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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M 파업 ‘초읽기‘… 물류대란 ‘초비상’

    HMM 파업 ‘초읽기‘… 물류대란 ‘초비상’

    노조원 92% 찬성… 내일 단체 사직서1976년 창사 후 처음… “선상 노예 취급”‘연봉 2.5배‘ MSC사에 단체 지원서 예정수출 대란 불가피… 사측 “노조 설득”“채권단 산은, 지분 25%로 차익” 비판도“지금껏 선원들이 가정을 잃어 가며 한국 해운물류를 틀어막았지만, 이제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단체로 사직서를 낼 겁니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이 파업 초읽기에 돌입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대규모 물류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HMM 선원(해상직)들로 구성된 해원노조는 23일 전날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53명 중 434명(95.8%)이 참여해 400명(투표자 대비 92.1%)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해원노조는 25일 단체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선원법상 운항 중이거나 외국에 있는 항구의 선원들은 파업 등 단체행동권이 제약돼 집단 사직서 제출에 나서는 것이다. 노조는 사직서를 낸 뒤 글로벌 선사 MSC에 단체로 지원서를 내기로 했다. MSC는 임금에 불만을 가진 HMM 직원들이 많다는 점을 겨냥해 한국인 선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문을 게시한 바 있다. MSC 측이 제시한 연봉은 HMM 선원들이 받는 연봉의 2.5배 정도다. MSC는 최근 일부 승선 중인 HMM 선원들에게 접촉해 입사지원서를 나눠 주기도 했다. HMM은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가 됐다. 선복량(85만TEU)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선사 가운데서도 8위다. 하지만 산업은행 관리 체제에 있으면서 직원들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고 채권단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직원들은 약 8년간 임금을 동결하며 버텼다. 국내 상장 해운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HMM 직원들은 평균 6246만원을 받았는데, 매출이 더 적은 팬오션(8700만원), 대한해운(7100만원) 등 경쟁사보다도 적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지급을 통해 동종 업계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채권단 관리를 이유로 8% 인상에 성과급이 아닌 격려금 300%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육·해상노조 모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까지 받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25% 지분으로 HMM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채권단인 산업은행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은은 최근 HMM 전환사채(CB) 권리를 행사해 2조 400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확보했고 현재까지 몇천억원에 달하는 이자까지 받고 있다. 산은은 “임단협은 노사 간 해결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HMM의 파업은 1976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다만 노조는 “회사에서 전향적인 안을 가지고 오면 다시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HMM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협의 의사가 있는 만큼 회사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회사 떠나겠다” HMM 해원노조, 파업 초읽기 물류대란 현실화되나

    “회사 떠나겠다” HMM 해원노조, 파업 초읽기 물류대란 현실화되나

    “지금껏 선원들이 가정을 잃어가며 한국 해운물류를 틀어막았지만, 이제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단체로 사직서를 낼 겁니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이 파업 초읽기에 돌입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대규모 물류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HMM 선원(해상직)들로 구성된 해원노조는 23일 전날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53명 중 434명(95.8%)이 참여해 400명(투표자 대비 92.1%)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해원노조는 25일 단체로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선원법상 운항 중이거나 외국에 있는 항구의 선원들은 파업 등 단체행동권이 제약돼 집단 사직서 제출에 나서는 것이다. 노조는 사직서를 낸 뒤 글로벌 선사 MSC에 단체로 지원서를 내기로 했다. MSC는 임금에 불만을 가진 HMM 직원들이 많다는 점을 겨냥해 한국인 선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문을 게시한 바 있다. MSC 측이 제시한 연봉은 HMM 선원들이 받는 연봉의 2.5배 정도다. MSC는 최근 일부 승선 중인 HMM 선원들에게 접촉해 입사지원서를 나눠주기도 했다. 전정근 HMM 해원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회사를 자꾸 떠나는 이유는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인데, 선원들에게 모든 걸 부담시키면서 가정을 파탄 내는 것은 선상 노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취급”이라고 말했다. HMM은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가 됐다. 선복량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선사 가운데서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 관리 체제에 있으면서 직원들은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고 채권단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직원들은 약 8년간 임금을 동결하며 버텼다. 국내 상장 해운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HMM 직원들은 평균 6246만원의 급여를 받았는데, 매출이 더 적은 팬오션(8700만원), 대한해운(7100만원) 등 경쟁사보다도 적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지급을 통해 동종 업계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8% 인상에 성과급이 아닌 격려금 300%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육·해상노조 모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까지 받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HMM의 파업은 1976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직원들이 파업에 나설 경우 정상적인 선박 운영에 차질이 생겨 수출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조는 “회사에서 전향적인 안을 가지고 오면 다시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HMM 사측 관계자는 “어떻게든 파업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노조가 협의 의사가 있는 만큼 회사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오늘마음읽기]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마음읽기]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7회>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우울과 겹치면 ‘죽음’ 생각 커지기도우울 심할 땐 판단·결정 미루고 시간 갖기‘다 잘못될 것 같다’ 극단적 생각들면주변 의견 듣거나 약물 치료도 도움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일곱 번째 회에서는 삶을 스스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왜 드는 것인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설명해드립니다.진료실로 한 사람이 들어옵니다. 굳은 표정에 어깨는 잔뜩 처져 있네요. 눈치를 보며 의사인 제 시선을 피합니다. 대화는 자꾸 겉돈다는 느낌이 들고요. “직장 생활과 주변 사람들에 지쳤다”고 얘기하는데 실은 진짜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 인상입니다. 표정이나 느낌에 비해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스트레스만 말하고 있기 때문이죠.“정신과 진료실에 오실 때까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그만큼 힘겨운 상황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너무 힘들어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극단적 생각도 하고 있지 않으세요?”침묵이 흐릅니다. 정막함은 솔직해지기 위한 과정입니다. 잠시 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이때부터 진짜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선생님, 삶이 절망적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런 제 자신이 너무 두려워요. 출근해서 일할 때는 그럭저럭 버티다가도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다시 우울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는 물고, 죽음을 자꾸 생각하게 돼요.”그제야 진료실 안은 절망 앞의 죽음이라는 진짜 적을 마주하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주 드문 일은 아닙니다. 생의 난관 앞에 부딪힐 때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스치듯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생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삶은 게임처럼 리셋할 수 없어요 문제는 심한 우울감에 휩싸여 있을 때입니다. 난관을 극복할 수 없는 절망으로 판단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절실히 반복하며 충동적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왜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들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진료실에서 저는 두 가지를 주로 고려합니다. 첫째는 ‘리셋(초기화)하고 싶다는 희망’이고, 둘째는 ‘절박한 상황이 불러온 인지 왜곡’입니다.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에는 어느 순간 망쳐버린 지금의 인생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반영돼 있습니다. 전자기기 전원을 끄듯 다 그만두고 쉬고 싶다는 심리입니다. 절망적 고통을 견디기엔 너무 힘들고, 생명이 끝나면 고통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어 버립니다. 인생을 마치 게임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릭터를 키우다가 잘못되면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하지만 죽고 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이 고통이 끝날지 혹은 더 큰 절망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확률조차 가늠할 수 없는 무모한 도박에 나의 인생을 맡긴다는 건 너무나 위험한 선택입니다. 그렇기에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은 그저 의미 없는 희망일 뿐이고 여기에 내 삶 전체를 걸어서는 안 됩니다. ■부정적 판단만 든다면 잠시 심호흡하며 결정을 미뤄볼까요? 죽음에 대한 다른 고려 요인은 ‘절박한 상황이 불러온 인지 왜곡’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우리는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집니다.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여러 가지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보며, 각 시나리오에 맞는 대처법을 떠올리죠.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집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걱정이 또 다른 걱정을 만들어 냅니다. 이 정도가 되면 우리의 생각은 긍정보다는 극단적인 부정으로 흘러갑니다. 모든 것이 잘못될 것 같이 왜곡돼 보이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견디다 보면 돌파구가 생겨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당사자는 죽음 말고는 해결책이 없을 것 같은 극단적 절망으로 느끼게 되죠. 내가 지금 절실히 느끼는 절망은 실재하는 현실이 아니라 내 판단력이 흐려져 만들어 낸 가상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선택으로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심한 우울을 느낄 땐 이혼이나 퇴사같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은 미뤄 두라고 조언합니다. 죽음에 관한 판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죽음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느끼는 나의 판단력에 물음표를 붙이고, 일단 시간을 가지며 상황 변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판단하기보다는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소통하는 게 좋습니다. 정신의학적 약물 치료도 인지 왜곡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뇌 안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마구 터져 나오게 되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과도한 도파민의 활성화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악화시킵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주요우울장애의 치료로 도파민의 작용을 방해하는 항정신병약물을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울증상에서 동반되는 인지 왜곡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개인적으로 호스피스완화병동에서 주치의로 일하며 여러 환자분들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드린 적이 있습니다. 환자 중에는 비교적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분도,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분도, 의식이 없는 분도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현재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이고 가까운 이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이나 ‘절박함이 불러온 인지왜곡’은 없습니다. 암처럼 큰 질병 탓에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도 모든 분이 매일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갑니다.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마지막까지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분의 삶은 존경할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돌보고, 동료들을 챙겼던 고 임세원 선생님이 쓴 책 제목이 떠올립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느 날/변영로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어느 날/변영로

    어느 날/변영로 어느 찌는 듯 더웁던 날 그대와 나 함께손목 맞잡고 책이나 한 장 읽을까수림 속 깊이 들어갔더니 틈 잘 타는 햇발, 나뭇잎을 세이어앉을 곳을 쪽박벌레 등같이아룽아룽 흔들리는 무늬 놓아 그대의 마음 내 마음 함께 아룽거려열없어 보려던 책 보지도 못하고뱀몸 같은 나무에 기대 있었지 읽는 내내 사랑스런 마음 지울 수 없다. 연인은 손목 잡고 수림 속으로 들어간다. “날이 참 덥구려, 우리 숲속에 들어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읽으며 더위를 피합시다.” 이 시가 쓰여진 1926년 무렵엔 백석도 지용도 동주도 릴케를 좋아했으니 이 유혹은 세련되고 사랑스러운 것이다. 좋아하는 남정네가 숲 향기 맡으며 릴케를 읽자는데 “싫소”라고 답하는 조선 처자는 없을 것이다. 숲속에서 꼭 책 읽기만 할 것인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랴? 쪽박벌레 등 같은 햇발이 어룽어룽 ?아다니며 방해를 하네. 둘의 마음도 함께 어룽거려 릴케의 시는 읽히지 않고 뱀몸 같은 나무에 등 기대고 서 있으니, 연인이여 심란해하지 말고 산사나무 꽃 같은 입술 바람인 듯 맞추시게나. 곽재구 시인
  • 신유빈 5경기에서 단 두 세트만 내주고 대표선발전 1위 질주

    신유빈 5경기에서 단 두 세트만 내주고 대표선발전 1위 질주

    신유빈(17·대한항공)이 5경기 동안 단 2세트만 허용한 ‘짠물 탁구’를 앞세워 통산 네 번째 태극마크에 한 발만을 남겼다.신유빈은 18일 전북 무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 세계선수권(개인전) 국가대표 선발대회 이틀째 여자부 풀리그 4, 5차전에서 이시온(삼성생명)과 양하은(포스코에너지)을 잇달아 4-0으로 돌려세웠다. 승점 4를 보탠 신유빈은 이로써 중간합계 5전 전승(승점 10)으로 거침없이 1위를 질주하며 자신의 통산 네 번째 대표팀 입성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상위 3명을 가리기 위한 이번 대회는 8명의 출전 선수가 풀리그를 벌여 순위를 가린다. 신유빈은 경기당 7전4승제의 5경기를 치르면서 첫날인 지난 17일 소속팀 선배 언니 이은혜와의 1차전을 4-2로 이겨 두 세트만 허용했을 뿐 이후 4경기 모두 4-0의 ‘베이글 승리’를 수확하면서 네 번째 태극마크를 눈 앞에 뒀다.신유빈은 2019년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선발전에서 만 14세 11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혔다.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단체전)과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대회에서는 추천 선수로 두 번째 대표팀에 들었지만 코로나19 탓에 대회가 취소되고 올림픽마저 연기돼 빛을 잃었지만 지난 1월 다시 열린 도쿄대회 선발전에서는 당당히 자력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소속팀 대한항공 강문수 감독은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한 눈에 봐도 체력적으로 파워가 는 것이 4경기에서 완승을 수확한 버팀목”이라면서 “기술은 초등학교 6학년 나이면 다 익힌다. 이후 좀 더 섬세하게 다듬고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유빈이는 지금 그 과정을 밝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마지막 수업/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마지막 수업/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중일전쟁(1937)은 일제강점기의 중대한 변곡점이었다. 일제는 제3차 조선교육령을 선포해 1938년부터 각급 학교 수업을 국어(일본어)로 할 것을 강요하며 철저한 황국신민 교육을 시행하려 했다. 한국사학자 이기백(1924~2004)은 1938년 당시 평안북도 정주의 오산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그때까지 오산학교에는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교사 두 명을 제외하면 일본어로 강의하는 교사가 없었다. 한국인 교사들은 일본어 수업 강요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교사들은 교실에서 학생들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강의하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조선인 교사가 조선인 학생들에게 일본어로 수업하도록 강요당했으니 얼마나 민망하고 참담했을까. 그런 중에도 수신(修身)을 가르치던 교사 함석헌(1901~1989)만은 꿋꿋이 조선말로 강의를 계속했다. 학생들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도중 일본인 시학관(視學官)이 교장과 함께 그 반에 들이닥쳤다. 이기백은 교실 문을 급히 여느라고 시끌벅적 요란하게 소리가 나던 광경을 또렷이 기억한다. 함석헌의 조선말 수업 현장을 덮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이기백은 선생들 가운데 일본 경찰과 내통하는 이가 있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누군가 경찰에 함석헌이 조선말로 강의를 한다고 고발한 것이다. 급박한 상황이었다. 조선말 수업 도중 느닷없는 일본인 관리의 난입이었다. 함석헌은 잠시 뜸을 들이고는 침착하게 일본말로 강의를 이어 갔다. 학생들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일본말에 능숙한 함석헌의 강의를 들으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 얼마 안 돼 함석헌은 학교를 떠난다. 이기백은 이 수업 시간을 함석헌의 ‘마지막 수업’으로 기억한다. 이기백의 여섯 살 아래 동생인 국어학자 이기문(1930~2020)은 당시 소학교 4학년이었다. 이기문의 담임교사는 매우 엄격한 인물이었는데, 그날만은 학생들이 숙제해 오지 않은 것을 책망도 하지 않고, 두어 시간 남짓 우리말로 편지 쓰는 법을 자세히 가르치고, 시조도 몇 수 가르치더니 “이것으로 조선어는 마지막이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소년들은 나직하게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선생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교실은 한동안 울음바다가 됐다. 나라 잃고 말까지 잃었던 세월, 불과 80년 전 일이다.
  • “기후변화 어떻게 막을지 잘 모르겠어요” “물티슈 대신 손수건 사용하세요”

    “기후변화 어떻게 막을지 잘 모르겠어요” “물티슈 대신 손수건 사용하세요”

    Q. 지난해 겨울은 역대급으로 추웠는데 올여름은 너무 덥고 습했어요. 이게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예전처럼 푸른 풀밭, 파란 하늘, 적당한 날씨를 볼 수 있을까요? 미래의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무섭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을 때 편안히 세상을 떠날 수 있을지도 걱정돼요. 그런데 어떻게 기후변화를 막을지 잘 모르겠어요. 청소년도 할 수 있는 활동 세 가지를 알려 주세요.(김수민 포천여중 1학년) A. 안녕하세요. 배우 박진희입니다. 김수민 학생처럼 지구온난화를 고민하고 걱정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지구온난화를 알리고 기후위기에 처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청소년이 있어요. 바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라는 친구인데요. 지금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그레타 툰베리 유엔 연설’을 꼭 들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구 환경이 이렇게 된 이유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즐기고 싶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다른 생명의 서식지를 망가트리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유한한 지구 자원을 무한한 것처럼 마음대로 쓰고는 다음 세대를 살아야 할 청소년들에게 이런 지구를 물려준 어른으로서 진심으로 반성해요. 하지만 포기할 순 없어요.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예요.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지구를 위한 활동 세 가지는요. ① 어른들에게 요구하세요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 깨끗한 땅. 여러분은 이 모든 걸 누릴 권리가 있어요. 어른들이 과하게 써 버린 자원은 사실 청소년 여러분 세대에게 빌려 온 것이거든요. 그러니 다시 돌려 달라고 요구하세요. 부모님에게도, 학교 선생님에게도 우리에게 빌려 간 것을 되돌려 놓으라고 말하세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엄마, 아빠. 지구가 이렇게 망가진 건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은 어른의 탓이에요. 우리가 깨끗한 자연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돌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진지하게 큰 목소리로. ② 환경 캠페인에 댓글을 달아요 요즘은 환경을 위해 진행되는 캠페인도 다양하고 정책도 많아요. 기업이나 정부, 혹은 어떤 단체든지 환경을 위한 일을 할 때는 댓글창에 “좋아요! 응원해요! 계속 잘해 주세요!” 이렇게 댓글을 써 주세요. 그럼 정부나 기업도 바뀔 거예요. ③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 사용 줄여요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물통 대신 집에서 아예 물을 담아 가기도 하고, 배달음식보다는 집밥을 잘 먹어서 일회용품을 줄이는 거예요. 이런 생활 속의 실천이 하나하나 늘어나다 보면 지구 환경이 좀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수민 학생의 걱정처럼 지구온난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요.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남은 건 아니에요. 그러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위험을 알리고 함께 동참하도록 설득해 주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어요. 지금 나와 지구를 위한 긍정적인 실천을 우리 같이 시작해요.■7~19세 독자 여러분, 털어놓기 힘든 걱정거리가 있다면 child@seoul.co.kr로 연락해 주세요. 어린이, 청소년들의 고민을 듣고 눈높이에 맞는 조언을 해줄 저명인사, 전문가를 연결합니다. 서울신문·초로우산 어린이재단 공동기획
  • 환경운동가 배우 박진희 “이런 지구를 물려줘서 미안해요”[우리아이 마음읽기]

    환경운동가 배우 박진희 “이런 지구를 물려줘서 미안해요”[우리아이 마음읽기]

    [편집자주] 서울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공동 프로젝트 ‘우리아이 마음읽기’가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고민을 듣고 눈높이에 맞는 조언을 해줄 저명인사, 전문가를 연결합니다. 7~19세 독자 여러분, 털어놓기 힘든 걱정거리가 있다면 child@seoul.co.kr로 연락주세요.Q. 지난해 겨울은 역대급으로 추웠는데 올여름은 너무 덥고 습했어요. 이게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예전처럼 푸른 풀밭, 파란 하늘, 적당한 날씨를 볼 수 있을까요? 미래의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무섭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편안히 세상을 떠날 수 있을지도 걱정돼요. 그런데 어떻게 기후변화를 막을지 잘 모르겠어요. 청소년도 할 수 있는 활동 3가지를 알려주세요! (김수민 포천여중 1학년) A. 안녕하세요. 배우 박진희입니다. 김수민 학생처럼 지구온난화를 고민하고 걱정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지구온난화를 알리고 기후위기에 처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청소년이 있어요. 바로 스웨덴에 사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라는 친구인데요. 지금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그레타 툰베리 유엔 연설’을 꼭 들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결국, 지구환경이 이렇게 된 이유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즐기고 싶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다른 생명의 서식지를 망가트리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그리고 결국 지구에서 인간이 멸종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죠. 유한한 지구 자원을 무한한 것처럼 마음대로 쓰고는 다음 세대를 살아야 할 청소년들에게 이런 지구를 물려준 어른으로 진심으로 반성해요. 아직도 성장과 개발을 외치며 지구를 힘들게 만드는데 일조한 어른으로 지구와 다른 생명, 다음 세대, 우리 수민양에게 사과해요. 미안합니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어요.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예요. 그래서 아줌마가 추천하는 지구를 위한 활동 3가지는요. ① 어른들에게 요구하세요!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 깨끗한 땅. 여러분은 이 모든 걸 누릴 권리가 있어요. 어른들이 과하게 써버린 자원은 사실 청소년, 여러분 세대에서 빌려온 것이거든요. 그러니 다시 돌려달라고 요구하세요. 부모님에게도 학교 선생님에게도 우리에게 빌려 간 것을 되돌려 놓으라고 말하세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엄마, 아빠! 지구가 이렇게 망가진 건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은 어른의 탓이에요. 우리가 깨끗한 자연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돌려 주세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진지하게 큰 목소리로! ② 댓글을 달아요! 요즘은 환경을 위해 진행되는 캠페인도 다양하고 정책도 많아요. 기업이나 정부, 혹은 어떤 단체든지 환경을 위한 일을 할 때는 댓글 창에 “좋아요! 응원해요! 계속 잘 해주세요!” 이렇게 댓글을 써주세요. 그럼 정부나 기업도 바뀔 거예요. 변화를 위해 댓글 달기로 지구 사랑을 실천하는 거예요. ③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사용해요!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물통 대신 집에서 아예 물을 담아 가기도 하고, 배달 음식보다는 집 밥을 잘 먹어서 일회용품을 줄이고, 이런 생활 속의 실천이 하나하나 늘어나다 보면 지구 환경이 좀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환경을 위한 실천을 권하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배워 함께 해보는 거예요. 수민 학생의 걱정처럼 지구온난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남은 건 아니에요. 그러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위험을 알리고 함께 동참하도록 설득해 주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어요. 지금 나와 지구를 위한 긍정적인 실천을 우리 같이 시작해요!(배우 박진희)
  • 탈레반, 아프칸 수도 카불 코앞까지 진격…“함락 초읽기”

    탈레반, 아프칸 수도 카불 코앞까지 진격…“함락 초읽기”

    탈레반, 카불 남쪽 50㎞밖 풀리 알람 장악일주일 만에 전체 34개 주도 중 17개 점령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코앞까지 진격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 미군 철수 뒤 탈레반이 점령지를 빠른 속도로 확대하면서 조만간 국토 대부분 지역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카불에서 남쪽으로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로가르주의 주도 풀리 알람을 장악했다. 사이드 카리불라 사다트 현지 의원은 AFP통신에 “이제 탈레반이 (풀리 알람을) 100% 통제하고 있다”며 “지금은 전투도 없으며 공무원 대부분은 카불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전날 카불 남서쪽 150㎞ 지점의 거점 도시 가즈니(가즈니주 주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날 카불에 더욱 접근했다.로가르주 경계만 넘어가면 곧바로 카불이어서 탈레반이 지금 같은 추세로 진격한다면 카불 함락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탈레반은 북부, 서부, 남부의 주요 도시 대부분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AP통신은 탈레반이 이날 라슈카르가(헬만드주 주도), 타린코트(우루즈간주 주도), 칼라트(자불주 주도) 등 남부 지역 주요 세 도시에 이어 중서부 차그차란(고르주 주도)까지 줄줄이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과 AP통신의 집계를 합하면 탈레반은 이날까지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17곳을 점령하게 됐다. 지난 6일 남서부 님로즈주 주도 자란지를 시작으로 일주일 만에 전체 주도의 절반을 점령한 것이다. 최근 미국, 영국, 독일 등 국제동맹군의 철군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탈레반의 세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군이 90일 이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해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미국, 영국 국방부는 전날 자국민과 각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키기 위해 각각 3000명, 600명가량 규모의 군대를 추가로 현지에 일시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 [오늘마음읽기]“고장난 IQ 160은 원치 않는다”는 워런 버핏, 왜일까?

    [오늘마음읽기]“고장난 IQ 160은 원치 않는다”는 워런 버핏, 왜일까?

    <6>거장에게 배우는 마음 다스리기 버핏이 생각한 IQ와 투자의 관계IQ 검사는 성찰 등 고위인지기능보다주의·언어·시공간 등 하위기능 평가멘사 회원 투자 성과 예상외로 저조자기 과신해 손실 나도 그만 못 둬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여섯 번째 회에서는 투자 귀재인 워런 버핏(91)의 말을 통해 높은 IQ와 투자 결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최명제 건대하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알려드립니다.‘월가의 전설’이 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늘 화제를 모은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버핏은 자사 주주총회 등에 등장해 가끔 입을 여는데 사람들은 그 안에서 숨은 투자전략을 찾기 바쁘다. 버핏이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추앙받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찰리 멍거(97)처럼 좋은 파트너를 곁에 둔 것, 자신이 잘 아는 영역이 아니면 과도한 도전을 하지 않은 것 등 그의 투자 철학은 우리가 살아갈 때도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투자란 IQ 160이 130 이기는 게임 아냐” 버핏은 2015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총에서 “고장 난 IQ 160은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었다. 최고 경영자는 다양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므로, 주식 투자에만 전문가인 인사를 후계자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앞서 “투자란 IQ 160인 사람이 130인 사람을 이기는 게임이 아니다”라고도 했었다. 투자에는 IQ가 아닌 다른 덕목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정말 그럴까? 투자는 철저한 분석과 예측 등 투자자 개인이 가진 미덕으로 빛을 발하는 분야다. 우리는 IQ가 높은 사람이 투자에 유리하다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누군가는 높은 IQ를 아주 큰 장점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IQ와 투자의 관계를 통해 투자에서 버핏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을 살펴보자. ‘IQ(Intelligence Quotient)’란 검사를 통해 지능 발달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IQ가 높다는 말은 머리가 좋다거나, 똑똑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수치가 높다고 합리적인 판단이나 선택을 잘한다고 볼 수는 없다. IQ 검사에 사용되는 ‘웩슬러 지능검사(Wechsler Scale of Intelligence)’는 전두엽보다는 두정엽의 기능을 평가하는 도구이다. 사고력, 추리, 계획, 문제해결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심한 손상을 입어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IQ는 정상인 사례가 수없이 보고됐다. 이렇듯 웩슬러 지능 검사는 고위 인지기능을 측정하기보다 주의, 언어, 시공간 기능과 같은 하위기능을 반영한다. 따라서 IQ가 높다고 꼭 현명한 판단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합리적 판단을 하려면 기억력, 사고력 등 추상적 사고뿐 아니라 성장형 사고, 성찰, 인지, 지적 호기심 등이 필요하다. 즉, 지혜로운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IQ로 대표되는 ‘분석 지능’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지능(사회, 감정, 창조 등)’이 필요하다. 결국, 높은 IQ가 투자에 도움 될 수는 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IQ가 높은 ‘똑똑한 사람들’이 오히려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이 보이기도 한다. 왜일까. ●‘똑똑한’ 멘사 회원들, 인덱스 펀드를 이기지 못했다‘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를 정당화하고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과신하기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들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자기 과신에 빠져 오히려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IQ 상위 2%에 드는 사람들만 가입이 가능한 ‘멘사’ 회원들의 주식투자 성과를 살펴보자. 미국의 잡지 ‘스마트 머니(Smart Money)’ 2001년 6월호에 따르면, 멘사 회원들이 1986년부터 2001년까지 15년 동안 주식 투자한 결과는 기대에 비해 저조했다. 그들이 투자한 1만 달러는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작 5000달러 불어났을 뿐이다. 수익률로 환산해보면 연 2.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S&P 500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연 15.3%였다. 같은 금액을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다면 8만4000 달러를 벌 수 있었다는 뜻이다. 멘사 회원의 일화는 ‘자기과신’이 불러올 수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 멘사 회원들은 본인들이 설계한 트레이딩 컴퓨터 시스템에 의지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기에 주식 투자가 손실 쪽으로 향하더라도 그만두지 못한 것이다. ●인내 없는 투자=브레이크 없는 고속도로 주행 높은 지능이 자기 과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과속운전과 비슷하다. IQ는 자동차의 가속페달과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속페달만 밟는다면 높은 확률로 사고가 날 것이다. 어쩌면 운전에도, 투자에도 정말 중요한 것은 브레이크 페달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과속하지 않아야 정해진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는 것처럼 투자에서도 위험한 투자를 하지 않아야 복리의 마법을 통해 많은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투자할 때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인내’이다. 투자에서 인내란 마냥 참고 기다리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원칙을 지키며 수익을 기다리는 버핏처럼 어떤 태도를 가지고 투자하는가를 뜻한다. 돈에 관한 자세, 자신만의 원칙과 성품은 합리적 판단에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정말 중요한 점은 자신의 ‘능력 범위(Circle of Competence)’를 아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알고, 그 안에서 투자하는 것은 버핏이 오래전부터 지속해온 방식이자 투자 철학이다. 버핏은 모르는 분야에 투자하지 않았다. 자신이 충분히 이해한 회사와 사업모델만을 상당량 사들이고 보유했다. 매일 워싱턴 포스트 신문을 읽고 체리콜라를 5잔 마시는 버핏이 ‘코카콜라’, ‘워싱턴 포스트’ 에 집중투자 한 것은 누구보다도 브랜드와 제품의 가치를 잘 이해한 곳에 투자했던 사례라고 볼 수 있다.●“아는 것에 투자하라”는 철학이 ‘투자 현인’을 만들다 큰 실수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 투자는 성공에 가까워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과신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아는 것은 버핏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그를 뛰어난 투자자로 만든 비법이다. ‘관심 분야를 공부하고 분석해 투자하라’는 게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문과 자기 과신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 범위를 인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잘 알지 못하는 곳과 위험한 곳을 피한다면 적어도 투자에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버핏은 투자를 ‘눈덩이 굴리기’에 비유했다. 처음에는 작은 눈덩이를 산 아래로 굴리면 점점 살이 붙어 커다란 눈덩이가 된다. 이처럼 투자를 계속해나가면 복리 효과를 통해 자산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눈덩이를 오래 굴리기 위해서는 위험한 곳,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곳은 피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투자할 때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겸손을 갖고 지혜롭게 투자해나간다면, 큰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필자인 최명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건대하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의사들이 직접 글을 쓰는 정신의학신문의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제적 의사결정에 우리의 심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풀어 설명해왔다.
  • [금요칼럼] 애국가 컬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애국가 컬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요즘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가족이 다들 태극기를 향해 경례하며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사진을 공개했다. 바로 구설수가 들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느니, 강제와 자발의 차이도 모른다느니, 자기중심적 가부장의 독선이라는 등의 비아냥조 비판이 들끓었다. 30~40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 테다. 그런데 왜 지금 2020년대에는 조롱과 패러디의 먹잇감이 됐을까?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신주처럼 그저 신성하게만 다루던 태극기를 청년들이 옷으로 만들어 입고 거리를 누비던 서울월드컵 때가 벌써 20년 전이다. ‘성스러운’ 태극기 문양을 각종 디자인으로 사용하는 데 우리는 이미 익숙하다. 그만큼 사람들의 의식이 자유롭게 진화했다. 그런데도 이런 변화를 전혀 모른 채 한물이 가도 한참 간 레퍼토리로 자신을 선전하려다 되레 역풍을 맞은 꼴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돌아볼 진짜 문제는 애국가 가사다. 가사의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만 강요할 뿐, 국가가 국민에게 어떤 존재인지는 일언반구도 없다. 1, 2절과 후렴은 추상적일지언정 대한의 영원무궁을 기리는 내용이라 그런대로 괜찮다. 하지만 3, 4절 가사는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만 강조한다. 특히 “일편단심일세”라거나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데 이르면 무슨 종교집단의 맹세문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어떤 컬트 집회에서 불러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다. 국가의 가사는 각 나라의 특별한 역사 경험에 따라 다양하다. 지금도 왕을 둔 나라의 국가는 국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 국가를 거부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혁명을 거친 나라의 국가 가사는 대개 전투적이다. 또한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분명하다. 그 무엇이 바로 국가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 국가는 압제에 대한 저항과 자유를 위한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국가의 요체 또한 독립과 자유다. 이는 내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되 그 국가는 반드시 자유라는 가치를 구현하는 국가여야 함을 전제한 셈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국가 가사에는 ‘민주’나 ‘공화’(共和)를 연상할 만한 내용이 전혀 없다. 애국가를 아무리 소리 높여 부를지라도 내가 충성을 바칠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 알 길이 없다. 상대의 정체도 제대로 모른 채 무조건 복종하고 충성하는 현상은 주로 종교에서, 특히 컬트에서 흔하다. 그런데도 그런 애국가를 가족모임에서 4절까지 함께 부른다니, 정말 사실이라면 일종의 ‘애국가 컬트’에 가깝다. 1972년에 만들어 30년 넘게 국민에게 강요한 국기에 대한 맹세도 다를 바 없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여기서도 조국에 대한 절대적 충성만 강조할 뿐, 충성을 바칠 대상인 조국이 어떤 국가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래서 2007년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고 ‘국가의 조건’을 명시해 수정했다. 맹세라는 것 자체가 여전히 좀 웃기지만, 그나마 고무적인 진일보라 할 수 있다. 예비후보 자신을 포함해 그 가족 구성원들, 그리고 최 예비후보와 생각이 같아서 캠프에 합류했다는 이들은 “자유롭고 정의로운”이라는 대한민국의 국가 조건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자유와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중시한다면, 애국가도 국기에 대한 맹세도 가족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 권유도 곤란하다.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가부장의 권유를 뿌리칠 가족 구성원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시대 흐름의 변화를 제대로 읽기는커녕 점차 컬트화(化)하는 예비후보가 한둘이 아니라 큰일이다.
  • ‘여자 트럼프’ 공화당 그린, 올해만 세번째 트위터 ‘중지’

    ‘여자 트럼프’ 공화당 그린, 올해만 세번째 트위터 ‘중지’

    ‘백신이 코로나19 줄이는데 효과적이지 않다’트윗 올렸다 일주일간 읽기 모드만 이용가능극우 음모론 등으로 올해 들어 세번째 조치‘여자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극우 성향의 언급을 많이 하는 미국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세번째 트위터 계정 정지 조치를 당했다. CNN에 따르면 그린의 트위터 계정은 일주일간 정지됐다. 이 기간 동안 그린은 트윗을 게재할 수 없으며 읽기 모드만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 9일(현지시간) 트윗이었다. 그린은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해선 안 된다며,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린은 지난달에도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게재해 계정이 12시간 정지됐다. 지난 1월에는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대해 음모론을 공유해 역시 12시간 정지를 당했다. 그린은 지난 4월 ‘파우치 해고 법’을 내기도 했다. 새 소장이 선임될 때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이끌어 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연봉을 현재 40만 달러(약 4억 6800만원)에서 ‘0원’으로 하는 내용이다. 그는 “파우치의 거짓말, 사람들이 죽는다”는 구호로 홈페이지(사진) 등에서 해당 법안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외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을 ‘나치 돌격대’에 비유하고 마스크 착용 지침을 ‘홀로코스트’ 참사에 비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초선인 그는 지난해 조지아주 선거 운동 때부터 극우단체 큐어넌(QAnon)을 지지했던 과거 발언들이 공개되며 비판을 받아왔다. 2018년 17명이 숨진 플로리다 고교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총기 규제 여론을 자극하려고 벌인 자작극”이라고 했고, 2019년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축출하자며 “머리에 총을 쏘는 게 빠르다”고 주장한 페이스북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 [글로벌 In&Out] 국가폭력 다룬 임철우 작품의 현재적 의미/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국가폭력 다룬 임철우 작품의 현재적 의미/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과정

    “가장 좋아하는 한국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임철우 작가라고 대답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한국문학 작품의 작가가 임철우이다. 특히 박사 첫 학기 때 읽었던 작품 중에 빠르게 끝까지 읽은 인상깊은 작품은 2004년에 출간한 임철우의 장편소설 ‘백년여관’이었다. ‘백년여관’은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5ㆍ18 광주민주화항쟁’뿐만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서 1948년에 벌어진 ‘제주 4·3사건’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과 관련한 기억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국가폭력이라는 주제도 명백히 잘 묘사됐다.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소설이 상당히 취향에 맞았다. 임철우의 ‘백년여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전개된 서사의 구조이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설정과 특히 과거에 벌어진 사건을 비추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 그것과 현재에 사는 인물과의 연관성이 눈에 띈다. 소설에서는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을 현재 인물들의 기억이나 상처의 치유와 연관시켰다. 그래서 작품을 읽으면서 항상 소설 속에서 묘사된 사건들을 머릿속에서 재현하고 인물들의 기억과 상처를 다시금 깊이 생각했다. 임철우 작가에게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이후부터이다. ‘백년여관’에 이어 임철우의 초기 작품집, 즉 ‘아버지의 땅’(1984), ‘그리운 남쪽’(1985)을 읽었고 최근에 발간된 ‘이별하는 골짜기’(2010)도 읽기 시작했다.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꾸준히 읽다가 비슷한 주제나 배경을 발견하면 작가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의 땅’ 은 단편소설집인데 거의 모든 작품이 ‘한국전쟁’과 ‘5·18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주제를 내포한다. 단편작품마다 일관되게 거의 유사한 키워드가 거론된다. 이를테면 고립된 공간에서 공포감에 시달리는 인물, 국가에 의한 폭력적인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그 기억에 시달리는 인물들, 그러한 기억을 망각하는 인물들, 또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키워드가 비슷해도 임철우가 ‘한국전쟁’과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작품에 개입시키고 형상화하는 태도는 결코 비슷하지 않다. ‘아버지의 땅’에 실린 ‘6·25전쟁’은 전쟁의 상황이 직접적으로 묘사됐다. 반면 ‘5·18 광주민주화항쟁’은 작품에서 알레고리적으로 표현했다. 즉 암시적으로 전개된다. 아마도 작품을 집필한 시기가 국가기관의 검열이나 검증이 일상이던 때였을 것이다. ‘아버지의 땅’을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백년여관’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땅’ 발행 20년 이후에도 작가는 일관되게 국가폭력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과 망각을 다뤘다. 그러나 ‘백년여관’에서는 임철우가 한국전쟁과 광주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제주 4·3사건’과 베트남전쟁도 다루었고, ‘아버지의 땅’에서 흔히 보지 못한 ‘내 자신을 용서하고’, ‘기억과 결별하려는’ 태도를 폭로했다. 이는 이 작품이 ‘아버지의 땅’과 구별되는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땅’에서는 이런 태도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버지의 땅’을 발표하고 20년이 지난 2000년대에 작가는 ‘5·18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인해서 자기가 내포한 죄의식을 드디어 떠나보내고 더는 자책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인가. 2010년에 발행한 ‘이별하는 골짜기’도 거의 마찬가지이다. 이 소설에 나타난 주제도 폭력과 거리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 소설의 초점은 일제강점기 때 벌어진 위안부의 문제이다. 작가의 이런 문제의식도 ‘아버지의 땅’에 나타난 것과 함께 고민해 보면 의미심장하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도 거의 유사한 사건이 있고 이 사건들을 다룬 문학 작품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금 더 깊이 비교하면 흥미가 있으리라 믿는다.
  • 작가와 랜선 데이트… 종로서 즐기는 여름방학 ‘북캉스’

    작가와 랜선 데이트… 종로서 즐기는 여름방학 ‘북캉스’

    “신나는 여름방학, 집에서 안전하게 ‘북캉스’ 즐겨요.” 서울 종로구가 어린이와 가족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청운문학도서관에서는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비대면으로 ‘청운 랜선 북캉스’를 운영한다. 매주 토요일 총 3회에 걸쳐 온라인 저자 강연회가 열린다. 14일에는 최은옥 작가와 함께하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21일에는 미우 작가와 함께하는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 ‘공포의 새우눈’이 진행된다. 오는 28일에는 이진하 작가와 함께하는 숙제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 ‘여름방학 숙제 조작단’이 열린다. 대상은 초등학생 1~6학년이며 비용은 무료다. 신청은 종로문화재단 누리집(https://www.jfac.or.kr)이나 청운문학도서관(070-4680-4032, 4033)으로 하면 된다. 온라인 줌(zoom) 프로그램을 활용해 실시간 강연 방식으로 진행한다. 구는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의 하나로 오는 13일 ‘펭귄의 집이 반으로 줄었어요’ 저자인 채인선 작가를 초청, 온라인 특강을 선보인다. 황제펭귄이 남극에 닥친 기후변화 현상을 이겨 내며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 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펭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는 내용이다. 종로문화재단 누리집이나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02-747-8336)에 신청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코로나에 폭염까지 겹쳐 좀처럼 바깥 활동을 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이 집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남편 대화 몰래 녹음한 30대 아내 집행유예

    남편 대화 몰래 녹음한 30대 아내 집행유예

    불륜을 확인하기 위해 차량에 몰래 둔 휴대전화로 남편과 다른 여성의 대화를 녹음한 3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37·여)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타인의 비공개 대화를 3차례 녹음하고,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6차례 보냈다”며 “범행 내용과 목적 등을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B씨와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남편과 피해자의 불륜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인천시 한 주차장에서 남편의 승용차 조수석 아래에 몰래 녹음 버튼을 누른 휴대전화를 둬 남편과 다른 여성 B씨의 대화를 3차례 녹음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같은 해 3월 “너 신랑한테 알려 나갈게.명심해.다 읽기 전에 나한테든 신랑한테든 수작 부릴 생각 말고 긴장하고 있어.”라는 내용 등의 문자메시지를 B씨에게 6차례 보낸 혐의도 받았다.
  • LG유플, 5G 가입자 450만명 목표 순항…“디즈니와 OTT 협상 긍정적 진행中”

    LG유플, 5G 가입자 450만명 목표 순항…“디즈니와 OTT 협상 긍정적 진행中”

    LG유플러스가 올해 2분기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알뜰폰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났고, 신사업도 호조세를 기록한 덕이다. 올해 5G 가입자 목표치인 450만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비통신 사업의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온라인동영상(OTT) 사업의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디즈니와의 협업과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6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 3조 3455억원, 영업이익 26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2% 늘어났다. 108.8% 급증해 372만명 기록한 5G 가입자 LG유플러스의 근간이 되는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난 1조 5056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자 수는 2세대(2G) 이동통신의 서비스 종료 영향으로 소폭 줄긴했지만 5G 가입자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108.8% 급증한 372만 7000여명을 기록했다. 전체 LG유플러스 모바일 가입자 중 32.9%가 5G를 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목표치로 내걸었던 450만명 5G 가입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LG유플러스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알뜰폰도 가입자가 235만 7000여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9.4% 늘어나며 무선 사업 매출 성장에 큰 몫을 했다. 무선 해지율 1.28%까지 감소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강조한 해지율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 무선 해지율은 1.2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5% 떨어졌다. 신규 결합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내놓은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하지만 설비투자비(CAPEX)는 48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7%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해서는 27.2% 늘어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에 5G 농어촌 공동망이 계획돼 있고, 5G 전국망 실내 커버리지 구축을 이어가면서 하반기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비통신 사업 매출 2025년에 30%까지 늘릴 것 LG유플러스의 기업인프라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7% 증가한 38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부산·여수 스마트항만 사업,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 스마트산단 구축 사업 등을 수주하며 신사업에 힘을 쏟은 덕이다, 세부 사업별로 보면 기업(B2B) 솔루션 매출은 신사업 수익화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34.3% 늘어난 1342억원, 기업인터넷과 전용회선 등을 포함한 기업회선 사업 매출은 3.3% 오른 1879억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은 5.7% 늘어난 667억원 매출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LG그룹사들과 힘을 합쳐서 스마트팩토리나 인공지능(AI) 콜센터 등의 신사업을 적극 공략하고, 10만대 이상 서버 운영이 가능한 평촌 IDC2센터 구축을 통해 신규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 30%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반기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TV(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9% 증가한 538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IPTV 사업 매출은 기본료 수익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8.4% 늘어난 3039억원을 기록했다. 영유아 전용 서비스 ‘U+아이들나라’ 등의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IPTV 가입자는 지난해 대비 9.4% 증가한 517만 3000여명으로 늘었다. U+아이들나라 누적 이용자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4600만명에 육박했다. 또한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3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6% 늘어났다. “디즈니와 협상 긍정적으로 진행중”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은 디즈니와의 OTT 협업에 대해 “현재 디즈니와 긍정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중간 배당 도입 LG유플러스는 올해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도입해 주당 200원씩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전체 배당규모가 전년대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혁주 CFO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서 적으나마 일단 중간배당을 시행하게 됐다”면서 “연간 기준으로 현 매출,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절대규모 측면으로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오늘마음읽기]남들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떨리는 그대에게

    [오늘마음읽기]남들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떨리는 그대에게

    <5회 내 마음 들여다보기 : 발표 불안 극복은 이렇게>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두려움 탓 불안감사람들은 생각보다 발표자 신경 안 써‘80%만 해도 잘한 것’이라 마음먹고발표 잘못돼도 별일 아님을 깨달아야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다섯 번째 회에서는 발표할 때만 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심리를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분석했습니다.‘내 업무 결과를 보고 다들 비웃으면 어쩌지?’ 정 과장은 내일 있을 회의가 너무 두렵습니다. 높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성과를 발표해야 합니다. 준비한 대로 잘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습관처럼 듭니다. 나를 바라보는 수십 개의 눈앞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면 가슴이 답답해 잠도 오지 않을 지경입니다.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몇 번이고 발표 자료를 점검하고, 리허설도 해보지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발표 상황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갑자기 하얘져 당장 뭘 더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부장님이 또 혼낼 텐데’라거나 ‘이전보다는 더 잘해야 하는데’ 따위의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요. 현대 사회는 자기 홍보(PR)의 시대입니다. 자기표현의 방식도 다양해져서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의견과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자신의 주관을 뚜렷이 밝혀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면서 이런 상황을 고통스러워하는 이들도 많아졌지요. 발표 불안은 수행 불안(performance anxiety)의 한 종류입니다. 수행 불안은 시험, 발표 등의 활동을 할 때 생겨나는 긴장과 불안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타인들 앞에서의 발표를 두려워합니다. 사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수십 년 동안 무대에 선 베테랑 가수들도 무대 뒤에선 여지없이 긴장하잖아요. 그 불안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사로잡히게 될 때, 우리는 발표 불안의 덫에 걸리게 됩니다. 발표 불안을 느끼는 이의 마음에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숨어 있습니다. 대인 관계에서 느끼는 고통의 또 다른 형태이지요. 또 발표하는 상황이나 발표할 때 청중들의 시선 등에 과한 의미부여를 습관적으로 할 때 몸과 마음은 불안의 늪으로 빠져듭니다. 정 과장처럼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마음을 흔드는 요소입니다. 발표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불안 극복을 위한 4가지 ‘꿀팁’을 소개합니다. ①사람들은 사실 나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요발표를 할 때는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주목하는 것 같아요. 내가 떠는 것, 실수하는 것 하나하나 다 집어낼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듭니다. 발표 불안에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가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타인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내가 청중으로 앉아 있다고 생각해볼까요? 막상 발표자를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일거수일투족을 다 관찰하지 않아요. 발표자를 보다가,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보다가, 또 스마트폰의 메시지도 잠깐 체크하기도 하지요. 발표자가 설령 긴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해도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아요. 발표자보다 잠시 후 먹을 점심 메뉴가 더 중요하니까요. 나의 모습, 나의 행동이 관찰당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②실력 발휘는 80%면 충분…너무 완벽해지려 하지 마세요 우리는 준비한 발표의 100%를 다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80% 수준, 즉 약간은 못 미치는 발표를 할 수밖에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완벽주의는 발표자에게 맹독(猛毒)과 같습니다. 물론 욕심 같아서는 150%, 200%를 해내고 싶을 거예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인 그 유명한 발표처럼, 청중의 관심을 확 잡아끌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의 모든 발표 상황이 매번 극적이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우리 몸과 마음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아서, 항상 일관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어요. 그날의 기분이나, 온갖 요소에 의해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나타납니다. 그런 요소들을 인정하고, ‘80%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할 때 유연한 대처와 여유가 생겨나요. 발표가 불안할 때는 힘을 좀 빼야 합니다.③발표의 진짜 목표는 무엇인지를 기억하세요 당신이 하는 발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완벽하고, 빼어난 발표를 해서 발표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까요? 본질은 ‘내용 전달’입니다. 내가 준비한 것을 다 이야기하고,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나오는 내용을 빠짐없이 설명하고 오는 겁니다. 청중의 감동을 끌어내거나, 마음을 바꾸고 설득하는 효과는 일종의 덤인 셈이지요. ‘내용 전달만 잘하고 오자’는 마음가짐은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도와줍니다. ④불안은 드러낼수록 줄어들어요 발표 시 불안을 꼭 숨겨야 할까요? 얼굴이 붉어지고, 손이 떨리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을 숨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불안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 우리 몸과 마음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우리 뇌는 우리가 힘들어하는 대상을 경계합니다. 생존을 위해서지요. 발표가 불안하다면, 발표 상황 내내 몸과 마음이 긴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불안을 스스로 기꺼이 드러낸다면, 역설적으로 뇌는 경계를 풀게 됩니다. 발표를 시작할 때 자신의 떨림을 먼저 밝혀 봅시다. “저는 사실 발표가 익숙지 않습니다. 좀 떨리네요”, “많은 분을 모시고 발표하게 되니 긴장이 됩니다. 좀 떨어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식으로 너스레를 떨어보는 거예요. (물론 사람들은 그 말을 신경조차 쓰지 않겠지만) 스스로 ‘불안함을 보이면서 발표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불안에 대한 이차적 불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광고 기법이라 합니다. “불안하면 뭐 어때, 누가 이상하게 보면 좀 어때?” 여기가 제일 중요한 대목입니다. 누가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게, 발표할 때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게 그렇게 끔찍한 일일까요? 물론 긴장하며 발표하는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는 건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누가 나를 이상하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따지고 보면 내 삶에서 그리 큰일이 아닙니다. 설령 발표를 망친다 한들, 긴 삶을 걸어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아주 짧은 순간의 경험일 뿐이에요. 어찌 됐든 발표는 끝납니다. 그 결과가 어떻든, 사실 그 경험은 나를 금세 스쳐 갑니다. 불안하면 뭐 어떻고, 누가 나를 이상하게 보면 좀 어때요? 이 말을 자주 되뇝시다. 우리는 모든 이에게 인정받을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어요. 인간이 본질적으로 불완전하듯, 발표도 그러합니다. 완벽한 발표는 어디에도 없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합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김교신, 손기정의 스승/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김교신, 손기정의 스승/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1936년 8월 나치 독일의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그보다 한 해 전인 1935년 11월 3일 일본에서는 베를린올림픽 출전 마라톤선수 선발대회가 도쿄의 메이지신궁(明治神宮) 경기장과 로쿠고바시(六鄕橋)를 왕복하는 코스에서 열렸다. 이른바 메이지신궁경기대회다. 이 대회에서는 마라톤 외에 축구, 야구, 농구 등의 경기도 치러졌다. 이날 양정고보 학생 손기정(1912~2002)은 2시간26분42초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고 베를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양정고보 교사 김교신(1901~45)은 농구부 감독 자격으로 대회에 동행했다. 손기정은 경기 시작 전 김교신에게 특별한 부탁을 한다. “선생님, 제가 뛸 때 일정한 거리 앞에 자동차를 타고 응원하시면서 선생님의 얼굴이 제게 보이도록 해 주십시오.” 당시에는 반환점을 지난 후 일정 구간에서 응원단이 선수들 앞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며 응원하는 게 허용됐다. 김교신은 손기정의 요청을 듣고 ‘설마 선생 얼굴 보는 일이 손군의 뛰는 다리에 힘이 될까?’ 하고 반신반의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손군은 교사의 심장 속에 녹아 하나가 되어 버렸다’고 술회한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 고개를 뒤로 돌린 채 달리는 손기정을 응원하는 내내 김교신의 두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김교신은 이렇게 기록했다. “로쿠고바시 절반 지점에서부터 종점까지 차창에 얼굴을 보이고 응원하는 교사의 양쪽 뺨에는 멈출 줄 모르는 뜨거운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하니, 이는 사제(師弟) 합일의 화학적 변화에서 발생하는 눈물이었다. 그 결과가 세계 기록이었다.” 이듬해 손기정은 베를린에서 마라톤 영웅이 되지만, 1936년 8월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졸지에 감시 대상으로 전락한다. 1936년 10월 8일 여의도 비행장으로 개선 귀국한 손기정 주변에는 경찰이 좍 깔려서 환영 나온 군중과의 접촉을 막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손기정을 칼 찬 경관과 사복형사가 마치 죄인을 연행하듯 양쪽에서 붙잡고 끌고 갔다. 손기정의 쾌거가 민족 감정에 불을 댕겨 반일 시위나 독립운동으로 번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1937년 2월 7일 졸업을 앞둔 손기정이 정릉의 김교신 자택을 방문한다. 양정 졸업 후 두부 장사를 하겠다고 선생에게 고하자 김교신은 “만일 서울서 개업하거든 우리 집에도 배달해 달라”고 부탁한다. 통한의 세월이었다.
  • 무엇을 안다? 무엇을 한다!

    무엇을 안다? 무엇을 한다!

    “시험기간에 사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해도 학생들은 그리 ‘요란한’ 옷을 입지 않습니다.” “무상교복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복을 입으면 학생들 간 위화감이 심해지지 않을까요?” 지난달 14일 전남 나주 빛가람중학교 체육관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각각의 대표자들이 ‘교복 자율화’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찬성 3명, 반대 3명으로 나뉜 토론자들은 논문 같은 자료들을 제시하며 치열한 논박을 주고받았다. 교실에서 생중계로 토론회를 보는 학생들도 댓글로 목소리를 냈다. 빛가람중의 ‘교육 주체 대토론회’는 학기마다 한 번씩 열린다.“교복을 자율화하느냐, 아니냐보다 중요한 건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박주실 빛가람중 교감은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민주시민’의 역량을 얻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빛가람중의 슬로건은 ‘삶과 연계한 미래역량 중심교육’이다. 학교는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력(Creativity)을 학생들에게 필요한 미래 역량으로 제시하고 앞글자를 딴 ‘4C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빛가람중은 학기마다 학년별로 ‘미래 핵심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지난 1학기에 1학년은 ‘자아탐색’, 2학년은 ‘공동체 의식 함양’, 3학년은 ‘멋진 지구인 되기’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과서 밖의 특별활동이나 일회성 행사가 아닌 거의 모든 교과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2학년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공감하며 대화하기’를 연습하고 과학 시간에는 ‘생태계의 다양성’에 빗대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를 이야기한다. 스포츠 경기의 규칙 준수에 대해 토론하는 체육 수업도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교육의 일환이다. 각기 다른 교과가 ‘미래역량’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유기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교사들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머리를 맞댄다. 매월 첫째주 수요일마다 교사들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모임을 하고 수업을 연구하고 설계한다. 교사들이 서로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 지도안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융합 수업이 탄생한다. 박 교감은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자기주도 역량을 키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서 “2학기에도 학생들의 삶과 맞물린 여러 주제의 프로젝트 수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이 기초학력인 시대 학교 교육의 초점은 학생들이 ‘무엇을 아는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옮겨 가고 있다. 학생들이 지식을 아는 데 머물지 않고 아는 것을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교육과정인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이 같은 ‘미래역량’을 핵심적인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황규호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역량’을 정의하는 데에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지식을 배워 삶과 사회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교육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자는 게 역량 중심 교육”이라고 말했다. 습득한 지식이 휘발되지 않고 삶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온정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는 복잡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면서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교과별로 만들어 놓은 지식을 습득했다면, 앞으로는 학생 스스로 지식을 만들고 자신과 사회의 맥락 속에서 의미를 찾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교육 2030’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대 성인이 될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서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며 책임의식을 갖는 시민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의 성공을 넘어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이라고 OECD는 강조한다. 그간 ‘3R’(읽기·쓰기·셈하기)에 머물렀던 기초학력의 의미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온 교수는 “미래 역량은 견고한 기초소양 위에서 발휘된다”면서 “지금까지의 ‘3R’ 개념이 탈맥락적인 단순 기능이었다면 앞으로는 맥락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 등 미래 사회에 닥쳐올 도전을 준비하는 교육도 요구된다. 황 교수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그동안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소양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고민, 갈등을 조절하는 공동체 역량도 중시되고 있다”고 말했다.●코로나 계기로 감염병·환경 이슈도 관심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기후위기, ‘플라스틱 대란’ 같은 이슈들을 계기로 학교 교육에서도 생태와 기후,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찾은 인천 서구 인천경연초중학교는 학교 건물 한쪽에 ‘에코(Eco) 스마트팜’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천 서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3억원을 투입, 중학교 건물 2층에는 스마트팜이, 초등학교 4층 건물에는 스마트 온실이 들어서 학생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연초중은 인천 최초의 초·중 통합학교로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다. 박용진 인천경연초 교감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총 12학년에 걸쳐 발달 단계에 맞는 기후·생태환경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중학생이 스마트팜을 운영한다면 초등학생은 그보다 쉬운 스마트 온실을 운영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 유아들은 동식물 관찰과 쓰레기 줍기 같은 체험과 활동을 통해 자연과 생활에 대해 배워 나가고 있다. ‘꼬마농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방울토마토 같은 작은 식물을 직접 기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은 ‘폐휴대폰 모으기’와 ‘마을연계 생태교육’ 등 환경보호와 생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이어 간다. 중학생은 나아가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는 간단한 ICT도 배운다. 지난 1학기에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식물을 연결하고 코딩을 활용해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물과 빛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학기에 문을 여는 에코스마트팜은 학생들이 직접 식물을 재배하며 생태와 환경, ICT까지 배워 나가는 교육의 장이 된다. 초등학생들은 스마트 온실에서 감자와 배추 같은 작물을 기르고 수확해 김치 같은 간단한 음식을 만들 계획이다. 중학생은 ICT를 활용해 식물을 기르고 학교 브랜드를 내걸어 판매까지 한다는 구상이다. 조형규 인천경연중 교감은 “식물을 재배하는 동아리와 스마트팜을 관리하는 동아리, 판매를 하는 동아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미래 농업과 코딩, 마케팅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와 생태 교육에서 출발한 스마트팜이 ICT와 진로교육으로까지 이어지는 청사진이다. 이현주 인천경연초중 교장은 “식물을 직접 기르면서 학생들은 인성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ICT를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까지 접해 볼 수 있다“면서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미리 체험하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SK 앞섰다…마이크론 “176단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최초 양산”

    삼성·SK 앞섰다…마이크론 “176단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최초 양산”

    미국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6단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초고속 5세대(G)용 176단 범용 낸드플래시 ‘UFS 3.1 모바일 솔루션’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히며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된 플래시매모리”라고 자신했다. 해당 제품은 하이엔드 및 플래그십 스마트폰용으로 설계됐으며 이전 세대보다 75% 빠른 순차 쓰기와 70% 빠른 랜덤 읽기가 가능해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고 마이크론은 설명했다. 이어 실제 10분 정도의 4K 유튜브 영상을 0.7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고 2시간짜리 4K 영화를 9.3초만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처음으로 176단 낸드 출시에 성공한 마이크론의 행보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른바 ‘초격차 전략’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주도해온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우리 업체들은 기술적 우위를 자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진만 메모리 담당 부사장은 “이제는 단수에만 집중하기보다 낸드 높이가 효율성 측면이나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것인가가 삼성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라며 일각의 기술 경쟁력 저하 우려를 반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업계 최소 셀 크기의 7세대 176단 V낸드 기술이 적용된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첫 출시하고, SK하이닉스는 연말부터 176단 낸드 양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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