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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태공, 행복 낚으러 떠나다

    강태공, 행복 낚으러 떠나다

    “앉아서만 하는 낚시는 가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배스낚시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배스의 파괴적인 입질과 당찬 손맛에 너나없이 빠져들고 있는 것. 특히 포인트로의 접근이 수월한 보트낚시 수요는 거의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고급 배스보트의 가격대는 무려 5000만원 선. 낚시가 ‘빈자(貧者)의 레저’라고 일컬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상상이 되지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걱정일랑 접어두시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땅콩보트’는 100만∼200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다. 가족들끼리 낚시와 물놀이를 겸할 수 있는 알루미늄 보트 등은 300만∼5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단,5마력을 넘는 선외기를 장착하려면 반드시 수상 조종면허를 소지해야 하는 것에 주의할 것. 더 쉽게는 안동호나 청평 등의 낚시점에서 대여를 하는 방법도 있다. 물놀이가 유혹하는 계절. 시원한 물위에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길 수 있는 보트낚시의 세계를 소개한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안동호 ‘보트낚시’ 대회를 가다 지난 11일 경북 안동시 안동호에서 한국 스포츠피싱협회(이하 KSA) 주최로 열린 ‘펜윅 컵(fenwick cup) 프로암 토너먼트 제3전’.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보트낚시대회다. 아마추어 배서들에겐 프로와 함께 배스보트를 타고 낚시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정해진 시간 동안 잡은 배스 중 다섯마리를 계측해 순위를 매긴다. 05: 30 분주한 손길에 고요한 안동호 잠을 깨다 새벽 5시 30분. 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구름끼고 다소 서늘했지만 낚시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다. 행사장인 안동호 주진교휴게소 앞에 배서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상기된 프로의 표정과는 달리 아마추어들에게서는 긴장된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 프로와 함께 배스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이 무조건 좋은 모양. 낚싯대와 루어가 든 태클박스 등을 보트에 옮겨 싣느라 바쁜 와중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한척의 보트에 실린 낚싯대만도 십여대는 족히 넘어 보였다. 프로들은 최소한 6∼8대, 아마추어들은 3∼4대의 낚싯대에 미리 루어를 세팅해 놓는다. 짧은 경기시간 동안 많은 배스를 낚기 위해서는 채비를 바꿀 시간이 없기때문이다. 50팀,100명의 배서들이 추첨을 통해 출발순서를 정했다. 보트낚시 대회에서 출발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 전날 프랙티스를 통해 배스의 활성도나 낚시패턴 등을 미리 확인해 둔 상황에서 먼저 출발해야 자신이 봐두었던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 06: 30 여명을 뚫고 아침안개를 뚫고 출발~ 아침 6시30분. 출발신호에 따라 1번 참가자의 보트부터 계류장을 박차고 나섰다.50척의 보트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엔진의 굉음. 잔잔했던 안동호의 물살을 헤치며 줄지어 포인트로 향하는 보트들. 이제껏 보지 못했던 대단한 장관이다.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없었다면 이곳이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 사월리 부근에서 마사토 지역을 공략하던 최실근(35·수원)프로와 정순양(38)씨 팀의 보트에 올라탔다. 중고보트이긴 하지만 최 프로가 무려 1600만원이나 들여 구입했단다. 국내 최대의 전자회사에 재직하고는 있지만, 그의 연봉에 비해 결코 적다고는 볼 수 없는 금액. 보트의 쓰임새가 궁금했다. “낚시대회가 없을 때는 주로 가족들과 함께 낚시를 즐겨요. 제가 배스를 낚는 동안 아내는 옆자리에서 책을 읽죠.” 보트광고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같은 풍경이 그려졌다. 주 5일제가 도입되면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레저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은 편에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외국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마추어로 출전한 미국 텍사스 출신의 루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배스낚시를 즐겼던 그는 몇년전 안동호로 캠핑을 왔다가 이곳에 배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단다. 이젠 틈만 나면 대구에서 안동호를 찾을 만큼 ‘안동호 마니아’가 다됐다.“안동호 배스는 파이팅이 대단해요. 한국의 프로배서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짜릿한 손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10 : 00 아름다운 풍경에 뜨거운 햇살 쯤이야 어느덧 10시.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시간. 하지만 드넓은 안동호를 누비는 배서들에게 초여름 더위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안동호 최고 포인트 중 하나인 절강의 직벽지대를 공략하던 김기철(37·남원)프로와 이주명(35)씨의 보트 물칸을 들여다보았다. 벌써 네다섯마리의 배스를 낚아 놓은 상태.‘살아 있어야하고, 곧추 서 있어야 한다. 뒤집어지면 감점’이란 대회규정를 충족시키는 튼실한 배스들이다. 몇마리나 잡았냐는 질문에 아마추어인 이씨는 “겨우 한마리 잡았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씨는 오른쪽다리가 불편한 장애우. 배스낚시를 시작한 지는 1년정도 됐다. 도보낚시는 불편한 점이 많아 고향 후배인 김씨와 함께 자주 보트낚시를 즐긴단다.“몸이 다소 부자유스러워도 얼마든지 배스와 파이팅을 벌일 수 있는 것이 보트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죠.” ‘주말과부’,‘낚시과부’를 ‘양산’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낚시. 하지만 요즘엔 함께 낚시를 즐기는 부부도 많이 늘고 있다. 강시원(44·경북 안동)프로와 이승아(40)씨 부부도 그런 케이스. 작년 겨울 남편과 함께 첫출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씨는 “안동시에 살면서도 안동호가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줄 몰랐어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자니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배스의 폭발적인 손맛에 푹빠져 주말만 되면 남편과 함께 안동호를 찾는다. 오늘 잡은 배스는 48㎝에 달하는 대물. 프로인 남편 ‘뺨치는’조과다. 중학생인 딸과 초등학생인 아들도 배스낚시를 즐긴단다. 13 : 30 우와~ 이렇게 큰 배스가 있다니 어느덧 오후 1시30분. 잡은 배스를 계측하는 시간이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대물 배스로 리미트를 채운 프로나 달랑 한마리에 그친 아마추어나 한결같이 즐거운 표정들이다. 바다낚시를 즐기다 최근 배스낚시에 입문한 개그맨 염경환씨는 “좋은 차를 사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배스보트를 먼저 사야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의 ‘장원급제’는 5마리 총중량 9.7㎏에 달한 박재근 프로와 손영호씨 팀. 상금 100만원과 부상이 주어졌다. 배스와의 짜릿한 승부로 하루를 즐겼다는 생각에서일까. 시상순위에 들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철수를 서두르는 손길에서 출발할 때와 다름없는 활기가 느껴졌다. 배스, 퇴치어종? 관광상품? 배스는 환경부 지정 퇴치어종.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배스를 잡아오는 어민들에게 ㎏당 5000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완전한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경부 산하 한강물환경연구소의 변명섭(43)연구사는 “한강 등 전국 4대강은 물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수계에 토착화된 배스를 퇴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배스낚시를 즐기는 미국관광객을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올리는 멕시코처럼 이제는 배스퇴치론자들과 배스낚시인들간에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배스를 잡았다 놓아주는 ‘캐치 앤드 릴리즈(Catch And Release)’를 문제삼는 시각에 대해서도 김선규(51·KSA 사무총장)프로는 “민물이건 바다건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토종물고기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나를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화를 나누던 김 프로의 낚시대가 갑자기 활처럼 휘어졌다. 물위로 솟구쳐 오르며 바늘털이를 하다가도, 어느샌가 보트밑으로 파고드는 배스를 끌어내면서 김 프로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퍼져 나갔다.
  • 색다른 작가들 3색 산문집

    원로 작가 최일남(74)과 중견 작가 김남일(49)·심상대(46)가 나란히 산문집을 냈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개성만큼 제각각 뚜렷한 빛깔과 향기를 지닌 3인3색의 산문집이다. 등단 50년을 넘긴 최일남은 예리한 성찰로 문학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새긴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현대문학)를,1980년대 대표적인 노동문학 작가였던 김남일은 인생의 길목에서 마주쳤던 책과의 인연을 기록한 ‘책’(문학동네)을 냈다. 또 위트와 유머의 작가 심상대는 특유의 입담으로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전방위 공세를 펼친 세설(世說)‘탁족도 앞에서’(북인)를 내놨다. ‘어느 날 문득’은 언론인 출신의 최일남 작가가 ‘정직한 사람에게 꽃다발은 없어도’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산문집이다. 소설을 업으로 삼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푸근하고 해학적인 문체로 펼쳐진다. 일례로 표제작은 한평생 글을 써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손에 대한 자부심과 감회를 담고 있다.“가운뎃손가락의 돌출은 내가 살아낸 역사의 징표이자 응고”라는 문장에는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고,“머리가 제시한 단어를 어김없이 따라 쓰다가도, 맘에 들지 않으면 당장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다.”는 대목에선 창작의 고통이 은연중 드러난다. ‘우리 말의 폭과 깊이’‘부실했던 모국어 공사’등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글도 여러 편이다.“그때그때 정황에 따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말 임자를 만나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외래어 틈입과 남북분단이 가져온 말의 이질화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잊지 않는다. 김남일은 1983년 단편 ‘배리’로 등단한 이래 장·단편소설, 청소년소설,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온 다작가(多作家)다. 시대의 억압에 맞선 노동자와 농민의 현실을 그린 작품들로 전태일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책’은 “평생 딱 세 권의 산문집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이다. 군더더기 없는 제목처럼 한 소설가의 책과 함께 한 인생에 대한 내밀한 고백이다.1부는 책에 대한 사랑을 넘어 책 자체가 인생이 된 한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용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서점으로 달려갔던 소년은 청계천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조세희의 연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실린 잡지를 사 모으는 청년으로 성장했고, 몇 번이나 이사를 다니면서도 7년치 종이신문을 버리지 못하는 어른이 됐다.2부 ‘내 마음의 불온서적’은 무크지 ‘실천문학’과 김지하의 ‘황토’, 신경림의 ‘농무’ 등 젊은 시절 접했던 수많은 불온서적에 관한 이야기로 작가의 문학적 뿌리를 짐작케 한다. ‘탁족도 앞에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한 예술가의 거침없는 시각이 돋보이는 산문집이다.‘묵호를 아는가’‘명옥헌’ 등의 창작집과 연작소설 ‘떨림’을 냈던 심상대는 지난 15년간 각종 신문과 잡지에 발표했던 정치, 경제, 사회, 연예에 관한 시사 비평적인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산문집에는 ‘미당을 위한 눈물’‘반구대 암각화는 보존돼야 한다’ 등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예술문학인의 생각, 사라지는 문화유적의 보존에 관한 의견이 담겨있다. 그런가 하면 탤런트 정혜선·원미경·전도연, 마라토너 이봉주,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이었던 이을용·설기현 등 대중문화와 연예계에 대한 관심도 공존한다. 작가는 “나는 참정권을 포기하겠다.”는 말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현실정치와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31 표심과 정국] (3)끝 한나라의 뜨거운 6월

    5·31 지방선거 이후 ‘승자’인 한나라당이 두 가지 화두로 들끓고 있다. 먼저 기대 이상의 결과에 안주하지 말고 ‘자성·겸손’을 강조한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대승 뒤 대선 패배의 전철을 밟지 말자는 취지다. 박근혜 대표가 전날 ‘일침’을 가한 데 이어 2일에는 김형오·홍준표·임태희 의원 등이 잇따라 이번 선거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음달 11일 열기로 잠정 결정한 전당대회(전대)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대에서 선출할 관리형 당 대표 등 5명의 최고위원직을 둘러싼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 암중모색 등으로 들끓는다. ●이재오·맹형규등 대표 출마할듯 임태희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두 문제를 동시에 공론화했다. 그는 “다음에 국민 심판의 단두대에 서는 것은 거의 모든 지방권력을 손에 쥔 한나라당”이라며 “변화의 모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국민은 ‘재보선 전문 전당’으로밖에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임 의원은 “전당대회는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야 되느냐를, 그것을 위해 한나라당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밝히고 선언하는 자리여야 한다.”며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시장의 대리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재적 후보군이 당에서 역할을 맡을 수 없게 하는 당헌·당규를 개정하자.”고 촉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전대를 바라보는 기류는 크게 두 가지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의 ‘대권 레이스 전초전’ 성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박근혜·이명박 대리전 전망도 현재까지 거론되는 당 대표 후보군은 이재오 원내대표, 박희태 국회 부의장,3선의 김무성·이상배 의원, 맹형규 전 의원 등이다. 여기에 대권출마 의사를 밝혔던 강재섭 전 원내대표가 경선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시장측 인사로, 맹 전 의원과 김 의원은 박근혜 대표측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리전 전망’이 나온다. 반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 등은 ‘외부인사 영입론’을 제기했다. 공정한 대선 관리와 외연 확대를 위해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운찬 서울대 총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박세일·윤여준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편 수요모임 핵심 멤버인 원희룡 최고위원이 최근 제3의 입장인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20여명의 의원이 전대 출마 후보군으로 거명된다.4선의 이규택 의원과 3선의 남경필 권오을 정형근 의원, 재선의 임태희·심재철·권영세·이병석·정병국 의원 등이 전대에 출마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초선의 진영·전여옥·공성진·이종구·황진하·박순자 의원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의 기류에는 두 가지 ‘표정’이 공존한다. 현상적으로 목도되는 것은 선거에 크게 이겼다는 기쁨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방선거에 이긴 뒤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지난 2002년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묻어난다. 허태열 사무총장도 1일 기자들에게 ‘압승’ 뒤에 다가올 ‘덫’을 우려했다. 그는 서울시의 경우를 들며 “시장을 비롯, 구청장·시의원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하다시피 했으니 견제 세력도 없고 핑계를 댈 요인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잘못 하나하나가 모두 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주 말고 ‘낮은 자세’ 강조 한나라당 승리의 ‘견인차’인 박근혜 대표가 1일 ‘낮은 자세’를 주문하며 미리 일침을 가한 것도 ‘악몽’을 다시 꾸지 말자는 경고음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당직자들에게 “선거 기간 중 국민과 한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킬 것과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칫 들떠 있을지 모를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어 박 대표는 “선진 한국을 이룰 때까지 낮은 자세로 모든 것을 던져 일하고 국민 속에 들어가달라.”고 강조했다. 주요당직자를 비롯, 많은 의원들도 ‘낮은 자세’를 ‘합창’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국민의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심판받는지 목격한 만큼 각별하게 유의하자.”며 “당선자들은 선거운동 코스를 그대로 돌면서 인사하고 모든 당원은 외부적으로 겸허하고 내부적으로 단합과 화합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조심스러운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선은 더 많은 변화를 주문한다.‘2002 악몽’을 막으려면 당 쇄신을 위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채찍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 원장은 “상대도 안 되는 파트너와의 선거에서 이긴 것에 만족해서는 절대 안 되고 국민이 놀랄 정도로 쇄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국회활동에서 조세·복지·교육 등의 분야에서 나라 살림과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법안을 제기하면서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구체적 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치컨설턴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예상보다 더 크게 이긴 게 독이 될 수 있다.”며 “겸허, 낮은 자세 등 추상적 수준의 주장만으로는 모자라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잇단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보수진영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며 ‘날개’를 단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당장 당헌·당규에 따라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달 말 광역단체장 임기를 끝내고 당으로 돌아오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른바 ‘계급장을 뗀’ 상태에서의 경쟁이 시작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차베스 ‘오일 인심’ 어디까지 “유럽 빈민에도 난방유 세일”

    유럽을 방문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유럽 빈민층에게 난방유를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차베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해 “베네수엘라는 독일과 영국에 정유시설을 갖고 있다.”면서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돈이 없는 극빈자를 겸손하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인심’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겨울 미국 빈민층 10만여명에게 난방유를 할인 가격으로 공급했었다. 자국 정유 회사인 ‘시트고’를 통해서 메인·메사추세츠·뉴욕주 등 북동부 3개주에 시가보다 40% 싸게 제공했다. 미 상원은 정유 회사들에 어려운 계층에게 싼 가격으로 난방유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트고만 여기에 응했었다. 미 정치권의 요청으로 시작한 할인 사업은 점차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연대로 이용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의 지난달 초 보도에 따르면 카리브해 13개국에 할인 원유를 제공하는 등 베네수엘라의 남미 지원예산은 미국(20억달러)의 지원규모보다 많다. 난방유 저가 제공의 유혹을 받은 영국은 그러나 시큰둥한 반응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빈 정상회담에서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는 그들의 에너지 자원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15일 영국을 방문하지만 블레어 총리는 만나지 않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儒林 (60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儒林 (600)-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36) 며칠 동안 골머리를 썩이며 과거시험을 출제한 정사룡은 반드시 대부분의 거자들이 이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놀랍게도 거자는 정사룡이 쳐놓은 덫을 단숨에 타파하고 있음이 아닌가. 그뿐 아니라 그러한 시험문제를 출제한 시험관의 탐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책까지 하고 있음이 아닌가. “…원안이 문을 닫고 눈 속에 누워 있는 것과 양시가 눈 속에 서 있는 것과 난한지회(暖寒之會)와 산음의 흥(山陰之興)과 같은 것은 혹은 고요함을 지키는 즐거움이 있고, 혹은 도를 찾는 정성이 있으며, 혹은 호사(豪舍)에서 나오고, 혹은 방달(放達)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모두 하늘의 도와는 상관없는 것이니, 어찌 오늘날 말할 가치가 있겠습니까.” ―정문일침(頂門一鍼)이다. 정사룡은 순간 정수리의 급소에 침을 한방 맞은 것처럼 부끄러움을 느꼈다. 거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한 눈(雪)에 얽힌 고사들은 현학(衒學)적인 호사취미일 뿐 ‘하늘의 도와는 상관없는 질문’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말할 가치가 없다.’는 거자의 질책은 지극히 당연한 지적이었던 것이다. 한 방망이 얻어맞은 정사룡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답안지의 내용을 읽어내렸다. “…또 우박이란 것은 거슬린 기운에서 나온 것입니다. 음기가 양기를 협박하기 때문에 그것이 나오면 자연 만물이 해쳐집니다. 지나간 옛일을 상고하건대, 큰 것은 말머리만 하고, 작은 것은 달걀만 하여 사람을 상하게 하고, 짐승을 죽인 일은 혹은 전란이 심한 세상에 나타나고, 혹은 화를 만드는 임금에게 경계가 되었으니, 우박이 족히 역대의 경계가 된 것은 반드시 일일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를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아아, 한 기운이 운화(運化)하여 흩어져 만 가지 다른 것이 되니, 나눠서 말하면 천지만상이 각각 독립된 기운이요, 합쳐서 말하면 천지만상이 다 같은 기운입니다. 오행의 바른 기운이 뭉친 것은 해와 달과 별이 되고, 천지의 거슬린 기운을 받은 것은 흙비와 안개와 우박이 됩니다. 우레와 번개와 벼락은 두 기운이 서로 부딪치는 데서 나오고, 바람과 구름과 비와 이슬은 두 기운이 서로 합치는 데서 나옵니다. 그 나뉨이 비록 다르지만 그 이치는 하나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거자는 마침내 정사룡이 던졌던 ‘어떻게 하면 일식과 월식이 없을 것이며, 별들이 제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우레가 벼락을 치지 않고 서리가 여름에 내리지 아니하며, 눈과 우박이 재앙이 되지 않고 모진 바람과 궂은비가 없이 각각 그 질서에 순응하여 마침내 천지가 제자리에 바로 서고 만물이 모두 잘 자라날 수 있겠는가.’하는 질문의 핵심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 오세훈 벗기기 네거티브 전략

    여당이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확정과 함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5일 ‘후보 바로알기’라는 명분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검증 13제’를 공개 질의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이상 강 후보를 앞선 오 후보를 향해 ‘흠집내기’에 착수한 형국이다. ●우리당 13개항 공개질의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오 후보의 일관성 없는 언행과 정치철학 부재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보안사 군복무 ▲민변 활동 동기 ▲정수기 광고 출연 ▲당비 미납 경위 등 13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당초 졸속 행정, 비환경적이라고 비난하다가 갑자기 ‘보물상자’라고 극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격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과 관련, 그동안 정치 경력에 사용했던 민변 경력을 스스로 제외하고 공식 성명없이 탈퇴한 이유를 집요하게 캐물었다. 당 안팎에서 ‘네거티브 전략’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증 공세’를 시작한 열린우리당의 고민은 적지 않다. 강풍(康風·강금실 바람)에 기대를 걸었던 여당은 최근 오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지속하자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여당으로서 ‘5·31 지방선거’ 전체 승패를 가늠하는 잣대다. 자칫 당 지도부의 인책론 부상은 물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개연성도 적지 않다. ●한나라 “전형적 흑색선전”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정책경쟁을 포기한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오 후보 캠프의 나경원 대변인은 “여당이 제기한 내용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 대변인은 “오 후보는 대중 정치인으로 충분한 검증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보라색에서 흑색으로 선거전략을 바꿨지만 우리는 계속 ‘녹색’으로 가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계진 대변인은 “집권당의 선거전략이 네거티브로 흐르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라운드 전야 섹스 힘된다

    결혼한 골퍼들이라면 한번쯤은 필드에서 농으로 주고받은 말이 있을 게다. 스윙시 하체가 흔들리는 스웨이가 되면 “어젯밤 너무 힘 빼고 나온 거 아냐?”라고 일침을 가한다. 반면에 드라이버를 비롯해 아이언 샷이 완벽한 스윙으로 이어지면 “어젯밤 제대로 힘 빼고 나왔다.”고 놀려댄다. 힘을 뺐다는 것은 부부관계를 말한다. 골프에 있어 힘을 뺀다는 것은 완벽한 스윙을 만들어 내는 조건의 기본이다. 힘을 빼고 헤드업을 하지 않고 하체를 고정시키면 골프의 80%는 완성된다. 그렇다면 라운드 전날 부부관계는 골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골프 전날 부부관계는 오히려 라운드에 나쁘다는 쪽이 있고 몸을 릴렉스하게 해줘 좋다는 쪽으로 양분된다. 축구나 야구의 경우도 경기 전날 섹스의 유·무해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몸을 릴렉스하게 해줘 정신적 상쾌함과 가벼운 몸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인간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가 2400㎉이며 부부관계를 통해 소모되는 게 300㎉이다.이런 수치로 본다면 라운드 전날 섹스는 권할 만한 것은 못된다. 그러나 섹스로 소모되는 칼로리는 영화를 2시간 정도 보고 난 후의 가벼운 피로와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전문의가 밝힌 바 있다.따라서 몇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리듬으로 돌아오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라운드 전날 일부러 부부관계를 피하는 것은 강한 욕구 불만으로 나타날 수 있어 라운드에 더 해롭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부부관계는 정신적인 자정효과를 가져다 줘 긴장감을 풀어주고 새로운 정신적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지난 1998년과 2002년 영국 축구팀은 다른 나라와 달리 ‘금욕’ 대신 ‘자유로운 부부관계’를 허용해 선수들의 향상된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결과를 언론에 발표한 적이 있다.불후의 명가수 프랭크 시네트라도 “섹스 후에 더 아름다운 목소리가 나온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다만 색다른 체위와 지나치게 시간을 끄는 부부관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날을 위해서 필요 이상의 체력을 소모하거나 허리의 근육들을 과로시켜서는 라운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huskylee1226@yahoo.co.kr
  • 與, 사학법 ‘진퇴양난’

    밀실합의, 타협, 변절, 제 무덤 파기…. 최근 사립학교법 재개정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현주소에 대한 비판론에서 나온 표현들이다. 한나라당은 압박하고, 내부 반발은 거세고,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재개정안 요구에 ‘양보안’을 내놓자 사실상 사학법 근본을 뒤흔든다는 당 안팎의 반대에 직면했다. 오히려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한나라당보다 훨씬 아픈 뭇매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당 지도부는 “개방형이사의 ‘개’자만 손대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언했지만 양보한 실상은 ‘개악안’에 가깝다는 당내 비판을 사고 있다.이사장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학교장 취임금지조항을 삭제하고 초·중·고 개방형 이사 자격의 정관규정 허용, 이사의 겸직금지조항을 삭제하는 ‘선물’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년 6개월 만의 산고 끝에 지난해 연말 사학법안을 통과시킨 뒤 “열린우리당이 가장 잘한 일”이라던 자화자찬은 불과 몇 개월 만에 탄식으로 변했다. 고위 관계자는 “당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사학법 밑에 두려고 한다.”며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교육위 간사인 정봉주 의원은 “개정 사학법에 손을 대는 순간 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재야파 그룹인 민평련은 지난 27일 모임을 갖고 사학법 훼손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교육시민단체들은 법 개정 취지가 훼손될 경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는 ‘선전포고’를 내렸다. 당 지도부는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한나라당에 맞서려면 최소한의 양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비판의 강도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기세다. 당 일각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고육지책이라면 차라리 사학법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라는 압박카드를 내놓았다. 노혜경 노사모 대표일꾼은 “국민이 선거에만 관심있는 줄 아느냐.”며 흔들리는 당 정체성에 일침을 가한 뒤 “국회 공전이 여당으로선 무섭겠지만 타협해 주기보다는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이 어떻게 국회를 볼모로 잡는지, 국민의 60% 이상이 찬성한 개정 사학법을 정치적 흥정물로 전락시킨 한나라당의 실체를 알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우리 전통과학 뒤집어보기

    서양의 근대과학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전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과학을 연구하고 생활화했을까. 혹자는 우리 전통과학의 역사에서 과연 ‘과학’이라 할 만한 것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런가 하면 또 한편에선 과학적인 것으로 칭송받는 우리의 몇몇 유물들도 따지고 보면 값싼 국수주의의 산물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 과학 유물들의 과학성이 서구의 그것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얘기다. 서울대 국사학과 문중양 교수는 이런 자기비하적인 의구심에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서구식 잣대로 우리 과학을 재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가 펴낸 ‘우리 역사 과학기행’(도서출판 동아시아)은 서양 근대과학과는 사뭇 다른 패러다임의 우리 전통과학 세계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우리 전통과학을 그것이 처한 특정한 시대의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복원한다. 고대 신라인들의 하늘에 대한 관념은 우리와 어떻게 달랐는지, 조선 건국을 주도한 사대부들이 어떤 의도로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천문도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라는 세계지도를 국책사업으로 만들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저자의 표현대로 “그들의 세계관 속에 푹 빠져 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첨성대, 석불사 석굴, 훈민정음, 앙부일구, 금속활자, 거북선, 수표교, 혼천시계, 천하도 등 열여덟 가지 주제를 정해 각 유물에 담긴 의미를 짚어간다. 저자에 따르면 첨성대는 단순한 천문대가 아니다. 첨성대의 기능에 관해 처음으로 언급한 문헌은 15세기말 ‘신증동국여지승람’. 여기에 이후천문(以候天文) 즉 ‘천문을 물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외형상 전혀 천문대일 것 같지 않은 첨성대가 천문대로 알려지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역사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우리 역사 기록은 첨성대가 근대적인 의미에서 ‘천문을 관측’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천문에 대해 묻던’ 구조물임을 분명히 한다. 천문을 묻는 행위는 단지 천문현상을 관측하는 일 뿐만 아니라 풍년을 기원하고 천변재이로부터 무사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활동까지 포함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첨성대는 1500년전 신라인들의 염원을 담은 상징적 조형물 또는 그 염원을 풀기 위한 일종의 제단이었다는 설이 힘을 얻게 된다. 임진왜란의 일등 공신은 거북선이 아니다(?). 우리에게 거북선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러나 ‘거북선 신화’에만 빠져 있을 뿐 정작 그 거북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싸웠는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의 수군은 이미 판옥선이라는 우수한 군함과 막강한 화력의 화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북선은 그 가공할 위력의 판옥선에 덮개를 씌워 ‘돌격용’ 군함으로 조금 개량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거북선은 뚜껑이 덮인 밀폐된 구조였기 때문에 기동성과 전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돌격선으로서 적의 예봉을 꺾는 임무를 수행했을 뿐 조선 수군의 주력은 어디까지나 판옥선이었다. 임진왜란 동안 거북선이 단지 3∼4척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 요컨대 이순신 장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거북선이 아니라 조선 수군의 대형 화포와 1555년에 개발한 판옥선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비스럽고 미신적이기까지 한 원형 천하도(天下圖)를 통해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서양 천문도와 전통 천문도를 단순히 혼합한 것에 불과한 혼천전도(渾天全圖)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기도 한다.17세기 이후 그려진 조선의 이 ‘황당무계한’ 천하도가 비록 객관적인 지리정보를 전해주진 않지만, 그런 천하도의 등장 자체가 유가의 정통적 세계인식에 균열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이학박사 출신의 사학자라는 독특한 지적 배경을 갖고 있는 저자가 내리는 과학유물에 대한 평가는 일견 낯설고 거북스럽게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과학의 패러다임이 서구 과학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전제 아래 우리 과학문화를 평가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것은 결코 우리의 과학문화유산에 대한 어설픈 지적 분장(扮裝)이 아니기 때문이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有敎無類(유교무류)

    儒林(560)에는 ‘有敎無類’(있을 유/가르칠 교/없을 무/무리 류)가 나온다.論語(논어) 衛靈公(위령공)편에 나오는 孔子(공자)의 가르침이다. 전통적으로는 ‘가르치면 (선악의) 分類(분류)가 없다.’고 解釋(해석)하였다.‘가르치되 분류하지 마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어떤 해석이든 要點(요점)은 교육 대상자를 差別(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有’는 ‘고기 덩이를 손으로 잡고 있는 모양’을 나타내기 위해 ‘肉’(고기 육)과 ‘又’(오른 손을 뜻함)를 합하였다. 손에 고기를 잡고 있다는 데서 ‘가지다’‘있다’의 뜻이 派生(파생)하였다.用例(용례)에는 ‘有名無實(유명무실:이름만 그럴듯하고 실속은 없음),有耶無耶(유야무야: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함)’등이 있다. ‘敎’자는 일반적으로, 산가지의 모양인 ‘爻’(효), 어린아이의 상형인 ‘子’(자), 오른손에 막대기를 든 모양인 ‘ ’(복)이 합쳐진 會意字(회의자)로 본다.‘敎權(교권:스승으로서의 권위),敎唆(교사:남을 꾀거나 부추겨서 나쁜 짓을 하게 함),敎學相長(교학상장: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진보한다는 말)’ 등에 쓰인다. ‘無’자는 본래 ‘춤추다’의 뜻이었으나 점차 발음이 같은 ‘无’(없을 무)의 뜻으로 轉用(전용)되자,‘춤추는 두발 모양’의 상형인 ‘舛’(어그러질 천)을 넣은 ‘舞’(춤출 무)자로 본 뜻을 대신했다.用例로 ‘無賴(무뢰: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無不通知(무불통지:무슨 일이든 환히 통해 모르는 게 없음),無所不爲(무소불위: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 등이 있다. ‘類’자의 본래 의미는 ‘닮다’라고 한다.‘犬’(개 견)은 意符(의부)이며,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音符(음부)인데 ‘뢰’로 읽는다.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같은 종류끼리는 비슷하기 마련이다. 개가 특히 더 그렇다.’고 하였다.‘무리’‘나누다’와 같은 뜻은 후대에 파생했다.‘類類相從(유유상종: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귐),類推(유추:같은 종류,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해 다른 사물을 미뤄 추측하는 일)’등에 쓰인다. 호향(互鄕)에 사는 한 소년이 孔子(공자)를 찾아왔다. 호향은 賤民(천민)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風紀(풍기)가 紊亂(문란)하였다. 제자들의 挽留(만류)에도 불구하고 孔子는 그 소년을 친절히 맞아들였다.孔子는 소년을 排斥(배척)하려 한 제자들을 향해 一針(일침)을 가한다.“사람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오면 마음만 받아들이면 그뿐, 그 사람의 과거와 행동까지 따질 필요는 없다.” 孔子는 실제로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면 身分(신분)의 高下(고하),財産(재산)의 過多(과다), 나이 등은 따지지 않았다.孔子는 누구나 배움을 통해 군자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人間觀(인간관)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제자들의 素質(소질)과 배움의 水準(수준)을 고려한 個別化(개별화) 교육 내지 水準別(수준별) 맞춤식 교육을 실천한 것이다.就學機會(취학기회)뿐 아니라 교육의 目的(목적),內容(내용),方法(방법),經營(경영),制度(제도)에 대한 差別(차별)이 없어져 敎育의 結果的(결과적) 平等까지 실현될 날을 기다려 본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마니아] 충무아트홀 누드크로키 교실

    [마니아] 충무아트홀 누드크로키 교실

    “누드가 상스럽다고요?” 누드 크로키에 빠진 사람들은 “사람의 몸이야말로 꽃보다도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몸은 ‘천인천색’의 표정을 담고 있으니까요. 이들은 “누드화를 보고 야하다고 느낀다면 당신의 눈이 음탕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크로키는 움직이고 있는 오브제를 순식간에 그려내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제대로 표현하는 그릇이기도 합니다. 누드 크로키를 그리면 무아지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림은 지우(只于) 김영미 화가가 그린 누드 드로잉입니다.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꽃보다 아름다운 인체 그릴수록 신비+매혹 지난 10일 중구 흥인동 충무 아트홀 ‘누드 크로키 교실’. 라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모델이 알몸으로 선다. 슥삭슥삭. 수강생들은 목탄으로 스케치북에 모델의 몸을 담는다.3∼4분 정도 지났을까. 어느새 굵은 선으로 둘러싸인 몸이 완성됐다. 모델은 다시 다른 포즈를 취한다. 크로키는 짧은 시간 살아 있는 대상의 특징을 빨리 파악해서 그리는 것. 크로키의 생명은 ‘속도와 생동감’인 셈이다. 특히 누드 크로키는 인체의 기본적인 골격과 근육뿐만 아니라 균형·동작·형태의 특징까지도 재빨리 포착해야 한다. 강사 김영미(46)씨는 “누드 크로키야말로 모든 회화의 기본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회화·드로잉·설치 미술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누드 크로키’를 설파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김씨에 따르면 사람의 몸이야말로 ‘소우주’로 불릴 만큼 모든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누드 크로키를 잘 그리면 정물화, 풍경화 등도 잘 그릴 수 있다는 것. 누드 크로키는 그야말로 교과서인 셈이다. “누드 크로키는 사물의 특징을 빨리 파악하는 훈련이 됩니다. 사물 자체에 대한 영감(靈感)이 빨리 떠오르는 만큼 작품의 깊이도 한층 깊어지게 되지요. 누드 크로키야말로 마지막까지 갈고 닦아야 할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충무 아트홀에서의 누드 크로키 강좌는 일년에 세 차례 열리며, 강좌는 10주 동안(매주 화요일 오후 1시30분∼5시) 계속된다. 강좌 초반 1시간30분 동안에는 이론 수업을 한다. 클림트, 조지아 오키프, 에곤 실레 등을 분석하거나 그리스 신화에 나타난 누드 그림을 살펴본다. 또 골격, 근육, 피부조직 등 그림에 필요한 요소를 배우는 미술해부학도 공부해 본다. 이론 수업이지만, 쿠키나 커피를 마시는 등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진다. 누드 크로키 실기는 후반부 2시간 정도 진행된다. 모델이 30분 동안 3∼4분 간격으로 자유자재로 포즈를 취하면 누드 크로키를 그리고,10분 정도 휴식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1∼4주에는 ‘인체의 구조 파악’을 주제로 인체가 지닌 골격과 근육을 파악하여 인체를 전체적으로 표현하고 연구한다.5∼8주에는 ‘인체의 동세 연구’라는 주제로 인체를 전체적으로 보고, 그리면서 움직임의 영속성이나 근육의 방향을 터득한다. 인물의 방향성을 포착해 선도 자유자재로 표현해본다. 9∼12주에는 ‘인체의 모든 메시지 파악’을 위해 인체가 던져주는 의미 전달을 통해 묘미·인물의 시선, 회회적인 메시지, 구성 전달까지도 연구한다. 수강료는 3개월 15만원이고 모델료는 별도이다. 문의(02)2230-6651.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김영미 강사는 ▲1985년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1990년 동아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0∼1992년 미술세계대상전 1∼3회(경인미술관), 서울 ▲1990년 불교미술 대상전(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누드 크로키 누드 크로키 교실 회원은 10여명. 대기업 오너부터 주부까지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지만, 한결같이 “인체야말로 꽃보다 아름답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게 ‘누드 크로키 예찬’을 들어봤다. 전직 교사인 변희순(50)씨가 처음 그림을 접한 것은 한국화. 언뜻 들어서는 누드 크로키와 연결되지 않는 장르다. 하지만 변씨의 대답은 달랐다. ●그림 기본 익히기에 큰 도움 “누드 크로키야말로 그림의 기본을 알게 해주는 장르이지요. 취미삼아 한국화를 배웠지만 밑그림을 잘 그려볼 욕심에 누드 크로키를 시작한 것이지요. 선생님 말마따나 누드 크로키에는 모든 형태가 담겨져 있으니까 모든 그림의 기본이 된답니다.” 하지만 변씨는 최근 누드 크로키만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누드 크로키에서는 섬세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선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정기 회원 가운데 유일한 ‘청일점’인 김세영(60·호주 건축사)씨는 누드 크로키를 바탕으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누드 크로키를 돌에 새겨넣어 전각을 탄생시키는 것. “전각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보름은 걸리지만 그래도 기쁩니다. 누드 크로키 자체에서 선이 잘 살아나는 데다 돌이야말로 선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소재거든요. 나무는 칼자국이 들어간 곳만 파이지만 돌은 새기는 주변 돌까지 깨져 나오면서 자연스러움이 배어 나오지요.” ●집중할 수밖에 없어 무아지경에 박희옥(50)씨는 누드 크로키의 매력으로 ‘무아지경’에 빠진다. “3∼4분 안에 그려야 하니까 눈과 손을 빨리 움직이면서 집중할 수밖에 없지요.2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수십장의 그림을 그려내지요. 몰입하면서 ‘지금·여기’에 있는 것에 빠져들다 보면 다른 걱정거리들이 사라집니다.” 최정숙(56)씨는 여행하면서 부딪치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은 마음에서 누드 크로키를 시작했다. 짧은 시간 풍경의 감동을 담아내기에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인 것 같아요. 모델이 몇 주마다 바뀌는데 육감적이면서 섹시한 모델부터 뚱뚱하지만 너그러운 모델까지 제각기 느낌이 달라요. 이들의 개성을 스케치북에 담는 것이 독특한 작업인 것 같습니다.” ●알몸 아닌 ‘숨쉬는 언어´ 담는 작업 정경희(61·피아니스트)씨는 ‘생명력’을 꼽았다. “잘 그려진 누드 크로키를 보면 그림 자체가 저에게 말을 걸고 있는 느낌을 받아요. 누드 크로키는 피사체가 생명이 아니면 그릴 수 없잖아요. 움직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니까요. 화폭에 단순한 알몸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언어’를 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씨는 강사 김영미씨 작품의 마니아이기도 하다. 몸의 아름다움을 미술학적으로 탐구하기도 한다. 해부학을 미술에 접목시킨 ‘현대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이미 근육과 뼈의 위치 등을 살펴보는 ‘미술 해부학’을 배우기도 했다. 간호사인 김영옥(52)씨는 “해부학적으로 배운 인체와 누드 모델의 신비로움이 얽혀져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탓인지 누드 크로키 강좌 자체에 대한 마니아 군들도 있었다. 바로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독일에서 건너온 정경숙(59)씨 부부다. 강사 김영미씨가 지난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전시회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됐다. 이들은 한국에 들를 때마다 정씨의 누드 크로키 강의를 듣는다. 이날 무려 2시간이나 지각한 김윤정(55)씨도 “이사 문제로 늦을 수밖에 없었지만 강좌를 결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말로 누드 크로키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면서 웃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對韓갈등 안돼” 일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 새 대표에 정계의 풍운아’ 오자와 이치로(63) 의원이 7일 선출됐다. 신임 오자와 대표는 멀리서 보면 웅장하면서도 부드럽지만 가까이 가면 거칠고 험한 일본 제1봉 후지산에 비유되곤 하는 인물이다. 지난해 9월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켰던 43세의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가 반년만에 엉터리 폭로 문제로 낙마하면서 장로(長老) 대망론으로 ‘역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는 이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중시, 아시아 외교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한·중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외교면에서 확실한 선을 그었다. 192명의 민주당 소속 중·참의원 가운데 191명이 참여한 이날 선거에서 오자와 대표는 119표를 얻어,72표를 얻은 간 나오토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taein@seoul.co.kr
  • 與 강금실 출마 ‘서울大戰’ 돌입

    與 강금실 출마 ‘서울大戰’ 돌입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5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5·3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달궈질 전망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 정동극장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 내내 ‘개인적인 실험’을 강조했다. 화두는 ‘경계 허물기’였다. 강·남북으로 갈린 서울과 문화·경제적인 차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서울을 하나로 묶는 데 장애가 되는 모든 경계를 허물겠다는 것이다.‘문화와 생활밀착형 서울’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에 한번씩 정책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시민들과 직접 대화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강 전 장관은 “당장 현실정치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희망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새로운 길찾기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던 방향 설정이 유의미한 대목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거품론’과 ‘시민후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강 전 장관은 “여당의 지지도가 낮은데 내 인기가 많은 건 정치판을 여야 구도로 선 긋는 데 대한 거부감”이라면서 “(나에 대한 높은 지지는) 열린우리당에 기대했지만 실망했던 국민들이 다시 희망을 갖는 기대로 본다.”고 답했다. 당내 이계안 후보와의 경선 역시 피할 수 없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치력과 정책적 감각, 조직력 등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외부인사·비정치인이라는 한계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시민후보라는 위상 설정이 필요하다. 고건·조순 전 시장도 영입 인사지만 중량감이 이들에 비해 떨어진다. 당과 긴밀한 결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강 전 장관은 6일 입당식을 치른 뒤 다음주쯤 서울 광화문에 선거 사무실을 오픈하고 열린우리당 후보로 충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7일 이계안 의원과 서울시 지역구 의원과 회동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의 대변인으로 내정된 조광희 변호사는 “(시민후보는)당과 거리를 둔다기보다 당을 바꾸는 의미가 맞다.”고 설명했다. 독자적인 장악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야당 후보들과 비교되는 본선 경쟁력은 젊은 층의 투표율과 콘텐츠 차별화로 모아지고 있다. 야3당은 강 전 장관의 공식 데뷔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거품이 빠질 일만 남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의 실체와 한계가 드러나면서 곧 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명박·김민석 후보의 경우도 그랬다.”고 주장했다. 맹형규 예비후보는 “국민을 현혹한 ‘감성적 포퓰리즘’선거의 재판(再版)이 되어선 결코 안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숨죽인 재계 3題

    요즘 재계의 관심사는 온통 검찰 수사에 쏠리고 있다. 환율과 수출은 곁가지로 밀려나고 있다. 또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사회공헌과 상생경영방안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정상적인 재계 모습이 아니다.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넘쳐나니 이럴 수밖에 없다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 각종 기념일행사 축소·연기 ‘다칠라, 튀지 마라!’ 재계의 몸사리는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풍성하게 치렀을 각종 기념일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7일 창립 60돌을 맞지만 특별한 행사없이 조용한 가운데 회갑을 지내기로 했다. 두산도 오는 11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1주년을 기념해 비전 선포식을 갖기로 했지만 이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두산측은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이 사상 최고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겸하기 위해 뒤로 미뤘다고 밝혔지만 오너인 박용성 회장가(家)의 재판과 최근의 재계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는 6월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탄생 100주년 행사를 기획한 효성도 이를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방대한 자료 수집과 관련자 인터뷰를 통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었지만 소규모 회고전으로 진행키로 했다. 지난달 31일 LG와의 계열분리 1주년을 맞았던 GS그룹도 휴무 실시외에는 기념 행사를 갖지 않았다. ■ 삼성·SK회장 대외행보 활발 ‘우리는 먼저 맞았다.’ 숨죽인 재계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대외 행보는 단연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중단된 대외 활동을 사실상 재개했으며, 최 회장은 바깥 행보가 더 왕성해지고 있다. 이들은 악재를 앞서 경험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재계 사태에서 그나마 자유로워 보인다. 지난해 ‘X파일’ 사태와 건강 등으로 활동이 주춤했던 삼성 이 회장은 지난 2일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해 지난 2월 귀국 후 처음으로 외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오랜 사업파트너인 제임스 호튼 미국 코닝 회장 일행을 한남동 승지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갖기도 했다. 소버린 경영권분쟁 등을 겪었던 SK㈜ 최 회장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중국 사업장을 방문해 중국 중심의 SK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대한상의가 주최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인 초청강연에 4대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 소외계층 지원활동 더 강화 ‘쏟아지는 사회공헌과 상생경영.’ 납작 엎드린 재계에서 그나마 목소리가 나오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회공헌 활동과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이 유일해 보인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이런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지만 정부 눈치를 여전히 살피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삼성법률봉사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은 이달 삼성사회봉사안을 내놓는다. 계열 별로 자원봉사단을 조직하고 30명 가량인 사회복지사를 더 늘릴 계획이다. LG와 SK도 소외계층 지원 활동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전경련도 최근 사회공헌 활동의 지침서를 발표했다. 한화는 국민 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 한화이글스 감독과 함께 최근 ‘사랑의 나눔가게’ 행사를 갖기도 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학(USC) 캠퍼스내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옛집에 입주한 한국학 연구소 개관식에 참석해 10만달러의 연구 발전 기금을 기부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5·31지방선거 전략수정중] 한나라, 외부인사영입 또 ‘고개’

    [5·31지방선거 전략수정중] 한나라, 외부인사영입 또 ‘고개’

    “아직 이르다. 그러나 이전투구 양상이 더 심해져 당 후보들의 경쟁력이 급락하면 외부인사 영입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의 ‘비방전’ 등 내부 경선이 과열 양상을 빚자 당 일각에서는 외부인사 영입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후보들의 흠집이 커져 여당 후보에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전반적 기류는 이번 사안만으로 영입론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최근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나쁘지 않고 일정상 외부인사를 영입하기에는 늦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후보들간 과열 경쟁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우려한다. 박근혜 대표도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경쟁자끼리 서로 비방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대표의 한 측근도 “여당 후보와 격차가 벌어져 우리 후보로는 안되겠다는 상황이 오기 전에는 영입을 운운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영입에 회의적 반응이다. 그러나 최근 영입론의 불씨를 지폈던 박계동 의원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의원측은 “복수의 인사를 접촉했는데 경선도 하겠다며 긍정적이었다.”며 “박 대표를 만나 영입론을 공식화하자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재영입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비롯해 다수 의원들은 ‘영입 카드’에 손사래를 친다. 인재영입위원회 간사인 박재완 의원은 “다각도로 접촉한 결과 긍정 반응을 보인 인사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연대에 힘을 합쳐야 한다.”(정동영),“지방선거 차원에서 연대하는 것은 내가 얘기해온 것과 거리가 있다.”(고건) 열린우리당 정 의장과 고 전 총리가 12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서울 태평로 근처 한 중식당에서 가진 이날 회동은 고 전 총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연대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양측의 ‘동상이몽’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회동 직후 양측은 이례적으로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鄭의장 러브콜에 高전총리 ‘냉랭´ 정 의장은 이날 뉴라이트와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언급하며 “과거로 가는 열차에 편승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미래로 가는 세력은 흩어져 있다.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서,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래 3각편대에 같이하셨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고 전 총리는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통합 연대를 주장해 왔는데, 선거전략 차원은 아니고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발전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정당 정파를 초월해 협력하자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연대 의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한 배를 탔다는 것은 대한민국호라는 한 배에 국민 모두가 함께 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큰 배에서 선실이 같고, 층이 같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도 했다.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오찬 내내 정 의장은 계속 러브콜을 보냈지만 고 전 총리는 냉랭하게 반응했다. 기존 정치권에 쓴소리를 뱉은 대목은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비쳐질 만했다. 고 전 총리는 특히 “노래방이다 골프장이다 이런 데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정치권이 검증한다는 것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노래방·골프장 현장검증에 배신감 그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국민이 정치 걱정하고 있다.”면서 “서민이 어려운데 정치권이 성추행이다 골프다 옥신각신해서 국민이 말할 수 없는 배신감 느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비빔밥도 대화 소재가 됐다. 정 의장은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비빔밥 정신, 남대문 정신이 있으면 일어선다고 했는데 독창적인 능력, 남의 것을 받아들여서 일으키는 저력이 있었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전주비빔밥뿐만 아니라 진주비빔밥도 있고 각 지역에 있다. 비빔밥은 각종 나물과 양념이 들어가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면서 “우리 정치가 이것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여의도in] “성추행 용서받을 길은 최연희 의원직 사퇴뿐”

    한나라당 진수희·이계경 의원 등 여성 의원 5명이 성추행 사건으로 2주 가까이 잠적 중인 최연희 의원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보선 출마설까지 나도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최 의원의 자발적인 결심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여성 의원들은 10일 “피해 여성과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방법은 의원직 사퇴뿐”이라고 논평했다. 또 “최 의원을 비롯한 일부 남성 의원들의 언사와 퍼포먼스를 보면서 잘못된 성문화와 음주문화가 얼마나 깊게 만연됐는지 깨달았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앞서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당 일각의 형식논리나 온정주의로는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일침도 놨다. 민주노동당이 추진하는 사퇴촉구안에 동참할 수 있다는 초강수도 나왔다.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나라당도 뜻을 같이 하니까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본다.”며 공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은 “너무 민감한 문제라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독일월드컵 2006] ‘독일행 티켓’ 소속팀서 끊어라

    ‘주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앙골라전을 끝으로 독일월드컵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주전경쟁 1라운드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1차 ‘옥석가리기’가 끝났을 뿐, 엔트리와 주전 구도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오는 12일 개막되는 K-리그를 주시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K-리그에서의 활약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에도 “지금까지 힘든 일정을 잘 소화해냈지만 리그에 돌아가서도 잘해야 한다.”면서 “대표팀에서 잘하던 선수가 리그에서 못한다면 독일로 가는 길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던 정해성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국가대표라면 리그에서 10분만 봐도 눈에 들어올 정도의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면서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경기력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를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태도에서도 긴장감이 느껴진다. 앙골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박주영(FC서울)은 “소속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남일(수원)은 “소속팀에 가면 붙박이라는 생각에 해이해지는 면이 있다. 이 때문에 긴장감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풀가동해 K-리그 경기를 챙길 예정이다. 물론 여기에는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J리그 등 해외파들도 예외는 아니다. 앙골라전 소집 명단에서 안정환(뒤스부르크)과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빠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들이 소속 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어 적응을 배려하기 위해 부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핌 베에벡 코치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제외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안정환은 대표팀에서도 무용지물이다.”면서 “소속팀에서 자리잡고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차두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마감시한이 5월15일인 점을 감안하면 K-리그 등 소속팀 경기가 옥석가리기의 최종판이 되는 셈이다. 2일 해산한 대표팀은 5월20일에 재소집된다. 따라서 K-리그 등 소속팀에서의 활약에 따라 재차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 규정상 최종엔트리는 바꿀 수 없고, 부상선수에 한해 진단서를 첨부해야 교체가 가능하다. 때문에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경쟁은 2라운드를 맞았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의 변함 없는 對日 비판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책임있고 합당한 실천을 거듭 촉구했다. 이것만이 냉랭한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지향하는 ‘보통국가’에 대해서도 “법을 바꾸고 군비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인류의 양심과 도리에 맞게 행동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마음의 문제라서 타국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발언을 직접 거론하며 “국가 지도자가 하는 말과 행동의 의미는 당사자 스스로의 해명이 아니라 그 행위가 갖는 객관적 성격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의 대일 강경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고이즈미 총리가 또다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이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해 온 노 대통령이다.‘각박한 외교전쟁’‘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인하는 행위’와 같은 격한 표현까지 썼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대일 강경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외교행위는 있겠지만 한·일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다만 이번 기념사에서 일본 지도층과 국민을 분리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우리는 냉랭한 한·일관계의 원인은 일본측에 있다고 판단한다. 노 대통령도 밝혔지만, 지난 1년간 신사참배는 물론, 역사교과서 왜곡에다 독도문제까지 일본의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미국 일변도의 아시아 경시 외교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일본 지도층의 거침없는 망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양안 갈등과 북핵 문제 등 파고가 높아가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일간 유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본 지도자들의 각성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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