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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銀 공기업 임금인상 선도/94∼96년 최고 62%

    ◎동우회장에 사무실 제공 한국은행이 지난 94년 이후 무절제한 임금 및 후생비 인상을 통해 공기업의 보수인상을 선도해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지적됐다. 12일 감사원에 따르면 한은은 94부터 3년간의 보수 인상률이 38.9∼62.1%로,같은 기간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 지침상의 임금인상률 20.96%를 크게 웃돌았다는 것이다. 한은은 또 이 기간 동안 직원의 체력단련비를 89.9%,통근보조비를 39.7%,의료보조금을 422.8%나 증액했으며,이에 따라 직원 개인당 복리후생비 예산이 93년 4백95만원에서 97년 9백64만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한은 4급이하 직원수가 93년말 1천472명에서 97년말 1천167명으로 21% 감소한 반면,3급이상 직원수는 622명에서 898명으로 오히려 36% 증가하고 ▲국내외 파견자,자문역,대기발령자 등 정원외 직원수가 같은 기간 162명에서 270명으로 늘어나는 등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초과인력을 정리하도록 촉구했다.
  • 公共요금 인상의 前提(社說)

    정부는 수도,철도,지하철요금과 의료보험수가 등 원가(原價)에 미달하는 공공요금을 현실화 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이런 식이라면 원가반영률이 70%에 불과한 상수도요금은 최소한 30%는 올려야 한다.의보수가나 지하철 요금도 20%선의 인상이 불가피하다.정부가 IMF로 인한 물가인상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요금인상을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공공요금을 현실화하지 않을 수없는 처지를 이해한다. 공공요금은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필요한 재투자가 가능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더군다나 적자(赤字)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요금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공공사업의 부실과 재정지원만을 키운다는 점에서도 올바른 정책은 아니다.특히 수도요금의 경우 소비의 왜곡과 함께 수익자부담원칙에서도 어긋나는 일이다.그러나 이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공공요금인상이 소비자로부터 저항과 비판을 받아온 것은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결과가 요금인상으로 전가되고 있지않느냐는 의문 때문일 것이다. 공기업의 방만한경영문제는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IMF이후에도 정부나 민간기업 할 것없이 모든 부문에서 개혁과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유독 공기업의 구조조정에 관해서는 만족할만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고 이런 가운데 요금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적자가 누적돼 있는 공기업이 임금인상을 위해 요금을 올리고 있다면 이는 경영문제 이전에 도덕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단적인 예이긴 하나 서울 어느 지하철역의 역장이 3명이라는 사실은 경영부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공공요금인상이 불가피한 경우 정밀한 경영진단을 전제로 해야한다.경영에 누수(漏水)요인이 있는데도 요금인상만을 허용한다면 공기업의 건전성은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공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산성을 높인다면 인상률도 최소화할 것이고 설혹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국민들이 감내하며 이해하게 될 것이다.
  • 고용안정 單協 명시 제외/經總 체결 지침

    ◎임금 삭감·유보… 勞總은 4.7% 인상 요구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7일 올해 총인건비의 20% 감축과 함께 고용보장을 단체협약에 규정하지 말도록 한 내용의 ‘98년 임단협체결지침’을 확정,회원 기업들에 시달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고용보장을 전제로 4.7%의 임금인상을,민주노총은 예상물가상승률(9%)을 기준으로 고용안정협약체결에 맞춘 하향조정을 주장하는 등 노조측이 ‘고용안정협약’ 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 임단협체결 과정에서 마찰이 우려된다. 경총은 지침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을 때 정리해고를 하되 대상자 선정 기준은 단체협약 규정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한다’는 선언적 내용만 두는 한편 해고근로자의 재고용과 관련해서는 ‘회사측이 노력한다’는 정도만 규정토록 했다. 경총은 또 노동계의 중앙교섭 요구에 대해 응하지 않기로 했다.노사간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무분별한 단체교섭권한 위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체협약에 단체교섭권한 위임금지 규정을 신설토록 했다. 경총은 임금협약과 관련 현재 1년인 임금협약 유효기간을 2년으로 조정하도록 하고 당초 방침인 총인건비 20% 감축을 위해 임금유보·반납·삭감,근로시간 단축,신규채용 억제,승진·승격 억제,명예퇴직,정리해고 등의 다양한 방안을 시행토록 했다.
  • 노총 올 임금 4.7% 인상 요구/“불황감안 적정선의 절반 결정”

    한국노총(위원장 朴仁相)은 24일 전국중앙위원회를 갖고 사용자측에 대한 올 임금인상 요구율을 통상임금 기준 4.7%(정액 4만7천694원)로 확정했다. 노총은 “생계비 임금이론을 통한 적정 임금인상율은 9.4%로 산출했으나 고용안정과 경기불황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 인건비 올해 20% 축소/경총 임금조정 방향

    ◎M&A때 연봉제 도입 추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총인건비를 지난 해보다 20% 줄이고 기업 인수·합병(M&A)때 연봉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98년도 임금조정 방향’을 확정,24일 회원사에 통보했다. 경총은 “지난 해 총액기준 임금인상률(9.7%)이 타결인상률(5.8%)보다 크게 높은 것은 복지후생비 지출의 증가 때문이며 총인건비를 20% 감축해야 기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인건비 감축 전략으로 총액인건비제 도입과 연공서열형 임금제도 폐지,능력·업적임금제 전환 등 임금체계 변화,직무분할제·시간분할제 등 근로시간·형태의 변화,파견근로·아웃소싱 등 고용형태 다양화 등 3가지를 들었다. 경총은 특히 기업을 신설하거나 인수.합병(M&A)시에는 연봉제나 직능급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총은 예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임금을 몇 % 인상할 것인 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으나 올해는 임금 삭감이 대부분 사업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기로했다.
  • 임금인상률 사상 첫 마이너스/노동부 1월 집계

    ◎끝낸 45곳 평균 ­0.1% 기록/금융·보험업 ­6.7%로 최저… 노사분규는 급감 IMF사태를 맞아 금 모으기운동,허리띠 다시 졸라매기운동 등전 국민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중 임금 협약인상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기업을 살기기 위한 노사간 고통분담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9일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중 노사관계 흐름진단’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임금교섭을 끝낸 45개 사업장의 평균 협약인상률은 ­0.1%였다.IMF시대의 1차 구조조정 대상인 금융 및 보험업이 ­6.7%로 가장 낮고 운수·창고 및 통신업이 16.2%(전주지역 9개 택시업체 21%)로 가장 높았다.제조업은 ­0.1%였다. 또 대한재보험 등 52개 사업장의 11만9천246명이 회사 살리기 결의대회에 참여했다.이는 지난해 1월의 2개 사업장,1만1천686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자동차 임직원들이 올해의 임금인상을 동결하고 (주)조양이 올해의 상여금 전액을 반납키로 결의하는 등 53개 사업장이 임금동결 및 삭감을 노조가 결의하거나노사가 합의했다. 삼영전자공업(주),보령제약(주) 등 4개 업체는 노조가 무교섭 선언을 하는 등 올해의 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했다. 지난 달의 노사분규는 1건(전년 동기 4건),쟁의조정 신청은 18건(전년 동기 23건)에 그쳤다.
  • 축제없는 노사정 합의/구본영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노사정 세 경제주체의 고통분담에 대한 합의는 단군 이래의 대타협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같은 평가와는 별개로 ‘뜨거운 감자’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통분담의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정리해고라는 향후 정국의 ‘뇌관’이 바로 그것이다. 9일 예정됐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 조인식이 돌연 취소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근로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합의에 떠들썩한 의미부여를 하고 싶지 않은 노동계의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문 연구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정리해고가 본격화될 경우 실업자가 2백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4인가족 기준으로 1천만명의 인구가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기업·전문가들은 단호히 그 불가피성을 설파한다.심지어 우리와 일본 등 유교문화권에 보편적인 평생직장 개념도 차제에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높은 교육열과 직장에의 헌신 등으로 경제도약의 지렛대로 칭송되던 유교적 덕목이 이제는 경제위기의 주범이 된 느낌이다. 그러나 한가지를 간과하고 있다.평생직장 개념은 실업보험 등 사회보장제가 취약한 우리의 공동체를 지켜온 안전판이었다는 사실이다. 작금의 경제위기를 부른 본질은 생산성과 함수관계를 갖지 않는 경직적 임금인상과 외국의 투자에 대한 소아병적인 자세였다. 굳이 유교적 가치관이 문제가 된다면 관료주의적 정경유착에 물들기 쉽다는 점이었을 것이다.평생직장 개념은 잘살리면 애사심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덕목일 수도 있다. 노사정 합의는 3자간 고통의 고른 분담을 위한 출발선이다.외국자본에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능력급 제도나 계약제 등 경쟁적 노무관리제 도입도 마땅히 검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리해고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합의의 세 주체,특히 기업과 정책당국자들은 염두에 두어야 할 듯 싶다.IMF태풍에 우리의 공동체가 해체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 노동계가 양보할 차례(경제평론)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다 한국경제는 지금 국민의 선택여하에 따라 살아나느냐,파국을 맞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지난해 말 국가부도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지금도 아슬아슬하게 외환위기를 넘기고 있다.오는 3월말 만기가 도래되는 단기외채 2백50억달러의 상환연기와 선진 7개국의 협조융자금 80억달러 도입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절박한 시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백30억달러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이미 국가부도(대외채무불이행)가 났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성문제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IMF가 다행히 구제금융을 지원해줌으로써 외국 금융기관이 만기가 도래되는 단기외채를 연장해주기 시작,지금은 연장률이 70%선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IMF와 미국 등 선진국은 한국이 대외신인도를 회복하는 길은 한국의 각 경제주체가 맡은 바 책무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캉드쉬 IMF총재는 13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대외신인도를 복원하려면 정부는 IMF프로그램을 강력히 추진하고 기업은 투명성 제고와 원가절감을 통해서 수출을 늘리며,노동계가 정리해고를 수용하는 것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캉드쉬 총채는 특히 ‘노조문제는 매우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면서 한국경제의 ‘성패여부’가 근로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근로자의 행동여하에 따라 고용창출·기업형태·국민경제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했다.IMF와 미국은 ‘임금삭감을 통한 고용수준 유지’에 매우 회의적이다.정리해고라는 완전한 방법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라는 경고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IMF와 선진국은 임금과 근로시간을 줄여서 근로자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경제연구기관은 미국이 지난 24년만의 최저실업률(4.6%),32년만의 최저 물가상승률(0.1%)이라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80년대말의 대량 감원과 임금인상 자제 등 근로자의 희생의 기여에 힘입은바 크다고 밝히고 있다.폴 크루크먼 미국 MIT대학 교수도 ‘지난 10년간 미국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동결됐다는 사실이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한 유일한 이유’라고 단언할 정도다. ○미 정리해고로 고용창출 독일이 지난 연말 실업자수가 4백52만명으로 전후 최대치를 기록한것은 지난 96년 노·사·정이 ‘고용을 위한 연대’에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해고제한법 개정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년여동안을 허송세월한데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지금은 야당과 노조가 독일식 고용유지정책이 오히려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정부를 몰아 세우고 있다. 미국의 정리해고방식은 일시적으로 근로자에게 고통을 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 하나의 가설로 굳어져가고 있다.독일과 프랑스식의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을 통한 고용유지정책은 실효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노동계는 경제위기의 책임이 사용자측에 있다며 사측이뼈를 깍는 자구노력을 한 다음 인력감축을 하라고 주장해왔다.다행히 13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재계 4대그룹 회장은 결합재무제표(재무제표) 작성의무화·상호지급보증 조기해소·부실기업 경영진퇴진·구조조정 자발적 추진·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등 5개항에 합의했다. ○재계·정부의 개혁 착수 재계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17일 범정부차원의 투자협상단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까지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재계가 그동안 온갖 로비를 통해 미뤄오던 결합재무제표작성과 상호지급보증 조기해소 등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은 외채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결국 상위 재벌그룹도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자산을 기업에 투자하라는 김대통령당선자의 주문을 재벌총수들이 수용한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의 단적인 예로 보인다.대기업부도가 금융기관 부실화­외채위기­초고금리와 환율급등 등 경제전반에 악순환을 초래했고 현재 ‘발등의 불’로 되어있는 외채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국민경제가 파국을 면하기 어렵다는 데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제 살리기 우선 공감을 정부는 공무원 봉급동결과 부 처축소 등 개혁에 착수했고재계가 자기혁신에 동의함으로써 이제 남은 과제는 노동계가 개혁에 착수하는 것이다.IMF와 미국은 노동계가 정리해고를 수용하지 않으면 금융지원을 중단할 우려가 있다.비록 중단은 하지 않는다해도 외채상환연장률이 낮아진다. 만약 연장률이 낮아져 외환위기가 재연되면 환율과 금리가 천정을 모르고 오를 것이다.올해 시중금리가 계속해서 2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부도율이 사상 최대치인 1.1%를 기록,월평균 6천개의 기업(개인사업자 포함)이 도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동계는 정리해고문제로 인해 외채도입이 지장을 받고 이로인해 환율폭등과 초고금리가 지속된다면 기업도산으로 대량 실업사태가 자연적으로 발생,정리해고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없어지게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노동계는 국가부도가 발생,국민생활이 도탄에 빠지기전에 양보와 협력을 아끼지말 것을 간곡하게 당부한다.이제 노동계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양보해야 할 때다.
  • 새 발굴 자료와 증언으로 다시쓰는 현대사(대한민국 50년:1)

    ◎바람속에 밝힌 등불/1948년 8월15일 감격의 새아침 열리다/유엔 총선감시단 평양행 좌절되고/좌·우 이념대립속 ‘5·10선거’ 실시/해방 3년만에 반공정권 탄생/미 군정 정책 혼선으로 우익진영은 분열되고 북은 빨치산까지 양성/정부 권력구조 싸고 이승만·한민당 또 갈등/끝내 ‘대통령중심제’로 올해 1998년은 대한민국 정부를 선포한지 50주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다.그 반세기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파란만장한 당대사다.그럼에도 비민주적 요소가 다분했던 여러 공화국의 정치상황 때문에 가려진 부분을 다 들추어내지는 못했다.또 전통주의의 수정주의에 입각한 학계의 양극화 현상은 현대사가 더러 왜곡 기술되는 오류도 드러냈다.그래서 서울신문은 새로 발굴한 자료와 생존자의 증언으로 엮은 주간기획물 ‘대한민국 50년’을 연재키로 했다.이 시리즈는 우선 대한민국 50년 역사속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었다.이는 지나간 역사를 통해 다가오는 21세기 미래사를 발전적으로 이끄는 작업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1948년 새해가 밝았다.세밑 그믐날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활짝 개었다.수은주는 영하 11도7분까지 내려가 기온은 쌀쌀했지만,날씨만큼은 쾌청했다. 우리 민족에게 새해 원단은 늘 각별한 것이었다.해방을 맞고나서 세번째 돌아온 새해는 더욱 그러했다. 전해인 1947년 11월14일 유엔 총회가 한국독립을 위한 계획안을 채택해 두었던 터라 고무적일 수 밖에 없었다.유엔총회의 한국독립 계획안은 1948년 3월31일까지 남북한 전역에서 총선거를 실시,국회 및 정부를 조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은 1947년 봄부터 한국문제의 유엔 이관을 구상했다.미국의 대외정책문서(FRUS)에 나타난 이같은 구상은 남한의 단독정부수립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시사하는 것이었다.미·소의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반도문제를 합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소련은 한반도문제의 유엔 이관을 처음부터 반대하고 나섰다.그 대신 1948년초까지 남북한 주둔 미·소병력을 동시에 철수,한국인들 스스로가 외부개입 없이 정부를 수립하자는 제의를 내놓았다. 소련의 제의는 명분상 설득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당시 남북한 현실을 비교하면 남한쪽에는 위험한 것이었다.북한에는 이미 소련의 지원에 따라 사실상의 정부로 보아도 무방할 인민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었다.이와는 달리 남한에는 권한과 지지기반이 취약한 남조선 과도정부가 있기는 했다.그러나 미군정의 일관된 정책이 없었기 때문에 우익 민족진영은 분열된 상태였고,북한의 조정을 받는 강한 공산세력이 여전히 존재했다. 그래서 1948년 새해 첫날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큰 사건 하나를 딛고 넘어갔다.이날 경무부장 조병옥은 이른바 ‘인민해방군’사건을 서둘러 발표했다.그런 어수선한 판에 1월4일에는 38선을 경비하는 북한 보안대원들로부터 황해도 연백경찰서 장곡지서가 습격되었다.그리고 15일에는 개성경찰서 여현지서가 피습되는 가운데 남로당 출신으로 이루어진 야산대라는 이름의 빨치산이 전국에서 설쳤다.이들 야산대는 소규모 빨치산에 불과했다.그러나 북한은 대규모 게릴라전을 위해 이 해에 평남 강동학원을 차렸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떻든 유엔 감시아래 한반도 전역에서 총선거를 실시키로 한 유엔의 계획은 착착 진행되었다.이에따라 총선을 감시할 유엔한국임시위원단(유엔한위·UNTCOK)이 1월8일 김포비행장을 거쳐 서울로 들어왔다.서울에서는 영등포공업지대 근로자들이 임금인상과 고용직 근로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파업에 들어간 날이었지만,시민들의 환영은 대단했다.이날 KPS메논 인도 대표와 오스트레일리아·시리아 등 3개국 대표가 먼저 도착한데 이어 캐나다·프랑스·필리핀·엘살바도르 대표가 29일까지 서울에 왔다.유엔한위 1진이 서울에 도착한 다음날 유엔한위가 북한에 한 발도 못 들여놓을 것이라는 김일성 발언이 나왔다.그 때만해도 의례히 해보는 상투어 정도로 여겼다.그런데 미군정연락장교편에 평양으로 보낸 유엔한위의 입북신청은 소련군사령 참모장에 의해 거절되었던 것이다. 소련의 거부로 남북한 동시 총선거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었다.유엔한위는 남한에서만이라도 단독선거를 실시하는 문제를 놓고 미군정과남한 정치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속회담을 열었다.우파에서는 남한 단독선거를 환영했으나 우익중에서 김구의 한국독립당은 반대했다.그리고 김규식을 주축으로 한 중도파도 통일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에 섰다.좌익도 물론 반대했다. 유엔한위는 남한 단독선거가 유엔 결의와 부합되는지를 놓고 고심했다.그러다 이 문제를 유엔 소총회에 넘겼다.소총회는 2월19일 유엔한위의 접촉이 가능한 지역(남한)에서만이라 우선 총선을 실시하자는 미국의 안을 받아들였다.투표결과는 미국 입장에 대한 찬성 31,반대 2,기권 11로 나타났다.유엔 소총회가 남한 단독선거쪽으로 손을 들어주자 유엔한위는 곧 바로선거준비에 들어갔다.그리고 정치권에서도 이승만 중심의 우익진영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미군정은 우익진영과 협조하여 선거준비에 들어가는 한편 3월17일에는 국회의원 선거법을 제정발표했다.전통적인 민주선거원리에 입각한 이 선거법은 21살 이상의 남녀 모두를 유권자로 규정했다.이 선거법에 나타난 특이한 점은 일제에 빌붙어살았던 부일협력자의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이다.새 정부의 민족정통성 확립을 위한 것이었는데,일제 청산은 뒷날 이승만정권에 의해 퇴색되었다.선거일은 처음 5월9일로 정했으나 일요일 투표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음날인 10일로 바꾸었다. 단독선거를 반대하면서 남북협상에 운명을 걸고 평양으로 떠났던 김구와 김규식이 5월5일 서울로 돌아왔다.5·10선거를 방해하려는 북한 의도에 말려들었을 뿐 남북협상에서 얻은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5·10선거 역시 예상했던 대로 평온하지 못한 분위기속에 진행되었다. 총선거에는 대한독립촉성회,한민당,대동청년단 말고도 45개 군소정당이 나왔다.특히 무소속이 많아 전체 당선자 198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5명이 무소속이었다.이어 대한독립촉성회가 55명,한민당이 29명,대동청년단이 12명,다른 군소정당과 사회단체가 19명의 국회의원을 냈다.이들이 바로 제헌의원인데,국회는 5월31일에 개원되었다.이날 국회는 이승만을 의장에,신익희와 김동원을 부의장에 선출했다. 제헌국회는 7월17일에 열렸다.이날 국회는 이승만의 주장대로 대통령중심제를 권력구조로한 헌법을 통과시켰다.그리고 7월20일에는 헌법에 따라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이시영을 부통령으로 선출했다.7월24일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승만은 헌법 골격을 가지고 갈등을 빚었던 한민당과 또 격돌을 벌였다.이승만은 귀국 이후부터 자신을 추종하면서 대통령으로까지 밀어준 한민당을 각료 선임에서 소외시켰던 것이다.그래서 민국당에 이어 민주당으로 개편한 한민당의 뿌리는 1960년 4·19혁명기까지 이승만과 영원한 정적이 되었다. 대한민국정부 수립 선포식은 8월15일 상오10시쯤 중앙청 광장에서 베풀었다.미군사령관 J R 하지 중장은 미군정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해방을 맞은지 꼭 3년만에 독립정부가 출범한 것이다. 극심한 혼란속에 이상주의적 민족주의자들과 군정의 갈등,공산주의 세력들과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극복하고 어렵사리 태어났다.그러나 제1공화국이라고도 말하는 내정체제하의 반공정권은 그 장래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로부터 50년,꼭 반세기를 맞은오늘 험란한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야당지도자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새 정부가 막 돛을 올릴 참이다.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이 걸어온 반세기의 역사는 파란만장했다.그 역사속에는 비민주적 요소가 다분한 여러 단계의 공화국이 기록되었다. □특별취재반 황규호 문화부 부국장급 이용원 문화부 차장 최병열 문화부 차장급 김종면 문화부 기자 박정현 정치부 기자 서창아 정치부 기자 강선임 DB부 기자
  • 서울신문 특파원이 진단하는 98년의 지구촌 정세:Ⅱ

    ◎남미/개혁·개방 가속… 21세기 공영의 기반 구축/브라질 등 대선 잇따라… 긴축정책 지속 【로스앤젤레스〓황덕준 특파원】 중남미의 올 한해는 ‘경기 침체’‘정치 활성화’로 대변될 것이다.대대적인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 브라질의 경제기조가 이 지역의 경제를 침체시키는 가운데 대통령 선거일정이 잇따라 정치 분위기만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산물인 브라질의 긴축정책이 중남미의 경제 색깔을 좌지우지할 것이다.지금까지 브라질의 성장위주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본 아르헨티나 등 인근 국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수반할 것이 확실하다.우선적으로 인근 국가의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수출품의 상당량을 브라질에 의존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칠레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경제 성장률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2%(추정)에서 올해 0.8%로 급격히 줄어들며,아르헨티나는 7.1%(추정)에서 3.8%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멕시코 등 이 지역의 다른국가들도비슷한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용감소 현상도 두드러질 것 같다.고용증가율이 6%에서 4%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새 일자리 15만개가 없어진다. 정치분야에서는 올해와 내년에 선거가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바쁘게 돌아갈 것이다.브라질·콜롬비아·베네수엘라가 올해 대통령선거를 치른다.아르헨티나와 칠레는 내년에,멕시코와 페루는 2000년에 대통령을 새로 뽑기 때문에 오랜만에 정치적 활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브라질에서는 개헌과 ‘레알 계획’으로 초인플레를 잡는데 성공한 페르난도 카르도소 대통령의 재선도전이 관심사다.반정부 게릴라의 활동으로 국가안위가 위태로운 콜롬비아의 경우 정치권이 반군과 어떻게 평화를 이룩하느냐가 숙제로 남아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우리나라와 이들 국가들과의 관계는 특히 경제면에서 한걸음 더 발전될 것이다.산업연구원이 최근 중남미에 진출한 110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5년간의 매출전망에 대해 응답업체의 3분의 1이 연평균 20∼29%씩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원화가치 하락으로 올해가 매출 신장세를 높이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한편으로는 사회간접자본 부족,불안정한 환율,임금인상,이직률 상승 등이 우리진출 기업들을 괴롭힐 수 있다. ◎일본/저성장속 금융빅뱅 부담/경기회복 여부 최대 관심 【도쿄=강석진 특파원】 거품경제 붕괴의 후유증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일본은 올해는 새로운 변화로의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국은 여름에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를 둘러싸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우선 변화를 시작한 것은 야당쪽이다.신진당을 이끌어 온 오자와이치로 당수는 12월 말 해당을 선언하고 100명 규모의 작지만 ‘순수한’ 보수신당을 창당했다.자민당내 보수·보수연립파와의 제휴를 염두에 둔 결행이었다.참의원 선거에서 사민당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고 군소 야당들은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자민당이 더 이상 사민당과의 연립이 필요하지 않게 되거나 오자와의 신당과 손을 잡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97년도에 마련된 행정개혁 보고서를 구체화하기 위한 법안들을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현재 1부 21부처를 1부 12부처로 재편한다는 것이 행정개혁의 주요 내용이다.미·일 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개정에 따라 관련 법안들도 손질하게 된다. 미·일 관계는 안보협력 강화라는 순풍과 대미 무역흑자 증대로 인한 역풍이 함께 불어 오겠지만 미국의 호경기로 비교적 미·일관계는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재개하는 등 북한과의 접촉을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이며 순탄하지 못했던 한·일 관계는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정상궤도에 올려 놓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어업협정 개정문제가 암초로 등장할 우려도 있다. 일본 경제는 98년 1∼2%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4월부터는 외환거래 자유화 등 금융 빅뱅이 실시된다.21세기 도쿄금융시장을 세계기준에 뒤떨어지지 않는 국제금융시장으로 키워나가는 첫 해가 되는 셈이다.일본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1천2백조엔의 개인 자산을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금융 불안을 극복하고 경기회복에 들어설지가 최대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97년 하반기에 몰아닥친 한국 등 동아시아의 금융대란이 일본 경제 회복에도 부담을 줄 전망이다.엔 경제권으로도 불리는 동남아시아는 자본재·중간재 산업의 취약성과 금융자유화의 지체 등으로 인해 경제 회복에 상당한 고통과 시간이 걸릴 전망이며 정정 불안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개방 부작용 해소 역점/한·중 정상회담 등 추진 【북경=정종석 특파원】 새해 중국은 21세기 초강대국을 향해 강한 ‘용틀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등소평 사망후 열린 제15차 전국공산당 대표자대회에서 당총서기직에 오른 강택민은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권력기반을 보다 강화할 전망이다.종전의 중국 권력구조가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이었다면 새해에는 강의 1인 집권체제로 권력기반을 다져 정권안정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현재로서는 신임 전인대 상무위원장(우리나라의 국회의장격)에 이붕 현 국무원총리,총리에는 주용기 현 부총리의 기용이 확실시 되고 있다.말하자면 당·정·군을 모두 강의 휘하에 두고 물갈이를 단행,‘주식회사 중국’을 ‘강택민 대표이사 겸 회장’의 친정체제로 명실공히 굳히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국가정책 면에서는 등소평의 유지대로 개혁개방정책을 계속하면서 종전과 마찬가지로 물질문명과 함께 ‘정신문명’건설을 주창,개혁개방과정의 부작용을 해소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다.특히 당면한 경제정책 현안인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과거 중국의 경제발전을 가로막은 ‘철밥통’의 상징이던 1만6천여개의 국유기업중 철강·전기 등 국가기간산업의 큰 국유기업 500여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합병 또는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관계는 김대중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양국의 기존 친선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다.중국외교부 당국자는 한국대선이 끝난 직후 이미 “중국은 한국대선 이후에도 평화공존 5개원칙에 따라 양국의 우호관계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기존 한반도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한반도 주변에는 현재 4자회담 성사로 다소간의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등 주변강대국들이 여유를 갖고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김정일이 북한 노동당비서에 취임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중국 정상과 남·북한 정상 간의 상호방문회담이 각각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새해의 한·중 정상회담은 남·북한 관계 또는 동북아 주변정세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지 모른다는게 중국내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경제회생 위해 중동·CIS와 관계 강화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러시아는 최근 97년 한햇동안의 외교력과 외교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외교기조를 공개했다.러시아의 ‘G­8’진입,아태경제협의체인 APEC에의 가입결정,유럽연합과의 협력협정체결 등을 커다란 외교적 성과로 평가했다. 러시아가 공개한 외교기조는 첫째 서방국과 대결구도를 만들지 않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일이고 둘째는 외교정책에 대해 국내의 사회·정치세력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내는 일이었다. 셋째는 유럽·아시아국가 등과 외교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일이고 마지막은 외교역량 강화를 국내 경제문제 해결로 연결짓는 일이었다. 분석가들은 98년에도 러시아의 이같은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본다.특히 러시아는 ‘러시아의 참여 없이 지구촌의 중요한 이슈가 해결될 수 없다’는 국제적인 여론을 확산시키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새해 러시아가 가장 역점을 둘 외교목표는 중동 및 독립국가연합(CIS)과의 관계강화다.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서방국가들과의 관계가 소원한 곳이다.러시아가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이들 국가와의 에너지·군수산업관계를 복원,러시아 경제를 되살리려는 데 있다.옛소련 영향권과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면 강대국의 지위를 다소나마 되찾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APEC에의 진입,일본과의 평화협정체결 등을 선언함으로써 러시아는 표면적으로 아시아외교에 역점을 둔 듯하나 정책우선 순위에서는 대아시아권 외교가 밀릴 것으로 관측된다.러시아경제의 최대지원국인 미국과의 관계나 유럽연합,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관계는 러시아 경제·안보에 사활이 걸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다만 한국에 새 정권이 들어선 것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자신들의 발언권 강화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발언권 강화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기존의 ‘4자회담’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김당선자가 4자회담 기조를 이전과 같이 끌고 나간다면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입지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관계는 두나라의 국내경제 상황으로 보아 ‘현상유지’에 머믈 전망이다.러시아가 남·북한 등거리외교를 공개적으로 펴고 있고 당분간 러시아가 목타게 기대하는 한국의 러시아 투자 문이다.
  • 경제 회생의 길을 찾는다/특별대담

    ◎“노·사·정 발상 전화 국제신뢰 회복부터”/대기업 지배구조 시정·국민 건전 소비 유도/노동시장도 경제원리 따라 유연성 확보를 우리 경제가 급기야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받는 이른바 ‘IMF 관리체제’로 들어갔다.이제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부문에서 종전에 볼수 없던 큰 변화를 겪게 됐다.서울신문은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고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경제계 원로인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장과 배순훈 대우그룹 프랑스지역본사 사장을 초청,‘다시 뛰자’를 주제로 신년 대담을 마련했다. ▲차동세 원장=경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렵습니다.우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기업위기 등으로 나누어 분석을 해봤으면 합니다.이 3가지는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악순환을 거듭하다 오늘 이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물론 경기적인 측면과 국제적인 측면,정부의 정책 실기,기업의 재무구조가 지나치게 취약한 점 등에도 원인이 있지요. ▲배순훈 사장=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한국이라는 배’가 세계화란 바다를 항해하는 데 물결이 생각보다 훨씬 거셉니다.예전에 조용한 바다에서 항해할 때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착각했지요.그러나 진짜 세계화 조류를 만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이제 물결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리더십 결여 근본원인 세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에서 개혁을 해야 되는 거지요. ▲차원장=배에서는 선장 갑판장 기관장 등이 항로를 결정하고 책임을 집니다.‘한국호’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우리 사회에 대해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탓입니다.바람부는 방향을 그때그때 피하려다 좌초위기에 처한 겁니다.세계는 ‘경제전쟁’을 하고 있습니다.전쟁에서는 사상자가 생기게 마련입니다.그러나 ‘전투’에서는 혼이나더라도 ‘전쟁’에서는 이겨야 합니다. ▲배사장=경제학자 레스터 스로우는 “자본주의란 물고기가 육지로 올라온 것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물을 떠나 뭍에 오른 물고기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펄쩍펄쩍 뛰는 상황에 비유한 것이지요.세계경제가 특별한 상황이 없다가 지금은 ‘전쟁’에 맞닥뜨려 방향을 잃은 상황입니다.우리 경제는 기초(펀더멘탈),특히 인간자본이 튼튼합니다.상당히 우수한 인간자본을 갖고 있습니다.앞을 내다보고 어떻게 문제를 푸느냐에 따라 (선진경제가 되는)기간이 짧을 수도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차원장=우리는 그동안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국제적인 안목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단적인 예로 지난해 말 우리 견해와 IMF 요구 사이에 극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우리는 그들의 요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많이 가졌는 데 그것이 국제적 시각과의 차이입니다.IMF는 특정 이익집단이 아닙니다.그들은 한국의 경제를 지원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합니다.한국이 정상적인 경제로 나아가 선진국이 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IMF가)우리를 잘 몰라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다소 과격하다,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요구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 요구들은 대체적으로 국제적인 시각에서의 ‘한국병에 대한 처방’으로 봐야 합니다.국제 명의가 내놓은 처방전이지요. ▲배사장=그렇습니다.IMF와의 합의를 항복문서로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습니다.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외환부족에 원인이 있었습니다.IMF에서 빌린 돈을 갚으려면 경상수지가 개선되야 하고 그러려면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당분간 경제규모를 축소하고 내수를 진작시키면서 국제시장에서 상품가치를 높이는 등의 활동을 해야 합니다.우리는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많은 사람들이 체중감량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몇사람이 배에서 내려야 효율적입니다.힘없는 계층의 부담을 다른 데서 덜어주도록 논의돼야 하는 데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선거유세시 나이들고 병든 사람에 대한 의료비용을 줄이자고 호소했습니다.거기서 줄인 비용을 국가 전체가 더 잘사는 데 투자하자고 했습니다.선거에서 당선을 목표로 하는 사람으로서는 힘든 얘기를 한 것입니다.대통령 당선자도 그런 류의 얘기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차원장=우리 사회가 지도력을 회복해 경제 경쟁력을 살려내는 것이 관건입니다.새 대통령과 정부가 먼저 지도력을 찾아야 합니다.지도력은 인기영합과는 거리가 멉니다.달콤한 약속이나 장미빛 그림,청사진 아닌 청사진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것은 진정한 지도력이 아닙니다.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해야합니다.새 대통령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세계적인 시각부터 가져 달라는 것입니다.나라밖에 친구들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국제사회에서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믿음의 대상이 되도록 해야 하는 일이 제일 중요합니다. ○지나친 부채의존 탈피 ▲배사장=기업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겠습니다.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지도자는 자본주입니다.우리나라에서 자본주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과연 재벌총수들일까요.부도난 재벌의 자본은 모두 마이너스입니다.은행빚이 자산보다 많은 거지요.대부분 재벌총수들은 자산이 마이너스입니다.따라서 그들이 마치 굉장한 자산을 가진 것처럼 경영과 관련한 사안을 결정해 온 것은 경제를 잘못된 길로 이끈 원인입니다. ▲차원장=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바로 잡혀야 한다는 뜻이겠지요.왜곡된 소유·지배구조나 경영형태는 국제기준으로 볼때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지요.지나치게 부채에 의존하고,차입에 의한 과잉투자를 겁없이 하고….특히 관련도 없는 사업을 다각화란 명목으로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행태들이 국제시각에서는 믿음이 안가고 장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겁니다.기업인들도 정치인들 못지않게 국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는 말은 옛 얘기입니다.기업이 잘못되면 기업인은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배사장=이른바 ‘한국식 자본주’들이 돈도 없이 회사를 지배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요.투자와 자원을 잘 이용해서 수익성을 높이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과거에는 정부에 잘 보이면 은행에서 돈을 꿔주고 해서 운영을 해왔습니다.그러나 앞으로는 국제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와야 합니다.그러자면 투명성이 있어야 합니다.사업자체도 타당성이 있도록 경영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이것이 기업의 지도자들이 해야할 ‘개혁’입니다. ▲차원장=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시급합니다.이 분야도 국제적 기준에 맞추도록 해야 합니다.금융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금융정책 담당자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근로자들의 의식개혁도 시급하지요.80년대 후반부터 우리 근로자들은 고속성장에 도취해 합리적인 사고를 못했습니다.1달러가 900원일 때 우리 근로자의 임금은 영국보다 더 높았습니다.그런 고임금으로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정치권의 인기주의 때문에 정리해고를 몇년 유보한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정리해고를 즉각 허용하고 임금을 동결해야 합니다.필요하면 감봉도 해야합니다. ▲배사장=노사분규가 한창이던 80년대말 근로자들은 과거에 저임금을 받아서 앞으로는 더 높여야 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그러나 생산성을 높이려면 노동시장의 자유화도 생각했어야 했습니다.노조가 임금인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됩니다.노동계 지도자들도 국가 경제보다 근로자를 먼저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고 이것이 월급인상과 물가상승을 부른한 요인입니다. ▲차원장=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신축성을 확보하려면 합리적이고 경제원리에 맞는 소리를 해야 합니다.억지나 정치논리는 안됩니다.경제가 망하면 결국 근로자들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비참하게 됩니다. ▲배사장=이제는 여건이 됐습니다.정경유착이 사라지고 있고 더욱이 IMF의 지원을 받는 상황입니다.기업주로서도 투명경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이런 것들을 더욱 촉진하려면 우선 세금내는 방법부터 간단하고 쉽게 했으면 합니다.기업이 세금을 내기 위해 경리직원을 수십명씩이나 두고 업무량도 많습니다.세법이 복잡해진 것은 그동안 투명경영을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습니다. ○가계도 고통 분담해야 ▲차원장=국민들,소비자들도 쇼크를 좀 받아야 합니다.소비를 너무 줄여 위축되어서는 안되지만 합리적인 소비생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배사장=가계의 소비생활은 중요합니다.부가가치가 외국에서 이뤄지는 상품은 소비를 줄이고 반대로 국내의 부가가치와 관계되면 늘리는 방법을 써야지요.소비를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건전한 소비’소비를 해야 합니다. ▲차원장=TV를 살 때 ‘TV’를 사야지 ‘브랜드’를 사서는 안된다는 뜻이군요.의식과 가치관도 국제 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우리의 의식구조나 가치관은 100년 전이나,50년 전이나,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공중질서를 지키거나 사회생활을 건전하게 하는 것도 우리 경제의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외국인이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기 꺼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배사장=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갔을 때 APEC에 참석했던 외국인사들을 만났습니다.당시는 외환위기 전인데도 한국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그들은 한결같이 한국인은 강인하기 때문에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모든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죠.
  • 다시 뛰자… 위기를 기회로(신년사설)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1998년은 ‘하나가 되어야 하는 해’다.당면한 경제위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자면 사회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돌파력을 2배가,3배가 시키는 길 밖에 없다.정부 경제계 노동계 가계가 모두 고통을 나누어 짊어지고 경제회생·국가쇄신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경제대국 11위’가 허상으로 드러난 이상 개도국시대의 헝그리(Hungry)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저성장·고실업 한파속에서의 국가경제체질개선작업을 뜻하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잘극복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향후 국가명운이 좌우될 것이다. ○경제회생·국가쇄신 목표로 우리에게는 남다른 저력이 있다.전쟁의 폐허 위에서 맨주먹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국민이 아닌가.우리는 해낼 수 있다.경제를 되살리고 나라를 발흥시킬 수 있다.외환위기 소식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요원의 불길처럼 번진 ‘달러 모으기’‘금 모으기’운동을 보라.우리에게는 진한 공동체의식과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이 있다.거기에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빨리 일어서는” 순발력까지 겸비한 민초들이 있다. 모두가 심기일전하자.이를 악물고 다시 뛰자.무인년은 경제회생과 국가쇄신을 위해 호랑이처럼 무섭게 달릴 때다. 오늘의 이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는 어느 경제주체보다도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그래야 응집력이 생긴다.정부가 새해 예산을 대폭 삭감 운용하고 공무원 봉급을 동결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획기적인 정부조직 개편과 인원감축 등의 후속조치도 신속히 단행하여 감량경영과 생산성 향상에 앞장서기를 바란다.공무원 신분보장조항이나 들먹이며 ‘작은 정부’의 구현을 지연시킨다면 국민의 지탄을 면치못할 것이다. ○허리띠 졸라매기 정부부터 50년만의 첫 여야간 정권교체에 따른 2월의 김대중 정부 출범과 5월 지방선거는 뉴 리더십의 부상과 대변혁을 의미해야 한다.김대중시대는 구태의연한 3김정치의 연장이 아니라 21세기 선진정치의 출발이어야 하며 뉴 리더십은 우리의 의식혁명과 체질개선을 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정치권은 초당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당리당략때문에 국리민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정치와 경제는 함께 가는 것이다.정치가 불안하면 경제도 불안하게 마련이다.여소야대가 정치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어서도 안된다.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인의 애국심이 요청되는 시국이다. 도대체 국민소득 1만달러,경제규모가 세계 11위란 나라에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런 꼴이 날 수 있단 말인가.국민들로선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고 억장이 무너진다.외환위기가 초래된 배경과 원인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왜그런 사태가 갑자기 닥쳤으며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한다.정부 대응의 허점은 어디에 있었는지를 추궁해 해당자들에게 응분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희생양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값비싼 교훈을 얻자는 것이다. ○위기 원인규명 교훈 삼아야 따지고 보면 오늘의 경제난국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재벌들의 방만한 차입경영과 금융기관의 분별없는 단기외채 도입이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을 초라한 사상누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한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이들이야말로 ‘죄인’이 아닐 수 없다.경제인들은 속죄하는 자세로 경제회생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위기에 처한 기업을 살리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기업의 신인도도 높여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속죄하는 자세로 국민들의 고통분담과 동참 또한 필수적이다.근로자는 산업현장의 평화를 유지해 생산성을 높이고 가계는 과소비를 추방하고 근검절약과 저축으로 경제회생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 다원사회가 결속하자면 우선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살자”는 결의가 필요하다.그런 뜻에서 고통분담을 약속하는 ‘노사정대합의’는 시급히 끌어내야 할 명제다.IMF사태가 극복될 때까지 노동계는 임금인상 요구를 억제하고 사용자는 해고를 자제하며 정부는 실업대책에 힘쓰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공동체 수호와 구성원의 공존에 중요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물론 그런 일이 부익부빈익빈의 심화나 기득권 보호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사·정 대합의 꼭 끌어내야 경제의 재건과 관련하여 국가적 관심이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즉 경제의 양적 팽창이 아니라 질적 우위의 확보에 모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을 추구하고 성취해야 한다고 본다.21세기무 한경쟁시대를 살아갈 국가의 틀과 생존전략을 새로 짜는 ‘제2 건국’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이번의 경제난 타개를 건국 이래 누적된 정치·경제·사회적 적폐를 일소하고 국가를 일신하는 호기로 승화시켜야 한다.사회 구석구석에 내재한 불신과 비민주·비효율의 덤불을 걷어내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경제난 극복과 제2 건국의 대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길게는 10년,짧아도 3년은 걸리는 중장기적 과제다.모두가 그 고지를 향해 다시 뛰자.마라토너의 인내심을 갖고….
  • 김대중시대­노총간부와 대화

    ◎노동계에 경제회생 밑그림 제시/김당선자 “금융계 정리해고 시급”/박위원장 “마지막 수단으로” 신중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노동계 설득작업이 본격화 됐다. 1백억달러의 조기유입 결정으로 숨가빴던 외환위기가 일단 고비를 넘겼다고 보고노동계의 협조를 통한 2단계 경제안정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다. 김당선자는 26일 국회귀빈식당에서 한국노총의 박인상 위원장과 이종복 사무차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노·사·정 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노동계는 임금인상 억제,사용자는 생산성 향상을,정부는 실업대책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적 IMF 극복방안’의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김당선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국제신인도를 회복해 달러를 들어오게 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뒤,“앞으로 1주일이 최대 고비로서 이를 넘기지 못하면 우리경제는 가망이 없다”며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했다. 김당선자는 IMF가 외환추가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금융기관의 개혁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 뒤,“우선적으로 금융계의인수합병 때부터 정리해고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연내 국회처리에 대한 시급함을 설득했다. 이와 관련해 12인 비상경제대책위는 25일 심야회동을 갖고 금융계 인수·합병(M&A)시 정리해고 도입을 의원입법으로 연내에 법제화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이에 박위원장은 “정리해고는 모든 수단을 강구한 후 불가피한 경우에 마지막으로 사용돼야 하는 것”이라고 난색을 표한뒤,“인위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박위원장은 아울러 “한국노총은 조직내 의사결정을 거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눠갖기,과도한 임금인상 자제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노동계의 IMF 협조방안을 제시했다. 박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생산성 향상운동을 통한 불량률 줄이기 ▲과소비억제 ▲에너지 절약 및 저축 증대사업 등의 활동지침을 전했다. 김당선자는 27일에는 민노총 권영길위원장을 만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권위원장이 정리해고 도입 저지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만큼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 “IMF 위기 공동 극복 필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국회에서 박인상 위원장 등 한국노총 간부들과 간담회를 갖고 IMF 체제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의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김당선자는 IMF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노동계는 임금인상 억제,사용자는 생산성 향상,정부는 실업대책을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 3당사자가 참여하는 국민적 자구노력의 착수의사를 밝혔다. 김당선자는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금융계 인수합병 때부터 정리해고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위원장은 “정리해고는 모든 수단을 강구한 후 불가피한 경우에 마지막으로 사용돼야 하는 것”이라면서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당선자는 이날 휴버트 나이스 IMF단장과 여의도 63빌딩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신정부는 노사간 어느 한쪽을 희생하고 어느 한쪽을 지원하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대중시대­노동계 설득

    ◎노동계 협조얻어 IMF파도 넘기/노총지도자등에 조합원설득 명분 부여/사용자엔 경영투명성 등 양보 요구할듯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26일부터 이틀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 설득에 나선다. 임창렬 재경원 부총리가 25일 0시를 기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늦어도 1월까지는 임금인상과 해고를 자제하는 내용의 ‘노·사·정 대합의’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대합의’는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우리의 의지표명 차원을 넘어서 당면한 국가부도사태를 막으려면 반드시 이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조건인 셈이다. 김 대통령당선자도 이를 염두에 둔듯 지난 22일 대선운동과정에서 공약한‘6개월간 정리해고 불가’방침에서 ‘정리해고 불가피’쪽으로 선회한데 이어 24일에는 “임금동결을 해서 안되면 감봉을,감봉을 해서도 안되면 감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당선자의 노동계 설득은 노동계에서 인식하고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절박한 현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노동계 지도자들이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뒷받침해준다는데 촛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노총 산별위원장 등 노동계 지도자들은 지난 23일 이기호노동부장관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가경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정부와 재계의 책임론을 강도 높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지도자들은 이 장관에게 외환관리를 잘못한 정부와 과다한 차입경영으로 국가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재계가 국민이 수긍할 수있는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총대’를 맬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들을 설득하려면 정부와 재계가 먼저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주문이었다는 후문이다. 노동계는 김 대통령당선자에게 ‘임금 동결 또는 삭감,최악의 경우 정리해고’에 상응하는 경영의 투명성 확보 방안 및 경영권 일부 참여 등 재계의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통령당선자의 노사관계 인식수준이 노사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점과,“노사문제에 앞서 국가경쟁력이 우선”이라고 볼 때,이번에 노동계와 사용자측에 대해 전례없는 양보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 국민화합으로 시련 극복/최홍운 논설위원(서울논단)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이 미증유의 위기상황을 맞아 온 국민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 허리 띠를 졸라매며 달려가고 있다.정부는 정부대로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금융기관과기업들은 나름대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노동자들 역시 임금인상 요구 대신 생산성 향상 등 회사살리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벼랑 끝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근검·절약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고사리 손의 어린이들까지 부족한 외화모으기에 동참하고 있다.여기에 종교지도자들도 국민정신개혁으로 힘을 한데 모아 이 난국을 극복하자고 호소하고 나섰다.그야말로 나라를 구하자는 대열에 모든 국민이 동참했다. ○구국대열에 전국민 동참 그 결과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주가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4년만에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아무리 혹독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헤쳐나갈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그렇다고 아직 위기를 탈출한 것은 물론 아니다.이제 시작이다.아직도 얼마나 많은 난관이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지 두렵기 까지 하다.그러나 우리의 본래 모습과 생활자세를 되찾아 살아간다면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퍼킨스 교수는 한국인을 다음과 같이 평가한 바 있다.즉 자기훈련에 대한 높은 가치부여,기강있는 근로자세,변화에 대한 높은 적응력,가정과 직장 및 조직체에 대한 충실성 등을 한국인의 특성으로 평가했다.우리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이런 자세와 의지를 갖고 살았다.지난 77년미국의 뉴스위크지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은 일본인인데 이들을 오히려 게으르게 보이게끔 할 수 있는 국민은 한국인이다”고 지적할 때만 해도 그랬다. 그런 특성을 지닌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기적을 이룩했다.근검·절약을 실천했고 서로 위하고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해외 비판 새겨들었어야 외국언론의 평가가 차갑게 돌아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부터다.그해 9월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는“한국 국민들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했고 그 두달후 프랑스의 피가로지가 “한국은 이제 아시아의 용이 아니라 한마리의 지렁이로 전락했다”고 혹평했다.그 즈음 한국을 가리켜 ‘떠오르는 태양’으로 치켜세우며 일면 감탄,일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던 일본 언론도 노골적으로 빈정대기 시작했다.아사히(조일)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 ‘아에라’는 “한강변의 기적은 결국 종이 호랑이였음이 판명됐다”고 조롱했다. 우리는 이미 그때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외국에서는 우리의 실상을 정확하게 들여다 보고 있었으나 우리만 환상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91년 11월11일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너무 일찍 너무 부자가 됐다’는 제목으로 당시 한국사회의 과소비풍조를 냉소적으로 표현했다.즉 “한국 국민들이 쇼핑을 통해 그들의 경제적 성공을 축하하고 있다 ”면서 “서울 강남의 한백화점의 경우 한개에 1백40만원인 어린아이용 침대와 3백30만원 짜리 일제 골프세트,심지어 50만원 짜리 팬티가 팔리고 있다”고했던 것이다. 그 4년뒤인 96년 9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사람들은 이제 월풀 냉장고를 들여놓고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면서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에스테로 더 화장품으로 치장한 뒤 포드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닌다”고 꼬집었다. ○아직도 정신못차린 족속들 지금은 어떤가.모두들 경제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이 시간에도 일부 부유층에서는 한벌에 1억원이나 하는 수입 밍크코트와 3천만원 짜리 수입카펫,2백만원 짜리 프랑스산 코냑,2천7백만원 짜리 일본산 진주반지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여기에 실제 해외여행을 하지 않으면서 비행기표를 산뒤 미달러를 환전해 되파는 수법으로 환차익을 챙기는 신종 얌체족이 있는가 하면 IMF시대를 핑계로 값싼 수입품을 부도난 우수중소기업제품으로 둔갑시켜 비싸게 파는 얄퍅한 상혼도 활개치고 있다고 한다.생필품 사재기와 매점매석행위도 매국행위이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금 벼랑 너머로 떨어지느냐,아니면 이 위기를 탈출하는냐 하는 절박한 시점에 서 있다.마음을 모아 힘을 합한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그 저력을 발휘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우리는 할 수 있다.
  • 방위비·간접자본 5천억씩 삭감/내년 추예편성방침

    ◎교육부문 예산 등도 대폭 줄여/공무원 임금인상은 3% 유지하기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으로 내년예산에서 4조원을 삭감키로 함에 따라 고속철도사업과 가덕도 신항만 등 사업기간이 3년 이상이거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SOC 사업은 대폭 삭감할 방침이다.그러나 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공무원 임금인상도 3%를 유지하기로 했다. 1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는 국방·사회간접자본·교육부문·농어촌부문의 대폭삭감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내용의 내년도 추경예산 편성방침을 마련,다음주부터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재경원 고위관계자는 “당초 지원규모가 컸던 분야를 최우선으로 삭감할 계획”이라며 “특히 방위비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대폭적인 예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GNP 대비 3.2%로 편성한 내년도 방위비 15조2천4백57억원 가운데 5천억원 이상을 삭감,방위비를 GNP 대비 3.1% 안팎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GNP 대비 5%를 투자키로 해 23조6천억원이 배정된교육부문도 성장률이 3%로 낮아짐에 따라 6천억원 남짓 삭감이 불가피하다.GNP 예상액이 당초 4백72조에서 4백60조로 낮아져 교육부문 투자가 22조9천6백억원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10.8% 증액,11조2천억원으로 편성한 SOC 지원규모도 5천억원 가까이 줄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6천3백억여원이 편성된 고속철도 사업의 경우 이달중 건교부가 사업계획을 재조정하면 상당부분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9조3천6백억원을 투입키로 한 농어촌 구조개선사업은 4천억원 이상 깎일 것으로 보인다.
  • 경기침체·엔화하락/일도 경제한파

    ◎실업률 전후 최악·여행객 17년만에 첫 감소/부실채권 증가로 보험·금융업계 최대 타격 경기침체와 엔화가치의 하락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인들의 생활에도 경제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일본인들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해외여행이나 국내관광을 포기하는 대신 고향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실업률도 전후최악인 3.5%에 이르고 있다. 일본의 JTB 여행사는 오는 23일부터 새해 3일까지 해외여행에 나설 여행객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1.5%가 줄어든 67만4천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조사돼 석유파동이 몰아친 지난 80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연말연시 해외여행객수 감소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TB는 비싼 여행경비로 인해 그동안 가장 선호하던 홍콩을 여행하겠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면서 이는 경기침체와 엔화가치 하락의 여파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자동차 판매대수도 크게 하락했다.지난 11월 국내 신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11월의 50만7천대 보다 20% 감소했으며 10월의 수입차 판매대수도 지난해 10월 보다 25.3% 줄어든 2만6천8백55대였다.한편 부실채권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과 금융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가장 적은 임금인상액과 낮은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성은 최근 조사결과,전체업종의 올해 월평균 기본급이 7천224엔 인상된 것에 비해 보험과 금융업계는 6천444엔이 올랐던 지난해 수준에도 크게 못미친 5천473엔이 인상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노동성은 보험·금융업계의 올해 월평균 기본급 인상율도 1.7%에 불과해 노동성의 조사가 시작된 지난 69년 이후 인상액과 인상률 모두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 철강왕국 포항제철(우리가 세계최고:5)

    ◎“호황때 구조조정” 불화을 모른다/95년 명퇴단행… 저비용 고효율 인력구조 갖춰/앞을 내다본 감량경영… 경쟁력·생산성 극대화 “지금 우리회사는 재무구조나 자금,시장성에서 탄탄대로다.그러나 우리가 현실에 안주,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뒤질 것이요,지혜를 짜내 대응한다면 엄청난 성과를 거둘 것이다” 94년 12월 2일 임원대토론회에서 김만제 회장이 던진 말이다. 경영혁신은 이 시대의 화두다.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을 계기로 재계에선 요즘 감원선풍에다 임금삭감 경비절감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포철은 창사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던 95년에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단행한다.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50세 이상인 경우 55세까지의 잔여 개월수에 따라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45~49세까지는 60개월에다 50세까지 잔여개월의 절반을 얹어주는 파격적 조치였다.45세 미만의 퇴직자에게는 90개월분의 통상임금이 명예퇴직금이란 이름으로 주어졌다.총 1천412명이 명예퇴직을 선택했다.포철은 지급한 명예퇴직금은 모두 1천12억원.1인당 평균 7천2백만원이었다.포항의 금융기관들 사이에 대대적인 명예퇴직금 유치전이 벌어지기도했다. ○94년 비해 5천명 감원 포철의 조강생산량은 95년 2천3백42만t에서 97년 2천6백67만t으로 13.9%가 늘었다.그러나 포철인원은 현재 1만9천593명으로 94년에 비해 무려 20%(5천명)가 줄었다. 포철은 93년 임금을 동결했다.94·95·96년에도 순이익이 많이났지만 2.9∼3% 수준에서 임금인상을 묶었다.올해도 1조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나 임금은 전 직급 동결됐다.포철은 임직원 수를 2000년에는 1만6천700명,2005년에는 1만5천명선까지 감축할 계획이다.퇴직률(3%)에 따른 감소와 신규채용억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고없이도 해결할 수 있다는게 포철의 계산이다. “호황때 감원하라” 이는 김만제 회장의 경영방정식이다.불황일 때는 여유가 없어 명예퇴직은 엄두도 못낸다.국가 전체로 보아도 불황때는 감원을 자제하는게 좋다.호황일때 감원해야 일자리도 쉽게 얻을수 있다. 포철은 호황때 감원했다.박태준 전 회장이 강력한 추진력과 비전을 제시해가며 파이를 키웠다면 김만제 회장은 해박한 경제지식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눈으로 파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나누어가질 것인 가에 경영의 포인트를 맞췄다.그래서 호황때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했고 그 결과 요즘같은 불황에서도 포철엔 흔들림이 없다. 몸집줄이기에 힘입어 포철은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가 93년 1억2천4백만원에서 94년 1억3천6백만원,95년 1억6천8백만원,지난해 1억7천7백만원,올해에는 1억9천3백만원으로 급신장세에 있다.경영혁신은 품질에도 그대로 반영돼 클레임제기율이 93년 0.12%에서 지난해에는 0.06%로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포철은 94년 김만제 회장 취임이후 사업구조를 재편,철강 엔지니어링·건설에너지 정보통신으로 전문화해 역량을 결집시켰다.포철식 경영혁신은 유연한 조직과 민주적인 관리,투명한 경영을 골간으로 하는 김회장의 이른바 ‘녹색경영’에서 비롯됐다.포철은 95년 1월 경영위원회와 본부장 책임제를 도입했다.경영위원회는 회장과 사장 등 9명의 경영위원으로 구성,토론과 합의로 정책을 결정한다.본부장책임제는 본부장에게 팀편성권과 인사권,예산의전결권을 주고 7단계에 이르는 결재단계를 3단계로 줄여 민주적이면서 기동성있는 관리체제를 가능케 했다. ○부가가치 경영방식 도입 품종별로 12개 구매위원회를 두어 공급업체 선정과 품질에 대한 기준도 마련했다.혼자 결정하던 구매가 위원회결정으로 됐으니 결과는 보지않아도 알 수 있다.공사와 설비투자의 경쟁발주도 늘려 공사의 경우 경쟁계약비율이 96년 하반기 24.6%에서 97년 상반기에는 44.1%로 높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포철 경쟁력의 구심점은 김회장 체제 이후 드리이브를 걸어온 경제성마인드 운동에 있다.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지니스의식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자는 운동이다.경제학자다운 김회장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 3∼4년간 집중되는 투자사업에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조강생산 2천8백만t 체제에서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포철은 일찍이 저수익성 자산이나 비업무용 부동산,유휴부동산을 과감히 정리했다.쓰지않는 컴퓨터등 불용 고정자산을 처분하고 장기 재고자산 규모도 꾸준히 줄여왔다. 포철은 사실 한때 공룡이었다.93년에는 계열사만 46개였다.그러다 그해 포철산기와 동양기공을 포스코개발로 합병하는 등 3개사를 줄였고 94년에는 경안실업과 포항코일센터를 포스틸로 합병하고 대한소결금속을 매각하는 등 13개 계열사를 없앴다.95년에는 포스코켐과 정우석탄화학,제철세라믹 등 5개사를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8개사를 줄였고 96년에는 포스틸과 포스트레이드의 합병 등을 통해 6개사를 또 감축시켰다.현재 계열사가 15개로 줄었다. ○불황에도 1조원 흑자 포철은 IMF시대를 맞아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기자본 비율을 세계 최고수준인 52%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아래 국내 최초로 ‘부가가치 경영방식’을 도입했다.부가가치 경영방식은 매출과 손익위주의 외형성장을 중시하는 종전의 경영방식과 달리 현금흐름과 부가가치 창출을 중시하는 경영기법으로 미국의 AT&A,GE 등 유수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이를 통해 6년안에 부채를 제로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재벌은 아직 경쟁이 치열한 국제환경에 대해 충분한 자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7% 이상의 성장은 과거의 일이며 기업들은 이제 바뀌어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비상경제대책자문회의 위원장으로서 최근 김회장이 던진 경고다. 포철 직원들은 올해 200%의 성과급을 받는다.경상이익의 10%를 배분한다는 성과배분제도에 따른 것이다.포철은 중량에선 헤비급이지만 군살을 뺀 몸집으로 사뿐사뿐 21세기를 맞고 있다. □특별취재팀 ·경제부=권혁찬 차장 손성진·오승호·김균미·박희준·이순녀 기자 ·국제부=이석우 북경 특파원
  • 실명제 “대대적 수술” “휴지화해야”/TV합동토론회­중계

    ◎이회창­부실금융기관 정리 금융개혁 필요/김대중­감원·임금인상 억제 생산성 높여야/이인제­생활물가 특별관리 대책 마련해야 대선방송토론위원회는 1일 저녁 한나라당 이회창,국민회의 김대중,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등 대선후보 3명이 참여하는 첫 TV합동토론회를 가졌다.다음은 3후보들의 토론 요지. ▷기조연설◁ ▲이회창=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지도력의 부재는 정치권 모두에 책임이 있다.뿌리깊은 정경유착이 발목을 잡아왔다.깨끗한 정치와 튼튼한 경제로 경제를 바로 세우겠다. ▲김대중=정치인의 한사람으로 국가경제의 부도에 대해 죄송하다.6·25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서 세계 열한번째 경제대국을 이룩했듯이 새로 준비된 지도체제로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이인제=이후보 아들 병역문제로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병역의혹이 해소된다면 깨끗하게 승복하고 사퇴하겠다. ▷물가 대책◁ ▲김대중=통화량을 최대한 억제해 물가와 서민생활을 지키겠다.공정거래법을 철저히 준수해 기업의 부당한 가격인상을 막아야 한다.공공요금 등의 부당한 인상을 감시해야 한다. ▲이회창=통화량 조정이 물가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공정거래법 준수로 부당한 가격 막아야 한다. ▲이인제=달러가 1천2백원으로 올라 수입원자재나 에너지인상이 물가상승의 요인이 된다.생활물가를 특별히 관리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정경유착 근절◁ ▲이인제=정경유착의 뿌리는 정당구조에 있다.돈 안드는 선거법만으로는 방법이 안된다.파벌정당을 하면 파벌을 관리할 돈이 필요하고 재벌들에게 손 벌리고 유착이 일어난다.세대교체 않으면 뛰어넘을수 없는 강이다. ▲이회창=40대 기수론을 내세운 김후보를 비롯한 분들이 정치권 주름 잡았지만 정경유착 부정부패가 나왔다.세대교체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다.젊어도 썩은 정치에 물들면 정경유착 끊을수 없다. ▲김대중=정경유착의 주범은 불건전한 재벌과 한나라당,5,6공세력과 김영삼정권이다.이들이 모두 한나라당에 모였다.정권교체해야 한다. ▷과소비 문제◁ ▲이회창=의식개혁이 중요하다.특권층의 과소비가 일반 국민들의 과소비풍조를 부추긴다.절약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이인제=금융위기는 달러가 부족해서 온 것이다.사치품 수입과 유학비용에만 80억불 나간다.경제가 부도 나면 도피성 유학을 나간 특권층 자녀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이회창=사회가 어려워질때 병폐가 흑백논리다.놀러간 사람도 있겠지만 세계시민교육을 받으러 간 사람도 있다.좀 어렵다고 유학가는 길을 막는 상식으로는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 ▲김대중=유학은 정도가 심하다.막대한 외화를 쓰고 흥청망청하는 사람도 있다.제대로 안하는 사람은 골라서 소환해야 한다. ▷비자금 계좌 문제◁ ▲이인제=이후보는 김후보의 수백개 계좌를 훔쳐낸 부분에 대해 솔직히 말해 달라. ▲이회창=예금계좌 추적이 무슨 얘긴지 모르겠네.책임있는 발언 해달라.낡은 레코드를 자꾸 틀어서 듣는 기분이다.과연 적법한 절차인지 검찰에게 수사를 해달라고 의뢰했는데 검찰이 수사를 대선후로 유보했다. ▷중소기업 육성◁ ▲이회창=5년간 20조원,중소기업 구조조정에 10조투입 계획 세웠다.자금기술 인력면에서 중소기업 육성하겠다.구제금융이 들어오면 98년엔 어려움 있어 보완이 필요하지만 임기동안 중소기업 육성책은 해낼수 있다. ▲이인제=중소기업은 미래,첨단산업을 맡아야 한다.자금 노동력 기술 판로 모두 어렵다.대기업의 차입경영이나 금융독점은 금융개혁 통해 빨리 고쳐야 한다.진성어음보험제도를 연구해 실천하겠다. ▲김대중=이후보는 여당에 계시면서 중소기업 5만개 쓰러지고 수백명 자살했는데 그동안 뭐했나. ▲이회창=한나라당 후보 된 뒤라 자신있게 애기한다.신한국당 대표로 있을때 제 뜻을 관철 못시켰다. ▷고속철 등 대형국책사업◁ ▲이회창=구제금융 조건에 따라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내년이 가장 힘들겠지만 경제구조조정이 잘되면 고속철도를 합리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김대중=고속철은 터무니 없는 국가재정낭비다.처음 5조에서 지금 30조까지 얘기 나온다.이 책임은 따져야 한다. ▲이인제=노태우 대통령때 엉겹결에 벌여놓아 5조원에서 17조원으로 늘었다.재정부담만 지고 경제적 효과는 미지수다. ▲이회창=고속철은 철저히 조사해 잘못은 묵과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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