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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영화인 임금체불 신고 76건

    영화 제작 현장에서 신고된 임금 체불이 지난 한 해에만 76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종수 객원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인 신문고’에 접수된 임금 체불 신고는 지난해 76건으로 집계됐다. ‘영화인 신문고’는 영화 제작 현장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노사정 협의체이다. 임금 체불은 지난해 영화인 신문고가 접수한 노동관계법 위반 신고(102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밖의 위반 신고는 부당해고(5건), 저작권 침해(4건), 산업재해(3건), 기타(14건) 등이었다. 영화계에서는 스태프 임금 체불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인식되는 분위기도 열악한 노동 조건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스태프들은 2002년 ‘영화인 신문고’를 만들어 임금 체불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영화인 신문고’는 2011년 영화산업협력위원회 산하로 옮겨져 노사정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2004년 이후 영화인 신문고에 접수된 사건은 모두 915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임금 체불 사건은 719건(78.6%)이고 작년까지 확인된 체불 규모는 모두 125억6천만원이다. 사건별 체불 금액은 평균 1천747만원으로 집계됐다. 김성호 기자 kimus@seoul.co.kr
  • 떡집에서 밤샘노동에 시달린 이주노동자…고용부 “사업장 옮길 사유 된다”

    떡집에서 밤샘노동에 시달린 이주노동자…고용부 “사업장 옮길 사유 된다”

    노동자 동의 없이 근로조건 변경…사업장 변경 허용“매일 밤샘작업으로 잠 못자고 쉴 시간 없었다” 호소“다른 캄보디아 사람들이 그 떡집에서 같은 일을 겪지 않아도 된 게 가장 기뻐요.” 일방적인 근로조건 변경으로 떡집에서 밤샘 노동에 시달리던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추석을 앞둔 지난 9일 사업장 변경에 성공했다. 그동안 사업주의 임금체불 등으로 사업장 변경이 허락된 사례는 있었지만 근로조건 변경을 이유로 사업장 변경이 허용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이주민단체 등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로 각각 2017년 12월과 지난 4월 한국에 들어온 캄보디아 여성노동자인 A(27)씨와 B(27)씨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떡집에서 밤샘근무를 했다. 이들은 원래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하기로 계약했지만, 새벽에 떡을 납품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용주가 일방적으로 근무시간을 오후 4~7시부터 새벽 4~5시까지로 바꿨다. 이들은 지난 7월 이주민 단체인 ‘지구인의 정류장’을 찾아와 “낮에 일하는 줄 알고 한국에 왔는데 매일 밤샘작업을 시켜서 잠을 못잔다”고 호소했다. 주5일 근무에 하루 1시간씩 휴게시간을 보장하기로 계약했지만 월 1회 휴무에 휴게시간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쉬는 시간이 없으니 식사를 못해 공복으로 인한 위장장애까지 생겼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3년간 최대 3번 사업주의 허락을 구해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거나 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사업주의 허락 없이도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용자가 채용할 때 제시했거나 채용한 후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던 근로시간대를 외국인 근로자의 동의 없이 2시간 이상 앞당기거나 늦춘 사실이 사업장 변경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사업장 변경이 허용된다. 이들은 지난달 말 마포구 서울서부고용센터을 찾아 3개월동안 2시간 이상 근무시간이 바뀐 증거를 제출하면서 사업장변경을 신청했다. 애초에는 “사업장변경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던 고용센터는 9일 입장을 바꿔 사업장 변경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지구인의 정류장’ 정진아 변호사는 “처음에는 근로조건 변경을 이유로 사업장을 변경해 준 선례가 없다고 했던 고용센터가 사용자의 근로시간 임의변경을 인정했다”면서 “근로조건이 바뀌더라도 ‘불법’이 될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조건이 일방적으로 바뀌는 이주노동자들이 많다”면서 “이번 사례가 알려져서 일방적인 근로조건 변경 관행에 경종을 울리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근로감독에 빅데이터 활용… ‘선택·집중’으로 감독 품질 높인다

    근로감독에 빅데이터 활용… ‘선택·집중’으로 감독 품질 높인다

    노동법 위반·근로감독 건수 해마다 증가 디지털 증거분석팀 올 전국 6곳에 설치 임금체불 등 위법 가능성 큰 곳 우선 감독 ‘감독관 불공정 조사’ 의심될 땐 기피 가능 영세 中企·신설사업장 기초 노동법 교육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임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위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점검하는 근로감독 체계가 대폭 손질된다. 앞으로 빅데이터나 디지털포렌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꼭 필요한 사업장에 근로감독이 이뤄지도록 한다. 근로감독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신고인이 미심쩍은 근로감독관을 회피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감독 행정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노동법 위반 신고와 근로감독 건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신고 사건은 2016년 40만 3724건에서 지난해 43만 6499건으로 3만 2775건 급증했고 이에 따라 근로감독 건수도 2016년 2만 1347건에서 지난해 2만 6082건으로 4735건 늘었다. 그러나 근로감독 대상 선정이나 사후 조치가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고용부는 “올해 안에 근로감독 지침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선택과 집중’으로 근로감독의 품질을 높인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꼭 필요한 사업장에 근로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방에 있는 한 고용노동지청에서는 최근 접수한 임금 체불 신고 사건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중심으로 근로감독에 나섰다. 이처럼 앞으로는 근로감독의 결과나 신고 사건 자료를 지역·규모·업종·위반사항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큰 곳을 중심으로 근로감독 대상을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컴퓨터·스마트폰·폐쇄회로(CC)TV 등 디지털 자료를 복구하고 분석하는 수사기법인 디지털포렌식도 근로감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증거분석팀’을 올해 6개 지방고용노동청에 설치하고 2021년까지 2곳을 추가한다. 디지털포렌식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분석소프트웨어도 보강하면서 관련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근로감독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조치도 마련했다. 고용부는 신고 사건을 처리할 때 근로감독관에 대한 회피·기피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회피 제도는 근로감독관이 신고인이나 피신고인 등과 특수한 관계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사건을 피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피 제도는 신고인의 입장에서 근로감독관이 불공정한 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될 때 해당 감독관을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법을 제대로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사례도 있어 고용부는 영세 중소기업이나 신설사업장에 사업주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 노동법을 교육하기로 했다. 근로감독을 받기 전에 사업장 스스로 법을 지킬 수 있도록 20~50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감독관이 직접 방문해서 맞춤형 예방지도를 하는 노무관리 지도도 새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외부 전문가와 현장의 근로감독관이 참여하는 ‘근로감독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이번 개선 방안의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추가적인 개선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5월단체,옛 광주적십자병원 보존방안 마련 촉구

    5월단체가 5·18 사적지 제11호인 광주 동구 불로동 옛 광주적십자병원이 민간에 매각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30일 공동 성명을 통해 “옛 광주적십자병원 소유권을 갖고 있는 서남학원재단이 청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병원을 공개 매각키로 결정했다”며 “광주시는 5·18의 핵심 장소인 적십자병원 매입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병원이 개인에게 넘어간다면, 5·18사적지로서 가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게 된다”며 “옛 적십자병원은 1980년 5월21일 도청 앞 집단 발포에 따른 사상자 수천 명이 치료를 받았던 역사적인 장소인 만큼 원형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지난 1998년 이 병원을 사적지 제11호로 지정했다. 이 병원 소유주인 서남학원 측은 1995년 동구 불로동 광주천변 지상 3층 규모의 옛 광주적십자병원(대지 2843㎡, 건물 3777㎡)을 인수해 서남대병원으로 운영하다 적자가 발생하면서 2014년부터 폐쇄했다. 이후 서남학원에서 설립자 비리와 학사파행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가 해산명령을 내렸다. 임금체불 등 1350억원의 채무를 안고 있는 서남학원은 교육부로부터 재산매각 승인을 받아 옛 광주적십자병원에 대한 공개 매각을 결정했다.서남학원 측은 다음달 초쯤 옛 광주적십자병원에 대한 공개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동구는 옛 적십자병원 매입 방안을 검토했으나 100억원대로 추정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5·18 사적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시기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에 5·18 사적지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29곳이 지정돼 있으며 이 중 10곳이 개인 사유지여서 관리와 보존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몸 아파도 사장이 서명 안 하면 직장 못 옮겨… 이동의 자유 달라”

    “몸 아파도 사장이 서명 안 하면 직장 못 옮겨… 이동의 자유 달라”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요?” 2015년 비숙련 취업비자(E9)를 받고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인 A씨는 유리를 만들고 옮기는 공장에서 처음 일했다. 100㎏이 넘는 유리를 2명이 옮기다 보니 3개월 만에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 A씨는 사장에게 “허리가 아파 일을 못 하겠다. 다른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지만 “뭐가 힘드냐. 여기서 계속 일하거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답을 들었다. 1년간 참고 일한 뒤 A씨의 허리 통증은 주말마다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악화됐다. A씨는 “아예 일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2년간 그 공장에 있었다”면서 “지금은 24시간 허리가 아프다. 결국 산업재해 인정도 받았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사장님이 서명 안 해 주면 직장을 옮길 수 없는 법은 정말 나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 시행된 고용허가제가 지난 17일로 도입 15년째를 맞았다. ‘현대판 노예제’로 불렸던 이전 산업연수생 제도와 비교하면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나아졌지만 독소조항이 여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업장 이전 제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E9 비자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는 사업주가 승인하면 3년 동안 최대 3번까지 일터를 옮길 수 있다. 부도·임금체불 등의 사유로는 횟수에 제한 없이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이주노동자는 많지 않다. 18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강제노동 15년, 사업장 이동의 자유·노동허가제 쟁취 이주노동자 대회’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은 독소조항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고용허가제에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릴 직장 이동의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2017년부터 재활용 폐기물 공장에서 일한 방글라데시 출신 B씨도 5개월 동안 허리가 많이 아팠다. 사장은 “허리 아프지 않은 일이 뭐가 있느냐”며 사업장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다. 5개월 더 일하자 허리 통증이 심각해졌다. 그는 방글라데시와 한국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의사는 “초기에 증상을 잡지 못해 심각해졌다”는 소견을 냈다. 사업주가 노동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보니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농장에서 일한 네팔 노동자 C씨는 “사장이 사업장 변경의 대가로 200만원을 요구했다”고 이주노조에 알렸다. 사장은 돈 받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현금을 자기가 지정한 장소에 놓고 가도록 시켰다. 2017년에 입국한 방글라데시인 D씨는 야간 수당 등을 계산하지 않는 사장에게 “급여를 제대로 달라”고 요구했다가 멱살을 잡히고 뺨을 맞고 발로 밟혔다고 전했다.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사이 일을 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이주노동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산재를 당한 이주노동자는 2017년 6392명(사망자 107명) 등 매년 5000~6000명에 이른다. 최정규 변호사는 “직장 이동의 자유까지 제한하면서 보호해야 할 기업의 이익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정부는 사업장 이동을 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를 확대하고 있다고 하지만, 출국당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생각나눔] 인권과 경영권 사이…풀릴 길 안 보이는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생각나눔] 인권과 경영권 사이…풀릴 길 안 보이는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EPS)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까. 이주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인 이주공동행동이 18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주노동자 대회를 연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허가제(WPS)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다. 거의 해마다 열리는 행사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17일 이주공동행동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는 2004년 8월 17일 도입된 제도로 시행한 지 정확히 15년이 지나고 있다. 마땅한 내국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한해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끔 허용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를 적용하는 업종은 제조업·건설업·서비스업·어업·농축산업 등 5개다. 고용허가제 관련 취업비자(E-9)를 받아서 입국한 외국인은 국내 기업에 취업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내국인과 동일한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사업장을 마음대로 이동할 자유가 없다.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는 일을 시작한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게 원칙이다. 폐업이나 반복적인 임금체불 등 정상적인 근로계약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때 예외적으로 사업장 이동을 허용한다. 이외에는 반드시 사업주의 허가를 받아야 사업장을 바꿀 수 있고 최대 이동 횟수도 3회로 제한된다. 이런 제도 아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회사를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사업주의 부당한 지시나 대우를 받아도 이주노동자들은 그저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한국어가 서투르거나 사업주의 보복이 두려워서 관할 노동청에 신고도 하지 못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이 많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이주공동행동 등은 고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도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문제가 있는 사업장에선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기업은 대부분 영세한 곳이다. 심각한 구인난에 허덕이는 이들의 필요에 의해 비자를 발급하고 그에 맞게 외국 인력을 데려오는 것인 만큼 기업이 안정적으로 인력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묵은 논쟁이지만 본격적인 제도 개선 논의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정책은 실제로 인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외국인에 대한 혐오만 부추기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똑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치권의 공감을 얻기에는 아직 요원해 보이는 이유다. 물론 황 대표의 발언은 국적을 이유로 처우의 차별을 금지한 근로기준법이나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을 위반한다. 이주공동행동은 “(이런 발언들은) 더욱 싼값으로 기업주에 철저하게 종속된 노동력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다 일회용품처럼 버리려는 시도”라면서 “우리는 고용허가제가 ILO가 금지하고 있는 강제노동이라고 주장한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쟁취하고 나아가 노동허가제로 바꿔내기 위해 이주노동자 대회와 선전전으로 열겠다”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전광훈 목사, 한기총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경찰 고발당해

    전광훈 목사, 한기총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경찰 고발당해

    조사위 “개인·대국본 계좌로 후원받아”임금체불·사무실 임대료 체납 의혹도전광훈 목사 측 “후원금 받은 적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으로 29일 경찰에 고발당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서울 혜화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횡령과 사기, 공금착복 및 유용 혐의 등으로 전광훈 목사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병순 목사 등 조사위원 5명은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18차례에 걸쳐 한기총 행사를 했는데 모금이 (한기총이 아닌) 대국본 등 타 통장을 통해 입금됐기 때문에 이를 밝혀달라는 것”이라면서 고발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대국본은 전광훈 목사가 총재로 있는 극우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를 가리킨다. 조사위원들은 “지금은 왕정시대가 아니다. 한기총은 회비를 내서 (운영)하며 규정과 정관도 있고, 이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전광훈 목사가 올해 2월 15일 한기총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로 10여차례에 걸쳐 한기총 이름을 걸고 행사를 하며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한 바 있다. 전광훈 목사가 후원금을 모집할 때 후원계좌 대부분을 한기총 명의 대신 대국본이나 전광훈 목사 개인 계좌로 돌려놓고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게 조사위의 결론이다. 이병순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횡령 규모를 두고 “경찰에서 액수를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조사위 조사결과에서 나온 것으로 한기총과 기독교, 대한민국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각오로 (여기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사위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전광훈 목사가 문자를 통해 조사위원 해고를 통보했다면서 “해임하려면 임원회에서 조사하고 해임을 해야지 왕정시대 같이 말 안 듣는다고 ‘해임이야, 내일 해고야’라고 하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전광훈 목사는 후원금 횡령 외에도 한기총 직원 6명의 임금을 체불하고, 한기총 사무실 임대료를 장기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에게는 올해 6월부터 두 달 연속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고, 밀린 임금 총액 규모가 3000만∼4000만원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총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임대료는 월 1000만원이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인 올 3월부터 내리 5개월간 임대료를 체납하면서 내야 할 돈이 5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광훈 목사 측은 반박 보도자료를 내 한기총 조사위원들이 제기한 후원금 횡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광훈 목사 측은 반박 자료에서 “아직 감사 보고서와 회계 결산이 없는 상황에서 대표회장의 공금 횡령을 거론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한기총 주최 행사는 대부분 애국 운동으로서 사랑제일교회 애국헌금과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지원되는 현금, 선교비 외에 어떤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금과 모금을 하지 않았다”고 후원금 모집 자체를 부인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청교도영성훈련원도 전광훈 목사가 목회자 신앙 교육 등을 위해 만든 단체다. 이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후원금 횡령 등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한기총 회의실에서 연 회견에서 “한기총은 돈이 마이너스라 직원들 기본급도 못 주고 있다”면서 “(한기총 차원에서 돈이 없어) 행사를 할 수 없으니 임원회 동의를 받아서 내가 책임지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후원금 후원계좌는 내가 10년 이상 써 온 대국본 계좌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계좌에 들어온 게 별로 없다”면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모든 은행 계좌를 오늘이라도 당장 공개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울산시, 한노총·민노총 울산본부 새 건물 지원

    울산시가 한국노총 울산본부 새 둥지에 이어 민주노총 울산본부 새 건물 건립도 지원한다. 울산시는 오는 16일 남구 돋질로 129일대에 7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울산 노동복지센터’(위탁 운영 한국노총)를 준공·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노동복지센터는 지하 1층에 주차장과 지상 1∼2층에 사무실이 조성됐다. 3층에는 한국노총 울산본부 사무실과 노동상담소가, 4층에는 화학·금속·섬유유통 산별노조 사무실이, 5층에는 자동차·건설산업·택시 산별노조 사무실이, 6층에는 대강당이 각각 들어선다.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1984년부터 이번에 새로 건립된 울산 노동복지센터 자리에서 사무실(지상 3층)을 사용해왔다. 울산시는 또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새 건물을 짓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안에 따르면 2004년부터 현재까지 민노총 울산본부 사무실 건물로 쓰는 남구 삼산동의 현 노동화합회관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새로 건립하기로 했다. 시는 건축비를 포함해 70억 5700만원을 당초예산에 편성하기로 했다. 내년 3월 착공해 2021년 3월 준공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사무실이 건립되면 17년 만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울산시 측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사용 중인 현 노동화합회관은 임금체불, 부당해고, 산재보상, 지역 노사문제 등 중대 노동복지 서비스에 대응하기에는 낡고 협소해 새 건물을 건립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시유지 중 도심 외곽에는 적당한 부지가 없고 부지를 매입할 경우 시 재정에 부담되기 때문에 현 부지에 건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생애 첫 노동은 인간다워야”

    산업재해 빈번… 땜질식 처방 안 돼 전문상담 채널 등 개선 방안 제시“청년·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에서 벗어나 구성원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박종국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장은 2일 “청년 취업뿐 아니라 당당하게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머리를 맞댈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센터는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청년·청소년 노동권익 증진 토론회’를 개최했다. ‘생애 첫 노동을 인간답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토론회에서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및 청년·청소년들의 각종 산업재해가 빈번해 학계 및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의 노동권익 증진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원식(행정학) 성결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 위원장은 ‘경기도 청년·청소년들의 노동환경 실태조사’란 주제 발표에서 “최근 실태조사를 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15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의 47.8%가 인권침해를 받았으며 근로계약서 미작성(37.1%), 임금체불(15.1%), 최저임금 미만 임금지급(12.4%), 초과근무수당 미지급(16.1%), 욕설 및 폭언(17.9%) 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동환경을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단기적 처방 및 정책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서 ▲노동인권 교육 확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상시 특별근로감독 관리 ▲청소년 부당 노동관련 권리 구제 및 전문상담 채널 마련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환경 전수조사 실시 등을 제안했다. 신동훈(안정공학과) 경북전문대 교수는 ‘경기도 청년노동자 산업재해 실태 및 대책’ 주제발표에서 “취업 학생들 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기업체의 정기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김승환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국장이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청년 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등 청년과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산업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한다”면서 “원청업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강호 경기도 청년유니온위원장은 “불합리한 작업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려운 ‘직장 내 조직문화’와도 밀접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1991년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가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일하게 된 지 28년이 지났다. 국내 노동력 임금상승과 특정 업종의 노동력 부족현상을 극복하려고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은 한 세대 가까이 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사회와 외국인 노동자의 모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는 이제 20대의 청년으로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현지인들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황을 목격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양적인 확대와 축적된 시간은 이제 한국사회에 과제를 던져 주기 시작했다. 언론과 사회지도층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중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가 사회 저변에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1980년대 후반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1988년부터 시작된 주택 200만호 건설, 그리고 1985년 이후 진행된 3저 호황은 우리나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동자대투쟁의 결과 산업현장의 임금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3저 호황의 지속은 도시 중산층의 소비 확대와 더불어 서비스 산업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저임금 산업의 버팀목이던 저임금 여성 노동자의 서비스업으로의 이탈이 본격화됐다. 또한 분당 등 5대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투자로 인해 건설부문의 임금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급여수준 및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문의 남성 노동자 이탈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결과 1990년대 초반부터 ‘3D’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업종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20~30%에 이르러 휴·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불법적인 형태의 외국인 채용이 시작됐다. 노동력 부족 상황에 직면한 정부는 1991년 11월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 채용을 가능하게 하는 ‘해외투자업체 연수제도’를, 1993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한 ‘외국인산업기술연수제도’를 도입했으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높은 임금을 좇아 연수생들이 대규모로 사업장을 이탈해 불법 취업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2003년의 경우 당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인력은 36만 30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9.1%인 28만 7000명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즉 노동시장의 왜곡현상이 극에 이른 것이다. 결국 2003년 8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이에 따른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 고용이 일정 규모로 범위 내에서 허용되게 됐다. ●체류 자격 세분화로 고용 보장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2012년 72만 5000명에서 2018년 92만 9000명으로 연평균 4.2%씩 증가하고 있다. 총 경제활동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2년 2.8%에서 2018년 3.3%로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추세는 2009년 이후 시행된 동포 우대정책의 결과로 중국과 CIS(독립국가연합) 출신 동포의 재외동포 체류자격 획득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획득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2012년 7만 6000명에서 2018년 21만 2000명으로 연평균 18.5%씩 증가한 데 비해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노동자의 경우 2012년 23만명에서 2018년 26만 2000명으로 연평균 2.2% 증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 이외에 불법체류자를 포함할 경우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13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핵심에는 재외동포의 급증과 이들이 주로 진출하는 분야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체류 자격에 따라 취업비자와 재외동포로 구분된다. 취업비자는 다시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으로 구분된다. 비전문취업의 경우 인력송출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나라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업종별로 도입 쿼터를 설정해 배정한다. 방문취업의 경우 외국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단순노무를 포함한 고용허용 업종 내에서 자율적으로 취업하도록 허용한다. 이들이 입국한 날로부터 최장 5년의 범위 내에서 취업활동을 한다. 일부 업종은 최대 10년까지 있을 수 있다. 임금체불,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체결, 임금체불보증보험 의무가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등 노동자 보호조치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재외동포의 경우 방문취업 형태가 아닌 별도의 재외동포 체류자격(F-4)으로 취업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순노무 활동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취업이 가능하며, 자격요건을 충족할 경우 계속 갱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국내 노동자·외국인 노동자 건설일감 경쟁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은 주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현장팀이 건설현장에서 주를 이루면서 내국인 건설노동자가 일할 기회를 놓치거나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2015년 건설노조가 시행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6%가 일자리 감소를, 임금하락(67.6%), 노동강도 증가(54.6%) 등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월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은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건설노동자들 사이에 일자리 경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2019년 건설노동자의 인력 부족은 13만명 규모에 불과한데, 외국인 건설노동자의 공급은 22만 8000명인 만큼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국내 건설노동자의 피해가 가시화했다. 지난 2월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모 건설현장 앞에서 한국노총 소속의 건설산업노조가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건설산업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갈등은 점차 심화한다. 반면 다른 산업분야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산업의 존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단순 반복적인 3D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적이다. 특히 농·어업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무부를 상대로 계절 근로자 추가 배정과 작업범위 확대를 호소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과 국내 근무 경험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숙련도 역시 향상되고 과거와 달리 생산현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월 300만원 이상인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인지역에서는 월급이 300만원 이상인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은 12.1%이고, 특히 건설업은 34.7%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 경합은 건설부문에 국한되지만,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될수록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조선족 79% 서울 거주… 아세안 62% 지방에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곁에서 일하는데 정작 그 존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공간적 분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경기 안산과 시흥, 포천, 그리고 서울의 영등포, 구로, 금천과 수도권 규제를 피해 많은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는 충북 음성군에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10%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계 중국인(조선족)과 중국인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베트남을 비롯한 기타 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수도권의 거주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한국계 중국인과 중국인을 합한 비중이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79.2%를 차지한다. 이들은 비수도권에서 28.9%로 급격히 비중이 낮아진다. 반면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는 비수도권에 62.7%, 수도권에 40.3%를 차지한다. 즉 대도시 거주자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를 접하기 어렵지만, 지방 거주자는 더 많은 외국인과 접하고 교류하면서 살아간다. 수도권 남부 등 지방산업단지의 외국인 노동자는 지방도시의 고용과 생산의 주요한 축이다. 이 가운데 숫자가 비교적 많은 몇몇 집단은 식당을 포함한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자체적인 생태계까지 갖추며 한국사회에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그 자녀들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연령대에 도달했는데, 자신들의 부모들과 한국의 미국 이민자들이 겪었듯이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적 문화를 이해하지만, 피부색은 다른 외국인 노동자 2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때 우리는 이들을 차별 없이 대해 줄 수 있을 것인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능력의 차이만으로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모의 뒤를 따라 지방산업단지에서 묵묵히 일한다면 갈등이 숨어 있겠지만, 같은 연령대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대도시에서 새로운 기회와 삶을 찾고자 할 때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출산에 인구 감소… 일본은 ‘이민국가’ 표방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인구의 대폭적인 감소에 직면해 있다. 노인들의 요양수요 등으로 새로운 분야의 노동수요가 증가하지만, 인력공급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 말 일본 의회가 극심한 논란 속에서도 단순노동자에게까지 영주권을 부여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민국가’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라는 하나의 범주로 다루지 말고 세분화해야 한다. 건설업의 경우 공공부문 사업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제한 등을 시행함과 동시에 민간건설현장에서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국내 건설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요가 증가할 전문화된 분야의 고급인력 및 간병·간호 등 노인요양과 관련한 인력의 경우 체계적인 수급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노동력 수급을 위해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활용은 사회·경제적 영향 및 사회통합 차원에서 복잡해진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 한국이 유지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 1990년 이래 세계화와 국제화를 외치지만, 내 이웃이 된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관심과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제라도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한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김진표 “방과후학교 질적 하락 막을 법률적 근거 마련한다”

    김진표 “방과후학교 질적 하락 막을 법률적 근거 마련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16일 방과후학교에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방과후학교는 김 의원이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재임 시절인 2006년 사교육비 경감과 저소득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것 이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14년이나 지났음에도 법률적 근거 없이 교육부 장관이 정한 초·중등교육과정 총론에 나와있는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바탕으로 방과후학교 또는 방학 중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 전부다. 법률적 근거가 미비하다 보니 그동안 방과후학교와 관련된 강사 임금체불, 저질교구 유통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져도 땜질식 처방만 늘어나고 있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초·중등교육법 제23조에 2항을 신설해 교육부 장관은 방과후학교의 과정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며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한 범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적합한 과정과 내용을 정하도록 했다. 또 학교의 장은 방과후학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또는 자문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에게 방과후학교의 운영에 관한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방과후학교의 운영을 위탁할 때 위탁의 내용, 위탁 계약의 기간·조건·해지 및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된 위탁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학교의 장은 방과후학교의 운영을 위탁받은 자가 위탁계약서에 따라 방과후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는지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뛰어놀고 음악, 미술 등 특기교육을 스스로 시키는 모습에 영감을 얻어 교육부총리가 된 후 방과후학교를 우리나라에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해당 강사들이 저임금, 임금 체불에 시달리거나 질이 떨어지는 교구사용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사례를 접하고 제도 보완이 시급하게 생각돼 법적 근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현미, 산하 기관장에 “국토부 시즌2, 하나의 팀으로 뭉쳐야”

    김현미, 산하 기관장에 “국토부 시즌2, 하나의 팀으로 뭉쳐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산하 공공기관장에게 “좋은 정책은 더욱 발전시키고 미진했던 부분은 새로운 과제를 발굴해 나가면서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 시즌2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15개 산하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의 시즌2가 시작됐다”며 “우리 모두가 각오를 새롭게 하고 ‘하나의 팀’으로 굳게 뭉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는 6월부터 모든 공공공사에 ‘임금직불제’가 시행되는 것과 관련해 “국토부 공공공사 현장의 지난해 1월부터 임금 직불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달 점검 결과 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하는 비율이 79.5%에 불과했다”며 관리를 당부했다. 임금 직불제란 건설현장 임금체불을 막기 위해 원청 건설사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을 보장하는 제도다. 김 장관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공기나 공사비 조정과 같은 계약변경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반영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한 공공기관을 향해 “안전목표관리제의 시행은 물론 안전경영위원회의 구성과 위험성평가 실시, 2인 1조 근무 등 모든 부분을 크고 작음의 구별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장이 바뀐 한국토지주택공사에는 주거복지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 조속한 3기 신도시 조성,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성과 등을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에는 입국장 면세장 개장 준비와 스마트 공항 구축을, 철도공사에는 철도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는 개발사업 관련 현안을 주요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못 쉬고 못 받고… ‘쓰고 버려진’ 10대들은 너무 많았다

    못 쉬고 못 받고… ‘쓰고 버려진’ 10대들은 너무 많았다

    서울신문은 최근 연재한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시리즈를 통해 뽑아 쓰고 버리면 그뿐인 만만한 존재로 전락한 10대들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시리즈가 보도되면서 ‘나도 그런 일을 당했다’거나 ‘내가 일하는 곳에 그런 10대들이 있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가뜩이나 적은 청소년 노동자의 임금을 덜 주려고 하거나 예고 없는 폐업으로 임금을 떼어먹은 업주, 근로계약서를 요구하면 그만두라고 하고 쉴 수 없는 시간대를 휴게시간으로 정한 사장도 있었다. 전국 곳곳에서 울분을 토한 10대 티슈 노동자들의 사연을 정리했다.김은경(18·가명)양은 지난달 말 경찰에 고소장을, 고용노동부에는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다. 2018년 12월부터 경기 부천시의 한 음식점에서 일한 은경이는 최저임금만큼의 돈을 받으며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접시를 나르고 테이블을 치우며 주말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달 함께 일하던 동료 중 한 명이 사장에게 주휴수당(일주일 규정 근무일을 채우면 받는 유급 휴일 수당)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사달이 났다. 은경이가 문자메시지로 “저도 주휴수당 계산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사장은 “알겠다. 대신 원래 월급에서 밥값을 빼겠다”고 답했다. 은경이가 서명한 근로계약서에 ‘매장에서 식사하면 매월 30만원씩 월급에서 공제한다’는 특약사항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사장은 증거라며 특약사항이 명시된 근로계약서 한 장을 보냈다. 하지만 은경이는 처음 본 내용이었다. 은경이의 휴대전화에는 다행히 근로계약서를 쓰고 난 뒤 찍어둔 사진이 있었다. 2018년 12월 작성한 계약서에는 특약사항은 적혀 있지 않았다. 알바상담센터의 노무사와 상담한 은경이는 자신의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사장에게 보내면서 “그런 내용은 없었다.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사장은 “식대는 고용노동부에 확인한 사항이다. 경찰서에 가서 사문서위조로 신고해라. 너를 무고죄로 신고하겠다”고 대응했다. 경찰은 현재 사문서위조 혐의로 사장을 수사하고 있다.부산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한 조개구이집에서 일했던 정은호(18·가명)군은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해고를 당했다. 은호는 “가족들과 배드민턴을 치다가 허리를 다쳤다”며 하루 정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아예 나오지 마라”는 통보를 받았다. 은호는 월급 중 일부를 사장에게 맡기는 강제저축금 40만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사장은 이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은호는 학교에서 알바 상담을 해주는 선생님을 찾았다. 김민철(56·가명) 선생님은 상담을 하다 수많은 법규 위반을 발견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휴게시간이 없었으며, 야간노동을 했고, 주휴수당과 초과근무수당,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지 않았다. 선생님은 은호와 함께 곧장 지역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은호는 지난달 주휴수당과 초과근무수당 등 임금 80만원, 강제저축금 40만원, 해고예고수당 60만원 등 모두 180만원을 받아냈다. 근로계약서를 쓰는 비율이 절반을 겨우 넘는 10대들은 최저임금 미만의 돈을 받거나 주휴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민주노총이 지난달 말 발표한 노동 상담 1만 159건(중복 포함) 중 연령대 정보를 기재한 1973건을 살펴보면 임금 관련 상담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10대였다. 10대는 다른 연령대와 다르게 임금 관련 상담이 절반 이상(62.2%)을 차지했으며, 근로계약과 관련한 상담 비율도 높았다. 특히 임금 상담에서도 최저임금 상담비율이 32.1%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20대(12.5%)에 비해서도 2배 이상이었다. 10대는 근로계약서 작성, 최저임금 등 최소한의 보호장치에서도 소외돼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경기 부천시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사단법인 청소년노동인권 노랑이 운영하는 안심알바센터에 접수된 올 1~4월까지 상담 내역을 분석한 결과도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안심알바센터가 올해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진행한 상담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주휴수당(158회), 임금·수당(148회), 근로계약서(73회)였다. 상담 내역을 들여다보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채 일하면서 최저임금도 못 받은 사례가 많았다. 최민우(17·가명)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고도 하루 8만 5000원밖에 받지 못했다. 사장에게 물었더니 “학생은 최저임금 적용이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저임금은 법적으로 노동의 최저 대가를 정한 것으로 노동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이 밖에도 실제로 쉴 수 없는 휴게시간을 근로계약서에 적은 뒤 임금에서 제하거나 식사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식대를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었다. 강선묵 노무사는 “임금을 조금이라도 덜 주기 위한 꼼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회경험이 처음인 10대들은 이를 잘 몰라 피해를 당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부천시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장은 “당장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노동시장 진입이 빠른 특성화고 학생들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노동·평화·인권 만나는 곳” 전태일기념관 시민 곁으로

    “노동·평화·인권 만나는 곳” 전태일기념관 시민 곁으로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편지 아트월 구현 기념 공간·권익 지원 시설 등 자리잡아“이곳은 노동과 평화, 인권이 만나는 곳입니다. 오늘 개소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변에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이 정식 개장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1981년 ‘전태일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지 약 38년 만이다. 이날 열린 개관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을 ‘노동존중특별시장’이라고 소개하며 “당시로서는 어리고 미약한 청년노동자가 스스로 불꽃이 돼 엄혹한 시대의 어둠을 뚫고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전태일 열사를 평했다. 박 시장은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면서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지금도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고통받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념관이 땀과 노력, 기쁨과 연대 속에서 위대한 시민들을 닮은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도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시내에 나올 때나 지나갈 때 언제든 들러 달라”면서 “이곳이 노동존중 서울시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13일 22살의 나이로 분신한 곳인 평화시장 근처 청계청 수표교 인근에 자리잡은 전태일 기념관은 지상 6층, 연면적 1920㎡ 규모로 조성됐다. 기념관 정면의 아트월은 그가 1969년 근로감독관에게 보내기 위해 자필로 작성한 진정서의 내용을 디자인으로 구현해냈다. 서울시가 조성을 맡았으며, 전태일재단이 위탁 운영한다. 시는 노동운동의 역사를 관람하는 전시공간과 함께 노동인권교육시설, 노동자단체가 이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 등을 한데 모아 ‘노동허브’로 기능하게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념관 1층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모임 공간이, 2~3층에는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기념 전시공간이 들어섰다.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이자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 역할을 한 이소선 여사, ‘전태일평전’을 집필해 세상에 알린 고 조영래 인권변호사의 족적을 다룬 상설전시와 함께 매년 3~4회 기획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우선 오는 6월 30일까지 전태일 열사가 1969년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그가 그렸던 모범 봉제작업장을 구현해낸 ‘모범업체: 태일피복’ 전시가 열린다. 4~6층은 노동자 권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설이 자리잡았다. 특히 5층에는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입주해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노동자의 권리 침해를 상담하고 구제하는 일을 지원한다. 개관식에는 박 시장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노동·시민운동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5인미만 업체, 단시간, 여성, 10대 임금 등 노동기본권 상담률 높다”

    민주노총이 1만여건의 노동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소규모 사업장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할 수록 노동기본권 침해가 크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단시간, 10대, 여성 노동자일수록 임금 관련 상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이 방대한 상담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30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각지의 78개 상담소 등에서 이뤄진 노동 상담 1만 159건(중복 포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를 호소하며 상담을 받은 노동자들은 72%가 100인 미만의 사업장에 근무하고, 47.7%가 비정규직이었으며, 51%가 근속연수 2년 이하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성수 서울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작은 사업장, 비정규 노동자, 고용 불안에 직면한 노동자의 절박한 현실이 상담으로도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 내용으로는 임금 상담이 36.4%로 가장 높았다. 기본적인 노동 조건이자 임금과 연결될 수 있는 노동 시간 상담(9.7%)까지 더하면 절반 수준인 46.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1조 6472억원(고용노동부 기준)인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해고·징계·인사 이동 관련 상담은 13.9%였다. 임금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단시간 노동자(70.2%) 및 5인 미만 사업장(54.1%), 10대(62.2%), 여성(41.6%) 노동자일수록 상담 비율이 더 높았다. 공 노무사는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단시간 노동자일수록 여성 비율이 높아진다”며 “10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단시간 노동자로 일하는 비율이 높아 이들 항목이 서로 연관돼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관련은 여성(1.3%), 10대(0%), 기간제(2%), 단시간(0%), 5인 미만 사업장(0.3%) 등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일수록 상담 비율이 낮았다. 한편, 이날 5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송작가 노동 실태 결과도 발표됐다. 93.4%(542명)는 프리랜서로 고용돼 있지만 72.4%(420명)가 방송사에 출퇴근하는 상근 체제로 일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방송작가들은 구두계약으로 일하면서 4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계약서도 없이 일하는 방송작가들 “2명 중 1명꼴 임금 떼인 경험”

    계약서도 없이 일하는 방송작가들 “2명 중 1명꼴 임금 떼인 경험”

    대부분 프리랜서로 고용됐지만 10명 중 7명 ‘출퇴근’ 4대 보험 가입자는 3.1%, 퇴직금 받은 작가는 1.8%뿐절반이 넘는 방송작가들이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로 고용돼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방송사 등으로 출퇴근하며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방송작가 58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2019년 방송작가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노동 실태조사 결과 “일했지만 임금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절반이 넘는 306명(52.8%)이 ‘있다’고 답했다. 받지 못한 임금의 종류는 기획료(39.2%), 원고료(34.6%), 불방료(14.1%), 재방료(12.1%) 순이었다. 방송작가지부는 “시즌제 프로그램 같은 경우 다음 시즌 기획 기간에는 무임금으로 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방송작가 대나무 숲에서 언급됐다”며 “기획료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유노동 무임금 실태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금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구두 계약 관행으로 인한 계약서 미작성(33.7%), 불이익이 우려돼 문제 삼지 않음(27.6%) 순으로 조사됐다. 2017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작가 집필 계약서를 발표하고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구두 계약 관행이 여전하고, 이런 관행이 임금체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작가지부는 “불이익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다는 의견도 27.6% 달해 이에 대한 법적 장치나 울타리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방송작가 580명 중 93.4%가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되어 있지만, 72.4%가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에 출퇴근하는 상근 형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는 방송작가들은 장시간 노동까지 하고 있었다. 주 40시간에서 52시간 사이로 일하는 경우가 28.6%로 1위를 차지했지만 52~68시간이 26.4%이나 됐고, 68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자도 7.9%였다. 그러면서도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1%에 그쳤고 시간 외 수당을 받는 사례는 2.8%, 퇴직금을 받은 사례는 1.8%에 불과했다. 방송작가지부는 “정해진 시간에 방송사로 출퇴근하고 주 40시간 이상 상근을 하는 방송작가들이 단지 고용 형태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며 “방송작가들도 시간 외 수당, 52시간 근무제, 퇴직금 등 4대 보험 적용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우린 3년짜리 일회용품 아닌 사람입니다”

    “우린 3년짜리 일회용품 아닌 사람입니다”

    “고용주 허락 없인 노동절 쉴 수 없어” 고용허가제 폐지 등 인권 보장 촉구다음달 1일 129주년을 맞는 세계 노동절에 앞서 이주노동자들이 28일 집회를 열고 기초적인 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주노동자조합, 이주공동행, 민주노총 등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3년짜리 일회용품이 아닌 사람으로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노동절(5월 1일)은 법정 공휴일이지만, 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 허락 없인 쉴 수 없다”며 “집회를 휴일인 일요일에 여는 이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실태에 대해서도 “농장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은 휴일 없이 하루 12시간 넘도록 일하지만, 최저임금은 받지 못한다”며 “연장근로수당이나 휴일근로수당 미지급 등 급여 착취와 임금체불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2018년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88만여명의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이 중 37.9%는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취업한 이주노동자는 국내 체류 3년 동안 사업장을 3차례만 바꿀 수 있다. 사업주 동의가 있거나 폭행, 휴폐업, 임금체불 등 사업주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한다. 사업주의 동의가 없이 사업장을 이동하면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된다. 이 때문에 사업주의 귀책 사유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모으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고용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이주노동자의 임금 삭감을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대상에 이주노동자를 제외하는 법안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이 겪은 열악한 노동 환경과 외국인 차별의 현실을 증언하고, 최저임금 차등 지금 추진 중단,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허가, 고용허가제 폐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근로계약서 작성해보니... 노동자 권리찾기 어렵지 않아요”

    “근로계약서 작성해보니... 노동자 권리찾기 어렵지 않아요”

    교과서 대신 직업분류카드·유니폼 드라마 속 노동법 위반 시청 후 토론 노동이 가진 ‘돈 이상의 가치’ 배워“시간당 8350원씩 주 5일 근무야. 태도가 불량하면 자를 수도 있어.” “다들 쉬는 명절에도 일하는데 그날은 수당이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 근로계약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두 청소년은 설전을 벌였다. 한 사람은 사장, 다른 한 사람은 아르바이트 노동자 역할을 맡았다. 근무 조건 협상부터 계약서 작성까지 직접 해야 한다. 업무 내용,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임금 등 채워야 할 항목도 빼곡하다. 이를 지켜보던 강호진 노무사는 “틀리거나 빠진 내용을 찾아봐야 한다. 부당한 내용은 없는지 꼭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4일 경기 광주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에서는 학교 수업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연수원이 2014년부터 운영 중인 ‘청소년 노동인권캠프’라는 이름의 이 수업에는 교과서가 없었다. 대신 백지와 색연필, 직업 분류 카드, 각종 유니폼과 작업복이 놓여 있었다. 이날 캠프에 참여한 광주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소속 학교 밖 청소년 15명은 수업시간 내내 역할극과 퀴즈 풀이에 몰두했다.캠프에선 1박 2일간 노동법 사용 설명서, 노동을 통해 찾는 행복, 노동조합과 노사관계 개념 등을 가르친다. 노동이 가진 ‘돈 이상의 가치’를 배우는 게 캠프의 목적이다. 강지욱 청소년교육팀장은 “실시간으로 전문 강사가 계속 피드백을 해 주는 방식으로 최대한 재밌고 자연스럽게 노동자의 권리를 익히도록 한다”면서 “청소년들이 불이익을 당하거나 다치더라도 자책하기보다는 도움받을 곳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캠프에는 모두 18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수업은 장래 희망과 노동자의 개념을 고민하는 시간으로 시작됐다. 청소년들은 희망 직업과 갖고 싶은 것들을 종이에 적었다. 또 직업 분류 카드를 보고 관심 있는 직업을 고른 뒤 그 직업이 ‘노동자’에 속하는지 아닌지 정했다. 청소년들은 “음악가는 노동자일까”, “기업에 소속된 사람만 노동자일까” 등의 주제로 서로 토론하며 직업을 분류했다. 이어진 노동법 수업은 사례를 통해 권리를 깨닫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금체불 대응법, 수습기간 임금, 산업재해 신청방법, 주휴수당 등이 주제다. 3분 정도 길이의 드라마 속 노동법 위반 장면을 시청한 뒤 강 노무사가 “만약 내가 너무 더워서 안전장비를 안 끼고 일하다 다치면 누가 치료비를 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내가 다 낸다”, “반반씩 낸다”는 등 대답을 쏟아냈다. “내 실수가 있어도 일하다 다치면 산재가 가능하니 쭈뼛쭈뼛하지 말고 꼭 신청하라”는 노무사의 당부가 이어졌다. 퀴즈 대결도 활용됐다. 야구처럼 공수를 정해 공을 던진 뒤 문제를 맞추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열띤 퀴즈 대결이 끝날 즈음에는 청소년들이 “수습기간 급여는 1년 이상 계약 시 90% 이상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외울 정도가 됐다. 김지민(18)양은 “게임으로 필요한 지식을 지루하지 않게 배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의 권리도 익혔다. 진재경(19)군은 “그동안 많은 알바를 했지만 근로계약서에 이렇게 많은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몰랐다”며 “사장님들에게 근로계약서에 대해 물었다가 퇴짜 맞은 뒤 물어보기 꺼려졌는데, 앞으로는 배운 대로 자신 있게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박단비(18)양은 “산업재해 신청과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서울신문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보도…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서울신문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보도…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한국기자협회는 올해 3월(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2 부문 수상작으로 서울신문 탐사기획팀(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김형우 기자)의 ‘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 외’를 선정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6~13일 6회에 걸쳐 연재한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에서 자발적 안락사(조력자살)를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서 한국인 2명이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같은 방식의 죽음을 준비 중이거나 기다리는 한국인이 107명이라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해 보도했다. 또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의 친구와 디그니타스 관계자, 국내 의료진 및 법조인, 호스피스 병동의 자원봉사자, 임종을 앞둔 사람 등 5개월간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며 ‘죽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기자협회는 또 한겨레신문의 ‘김성태 국회의원 딸 등 KT 특혜 채용 의혹’을 취재보도1 부문, JTBC의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과 한국일보의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 기업 파문’을 취재보도2 부문, 한겨레신문의 ‘자영업 약탈자들’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MBC의 ‘1급 발암 물질 소방관서…위기의 소방관’을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각각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10대 ‘티슈 노동자’ 밑바닥 청춘

    [단독] 10대 ‘티슈 노동자’ 밑바닥 청춘

    알바 청소년 절반 임금체불·욕설 등 피해…노동인권 사각지대에10대도 건물주를 꿈꾸는 나라에서 노동의 가치를 말하는 건 민망한 일이 됐다.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노동의 비루함을 배운다. 전국 20만 4000명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 등의 형태로 일(만 15세 이상 19세 미만·지난 3월 기준)하고 있지만 일부 업주들에겐 뽑아 쓰고 버리면 그뿐인 만만한 존재다. 10대 스스로 “티슈 같은 인생”이라고 자조하는 이유다. 서울신문은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시리즈를 격일로 연재한다. 공장과 음식점, 거리에서 일하는 10대 노동자가 일상적으로 겪는 노동권 침해를 고발한다. 또 노동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을 살펴보고 노동을 혐오하는 시선을 뛰어넘을 대안도 찾는다. 첫 회에서는 청소년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의 살벌한 광경을 살펴봤다.매일 2.7명, 한 해 1000여명의 10대 노동자가 일터에서 다친다. 서울신문이 21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과 함께 정부 공식 문서를 분석해 발견한 청소년 노동 현장의 살풍경이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업무 중 사고를 당해 산재 승인을 받은 19세 미만 노동자는 3025명이었다. 산재를 당한 10대들의 68.7%는 비정규직이었고,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1836명·60.7%)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나마 제도를 알아 공식 보상받은 10대의 수만 이 정도다. 현실에서는 몇 배 많은 청소년들이 일하다 다치고도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산재 중 21~42%가량이 은폐된다. 온갖 위법 행위와 갑질을 겪은 10대 노동자는 더 흔하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교육청의 ‘노동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내 중·고교생의 15.9%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며, 알바를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의 절반(47.8%)은 노동인권을 침해당했다. 37.1%는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았고, 임금 체불(15.1%),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 지급(12.4%), 초과근무수당 미지급(16.1%), 주휴수당 미지급(13.4%), 손님으로부터 욕설 및 폭언(17.9%)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대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업종은 뷔페·웨딩홀 안내·서빙(46.4%), 음식점·패스트푸드점(41.0%), 전단지 돌리기(24.8%)였다.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등이 청소년 노동자의 전통적 일자리였지만 고용난 탓에 이마저도 20대와 중장년 알바생에게 빼앗겼고, 더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의 일터로 밀려났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웨딩홀 뷔페나 배달 대행업체 등에서 10대를 개인사업자 형태로 고용하는 꼼수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을 ‘유령 노동자’로 고용해 보호법령이나 제도를 교묘히 피하려는 것이다. 10대 노동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공부해야지 무슨 알바냐’, ‘자리 주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지’라는 인식은 청년 노동자들을 착취와 위험으로 몰아넣는다. 이원희 노무사는 “10대들이 주로 일하는 소규모(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도 일부만 적용된다”고 말했다.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은 “10대들은 ‘근로 계약서 쓰고, 최저임금만 줘도 꿈의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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