 남원에서 보낸 셈이다.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바로 이 시기에 벌어진다. 성씨 문중에서 성이성을 춘향전과 연결짓는 것을 내심 꺼려하는 것도 바로 이 ‘사건’ 때문이다. 성이성은 당대의 대표적인 청백리 중 한 명이다. 한데 공부도 안 하고 주색잡기에 빠진 인물로 묘사되는 것을 후손들이 반길 리 없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뒤 고향 봉화로 돌아온 성이성은 32세(1627)에 문과에 급제했고 44세 때인 1639년에 마침내 호남 암행어사를 제수받아 남원에 ‘출두’했다. 정인을 남겨 두고 남원을 떠난 지 28년 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때 그가 남긴 일기는 남아 있지 않다. 정작 ‘춘향전 프리퀄’의 모티브가 된 건 성이성이 52세 되던 1647년 두 번째 호남 암행에 나서 첫 번째 암행을 회상하며 기록한 일기였다. 성이성의 일기를 바탕으로 후손들이 펴낸 ‘계서선생일고’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52세에 해후했던 늙은 기녀와 옛 스승 “12월 초하루 아침 어스름에 길을 나서니 채 10리가 못 되어 남원 땅이다. 오후에는 눈바람이 크게 일어 지척이 분간되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광한루에 도착했다. 노기(老妓) 여진(女眞)과 노리(老吏) 강경남이 와서 절했다. 날이 저물어 누각 난간에 나가 앉으니, 흰 눈빛이 들에 가득 차고 대숲이 모두 흰색이었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며 밤 깊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성이성이 전전반측의 밤을 보내게 한 “소년 시절의 일”이란 과연 뭘까. 그리고 늙은 기생 여진은 누구였을까. 어사가 돼 첫 번째로 남원을 찾았던 그날 밤 성이성은 어지러운 심경의 일단을 ‘조선의 셰익스피어’ 조경남에게 털어놓는다. 이어지는 일기에 그 단초가 나온다.“원천부사 송홍주가 나와 조진사 경남댁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조진사는 내가 어릴 때 송림사에서 공부를 가르쳐 주던 분이다. 기묘년 역시 암행으로 이곳을 지날 때 진사가 살아 있어 광한루에서 같이 자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제는 이미 그가 몰(沒)하고 없고….” 당시 성이성과 조경남이 밤새 나눴던 정담의 내용은 뭘까. 필경 이때 나눈 정담이 훗날 춘향전의 모티브가 됐을 것이다. 춘향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암행어사 출두 장면’은 성이성의 4대 손 성섭의 ‘필원산어’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성이성이 지은 한시는 춘향전 속 이몽룡이 지은 시와 정확히 일치한다. “독에 든 아름다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소반 위의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진다.” 이제 ‘춘향전 그 후’ 이야기. 해피엔딩이었던 소설과 달리 실제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새드엔딩이었을 거란 견해가 대부분이다. 관기로서의 삶을 거부하다 끝내 고을 수령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거란 것이다. 후손의 증언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성이성은 광주로 간 뒤 1년여 만에 봉화로 돌아왔다. 봉화 금씨란 여성과 결혼도 했다. 하지만 성이성의 문집 어디에서도 남원에서 만난 여인을 데려왔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습속에 비춰 보면 성혼도 하지 않고, 과거도 치르지 않은 유생이 아버지 부임지에서 만난 여인을 결혼 상대자라며 데리고 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요즘이라면 물론 다를 수 있었겠지만. 지금 봉화에 남은 성이성의 흔적은 달랑 집 한 채 뿐이다. 하지만 유품은 무려 700여점에 달한다. 임금이 내린 어사화와 어사출두 때 썼던 얼굴가리개인 사선(紗扇), 계서선생문집 등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성기호씨의 기탁을 받아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하고 있다. 다만 수장고에 있어 일반 관람은 어렵고 특별 전시 때나 만나 볼 수 있다. 이웃한 영주시 이산면의 계서정도 둘러볼 만하다. 성이성이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이야 계서당이 있는 봉화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모두 순흥 지역에 속했을 것이다. 영주시가 계서정 주변에 ‘이몽룡 인문학 둘레길’을 조성해 뒀다. 계서정과 성이성 묘를 잇는 1㎞ 남짓한 둘레길이다.●인근 명소 백두대간수목원·만산고택·축서사 봉화와 영주 여정에서 들러야 할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름 그대로 백두대간에 터를 잡은 수목원이다. 그만큼 수목원의 규모가 ‘어마무시’하다. 수십 헥타르에 달한다는 전체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다. 호랑이들이 살고 있는 방사장 규모만 축구장 일곱 개 크기이고, 트램을 타거나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면적은 어지간한 대학의 캠퍼스보다 넓다. 호랑이숲에는 현재 5마리 호랑이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암컷 한청(14세)과 수컷 우리(8세) 등 두 마리만 방사장에서 볼 수 있다.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해야 영역 순찰 등에 나서는 녀석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수목원은 규모만 너른 게 아니다. 고산식물원, 야생화 언덕 등 볼거리도 빼곡하다. 시드 볼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지구상 식물종의 절멸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식물을 위한 방주’다. 세계 각국의 식물 씨앗을 보관하고 있다. 북극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수목원은 오는 13일까지 ‘봉자페스티벌’을 연다. 구절초, 감국 등 다양한 가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춘양면 쪽엔 한수정, 권진사댁 등 고풍스런 옛집이 여럿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이름난 집은 만산고택이다. 조선 말 문신이었던 만산 강용이 지은 이래 130여년 동안 후손들이 계속 살고 있는 고택이다. 전형적인 조선 사대부집으로 행랑채와 솟을대문, 사랑채, 안채 등이 있고, 담장으로 분리된 후원과 칠류헌 등도 빼어나다. 물야면의 축서사는 ‘독수리가 사는 절집’이란 뜻의 사찰이다. ‘독수리 축(鷲)’ 자에 ‘살 서(棲)’ 자를 쓴다. 절집 뜨락에서 맞는 소백산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112개의 진신사리가 담겼다는 오층석탑, 보광전 비로자나불좌상 등 볼거리도 많다. 글 사진 봉화·영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4시간 편리한 온라인 쇼핑·배달…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다

    24시간 편리한 온라인 쇼핑·배달… 경제·사회 구조를 바꾸다

    저물가에 내수 부진으로 디플레이션(경기가 침체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으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쇼핑 활성화로 쇼핑패턴과 산업구조가 변하는 ‘아마존 효과’가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쏠림이 심한 편인 우리 사회에서 아마존 효과는 유통업체를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과 필요한 대책 등을 짚어 봤다.●소비자물가 끌어내리는 온라인쇼핑 저지방우유 1ℓ가 이마트 자사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품은 1880원이지만 같은 용량의 서울우유를 킴스클럽 강남점에서 사면 2690원이다. 둘 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다. 맛에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면 PB 제품을 산다. 가격 차이가 810원이다. CJ햇반(210g)을 온라인으로 12개 한 박스 사면 하나당 915원이다. 온라인 주문하면 배달해 주니 무게감은 문제가 안 된다. 지방 소도시 동네 슈퍼에서 어쩌다 한 개를 사면 1200원이 넘는다. 온라인쇼핑으로 최저가 비교가 쉬워진 데다 급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온라인으로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밤중에 대신 쇼핑을 해서 배달해 주는 새벽배송도 있다. 이동이나 운반의 필요성이 없는 편리함, 간편결제시스템의 활성화 등까지 더해져 온라인쇼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에 개인이 신용카드로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에서 결제한 비용은 하루 평균 2464억원으로 종합소매(2203억원)를 처음 웃돌았다. 특히 해외직구 금액은 올 상반기 15억 8000만 달러(약 1조 90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늘었다. 같은 기간의 전체 수입액은 4% 줄어든 것과 다른 양상이다. 온라인쇼핑 확산은 소비자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거래 확대로 2014∼2017년 연평균 0.2% 포인트 내외의 근원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 온라인상품 판매 비중이 1% 포인트 오르면 그해 상품물가 상승률이 0.08∼0.1%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직구는 거대한 소비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국내외 가격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최대 2% 포인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도 있다(한은 경제연구원 ‘해외직구에 따른 대응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 정부와 한은이 지난 8월 0.0%, 지난 9월 -0.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경기침체와 맞물려 늘어나는 상가 공실률 온라인쇼핑 활성화는 매장의 존재와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제품의 체험이나 비교가 가능한 큰 매장, 집 근처에 있어 당장 필요한 수요를 충족해 줄 수 있는 편의점, 특정 분야 제품만 집중해 파는 편집숍 등은 늘어나지만 과거에 종종 보던 골목가게, 전통시장 등 소규모 소매점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이강배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한은 경제연구원 계간지에 기고한 ‘온라인거래의 증가가 지역 소매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거래액이 100억원 늘면 소매업체는 8.2개 줄어든다. 반면 음식점은 온라인거래액이 100억원 늘면 9.5개 늘어난다. 배달앱의 발달로 조리 공간만으로 음식점을 차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가능해진 공유주방으로 음식점 창업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는 지난 4월 미국 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 16%에서 2026년 25%로 높아진다면 음식점을 제외한 소매상점 7만 5000개가 폐업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온라인 비중이 1% 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재래식 상점이 8000~8500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류, 전자제품, 가정용품, 식료품 등이 주요 타격을 입는 업종으로 지목됐다. 미국도 올 2월 온라인쇼핑이 일반 상품가게 매출액을 앞질렀다. 온라인쇼핑이 소매점을 대체하면서 경제침체와 맞물려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3%, 2분기는 11.5%다. 소규모 매장 공실률도 같은 기간 5.3%에서 5.5%로 올랐다. 공실률 조사는 2002년부터 시작돼 2010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9년 등 표본을 꾸준히 늘리고 조사주기를 줄여 왔기 때문에 시계열적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1% 수준으로 가장 높았던 시기는 금융위기 전후였던 2007~2009년이다. 상가 공실률은 높아졌지만 배달 일자리는 늘어난다. 대형마트처럼 회사에 고용되거나 1인 자영업자거나 배달계약을 맺은 업체의 하청 노동자, 쿠팡플렉스·배민커넥트 등 해당 플랫폼에 등록하고 일하는 플랫폼경제종사자 등 종사상 지위가 다양하다. 산업별로는 운수 및 창고업에 해당하는데 올 들어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도소매업 취업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선진국들은 새로운 형태인 플랫폼경제종사자를 정의하고 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이 표준적 고용 관계가 아니라 위탁·수탁계약 또는 계약 없이 단속적으로 일하면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배달은 물론 대리운전, 청소 등 플랫폼경제종사자를 표본조사해 올 2월 발표한 ‘플랫폼경제종사자 규모 추정’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의 1.7~2.0%가 플랫폼경제에 종사한다. 이를 전체 취업자 수에 대비하면 47만~54만명 수준이다. 특히 플랫폼경제종사자의 46.3%가 부업으로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非)플랫폼경제종사자의 경우 부업이라는 응답이 6.4%였다. 성별로는 남성(66.7%)이 여성(33.3%)보다 많았다.●온라인배달이 낳은 고용·지역 차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 2535억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21.4% 늘었고, 이 중 음식서비스가 83.9% 증가했다. 음식배달 등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겠지만 종사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미흡하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플랫폼경제종사자는 고용 안정성이 낮고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직장인이 부업으로 일하다 사고가 날 경우 이를 보험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의 분쟁도 발생할 여지가 크다. 온라인 주문과 배달이 쉬운 소비자는 그렇지 못한 소비자보다 디지털 기술 습득이나 소득 등에서 우위에 있다. 새벽배송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생활필수품을 살 때 상대적 부자보다 더 많은 돈을 내는 구조다. 온라인으로 그런 가격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유통구조 혁신 등을 통해 가격을 일정 부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라인쇼핑에 밀리면서 적자구조로 돌아서는 대형마트, 더욱 어려워지는 전통시장 등을 살펴 유통업체의 규제 전반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한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은 “과거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구도로 바뀌었다”며 “전통시장에 대해 유통산업의 범주가 아니라 관광, 지역개발 차원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ark3@seoul.co.kr
  • 서울대 학생식당에 4일부터 ‘밥 냄새’

    서울대 학생 식당이 다시 문을 연다. 노동 환경 및 처우 개선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노조원들은 지난달 30일 자정을 기해 파업을 철회하고 2일부터 다시 출근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 교내 식당 5곳과 카페 5곳은 청소, 식자재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4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지난달 19일 부분적으로 파업을 시작한 뒤 보름 만에 정상화되는 셈이다. 서울대 내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전 매장 휴게 시간 1시간 보장 ▲휴게·샤워시설 개선 ▲기본급 3% 인상 ▲1호봉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는 등 호봉체계 개선 ▲명절휴가비 신설 등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학내 식당과 카페 등이 문닫은 사이 라면과 빵, 삼각김밥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생존을 위해 나섰던 파업이지만 노조원들은 “마음 한쪽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식당 조리원으로 일하는 박승미(51·여)씨도 “지나가면서 응원해준 학생들 덕분에 힘내서 파업했다”면서 “돌아가면 맛있는 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19일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하루만 파업하려고 했지만 생협 사용자 측이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자 같은 달 23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창수 부지부장은 “파업은 끝냈지만 노동 환경 개선 등 사용자 측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한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잇단 문제 제기로 서울대 내 노동 환경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관 앞에서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임민형 분회장이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학교가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해줬지만 임금과 노동 조건은 예전보다 못하다”며 8일째 단식 천막 농성 중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뾰족수 없는 존슨의 노딜 브렉시트 ‘꼼수’

    EU엔 “브렉시트 연기 불허 합의를” 서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한 전 마지막 EU 정상회의를 보름여 앞두고,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은 사실상 협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 측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 ‘안전장치’(백스톱)의 대안을 마련해 EU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아일랜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존슨 측의 대안은 국경에서 8~16㎞ 떨어진 양쪽 지역에 각각 통관 수속 시설을 설치하고 물품의 이동을 추적하는 전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가디언에 따르면 당초 존슨 총리는 국경에 어떤 시설도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대안은 엄격한 국경 시설을 단지 국경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부총리는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면서 “영국 측에 진지한 제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 측은 앞서 브렉시트 연기를 막기 위해 준비한 ‘사보타주’(의도적인 태업) 계획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처리된 ‘노딜 방지법’에 따라 협상안을 제출하면서, EU에 별도의 서한을 보낸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원치 않으며, 추가 연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회원국의 약속이 합의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존슨 총리의 개인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다. EU가 영국의 안전장치 대안을 받아들이거나, 브렉시트 연기를 불허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한편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노딜 브렉시트 충격에 대비해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협력해 대응책을 준비해 둔 상태”라면서 “또 5년간 생활임금을 시간당 10.5파운드(약 1만 5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대생들 다시 따뜻한 밥 먹는다…학내 식당 노사 극적 합의

    서울대생들 다시 따뜻한 밥 먹는다…학내 식당 노사 극적 합의

    서울대 생협 노사, 휴게시간·시설·임금 등 처우 개선 합의2일 업무 복귀하면 4일 식당·카페 정상 운영될 전망식당 노동자, “맛있는 밥으로 불편 겪은 학생들에 보답”한동안 구내 식당이 문닫아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대 학생들이 다시 따뜻한 밥을 먹게 됐다. 식당과 카페 운영을 맡은 생활협동조합 노조와 사용자 측이 다퉈왔던 쟁점 사안을 두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1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노조원들은 지난 30일 자정을 기해 파업을 철회하고 2일부터 다시 출근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업 기간인 지난 23일부터 문을 닫았던 서울대 교내 식당 5곳나 카페 5곳은 청소, 식자재 준비 작업을 거쳐 4일부터 정상 운영된다. 생협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전매장 휴게시간 1시간 보장 ▲휴게·샤워시설 개선 ▲기본급 3% 인상 ▲1호봉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하는 등 호봉체계 개선 ▲명절휴가비 신설 등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학내 식당과 카페 등이 문닫은 사이 라면과 빵, 삼각김밥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 생존을 위해 나섰던 파업이지만 노조원들은 “마음 한켠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박승미(51·여)씨도 “지나가면서 응원해준 학생들 덕분에 힘내서 파업했다”면서 “돌아가면 맛있는 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이어진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19일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하루만 파업하려고 했지만 생협 사용자가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자 지난달 23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창수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부지부장은 “파업은 끝냈지만 노동 환경 개선 등 사용자 측이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한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잇단 농성으로 서울대 안 노동 환경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관 앞에서는 기계 전기 노동자가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학교가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해줬지만 임금과 노동 조건은 예전보다 못하다”면서 8일째 단식 천막 농성 중이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임민형 분회장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고 다른 조합원들이 하루씩 동참하고 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실업급여 최장 270일로… 지급액 수준도 10%P 인상

    실업자에게 생계 안정과 재취업을 지원하고자 지급하는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1일부터 최장 270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보험료율도 현행 1.3%에서 1.6%로 인상한다. 30일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고용보험법이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은 지금껏 90~240일이었지만 앞으로는 120~270일로 확대된다. 실업급여 지급액 수준도 높아진다. 개정법에 따라 급여액 수준은 실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의 60%다. 지금까지 같은 기간 평균임금의 50%에서 10% 포인트 인상된 것이다.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낮췄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늘리고 지급액 수준을 높인 점을 고려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노동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노동자의 실업급여 수급 요건도 완화된다. ‘실직 직전 18개월간 유급 근로일 180일 이상’의 현행 요건에서 ‘실직 직전 24개월간 유급 근로일 180일 이상’으로 개정됐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폐업 속출 vs 저임금 노동자 혜택… 美 뉴욕 ‘최저임금 1만 8000원’ 논란

    폐업 속출 vs 저임금 노동자 혜택… 美 뉴욕 ‘최저임금 1만 8000원’ 논란

    의회예산국 “2700만명 직·간접 혜택” 美정부, 최저임금 양면성 보완책 고민최저임금 1만원을 둘러싼 광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 8000원)를 전격 도입한 미국 뉴욕 등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미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6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11달러에서 2018년 말 15달러로 2년 만에 36%나 인상된 뉴욕의 식당과 편의점 등은 늘어난 인건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식당 주인은 폭스뉴스에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교대 근무와 초과 근무를 줄였다”면서 “또 앞으로 영업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 식당 확장 계획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퀸스상공회의소 토머스 그레흐 회장은 “최저임금법으로 인해 지난 9고개월 동안 폐업한 식당이나 옷가게 등이 늘었다”면서 “소기업들은 처음엔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 결국에는 폐업에 이른다. 이는 단지 높은 임대료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맨해튼의 기업이나 여행자는 높은 최저임금으로 인한 더 큰 비용을 낼 수 있지만 어려운 지역 주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는 명암이 모두 있다고 지적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이 감원이나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이 커 13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고자의 절반은 최저임금을 받는 10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혜택도 간과할 수 없다. CBO는 연방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된다면 1700만명이 직접 혜택을, 1000만명이 간접적 임금 인상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보비 스콧 하원 교육노동위 위원장은 “CBO의 최저임금 보고서가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이 그 어떤 잠재적 비용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또 뉴욕시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도 통계상의 실업률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큰 여파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시의 최저임금은 지난 2년 동안 세 번이나 올랐지만 실업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뉴욕주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뉴욕주의 실업률은 4%, 뉴욕시의 실업률은 4.3%로 1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법안을 지지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외에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이 많다”면서 “소상공인들은 높은 최저임금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5달러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득 불평등이 줄어든다”면서 “이것은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닌 인종, 성별, 급여 평등의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은 시간당 7달러 25센트인 연방 최저임금 인상에 나섰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지난 7월 중순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찬성 231 대 반대 199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이 현실화한다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방 최저임금이 오르게 된다.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인상을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백악관 역시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에 시달리는 많은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지만 소상공인 특히 식당과 옷가게 등 자영업자에게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도 최저임금의 양면성을 보완하는 대책 마련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는 부당해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방식을 직접 관리에서 위탁 관리로 바꾸면서 직접 고용하던 경비원들을 대량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입주자 의사를 모아 관리방식을 바꾸는 것이 절차적·실질적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근로자의 뜻을 거슬러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정리해고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아파트 관리의 특성 등을 이유로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에 긴박한 재정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설·전기 등 기타 관리업무를 맡은 40여명은 계속 직접 고용한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또 “자치 관리든 위탁 관리든 아파트 관리 방식을 꼭 획일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별 또는 업무 영역별로 구분해 두 방식을 병존케 하는 것도 가능하고 근로자의 사직이나 정년 등에 맞춰 점진적으로 위탁 관리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자회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 등으로 아파트 관리 방식을 위탁 관리로 변경하고 지난해 2월 경비원 약 1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 ‘방위비 분담금 6조’ 압박…무엇을 노리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 ‘방위비 분담금 6조’ 압박…무엇을 노리나

    2013년부터 전략자산 전개비용 요구2차례 협상에서 모두 무위로…근거 빈약‘인건비’ 내세워 전체 협상판 변화 전략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4~25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우리 정부에 50억 달러(한화 6조원)에 근접한 비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협상과 관련해 “우리의 예상을 넘는 얘기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벌써부터 협상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미 양국은 2013년 ‘9차 협상’에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각각 9200억원, 9320억원, 9441억원, 9507억원, 9602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시작된 ‘10차 협상’은 올 2월에야 마무리됐는데, 올해 1년 비용은 지난해보다 8.9%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렇게 매년 분담금을 100억원씩 증액하다 올해는 8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더 요구하더니 내년부터는 돌연 5조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이렇게 갑작스럽고 과도한 증액이 실제로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분석과 이전 협상 과정 등을 살펴보면 분담금이 6조원으로 껑충 뛸 가능성도, 미국의 요구대로 우리가 순순히 끌려갈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美 ‘전략자산 전개 비용’ 요구…이번이 3번째 협상 첫번째 쟁점은 ‘미군 작전 지원’ 항목 신설, 즉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냐입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B-1B·B-2A·B-52H 전략폭격기, 핵추진 잠수함, 항공모함 등 자국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략폭격기를 1회 운용하는데 1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비용부담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는 SMA 적용 범위를 벗어나 우리가 반박할 근거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은 미국이 최근 협상에서 이 내용을 새로 제안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첫 제안 시기는 9차 협상이 진행된 2013년입니다.당시 우리 정부는 “항모나 군사훈련은 ‘주둔비용’과는 다른 개념이고, 미군 인력이나 부대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을 취지로 하는 SMA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강력 반대했습니다. 또 “북핵 위협 대응은 주한미군 고유의 역할”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대응 방식은 올해 초 끝난 10차 협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미국은 이번에 좀 더 강한 압박을 하겠지만, 선례가 있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고려해 지난해 5월 F-22를 한반도에 전개한 뒤 공개적인 전략자산 전개를 거의 중단했고 한미연합훈련도 대폭 축소한 상태입니다. 전략자산 전개비용 주장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데다, 현재는 비용부담도 많지 않아 분담금 증액 핵심 근거로 제시하기엔 논리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인건비 부담 지워 자국 이익 극대화 전략 다음으로 양국이 가장 첨예하게 맞붙을 핵심 사안은 ‘미군 인건비’입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공개적으로 2조원 가량의 미군 인건비를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할 전망입니다. 현재 방위비 분담금은 ▲기지건설비 ▲군수지원비 ▲한국인력 임금 등 3개 항목만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원칙을 바꾸겠다는 겁니다. 미국은 왜 이 문제를 꺼냈을까.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군은 관세와 내국세 등 면제(1100억원), 카투사(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병력 지원비용(936억원), 상하수도 및 전기료 감면액(91억원), 용산 미군기지 평택이전 비용(약 2조 600억원) 등 5조 4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간접비용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 규모는 1조 9490억원에 이릅니다. 이런 미집행 금액으로 매년 늘어나는 이자만 300억원입니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아무리 많이 늘려봤자 몇천억원 이상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마 그렇게 늘려준다 해도 주한 미군 쪽에서 다 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다 쓰지도 못할 건설비 등의 기존 항목은 두고 실제 부담이 큰 인건비를 우리에게 떠넘긴다는 전략인 겁니다. 이번 기회에 자국에 유리하도록 인건비 부담을 크게 지우는 방식으로 SMA 구조를 바꿀 가능성도 나옵니다. 그렇지만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해 사안이 간단치 않습니다. 물론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기존 틀로 포괄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독일’…한국을 협상 지렛대로 미국이 기존 판을 뒤엎은 무리수까지 둬가며 우리를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 협상 상대인 ‘독일’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방위비 분담 비율은 세계에서 미군 주둔 규모가 가장 큰 3대 국가인 일본 50%, 한국 40%, 독일 18%입니다. 반면 주둔군 규모는 일본 5만 2000명, 독일 3만 8000명, 한국 2만 8500명으로 독일이 한국보다 많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왜 유럽 국가는 방위비를 더 내지 않나. 왜 미국만 돈을 써야 하냐. 독일과 프랑스는 왜 돈을 내지 않느냐”고 공개적으로 독일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얻은 뒤 그것을 근거로 다시 독일을 압박한다는 전략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 현황과 앞으로 3년간의 무기 구매 계획을 언급하는 등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한국은 미국 무기를 많이 구입하는 나라”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미 분담금 협상도 두 정상의 발언처럼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전경련 방문 뒤 노동계에 사과한 민주당…할 말이 없다

    그끄저께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방문했을 때 일말의 기대는 있었다. 이제는 노동계 눈치만 보지 않고 기업과도 소통해 민생경제를 폭넓게 챙겨보려는가 했다. 그랬는데 ‘역시나’였다. 민주당의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전경련 방문 바로 다음날 “(전경련에서)오해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드리도록 하겠다”며 노동계 심기 달래기에 나섰다. 전경련에서 자신이 “문재인 정부가 대기업 노조 편, 민주노총 편은 아니다”라고 했던 발언을 해명한 것이다. “전경련과의 간담회가 아니라 기업들과의 간담회 자리였다. 장소가 경실련이었을 뿐”이라고도 했다. 말이 좋아 해명이지 구구절절 거의 반성문 수준으로 들린다. 노동계가 얼마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지는 모르나, 집권당이 국내 대표적 경제단체를 찾아 의례적인 대화를 한 일이 과연 쩔쩔매며 사과할 문제인지 황당할 뿐이다. 여당 의원 12명은 전경련 회관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과 14개 대기업 임원들을 만나 ‘주요 기업 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공범이라 지목하고 해체를 요구했던 전경련을 민주당에서 방문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었다. 경제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인 줄 알면서도 시중에는 바람직한 일로 보려는 시각이 많았다. 여당의 지지 기반이 노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지금이 어느 때인가. 정권 초기도 아니고 집권 3년차인 데다 민생 경제 정책들이 도입 의도와는 다르게 곳곳에서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는 위기상황이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최저임금 수직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확대 적용 등 친(親)노조 정책으로 일관한 동안 기업이 크게 소외돼 온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첫째도 둘째도 민생경제를 생각한다면 정부와 여당은 이제 기업을 배척 상대가 아니라 교감하고 소통해야 할 파트너로 인정해야만 한다. 당장 중소기업들은 300인 미만 기업에 52시간제 시행을 유예라도 좀 해달라고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보여주기 이벤트를 하겠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경제인 단체를 공개적으로 만나지 말라. 안 그래도 팍팍하게 살아가는 국민에게 한가한 정치 쇼까지 봐달라고 하는 건 정말 염치 없는 일이다.
  • 산림복지진흥원 직무급제 도입…동기라도 ‘임금차’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27일 보수체계를 직무급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산림치유원·숲체원·치유의숲 운영 등 산림복지 전문 공공기관으로 직무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에 노사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직무급제는 각 직무의 중요도, 난이도 등에 따라 보수를 차등해서 지급하는 제도로 동일 직급, 동일 경력자라도 현재 맡은 직무에 따라 보수가 달라진다. 호봉(연공)이 낮은 청년층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복지진흥원은 직무평가를 바탕으로 등급을 4∼7단계로 구분해 차등화된 직무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동기라도 수행 업무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연봉 차이가 발생해 실질적인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더 가까운 보수체계가 된다. 또 과도한 연공성에 의한 임금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직급별 급여 상한값을 설정하고 ‘하후상박형’ 인상률을 도입키로 했다. 복지진흥원은 직무급제 도입에 대한 노사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전 직원 순회 설명회 및 의견 반영 등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직원 90% 이상의 동의를 받아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이창재 원장은 “직무급제 도입을 통해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 문화에 변화를 예상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립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월드피플+] ‘사장님이 미쳤어요’…최저 연봉 7만 달러 또 약속한 괴짜 CEO

    [월드피플+] ‘사장님이 미쳤어요’…최저 연봉 7만 달러 또 약속한 괴짜 CEO

    지난 2015년 초 미국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가 파격적인 발표를 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연봉 110만 달러(약 13억 2000만원)를 받는 최고경영자(CEO) 댄 프라이스가 자신의 연봉을 90% 삭감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직원 120명의 연봉을 3년 안에 최저 7만 달러(약 840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 이에 일부에서는 ‘세상의 관심을 받기 위해 한 소영웅주의’라며 격하하기도 했고, 그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게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엉뚱한 것을 넘어 황당하게도 느껴졌던 프라이스의 파격적인 약속은 실제로 지켜졌다. 이후 직원들의 소득이 올라가자 행복도도 높아졌고 이는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실제 연봉을 올리기까지 치솟았던 이직률은 대폭 떨어졌고 회사 근처 시애틀에 집을 구하는 직원들도 생기면서 출퇴근 시간이 짧아졌다. 또한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프라이스 나름의 수득주도성장론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았다.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프라이스가 24일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 새 사무실을 열면서 이곳 모든 직원들의 연봉도 2024년까지 최소 7만 달러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스는 트위터에 "새 사무실을 오픈하면서 직원들에게 최소 7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될 것이라 약속했다"면서 "직원들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주는 가치에 대해 보상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썼다. 결과적으로 4년 전 그가 했던 최저연봉 '7만 달러' 카드를 또다시 꺼내든 것. 프라이스의 이같은 기업 철학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 프린스턴대 교수의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디턴 교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따라 연봉 7만5000달러가 될 때까지만 행복감이 늘어나고, 그 이후에는 소득이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프라이스는 "임금 인상이 직원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켰다"면서 "직원들 중 10% 이상은 처음으로 집을 구입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고 개인 기부금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프라이스의 성공적인 경영 이후 그의 사례가 다른 경영자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면서 "현재 시애틀 회사는 평균 연봉이 10만 달러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교통·공간·물품·정보·재능까지… 쑥쑥 크는 경기도 공유기업들

    교통·공간·물품·정보·재능까지… 쑥쑥 크는 경기도 공유기업들

    경기도에서 공유기업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들 기업은 경기도가 마련해 준 플랫폼에서 자양분을 공급받으며 우버·에어비앤비 등 세계적인 공유기업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빌려주고 나눠 쓰는 개념의 경제활동이다. 공공기관에서는 플랫폼을 구축해 민간과 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이용규칙을 디자인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우수한 공유기업을 발굴, 지원하고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상공인을 하나로 묶는 경기도형 프랜차이즈협동조합을 육성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공유경제 열풍이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학교들도 경기도가 깔아준 플랫폼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경기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공유경제 활성화 정책’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25일 경기도에 따르면 성남시에 둥지를 튼 ㈜코나투스는 승차공유 중개플랫폼 기업이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이 회사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인 모빌리티에 동승매칭기술을 적용한 승차공유 중개플랫폼 ‘반반택시’를 운영 중이다. 올해 경기도 공유기업 발굴·육성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코나투스는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1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반반택시 서비스는 합승처럼 보이지만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탑승객이 승객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동승옵션을 선택한 후 택시를 호출하면 방향이 비슷한 또 다른 탑승객과 연결된다. 이어 기사용 앱에서 콜을 수락한 택시차량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동승해 이동하는 승차공유방식으로 운영된다. 개별 목적지까지 이동한 후 최종지 운임을 등록된 카드로 동승자와 나눠 자동 결제한다. 탑승자의 이용요금 절감과 동시에 택시기사의 수입도 늘어난다는 게 장점이다.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는 국내 모빌리티 분야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지난달 1일부터 심야 승차난이 심각한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서울 강남·서초 등 12개 구에서 한시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고질적인 심야 택시난과 합승 문제 등 해결을 위해 반반택시를 개발했다”며 “승객은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고 택시기사는 추가로 호출료를 받는 시스템이어서 양쪽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급성장하는 ‘배달 주문 앱’ 시장과 함께 배달 음식 창업자들도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높은 창업비용과 과도한 광고비 지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배달료 인상 등으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경기도 공유기업인 성남 소재 ‘영영키친’은 이 같은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공유주방 셰어링 플랫폼’을 내놨다. 1인 소자본창업, 청년창업 등 소액으로 합리적인 배달 창업이 가능하도록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자재를 공동구매해 비용을 절감하고 배달주문, 음식 포장, 홀 주문, 배달 라이더 등을 통합 관리하는 중앙관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배달 직원과 고객 컴플레인까지 중앙센터에서 관리하도록 시스템화했다. 게다가 세무, 화재보험, 방역, 통신비용, 온라인 마케팅까지 통합 운영하기 때문에 주방에서는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조영훈 영영키친 대표는 “상권이 죽고 지역경제가 침체된 공실 상가 등에 공유주방을 설치해 사업수익은 향상시키면서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안양에 있는 브이에스커뮤니티㈜는 700여 민관 창작 공모전 기관의 수상작을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수상작 공유 플랫폼(콘텐츠셸빙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이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도서 검색 기능, 모바일 회원증 기능, 빅데이터 기반의 도서 추천 기능, 전국 도서관 서비스 이용 기능도 제공한다. 경기도는 이들 회사를 비롯한 20곳을 올해 ‘경기도 공유기업발굴육성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교통·공간·정보·물품·재능 등 업종도 다양하다. 도는 공유기업에 ▲사업화 지원금 지원 ▲기업역량 강화 투자유치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중 5개 회사는 지난해부터 2년째 경기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서남권 소통협치국장은 “공공이 조성한 플랫폼에서 중소기업은 돈을 벌고, 창업가는 스타트업을 만들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주체들에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경기도 공유경제의 기치”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철도 3년 만에 파업 전운… 노조 새달 11~13일 돌입 예고

    철도 3년 만에 파업 전운… 노조 새달 11~13일 돌입 예고

    임금 인상 4%vs정부 가이드라인 1.8% 최대 쟁점, 내년 4조 2교대vs단계 시행 코레일 “7000명 부족… 추가 논의 필요” 노조 “교섭 결렬 땐 11월 연대 총파업” 자회사도 심각… 매표 등 오늘부터 파업철도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코레일 자회사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내세우며 파업 투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임금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달 11~13일 경고성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2016년 9월 27일~12월 9일까지 74일간 진행한 최장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철도노조는 진전이 없을 시 11월 자회사 노조와 연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철도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25일 철도 노사에 따르면 임금 협상을 놓고 노조는 총액 대비 4% 인상을, 코레일은 정부 가이드라인(1.8% 인상) 준수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쟁점은 지난해 단체협약으로 체결한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으로 알려졌다. 현행 ‘주간-주간-야간-야간-비번-휴일’의 6일 주기인 3조 2교대 근무를 ‘주-야-비-휴’ 4일 또는 8일 주기로 개편해 근무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내년 1월 1일 시행을 주장하는 반면 코레일은 단협안은 2년간 유효하기에 직무진단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며 맞서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3조 2교대 적용 대상이 1만명인데 4조 2교대 전환 시 3300여명, 노조 요구대로 안전 인력 확충 등을 포함하면 7000여명이 증원돼야 한다”며 “근무체계가 바뀌면 임금체계도 변경돼야 하기에 노사 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4조 2교대 시행이 미뤄지면 10월 11일 오전 9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으로 노조원 1만 9000여명 중 필수유지업무 인력을 제외한 전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간부는 “인건비 부족에 따른 직원들의 고통 분담 등을 고려해 사측의 적극적인 시행 의지가 필요하다”면서 “정부에 요구도 안 하고, 정부가 어려워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결 여지는 남아 있다. 철도 노사가 대화를 원하면서 25~26일 교섭을 시작으로 10월 11일 이전까지 협상을 이어 가기로 했다. 코레일은 근무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필요성에 공감해 노조가 제기한 ‘단체교섭응낙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특별단체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도 파업에 주말과 휴일을 포함시켜 혼란 최소화라는 여지를 남겼다. 오히려 코레일 자회사 상황이 복잡하다. 코레일은 지난해 노사 전문가 협의체에서 철도공사와 동일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자회사 직원 임금을 8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또 자회사에 위탁 중인 차량 정비원·전기원과 고속열차 승무원 등에 대해 기능조정을 통한 직접고용 등에 합의했다. KTX·SRT 승무원 등이 소속된 코레일관광개발 노조가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이달 11~16일 파업했다. 코레일의 여객 매표와 고객 상담, KTX 특송 업무 등을 맡고 있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조합도 26~28일 파업에 돌입한다. 열차는 정상 운행하지만 서울·용산·대전·대구·부산 등 11개 전국 주요 역의 매표 업무와 철도고객센터의 전화 안내 서비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의 항공기 탑승 수속 서비스는 파업 기간 중단된다. 자회사 관계자는 “코레일 대비 64%인 임금을 2021년 80% 수준으로 맞추려면 3년간 가이드라인(3.3%)을 초과한 7.5% 인상이 뒷받침돼야 하고, 직접고용과 관련해서도 코레일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日 줄어드는 임금…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우리가 잘해서” 자화자찬

    日 줄어드는 임금…그런데도 아베 정부는 “우리가 잘해서” 자화자찬

    다음달 1일부터 일본의 소비세율(한국 부가가치세)이 8%에서 10%로 오를 예정인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이 일본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통상 소비세 인상이 임박하면 세율이 오르기 전 가격으로 미리 앞당겨 물건을 사두기 위한 선행구매 수요가 폭발하기 마련. 그러나 이번에는 소비세율 인상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백화점, 할인점 등에 예상 만큼의 소비자 발길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심리가 바닥이어서 그렇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우리가 정책을 잘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24일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일어나는 선행구매가 2014년 4월 증세 때만큼 활발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의 실질임금이 줄어 구매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증세 후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행구매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5년여 전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될 때와 같이 일부 품목에 품귀현상이 나타난다든지 배송이 늦어진다든지 하는 움직임은 없다”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도쿄의 한 백화점 관계자도 “일부에서 선행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인 빅카메라와 요도바시카메라의 경우 지난 8월 하순부터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기 시작해 9월 들어 냉장고의 경우 매출이 예년의 2배로 뛰었다. 그러나 2014년 증세를 앞두고 나타났던 폭발적인 선행구매의 열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2.3% 증가했지만, 직전 4개월은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개월 전부터 선행수요가 폭발했던 2014년과 딴판이다. 신차 구매도 활발하지 않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동월 대비 6.7% 늘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이는 일부 차종의 개량모델 출시에 따른 효과로 선행구매의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가 증세 이후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월 소비세 증세와 동시에 자동차세 부담을 낮추기로 한 것이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등을 들어 아소 다로 재무상은 “선행구매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굳이 앞당겨 소비를 할 이유가 없도록 만든) 정부의 정책 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행구매의 부진은 기본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지난 20일 발표한 월간 근로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하며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데도 임금은 오르지 않으면서 실질구매력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에노 야스나리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실질임금 감소가 이어져 소비 기반이 취약하다”며 “소비세 증세 후에는 가격부담이 확실히 더 커지기 때문에 서서히 소비가 위축돼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서울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천막농성…처우 개선·차별 철폐 요구

    서울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천막농성…처우 개선·차별 철폐 요구

    서울대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과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나섰다. 서울대학교 청소·경비, 기계·전기,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 350여명은 2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차별을 철폐해 달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총학생회를 비롯해 서울대 학생들, 지역 단체 인사 등도 함께했다. 이날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임민형 분회장은 “학교 측의 노동자 무시와 탄압에 분노한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선언했다. 임 분회장은 기계·전기 노동자들과 함께 서울대 행정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학교는 760여명의 청소, 경비, 기계, 전기 노동자들을 직고용으로 전환했지만, 임금과 노동조건은 용역 시절만도 못한 처우를 강요하며 수십 년의 용역 생활을 청산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얼마 전 열악한 휴게실 안에서 돌아가신 청소 노동자의 죽음은 이를 가장 비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9일 서울대 제2공학관 건물에서 근무하던 청소 노동자 A(67)씨가 열악한 환경의 휴게실에서 쉬던 중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면적이 3.52㎡(1.06평)에 불과할 정도로 비좁은 휴게실에는 창문도 없었으며 에어컨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파업이 이어지면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노동자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그들의 권리가 지켜지길 함께하겠다. 학교는 이들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질 수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전기 노동자들은 시중 단가 수준의 임금과 명절휴가비 등을 지급하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무급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도 천막농성에 동참해 65세 이상 고령 노동자 퇴직 중단과 정년 연장,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나선 식당·카페 노동자들 역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본급 3% 인상, 명절휴가비 지급, 임금제도 개선, 휴게시설 및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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