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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벌거벗은 임금님/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벌거벗은 임금님/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프랑스 왕정체제를 허문 시민혁명 프랑스대혁명(1789)의 뿌리는 계몽주의 사상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가들과 비평가들은 그 혁명의 직접적인 도화선을 풍자에서 찾는다. 왕실에 만연한 사치와 향락, 특히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방탕과 성적 문란을 향한 대중들의 분노. 거리에 뿌려지는 앙투아네트의 문란상을 담은 포르노그래피며 시·소설, 낙서…. 그 풍자로 분노한 대중은 결국 콩코드광장에서 두 사람을 처형했고 공화정 체제를 이끌어 냈다. 프랑스대혁명에서 그랬던 것처럼 풍자는 ‘비판적 웃음’의 속성을 갖는다. 현실 권력과 권위에 대한 부정과 모순된 현실의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통한 이상 세상의 구현을 노린다고 할까. 하지만 풍자는 사회통념에 크게 역행하지 않는 시각과 사회 발전을 향한 냉철한 시선을 가질 때 빛을 발한다. 거꾸로 지나친 왜곡과 특정 집단의 이익에 기울 때 사회적 공감은커녕 부메랑의 참극으로 끝나기 일쑤임을 역사는 역력히 보여 준다. 풍자의 역풍은 근래 우리 정치계에서도 또렷하다. 탄핵정국이 한창이던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더러운 잠’이 국회의원회관에 걸려 논란을 빚었고, 이에 앞서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연극 ‘환생경제’를 공연해 말썽을 빚었다. 나체로 풍자된 박 전 대통령 곁에 주사기 다발을 든 최순실, 박정희 전 대통령 초상, 침몰하는 세월호를 곁들인 풍자화 ‘더러운 잠’은 대중들의 뭇매를 맞은 끝에 전시를 주최한 민주당 의원은 6개월 당직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놓고 ‘육××놈’, ‘불×값’,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같은 비속어가 동원됐던 연극 ‘환생경제’도 결국 ‘여의도’ 대표였던 한나라당 의원의 사과로 매듭지어졌다.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는 식의 진영 싸움 중에 불거졌던 일그러진 풍자는 모두 대중들로부터 외면받아 불쾌한 여운만 남긴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풍자 만화 ‘벌거벗은 임금님’이 화제다. 정확히 말하자면 ‘벌거벗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자유한국당이 안데르센 동화를 패러디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선 문 대통령이 간신들 말에 속아 실체가 없는 ‘안보 재킷’과 ‘인사 넥타이’를 착용하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면서 국민들의 비웃음을 산다.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둘 수 없지.” “차라리 우리 집 소가 낫겠어.” 영상 안에서는 문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의 비난 목소리도 등장한다. ‘천인공노할 내용’이라거나 ‘비판에도 품격을 지키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자유한국당은 문제의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 논란을 빚었던 꼴사나운 풍자 세태가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된 듯해 씁쓸하다. 장원급제하고도 방방곡곡을 떠돈 김삿갓은 숱한 방랑기를 남겨 여전히 회자된다. 일부 문학계에선 ‘한국의 셰익스피어’라는 칭송까지 받는 김삿갓의 세상 풍자록인 방랑기가 여전히 인기인 이유는 욕심 없는 청빈과 사심 없는 절제 때문이 아닌가. 대중들의 풍자는 정치인의 수준을 훨씬 웃돈다. kimus@seoul.co.kr
  • 장기요양보험료 3년째 인상… 가구당 월평균 2204원 더 낸다

    장기요양보험료 3년째 인상… 가구당 월평균 2204원 더 낸다

    재정 악화돼 올해보다 1.74% 포인트 올려 올해 8.51%서 사상 첫 두 자릿수대 진입 정부 “고령화로 수급자 늘어 인상 불가피” 올해 적자 7530억… 0.6개월치 비상금뿐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이 올해(8.51%) 대비 1.74% 포인트 오른 10.25%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보험료가 가구당 월평균 2204원씩 늘게 됐다. 급속한 고령화로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이 늘어 재정이 악화하자 결국 정부는 30일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역대 최고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건강보험가입자라면 누구나 매년 결정되는 보험료율에 따라 건강보험료액의 일정 비율을 장기요양보험료로 내고 있다. 올해는 건강보험료액의 8.51%를, 내년에는 10.25%를 장기요양보험료로 내는 식이다. 내년 건강보험 가입자의 월평균 장기요양보험료는 가구당 1만 1273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이 두 자릿수가 된 건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6.55%로 동결되다 지난해 7.38%, 올해 8.51%로 인상됐다. 내년까지 포함하면 3년 연속 인상이다. 복지부는 “고령화에 따른 수급자 증가, 장기요양보험료 본인부담 감경 대상 확대(건강보험료 순위 25% 이하→50% 이하) 등으로 매년 지출이 늘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장기요양보험은 노인 대상 사회보험이어서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2018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는 101만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경증 치매 노인도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해 신청자가 더 늘었다. 실제 수급자는 최근 3년간 연평균 14%씩 늘고 있다. 보험료율을 계속 올리고는 있지만 매년 평균 23%씩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16년 적자로 돌아서고서 지난해 6101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예상 적자폭은 7530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는 적립금 누적 수지가 6168억원까지 떨어져 유사시 서비스 제공 기관에 한 달 지급할 돈도 안 되는 0.6개월치 비상금만 남게 될 전망이다. 이대로 가면 2021년에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선 내년 보험료율을 10.25%로 올리면 15일치 적립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2021년부터는 보험료를 소폭만 인상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은 감염병이 돌 경우를 대비해 많은 적립금을 비축해야 하지만, 장기요양보험은 가사지원 등 돌봄에 초점을 맞춘 사회보험이어서 15일치로도 비상시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지출은 9조 6000억원으로 예상되며, 보험료 인상으로 수입이 9조 5577억원 생긴다. 이에 따라 당기 적자는 95억원이 되고, 내년 말 기준 적립금은 6073억원(15일치)이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이 이 정도로 악화한 것은 정부가 제때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적립금만 집어 쓴 탓이 크다. 대선을 앞두고 2016년 처음 적자가 났을 때도 정부는 아직 재정 여력이 있다며 보험료율을 동결했다. 보험료는 세금과 같아 인상에 대한 국민 저항이 크다. 이번에도 정부는 보험료율을 적게 올리려고 저임금·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요양보호사 인건비 인상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최소화했다. 장기요양 급여 수가는 평균 2.74% 인상했다. 장기요양위원회는 재정 확보를 위해 정부의 장기요양 국비지원 비율을 현재 18.4%에서 20%로 올리고자 국회와 정부가 참여하는 정책간담회를 추진키로 했다. 복지부는 불필요한 재정 누수를 막아 지출을 효율화하고 장기요양기관이 부당청구를 하다 두 번 적발되면 퇴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잠정 삭제…黃 “상중이라 부적절”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잠정 삭제…黃 “상중이라 부적절”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을 잠정 삭제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0일 건국대학교 특별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애니메이션 삭제 사실을 알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해당 동영상을 내렸다. 삭제 배경에 대해 황 대표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 때문에 계속 유지하는 게 옳지 않다고 해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예 삭제하라는 요구도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 당에서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지난 28일 공개한 ‘오른소리가족’ 애니메이션 2편에서 문 대통령을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묘사했다. 문 대통령은 동화 속 임금님처럼 겉옷을 걸치지 않은 속옷 차림으로 등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수갑을 찬 채 체포되는 장면도 담겼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 “천인공노할 소재”, “국민 모욕 동영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미래당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에 황 대표는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특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우리 조 아무개 장관,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정말 공정하고, 정의롭고, 아주 멋쟁이”라고 한 뒤 “청문회를 하면서 보니까 온갖 편법은 다 쓴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조 전 장관) 가족들이 다 그렇게 한 거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시다”며 “가치가 비정상화가 됐다. 가치가 정상화되는 나라가 되게 하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강을 마치고 문 대통령 문상을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어머님이 돌아가신 점에 대해서 애도를 표하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북 폐교 251곳 중 65곳 방치…도교육청 활용방안 못 찾아

    경북지역 폐교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각종 문제점을 낳고 있다. 30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통폐합이 시작된 1987년 이래 경북지역 전체 폐교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모두 726곳이다. 그동안 475곳이 팔렸지만, 나머지 251곳은 도교육청이 보유 중이다. 특히 영천 9곳, 김천 8곳, 경주·의성 각각 6곳 등 모두 65곳은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10년 이상 방치돼 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다. 대부분의 폐교가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거나 오랜 기간 활용되지 않아 건물로서 기능을 잃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교 수가 유난히 많은 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이렇다 할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폐교가 흉물로 전락된 데다 사고우려, 유지관리비마저 계속해서 드는 등 문제가 양산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이 2017년 6470원에서 2018년 7530원, 올해 8350원으로 잇달아 상승하면서 폐교 곳당 연간 관리비가 150만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교육과 문화사업 등을 위해서만 폐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 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귀농·귀촌 정책을 추진 중인 일부 지자체가 폐교를 귀농·귀촌 지원시설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지자체가 지금까지 폐교 35곳(2017년 9곳, 지난해 12곳, 올해 14곳)을 매입하는 등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지자체 상대 매각을 활발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품질 우수한 면장갑 생산…공공기관에도 납품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품질 우수한 면장갑 생산…공공기관에도 납품

    국내에는 장애인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 직업훈련시설이 있다. 그중 강원도 화천에 위치한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은 체계적인 직업훈련과 일상생활에 대한 각종 교육을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는 국내산 면사 100%를 활용한 산업용 장갑인 면장갑, 코팅장갑, 엠보싱 장갑 등을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용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40g, 50g, 60g 등 다양한 무게로 제작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근로장애인과 훈련 장애인들에게 원사 투입과 장갑 편직, 열처리, 불량품 선별, 포장 등의 세심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이들이 생산한 장갑 제품들은 튼튼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착용감을 자랑한다. 꾸준한 직업훈련 교육을 진행해 이들의 직업 능력을 향상해 생산품의 불량률은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해당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시장에서도 품질 경쟁력 면에서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저가 수입 제품에 비해 뛰어난 우수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번 구매한 사용자들의 만족도와 재구매율 또한 높은 편으로, 우수 품질을 인정받아 우정청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 등 공공기관에 납품을 하고 있다. 특히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장갑 제품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 혜택을 받고 있어 공공기관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란 공공기관의 총 구매액 가운데 1%를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구매해야 하는 제도로, 공공기관이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의 생산품을 구매할 경우, 우선구매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의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장애인직업재활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시설의 모든 근로장애인들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생산품의 품질 면에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선박 및 항운 업체, 공업사, 건설, 조경, 조선소, 주유소, 식당 등 각종 산업 현장에서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의 생산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화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의 생산품 판매 이익은 근로장애인의 임금과 직업재활교육에 사용되고 있으며, 제품 구매 문의는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정치력도 품위도 팽개친 한국당의 ‘벌거벗은 임금님’

    자유한국당이 그제 제작·유포한 유튜브 애니메이션 ‘벌거벗은 임금님’은 십수년 전 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에서 했던 행위를 절로 떠오르게 한다. 글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온갖 욕설과 비속어, 조롱, 패악이 난무했던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의 연극 ‘환생경제’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야 야당의 당연한 역할이지만, 최소한의 정치적 품격조차 벗어던졌다는 점에서 한국당은 15년 전 한나라당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한국당 애니메이션은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채로 등장시킨 뒤 ‘미쳐 버렸다’, ‘멍청이’, ‘문재앙’ 등 거칠고 천박한 시중의 언어를 그대로 옮겼다.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극단적 진영 논리에 근거한 대립과 갈등에 대한 조정·중재 등 정치의 역할과 기능을 사실상 포기했을 뿐 아니라 더욱 부추기기만 했다. 이 애니메이션이 유포된 날 국회의원회관 제작 발표회 무대에 등장해 캐릭터 인형을 들고 흔들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변명했다. 한두 번이 아니다. 조국 법무장관의 낙마 이후에도 광장정치가 지속돼 대의정치의 위기가 가시화하는데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자세는커녕 법사위 소속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상품권을 증정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나아가 나 원내대표는 국회를 폭력의 난장판으로 만들며 국회법 등을 위반한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발언해 지지층으로부터도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 제안은 부인됐다. 정치력도 부재하고 품위도 없는 제1야당 탓에 정부 여당이 상대적 우위를 차지해서는 경제·외교 분야의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책임 있는 사과와 함께 국정의 파트너로서 제1야당의 역할을 제고하길 바란다.
  • 직업계고 학생 현장실습 개선안 되레 ‘노동인권 사각’ 내몰고 있다

    학습 중심 변경 근로기준법 등 적용 안 돼 일하고도 최저임금의 46%밖에 못 받아 불참 학교 늘어 취업률도 33.6%로 ‘뚝’ 직업계고 학생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마련된 현장실습 제도 개선 방안이 오히려 이들 학생을 노동인권 사각지대로 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감사원이 공개한 ‘직업교육 추진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률 제고를 위해 현장실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현장실습에 나서는 직업계고 학생은 기업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학생 및 근로자’ 신분이었으나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근로계약 체결을 막아 ‘학생’ 신분만 갖게 됐다. 2017년 11월 제주에서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 실습생의 안전 강화를 목적으로 현장실습제도를 일·학습 병행 제도에서 학습 중심 제도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실습생은 실제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준수, 산업안전·보건 조치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감사 결과 현장실습생 1만 700여명이 평균 주당 33.9시간 현장실습을 하고도 이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117만원의 45.6% 수준에 불과한 54만여원을 수당으로 받았다. 이마저도 현장실습 참여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주당 34시간 현장실습을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한 실습생이 전체의 42.6%(7500여명)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실습생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현장실습 참여기업에 대해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고 현장실습 안전점검을 담당하는 교육청 역시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학생과의 면담을 통해서만 파악하는 데 그쳤다. 산업재해 다발기업과 임금체불기업 등은 현장실습을 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교육청과 고용부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2016∼2018년 학생 2675명이 산업재해 다발기업 등에서 현장실습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장실습을 진행하지 않는 직업계고가 2017년 6개교에서 지난해 63개교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취업률도 43.2%에서 33.6%로 감소했다. 직업계고 실습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도 부적절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에게 해로운 화학물질 등 유해인자 노출·측정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나 직업계고 학생들은 근로자가 아니어서 이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감사원이 44개교에 대해 소음·금속류 등 유해인자를 측정한 결과 일부 직업계고 실습실은 일반 사업장과 비교해 산화철이 최대 25배, 망간이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대법 “밤샘근무, 주간과 같은 강도면 통상근무 해당”

    야간당직 업무 강도가 낮 근무와 유사하다면 통상근무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시설관리업체 A사에서 퇴사한 지모씨 등 6명이 A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지씨 등은 2007~2012년 사이 경기도 용인 소재의 한 유명 실버타운 시설 관리를 담당한 A사의 전기팀, 설비팀에서 근무한 뒤 퇴사했다. A사는 당시 4교대(주간, 주간, 주간·당직, 비번) 근무 시스템을 운영했고, 지씨 등은 나흘에 한 번꼴로 밤샘 당직근무를 했다. 이들은 “당직근무를 할 당시 단순히 일직·숙직근무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회사는 당직수당만을 지급했다”면서 연장·야간근로수당과 퇴직금 중 미지급분에 해당하는 약 1억 6057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지씨 등의 당직근로는 감시, 단속 위주의 근무로 업무 강도가 낮아 통상근로의 연장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우나실 전등 점검·교체, 전기실·기계실 야간 순찰 등 당직근무자들의 업무 내용과 강도가 주간근무 때와 별 차이가 없다는 데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직근무 중 식사, 수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의 근로는 내용과 질에 있어서 통상근무와 마찬가지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직근무가 A사가 미리 정한 4교대제 근무의 일부를 이루고, 당직 보고도 두 차례씩 이뤄져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벌거벗은 文’ 파문 확산… 박지원 “한국당에 역풍”

    여야 정치권은 29일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한 것을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속옷만 걸친 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패러디한 애니메이션을 방송해 파문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 공식 유튜브에서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며 “대통령을 모독한 사건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을) 속옷바람으로 묘사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소가 낫겠소’ 같은 막무가내 표현을 동원하고 재앙이라는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까지 퍼부었다”며 “문 대통령 하야가 공식 입장인 것이냐, 아니면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를 집행하려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인 것이냐, 아니라면 극우집회에 당 지도부가 한두 번도 아니고 왜 매번 참석을 하는 것인가. 분명한 대답을 기다린다”고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한 라디오에 출연, “아무리 풍자극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을 발가벗기는 사람들에 대한 지지도는 안 오른다. (한국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일 때 (한국당이) ‘환생 경제’라는 풍자 연극을 만들어 가지고 얼마나 역풍을 맞았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잘 알려진 동화로 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주변에 눈과 귀를 가리는 사람들의 말만 듣지 말고 국민과 직접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비정규직 월급 173만원 ‘정규직의 절반’, 60세 이상 26%… 일자리 질 개선 없었다

    비정규직 월급 173만원 ‘정규직의 절반’, 60세 이상 26%… 일자리 질 개선 없었다

    정부 “고용 환경 양과 질 개선” 입장에도 내년 비정규직 10만명 이상 증가 가능성 전문가 “혁신성장·중장기 구조개혁 필요”“연간 (취업자) 증가 수가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20만명대 중반이 될 것입니다. 고용보험 가입자도 50만명 이상 늘어 일자리의 질도 개선되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 고용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은 ‘일자리 정책으로 고용 환경이 양과 질 양 측면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정부 정책의 결과 단기직을 포함해 비정규직만 늘고, 정규직은 되레 줄어드는 ‘고용 한파’가 여전하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 폭(51만 4000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면서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32~33% 정도 되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비정규직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게 본래 취지였지만 실제 고용 현장에서는 기존 수준을 상회해 신규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비정규직이 차지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짙어 비정규직 위주의 일자리 증가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일자리 참여 인원이 지난해 말 83만명에서 올해 96만명 수준으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통계에서는 비정규직이 지금보다 10만명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자리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 확충 등을 통해 민간의 고용 창출 능력을 회복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 정책만으로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면서 “혁신성장 정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아져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요셉 KDI 부연구위원은 “고용의 유연성을 강화해 기업들이 경기가 어려울 때 대응할 수단을 늘리는 동시에 대졸자들이 전공을 살려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개편하는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올 8월 기준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를 유형별로 나누면 ▲한시적(기간제+비기간제) 근로자 478만 5000명 ▲시간제 근로자 315만 6000명 ▲비전형 근로자 204만 5000명 등의 순이었다. 각 유형에는 중복 집계된 숫자가 포함돼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6~8월 기준)은 172만 9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 5000원(5.2%) 증가했지만 정규직 월평균 임금(316만 5000원) 대비 55% 수준에 그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친 임금근로자 임금은 월 264만 3000원이었다. 현재 직장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비정규직의 경우 2년 5개월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개월 감소했다. 반면 정규직은 1개월 늘어난 7년 10개월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근속기간은 5년 5개월로 벌어졌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정규직 38.8시간, 비정규직 30.8시간 등으로 8시간 차이가 났다. 비정규직 취업시간은 1년 전보다 0.4시간 줄었다. 또 전체 비정규직(748만 1000명) 중 60세 이상은 193만 8000명(25.9%)으로 연령대별 비중이 가장 컸다. 비정규직 4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라는 뜻이다. 이어 50대(21.0%), 20대(18.2%)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는 55.1%(412만 5000명)가 여성이었다.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산업군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전체 비정규직의 13.1%(97만 8000명)였다. 비정규직 학력은 고졸이 327만명(43.7%)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일자리 정부 ‘일자리 참사’

    일자리 정부 ‘일자리 참사’

    12년 만에 ‘최악’… 정규직은 35만명 줄어비정규직 근로자가 1년 새 87만명 늘어 7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도 최근 12년간 가장 높은 36.4%였다. 반면 정규직은 35만명가량 줄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변했지만 노동 현장에선 경기 부진 여파로 질 나쁜 일자리만 늘었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 1000명(전체 36.4%)으로 전년 같은 달(661만 4000명·33.0%) 대비 86만 7000명(3.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3월(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올해 조사부터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해 기존에 포착되지 않은 35만~50만명의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1년 새 비정규직이 36만~52만명 증가했으며, 이 역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1307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3000명 줄었다. 제조업과 40대 등 우리 경제의 ‘등뼈’에 해당하는 산업과 계층의 일자리 부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도시농업 활성화 위한 지원 확대 노력”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도시농업 활성화 위한 지원 확대 노력”

    서울을 대표하는 경복궁쌀, 수라배 생산량이 전년대비 늘었다. 서울시가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에게 제출한 ‘서울농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서울에서도 경지면적은 1,084ha(서울 전체면적의 1.79%), 농가호수는 3,410호, 농가인구는 9,374명에 이른다. 또한, 서울의 브랜드인 경복궁 쌀과 수라배, 늘 싱싱한 채소 등의 생산량도 전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쌀은 ‘18년 117.5톤에서 ’19년 134.8톤으로 17.3톤(14.7%) 증가했고, 수라배(42.1톤 → 43.4톤), 늘 싱싱한 채소(122.0톤 → 135.4톤), 화훼(240,000본 → 266,019본) 등 각 작물의 생산량도 전년대비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브랜드 생산량은 서울시가 지원한 포장재 등으로 추계했다. ‘경복궁쌀’은 2002년 서울시 쌀 통합 브랜드로 사용하다가 2016년 7월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하였고, ‘수라배’는 임금에게 올리는 배로 조선 시대 6대 왕인 단종이 강원도 영월 지역으로 유배를 갈 때 호송을 담당한 왕방연이 관직을 그만두고 서울 중랑구 묵동 봉화산 아래에서 갈증이 났어도 목을 축이지 못한 단종을 위해 배를 재배한 데서 유래됐다. ‘경복궁쌀’은 개발 제한 구역으로 지정된 강서구 오곡동, 개화동 일대 86만여평(285ha)에서 친환경 방제와 우렁이 농법을 통해 친환경인증을 받는 등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하다. ‘수라배’는 서울 북부인 도봉, 노원, 중랑구 일대 20ha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콰실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으며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들과는 달리 박원순 시장의 도시농업 활성화 정책에 부정적인 도시농부들의 목소리가 서울시가 주최한 행사에서 제기됐다. 지난 28일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제10회 서울 농업인 한마음 대회’에서 도시농부들은 “도심의 생태환경 개선과 지역공동체 회복 도모를 위해 생활 속 도시농업에 대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에도 서울시의 도시농업 정책은 2012년 서울 도시농업 원년 선포에서 발전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유용 위원장은 “도시농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서울의 도시농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예산 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정규직, 근로자 36% ‘748만명’…12년 만에 최고 비중

    비정규직, 근로자 36% ‘748만명’…12년 만에 최고 비중

    기재부 “비정규직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8월 기준 750만명에 육박해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인 36%까지 높아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748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2055만 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였다. 통계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같은 조사에서는 그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61만 4000명, 전체 임금근로자(2004만 5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0%였다. 단순비교하면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지난해보다 86만 7000명(13.1%) 많고 전체 인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 포인트 높다. 이 비중은 2007년 3월 조사(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다. 다만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부가조사와 작년 결과를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병행조사부터 기존 부가조사에 없었던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하면서 과거 부가조사에선 포착되지 않은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기준이 바뀌면서 새로 비정규직으로 포함된 인원이 35만~50만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으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86만 7000명이나 늘어난 상황을 모두 설명하진 못한다. 추가로 포함된 인원을 모두 제외한다고 해도 최소 36만명이 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사기법상 특이요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51만 4000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32~33% 정도 되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 아울러 재정 일자리 사업, 고령화와 여성 경제활동인구 확대, 서면 근로 계약서 작성 등 기타 제도 관행 개선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설명을 근거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한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급감했다.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1307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3000명 줄었다. 이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한 데 따른 상대적 효과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유형별로 나누면 한시적 근로자가 478만 5000명, 시간제 근로자가 315만 6000명, 비전형 근로자가 204만 5000명이었다. 다만 각 유형에는 중복으로 집계된 근로자가 포함돼 단순 합계는 비정규직 근로자 전체 수보다는 많다. 특히 한시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괄한다.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고 비기간제는 근로계약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계약을 갱신·반복해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인해 계속 근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말한다. 올해 8월 기준 기간제 근로자는 379만 9000명에 이르렀다. 단순 비교하면 1년 전(300만 5000명)보다 26.4%인 79만 4000명 늘어난 것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며 주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돼 있는 노동자다. 시간제 근로자는 1년 전(279만 9000명)보다 16.5%인 44만 7000명 늘었다. 시간제로 일하는 이들 가운데 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근로자(고용 안정성이 있는 근로자)의 비율은 56.4%로 지난해 8월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시간제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9개월로, 남성(1년 6개월)이 여성(1년 10개월)보다 짧았다. 최근 3개월간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92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6만원 늘었다. 비전형 근로자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자, 일일 근로자, 가정 내 근로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비전형 근로자는 1년전(207만 1000명)보다 1.2%인 2만 6000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에 따ㄹ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24.4%로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한국이 21.2%로 영국(5.6%), 캐나다(13.3%), 독일(12.6%)보다 높았다. 반면 네덜란드(21.5%), 폴란드(24.4%)와 스페인(26.8%)은 한국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시의회 민주당-서울시, 민생안정·경제활성화 위한 20년 예산 집중편성 당정합의 도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와 2020년 예산편성방향에 대한 정책협의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발맞춰 시민편의 생활SOC 확충, 민생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안정, 시민안전 강화, 촘촘한 복지, 주거안정 등 시민의 삶의 질 개선과 민생안정을 위해 집중 편성될 수 있도록 서울시에 요청했다. 또한 집행부도 금번 2020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부터 당의 요청사항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으로 서울시는 더불어민주당이 요청한 사항을 포함해 2020년 예산안을 10월말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고 11월 제290회 정례회에서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확인 된 정부의 확장예산 정책기조에 발맞춰 서울시 2020년 예산도 약38조 이상 으로 편성,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둘째,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우리동네키움센터 설치, 도서관 건립지원 등 시민의 삶의 질 개선과 편의제고를 위해 생활SOC에 3천억원 이상 확보하기로 하였다. 이는 전년대비 5백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로 지역균형발전을 감안, 생활SOC가 부족한 자치구에 구립 문화예술‧체육시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1조 5천억 이상의 일자리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특히 어르신,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취업취약 계층별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넷째,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촘촘한 복지실현을 위한 사회복지예산 은 최초 12조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대비 약1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아동수당·영유아보육료·기초연금 지급과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공급, 서울돌봄SOS센터 설치 등 사회적 약자 뿐만 아니라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울시민 모두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국고보조 복지시설과 서울시 복지시설간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복지시설 단일임금체계를 구축하여 549개 시설의 복지시설 종사자 약5천명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다섯째,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노후 도시인프라 관리를 위해 1조 3천억원 이상 확보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다. 특히, 노후 포장도로, 하수관로, 지하철 시설 및 전동차 등 안전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등 안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힘쓸 예정이다. 앞으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11월~12월 제290회 정례회 심의과정에서 서울시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2020년 예산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책임있는 정당으로써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끝내 사과 못 받고… ‘근로정신대’ 이춘면 할머니 눈 감다

    끝내 사과 못 받고… ‘근로정신대’ 이춘면 할머니 눈 감다

    열세 살에 日 건너가 무임금 강제노동 후지코시 상대 손배소 대법 판결 앞둬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이춘면(88) 할머니가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 전범기업인 후지코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지만,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할머니가 지난 26일 오전 0시 20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이 할머니는 열세 살이던 1944년 4월 “일본에 있는 공장에 가면 중학교와 전문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후지코시 측의 꾐에 속아 일본으로 건너갔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 시모노세키를 거쳐 도야마로 간 이 할머니는 약속과 다른 현실을 맞이했다. 이 할머니는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12시간씩 무임금으로 철을 깎거나 자르는 강제노동을 했다. 일본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던 이 할머니는 1945년 7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할머니는 2015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17년 3월 1심에서 승소했다. 후지코시 측은 이 할머니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1965년 한일 협정에 따라 소멸했다며 항소했지만 지난 1월 항소심도 이 할머니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후지코시 측의 상고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김진영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할머니는 항소심에서 이겼을 때도 기뻐하지 않고 회사 측이 승복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화를 더 냈다”면서 “올해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대법원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몸이 안 좋아졌다며 속상해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의 소송은 유족이 이어갈 계획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일상 품었던 읍성, 일상 지켜준 도성

    일상 품었던 읍성, 일상 지켜준 도성

    경기 광주시 청량산 일대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본성과 외성까지 포함한 성곽의 총길이가 1만 2335m, 면적 220만 9270㎡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산성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남한산성은 안쪽은 낮고 얕으나 바깥쪽은 높고 험해서, 청나라 군사들이 처음 왔을 때 병기라고는 날도 대보지 못했고, 병자호란 때도 결코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병자호란 피란수도, 남한산성 광해군을 폐위시키는 군사 반정으로 즉위한 인조는, 이듬해인 1624년 이괄의 반란으로 한양을 뺏기고 공주로 피란하게 된다. 혹독하게 고생한 그해 임금의 입보와 조정의 파천이 가능한 남한산성을 수축하게 된다. 1636년 병자호란을 당한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옮겨 45일간 수성으로 침략을 버틴다. 화력과 기동력에서 열세였던 조선군 1만 3000여명으로 수십만의 최정예 청군을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은 산성의 견고함 때문이었다. 결과는 일방적인 패전과 치욕적인 항복이지만 산성이 함락된 것이 아니라 원군과 물자의 결핍으로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 용골대가 통역 정명수에게 말했다. -단단해 보인다. 산골나라에는 저런 성이 맞겠어. -조선은 성안이 허술합니다. -허나 성벽은 날카롭구나. 깨뜨리기가 쉽지는 않겠어. -바싹 조이면 깨뜨리지 않아도 안이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그리 보느냐. 듣기에 좋다. (김훈의 ‘남한산성’에서)산성의 위치는 절묘하다. 서울의 동쪽 흥인지문을 나와 살곶이다리로 중랑천을 건너 광진나루에 다다른다. 배로 한강을 건너 평야지대를 지나면 남한산성에 입성할 수 있다. 빨리 걸으면 대략 8시간, 한나절 거리다. 병자년 12월 9일 압록강을 넘은 청나라의 기병들은 빛의 속도로 남하해 12월 14일 개성에 도착했고, 바로 그 시간 인조는 궁궐을 떠나 당일 남한산성에 입보할 수 있었다. 남한산성은 평균 고도 450m의 고지에 떠 있는 천혜의 요새다. 봉우리와 능선을 연결해 약 10㎞의 본성을 쌓았다. 청량산 일대에는 신라시대 쌓았던 주장성이 폐허로 남아 있었다. 인조 대의 남한산성은 대략 기존 주장성의 흔적을 따라 돌로 견고하게 쌓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대규모의 산성을 2년이라는 단기간에 완성하기 위해 택한 나름 현명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때 완성한 본성은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성 밖에 있는 벌봉이나 남한봉은 안의 봉우리들보다 40여m 높아 성안을 들여다보는 고지였다. 중장거리포로 무장한 청군은 이곳에 화포를 설치해 산성 안을 무차별 공격할 수 있었다. 이 결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후대에 벌봉을 감싸는 봉암성을 쌓고, 남한봉과 연결하는 외성인 한봉성을 쌓게 된다. 또한 성 밖의 능선을 확보하기 위해 남문 근처에 3개 옹성을 덧붙여 쌓았다. 완벽한 방어용 산성으로 보완됐지만 이후에는 재래식 외침도, 재래식 수성도 없었다.●산성수축론에서 산성거주론까지 한국과 같은 산악 국가는 곳곳에 산성을 쌓고 이를 거점으로 방어망을 형성하는 것이 전통적인 군사전략이었다. 고구려는 산성의 나라라 할 정도로 수많은 견고한 산성을 경영했다. 인구 2만명의 안시성이 당나라의 수십만 대군을 물리치지 않았던가. 특히 수도 방어를 위해 국내성 인근에 환도산성을, 평양성 뒤에 대성산성을 쌓았다. 평상시에는 평지 도성에서 일상을 영위하지만, 유사시에는 배후 산성에 입보해 침략으로부터 지켜 냈다. ‘평성과 산성’이라는 2성제는 백제와 신라는 물론 후속 왕조인 고려도 채택한 전통적인 도성 방어체계였다. 조선 왕조는 군사용이 아닌 한양성만 쌓았을 뿐 도성 방어용 산성을 만들지 않았다. 대국인 명나라나 야만국인 일본이 수도를 함락할 정도로 전면 침략할 리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진왜란 발발 20일 만에 수도가 함락되고 조정은 국경인 의주로 파천했다. 전시 재상인 유성룡은 무기력한 조선의 방어체계를 개탄하며, 유사시에 대비해 튼튼한 산성을 마련하자는 산성수축론을 주장하게 된다. 남한산성은 산성수축론이 실현된 본격적인 예다. 산성은 수축과 관리에 막대한 자원이 소요된다. 또한 산성 수호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성 밖의 백성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니 무슨 소용이 있는가. 산성무용론을 펼친 실학자 유형원은 평소 생활 터전인 읍성의 방어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읍성보강론을 주창했다. 이 주장은 설득력을 가져 여러 지방의 읍성을 마치 산성과 같이 방어용으로 개축하게 된다. 읍성보강론은 결국 1797년 수원화성 건설로 결실을 맺었다.그러나 아무리 튼튼해도 읍성은 지리적 한계로 인해 방어력이 떨어진다.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던 강항은 산성에 인구를 유입하고 거주 기능을 높이자는 산성거주론을 주장했다. 군사적인 산성 안에 본격적인 생활기능을 담을 수 있다면 거주와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높은 곳의 산성은 지리적 접근이 어렵고 내부 토지도 좁아 인구 유입에 한계가 많다. 산성 거주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1683년 남한산성에 광주유수부를 설치하게 된다. 유수부란 수도권의 광주, 강화, 개성, 수원에 둔 군사·행정을 통합한 특별 통치 단위였다. 광주유수부에는 6000명이 넘는 군인과 수백명의 지방 관료와 그 가족들이 이주했다. 또한 세금 감면과 경작지 제공 등 혜택을 줘 1000호, 4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산성도시가 됐다. 남한산성의 진정한 가치는 이 높은 분지에 도시가 이뤄졌고, 유수부가 폐지된 1917년까지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 번성이 유지됐다는 사실에 있다.●상황 따라 기능 달라지는 이중적 도시 구조 이 산성도시는 평시에 일반적인 읍성과 같이 기능하지만, 유사시엔 임시 도성이 되는 이중적 성격을 가졌다. 도시의 뼈대 역시 이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남문·북문을 이루는 간선도로의 중앙에 동문으로 통하는 중심도로가 접속한, 丁자형 가로를 이룬다. 그 교차점에 종각이 있고, 그 뒤에 행궁을 뒀다. 동서 관통로인 종로에 남대문로가 접속한 한양의 도로체계와 유사하다. 또한 행궁과 경복궁의 위치도 비슷하다. 지형에 따라 방위만 바뀌었을 뿐 한양 도시체계를 축소 반복한 임시 도성의 모습이다. 일반적인 읍성의 중심은 객사다. 행궁 남쪽에 객사인 인화관을, 그 뒤로 관청들을 뒀다. 동문로에는 큰 물줄기가 흐르는데, 물줄기 양쪽에 나란히 두 개의 도로가 놓였다. 한 길은 행궁으로 통하고, 다른 한 길은 객사로 통한다. 다시 말해 하나는 도성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읍성의 길이다. 두 길 사이의 공간에는 장터와 군사훈련장, 공공 정원인 지수당 연못을 둬 공공 지역으로 설정했다. 지수당 연못은 원래 3개로 경관용인 동시에 저수지 역할까지 했는데, 현재는 2개만 남아 있다. 연무관 앞의 훈련장과 장터는 세계유산센터와 주차장, 일반 음식점들이 어지럽게 들어서 흔적이 없어졌다.행궁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왕궁의 격식을 따라 외전과 내전을 중첩시켰다. 눈에 띄는 것은 행궁 뒤 북쪽 산 옆에 자리한 좌전이라는 건물군이다. 도성의 종묘에서 역대 임금들의 위패를 가져와 모시는 임시 종묘인 셈이다. 행궁의 남쪽 지역에는 우실이라는 사직단을 뒀다고 한다. 제왕이 있는 도성이 되려면 좌측에 종묘, 우측에 사직단을 설치해야 한다는 이른바 ‘좌묘우사’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 결과다. 공공 지역과 시설 주위로 자리한 1000여호의 민가에서는 수천명의 주민이 농사뿐 아니라 수공업과 상업 등에 종사하며 다양한 도시적 일상을 살았다. 한창때는 효종갱이라는 아침 죽을 한양까지 배달할 정도로 여러 특산물의 산지였다. 남한산성 400년의 역사에서 병자호란 45일은 비일상적인 특수한 기억일 뿐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산성도시로 번성했고, 천주교의 순교지이자 구한말 의병운동, 일제 독립운동과 애국계몽의 근거지였다. 해방 후 남한산성은 수도권의 중요한 관광지로 여전히 번성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국제적인 명소가 됐지만 성곽만 부각될 뿐이어서 늘 아쉽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도시 구조가 재건된다면 명실상부한 산성도시가 될 것이다. 성곽은 이미 날카롭다. 내부의 산성도시가 건강하게 살아난다면 남한산성은 영원히 마르지도, 깨지지도 않을 것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CJ ENM 오쇼핑부문, 中企 ‘1사1명품’ 판매 수수료 없는 착한방송

    CJ ENM 오쇼핑부문, 中企 ‘1사1명품’ 판매 수수료 없는 착한방송

    CJ ENM 오쇼핑부문은 국내 중소기업과 농촌기업의 판로지원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판매 수수료 없는’ 무료방송을 12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홈쇼핑 업계 최초로 수수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방송한 ‘1촌1명품’ 프로그램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1촌1명품’과 동일한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2012년부터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인 ‘1사1명품’을 운영하고 있다. 1사1명품은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판매와 마케팅을 무료로 제공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1촌1명품과 1사1명품 방송을 오전 5시 30분부터 30분 간 매일 TV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에 정규 편성하고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또 TV홈쇼핑업계 최초로 동반성장위원회와 ‘혁신주도형 임금격차 해소’ 협약을 체결하고 3년간 협력사 지원에 834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동반위가 추진 중인 혁신주도형 임금 격차 해소 운동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도와 대·중소기업 간 임금 차이를 줄이고, 발전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활동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협력사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케이콘(KCON)·마마(MAMA) 등 CJ ENM의 글로벌 컨벤션과 연계해 협력사의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한편 해외 홈쇼핑에 진출한 협력사의 사전영상 제작, 현지 판촉·마케팅 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납품단가 인상 요인 반영, 법정기일 전 대금 지급, 상생 결제(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결제시스템) 지급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동반위의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도 강화하기로 했다. 협력사가 시중 은행 금리보다 저리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매년 600억원 규모의 동반 성장 협력 대출 펀드도 운영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노동자들은 열광했다. 더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누릴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안전한 일터는 아직도 요원하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에서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달 초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긴급진단을 시작해 국내외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28일 기획보도의 마지막으로 노사정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산업안전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고재철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안홍섭(한국건설안전학회장)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백대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직처장 등이 참석했다.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주소는. 백대진 후진국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겉으로만 안전을 강조한다. 여전히 안전보다는 성과와 실적을 우선시한다. 2017년 산업재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재에서 요양기간이 30일 이상인 중상해 사고 비율이 85%가 넘는다. 가벼운 사고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은폐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 인식의 현주소다. 류기정 과거보다 재해율이나 사망자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산재가 주로 중소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의 사망사고는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50인 미만 기업에서 산재 사고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 서비스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산재 사망사고의 원인을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에서 찾는다. 백대진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사회적 문제가 됐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위험한 업무를 비정규직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안전보건 관리의 근간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다. 이를 금지하는 꼼꼼한 규제가 필요하다.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하청 구조를 깨뜨리고 직접고용을 확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류기정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계가 설정한 프레임이다. 사고들을 보면 반드시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1명이 맡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많다. 공정의 분업화와 전문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모든 도급을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전관리는 도급의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관리·감독할 권한은 주지 않는다. 원청에서 하청업체의 안전을 관리하다가 자칫 ‘불법파견’으로 판정이 나면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원·하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홍섭 도급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췄는지 확인을 깐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건설현장에서 비계(작업대) 설치는 안전을 담보하는 기본이기에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이런 어려운 작업일수록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업체가 그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청이 도급을 줄 때 하청업체에 가격을 ‘후려치지’ 않고 제값을 지불했는지,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른바 ‘김용균법’이라고도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내년 시행된다. 백대진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취지가 퇴색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한다고 했지만 ‘경제 사정’을 고려한다면서 알맹이는 쏙 뺐다. 하위법령 개정안에서도 도급 금지 작업이 오히려 상위법보다 후퇴했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건설기계 분야를 제외한 것도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고재철 법 개정 절차가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급물살을 탔다. 산안법은 원칙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고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 산업안전은 단순히 노동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 모든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류기정 과연 사업주만 처벌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전반적인 법의 틀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없이 너무 급속하게 통과된 측면이 있다. 안홍섭 영국은 건설안전법을 따로 둔다. 그런데 한국의 산안법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 모든 업종을 묶어서 관리한다.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은 속성이 전혀 다르다.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산안법을 아무리 뜯어고쳐도 건설업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건설업의 속성을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은 어떻게 보나. 백대진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깝다. 기업이 안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게 된다.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것이 예방으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류기정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산안법은 이미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다. 정부에서 특별감독을 나오면 수천 건의 지적사항이 나오고 수억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원이 사업주에게 낮은 형량을 내리는 이유는 사업주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고는 재래형 사고를 포함해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위험한 행동)에서 발생한다. 고재철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위험한 행동을 하는 노동자는 없다.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을 줄이려면 그 행동이 왜 위험한지 이해를 시키는 것이 먼저다. 규칙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불안전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에서도 일정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산안법 규정에서 정한 2시간짜리 교육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살인법은 법이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다. 안전은 생명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살인법의 메시지는 근로자를 고용해서 죽거나 다치게 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자수를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류기정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소중히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양적인 수치에만 골몰하면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대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했다. 문제는 중소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이 따라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적절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은 노사가 대결하는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하는 문제다. 안홍섭 이번 정부에서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확실하게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킨 것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각 부처에서 나눠서 했다면 이제는 관계부처가 협업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현장을 단순하게 점검해서 바꾸는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개입하는 산업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는 제도와 절차가 필요하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낙연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흉해”… 힘 얻는 당 복귀설

    이낙연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흉해”… 힘 얻는 당 복귀설

    文대통령, 수개월 전 향후 역할 말한 듯 지역 출마보다 공동 선대위원장 ‘무게’이낙연 총리는 28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눈치 없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도 흉할 것이고, 제멋대로 (처신)해서 사달을 일으키는 것도 총리다운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거취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렇게 답하면서 “그럴 일 없게 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화롭게 하겠다”고 했다. 이 총리가 이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재임 881일) 기록을 세웠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황식 전 총리의 재임 기간(880일)을 넘어섰다. 그동안 총리실은 역대 총리들의 취임 1, 2주년 등에 맞춰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이날은 이 총리와 관련된 보도자료 등을 일절 내지 않았다. 이 총리도 한껏 몸을 낮췄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인데 특별히 소감이랄 건 없다. 그런 기록이 붙었다는 건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짤막한 소회를 밝혔을 뿐이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정부의 후반기 내각 운영 방향과 관련해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등 세 가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 어려운 분들께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에 착목(착안)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동시에 더 멀리 보고 준비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저하를 초래한 데 대한 정부 정책의 기조 변화를 의식한 발언이다.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회담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께 꽤 긴 시간 동안 상세한 보고를 드렸다. 저에게는 일본과의 소통을 계속해 달라는 분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리가 최장수 총리로 등극하고,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로 꽉 막힌 한일 관계를 뚫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된 데는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자리잡고 있다. 취임 초만 해도 문 대통령과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없는 ‘비문’인 이 총리가 문 대통령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국정의 오랜 ‘길동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총리는 ‘내각 군기반장’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 ‘안정감과 균형감’을 보여 주면서 문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청와대는 물론 당 안팎에서 총리를 보는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물론 이 총리가 높은 지지율로 여권 내 대선후보 1위 자리를 거머쥔 것도 한몫했다. 특히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당내에서 이 총리의 ‘당 복귀설’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이해찬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총리의 당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내지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미 수개월 전에 이 총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에 관해 총리 본인과 직접 말씀을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향후 거취는 정기국회가 끝날 즈음이나 여권이 추진하는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처리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을 전후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과 여권의 분위기는 현재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 총리의 총리직 사퇴와 당 복귀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어떤 자리로 가느냐다. 종로 출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총리 측에서는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며 선거 유세를 하는 것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당의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탬으로써 당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전국 유세를 통해 이 총리의 대중적 인지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세력이 약한 이 총리로서는 높은 국민적 지지만이 ‘미약한 당내 세력’, ‘호남 출신 한계론’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빅카드’이기 때문이다. 다만 당에서 종로 출마 등을 제안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벌거벗은 文, 수갑 찬 조국… 도넘은 한국당 유튜브

    벌거벗은 文, 수갑 찬 조국… 도넘은 한국당 유튜브

    靑 “국격 깎아내려” 민주 “천인공노”자유한국당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려 만든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의 캐릭터가 속옷만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풍자하는 ‘무리수’로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은 28일 공개한 동영상 ‘오른소리 가족편’에서 문 대통령을 덴마크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댔다. 동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안보 재킷’과 ‘경제 바지’를 입는 설정의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다. 문 대통령의 안보·경제 실정을 풍자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인사 넥타이’를 매는 장면에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속옷 차림의 문 대통령이 두 팔에 수갑을 차는 조 전 장관에게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한다.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하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오른소리라는 이름처럼, 국민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려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또 “청와대의 입장을 논의하거나 비서진이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다”면서도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 행태인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 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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