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임권택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저항 정신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우다웨이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창작활동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수급자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79
  • [28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책 읽기(KBS1 밤 12시 35분) ‘책과 나’에서는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추천한 이청준 작가의 ‘천년학’을 함께 읽어 본다. 영화 ‘서편제’로 얼굴을 알리고,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에 출연한 오정해는 영화 현장에서 이뤄진 이청준 작가와의 만남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는 남도사람 연작 소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1대 100(KBS2 밤 8시 50분)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양요섭과 미모와 지식을 겸비한 산부인과 의사 류지원이 각각 1인에 도전한다. 1인에 맞서는 막강한 100인 군단으로는 ‘한국경제신문 신입기자들’, 7080만화 동호회 ‘클로버문고의 향수’, 수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8PM’, 신규 남자 초등교사 6인방, 그리고 연예인 퀴즈군단이 함께한다.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기우는 수현을 향한 마음을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소개팅까지 하지만 시사의 여왕팀에 들어온 제보로 수현과 함께 한 커플 이벤트에 참가해 가짜 커플 행세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한편 미자와 준금, 둘의 고부 갈등이 시작된다. 정우는 미자 편을 들면 준금에게 시달리고 준금 편을 들면 미자에게 시달리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세 살이 된 현아는 살짝 닿기만 해도 물집이 잡혀서 온몸을 붕대로 감고 생활하고 있다. 현아는 우리나라에는 환자통계자료가 없을 정도로 드문 질환인 이영양성수포성 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다. 이 병은 유전적으로 피부를 생성해 주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겨 사소한 외상에도 피부에 수포가 형성되는 질환인데….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스물여덟 살의 시각장애인 재즈피아니스트 정명수씨는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다재다능한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음악가다. 어려운 이웃도 돕고,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재즈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청년 정명수. 청춘의 푸른 꿈이 펼쳐질 그날을 위해 오늘도 세상이라는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그를 따라가 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경북 봉화군 깊은 산 속 오지 마을에 신을 모시는 무속인 도연씨와 나무꾼을 닮은 그녀의 남편 대환씨가 살고 있다. 12년 전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신내림을 받게 된 도연씨는 무속인의 삶을 거부하고 싶어 눌림굿을 받는 등 갖은 애를 써봤다. 하지만 도연씨는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남편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신을 모시게 된다.
  • [부고] ‘빨간마후라’ 배우 윤인자씨

    [부고] ‘빨간마후라’ 배우 윤인자씨

    원로배우 윤인자씨가 지난 20일 오후 6시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89세. 고인은 1954년 한형모 감독의 영화 ‘운명의 손’으로 데뷔한 후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 김수용 감독의 ‘춘향’,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에 출연했다. 강한 성격의 여성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고인은 ‘한국 최초’란 수식어가 많이 붙는 영화인으로 꼽힌다. 데뷔작 ‘운명의 손’에서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배우 이향과 키스신을 선보였고, 1957년 ‘전후파’에서는 최초로 누드신을 찍기도 했다. ‘빨간 마후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1965)을 받았고, 대종상 심사위원 특별상(1989), 백상예술대상 특별상(1989), 여성영화인축제 공로상(2005) 등을 수상했다. 2000년에는 한국영상자료원 주최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수유동 대한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9시. (02)992-4444.
  • [문화마당] ‘대세 세종’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대세 세종’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가히 사극의 전성시대다. TV 드라마로 매년 굵직굵직한 사극들이 만들어지더니 영화에서도 사극이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최종병기 활’(김한민),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김석윤), ‘혈투’(박훈정), ‘평양성’(이준익)과 같은 사극영화들이 등장했다. 올해에도 이미 ‘가비’(장윤현), ‘후궁: 제왕의 첩’(김대승)이 개봉했으며, ‘나는 왕이로소이다’(장규성),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김주호),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권력 다툼을 배경으로 한 ‘관상’이 제작될 예정이다. 사실 사극이 본격적으로 한국영화 장르의 한 줄기를 형성한 것은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1955년 ‘춘향전’(이규환)의 대성공 이후 ‘심청전’(이규환·1956), ‘단종애사’(전창근·1956) 등 역사를 배경으로 한 사극영화들이 붐을 이뤘다. 사극영화의 붐은 1960년대에도 이어져 ‘연산군’ 시리즈를 비롯해 ‘성웅 이순신’(유현목·1962), ‘청일전쟁과 여걸 민비’(임원식/나봉한·1965) 등 역사인물을 다룬 작품들이 연달아 제작됐다. 1970년대에는 국책영화로서 ‘난중일기’(장일호·1977) 같은 사극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편수는 대폭 줄었다. 1980년대에는 ‘어우동’(이장호·1985)처럼 역사를 배경으로 하지만 성적코드를 접목시키거나 야담을 다룬 작품들이 주로 등장했다. 1990년대에도 사극영화가 여전히 간헐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그중 ‘영원한 제국’(박종원·1995)은 한국 사극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었다. 2000년대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과 ‘취화선’(2001),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2003)과 ‘왕의 남자’(2005)를 거쳐 ‘쌍화점’(유하·2008),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준익·2010) 등 주목할 만한 사극영화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남으로써 사극의 부활을 알렸다. 근래 사극영화가 붐인 이유는 뭘까. 먼저, 역사가 매력적인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상을 지적해야 한다. 역사는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 만화, 드라마, 연극 등 모든 콘텐츠 장르에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제공해 준다. 소재, 주제, 스토리, 캐릭터 등 모든 이야기 요소들을 역사에서 끌어낼 수 있고 장르융합이 가능하다. 역사는 과거의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기 때문에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새로운 재미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그래서 새로운 역사나 인물해석이 열려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역사에서 고증이 필요한 부분은 마땅히 살려 나가야 하지만, 상상으로 채워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리얼리티 강박에 매달리지 않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요즘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수용된다. 특히 판타지를 도입해 이른바 ‘퓨전 사극’의 가능성을 개척해 나가는 것도 사극영화의 붐에 일조하고 있다. 여기에는 컴퓨터 그래픽(CG) 등 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스펙터클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극이 ‘묵은’ 영화가 아니라 새롭고 신선한 영화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또 하나, 현재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인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방편으로 일종의 ‘롤 모델’을 역사인물에게서 찾았다. 특히 대선주자라 불리는 사람들은 역사인물의 리더십을 종종 거론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때에는 정조에 대한 책과 드라마(‘이산’, ‘한성별곡-正’)가 뜨면서 정조를 롤 모델로 삼는 정치인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세종대왕이 대세인 것 같다. 아마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의 애민의식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배우 한석규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 그 이미지가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일 터. ‘나는 왕이로소이다’도 세종이 진정한 군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니, 세종 마케팅은 정치나 대중문화에서나 대세다. 그러나 사극은 극일 뿐 현실이 아니다. 누가 진정한 ‘대세 세종’이 될 수 있을지는 꼼꼼히 지켜볼 일이다.
  • 한여름 환상의 삼중주 ‘전남 장흥’

    한여름 환상의 삼중주 ‘전남 장흥’

    전남 장흥은 놀라운 땅입니다. 겉모습은 불퉁한 사내를 닮았으되, 갈무리한 풍경의 깊이와 다양함은 고운 여인의 뺨을 칠 정도지요. 천관산 등 우람한 산들이 사위를 둘러쳤고, 그 사이로 탐진강이 장흥 땅 이곳저곳을 적시며 흘러갑니다. 곧추선 편백나무들이 수직 세상을 이루는가 하면, 드넓은 득량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갯것들로 철마다 먹거리가 달라집니다. 숲과 강,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여행지라고 보면 딱 맞겠습니다.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돌아서면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우드랜드 편백숲 장흥은 기세 좋은 산들이 감싼 고을이다. 천관산(723m)과 제암산(807m)이 듬직하고, 사자산(666m)과 부용산(609m)의 산세도 범상치 않다. 고운 여인의 치마폭을 연상케 한다는 억불산(518m)도 장흥의 대표 아이콘 가운데 하나. 삼림욕을 겸한 산림휴양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우드랜드도 억불산 아래 있다. 우드랜드엔 40~50년 넘은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100㏊에 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확히는 편백나무가 70%로 주종을 이루고, 삼나무가 30%가량 뒤섞여 있다. 장흥군청의 안병진 관광진흥 계장은 “1969년부터 우목리 등 인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노동력을 보태 우드랜드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울력으로 만들어진 숲인 셈이다. 우드랜드에 들면 높지거니 솟은 수직 세상의 기세에 우선 놀란다. 편백나무들이다. 한낮에도 어둡게 느껴지는 숲에서는 나무의 정령들이 날아다닐 것만 같다. 숲에 들면 나무의 향기와 청량한 공기가 동시에 밀려든다. 피톤치드 때문이다. 나무에서 방출돼 병원균 등 미생물 따위를 죽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로, 삼림욕 효과의 근원이다. 장흥군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편백나무는 전나무 등 다른 침엽수에 견줘 몇 배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편백나무 피톤치드의 효과 실험’이란 제목의 자료는 편백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키고, 집 진드기 등에 대한 강력한 기피 효과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편백나무 숲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엔 편백나무 톱밥이 깔려 있다. 한 걸음에 푹신한 느낌이, 또 한 걸음엔 나무의 향기가 물씬 전해진다. 황토 흙집과 음이온 발생 폭포 등 친환경 시설도 군데군데 설치해 뒀다. 우드랜드엔 명소가 두 군데 있다. 지난해 누드 삼림욕장으로 인터넷 검색창을 뜨겁게 달궜던 ‘비비 에코토피아’와 ‘말레길’이다. 비비 에코토피아는 편백숲 안에 조성된 별도의 풍욕장(風浴場)이다. 2㏊ 풍욕장 안에 토굴, 벤치 등의 시설을 갖췄다. 체험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풍욕장 주변에 대나무로 차폐막을 설치해 밖에선 안쪽을 들여다볼 수 없다. 요즘도 간혹 “옷을 어디까지 벗어야 하느냐.”는 문의가 온다고 하는데, 사실 옷을 벗지는 않고 부직포로 된 얇은 종이 옷을 걸친다. 입장료(3000원)를 내면 종이 옷은 무료다. 말레길은 우드랜드와 억불산 정상을 잇는 등산로다. ‘말레’는 호남 지역에 전해오는 옛말로, ‘대청마루’를 뜻한다. 한옥에서 방과 방을 연결하는 큰 마루가 말레이니, 이해와 소통을 기원하는 길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길이는 약 4㎞. 무엇보다 목재 데크가 인상적이다. 이른바 ‘무장애 데크’로, 등산로 들머리부터 억불산 정상까지 편평하게 목재 데크를 깔아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오를 수 있게 했다. 남해 보물 득량만 장흥의 동남쪽은 갯것들로 가득 찬 ‘남해의 보물’ 득량만이다. 이청준(1939~2008)과 한승원 등 장흥 출신의 문인들에겐 문학적 영감을, 주민들에겐 넉넉한 갯살림을 제공한 바로 그 바다다. 득량만이 품은 해변 가운데 해수욕객들의 발걸음이 가장 잦은 곳은 수문해변이다. 수심이 완만하고 모래가 고와 피서지로 제격이다. 수문해변 한편엔 한승원의 시비 30개가 세워진 ‘한승원 문학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해변 끝엔 물놀이 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춘 옥섬워터파크가 있다. 수도권의 대형 워터파크와 크기를 견줄 수는 없지만, 바다를 보며 물놀이와 일광욕을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수문해변 남쪽의 남포마을을 찾는 것도 좋겠다. 소나무 몇 그루가 뿌리를 내린 소등섬 덕에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을이다. 소등섬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일출·월출 명소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1996)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득량만 저편으로 물러났던 바닷물이 서서히 갯벌을 점령하면 남포마을과 소등섬을 연결한 노두(頭)만 남는다. 바닷물이 발목 언저리에서 찰랑거릴 때 노두에 서서 사진 한 장 찍어 보시라. 그대로 그림이 된다. 청잣빛 바다와 만나려면 회진면으로 가야 한다. 뻘과 모래가 뒤섞여 있어 장흥 내 다른 지역에 견줘 유난히 물색이 곱다. 회진 앞바다 끝자락의 정남진 해양낚시공원도 장흥의 명소다. 다도해의 절경을 바라보며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숙식이 가능한 바다 위 숙박시설과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부잔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남진 물축제’ 탐진강 탐진강은 영암군 금정면에서 발원해 장흥을 적신 뒤 강진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총 55㎞의 물길이다. 오래전 탐라국(제주도의 옛 이름)의 배가 신라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 강진의 구강포로 드나들었는데, 탐라국과 강진의 앞뒤 글자를 따 탐진강이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탐진강은 강의 원형이 잘 살아 있다. 수변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놓여 있고, 사이사이 다양한 수초가 무성하다. 강어귀마다 돌다리도 놓여 있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퍼부은 뒤엔 되살아난 수초들의 푸른 빛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탐진강에서 27일~8월 2일 ‘2012 대한민국 정남진 물축제’가 열린다. 올해 5회째로,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4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 대상’으로 선정했을 만큼 강변 물놀이 축제 가운데 정평이 나 있다. 무엇보다 맑고 차가운 물이 인기 비결이다. 안병진 계장은 “해마다 물축제 기간에만 탐진강 상류 탐진호의 수문을 연다.”며 “수문을 나설 때 약 16도였던 차가운 물이 햇빛을 받으며 7㎞ 정도 장흥 읍내까지 흘러가는 동안 22~23도의 시원한 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물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천연무지개풀장’이다. 편백나무와 녹차, 꽃양귀비 등 7가지 천연성분이 녹아 있는 색색의 탕이다. 각각의 탕마다 특색 있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물싸움과 물썰매도 주목할 프로그램이다. 편을 갈라 물총과 물풍선을 쏘고 던지는 가족형 이벤트다. 장어, 메기 등을 잡는 맨손물고기잡기는 매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줄배타기, 카약 등의 체험프로그램과 남미라틴콘서트, 세미누드촬영대회, 전국동네밴드경연대회 등의 공연도 축제기간 내내 펼쳐진다. 홈페이지(www.jhwater.kr) 참조.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의 문흥나들목으로 나와 29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목포광양간 고속도로→장흥나들목 순으로 가도 된다. 장흥군 문화관광과 860-0224. ●맛 집 여름철 된장 물회가 진미다. 어린 농어나 돔의 속살을 시큼한 열무김치와 된장, 매실, 막걸리를 숙성시킨 식초 등과 버무려 내놓는데 새콤달콤한 게 입맛을 돋운다. 2만 5000~3만 5000원. 보양식이라면 하모(갯장어) 샤부샤부가 좋겠다. 4만~5만원. 싱싱회 마을(863-8555)이 이름났다.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만나숯불갈비(864-1818)가 잘한다. ●잘 곳 크라운호텔(863-0777)이 깨끗하다. 읍내에 있다. 득량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옥섬 워터파크(862-2100)도 좋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임권택 감독 인천AG 개·폐회식 지휘

    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위원장 김영수)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을 지휘할 총감독으로 임권택(76) 영화감독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 그림 기증

    이현재 전 서울대 총장 그림 기증

    서울대는 18일 이현재(82) 전 서울대 총장이자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대표 화가 오원(吾園) 장승업(1843~1897)의 작품 등 개인 소장 그림 3점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기증한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오원 장승업의 ‘천수삼우도’(千壽三友圖)와 묵란(墨蘭)으로 명성을 얻은 소호(小湖) 김응원(1855~1921)의 ‘석란도’, 영친왕의 스승으로 대나무 그림에 능했던 해강 김규진(1868~1933)의 ‘묵죽도’ 등 3점이다. 서울대는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교내 행정관 소회의실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김성희 서울대 동양화과 교수는 “장승업의 작품에는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소나무, 학, 영지가 나타나 있다.”면서 “작품 전반에 기교적인 측면이 드리워져 있으며 그의 작품세계를 재평가해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장은 지난 1961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제16대 총장으로 대학 발전에 기여했다. 제20대 국무총리와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등을 역임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조정래 작가 “내년 5월까지 폐관… ‘강대국中’ 다룬 소설 쓸 것”

    조정래 작가 “내년 5월까지 폐관… ‘강대국中’ 다룬 소설 쓸 것”

    “늘 길게 써서 눈이 나빠지게 했는데 이번에는 발품을 팔게 해서 미안합니다.” 소설가 조정래(69)는 7일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복원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의 ‘보성여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마련된 버스에 합류해 이렇게 엄살을 부렸다. 똑바로 서 있어도 앞으로 기우는 오른쪽 어깨와 단발 길이의 곱슬머리에 활짝 웃으면 하회 양반탈 같은 표정을 하고서 말이다. 장편 대하소설 ‘태백산맥’ 10권(1983~1989), ‘아리랑’ 12권(1990~1995), ‘한강’ 10권(2007)을 써낸 그는 이번 행사 참여가 올해 마지막 외출이라고 선언했다. 내년 5월까지는 “폐관”(두문불출한다는 뜻)하고 대하소설을 쓰겠다는 것이다. 2007년 1월 ‘아리랑’ 100쇄 출판 기념 인터뷰에서 “대하소설은 ‘한강’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조정래는 “3권짜리 장편소설을 쓰기 위한 최종적인 자료 점검을 마쳤다.”면서 “오늘의 중국이 강성해지면 21세기에 어떤 의미가 있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 내년 5월 이후엔 독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오늘이 나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라면서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살아 돌아와도 안 된다.”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조정래는 구상한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는 외부와의 접촉을 거의 차단한다. 태백산맥 1부를 쓰던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소설 쓸 때는 아무도 만나면 안 된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 방해만 되니까. 머릿속에서 마구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는데 다른 잡스러운 것이 들어오면 불같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집사람(김초혜 시인)하고 같이 밥 먹는 것도 스트레스다. 소설을 쓸 때는 신들린 무당처럼 돼 버린다.”고 했다. 유일하게 격주로 놀러 오는 손자들만 만난다고 하면서 또 하회 양반탈 표정을 짓는다. 소설 3권을 위해 막바지 자료 정리를 하던 중 보성여관 개관식 참석을 요청받았단다. “절대로 못 내려갈 형편인데 임권택(76) 감독님이 오신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임 감독은 소설 태백산맥을 원작으로 1994년에 영화 태백산맥을 찍었다.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에 가면 당시 영화 태백산맥의 시나리오가 2편이나 있다. 이날 보성여관 개관식에 참석한 임 감독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원래는 1992년에 태백산맥 1, 2부로 두 편을 찍으려고 했는데 정부에서 제작사에 ‘좌우 이념을 아직 객관적으로 바라볼 상황이 아니지 않으냐,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못 찍게 하겠다’고 압력을 가해 영화 촬영도 1년여 늦추고 2편으로 찍으려던 계획도 1편으로 줄여 얼른얼른 찍었다.”고 했다. 소설 태백산맥은 800만 부가 팔렸고 영화화도 됐지만 조정래는 그 책 탓에 이적 혐의를 받고 1994년 4월부터 2005년 5월까지 11년 2개월 동안 검찰의 조사를 받은 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야 했다. 당시 김제 만경평야를 중심으로 한 일본 제국주의의 수탈에 관한 소설 ‘아리랑’을 3분의2 정도 끝낸 상태였는데 정신적 고통으로 소설을 쓰기가 어려웠다. 특히 자료 수집을 위해 하와이,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을 가야 했는데 출국금지가 돼 있어서 나갈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일에 대해 조정래는 “소설가는 있었던 일, 있는 일, 있을 수 있는 일을 쓰는 사람이다. 특히 있었던 역사의 사실을 쓸 때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시대정신 앞에 냉정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 때문에 그는 국회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일어난 ‘종북 논란’을 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그는 “시대착오적이고 유치한 짓이다. 분단의 시간이 60년이면 이념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색깔론으로 1950년대 반공주의를 내세우는 사회로 돌아가거나 고착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북쪽에 비해 인구는 2배 많고 국민총생산은 32배 높다. 복합효과로 따지면 남한은 북한의 100배다. 종북 논쟁 등이 지속되면 정치적으로 북한과 적대적 의존관계를 만들어 가려는 정치권의 야비한 술수에 놀아나는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유시민, 심상정이 이야기하듯이 종북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 공당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사고방식이 잘못됐으면 고치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보성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보성여관’은 어떤 곳

    ‘보성여관’은 어떤 곳

    ‘보성여관’은 소설 ‘태백산맥’에서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의 숙소인 ‘남도여관’으로 소개된 곳이다. 제1부 ‘한의 모닥불’의 2권에는 ‘“거 보아하니 예사 사람이 아니겠소.” 소대병력인 그들의 여장을 남도여관에 풀게 하고 사무실로 돌아서던 길에 읍장이 한 말이었다.’고 쓰여 있다. 1935년에 지어진 보성여관은 한옥과 일식이 혼합된 건물로 2층짜리 일식 목조 1동과 1층 한식 벽돌집 1동이 붙어 있다.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조정래는 당시엔 “5성급 호텔이었다.”고 했다. 일본인들이 개발한 도시인 전남 벌교는 여수를 통해 들어온 일본인들이 일본제품을 조선에 파는 전진기지였다. 조정래는 “우리는 중국과 달리 역사의 상처와 괴로움이 담긴 건물과 유물을 비판 없이 허물어버렸다. 조선총독부를 헐어버린 것은 면죄부를 준 것이다. 조선사람의 정통성을 가진 왕궁을 허물어서 총독부를 짓는 잔혹한 짓을 한 만큼 그곳을 일본강점기 박물관을 만들어서 후대 만대에까지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작지만 순천군에서 여기를 복원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건축가 김원은 “옛 건축물을 완전히 살리기는 어렵지만 열심히 복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왓장이 삐뚤삐뚤하게 깔리고 현대적인 배수가 드러난 것은 다소 유감”이라고 했다. 7일 열린 개관식에는 소설가 조정래를 비롯해 임권택 영화감독, 김원 태백산맥문학관 건축가, 이종상 화백, 정종해 보성군수,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찬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보성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불리지 않은 그 이름, 상수

    폐막일 오전 칸 영화제 측에서 일부 경쟁부문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돌린다. “폐막식에 꼭 참석해야 한다.”며 수상 여부 정도는 귀띔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27일 홍상수 감독도, 임상수 감독도 전화를 받지 못했다. 칸과 남다른 인연을 맺은 두 감독이 나란히 경쟁부문에 올라 기대를 모았기에, 어느 때보다 관계자들의 낙담이 큰 게 사실이다. ‘다른 나라에서’(홍상수)와 ‘돈의 맛’(임상수)은 국내 시사를 거치면서 황금종려상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수그러들었다. 그럼에도 ‘펄프픽션’(1994)이나 ‘화씨 911’(2004) 등 깜짝 수상작의 뒤를 이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여전했다. 게다가 ‘칸 특수’를 기대한 투자배급사의 속내와 맞물리면서 기대치는 확대 재생산됐다. 결과론이지만, 둘은 황금종려상 수상패턴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칸 경쟁부문은 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감독상-남·여주연상-각본상-심사위원상 순으로 위계가 분명하다. 경쟁부문 수상 경험이 ‘마일리지’처럼 쌓일수록 유리하다.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 등 단계를 밟아 두 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모범사례다. 스티븐 소더버그(1989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나 크리스티안 문주(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처럼 수상경력이 전무한데도 황금종려상을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특정 국가의 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하면 예외가 적용되기도 한다. 2010년 ‘엉클분미’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태국)이 대표적이다. 전찬일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나 이창동 감독의 ‘시’는 그해 경쟁부문에서 단연 돋보였는데도 작품 외적 요인들이 고려되면서 수상에 실패했다.”면서 “한두 명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나라와 달리 한국영화는 한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대표선수가 많다. 단박에 황금종려상을 노리기보다는 수상 실적이 쌓여야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금종려상에 목을 매는 영화계나 일부 언론도 바뀌어야 한다. 영화제는 올림픽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임 감독은 27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이 정도로 황금종려상을 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으면 탈 수 있었겠지만 안 좋았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돈의 맛’은 한국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뉘앙스와 긴장감이 있다. 외국인은 아무래도 느끼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신 참판의 딸 화연(조여정)은 어린 시절 한집에서 자란 권유(김민준)와 사랑하는 사이다. 이복형이 집권하는 궁을 떠나 바깥으로 돌던 성원대군(김동욱)은 우연히 화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성원대군의 생모인 대비(박지영)는 공석인 중전에 화연을 천거한다. 며느리로 삼기엔 집안이 탐탁지 않았던 탓. 화연은 권유와 야반도주를 하지만 하루 만에 붙잡힌다. 결국 화연은 궁으로 들어가고 권유는 거세를 당한다. 5년 뒤 병약한 임금이 세상을 등지고 성원대군이 보위를 이어받는다. 다섯 살짜리 어린 왕자를 지켜내기 위한 화연의 몸부림이 시작된다. 김대승 감독의 4번째 장편영화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은 구중궁궐에서 펼쳐지는 여인의 욕망에 관한 영화다. 등장인물 사이에 권력과 사랑, 복수, 섹스, 질투, 음모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이는 결국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다. 원치 않게 궁에 들어온 화연은 본래 ‘사랑밖엔 난 몰라’형의 인물. 하지만 궁중 안에 피바람이 불고 아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지자 생존을 위해 ‘정치적 근육’을 키워간다. 육감적인 육체를 슬픈 눈빛으로 봉인해 놓은 화연이 흘리는 거짓 눈물, 그리고 슬쩍 흘리는 웃음에 사내들은 모든 것을 내던진다. 어느 순간, 화연의 행보가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호해진다. 화연의 정적(政敵)인 대비는 엇나간 욕망의 화신처럼 비친다. 하지만 그 또한 화연과 다를 것 없다. 어린 시절 정적의 음모로 아들과 함께 불에 타 죽을 뻔했지만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고 권력을 쟁취했다. 닮은 꼴이기에 더욱 화연을 짓밟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화연의 몸종으로 입궐해 우연히 승은을 입은 금옥(조은지)마저도 감춰진 본능에 눈을 뜨면서 음모를 꾸민다. ‘후궁’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하나같이 욕망에 충실하다. 데뷔작 ‘번지점프를 하다’(2000)와 ‘혈의 누’(2005)에서 김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출신답게 긴 호흡의 드라마를 능숙하게 엮어내는 능력을 뽐냈다. 뻔하지 않은 멜로(‘번지점프를 하다’), 진부하지 않은 사극 스릴러(‘혈의 누’)를 통해 관객의 호응은 물론 평단의 지지도 얻었다. 2~3명의 관계에 집중했던 전작과 달리 김 감독은 ‘후궁’에 사연 있는 조연을 곳곳에 배치했다. 발현된 혹은 거세당한 욕망의 집합인 궁궐의 공간적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무게감이 덜한 주연배우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 조연의 대거 등장은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왕의 사랑 혹은 권력을 쟁취하려고 여인들이 암투를 벌이는 천편일률적인 TV 사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중반 이후 극의 긴장감과 흡인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방자전’(2010)의 파격 노출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조여정은 ‘후궁’에서도 전작 못지않은 노출을 감행한다. 가혹한 운명에 휩쓸린 화연의 심리 묘사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충격적이면서도 슬픈 결말에서 조여정의 눈빛은 오래 여운이 남는다. 6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칸 영화제 16일 개막… ‘황금종려상’ 누가 품을까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은 영화인에겐 로망이다. 부침을 겪은 경쟁자(베를린·베니스영화제)들과 달리 변함없는 권위를 뽐내는 칸 국제영화제가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22편의 경쟁 부문 초청작을 훑다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품은 감독만 해도 아바스 키아로스타미(1997년 ‘체리향기’)와 켄 로치(2006년 ‘보리밭에 부는 바람’), 미카엘 하네케(2009년 ‘하얀 리본’), 크리스티안 문주(2007년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등 네 명이다. 게다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경쟁 부문에 나서 충무로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쟁 부문 주요 작품을 살펴봤다. 현장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노장들의 새 작품이 우선 눈에 띈다. 2009년 칸영화제 평생공로상을 받은 프랑스의 알렝 레네(90)가 첫손에 꼽힌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부활을 알린 ‘누벨바그’의 상징 레네는 ‘당신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로 3년 만에 경쟁 부문에 돌아왔다. 프랑스 희곡작가 장 아누이의 1941년 작 ‘에우리디케’가 원작이다. 평생 사회적 약자와 계급문제에 천착해 온 로치(76)는 ‘에인절스 셰어’를 내놓았다. 가정폭력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글래스고의 한 청소년 이야기를 달콤씁쓸한 코미디로 풀어낸다. 이란에서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껴 온 키아로스타미(72)는 일본에서 찍은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을 들고 온다. 원로배우 오쿠노 다다시를 비롯해 다카나시 린, 가세 료가 출연했다. 도쿄에서 만난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의 기묘한 사랑을 그렸다. 관객의 관습적인 기대를 항상 배신하는 하네케(70)는 ‘아무르’로 경쟁 부문을 두드린다.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80대 노부부가 어느 날 외부의 위협에 의해 유대와 사랑을 위협받는 상황을 포착했다. 평단과 관객이 사랑하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69·캐나다)의 ‘코스모폴리스’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뉴욕의 젊은 자산관리사가 강박증에 빠져 보내는 24시간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꽃미남 흡혈귀 로버트 패틴슨이다. 모처럼 칸 나들이에 나선 얼굴도 눈에 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프랑스의 레오 카락스는 ‘폴라 X’(1999) 이후 13년 만에 ‘홀리 모터스’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오랜 친구이자 페르소나인 드니 라방과 함께한다. 1997년 ‘중앙역’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브라질의 월터 살레스 감독은 ‘온 더 로드’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트와일라잇’의 헤로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롯해 에이미 애덤스, 커스틴 던스트, 비고 모르텐슨 등을 캐스팅한 화제작이다. ‘예언자’(2010)로 2009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재와 뼈’, 칸이 발굴한 루마니아 영화의 자존심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스’도 두고 볼 만하다.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의 콤비 앤드루 도미닉 감독과 브래드 피트가 재결합한 ‘킬링 뎀 소프틀리’도 복병이다. 지난해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한 것과 달리 올해는 칸과 각별한 인연의 두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칸에서 감독상(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 심사위원대상(2004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과 여우주연상(2007년 ‘밀양’ 전도연), 심사위원상(2009년 ‘박쥐’ 박찬욱 감독), 각본상(2010년 ‘시’ 이창독 감독),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2010년 ‘하하하’ 홍상수 감독)에 이어 한국영화인이 대망의 황금종려상을 품을지 기대하는 까닭이다. 홍 감독이 칸에 초대된 건 ‘강원도의 힘’(1998), ‘오! 수정’(2000),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하하하’(2010), ‘북촌방향’(2011)에 이어 여덟 번째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13편이란 점을 감안하면 칸의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만하다. 경쟁 부문 진출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에 이어 세 번째. 한국 감독으로는 최다이다. 2001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자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은 것으로 화제를 모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해변마을에 여름휴가를 온 3명의 안느(위페르)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 감독도 칸이 낯설지 않다. 200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그때 그 사람들’로 감독주간에 초청된 게 첫 인연. 2010년에는 김기영 감독의 고전을 재해석한 ‘하녀’로 경쟁 부문에 올랐다. ‘돈의 맛’은 여러모로 ‘하녀’를 떠오르게 한다. 재벌가의 딸 백금옥(윤여정)은 돈 때문에 자신과 결혼한 윤 회장(백윤식)이 필리핀 하녀와 바람난 것을 알게 된다. 백금옥은 집사 격인 주영작(김강우)과 뜨거운 관계를 맺고, 그의 딸 윤나미(김효진)도 주영작을 탐한다. 재벌가의 치정과 위선, 돈을 둘러싼 음모가 난무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4만5000명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

    오는 6월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4만 5000명이 한목소리로 부르는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해 처음 열었던 ‘천지진동 페스티벌’의 두 번째 행사로 ‘아리랑 아리리요 페스티발’을 연다. 지난해 10월에 첫선을 보인 ‘천지진동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축제다. 첫회는 고양시에서 전통 타악 연주자 2011명을 한자리에 모아 만든 초대형 풍물마당이었다. 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 사물놀이로, 한국기록원의 인정을 받았다. 올해는 또 하나의 애국가이자 마음을 울리는 노래인 ‘아리랑’을 주제로 잡았다.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아리랑은 화합과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것인 양 세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한다. 우리의 것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절박함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목표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행사는 ‘희로애락’, 총 4부로 꾸민다. ‘희’에서는 기쁨을 기원하는 정선아리랑과 홀로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등을 부르고, ‘로’에서는 우리 삶의 모든 슬픔을 품은 상주아리랑과 상여소리 등을 담는다. ‘애’는 화합과 소통의 아리랑이다. 구아리랑과 해주아리랑, 진도아리랑으로 구성했다. 마지막 ‘락’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아리랑을 부르며 거대한 판놀음으로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는 1200여명으로 구성된 풍물단과 1000여명이 소속된 연합 합창단, 군악대와 경기도립국악단 및 무용단 소속 연주자 350여명이 참여한다. 운동장과 관람석의 구분을 없애 4만 5000여명에 이르는 관객들도 자유롭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아리랑을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는 한편, 아리랑 전수자를 무형문화재로 인정하는 관련법 개정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무대·관람석 구분 없애 이를 위해 이번 행사에 홍보기획감독으로 참여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날 축제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오는 7~8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아리랑 2차 광고를 진행한다. 한편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아리랑 지킴이 군단을 선발한다. 이미 박정자, 손숙(이상 연극인), 임권택, 김동호, 안성기(이상 영화인), 황병기, 안숙선(이상 국악인), 김동규, 이병우, 이승철, 윤도현(이상 음악인), 배우 차인표, 야구선수 박찬호 등 각계 인사가 지킴이로 참여해, 전규환 영화감독이 연출한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지킴이 신청은 아리랑코리아(www.arirangkorea.co.kr)에서 할 수 있다. (031)289-642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뮤지컬 리뷰] 서편제

    [뮤지컬 리뷰] 서편제

    ‘살다 보면, 살아진다.’ 뮤지컬 서편제에 나오는 노랫말 중 일부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 짧은 한 문장이지만, 세상살이의 고단함, 한(恨), 인생 등이 고스란히 농축돼 다 담겨 있는 느낌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그렇게 소리하는 사람들의 한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서편제’,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소설을 임권택 감독이 1993년 영화로 만들어 더 유명해진 작품이다. 특히 ‘판소리’라는 한국의 전통 음악을 소재로 한국인의 한을 훌륭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그 감정, 뮤지컬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격을 높인다. 트리플 캐스팅(이자람, 차지연, 이영미)된 ‘송화’ 역의 배우들 가운데 국악인 이자람은 마치 날 때부터 송화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무대 연기를 펼친다. 아버지 ‘유봉’(서범석, 양준모 분)이 자신이 이루지 못한 득음의 길을 걷게 하고자 송화의 눈을 멀게 하고, 아끼던 동생 ‘동호’(임병근, 한지상, 김다현 분)가 유봉과의 갈등으로 자신의 소리를 찾아 록밴드로 떠나는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 그녀는 무대 위의 연기가 아닌 진짜 눈물을 쏟아낸다. 저러다 쓰러지겠다 싶을 정도로 펑펑 울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을 쌓고 때론 그 한을 씻어낸다. ‘국민 누나’라 불러도 될 만큼, 시쳇말로 ‘누나 포스’를 풍기는 점도 관객으로 하여금 더 쉽게 송화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국악인 이자람은 서편제 안에서 배우로서 그 자질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이자람은 ‘심청가’ 등을 부르는 대목에선, 전문 소리꾼답게 한 서린 판소리를 멋들어지게 뽑아낸다. 극 막바지에 동호와 만나 심청가를 5분가량 홀로 부르는데, 이는 서편제의 백미다. 관객은 마치 뮤지컬이 아닌, 국악 무대를 찾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자람의 한 서린 판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차지연의 경우 국악인 출신 집안에서 나고 자라 국악의 기본기가 탄탄한 것은 물론, 공연 내내 송화의 한과 감정을 폭발적으로 모두 쏟아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영미도 서편제 공연을 앞두고 1년여간 판소리를 따로 배웠을 만큼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송화뿐만 아니라 유봉 역의 서범석도 베테랑다운 고수의 연기를 선보인다.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는 화려함 대신 한국인 특유의 정갈함과 멋스러움을 담았다. 무대 배경은 조각조각 붙인 한지로 뒤덮여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펄렁거리는 한지는 마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서편제 무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여백의 미(美)가 살아있는 순간이다. 흰 한지를 배경으로 북을 치는 동호 또는 유봉, 송화 이렇게 단 두 명의 인물과 북이라는 타악기 하나만 놓여 있는 그 무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꽉 찬 느낌을 준다. 2막의 몇 장면에선, 앙상블의 군무가 이어진다.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지만 무용극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앙상블의 군무는 작품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2011년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비롯해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3만~9만원. 1666-8662.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편제의 소리꾼부터 작가·장관의 삶까지

    1993년은 한국 영화사에서 길이 기록될 한 해가 된다. 영화 ‘서편제’가 한국 영화사상 초유의 ‘100만 관객 돌파’라는 큰 사건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국 동시 개봉으로 상영 시스템이 바뀌어 1000만 관객 돌파의 기록도 세우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개봉관 한 곳에서 20만~30만명만 들어도 흥행성공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단성사에서 100만이라는 숫자는 대단한 일이었으며 특히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여서 충격은 컸다. 여기에는 소리꾼 역할로 등장하는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과 오정해라는 인물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당시 ‘서편제’를 각색하고 주연으로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됐다. 다음은 ‘서편제’와 관련, 김 전 장관이 들려주는 비화 한토막. ‘서편제’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임권택 감독이 원작자 이청준씨와 식사 자리를 주선했다. 임 감독에게서 저자를 소개받은 이청준 선생은 “보잘것없는 작품을 각색하느라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라며 깎듯이 존대했다. 그러면서 “소설과 영화는 엄연히 다르니 김 선생이 하고 싶은 대로 각색하시오. 그 대신 우리 막걸리나 자주 마십시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김 전 장관은 최근 ‘꿈꾸는 광대’(유리창 펴냄)라는 제목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저자의 꿈과 삶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다. 막연히 문학가가 되고 싶었던 청소년 시절을 거쳐 서울사대에 입학한 후 운명처럼 찾아온 연극에 미치고 지리산 자락에서 들려오는 판소리의 울림을 따라 박초월 명창의 애제자가 되면서 소리꾼이 됐던 얘기 등을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다. 또한 1980년대 민중문화운동의 전위인 연극 연출가, 작가, 제작자, 배우로 활동하는 과정, 국립극장장과 문화부장관 재임 시의 영광과 고뇌 등도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김명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식견이 천박하다는 지적을 받고도 그를 장관으로 기용한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인 이재오와의 애매한 인연 등도 읽을거리다. 1만 4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해돋이·해넘이 숨겨진 명소 8선

    해돋이·해넘이 숨겨진 명소 8선

    시나브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뜨고 지는 해를 보며 불필요한 것들은 비우고, 새것을 채울 때지요.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르기 적합한 장소를 골랐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일출·일몰 명소들은 제외했습니다. 대신 접근하기 쉽고 덜 알려진 곳들로 채웠습니다. 아울러 주변에 돌아볼 곳이 많은지도 고려했습니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해돋이 명소] ■전남 장흥 소등섬 정남진…소록도·거금도 사이 떠오르는 해 장흥은 흔히 ‘정남진’(正南津)으로 불린다. 서울 광화문 도로원표 기준으로 정확히 남쪽이란 뜻이다. 정남진 바닷가에 소등섬이란 해돋이 명소가 숨겨져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배경이 됐던 남포마을 앞 작은 섬이다. 득량만을 붉게 물들인 해가 소등섬 위로 떠오를 때면 더없이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관산읍 삼산리의 정남진 전망대(46m)에서 맞는 해돋이도 좋다. 올해 완공됐다. 소록도, 거금도 등 섬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새해 1월 1일 떡국 무료 제공 등 해맞이 행사도 열린다. 맛집 남포마을은 석화구이로 유명한 곳. 해양낚시공원 내 어판장에서 사먹는 세발낙지도 맛있다. 바지락 회무침은 이 계절의 별미. 수문 해변 ‘바다하우스’가 많이 알려졌다. 주변 볼거리 억불산 아래 우드랜드가 첫손 꼽힌다. 편백숲을 거닐 수 있는 ‘말레길’이 최근 조성됐다. 찜질방 ‘소금집’은 추위를 녹이기 좋다. 보림사와 활기찬 토요시장도 둘러볼 만하다. ■경남 남해 금산 남해의 금강…38경 암봉들의 엘도라도 금산(701m)은 남해 금강, 혹은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산이다. 이른 아침이면 너른 남해를 적신 붉은 태양 빛이 보리암 뒤편 금산 38경 암봉들에 부딪치며 엘도라도를 펼쳐낸다. 금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망대. 금산을 둘러싼 만경창파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일출은 나라안 절경 중 절경으로 꼽힌다. 맛집 서면 스포츠파크호텔 맞은편의 부산횟집은 회무침처럼 섞어 내는 물회로 유명하다. 주변에 횟집 타운이 형성돼 있다. 주변 볼거리 가천리 다랭이마을은 ‘전국구’ 명소. 설흘산 자락을 타고 논들이 층계를 이루고 있다. 망운산에서 굽어보는 풍경도 시원하다. 물건마을과 미조항을 잇는 물미해안도로는 아홉 고개 아홉 구비를 돌아가며 비경을 속속들이 토해낸다. 서상면에서 다랭이마을로 이어지는 남면해안도로와 이동면에서 앵강만을 끼고 지족마을 창선교까지 이어진 해안도로도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전북 임실 국사봉 물안개 명소…그위에 ‘명품’ 해돋이 임실과 정읍 등에 걸쳐 있는 옥정호는 물안개의 명소다. 옥정호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국사봉 정상에 서면 짙은 물안개 위로 방울토마토를 닮은 빨간 해가 솟는다. 물안개 아래서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위로는 철새 서너 마리가 헤엄치듯 날아가는 몽환적인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운암리와 쌍암리를 잇는 옥정호 순환도로는 최근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경관도로 52선에 포함될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맛집 범어리 들어가는 길의 강나루식당은 붕어찜을 잘한다. 일송정가든은 민물매운탕으로 입소문 난 집. 주변 볼거리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임실치즈마을.com)에서는 치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관촌면 관촌리 사선대(四仙臺),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용암리석등(보물 267호) 등도 볼 만하다. ■경남 합천 오도산 산들의 바다…수십개 봉우리의 파도 오도산(1134m)은 크기에 견줘 참으로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서쪽으로 덕유와 기백, 북쪽으로 가야, 남쪽은 황매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멀리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그야말로 ‘명품’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멋들어지다. 수십 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 벅찰 지경.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다. 폭이 좁아 교행에 주의해야 한다. 맛집 해인사 아래 ‘합천명품토종흑돼지’는 토종 흑돼지 삼겹살로 유명한 집. 합천초등학교 맞은편의 ‘어신민물매운탕’은 어탕국수가 일품이고, 합천호 인근 ‘고가식당’은 전통주인 ‘고가송주’로 입소문 났다. 주변 볼거리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여느 세트장과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단연 앞선다. 해인사는 설명이 필요없는 명소. 가야산과 합천호도 겨울 풍경이 좋은 여행지다. [해넘이 명소] ■경남 창원 해양관광로 감동 그자체…화려함 넘어 선정적인 풍경 이제는 창원에 통합된, 옛 마산의 구산면 신촌삼거리에서 마산해양드라마세트장을 지나 옛 진해에 이르는 바닷가에 해양관광로가 조성돼 있다. 이름은 촌스럽지만, 빼어난 풍경을 품은 도로다. 장구섬 등 고만고만한 무인도들이 버섯처럼 바다 위에 솟아 있고, 멀리 하동 등 내륙의 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해가 완전히 진 뒤에도 서둘러 자리를 뜨지는 마시라. 해가 진 뒤 10분여 동안 화염에라도 휩싸인 듯 호수 같은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든다.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인 풍경이다. 맛집 옛 마산 합포구 오동동에 길 하나 사이로 아구찜 거리와 복 요리집들이 늘어선 복거리가 조성돼 있다. 애주가들은 통술거리를 찾아도 좋겠다. 주변 볼거리 국화축제가 열리는 돝섬은 옛 마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관광지다. 900여개의 돌탑이 신비한 팔룡산 등도 볼 만하다. ■경남 사천 비토섬 별주부전 무대…바다 열리면 붉은토끼가 사천 끝자락의 비토(飛兎)섬은 ‘별주부전’의 무대로 추정되는 곳이다. 서포면 선전리와 비토교로 연결돼 있다. 비토섬 동쪽 끝에 서면 월등도와 거북섬이 보인다. 그 뒤편에 토끼섬과 목섬이 있다. 비토섬은 썰물 때 찾아야 한다. 비토섬은 아무때나 찾을 수 있지만, 이어진 월등도와 토끼섬 등은 썰물 때라야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비토섬 어디나 낙조 감상 포인트다. 굳이 꼽으라면 선전리 선착장을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맛집 삼천포어시장, 선진횟집단지 등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쥐포’는 삼천포의 특산물. 비토섬 비토초등학교 앞에 비토 갯벌에서 채취한 굴을 파는 할머니들이 몰려 있다. 주변 볼거리 한용운과 김동리가 머물고 간 다솔사, 비봉내마을 대숲, 낙조로 유명한 실안해안도로와 남일대 해수욕장의 코끼리바위, 사천 대방과 남해 창선을 연결하는 5개 연륙교는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 ■충남 서산 황금산 적벽도…해거름이 절벽에 그린 그림 황금산은 체구는 작아도 바다와 만나는 가로림만 해안가에 ‘국립공원급’ 절경을 숨겨두고 있다. 황금산의 자랑은 해거름 풍경이다. 바닷가 절벽들이 저물녘 햇살에 활활 타오르며 적벽도(赤壁圖)를 그려낸다. 날물 때 가야 코끼리 바위 등 다양한 갯바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하산길에 만나는 석유 정제 공장들의 야경은 컬트 영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맛집 서산시청 뒤 ‘진국집’은 토속음식 ‘게국지’로 소문났다. 삼길포항에 정박된 어선 위에서 맛보는 해산물도 별미다. 주변 볼거리 동틀 무렵 삼길산에 오르면 다도해 같은 서해 너머로 해가 뜨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대호방조제와 어우러지며 기막힌 풍경을 선사한다. 삼길포 바로 뒤에 산정까지 차로 오르는 길이 나있다. ■경기 안산 탄도항 풍력발전기 너머…선홍빛이 된 바다 탄도항은 최근 서정적인 일몰 풍경으로 부쩍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곳이다. 가장 큰 볼거리는 탄도항에서 누에섬까지 1.1㎞의 물길 가운데에 솟은 거대한 풍력발전기다. 높이 100m짜리 3기가 들어섰다. 이 풍력발전기 너머로 해가 지면서 주변 바다를 온통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누에섬까지는 썰물 때 오갈 수 있다. 누에섬엔 17m 높이의 등대와 함께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어촌민속박물관(032-886-2912)에서 물때를 알려준다. 맛집 명동회관은 푸짐한 양이 자랑인 횟집. 우리밀칼국수는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로 입소문 났다. 모두 대부북동에 있다. 탄도항 초입에도 횟집단지가 조성돼 있다. 주변 볼거리 아홉개 봉우리로 이뤄진 구봉도가 독특하다. 대부도가 지척이고, 시화호 갈대습지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조승우 “흥행 3할타자, 홈런 칠 차례죠”

    금테 안경 뒤로 비치는 매서운 눈빛과 무표정, 마운드 위에서의 분주한 동작까지. 영화 ‘퍼펙트 게임’ 속 조승우(30)는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고(故) 최동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작은 사진)하고 있었다. ‘퍼펙트 게임’은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최동원과 선동열(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 선수의 세기의 맞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마이웨이’와 함께 올 연말 충무로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한국 영화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조승우는 중학교 때까지 실제로 투수가 꿈이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학창 시절 공부는 하기 싫었고, 운동 신경이 좋아 공을 멀리 던지는 것은 자신 있었어요. 테니스공으로 친구들과 캐치볼도 많이 하면서 중학교 때까지 투수의 꿈을 키웠죠. 물론 그 이후 뮤지컬을 한 편 보고 제 삶이 바뀌기는 했지만….” 출연 중인 뮤지컬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다른 작품 대본은 일절 보지 않는다는 그는 공연 초반에 소속사 대표의 전화를 받고 우연히 영화 요약본을 본 뒤 마음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야구 영화를 꼭 한 번 하고 싶었는데 제 꿈이었던 투수 역할이고, 거기다가 최동원 선수 역할이라니 더욱 마음이 흔들렸죠.” 부산 사투리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영화 ‘타짜’(2006)에 함께 출연했던 “(김)윤석이 형에게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밝게 웃는 조승우. 그는 끈질긴 집념의 최동원을 연기하기 위해 600쪽가량의 자료를 파고들었다. “(최동원 선수가) 영화에서는 철저한 승부사로 나오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명랑하고 쾌활하고 장난도 잘 치는 분이셨습니다. 후배들에 대한 리더십이나 책임감도 컸고요. 은퇴식도 없이 스스로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고 열정이 컸기 때문에 그 외로움과 고통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동원이 공을 던질 때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배짱과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를 스크린에 그대로 담고 싶었다는 조승우는 “최동원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냉철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이 더 부각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동원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선동열 역에 양동근을 강력 추천한 이는 바로 조승우였다.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양)동근이가 제격이라고 생각해 감독님께 얘기했습니다. 내가 관객이어도 조승우와 양동근 조합이라면 흥미롭게 볼 것 같다고 큰소리 치면서요.” 조승우는 다른 영화를 계약하기 직전이던 양동근을 설득해 한배를 탔다. 연기 경쟁이 만만치 않았겠다고 하니 “함께 연기하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반성도 많이 했다.”면서 “양동근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일품”이라고 답했다. “동근이는 모자를 만지고, 물을 마시고, 수건으로 땀을 닦는 동작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합니다. 마치 몰래카메라로 누군가의 일상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동근이의 연기 호흡을 보면서 25년 연기 경력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제 연기가 긴장감을 준다면, 동근이는 이완해 주는 역할을 했어요.” 영화의 대부분은 1987년 5월 16일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승부를 그리고 있다. 당시 승부는 15회까지 가는 혈전 끝에 무승부로 끝났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경기다. “저는 그때 나이는 어렸지만, 당시 언론에서 그렇게 화려하게 다루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재조명하고 영화화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당시는 야구를 통해 지역 감정을 조장하기도 했던 때지만, 그런 시대에 한 방 먹여주는 통쾌함도 있고…. 사전적인 의미는 다르지만 진정한 ‘퍼펙트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승우는 지난 9월 세상을 떠난 최동원을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다. 생전에 그는 박희곤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 거면 허구를 넣어도 좋으니 허투루 하지 말고 진정한 야구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최동원 선수를) 시사회에 꼭 초대해 칭찬받고 싶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애교도 부리고, 공 잡는 방법도 배우고 싶었는데….” 조승우는 고인과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최동원 선수가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가 다른 것처럼 나 역시 무대에 섰을 때와 무대 밖에 있을 때가 다르다.”면서 “나 자신이 해이해질 때마다 채찍질을 하고, 겉멋에 치중하거나 취해 있거나 연습에 제대로 임하지 않는 후배들에게는 쓴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영화보다 뮤지컬 무대가 좋다고 잘라 말했다. “무대는 두 시간 동안 음악과 몸짓으로 캐릭터를 극대화시켜 명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영화는 찍는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가끔 시커먼 카메라가 집중을 깨기도 합니다.” 까칠했던 성격이 군대를 다녀온 뒤 유연해진 것 같다고 하니 “너무 착한 이미지 때문에 영화 ‘하류 인생’에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일부러 그런 척을 했던 것”이라고 여유롭게 받아친다. 뮤지컬에 비해 영화는 흥행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고 하자 “10편의 영화에 출연해 3편 정도 성공시켰으니 3할 타자는 된다.”면서 “이번에 스포츠 영화의 (흥행)기록을 깼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받아넘겼다. 자신의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 마지막 답변이 인상적이다. “중학교 때 뮤지컬을 본 게 1루를 밟은 것이라면, 2루는 예고에서 은사인 남경읍 선생님을 만난 겁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전’에 출연하면서 3루를 돌았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으로 마침내 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인격적으로 타락한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인생은 어떤 공이라도 쳐내야 하는 타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장벽과 쟁애물을 허무는 과정이 아닐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 3] (1) 영화

    [2011 좋았으나 뜨지 못한 BEST 3] (1) 영화

    대중문화든 순수 예술이든 들어간 품이 많다고 해서, 작품성이 빼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뜨는 건 아니다. 배급·유통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대중과 소통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유행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다. 2011년도 거의 저물고 있다. 올해 나온 작품 가운데 ‘좋았으나 뜨지 못한 베스트 3’를 여섯 차례에 걸쳐 장르별로 짚어본다. 지난 6월 23일 개봉한 안재훈·한혜진 감독의 ‘소중한 날의 꿈’은 올해 가장 불운한 영화로 꼽힌다. 기획 기간을 포함해 극장에 걸리기까지 무려 11년. “엉덩이로 그린다.”고 할 만큼 품이 많이 드는 셀(2D) 애니메이션인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시간 투자다. “7년간은 스튜디오에 매일같이 출근해 하루 16시간씩 작업했다.”는 게 안 감독의 설명이다. 세밀한 그림체와 서정적 이야기의 힘이 어우러진 수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에 집계된 관객은 5만 678명에 그쳤다. ●절망에서 희망 찾은 ‘소중한 날의 꿈’ 개봉 첫 주에 109개 상영관을 확보했지만 딱 일주일 만에 14개로 급감했다. 불과 1주일 간격으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3’가 극장가를 침공한 것이 뼈아팠다. ‘트랜스포머 3’는 개봉 첫 주에 국내 전체 상영관(2200여개)의 절반을 훌쩍 넘는 1400개 안팎의 스크린을 독식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올해 최고 흥행작(779만명)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들은 유탄을 피하기 어려웠다. 안 감독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희망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고 자책도 많이 했다. 참담한 심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끝은 아니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역 도서관과 여성단체, 지역의 작은 영화제 등에서 공동체 상영 요청이 잇따랐다. 안 감독은 “평생 그림만 그리던 사람이라 공동체 상영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번씩은 공동체 상영 현장에 찾아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뒤늦게 한국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앞으로 3년간 한국단편문학 걸작 10편을 3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황순원의 ‘소나기’, 김유정의 ‘봄봄’ 3편을 1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할리우드 대작에 밀린 ‘모비딕’ ‘당신이 믿는 모든 것은 조작되었다’는 홍보 문구를 앞세운 영화 ‘모비딕’ 역시 ‘트랜스포머 3’의 또 다른 피해자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의문의 교각 폭발 사고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을 파헤치려는 사회부 기자와 내부 고발자, 사건을 조작하려는 거대 조직의 진실게임을 다룬 이 영화는 연출과 각본을 맡은 박인제 감독의 신인답지 않은 내공은 물론, 황정민을 중심으로 진구, 김상호, 김민희 등 조연진의 탄탄한 뒷받침까지 어우러져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트랜스포머 3’를 피하려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대작들(‘엑스맨: 퍼스트클래스’ ‘프리스트’ ‘슈퍼8’)의 개봉 시기가 6월 초로 몰린 탓이었다. 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국내 ‘빅 3’ 배급사인 쇼박스가 투자한 작품이지만 최종 관객은 43만 1978명에 머물렀다. 손익분기점인 170만명(총제작비 60억원)에 턱없이 못 미쳤다. 평단과 관객의 반응을 고려한다면 억울한 숫자임에 틀림없다. 쇼박스 관계자는 “황정민씨가 흥행 배우인 데다 작품성도 좋아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비밀조직이 건재한 채 끝나는 모호한) 결말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지만 흥행 성적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거장의 안타까운 실패 ‘달빛 길어올리기’ 지난 3월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는 또 다른 의미의 아쉬움을 남긴다. 다큐와 극영화가 혼재된 듯한 영화의 구성은 다소 낯설었지만 ‘한지’로 대표되는 전통문화의 복원과 계승에 평생을 바친 장인들의 인생은 임 감독의 삶과 겹쳐지면서 감동을 안겼다. 임 감독과 배우 강수연의 20년 만의 재회, 임 감독과 배우 박중훈의 첫 만남, 평단과 언론의 전폭적인 지지는 물론 ‘빅 3’ 배급사가 공동 배급을 하면서 물리적으로도 뒷받침받았다. 임 감독도 몸이 불편한 가운데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는 등 애를 썼다. 그럼에도 성적은 5만 7309명에 그쳤다. 임 감독 작품이기에 누구도 감히 토를 달지 못했던 분위기가 외려 흥행에 독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관객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얘기다. ‘달빛’의 실패가 거장의 102번째 영화가 나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영화계의 바람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4일부터 첫 전국투어 ‘트리오 오원’ 양성원·샤를리에·스트로세

    4일부터 첫 전국투어 ‘트리오 오원’ 양성원·샤를리에·스트로세

    오원(吾園) 장승업(1843~1897)의 생애를 그린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은 2002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프랑스 영화팬은 물론 문화계 인사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50)와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스트로세(46)도 강렬한 인상을 받은 이들 중 하나. 이들은 오랜 지기인 첼리스트 양성원(44) 연세대 교수에게 감흥을 전달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출신 공통분모 샤를리에는 트리오 이름을 장승업의 호에서 따온 것에 대해 “‘취화선’에서 영감을 받았다. 영화뿐 아니라 예술가로서 혼을 닮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각자 1년에 60회쯤 공연을 하는데 그중 15회쯤을 함께했다. 트리오의 이름을 찾던 터에 오원을 알게 됐고, 예술혼을 본받고 싶었다. 피카소 트리오니 모네·로댕(트리오) 같은 이름은 이미 다 있더라. 오원은 우리가 특허를 내야겠다.”며 웃었다. 그렇게 ‘트리오 오원’이 탄생했다. 4일 전주(한국소리문화의 전당), 6일 서울(LG아트센터), 7일 수원(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트리오 오원’이란 이름으로 국내 첫 투어를 갖는 양성원과 샤를리에, 스트로세를 1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약속시간은 오후 1시 15분. 리허설을 하느라 점심을 놓친 이들은 뒤늦게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각자 일가를 이룬 세 연주자를 묶는 공통분모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이다. 양 교수는 초대 파리문화원장으로 부임한 아버지(양해엽 전 서울대 교수)를 따라 초등학교 4학년 때 프랑스로 건너갔다. 14세의 어린 나이에 파리고등음악원에 입학한 양 교수는 당시 실내악 지도교수를 돕던 샤를리에를 처음 만났다. 양 교수가 “30년을 알고 지냈다니 끔찍하다. 이 친구는 강사였는데 이미 연주 경력이 탄탄했다.”고 말했다. 샤를리에는 30년 전 양 교수를 떠올리며 “파리음악원에 학생 대부분이 18~19세에 입학했는데 양 교수는 그들보다 네다섯 살은 어렸다. 그런데도 너무 적응이 빨라 깜짝 놀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스트로세는 양 교수보다 2년 늦게 파리음악원에 입학했지만, 당시 서로 몰랐다. 8년 전부터 같은 에이전트를 둔 인연으로 종종 호흡을 맞췄다. 2008년부터 셋은 트리오 활동을 시작했다. 찰떡궁합을 확인한 이들은 2009년 슈베르트(아르페지오네 소나타), 2010년 드보르자크(첼로 협주곡·둠키 트리오)를 녹음했고, 지난여름 프랑스에서 ‘트리오 오원’이란 이름으로 첫 공연을 가졌다. 지난달에는 ‘트리오 오원’의 첫 음반도 발표했다. ●단점 꼭 지적… 발전 디딤돌로 서로에 대한 신뢰는 음악적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양 교수는 “음악을 보는 눈도 틀리고, 연주할 때 자신도 알지 못하는 미세한 습관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지적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는 친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지적도 서슴지 않는다. 서로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생도, 부부 관계도 비슷하다. 나쁜 버릇을 얘기해 줄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다. 그걸 이겨내면 평생 해로하겠지만 극복하지 못하면 이혼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솔리스트로, 교육자로, 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눈코 뜰 새가 없는 이들이 트리오에 빠진 이유는 뭘까. 샤를리에는 “1년에 두세 번씩 뭉치는데 그때마다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깊이 들어가고, 각자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경험들이 트리오의 연주에 더해지는 게 매력”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눈에 보이지도, 자로 잴 수도 없지만 우리의 색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트리오의 최대 매력”이라고 말했다. 스트로세도 “페스티벌에 가면 다른 연주자들과 몇 번 맞춰 보고 충분히 갈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반면 우리는 인간적으로 신뢰할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깊게 파고들어 간다. 내가 트리오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슈만 등 장승업과 동시대 인물 연주 이번에 트리오 오원는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의 거장 슈만과 멘델스존,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를 들려준다. 오원의 이름을 건 첫 공연인 만큼, 고전음악 거장들이 장승업과 동시대에 활동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전주 3만~5만원 (063)270-8000, 수원 1만~3만원 (031)230-3440, 서울 3만~6만원 (02)2005-011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한번 본 400자리 숫자를 기억하고, 전 세계 국가 이름과 수도 이름을 외운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공구 1500개의 이름과 모양을 구별하는 기억의 고수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천재도, 영재도 아닌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들. 노력하면 누구나 기억의 고수가 될 수 있다는데…. 기억의 고수들이 밝히는 놀라운 기억력의 습관은 과연 무엇일까. ●생활의 발견 오감도(KBS2 오전 9시) 모델 송경아의 진행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시간, 매일매일 신선한 트렌드 정보를 전달해 시청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와 활기를 불어넣는다. ‘송경아의 스타일 업’에서는 뷰티에 대한 최신 트렌드 정보를 발빠르게 전달한다. 아름다움을 꿈꾸는 주부들에게 화사한 월요일 아침 선물을 제공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나이스 타이밍의 지석은 오늘따라 타이밍이 좋다. 버스도 신호등도 다 지석에게 맞춘 듯 딱딱 와 준다. 게다가 하선과 분위기 좋은 데서 식사약속까지 하게 된다. 한편 지원과 계상은 땅굴에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둘은 ‘공산당이 싫어요’ 문구를 가지고 엉뚱한 상상을 하기 시작한다. ●아침연속극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진혁은 효원에게 전화해 잠시 얼굴 좀 볼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진혁은 공원 벤치에 앉아 효원을 기다리고, 효원은 멀리서 뛰어오다가 그런 진혁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진혁은 효원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입양됐었고, 좀 전에 본 외국인은 자신의 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1시 20분) 한국을 넘어 세계가 인정한 정창화 감독. 그는 임권택 감독의 유일한 스승이며 오우삼 감독의 한·홍콩 합작 영화를 도운 공신이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경배를 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 여든을 넘긴 나이에 아직도 현역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나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인천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윤학원 예술감독이 출연한다. 지휘자 윤학원은 한 예능 프로그램의 합창단 프로젝트에 연이어 등장하며 화제가 됐다. 한번 지휘를 맡았다 하면 10년은 기본. 어린이합창단, 아마추어합창단, 프로합창단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길고긴 지휘 인생을 만나 보자.
  • [씨줄날줄] 식스 밀리언/박대출 논설위원

    추석 연휴 때 한 숫자가 자주 등장했다. 600만 기록이다. 프로야구가 올들어 관중 600만명을 넘었다. 1982년 출범 후 처음이다. 국산 영화는 관객 600만명을 또 돌파했다. ‘최종 병기 활’이 해냈다. ‘써니’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돌파 속도는 써니보다 2배 빨랐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있었다. 1973년 제작된 미국 TV 시리즈다. 주인공은 인간과 로봇의 합성체. 이때의 ‘식스 밀리언스’(Six Millions). 꿈의 숫자였다. 이론으로만 가능했다. 멀게만 느껴졌다. 이제 그 숫자는 가까이 있다. 스포츠, 영화에 실존하는 대박이다. 두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첫째, 개방이다. 1985년 영화법이 개정됐다. 3년 후 미국 UIP사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직접 배급했다. 국내 영화업계엔 난리가 났다. 국산 영화가 고사한다고 반발했다. 극장에 불을 지르고, 뱀도 풀었다. 그래도 직배를 막지 못했다. 국산 영화는 죽지 않았다.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국산 영화는 빈약했다. 100만 관객은 꿈이었다. 1984년 고래사냥 40만, 1986년 깊고 푸른밤 60만, 1988년 매춘 43만, 1989년 서울무지개가 30만 정도였다. 1993년 서편제를 시작으로 100만 시대가 열렸다. 이젠 1000만 기록도 다섯 편이다. 프로야구는 1998년 용병시대가 열렸다. 초창기엔 구설도 많았다. 외국 용병은 ‘귀한 몸’이었다. 심기 경호는 기본이었다. 국내 야구는 그동안 성장했다. 이젠 수출까지 한다. 박찬호, 추신수, 이승엽 등 줄줄이다. 그들에게 ‘식스 밀리언’은 오래된 얘기다. 문을 열면 경쟁력이 높아진다. 글로벌시대의 생존술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오버랩된다. 둘째, 스타들이 초석을 다졌다. 그들이 있었기에 팬이 있었고, 시장이 열렸다. 정창화 감독도 그중 하나다. 그는 액션영화의 선구자다. 서편제로 100만 시대를 연 임권택 감독의 스승이다. 대표작은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년). ‘사이트 앤 사운드’는 ‘세계영화사 걸작 베스트 10’에 올렸다. 영국영화협회가 발간하는 영화잡지이니 공신력을 인정할 만하다. 마침 오늘부터 정창화 회고전이 열린다. 서울영상자료원이 무료로 제공한다. 야구엔 장효조, 최동원이 있다. 장효조는 ‘영원한 3할타자’ ‘타격의 달인’. 최동원은 야구계의 또 다른 전설. 한국시리즈 4승은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과의 15이닝 완투 무승부 역시 신화다. 고교 때 어깨 보험에 가입했던 무쇠팔이었다. 장효조에 이어 고인이 됐다. 삼가 명복을 빈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