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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수출입은행 합병 논의 시작할 시점”

    “산은·수출입은행 합병 논의 시작할 시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일 “정책금융 집중화를 위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과 수은의 합병으로 훨씬 더 강력한 정책 금융기관이 나올 수 있고, 될성부른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혁신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이 산은과 수은에 나뉘어 있고 일정 부분 중복되기 때문에 합쳤을 때 시너지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다만 이 회장은 “아직 정부와 협의된 게 아니라 사견”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산은 지방 이전설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해외로 팽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점에 지방으로 이전하는 건 진보가 아니라 퇴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취임하면서 구조조정, 혁신성장 지원, 산은의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면서 “20년 뒤에는 산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국제금융 쪽에서 올리고 그 기반으로 국내 산업을 지원하는 체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진행과 관련해서는 “재무적투자자(FI)가 앞에 있고 전략적투자자(SI)가 뒤에 있는데 조만간 투명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항공)산업 사이클이 바닥일 때 (가격에선) 인수자가 유리한 입장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평균 연봉 1억원인데 임금 올려 달라고 파업하는 건 납득이 안 된다”면서 “과연 한국GM의 정상화를 원하는 것인지 굉장히 유감스럽고 걱정이 된다”고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근로감독에 빅데이터 활용… ‘선택·집중’으로 감독 품질 높인다

    근로감독에 빅데이터 활용… ‘선택·집중’으로 감독 품질 높인다

    노동법 위반·근로감독 건수 해마다 증가 디지털 증거분석팀 올 전국 6곳에 설치 임금체불 등 위법 가능성 큰 곳 우선 감독 ‘감독관 불공정 조사’ 의심될 땐 기피 가능 영세 中企·신설사업장 기초 노동법 교육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임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점검하는 근로감독 체계가 대폭 손질된다. 앞으로 빅데이터나 디지털포렌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꼭 필요한 사업장에 근로감독이 이뤄지도록 한다. 근로감독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신고인이 미심쩍은 근로감독관을 회피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감독 행정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노동법 위반 신고와 근로감독 건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신고 사건은 2016년 40만 3724건에서 지난해 43만 6499건으로 3만 2775건 급증했고 이에 따라 근로감독 건수도 2016년 2만 1347건에서 지난해 2만 6082건으로 4735건 늘었다. 그러나 근로감독 대상 선정이나 사후 조치가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고용부는 “올해 안에 근로감독 지침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선택과 집중’으로 근로감독의 품질을 높인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한 사업장에 근로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방에 있는 한 고용노동지청에서는 최근 접수한 임금 체불 신고 사건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중심으로 근로감독에 나섰다. 이처럼 앞으로는 근로감독의 결과나 신고 사건 자료를 지역·규모·업종·위반사항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큰 곳을 중심으로 근로감독 대상을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컴퓨터·스마트폰·폐쇄회로(CC)TV 등 디지털 자료를 복구하고 분석하는 수사기법인 디지털포렌식도 근로감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증거분석팀’을 올해 6개 지방고용노동청에 설치하고 2021년까지 2곳을 추가한다. 디지털포렌식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분석소프트웨어도 보강하면서 관련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근로감독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조치도 마련했다. 고용부는 신고 사건을 처리할 때 근로감독관에 대한 회피·기피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회피 제도는 근로감독관이 신고인이나 피신고인 등과 특수한 관계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사건을 피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피 제도는 신고인의 입장에서 근로감독관이 불공정한 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될 때 해당 감독관을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법을 제대로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사례도 있어 고용부는 영세 중소기업이나 신설사업장에 사업주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 노동법을 교육하기로 했다. 근로감독을 받기 전에 사업장 스스로 법을 지킬 수 있도록 20~50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감독관이 직접 방문해서 맞춤형 예방지도를 하는 노무관리 지도도 새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외부 전문가와 현장의 근로감독관이 참여하는 ‘근로감독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이번 개선 방안의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추가적인 개선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고학력자 임금 감소폭, 전문·일반대 졸업자보다 더 컸다

    고학력자 임금 감소폭, 전문·일반대 졸업자보다 더 컸다

    고학력자의 상대적 임금이 과거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을 졸업한 석·박사의 상대적 임금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고용률 역시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더 못 미쳤다. 1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OECD 교육지표 2019’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2017년 전문대졸과 일반대졸, 대학원(석·박사) 졸업자 임금은 각각 115, 145, 188로 전년 대비 각각 1, 4, 10이 줄었다. 고학력자일수록 상대적 임금 감소폭이 컸다. 상대적 임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대학원 졸업자는 전년에는 198로 OECD 평균(191)보다 높았지만 188을 기록한 2017년에는 OECD 평균(191) 아래로 떨어졌다. 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고용률도 학력이 높을수록 상황이 좋지 않았다. 25~6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학력별 고용률을 분석한 결과 2018년 고졸 72%, 전문대졸 77%, 일반대졸 77%로 나타나 OECD 국가 평균(고졸 76%, 전문대졸 82%, 대졸 84%)보다 각각 4% 포인트, 5% 포인트, 7% 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OECD 평균보다 고용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16.4명, 중학교 14.0명, 고등학교 13.2명으로 고교(OECD 평균 13.4명)를 제외하고 모두 OECD 평균(초 15.2명, 중 13.3명)보다 많았다. 국가가 교육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는 5.4%로 OECD 평균 5.0%보다 높았다. 다만 대학교 이상 교육기관인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정부와 민간 투자 비율이 37.6%와 62.4%로 민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정부가 66.1%, 민간 31.8%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민주노총 “조합원 22만명 증가… 비정규직 늘어”

    노조 결성 이유로 ‘부당한 대우’ 16%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발시킨 ‘촛불 항쟁’ 이후 2년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수가 약 22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노총은 10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조직확대 현황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수가 올해 4월 기준으로 101만 4845명으로 2017년 1월보다 21만 7971명(27.4%) 증가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분석에 따르면 신규 조합원 10명 중 4명은 공공부문 노동자였다. 민주노총은 “공공운수노조(5만 404명), 민주일반연맹(2만 2512명), 공무원노조(9648명)를 포함하면 공공부문이 최소 8만 2564명”이라면서 “이는 신규 조합원 수(21만 7971명)의 37.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2017년 이후 민주노총에 새로 가입한 조직 765곳 중 249곳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규 조직의 비정규직 비중은 기존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비중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가입한 정규직 노조 조합원 수는 1만 5862명(37.3%)으로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수 1만 4838명(34.9%)과 엇비슷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말 기준 비정규직 조합원(32만 8105명)이 전체 조합원(99만 5861명)의 33% 수준이라는 점을 볼 때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정규직의 노조 결성 이유로는 임금(22.2%), 고용불안(19.0%), 직장 내 괴롭힘(폭언·폭행·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15.9%), 정규직 전환(10.3%) 등이 꼽혔다. 민주노총은 “촛불 항쟁 이후 기대만큼 변하지 않는 현장을 바꾸기 위한 열망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졸, 대학원졸 등 고학력자 임금·고용률 더 줄었다

    대졸, 대학원졸 등 고학력자 임금·고용률 더 줄었다

    전문대졸, 일반대졸 등 고학력자 상대적 임금 감소대학원 졸업자의 상대적 임금 감소폭이 가장 커사립대 등록금은 8760달러로 46개국 중 4위 고학력자의 상대적 임금이 과거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을 졸업한 석·박사의 상대적 임금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고용률 역시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더 못 미쳤다. 1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OECD 교육지표 2019’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2017년 전문대졸과 일반대졸, 대학원(석·박사) 졸업자 임금은 각각 115, 145, 188로 전년 대비 각각 1, 4, 10이 줄었다. 고학력자일수록 상대적 임금 감소폭이 컸다. 상대적 임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대학원 졸업자는 전년에는 198로 OECD 평균(191)보다 높았지만 188을 기록한 2017년에는 OECD 평균(191) 아래로 떨어졌다.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고용률도 학력이 높을수록 상황이 좋지 않았다. 25~6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학력별 고용률을 분석한 결과 2018년 고졸 72%, 전문대졸 77%, 일반대졸 77%로 나타나 OECD 국가 평균(고졸 76%, 전문대졸 82%, 대졸 84%)보다 각각 4% 포인트, 5% 포인트, 7% 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OECD 평균보다 고용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년 고용률과 비교해도 전문대졸(전년 동일)을 제외하고 고졸과 일반대졸 모두 1% 포인트 줄어 전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은 OECD 37개국과 비회원국 9개국 중 조사 대상 15개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8760달러로 미국(2만 9478달러), 호주(9360달러), 일본(8784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일본은 2016학년도 기준 조사 때 3위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16.4명, 중학교 14.0명, 고등학교 13.2명으로 고교(OECD 평균 13.4명)를 제외하고 모두 OECD 평균(초 15.2명, 중 13.3명)보다 많았다. 국가가 교육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는 5.4%로 OECD 평균 5.0%보다 높았다. 다만 대학교 이상 교육기관인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정부와 민간 투자 비율이 37.6%와 62.4%로 민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정부가 66.1%, 민간 31.8%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지난달 27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사설격인 ‘종성’(鐘聲) 칼럼의 졸가리는 이렇다. “미국의 일부 인사는 중국이 미국의 공격에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 중국은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중국은 어떠한 도발에도 반드시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반드시 싸울 것이다.”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중국 측 전화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발끈하며 대미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실태까지 고발당한 것이다. 미국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Foxconn)이 아이폰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임시직 노동자를 과다 채용해 중국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노동자관찰’(中國勞動觀察·China Law Watch)이 앞서 8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법 노동행위 실태를 고발해온 CLW는 이 공장에 위장 취업해 감시 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파견직 임시 노동자의 비율이 지난달 기준 5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법이 최대 10%로 규정한 임시직 노동자 비율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CLW에 따르면 임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유급휴가와 병가를 비롯해 의료, 연금,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학생들인 일부 임시직 노동자들이 개학에 맞춰 8월 말에 학교로 돌아간 뒤 이 비율은 30%까지 낮아졌지만 중국 노동법이 정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CLW는 비판했다. CLW는 이어 정저우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이 생산량이 많은 기간에 매달 최소 10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고, 초과 노동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공급망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책임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부담을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중국 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보고서가 애플의 아이폰 신작인 ‘아이폰 11’과 애플워치 신제품 등을 발표하는 시점에 나와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애플은 10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임시직 노동자 비율이 우리의 기준을 넘었다”며 “폭스콘 측과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들과 공조해 즉각 개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폭스콘도 자체 조사를 거쳐 노동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폭스콘 중국 현지공장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생산하는 폭스콘의 후난(湖南)성 헝양(衡陽) 공장에서 16~18세 청소년 인턴들을 불법적으로 야간·초과 노동에 투입한 사실이 밝혀진 뒤 경영진 2명이 해고됐다. 지난해 1월에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2010년 폭스콘 광둥(廣東)성 선전 공장에서 노동자 10여 명이 저임금과 야근 등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2년 1월에는 폭스콘 우한(武漢)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화웨이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수년간 암암리에 화웨이에 했던 ‘아홉가지 죄(罪)’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판했다. 그 아홉 가지 죄는 ▲화웨이 전현직 직원들을 협박·회유해 미 정부를 위해 일하도록 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이나 협력 파트너를 수사·압류·체포했으며 ▲함정을 파고 화웨이 직원을 사칭해 사건을 꾸며내 화웨이에 불리한 근거없는 소송을 시도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부당하게 화웨이 내부 네트워크와 정보시스템을 정탐했으며 ▲ 미국 연방수사국(FBI) 소환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에게 화웨이 정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화웨이와 상업적으로 협력하거나 분쟁이 있었던 회사를 동원해 화웨이에 대한 근거없는 소송을 진행했으며 ▲화웨이에 대해 허위·부정적 뉴스를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과거에 완결된 민사 안건을 끄집어 내 기술탈취 혐의를 이유로 선택적으로 조사를 벌이거나 기소했으며 ▲공갈과 비자 거부, 화물압수 등 방식으로 화웨이의 정상적 비즈니스 활동과 기술교류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를 겨냥한 제재 공세가 거세진데 대해 적극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대미 반격을 위해 미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도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개월 전부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상무부의 관리들을 동원해 자국 기업들의 공급사슬 구조와 미국에 대한 위험 노출도를 조사해왔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 오포, 비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양국이 보복 악순환으로 무역전쟁이 격화할 때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파악하려는 조치이자 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미국 무역 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을 때와 시점이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WSJ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같은 규모의 반격을 가할 때 자국 기업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이번 조사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연일 격화하면서 중국 희토류 업계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을 공식 지지하며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가 소속된 이 협회는 ”미국 소비자들은 미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카드 사용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자석과 모터, TV, 스마트폰, DVD 플레이어, 발광 다이오드,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은 물론 레이더, 센서 등 군사 무기에까지 두루 쓰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는 미국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금지 보복으로 일본이 투항하게 만든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개그맨 김주철 이천쌀문화축제 홍보대사로

    개그맨 김주철 이천쌀문화축제 홍보대사로

    개그맨 김주철이 임금님표이천쌀 홍보에 나선다. 이천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한가득~ 즐거움도 한가득~’이라는 주제로 이천설봉공원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21회 이천쌀문화축제 홍보 를 위해 11일 개그맨 김주철을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10일 밝혔다. 개그맨 김주철은 1999년 연극배우 예술계에 첫 발을 내 딛은 후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맨으로 정식 데뷔했다. KBS 아침마당과 아침이 좋다, 생생정보 등에서 리포터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홍보대사 김주철은 이천쌀문화축제를 사전홍보와 축제가 열리는 10월 19일 2시 축제장내 멍석마당에서 ‘임금님표이천쌀 노래자랑대회’에서 사회를 보게 된다. 한편 올해로 21번째 개최되는 이천쌀문화축제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우수축제로 알차게 여문 햅쌀을 직접 구입할 수 있고 어린 세대는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하고, 어른들에겐 옛 향수를 자아내면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국지엠, 대우차 인수 후 첫 전면파업

    한국지엠, 대우차 인수 후 첫 전면파업

    노 “임금 인상을” 사 “적자 4조… 동결” 노조, 부평공장 통제… 제한적 출입 허용 재기 시동 시점 파업… 영업 위축 가능성 포스코는 임단협 타결… 노조 86% 찬성국내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GM)이 추석을 앞두고 전면파업 사태를 맞았다.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2002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돼 ‘지엠대우’로 재탄생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임금을 올려 달라”는 노조와 “적자가 심해 인상은 어렵다”는 회사 사이의 입장 차가 당분간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지엠의 지분 구조는 미국 제너럴모터스 76.96%, 한국 산업은행 17.02%, 중국 상하이기차 6.02%로 돼 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국지엠의 인천 부평공장은 이날 일제히 가동이 중단됐다. 파업에는 한국지엠 소속 조합원 800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 측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 인천 부평공장의 출입구를 통제하고 조합원이 공장 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비조합원이거나 전기·수도 관리 인원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출입을 허용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해 전면파업이 불가피했다”면서 “임금협상과 관련해 사측이 별도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11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5년간 순손실 기준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지난달 부분파업과 이번 전면파업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는 물량은 1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지엠이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는 전량 수입 물량이어서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재기의 시동을 거는 상황에서 직면한 전면파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조는 이날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6485명 가운데 6330명(투표율 97.6%)이 참여해 5449명(찬성률 86.1%)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기본임금 2.0% 인상안을 담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은 지난해 포스코에 대규모 노조가 30년 만에 재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한국 디플레 막으려면 재정 투입 단기부양책 필요”

    크루그먼 “SOC 투자, 시간 오래 걸려 확장적 재정정책 통해 긴급 처방해야” 홍남기 “日 수출규제로 불확실성 가중” 크루그먼 “2차 대전 후 최대 보호무역 중국발 경제 위기 발생할 가능성 있다”세계적인 석학이자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우리 정부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대신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한국과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나눴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면서 스타 경제학자의 명성을 얻었다. 홍 부총리는 크루그먼 교수에게 내수와 수출 양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 대비 -0.03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뒷걸음질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은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다”며 “SOC 투자 등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신중한 기조가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본의 조치로 한국의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됐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여기에 대해 “많은 주목을 받은 미중 무역분쟁에 비해 한일 긴장 관계는 이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동의했다. 또 “당장 내년에 불황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과거 일본은 경제가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현재 경기가 나쁜 만큼 한국은 단기적인 대응을 취해야 하며 그럴 여력도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소비 지출을 늘려 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이 영향은 크지 않으며 지금처럼 세계 경기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을 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 심화는 중국이 위기를 맞는 ‘티핑 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가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도 “세계 2차대전 이후로는 보지 못했던 엄청난 보호무역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전쟁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철강산업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송아량 서울시의원, 택배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동환경 개선 근거 마련

    송아량 서울시의원, 택배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동환경 개선 근거 마련

    서울특별시의회 송아량 의원(더불어민주당, 도봉4)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노동자 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6일 제28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 고용형태의 다양화로 사용자의 상당한 지위와 감독을 받으며 노무를 제공하며 일반근로자와 다를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왔다. 송 의원은 이러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환경 증진을 위해 서울시 차원에서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노동 환경 개선과 권익 증진 방안을 마련하고자 본 조례안을 대표 발의 했다. 그동안 노동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에 제공하는 자로 ‘사용종속성’ 있는 경우로 해석했으나 최근 법원은 사용자가 보수 성격, 업무 내용 및 감독, 노동시간·장소, 이윤·손실 등의 위험부담 여부 등에서 사회적·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행사할 여지가 있으면 사용종속성을 갖는 근로자로 확대하는 판결을 내렸다. IT 산업의 발달과 노동 제공주체들의 인식 변화 등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이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규모를 통계청은 약 50만 명, 한국노동연구원은 약 220만 900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송 의원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자유로운 고용계약 또는 도급이나 위임에 의거해 노무제공 의무를 부담하다 보니, 노무 전개 과정에서 종속적인 성격으로 인해 근로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어서 제도적 마련이 절실하다고 느꼈다”면서 “본 조례안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 및 권익증진의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이더유니온 “요기요 배달원들 근로자로 인정하라”

    라이더유니온 “요기요 배달원들 근로자로 인정하라”

    배달노동자들이 음식 배달 대행업체 ‘요기요’를 상대로 배달원들을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배달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등 10여명은 추석연휴를 앞둔 9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요기요플러스 성북허브(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들과 즉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요기요 배달원들은 요기요 측의 음식 배달 대행서비스를 맡은 요기요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다. 근로계약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자회사 플라이앤컴퍼니와 체결하는 구조다. 현재 라이더들은 계약서상으로는 개인사업자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라이던유니온은 요기요가 출퇴근과 휴무·식사시간 관리, 주말근무 지시, 타지역 파견근무 등을 라이더들에게 지시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근로자인 셈인데 주휴수당·연장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요기요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근로자를 개인사업자로 명시한 계약서를 쓰고, 실제로는 근로자처럼 지휘·감독하는 불법 위장도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 자문 변호사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도 “요기요 측은 노무에 대한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했고, 정보통신망을 통해 휴게시간, 휴무, 근무 형태 등에 대해 철저한 근태 관리를 해왔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라이더유니온은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무조건 개선 협의와 단체교섭, 체불임금 지급, 불법 상황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자영업자 27% “폐업 경험”… 48% “혼자 운영”

    자영업자 27% “폐업 경험”… 48% “혼자 운영”

    음식업이 도소매업보다 폐업 비율 높아 폐업 이유 ‘상권 쇠퇴·경쟁 과다’가 46% “원재료비·임대료·인건비 順 많이 올라”자영업자 4명 가운데 1명은 과거 폐업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10명 중 8명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또는 가족의 도움만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8일 ‘2019 KB 자영업 보고서’를 통해 전국 개인사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서비스 자영업자의 27.5%는 과거 폐업을 경험했다. 현재 음식업(31.4%)에 종사하는 자영업자가 도소매업(22.9%)에 비해 폐업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폐업 이유로는 ‘상권 쇠퇴와 경쟁 과다 등 주변 환경 악화’가 가장 큰 비중(45.6%)을 차지했다. ‘임대료 상승 또는 상가 주인의 퇴거요청’은 9.9%, ‘인건비·재료비 등 운영비용 상승’은 4.1%로 집계됐다. 이택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외부 요인에 따른 폐업이 전체의 59.6%로 경쟁 상태에 놓인 서비스 자영업자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고용 형태를 보면 서비스 자영업자의 절반에 가까운 48.3%가 혼자 매장을 운영한다고 답했다. 임금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고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31.6%로, 79.9%가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24.8%)은 사업상 자금 운용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사업상 자금 운용이 ‘양호하다’는 응답은 25.7%, ‘보통이다’ 49.5%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43.5%가 은행에 빚이 있으며, 대출 가운데 신용대출(39.4%)보다 담보대출(60.6%)을 많이 이용했다. 매장 운영비용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많이 증가한 항목으로는 원재료비(64.6%), 매장임대료(21.6%), 인건비(11.8%) 등이 꼽혔다.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자영업자일수록 임대료가, 매출 규모가 있는 자영업자는 인건비가 많이 늘어 부담이라고 답했다. 주변에 위치한 동일 업종의 다른 매장들과 비교할 때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이 경쟁력이 있다는 의견은 14.9%에 그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정부가 체불 임금 대신 주는 ‘체당금’ 5배↑

    정부가 체불 임금 대신 주는 ‘체당금’ 5배↑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을 정부가 대신 주는 ‘소액체당금’ 지급액이 최근 크게 늘었다. 경기상황이 나빠져 기업의 임금 지불 능력이 그만큼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체불 임금은 2015년 1조 2993억원에서 지난해 1조 6472억원으로 3479억원(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법원에서 임금 체불 확인 판결이 나오면 정부가 바로 지급하는 소액체당금 지급액도 2015년 352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1865억원으로 5배 이상 불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1092억원이 지급됐다. 소액체당금을 받는 노동자도 2015년에는 1만 4765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6만 4106명까지 많아졌다. 체당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체불한 임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사업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다. 크게 일반체당금과 소액체당금으로 나뉜다. 일반체당금은 기업이 도산·파산해야 받을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액수가 크지 않은 소액체당금은 법원에서 체불 임금 확인 판결만 나오면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2015년 도입됐다. 체불 임금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경기 여건이 나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기업이 임금을 체불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 놓인 기업이 많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노동자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고자 지난해 말 소액체당금 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도 했다. 지급 처리 기간을 7개월에서 2개월 이내로 줄이는 법안이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 중이고 지난 7월부터 지급액 상한을 4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소액체당금 지급액은 과거보다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소액체당금이 급증하는 것은 기업의 임금 지불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그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당장 시급한 대로 소액체당금 예산을 늘리고 지원절차를 간소화해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부당해고 다툰 복직 노동자에 불리한 처우”··· 인권위, “차별”

    “부당해고 다툰 복직 노동자에 불리한 처우”··· 인권위, “차별”

    부당해고 인정 받아 복직한 노동자에게 임금 등 불이익 준 대학인권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차별” 결론 사용자와 부당해고 여부를 다투다가 복직된 노동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임금 불이익을 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6일 한 국립대가 부당해고 인정을 받은 기간제 노동자를 재고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처우가 불리한 직군으로 채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이 대학에 기간제 노동자의 직군을 전환하라고 권고했다.A씨는 2012년 2월부터 한 국립대에서 기간제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2017년 2월 계약기간 종료로 해고되자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는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계약종료는 부당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 결과에 따라 A씨는 같은 해 6월 무기계약직으로 복직됐다. 그러나 A씨는 대학 측에서 2015년 4월 교내 무기계약직을 모두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했으면서도, 자신만 처우가 불리한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모두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할 의무는 없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학교 측이 대학회계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원들과 진정인이 같은 지위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됐는데도 임금 등 처우 면에서 불리한 무기계약직으로 복직시켰다”면서 “진정인이 복직할 당시는 물론 현재도 해당 대학에 무기계약직원이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부당해고를 다투어 복직된 자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해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이에 인권위는 학교 측에 A씨를 대학회계직으로 전환해 다른 노동자와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日아베, 소비세 10% 증세 강행...불안에 떠는 서민들

    日아베, 소비세 10% 증세 강행...불안에 떠는 서민들

    다음달부터 일본의 소비세율이 현행 8%에서 10%로 인상된다. 지금은 본체 가격 1000엔(약 1만 1200원)짜리 상품의 경우 80엔의 세금이 붙어 소비자 부담이 1080엔이지만, 10월 1일부터는 1100엔이 된다. 소비세 인상이 임박하면서 일본에서는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하게 된 서민·중산층은 물론이고 경제 전문가들까지 나서 세금 인상의 시점이 안좋다며 아베 신조 총리의 정책 강행에 반기를 들고 있다. 특히 소비세 증세가 부자들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더욱 옥죌 것이라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소비세율 10% 인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1.3%로 ‘찬성한다’(43.3%)를 8.0% 포인트 웃돌았다. 서민·중산층을 중심으로 생활고 가중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은 임시국회의 조기 소집을 요구하며 세율 동결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시민 차원의 증세 계획 철회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 영화감독 야마다 요지 등이 지난해 말 시작한 증세반대 서명운동에는 65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서명을 완료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언론들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3일자 ‘소비세 증세 앞으로 1개월, 해도 좋은가‘라는 대형 특집기사를 통해 오사카시에 사는 고테라 아이코(75)라는 여성 독거노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고테라는 “지금도 더 이상은 불가능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뭘 얼마나 더 아끼라는 것인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기초수급대상자로 연금을 포함해 매월 11만엔 정도로 생활하고 있다. 월세를 내고 남는 6만 5000엔 정도로 식비 등 나머지 생활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가장 큰 부담은 전기료다. 현재 살고 있는 낡은 맨션은 한여름 실내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지만, 간염과 신경통이 심해 집에 머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고테라는 “에어컨에 의존해야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낡은 탓에 전기세가 한 달에 1만엔이나 나온다”며 “이런 판국에 세금까지 늘어나면 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말했다. 한 생활복지단체 관계자는 “소비세 증세는 기초수급대상자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 넣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하루 두 끼로 때우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증세 이후 이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도쿄 기타구에 사는 74세 여성은 “국가에서 제멋대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아베 정권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증세 때문에 하던 일을 포기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에 사는 70대 남성은 자기 고향에서 20여년간 운영해온 이자카야를 올 초 폐업하고 도쿄에서 일자리를 구해 매일 원거리 통근을 하고 있다. 그는 “소비세가 오르면 술과 음식의 판매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러면 손님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워낙 박리다매로 장사를 해온 터라 매출이 줄면 도저히 생활이 안 돼 그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가게를 접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소비세 증세를 연기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소재로 활용해 왔다.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2015년 10월로 예정된 증세를 2017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당시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석권했다.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세계경제 침체 등을 이유로 소비세 증세를 또 미뤄 선거 승리로 가져갔다. 경제저널리스트 오기와라 히로코는 “아베 정권은 선거 전략의 장애물로 여겨져 온 증세를 연기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정권의 발판을 마련하는 소재로 활용해 왔다”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가계가 한층 어려워진 지금 상황이야말로 증세는 절대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증세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는 ‘경감세율제도’(세금부담 경감책)에 대해서도 너무 복잡하다는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갖고 나오면 소비세율이 현행대로 8%이지만, 편의점 안에서 먹으면 10%가 적용된다.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일부에서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식당체인 스키야나 일본KFC는 매장 안에서 먹는 손님(소비세 10%)과 테이크아웃 하는 손님(소비세 8%)간 가격차를 없애기 위해 매장에서 먹는 경우의 가격을 세금차액(2% 포인트) 만큼 내리기로 했다. 또 내년 6월까지 신용카드 등 현금 이외의 결제수단으로 물건을 살 경우 가격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포인트 환원제도’가 실시되지만, 이 또한 부작용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낮은 신용도 때문에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빈곤층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구조여서 소비세 제도의 ‘역진성’(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큰 세금 부담을 안는 것)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세계경제와 일본경제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에도 지금은 증세의 적기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원로 경제평론가 얀베 유키오는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되고 있는 지금은 과거 2차례의 증세 연기 때에 비해 경제사정이 더 나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현재 일본 경제에는 경기 하강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3월 경기동향지수가 6년 2개월 만에 ‘악화’로 전환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전망에서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3.3%인 반면 일본은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네코 마사루 릿쿄대 특임교수는 “일본 국내 소비의 장기침체를 중국 등지로의 수출로 상쇄해 왔지만,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지금은 그것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소비세 10% 증세가 이뤄지면 영세기업의 줄도산이나 폐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소비세 인상 타이밍은 최악”이라면서 “미중 무역마찰에 더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의 장기화, 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 탈퇴(노딜 브렉시트) 강행 등 세계경제가 다양한 경기후퇴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규직 요구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사측과 충돌 18명 경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사측과 충돌해 18명이 다쳤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 10분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협력업체 안으로 진입하려는 조합원 100여명과 이를 제지하려는 사측 관리자와 보안요원들이 충돌했다. 양측은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벌여 일부 넘어지면서 18명이 다쳤다. 모두 경상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공장 내 식당을 이용하려고 하자, 사측이 막아서면서 시비가 붙어 6명이 다쳤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이 대거 항의하다가 또 마찰이 생겼다. 경찰은 두 차례 몸싸움으로 사측 14명과 조합원 1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모두 경상인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 관계자는 “식당 이용을 제지한 것에 항의성 집회를 하려고 했으나 사측이 제지하면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파업 등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노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정규직 전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의 성실 교섭 촉구 등을 요구하며 3일부터 파업·태업 등을 벌여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조선의 식민지 수혜론 모순 폭로한 일본학자

    조선의 식민지 수혜론 모순 폭로한 일본학자

    일본학자가 본 식민지 근대화론/도리우미 유타카 지음/지식산업사/298쪽/1만 8000원 일제강점기 한반도의 경제를 바라보는 일본의 인식은 철저하게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요약된다. 일제가 한국의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수혜론이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을 빚는 ‘반일종족주의’도 크게 보면 같은 맥락이다. 조선이 혜택을 받아 발전했다면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은 왜 그토록 가난에 허덕였을까. ‘일본학자가 본 식민지근대화론’은 발전과 가난의 모순을 파고들어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를 입증한다. 식민지근대화에 의문을 품어 연구에 천착해온 도리우미 유타카 한국역사연구소 상임연구원이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을 보강해 단행본으로 내놓았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가난이 일제의 철저한 군사력과 계산된 정책에 의한 것임을 폭로한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주목한 점은 조선총독부의 비호를 받은 토목 청부업자들이다. 일본 청부업자들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부를 독식했고 그 밑에서 일한 조선 노동자들은 일본인에 비해 값싼 임금에 허덕였으며 그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실상의 수탈이 만연했다고 주장한다. 일제강점기 조선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공업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는 잠재적 경쟁국으로서의 조선을 저지했고 단일 농업(모노 컬처)과 수리조합사업에 국한한 정책으로 일관했다. 그 정책의 산물이 바로 철도 부설과 산미 증식이다. 실제로 저자가 제시한 조선총독부 통계에 따르면 한일병합 이후 해방까지 영선비·토목비·철도 건설 및 개량비·토지개량비·사방사업비 등 토목관련비 합계가 조선총독부 재정 지출의 20%를 차지했다. 그 막대한 지출에 혜택받은 한국인 청부업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일제는 군사력을 배경으로 대한제국과의 계약을 완전히 무시했고 일본인 청부업자들이 공사를 독점했다. 조선인 노동자의 임금은 하루 30~50전으로 일본인 노동자의 4분의1 정도에 그쳤다. 그 차이만큼 일본인 청부업자가 합법적으로 착취한 셈이다. 책은 식민지근대화론의 상대적 개념인 수탈론의 섣부른 강조도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런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이제 수탈의 정의에만 얽매일 게 아니라 정치 권력에 의한 경제 영역에의 부당 관여·개입,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부당한 방치, 부작위 등을 포괄하는 폭넓은 개념으로 일제강점기 경제 연구가 진전되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금요칼럼] 홍대용의 편지/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홍대용의 편지/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1766년(영조 5) 홍대용은 청나라 선비 반정균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보다 한 해 전 그들은 연경에서 친구가 되었다. 숙부 홍억이 연경에 사신으로 파견되었을 때였다. 홍대용은 비공식 수행원(‘자제군관’)으로서 연경에 갔다. 이후 평생 동안 그는 청나라 선비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홍대용은 중국에 편지를 보낼 때 자신의 소논문을 동봉하기도 하였다. 그중에는 한국에 관한 중국인들의 편견을 고치기 위한 것도 있었다. 지난밤에는 귀뚜라미 소리가 유난하였다. 나는 홍대용의 편지를 꺼내어 읽고 또 읽었다. 그 시절 청나라에서는 ‘명기집략’(明記輯略·저자 朱璘)이라는 역사책이 인기였다. 문제는 그 가운데 오류가 적지 않았다. 반정균에게 보낸 편지에서 홍대용은 그 문제를 다루었다(홍대용, ‘담헌서’, 외집 1권). 그 책에서는 임진왜란의 책임이 선조에게 있다고 보았다. 선조가 술에 빠져 정치가 어지러웠다고 했다. 홍대용은 이를 반박했다. 선조는 자질도 뛰어났고, 성품도 과감하였으며, 선왕의 정치를 펴고자 노력했다고 주장하였다. 당쟁의 과열 문제였다고 홍대용은 진단했다. 의주 행재소에서 선조는 다음의 시로 신하들을 타일렀다. “대신들이여 오늘 이후에도(朝臣今日後)/ 서인이니 동인이니 할 터인가(寧復名西東).” 그러나 선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쟁이 그치지 않았다고 하였다. 훌륭한 임금이었는지는 나로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조가 공부를 좋아한 것은 맞는 것 같다. 당쟁의 병폐를 강조한 홍대용의 주장은 더더욱 옳다. 요즘 국회가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이것이 바로 당쟁이라는 망국병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편지에서 홍대용은 이이의 십만양병설도 소개하였다. 오늘날 역사학자 중에는 십만양병설을 숫제 허구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홍대용이 제시한 문헌을 보면, 병조판서를 역임한 이이가 국방력을 기르자고 주장한 사실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 홍대용은 편지에서 이이의 양병설을 정면으로 반대한 이가 유성룡이었다고 기록했다. 이이는 자신의 고충을 이렇게 토로했단다. “이현(而見, 유성룡)도 이렇게 말하는구나. 나랏일을 의논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때는 왜란이 발생하기 10년 전이었다. 유성룡이 양병설을 반대했대서 비난하기는 곤란하다. 나라의 재정형편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차 일어날지 모르는 난리 때문에 막대한 국방예산을 집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홍대용은 유성룡의 고충도 십분 헤아렸던 듯하다. 그는 유성룡을 마구 비판하지 않았다. 끝으로,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서 홍대용은 이순신의 공적을 높이 평가했다. 우선 그는 ‘명기집략’에 이순신의 이름이 ‘이순’이라고 오기된 사실을 지적하였다. 이어서 이순신의 활약이 있었기에 조선이 무사했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명나라 역시 이순신 덕을 보았다고 강조했다. 일본군은 바다를 건너 중국 동남쪽으로 쳐들어가려 했으나 이순신에게 길목이 막혔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아도 탁견이다. 알다시피 조선후기 식자층은 임진왜란에 관하여 왈가왈부 말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명나라의 은혜를 지나치게 강조하였다. 그러나 홍대용의 견해는 분명히 달랐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선조를 과연 현명한 임금이라 여겼을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중국인들이 조선 임금을 얕보는 것이 못마땅해 애써 두둔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이순신의 공적을 설명하는 대목에 이르면 행간에서 조선 선비의 자존감이 절로 느껴진다. 아, 18세기 후반에도 조선지식인 홍대용은 민간 외교사절을 자임하였구나.
  •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상층부·하층부로 나뉜 ‘이중의 세계화’… 문화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2019년 세계의 화두 중 ‘세계화의 후퇴’가 있다. 세계화의 상징이던 동아시아와 미국의 분업체계는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전쟁으로 파열음을 내며 찢어지고 있다. 국적과 문화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해 정착하고 공존할 것이라는 다문화주의의 이상 또한 난민 위기와 반이민 운동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20년 전인 1999년만 해도 ‘세계화의 후퇴’ 같은 이야기는 상상도 하기 힘든 것이었다. 1999년에 반세계화라 함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개최를 막고자 세계 각지의 비정부기구(NGO)들이 달려가 싸웠던 ‘시애틀 전투’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었지 주류 정치를 흔들고 강대국 관계를 뒤엎는 거대한 조류와는 정말 큰 거리가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해 보자면, 2000년대에는 초등학생인 나조차도 우루과이라운드, 세계무역기구, 자유무역협정 같은 어려운 말들에 비교적 익숙했고 세계화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였다고 기억한다. 당연히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같은 반세계화의 구호를 접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난 20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계화는 그 짧은 전성기를 끝내고 위기를 맞은 것일까.●세계화와 다보스맨의 진군 구 공산권이 무너지고 월드와이드웹(www.)이 새로운 차원의 정보혁명을 가져다주면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간 세계화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됐다. 물론 그 밖의 다른 변화들도 드넓은 이 행성을 ‘지구촌’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세기 후반 이루어진 항공 교통의 대대적 확장, 컨테이너 항구의 등장으로 물류비의 혁신적 절감 등 교통에서의 변화가 있었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 체제를 뒤로하고 등장한 WTO, 유럽통합 산물인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이 변화의 주역이다. 세계화는 각각의 변화가 다른 변화를 자극하면서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이 변화를 최전선에서 이끈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배경을 공유하던 사람들, 소위 ‘다보스맨’이라고도 불리는 글로벌 엘리트들이었다.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받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유명 세계 도시들을 징검다리 건너듯 돌아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세계화라는 연극에서 이들이 맡은 배역이 같은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세상을 바꿀 혁신을 만들었고, 다른 누구는 세계화를 촉진시키려는 규제 개혁안을 입안하고, 누군가는 중국에 새로 지을 공장 부지를 탐색했다. 하지만 국적, 성별, 나이 등이 달랐다 할지라도 세계화가 창출해 내는 거대한 기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커다란 공통점을 가졌다고 하겠다. 경제적 공통점은 곧 문화적 공통점으로 이어졌다. 성별과 인종에 상관없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세계 도시를 누비고 음악, 미술, 스포츠에서 수준 높은 교양을 확보했다. ‘글로벌 이슈’를 논평할 지식도 갖춘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부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별과 인종 따위에 연연하는 것은 ‘쿨(cool)하지 못한’, 하층민의 습성으로 간주됐다. 글로벌 엘리트 사회에 녹아들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예법을 익혀야만 했다. 이런 세계화에서 움직인 것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금융자본과 고급 인적자원을 만들어 내는 지식의 흐름이었다. 이를 각각 금융의 세계화와 지식의 세계화라고 하자.●생산력 위해 이주한 하층의 세계화 하지만 영어능력, 자산, 교육수준 등의 문제로 이런 기회를 잡아낼 수 없는 선진사회 하층에게 이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물론 그렇다고 세계화가 그들을 아예 비켜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상층의 세계화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한 세계화의 역습이었다. 첫째는 생산의 세계화였다. 정보기술은 연구개발, 단순조립, 마케팅에 이르는 복잡한 생산 사슬을 세분해 세계 각지에 흩어놓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복잡한 도면부터 방대한 회계자료까지 모든 종류의 정보가 디지털 자료로 변환돼 지구 각지를 돌았다. 그 결과 그 이전까지 볼 수 없던 거대한 규모의 산업 이전이 가능해졌다. 고도의 숙련이 필요하지 않았던 단순 제조의 경우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있던 선진사회의 노동력을 값싼 구 공산권, 제3세계 인력들이 대체해 나갔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이 겪은 생산의 세계화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었던 셈이다. 둘째는 이주의 세계화였다. 역내 경제통합이 가속화하면서, 더 높은 임금과 계층 상승의 기회를 찾아 개발도상국의 노동력이 선진사회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유럽인·아랍인·터키인은 서유럽으로,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인들은 미국과 캐나다로, 중국인과 베트남인은 한국과 일본으로 이주해 갔다. 물론 이 외에도 수많은 국가에서 수많은 나라로 이주의 흐름이 이어졌다. 이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디아스포라(타지에 정착한 이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나갔고, 본국에 있던 친척과 지인들을 계속해서 불러들였다. 이들은 선진사회의 원주민들이 더이상 종사하려 하지 않았던 저임금 일자리를 기꺼이 맡았다. 선진사회의 하층민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생활공간의 풍경을 계속 바꿔나가는 이주민들의 흐름에서 문화적 불안감을 느꼈고 원주민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경제적 불안감으로 이어졌다(실제 일어난 현상보다는 심리 상태에 주목한 것이다). 이주의 세계화도 그다지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세계화의 이중성 하지만 ‘금융과 지식의 세계화’에서 이득을 본 상층민이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손해를 본 하층민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사실 생산과 이주의 세계화로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급속한 생활수준의 향상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세계화가 이룩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자부심을 느낄 만했다. 또 계속 임금이 올라가는 고임금 직종에 종사하며 이주민들로 다채로워진 문화 콘텐츠와 저렴한 서비스를 즐기게 됐는데 세계화에 반대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반대한다면 그들을 그저 역사의 흐름에 뒤처진 이들로 매도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이제 글로벌 엘리트에게는 같은 나라의 하층민보다 다른 나라의 글로벌 엘리트가 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상대가 된 지 오래였다.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세계화는 선진사회에서 이처럼 큰 골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고 심리적인 문제도 개입된다. 경제 위기, 산업 공동화, 이주 흐름이 이어지며 올라온 심리적 불안감은 안정적인 민족 공동체를 위협하는 외부인과 손을 잡은 타락한 엘리트에 대한 분노라는 형태로 구체화했다. 바로 이것이 2016년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을 현실화시킨 가장 큰 공신이었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영국과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 위기 이후 글로벌 엘리트에 속하는 지식인들이 수도 없이 논의한 이 같은 서사를 3년이나 지난 지금 또 꺼낼 필요가 있을까. 이제 계층에 따라 차등적이었던 세계화가 지금의 반세계화 돌풍으로 이어진 것은 알 만한 식자층 사이에서는 상식 아닌가. 굳이 이런 상식을 또 들어야 하나. ●한국에서 일어나는 세계화의 이면 충분히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서사가 다소 진부할지라도 계속해서 사회에 환기돼야 한다.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들이 다소 시간 차를 두고 동아시아에 찾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히 국내에서 이 문제를 다룬 글들을 읽어 보면 하나같이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로만 소개된다. 하지만 함께 진격하는 상층의 세계화와 하층의 세계화는 분명히 비교적 동질적인 편에 속하는 한국에서도 상당한 골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는 인구 4만명의 시골에서 자랐고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엘리트를 길러내는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나는 한국에서도 이미 이중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다. 서울대의 많은 학생은 일찌감치 세계를 경험하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며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점하는 위치를 활용해 고소득 직군에 합류한다. 미국과 유럽에 친구를 두고 있고 선진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문화적 규범과 글로벌 엘리트들이 즐기는 콘텐츠에 익숙하다. 사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화의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고향에 내려가서 느끼는 세계화는 전혀 달랐다. 생산의 세계화로 말미암아 과거 4인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게 해준 제조업 일자리는 사라져 가고 있고, 그 때문인지 지방의 소읍들은 어느 곳이나 고향의 정겨움보다는 쇠락해 가는 을씨년스러움을 풍기고 있다. 대신에 번창하는 것은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해외식품점이다. 작년 추석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고향 재래시장 주변으로 골목마다 삼삼오오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장을 보고 외식을 하고 있었다. 아마 추석에는 공장도 쉬니 그동안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이주민들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 것이리라. 예컨대 서울대의 청년들이 미국과 독일에서 친구들을 만든다면 이제 이곳의 청년들은 키르기스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들과 밥을 먹고, 식당 아주머니들은 중국과 베트남 결혼이주민과 일을 같이 해야 한다. 이중의 세계화는 관계 맺는 국적에서부터 어느 정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선진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 또한 서유럽과 북미에서 일어난 일을 비슷한 시간표로 같이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달라지는 시골의 풍경 지방에서 이 같은 풍경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에는 물론 흥미로운 구석과 긍정적인 부분도 무척 많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봄, 고향의 한 골목에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노동자 15명이 맥주를 마시면서 길을 점거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러시아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이들과 나름 재밌게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물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20년 뒤 우리 고향의 풍경은 대체 얼마나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가.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운영도 불가능해진 공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 고향의 다문화 청소년들은 어떤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층 세계화의 수혜를 보는 엘리트들은 이 같은 질문이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마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감도 잘 안 잡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유럽과 북미가 겪었던 정치적 혼란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는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해 진지하게 답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공간과 계층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화의 변검술에 대해서. 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임명묵은 현재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서아시아 지역을 전공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지역과 국가들이 20세기 현대 세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갔는지를 방대한 독서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데 관심이 많다.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저자.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후속편서 아시아계 작가 빠진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후속편서 아시아계 작가 빠진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2억 3800만달러(약 2732억 5800만원)의 흥행수익을 올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의 후속편에서 아시아계 작가인 아델 림이 빠지기로 했다. 공동작가인 피터 치아렐리와의 극심한 ‘임금 격차’ 때문이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태생의 림이 추후에 예정됐던 두 편의 CRA 후속편에서 손을 뗐다고 전했다. 워너브라더스와의 임금 협상에서 만족스러울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서다. 익명의 취재원에 따르면 림이 후속편 제작을 통해 받기로 한 임금은 11만달러(약 1억 3200만원)이지만 치아렐리는 이보다 약 8배가량 높은 80만달러에서 100만 달러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림은 인터뷰에서 임금 격차에 대해 “그들이 (영화에 대한) 내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각본에 있어서 여성이나 유색인종은 그들의 실질적인 업적보다 문화적으로 특정한 디테일을 집어넣기 위해 고용된 것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이러한 임금 격차가 그렇게까지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작가들의 임금은 대게 과거 작업했던 결과물에 의존하게 되는데 림은 브라운관 작품들을 주로 제작했던 반면 치아렐리는 2009년 산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프로포즈’ 등을 포함해 히트 영화들의 시나리오를 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부진하던 시기에 CRA이 거둔 성공을 고려하면 워너브라더스사가 림에게 제안한 임금은 분명 불균형적이라고 복스는 평했다. 림은 워너브라더스가 치아렐리의 임금의 일부를 떼어서 자신에게 주려했던 점도 못마땅하게 여겼다. 림은 “치아렐리는 무척 관대한 사람이었으나 진정한 임금 평등은 그런 식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한편 림은 2020년 11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의 새 영화 ‘라야 앤드 더 라스트 드래곤’의 각본을 맡아 작업중이다. 영화는 인도네시아계 디즈니 공주를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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