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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協 ‘함께 신문읽기 공모전’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는 신문활용교육(NIE) 교육 기부 기관으로 학생들의 읽기, 말하기,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2013 함께 신문 읽기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공모전은 다음 달 1일부터 30일까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일간지에서 관심 있는 기사를 골라 가족, 선생님,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눈 후 감상문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감상문 작성법, 제출 서류 등의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를 참조하면 된다.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10·끝)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10·끝)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구텐베르크 성서’가 가장 먼저 제작된 금속활자 문서로 인식돼 왔다. 이런 서구 중심의 편견을 무너뜨리고 직지심체요절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한 사람이 역사학자 고 박병선(1928~2011년) 박사다. 프랑스에서 버려지다시피 잠자고 있던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내 반환에 앞장서 ‘외규장각의 어머니’라는 찬사를 얻었다. 박 박사의 죽음 역시 주목받았다. 2010년 직장암 수술과 이어진 추가 수술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박 박사는 의연한 죽음을 선택했다. 호스피스 치료를 받으며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병인양요와 외규장각 의궤 약탈 과정을 담은 책의 저술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품위 있는 죽음을 통해 ‘웰다잉’(well dying)을 실천한 셈이다. 품위 있고 아름답게 인생을 살아가는 ‘웰빙’과 더불어 최근에는 ‘웰다잉’이 각광받고 있다. 죽음은 한때 거론 자체를 금기시했던 단어다. 웰다잉의 부상에는 일생 동안 인간다운 삶을 살아왔듯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미약했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세계 40개국을 대상으로 ‘죽음의 질’(quality of death)을 평가해 발표했다. 생애 마지막 보살핌의 질과 유용성이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3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웰다잉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6월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팀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4명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의 첫째 조건으로 꼽았다. 환자나 가족이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무의미한 치료보다는 ‘모두의 행복’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웰다잉에 필요한 방안으로 88.3%가 ‘자원봉사 간병 품앗이 활성화’를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종 체험 교육 등 웰다잉 관련 프로그램도 확산되고 있다. 복지재단이나 종교기관 외에 지방자치단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서울 마포구는 2007년부터 매년 웰다잉 체험 교육 행사를 열고 있다. 죽음의 경과와 호스피스 교육 등 이론 교육과 자서전·유서 작성과 입관체험 등 체험실습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1684명이 수강했다. 서울 종로구 역시 ‘웰다잉 연극단’을 운영, 노인들이 인생의 뒤안길을 더욱 충실히 마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참여자가 사업 초기 매년 100여명 선에서 2011년부터 4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노년층이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 여생을 풍요롭고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가리키는 ‘버킷리스트’와 유사한 유언장이나 ‘은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웰다잉을 위한 권장 사례로 손꼽힌다. 여류작가 한말숙(82)씨는 2003년 한 문학잡지에 유언장을 기고해 화제를 모았다. 한씨는 유언장에서 “수의는 내가 준비한 것을 입히고 장례식은 병원 영안실, 가족장으로 검소하게 치러라. 묘비는 비싼 대리석을 쓰지 마라”고 당부했다. 전남 나주시의 농산물유통센터 대표인 심재승(55)씨는 지난해 ‘은퇴 후가 기다려지는 이유들’이란 에세이로 은퇴 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보건복지부가 주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그가 적은 은퇴 후 할 일은 ▲가족과 여행하기 ▲두 딸에게 편지 건네기 ▲동화책 읽기 ▲장구 두드리기 ▲전원생활 등이다.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30년 넘게 몸담은 조직에서 이탈해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심씨는 “노년은 치밀한 계획과 사전탐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한 바깥세상을 볼 수 없는 미로 같은 터널”이라면서 “그리워만 할 뿐 영영 햇빛을 보지 못하는 게으른 두더지로 사느니 저 멀리 손짓하는 제2의 인생을 향해 부지런히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반딧불이처럼 사라지는 신인 만화가, 그들을 살리려…

    반딧불이처럼 사라지는 신인 만화가, 그들을 살리려…

    “만화계라는 게 밖에서 보면 거대한 뭔가가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 보면 성냥개비처럼 연약한 작가들이 촘촘히 박혀 있죠. 작품이 엄청나게 빨리 소비되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시간도 훨씬 짧아졌어요. 강풀 정도를 제외하면 시대를 점유하는 작가가 있을까요. 한 작가가 불에 타면 모두 ‘우’하고 불타 없어질 수도 있는 형국인 거죠.” 웹툰을 등에 업은 만화가 어느 때보다 두꺼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즈음.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독자들도, 만화 작가도 매일 수십 종씩 업데이트되는 웹툰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름 난 작가의 작품에는 독자가 몰렸지만 흙 속의 진주 같은 신인 작가들은 반짝하고 사라졌다. 안타까웠다. 윤 작가는 어린 시절 다른 사람들과 만화 읽기 모임을 하며 자란 기억을 떠올렸다. ‘좋은 만화를 소개하고 누군가와 함께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즐겁지 않을까.’ 이달 중순 창간하는 만화 리뷰 웹진 ‘에이코믹스’(www.acomics.co.kr)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건 지난해 5월 김봉석 영화평론가를 만나면서부터였다. 평소 만화에 대한 그의 글을 유심히 읽어 온 윤 작가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김 평론가 역시 만화에 대한 소비는 크게 늘어났지만 “학교폭력 같은 사회문제만 생기면 만화에 몰매를 퍼붓는 현실”이 불편하던 차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잡지 등을 통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문화의 영역으로 확고히 인정받게 된 영화와는 달리 만화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도 그를 자극했다. 수면 아래 있는 만화를 끄집어내고 싶었다. 김 평론가가 편집장을 맡은 에이코믹스는 철저히 만화 리뷰를 중심으로 한다. “영화 잡지에 영화가 없듯, 에이코믹스에도 만화는 없다”는 그의 말처럼 웹툰을 연재하지는 않는다. 중심이 되는 것은 매일 업데이트 되는 웹툰 중 ‘베스트 10’을 골라 소개하는 기사다. 매주 한두 번은 만화에 대한 다양한 기획 기사를 선보이고, 외부 필진의 칼럼도 실을 예정이다. 만화라면 웹툰과 그래픽 노블, 출판 만화 등 국적과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름도 ‘모든’(all) 만화를 다룬다는 의미에서 에이코믹스다.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정이다. 준비에 1년이 넘게 걸린 것도 ‘미생’을 펴낸 위즈덤하우스에서 일부 도움을 받기 전까지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시작해야 굴러갈 수 있겠다 싶어” 운영 비용도, 마땅한 수익 모델도 없지만 결기만으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 만화 잡지도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는 상황에서 리뷰 잡지는 더더욱 드물다. 만화에 대한 애정만으로 이들은 뭉쳤다. “몸으로라도 때우고 싶다”는 두 사람의 농담은 그래서 더 진지하고 뜨겁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우리 사회에서 종교의 표류는 새삼스러운 화제가 아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우려한다’는 비아냥은 일상의 명제가 된 듯하다.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지만 대형 교회를 비롯해 이른바 어긋난 공동체를 이끄는 목회자·성직자들의 끊임없는 일탈과 무신경에 묻히기 일쑤다. 그래서 요즘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자주 들먹거려진다.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시공사)을 펴낸 김경집(54)씨도 그 하층부터의 개혁을 강조하는 독특한 인문학자다. “종교는 이제 단순한 신앙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일상의 영역이지요. 인간의 가치있는 삶을 연구하고 천착하는 인문학자라면 종교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서강대에서 영문학,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자.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한때 수도원 입회를 꿈꾸었다는 김씨는 당당하게 ‘기독교 신자’라고 말한다. 학부시절 부전공으로 신학에 관여한 게 제도권 신학 공부의 전부지만 독학으로 기독교 공부를 계속했고, 그런 천착으로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에서 인간학과 영성 과정을 가르쳤다. 올해 초 서울서 충남 서산시 해미로 옮겨 지역사회의 문화운동과 공동체적 삶에 매달리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 관련 공부와 저술에 할애하고 있다는 김씨. ‘눈먼 종교를’은 이른바 공관복음이라고 하는 4대 복음서 바로보기에 초점을 맞춰 오랫동안 고민해 온 글쓰기의 결실이다. “4대 복음서는 예수의 출생과 공생애, 죽음, 부활까지 모두 담은 표준의 텍스트라 할 수 있지요. 4대 복음서만 제대로 읽고 그 속에 담긴 교훈을 오롯이 실천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 이르진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에는 온갖 비유가 넘쳐난다. 그 비유는 사랑과 희생을 실천했던 예수님 교훈의 폭넓은 암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그 비유의 보고인 복음서를 왜곡하고 있고 거기서부터 눈먼 종교의 일탈이 시작된다고 김씨는 거듭 말한다. “우리 기독교계에 뿌리깊은 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에 바탕한 근본주의 복음이 원인입니다.” 성경 속 비유는 너른 시야와 근거 있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그 가치와 교훈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단다 “성경 문구에서 단 한 자도 벗어나선 안 된다는 고집과 강요는 예수님 말씀의 본뜻인 사랑과 희생의 실천과는 달리 그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무모한 전도로 치닫기 마련이지요. 도처에 흔한 ‘예수천당 불신지옥’식 강요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고집과 불통의 큰 원인은 서구 숭상 일변도의 신학과 교회체제란다. “우리 개신교계의 뿌리인 미국 근본주의 복음신학과 천주교의 중심인 로마 가톨릭에 너무 매달려 있어요. 우리 천주교만 하더라도, 오죽하면 ‘로마보다 더 로마 같다’는 말을 들을까요.” 개혁운동이 있다고 해도 교회를 이끌고 주도하는 목회자, 성직자의 힘에 주눅들고 마는 지금의 공동체 생리에선 변화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실정. “이제 본격적인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작은 바로 성경 속 예수님 말씀을 제대로 읽고 실천하는 신자들의 결집일 것입니다.” 지금 종교가 우선 치중해야 할 것은 신앙 이전에 도덕적 우월성의 회복이라고 흔히 말한다. “예수가 금지한 것을 예수의 이름을 팔아서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김씨는 성경 바로 읽기의 연장 작업으로 창세기와 한국 교회사에 관련한 책을 조만간 세상에 내놓겠다며 벼른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檢, 李회장 사법처리 밑그림 끝내… 비자금 흘러간 곳 추적 주력

    檢, 李회장 사법처리 밑그림 끝내… 비자금 흘러간 곳 추적 주력

    검찰이 25일 CJ그룹 비자금 조성과 탈세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재현 회장을 소환하면서 이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회장 사법처리를 위한 정지작업이 끝난 만큼 검찰은 이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게 이번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달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 회장을 피의자로 특정했다. 이 회장이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 탈세, 주가조작, 부동산 매입 등 여러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검찰은 ‘비자금 조성 경위 및 규모 파악→비자금 조성 지시·수행자 확인→용처 수사’의 밑그림을 그리고 이 회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이 비자금 용처 전모를 파악하는 와중에 이 회장을 소환한 것이다. 이 회장은 국내외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운용하며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04년 3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시샨개발’ 명의로 회사 주식 156만여주를 차명 보유하다 2009년 9월까지 모두 팔아 얻은 1000여억원의 양도차익과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톱리지’에 조성한 비자금으로 2008년 11월∼2010년 7월 CJ와 CJ제일제당 주식 거래를 통해 거둔 50억원의 양도차익 등을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1998∼2005년 제일제당의 복리후생비와 회의비, 수입 원재료 가격 등을 허위 계상하는 방식으로 600여억원을 빼돌린 것도 파악했다. 또 일본 도쿄의 빌딩 2채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CJ일본법인을 담보로 제공토록 해 회사에 350여억원의 손해를 끼친 점도 밝혀냈다. 검찰은 앞으로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전체 규모와 용처 파악에 주력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규모와 용처를 집중 조사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수사할 것”이라면서 “횡령 금액의 용처는 확인된 부분도 있고 확인해 가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이 회장이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주 중 이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 비자금 용처 규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용처 확인 과정에서 2008년 이 회장의 차명 재산과 관련한 경찰 수사와 국세청 조사 무마 관련 로비 등이 드러날 경우 검찰 수사는 2라운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상황이 있어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현재는 소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수사 초기부터 이 부회장과 이 대표를 피의자로 특정,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2002년부터 추적해 왔기 때문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사 교육이 위기인 이유/박찬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한국사 교육이 위기인 이유/박찬구 사회부장

    역사는 한 시대 구성원이 공유하는 집단적인 기억이며, 기록이다. 역사의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일지는 사관(史觀)의 문제라 하더라도, 역사적인 팩트의 영역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역사적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조선 효종이 북쪽(청나라)을 정벌하려던 구상을 우리는 ‘북벌정책’이라 배웠고, 그렇게 부른다. 남쪽에 있는 조선이 북쪽을 정벌한다 해서 ‘남벌(남쪽이 정벌하는) 정책’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6·25전쟁의 성격을 규정하는 ‘남침’도 같은 이치다. 현재 통용되는 교과서는 물론 역사 참고서나 서적은 북쪽이 남쪽을 침략했다는 의미로 ‘남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6·25전쟁을 설명할 때 ‘남침’은, 적어도 현재의 교과과정에서 한국사를 제대로 배웠다면 이래저래 토를 달 수 없는 객관적인 역사 용어인 셈이다. 북한이 침략했다고 해서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말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한국사를 얘기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불통과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최근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를 두고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대다수 청소년이 6·25전쟁은 북한이 저지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일부 조사 결과를 감안한다면, 이들이 ‘북침’을 ‘북한의 침략’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 시대에 통용되는 언어란, 그 시대 구성원이 약속하고 합의한 집단 인식의 결과물이다. 그 언어를 익히지 않거나 등한시한다면 같은 구성원들 사이에 인식의 괴리가 발생하고 대화가 막힐 수밖에 없다. 한 민족이 공유한 역사적인 용어에서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같은 역사적 팩트를 두고 기성세대는 ‘남침’이라 부르고, 자라나는 세대는 ‘북침’이라 한다면, 그만한 난센스도 없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려는 외국인의 눈에 한국사 용어의 단절과 혼란이 어떻게 비칠까. 한국사 교육이 위기라는 문제의식은 기본적으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대 간 역사 용어의 혼란 못지않게 동시대 구성원의 역사 읽기에 장애가 되는 것은 정치와 권력의 역사 개입이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이 사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실록 곳곳에 ‘사신은 논한다’(史臣曰)라는 부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국왕의 언행을 있는 그대로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대목에서는 사관이 직접 국왕이나 고관 대신을 비판하는 내용을 붙이고 있다. 한 예로 선조실록 57권, 27년(1594년) 11월 8일 세번째 기사를 보면 왜구의 재침에 대비해 명나라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비변사의 건의에 선조가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한 대목에서, 사신은 “자력을 보강해 복수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명나라 군사가 와서 구해주길 바랄 뿐”이니 “매우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개탄하고 있다. 최고 권력인 국왕마저도 사신의 붓 끝을 어찌할 수 없었다. 당대의 정치세력이 역사 서술에 감 놔라 배 놔라 했다면, 조선왕조실록의 우수성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역사의 서술과 해석은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우될 일이 아니다. 당장의 혼선과 어지러움을 감수하고라도 동시대 집단 지성에 역사를 맡기는 것이 역사를 올바르게 살리고 후대에 역사의 교훈을 남기는 길이라 하겠다. ckpark@seoul.co.kr
  • 군인이자 문인이에요

    군인이자 문인이에요

    소설책을 읽기에도 정신적·육체적으로 버거울 법한 현역 장병이 아예 소설집을 출간해 화제다. 국방대학교 근무지원대 소속 김원재(23) 육군 상병이 주인공이다. 김 상병은 최근 ‘숲 속의 푸른 조약돌’, ‘티모시’, ‘츠루바시씨의 우메’ 등 5개의 단편과 1개의 중편으로 구성된 ‘구름을 칠하는 사람들’(왼쪽·라온북)이라는 제목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그는 지난해 ‘제11회 병영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 응모해 ‘전장에 드리운 석양 앞에서’라는 제목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미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현역 소설가다. 김 상병은 23일 “개인 정비 시간, 일과 후 휴식시간 등을 활용해 글을 썼다”면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글을 쓰기보다는 진솔한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 상병은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병영문학상 상금 300만원을 국방대 인근 고아원 등에 기부했다. 김 상병은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을 다니다가 입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신문사 공동인쇄회사 설립해야” “정부지원책 변질 않도록 감시를”

    신문산업 활성화를 통해 여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는 19일 국회에서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신문산업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 법안을 다루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장호순 순천향대 교수, 이용성 한서대 교수가 진술인으로 참석해 신문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금운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장 교수는 “신문사가 독자와 광고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부가 공정한 시장질서 확보에 실패하면서 신문산업의 위기가 불거졌다”며 “정확한 원인 진단과 ‘디지털’과 ‘공익성’에 기반한 근본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권력과 신문사업자 간 결탁이나 거래로 변질되지 않도록 범사회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신문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공동 인쇄사업 회사를 설립한 뒤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면서 “공동 인쇄사업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조성될 신문산업진흥기금을 활용한 잠재 독자 구독료 지원 사업과 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업의 지원도 거론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특별법의 일부 문구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차장은 “‘법안 15조 1호의 ‘신문산업 구조개편 사업’은 의미가 명확지 않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신문산업을 개편할 수 있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청회를 통해 윤곽이 잡힌 신문산업진흥특별법 비롯됐다. 이 법은 프랑스식 신문지원제도를 모델로 지난해 10월 전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정부출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을 활용해 대규모 신문산업진흥기금을 마련하고 이 기금으로 신문의 공동 제작과 유통, 신문 읽기,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edm유학센터, 영국 필리핀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 진행

    edm유학센터, 영국 필리핀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 진행

    수준별로 시험을 치러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선택형 수능 시험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5일 치른 2014학년도 수능 대비 6월 모의평가에서 국·영·수 영역의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가 확연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영어는 듣기 부분이 22문항으로 종전 수능과 비교해 5문항 늘어났고, 독해 부분은 23문항으로 10문항 줄었다. 실용적인 소재 위주의 A형에 비해 B형은 학술적인 내용의 다소 어려운 지문으로 구성돼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다는 반응이다. 수능 영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현지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국내외 영어캠프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이용해 영국, 필리핀 등 수준 높은 해외 영어캠프를 찾는 학부모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먼저 영국캠프는 체험과 다양한 활동을 중요시한다. 주당 15시간 내외의 영어수업과 야외활동, 스포츠, 여행 등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활동적이고 친구를 사귀기에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라면 영국캠프가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필리핀캠프는 영어수업에 집중하는 몰입영어캠프로 1:1, 1:4, 그룹 수업 등 영어실력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의 빠른 영어 실력향상 및 체계적인 실력진단을 통한 개개인의 성취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필리핀캠프가 최적이다. 이런 가운데 edm유학센터가 다가오는 여름방학 동안 초등 4학년(만 10세)부터 고등 1학년(만 17세)을 대상으로 영국 및 필리핀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에 참가할 학생을 선착순으로 모집 중이다. 영국 영어캠프는 켄트지방의 세인트로렌스칼리지에서 진행되며, 7월 21일 출발해 8월 12일 도착하는 3주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참가는 전문 조기유학 컨설턴트와 여름캠프 프로그램 및 영국 조기유학 관련 상담을 통해 수준별 캠프 컨설팅으로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영어 수업은 1주일에 15시간으로 구성되며, 레벨 테스트를 거쳐 6단계의 반으로 배정된다. 한 반의 인원은 12~13명 정도로 소규모로 이뤄지고, 15개국에서 온 다양한 국가의 국제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언어적인 소통 외에도 다른 문화에 대해서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오후 액티비티 수업(Afternoon activities)은 수영, 프리스비(원반던지기경기), 농구,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영어연극, 댄스, 아트공연, 음악 등의 활동을 하며, 저녁 시간(Evening time)에는 환영파티, 디스코, 가라오케(노래자랑), 바비큐파티, 가장무도회, 보물찾기, 빙고, 퀴즈, 영화관람, 올림픽게임 등 다양한 활동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익스커션(Excursion)은 1주일에 2번 이상 진행되는 여행프로그램으로 런던의 주요 관광지인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도버해협, 캔터베리, 라즈 성 등 다양한 지역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현지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필리핀 영어캠프는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20일까지 4주간 필리핀 세부인투산리조트에서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대비몰입영어캠프’를 진행한다. 필리핀대표 어학연수영어학교인 ELSA에서 열리는 이번 캠프는 ‘일대일 집중수업’과 ‘현지담임선생님’의 배정으로 확실한 영어실력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영어 말하기, 쓰기 등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바로 파악할 수 있으며, 선생님의 지도로 집중적인 수업이 이뤄진다. 특히 수업은 체육수업을 포함해 하루 12시간씩 진행되는데, 영어 말하기와 듣기, 쓰기, 읽기 등 종합적인 영어능력향상을 목표로 구성된다. 레벨테스트를 통해 수준별 1대 1 수업이 진행되는 점도 이번 캠프의 특징이다. 캠프 종료 후에도 ELSA는 학생들의 영어능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도록 ‘일대일 전화 영어수업’을 3개월간 제공한다. edm유학센터 서동성 대표는 “외국 학생들과의 문화적 교류가 많은 영국과 영어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필리핀 등 맞춤형 영어캠프를 구성했다”면서 “영어공부는 물론 세계문화의 이해를 통해 열린 사고와 넓은 마음을 함양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dm유학센터는 형제, 자매, 지인 등 2명 이상이 모이면 최대 50만원까지 할인되는 ‘모여라!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edmuhak.com)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썼다” 결론… 반군지원 임박

    美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썼다” 결론… 반군지원 임박

    미국 백악관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공식 결론을 내리면서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 등 군사 지원 방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의 공습으로 반군의 거점이 함락되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결정이 2년여를 끌어 온 시리아 사태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기구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사린가스를 포함한 화학무기를 수차례 반군에 사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화학무기가 사용된 장소에서 (반군) 100~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반군 군사조직인 최고군사위원회(SMC)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포함해 ‘군사적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발표 직후 로이터는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지만, BBC와 CNN 등 대다수 언론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이를 미군의 내전 개입에 대한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유엔 조사팀과 프랑스·영국 정부가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했지만 미국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이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하면서 미군이 직간접적으로 시리아 사태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백악관 발표 직후 시리아 반군과 SMC 지도자들은 미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대공미사일 같은 정교한 타격무기를 제공해 달라”는 구체적 요구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반면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이 반군에 대한 무기 제공 이상의 고강도 군사 지원을 곧바로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슬람 국가와의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데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단 백악관이 시리아 반군에 자금과 비살상무기를 제공한 다음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의 순서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더타임스는 14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긴급회담을 열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제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전세가 반군에 불리해지면 리비아 내전 개입 때처럼 프랑스, 영국 등과 함께 직접 군사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14일 백악관의 발표는 “시리아 정부군에 화학무기 사용 책임을 떠넘기려는 조작된 정보에 따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고 관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반면 살림 이드리스 반군 사령관은 “조만간 미국이 반군에 무기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최근 떨어진 반군의 사기를 북돋울 것”이라고 환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니콜 바샤랑 외 지음, 강금희 옮김, 이숲 펴냄)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인 니콜 바샤랑이 세계적 권위의 인류학자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철학자 실비안 아가생스키, 역사학자 미셸 페로와 각각 대담을 하면서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성에게 강요된 억압의 역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여성이 온전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로지 여성 자신의 손에 달렸음을 역설한다. 여성 해방의 역사에 획을 그었던 사건들과 대표적 페미니스트들의 삶과 업적이 1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총망라돼 자료적 가치도 크다. 384쪽. 1만 8000원. 남편의 서가(신순옥 지음, 북바이북 펴냄) 출판평론가인 남편이 떠난 뒤 남은 것은 엄청난 양의 책이었다. 아내는 책을 정리하려다 남편을 두 번 죽이는 일 같아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읽게 됐고, 책을 매개로 남편을 비롯해 가족들과 살아온 삶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2년 전 뇌종양으로 별세한 최성일 평론가의 부인. 남편을 애도하는 방법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택한 아내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276쪽. 1만 3500원. 창작에 대하여-가오싱젠의 미학과 예술론(가오싱젠 지음, 박주은 옮김, 돌베개 펴냄) 중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화가, 감독, 연출가 등 장르를 뛰어넘는 전방위 예술가인 가오싱젠이 말하는 예술의 본질과 창작의 핵심. 가오싱젠은 “작가에게 한 쌍의 눈이 있다면 하나의 눈으로는 세계를 관찰하고, 다른 하나의 눈으로는 자기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보와 반동 같은 정치적 평가를 심미의 영역에서 몰아낼 때 예술은 비로소 예술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440쪽. 2만원. 호모 인베스투스(캐런 호 지음, 유강은 옮김, 이매진 펴냄) 부제는 ‘투자하는 인간, 신자유주의와 월스트리트의 인류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세계 금융산업의 심장인 월스트리트의 조직 문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짚는다. 이른바 ‘엘리트 대학’의 채용 행사부터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직원들의 독특한 복장, 투자은행의 건물 구조에 이르기까지 월스트리트 문화 구석구석을 인류학적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520쪽. 2만 3000원.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이숲 지음, 예옥 펴냄) 대한민국이 아니라 내한민국이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나라를 지금에야 발견했다는 것을 제목 속에 담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말. 구한말 한국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근대 한국사회의 숨은 풍경을 생생히 재현해 내는 한편 평범한 한국인들의 DNA에 새겨진 숨은 매력들을 발견해 낸다. 360쪽. 1만 5000원.
  • [책꽂이]

    박새 둥지에 날아든 뻐꾸기 영어교사들(전정완 지음, 북랩 펴냄) 현재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영문법의 오류를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한 책. 보어 규칙과 8품사, 분사·동명사·부정사 용법 등 학교에서 잘못 가르치고 전수되는 엉터리 영문법의 유래와 오용 사례를 촘촘히 추적·분석했다. 134쪽. 1만원. 나는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박재현 지음, 공명 펴냄)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안전보안국 보안대 작전담당관으로 활동하는 박재현의 에세이집.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막연한 꿈이 ‘최고의 보안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 꿈으로 실현되는 과정을 담았다. 280쪽. 1만 4000원. 6·25 바다의 전우들(최영섭 지음, 세창미디어 펴냄) 6·25 전쟁 북침설이 만연한 사회를 향해 예비역 해군 대령이 내놓은 자서전적 증언기. 저자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38선을 넘은 북측의 육전대(해병) 1000여명이 부산 앞바다에서 수장됐다는 새로운 증언을 내놓는다. 360쪽. 1만 5000원.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2(박정호 지음, 한빛비즈 펴냄) ‘이야기 속에 숨겨진 경제학의 힘’ ‘음식에 깃든 경제원리’ ‘역사를 바꾼 인물들의 경제학적 통찰’ 등의 소주제들을 통해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내재된 경제학적 진실을 읽어 낸다. 320쪽. 1만 5000원. 나의 프랑스식 서재(김남주 지음, 이봄 펴냄) 1990년 장 그르니에의 책을 시작으로 전문 번역가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번역 에세이. 프랑수아즈 사강, 아멜리 노통브,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 등 그동안 번역한 책들에 붙인 ‘옮긴이의 말’을 묶었다. 272쪽. 1만 2000원. 지식의 반전:거짓말 주의보(존 로이드·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해나무 펴냄) 잘못된 통념과 상식을 바로잡는 책. ‘시원하려면 짙은 색깔의 옷을 입어야 한다’ 등 상식을 뛰어넘는 내용이 많다. 또 나폴레옹은 당시 프랑스인 평균인 164㎝보다 큰 169㎝의 ‘키다리’였다고 주장한다. 340쪽. 1만 4800원. 카를 융, 영혼의 치유자 (클레어 던 지음, 공지민 옮김, 지와사랑 펴냄) 전대미문의 심리학자 융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평전. 무서우면서도 심오한 의미가 있는 여러 이미지에 주목했던 어린 시절, 직업적 성공을 거둔 청년기, 영혼 세계를 재발견한 중년 시절까지 융의 여정을 정리했다. 336쪽. 2만 5000원.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강제윤 지음, 호미 펴냄) 300여곳의 전국 섬을 순례한 강제윤 시인이 섬의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을 짧은 글과 함께 엮은 포토 에세이집. 섬 유랑자의 눈길을 따라 비경을 찾아 떠난다. 시인은 가장 인상 깊었던 섬으로 전남 신안군의 가거도를 꼽았다. 220쪽. 1만 6000원. 당신으로 충분하다(정혜신 지음, 푸른숲 펴냄)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6주간의 힐링 토크. 개인맞춤형 심리분석 프로그램인 ‘내 마음 보고서’ 분석 결과 평균적 모습을 보인 30대 여성 4명과 저자가 6주간 진행한 집단 상담을 바탕으로 했다. 288쪽. 1만 3800원.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에리히 프롬 지음, 이종훈 옮김, 휴 펴냄)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저자가 1966년에 쓴 책.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구약 읽기를 시도했다. 구약은 인간이 우상으로부터 해방돼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267쪽. 1만 4000원.
  • 남자가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나이는?

    남자가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나이는?

    남자가 여자보다 정신 연령이 어리다고 하는데 과연 몇 살이 돼야 어른스러워지는 것일까. 여성이라면 누구나 궁금한 수수께끼(?)가 마침내 밝혀졌다. 영국 방송국 ‘니켈로디언 UK’가 시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평균 나이는 43세다. 반면 여성은 이보다 11살 어린 32세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여성 80%는 자신의 파트너(남편 혹은 남자 친구)가 평생 어린애 같은 성향을 버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남성 대부분 역시 자신이 유치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여성 46%는 어른스럽지 못한 자신의 파트너를 볼 때마다 자신이 ‘엄마’인지 착각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 여성이 느끼는 파트너의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은 한 해 평균 14회. 즉 남성들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여성 30%는 이러한 파트너의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헤어진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여성이 실망스럽다고 밝힌 남성의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 중 10가지를 선별한 것이다.  1. 자신의 방귀나 트림이 재미있다고 계속한다.  2. 집에 있는 내내 비디오게임만 한다.  3. 차를 너무 빨리 몰거나 다른 차량과 시합을 벌인다.  4. 말다툼 도중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5. 간단한 요리조차 혼자 해먹지 못한다.  6. 장난이 지나치다.  7. 책 읽기 싫어한다.  8. 아직도 어머니(시어머니)가 빨래나 밥을 해준다.  9. 야채를 먹지 않는 등 편식한다.  10. 시시한 농담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사진=플리커(twm1340/CC BY-SA 2.0) 인터넷뉴스팀
  • [책꽂이]

    미래전쟁(안드레아 링케·크리스티안 슈베게를 지음, 육혜원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기후, 인구, 자원, 대유행병, 정보 기술, 어류, 이민, 식량, 심해, 우주, 신경과학의 11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갈등과 위기 상황을 가상 시나리오로 제시한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 앞에서 우리가 방관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행동할 것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1만 7000원. 오직 독서뿐(정민 엮음, 김영사 펴냄)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책읽기에도 창의와 과학이 필요하다. 40권이 넘는 저서를 집필한 고전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저자는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등 옛 문인 9명의 핵심 독서 전략을 통해 조선 최고 지식인들의 창조적인 독서 전략과 과학적인 책읽기 담론을 보여준다. 1만 3000원. 본성과 양육이라는 신기루(이블린 폭스 켈러 지음, 정세권 옮김, 이음 펴냄) 인간이 유전자(본성)에 의해 결정되는가 아니면 환경(양육)에 의해 길러지는가에 대한 의문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뜨거운 논쟁거리다. 여성과학자인 저자는 생물학, 과학사, 언어학을 넘나들며 본성과 양육 사이의 틈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양육과 본성의 분리를 전제로 한 무의미한 논쟁 대신 두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자원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 3000원. 경제위기의 정치학(울리히 벡 지음, 김희상 옮김, 돌베개 펴냄) 리스크 이론으로 현대사회의 항시적 위험을 경고해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던 ‘위험 사회’의 저자가 유럽의 경제 위기에 대해 진단한 책이다. 저자는 유로화의 위기는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임을 분석하고, 이런 리스크를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한다. 1만 2000원. 철학의 발견(장건익 지음, 사월의책 펴냄) 빈곤과 피곤에 절어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이들에게 철학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가 서울시와 성공회대의 공동기획 시민강좌 ‘희망의 인문학’에서 4년간 강의한 내용을 묶은 이 책은 철학을 잃어버린 삶을 사는 사람들, 삶을 잃어버린 철학을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삶과 철학이 어떻게 다시 만날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들려준다. 1만 5000원.
  • [원전 2기 가동 정지] 200만㎾ ‘펑크’… 단기 처방 없어 새달초·8월 블랙아웃 위기

    [원전 2기 가동 정지] 200만㎾ ‘펑크’… 단기 처방 없어 새달초·8월 블랙아웃 위기

    냉방기(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한여름이 닥치기도 전에 가정이나 공장에서 전력 공급이 끊길 수 있는 ‘전력대란’이 눈앞에 닥쳤다. 엔저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갑자기 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이는 단지 원자력발전 2기의 가동 중단이 불러온 사태여서 국가 차원의 전면적 에너지 수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 최대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예비전력은 906만㎾까지 떨어졌다. 최저 단계인 ‘준비’ 발령의 400만~500만㎾에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해도, 기업의 사무실과 공장의 전력사용 시간 이전에 이처럼 전력 공급량이 달리면서 전력당국은 긴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발전량 100만㎾급 원전 2기가 전력 위기 상황을 몰고 온 셈이다. 다행히 예비전력은 오전 8시 55분이 지나면서 982만㎾로 여유를 되찾았다. 흐린 날씨 때문에 가정의 냉방기 수요가 발생하지 않은 덕분이다. 지난 1월 3일에도 겨울철 난방 수요 등으로 예비전력이 419.1만㎾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 같은 위기는 현재 전력공급의 30% 이상을 맡고 있는 원전에 문제가 있다. 전국 원전 23기 중 8기가 가동중단 상태에서 이날 2기를 포함, 10기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원전 전체 설비용량 2071만 6㎾ 중 771만여㎾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정부는 올여름 하루 최대전력수요는 7900만㎾를 유지하지만 최대공급능력은 당초 예상한 8000만㎾에서 7700만㎾로 줄어, 예비전력이 200만㎾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무환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원전에 문제가 발생해서 고장이 일어나더라도 안정적으로 정지되도록 하는 등 안전이 중요하다”면서 “원전을 추가로 증설할 수 없다면 절약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단의 전력 사용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일본의 경우 휴무일 등을 지정해 공장의 전기 사용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이번 사태는 지난해 일반규격품 품질 보증서 위조사건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원전산업은 커지고 있지만 안전·품질 의식은 뒤따르지 못한 결과”라며 “원인 규명과 상응 조치를 명확히 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용어 클릭] ■ 블랙아웃(Blackout) 도시나 넓은 지역의 전기가 동시에 모두 끊겨 도시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정전사태를 일컫는 전기용어.
  • 영어 포기할까 흔들리는 내 아이 막을 4가지 비법

    영어 포기할까 흔들리는 내 아이 막을 4가지 비법

    집에서 영어를 곧잘 하던 하은(가명·6·여)이는 영어유치원에 편입한 뒤부터 말수가 줄었다. 첫날 영어 합창을 따라 부르지 못한 일과 “한국말을 쓰지 말라”고 외국인 교사에게 지적받은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게 화근인 듯하다. 엄마는 밀린 진도를 맞추느라 하은이와 집에서 3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지만,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아 걱정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영어를 시키는 건 좋지 않다던 누군가의 지적도 떠오른다. 어린이 영어 교재를 분석하고 관련 교구와 교습법을 개발하는 문진미디어 킴앤존슨 영어교육센터 등에서 15년간 일한 신수정(43)씨는 하은이처럼 영어를 포기할 기로에 놓인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영어 전문 교사들은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곧잘 찾아냈지만, 정말 영어가 더딘 아이가 있으면 ‘공’을 엄마에게 돌렸다. 아이의 영어 부진 원인을 노력부족 탓으로 여기고, 숙제를 많이 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부를 해 오도록 유도했다. 어떤 아이는 숙제를 완성했고, 또 다른 아이는 영어를 포기했다. 신씨는 이런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고민했다. 그리고 찾아낸 게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이다. 다중지능 이론이란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강점을 지닌 지능의 영역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강점을 발전시키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부분도 균형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신씨는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에서는 아이가 모를 때까지 ‘이건 뭐야’라고 묻는 식으로 가르치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약점을 찾아내기 위한 교육”이라면서 “아이의 강점을 살려 작은 목표라도 연속해서 달성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신씨가 최근 펴낸 ‘아임리딩’(I´m Reading) 시리즈는 다중지능 이론을 반영한 영어 그림책이다. 언어·음악·신체운동·자기이해·인간친화·자연친화·공간·논리수학 등 8개 영역으로 나누고 영역별로 난이도에 따라 4단계로 수준을 정한 60권의 영어책을 2년 동안 신씨 혼자 창작했다. 그는 “아무래도 외국교재는 문화 차이로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국 정서에 맞는 우리 교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림책 내용이 한국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경험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할머니 손에 자란 신씨가 어린 시절 할머니 얘기를 들으며 졸졸 따라다니다 책상 밑에 들어가 스르르 잠들었던 기억은 공간 지능 영역의 ‘이상한 나라의 위니’ 이야기가 됐다. 스위스 출장을 다녀온 아빠가 얼음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보며 신씨네 다섯 남매가 신기해하던 일화는 남극 펭귄이 도란도란 모여 영사기로 이글루 벽에 쏜 사진을 보는 ‘동굴 속 펭귄 포핀스’로 각색됐다. 펭귄 포핀스는 인간친화 영역에 있다. 집에서 잠시 유기견을 맡았던 경험은 눈이 안 보이는 소녀가 맹인견을 만나 행복해지고 맹인견의 죽음에 슬퍼하는 애틋한 이야기로 인간친화 영역에 담겼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영어 공부 걱정을 하게 되는 요즘, 신씨는 “너무 조급해 하지도, 너무 방치하지도 말라”고 당부하며 다음과 같은 4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대학에서 일문과를 전공한 신씨가 영어교육 공부를 본격 시작한 것은 딸 송다인(18)이 때문이었다. 다중지능 이론에 따라 언어 영역에 재능이 있는 다인이를 돕고 싶었다. 다인이가 7살 때까지 사회활동을 쉬었던 신씨는 다인이가 읽어 달라는 만큼 책을 읽어줬고, 공연도 함께 봤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본 다인이가 주인공처럼 탭댄스를 배우고 싶다고 하면, 공부 학원은 안 보내도 탭댄스 학원은 보냈다. 단 “탭댄스를 배우다니 참 이상하구나”라고 말하는 주변 얘기를 못 들은 척하는 ‘강심장’이 필요했다. 아이의 흥미와 강점을 파악했다면 아이가 성공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책 한 권을 읽어 냈을 때, 좋아하는 영어 단어가 생겼을 때, ‘해피 버스데이 투유’처럼 아주 쉬운 영어 노래를 했을 때에도 축하하고 격려해야 한다. 작은 성공을 이뤘다면 수준을 높여주거나 아이가 어려워하는 다른 영역에 도전하게 해 성공에 대한 욕망을 키워줘야 한다. 성공에 대한 욕망이 아이의 목표가 된다. 신씨가 15년간 관찰한 한국 엄마 대부분은 발음 문제 때문에 아이에게 영어책 읽어주기를 꺼렸다. 그래서 ‘아임리딩’ 시리즈를 읽어 줄 CD는 발랄한 낮 시간대 용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의 밤 시간대 용을 함께 제작했다. 지식과 감정이 더해졌을 때 기억이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평생 가도 잊히지 않는 기억인 ‘추억’은 감정선이 살아있는 기억이라는 것. 그러니 엄마가 읽어주는 게 좋다. 동영상과 CD 등 다양한 교구를 활용할 수 있지만, 책은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키는 데 최적의 교구다. ‘문제풀이’가 아니라 ‘문제해결’에 능한 아이가 되기 바란다면 책을 읽히는 게 좋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책 읽기를 강조하는 한국의 학습 풍토에 비해 실제로 한국 교육과정에서 책 읽은 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 성적이 고 3때까지 가는 거래”라고 말하며 답답해 하던 다인이는 2년 전 스스로 수소문한 끝에 인도 국제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며칠 전 다인이는 “엄마 말대로 책을 읽을 걸 그랬어”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수학도 에세이 쓰기로 시험 보는 그곳에서 책을 읽지 않으면 지식의 부족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인이가 그 학교에서 리듬에 맞춰 몸으로 표현하라는 음악 수업 과제로 탭댄스를 췄더니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해요. 여기서는 공부에 방해된다고 그렇게 눈총받던 탭댄스인데….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이의 강점에 주목하는 학교와 교육 말이에요.”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접으려던 동네서점, 다시 활짝 열자”

    “접으려던 동네서점, 다시 활짝 열자”

    서울 성동구가 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 전자책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채 골목상권 보호에서 소외된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 지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성동구에도 10년 전인 2003년에는 28곳의 서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9곳만 남았다. 올해도 1곳이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구는 앞으로 2~3년 내에 모든 동네서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많은 자치단체가 ‘책 읽기’ 정책을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 서점의 존폐 위기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또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는 골목상권에서도 ‘동네서점’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조중대 성동구 문화체육과장은 “지역 상점과 빵집 등은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작은 서점들은 아무런 사회적 관심과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활성화 추진 계획과 구청 직원 책 한 권 사주기 운동 등으로 동네서점의 매출 증대뿐 아니라 동네 사랑방으로서의 순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성동구는 과거 ‘지역의 사랑방’이었던 동네서점이 오늘날에는 단순히 책만 파는 곳으로 인식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독서문화 활성화 계획’의 12개 단위 사업에 동네서점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또 이들 서점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올해 도서구매비로 편성된 예산 6000여만원을 투입해 공립 작은도서관과 구 직원 대상 도서 구매 시 동네서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립 작은도서관과 문고 등 관련 단체에서도 동네서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홍보물을 제작, 배부하는 등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서점 운영자 경영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전문가에게 매출 증대와 고객 관리 방안 등을 무료로 컨설팅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컨설팅도 지원한다. 또 공동판매·공동운영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협업화 지원 사업’을 동네서점에도 접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 독서왕 골든벨’, ‘구민독서경진대회’ 등 구가 추진하는 독서·문화프로그램에 동네서점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독서문화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재득 구청장은 “동네서점은 수익 논리로만 따질 수 없는 ‘지역 문화자산’”이라면서 “이번 활성화 계획이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독서 진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참혹했던 봄날 진실은 뭐야

    참혹했던 봄날 진실은 뭐야

    1980년 6월 10일. 강원 춘천에선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흘간 열린 대회는 한바탕 잔치처럼 떠들썩하게 치러졌다. 이를 바라본 광주시민들은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핏빛 상처를 달래려 애썼다. 나주 사평국민(초등)학교에 다니던 열세살 소년 명수는 그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남 광주에 머물며 지옥 같은 훈련을 이겨내고 있었다. 명수는 전남 대표 육상선수였다. 국가대표가 꿈이었고,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경쟁자인 친구를 이기기 위해 갖은 애를 썼던 평범하디 평범한 아이였다. 가난하지만 단란했던 가족들의 기대도 모두 명수에게 쏠렸다. 하지만 33년 전, 뜨거웠던 광주의 5월은 명수에겐 잔혹한 생채기를 남겼다. 아들을 구하러 나주에서 광주로 오던 아버지가 군인들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오월의 달리기’(김해원 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는 5·18의 핏빛 상처를 강조하기보다, 당시를 살았던 한 아이의 삶을 보여주는 데 담담히 초점을 맞춘다. 물론 명수는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다. 올해로 14년째 동화작가로 글을 써온 작가는 이야기한다. “중학교 때 광주에서 전학 온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기가 살던 곳에선 정말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그렇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오월을 뒤늦게 알았을 때, 그건 거대한 공포였다.” 작가는 두렵고 아파서 피하고만 싶던 5월 광주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광주의 한 신문사에서 낡은 신문철을 뒤적였지만 참혹한 봄날의 기억은 송두리째 비어 있었다. 진실을 쓸 수 없었던 사람들이 남겨놓은 자리였다. 5·18로 소년체전의 개최일이 연기됐다는 기사를 보고, 메달의 꿈을 안고 땀 흘렸을 선수를 주인공으로 떠올렸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육상선수 출신의 중년 남성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취재에만 꼬박 1년을 공들였다. 책 말미에 ‘5·18민주화운동이 뭐야’란 역사읽기가 부록으로 곁들여졌다. 관련 정보와 글, 사진을 실어 사건의 배경부터 의의까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충실히 설명했다. 98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의 지방인재 기피증 도 넘었다

    역대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 살리기 정책’이 구두선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공기관의 지방인재 채용 현황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공공기관 채용 지침’을 만들어 지방인재의 입사 차별을 막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5년간 채용 인원은 되레 줄어들었다. 공공기관의 이같은 행태를 보면 이들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기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준정부기관 등 295개 공공기관에서 채용한 1만 5577명 가운데 지방인재는 50.9%로 전년도보다 2.0% 포인트 감소했다. 2008년보다는 7.6% 포인트나 줄어들었다. 30대 공기업 가운데 지방인재 채용률이 평균(48.6%) 이상인 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64.3%) 등 6곳에 불과했다. 지방인재를 단 한명도 뽑지 않은 곳이 전체의 13.9%인 41곳에 이른다는 대목에선 공공기관이란 이름마저 무색할 정도다. 지방인재의 취업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우수한 지방대생이 수도권 대학생에 비해 취업시장에서 인정을 못 받고 좌절하는 사례는 많다. 공공기관의 지방인재 채용 배려는 지역균형 개발 차원에서도 긴요하고 시급하게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지방인재 채용 비율이 64.3%에 이른 한수원의 이번 사례는 주목된다. 한수원은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지방대생의 업무 성과가 더 컸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인재를 차별하지 않은 삼성그룹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 삼성에 탁월한 실적을 이룬 지방인재가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다행히 지방인재를 위한 취업인프라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때 추진한 10개 지방 혁신도시에는 부처 산하 113개의 기관이 곧 입주하고, 새 정부도 지역거점대학에 산학창업센터를 설치하는 등 창조경제의 테두리에서 지방 중시 정책을 펴고 있다. 교육부도 ‘지방대 육성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공기관부터 지방대 출신 취업할당제를 확대하고 민간기업과 일반 기관에도 유도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방의 구직자들 입장에선 여러모로 고무적인 상황이다. 1970~1980년대 거점 지방국립대의 이공계 특성화 성공사례는 이런 관점에서 다시 적용할 만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근래 공공기관들의 지방인재 기피증은 도를 넘었다. 이제라도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맞춤형 지방인재를 뽑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수없이 약속했던 지방인재의 공공기관 채용 확대가 ‘쇠귀에 경 읽기’가 됐다면 공공기관의 본분을 잃은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공공기관들은 지방인재가 출신지에 지원하면 가산점을 주는 등의 규정도 확대 적용해 이들이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사례가 없어지길 바란다.
  • “교육목적 이용 허락의 대가” vs “저작권자조차 불분명”

    “교육목적 이용 허락의 대가” vs “저작권자조차 불분명”

    ‘수업 목적 보상금’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간의 힘겨루기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학 교재 등의 무분별한 복제를 막기 위해 2011년 4월 ‘저작물 보상금’ 고시안을 마련하자 이에 반발한 대학들은 지난 1월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최종판단이 다음 달 11일로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대학들은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 대학들은 꼼짝없이 매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국 410여곳의 대학에서 내놓아야 할 보상금은 매년 수십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문체부는 고시를 통해 대학이 수업을 목적으로 저작물을 사용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대학가에서 암묵적으로 이뤄지던 저작물 침해행위에 제동을 걸었던 셈. 고시안에 따르면 대학은 교재·논문 등을 복사해 배포하거나 강의시간에 음악이나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저작물의 분량’(종량제) 또는 ‘학생수’(포괄제)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건별로 복제를 일일이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포괄제가 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가 위탁한 보상금 수령단체인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KORRA)는 애초 학생 1인당 연간 보상금을 4474원 수준(포괄제)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액수가 너무 높다”는 대학들의 반발에 따라 1879원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보상금 약정을 한 대학은 경찰대, 육사, 한예종 등 일부에 불과하자 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저작물 복제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라며 서울·성균관·한양·경북·명지전문·서울디지털대 등 6개 대학에 선별적 소송을 차례로 제기했다. 이들의 저작물 이용 빈도가 다른 대학에 비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 가운데 경북대를 제외한 5개 대학은 문체부의 시행령이 원천적으로 무효이기에 보상금을 낼 수 없다며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저작권자가 불분명하고, 교육목적의 공유를 허용하는 추세와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갈등은 얼핏 저작권료를 놓고 벌이는 감정싸움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국내 저작권 체계가 허술한 탓에 쉽게 매듭이 지어질 수 없는 복잡한 구조적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높다. 안효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KORRA가 보상금만 내면 대학이 마음놓고 저작물을 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KORRA는 모든 저작권자의 권리를 신탁하고 있지 않고, 복사·전송 외의 복제·배포·방송 등의 권리에 대해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초·중·고교 교과서 게재 저작물의 보상금을 징수하는 KORRA가 2005~2009년 징수한 108억원의 보상금 중 67억원(62%)에 대해선 저작권자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분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반면 김동현 KORRA 사무국장은 “보상금은 교육목적 사용에 대한 이용 허락의 대가로, 저작권 신탁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또 미분배 보상금은 법률상 3년이 경과한 후 KORRA가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미분배 보상금을 활용해 대학 원서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전문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KORRA는 소송과 별개로 추후 대학가의 모든 복사기에 복사 내용을 파악해 저작권료를 매기는 시스템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관의 저작물 복제에 대한 보상이 어떤 방식으로든 체계화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이 저작물의 복제는 불가능하다. 교재 등 복사 사용료는 건당 2달러 안팎이다. 호주는 학생 1인당 연간 38호주달러(약 4만 1500원)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포괄제를 채택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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