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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책에는 모바일서 얻을 수 없는 통찰력이 있죠”

    모바일 시대, 강동권 이학사 대표가 말하는 ‘책 읽는 이유’ “아무리 디지털시대, 모바일시대라고 해도 인간이 책을 필요로 하는 이상, 출판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모바일을 넘어서는 깊은 지식과 통찰력, 새로운 해석과 비판적 사유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삶이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두꺼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이학사의 강동권(59) 대표는 “책에는 질감과 형태, 편의성과 사용성 등과 같은 독특한 물성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와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강조와는 달리 출판업계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출판업계, 적어도 책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순한 지식이나 사실은 책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책의 역할이나 효용이 달라졌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출판 영역을 잠식하지만 그도 한때는 마이다스동아일보(현재의 동아닷컴)과 싸이월드에서 6년간 이사를 지냈다.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출판사인 이학사를 찾아갔다. 몇 개월 전에는 안국동에서 만났지만 지난 4월에 연건동으로 옮겼다. 그는 안국동에서 20년간 출판사를 운영했다. 새 출판사로 찾아가는 골목길 앞 담벼락엔 ‘길 막힘’이란 경고문이 있어 되돌아 나갔다. 몇 번 헤맨 끝에 경고문을 넘어서 들어가니 가정집 같은 건물에 ‘이학사’ 문패를 만났다. 북촌이 관광지로 뜨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 이사를 했다. 출판사 면적도 거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보유한 책을 많이 기증도 했지만 1만 5000여권을 폐기처분했단다. 이학사의 이런 상황이 우리 출판업계의 현주소를 상징하듯 다가왔다.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는 이미 출판한 책이, 다른 쪽 벽에는 번역하고자 하는 원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 그동안 출판한 책 제목을 보면 상당히 어렵다.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철학, 종교학, 미학 책을 가장 많이 냈습니다. 이런 분야가 인간의 삶과 문화, 학문에서 가장 근원적이고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이쪽을 천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왜, 이리 어려운 책을 내느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우리나라의 지성계와 인문사회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굳이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 낸 책을 보면 ‘메타 정치론’ ‘아우라의 진화’ ‘정신과학의 철학’ ‘비미학’ 등으로 그의 출판 성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비전공자나 일반 독자 처지에서는 어렵게 보이겠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작품들을 고릅니다. 이런 경향은 번역하는 여러 선생님과 제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겠지요.●“어려운 책도 누군가 꼭 할 일···새로운 통찰력 기준” 출판할 책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고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거나 새로운 통찰과 해석, 비판적 사유를 담은 책을 내려고 합니다. 남이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내용의 책은 피합니다. 그리고 우리 출판사가 어려운 책만 낸 것은 아니고 쉬운 책도 제법 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셀러 내지 스테디셀러, 어떤 게 있나요.☞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스테디하게 나간 책들은 좀 있습니다. ‘철학, 삶을 만나다’(강신주), ‘정의론’(존 롤즈), ‘제국’(네그리, 하트),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처음 읽는 헌법이 꾸준하게 나가지만 요새는 워낙 책이 안 나가서 스테디셀러라고 할 만한 책도 드물어집니다. ●“제국, 세계종교사상사···우리 지성사에 큰 울림 남겨” 특히 ‘제국’과 ‘세계종교사상사’(전 3권) 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국은 우리 지성계에 굉장한 울림을 주면서 출판사의 이름을 크게 알린 책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사건과 현상을 횡단하면서 맥도널드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현대의 초국적 기업까지 조명했던 책입니다. 세계종교사상사는 20세기 최고의 종교학자 엘리아데(1907~1986)가 종교 사상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현대의 고전인데요, 우리 같은 작은 출판사가 7년 노력 끝에 2100쪽이 넘는 대작을 제대로 소개한 것이지요. 이것들은 올해의 출판인상(2014년)과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2006년)을 안겨줬습니다. - 출판하는데 가장 큰 애로점은.☞ 출판인 누구나 그렇겠지만 좋은 책을 냈는데 판매가 받쳐주지 않을 때 힘듭니다. 요새 흔히 출판을 문화산업이라고 합니다만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 - 문화에 찍느냐, 산업에 찍느냐 - 에 따라 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우리 출판사는 아무래도 문화를 강조하다보니 판매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주로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을 내다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판매가 따라주지 않으면 실망을 많이 하지요. 그런 책으로 ‘낯익은 시 낯설게 읽기’, ‘요가(엘리아데) ‘ 법이론’(임마누엘 칸트) 등이 기억납니다. - 과거 싸이월드 이사도 지내셨는데, 오프라인의 대명사 격인 책 출판을 하는 이유는.☞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 내는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여전히 이 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을 좀 했습니다. 그때 회사를 다시 다니기는 싫고,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출판의 ‘출’자도 모르고 덜컥 창업했지요. 그러다 제게 ‘꼭 나와달라’는 회사가 있어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출판사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제게 출판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 그래서 열린 세계,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출판사가 내는 책 한 권이 그 분야의 모든 것에 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다만 새로운 인식, 새로운 통찰,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을 냄으로써 세계를 읽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던지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많아질 때 인간은 풍요로워집니다. - 모바일 시대에 책의 의미는 뭘까요.☞ 스마트폰 시대에는 단순 팩트나 지식은 스마트폰이 실시간으로 해결해 줍니다. 모바일에 부정확한 정보도 많지만 몇 번만 검색해 비교하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에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주는 데다 인구까지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은 더욱 어렵습니다. 옛날엔 ‘10년에 100종을 내면 안 망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23년간 250여종을 냈습니다. 그래도 어려우니···. ●“책을 낸다는 건 열린 세계, 다양한 세계 만드는 일” 그러나 책에는 깊은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은 ‘본다’고 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스캔’하는 것이지요. 반면은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거나 스캔해서는 비판적 사유, 종합적 통찰을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적 통찰력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인 퐁주(1899~1988)가 한 말, ‘인간은 인간의 미래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말을 철학자 사르트르(1905~1980)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가 있다는 것, 인간을 기다리는 티 없는 미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아마도 이 미래는 인간이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는 세계, 자신의 존재와 가치, 자유와 평등 그 자체로 사는 세계일 것입니다. 제게 책은 바로 그런 열린 세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 일반 독자들이 여름 휴가철에 읽을 만한 책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있다가 요즘 좀 조용해졌습니다만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지음)을 추천합니다.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과 함께 우리 헌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입니다. 또 ‘서양철학사’(시르베크,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일독을 권합니다. 애초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졌기에 쉽고 잘 읽힙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고경영자(CEO) 추천도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나온 다른 철학사 책들과는 달리 명료한 서술, 참신한 접근, 새로운 시각이 특징입니다. 또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룬 ‘메시지가 미디어다’(유승찬 지음)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한국어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책과 출판은 산업의 시각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어가 중요하지요. 한국인의 삶과 문학, 정신을 규정하는 것이 한국어입니다. 일제시대 한글 사용을 금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가 사라지면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 영혼 즉 정체성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 한국어를 담는 그릇이 책이고,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입니다. ●“한국어와 출판은 문화간접자본···보호책 마련해야” 책과 출판은 도로와 교량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과 마찬가지인 ‘문화간접자본(COC)’입니다. 문화간접자본이라는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이 토대 위에서 연극 영화 드라마 공연 등 다양한 문화가 발전합니다. SOC에서 경제가 꽃피듯 문화간접자본이 튼튼해야 우리 문화가 풍성해 질 것입니다. 최근 인구가 줄면서 또 앞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어의 위기가 오면 한국인의 삶과 문화, 정신을 규정하는 정체성 위가 올 것입니다. 한국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책과 출판을 문화간접자본으로 규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구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당국이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 요즘 주로 하시는 일은. ☞ 이사 뒷정리한다고 두어달 보냈습니다. 우리 출판사는 오래 전부터 주 39시간 근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출근해서 책 보고, 원고 보고 선생님들 만납니다. 출퇴근 지하철과 집에서는 대개 원고를 봅니다. 우리는 편집자 한 명이 책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원고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1교자와 2교자가 다릅니다. 오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지요. 한 원고를 최소 3명(필자와 편집자 2명)이 보면 오류를 거의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난해한 책은 7교, 8교까지 볼 때도 있습니다. 요즘엔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던 존 롤즈(1921~2002)의 ‘도덕 철학사 강의’를 2교째 보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당일치기 백두대간 종주를 합니다. 작년 9월 시작해 상주까지 북진해 왔습니다. 산행할 때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아침 한시간씩 허벅지와 무릎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합니다. 그리고 대간에 가는 주에는 수요일 이후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 같지요? 둘째 토요일은 청계산 산행 모임에 나갑니다. 한 달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조만간 어렵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타자 문제를 다룬 ‘인류학을 넘어서(Beyond Anthropology)’라는 책과 알랭 바디우가 쓴 존재론 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강 대표는 자녀에게 읽히라며 ‘처음 읽는 헌법’과 ‘서양철학사’를 한 권씩 건네주었다. 기자들도 책을 좀 읽고 살아라는 뜻이 담긴 듯해서 받아들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바나나가 사라진다고?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바나나가 사라진다고?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바나나가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기사가 떴다. ‘바나나 멸종’에 관한 언론사 기자들의 심도 있는 ‘팩트체크’ 덕분에 당장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바나나가 단일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영양생식을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단일 유전자를 가진 식물이라면 당연히 병충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윈난성 중동부는 척박한 지역이다. 그곳의 농민들은 아무리 농사를 지어 봐야 감자와 옥수수 등을 수확할 수 있을 뿐이었고, 그것은 그리 돈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탕수수를 기르면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왔다. 사람들은 산을 깎아 내고 사탕수수를 기르기 시작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수토 유실이 심각해졌고, 마을에는 홍수가 일어났다. 사탕수수 가공 공장이 생겨나면서 공장 오수는 마을을 오염시켰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담배 재배는 감자를 기르는 것보다 많은 소득을 가져다주었지만, 담뱃잎을 말리기 위해서는 장작이 필요했고, 나무를 자꾸 베어 내다 보니 산은 황폐해졌다. 생산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양한 작물을 포기하고 단일 품종만을 기를 때 생겨나는 문제점은 이것뿐이 아니다. 곡물학자 바빌로프는 일찍이 재배 곡물 단일화에 대해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더 많은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 수확량이 좋은 단일 곡물만을 기르다 보면 단기간의 이익은 증대할 수 있으나, 곡물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환경 변화에 취약하게 만들어 결국은 곡물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윈난성에 거주하는 와족의 신화가 떠오른다. 그들은 좁쌀 한 톨, 쌀 한 톨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파종 전에도, 추수를 한 후에도 곡식을 위한 노래를 불러 준다. 또한 그들의 신화에서는 대홍수 뒤에 좁쌀과 볍씨가 깊은 물속에 숨어 버렸다고 말한다. 그것은 금, 은과 곡식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과 은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고 주장하면서 좁쌀과 볍씨를 비웃었다. 좁쌀과 볍씨는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곡식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다툼 끝에 금과 은이 볍씨의 뺨을 때렸다. 원래 볍씨는 둥근 형태였는데 그때 금과 은에게 뺨을 맞는 바람에 오늘날처럼 길쭉해졌다고 한다. 결국 화가 난 볍씨와 좁쌀은 물속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고, 인간들은 먹을 것이 없게 됐다. 금과 은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사라진 곡식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먹을 양식이 없어진 인간들은 나무를 먹고 흙을 먹었으며, 더이상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자 금과 은까지 먹어 치우려 했다. 그래서 금과 은은 땅속 깊은 곳으로 숨어 버렸고, 사람들은 물속으로 사라진 곡식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인간은 물속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물속으로 들어가 좁쌀과 볍씨의 종자를 건져 올린 것은 거머리와 뱀이었다. 각각 자신들의 엉덩이에 좁쌀과 볍씨를 붙여서 갖고 올라온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 덕분에 다시 먹고살 수 있게 됐고, 그것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뱀과 거머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뱀은 인간들이 사는 집 근처에서 살게 해 달라고 했고, 거머리는 인간의 피 한 방울만 달라고 했다. 그래서 예전의 초가집에는 구렁이가 살았던 것이고, 사람들이 논에 일하러 나가면 거머리가 피 한 방울을 먹으러 오는 것이다. 지금 바나나의 멸종이 언급되는 것은 종의 다양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위해 단일 품종만을 집중적으로 기르는 것은 언제나 그런 위험성을 내포한다. 금전적 이익이 아무리 귀하다고 한들 다양한 곡물의 존재보다 귀할 수는 없다.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게 소수들의 신화는 작은 실마리 하나를 던져 주고 있다.
  • [창간 114주년 1904~2018]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창간 114주년 1904~2018]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서울신문 창간 114주년을 맞아 7월 18일자로 오피니언면을 전면 개편합니다. 우선 강남순 텍사스크리스천대(TCU) 종교학 교수의 ‘인권과 젠더’와 정대화 상지대 총장의 ‘더 정치’, 곽병찬 논설고문의 ‘역사 앞에서 묻다’, 손성진 논설고문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김균미 대기자의 ‘글로벌 이슈’를 신설해 매주 1개 면씩 싣습니다.또 외국인 필자가 맡는 ‘글로벌 IN&OUT’은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등 5명이, 젊은이의 삶을 담은 ‘2030’ 칼럼은 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등 5명이 집필합니다. 금요칼럼에는 서동철 STV 사장과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등 6명이 새로 참여합니다. 목요기명칼럼에는 최강욱 변호사와 황규관 시인,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합류했습니다. ‘열린세상’에서는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와 유종필 전 서울 관악구청장 등 14명이 새로 필을 듭니다. 특별칼럼에는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 교수와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기명에세이에는 대흥사 일지암 주지 법인 스님과 만화 ‘풀’의 김금숙 만화가, 최세일 한건축 대표 등이 새로 참여해 글을 씁니다. 화요칼럼에서는 권성우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와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가, 수요기명칼럼에서는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교수와 신가영 화가 등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이미혜 미술평론가의 ‘그림 해설’과 박상익 우석대 초빙교수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읽기’도 신설했습니다. ‘그림과 시가 있는 아침’의 필자는 곽재구 시인이 맡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새 필진 명단(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곽민수 영국 더럼대 고고학과 연구원, 김영준 ‘골목의 전쟁’ 작가, 김현집 미국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배민아 아우내공동체 상임이사, 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유정훈 변호사, 이도헌 농업법인 성우 대표, 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학생, 저우위보 ‘인민망’ 한국지사 대표, 정종수 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조영학 번역가,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리스트, 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한승혜 주부,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 ‘제2 창곡천’ 프리미엄 누려라…위례 수변공원변 분양단지 ‘주목’

    ‘제2 창곡천’ 프리미엄 누려라…위례 수변공원변 분양단지 ‘주목’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나누는 장지천 인근에 신규 단지 분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수변공원 인근이 재조명 받고 있다. 앞서 위례신도시 내 창곡천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장지천 인근 단지 역시 ‘제2의 창곡천’ 프리미엄을 누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남위례의 창곡천 수변공원변 아파트의 시세 상승을 학습한 투자자들이 북위례의 장지천 수변공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녹지 비율이 높아 쾌적한데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입지 면에서 높은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지천 인근에서 북위례 첫 분양 단지가 선을 보인다. 일신건영은 7월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일상 6-1,2블록에서 오피스텔 ‘더케렌시아 300’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2층 전용면적 23~29㎡ 총 300실 규모로 이뤄졌다. 지하 4층~지하 1층에는 주차장이, 지상 1~2층에는 연면적 2598㎡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40실이, 지상 3층~12층에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23㎡A 163실 △24㎡ 110실 △26㎡ 17실 △29㎡ 10실 등 임대수요 확보가 용이한 원룸구조와 테라스형, 2bay 1.5룸 위주로 구성된다. ‘더케렌시아 300’은 북위례에서도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에 속해 있으며, 본격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거여·마천뉴타운과도 인접해 있어 향후 가치상승도 기대된다. ‘더케렌시아 300’은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우선 지하철 5호선 거여역이 직선거리로 약 700m 거리에 있어 이를 통해 광화문, 여의도 등 업무지역으로 한번에 이동 가능하고, 거여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오금역에서 지하철 3호선 환승을 통하면 강남권과의 연계성도 우수하다. 이와함께 업무시설용지 7개 블록이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풍부한 임차수요 확보에도 용이하다. 직주근접 및 장지천 등 쾌적한 주거환경과 거여역 등 편리한 교통여건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이점을 모두 갖춘 오피스텔이라는 점에서 ‘더케렌시아 300’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내 수변공원과 인접한 오피스텔은 희소가치를 갖는다. 여기에 서울외곽순환도로 송파 IC, 송파대로, 동부간선도로 등 다양한 도로망이 가까이 있고, 향후 위례신사선(예정), 위례트램(예정) 등도 예정돼 있어 교통환경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단지 인근에는 연면적 15만 9798㎡ 규모의 트레이더스몰, 전문매장,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스타필드 위례’가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고, 위례신도시의 핵심시설인 트랜짓몰도 가까워 편의시설 이용이 수월하다. 분양홍보관은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7월중 개관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꽃할배 리턴즈’ 할배들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이서진 없이 식사하기’ 미션

    ‘꽃할배 리턴즈’ 할배들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이서진 없이 식사하기’ 미션

    ‘꽃보다 할배 리턴즈’ 할배들이 두 번째 여행지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 13일 방송되는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3화에서는 꽃할배들과 이서진이 보헤미안의 도시 프라하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역사와 문화로 가득했던 도시 베를린을 떠나 새 여행지로 향하는 꽃할배들의 들뜬 마음이 안방극장에 전해질 전망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작진이 꽃할배들에게 뜻밖의 미션을 부여해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그동안 여행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숙소면 숙소, 음식이면 음식까지 꽃할배 맞춤형 여행을 준비해온 이서진에게 짧은 휴가를 주는 것. 뜻밖의 임무를 받은 꽃할배들은 50유로를 품에 안은 채 스스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꽃할배들이 미션 수행을 해나가는 모습이 담겨 본방송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먹을만한 식당 찾기부터 외국어가 가득한 메뉴판 읽기까지 과연 낯선 도시에서 작지만 쉽지 않은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지. 이번 방송에서는 꽃할배들의 좌충우돌 미션 수행기뿐만 아니라 프라하의 야경 또한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유럽 3대 야경으로 불리는 카렐교를 화면에 담아내며 더운 여름 안방극장에서 휴가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하에서 만나는 할배들 이야기는 이날(13일) 오후 9시 50분 공개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국말 재밌어요~” 중구, 외국인 대상 수준별 한국어교육 진행

    “한국말 재밌어요~” 중구, 외국인 대상 수준별 한국어교육 진행

    서울 중구는 오는 8월부터 4개월간 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함께 결혼이민자 및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주1~2회 2시간씩 진행하며 초급, 중급, 실전반, 생생 뉴스반으로 구성했다. 전 과정은 무료로 교재비를 부담해야 한다. 초급과 중급과정에서는 한국어를 처음 배우거나 자연스럽지 않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그룹 개별 지도를 통해 한국어 기초를 잡아준다. 실전반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교재를 이용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종합적으로 익힌다. 유의어와 반의어 학습으로 어휘력을 향상하고 듣기·읽기도 주기적으로 평가한다. 생생 뉴스반에서는 기사내용 토론, 나만의 뉴스 원고 작성 등으로 고차원적인 학습활동을 한다. (02)2254-3670.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정년연장 등 합의 실패…금융노조 총파업 예고

    정년연장 등 합의 실패…금융노조 총파업 예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파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르면 이달 말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나설 예정이다. ‘뜨거운 감자’였던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가 입장차를 좁혔지만 정년 연장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11일 긴급 지부 대표자 회의를 열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를 보고한 뒤 향후 투쟁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금융노조는 “사측이 중노위에 조정안 자체를 제시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총파업을 상정한 내부 동력 확보에 이미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중노위 회의에서 주 52시간제 관련해서는 진전이 있었다. 노사는 연내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고 ‘최소한의 예외직무’는 사업장별 노사 합의로 정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당초 금융노조는 모든 직무에 일괄 도입을 주장했지만 공항이나 외국인 노동자 밀집지역 등 특수점포는 저녁이나 주말에 일할 수밖에 없어 제외하자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다른 안건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정년과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을 각각 지금보다 3년 연장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인건비 증가를 이유로 반대했다. 임금 인상률도 금융노조는 4.7%를 요구한 반면 사측은 1.7%를 제시했다. 결국 중노위는 전날 3차 조정회의를 종료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 등을 놓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내지 못하고 지난달 18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사측은 파업 중에라도 실무교섭을 이어가면 올해 안에 주 52시간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관련해서는 세부 가이드라인 조정만 남은 상황”이라면서 “노조와 실무교섭을 통해 의견차를 좁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도입만을 위해 별도로 합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삼성전자 ‘5세대 V낸드’ 세계 첫 양산

    삼성전자 ‘5세대 V낸드’ 세계 첫 양산

    데이터 전송속도 4세대의 1.4배 셀 높이 낮춰 생산성 30% 높여 슈퍼컴 시장 등서 고용량화 주도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낸드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한 ‘256기가비트(Gb) 5세대 V낸드’ 메모리 제품의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10일 “5세대 V낸드에 자체 개발한 3대 혁신기술을 이용해 ‘3차원 CTF 셀’을 90단 이상 쌓는 세계 최고의 적층 기술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본격 양산되는 5세대 V낸드는 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가 4세대와 비교했을 때 1.4배 수준에 달한다. 메모리 셀의 단층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은 뒤 최상단에서 최하단까지 수백 나노미터 직경의 미세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데이터 저장용 3차원 CTF 셀을 850억개 이상 만드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단수와 비례해 높아지는 셀 영역의 높이를 20% 낮추는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생산성도 4세대 제품보다 30% 이상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의 성능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용된 3대 혁신기술은 초고속·저전압 동작 회로 설계, 고속 쓰기·최단 읽기응답 대기시간 회로 설계, 텅스텐 원자층박막 공정 등이다. 삼성전자는 슈퍼컴퓨터, 엔터프라이즈 서버, 모바일 등의 시장에서 5세대 V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고용량화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7월 1세대 128Gb MLC 3D V낸드 양산을 시작으로 2014년 8월 2세대 128Gb 3비트 3D V낸드, 2015년 3세대 256Gb 3비트 V낸드 등을 잇따라 개발·양산했다. 이번 5세대 V낸드 양산은 2016년 12월에 4세대 256Gb 3비트 3D V낸드 양산에 돌입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5세대 V낸드를 적기에 개발함에 따라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더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1테라비트(Tb) 제품 등 V낸드 라인업을 확대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더위에 지칠 때 해변보다 쿨한 책장 속 피서지

    더위에 지칠 때 해변보다 쿨한 책장 속 피서지

    출판계에서는 여름이 ‘소설 읽기 좋은 계절’로 꼽힙니다. 햇빛은 뜨겁고 습도는 높고 불쾌지수 역시 만만치 않으니 바깥보다는 역시 실내에서 쉬는 게 편하죠. 이럴 때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오락거리는 책이 아닐까요. 모름지기 후텁지근한 여름철엔 생각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유영하거나 범죄의 실마리를 푸는 재미가 있는 장르문학이 제격입니다. 국내에서 추리소설과 SF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 8명에게 평소 흥미롭게 읽었던 작품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독특한 상상력과 기막힌 반전을 담은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등으로 지난해 화제를 모은 김동식(가나다순) 작가, 지난해 SF소설 ‘에셔의 손’으로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김백상 작가, 2015년 창간된 장르문학 전문잡지 ‘미스테리아’의 김용언 편집장, 다양한 장르문학을 소개하는 출판사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 미스터리 전문 웹사이트 ‘하우미스터리닷컴’(www.howmystery.com) 운영자 윤영천씨,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 다수의 단편을 공개해 많은 호평을 받은 SF계의 떠오르는 신인 이산화 작가, 2009년 문을 연 국내 유일의 SF&판타지도서관의 전홍식 관장, 출판사 동아시아의 과학문학 브랜드 ‘허블’의 조유나 팀장 등 8명이 고른 책 8권은 소재와 주제 모두 각양각색입니다. 다음 페이지를 빨리 넘겨 보고 싶을 정도로 푹 빠질 수 있는 책을 만나 새로운 쾌감을 맛보시길 기원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영화보다 재미있게 시간 ‘순삭’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현대문학)나는 평생 읽은 책이 10권도 안 된다.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책을 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런 환경이었기 때문에 책에 대한 편견이 강했다. 보면 잠 오는 것, 똑똑한 사람들만 보는 것. 그런 나의 편견을 깨 준 책이 바로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다. 책이 영화보다 더 재미있을 줄이야. 내 인생에서 책을,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끝까지 보는 일이 생길 줄이야. 감상은 세 개로 끝낸다. 흡입력, 인간 본성, 반전. 김동식 작가6개의 추리 6명의 범인 당신의 선택 앤서니 버클리의 ‘독 초콜릿 사건’(엘릭시르)독이 든 초콜릿을 먹고 누군가 죽는다. 모호한 사건에 고민하던 경감은 ‘범죄 연구회’에 비공식적으로 사건을 의뢰하는데…. 변호사, 극작가, 추리소설가, 소설가, 범죄 애호가 그리고 범죄 연구회 회장은 사건을 조사한 후 저마다의 추리 쇼를 펼친다. 여섯 개의 추리가 가리킨 여섯 명의 범인. 놀랍게도 작가는 이 모두를 아우른 정답을 하나 더 준비해 놓고 독자에게 묻는다. “어떤 게 마음에 들어?” 윤영천 하우미스터리닷컴 운영자지구 말고 어떤 별로 가서 살까 듀나·김보영·배명훈·장강명의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한겨레출판사)휴가철엔 이 지긋지긋한 지구를 좀 떠나 보자.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는 한국 SF작가 네 사람이 각자 태양계의 천체 하나씩을 골라 배경으로 쓴 단편 모음이다. 전부 시스템에 맞서는 개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성에선 기업, 화성에선 정부, 토성의 위성 타이탄으로 향하는 우주선 안에선 편견,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에선 ‘아버지’와 싸운다. 과연 SF의 매력은 미래를 무기로 한 현실과의 투쟁이다. 이산화 작가올 여름휴가 외계 우주선 타고 떠나요 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아작)올여름 조금 색다른 피서를 떠나 보자. 태양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외계 우주선 내부 탐사. ‘라마’라고 명명된 이 인공구조물은 길이 50㎞에 반지름 20㎞인 원기둥 모양이다. 이미 다녀온 여행자로서 살짝 귀띔하자면 지구 표면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경이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세계를 구축한 라마인(人)에 대해 상상하다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 회귀하게 된다. 한여름 더위를 잊게 만들기 충분한, 짜릿한 랑데부다. 김백상 작가고서 펼치자 튀어 나오는 기이한 세상 아시베 다쿠의 ‘기담을 파는 가게’(현대문학)나는 헌책방 ‘덕후’다. 요즘 헌책방이라고 하면 체인화되어 어떤 책이든 검색되는 대형 헌책방들을 많이 떠올릴 텐데 그런 헌책방 말고 그야말로 예전 청계천에 늘어서 있던, 도무지 무슨 책이 있는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그런 헌책방을 찾아다니는 의미의 ‘덕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헌책방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책 소개를 보면 읽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기담을 파는 가게’는 헌책방 서가에 잠들어 있던 고서를 펼쳐 본 후 갖가지 기이한 일과 맞닥뜨리게 되는 남자에 관한 소설이다.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정상인 듯 정상 아닌 삶의 동력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북스피어)나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SF작가는 김초엽이다. 김초엽 작가가 그랬다. ‘어둠의 속도’ 참 좋다고. 인간에게 장애라 불리는 것들이 모두 치료 가능해진 근미래가 배경이다. 소설은 묻는다. ‘결핍’ 혹은 ‘비정상’이라고 정의되는 것들은 반드시 이겨 내거나 벗어나야 할 대상인가. 누군가의 ‘정상’을 모두에게 강요할 수 있는가. 여기에 이 소설의 멋짐이 있다. 고통으로 보이는 것이 어떤 이에겐 삶의 동력일 수 있으니까. 여름밤은 길어서 타자를 상상하기에 딱 좋은 시간, 그래서 이 소설을 추천한다. 조유나 허블 팀장사소함 품은 거대한 비극 서늘한 비애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저체온증’(엘릭시르)우울증에 걸렸던 여인의 자살, 몇십년 전에 실종된 젊은 대학생…. 경찰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듯한 상황에서, 형사 에를렌뒤르는 개인적인 수사를 시작한다. ‘저체온증’은 이처럼 범죄로 보이지도 않았던 ‘사소한’ 사건들에서 출발해, 뜻하지 않은 거대한 비극 앞에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지극히 아름답게 탐구한다. 제목 그대로 ‘저체온증’에 걸린 것처럼 내내 서늘한 비애에 잠겨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된다. 김용언 미스테리아 편집장미래 추방 형벌일까 기회일까 로버트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시공사)“겨울이 되면 피트는 여름으로 가는 문을 찾는다.” 로버트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은 한 청년과 고양이에 관한 사랑스러운 이야기다.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30년 뒤 미래로 추방된 주인공이 새로운 운명을 펼쳐 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엮어 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주인공이 좌절하지 않고 ‘주변의 도움도 함께 받아’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고, 수수께끼가 풀려나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은 남아 있다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포근하게 전해진다.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 [사설] 미·중 무역전쟁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일 없어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미국은 오늘 오후 1시(현지시간 6일 0시)부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도 미국과 동시에 같은 규모, 같은 수준의 보복 관세를 예고한 만큼 곧바로 맞대응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어제 “미국이 관세 조치를 시행하면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막판 극적인 타협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확률은 희박하다. 미국은 지난 2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차이나모바일의 자국 시장 진입을 불허하면서 대중 압박의 고삐를 조였다. 이에 중국도 바로 다음날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26종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 양국 모두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끼칠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기전망 지표 중 하나인 6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올 들어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는 등 세계 무역량 감소 추세가 확연해지면서 나라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기업들의 연쇄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이며, 이 가운데 79%가 중국산 완성품에 들어가는 중간재여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이 연간 282억 6000달러(약 31조 6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치명타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무역전쟁은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제조 2025’를 내세워 글로벌 경제 패권에 도전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의 양상이라 장기화될 우려가 높다. 이런 점에서 사태를 한층 심각하게 봐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답답할 정도로 굼뜨다. 범정부 차원에서 만반의 대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느긋하기 짝이 없다. 단기 대책은 물론 경제 체질을 바꾸는 장기 전략을 서둘러 고민해야 한다. 정치권도 제 앞가림에 급급해 뒷짐만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G2의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
  • 칠레, 중남미 최초로 유통업계 비닐봉투 사용 전면 금지

    칠레, 중남미 최초로 유통업계 비닐봉투 사용 전면 금지

    칠레 유통업계에서 비닐봉투가 자취를 감추게 됐다. 유통업계의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 법은 합헌이라는 칠레 대법원의 결정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르셀라 쿠비요스 칠레 환경부장관은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법 공포에)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공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이 공포되면 칠레는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비닐봉투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친환경 국가'가 된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꼬박 4년이 걸렸다. 칠레에서 처음으로 비닐봉투 사용금지에 대한 법이 제정된 건 바첼레트 정부 때인 2014년. 하지만 법의 시행 범위는 파타고니아 지방으로 제한돼 있었다. 바첼레트 정부는 지난해 법의 적용 범위를 해안 도시로 확대했다. 이렇게 확대된 법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선 건 올해 3월 출범한 피녜라 정부다. 피녜라 정부는 "편리함보다는 환경보호가 먼저"라며 비닐봉투 사용금지를 전국적으로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여당이 행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춰 의회에 낸 법안은 지난달 1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지만 칠레의 비닐봉투 생산업계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법은 공포도 되기 전에 위헌 시비에 휘말렸다. 업계는 "헌법이 보장한 경제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소송을 냈다.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게 이번에 나온 대법원의 판결이다. 대법원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법 공포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이 공포되면 대형 마트와 슈퍼마켓은 6개월 내 비닐봉투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영세 소매업자에겐 12개월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칠레 환경부에 따르면 칠레 국민이 매년 사용하는 비닐봉투는 34억 장에 이른다. 해마다 1인당 200장꼴로 비닐봉투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파장 크지만 증거가 불충분한 보도의 원칙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파장 크지만 증거가 불충분한 보도의 원칙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가 허구거나 만들어진 현실이라는 생각을 유보한다. 그래야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즐길 수도 있고, 감동도 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현실이 ‘만들어졌다’는 믿음을 유보하는 일이 사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소설가는 허구를 통해 삶을 재현한다. 기자는 관련된 사실의 조합을 통해 현실을 삶과 사회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그래서 독자와 시청자인 우리는 뉴스가 불완전할 수는 있지만,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라고 믿게 된다.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최선을 다해 사건이나 문제의 진실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 이게 우리가 언론에 기대하는 신뢰다.이런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소위 디지털 파괴가 저널리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언론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예로,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스캔들이다. 선거 때 쓰고 싶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쓰지 못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지난번 선거를 선거답지 못하게 만들었던 스캔들이었다. 댓글 조작은 특별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이재명 경기지사 스캔들은 진행형이다. 늘 그렇듯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다. 댓글 조작의 핵심은 후보자의 관여 정도이고, 혼외 관계 스캔들은 한쪽 당사자의 폭로가 신빙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의 여부다. 두 스캔들 모두 음모의 냄새가 풀풀 나고,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사건이었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범법행위, 도덕적 품위를 따지는 건 언론의 책무라고 정당화하기에도 너무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대다수 언론은 선정성 게임을 선택했다. 마치 드루킹 댓글 조작이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의 여론 조작 행위와 유사할 수 있다는 거친 유추에 근거해 후보자의 도덕성을 추궁했다. 사회적 파장이 크고 민감한 사건이라고 성급히 대서특필할 수는 없다. 선정적이지 않고, 한쪽 당사자의 이해관계나 주장이 과다 대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언론은 두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어야 했을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보도에 형사재판에서 흔히 사용하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라는 무죄 추론의 반성적 절차를 취재보도 과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기자들 스스로 진실 추론의 절차로서는 사용해 볼 수 있다. 더구나 마감 시간을 따지고 경쟁이 치열한 취재 과정에서 ‘한 치의 의심도 없이’라는 추론의 절차는 사치스럽다고 거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시된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 증거들에 견주어 볼 때, 보도의 규모나 양이 지나치게 컸다고 본다(할 수밖에 없다). 선거 공론장이 이 스캔들로 뒤덮일 만큼은 더더욱 아니었다. 정치·사회적 의미가 대단히 클 수 있지만, 증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면 보도는 작게 하는 것이다.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만한 증거가 충분히 나올 때까지. 둘째는 사실의 수집과 기사의 중요성 판단 과정에서 실수나 오류를 피하기 위한 언론 내부의 노력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보도의 투명성은 취재와 보도 과정을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서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여러 언론사들이 투명성을 위해 시행하는 장치로 취재원을 분명히 밝히는 노력, 기자 이메일 공개, 독자나 시청자와의 질문과 응답 코너, 보도국과 편집국의 회의 공개 등이 있다. 디지털 저널리즘에서 보도의 투명성을 높이는 대표적 장치로 기사 안에서 하이퍼링크로 기자가 사용한 인터뷰의 내용, 데이터와 자료를 소개하고, 때로는 원자료 자체를 연결하는 것이 있다. 네이버가 각 언론사가 제공한 하이퍼링크를 삭제하고 있는 것도 이 점에서 투명하지 못한 언론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의 수집과 기사의 중요성 판단 과정에서 실수나 오류를 피할 수는 없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기자들은 얼마만큼 노력했는가, 최선을 다했는가가 관건이다.
  • ‘자료 제출’ 버티는 대법… 칼 뽑겠다는 檢

    “하창우 압박계획 문건 일부 실행” 사찰 의혹제기 판사도 참고인 조사 하드디스크 통째 제출 두고 이견 법관 인사파일 독립성 침해 우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법원의 추가 자료 제출이 늦어지자 강제 수사를 경고하고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일 대법원 1차 제출 자료와 지난주 진행한 고발인, 피해자 조사 결과 분석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가 부실하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출 시한을 언제라고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 초에는 받아 와야 하지 않겠냐”면서 “대법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다른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법원에 요청한 주요 혐의자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실물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용차 운행일지, 메신저·이메일 사용 내역, 법관 인사파일 등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피해자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확인된 점도 검찰의 강제 수사 명분을 더해 준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 전 회장이 상고법원 추진에 반대하자 하 전 회장의 취임 이전 수임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는 등 변협을 설득하기 위한 계획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전 협회장은 문건 내용 중 일부는 실행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하 전 협회장은 임기 말인 2016년 말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검찰과 대법원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료 제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이 대법원을 방문해 하드디스크 실물을 전달받는 것이 어렵다면 통째로 복제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 안에선 법관 인사 파일 등 기밀 자료가 많아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발이 있다. 강제 수사 경고음이 높아지자 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이 줄 수 있는 자료를 거의 다 제공했다. 요건도 안 되는데 강제 수사 가능성을 반복해 제기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편 검찰은 지난주 법관 사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이탄희 판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법원행정처 문건의 작성 경위 및 실행 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원에 자료 제출을 압박하는 한편 확보한 문건 속 피해자로 거론되거나 문건 작성에 관여한 판사들을 잇달아 소환해 수사의 강도를 높여 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SSD 자리 넘보는 SD 카드의 진화 ‘PCIe SD 카드’

    [고든 정의 TECH+] SSD 자리 넘보는 SD 카드의 진화 ‘PCIe SD 카드’

    SD(Secure Digital) 카드는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가장 기본적인 저장 장치입니다. 물론 일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는 지원하지 않지만, 많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 등 여러 휴대 기기에서 기본 혹은 보조 저장 장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용량도 계속 커져 이제는 64GB, 128GB는 물론 그 이상 대용량 마이크로 SD 카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빠르고 용량이 큰 휴대용 저장장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SD 카드의 규격을 만드는 SD 연합(SD Association)은 새로운 7.0 규격을 발표했습니다. 규격이야 늘 새로 나오는 것이지만, 이번 7.0 규격이 주목받는 이유는 컴퓨터에서 고속 인터페이스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PCI express 3.0이 SD 카드 규격으로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PCI express는 그래픽 카드나 SSD 같은 매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장치를 위해 만들어진 규격입니다. 따라서 SD 카드에 이 규격을 포함한 것은 앞으로 SSD만큼 빠른 SD 카드를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SD 카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9년이었습니다. 1세대인 SDSC(Secure Digital Standard Capacity)는 2GB까지 공식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12.5MB/s로 정도로 느렸지만, 당시 SD 카드 용량 자체가 작아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차 SD 카드의 용량이 커지면서 더 크고 빠른 새로운 규격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SDHC (Secure Digital High Capacity)로 최대 32GB의 용량과 25MB/s의 속도를 지원했습니다.(SD 2.0) 그리고 다시 3.01 규격에서 최대 2TB 용량을 지원하는 SDXC(Secure Digital eXtended Capacity) 규격이 등장합니다. SDXC에서 넉넉하게 용량을 늘렸기 때문에 이후 SD 규격은 주로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UHS(Ultra High Speed)가 그것으로 UHS-III(SD 6.0)에서는 최대 624MB/s의 속도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기술은 발전하게 마련이고 세상은 가상 현실이나 360도 영상, 8K 영상 같은 더 고용량의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SD 7.0 규격에서는 PCI express를 도입함과 더불어 최대 용량도 128TB로 늘리고 SSD에 쓰이는 NVM express(NVMe) 규격까지 도입했습니다. 내용이 복잡하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많은 2차선 일반 도로에서 도로와 신호체계 모두 왕복 4차선 고속도로로 바꾼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도로를 바꿨다고 차가 무조건 빨라지는 건 아니지만,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는 기반은 마련한 것입니다. 더 많은 교통량도 감당할 수 있는 건 물론입니다. 사실 PCIe SD 카드의 프로토타입은 이미 올해 초 선보였습니다. 웨스턴 디지털이 선보인 프로토타입은 순차 읽기 880MB/s, 순차 쓰기 430MB/s로 SATA 기반 SSD보다 더 빠른 읽기 속도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런 고속 SD 카드는 매우 비쌀 수밖에 없지만, IT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가고 성능은 올라가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에 언젠가 보급형 PCIe SD 카드가 널리 사용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PCIe SD 카드는 SDHC, SDXC, SDUC 표기 옆에 EX 표시로 구분할 수 있으며 (사진 참조) 표준 크기와 microSD 카드 모두에 적용됩니다. 20년 전 하드디스크보다 훨씬 빠르고 용량이 큰 마이크로 SD 카드가 현재 대중화된 것처럼 결국 미래에는 현재 SSD보다 훨씬 빠르고 용량이 큰 SD 카드 역시 대중화될 것입니다. 결국 그 혜택은 미래의 우리가 누리게 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요즘도 잡지나 일간지에 '오늘의 운세'라든가 '별점 코너' 같은 게 실려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연 별자리 점이 맞을까? 일단 이 꼭지를 다 읽고 스스로 판단해볼 문제다. 달에 갈 수 있는 지금 세상에 아직도 그런 점 같은 거 믿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여전히 3분의 1의 사람이 믿는 경향을 보였고, 반 가까운 사람들이 다소 믿는 쪽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미신과 점을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점은 물론 서양의 점성술(astrology)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천문학상의 현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믿는 신앙체계에서 나온 것이 바로 점성술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리우스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면 곧 우기가 시작되고 나일강이 범람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농사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별의 운행을 보고 미래에 일어날 자연현상을 예측하는 패턴 읽기는 어느덧 역전되어, 시리우스가 뜸으로써 나일강이 범람하는 것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천체의 운행을 사람의 운명과 결부시키게 된 동기다. 점성술의 탄생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점성술의 시조는 최초로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든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원전 170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석을 살펴보면, 7개 행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위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발견되고 있다. 이것이 점성술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이후 이들은 기원전 625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했고, 점성술은 서서히 체계를 갖추어갔다. 황도 12궁과 일곱 행성(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과의 관계에서 성립된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에서 태양과 달을 포함하는 7개의 행성은 신이며,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모두 같은 궤도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각 궁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성되어, 행성과 행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각각의 행성과 그 행성이 머물고 있는 궁과의 관계도 예언 속에서 연관 맺게 되었다. 그 결과, 구체적이고 다방면에 걸친 예언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이 바빌로니아 점성술은 유럽뿐만 아니라 널리 이집트, 인도까지 퍼져나갔다. 기원 2세기 천동설의 결정판인 '알마게스트'(Almagest)를 쓴 프톨레마이오스도 생업은 점성술사였다.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책인 '테트라비블로스'(Tetrabiblos)를 쓴 사람이 바로 그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저서에는 "천문학은 제1의 과학이며 독립적인 것이다. 점성술은 제2의 과학이며, 제1의 과학의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자체는 2류의 과학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긴 천문학을 하면서 점성술로 밥을 먹은 사람은 그뿐이 아니다. 17세기에 행성운동의 3대 법칙을 발견한 불세출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궁해지면 점성술로 돌아오곤 했다. 슬픈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점성술은 어머니인 천문학을 먹여살리는 창녀일 뿐이다.” 그 시절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갈릴레오와 케플러에 의해 굳건히 자리잡음에 따라 천문학과 점성술은 비로소 확연히 나뉘게 되었고, 점성술은 크게 힘을 잃기에 이르렀다. 1755년 11월 1일 토요일 기독교 성인들을 기리는 만성절 날 아침,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진도 9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포르투갈 왕국을 덮친 역대급 재앙인 리스본 대지진은 화재와 해일까지 불러와 리스본의 건물 중 85%가 파괴되고 10만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었다. 당시 충격받은 유럽 지식층 일각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만약 점성술이 맞다면 각기 다른 별자리에 태어난 10만 명의 사람이 어찌 한날한시에 다 같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현대 서양점성술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주로 황도 12궁이다. 12궁의 각각은 탄생 시기를 나타내며,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고 점성학적 자료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 동양에서 12간지로 하는 띠별 운세와 비슷하다. 점성술사는 새로 바뀐 별자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천체의 실제 위치보다는 2000년 넘게 내려온 오래된 별자리를 이용하여 관습적으로 점을 본다. 별점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문 대통령 A4 읽기’ 비판 칼럼에 청와대 정면 반박

    ‘문 대통령 A4 읽기’ 비판 칼럼에 청와대 정면 반박

    청와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A4 용지에 메시지를 적어와 읽는 것은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내용의 언론 비판에 “메모지를 들고 와 이야기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제가 길지 않지만 넉 달여간 많은 정상회담과 그에 준하는 고위급 인사들과의 회담에 들어갔는데 거의 모든 정상이 메모지를 들고 와서 그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경우가 절대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모지를 들고 와 이야기하는 것은 ‘당신과 대화하기 위해 내가 이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성의 표시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 간 한 마디 한 마디는 범인(凡人)의 말과는 달리 국가의 정책과 노선을 결정짓는 말”이라며 “제가 본 좁은 범위에서 모든 정상이 그 말에 신중함을 더하기 위해 노트를 들고 와 그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지도자의 권위, 자질에 대한 신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칼럼 속 표현에 대해서도 “한반도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촉즉발 전쟁 위기에 처했는데 그 상황을 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이끈 게 문 대통령”이라며 “(칼럼이) 문제 삼는 그 권위와 자질로 여기까지 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상 간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거나 소화해 발언하지 못하는 건 문제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린다”며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피해망상 남혐책?…도 넘은 ‘혐오 사회’

    [단독]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피해망상 남혐책?…도 넘은 ‘혐오 사회’

    한 고등학교 교사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82년생 김지영’을 수업 교재로 쓰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학교 현장에서 ‘다양성’을 논하고 싶었다는 교사의 의도와는 달리 이 사안을 두고 온라인에는 ‘혐오’로 물든 무분별한 비난성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의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국어과목을 가르치는 고모(30) 교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활용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고 교사는 해당 소설 40권이 찍힌 사진을 게시하고, “나도 이 책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을 애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수업을 계획했다”면서 “아이들도 나도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페미니즘 #82년생김지영 #국어수업 #남고’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 글은 ‘고3 국어수업 대참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에 삽시간에 퍼졌고 수백개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피해망상 가득한 남혐책을 왜”, “페미니즘이 편견과 아집인 건 생각 안 하느냐”, “당신의 멍청한 생각을 고3들에게 강요하지 마라”, “교육청이랑 신문고랑 교육부랑 청와대에 민원 넣겠다”는 등의 글이 난무했다. 실제로 26일 기준 제주도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는 고 교사에 대한 항의 민원이 약 7건 정도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어느 학교 어떤 선생인지 털어보자”는 글과 함께 교사의 실명을 언급해 공격하는 댓글도 등장했다. 또 해당 교사는 남성이었지만 “어떤 미친년이냐”, “피해의식에 찌든 메갈이 틀림없다” 등 여자 교사임을 전제한 비난도 한가득이었다. 간혹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서적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교육에서 교사의 수업 내용 권한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욕설이나 비속어가 섞인 비난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 교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고 교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좀 억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수업에서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않을뿐더러,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학습 제재가 가치중립적이든 가치편향적이든 교사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 교사는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어머니가 살아오며 겪었던 차별과 고통, 아들에게 무한정 헌신했던 어머니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니 교사와 학생이 같이 토론해보며 비판적 시각을 함양하려는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학생의 성향이 성적에 반영될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고 교사는 “토론의 내용과 학생의 생각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면서 “토론에 참여하는 정도와 적극성만 평가 대상이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읽기 싫다는 학생들에게는 다른 책을 읽고 대체 과제물을 제출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지금까지 예정된 수업 8번 중 4번을 진행했지만 다른 책을 고른 학생은 없다”고 전했다. 고 교사는 이 수업이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처음에 이 책과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학생 간 토론을 거치며 조금씩 ‘다르게 보기’를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이 일부 있었다는 걸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트럼프 “폼페이오, 北 갔을지 몰라” 농담… 방북 초읽기?

    국무부 “접촉 계속” 비핵화 물밑협상 시사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 협상을 위한 북·미 고위급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늦어도 다음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가리키며 “북한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북한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내 여기에서 보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는 농담 섞인 발언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로 워싱턴 정가는 해석했다. 한 소식통은 “전날도 특유의 화법으로 미군 유해 송환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북·미 고위급회담이 언제 시작될지는 정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 시점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이나 회담 일정 등에 관해 발표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 폼페이오 장관이 아닌 실무 수준의 북·미 간 대화는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3차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미룬 채 미군 유해 송환 등 비핵화와 관련이 없는 조치에만 나서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역할은 비핵화 등에 대한 후속 조치 협상이지만, 미군 유해 송환 일정에 맞춰 방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5월 2차 방북에서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데리고 귀환했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전세계에서 토익 가장 많이 보는 한국, 점수는 몇등인가 하니

    전세계에서 토익 가장 많이 보는 한국, 점수는 몇등인가 하니

    지난해 세계 17위, 아시아 2위토익(TOEIC)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로 알려진 한국 응시생의 평균점수는 세계에서 몇등일까. 전체 17위, 아시아에서는 2위였다. 한국토익위원회는 출제기관인 미국 교육평가위원회(ETS)가 지난해 47개국에서 토익을 치른 499만여명의 성적을 분석했더니 한국 응시생의 평균 점수가 676점(99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며 22일 이같이 밝혔다. 토익은 공용어로서의 영어 숙달 정도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취업 등의 서류 자료로 많이 활용된다.한국 응시생들은 듣기 영역에서 평균 369점, 읽기 영역에서 평균 307점을 받았다. 총점 평균은 2016년(679점)보다 3점 내려갔다. 전체 성적은 17위였고, 듣기영역 성적만 보면 14위, 읽기 영역 성적은 19위였다. 토익 1위 국가는 캐나다로 평균 845점이었다. 이어 독일(800점), 벨기에(772점), 레바논(769점), 이탈리아(754점) 등이 5위권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필리핀이 평균 727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이 다음이었다. 말레이시아(642점·22위)와 중국(600점·30위), 대만(544점·37위), 홍콩(527점·38위), 일본(517점·39위) 등은 우리보다 낮았다. 전 세계 응시생을 연령별로 나눴을 때 21~25세가 39.4%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적은 26~30세가 636점으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592점)이 남성(564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2013년 기준 응시생이 207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토익 시험을 치는 나라로 알려졌다. ETS 측은 이후 국가별 응시생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국 토익 성적 평균 676점, 전세계 17위·아시아 2위…아시아 1위는?

    한국 토익 성적 평균 676점, 전세계 17위·아시아 2위…아시아 1위는?

    한국 토익(TOEIC) 응시생 평균점수가 676점으로 세계 47개 나라 가운데 17위, 아시아에서는 2위로 집계됐다. 한국TOEIC위원회는 토익 출제기관인 ETS가 지난해 47개국에서 토익을 치른 499만여명의 성적(990점 만점)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토익은 공용어로서의 영어 숙달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미국 교육평가위원회(ETS)가 개발한 영어시험이다. 국내에서는 취업·평가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한국 응시생들은 듣기 영역에서 평균 369점, 읽기 영역에서 평균 307점을 받아 총점 평균이 676점이었다. 총점은 2016년(679점)보다 3점 내려갔다. 순위로 따지면 칠레(총점 687점)에 이어 47개국 중 17위였다. 듣기영역 성적만 보면 14위, 읽기 영역 성적만으로는 19위였다. 토익 성적 1위 국가는 영어권 국가인 캐나다로 평균 845점이었다. 이어 독일(800점), 벨기에(772점), 레바논(769점), 이탈리아(754점) 등이 성적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아시아권 영어 유학지로 선호되는 필리핀은 평균 727점으로 7위에 올라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시아 2위는 한국이었고, 말레이시아(642점·22위)·중국(600점·30위), 대만(544점·37위), 홍콩(527점·38위), 일본(517점·39위) 등이 뒤를 이었다. 전 세계 토익 응시생을 연령별로 나눴을 때 21~25세가 39.4%로 최다였다. 이어 20세 이하(21.9%), 26~30세(15.0%), 31~35세(7.8%), 45세 이상(6.0%), 36~40세(5.7%), 41~45세(4.2%) 순이었다. 성적은 26~30세가 636점으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54.5%, 여성이 45.5%였다. 성적은 여성(592점)이 남성(564점)보다 높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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