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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터리 인사이드] 공익 9000명 ‘병역면제’…왜 찬밥신세가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공익 9000명 ‘병역면제’…왜 찬밥신세가 됐나

    소집 5만 8000명 평균 대기기간 1년 3개월학업·취업 못 하고 무작정 기다려야 해 고통공공기관도 ‘복무부실’ 우려로 외면…악순환‘현역 부적합’ 보충역 편입 문제부터 개선해야 우리가 흔히 ‘공익’으로 부르는 ‘사회복무요원’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올해 1월 1일 무려 9000명이 장기 인력적체로 기관 배치가 안 돼 기초군사훈련도 받지 못하고 소집해제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은 2년인데, 병역법상 3년간 배치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병역이 면제됩니다.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하는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하는 이 황당한 사연의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2일 병무청 의뢰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작성한 ‘사회복무제도 운영성과 진단 및 제도혁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필요인원은 2017년 3만 23명, 지난해 3만 33명 등 해마다 3만명 수준입니다. 하지만 병역판정검사에서 사회복무요원이 해당되는 4급 ‘보충역’은 2014년 2만명, 2015년 3만 2000명, 2016년 4만 3000명, 2017년 4만 3000명 등으로 매년 늘어났습니다. ●평균 1년 넘게 대기…9000명은 병역 면제 필요인원보다 대기인원이 많아지면서 사회복무 대상자로 분류된 5만 8000명이 평균 1년 3개월을 대기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학업도 마쳐야 하고 취업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1년이 넘는 긴 기간을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로 흘려 보내야 한다는 겁니다. 급기야 올해 1월 3년을 기다린 9000명은 기초군사훈련도 받지 않은 채 병역이 면제됐습니다.지난해 언론보도가 나오고 문제가 커지자 부랴부랴 정부는 올해 보충역 산업기능요원 인원을 6000명에서 7500명으로 늘리고, 2021년까지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간을 2년에서 1년 9개월로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또 병역판정검사 기준을 조정하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사회복무요원 배정인원을 5000명씩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능력협회컨설팅 분석 결과 적체 인원을 모두 해소하려면 최소 2021년이 돼야 합니다. 내년 1월에도 또 대기기간 3년을 넘겨 병역이 면제되는 인원이 나온다는 겁니다. 이런 사태의 진짜 원인은 사회복무요원이 아니라 ‘현역’에 있습니다. 심각한 ‘현역 입영적체’가 문제인 거죠. 군 입대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입영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안과질환, 비만 등의 기준을 완화하고 중졸자를 대거 보충역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현역처분율은 2014년 90.4%, 2015년 86.2%, 2016년 82.8%, 2017년 81.6%로 해마다 급감했습니다. 이에 ‘풍선효과’로 보충역이 크게 늘었고 자연스럽게 사회복무요원 대기자가 급증해 인력 적체가 심각해진 것입니다. 결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부른 문제인 겁니다. ●현역 적체 해소하려다 보충역 급증 ‘풍선효과’ 더 큰 문제는 인력을 운용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사회복무요원을 더 이상 반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배치인력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은 일반병사와 같은 월급을 받고 여기에 더해 교통비와 중식비를 지원받습니다. 병사는 병장 기준으로 올해 40만 5700원을 받는데 2022년까지 67만 6115원 수준으로 오릅니다. 병사 임금은 중앙정부가 내주지만 사회복무요원의 임금은 각 복무기관이 제공해야 합니다. 임금 부담은 커지는데 업무 전문성은 낮고 부실복무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가 된 겁니다. 복무부실 가능성이 높은 수형자(6개월~1년 6개월 미만의 실형·1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금고형 집행유예자) 배치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현역복무 부적합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기관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역복무 복무부적합으로 보충역으로 재배치된 인원은 2011년 926명에서 2017년 3208명으로 3.4배 규모로 늘었습니다. 병무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수형자, 현역복무 부적합자의 사회복무요원 복무부실 비율은 평균 9.7%로 전년보다 3.8% 포인트나 줄었지만 여전히 일반 복무자(3.8%)의 2.6배에 이릅니다. 또 최종적으로 ‘사회복무요원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소집해제되는 인원은 2011~2017년 연평균 33% 증가해 기관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또 대기 적체가 심해지다보니 대학의 전공과 무관하게 빨리 배치될 수 있는 기관을 찾게 되고 전문성 부족이 심화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무기관의 기피 이유부터 살펴야…지원대책 필요 연구팀은 복무기관의 기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복무부실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병역판정 검사기준과 병역처분 기준을 조정해 ‘면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군복무 중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되는 인원 중 정신이상·성격장애자와 심리적 사유로 인한 군복무 적응 곤란자는 소집자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의 병무행정은 면제자를 줄이는 대신 보충역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는데 부작용이 커진 만큼 보다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또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복무분야 결정과정에 개인의 희망과 적성을 고려해 복무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자발적 성실복무를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복무기관의 기피를 방지하기 위해 ‘인건비 국고지원’이라는 특단의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연구팀은 “보충역 자원수급 변화에 따른 인력 추가배정 등 탄력적 대응이 곤란해 소집적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국민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복무 소요경비를 국고에서 전액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인력배정과 활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2023년 이후 병역자원 부족에 대비해 병역자원이 잉여에서 감소로 전환되는 시기와 규모를 국방정책과 연계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에 맞춰 병역처분 기준을 미리 조정해 소집 적체로 인한 국민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사회복무요원의 기여를 폄훼해선 안 됩니다. 한동안 병역제도가 잘못 설계된 것일 뿐 복무자의 잘못은 아니라는 겁니다. 연구팀 분석 결과 2008년 사회복무요원 제도 도입부터 2017년까지 이들의 기여로 절감한 국가예산은 2조 4638억원에 이릅니다. 생산유발효과도 1798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적은 비용으로, 값싼 노동력을 얻은 것입니다. 정부가 사회복무요원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좀 더 많은 힘을 쏟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년들이 중소기업 꺼리는 이유는

    다른 조건들이 같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6.8%까지 차이가 발생하고 정규직 비중과 노조가입 유무, 근속연수 등에도 차이가 있어 청년들이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청년 실업대책과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한국노동패널조사(2009~2017년)’를 활용해 작성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기업규모간 임금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개인 특성과 직종, 산업 등 다른 조건이 같더라도 기업규모에 따라 2.5~6.8%의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종사자수 1~29인 기업을 기준으로 할 때 30~99인 기업은 임금이 2.5% 높았고, 100~299인 4.6%, 300~999인 5.2%, 1000인 이상인 기업에서는 6.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규직의 임금은 비정규직보다 9.8% 높았는데 대기업일수록 정규직 비중이 높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고학력자 비중, 노조가입자 비중, 정규직 비중, 근속연수 등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었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중의 경우 1~29인 기업이 22.8%인 반면 1000인 이상 기업은 48.8% 수준으로 2배 이상 높았다. 노조가입자 비중은 1~29인 기업의 경우 0.9% 수준으로 거의 무노조였지만 1000인 이상 기업은 32.2% 수준이었다. 또한 1~29인 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47.9%인데 반해 10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81.5%에 달했다. 근속연수도 1~29인 기업의 경우 평균 5년이었지만, 1000인 이상 대기업은 평균 10년으로 2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실업 대책의 보완과 함께 중소기업 정책지원 효과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실업이 높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대·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와 복지인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015년 2월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인 25.2%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회 예정처 산업고용분석과 권일 경제분석관은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는 근로자가구의 소득불균형과 청년 취업자들의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시행중인 중소기업 종사자에 대한 여러 복지정책의 효과를 점검·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민주노총 “현대重 날치기 주총으로 정몽준 일가만 이득…노동자 잘못 없다”

    민주노총 “현대重 날치기 주총으로 정몽준 일가만 이득…노동자 잘못 없다”

    “주식 가진 노조 조합원 어떤 권리 행사도 못해”“고용부 장관 제 역할이 뭔지도 몰라”현대중공업이 31일 울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분할(물적 분할) 안건을 의결한 것을 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사주 일가만 이득을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낸 논평에서 사측이 시간과 장소를 바꿔 주총을 진행한 것을 두고 ‘날치기 통과’라고 규정하며 “현대중공업이 재벌총수일가 사익 추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덕 노동탄압 사업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말했다. 또 “(노조) 조합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은 3%에 이른다지만 이번 주총 과정에서 어떤 권리도 행사하지 못했고, 단협, 임금, 고용 등 생존권과 다름없는 사항은 어느 하나 보장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물적분할 결정으로 노조 조합원이 가진 주식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간지주회사로 만들어질 ‘한국조선해양’ 주식으로 전환될텐데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회사를 견제할 장치를 완전히 빼앗기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내용과 절차 모두 심각한 문제를 가진 이번 주총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다”면서 “주총 날치기로 이득을 보는 이는 오로지 정몽준 재벌총수 일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은 현대중공업의 파업과 주총장 점거 등을 두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역할이 뭔지도 모른 채 ‘폭력’과 ‘점거’를 들먹이며 열심히 자본을 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노동자에게는 터럭만큼의 잘못도 없다. 오히려 삶의 터전과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학살의 현장과 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으로 최선을 다해 맞섰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전국 15개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참석한 회의를 소집해 현대중공업 상황을 거론하고 “노동조합의 폭력과 점거 등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 등과 협조해 법·절차에 따라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현대重 사태, 주총 고비 넘겼지만 노사 상생 노력 더 절실해졌다

    현대중공업이 31일 노조의 격렬한 반발 속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27일부터 주총장인 울산 한마음회관을 불법 점거한 노조가 법원의 퇴거 명령도 무시한 채 주총장 진입을 강력히 차단하자, 사측은 이날 오전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해 주총을 강행했다. 기습적인 주총장 변경으로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지만, 노조는 “주총 장소와 시간을 변경한 사측의 조치는 위법”이라며 주총 무효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혀 갈등은 여전히 남았다. 사측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리하는 물적분할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생산성 증대와 원가 절감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분리되면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서울에 설립되면 지역 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울산 시민들도 노조 주장에 동조했다. 이런 와중에 울산시장마저 노사 간 중재자 역할은커녕 삭발로 노조 편을 들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까닥하면 공권력 투입 등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뻔할 정도로 사태가 악화할 때까지 정부는 강건너 불 보듯 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출혈 수주 경쟁으로 한국 조선업이 백척간두에 선 지는 오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불가피한 방책이란 점을 노조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사측은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 안정을 약속했지만, 노조는 ‘해고는 살인’이라는 한국의 고용현실을 고려할 때 더 확실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 띠라서 회사는 직원들의 이런 불안감을 충분히 감안해 노조를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노조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불안을 불법 시위와 폭력적 행위로 표출할 게 아니라 사측과 진정성있는 대화로 풀려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폭력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국민의 외면을 자초할 뿐이기 때문이다. 주총은 끝났지만 현대중공업이 대우해양조선 인수를 완결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데, 독과점에 대한 우려로 EU, 미국 등 해외 공정거래 당국의 승인을 장담하기 어렵다. 노조가 계속 반발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무엇보다 노조의 주총 무효소송 판결 결과에 따라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주총 장소, 시간 변경을 이유로 주총 무효 판결이 내려진 선례가 있다. 그런 점에서 노사 모두 이제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상생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정부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한 조선업 구조조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기업의 일로만 치부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중재해야 한다.
  • [특파원 생생리포트]美, 확산하는 ‘로봇세’ 논란...아직 규정조차 없어

    [특파원 생생리포트]美, 확산하는 ‘로봇세’ 논란...아직 규정조차 없어

    전 세계에서 다양한 로봇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택배나 피자를 나르는 허드렛일부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으로 똘똘 뭉친 로봇 자산운용사와 로보어드바이저, 의료용 로봇, 로봇 앵커까지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며 기업의 생산성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의 로봇 채용이 봇물처럼 늘면서 ‘로봇세’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DC 싱크탱크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이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은 물류센터에 사람 대신 수백에서 수천의 로봇을 채용하면서 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채용하면 걷을 수 있는 소득세와 급여세 등 세금의 누수가 생기고 이는 곧 사회보장제도 약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들은 미국 내 경제활동의 51%를 차지하며 이를 임금으로 따지면 연간 2조 7000억 달러(약 3200조원) 규모에 달한다. 결국 미 정부는 3200조원에 대한 세금 누수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바로 ‘로봇세’다. 사람을 대신해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이 사람처럼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고문은 로봇을 고용한 기업이 얻는 이득 일부를 로봇세 명목으로 걷어 이를 지역사회 등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 등 로봇세 찬성론자들은 로봇 채용 기업 수익의 사회 환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세금 부과 대상인 로봇을 아직 어떻게 정의할지부터가 논란의 대상이라면서 먼저 법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1시간 동안 했던 제품 분류에서 포장, 배송을 단 15분 만에 해치우는 아마존의 물류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일하며 이윤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매긴다면 인간보다 수백 배 무거운 물건을 옮기면서 제품 분류와 저장을 돕는 ‘지게차’도 세금을 내야 형평성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에 로봇업계에서는 로봇세 도입 이전에 과연 세금을 부과할 로봇의 정의와 규정 도입 등 법적 손질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단순히 기계에 모두 세금이 적용될 수 있는지, 혹은 최근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기계만 세금 부과 대상인지에 대해서도 이해당사자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주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 아직 아냐”

    이주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 아직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시장에서 금리인하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놓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게 되는데 현 상황을 종합해 보면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다소 낙관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그에 따른 우려가 그런 기대를 형성한 것으로 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것에 대해 “과거에 소수의견이 나온 뒤 실제로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결과가 있었다”면서도 “소수의견은 그야말로 소수의견이다. 금통위의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주요 요인이었던 재정 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수출과 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반기에 비해서는 성장 흐름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낙관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는 쪽으로 진행돼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저물가 현상에 대해서는 “물가도 하반기로 가면서 오름세를 나타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경상수지는 월별 경상수지 기복이 심하고 작년 4월에도 흑자가 14억 달러에 불과했다”며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묻자 이 총재는 “최저임금에 따른 영향은 계량적으로 파악이 어렵지만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며 “그런 점에서 고용이 줄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최저임금이 고용에 분명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논의 시작, 노동계 상생의 지혜 발휘하라

    최저임금위원회가 어제 전원회의를 열어 2020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최근 2년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파장이 만만치 않은 데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무산 등 우여곡절을 겪은 터라 이번 심의에 대한 국민 관심이 작지 않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고용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더 그렇다. 하지만 첫 회의부터 경영계는 경제적 어려움을 내세우고 노동계는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등 기싸움이 팽팽했다고 해 걱정이 앞선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따라 최저임금은 2018년 16.7%에 이어 올해 10.9%나 올랐다. 하지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 개최 토론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고용시장에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지난해 6월 19.0%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3% 포인트 감소해 임금 양극화가 개선됐다. 최저임금 인상의 순기능이 분명하다. 그러나 전체적인 고용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률(4.4%)과 실업자수(124만 5000명)는 나란히 2000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결국 고용시장에서 살아남은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덕을 톡톡히 본 반면 영세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점을 고려해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대선 공약이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도 포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근로자위원들은 어제 “속도조절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최저임금위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파행에 이를 것”이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위의 자율성은 보장돼야 한다. 다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정작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이 아예 길거리로 나앉는 현실도 노동계가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어제 최저임금위 새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준식 한림대 교수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각자 위치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노동계를 비롯한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절충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특히 노조조차 가입할 수 없는 궁박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노동계에 특별히 당부한다.
  • [데스크 시각]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백민경 산업부 차장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노동조합 조합원 조끼에는 ‘화합·단결’이 새겨져 있다. 2년 전엔 ‘단결·투쟁’이 적혀 있었다. 회사와 노조가 ‘단결’해서 ‘투쟁’하지 말고, ‘화합’해서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 새로 새겨 넣은 것이다.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성장 전략 발표에서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과 최근 재계 노사 문제를 얘기하다 나온 말이다. 최 사장은 “우리 노조는 ‘어려운 집 장남’ 같은 심정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SK인천석유화학은 오늘이 있기까지 그간 숱한 시련을 겪었다. 1969년 경인에너지개발주식회사로 출발해 한화그룹 식구였다가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인수됐다. 이후 2001년 부도와 2003년 법정관리를 겪었다. 한솥밥 먹던 직원들은 눈물을 머금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후 2006년 SK주식회사의 경영권 인수를 거쳐 2008년 SK에너지로 합병됐다. 2013년에야 인적분할을 통해 SK인천석유화학주식회사로 거듭났다. 최 사장은 “굴곡진 역사를 직원과 기업이 같이 겪다 보니, 일단 회사가 있어야 직원이 있다는 인식이 강하고 그래서 다른 기업에 비해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려운 집 장남 같은 마음”이라는 그의 표현은, ‘집주인’(사주)이 바뀌고 ‘가족’(동료)이 떠나는 어려운 집안 사정 속에서 ‘장남’(노조)이 묵묵한 책임감으로 조용히 ‘집안’(인천석유화학)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행보도 비슷한 맥락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임금협상 갈등을 없앤 걸로 유명하다. 2017년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소모적인 노사 투쟁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본사 구성원들이 매달 기본급의 1%를 기부하면 회사 역시 같은 금액을 내 ‘1% 행복 나눔’ 기금을 마련하고 이 돈을 협력사 직원 복지 등에 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노사화합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송철호 울산시장만 봐도 그렇다.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행복 나눔기금 23여억원을 울산을 포함해 66개 협력사 구성원과 저소득층에 전달했는데, 이 전달식에서 송 시장은 눈물을 보였다. 오랜 인권 변호사 생활 동안 첨예한 갈등 상황에 익숙했던 송 시장은 “그간 수많은 행사에 다녔지만 오늘이 가장 기분 좋고 가치 있는 자리 같다”며 이례적인 노사 화합에 대한 감동을 전하며 울먹였다. 하지만 4개월 뒤인 지난 29일 송 시장은 삭발식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서울 이전을 반대하면서 노사갈등 이슈의 중심에 섰다. 노사 화합에 감격해 눈물을 보였던 그가 불과 몇 달 뒤 그 대립의 정점에 뛰어들 만큼 노사갈등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연결돼 풀기 어려운 문제다. 현재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이후 법인 분리 등을 이유로 노조 갈등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단협조차 아직 끝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도 지금 진행 중인 물적분할이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란 의혹까지 제기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당장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노사가 대립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확실하다. SK가 모든 면에서 본보기가 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현실적인 우호관계’로 노사화합을 이뤄내고 협력사와 불우 이웃까지 챙기는 모습은 생각해 볼 만하다. white@seoul.co.kr
  •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1991년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가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일하게 된 지 28년이 지났다. 국내 노동력 임금상승과 특정 업종의 노동력 부족현상을 극복하려고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은 한 세대 가까이 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사회와 외국인 노동자의 모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는 이제 20대의 청년으로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현지인들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황을 목격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양적인 확대와 축적된 시간은 이제 한국사회에 과제를 던져 주기 시작했다. 언론과 사회지도층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중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가 사회 저변에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1980년대 후반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1988년부터 시작된 주택 200만호 건설, 그리고 1985년 이후 진행된 3저 호황은 우리나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동자대투쟁의 결과 산업현장의 임금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3저 호황의 지속은 도시 중산층의 소비 확대와 더불어 서비스 산업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저임금 산업의 버팀목이던 저임금 여성 노동자의 서비스업으로의 이탈이 본격화됐다. 또한 분당 등 5대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투자로 인해 건설부문의 임금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급여수준 및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문의 남성 노동자 이탈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결과 1990년대 초반부터 ‘3D’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업종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20~30%에 이르러 휴·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불법적인 형태의 외국인 채용이 시작됐다. 노동력 부족 상황에 직면한 정부는 1991년 11월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 채용을 가능하게 하는 ‘해외투자업체 연수제도’를, 1993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한 ‘외국인산업기술연수제도’를 도입했으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높은 임금을 좇아 연수생들이 대규모로 사업장을 이탈해 불법 취업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2003년의 경우 당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인력은 36만 30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9.1%인 28만 7000명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즉 노동시장의 왜곡현상이 극에 이른 것이다. 결국 2003년 8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이에 따른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 고용이 일정 규모로 범위 내에서 허용되게 됐다. ●체류 자격 세분화로 고용 보장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2012년 72만 5000명에서 2018년 92만 9000명으로 연평균 4.2%씩 증가하고 있다. 총 경제활동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2년 2.8%에서 2018년 3.3%로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추세는 2009년 이후 시행된 동포 우대정책의 결과로 중국과 CIS(독립국가연합) 출신 동포의 재외동포 체류자격 획득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획득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2012년 7만 6000명에서 2018년 21만 2000명으로 연평균 18.5%씩 증가한 데 비해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노동자의 경우 2012년 23만명에서 2018년 26만 2000명으로 연평균 2.2% 증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 이외에 불법체류자를 포함할 경우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13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핵심에는 재외동포의 급증과 이들이 주로 진출하는 분야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체류 자격에 따라 취업비자와 재외동포로 구분된다. 취업비자는 다시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으로 구분된다. 비전문취업의 경우 인력송출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나라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업종별로 도입 쿼터를 설정해 배정한다. 방문취업의 경우 외국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단순노무를 포함한 고용허용 업종 내에서 자율적으로 취업하도록 허용한다. 이들이 입국한 날로부터 최장 5년의 범위 내에서 취업활동을 한다. 일부 업종은 최대 10년까지 있을 수 있다. 임금체불,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체결, 임금체불보증보험 의무가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등 노동자 보호조치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재외동포의 경우 방문취업 형태가 아닌 별도의 재외동포 체류자격(F-4)으로 취업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순노무 활동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취업이 가능하며, 자격요건을 충족할 경우 계속 갱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국내 노동자·외국인 노동자 건설일감 경쟁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은 주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현장팀이 건설현장에서 주를 이루면서 내국인 건설노동자가 일할 기회를 놓치거나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2015년 건설노조가 시행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6%가 일자리 감소를, 임금하락(67.6%), 노동강도 증가(54.6%) 등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월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은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건설노동자들 사이에 일자리 경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2019년 건설노동자의 인력 부족은 13만명 규모에 불과한데, 외국인 건설노동자의 공급은 22만 8000명인 만큼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국내 건설노동자의 피해가 가시화했다. 지난 2월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모 건설현장 앞에서 한국노총 소속의 건설산업노조가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건설산업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갈등은 점차 심화한다. 반면 다른 산업분야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산업의 존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단순 반복적인 3D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적이다. 특히 농·어업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무부를 상대로 계절 근로자 추가 배정과 작업범위 확대를 호소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과 국내 근무 경험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숙련도 역시 향상되고 과거와 달리 생산현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월 300만원 이상인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인지역에서는 월급이 300만원 이상인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은 12.1%이고, 특히 건설업은 34.7%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 경합은 건설부문에 국한되지만,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될수록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조선족 79% 서울 거주… 아세안 62% 지방에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곁에서 일하는데 정작 그 존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공간적 분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경기 안산과 시흥, 포천, 그리고 서울의 영등포, 구로, 금천과 수도권 규제를 피해 많은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는 충북 음성군에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10%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계 중국인(조선족)과 중국인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베트남을 비롯한 기타 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수도권의 거주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한국계 중국인과 중국인을 합한 비중이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79.2%를 차지한다. 이들은 비수도권에서 28.9%로 급격히 비중이 낮아진다. 반면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는 비수도권에 62.7%, 수도권에 40.3%를 차지한다. 즉 대도시 거주자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를 접하기 어렵지만, 지방 거주자는 더 많은 외국인과 접하고 교류하면서 살아간다. 수도권 남부 등 지방산업단지의 외국인 노동자는 지방도시의 고용과 생산의 주요한 축이다. 이 가운데 숫자가 비교적 많은 몇몇 집단은 식당을 포함한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자체적인 생태계까지 갖추며 한국사회에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그 자녀들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연령대에 도달했는데, 자신들의 부모들과 한국의 미국 이민자들이 겪었듯이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적 문화를 이해하지만, 피부색은 다른 외국인 노동자 2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때 우리는 이들을 차별 없이 대해 줄 수 있을 것인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능력의 차이만으로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모의 뒤를 따라 지방산업단지에서 묵묵히 일한다면 갈등이 숨어 있겠지만, 같은 연령대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대도시에서 새로운 기회와 삶을 찾고자 할 때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출산에 인구 감소… 일본은 ‘이민국가’ 표방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인구의 대폭적인 감소에 직면해 있다. 노인들의 요양수요 등으로 새로운 분야의 노동수요가 증가하지만, 인력공급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 말 일본 의회가 극심한 논란 속에서도 단순노동자에게까지 영주권을 부여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민국가’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라는 하나의 범주로 다루지 말고 세분화해야 한다. 건설업의 경우 공공부문 사업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제한 등을 시행함과 동시에 민간건설현장에서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국내 건설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요가 증가할 전문화된 분야의 고급인력 및 간병·간호 등 노인요양과 관련한 인력의 경우 체계적인 수급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노동력 수급을 위해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활용은 사회·경제적 영향 및 사회통합 차원에서 복잡해진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 한국이 유지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 1990년 이래 세계화와 국제화를 외치지만, 내 이웃이 된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관심과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제라도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한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신임 최저임금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빨랐다는 공감대 있다”

    신임 최저임금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빨랐다는 공감대 있다”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정도로 (최저임금) 수준이 올랐다”면서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29%)이 고용에 악영향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 박 위원장은 “절대적으로 봤을 때 (2년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다소 빨랐던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과정이 우리의 경제, 사회,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적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속도 조절의 의미는 여러 이익집단의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면서 “이런 것들을 슬기롭게 모아 정하는 것이지, 속도에 대해 절대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긍정 또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최근 학계에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노사 양쪽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사회학을 전공한 박 위원장은 대외적으로는 친노동계 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공익위원들의 이념적 성향을 분류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념적 당파성을 가지고 최저임금 논의에 임할 수는 없다.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공익위원이 가진 권한 내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논의를 이끄는 게 제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원회의 때마다 언론 브리핑을 열고 다음달 중 대국민 공청회를 세 차례 여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청와대 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3~4%가 적당하다’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키를 쥔 공익위원들에게 압력을 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확실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 일을 시작하면서 어떤 압력을 느껴본 적도 없고 느낄 생각도 없다”면서 “정부나 특정 이익집단의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받는 일 없이 최저임금위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며 위원들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왜곡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임 위원장 선출 외에도 앞으로 회의나 공청회, 현장 방문 일정 등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다음달까지 두 차례의 전문위원회 회의와 네 차례의 전원회의를 열며 서울·광주·대구에서 공청회도 개최한다. 법정 심의 기한인 다음달 27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을지 묻자 박 위원장은 “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타인의 시간’이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것도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면서 “기한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저임금 ‘속도조절’ 하나…박준식 “인상 빨랐다는데 공감대”

    최저임금 ‘속도조절’ 하나…박준식 “인상 빨랐다는데 공감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신임 위원장은 30일 위원회 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절댓값을 볼 때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의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다소 빨랐던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속도 조절이라는 것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 자체에 대한 여러 이익집단의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또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보다는 이런 빨랐던 최저임금 인상 과정이 우리 사회의 경제, 사회,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적 각도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현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왜 최저임금 1만원까지 못 가겠는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라면서도 “산에 오를 때도 한걸음에 못 오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산에 오르려면 착실하게 준비하고 실력을 다져야 한다. 많은 이가 함께 산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최저임금 1만원 목표나 비전이라는 것은 희망을 담은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과거 최저임금이 상당히 낮았던 시기에는 최저임금 인상의 노동시장 영향이 크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며 “지금은 우리도 최저임금이 선진국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런 영향은 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크기 때문에 공정하게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하는 소상공인들의 입장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자영업자의 아들’이면서 ‘임금 근로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저임금은) 우리 국민이 가족 단위로 보면 다 같이 고민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게 된다. 최저임금위는 다음 달 4일 생계비 전문위원회와 임금 수준 전문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기초 자료를 심사하고 4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에는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 차별 시정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기업·소비심리 모두 하락, 냉철하게 경제상황 인식하라

    최근 기업경기와 소비심리가 함께 얼어붙는 현상이 뚜렷하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정부 주장이 무색할 지경이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19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73으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전산업 업황 BSI는 지난 3월과 4월 2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이번 달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선 양상을 보이던 소비자심리지수(CCSI)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은이 집계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7.9로 한 달 전보다 3.7포인트 빠졌다. 5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준선인 100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분기 가처분소득의 하락이 소비심리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도 좋지 못하다. 한은의 1분기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도소매·숙박·음식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최근 경기 악화에 직면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정부와 청와대는 지난해 가을에는 “연말이면 경기가 좋아진다”고, 다시 연말이 되자 “이듬해 초에는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기업경기와 소비심리가 개선됐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의 경제부문 성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수치들은 정부가 ‘장밋빛’ 전망을 강변했음을 보여 준다. 소비와 투자, 수출, 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동반 하락하는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낙관론이 아닌 냉철한 현실 인식이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이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등 기존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혁신성장과 고용 등에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경제관료나 청와대 비서진은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민과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되돌릴 수 있다.
  • 중기업계, 고용장관에 “주 52시간제 적응기간 필요”

    중소기업계가 내년부터 본격 적용될 주 52시간제와 관련해 현장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고 고용노동부에 건의했다. 중소기업에 최소 1년의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제기했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의 ‘고용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대표 25명은 이재갑 고용부 장관에게 26건의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관련, 직원 50인 미만 기업에 한해서라도 평균 주 52시간 근무를 셈할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건의에 담겼다. 또 중소기업계는 주 52시간제를 중소기업까지 확대, 도입할 때 월 단위 계획만으로 가능하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소기업보다 (새 제도) 적응력이 뛰어난 대기업에도 주 52시간제 도입 뒤 두 차례에 걸쳐 총 9개월간의 계도 기간을 주었던 점을 참고하면 중소기업에는 최소 1년의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소기업계는 또 최저임금 제도 개선, 외국인력 도입 쿼터 확대, 스마트공장 사업 육성을 위한 인력 지원 강화, 지원금 제도 선제적 안내 요청, 연차휴가제도 합리적 개선 등의 건의를 전달했다. 김기문 회장은 “이제는 정부가 제도적인 보완으로 현장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해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현장이 겪고 있는 진통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할 때”라면서 “어려울수록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정부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도소매·숙박음식업 대출 증가 10년 만에 최고

    1분기 11.4% 늘어… 경기 부진 ‘직격탄’ 부동산업 대출 증가액은 5년 만에 최소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숙박음식업의 대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분기(1~3월)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예금취급기관의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 잔액은 205조 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조 6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 말 대비 증가율은 11.4%로 2009년 1분기(11.8%)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중 도소매업 대출 증가액은 4조 5000억원으로 2008년 2분기(4조 8000억원) 이후 최대였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업 신설 법인 증가에 더해 저금리 대출 등 정부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비용 상승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연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63%에서 지난 3월 말 0.75%로 0.12% 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수준 자체가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연체율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686조 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조 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17조 3000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서비스업에서 대출 비중이 가장 큰 부동산업 대출 증가액이 3조 5000억원(잔액 235조 4000억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이는 2014년 1분기(2조 1000억원)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금천구 G밸리 기업 ‘굿잡 컨설팅’

    서울 금천구가 G밸리의 선순환하는 일자리 생태계 구축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금천구는 구로구와 손잡고 G밸리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환경을 개선하는 ‘굿잡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 주관의 ‘2019년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된 ‘G밸리 고용환경개선과 사물인터넷(IoT) 융합산업 일자리 생태계 조성사업’의 하나이다. 기업체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기간제법 등 노동 관련 규정 준수에 대해 자가 진단하면, 이를 바탕으로 공인노무사와 1대1 컨설팅을 연계해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등 관련 내부규정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일자리 안정기금, 추가고용 장려금 등 고용 증진 및 유지와 관련된 정부 지원금 제도를 알려주고, 신청을 대행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 창출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업무효율성 정도나 업무 낭비 발생 정도를 진단하는 ‘스마트워크 및 워크 다이어트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G밸리 소재의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IoT 융합 등의 분야 5인 이상 기업이 대상이다. 금천구와 구로구에서 각각 50개 기업을 오는 9월 30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시, 새달부터 일용직·영세자영업자 유급병가 지원

    하루 8만원·최대 11일 생활 임금 지급 유급휴가가 없어서 아파도 치료받지 못했던 일용직근로자나 영세자영업자들이 다음달부터 입원 치료나 건강검진을 받으면 하루에 약 8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근로취약계층이 의료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형 유급병가’ 지원 사업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건강서울 조성 종합계획’의 하나이다. 자치단체가 근로 취약계층에 유급병가를 지원하는 것은 전국 처음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형 유급병가는 근로기준법상 유급병가를 받을 수 없는 일용직근로자, 특수고용직종사자, 영세자영업자 등 서울에 거주하는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의 근로 취약계층에 서울시가 연간 최대 11일 동안 생활 임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이들이 입원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을 받을 경우 올해 서울시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하루에 8만 1180원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은 하루, 입원은 10일까지 가능하다. 미용, 성형, 출산, 요양 등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입원은 제외된다. 또 근로자는 입원이나 검진 발생일 전월을 포함해 3개월 연속 한 달에 10일 이상씩 일해야 하고, 사업자는 3개월 동안 사업장을 유지해야 한다. 퇴원 및 검진일로부터 1년 안에 주소지 동주민센터와 보건소에서 유급병가를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다음달 3일 전국고물상연합회,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전국퀵서비스노조, 건설근로자공제회 등 15개 일용직·자영업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박 시장은 “취약계층의 적기 치료를 지원하는 서울형 유급병가 지원으로 의료빈곤층을 방지하고 촘촘한 서울케어를 실현하겠다”면서 “올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더 많은 시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속보) 김포도시철도 노·사 밤샘 교섭 끝 극적 합의 타결… “7월 27일 개통 이상없다”

    (속보) 김포도시철도 노·사 밤샘 교섭 끝 극적 합의 타결… “7월 27일 개통 이상없다”

    정하영 경기 김포시장의 적극적인 중재로 김포도시철도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과 노동조합이 밤샘 교섭 끝에 29일 새벽 극적으로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김포시는 당초 7월27일 예정대로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된다고 29일 밝혔다. 정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한 결과 협상이 타결됐다”며, “이는 우리 모두의 승리로 김포도시철도의 안전한 개통을 위해 다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운영 노동조합은 저임금과 인력부족으로 조합원들의 퇴사가 계속돼 안전한 개통이 우려된다며 29일부터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그동안 ‘임금 인상과 안전개통 점검, 인력구조 및 운영방식 변경’ 을 요구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자 정 시장은 개통 전 파업이라는 초유사태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인력구조와 운영방식 변경을 위해 하반기에 용역을 실시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법률과 제도·물가상승분을 적용한 계약변경을 조기에 추진해 임금인상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어 정 시장은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는 정당한 쟁의활동이지만 오는 7월 27일 예정된 날짜에 김포도시철도가 개통될지 여부에 시민들이 많이 불안해 한다”며,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상생의 길을 찾자”고 노사 양측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김포골드라인운영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기본급 3~5% 인상 ▲통상근무 및 상임근무자 휴무수당 지급 ▲직급별 경력수당 지급 ▲상여금 150% ▲노사정 안전개통을 위한 점검 실시 ▲법률·제도·물가상승분을 적용한 계약변경 조기 추진 ▲안전성 강화를 위한 인력구조 및 운영방식 재분석 실시 ▲안전한 개통을 위해 노력한 임직원 포상 등이다. 합의된 내용에 대한 노·사·정협약식은 노조원 설명회와 찬반투표를 거쳐 3~4일 후 열릴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재산 절반 기부, 10대 억만장자 중 안한 이는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재산 절반 기부, 10대 억만장자 중 안한 이는

    헤어진 사이라도 기부를 통해 남을 돕겠다는 큰 뜻은 부창부수인 것 같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지난 1월 이혼한 매켄지 베이조스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워런 버핏과 빌·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0년 설립한 자선단체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는 28일(현지시간) 매켄지가 이같이 서약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부자들이 자선활동을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에 돈을 내야 하는 법적 강제력은 없다. 선언하는 행사로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매켄지는 서약서를 통해 “우리 각자는 우리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무한한 영향과 행운의 연속에 의해 남들에게 제공해야만 할 선물을 받는다”며 “삶이 내 안에 가꿔놓은 자산 외에도 내게는 나눠야 할 과분한 양의 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선에 대한 내 접근법은 계속해서 신중할 것이며 여기에는 시간과 노력, 보살핌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난 기다리지 않겠다. 금고가 빌 때까지 계속 이렇게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트위터를 통해 전처의 이런 결정에 “매켄지는 자선에 놀랍고 사려 깊으며 효율적일 것이며 난 그녀가 자랑스럽다”며 “그녀의 서약서는 참 아름답다”고 적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그러나 정작 제프 자신은 아직 기빙 플레지에 기부 서약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켄지는 제프와 이혼하며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한 명이 됐다. 1140억 달러(약 1355조원)로 추산돼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의 재산을 분할해 받기 때문이다. 매켄지는 이혼 후에도 부부가 공동으로 갖고 있던 아마존 주식의 75%를 제프가 보유하고 자신은 4%만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매켄지의 재산은 여전히 약 366억 달러(약 43조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순위 가운데 22위에 해당한다. 기빙 플레지가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캠페인인 만큼 매켄지는 21조 7000억원 이상을 쾌척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테드 터너 CNN 창립자, 연예 재벌 배리 딜러 등이 2010년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고, 올해는 매켄지에 앞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도 아내와 함께 기부 서약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존스의 재산을 50억 달러로 추산했다. 또 미국의 투자회사 GMO의 공동창업자 제레미 그랜섬,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무살람 빈 함 알아메리 역시 기부에 동참했다. 이로써 기빙 플레지에 동참한 사람은 23개국의 204명으로 늘었다고 CNBC는 전했다. 영국 BBC는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이 2015년 가입했으며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좋은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신들의 재산을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기부해 딸 맥스가 자라는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게 하겠다는 숭고한 뜻을 밝혔다. 그렇다고 당장 600억 파운드(약 90조원)를 이니셔티브에 내놓지 않았지만 차차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제프는 홈리스를 돕고 새로운 학교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20억 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직원들에게 저임금이나 강요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들었다. 세계 10대 억만장자 가운데 기빙 플레지에 함께 하지 않은 이들은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프랑스 명품 브랜드 LVMH의 버나드 아노 회장,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또 영국 가입자로는 마이클 애시크로프트 경, 리처드 브론슨 경, 4U 창업자인 존 카우드웰, 스테이지코치 공동 창업자 앤 글로그, 스텔리오스 하지로아누, 부동산 개발업자인 톰 헌터 경, 데이비드 새인즈베리 경, 원유업자 이언 우드 경 등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부스스한 머리에 세파에 찌든 표정의 부부. 남루한 집구석 벽에 액자로 걸려 있는 사자성어가 눈에 들어온다. 안분지족(安分知足).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한다’는 뜻이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네 가정 가훈이다.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은 한국적 배경이 짙게 깔려 있다. 서민 아파트 지하실(플란다스의 개)이나 군사독재 시절 도농 복합도시(살인의 추억) 등의 이해 없이 그의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유다. 하지만 빈부의 극단 대비라는 영화 속 구도는 영화제에 모인 각국 전문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양극화 심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 공통의 문제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웅변하는 까닭이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다. 세계은행(WB) ‘빈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상위 1%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00년대 초반 10% 후반대를 기록하다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미국의 수치는 오름세로 반전해 2010년대에는 20% 언저리까지 치솟았다. 일본과 프랑스 역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한국과 대만의 상위 1%의 전체 소득 비중은 1980년 각각 7%, 6% 수준이었다가 2010년 12%로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도 1988년부터 2008년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 증가액의 소득분위별 수취 비중 분석을 통해 세계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 증가액의 68%를 가져갔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상위 2~5%는 25%, 1%는 19%를 쓸어 담았다. ‘임금 소득의 비중이 낮아지고 자본 소득 비중이 커지면서 상위 1%의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부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빈부격차 면에서 한국도 세계 최선두권이다. ‘세계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3.3%를 차지하고 있다. 47.0%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극심한 양극화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위축된 중산층’ 보고서는 전 세계 주요국 중산층(중위소득의 75~200%)의 총소득이 1985년 부유층의 3.9배에서 2015년 2.8배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중산층 인구 비율은 같은 기간 64%에서 61%로 떨어졌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대규모 소비 여력을 지닌 중산층이 감소하면 소비 및 투자 위축과 소득 감소, 그에 따른 중산층의 추가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3포인트 악화되면 경제성장률도 0.35% 포인트씩 떨어진다. 불평등은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리처드 윌킨슨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는 저서 ‘더 스피릿 레벨’(평등이 답이다)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정신질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불평등지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1980년대 이후 악화됐다. 개별 국가로서는 세계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성장은 불평등 해소의 특효약이지만 1950~1970년의 예외적 시기를 지난 뒤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답을 알고 있다. OECD 등은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과 감세 폐지, 교육 및 복지정책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국 등 재정 여건이 양호한 국가는 재정지출 확대도 필수적이다. 최고임금 제도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 중산층 이하의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조치다. 관건은 실천을 위한 의지다. 빈부격차 확대를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이념도 성향도 관계없다.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생충은 혐오의 대상이다.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속성 때문이다. ‘기생충 같은 놈’이라는 욕설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의 대표적인 생물학적 특성은 공존이다.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채 몰래 기생을 해야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온전히 뺏는 대신 나누는, 파멸 대신 공존을 선택하는 ‘기생충 자본주의’를 상상하자. douzirl@seoul.co.kr
  • 국내 산업 고용창출 능력 15년 새 반토막

    서비스 분야 취업계수 첫 10명 밑으로 취업자 수 늘고 임금근로자 비중 커져 국내 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15년 사이 반 토막이 났다. 기술 발달 등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5년 고용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산업의 취업계수는 평균 6.2명으로 2010년(6.8명)보다 0.6명 하락했다. 2000년(13.7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취업계수는 10억원어치를 생산할 때 소요되는 취업자 수로, 주로 고용창출능력을 평가할 때 쓰인다. 특히 취업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 분야에서 취업계수가 사상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떨어졌다. 2000년만 해도 20.5명에 달했던 서비스 취업계수는 2005년 15.8명, 2010년 11.6명, 2015년 9.8명 등으로 내려갔다. 취업유발계수도 2000년 25.7명에서 2015년 11.8명으로 낮아졌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상품에 대한 최종 수요가 10억원 발생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취업계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취업자 수 대신 임금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고용계수와 고용유발계수는 2015년 기준 각각 4.5명, 8.0명이었다. 2000년(8.0명, 14.6명)과 비교하면 각각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나마 취업자 수 자체는 늘고, 임금근로자 비중은 커졌다. 고용의 질은 나아졌다는 의미다. 2015년 취업자 수는 2383만명으로, 5년 전(2142만명)보다는 11.2%, 2000년(1873만명)과 비교하면 27.2% 증가했다. 고용표상 취업자는 상용·임시·일용직 임금근로자,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종사자를 포괄한다. 부문별로는 서비스 취업자 비중이 70.5%(1680만명)로 가장 컸다. 5년 전보다 1.6% 포인트 상승했다. 임금근로자 수는 2010년 1456만명에서 2015년 1714만명으로 17.7% 늘어나며 취업자 수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에서 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68.0%에서 71.9% 상승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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