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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퓨처 쇼크’와 앨빈 토플러/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퓨처 쇼크’와 앨빈 토플러/임창용 논설위원

    앨빈 토플러란 이름을 처음 접한 곳은 그의 저서가 아니라 영어 교과서였다. 1980년대 초 대학에서 배운 교양 영어책에 ‘Future Shock’(퓨처 쇼크)란 단원이 있었다. 의미도 잘 모른 채 시험을 앞두고 통째로 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퓨처 쇼크는 토플러가 1970년에 출간한 책이었지만, 당시로선 의미가 와 닿지 않았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 성장이 한창이던 한국의 평범한 대학생에게 그의 예측은 ‘너무’ 앞서 있었다. 퓨처 쇼크를 제대로 읽은 것은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만나고서다.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을 보면서 10년 전 나온 퓨처 쇼크에 관심이 간 것이다. 이후 제3의 물결은 물론 ‘권력이동’과 ‘부의 미래’ 등 나중에 출간된 토플러의 역작들이 모두 퓨처 쇼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퓨처 쇼크는 책이 나온 70년대로선 가히 혁명적이었다. 저널리스트가 되기 전 용접공으로 일했던 토플러는 인간이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파탄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다. 그는 미래를 읽기 위해 5년간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 실험실, 정부기관들을 찾아다니며 논문과 보고서들을 섭렵했다. 노벨상 수상자, 정신과 의사, 물리학자, 기업인, 철학자, 교육가 등 수백 명의 전문가들과 히피족 같은 아웃사이더들까지 인터뷰했다. 이들은 변화에 대한 관심, 적응에 대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었고, 이를 분석한 책이 퓨처 쇼크다. 토플러는 여기서 모든 분야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어 사람들이 결국 방향 감각을 잃는 심각한 질병에 걸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사회 전반에 영속성과 지속성이 줄어들고 일시성의 경제학이 지배하는 일회용 사회의 도래를 점쳤다. 한 곳에 자리 잡고 생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맥주 깡통을 버리듯이 장소를 쓰고 버리는 ‘신유목민’이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교통수단과 디지털 혁명에 의해 공간 제한이 사라진 요즘 사회를 이미 46년 전에 읽은 셈이다. 그는 또 급변하는 초산업사회에서 인간은 전인적인 관계가 아닌 기능성에 의해 스쳐 가는 ‘조립인간’화할 것으로 생각했다. 평생 고용 대신 ‘연속적 고용’ 개념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녀 없는 결혼, 동성애 가족의 보편화, 법인 가족 탄생, 노인들의 집단 결혼 등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해체도 점쳤다. 그가 생각한 미래상은 이미 상당 부분 우리의 현실이 됐고, 일부는 현실화되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지난 27일 타계했다. 퓨처 쇼크를 포함한 10여권의 저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가졌던 미래학자다. 그는 환경의 변화가 빠를수록 미래성의 중요함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차를 빠르게 몰수록 표지판을 빨리 읽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허둥대는 현대인들에게 그의 타계는 아쉽고 무겁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사설] ‘국민 눈높이’로 의원 보좌관 채용 개혁해야

    젊은 세대의 취업을 늘리는 것은 이 시대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다. 청년 취업률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용 절벽이 결혼 기피를 낳고, 다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우리의 노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취업 인구가 노령 인구를 경제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단계가 되면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복지는 아예 파산 단계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누구도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마이동풍(馬耳東風)인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쇠 귀에 경 읽기’다. 청년 취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 당면 과제를 앞장서서 해결해도 시원치 않을 국회의원들이다.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이 사자성어에 등장한 말이나 소에게 오히려 미안할 뿐이다. 많은 취업 희망자들은 입사지원서를 낸 뒤 면접시험을 치를 기회만 잡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낙방의 고배를 마셔도 ‘내가 모자란 탓’이라며 신발끈을 고쳐 매곤 한다. 아무리 취업의 문이 좁아도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아예 기회조차 특권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봉쇄된다면 얘기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채용 비리’에 내포된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가족 채용’이 대표하는 의원들의 ‘일자리 갑질’이 심각한 반발을 부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순히 의원이 가족 한 사람을 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국민 전체에 주어져야 할 취업 기회 자체가 국회의원에 의해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을 참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을 ‘국민의 대변자’라고 얼마 전 바로 내 손으로 뽑았다니 허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서 시작된 ‘채용 비리’ 논란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더민주 안호영 의원으로도 번졌다. 이들의 구체적인 ‘일자리 갑질’ 행태는 다시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결국 더민주는 어제 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제명이나 당원 자격 정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서 의원에게는 보좌진에게 후원금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더민주 당무감사원장은 “질책이 많다. 국민이 말씀하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국민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그저 여론에 밀린 정치적 결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뒤늦은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법’을 제정하겠다며 나섰다. 더민주는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보좌진의 친인척 채용과 차명 채용, 근무 없는 봉급 수령과 월급 쪼개기 등 금지 사항을 전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이 공동으로 방지 대책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결같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처신’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다만 8촌까지 범위를 정한 것은 너무 과하다. 4~5촌만 해도 충분하다. 정치권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물론 국민의 가슴 깊은 곳 아픔까지도 헤아렸으면 한다.
  • 우리 마을 선생님, 자유학기 책임져요

    ‘마을강사가 중학교 자유학기를 책임집니다.’ 서울 서대문구가 오는 8일까지 마을강사 ‘아이엠샘’ 희망자 50명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돼 ‘마을·학교 연계 사업’을 펼치기 위해 자유학기를 책임질 마을강사단을 꾸리는 것이다. 자유학기는 중학교 과정 가운데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하며 진로 탐색 기회를 갖는 제도로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 전면적으로 도입됐다. 구는 지역의 교육 자원을 자유학기제 수업에 활용해 주민 주도형 교육 공동체를 만들 계획이다. 서대문 마을강사 아이엠샘은 36시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심사를 거쳐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중학교 1학년 대상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협력교사로 활동한다. 협력교사 경험자, 각종 자격증 소지자, 교육 프로그램 경험이 있는 주민이면 더욱 좋다. 모집 분야는 문화예술과 진로적성으로 나뉜다. 문화예술 분야에는 ▲공연(연극, 뮤지컬, 댄스, 사물놀이) ▲음악(악기 연주, 난타, 국악, 보컬, 합창) ▲미술(디자인, 공예, 조각) ▲인문(시, 독서, 스토리텔링, 신문 읽기, 토론) 등이 있다. 진로적성 분야는 ▲미디어(동영상, 사진, 방송기기, 애니메이션, 웹툰, 포토샵, 방송작가) ▲정보기술(3D프린팅, 드론, 로봇) 등이 있다. 참여 신청은 서대문구평생학습센터(lll.sdm.go.kr)에서 온라인으로 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마을강사단 아이엠샘은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융합 행정의 모델”이라면서 “앞으로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치열한 독서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치열한 독서

    우리는 얼마나 책을 읽을까. 1990년대 중반의 성인 독서율은 85%를 상회했지만 지난해는 65%였다. 책을 읽지 않는 성인이 과거에는 10명 중 1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3, 4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책을 읽지 않을까. 이에 대부분 그럴 시간이 없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다.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다. 습관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일은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재의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라고 했다. 유배인들 가운데는 치열하게 독서를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제주 유배인 정온은 “현감이 서실 두 칸을 만들어 주었는데 선생은 날마다 그 안에 거처했으며 경, 사, 자, 집 수백 권을 다락 위에 올려놓고 10년 동안 돌아가며 열람했다”고 했다. 영창대군 옥사에 대한 비판으로 광해군에게 미운털이 박힌 정온은 제주에서 10년의 유배 생활을 책 읽기로 견뎠다. 그때는 TV도, 스마트폰도 없었기에 그럴 수 있지 않았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치열한 독서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볼 때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와 함경도에서 19년 유배 생활했던 유희춘은 더욱 그랬다. 그는 원칙을 정해 책을 읽었다. 첫째 부지런히 책을 읽을 것, 둘째 읽은 내용을 반드시 기억할 것, 셋째 읽은 뒤에 정밀하게 생각할 것, 넷째 분별을 분명하게 할 것, 다섯째 읽은 것을 잘 기술할 것, 여섯째 읽은 것을 충실하게 행동으로 옮길 것. 이런 덕에 유배가 끝나고 선조의 스승이 될 수도 있었다. 선조는 “내가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유희춘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의 학력과 소득 수준이야말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변수라고 믿는다. 그러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학력이 높든 낮든,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든 낮든 책을 많이 읽을수록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 고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 이러한 결과를 보여 주었던 유배인들이 많다. 말년에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나폴레옹은 50년 평생 동안 8000여권의 책을 독파할 정도로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왜소한 체격 때문에 놀림을 당하던 그는 부친으로부터 선물받은 ‘플루타크 영웅전’의 영향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미래 지도자에 대한 꿈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유배지에서 신간까지 구해 읽은 김정희는 특히 유별났다. 역관이었던 제자 덕분이었지만 그의 독서 습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청나라 위원이 쓴 서양 문물 소개서인 ‘해국도지’의 50권본은 1844년에 중국에서 간행됐는데 김정희는 이 책을 1845년에, 그것도 유배지 제주도에서 입수한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해국도지는 꼭 필요한 책이며 나에게는 다른 집의 많은 보물과 맞먹는다”라고 쓰고 있다. 이제 곧 책을 읽지 않으면 제대로 살 수가 없는 시대가 온다.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이 그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 속에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최고의 힘은 독서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취미 독서가 아니라 기획 독서, 전략 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배인들이야말로 전략적인 치열한 독서가였다. 제주대 교수
  • 치고 빠지고, 옆에선 패싸움… 아마추어 ‘반상 전투’ 대접전

    치고 빠지고, 옆에선 패싸움… 아마추어 ‘반상 전투’ 대접전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기의 대국을 벌인 뒤 바둑의 인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바둑을 다시 두게 됐다는 사람들부터 아이들에게 바둑을 배우게 하는 부모들까지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26일 경북 안동시에 있는 경북도청에서 열린 내셔널바둑리그에서도 최근 바둑계에 불고 있는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초읽기입니다. 하나 둘 셋…”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조심스럽게 바둑돌을 집어 한 수 두고는 재빨리 초시계 단추를 누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바둑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리만 나지 않을 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선 대규모 진지전이, 옆에서는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이 벌어진다. 드물게 섬멸전이 벌어지는 곳도 있다. 앳된 얼굴을 하고 흑돌을 잡은 기사가 더 앳된 얼굴을 한 기사의 좌변 공격을 차분히 막아내며 좌변을 우세하게 차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터운 기세에 압박감을 느꼈는지 백은 우변에서 패싸움을 유도한다. 역부족이다. 패싸움도 모두 지고 그 와중에 다른 곳에서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압도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백은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6R 불계승 김기백 “내년 프로 입단이 목표” 내셔널바둑리그 6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불계승을 거둔 김기백(충남·21)은 지난해 아마국수전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아마6단인 김기백은 자신의 바둑 스타일에 대해 “공격적으로 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기다리는 걸 선호한다. 내년 프로 입단을 하는게 목표”라면서 “언젠가는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셔널바둑리그는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하는 아마추어 바둑리그다. 지역별로 18개 팀이 구성돼 있고 드림리그와 매직리그 양대 리그에서 모두 17라운드 153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대국 수는 765국이나 된다. 각 리그 상위 4개팀이 8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우승팀을 결정한다. 프로 입단을 꿈꾸는 유망주들의 등용문이지만 직장인으로서 바둑이 좋아 참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씩이며 각 팀 선발선수는 감독이 정한다. 대국 방식은 5인 단체대항전으로 하되 시니어(또는 여자)는 시니어(또는 여자)끼리, 주니어는 주니어끼리 대국한다. 6라운드 최대 하이라이트는 심우섭(서울 푸른돌)과 류승희(경남 한림건설)의 대국이었다. 6라운드에서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팽팽한 접전에 동료 기사들과 협회 관계자들까지 주위를 둘러서서 대국을 지켜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결과는 심우섭의 2집반승. ●심우섭, 6R 접전 끝 류승희에 2집반승 거둬 심우섭과 류승희는 대국이 끝나고 나서야 복기를 하며 마주 앉은 지 두 시간 만에 대화를 시작했다. 일반인들로선 바둑을 두었던 순서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바둑을 두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지만 기사들로선 복기야말로 가장 중요한 절차다. 6~8라운드에선 신생팀 서울 푸른돌(드림)과 전라남도(매직)가 양대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6라운드에서 5전 전승의 경남 한림건설을 3-2로 꺾고 1위 굳히기에 나선 서울 푸른돌은 7라운드 대국에서 부산 이붕장학회에 2-3으로 패하며 잠시 경남 한림건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26일 열린 8라운드 대국에서 대전광역시를 3-2로 꺾고 1위를 탈환했다. 혼전 양상을 보였던 매직리그에서는 전남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남은 6라운드에서 강원도를 4-1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한 뒤 7~8라운드에서도 대구 덕영과 전북 알룩스를 각각 4-1로 누르고 3연승을 추가해 종합 전적 5승3패로 1위로 도약했다. ●경북 한국광물 최광호 유일하게 8전 전승 5라운드까지 매직리그 1위를 달렸던 경북 한국광물은 2승1패를 추가해 종합 전적 5승3패를 기록했지만 전남에 개인승수에서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개인기록에서는 최광호(25·경북 한국광물)가 양대 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8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아마 7단인 최광호는 김기백과 함께 서울 양천구 양천대일도장에서 내년 입단을 준비 중인 차세대 바둑기사다. 아버지가 바둑교실을 운영하다 보니 언제 처음 바둑을 배웠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바둑과 함께 성장해 왔다고 했다. 최광호는 자신의 기풍을 묻자 “틀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자유롭게 바둑을 두려 한다”면서 “전투를 걸어오면 마다하지 않는다. 수읽기가 내 장점”이라고 답했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앞두고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는 내셔널바둑리그 다음 9∼11라운드 경기는 7월 30~31일 전남 목포에 위치한 전남체육회관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다. 내셔널바둑리그 정규리그 주요 경기는 인터넷(사이버오로)을 통해 중계되며, 10월부터 열리는 포스트시즌 전경기는 한국기원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 화요일 저녁 프라임타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안동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경북 칠곡은 참 낯설다. 칠곡과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나 사건 등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명소가 생각나지도 않는다. 칠곡의 위치도 대략 짐작할 뿐이다. 확인해 보니 칠곡은 대구, 구미, 김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도시와 농촌의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칠곡의 테마는 ‘호국의 고장’이다. 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칠곡이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낙동강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라고 기억될 만 하지만 중년, 청년층에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겨루었던 어느 격전지보다도 먼 얘기 같다. 실제 칠곡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종종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칠곡이 달라지고 있다. 시(詩)와 연극, 전통춤, 이야기 등이 마을마다 스며들어 말랑말랑한 감성이 살아있는 고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가을 첫 시집을 펴낸 칠곡의 할머니들이다. 남계마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칠곡의 할머니 89명이 참여해 펴낸 시집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가 뭐고?>’가 7개월 만에 6쇄를 찍고 6500부를 판매하며 조용히 문학,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랑이라 카이 / 부끄럽따 / 내 사랑도 / 모르고 사라따 / 젊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 / 그래도 뽀뽀는 안해봣다”(사랑, 박월선)  “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시가 뭐고, 소화자)    맞춤법이나 운율 등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이 걸어온 삶이, 현재의 생활이 고스란히 시 속에 살아있다. 글을 막 배운 아이들 마냥 평균 나이 75세의 ‘할매’들 시가 순수하다. 이러한 감성들이 시 한줄 쓰기는커녕 읽기도 힘든 요즘 사람들 가슴에 무언가 울림을 남긴다.  지난 5월 말에는 칠곡군이 주최하고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한 ‘시 낭독 열차’가 서울역에서 칠곡군을 향해 떠났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넘치던 주말 약 80여명의 도시인들이, 부부시인으로 유명한 장석주· 박연준 시인과 함께 칠곡의 할머니 시인들을 만나러 갔다. 칠곡 남계마을을 대표하는 신유 장군 유적지 마당에 모여 두 시인과 할머니들이 읽어 주는 시도 듣고 남계마을의 저수지 둘레와 솔길을 가볍게 걷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 이때만큼은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칠곡의 감성은 시 뿐만이 아니다. 연극과 춤 등 장르를 넘나든다. 시인 할매들이 ‘전국구’ 스타라면 지역 스타는 연극하는 배우 할매들이다. 60~70대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어로리의 ‘보람할매연극단’은 2013년 창단해 지역에서 각종 공연을 갖더니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실버축제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한글을 배우면서 글맛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맛을 알게 된 덕분이다. 2015년에는 독자적으로 연극축제를 열기도 했다.  학상리의 할매, 할배들은 ‘학춤’을 춘다. 마을이름이 ‘학상리’인 것에서 착안해 우리나라의 대표 민속춤인 승무를 변형해 주민들 스스로 학이 되었다. 하얀 도포 입고 검은 갓을 쓰고 학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추는 군무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논 한가운데 있던 폐쇄된 보육센터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외부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로 개조하기도 했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앉아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연초록의 들판과 가을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도심의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를 선언한 것은 2011년부터다. 10여 년 전 주민 평생교육을 목표로 부문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던 것에서 마을마다 특정 주제를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문학 마을 육성에 앞장 섰다.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지선영 평생교육담당관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70대의 주민들은 스스로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 삶을 살아왔지만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특히 할머니들은 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으로 ‘인문학 마을’ 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참여했고 올해 5개 마을이 추가로 ‘인문학 마을’ 사업에 참여한다. 마을의 전통 민속축제를 재현하기도 하며 옛날 빨래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장르를 국한하지 않으니 매년 가을 ‘인문학 축제’가 열리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칠곡의 인문학 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철저히 마을에 뿌리를 두고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는 돕기만 한다. 시인, 배우, 선생님, 합창단, 춤 등은 ‘남의 인생’이겠거니 했는데 생각조차 못했던 늘그막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주민들의 눈빛과 얼굴표정이 바뀌니 도시에 나갔던 자식들까지 달라졌다. 고향엔 관심조차 없던 자식들도 변화된 부모님과 고향의 모습에 열렬히 응원하며 관심을 보탠다. 세대, 지역 간의 갈등까지 저절로 줄어들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함께 가볼 만한 곳: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에 삼중으로 축조한 성이다. 학상리 부근에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설립된 대표적인 가톨릭 성당의 하나로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이 엄숙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조용히 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왜관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맛집:어로리에선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이자 배우들이 손수 밥상을 차린다. 왜관역 앞 우동김밥점(972-8253)은 직접 만든 김밥과 우동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칠곡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한미식당(974-0390)과 국제식당(973-5333)이다. 옛날 소스맛의 돈가스와 직접 만든 두툼한 패티의 햄버거, 돈가스 샌드위치 등을 판다.
  • 브레이브걸스 ‘하이힐’ 티저…27일 컴백 초읽기

    브레이브걸스 ‘하이힐’ 티저…27일 컴백 초읽기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컴백 초읽기에 들어갔다. 브레이브걸스는 22일과 23일, CJ E&M 뮤직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세번째 미니앨범 ‘하이힐’(HIGH HEELS)의 티저 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에는 사무실에서 춤을 추는 유정과 세차장에서 유혹의 몸짓을 보내는 은지, 투수가 던진 바나나를 힘껏 야구 배트로 치는 혜란, 수술실에 누워있는 유나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빨간 하이힐을 신고 있다. 두 번째 티저까지 멤버 네 명의 모습이 담기면서 앞으로 공개될 티저 영상에서 민영과 유진, 하윤의 모습 역시 기대감을 모으는 상황이다. 한편 브레이브걸스는 오는 27일엔 자정 세 번째 미니앨범 ‘하이힐’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같은날 오후 4시에는 쇼케이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영상=브레이브걸스 (Brave Girls) - 하이힐 티저/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中, 남중국해 우디섬에 8월 민항기 운항… 영유권 보유 작업 ‘착착’

    국제중재재판소, 곧 필리핀 소송 판결 미국 7함대는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항공모함 2대를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벌였다. 시점이 중국 함선의 센카쿠열도 접속 수역 및 일본 영해 진입 등으로 중·일 해양영유권 긴장이 높아지고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이 초읽기에 들어선 때란 점이 주목된다. 미 7함대는 공중 방어와 해상 정찰의 하나로 ‘존 C 스테니스’와 ‘로널드 레이건’ 등 2척의 항공모함 및 1만 2000명의 해군과 140대의 전투기, 6척의 군함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7함대는 “미국은 태평양 연안 국가로서 지역 안보와 번영 유지, 평화적 분쟁 해결, 자유 항해 및 비행에 국가적 관심을 두고 있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미군 관계자들도 “이번 작전의 메시지는 명확하며 작전 시기도 심사숙고해 정해졌다”고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남중국해 갈등은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그동안 공해로서 자유 통항이 이뤄지던 남중국해 일대를 자기 영해라 주장하며 통제 의사를 펼치면서 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등은 남중국해의 자유 통항을 사활적 이해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하고 있다. 원유 수송로를 남중국해에 의존하는 일본도 공조하면서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인공섬에 활주로 건설 등 군사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영유권의 기정사실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이를 부인하는 미·일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국제중재재판소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필리핀이 2013년 제기한 소송과 관련한 판결을 몇 주 이내에 내릴 전망이다. 필리핀은 중국이 ‘구단선’(중국이 선언한 남중국해 경계선)을 근거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난사군도) 존슨사우스 암초(츠과자오), 파라셀군도(시사군도) 우디섬(융싱다오) 등에 레이더와 기관총을 설치하고, 지대공미사일과 전투기까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디섬에서는 8월부터 민항기 운항을 시작하는 등 영유권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이다. 중국의 관련 수역에 대한 군사화의 가속화 속에 미국과 일본, 동남아 이해 당사국들의 대응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추경 서두르되 두루뭉술한 편성·집행 안 된다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이 임박해 대량 실직의 조짐이 보이면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엊그제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추경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기자 간담회에서 “추경이 필요하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한 데서 추경 편성 쪽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그제 “추경 편성에 한 발짝 다가갔다”며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지난달 “추경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추경 편성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지난해 소폭 개선됐던 고용 여건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여명 증가한 2645만명이다. 지난 2월과 4월에도 취업자 증가가 20만명대에 머물러 지난해 평균 34만명에서 크게 떨어졌다. 고용과 직결되는 수출과 소비도 부진하다. 올 1분기 수출액은 115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이상 감소했다. 같은 분기 민간 소비도 전기 대비 0.2% 줄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일자리의 근간인 수출과 내수 모두 좋지 않은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년 실업률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해운·조선 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재난적 수준의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계에선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3.1% 달성을 위해선 20조원대 추경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8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다행히 지난 4월까지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조원 넘게 더 걷히는 등 추경 재원 조달 여건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추경은 내용 못지않게 시기가 중요하다. 경기 활성화와 실업 대책으로서 효과를 내려면 늦어도 8~9월에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7월 초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 지금까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경이 편성되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주로 투입됐다. 고용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SOC 분야 사업은 고용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청년 인턴 같은 청년 일자리 정책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책은 일시적인 고용 수치 개선엔 도움이 되지만 지속성이 떨어진다. 유 부총리도 얼마 전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해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경 편성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이다. 따라서 추경이 편성된다면 단순히 일자리 개수만 늘리는 데 쓰여선 안 될 것이다. 수치적인 성과가 낮아도 경제 활력을 높이거나 지속적인 노동이 가능한 부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 동력이 될 사업에 쓰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보육이나 노인 돌보기 같은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하는 복지 서비스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정교하고 치밀한 추경 편성과 집행이 필요하다.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는 아무리 늘어나도 경제 활력만 떨어뜨린다. 정부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좌파세계사(닐 포크너 지음, 이윤정 옮김, 엑스오북스 펴냄)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 역사학자인 저자가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21세기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시대가 득세한 현 시점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다뤘다. 저자는 ‘왜 역사는 중요한가’, ‘전쟁과 종교의 기원’, ‘문명의 확산’, ‘역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등의 꼭지를 통해 세계사를 다시 조망할 것을 권한다. 지금 이 시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래의 인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등 본질적인 질문에 솔직하고 분명하게 답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의 중요한 동력으로 기술 발전, 지배계급의 경쟁, 계급투쟁 등 3가지 요소를 꼽으며 “자연적이고 필연적인 역사는 없다”고 강조한다. 776쪽. 3만 5000원. 마음읽기(황상민 지음, 넥서스북스 펴냄) 대한민국에서 살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음이 아픈 사람도 많다. 저마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공통적 원인은 나의 문제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제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국인만의 특수한 상황과 특성을 토대로 성격 유형을 분석하고, 각 유형에 맞는 삶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했느냐에 의해 일어난 결과라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 각자가 만들고 싶은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자신의 민낯을 마주할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준다. 344쪽. 1만 3800원.  위안화의 역습(윌리엄 오버홀트·궈난마·청쿽로 지음, 이영래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현재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부상하고 있는 위안화의 상황과 앞으로의 세계적인 파급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3명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지배력 약화와 함께 중국 위안화가 통화 시스템의 계승자가 되고 있는 이유를 밝힌다. 현재 위안화 시장은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규제 완화에 따라 확장되고 있으며 이윤 창출 기회가 증가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저자들은 “결국에는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가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세계의 통화체제가 새롭게 편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336쪽. 1만 9000원.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프리다 칼로 지음, 안진옥 옮김, Bmk 펴냄) 멕시코의 대표적인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을 통해 그녀의 내밀한 열정과 사랑을 들여다본다. 칼로가 37세였던 1944년부터 세상을 떠난 1954년까지 썼던 일기장은 9살인 자신의 사진을 배치하며 시작한다. 그녀는 47년의 인생에서 서른두 번의 수술과 세 번의 유산 그리고 연인 디에고의 지속적인 외도에 영혼을 찢기는 상처를 입는다. 칼로는 일기장에 작품의 근간이 되는 스케치나 후일담을 적기도 했고, 디에고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기록을 담기도 했다. 라틴 미술 전문 기획가인 옮긴이는 칼로의 예술혼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300쪽. 1만 8000원.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김옥라 구술 채록,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펴냄)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거의 없던 시기에 1세대 자원활동가이자 사회봉사계의 대모로 활동해 온 김옥라의 한 세기를 돌아봤다. 1918년생인 김옥라는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폐해로 황폐했던 1950~60년대 대한소녀단 걸스카우트 간사장으로 국제 사회에 한국을 알린 민간 외교관이었고 80년대에는 자원봉사자, 세계감리교 여선교회 회장으로 유엔에서 활동한 여성 NGO 활동가였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호스피스 교육’과 ‘웰다잉’ 교육을 주도하는 사회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한 사람의 삶을 통해 한국을 조망하는 프로젝트인 청현문화재단의 여성생애사 구술 채록 총서 두 번째다. 319쪽. 2만 2000원.
  • ‘썰전’ 전원책, 신공항 입지 논란에 “유시민은 TK, 난 PK다”

    ‘썰전’ 전원책, 신공항 입지 논란에 “유시민은 TK, 난 PK다”

    ‘썰전’의 두 논객, 유시민과 전원책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는 16일(목)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썰전’에서는 신공항 입지 관련 이슈 등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현재 6월 중으로 예정된 영남권 신공항 예정지 발표가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밀양 입지를 주장하는 대구경북(TK) 지역과 가덕도 입지를 내세우는 부산경남(PK) 간 다툼이 과열되고 있다. 먼저 전원책은 “지금 우리나라에 허브공항이 인천 영종도 하나밖에 없다”며, “그래서 동남권에 신공항이 하나 있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시민은 “부산 가덕도는 작은 섬인데 인공 섬으로 메꿔서 공항을 만들어야 하고 밀양은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라 산을 깎아야 한다”며 두 후보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열띤 토론을 이어가던 중 전원책은 “이야기 중에 문득 생각을 해보니 (유시민은) 대구 출신이고, 나는 울산 출신이지만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며 유시민과 본인이 신공항 후보지인 TK와 PK 연고임을 밝혔다. 뒤이어 김구라도 빠질 수 없다는 듯 “나는 영종도다”라고 인천 출신임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청와대 참모진 추가개편과 검찰의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등에 대해 이야기한 JTBC ‘썰전’은 오는 16일(목)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영어실력과 즐거움을 동시에, MBC연합캠프의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

    영어실력과 즐거움을 동시에, MBC연합캠프의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

    최근 글로벌 시대에 맞춰 수준 높은 영어실력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다. 이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읽기 및 쓰기 중심의 영어 시험과 더불어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와 듣기 실력이 필요하다. 영어를 언어로써 경험하며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소속돼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좋은 환경에서 체계적인 구성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영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MBC연합캠프’는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해외영어캠프 전문 교육기업인 MBC연합캠프의 해외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미국동부 썸머캠프, 미국동부 스쿨링캠프, 미국서부 썸머캠프, 아이비나사 캠프가 있다. 미국영어캠프(미국동부 썸머캠프) 미국동부 썸머캠프는 주니어와 시니어의 일정이 나눠서 진행되며 동부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에서 진행되는 캠프다. 오전 ESL수업과 함께 오후에는 국제 학생과의 다양한 학습으로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프리토킹 시간을 갖는다. 주니어와 시니어가 나눠져 일정을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며 자신의 레벨에 맞는 일정에 속해 진행돼 학습 효과에 대한 기대가 가능하다. 3박 4일간의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 일정으로 동부의 역사적이며 우수한 학업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미국영어캠프(미국동부 스쿨링캠프) 미국동부 조지아 주에서 진행되는 명문사립학교 스쿨링캠프는 1주간의 집중영어 ESL 아카데믹 학습과 2주간의 정규스쿨링이 가능한 캠프다. 현지 친구들과 어울려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2박 3일간 올랜도 투어 일정도 갖는다. 미국영어캠프(미국서부 썸머캠프) 미국에서 단기간에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미국서부 썸머캠프를 권할 수 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는 캠프로써 명문사립학교에서의 영역별 아카데미 ESL수업과 현지 학생들과의 아웃도어 캠핑, 그리고 2박 3일간의 샌프란시스코 탐방으로 구성됐다. 6주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탐방 이후 2주간 스쿨링을 참여할 수 있어 다양한 활동 중심 프로그램과 함께 학업적인 부분까지 잡을 수 있다. 미국영어캠프(아이비나사 캠프) 아이비나사 영어 캠프는 2주간의 투어형식 캠프다.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대학 탐방과 각 대학에서의 한인재학생 멘토링이 계획돼 있으며 나사캠프 참여 및 올랜도에서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월드를 방문한다. 캐나다영어캠프(밴쿠버 썸머캠프) 캐나다 영어 캠프는 썸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며 현지 학생들과의 액티비티 수업으로 비교적 높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미국 시애틀로의 2박 3일간의 수학 여행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영국영어캠프(글로벌 지식리더캠프) 영국유럽 영어캠프는 각국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넓힐 수 있는 캠프로 5박 6일동안 서유럽 4개국을 탐방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다. 뉴질랜드영어캠프(오클랜드 정규스쿨링캠프) 뉴질랜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뉴질랜드 영어캠프와 부모동반캠프가 있다. 뉴질랜드 영어캠프는 캠프 기간과 상관 없이 모든 일정 동안 정규 수업이 가능한 캠프이며 현지 공립학교에서 직접 수업에 참여한다. 부모동반 캠프에서는 학생과 함께 학부모가 참여 가능하며 부모 비용은 활동에 따라 옵션으로 추가된다. 필리핀영어캠프(필리핀 알라방힐스 캠프) 럭셔리 알라방에서 진행되는 영어수학 몰입캠프로 1:1수업부터 소규모 1:5 그룹수업까지 각 학생의 레벨에 맞춰 맞춤 수업을 제공하는 캠프다. 하루 약 12시간의 학습제공으로 영어의 기본부터 발음, 활용까지 익힐 수 있으며 주 3회로 제공되는 수학 수업은 선행학습을 돕는다. 필리핀영어캠프(필리핀 캠브리지힐스 캠프) 선선한 환경을 제공하는 카비테주에서 진행되는 캠프로 교육동과 숙소동이 함께 있는 리조트 일체형 학습캠프다. 리조트 내에서 캠프 일정이 진행돼 안전을 신뢰할 수 있으며 넓고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매일 리조트 내에서 1시간씩 진행되는 체육활동은 수영,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으로 학생들의 건강까지 고려한 프로그램이다. 사이판영어캠프(미국교육 ESL+정규스쿨링 캠프) 사이판 영어캠프는 PSS를 철저히 준수한 정통 미국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ESL+스쿨링 프로그램이다. ESL과 정규수업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특징과 주중, 주말이 진행하는 탐방으로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인 사이판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 호주영어캠프(호주 브리즈번 스쿨링캠프) 캠프가 처음이나 정규수업을 찾고 있다면 호주캠프를 고려할 수 있다. 현지 학생들과의 정규수업과 함께 ESL수업이 제공돼 정규수업이 처음인 학생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매일 병행되는 ESL수업과 정규수업은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탄탄해 질 수 있도록 도우며 주말 액티비티 시간을 통해 즐거움까지 찾을 수 있다. 호주영어캠프(호주 브리즈번 썸머캠프) 우수한 교육으로 제공되는 호주 썸머캠프는 어린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영어를 ‘언어’로써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춘 캠프다. 다양한 접근법으로 토론, PT, 에세이 그리고 현장학습 등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즐거운 경험 속에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 한편 MBC연합캠프는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화 상담을 진행한다. 본사에서 진행되는 방문 상담 설명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토요일 오전 11시이며 전화로 예약을 받고 있다. 자세한 정보 및 문의는 홈페이지와 전화로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파고다어학원 종로토익 파고다 스타, 7월 신토익 강의 오픈!

    파고다어학원 종로토익 파고다 스타, 7월 신토익 강의 오픈!

    지난 5월 29일 시행된 신토익 시험이 과거보다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여름방학 동안 토익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이전보다 남다른 준비를 꾀하고 있다. 파고다어학원 종로 파고다스타팀 RC 장진영 강사는 “지난 시험 유형을 분석해 보면 파트 5의 문항 수 감소, 파트 6의 지문 삽입 등 신유형의 출제, 그리고 파트 7의 문항 수 증가와 더불어 삼중지문 등 높은 난이도 유형의 문제들이 대거 등장해 토익 시험 자체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장 강사에 따르면 이에 대한 신토익 학습방법으로 문제 분석을 통한 문법 심화학습을 비롯해 각 문제들의 빠른 독해, 삼중지문을 시간 내에 해결하기 위해서 과거의 찍기 위주의 학습이 아닌 엄선된 어휘 학습을 통한 올바른 문장읽기 연습 등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파고다스타 토익 LC 최정아 강사에 따르면 첫 시행된 신토익에서 각 파트의 고유 문제들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진 편이다. 그 중에서도 파트 3의 문항 수 증가와 3인 다자대화 등장, 도표분석 및 추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의 발음과 표현학습 그리고 직청, 직해 연습이 고득점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RC 및 LC를 강의하고 있는 구완서 강사는 “변경되기 전의 구토익 시험에서는 독학이 가능했지만 현재 신토익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토익 전문학원이나 전문가를 통해 올바른 학습법을 습득해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파고다 스타팀은 종로토익의 명강사들이 전 레벨을 주 5일, 1개월 집중 완성반으로 운영하는 종로토익학원 대표 강좌 중 하나다. 특히 RC 장 강사는 2년 전까지 파고다어학원 종로 마감률 1위의 경력을 지녔으며 ‘파고다 신토익서 실력완성 RC’를 저술, 현재 파고다스타 인강에서 토익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장 강사는 오는 7월부터 2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 강의에 참여해 종로토익의 레벨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신토익 강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파고다스타토익팀의 상세 시간표 및 수업 안내는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장애’ 이해보다 관리에만 초점… 자활 위한 사회성 배양 한계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장애’ 이해보다 관리에만 초점… 자활 위한 사회성 배양 한계

    발달장애는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고 한다. 발달장애란 말로 통칭하지만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등 유형이 다양하고 장애의 정도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도 제각각이다. 18세 이전 아동기의 전체 등록 장애인 8만 831명 가운데 발달장애인은 5만 2122명(64.5%)으로 절반이 넘고, 전 연령대 장애인의 10명 중 1명이 발달장애인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서비스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발달장애인과 ‘이웃’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봤다. “당신이 전혀 알려진 적이 없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부족마을에 홀로 뚝 떨어졌다고 칩시다. 말은 물론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심지어 감정까지 아주 다른 부족입니다. 그들의 문화를 힘들게 배우기 전까지 당신은 그들에게 사회적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이방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폐장애인의 모습과 같습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모임 ‘함께가는 장애인 부모회’의 김종옥씨는 발달장애인(자폐·지적장애)을 이방인에 비유해 설명한다. 비장애인도 발달장애인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낯섦은 경계를 부르고 단지 질병이 있을 뿐인 발달장애인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런 까닭에 그동안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은 발달장애인의 욕구와 상관없이 이들을 돌보고 ‘관리’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졌다. 발달장애인이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활동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이다. 집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하고, 전국 592개(2014년 기준)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에 입소해 일정 시간 돌봄을 받기도 한다. 신체장애인에게는 활동보조가 유용한 서비스지만 자립 생활이 목표인 발달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활동보조인이 바깥출입을 도와주는 정도로는 집 밖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로 활동보조인과 집 안에만 있다 보니 오히려 상태가 안 좋아지기도 한다. 자폐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이성희(53)씨는 “아이에게 운동을 시키고 싶어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아이는 좋아하지만 활동보조인이 너무 힘들어했다. 여기저기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가 쉽지 않아 3개월 만에 서비스 이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돌봄 교육만 받은 활동보조인은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중증 발달장애인은 활동보조인이 돌보기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에 입소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통 발달장애인 10명당 1명, 많게는 15명당 1명 정도로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등이 배치돼 맞춤 돌봄이 이뤄지기 어렵다. 한 발달장애인 부모는 “가족들의 돌봄 부담은 덜 수 있지만, 시설에 입소하면 아이를 그곳에 격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현재 제도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일상의 삶을 살 수 있게 지원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고민에서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단체, 부모들과 협의해 지난 5월부터 ‘장애인 활동지원 주간활동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명의 강사가 2~4명의 발달장애인 그룹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발달장애인끼리 어울려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데다 제공하는 서비스도 읽기와 쓰기 등 학습형, 악기 연주와 노래 부르기 등 취미형, 수영과 댄스 등 체육형, 각종 직업 체험 등 직업형으로 다양하다. 서비스 제공 인력도 기존 활동보조인과 차별화했다. 취미형·직업형 활동 관련 분야의 전문학사 이상 과정을 이수한 사람, 사회복지사·언어재활사·특수교사 등 장애와 관련성 높은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먼저 채용한다. 시작 단계지만 이 사업이 정착하면 지금보다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말한다. 현재 시범사업은 서울 구로구·서초구, 부산 부산진구·해운대구, 대전 서구, 광주 광산구, 충남 천안시, 전북 전주시·완주군, 경남 창원시 등 10개 시·군·구에서 시행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영국처럼 발달장애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장바구니에 담듯 골라 이용하는 형식으로 가야겠지만, 우선은 장애인과 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욱천’을 아시나요 ‘욱천’은 생소한 이름이다. 어지간히 서울 지리를 잘 아는 사람도 이 이름을 들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그 괴물이 사는 곳이 바로 욱천이다. 워낙 콘크리트 기둥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으로 묘사돼 하수구라고 알려졌지만 엄연히 원효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연 하천의 끝부분이다. 욱천(旭川, 아사히카와)은 일제시대의 이름이고 원래는 만초천 혹은 덩쿨내로 불렸다. 이 욱천은 인왕산과 안산 사이의 무악재 인근에서 발원한다. 지금 한창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돈의문 뉴타운을 지나 서울역을 거쳐 용산전자상가로 해서 결국 한강과 만난다. 전체 길이는 7.7㎞ 정도다. 다만 삼각지와 용산역 사이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복개돼 그 자취를 알기 어렵고, 우리의 의식 속에 별로 남아 있지도 않다. 남영역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길에 놓인 ‘욱천고가’에 겨우 그 이름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기억에서 사라졌을 뿐 욱천의 흐름은 여전히 지상에서 확인된다. 서대문 인근의 서울 적십자병원 건물과 주차장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도로가 바로 그것이고, 이화여고 후문과 바비엥 등 고층 빌딩 사이의 완만하게 휘어진 도로가 또한 그것이다. 그 도로는 서서히 남쪽으로 방향을 틀며 독립문으로부터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통일로를 가로지른다. 바로 이곳, 즉 욱천이 다시 방향을 바꿔 서울역을 향해 활처럼 휘어지는 그 자리에 세워진 건물이 바로 미근동 서소문아파트다. 이 건물의 등기부등본상 주소에 등장하는 ‘하천복개지역’의 그 하천이 바로 욱천인 것이다. #통상적 재건축 공식 안 통하는 ‘보존의 역설’ 낙원상가 및 아파트가 도로 위에 세워져 도로 점용료를 내고 있다면 서소문아파트는 이처럼 하천 위에 세워져 하천 점용료를 낸다. 토지 위에 지어진 건물이 토지세를 내는 것에 비하면 두 건물 모두 매우 독특한 면모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재건축에 대한 논의 자체가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보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역설이 성립한다. 건물의 가치는 없다고 치고 오직 토지 지분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진행되는 통상적인 재건축 공식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소문아파트는 낡을 대로 낡아 버렸다. 이 건물은 전체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의 비중이 불과 2%도 안 되던 1972년, 오진건설이라는 회사에 의해 지어졌다. 2016년 현재 기준 44세인 셈인 이 ‘중년’의 건물은 안타깝게도 물리적인 나이보다도 훨씬 더 늙어 보인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역사적 의미로 인해 ‘서울 속 미래 유산’ 후보 중 한 곳으로 지정되는 명예도 얻었다. 그야말로 ‘웃픈’ 삶을 사는 산전수전의 노장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해서 이 건물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은 금물이다. 서울에서 어지간히 오래 산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서소문아파트는 한때 방송인들이 많이 살고 이에 따라 연예인들도 많이 들락거리던 장안의 명소로 기억되고 있다. 그 유명세 덕에 이윤기 감독, 전도연·하정우 주연의 영화 ‘멋진 하루’(2008)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층과 주변의 상가에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맛집들이 있기도 하다. 벙커씨유를 이용한 중앙난방 덕분에 온수도 잘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도 있는, 당시로는 가장 앞선 시설을 자랑하는 아파트였다. 그 흔적으로 아파트 후면에 지금도 굴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화려한 에피소드도 아니고, 하천 위에 세워졌다는 신기함도 아니고, 그 낡은 모습에서 오는 처연한 감성도 아니고, 오직 하나의 건축물, 그것도 선형 상가 아파트라는 독특한 유형으로서 이 서소문아파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결국 다시 모든 사전 지식을 다 지워 버리고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건물을 차근차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 노장’ 서소문아파트 읽기 일단 길이가 115m에 달한다. 지금도 서울 시내에 단일 건물로서 이 정도 길이를 갖는 예는 흔치 않다. 게다가 상가 1층, 아파트 6층, 모두 7개 층에 달하는 높이라 그 규모가 상당하다. 지금은 앞뒤로 고층 건물들이 있어서 그렇지 이 일대에 이 건물 혼자 우뚝 서 있었을 때는 실로 대단한 위용이었을 것이다. 1층에는 주로 식당과 카페, 기타 미장원, 편의점 등으로 구성된 약 18개의 점포가 있고 그 위는 2층에서 7층까지 36.36㎡에서 56.2㎡에 달하는 126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건물은 한 동이지만 총 9개의 계단실마다 동 번호가 붙어 있다. 동 번호는 북쪽부터 시작되는데 전면 도로가 완만하게 남쪽을 향해 경사져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이 경사를 받아 주기 위해 통일로변의 1동이 다른 동에 비해 살짝 높다. 전면 인도의 재질이 연질이어서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나름대로 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이 인도 위에 상가 식당의 의자, 테이블 등이 나와 자못 활기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전면 도로가 왕복 2차선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리 혼잡한 분위기는 아니다. 통상 둥글게 휘어진 건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3동과 4동 사이에서 한 번, 6동과 7동 사이에서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걸쳐 방향을 트는 세 직선 구간의 조합이다. 거주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만약에 전체가 완만하게 휘어진 곡면 건물이었으면 가구 배치 등에서 상당한 비합리성이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총 7개 층이나 되는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제는 원칙적으로 하천 부지에 건물을 짓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이 건물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뿐이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게다가 복도식이 아닌 계단실형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좁은 계단실을 따라 오르다 보면 의외로 꼭대기층이 7층이 아닌 8층인 것을 알게 된다. 많은 건물에서 그러하듯이 불길하다는 이유로 4층을 누락한 결과다. 3층 다음에 5층이 나오는 것이다. 토지 지분이 없어 재건축 등으로 인한 자산 가치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지 매매는 거의 없지만 입지 조건 등이 좋아 월세는 활발하다고 한다. 집의 가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짓고 부수고 하는 악순환이 서서히 멈춰지면 사용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생각도 점점 바뀔 것이다. 옥상에 오르면 이 일대의 경관이 넓게 펼쳐진다. 화분, 빨래, 각종 전선 등 통상적인 것들 말고 눈에 띄는 것은 통일로변에 설치된 엄청난 숫자의 전자 장비들이다. 아마도 이동통신과 관계된 것들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휘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그 흐름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의 방향은 정확하게 서소문공원과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선 우리 시대의 거대 주상복합 브라운스톤, 그리고 그 너머의 서울역 뒷길을 가리키고 있다. 그 도로 아래 욱천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거칠어 보이지만 섬세한 ‘가로의 연속성’ 서소문아파트는 그 장대한 규모, 그리고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섬세함이 있다. 특히 주변 지역을 대하는 이 건물의 태도에서 그런 면이 잘 드러난다. 1층의 상가는 이 건물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의 도로와 연결된다. 가로의 연속성이 매우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목적을 위해 건물의 양 끝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사뭇 흥미롭다. 통일로 반대편, 즉 경의선 쪽을 보면 상가는 건물의 전면에서 코너를 돌아 그 옆의 건물로 계속 이어진다. 다만 이 부분은 철도변으로서 도로의 성격이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상층부 아파트의 측면은 모두 벽으로 막혀 있다. 철도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이 1층 코너 상가의 측면을 막아 버렸다면 충정로로 연결되는 철도변 상가의 흐름은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통일로변 또한 끝부분의 코너 상가는 두 면을 모두 개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뿐 아니라 건물과 도로가 직각이 아닌 예각으로 만나는 것을 반영해 이 부분의 평면을 다르게 처리했다. 그 결과 측면은 정확히 도로와 각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상층부 아파트의 통일로변 측면을 모두 유리창으로 처리하고 있다. 현재는 비록 이 부분에 불투명 시트가 발라져 있으나 그 의도는 명백하다. 즉, 서소문아파트는 서울의 주로 간선 도로인 통일로변의 건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건물이 자기 자리에서 마땅히 해 줘야 할 도시적 역할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서소문아파트 이후에 통일로변에 들어선 인근 건물들에서는 그런 배려가 거의 안 느껴진다. 바로 이웃인 경찰청은 담을 치고 들어선 전형적인 권위적 건물이고, 인근 고층 사무실 건물의 저층부도 길에 대해 무뚝뚝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로의 연속성도 깨졌고 서소문아파트도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지만 주변 지역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여전히 큰 의미로 다가온다. 서소문 아파트의 이런 도시적인 태도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7동과 8동 사이다. 여기에는 개구부가 하나 있다. 이 부분의 상가 하나를 희생하고 건물 후면 골목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개설하고 있다. 그 결과 상가의 흐름은 통일로에서 시작돼 서소문아파트 뒷골목으로, 또 경의선 철도변으로 끊어지지 않고 연결된다. 이것은 담장을 두르고 주변 지역과의 차단을 꾀하는 요즘의 단지형 아파트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서소문아파트 특유의 미덕이다. 낡았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 요즘 건물들은 이렇게 도시를 읽고 해석하고 그를 몸소 실천하는 저 시대의 기본적 태도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 개발시대의 실험작, 서소문아파트가 여전히 소중한 이유의 하나다. 사족:영화 ‘괴물’에서 음습하게 표현돼서 그렇지 욱천, 즉 만초천의 물은 워낙 맑은 것으로 유명했다. 불을 밝히고 게를 잡는 광경이 심지어 고려말 목은 이색의 용산팔경 중 하나로 등장할 정도였다. 아직도 욱천 일부에서는 게가 살고 있는 흔적이 발견된다. 유일하게 복개되지 않은 삼각지 일대의 짧은 구간에 여전히 많은 물이 흐르는 것으로 보아 그 상류인 서소문아파트 아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도 1층 상가의 맨홀을 열면 물이 흐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욱천은 한때 서울 도성 밖 서부 지역의 중요한 하천으로서 용산구민들을 중심으로 ‘욱천 살리기 모임’이 있을 정도다.
  • ‘함석헌사상 깊이 읽기’ 시리즈 3권 15일 출간

    ‘함석헌사상 깊이 읽기’ 시리즈 3권 15일 출간

    20세기 대표적인 사상가인 함석헌(1901∼1989) 선생의 사유를 풀어 쓴 ‘함석헌사상 깊이 읽기’ 시리즈가 15일 출간된다. 함석헌학회장인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가 함석헌 선생의 저술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해설한 이 책은 ‘사상의 형성과 전개’, ‘생각과 실천’, ‘생명 평화 같이 살기’ 등 시기와 주제별로 묶어 한길사에서 펴낸다. 3권을 합해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한길사는 출간을 기념해 14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다시 함석헌을 생각하는 밤’ 행사를 열고 저자 강연과 독자 낭독을 진행한다. 함석헌 선생은 기독교에 뿌리를 두면서도 한국 전통사상과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사람을 ‘씨알’에 빗대 역사·사회적 주체성을 강조한 ‘씨알사상’을 발전시켰다. 씨알사상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그의 스승인 다석 류영모(1890∼1981) 선생이다. 한길사는 “이번 행사는 불의에 항거한 비판적 지식인이자 극한 상황에서 사상과 지혜를 날카롭게 닦은 선각자의 사상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리가 부자 습관 따라해도 부자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부자 습관 따라해도 부자되지 못하는 이유는?

    워런 버핏이 매일 하는 습관이나 엘론 머스크가 아침마다 먹는 메뉴, 또는 부자에게는 있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성에 관한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은 확실히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를 따라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매체 라이프해커가 최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런 습관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에서 멀어질 위험이 커진다. 예를 들어, 실제 부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일찍 일어나기, 해야 할 일 목록 만들기, 지인 생일에 전화하기, 적극적으로 인맥 유지하기, 책이나 기사 많이 읽기까지, 이는 모두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따라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쁜 점은 대부분의 경우 인과 관계가 반대로 설명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자가 돼 있는 사람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며, 지인의 생일에 전화하는 가난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아는 것만으로 동기부여를 높일 수는 있지만, 부자의 습관을 따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쓸모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습관이 있어도 부자가 되는 것과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고 오히려 상관관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습관은 돈을 거래할 때 중요하다. 규칙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의 자산은 습관이나 규칙처럼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당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과 부를 위한 간단한 지도가 있다고 한다면 실제로 성공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매체는 유명 작가 크리스 길아보가 ‘스마트 패시브 인컴’(Smart Passive Income) 팟캐스트에서 밝혔던 다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길아보는 “항상 유명 기업가들은 좋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이를 보고 ‘워런 버핏은 매일 이렇게 하고 있으니 해봐라. 워런 버핏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이 말하지만 이는 모두 엉터리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사람은 그들이 지닌 것과 같은 자원이 없다. 우리는 수만 명의 직원을 거드린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워런 버핏처럼 수십억 달러의 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그래서 단순히 ‘워런 버핏이 투자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크 저커버그가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도 무의미하다”면서 “‘우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좋은 습관을 배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부자가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일에 전화를 걸거나 일찍 일어나지 말라는 의미도 아니다.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되면 행복해지거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맹목적으로 부자의 습관을 따라 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게 일이 간단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돼 있을 것이다. 대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 지를 배우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또 소개되는 습관 대부분이 무작위이며 단순화돼 있다.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소개하는 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습관을 무작위로 추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므로, 그의 투자 습관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돈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가 일주일에 책을 500페이지나 읽는 습관은 어떤가? 분명히 좋은 습관이지만 단지 훌륭할 뿐이다. 모든 사람이 독서가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독서가 버핏의 성공 비밀은 아니다. 버핏은 자신이 수동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로 버핏처럼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다. 길아보는 “습관에 주목하려면 자신과 같은 일반인 중 자산을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 방법이나 자유 시간을 늘리는 방법, 또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 등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개인 금융 블로그가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이런 블로그에는 실제 경험과 생활습관 등 도움이 되는 것이 소개된다. 즉 습관은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이 되는 생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습관을 실천하고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이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소개된 습관이 아닌 각고의 노력과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 틀림없다. 일찍 일어나거나 TV를 덜 보고, 또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돌’ 깬 ‘박’

    ‘돌’ 깬 ‘박’

    박정환, 이세돌에게 백 불계승 박정환(23) 9단이 ‘바둑올림픽’ 응씨배에서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국내 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10일 중국 우한 완다루이화 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40만 달러·4억 6000만원) 준결승 3번기 제1국에서 국내 2위 이세돌(33) 9단에게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 9단은 12일 제2국에서 승리하면 2연승으로 2회 연속 결승에 오른다. 또 이 9단과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17패로 격차를 좁혔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9연승을 달리던 이 9단은 지난달 말 LG배 기왕전 32강전에서 중국의 구리 9단에게 일격을 당한 데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이 9단은 최근 프로기사회와 첨예한 갈등을 빚어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초반 접전을 이어가던 박 9단은 중반 좌상 백 진영에 침투한 이 9단의 강수를 타개하며 오히려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이 9단이 좌하 쪽에서 중앙으로 이어진 백 대마 공격으로 승부수를 던져 위기에 몰렸으나 빼어난 계산력으로 꼬리를 떼어주고 생환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응씨배는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 반)이다. 제한시간은 각 3시간이며 초읽기 대신 주어지는 벌점도 시간 초과시 20분당 2집씩 공제(총 2회 가능)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韓銀 기준금리 인하 정부와 협력 강화 계기로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6월 0.25% 포인트 인하한 이후 꼭 1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날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에 12조원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가중됐다. 그런 점에서 한은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금리를 낮춘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글로벌 교역 부진의 정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것으로 판단했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하방 리스크가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인식은 시장의 그것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상황에 대한 한은의 대응을 두고 선제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선제적이기는커녕 악화된 경제 상황을 뒤따르며 소극적인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지 않았느냐는 냉정한 평가조차 없지 않다. 실제로 이 총재는 지난 4월 금리 동결 이후 금리 인하 요구에 줄곧 “정책여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러는 사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고, 수출마저 지난달까지 1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 왔다.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한은은 43일 동안이나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골든타임’을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경제의 앞날은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기준 금리 인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인지 여부는 그야말로 미지수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관측은 기준 금리를 인하한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막대한 혈세를 구조조정에 투입해도 조선업과 해운업이 다시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다. 구조조정에 따라 적어도 5만명, 많으면 8만명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경제 불안을 넘어 사회 불안으로 발전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그럼에도 시장은 7월에나 가능할 것 같았던 한은의 기준 금리 조기 인하 결정을 반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은의 변화’를 읽기도 한다. 정치권에 협치가 화두라면 정부와 한은 사이에도 협력이 필요하다. 엊그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은은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전통적 역할에 머물 것인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외국 중앙은행의 사례를 참고해 고용과 성장까지 챙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총재도 기준 금리 인하 결정 직후 “경기회복을 지원하려면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이 같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말한 대로 정부와 한은은 더욱 긴밀한 역할 분담으로 구조조정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도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정책적으로 서둘러 차단해 한은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바란다.
  • 부자의 습관을 따라해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부자의 습관을 따라해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워런 버핏이 매일 하는 습관이나 엘론 머스크가 아침마다 먹는 메뉴, 또는 부자에게는 있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성에 관한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은 확실히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를 따라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매체 라이프해커가 최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런 습관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에서 멀어질 위험이 커진다. 예를 들어, 실제 부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일찍 일어나기, 해야 할 일 목록 만들기, 지인 생일에 전화하기, 적극적으로 인맥 유지하기, 책이나 기사 많이 읽기까지, 이는 모두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따라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쁜 점은 대부분의 경우 인과 관계가 반대로 설명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자가 돼 있는 사람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며, 지인의 생일에 전화하는 가난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아는 것만으로 동기부여를 높일 수는 있지만, 부자의 습관을 따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쓸모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습관이 있어도 부자가 되는 것과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고 오히려 상관관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습관은 돈을 거래할 때 중요하다. 규칙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의 자산은 습관이나 규칙처럼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당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과 부를 위한 간단한 지도가 있다고 한다면 실제로 성공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매체는 유명 작가 크리스 길아보가 ‘스마트 패시브 인컴’(Smart Passive Income) 팟캐스트에서 밝혔던 다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길아보는 “항상 유명 기업가들은 좋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이를 보고 ‘워런 버핏은 매일 이렇게 하고 있으니 해봐라. 워런 버핏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이 말하지만 이는 모두 엉터리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사람은 그들이 지닌 것과 같은 자원이 없다. 우리는 수만 명의 직원을 거드린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워런 버핏처럼 수십억 달러의 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그래서 단순히 ‘워런 버핏이 투자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크 저커버그가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도 무의미하다”면서 “‘우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좋은 습관을 배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부자가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일에 전화를 걸거나 일찍 일어나지 말라는 의미도 아니다.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되면 행복해지거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맹목적으로 부자의 습관을 따라 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게 일이 간단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돼 있을 것이다. 대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 지를 배우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또 소개되는 습관 대부분이 무작위이며 단순화돼 있다.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소개하는 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습관을 무작위로 추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므로, 그의 투자 습관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돈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가 일주일에 책을 500페이지나 읽는 습관은 어떤가? 분명히 좋은 습관이지만 단지 훌륭할 뿐이다. 모든 사람이 독서가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독서가 버핏의 성공 비밀은 아니다. 버핏은 자신이 수동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로 버핏처럼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다. 길아보는 “습관에 주목하려면 자신과 같은 일반인 중 자산을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 방법이나 자유 시간을 늘리는 방법, 또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 등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개인 금융 블로그가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이런 블로그에는 실제 경험과 생활습관 등 도움이 되는 것이 소개된다. 즉 습관은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이 되는 생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습관을 실천하고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이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소개된 습관이 아닌 각고의 노력과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 틀림없다. 일찍 일어나거나 TV를 덜 보고, 또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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