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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 이탈에 놀란 尹당선인, 여가부 폐지할 수 있을까

    여심 이탈에 놀란 尹당선인, 여가부 폐지할 수 있을까

    ‘여성가족부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앞세웠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여성 정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던 윤 당선인의 성평등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여성 표심을 의식해 공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윤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을 제대로 직시하고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 실현의 책무를 다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어 “성폭력 무고죄 신설과 ‘여가부 폐지’ 공약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며 “여가부는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모든 부처에 성평등 정책 담당 부서를, 실질적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의힘 측은 “여성 정책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가부’라는 적폐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고문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가부는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일컫고, 대선에서는 ‘공약 개발’ 의혹이 불거지는 등의 원죄가 있다”며 “일단은 폐지하고 업무는 살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가부의 업무 중 성폭력 피해자 지원·예방 업무는 법무부로, 청소년 업무는 보건복지부로, 성별임금공시제 등 여성 고용 지원은 고용노동부로 이관하고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실 산하에 양성평등위원회를 두겠다는 안이다. 또는 아동·청소년·가족 업무를 포괄하는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윤 당선인의 여성 지지율이 낮았던 것을 두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여성들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여성 중 58.0%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았으며, 33.8%만 윤 후보를 뽑은 것으로 예측돼 ‘0.73% 포인트 차 신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는 20대 여성들이 정치적 주체로서 힘을 발휘했다”며 “윤 당선인은 청년 여성들의 정책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가부 폐지’ 등의 공약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성들에게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여소야대’인 가운데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어려우리라는 예측도 많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그간 정부조직법 개정은 새 대통령의 의중을 존중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여성들로부터 상당한 표를 얻은 민주당 입장에서 ‘여가부 폐지’를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여가부 존폐 이슈를 선거용 득표 전략으로 쓴 정치권이 문제”라며 “지난 20여년간 여가부가 존립하면서 얻은 성과를 인정하고, 성주류화 정책 등에 더욱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광주시, 지역 건설산업에 활력 불어 넣는다

    ‘2022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추진 계획’ 시행 경쟁력 강화·공정거래 확립·민관 상생협력 등 3개 분야 중점 추진 광주시는 코로나19와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건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2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이번 활성화 계획에 따라 ▲지역 건설업체 경쟁력 강화 대책 추진 ▲건설시장 공정거래 확립과 근로자 권익보호 ▲건설인 역량 강화와 민관 상생협력 등 3개 분야 11개 세부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또한, ‘지역건설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의무공동도급과 지역제한 입찰 등 지방계약제도를 통한 지역업체 수주율 제고, 지역건설산업활성화 위원회와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확대를 위한 각종 간담회 개최를 통한 지역 건설업체와 적극 소통, 지역 건설업체의 대기업 협력업체 등록과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한 지역 우수업체 홍보 세일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건설시장 공정거래 확립과 근로자 권익보호’를 위한 대책으로는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관련법 위반업체 행정제재 강화, 건설기계 질서 확립을 위한 홍보 및 지도점검 강화, 체불임금 등 신고센터 운영, 하도급계약 적정성 심사 강화 시책 등을 마련했다. ‘건설인 역량강화와 민관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건설분야 근로자 기능교육 지원, 건설업체 관계자 법령 교육, 관급공사 체불임금 방지 위한 범시민 명예감시관 제도 운영, 우수 건설인 대상 포상 등을 추진키로 했다. 김재식 시 교통건설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설시장이 불안정하고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번에 수립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추진 계획을 적극 추진해 지역 건설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침체된 지역 건설산업에 활력을 제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지역건설업체 등록현황을 보면, 종합건설업의 경우 425개 업체, 전문건설업의 경우 1387개 업체로 전국 등록업체 수 대비 3%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도 지역 도급액은 종합건설업 4조3635억원, 전문건설업 3조5702억원으로 전국 대비 각각 2.8%, 3.8%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성평등 실현, 양극화 해소 힘써야”…당선인 윤석열 향한 기대와 우려

    “성평등 실현, 양극화 해소 힘써야”…당선인 윤석열 향한 기대와 우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여성인권, 환경, 노동 등 각 분야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우려와 기대가 섞인 성명을 발표했다. 각 단체들은 윤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제시한 주요 대표 공약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책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아동과 여성안전 및 양성평등 국가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부로 개편하고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또 “성인지 감수성이 제고된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하는 성범죄 무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행 성폭력처벌법에 무고죄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언론 인터뷰 발언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성계는 윤 당선인이 구조적 성차별을 직시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윤 당선인에게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논평을 통해 “무고조항 신설과 여가부 폐지 공약은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할 뿐만 아니라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용인하는 위험한 정책이다.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면서 “모든 정부부처에 성평등정책 담당부서를 설치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성차별과 폭력을 근본적이고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칭)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 분야 단체에서도 윤 당선인의 ‘탈원전 정책 폐기’ 공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 당선인은 “원자력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탄소중립(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숫자 ‘0’이 되는 상태)을 추진하겠다”면서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탈화석연료 기조 아래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면서도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2050년까지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운동)의 개념을 알지 못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날 “RE100 캠페인과 탄소국경세 도입 등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기후규제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 구조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면서 원전 중심의 에너지 믹스 공약을 전면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 노동계에서는 윤 당선인이 양극화 문제를 적극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권리 보장, 헌법상 노동기본권의 온전한 보장,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감축, 최저임금 현실화, 고용안정 실현 등이 차기 정부에서 진정성 있게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자산불평등 해소를 위한 주거·부동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주거·청년·복지 분야 시민단체 80여개가 연대한 ‘집걱정끝장! 대선주거권네트워크’는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당선인이 현 정부보다 더 적은 50만호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주택 세입자들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폐지해 계약기간을 2년으로 되돌리려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매우 크다”면서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협하거나 이에 역행하는 정책은 반드시 폐기하고 이를 보완할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광주 경제계 제20대 대통령에 바란다

    광주 경제계 제20대 대통령에 바란다

    광주 경제계 인사들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성장만큼이나 분배와 선거 과정에서 극명해진 세대·성별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부 차원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현안에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고 미래 안보와 직결된 농업·대북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나가기를 기대했다.▲정창선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위축된 경기 부양으로 경제 회복”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펼쳐 위축된 경제 심리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광주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이자 중점적으로 육성 중인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 중심도시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한다. 광주상의도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대안 제시와 회원기업 경영활동 지원 등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관계기관과 협력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광주 군 공항 이전 사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정 과제 선정, 특별법 제정 등을 요청한다.▲김봉길 광주경영자총협회장 “규제 혁신 글로벌 경쟁력 갖워야” 새 정부는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활력 제고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해 기업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국민의 삶이 심각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원활한 원자재 수급과 원전 그리고 신재생 등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올해부터 시행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과도한 처벌 중심에서 예방 위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획일적인 주52시간 제도를 업종 특성에 맞도록 유연화 시키고, 고용악화와 물가 상승의 부작용이 큰 최저임금의 급속한 상승 억제와 제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혁신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임경준 중기중앙회 광주전남회장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 최우선”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경제충격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 주요국의 긴축전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양극화 심화와 저성장의 고착화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도 급감하고 있다. 이제는 소수 대기어의 성장만으로는 국가경제발전과 지역경제 발전에 한계가 있다.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688만여 중소기업이 성장과 고용의 중심이 돼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이다. 새대통령은 중소기업이 공정한 경제 생태계에서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정책이 획일적인 주52시간제를 노사가 합의하면 월 단위, 연 단위로 근로시간을 쓸 수 있게 하는 등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화해 일할 권리와 돈 벌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중기중앙회, “대·중소기업 불공정한 경제구조 바로잡아야”

    중기중앙회, “대·중소기업 불공정한 경제구조 바로잡아야”

    중소기업중앙회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축하의 뜻을 나타내며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거 한국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인해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소기업의 창의와 역동성은 저하됐다”며 “이제는 0.3%의 대기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57%를 차지하고, 99%의 중소기업은 25%에 불과한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경제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기중앙회는 윤 당선인이 한국경제와 중소기업 현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 정책비전을 제시해 왔다며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중기중앙회는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는 중소기업계의 상징적 인물을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세 차례나 표명했는데, 이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문화 정착과 양극화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디지털 전환 및 혁신역량 강화 등 중소기업계가 요구해온 과제들을 대부분 공약에 반영했는데, 중소기업 정책공약들이 새정부의 국정아젠다로 이어져 국민 모두가 행복한 688만 중소기업 성장시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계도 끊임없는 혁신과 성장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행복경제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 국정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 [데스크 시각] ‘200조’ 저출생 대책,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200조’ 저출생 대책,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지난해 0.81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이제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내년엔 0.6명대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인구 소멸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자연 감소한 인구는 5만 7280명으로, 전년보다 75.6% 늘었다.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도나도 위기대응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인구를 늘릴 목적으로 출산장려금과 정착지원금을 준다고 손을 내민다. 1000만원의 거액을 내거는 곳도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지만,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줄어드는 인구를 서로 빼앗기 위한 애처로운 몸짓일 뿐이다. 2003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킨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저출생은 반전의 기미가 없다. 그동안 200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하는데, 청년들이 기억하는 예산 항목이 많지 않다. 요란한 홍보 자료는 대부분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정부도 매년 새로운 대책이라고 내놓지만, 눈곱만큼의 반전도 없으니 자포자기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좀더 세밀하게 현실을 보자.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28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출생아 규모를 매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도시 인프라가 서울이나 부산처럼 규모가 더 큰 도시와 비교해 낫다고 하긴 어렵다. 굳이 따지자면 주민 중에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많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3년이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강제 규정을 만들어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기간이다. 그런데 공무원은 가능하다. 대체인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겠지만, 조직 내부에서 임신과 육아를 놓고 갈등하는 사례가 적다. 대체인력은 당연히 세금으로 고용한다. 우리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큰 강을 건넜다. 넘지 못할 것 같았고,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복잡한 규정까지 만들어 어렵게 건너왔다. 큰 사회적 비용이 필요했지만 감내했다. 2004년 ‘주5일제’를 시행할 때도 그랬다. 당시엔 ‘나라가 망한다’는 악담이 적지 않았다. 그 첨예한 갈등을 넘어 초과근무수당, 휴일수당이 정착됐다. 이젠 저출생 대책도 새로운 시도를 할 때가 됐다. 공무원 사례처럼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려면 그만큼의 대체인력이 필요하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대체인력을 고용할 엄두를 못 낸다. 그럼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정부가 파격적인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200조원이라는 체감 못 할 액수를 제시하는 것보단 청년들에게 훨씬 더 와닿는 대책일 것이다.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아빠 육아휴직’이 얼마나 늘었느니 하는 ‘자화자찬’ 자료는 줄이자. 그런 홍보자료를 보면 상실감만 느끼는 아빠가 적지 않다. 육아휴직을 기피하는 남성들에겐 소득 보전이 더 절실하다. 육아휴직을 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지금의 육아휴직 급여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임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육아휴직을 미룰 이유가 없다. 이것 역시 정부가 돕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그냥 돈을 퍼준다고 아이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을 엄두를 못 낸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의 출생률과 다자녀 비율이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와 조사에서 입증됐다. 이제 ‘과정은 아름다웠다’는 얘기는 그만하자. 늦었지만 새 정부에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
  • 저성장불평등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역량 높일 새 전략 세워라[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저성장불평등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역량 높일 새 전략 세워라[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한국은 역동적인 경제성장으로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세계의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 (GDP)은 1960년의 39억 6000만 달러에서 2020년에 1조 6379억 달러로 414배가 증가했으며 국내총생산 규모로 세계 10위 국가가 됐다. 1960년에 158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GDP는 3만 1631달러로 증가했다. 물론 아직 한국의 1인당 GDP수준은 6만 달러가 넘는 미국, 싱가포르나 5만 달러 내외의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그러나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6개국(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뿐임을 생각해 볼 때, 경제력 면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매우 높다.  한 국가가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 요소인 자연자원, 노동력, 자본, 기술과 이들을 결합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열악한 자연자원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노동력, 높은 투자율, 선진 기술 도입, 대외 지향적 산업화 전략을 통해 신속하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산업구조는 빠르게 고도화됐고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대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었다. 한국은 세계 7위 수출국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참가자로 자리매김했다. ●경제 성장 잠재력 높이는 게 ‘핵심’ 한국의 경제발전 역량은 국제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3위의 ‘국제경쟁력’을 지닌 국가이다. 인프라, 시장 규모, 교육 수준, 정보통신기술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은 한국의 ‘디지털경쟁력’을 세계 12위로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매력적인 요인으로 양질의 노동력, 경제의 역동성, 인프라, 연구개발투자를 꼽았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졌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연평균 8%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이후 10년간 4.9%, 다음 10년간은 3.3%로 계속 낮아지면서 저성장 추세가 굳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과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과거 고도성장의 주요인인 총노동 투입시간과 자본의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진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돼야 할 노동력의 질적 수준, 즉 인적자본의 향상이 더디고 기술력과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은 정체했다. 인적자본과 총요소생산성의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각각 연평균 0.3% 포인트, 1.2% 포인트에 머무르고 있다(‘한국경제포럼’ 2021년 7월호에 발표한 필자 논문의 추계치). 한국 경제가 앞으로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인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최저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의 17%에서 2040년에는 34%로 높아진다. 1인당 평균 노동시간도 줄고 있다. 노동력 감소만으로도 앞으로 20년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졸업자는 많아졌지만, 교육의 질적 수준이 정체돼 인적자본의 향상이 쉽지 않다. 더불어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국내 민간투자가 정체하고 있다. 기술발전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외국 기술을 모방하면서 성장했던 과거 주력 수출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점점 쇠퇴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첨단 산업은 크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33년부터 1%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의 경우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선 1992년부터 20년간 경제성장률이 0.8%였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이다.한국이 저성장과 불평등의 함정에서 혜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 경제발전 초기에는 눈부신 고도성장을 이루면서도 소득분배의 평등을 유지해 ‘평등과 함께하는 성장’(growth with equity)을 이룩한 국가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불평등 추세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국제 무역이 확대되면서 노동자의 학력 간 임금 격차와 기업·산업 간 격차가 커졌다.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소득분배가 더욱 악화됐다. 은퇴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 빈곤율이 상승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성장·불평등이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일 수 없다. 한국은 경제 위기에 다른 어느 국가보다 잘 대처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선진국이 됐다. 이제 닥쳐온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더 나은 선진국을 건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지출을 사회적으로 효과가 크고 생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정치 논리에 따른 선심성 재정지출은 피하고 인적자본 향상과 첨단 산업 발전을 지원해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40년에 정부 부채가 GDP의 100%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세제와 연금 개혁으로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日 잃어버린 20년’의 경고 선진국에 걸맞은 제도 개혁으로 국가의 경제 역량을 높여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혁신적인 선진국에 비해 정치, 금융, 노동 분야 제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사법제도의 독립성도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존중, 공동체 의식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감한 개혁으로 선진국에 걸맞은 효율적이면서 포용적인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사람과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적절한 직업훈련과 평생교육을 통해 모든 개인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과학·기술의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야 한다. 모험 자본 투자,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 효과적인 경쟁 시스템을 만들어 기업가의 도전 정신을 북돋우고 신기술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역량을 증진해야 한다. 인공지능·생명공학·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산업과 의료·금융·교육·문화·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클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 불필요한 시장규제와 세금을 줄여 민간의 근로의욕, 투자와 기술 혁신 의욕을 높여야 한다. 지대추구와 같은 비생산적 활동을 규제하고 새로운 혁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독과점 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제적 격차를 둘러싼 계층 간 갈등을 줄이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성장 과정에서 소득분배가 악화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재정의 재분배 기능을 통해 성장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 부의 분배의 평등도 도모해야 한다. 이대로 주저앉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지속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공정한 분배를 함께 갖춘 선진국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이종화 고려대 교수·한국경제학회장 ■ 이종화 교수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아시아개발은행 (AD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지역협력국장, 청와대 국제경제보좌 관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경제학 회장. 거시경제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연구해 국제 저명학술지에 100편이 넘는 영문 논문을 게재했으며 다산경제학상, 한국경제학회 청람상 등을 수상했다.
  • 위기 청년 불러 모아… 지역 활성화 사업… ‘아픈 청춘’ 꿈 둥지로[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위기 청년 불러 모아… 지역 활성화 사업… ‘아픈 청춘’ 꿈 둥지로[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목포에 청년들을 불러 모은 것처럼 일론 머스크가 지원해 주면 화성에도 청년을 모아 ‘괜찮아마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목포의 ‘괜찮아마을’은 마을 이름 같지만, 목포가 아닌 외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든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괜찮아마을을 만든 홍동우(36) 대표는 2018년 정부의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용역 사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를 만들어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한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앉겠다고 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목포에서 식당을 하거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하며 남은 청년들의 이야기는 일본 NHK 등 해외 방송에서도 관심을 갖고 전했다. 괜찮아마을의 성공으로 정부는 아예 지난해 전국에서 12개의 청년마을을 추가 선정해 사업 규모를 10배 넘게 키웠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4년부터 전국 일주 전문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아파트촌에서 나서 평생을 보내는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돌아가 쉴 고향이 없고, 한 달 최저임금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바닥난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숫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는 사실에 청년들에게 ‘마음의 안전벨트’를 채워 줄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포에서 청년마을 만들기를 하게 된 것은 제주도에서 운영한 게스트하우스 ‘한량유치원’에 왔던 강제윤 시인의 제안 때문이었다. 강 시인이 목포의 오래된 여관인 우진장을 20년간 무상 임대한 것이 괜찮아마을의 시작이다. 제주의 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느꼈던 홍 대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리조트를 빌려 청년마을을 열어 보려다 결국 목포에 정착하게 됐다. 목포의 단골 식당에서 인연을 만나 1년 반 전에는 목포 여성과 결혼했다. 홍 대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거실에서 한눈에 누릴 수 있는 30평대 아파트 신혼집의 월세가 35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살 때는 월세 60만원, 밥값 80만원이 생계유지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서울에서 버틸 때의 절반 비용으로 인생의 2막이나 3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강뷰’ 아파트는 청년들이 꿈도 꾸기 어렵지만, 목포의 ‘바다뷰’ 아파트는 언제든 가능한 셈이다.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면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목포는 1897년 개항과 함께 개발된 오래된 도시다. 목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에 일본강점기 건물 등이 남아 있는 구 도심이 집중되어 있다. 군 단위 행정구역으로 가면 아예 귀농이 되어 버려 청년들이 포기할 것이 많지만, 항구도시인 목포는 외지인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에 개방적이며 아량이 넓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현재 괜찮아마을은 완도, 영광, 화순, 해남, 하동 등 지자체의 기획 및 홍보 사업에 참여하며, 청년들에게 ‘한달살이’, ‘일주일살이’와 같은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괜찮아마을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회초년생이거나 인생에서 방황기를 맞은 청년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이 청년들에게 홍 대표는 지역에 남으라고 하기보다 어디서든 하고 싶은 일을 잘해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성공은 강 시인이 무상임대했던 우진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오래된 여관은 1층은 복고풍 오락실, 2~3층은 새로운 감각의 숙소로 곧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안좌도의 ‘주섬주섬마을’ 대표는 목포대에 다닐 때 홍 대표의 강연을 들었던 청년이기도 하다. 괜찮아마을의 목표는 전국에 100여명의 청년들이 사는 청년마을을 20개 더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평균 4000만원의 연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괜찮아마을은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기획사처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제주에서 창업했다가 홍 대표를 알게 되어 3년 전부터 괜찮아마을에 합류한 김영범(30) 부대표는 “그동안 괜찮아마을은 식음료 판매, 콘텐츠 제작, 교육, 여행 등 지방소도시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에 집중해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규모도 넓힐 계획”이라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전국에서 괜찮아마을을 열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꿈이 목포 앞바다의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 성희롱 경험 취업자 늘고… 일 만족도 줄고

    여성 언어·신체폭력 더 시달려60세 이상 남성 노동환경 취약 직장 생활에서 폭력, 성희롱을 경험한 취업자가 3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들이 언어폭력,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시행한 ‘제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만 15세 이상 취업자 5만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되며, 유해·위험 노출 정도를 포함해 노동환경과 관련된 약 130개 항목을 조사한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노동환경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언어폭력을 경험한 취업자 비율은 제5차 조사 때 4.8%에서 5.4%로 증가했다. 신체폭력을 경험한 취업자도 0.2%에서 0.3%로, 성희롱을 경험한 취업자는 0.2%에서 0.4%로 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노동 현장에서 언어폭력과 성희롱에 더욱 시달렸다. 지난 한 달 동안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말한 여성 응답자는 5.8%로 남성 5.1%보다 0.7% 포인트 높았다. 지난 1년 동안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응답한 사람도 여성 0.8%, 남성 0.2%로 확인됐다. 반면 직장에서 동료의 도움·지지를 받는다는 응답은 69%에서 60%로, 상사의 도움·지지를 받는다는 응답은 64%에서 58%로 낮아졌다. 연구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및 거리두기 문화로 인해 소통이 적어지고 개인화, 경쟁 심화 등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동환경에서 유해·위험요인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취약했다. 그러나 근골격계질환 위험도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여성이 간병처럼 사람을 이동시키거나, 단순 반복 동작이 많은 일에 종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직업 만족, 안정성에 대한 평가는 모두 나빠졌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40%에서 35%로 낮아졌고, 6개월 내 실직에 대한 우려는 10%에서 12%로 높아졌다. 임금근로자보다는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임시·일용근로자가 일자리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특히 일용근로자 16%, 자영업자 27%만이 ‘일자리 전망이 좋다’고 응답해, 임금근로자 38%가 긍정 응답을 한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 절반이 기간제, 수당은 별따기…그래도 목숨 거는 ‘특수진화대’

    절반이 기간제, 수당은 별따기…그래도 목숨 거는 ‘특수진화대’

    “강원도 쪽은 산 지형이 가파르다 보니 바람을 타고 불의 방향이 급격하게 바뀌거나 나무에 걸려 있던 돌들이 굴러떨어질 때 아찔했습니다.”(나승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이번 강원·경북 지역 산불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진화에 앞장선 이들이 있다. 바로 산불 진화의 ‘숨은 영웅’으로 불리는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다. 이들은 산불이 날 때마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지만, 절반 이상이 기간제인 데다가 시간 외 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산불에 특화된 특수진화대로 전국에서 435명이 활동하고 있다. 전국 5개 본부(북부·동부·남부·중부·서부지방산림청)에 소속된 이들은 평시엔 산불감시 및 예방 활동을 하다가 산불이 나면 불을 진압하는 역할을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헬기가 진입하기 힘든 산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화마와 싸운다. 강원 영월과 동해·삼척 산불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인 나승표(48) 특수진화대원은 “불의 방향이 대원들을 등지고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람을 타고 거꾸로 내려올 때가 가장 위험하다”며 “낙석의 위험도 커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라면과 지휘본부에서 제공한 식사로 배를 채우고 차에서 쪽잠을 잤다”고 전했다. 이처럼 특수진화대는 위험을 무릅쓰고 산불 현장에 투입되고 있지만, 복지나 급여체계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특수진화대원의 임금이 2017년부터 5년간 월 250만원으로 동결됐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 초과근무 수당 예산이 없어 수당 지급 대신 특수진화대원들이 대체휴가를 내야 하는 실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난해 국감 지적 이후 월 5만~6만원 정도의 처우개선 항목이 추가됐지만 여전히 야간 출동 등에 대한 수당은 책정이 안 돼 있다”며 “대신 비가 오는 날이나 산불 위험이 덜하는 날 쉬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수진화대 435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5명이 1년 기간제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원 공무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며 “기획재정부와 매년 협의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한 특수진화대원은 “앞으로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산불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인력이 필요하다”며 “급여와 복지 여건이 나아지면 자부심과 사명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 여전 ‘빚 폭탄’ 우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 여전 ‘빚 폭탄’ 우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가계대출이 금융 당국의 강력한 대출규제 영향 등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향후 ‘빚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선 이후 관련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25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연간 37조원 증가했고, 지난 1월에도 2조 1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 오던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 2월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2월 가계대출은 한 달 전보다 1조 7522억원 감소했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 109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이 전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은 석 달 연속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2월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빚과 기업빚의 경계선에 놓인 자영업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 제한, 경기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통계상 중소기업 대출에 속하지만 자영업자 대부분은 생계형 가계대출까지 떠안는 경우가 많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상환 부담은 결국 가계가 떠맡게 된다는 얘기다. 최근 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오는 9월까지 연장된 대출 원금 만기 연장·이자납입 유예 조치가 끝나면 빚 폭탄이 덮칠 수 있는 상황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순한 저리 대출이나 지원금 방식이 아니라 금융 지원과 보상 방안 등을 함께 묶은 대책을 마련해 불어난 빚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월세 부담, 종업원 임금 등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원으로 자영업자의 손실을 줄여 재기할 수 있도록 하면 스스로 빚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대남은 윤석열, 이대녀는 이재명에 ‘몰표’ 던졌다

    이대남은 윤석열, 이대녀는 이재명에 ‘몰표’ 던졌다

    20대 남성, 윤석열에 58.7%vs 20대 여성, 이재명에 58.0%JTBC 출구조사도 20대 남녀 확연히 갈려20대남 尹 56.5% vs 20대녀 李 60.2%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은 완전히 엇갈렸다. 20대 남성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20대 여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60% 안팎의 몰표를 줬다. 10명 중 6명은 특정 후보를 밀어준 셈이다.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선거 과정에서 ‘젠더’ 이슈가 부상했고 20대 남녀가 각각 총결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KBS·MBC·SBS 방송 3사가 이날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에서 윤 후보는 58.7%를 지지도를 보이며 36.3%를 보인 이 후보를 큰 차이로 제쳤다. 그러나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의 지지도를 각각 기록하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각각 윤 후보, 이 후보에게 쏠리면서 결과적으로 20대 이하 전체에서 이 후보는 47.8%, 윤 후보는 45.5%의 지지도로 박빙 구도로 나타났다.30대서도 男은 윤석열, 女는 이재명 30대에서도 남성은 윤 후보, 여성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20대만큼 차이가 크게 벌어지진 않았다. 30대 남성은 이 후보 42.6%, 윤 후보 52.8%, 30대 여성은 이 후보 49.7%, 윤 후보 43.8%의 지지도를 보였다. JTBC 출구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18∼29세 남성의 후보별 지지도는 윤 후보 56.5%, 이 후보 38.2%로 윤 후보가 월등하게 앞섰다. 반면 18∼29세 여성은 이 후보 60.2%, 윤 후보 31.5%로 이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30대 남성은 윤 후보 48.6%, 이 후보 47.8%의 지지도를 보였다. 30대 여성은 이 후보 52.2%, 윤 후보 41.7%이었다. 출구조사를 토대로 한 수치여서 정확한 결과는 개표가 진행돼봐야 알 수 있지만 이대남과 이대녀 표심의 큰 흐름은 확인이 된 셈이다.尹, 여가부 폐지·무고죄 처벌 강화 男 맞춤李, 임금공시제·성별 격차 개선 女 표심에   선거 과정에서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이대남 맞춤형 공약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2030세대의 전폭적 지지를 확보해 부모 세대인 6070의 지지세를 끌어낸다는 이른바 ‘세대포위론’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30대인 이준석 당 대표와 당내 청년 참모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민주당과 이 후보는 막판 ‘이대녀’ 표심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임금공시제 도입이나 성별 격차 개선 등 성평등을 강조하는 공약을 잇달아 선보였다. 또 ‘구조적 성차별’ 문제를 인정하며 윤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그 결과 이대녀에서도 이대남과 마찬가지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이대남 공략에 대한 거부감도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진중권 “尹 공약, 여성에겐 현실적 공포”이혜훈 “이대남 우선순위, 아쉬움 있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BS 대선라운지에 출연해 출구조사에서 두 후보간 초박빙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에) 20대녀는 계속 문제를 지적했는데 (표에서) 여성들이 대거 빠져나갔다”면서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평등 예산을 빼서 사드를 사자고 하는 것은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20대 남성도 안티 페미니즘을 외친 사람은 소수인데 오판을 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전 국민의 의원도 20대 여성 표 이탈 분석에 “아쉬운 대목이다. 20대남에 우선순위가 있다보니 50대 여성도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초반에 일단락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 “목포에 괜찮아마을 만들듯 화성에도 청년 모을수 있어”

    “목포에 괜찮아마을 만들듯 화성에도 청년 모을수 있어”

    “목포에 청년들을 불러모은 것처럼 일론 머스크가 지원해주면 화성에도 청년을 모아 ‘괜찮아마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목포의 ‘괜찮아마을’은 마을 이름 같지만, 목포가 아닌 외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든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괜찮아마을을 만든 홍동우(36) 대표는 2018년 정부의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용역 사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를 만들어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한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앉겠다고 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이 마무리됐지만, 목포에서 식당을 하거나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하며 남은 청년들의 이야기는 일본 NHK 등 해외 방송에서도 관심을 갖고 전했다. 괜찮아마을의 성공으로 정부는 아예 지난해 전국에서 12개의 청년마을을 추가 선정해 사업 규모를 10배 넘게 키웠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4년부터 전국 일주 전문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아파트촌에서 나서 평생을 보내는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돌아가 쉴 고향이 없고, 한 달 최저임금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바닥난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숫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는 사실에 청년들에게 ‘마음의 안전벨트’를 채워줄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목포에서 청년마을 만들기를 하게 된 것은 제주도에서 운영한 게스트하우스 ‘한량유치원’에 왔던 강제윤 시인의 제안 때문이었다. 강 시인이 목포의 오래된 여관인 우진장을 20년간 무상 임대한 것이 괜찮아마을의 시작이다. 제주의 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느꼈던 홍 대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리조트를 빌려 청년마을을 열어보려다 결국 목포에 정착하게 됐다. 목포의 단골 식당에서 인연을 만나 1년 반 전에는 목포 여성과 결혼했다. 홍 대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거실에서 한눈에 누릴 수 있는 30평대 아파트 신혼집의 월세가 35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살 때는 월세 60만원, 밥값 80만원이 생계유지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서울에서 버틸 때의 절반 비용으로 인생의 2막이나 3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값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강뷰’ 아파트는 청년들이 꿈도 꾸기 어렵지만, 목포의 ‘바다뷰’ 아파트는 언제든 가능한 셈이다.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면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 목포는 1897년 개항과 함께 개발된 오래된 도시다. 목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에 일본강점기 건물 등이 남아있는 구도심이 집중되어 있다. 군 단위 행정구역으로 가면 아예 귀농이 되어버려 청년들이 포기할 것이 많지만, 항구도시인 목포는 외지인이 모여 만들었기 때문에 개방적이며 아량이 넓다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현재 괜찮아마을은 완도, 영광, 화순, 해남, 하동 등 지자체의 기획 및 홍보 사업에 참여하며, 청년들에게 ‘한달살이’ ‘일주일살이’와 같은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괜찮아마을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회초년생이거나 인생에서 방황기를 맞은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이 청년들에게 홍 대표는 지역에 남으라고 하기보다 어디서든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성공은 강 시인이 무상임대했던 우진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오래된 여관은 1층은 복고풍 오락실, 2~3층은 새로운 감각의 숙소로 곧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안좌도의 ‘주섬주섬마을’ 대표는 목포대에 다닐 때 홍 대표의 강연을 들었던 청년이기도 하다. 괜찮아마을의 목표는 전국에 100여명의 청년들이 사는 청년마을을 20개 더 만드는 것이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평균 4000만원의 연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게 홍 대표의 구상이다. 괜찮아마을은 아이돌을 키우는 연예기획사처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제주에서 창업했다가 홍 대표를 알게 되어 3년 전부터 괜찮아마을에 합류한 김영범(30) 부대표는 “그동안 괜찮아마을은 식·음료 판매, 콘텐츠 제작, 교육, 여행 등 지방소도시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에 집중해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규모도 넓힐 계획”이라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전국에서 괜찮아마을을 열고 싶어하는 청년들의 꿈이 목포 앞바다의 잔잔한 물결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한국어 인재에 ‘특급 대우’ 약속한 中인민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한국어 인재에 ‘특급 대우’ 약속한 中인민군

    중국은 약 3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핵 강국일 뿐만 아니라 올해 국방예산 규모를 지난해 대비 7.15% 증액한(약 279조 원) 명실상부 국방 대국이다. 지난 10년 사이 경제성장률의 지속적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방비 지출 규모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을 고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군관 인재 7명을 모집하는 공고문을 내걸었다.  지난 5일 공개된 한국어(조선어) 군관 어학 인재 모집 공고문에는 총 7명의 한국어 구사 장교를 공개 모집하며 4년제 이상의 학위 소지자만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겼다.  최종 선발 후 통역 부서로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한국어 인재는 선발과 동시에 소대장급 대우를 받으며 번역과 통역 업무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어학 인재 모집 및 선발은 중국 국방부 장병실에서 전담했다. 오는 25일까지 지원자 자격 요건을 심사해 4~5월 중 최종 선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신체검사와 정치 사상과 관련한 면접이 실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모집에는 일명 ‘쌍일류’로 불리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유수의 대학 출신자만 우선 지원 및 선발권이 제공됐다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정부가 제시한 ‘쌍일류’ 대학 출신자가 아닌 경우와 쌍일류 대학 출신이라도 재학 기간 중 유급 처리되거나 한 학기 이상 휴학했던 전력이 확인될 경우 최종 선발자에서 제외된다는 높은 선발 기준을 제시했다. 또, 학부 출신자는 최고 24세, 석사 학위자는 29세, 박사 학위자는 34세 이하의 지원자만 응시할 수 있도록 연령 제한 기준도 강화됐다.  다만, 기준에 부합해 한국어 군 장교로 최종 선발될 경우 중국 국방부는 해당 장교에 대한 각종 직종 수당 외에도 생활 수당, 지역 수당, 통신비, 가족 방문비용, 배우자 교육비, 부모 부양비, 주택 비용 등 고임금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교 본인을 포함한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장인 장모 등 광범위한 범위의 가족까지 포괄해 무상 의료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 같은 특급 대우를 약속한 한국어 인재 선발 소식은 국경선을 마주한 대한민국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하에 있는 ‘당(黨)의 군대’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더욱 그렇다.중국 현행 헌법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군대는 국가(정부)의 군대가 아닌 중국 공산당의 군대라고 명시해오고 있다.  그야말로 시진핑 국가 주석이 꿈꾸는 ‘강군몽’(强軍夢)과 군사적 부상에 한국어 인재 선발 공고문까지 공개되면서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는 한반도에는 이들의 존재가 머지 않은 시기에 예상치 못한 도전과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인 셈이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중국의 군사력 팽창 시도에 대해 미국은 2017년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현대화와 군사력 증강이 언젠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사전력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역내 안보 불안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중국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는 “한반도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았다. 중국은 한반도 같은 분쟁지역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남북문제에 적극 개입할 뜻을 드러낸 바 있다. 더욱이 불과 하루 전이었던 지난 7일 시 주석은 전국인대 해방군대표단과 무장경찰부대 대표단 회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나 ‘국방의 혁명화와 현대화 정규화’ 등을 강조하며 군사 행동의 중요성에 힘을 실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모든 해방군은 전쟁 준비 업무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각종 돌발 상황에도 적시에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해 국가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군사 강국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 국방예산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넘어선 이후 2018년 1조1069억 위안, 2019년 1조1899억 위안, 2020년 1조2680억 위안 등 매년 증가세다. 중국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경제대국’뿐 아니라 ‘군사대국’으로의 탈바꿈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특히 이 시기 중국은 핵무기의 다탄두화(MIRVed missile)와 잠수함 탑재 핵전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8.8%에서 2018년 6.6%, 2019년 6.0%, 2020년 2.3%로 매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는 매년 늘어난 셈이다.  지난 2012년 중국 국방예산이 6702억 위안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 10년 사이 중국의 국방비는 2배 이상 몸집을 부풀린 것으로 분석된다. 
  • [사설] 러시아발 3차 오일쇼크 치밀하게 대비해야

    [사설] 러시아발 3차 오일쇼크 치밀하게 대비해야

    미국이 최후의 카드로 남겨 두었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다가서면서 국제 유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했다. 14년 만의 최고치다. 독일이 유럽 경제 파장을 감안해 머뭇거리자 미국은 단독 제재라도 강행할 태세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우리나라로서는 풍전등화가 아닐 수 없다. 급기야 서울 지역 휘발유값은 어제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11%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향후 국제 유가가 300달러 이상 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원유 금수(禁輸)를 막으려는 으름장 성격이 강하지만 유가엔 이미 불이 붙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08년 살인적인 고유가 때도 200달러까지 가진 않았다. 3차 오일쇼크 위기감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2.8%다. 오일쇼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임금이 오르면서 오는 물가 상승은 소비를 당장 꺼뜨리지 않지만 제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오일쇼크발 고물가는 곧바로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런 우려로 원화 환율은 어제 달러당 1230원을 돌파했다. 4%대 소비자물가도 시간문제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만 되풀이하고 있다. 석유, 석탄, 가스별로 대체 수입처를 확보하겠다지만 다른 나라들도 각축 중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의 원유 금수는 우리에게 ‘동참’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던진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팀의 위기 대응 능력과 치밀한 종합 플랜이 요구된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만 하다가 다음 정부에 넘기겠다는 식의 소극적 대응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신한울원전 1호기 가동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 [열린세상] 노사의 법적 분쟁을 줄이자/조재정 법무법인 민 상임고문

    [열린세상] 노사의 법적 분쟁을 줄이자/조재정 법무법인 민 상임고문

    일반적으로 노사의 관계는 회사의 성장과 이익 창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면서도 법적 권리 주장과 이익 배분에서는 대립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 현장에서는 노사 간에 갈등과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법적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는 지방노동관서에 진정, 고소, 고발 등의 형태로 신고하고 권리를 구제받거나, 부당해고 등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게 된다. 2020년 한 해 동안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신고 사건은 36만 4000건으로, 매년 이 정도 규모인 30만~40만건이 신고된다.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된 부당해고 등에 대한 심판 사건도 1만 5000건에 이른다. 이런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사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여기에는 많은 공무원이 필요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노사 간에 법적 분쟁이 일어나는 데는 몇 가지 근본 원인이 있다. 하나는 노사가 알아야 할 노동 관련 법령과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2021년 말 현재 노동 관련 법률은 48개이고, 여기에 딸린 시행령은 47개, 시행규칙은 41개에 달한다. 게다가 법령 개정도 수시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많은 법령을 모두 알아서 권리를 주장하거나 법을 지키기는 너무나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는 모호한 법률 규정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노동위원회에 제기된 심판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고 등 징계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하지 못하게 돼 있다.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또 다른 하나는 노동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례가 자주 바뀌고, 유사한 사건임에도 법원 간에 판결이 다르게 나온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통상임금 산정과 관련한 사건이다.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에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금액’으로 규정돼 있다. 여기서도 ‘정기적’, ‘일률적’이 무엇인지가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조차 여러 차례 바뀌었다.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통상임금의 요건을 ①소정근로의 대가 ②정기성 ③일률성 ④고정성으로 제시하면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경우 신의칙에 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를 놓고 하급심 간에도 판결이 달라 도대체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산업 현장에서는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재판 결과에 따라 기업이 3년간 소급해 지급해야 할 각종 수당으로 인해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노사 간에 일어나는 법적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나 국회에서 입법을 할 때 법 해석에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법 규정을 보다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노사 간에 법적 분쟁이 많은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등 징계 조항과 통상임금 조항은 그간에 축적된 판례를 바탕으로 명확하게 개정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또한 노사 모두에 대해 충분한 노동법 교육이 필요하다. 노사가 그 많은 노동 관련 법령의 내용을 전부 알기는 어렵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서 노사가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내용만이라도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노사 간에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법적 분쟁에 대한 정부의 문제 인식과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기대해 본다.
  • 유학의 길 다시 세운 ‘인성교육 도량’… 꼿꼿한 선비정신 잇다 [이동구의 서원 산책]

    유학의 길 다시 세운 ‘인성교육 도량’… 꼿꼿한 선비정신 잇다 [이동구의 서원 산책]

    한국 최초의 사립대학교 풍기군수 주세붕이 1543년 건립 이황 재임 후 ‘백운동→소수’ 변경 흥선대원군 서원 철폐로 한때 위기문중 아닌 제자·유림들 줄곧 관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조순 등 총리 출신 원장 3명 배출 관광객 20만명 발길… 외부 강의도 “유림·지역민 십시일반 도움 손길 글 읽는 소리가 끊어진 적은 없어”소수서원, 남계서원, 옥산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도동서원, 병산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건립 연도순) 등 9곳의 서원이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 3년째를 맞고 있다. 이 서원들이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관리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은 만큼 이를 잘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승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다. 하지만 서원이 마치 박물관에 보존 처리된 문화재나 조형물처럼 뭇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형이나 훼손은 안 될 일이지만 서원만의 학문적, 문화적 향기와 보편적 가치는 세계인을 향해 널리 전파돼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이들 서원이 어떻게 관리·운영되고 있고,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역할과 의미를 담아가는지를 총 10회에 걸쳐 조명한다. 첫회는 소수서원.경북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에 위치한 ‘소수서원’(紹修書院)은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다. 고려 말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이 지역 출신의 성리학자 안향(安珦)을 기리고 유학을 교육하기 위해 풍기군수 주세붕이 1543년에 세웠다. 설립 당시에는 백운동(白雲洞)서원이라 했지만 1550년(명종 5년)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조정에 건의, 소수서원이란 사액(賜額·임금이 서원의 이름을 지은 편액을 내려준 것)을 받은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백운동서원이 소수서원이 되면서 국가가 인정한 사립고등교육기관이 된 셈이다. 혹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교’이자 ‘인성교육의 도량’이라고 말한다. 소수는 ‘이미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한다’란 뜻의 ‘기폐지학 소이수지’(旣廢之學 紹而修之)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마치 유학과 서원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한 듯한 작명이다. 특히 “유학, 즉 학문과 교육은 난리를 막고 굶주림을 구하는 것보다 급한 일이다. 서원을 지어 배움을 도탑게 해야 한다”는 주세붕의 의지가 후세에도 영원히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잘 담겨 있는 듯하다.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신학문 등으로 잊혀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서원은 여전히 우리 민족의 정서를 간직한 인성교육의 도량이었음을 소수서원은 근 500년 세월 동안 웅변해 주고 있다. 이상해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연속유산으로서 한국의 서원의 문화유산가치’라는 논문에서 “소수서원은 교육과 제향의 원칙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여전히 살아 있는 향학 열기 코로나19의 변종인 오미크론이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요즘도 서원을 찾는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도 하루 100~200명이 소수서원을 찾는다. 유학을 공부하는 유림들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큰 역할을 했을 수도 있지만 서원이 지닌 보편적 가치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2018년 14만여명이던 서원 관람객이 2019년에는 20만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신시섭 경영본부장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최근 2년여 동안 관람객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젊은이나 학생들의 발걸음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취재 중에 만난 30대 직장인 셋은 “서울의 직장 동료와 함께 방문했다”면서 “학문과 교육을 중요시했던 조상들의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12년째 소수서원의 운영을 맡고 있는 서승원(82) 도감(都監)은 “4월이면 유학을 배우는 영주 시민 30~40명 정도가 매일 교육을 받고, 학식과 덕망이 높은 외부 전문가들의 강의도 이어진다”면서 “소수서원에서 글 읽는 소리가 끊어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각종 서원체험 행사도 조만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다.●서원은 선비문화 전승의 요람 서원은 대개 문중의 후손들이 보존과 관리·운영을 맡았다. 문중의 단결력과 의지, 재력은 서원의 위세나 운영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수서원은 다른 서원들과 달리 국가에서 인정한 최초의 서원답게 문중이 아닌 제자들과 지역 유림들에 의해 지금까지 관리, 운영돼 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조순, 이한동, 이현재 등 국무총리 출신의 원장을 3명이나 배출한 것도 이런 특징 때문에 가능했다. 소수서원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류준희(74) 도감은 “사액서원으로 지정될 때 편액과 장서 이외에 토지와 노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산도 받았고, 현재는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운영·관리하며 재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유림과 지역민들의 십시일반으로 서원이 오랜 기간 유지, 운영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부심은 영주시가 소수서원을 중심으로 순흥면 일대에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소수박물관 등을 건립한 데 이어 금성대군신단 성역화 사업과 선비세상이라는 놀이시설 설립도 추진하는 등 ‘선비의 고장’임을 내세우는 데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 소수서원을 토대로 선비문화가 영주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셈이다. 금성대군신단에서 만난 신현직(72) 전임 도감은 “소수서원은 유림뿐 아니라 지역민에게 큰 자긍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서울신문·(재)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 러 침공·유가 상승·美 금리인상 예고… 환율發 물가폭등 ‘잔인한 봄’

    러 침공·유가 상승·美 금리인상 예고… 환율發 물가폭등 ‘잔인한 봄’

    환율발 물가 폭등으로 ‘잔인한 봄’을 맞게 됐다. 국내 물가는 유가보다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받는데,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국민 일상과 맞닿아 있는 모든 생활 물가가 덩달아 널뛰기 때문이다. ●러 침공, 안전자산 선호·환율 상승 요인 글로벌 공급 차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더해지면서 연일 고공 행진하는 국제유가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환율을 밀어 올리는 상황에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환율이 13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 1300원대 진입은 현 3%대 물가를 단숨에 4%대로 끌어올리고 무역수지 적자, 경기 침체 등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늪에 허우적이게 할 수 있어 우려를 더한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30원대로 올라선 것은 2020년 5월 29일(1238.5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치솟는 국제유가가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유가 지불을 위한 외환 수요가 늘면서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오르는 데다 유가 상승으로 수입액이 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점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환율은 10여일 새 2.88%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마지막 카드’로 남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법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올해 배럴당 200달러(약 24만 700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환율 상승의 동력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점도 환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환율 1300원대 진입은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환율, 유가보다 국내 물가에 더 큰 영향 치솟는 환율로 인플레이션 압박은 더 거세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 비중이 높은 농축수산물, 에너지, 원자재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모든 생활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로 인해 고환율이 고유가보다 국내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환율이 오르면 원유, 곡물 등 우리가 수입하는 모든 원자재 가격이 다 오른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 차질로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3%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데 환율 급등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4%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있는 데다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전반적으로 다 오르고 임금도 오르면 물가가 4%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오는 16일 러시아 ‘디폴트’ 선언 여부 등 국제 정세에 따라 환율이 더 오를 수 있고,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하면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회수해도 물가를 잡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장밋빛 경제 전망을 지양하고, 돈 풀기보단 기업 부가가치 창출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성차별 철폐”외친 세계여성의 날… 윤석열 또 “여가부 폐지”

    제114회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시민사회가 성평등한 사회를 열망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함께하는 대한민국, 편견 없이 하나로’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고 코로나19 위기로 더욱 심화된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근절하고, 여성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 결의문에서 ▲정치 분야 여성의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격차 개선을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일·가정 양립을 위한 공적 돌봄 서비스 확대, 중소기업 육아휴직 지원 ▲양성평등교육 전담 부서 설치 ▲디지털 성범죄 근절 총괄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허명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오는 6월로 다가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여성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으로 대거 선출돼야 한다. 협의회도 여성들의 정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가사돌봄사회화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사·돌봄은 여성이 전담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의 노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 현장에서의 성평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진보연대, 진보당 등 단체와 여성 노동자 100여명은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페이 미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들은 ‘일하는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비정규직 여성 차별 박살 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한편 성평등을 주장하는 여성계와 달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또다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들고 나왔다. 윤 후보는 세계 여성의 날 메시지를 따로 내는 대신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 이제까지 냈던 여성정책 공약들을 열거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이날 모아 게재했다. 또 윤 후보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WP는 윤 후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보도했지만,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라면서 서면 인터뷰 전체를 공개했다.
  • “성차별 철폐”외친 세계여성의 날… 윤석열 또 “여가부 폐지”

    “성차별 철폐”외친 세계여성의 날… 윤석열 또 “여가부 폐지”

    제114회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시민사회와 정계가 성평등한 사회를 열망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함께하는 대한민국, 편견 없이 하나로’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고 코로나19 위기로 더욱 심화된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근절하고, 여성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 결의문에서 ▲정치 분야 여성의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격차 개선을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일·가정 양립을 위한 공적 돌봄 서비스 확대, 중소기업 육아휴직 지원 ▲양성평등교육 전담 부서 설치 ▲디지털 성범죄 근절 총괄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허명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오는 6월로 다가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언급하며 “여성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으로 대거 선출돼야 한다. 협의회도 여성들의 정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가사돌봄사회화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사·돌봄은 여성이 전담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의 노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 현장에서의 성평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진보연대, 진보당 등 단체와 여성 노동자 100여명은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페이 미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들은 ‘일하는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비정규직 여성 차별 박살 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여야 대선후보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잇따라 관련 반응을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정치권은 한국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국민 축제의 장’이어야 할 대통령 선거가 ‘국민 갈등의 장’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메시지를 따로 내는 대신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처벌 강화·무고죄 처벌 강화 등 여성정책 공약을 열거한 이전 페이스북 게시물을 모아서 올렸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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