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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여정 “내가 롤모델? 후배들 각자 삶과 연기 충실하길”

    윤여정 “내가 롤모델? 후배들 각자 삶과 연기 충실하길”

    “각자 자기 인생 살아야지, 롤모델이 꼭 있을 필요가 있나요. 윤여정이라는 배우는 한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해요.”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2021)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세계적인 배우 윤여정(77)이 7일 개봉하는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윤여정을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많다”는 말에 “나는 롤모델이 없었다. 후배들도 없기를 바란다. 나는 내 연기를 하고, 그분들도 그분들 연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통해 갈등을 풀고 성장하는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그렸다.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과의 의리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에서 만났는데, 당시 김 감독도 나도 고군분투하면서 전우애 같은 게 생겼다. 김 감독은 19년이나 조연출 생활하다 이번에 장편 첫 데뷔한다.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애플TV 시리즈물 ‘파친코’를 마친 뒤 해외를 오가는 일정에 많이 지쳤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단다. “배역 이름을 ‘윤여정’으로 가지고 왔다. ‘선생님, 이건 하셔야죠. 이름이 윤여정이라 다른 사람을 캐스팅할 수 없어요’라고 하더라. 푹 쉬고 싶었는데…”라고 웃었다. 윤여정은 이번 영화에서 은퇴한 뒤 반려견 완다와 생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한다. 자신을 구해준 배달 청년 진우(탕준상)에게 직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더도 덜도 없이 딱 맞는 옷처럼 느껴진다. 현실 속 윤여정이 할 법한 대사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애드리브는 없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대사를 수정하는 배우들을 싫어한다. 작가가 며칠 밤을 새워가며 고치고 또 고친 글을 바꾸면 되겠느냐”면서 “구식 배우라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나 김수현 작가 작품으로 훈련받은 배우들은 절대 그런 걸 안 한다”고 강조했다.평생 연기를 해온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배우로서 특별한 목표가 없다. 그저 오래 하니까 일상이 됐다”면서도 “일상을 못 살면 죽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무대에서 죽겠다’는 극적인 말도 하지만 나는 그런 성격이 못 된다. 하지만 인간에겐 일상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연기를 위해 비굴하게 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에게 자존감은 정말 중요하다. 친절과는 또 다른 문제다. 난 친절한 사람은 못 돼도 비굴한 사람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누구한테 잘 보여서 뽑히고 그런 게 싫었고 그냥 잘해서 뽑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은 딱히 없단다. 다만 10년 전부터 주 2~3회 트레이너와 꾸준히 운동한다. “배우의 일은 육체노동이자 혹한 직업”이라면서 “현장에서는 나를 경로우대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비결에 대해 “그건 불가사의한 일이었다”고 웃더니 “결국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 타고난 게 없어서 엄청나게 연습하고 대사를 외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고난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죽었다 깨어나도 하루에 4~5시간 연습을 한다더라. 재능이나 재주는 잠깐 빛날 수 있지만 유지는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따거’ 주윤발 “난 겨우 9살”…하프마라톤 2번째 완주

    ‘따거’ 주윤발 “난 겨우 9살”…하프마라톤 2번째 완주

    홍콩 톱스타 저우룬파(주윤발)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두 번째로 하프 마라톤에 도전, 2시간 26분 8초 기록으로 완주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저우룬파는 지난 21일 홍콩 침사추이에서 열린 홍콩마라톤에 출전, 주최 측과 취재진의 큰 관심 속에 이같은 기록을 세웠다. 이날 마라톤에는 7만 40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기록은 그가 지난해 11월 제1회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 하프 마라톤에 처음 도전했을 때 세웠던 2시간 27분 56초 기록을 1분 이상 단축한 것이다. 저우룬파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많은 어르신이 나와 함께 뛰는 것을 보니 매우 기쁘다”면서 “많은 홍콩인이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1955년생인 그는 “60세가 지난 두 번째 갑자로 보면 나는 겨우 9살”이라면서 “내년에는 더 열심히 노력해 기록을 2시간 15분으로 단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우룬파는 앞으로 “홍콩의 ‘포레스트 검프’가 되어 전 세계를 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국 배우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경계성 지능을 가진 주인공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며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소 꾸준히 조깅을 해온 저우룬파는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도 조깅을 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저우룬파는 ‘영웅본색’, ‘첩혈쌍웅’, ‘와호장룡’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따거’(큰형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늦둥이 딸 위해 오픈런한 노모” 가슴아픈 사연의 따뜻한 후일담

    “늦둥이 딸 위해 오픈런한 노모” 가슴아픈 사연의 따뜻한 후일담

    늦둥이 딸이 먹고 싶다는 유명 햄버거를 사주려고 아픈 몸을 이끌고 ‘오픈런’을 뛰었다는 70대 어머니의 사연이 화제가 된 가운데 후일담이 전해졌다. 해당 업체가 사연자의 가족을 초대해 햄버거를 대접한 것이다. 그리고 감동적인 결말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0대 엄마가 나 햄버거 하나 받아주겠다고 (왕복) 1시간 거리 왔다갔다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다리도 아픈 어머니가 ‘오픈런’ 고생…속상” 글쓴이(여)는 자신을 집안의 늦둥이라고 소개하며 부모님이 연세가 많다고 설명했다. 글쓴이가 사는 지역에 유명 외국인 셰프의 이름을 내건 햄버거 가게가 새로 지점을 낸 기념으로 첫날에 50명 선착순으로 버거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글쓴이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말로 “나 서울에서 먹고 싶었던 ‘고든램지버거’가 우리 지역에 새로 생기는데 50명에게 공짜로 버거를 하나씩 준대”라고 가족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귀담아들었던 어머니가 글쓴이도 모르는 사이에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비 오는 날 지하철 타고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선착순 50명 안에 들지 못했고, 그래도 햄버거를 사다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왕 사다 주는 거 딸이 먹고 싶은 메뉴로 사다 줘야겠다 싶었던 어머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딸에게 차마 전화는 못 걸고 카카오톡 메시지만 남겼다. 그런데 일하느라 메시지를 1시간 지나서야 보게 된 글쓴이가 급하게 전화를 드렸을 땐 어머니가 차마 메뉴를 고르지 못하고 끝내 집으로 돌아오셨다고 한다. 글쓴이는 “너무너무 속상하다 진짜. 하필 내가 회사에 있을 때였고, 어머니는 메뉴도 잘 모르시니 거기까지 가서 햄버거 하나도 못 사고 헛고생하시고. 차라리 가셔서 햄버거라도 드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속상해했다. 글쓴이는 “어머니 몸도 안 좋고 무릎도 안 좋으셔서 계단도 잘 오르내리지 못하시는데 비까지 오는 날씨여서 더 기분이 안 좋다”면서 “내가 맛있겠다고 한 게 뭐라고. 진짜 카카오톡 메시지 처음 봤을 때 철렁했다. 너무 속상해서 못 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글쓴이가 공개한 어머니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어머니는 “햄버거 무엇 살까. 줄 50명 끝났네”라고 딸에게 물었다. 또 연로한 어머니의 고생에 속상해하는 딸에게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요. 미안해요”라며 오히려 사과하기도 했다. 사연 화제되자 버거 매장서 해당 가족 초대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그리고 24일 글쓴이는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후일담을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고든램지버거 측은 최근 사연을 접하고 글쓴이 가족을 모두 매장으로 초대했다. 글쓴이는 23일 부모님과 함께 셋이서 인천 롯데백화점 고든램지버거에 방문했다. 글쓴이는 “직원분들도 전부 너무 친절하고 다정하게 설명해 주셨다. 인천 롯데백화점 실장님까지 내려오셔서 기사 보셨다며 따뜻한 말씀 전해주고 가셨다”라고 전했다.그는 “정말 맛있었다. 부모님도 맛있게 드셨다. 까다로운 아버지도 계속 드셨다”면서 백화점 실장이 찍어준 가족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끝나지 않은 감동…사연자, 100만원 기부 글쓴이는 “처음 글 쓸 땐 고생만 하며 살던 어머니가 일흔이 돼서도 늦둥이 딸 때문에 고생한다는 생각에 너무 속상한 마음뿐이었다”면서 “글 쓴 지 1시간도 안 돼서 함께 슬퍼해 주면서 어머니의 행복을 바라는 댓글이 수백개씩 달려서 정말 놀랐고, 어머니한테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아픈데 왜 갔냐’는 말부터 나온 걸 반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푸념 섞인 글에 그렇게 많은 댓글이 달릴지 예상 못 해서 놀랐지만 무엇보다 어머니가 소식을 듣고 너무 행복해하시고 감사해하셨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를 위해 해준 얘기에 너무 감동하시고 꼭 감사인사 전해달라고 했다. 고맙다”라고 했다. 글쓴이는 “슬픔이 행복으로 바뀌는 기적 같은 순간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어머니의 슬픔을 넘치는 행복으로 바꿔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많지는 않지만 1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글쓴이가 기부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우유를 배달하는 단체로, 홀몸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막는 단체다. 이전에 배달한 우유가 2개 이상 쌓여 있으면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방식이다.글쓴이는 앞으로도 자신의 가족이 받은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겠다며 계속해서 나누고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사연과 후일담까지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연말에 너무 감동적이고 행복한 사연”, “이보다 완벽한 결말이 있을까”, “사랑 넘치는 어머니에 사랑 넘치는 딸, 마음이 너무 따뜻해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일흔다섯 할머니와 스물하나 청년, 세대 뛰어넘은 ‘서초 공감’ 전한다

    일흔다섯 할머니와 스물하나 청년, 세대 뛰어넘은 ‘서초 공감’ 전한다

    일흔다섯의 서춘심 할머니는 서울 서초구에 빌라 건물을 통째로 가지고 있는 ‘갓물주’다. 그런데 어느날 서춘심 할머니의 건물에 철은 없고 낭만만 가득한 스물한살의 바이올리니스트 지망생 유민석이 월세살이를 하러 들어온다. 오십이 넘는 나이 차이를 넘어 교류한다. 이 과정에서 서춘심 할머니는 자신의 옛 추억과 가족의 사랑을 찾게 된다. 서초구는 오는 18일 구 공식 유튜브 채널(@SeochoCity)을 통해 세대공감 웹드라마 ‘일흔다섯 스물하나(부제 : ‘오늘과 내일을 잇다’)’를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서초구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청년과 어르신의 공감대 형성을 그려내기 위해 이번 드라마를 제작했다”면서 “웹드라마 속에는 구의 주요 명소와 어르신과 청년 정책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드라마에는 ▲방배숲환경도서관 ▲예술의전당 앞 서리풀악기거리 ▲몽마르뜨공원 등 명소가 소개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일상에 접목한 ‘서초코인’ ▲CCTV관제센터 ‘서초스마트허브센터’ ▲시니어크리에이터 양성 등 다양한 ‘액티브 스마트시니어 사업’ ▲불법중개 차단 ‘부동산중개사무소 QR코드’ 등 구 주요 사업도 간접적으로 소개한다. 분량은 총 6회에 걸쳐 MZ 세대가 소비하는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1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월·수·금요일에 방영한다. 이에 앞서 구는 지난 1일부터 웹드라마 ‘티저 영상’을 선보이고, 15일까지 기대평 선물이벤트를 진행해 115명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구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 후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로 기대평을 남기면 된다. 당첨자 발표는 이달에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에는 연기파 배우 이주실, 아이돌 그룹 ‘마이틴’ 출신 배우 신준섭과 배우 박드니샘이 출연한다. 또 개그맨 정이랑이 특별 출연해 부동산 중개인 역을 맡았다. 서초구는 앞서 2021년 1인가구 지원사업을 소재로 한 첫 웹드라마 ‘혼자라고 생각말기’, 지난해 ‘너에게 난’을 제작해 큰 호응을 얻었다.
  • 일흔다섯 건물주와 스물한살 청년의 ‘서초 공감’ 스토리

    일흔다섯 건물주와 스물한살 청년의 ‘서초 공감’ 스토리

    일흔다섯의 서춘심 할머니는 서울 서초구에 빌라 건물을 통째로 가지고 있는 ‘갓물주’다. 그런데 어느날 서춘심 할머니의 건물에 철은 없고 낭만만 가늑한 스물한살의 바이올리니스트 지망생 유민석이 월세살이를 하러 들어온다. 오십이 넘는 나이 차이에를 넘어 교류한다. 이 과정에서 서춘심 할머니는 자신의 옛 추억과 가족의 사랑을 찾게 된다. 오는 18일 서초구는 구 공식 유튜브 채널(@SeochoCity)을 통해 세대공감 웹드라마 ‘일흔다섯 스물하나(부제 : ‘오늘과 내일을 잇다’)’를 공개한다. 구 관계자는 “서초구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청년과 어르신의 공감대 형성을 그려내기 위해 이번 드라마를 제작했다”면서 “웹드라마 속에는 구의 주요 명소와 어르신과 청년 정책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드라마에는 ▲방배숲환경도서관 ▲예술의 전당 앞 서리풀악기거리 ▲몽마르뜨공원 등 명소가 소개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일상에 접목한 ‘서초코인’ ▲CCTV관제센터 ‘서초스마트허브센터’ ▲시니어크리에이터 양성 등 다양한 ‘액티브 스마트시니어 사업’ ▲불법중개 차단 ‘부동산중개사무소 QR코드’ 등 구 주요 사업도 간접적으로 소개한다.분량은 총 6회에 걸쳐 MZ 세대가 소비하는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각각 구성됐다.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월·수·금요일에 방영한다. 이에 앞서 구는 지난 1일부터 웹드라마 ‘티저 영상’을 선보이고, 오는 15일까지 기대평 선물이벤트를 진행해 115명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구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 후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로 기대평을 남기면 된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중에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에는 연기파 배우 이주실, 아이돌 그룹 ‘마이틴’ 출신 배우 신준섭과 배우 박드니샘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또 개그맨 정이랑이 특별 출연해 부동산 중개인 역을 맡았다. 서초구는 앞서 2021년 1인가구 지원사업을 소재로 한 첫 웹드라마 ‘혼자라고 생각말기’, 지난해 ‘너에게 난’을 제작해 큰 호응을 얻었다.
  • “섬진강이 내 시(詩) 속으로 들어온 것이지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마주한 시적인 순간 [인터뷰]

    “섬진강이 내 시(詩) 속으로 들어온 것이지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마주한 시적인 순간 [인터뷰]

    “섬진강은 제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줄곧 봐 온 친숙한 강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 보니 섬진강이 내 시(詩) 속으로 들어온 것이죠.”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며 정감 어린 시로 많은 사랑을 받는 김용택(75) 시인은 지난 14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김용택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섬진강 시인’이라는 애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북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에서 섬진강을 벗삼아 살아가고 있는 김용택 시인은 이날 문학 콘서트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시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솔직 담백하게 공유했다. 1948년 진메마을에서 태어난 김용택 시인은 1969년 순창농림고교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08년 8월 덕치초등학교에서 30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 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해 ‘꺼지지 않는 횃불’, ‘강 같은 세월’,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지금도 활발한 작품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는 문화부 기자로 30년 넘게 문화계 인사들을 만난 서동철 논설위원이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은 어떠세요. -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여기저기 아프죠. 나이가 들면 (몸과 마음이) 좀 더 편해질 줄 알았는데. 인생이라는 게 살아가면서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 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으로 202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압둘라자크 구루나(Abdulrazak Gurnah)라는 소설가가 있습니다. 그분은 소설을 집중적으로 보는데 지금 세 권을 읽었고, 칠레의 민중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시 평전을 두 번을 읽었죠. 그리고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의 ‘총 균 쇠’도 읽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문학에서 나가고 싶은 거죠. 그래서 우리가 처한 우리 인류의 문제라든가 경제 문제라든가 정치 문제라든가 뭐 이런 문제들이 우리나라도 복잡하지만, 사실은 세계 속에 다 들어 있거든요. 그래서 시각을 좀 다르게 해서 시를 쓰려고 합니다. ➜ ‘섬진강 시인’이라는 애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데요. - 섬진강은 제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늘 보던 강입니다. 학교 다닐 때 강을 거슬러 다녔고, 교사 생활을 하면서 걸어 다니던 그냥 친숙한 마을 앞 강일 뿐입니다. 제 시의 모태가 된 곳입니다. ‘섬진강 시인’이라는 이름은 제가 문단에 나올 때 ‘섬진강’ 연작을 쓰다 보니 평론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붙인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이름 앞에 국토의 어떤 명칭이 붙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부담이 될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국민에게 불리는 애칭이) 제게 큰 의미는 없습니다. ➜ 스스로를 서정 시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전쟁, 코로나 등 세계적인 이슈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구 공동체 자체가 굉장히 역동적이다라고 볼 수 있죠. 제가 주로 서정시를 쓰고 있지만, 서정시라고 해서 그런 문제를 도외시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광범위한 독서를 통해서 우리 인류 문제를 더욱더 깊이 관여하고 개입하고 또 그것이 시로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 선생님의 시가 읽기 편한 서정시로 생각했는데 세상의 문제를 깊이 다루고 계시네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자체가 산중 깊은 곳에서 홀로 살 수는 없고, 세상과 부딪치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을 외면할 수가 없죠.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어떤 사회적인 생각을 담지 않는 시는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사는 농촌, 농민, 농사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시대적인 정서, 감정, 감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죠. ➜ 1980~90년대에는 세상 문제를 다룬 참여적인 시가 많았는데요. - 그때는 ‘시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1970년대 이후 한 30년 동안은 산업화와 민주화가 부딪히는 굉장히 격동적인 시기였습니다. 직접적인 언어로는 시대와 대결할 수가 없으므로 시적 은유라든가 시적인 비유 이런 것들이 세상의 움직임과 같이 갈 수밖에 없으므로 굉장히 치열했습니다. 그래서 시가 사람들한테 많이 읽혔죠. 그때는 시가 앞서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죠. ➜‘선생님 시인’으로도 불리시는데 어떻게 교직 생활을 시작하셨나요. - 제가 교사가 될 무렵인 1969년에는 전국적으로 교사가 너무 많이 모자랐습니다. 특히 시골에는 더 많이 모자랐죠.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한테 교사 시험 볼 자격을 주고 4개월 동안 교육을 했습니다. 제가 (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놀고 있는데 친구들이 시험 보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이게 덜컥 합격이 됐습니다. 그래서 38년 동안 선생을 했는데 제가 태어나고 자란 모교(덕지 초등학교)에서만 31년을 근무했습니다.➜ 한 학교에서 30년을 넘게 교사 생활을 하셨는데요. - 제가 근무할 때 전라북도 교육 인사원칙이 선생님이 한 학교 5년 밖에 못 있어요. 그럼 5년 있다가 다른 학교로 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마암분교(현 마암초등학교)가 모교인 덕지초등학교의 이웃 면에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기 싫어서) 덕지초등학교에서 5년 있다가 이웃 학교로 가서 1년 있다가 다시 덕지초등학교로 다시 왔습니다. 그래도 마암분교에 가서는 좀 오래 근무했습니다. 5년 넘겨 있었습니다. ➜ 교사 생활하시면서 동시도 여러 편 쓰셨는데요. - 처음에는 동시를 안 썼는데 학교에서 학생들과 동시를 쓰는 시간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쓰는 시들을 보니 꽤 잘 쓰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한번 써 봐야 하겠네, 그렇게 생각하고 동시를 썼는데 한 15일 만에 동시집 한 권을 썼죠. 그때 쓴 동시가 ‘콩 너는 죽었다’라는 시집입니다. ‘콩 너는 죽었다’가 유명한 책이 되어 초등 교과서에 실려 있고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굉장히 유명한 시집이 됐죠. 지금도 동시를 쓰기도 합니다.  ➜ 학생들과 함께 시집도 내셨는데요. - 당시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쓴 시집을 냈는데 독일과 일본 등 외국에서 취재할 정도로 굉장히 유명해졌습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방송하고 그랬었죠. (시집이 유명해지면서) 제가 마 분교에 있을 때 처음으로 교환학교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입니다. 도시의 아이들이 마암분교에 와서 처음에는 2~3주일 공부하다가 갔는데 점점 늘어나 1년씩 있었죠. 그러다 보니 유명해지고 도시에서 아이들이 많이 오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폐교 직전의 작은 학교였던 마암분교가 지금은 마암초등학교로 아주 큰 학교가 됐습니다. 전주에서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 학생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반면 덕지초등학교는 학생이 줄어서 지금 6명이 다닌다는 것 같아요.  ➜ 지금 사시는 진메마을은 많이 변했나요. - 지금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예쁘죠. 자연은 변한 게 없습니다. 변한 게 있다면 예전에 있던 한옥을 해체해서 다시 복원했고 그 뒤에다가 집을 지어서 거기서 살고 있습니다. 한옥 툇마루에 있던 ‘관란헌’(觀瀾軒)이라는 현판을 ‘회문재’(回文齋)로 바꿨습니다. 관란헌이라는 이름이 좀 어려워요. 그래서 초등학교 바로 뒷산이 회문산(回文山)이라서 회문재로 했습니다. ‘글이 돌아오는 집’이라는 뜻인데 아주 예쁘잖아요. ➜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많죠, 그런데 제가 마을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고 또 수선스럽지 않게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을에 사람이 거의 없지만 다 여든이 넘으신 분들입니다. 제가 마을에서는 소장파예요. 제자들은 몇 명 가끔 만나서 밥을 먹고 그럽니다. 이제 다 같이 늙어서, 모여 있으면 내가 젊어 보여요. ➜ 진메마을에서 문학 교실도 운영하시는데요. - 초·중·고등학교에서 강연을 신청하면 강연해주고 글쓰기도 가르쳐 주고 그렇게 있었는데 귀촌하신 분들이 찾아오셔서 문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만나서 글쓰기를 하는 데 이분들이 굉장히 글을 잘 써요. 지금까지 시집을 4권이나 냈거든요. 모두 8명인데 예순, 일흔이 다 넘은 분들입니다. 저보다 한 살 많은 분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가르쳐 달라고 오셨는데 어른들이라서 뭐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고, 그냥 모여서 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모였다가 갈 수 없으니 글을 한 줄씩 써와서 읽자고 제안했고, 이렇게 하다 보니 시를 한편씩 쓰게 된 것이지요.  ➜선생님의 시가 교과서에 많이 실리고, 시험에도 많이 출제되는데 (시험을 보시면) 정답을 맞추실 수 있나요. - 솔직히 저는 못 맞추죠. 정답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제가 이제 전주 살 때 여고 앞을 지났는데 여학생들이 “김용택 선생님, 저기 가신다”라면서 제게로 뛰어오는 거예요. 그리고 앞에 오더니 대뜸 “오늘 선생님 때문에 국어 문제를 틀렸어요”라고 그래요. “왜”라고 물었더니 “선생님 시가 시험에 나왔는데 (너무 어려워서) 다 틀렸다고”고 말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학부모님들한테 전화가 와서 “우리 아이가 이렇게 썼는데 이게 맞지 않느냐, 근데 (학교) 선생님이 틀렸다고 한다”라며 정답을 물어봐요. 그래서 내가 그러죠. “저도 (정답을) 몰라요. (학교) 선생님들이 맞으시겠죠.”라고요.➜선생님의 시가 시험 문제로 출제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래서 아이들이 시를 싫어한다고 생각해요. 시험 문제를 틀리니 기분 나쁘죠. 김용택의 시 읽다가 틀렸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잖아요. 시에 대한 어떤 뭐 친숙함, 시를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그런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나 대학 때 기본적으로 교과서에서 월트 휘트먼(Walter Whitman)이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를 배우고, 공부하죠. 우리가 시를 계속해서 공부해야 상상력, 인간을 지키려는 노력, 또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 또 아름다움 등이 살아나잖아요. ➜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름다움이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요. 너무 격하고 너무 적대적이고 적개심을 가진 그런 말들이 횡행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날카로워졌어요. 그리고 길을 가다 보면 사람들의 표정이 뭔가를 경계하거나 굉장히 공격적으로 보여요, 도시에서는 특히 더 그렇죠. 정치적으로 굉장히 격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하죠. 그러다 보니 안심, 평화, 또 아름다움, 점잖음, 성실함, 착하고 선량함 등 중요한 인간 덕목들이 사라졌죠. 이런 나라가 무섭습니다. (웃음)➜ 앞으로 준비하고 계신 시집이 있으신가요. - 올해 시집이 나왔어요. 앞으로는 내 시로부터 도망간 시를 쓰고 싶어요. 지금의 시는 너무 갇혀 있어요. 시를 감옥에 비유하면 시인들이 시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벗어나고 싶죠. 요즘 벗어난 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뭐 다 만들어 본 건 아니지만, 시도는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독서의 범위를 굉장히 넓혔습니다. 아프리카나 중동, 남아메리카의 칠레나 브라질 등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세계가 아닌 또 다른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 선생님이 다시 ‘섬진강’을 주제로 시를 쓰신다면 내용이 좀 다를까요. - 이제 (기존의) 시에서 도망가고, 나가려 합니다. 나한테 나가고, 나한테서 떠나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사는 세계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번역된 외국 시들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시적인 어떤 틀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자유자재로 어디에 구애됨이 없이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쓰고 싶습니다.
  • 북한 ‘조용한’ 당 창건일 78주년 자축…정찰위성 개발 언급

    북한 ‘조용한’ 당 창건일 78주년 자축…정찰위성 개발 언급

    북한이 ‘사회주의 명절’로 칭하는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맞이해 그간 성과를 자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절대 충성을 요구했다. 또한 10월 중 발사를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개발 사업에도 정당성을 부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창건일인 10일 “최장의 사회주의 집권사를 새겨가고 있는 원로적인 당, 가장 권위 있는 조선노동당이 자기의 일흔 여덟번째 생일을 뜻깊게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빛나는 78년 행로에서 창조와 변혁의 위대한 서사시가 엮어지고 세계적인 강국에로의 눈부신 비약이 이룩되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이 당을 창건하고 김정일이 이끌어 왔다며 “위대한 수령님들의 현명한 영도가 있어 조선 혁명은 언제 한번 탈선이나 연착, 정착이 없이 승승장구의 대로를 따라 힘차게 전진해올 수 있었다”고 칭송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의 성과로 “전투력과 영도력을 비상히 강화한 것”을 꼽은 뒤 “이 10여년이 있어 천만년 승승할 우리 당의 미래가 확고히 담보되었다”고 강조했다.신문은 지난달 헌법에 핵무력 강화 정책을 명기한 점을 거론하며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우리 공화국은 또 하나의 의의 깊고 사변적인 정치적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당의 노숙하고 세련된 영도”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은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개발 사업이 미국의 우주군 확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가항공우주기술총국 연구사 리성진은 ‘선제적인 침략전쟁기도를 노린 미국의 우주군 배비소동’ 글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우주개발 사업은 국가의 안전 이익과 생존권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오는 12∼16일 부산에 기항한다.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목적도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과 ‘한미가 함께 협의·결정·행동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 “최애 배우가 DM”…K드라마 팬 노리는 ‘피싱’ 주의보

    “최애 배우가 DM”…K드라마 팬 노리는 ‘피싱’ 주의보

    “나는 78세 할머니다. 그리고 K-드라마 중독자다.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기 시작했다”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의 ‘오피니언’ 섹션에 실린 글이다. 사회인류학자인 필자 프리실라 래천 린은 넷플릭스 드라마 ‘나빌레라’를 시작으로 이른바 ‘K-드라마’에 탐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흔에 평생의 꿈인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할아버지와 스물셋 발레리노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나빌레라는 방영 당시 한국에서도 잔잔한 감동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필자는 “젊은 발레리노를 연기한 송강이 등장하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며 이후 점차 접하는 드라마 범위를 확대해갔다고 고백했다. 그는 “단지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며 “좋아하는 배우들의 소셜미디어(SNS)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이 대단한 남자들이 나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내 지능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실제 배우 본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는 했지만, 사춘기 시절의 주목받고 싶은 욕망 혹은 로맨스 중독이 나를 붙들었다. 앱을 다운받아 스타들과 채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배우 안효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하기까지 달콤한 대화가 이어졌다”며 “정신이 번쩍 들었고, 채팅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개인 메시지를 모두 무시한다”고 덧붙였다. 자칫 한류스타에 대한 팬심을 악용한 ‘피싱’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것이다. 그는 “분노가 사라지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관심을 즐기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며, 유명인사의 후광 한 조각이 나에게 떨어지는 순간 우리 역시 갑자기 스스로를 중요한 인사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 배우들에 대한 몰입은 인생의 마지막 장으로 접어든 나를 비롯해 내 또래 많은 이들이 느끼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하는 도피처였다”며 “드라마를 즐기는 일과 배역에 대한 집착은 이제 구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필자는 “당신은 ‘배운 게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K-드라마 중독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을 지 모른다”며 “할머니가 로맨스를 즐기도록 좀 내버려 두라. 물론 나는 여전히 TV 앞에 딱 붙어 산다”고 글을 맺었다.
  • 부고 알고도 지나쳤던 식스토 로드리게스에게 미안함 전하며 [메멘토 모리]

    부고 알고도 지나쳤던 식스토 로드리게스에게 미안함 전하며 [메멘토 모리]

    지난 9일(현지시간) 그가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영국 BBC 기사로 보고도 지나쳤다. 미안하다, 몰라봤다. 주말에 우연히 그의 음악을 듣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어렴풋이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서칭 포 슈가맨’(2012)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그의 인생사 얘기를 제대로 연결짓지 못해 그냥 넘겨버렸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의 로드리게스가 지난 8일 세상을 떠난 사실을 그의 공식 홈페이지가 알렸다. 성명은 “그의 딸인 산드라, 에바, 리건과 그의 모든 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사인을 밝히지는 않았는데, 지난해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오랫동안 앓아오던 녹내장으로 인해 시각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멕시코 이민자인 부친과 미국 국적 모친 사이에 여섯 번째 아들로 태어나 이름도 ‘식스토’(Sixto)로 붙여졌던 그가 음악 경력을 시작한 것은 기자가 네 살이던 1967년이었다. 어릴 적 공장에서 일하며 클럽 같은 곳에서 노래하다 레코드 회사의 눈에 들어 전속 계약을 맺었다.1971년 ‘콜드 팩트’와 ‘커밍 프롬 리얼리티’를 발매했는데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당시 유행하던 사이키델릭과 포크록을 절묘하게 결합시켰고, 철학적 가사에 독백하듯 읊조리는 목소리 등 상당히 매력적인 흥행 요소들을 고루 갖췄는데도 실패를 맛봤다. 매니저는 첫 앨범이 단 6장 밖에 팔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앞의 다큐 영화에서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이 매니저가 정확히 답변 못하고 얼버무리는 모습이 나온다고 한다. 이 가수는 앨범 두 장만 발표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레코드 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간 한 남성이 주위에 이 앨범을 소개했는데 인종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요구하던 이 나라 젊은 층에게 ‘콜드 팩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남아공에서는 로드리게스가 2집 발매 후 상업적 실패에 낙담해 무대 위에서 극단을 선택했다는 엉터리 소문이 나돌았다. 그의 음악을 열정적으로 흠모한 중고 레코드 거래상 스티븐 시거맨과 평론가 크레이그 바솔로뮤가 로드리게스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 그가 디트로이트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실을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남아공에서는 그의 음반을 해적판으로 복제해 즐겼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음악이 그곳에서 그렇게 큰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는 사실상 음악 활동을 청산하고 그저 건설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1997년 맏딸 에바가 홈페이지에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게재하며 남아공 팬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남아공에서의 인기를 실감한 로드리게스는 이듬해 첫 남아공 투어에 나서 매번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시거맨의 말이다. “충격적이고도 놀랍고 기쁘게도 우리는 그가 실제로 죽지 않고 디트로이트에 살고 있음을 알아냈다. 우리는 그가 남아공에 와서 투어 무대에 설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그가 가사 하나하나 모두 따라 부르는 팬들로 가득 찬 스타디움 앞에서 공연하러 걸어왔다. 그의 성공이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남아공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호주 투어에도 나섰다. 스웨덴 국적의 저널리스트 겸 다큐멘터리 감독인 말릭 벤젤룰(1977~2014)이 다큐멘터리 ‘서칭 포 슈가맨’을 2012년 제작하며 다시 주목받았다. ‘슈가맨’은 첫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다. 이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과 영국 아카데미(BAFTA) 다큐멘터리상 수상의 영예로 연결됐다.다큐에 대한 상찬이 이어지자 다시 공연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코아첼라와 글래스톤베리 같은 음악축제 무대에 섰고, 앨범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요즘 말로 ‘역주행’인데 세계 팝 음악사에서 이런 식으로 전혀 엉뚱한 대륙에서의 흥행에 힘입어 40년의 세월을 건너 역주행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해 디트로이트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열여섯 살 때부터 음악을 해왔는데 이제 일흔이 넘은 나이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중에 얻은 인기로 상당한 수입을 올렸지만 주변과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허름한 집에 머무르며 아주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며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이 없으면 건설 현장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2018년 투어를 마지막으로 음악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BBC 월드 서비스의 아웃룩(Outlook) 프로그램 인터뷰가 마지막 기록이 될 것 같다. 다큐 제작자 사이먼 친은 “진정한 천재였다. 그를 알았다는 것이 영광이었다. 그의 놀라운 얘기를 세상과 공유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당신 음악은 영원할 것”이라고 기렸다. 남아공 뮤지션 데이비드 스콧 ‘킾니스’는 고인이 “가장 놀라운 인생 얘기를 거느린 레전드였다”며 “그가 살던 미국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곳 남아공에서는 그를 모르면 간첩이었을 정도다. 우리 생애 다시는 그의 얘기같은 것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6·25때 포로로 잡혀 ‘47년 탄광노역’… 국군포로 별세

    6·25때 포로로 잡혀 ‘47년 탄광노역’… 국군포로 별세

    6·25전쟁 때 북한에 포로로 잡혀 40년 넘게 탄광에서 강제노역하다가 탈북한 박모씨가 지난 26일 별세했다. 북한인권단체 물망초에 따르면 박씨는 정전협정을 한달 앞둔 1953년 6월 5사단 27연대 2대대 소속으로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싸우다 북한군의 포로로 잡혀 47년 동안 함경남도 단천 탄광에서 강제노역했다. 이후 고인은 일흔이 넘은 상황에서도 2001년 탈북해 22년 동안 조국 땅에서 지내다 별세했다. 고인의 별세로 국내에 남은 탈북 국군포로는 12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2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현충원이다.
  • 60세 할머니와 결혼하는 24세 청년…5년 동거 결실 [여기는 남미]

    60세 할머니와 결혼하는 24세 청년…5년 동거 결실 [여기는 남미]

    30년 넘는 나이 차이를 너끈히 극복한 60대 파라과이 할머니가 20대 청년이 결혼식을 올린다. 파라과이 아맘바이에 살고 있는 글라디스 콜만이 화제의 주인공. 올해로 정확히 만 60살이 된 할머니는 청년 에르미니 라미레스와 오는 25일(현지시간) 백년가약을 맺는다. 예비신랑 라미레스는 올해 24살이다.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는 이미 5년째 동거 중이다. 할머니는 “동거하면서 서로 사랑을 확인했고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며 “마침내 결혼을 결정했고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 우연히 마주쳐 평생의 인연이 됐다고 한다. 할머니는 “젊은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신랑이 될 라미레스는 달랐다”며 “우리는 첫눈에 반했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라미레스와 사랑에 빠지면서 평생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설렘을 느꼈다”며 “예비신랑 덕분에 18살로 돌아간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할머니는 예비신랑과 결혼을 결심한 후 지인 호세 누녜스에게 결혼식 준비를 부탁했다. 누녜스는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의 청첩장을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결혼자금 모금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스토리가 세상에 알려지고 파라과이 언론뿐 아니라 중남미 외신에도 소개된 건 그 덕분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힘을 모아 개최하는 위대한 결혼식’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특히 4월에 이어 또 다른 할머니와 청년 부부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결혼엔 관심이 집중됐다.파라과이에선 지난 4월 신부 루피나 이바라와 신랑 후안 포르티요가 결혼식이 올려 큰 화제가 됐다. 신부 이바라는 올해 70살, 신랑 포르티요는 27살로 신부는 신랑보다 43살 연상이었다. 두 사람은 이웃과 지역 주민들, 시장과 공무원, 지역 방송 등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으며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법정결혼을 잘 치른 두 사람은 지난달엔 한 교회에서 다시 결혼식을 했다. 일흔에 면사포를 쓴 할머니 루피나 이바라는 “사람들 앞에서 서약을 했으니 하나님 앞에서도 서약을 하기 위해 교회 결혼식을 또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라과이 네티즌들은 결혼을 앞둔 콜만 할머니와 청년 라미레스 예비부부를 루피나 이바라‒후안 포르티요 부부에 견주며 “5년이나 동거를 한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한 데는 루피나 이바라‒후안 포르티요 부부의 전례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의 모범적인 전례가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신부의 나이는 70살과 60살로 10년 차이가 나이지만 두 커플 모두 신랑은 20대다. 
  • 투사가 된 여성, 그 이름은 엄마

    투사가 된 여성, 그 이름은 엄마

    여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책들이 최근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고달프고, 안타깝고, 때로는 신나는 이야기로 과거와 지금의 여성을 말한다.먹고살려고 눈물로 세일즈 ‘세일즈 우먼의 기쁨과 슬픔’(송송책방)은 전순예 작가가 펴낸 세 번째 에세이집이다. 1945년 태어난 전 작가는 환갑에 글을 쓰기 시작해 70대 이후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있다. 앞선 에세이집이 옛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주로 그렸다면, 이번 책은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을 다룬다. 저자는 강원 평창과 영월에서 문구점과 서점을 운영하며 책과 학용품을 팔았고, 부업으로 신문지국과 주산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운동회날에는 장난감을 내놓고 사과나 배추, 더덕도 판매했다. 1980년대 서울에 올라와 세제 방문 판매를 시작으로 빵 배달, 주방 기구 판매까지 고단한 벌이가 이어진다. 물건 파는 일은 체면을 구기고 모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눈물이 뚝뚝 떨어져도 가장이기에’ 일했다는 저자의 말에 숙연해진다.세상을 위해 싸우는 엄마들 ‘엄마들이 있다’(헤이북스)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의 인터뷰집이다. ‘엄마로 사는 이유’에서는 자식을 위해 투사가 된 엄마들을 소개한다. 고 최동원 야구선수의 엄마 김정자,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피해자 고 김용균의 엄마 김미숙, 성소수자들의 엄마 정은애가 이들이다. 이어 국민가수 인순이와 딸 박세인, 배우 문소리의 엄마에서 일흔에 배우가 된 이향란 등 딸과 엄마의 이야기도 담겼다. 이 밖에 1만명의 출산을 도운 김옥진, ‘엄마 발달 백과’ 저자 홍현진, 베이비박스 아기방 엄마, 학대 아동을 키우는 전문 가정위탁 엄마 등 우리 시대 엄마의 모습을 다양하고 생생하게 그려 낸다.책에서 찾은 여성의 잠재력 책 칼럼니스트이자 다독가로 알려진 김이경 작가가 들려주는 여성의 목소리는 ‘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서해문집)에 담겼다. 80권의 책을 통해 여성을 말하는 저자는 남성 편향의 독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자 여성의 잠재력을 확인하고픈 열망 때문에 여성 작가가 쓴 책이나 여성을 주로 다룬 글을 읽었다고 밝힌다.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시몬 드 보부아르, 거다 러너, 벨 훅스, 록산 게이 등의 책을 비롯해 한나 아렌트, 레이철 카슨, 케테 콜비츠, 나혜석 같은 유명인부터 과거 청계천 여공이나 간호사, 해외 입양아,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수학자, 식물학자까지 시공간을 섭렵하며 여성을 풀어낸다.바뀐 성 역할, 차별받는 아빠 가부장제를 완전히 뒤집은 소설도 눈길을 끈다. 야즈키 미치코의 연작 소설 ‘미러 월드’(하빌리스)는 남녀의 성 역할이 역전된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동네 점장부터 한 나라의 수상까지 모든 단체의 요직을 여자가 맡는 세상이다. 여성은 가족을 위해 밖에서 일하고, 출산 전후 반년씩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장받는다. 반대로 남성은 육아와 집안일에 힘쓰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하라스기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세 명의 아버지를 통해 독박 육아, 경력 단절,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 등을 드러낸다. 상상 속 사회의 문제점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풍자이기도 하다.
  • 앞표지와 뒤표지 사이, 우리의 이야기

    앞표지와 뒤표지 사이, 우리의 이야기

    책을 고르는 일은 어렵다. 남에게 줄 책을 고르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재미와 감동이 있을지, 읽는 이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지, 그의 삶을 어떻게 바꿔 줄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네 책방 ‘암 슈타토어’에는 특별한 일을 하는 직원이 있다. 서점이 문 열었을 때부터 쭉 일했던 일흔두 살의 노인, 칼 콜호프다. 그는 손님의 취향을 간파해 딱 맞는 책을 골라 추천해 준다. 저마다의 이유로 더는 서점을 찾지 않게 된 손님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특별 서비스도 한다. 한 권 한 권 소중하게 쓰다듬은 후 포장해 배낭에 넣고, 걸어서 손님의 집을 차례로 찾는 게 그의 중요한 일과다. 칼의 느긋한 산책에 어느 날 맹랑한 아홉 살 소녀 샤샤가 불쑥 끼어든다. 칼에게 ‘책 산책가’라는 애칭을 붙여 준 샤샤는 매일 칼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동행한다. 칼과 샤샤 덕분에 자기 세계에서만 살던 손님들도 조금씩 밖으로 나오게 된다.소설은 칼이 손님들과 소통하며 서로 알아 가는 모습을 그린다. 부유하고 지적이지만 조금 오만한 피츠윌리엄 다아시, 대학은 근처에도 못 가 봤지만 역사 논문만 읽는 파우스트 박사, 퀴즈 등으로 인사를 건네는 전직 교사 롱스타킹 부인, 퇴거 명령이 내려진 수도원에서 버티고 있는 아마릴리스 수녀, 빨간 등이 있는 책만 모으는 헤라클레스 등은 알고 보니 저마다 사연이 있었다. 소설 속 손님들을 지켜본다면 책을 읽다가 문득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있겠다. 녹색 표지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든가, 눈에 불을 켜고 오타를 찾는 일이 재밌다든가. 또 칼이 만나는 사람들을 소설 속 인물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모습, 독자를 토끼와 거북이, 물고기로 구분하는 방식 등에서는 저자의 기발함도 엿볼 수 있다. 책을 다룬 소설이다 보니 ‘이방인’, ‘적과 흑’, ‘위대한 유산’과 같은 고전을 비롯해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책 읽어 주는 남자’, 그리고 ‘로테와 루이제’, ‘삐삐 롱스타킹’과 같은 아동 문학 등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책들이 등장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책을 칼이 어떤 문구를 활용해 손님들에게 소개하는지 눈여겨보는 일도 재밌다. 칼과 샤샤를 통해 책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를 잇는 다리가 돼 주는지를 따뜻하게 그린 소설은 애서가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무려 2년 이상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9개국에 번역됐다. 서점 주인이었던 구스타프가 은퇴하고 경영을 맡았던 딸 자비네가 매출이 떨어졌다며 칼이 하는 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부분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느리디느린 책의 효용을 묻는 듯하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포근한 마음으로 끝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칼의 주옥같은 대사들에 밑줄을 치고 싶어질 터다. “사람들은 읽는 걸 점점 잊어버리고 있어. 책 앞표지와 뒤표지 사이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자신들의 이야기인데도 말이야. 모든 책에는 심장이 있는데 누군가가 읽기 시작해야 뛰기 시작해. 읽는 사람의 심장과 연결되기 때문이지.”(57쪽)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무지개 다리/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무지개 다리/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 두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70대 할머니가 울면서 이야기했다. 건강하고 씩씩한 분으로 기억하는데 저리 슬퍼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함께 산 지 15년 된 개가 나이 들어 못 걷고 힘이 빠지더니 결국 사망했다. 실은 예견된 죽음이라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슬픔이 파도와 같이 밀려와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전형적 펫로스 증후군이다. 반려동물이 죽고 나면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 주인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상실과 애도의 시기를 보내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15%인 312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서울시 자료로는 자식 없이 반려동물만으로 가족을 구성한 가구가 37%에 이른다. 그만큼 개와 고양이는 생활의 아주 깊은 곳에서 함께하고 있다. 지금은 반려동물을 소유물로 인식하는 과거와 달리 부모ㆍ자식 관계의 애착을 형성하고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부분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반려동물을 잃은 경험을 타인에게 표현하고 공감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개 한 마리 죽었다고 그렇게 힘들어하냐”는 껄끄러운 시선을 민감하게 느끼고 나면 더욱 그렇다. 가족이나 지인의 사망과 달리 반려동물의 사망은 적극적 애도를 하기 어렵고 그래서 오래 유지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과 헤어지는 일은 어릴 때의 가장 아픈 추억 중 하나다. 키우던 마루라는 개가 집을 나가 사라진 날을 나는 아직도 일곱 살의 눈으로 생생히 기억한다. 양희은의 ‘백구’는 동생의 경험에 김민기가 곡을 붙인 노래다. 그런데 최근 노년인구에서 펫로스가 큰 문제로 관찰된다. 사람의 수명과 비교할 때 동물의 일반적 수명은 훨씬 짧다. 그러므로 입양을 해서 가족이 되는 순간 이 아이가 먼저 나를 떠날 것이라는 걸 알고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내가 일흔 살에 반려동물과 헤어진다면? 내가 그 아이를 두고 먼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입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식들은 적적해하니 빨리 한 마리 새로 입양하라고 하지만 이기적 행동으로 여겨져 실행하지 못한다. 있을 땐 모르다 없으면 비로소 소중함을 실감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혼자 지내던 노인들의 삶에는 큰 싱크홀이 생긴다. 나이가 들어 누구를 먹이고 챙겨 주는 일은 활력을 주는 행위인데, 그 대상이 없어져 버렸다. 배변과 운동 등을 위한 외출 등 반려동물과 함께해 온 일상 루틴이 깨져 버린다. 더욱이 주변의 죽음을 경험하며 헤어짐에 대한 고민을 하는 노년기라 펫로스의 경험은 건강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 여러 연구에서 펫로스에 의한 우울, 죄책감의 정도는 사람의 상실과 동일했다. 펫로스를 경험한 이들이 아픔을 표현할 때는 과도한 죄책감을 덜어 내도록 해 줘야 한다. 슬퍼하는 만큼 사랑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애도의 마음을 표현할 때 함께 공감하려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 70살 할머니와 결혼한 27살 청년의 사연…7년 열애 결실 [월드피플+]

    70살 할머니와 결혼한 27살 청년의 사연…7년 열애 결실 [월드피플+]

    진심으로 사랑하면 엄청난 나이 차이를 극복할 용기는 절로 생기는가 보다. 70세 할머니와 27살 청년이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두 사람은 7년 연애 끝에 백년가약을 맺고 부부가 돼 더욱 화제가 됐다. 신부 루피나 이바라와 신랑 후안 포르티요는 최근 파라과이 산페드로주(州) 리마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지역 TV방송을 통해 중계됐다. 당국은 결혼식에 경찰을 지원했다. 하객 2000여 명이 몰려 결혼식장이 인산인해를 이룬 때문이다. 하객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으며 두 사람은 일생의 동반자가 되기로 굳게 서약했다. 일흔에 신부가 된 이바라 할머니는 “넘치는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 행복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르기까진 신랑신부의 지인들과 이웃 주민, 라디오청취자들의 힘이 컸다.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 지지한 이들은 모바일메신저로 채팅방을 만들어 결혼식 준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신부 드레스와 화장에서부터 청첩장, 식장 세팅에 이르기까지 결혼식을 꼼꼼하게 준비한 건 채팅방에 들어온 부부의 지인들과 주민들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며 7개 그룹이 자발적으로 축하공연에 나서 결혼식은 지역 축제처럼 진행됐다. 부부에겐 냉장고, 세탁기, 오븐, 믹서, 냄비세트 등 선물도 쏟아졌다. 신부 이바라 할머니는 “평생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준 모든 주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두 사람의 결혼에 이처럼 열광한 건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때문이다. 부부는 2017년 처음 알게 됐다. 지역 라디오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던 이바라 할머니에게 이제는 남편이 된 청년 포르티요가 전화를 걸면서다. 청년은 할머니의 방송이 너무 좋다며 개인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이후 사진을 주고받는 등 가까워지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 텄다. 부부의 지인들과 이웃, 라디오 청취자들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면 절대 7년이나 연애를 하진 못했을 것”이라며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두 사람의 사랑엔 진심뿐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워낙 나이 차이가 크다 보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신부 이바라 할머니는 “나는 돈도, 집도 없는 사람이다. 남편은 순수한 사랑으로 내 곁에 있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말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직 우리에게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영화 ‘마지막 황제’ 등의 음악을 작곡한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2일에야 전했다. 향년 71. 그는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음악을 작곡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 작곡상을 받았다. 또 2017년에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에 중인두암 진단을 받은 바 있던 사카모토는 2020년 6월 직장암을 선고받은 후 투병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 플레잉 더 피아노 2022(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를 공개했다. 60분 남짓의 이 온라인 공연은 실시간 스트리밍이 아니었다. 사카모토가 망설임 없이 “일본에서 가장 좋은 스튜디오”라고 장담하는 도쿄 시부야의 NHK 방송센터 509 스튜디오에서 하루에 몇 곡씩 정성들인 연주를 미리 영상으로 녹화했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편집했다. 오는 14일 이 온라인 콘서트 등의 내용이 담긴 다큐가 공개될 예정이다. 일흔한 번째 생일이던 지난 1월 17일엔 6년 만의 오리지널 앨범 ‘12’를 공개했다. 투병생활 속에서 일기를 쓰듯 제작한 음악의 스케치 중에서 12곡을 골라 한 장의 앨범으로 정리했다. 오는 6월 일본에서 개봉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영화 ‘괴물’ 음악이 유작이 됐다.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예술대학 재학 중 스튜디오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일렉트로닉 선두주자로 평가되는‘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출신이다. 1978년 ‘사우전드 나이브스(Thousand Knives)’를 발매하며 데뷔했고, 같은 해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결성에 참여했다. 사카모토와 호소노 하루오미(76), 다카하시 유키히로(高橋幸宏·1952~2023)가 결성한 팀인데 지난 1월 14일 다카하시가 세상을 먼저 떠났다. 사카모토는 당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별다른 멘트 없이 회색 이미지를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1983년 팀이 해체된 이후 오히려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음악과 함께 출연한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혁신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전향적인 자세로 전 세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3년 야마구치 정보예술센터(YCAM) 10주년 사업의 예술감독, 2014년 삿포로 국제예술제 2014의 객원 감독으로 활약했다. 2018년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에서 여러 사운드 설치 작품을 전시한 ‘라이프, 라이프(Life, Life)’ 전(展)을 선보였다. 재작년 3월엔 중국 베이징 무무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 ‘시잉 사운드 히어링 타임(Seeing Sound Hearing Time)’ 전을 열었다. 2014년 7월 인두암에 걸린 뒤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2015년 야마다 요지 감독의 작품 ‘어머니와 살면’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영화음악 제작에로 복귀했다. 2017년 봄에는 8년 만의 솔로 앨범 ‘async’를, 같은 해 말부터 도쿄 ICC에서 설치미술 ‘이스 유어 타임(IS YOUR TIME)’을 발표했다. 2019년엔 차이밍량 감독의 ‘유어 페이스(YOUR FACE)’로 제21회 타이베이 영화상 음악상을 수상했다.지난해 직장암으로 전이된 사실을 공개하고 수술을 받았는데 일본 문예지 ‘신초(新潮)’에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를 연재했다. 사카모토는 ‘신초’ 2월호에 실리는 이 에세이 최종회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민윤기)와 만난 일화를 적었는데 “음악에 진지한 청년”이라고 슈가를 기억했다. 재작년 6월에는 네덜란드 예술제에서 아티스트 다카타니 시로와 공동 제작한 신작 극장 작품 ‘타임(TIME)’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엔 쉬안화(許鞍華·허안화) 감독의 작품 ‘제일로향’으로 홍콩금상장영화제 작곡상을 받았다. 평소 환경이나 평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음악은 상처를 치유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세계가 큰 아픔을 겪을 때마다 음악에 이를 녹이고 위로해 왔다. 2017년 정규음반 ‘ASYNC’ 수록곡인 ‘안다타(andata)’는 동일본 대지진 때 침수된 피아노로 연주해 큰 여운을 전했다. 2015년 투병 중에도 일본 전쟁법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또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스(more trees)’를 창설했다. 최근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재난 지역 어린이들의 음악활동을 지원해 왔다. 한국과도 인연이 많아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과 교류했다. 특히 1984년 공개된 ‘올스타 비디오(All Star Video)’는 영상과 음악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두 사람의 협업작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2017)의 음악 감독도 맡았다. 2018년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국내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2019)도 맡았다.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분노’(2016) OST도 작업했다. 몇 차례 내한공연을 열었고, 슈가 외에도 정재일 음악감독,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 밴드 ‘못’ 멤버 겸 싱어송라이터 이이언 등 국내에서도 사카모토를 존경하는 음악인들이 많다. 지난해 6월 자신의 작품 ‘아쿠아(Aqua)’를 유희열이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을 때 유희열을 두둔한 일은 유명하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라지는 순간의 아름다움/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라지는 순간의 아름다움/미술평론가

    모네는 1883년 지베르니로 이사해 192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다. 여든여섯 해의 생애 가운데 마흔세 해, 딱 반평생을 지베르니에서 보냈다. 파리 북서쪽으로 8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베르니는 모네 덕택에 명소가 됐지만, 당시에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센강 지류인 엡트강 가에는 포플러와 수양버들이 늘어서 있고, 강 건너편 언덕에는 작은 마을들이 있었다. 모네는 보자마자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무리해서 집을 산 후 모네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었다. 그림이 팔리기 시작하고 값도 점차 오르면서 모네는 경제적 곤란에서 벗어났다. 모네는 정원 가꾸기가 취미였다. 가난할 때도 살 곳을 구하면 마당에 화초부터 심었다. 지베르니에는 원래 손바닥만 한 마당이 딸려 있었는데 모네는 주변 땅을 사들여 정원을 넓히고 연못을 만들었다. 정원을 꾸미는 데 열중하던 모네는 어느 날 붓을 들어 연못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 야외로 사생을 나가는 게 힘들어진 화가에게 연못은 좋은 소재가 됐다.모네는 붓 하나로 명성과 부를 쌓아 올렸다. 수련이 활짝 핀 지베르니의 정원은 성공의 증거였다. 그러나 우울한 말년이 앞에 놓여 있었다. 1911년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1914년에는 맏아들 장이 지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게다가 일흔이 넘은 모네는 시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평생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느라 직사광선 아래 눈을 혹사했기 때문이었다. 바깥세상도 어두웠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젊은이들이 무수히 죽고 있었다. 그럴수록 모네에게 남은 것은 그림뿐이었다. 그는 슬픔과 고통을 참으면서 ‘수련’에 매달렸다. 시간이 갈수록 모네는 연못 주변의 세세한 묘사를 생략하고 수련이 핀 수면, 수면에 비친 하늘이 만들어 내는 뉘앙스에 집중했다. 시력을 잃은 대신 마음의 눈을 뜬 것처럼 화면은 밝고 신선하게 빛난다. 250여점 가운데 가장 대작은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여덟 점의 ‘수련’ 연작이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도 수련이 있다. 1966년 모네의 차남 미셸은 수련을 포함해 모네의 작품 150여점을 국가에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오랑주리의 수련보다 크기는 작지만,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작품이 망라돼 있어 변모 과정을 볼 수 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레릭이 꿈꿨던 세상/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레릭이 꿈꿨던 세상/미술평론가

    니콜라스 레릭은 인생의 전반기를 아방가르드 화가, 디자이너로 보냈다. 187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부유하고 교양 있는 환경에서 자라났고 예술가의 길을 택했다. 그의 인생은 순풍에 돛 단 듯했다. 미술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수집가 트레티야코프의 눈에 띄었고 10년 뒤에는 성공한 예술가가 돼 있었다. 수많은 오페라 무대를 디자인했으며, 디아길레프의 발레단에 합류해 유럽 곳곳을 다니며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의 명성은 대서양 건너편에도 알려져 1920년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가져간 400점의 그림은 1년 반 동안 29개 도시를 돌며 전시됐고 찬사를 받았다. 1923년 미국 뉴욕에 레릭 미술관이 세워짐으로써 그의 성공은 정점을 찍은 듯했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1923년 화가, 과학자인 두 아들과 아시아로 떠나 인도, 티베트, 몽고, 투르키스탄을 여행했다. 히말라야에서 레릭은 우주의 울림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품어 온 신비주의적 사상이 구체적 상징을 만난 순간이었다. 인생의 후반기에 레릭은 히말라야를 그리는 화가, 고고학자, 민속학자로 변신했으며 평화운동에 투신했다. 1929년 레릭은 히말라야 기슭의 쿨루 계곡으로 거처를 옮겼다. 여름에는 아들들과 탐험하고, 가을에는 집으로 돌아와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고 그림을 그렸다. 빛을 받아 초록색, 오렌지색, 보라색으로 변하는 산들은 풍경 이상의 존재, 우리를 영적인 세계로 인도하는 그 무엇이다.그는 예술의 아름다움이 인간을 한데 묶어 주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리라 믿었다. 그 예술이 전쟁, 약탈 등으로 파괴되는 것을 보며 가슴 아파했고 이를 막기 위한 방책을 고심했다. 그 노력은 그의 이름을 딴 레릭협약에 아로새겨져 있다. 레릭협약은 예술과 학문을 연구하거나 교육하는 기관, 역사적 기념물, 문화재 등의 보호를 약속하는 국제협약이다. 193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1개국 정부 대표와 함께 이 협약에 조인했다. 레릭은 1947년 쿨루 계곡에서 일흔세 살로 눈을 감았다. 그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화가, 학자, 시인, 사회운동가 같은 단어로 한정하기에는 너무 컸던 사람.
  • “힘내세요”… 칠곡할매글꼴 할머니와 작가 전이수 특별전

    “힘내세요”… 칠곡할매글꼴 할머니와 작가 전이수 특별전

    ‘칠곡할매글꼴’로 명성을 얻은 경북 칠곡 할머니들과 제주 소년이 국민의 기를 살리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칠곡군은 손글씨를 디지털 글씨체로 만든 칠곡할매글꼴 할머니들과 어린이 동화 작가 전이수가 다음달 16일부터 제주시에 있는 미술관 ‘걸어가는 늑대들’에서 ‘괜찮아’라는 주제로 특별 기획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기획전은 ‘10대 같은 80대 칠곡군 할머니’와 ‘80대 같은 10대 제주 소년’이 코로나19와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작가가 2020년 10월 칠곡군 가산면 수피아미술관에서 가족과 자연, 사랑을 표현한 그림 전시회를 연 게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 작가의 작품 40여점에 담긴 의미를 칠곡할매글꼴로 설명하고 칠곡 할머니의 인생과 삶이 녹아 있는 시집과 시화를 선보인다. 할머니들은 전 작가의 그림을 감상하고 “시험 못 봐도 괜찮아, 손자는 잘만 살더라”처럼 “○○해도 괜찮아 ○○○하더라”라는 형식의 대국민 응원 문구를 캔버스에 담아 전시한다. 전 작가의 그림과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한 그림엽서에 자신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기면 일 년 후에 도착하는 ‘느린 시간도 괜찮아’도 마련한다. 전시회는 다음달 16일 칠곡군청과 제주시 걸어가는 늑대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16일까지 계속된다.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마련한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5명의 칠곡 할머니가 넉 달 동안 종이 2000장에 수없이 연습한 끝에 제작된 글씨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전시회를 통해 일상에 지친 많은 분이 용기와 위로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내 삶에 대한 칭찬… 일흔, 날 위한 집을 짓다[그 책속 이미지]

    내 삶에 대한 칭찬… 일흔, 날 위한 집을 짓다[그 책속 이미지]

    사방을 둘러봐도 회색빛 건물밖에 보이지 않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꾸는 꿈은 ‘저 푸른 초원 위에 구름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작더라도 집 한 번 짓고 나면 10년은 늙는다는 말이 있듯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저 꿈으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 입학 이후 50년 가까이 도시 생활했던 저자는 아파트에서 요양원으로 이어지는 삶을 견딜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일흔을 코앞에 두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집을 지었다. 공자가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 말한 것처럼 저자도 마음을 따라 강원도 어느 산골에 집을 짓고 지금까지 삶의 틀을 벗어나겠다는 선언을 성공시켰다. 책을 덮은 뒤에도 저자의 한마디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열심히 살았고 나에게도 마땅한 자격이 있다. 아무도 나에게 상을 내리지 않는다면 스스로라도 나를 위로하고 칭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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