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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올인… 30%대 부동층이 변수

    오는 6월5일 실시되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는 주요 정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세웠다.한나라당 김태호(42) 후보와 열린우리당 장인태(53) 후보,민주노동당 임수태(50) 후보 등이 도백(道伯) 자리를 놓고 한바탕 격돌한다.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보없는 대결에 민노당이 가세한 형국이다. 후보들이 속한 정당처럼 개인의 출신이나 경력 등 ‘캐릭터’도 제각각이다.본선보다 힘들다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김 후보는 거창군수 출신이며,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장 후보는 당내 경선없이 추대될 정도로 깨끗한 행정가이고,민노당 임 후보는 노동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진보주의자다. 김혁규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이지만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올인’하고 있다.총선 이후 변화된 정국상황과 맞물려 이 지역의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열린우리당이 설욕할 수 있을지,아니면 한나라당이 텃밭을 수성할지가 관전 포인트.여기에 지난 총선때 선전한 민노당의 여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최우선 공약은 ‘민생’ 후보들은 모두 민생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도민들의 민생을 위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쟁점은 이번 선거의 원인과 함께 도가 추진하는 F1국제자동차대회 유치문제.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가 왜 치러지는지를 집중 홍보,김 전지사의 탈당이 입신양명을 위한 배신행위임을 입증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이는 지난 24일 열린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에서 그대로 나타났다.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는)김혁규 전지사가 입신영달을 위해 도망친 결과 실시되는 선거”라고 칼날을 세웠으며,참석인사들의 발언도 김 전지사에 대한 성토일색이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번에 여당후보를 뽑아 지역경제를 살리고,동시에 지역구도를 타파해 국민을 통합시키자며 예봉을 피하고 있다.신기남 의장은 지난 22일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총선에서 지역구도를 허무는 단초를 마련했고,이번 재·보선에서 이를 완전히 깨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F1대회 유치는 장 후보가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데 반해 김 후보는 백지화를 공언했으며,임 후보는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고 있다. ●강점 뒤에 숨은 약점 각당이 내세운 후보들은 모두 자신들의 강점만 부각시키며 “내로라”하지만 약점도 안고 있다.우선 한나라당 김 후보는 젊음과 참신성을 무기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그는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도민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도내 전역을 땀으로 적시겠다.”며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도의원을 지냈지만 군수재직 기간이 2년에 불과해 행정경험이 부족하고,너무 젊어 도백으로서의 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장 후보는 무엇보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깨끗함이 강점이다.행정고시(16회)에 합격한 이후 도 행정부지사로 부임할 때까지 행자부(내무부)에 근무했다.외유내강형으로 동료의 신망이 두터워 행자부 공보관과 자치행정국장 시절에는 직원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풍부한 행정경험에도 시장·군수 경험이 없어 위기관리 능력에는 의문이다. 민노당 임 후보의 강점은 부정·부패와 거리가 멀고,농민운동을 하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이다.임 후보는 “기만적이고 허위적인 정당 후보들과 싸워 생활고에 허덕이는 민중이 환하게 웃도록 하겠다.”고 자신하지만 운동권 출신으로 행정경험이 전무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양분된 표심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지역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의 표심은 크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양분돼 있다.17대 총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무응답층이 25∼35%에 달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총선 당시 도내 정당별 득표율은 한나라당이 47.3%였고,열린우리당 31.7%.민주노동당 15.8%였다. 세대별 표심도 뚜렷이 갈라진다.자영업을 한다는 최인석(53·창원시)씨는 “도대체 여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영남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말로 표심을 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그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고 큰소리쳤다.반면 박동석(36·회사원)씨는 “맹목적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가 안쓰럽다.”면서 “정당이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지 국민이 정당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靑, 수석·보좌관회의 취재 봉쇄

    청와대가 이번주부터 수석·보좌관회의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청와대는 그간 매주 두 차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를 공개해 왔다. 하지만 ‘정보공개를 통한 투명한 국정운영’이라는 참여정부의 원칙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노 대통령이 탄핵 기각후 첫 공식 업무로 소집한 수석·보좌관회의에 풀기자단의 근접 취재를 일방적으로 막았다.문재인 신임 시민사회수석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 취재도 역시 막았다. 홍보수석실은 이에 대해 “수석·보좌관회의는 내부회의 성격이 강해서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고,임명장 수여식은 원래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국무회의 등은 계속 공개할 계획이며,수석·보좌관들이 현안에 대한 배경설명도 더 자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결국 홍보수석실은 기자들의 ‘힘 없는’ 항의에 대해 보도통제나 보도제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기초적인 사실 관계가 잘못됐다는 게 중론이다.임명장 수여식은 출범초기 적극적으로 공개됐으나,어느 시점부터인가 ‘필요에 따라’ 비공개가 돼버렸다. 참여정부가 근접취재를 허용했던 이유는 ‘개방형 브리핑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국민의 정부 때까지 허용해 왔던 출입기자들의 청와대비서실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취재 방해라며 반발하는 기자들에게 청와대는 불가피하게 근접취재라는 ‘당근’을 준 것이다.기득권 박탈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었다.또 수석·보좌관들의 적극적인 브리핑도 약속했었다. 그러나 출범 1년4개월여 만에 수석·보좌관 근접취재는 봉쇄됐다.수석·보좌관들의 브리핑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유일한 취재 수단인 전화취재마저 ‘회의중’으로 묵살되기 일쑤다.출입기자들은 근접취재 약속을 청와대가 한마디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깨버렸다는 점에 대해 허탈해하고 있다.한 출입기자는 “청와대가 편의에 따라 기자들과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해도 되는 것이냐.”며 “꼭 물리적인 ‘보도지침’이 있어야만 언론통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문소영기자˝
  • [서울광장] ‘한국판 마니풀리테’의 결산표/손성진 논설위원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일곱달 장정이 종점에 다다랐다.‘한국판 마니풀리테’라 할 이번 수사는 선거문화를 개혁하는 동력원이 돼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지난 총선에서 이미 금권선거의 고목을 자르고 공명선거의 싹을 틔웠다.또 한번 ‘선언’에 그칠지 모르지만 불법자금을 ‘퇴출’시키겠다는 다짐을 정치권 스스로 하고 있다.정치 전반에서 느껴지는 희망이다. 그러나 수사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이런 희망들은 반감(半減)된다.오히려 실망으로 바뀐다.죄과를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들 탓이다.과거의 진정한 반성이 있을 때 희망의 등불은 밝혀진다.그렇지 못한 것이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이인제 의원은 가스통을 폭파하겠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편을 동원하며 저항했다.회기중 불체포특권과 석방요구안을 들먹이며 수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이젠 식상할 정도다.국민들이 정치권을 불신하는 것이 정쟁 때문만은 아니다.허구한 날 속이고 우롱하고 우기기 때문이다. 이런 비난에서 기업인들도 자유롭지 않다.기업인들은 지나치게 경제논리에 의존하며 처벌을 면하고자 했다.기업인들이 어찌 피해자일 뿐인가.일견 그렇게 볼 수도 있다.하지만 강요에 못 이겨 돈을 준 것이 아님은 재판 과정에서도 드러난다.돈을 안 줬을 때의 불이익이나 돈을 주었을 때의 이익을 요모조모 재었을 것이다.수십억,수백억원을 타의로 강탈당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적다.국민들은 모든 것을 털어놓는 고해성사를 기대했다.‘정경유착’의 실상이 이렇다고 보여주고 바른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바란 것이다. 이탈리아의 부패추방운동인 ‘마니풀리테’는 그런 면에서 우리와 다르다.부패의 정도야 우리보다 더 심했지만 피의자들은 깨끗이 승복했다.죄를 순순히 인정한 것이다.속죄와 참회는 과거 잘못과의 사슬을 끊는 필요조건이다. 이탈리아에서 죄지은 정치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자백 아니면 자살밖에 없었다는 뒷얘기가 있다.그만큼 수사의 강도가 셌다.자살한 피의자가 무려 26명이다.단지 강도 높은 수사에 못 견뎌서가 아니라 진정 속죄하는 뜻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다.죄를 인정하고 자백하지 않았다면 1200여명이라는 엄청난 피의자들을 기소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검찰이 야권에서 듣는 비난은 형평성 시비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는 부분이다.이는 검찰이 자기반성을 통해 해결할 문제다.과거에는 형평을 의식해 여야 구속자수를 비슷하게 맞추는 관행까지 있었다.이런 억지도 이젠 통하지 않는다.다만 결과가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쳤을 때 공정한 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깊은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또 최상위 정치인과 기업인에 대한 처리 문제도 납득할 만한 결정을 내놓을 것을 국민들은 주문하고 있다.누구나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누군가 죄보다 가볍거나 무거운 벌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이번 수사를 하나의 원인으로 해서 정가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거세다.다수 의석이 바뀌었고 전체 의석의 62%를 정치신인들이 차지했다.신구 정치인들은 합심해서 새정치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정치판은 권력투쟁만이 존재하는 헤게모니 전투판이요,서민은 뒷전이다.”얼마전 물러난 민주당 전자정당기획단장 신철호씨는 이렇게 말했다.신씨는 민주당의 총선 슬로건 ‘코리아 마니풀리테’를 기획한 벤처기업인이다.정치현실의 벽 앞에서 절망한 정치입문생의 일침을 되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권력투쟁이 정치의 본질이라고 하겠지만 수단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투쟁의 중앙에는 권력만이 아니라 돈이 있다.돈을 둘러싼 투쟁은 대선자금 수사로 종말을 고해야 한다.정치자금의 투명한 조달과 사용은 자연스레 암투를 그치게 할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
  • “유럽 좌파정권 실용주의 배워라” 삼성경제硏

    “유럽 좌파 정권의 실용주의에서 교훈을 얻어라.” 17대 총선 이후 진보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하면서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정치계에 일침을 놓았다.분배 중시의 경제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현재의 시점에서는 성장 위주의 정책이 온당하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유럽 정권 교체기의 경제정책’ 보고서에서 유럽국가들의 사례를 들면서 형평성보다는 경제 활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이어 국민소득 2만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서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 국가들도 분배보다 성장을 중시하고 있으며,좌파가 집권한 영국·독일·스웨덴은 물론 최근 좌파 정권으로 바뀐 스페인도 성장을 우선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성장 우선의 정책을 채택한 국가들이 더 높은 경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우리나라의 경우 성장 중시의 과거 경제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분배 우선의 정책은 혼란과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분배 우선의 정책을 도입할 경우 저임금 근로자,실업자,소외계층,낙후지역의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돼 문제를 치유하기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긴축정책,유가 상승,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고 경쟁력도 취약해진 상황인 만큼 성장·분배간의 형평성을 무리하게 추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건승기자 ksp@˝
  • 송강호·문소리 주연 ‘효자동 이발사’

    새달 5일 개봉하는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제작 청어람)는 1960∼70년대 폭압의 현대사와 그 굴곡진 세월을 살아낸 ‘그때 그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대의 격랑에 휘말려 뜻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된 한 남자를 그렸으되 그 화법은 따뜻하고 정감이 넘치는 완곡 어법이다.송강호가 대통령 이발사가 된다는 설정만으로는 퍼뜩 유쾌한 드라마를 연상할 만하다.그러나 영화는 웃음에만 매달리다 속이 헛헛해지고마는 코미디가 아니라,소시민 주인공의 애환에 초점을 맞춘 휴먼드라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의 아수라판 시국을 돌아보며 시작되는 영화의 시선에는 장난기가 배어 있다.개표중에 투표용지를 삼켜버리는가 하면 자루에 쓸어담아 야산에 묻어버리기까지 한다.그 주인공이 경무대(지금의 청와대) 옆에서 이발소를 하는 이발사 성한모(송강호).나라가 하는 일이면 항상 옳다고만 믿는 무식하지만 순박한 사나이다. 요지경인 경무대 지척에서 무심히 일상을 살아가는 효자동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초점을 옮긴다.이발소 보조아가씨 민자(문소리)를 임신시킨 성한모는 뱃속의 아이도 다섯달이 넘으면 낳아야 한다는 ‘사사오입’ 논리를 주워듣고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그렇게 태어난 아들 낙안(이재응)의 내레이션을 통해 골격을 갖춰나간다.폭압적 현대사가 유머실린 관조의 대상으로 물러앉은 것은 이처럼 아들의 시선으로 아버지 세대를 멀찍이 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격랑의 정치사가 한 소시민의 삶을 비틀어가는 드라마의 재주는 놀랍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성한모는 경호실장(손병호)의 눈에 띄어 ‘대통령 각하’의 이발사가 된다.동네사람들의 부러움 속에 으쓱한 것도 잠시.청와대 뒷산에 나타난 무장간첩이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설사병에 걸린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자,어린 낙안이 어이없이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간다. 유쾌한 스텝을 밟던 영화는 중반을 넘기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대통령의 머리를 깎으면서도 아들의 억울함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고 속앓이하는 송강호의 절절한 부성애 연기가 돋보인다. 이 영화의 묘미는 사실과 허구를 뒤섞어놓은 뒤 농담 속에서 진담을 찾아내게 하는 데에 있다.4·19 데모가 한창인 광장 한복판에서 리어카에 실려 산통하는 민자,무장간첩이 일으킨 설사병 파동 등은 마치 김주영의 성장소설을 읽는 듯 익살스럽다.감독은 “엄연한 사실이 허구화될 때의 재미를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경호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의 암투,박정희 대통령 암살 등 민감한 기록들이 감독의 재담 덕분에 드라마의 소재로 유연해졌다.이 역시 관객들에겐 낯선 경험이다.얼룩진 현대사가 한폭의 ‘이발소 그림’처럼 아련한 추억담으로 형질변경된 데는 송강호의 페이소스 짙은 연기가 결정적인 몫을 했다.고문으로 망가진 아들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방방곡곡을 뒤지는 그의 모습은,자식을 위해 곤고한 삶을 마다않는 이땅의 아버지들의 자화상 그 자체다.“(박 대통령에게)각하께서도 참 오래 하십니다.”“(전두환 전대통령에게)각하,머리가 다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등의 대사로 굴절된 현대사에 일침을 날리는 현실발언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닉슨·박정희 대통령 정상회담장에 나타난 성한모,어린 낙안에 가해지는 고문,낙안이 거짓말처럼 걷게 되는 등의 설정은 지나친 비약으로 꼬집힐 여지가 있다.‘박통’역의 조영진을 비롯해 손병호,박종만,정규수,오달수 등 연극인들의 탄탄한 조연연기가 드라마에 살을 보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이오덕 지음

    지난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 열기는 전무후무한 사회현상이었다.많은 사회학자와 심리학자,역사학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용암처럼 분출된 이 집단 신명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하는 이론들을 내놓았지만 표면적인 현상 진단을 넘어 그 근원까지 파고드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우리말 지킴이로,어린이 문학가로 한평생을 살다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이오덕씨는 그 역사의 현장에서 터져나온 국민의 함성을 ‘해방’의 소리로 보았다.오랜 기간 억눌려 있던 사람들이 비로소 신명나는 자기 표현의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같은 기쁨의 소리를 다시 찾고,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이 책은 이씨가 그해 여름 ‘붉은악마’의 함성을 계기로 쓴 1200장 분량의 글 26편을 묶어 펴낸 미발표 유고집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억압 구조의 뿌리를 ‘그릇된 교육’에서 찾는다.대학을 안 나오면 사람 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구조와 무한경쟁체제를 부채질하는 학벌위주의 입시제도야말로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억눌러온 틀이라고 지적한다.또 글쓰기나 말하기,듣기 등 모든 교육에서 아이들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대신 주입식 교육을 강조하는 실태에 대해서도 개탄을 금치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육을 바꿔야 할까.그는 학벌위주의 망국풍조를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학벌이 깨지면 입시경쟁이 무너지고,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문제도 차츰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러면서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아이들이 게으르다고? 세상에 게으른 아이가 어디 있었던가? 만약 게으른 아이가 있다면 병이 든 아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믿고,아이들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를 지닐 때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음을 마지막 유언으로 전해주고 있다.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
  • 安중수부장 “한나라 험악한 말 민망”

    “우리도 명예가 있는 집단인데,새 정치 한다는 분들이 너무 심하게 표현한 것 아닙니까.” 불법 대선자금 사용처(출구조사)에 대한 수사 방침을 밝힌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이 한나라당의 논평에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검찰의 ‘출구조사’ 전면착수 검토 방안을 “야당에 상처를 줘 여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속셈”라고 몰아세운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도 논평이지만 특히 검찰을 ‘노무현 대통령의 주구(走狗)’라고 지칭한 홍준표 의원의 발언이 몹시 못마땅한 표정이다. 안 부장은 “한나라당이 험악한 언어를 구사해 듣기에 민망하다.”면서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은 새 정치를 하겠다는 분들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완곡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이어 “새롭게 뭘 하려면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 과거의 잘못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출발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제는 총선도 끝났으니 검찰 수사에 대해 더 이상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 길상사서 대중법회 연 법정 스님

    “온천지에 꽃이 피고 새 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눈부신 신록 앞에서 인간도 꽃처럼 새롭게 태어날 수는 없을까요.대지가 그렇듯 인간의 미덕중 가장 으뜸은 용서와 관용입니다.” 18일 오전 11시,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마당에 모처럼 야단법석(野壇法席)이 있었다.잠시 하산한 법정(法頂·72) 스님의 법회가 열렸다.스님은 700여명의 불자 앞에서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용서’와 ‘관용’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한 신도한테 들은 얘기입니다.신도가 우연히 수행자들이 모인 곳에 갔더니 역겨운 냄새가 확 풍기더랍니다.그래서 신도는 수행자들에게 ‘여보시오,도 닦기 전에 몸부터 닦으시오.’라고 일침을 가했다는 것입니다.이 얘기를 듣고 많은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이어 제자가 스승을 찾아가 ‘평생을 두고 행할 수 있는 가르침을 한마디로 내려주십시오.’라고 하자 스승은 ‘그것은 바로 용서이니라.’라고 답한 일화를 소개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허물이 많습니다.그것을 낱낱이 꾸짖는다면 결코 고쳐지지 않습니다.지적받으면 그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선의의 충고와 꾸짖음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상대방의 허물을 감싸면 한순간에 정화를 시켜줍니다.우리 사회는 용서의 미덕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님은 또한 “이 봄날 꽃과 나무가 눈부시게 피어나는 것은 훈훈한 봄기운 덕택이며 가을날 꽃이 지고 만물이 시드는 것은 차디찬 서리바람 때문”이라면서 “남의 결점이 눈에 띌 때는 내 스스로는 허물이 없는지,자신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고 자기성찰론을 펼쳤다. 다음은 스님이 전하는 중국 초나라 당시의 일화 한토막. 초나라의 장왕이 어느날 밤 촛불을 켜고 질탕 놀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촛불이 꺼지자 암흑세계로 변했다.이때 한 신하가 평소 흠모하던 왕의 애첩에게 다가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깜짝 놀란 애첩은 신하의 갓끈을 얼른 잡아 떼어냈다.그런 다음 왕에게 “불이 켜지거든 갓끈 없는 신하를 부디 벌하십시오.”라고 고했다.왕은 이때 예상과 달리 “갓끈 있는 신하는 모두 벌을 내리겠다.”고 거꾸로 소리쳤다.순식간에 다른 신하들도 갓끈을 모두 떼어냈다.불이 다시 켜지자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었다.2년후 초나라가 진나라와의 싸움에 풍전등화의 위기가 닥쳤다.이때 왕의 애첩에 입을 맞추고 용서받은 신하가 분연히 일어나 목숨으로 나라를 구했다. “용서는 위기에 처한 국가도 살려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오늘날 대통령도 이런 그릇이어야 합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온세상이 반대해도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는 정의롭지 못한 업을 지었습니다.언젠가는 그 업의 대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법회 끝부분에 스님은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지나간 것도 들춰내지 말라.과거를 자꾸 물으면 아물려는 상처만 덧나게 한다.”면서 “이웃의 잘못을 덮어두면 신이든 부처든 늘 곁에 있게 마련이다.”고 거듭 강조했다.아울러 스님은 “맺힌 꼬투리를 풀지 않으면 안팎으로 꼬인다.자존심은 아무것도 아니다.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법회시간은 40여분.아쉬워하는 불자들에게 스님은 “남은 이야기는 나무한테 들으십시오.”하면서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日·中·러 ‘인질문제’ 속앓이

    이라크 저항세력들에 납치됐다 최근 석방된 자국 인질들에 대한 대응책을 놓고 일본과 중국,러시아 정부가 서로 다른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자원봉사자와 프리랜서 등 인질 3명이 풀려난 후 ‘이라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하겠다.’거나 ’사진찍는 게 내 직업’이라며 이라크 체재를 희망하자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고이즈미 총리는 “아무리 선의라도 아직도 그런 지각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일침했다.일본의 일부 언론들과 우익단체들도 이들의 행동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일본 연립여당은 인질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위험지역에 들어갔다 피랍될 경우 구출비용의 일부를 피해자 본인에게 물리기로 결정했다.첫 사례로 18일 귀국한 자원봉사자 다카도 나호코(高遠菜穗子·34) 등 인질 3명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은 다카도 등 3명에게 구출에 든 비용의 일부를 부담시킬 계획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8일 전했다.외무성 고위관계자는 부담을 요구할 비용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까지의 전세기편 항공료와 두바이병원에서 실시된 건강진단 비용 등 일부라며 이는 내부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목숨보다 돈이 급하다.”며 버티는 자국민들 때문에 고민이다. 중국 정부는 납치됐다 풀려난 중국인 7명이 “돈도 못벌고 돌아가면 가족들 볼 낯이 없다.”며 귀국을 거부해 골치다.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석방된 중국인 7명은 푸젠(福建)성의 핑탄(平潭)이라는 낙도 출신으로 풀려난 뒤에도 건물 내·외장공사 청부업을 하겠다며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이들은 이라크로 오기 위해 밀항 브로커에게 1인당 2만위안(약 250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도 이라크에서 외국인 무차별 납치사건이 빈발하자 800여명의 자국민 소개에 나섰으나 300명 이상이 ‘돈을 벌어야 한다.’며 귀국을 거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이들이 이라크 주재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는 월급은 1000∼1500달러.러시아 국민의 월평균 수입이 200달러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탐낼 만한 수입이다.러시아 정부는 이들이 귀국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귀국을 강요할 수 만도 없어 고민이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한지붕 3세대’ 위재원씨 가족의 ‘4·15’

    “하얀 종이엔 전처럼 찍고 싶은 사람에게,색깔 있는 종이에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당에 표시하면 돼요.”,“두번이나 찍으라고?” 17대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사는 위재원(54·중소 제조업체 운영)씨는 노모인 안수정(81·한국자수 전문가)씨에게 1인2표제를 설명하고 있었다.옆에서 아들 성우(24·상명대 3년)씨가 “할머니는 두장 다 1번에 찍으면 되겠네요.”라고 끼어들자 안 할머니는 “너도 두장 다 민주노동당 찍을 거면서 뭘 그래.”라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3세대 가족의 ‘4인4색’ ‘한지붕 3세대’ 유권자 가족인 재원씨네는 지지 정당도,후보도 각각 다르다.그러나 소신을 존중하기 때문에 자기 의사를 강요하는 일은 없다.이날에도 즉석 토론이 벌어졌다.안 할머니는 “6·25전쟁을 거친 우리 세대는 안정과 보수를 표방하는 한나라당을 좋아한다.”면서 “나쁜 일을 많이 해 밉지만 반성하는 모습을 한번 더 믿어주고 싶다.”고 말했다.이에 재원씨가 “기존 정치성향과 다르게 열린우리당 후보가 환경에 많은 관심을 보여 마음이 끌린다.”고 하자 부인 김명수(52·주부)씨는 “참신한 정책을 내놓은 무소속 후보가 더 낫더라.”고 한마디 했다. 안 할머니는 “시대가 흐르면 세대도 흐른다는 사실을 나같은 늙은이도 아는데,개성적인 표현을 세대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것은 이상하다.”고 했다.명수씨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면서 “저는 어머님이나 아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같은 편에 서라고 잡아끈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아들 성우씨도 “‘세대갈등’이란 말을 만들어 편을 나누는 사람들이 더 웃긴다.”면서 “‘세대차이’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풍(老風)’이야기가 나오자 성우씨가 가장 흥분했다.그는 “일각에선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하던데 그런 얄팍한 잔꾀에 넘어갈 젊은이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그러자 안 할머니는 “그래도 말실수하는 사람들은 한번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린다.”고 말했다. ●“양보할 줄 아는 국회 됐으면” 17대 국회에 거는 기대에 대해 재원씨는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등 젊은이를 위한 정책이 많이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안 할머니는 “정치인들도 우리처럼 생각이 달라도 양보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안 할머니는 “나는 무서운 세상을 산 사람이라 ‘민주주의’가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모른다.권리,그것 아껴두지 말고 선거하는 데 써버리자.”며 환하게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총선 D-5] ③충북·강원

    ●충북 “청와대하고 여당 지들끼리 다해먹게 봐둘 수는 없잖여.” “그래도 무조건 우리당 찍을겨.”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육거리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최인자(42·여)씨 부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절대 강자를 인정하지 않는 충북지역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이다. 행정수도 이전과 탄핵 후폭풍으로 우리당에 쏠렸던 충북지역 민심은 박근혜 효과와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50대 이상에서는 ‘반(反)우리당’ 정서도 대두된다.그러나 경기 침체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개정된 선거법 등으로 시민들의 선거 체감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지역의 핫 이슈인 행정수도 이전은 ‘이전 추진력’을 바라는 우리당에 야당이 ‘실천여부 감시’로 맞대응하면서 대선때와 같은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대운(70·청주시 상당구)씨는 “나이 먹은 사람은 필요없고 젊은이와 데모하는 사람만 찾는 우리당에 실망이 크다.”며 “사람은 괜찮은데 당을 봐서는 찍어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문석구(48)씨는 “탄핵전만해도 한나라당 분위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아주 역전됐다.”며 “그러나 탄핵을 너무 우려먹는 우리당에 대한 반감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와 냉소도 이어졌다. 육거리 시장 상인 김명자(46·여)씨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투표냐.”면서 “당선되면 다 똑같아진다.”고 지적했다.회사원 김원영(35)씨는 “탄핵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야할 것 없이 정치권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정치는 아예 관심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민수(21)씨는 “출마 후보는 잘 모르지만 우리당과 민노당을 지지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C일보의 이모 기자는 “17대 총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저조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분위기라면 우리당이 충북지역 8개 지역구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청주 박승기기자 skpark@ ●강원 “한나라당이면 어떻고 열린우리당이면 어떻소.구관이 명관아니요.”“무슨 소리,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바꿔야 한다니까.”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도 영동지역의 표심은 안개정국이다. 강릉시 중앙시장통에서 야채좌판을 벌이고 있는 김순자(59·여)씨가 “탄핵역풍으로 야당이 선거판에서 혼쭐나고 있지만 대통령이 잘했으면 그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했을라구.”라며 한나라당 옹호론을 펴자 주변상인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한 아주머니는 “그동안 시민들이 한나라당을 밀어준 대가로 강릉이 요모양 요꼴 아니냐.”고 쏘아붙인 뒤 “이번에야말로 정신차려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 중앙으로 올려 보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얼마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중앙시장을 찾아 바람을 일으킨 탓인지 “텔레비전에서 눈물 흘리는 걸 보니 애처롭더라.”는 동정론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이지역 20∼40대의 청장년층은 “물갈이는 당연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했다.처음 투표에 참가한다는 관동대 이아람(20·여)양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잖아요.기성 정치인들이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밥그릇싸움만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회사원 김남인(42)씨는 “강릉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지연·학연에 연연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국회의원을 뽑아 지역발전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보궐선거까지 치르며 재차 뽑아준 후보가 부정부패당의 중심에 있었다.”며 시민명예회복론까지 나왔다.그러나 6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우리당의 ‘노인 폄하발언’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김동일(71)씨는 “애지중지 자식을 키워놨더니 다 컸다고 부모더러 집 나가라는데 억장이 안무너지는 부모 어디있느냐.”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춘천·원주 등 영서지역 유권자들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 단계동에서 만난 상인들은 “인물을 보고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정당을 보고 개혁정국을 이끌 거대여당을 지지해야 한다.”“거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건전 야당을 지지해야 한다.”며 반응이 엇갈렸다.춘천시 재래시장인 요선동 골목 상인 김모(54)씨는 “강원도는 어느 지역에도 치우치지 않고 살아왔다.”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신선한 일꾼을 뽑아 강원도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충남·대전 “철새고 뭐고,고향 사람 찍어 줘야지.” “그 ×이 그 ×이지 뭐,다들 똑같아.여론은 양승숙이가 좋아.” 충남 논산시 화지동 중앙시장.친구 가게에 놀러온 강영숙(56·주부)씨가 자민련 이인제 후보를 두둔하자 한옥자(53·주부)씨가 이렇게 받았다.한씨는 “남자가 줏대없이 여기저기 전전하고,유들유들해가지고”라면서 “여기는 탄핵반대 여론도 강하고 외지인도 많다.”고 섣부른 판단을 꺼렸다.그리고는 하나같이 정치인에 대한 비난에 더 열을 올렸다.한씨는 “나라님들이 서민과 농민 살릴 생각은 않고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며 “그들이 서민을 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속내를 잘 안 드러내는 충청인 특유의 기질답게 “그걸 왜 물어유.” “살기도 힘든데 선거는 무슨….”이라고 물러섰지만 만나본 주민의 열 명에 6∼7명은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다.건양대 이상범(23·경찰행정학과 3년)씨는 “관행처럼 이인제를 찍어왔다.딱히 찍을 사람도 없고”라고 말했다.탄핵정국에 우리당이 선전중이지만 대대로 이어진 연고주의는 남아 있었다. 김종필 총재의 고향인 부여는 더 했다.버스터미널 금남다실에서 만난 60대 노인은 “JP가 인물은 인물이다.”면서 “JP나 김학원 후보가 지역발전에 득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래도 자민련”이라고 강조했다.“JP보고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그래도 JP는 살아 있어.”그는 “다른 농촌처럼 부여도 노인들이 많은데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은 치명타”라고 덧붙였다.부여는 20∼30대가 32%인 반면 절반이 50대 이상 유권자다. 석성면 조태현 총무계장도 “노인들에게는 ‘보릿고개’를 없애준 JP의 3공화국이 향수로 남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번 폭설피해 복구작업이 한창일 때 탄핵안이 가결돼 군·경들이 모두 철수,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자민련에 대한 감정이 좋지않고 같은 선거구인 청양에서 자민련 김학원 후보를 고향사람이라고 밀면 부여출신 우리당 유병용 후보로 쏠릴 수도 있다.조 계장은 “여기가 무너지면 자민련도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젊은이들의 탄핵반대 여론이 높지만 자민련이 이기지 않겠느냐는 게 이 지역 여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 등 젊은층이 많은 공주는 부여와 달랐다.산성동 뚝방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태수(30)씨는 “후보,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며 “시장에서 노인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봐도 우리당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옆에 있던 40대 아주머니도 “선거라면 관심도 없었던 우리 두 아들도 이번에는 꼭 투표장에 가 우리당을 찍어주겠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공주대 임현정(21·대기과학과 2년)양은 “우리당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것같아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달중 노인회 공주시지회장은 “정진석(자민련) 아버지(정석모)를 잘 알아 진석이를 찍을 것”이라며 “정석모씨가 공직계와 노인들에게 영향력이 커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대흥동성당 신자인 윤대섭(31)씨는 “우리당을 지지한다.”며 “친구들도 다 우리당을 찍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윤씨와 함께 있던 30대 남자 신자 2명도 같은 입장이다. 중구 은행동 청소년거리에서 만난 전민화(22·회사원)씨는 “탄핵에 가담한 당들이 너무 싫다.”고 말했고 서구 둔산 허준헤어코코 20대 헤어디자이너 천성환씨는 “후보·정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이번에는 세대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은 우리당 지지 분위기가 짙다.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부동산 값이 급등하면서 자산가치가 올라가자 시민들이 고무돼 우리당에 호의적이다.대전은 주택보급률이 98%를 넘어 시민 대부분 부동산 상승혜택을 보고 있다.한나라당 대전시지부 김갑중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부동산 급등혜택을 그동안 봐왔고 지금도 그 기대감이 무척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지역당과 전통 보수당을 지지하던 노인들은 각기 입장이 달랐다.대전역 앞 목척공원에 모여 있던 노인 가운데 김종선(68)씨는 “노인들은 300원짜리 라면 얻어먹으려고 이렇게 헤매고 있는데 김종필이는 수십억원을 들여 부모산소를 부여에서 예산 명당자리로 옮겼는데 무슨 자민련이냐.”고 말했다.옆에 있던 한 노인도 “× 빨았다고 자민련 찍느냐.”고 거칠게 내뱉었다.둘은 후보에 대한 투표는 포기하고 당만 민노당을 찍어주겠다고 했다.한길만(66)씨도 “후보는 안면이 있는 강창희(한나라당)를 찍겠지만 당은 민노당을 찍겠다.”고 맞장구쳤다. 황광석(66)씨는 “예전에는 자민련을 무조건 찍었지만 이번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 [총선 D-7] 지역민심 르포 ① 영남

    열린우리당 독주체제로 여겨졌던 17대 총선판세에 변화가 일고 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박풍’,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풍’(노인 폄하발언),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삼보일배 등이 진원지가 되고 있다.현지 취재를 통해 지역민심을 다섯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부산·경남·울산 “탄핵이 잘못됐지만 국론을 분열시키고,빌미를 제공한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도 적지 않다.” 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상남동 성원주상가 주차장에서 만난 전형석(42·건축업)씨에게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이어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한나라당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경남지역에서는 총선열기가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며 달아오르고 있다.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와 양산 등 동부지역은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김해 진영읍에서 만난 40대 주부는 다분히 감정적이었다.그녀는 탄핵소추안 가결이 잘못됐음을 지적한 후 “매월 15일은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날”이라며 “이번 선거일에 분리수거를 잘 해야 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러나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의 민심은 딴판이다.박종한(56·진주시 신안동)씨는 ‘그래도 한나라당’이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그는 “차떼기와 탄핵정국을 거치며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박근혜 대표가 선출되고,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발언이 민심을 돌려세웠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이모(69·진주시 칠암동)씨는 “우리도 4·19때는 데모도 했고,조국근대화의 역군이었다.”며 “이번 선거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투표하겠다.”고 말해 정 의장의 실언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근 불거진 문성근·명계남씨의 ‘총선 후 우리당 분당론’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대학생 강모(27)씨는 “벌써부터 내부의 암투가 시작되는 것을 보니 앞날이 훤하다.”며 “탄핵역풍으로 어부지리를 얻고도 마치 자신들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인 양 거들먹거린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창원·마산지역에서는 민생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주부 정모(49·창원시 상남동)씨는 “아직 당도 후보도 정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청렴하고 민생을 잘 챙길 것으로 보이는 후보,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택시기사 최모(46)씨는 “하루종일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기 힘든 날이 많다.”면서 “제발 다음 국회는 어렵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쳐다보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이번 총선과 관련해 당을 보고 찍겠다는 ‘당파’와 인물을 보겠다는 ‘인물파’로 대체적으로 양분됐다. 지난 6일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온천천.부산에서 유일하게 여·야에서 모두 여성후보를 내보낸 지역이다.이곳에서 만난 은행원 김모(44)씨는 “나라의 안정과 진보성향인 거여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찍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열렬한 한나라당 지지자였다는 자갈치시장 상인 윤재웅(47)씨는 “탄핵사건 이후 마음이 달라졌다.”며 “이번에는 우리당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그는 자신뿐 아니라 보수성향이 강한 50∼60대의 상인들 대부분이 탄핵 이후 우리당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전했다. 한편 울산에서 10년째 택시를 몬다는 이모(48)씨는 우리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뭔가 낌새가 이상하단다.“‘젊은 사람들만 조사해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승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젊은층으로 내려갈수록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보인다.이들은 우리당 후보보다는 당과 노 대통령에 대해 더 관심을 나타낸다. 회사원 최모(43)씨는 “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정치환경이 지금처럼 바뀔 수 있었겠느냐.”며 “큰 흐름에서 작은 실수나 잘못은 이해하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씨는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이 적정한 의석을 확보하는 게 좋지만 그렇다고 인물보다 특정 정치사안 때문에 의석이 특정 정당으로 쏠리는 현상은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창원 이정규·부산 김정한·울산 강원식기자 jeong@seoul.co.kr ■ 대구·경북 “우야겠노.찍을 곳이라곤 미우나 고우나 한나라당밖에 더 있나.”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은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바람이 재현될 조짐이다.박풍과 노풍이 분 탓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는 이명희(52)씨는 “한나라당도 미덥지는 않지만 지난 1년간 노무현 대통령이 사고만 쳤지 잘한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서문시장은 이달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방문했을 때 열광적인 환영으로 박풍을 일으킨 곳이다. 대구지역 노인들의 휴식처인 대구 달성공원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는 모습이다.김종술(70·대구시 서구 내당동)씨는 “‘노인들은 투표 안해도 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60∼70대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을 따끔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 사는 김익준(43·한의사)씨는 “입만 벌리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우려와는 달리 세상만사가 조용해졌다.”면서 “좌충우돌하는 노 정권에 4년을 더 이상 맡길 수가 없는 만큼 대구가 따끔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20∼30대를 중심으로 ‘대구가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변화를 외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영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현경(22·정치외교 4년)양은 “또다시 묻지마식 투표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주면 앞으로 대구는 전국에서 왕따를 당할 것”이라면서 “박풍이니 노풍이니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이번만큼은 인물을 보고 선택,대구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성서공단에서 철강업을 하고 있는 김종민(43)씨는 “대구가 10년 야당도시 하면서 경제는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돈과 기업을 대구로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앞으로 대구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흥주택지로 부상한 구미시 인동에서 만난 서모(58·여)씨는 “처음에는 인물을 보고 우리당을 찍으려고 안했나.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딸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지.”라고 말했다. 의성군 안계시장의 상인 김모(54·여)씨는 “박 대표가 선출된 뒤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한나라당 당직자는 “박 대표가 6일 경북 북부지역을 방문하면서 박풍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풍도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정오 경북 K시 한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노인무료급식소.한나라당 후보가 급식을 기다리는 200여명의 노인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자 노인들은 “수고한다.열심히 하라.”는 격려가 이어지고 박수도 터져 나왔다.잠시 뒤 우리당 후보가 나타나자 “노인들은 투표를 하지 말라면서 왜 왔느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며 웅성거렸다. 군위군 의흥면 김모(67)씨는 “이번 선거부터 법이 바뀌어 60세 이상은 투표권이 없는 줄 알았다.”면서 정동영 의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인물과 정책을 보고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식당을 하는 경산시 서부동 이모(65·여)씨는 “그동안 한나라당을 찍어 지역에 도움이 된 게 뭐가 있느냐.”며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힘있는 여당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시 형곡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정모(47)씨는 “구미 제4산업단지 조성이 활발히 추진되고 기업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전문지식이 있고 중앙무대에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며 “감성적으로 투표해서는 진정한 일꾼을 뽑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대 도모(23·여)씨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구애되지 않고 정책이나 공약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투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바람에 흔들리는 표심에 한마디 했다. 대구 한찬규·구미 황경근·경산 김상화기자 cghan@ ˝
  • 안티KTX 카페 5일새 1000여명 몰려 ‘성토’

    고속철 개통과 함께 개설된 고속철 안티 카페 회원이 5일 만에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철도청과 건교부 홈페이지에도 고속철 이용객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고속철 안티 카페(cafe.daum.net/antiKTXantiKTX)에 개설된 ‘철도청에 항의한다’라는 게시판에는 5일 현재 300여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모두 고속철에 대한 불만들이다.안티 카페 회원들의 불만사항은 고속철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낮은 서비스에서부터 요금 및 열차 편성과 관계된 운영사항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고속철 운행으로 인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의 운행편수가 최고 50% 감소했다는 것.무궁화호로 통학하는 한 학생은 “값비싼 고속철 때문에 무궁화호로 사람들이 몰려 입석이 매진될 정도로 콩나물시루 같다.”면서 “무궁화호 요금을 내고 통일호를 타는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속철 좌석의 불편함에 대한 불만도 쇄도하고 있다.무궁화호보다 좁고 불편하다는 게 중론이다.5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하도 ‘고속철,고속철’ 하길래 한번 타봤는데 사기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좌석 간격이 너무 좁아 옴짝달싹할 수도 없고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소음도 심해 한마디로 고통스러웠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철도청 홈페이지에도 이같은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주부인 이선영씨는 “멀미를 해 본 적이 없는데 고속철을 타고는 두통과 울렁거림으로 고생을 했다.”며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부산행 고속철을 탔다는 김정희씨도 “역방향 좌석에 앉게 돼 신경안정제를 복용해가며 왔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역방향 좌석에 대한 불만도 높다.역방향 좌석에 대한 할인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간 4일부터 건교부 홈페이지에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조치라는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안기식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세계 고속철에 없는 역방향 고정식 의자를 만들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인체에 해를 끼친 점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할인혜택으로 불편함이 해소되겠느냐고 반문했다.은정기씨 역시 “가격할인 운운하는데 좌석을 바로 시정하는 게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대선자금 수사 중간결과] 수사팀 뒷얘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모두 20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투입돼 지금까지만 120일 넘게 진행된,국내에선 ‘매머드급’ 이다. 2년을 끈 이탈리아의 반부패 수사인 이른바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에 버금갈 만하다.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11월 초 남기춘 중수1과장과 유재만 중수2과장,이인규 원주지청장 등 부장검사급 3명과 평검사 12명으로 ‘드림팀’을 꾸렸고 지방검찰청에서 수사관들을 ‘차출’했다.지난 96년 당시 이종찬 본부장을 포함해 수사검사가 15명이었던 ‘12·12,5·18 특별수사본부’ 이후 단일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수사는 결코 쉽지 않았다.대부분 현금 아니면 채권 형태로 지원됐기 때문에 자백을 받아내기가 어려웠다.안대희 중수부장은 “만약 삼성그룹이 불법자금을 현금으로 건넸다면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의 불법자금을 찾아낸 것은 사채시장에서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기 전까지 피의자들은 묵비권으로 일관했다.특히 안희정씨의 경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형을 높게 할 수 있다고도 했지만 안씨는 “나를 보고 정치자금을 전달한 기업인들을 내 입으로는 털어놓을 수 없다.”고 한동안 버텼다.안 부장은 “서정우씨 수사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서씨는 시종일관 묵비권을 행사하다 하나씩 풀어가며 추궁하니까 ‘전율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안 부장이 정치권 등의 이의제기에도 아랑곳없이 수사를 밀어붙이자 ‘안대희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캐는 등 ‘안대희 신드롬’이 나타나기도 했다. 송광수 총장 역시 뚝심으로 안 부장에게 힘을 실어 줬으며 정치권의 근거없는 반발에는 특유의 언변으로 일침을 놓아 수사를 이끌었다. 구혜영기자 koohy@˝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기독교 역사/김상근 지음

    역사에는 반드시 분기점이 있기 마련이다.로마의 장군 티투스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됨으로써 기독교 역사는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로마에서 새롭게 씌어지게 됐다.또 312년 콘스탄틴 대제의 개종으로 기독교는 더이상 박해받는 종교가 아니라 황제의 정치적 보호를 받는 종교로 자리잡았다.연세대 김상근 교수가 쓴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기독교 역사’(평단 펴냄)는 기독교 역사에 하나의 분기점을 마련한 예루살렘 함락부터 아프리카 교회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의 역사를 시대별로 폭넓게 다룬다. 역사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저자는 십자군운동이 중세 기독교를 암흑으로 몰고 갔다는 주장에 일침을 가한다.800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샤를마뉴의 대관식이 기독교의 유럽시대를 열었고,힐데가드를 비롯한 많은 여성 신비가들이 남성 중심의 중세교회에 새로운 영성을 불러일으켰으며,아퀴나스·에라스무스·로욜라·칼뱅 같은 유수한 신학자들이 배출된 것만 봐도 중세는 결코 기독교의 암흑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근대는 유럽 제국주의의 팽창과 더불어 기독교가 급속히 전파된 ‘위대한 선교의 세기’다.1492년 유럽의 기독교 군대는 이슬람 영토인 스페인의 그라나다까지 손아귀에 넣음으로써 유럽 전역을 기독교화하는 데 성공했다.현대에 들면 기독교는 한층 다양한 얼굴을 드러낸다.저자는 21세기 기독교는 이름없는 대중의 힘에 의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한다.21세기의 기독교는 더이상 유럽이나 북미대륙의 종교가 아니다.특히 적도 이남의 기독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독교의 중심축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기독교 신학이 여전히 유럽과 북미의 역사와 전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기근과 가뭄,에이즈와 같은 생존의 문제로 신음하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위로와 병고침의 신학’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1만 4000원. 김종면기자˝
  • 한투·대투 분리매각 안한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투·대투증권 등 전환증권사와 LG투자증권의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 증권사와 자회사인 투신사를 나눠 팔지 않고 한꺼번에 매각하기로 했다.투신사 인수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일침’을 놓기 위해서다.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5일 “한투·대투,LG증권 인수에 참여한 국내외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들의 자회사인 한투·대투운용과 LG투신운용 인수에 더 큰 관심을 보여 분리매각도 검토했었으나 증권사 구조조정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동시매각을 원칙으로 세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와 투신사를 한꺼번에 매각해 제대로된 몸값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한투·대투는 투신사의 모든 부실이 증권사 쪽으로 넘어와 있기 때문에 분리매각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국민은행 등과 UBS·칼라일 등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대투·한투·LG증권 인수에 뛰어들면서 증권사보다는 투신사 인수를 통해 자산운용업 강화에 주력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투신사만 떼어내 매각한다면 몸값을 더 높일 수 있지만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투신권 고위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겉으로는 투신사에 관심이 더 많지만 투신사 인수를 통해 자산운용업을 강화하려면 증권사를 통한 상품 판매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판매망 확보 차원에서라도 증권사와 투신사를 동시에 인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결국 동시매각을 하면서 증권사의 몸값을 얼마나 높이고 깎느냐가 협상 당사자들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초 ING가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국민투신운용의 지분 20%를 인수,경영을 맡게 됐을 때도 국민은행을 통한 안정적인 판매망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한편 한투·대투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통해 실사를 한 결과,순자산 부족액은 각각 5000억원선으로 당초 예상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빠른 시일 안에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인수 의사를 밝힌 30여개사에 투자안내서를 보내고 이달중 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아 상반기중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정부는 매각이 끝날 때까지는 한투와 대투의 경영진은 현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산업은행에 의해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LG증권은 빠르면 오는 5월까지 매각작업이 끝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儒林(43)-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김식의 비유는 적확하였다. 쏟아버린 술은 술병에 담을 수 없고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쏟아버린 술’과 ‘엎질러진 물’ 같은 죄인이 되었으므로 다시 상감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으니 쓸데없이 미련을 갖지 말고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 김식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는 말 역시 강태공에서 비롯된 고사로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강태공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을 인정해 주는 주군을 만나지 못해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어느덧 노령에 이르러 있었다.마침내 문왕을 만나 국사가 되었으나 이처럼 늦게 출세하였기에 그전까지는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가난한 선비였었다.젊은 시절 그는 책만 읽으며 생계를 잇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그의 아내 마씨는 일찌감치 친정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러나 훗날 강태공이 제후에 봉해졌다는 말을 듣고 마씨는 집에 돌아와 다시 아내로 맞아달라고 간청하였다. 강태공은 잠자코 있다가 마씨에게 물 한 동이를 떠오라고 이른 다음 아내가 가져오자 그것을 마당에 쏟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디 저 물을 주워 그릇에 담아보시오.” 마씨는 엎질러진 물을 담으려 하였으나 진흙만 손에 잡을 수 있을 뿐이었다.당황해하는 마씨에게 강태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한번 엎지른 물은 그릇에 담을 수 없고,한번 떠난 아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법이오.” 한번 헤어진 부부는 결코 재결합할 수 없음을 말한 것으로,무슨 일이든 한번 저지른 일은 원상복귀할 수 없다는 강태공의 말에서 그 유명한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그러므로 술병을 거꾸로 세워 술을 쏟은 김식의 행동은 조광조가 읊은 시조에 나오는 강태공을 빗대어서 일침을 가한 것이었다. “대감,옛말에 이르기를 파경재부조(破鏡再不照)라 하여서 깨어진 거울은 다시 비출 수가 없다고 하였소이다.” 김식은 다시 잔에 술을 따라 단숨에 들이켜면서 말을 하였다. 일행들은 묵묵히 그 말을 듣고 있었다.마침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물러가고 뜨락에는 달빛이 하늘 가득하였다.김식은 단숨에 술을 들이마시면서 말을 이었다. “또한 옛말에 이르기를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였소이다.우리 모두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깨어진 거울이며,떨어진 꽃이외다.그러므로 구차하게 살기를 바라지 말고 신의를 위해 죽을 것을 맹세하십시다.”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다(落花不返枝)’는 말 역시 일단 저지른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었던 것이다.이 말을 듣고 있던 우참찬 이자가 말을 이었다. “대사성의 말이 맞소이다.이미 모든 상황은 엎질러진 물이 되었소이다.이제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를 지키며 당당하게 죽는 일만 남았소이다.옛말에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인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이자의 말에 일동은 이를 악물고 머리를 끄덕였다.‘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는다(士爲知己者死)’는 이자의 말이야말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길이었으므로.˝
  • 儒林(43)-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43)-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김식의 비유는 적확하였다. 쏟아버린 술은 술병에 담을 수 없고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쏟아버린 술’과 ‘엎질러진 물’ 같은 죄인이 되었으므로 다시 상감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으니 쓸데없이 미련을 갖지 말고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 김식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는 말 역시 강태공에서 비롯된 고사로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강태공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을 인정해 주는 주군을 만나지 못해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어느덧 노령에 이르러 있었다.마침내 문왕을 만나 국사가 되었으나 이처럼 늦게 출세하였기에 그전까지는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가난한 선비였었다.젊은 시절 그는 책만 읽으며 생계를 잇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그의 아내 마씨는 일찌감치 친정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러나 훗날 강태공이 제후에 봉해졌다는 말을 듣고 마씨는 집에 돌아와 다시 아내로 맞아달라고 간청하였다. 강태공은 잠자코 있다가 마씨에게 물 한 동이를 떠오라고 이른 다음 아내가 가져오자 그것을 마당에 쏟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디 저 물을 주워 그릇에 담아보시오.” 마씨는 엎질러진 물을 담으려 하였으나 진흙만 손에 잡을 수 있을 뿐이었다.당황해하는 마씨에게 강태공은 이렇게 말하였다. “한번 엎지른 물은 그릇에 담을 수 없고,한번 떠난 아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법이오.” 한번 헤어진 부부는 결코 재결합할 수 없음을 말한 것으로,무슨 일이든 한번 저지른 일은 원상복귀할 수 없다는 강태공의 말에서 그 유명한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그러므로 술병을 거꾸로 세워 술을 쏟은 김식의 행동은 조광조가 읊은 시조에 나오는 강태공을 빗대어서 일침을 가한 것이었다. “대감,옛말에 이르기를 파경재부조(破鏡再不照)라 하여서 깨어진 거울은 다시 비출 수가 없다고 하였소이다.” 김식은 다시 잔에 술을 따라 단숨에 들이켜면서 말을 하였다. 일행들은 묵묵히 그 말을 듣고 있었다.마침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물러가고 뜨락에는 달빛이 하늘 가득하였다.김식은 단숨에 술을 들이마시면서 말을 이었다. “또한 옛말에 이르기를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였소이다.우리 모두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깨어진 거울이며,떨어진 꽃이외다.그러므로 구차하게 살기를 바라지 말고 신의를 위해 죽을 것을 맹세하십시다.”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로 돌아갈 수 없다(落花不返枝)’는 말 역시 일단 저지른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었던 것이다.이 말을 듣고 있던 우참찬 이자가 말을 이었다. “대사성의 말이 맞소이다.이미 모든 상황은 엎질러진 물이 되었소이다.이제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를 지키며 당당하게 죽는 일만 남았소이다.옛말에도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고 여인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이자의 말에 일동은 이를 악물고 머리를 끄덕였다.‘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는다(士爲知己者死)’는 이자의 말이야말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길이었으므로.
  • ‘코미디하우스’에 갔다가 두번 죽을수도…

    서울 여의도 MBC 방송국 3층 예능국에는 매일 ‘전쟁’이 벌어지는 방이 있다.‘코미디하우스’회의실.출연진과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더 강력한 ‘웃음 바이러스’를 유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른다. ●‘노브레인 서바이벌’아이디어 회의 현장(21일 방영분) 하하하∼낄낄낄∼들썩들썩.유치원 재롱잔치에 온 건지,시장바닥에 온 건지 헷갈린다.원탁 하나에 PD,작가,개그맨 등 8명이 둘러앉아 왁자지껄하고 있는데….갑자기 정준하와 문천식이 일어나 휴대전화 벨소리에 맞춰 ‘코믹 댄스’를 선보이고,신인 임준혁과 최병임은 ‘원빈’목소리와 표정을 흉내낸다.그러나 농담 한마디 우스꽝스러운 동작 하나는 작가의 제작 노트에 고스란히 담겨지고,온 국민을 포복절도케 하는 ‘웃음 바이러스’가 된다.자,좀 더 자세히 안을 들여다볼까. #표영호 골려먹기 “이번주엔 천식이가 사회자 표영호를 한방 먹이는 게 어때?”(조희진 PD) “문제 내면 일부러 틀리고 울어버리는 거야.그리고 영호형이 ‘아 왜 울어요?’하면,‘(코맹맹이 소리로)아니요.표영호가 불쌍해서요∼.몸짱·얼짱이 쏟아져 나오는데 표영호는 저게 뭐∼예요.눈도 작고,똥배도 나오고,보톡스 맞고도 저래∼요.’”하는 거지.”(문천식)그러나 ‘오버’라며 PD가 컷.이번엔 정준하가 나선다.“나까지 셋이 문제 풀다 막 싸우는 거야.(세트장에서 셋은 나란히 앉아있다.)그리고 ‘자리 바꿔주세요.문제 못 풀겠어요.’한 뒤 책상을 들고 몇바퀴 돈 다음 원래 자리에 도로 앉는 거지.다른 사람이 ‘맘에 들어요’하면 셋이 함께 ‘진작 바꿀 걸∼.’하는 거야.”그러나 세트장의 책상이 붙박이라며 PD가 또 컷. #준하 두 번 죽이기 PD와 작가,출연자 모두 갑자기 준하를 째려본다.“아무래도 준하가 또 망가지는 게 나을 것 같다.”(웃음) “내가 지나가다 준하 오빠를 보고 사인을 해 달라는 거야.준하 오빠가 ‘이름이 뭐예요?’하는데 저쪽에서 ‘야∼원빈이다.’라는 소리가 들려오고….나는 ‘에이 쒸∼대충해요.원빈 가잖아요.’라고 하면서 종이를 ‘확’뺏어 가는 거야.”(최병임)(모두 배꼽잡고 웃는다.)정준하가 거든다.“니가 신용카드 영수증을 내밀어.내가 ‘이름은?’하고 물으면 넌 ‘그냥 요기 맨 밑에 조그맣게 오빠 사인만 해주세요.’라고 해.나중에 ‘오빠 잘 먹을 게요.’하며 도망가라고.난 ‘저를 두 번 죽이는 거예∼요.’하며…헤헤헤.’”(폭소) ●‘웃지마’ 대본 리허설 ‘웃지마(웃지 않는 드라마)’팀이 대본 연습을 하고 있는 곳으로 가봤다.조혜련과 이경실,홍기훈 등이 PD와 작가와 함께 열심히 대본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 이번 소재는 드라마 ‘천생연분’.황신혜(조혜련)·오승현(이경실)이 안재욱(박명수)을 사이에 놓고 다투는 설정이다.권오중(홍기훈)과 최양락(이주현)도 끼어든다. “누나!왜 그래?”(기훈)“오중아!니 매형이(울먹이며),이 여우같은 기집애랑 바람폈어!”(이경실)“뭐? 안재욱 아니 박명수 이 X만한 XX!누나 거봐!내가 박명수XX는 기분 나쁘게 생겨서 주인공으로 안 된다고 했지?”(모두가 자지러진다.사진기자도 웃겨서 도저히 취재할 수가 없다.) ‘코미디 하우스’는 최근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조희진 PD는 “PD와 작가,출연자들의 탄탄한 팀워크가 억지 웃음이 아닌 ‘진정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 군인이야 개그맨이야 ‘역시 군기 하나는 코미디언실이 짱!’ ‘웃지마’팀이 대본 연습에 한창일 무렵 갑자기 문이 열리며 남녀 6명이 떼지어 들어왔다.바로 이번에 합격한 신인 개그맨들.이들은 미리 연습이라도 한 듯 동시에 허리를 90도로 굽히고는 목이 터져라 외친다.“안녕하십니까?선배님들!공채 14기 인사드립니다.”(방안이 쩌렁쩌렁 울린다.)최고참 이경실이 자지러지며 한 마디 한다.“반갑다.근데 이제 그만 각 좀 풀어라.무섭다∼.”홍기훈과 조혜련이 끼어든다.“오른쪽부터 한사람씩 관등성명 대봐!”(한명씩 이름을 댄다.군대 이등병 신고식은 저리가라다.)조혜련이 일침을 가한다.“느그들이 신입이라고?라고?한명씩 장기좀 보여봐라!”“한석규 흉내 내보겠습니다.”(문용환,커피 광고에 나오는 한석규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낸다.)빡빡머리의 전환규는 클론의 구준엽 춤을 격렬히 추다 쓰러질 뻔한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 사진 도준석기자 pado@˝
  • 정부출범 1년 평가 토론회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준비가 덜 된 대통령으로 평가됐다.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해수 한성대 교수는 19일 경실련이 주최한 노무현 정부 출범 1년 평가 토론회에서 “공식적인 조직관리 경험이 매우 짧고 당내 후보선출 과정과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진해 제대로 된 집권시나리오를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이로 인해 나타난 좌충우돌식 행태가 정치·행정적 리더십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정부 인력풀 한계 그대로 노출 현 정부의 한계를 인력 풀(pool)의 부족과 갈등해결시스템의 미비에서 찾은 권 교수는 “정책결정과 집행과정 전반을 꿰뚫는 인사를 적극 기용하고,사회 갈등에 대해 청와대가 개입해 정치적 해결을 시도하지 말고 일관된 원칙과 노선에 기초한 제도적·정책적 해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만흠 가톨릭대 교수 역시 불안정한 국정운용과 좌충우돌식 정책기조를 성토했다.김 교수는 “집권초 내각과 참모의 파격적 등용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주는 중요한 계기였다.”면서 “하지만 ‘코드정치’로 대표되는 편협한 인사등용과 정국운용으로 비판을 자초하더니 집권 1년에 이른 시점에 다시 경륜있는 세력을 등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대통령과 주변인물들이 국정 불안의 요인을 야당과 언론 등에 돌리는 것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대선 직후 언론환경이나 정치적 역학관계가 국민의 정부 초기보다 오히려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정파적 리더십과 좌충우돌의 정치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재경부서 부동산정책 악영향 경제 분야 평가를 맡은 홍종학 경원대 교수는 재정경제부의 무능 때문에 경제회생이 지연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홍 교수는 “재경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가 하면,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대통령이 토지공개념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에서 재경부는 부동산 가격폭락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운운해가며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대출자금 공급을 통한 성장촉진 정책에 대해 “사실상 ‘절망계층’을 양산하는 정책”이라면서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현재 최하위 소득층의 고통은 차상위 계층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를 ‘참여기획이 없는 참여정부’로 규정한 강성남 방송대 교수는 전문성·도덕성을 갖춘 인력의 보강을 주문했다.그는 “지금의 청와대는 지나치게 이념에 치우쳐 전문성이 취약하고 기능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분야별 전문인력을 조속히 충원,청와대의 기획과 조정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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