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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적 불황 속 강원 홀로 ‘건설붐’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강원지역에서는 아파트분양과 재건축·재개발, 콘도미니엄·전원휴양단지 건립 등 때아닌 건설 붐이 일고있다. 강원도는 22일 춘천~서울간 고속도로와 전철 개통,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등으로 영동·영서를 가릴 것 없이 각종 건설경기가 기지개를 펴고있다고 밝혔다. 우선 경춘선 전철 개통 등으로 교통망이 좋아진 춘천지역에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e편한세상이 춘천 소양로 일대에 13개동 1431가구의 아파트 분양에 들어갔다. 입주예정 시기는 2014년 4월이다. 옛 도심 기능을 살리는 약사동 재건축·재정비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춘천우체국 뒤 효일재건축사업은 새달 중순쯤 모델하우스 준공에 맞춰 분양에 들어간다. 신규 아파트 물량은 641가구로 2014년 3월 입주 예정이다. 재정비 사업도 탄력을 받아 약사 3구역(문화연립)과 6구역(옛 풍물시장 주변),5구역(약사아파트)의 조합설립 등이 빠르게 진척되고있다. 3구역과 6구역은 각각 700여가구, 5구역은 460여가구가 건립된다. 강릉 대표 관광지역인 경포에는 내년 5월까지 대규모 콘도미니엄이 들어선다. ㈜승산이 지난해 3월부터 경포해변과 인접한 곳에 지하 2층, 지상 9층 206실 규모의 콘도와 컨벤션을 갖춘 ‘라카이 샌드파인’ 공사에 들어갔다. 경포 해변과 어울리는 야외풀과 생태연못, 수변데크, 동해 일출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가든 등을 갖추고 내년 5월 준공될 예정이다. 건립 40년이 지난 낡은 호텔현대경포대도 신축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건축 설계, 도시 계획 시설 결정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척 도계읍 달전리에는 보금자리 주택 280가구가 공급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만 6107㎡부지에 사업비 459억원(국민주택기금 176억)을 들여 280가구 규모의 공공 임대아파트 5동을 건설하기로 하고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양양군은 전원휴양주거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월리 일대 2만 3145㎡의 부지에 조성되는 전원주택단지는 올해 안에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내년까지 본격적인 대지조성사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양양군 관계자는 “앞으로 민자사업 유치를 통해 양양읍 기리, 사천리 일대 29만 9300㎡에는 체험 및 학습장, 웰빙센터 등을 갖춘 대규모 빌리지 타운도 조성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묵호항’ 뱃사람들 애환 오롯이 내 마음속 등대가 되어…

    ‘묵호항’ 뱃사람들 애환 오롯이 내 마음속 등대가 되어…

    잎을 모두 떨군 나무가 시나브로 야위어 갈 쯤, 바다는 짙푸른 감청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푸르다 못해 검게 일렁이는 바다와 마주한 포구는 추운 계절에 찾아야 제격입니다. 찬바람 부는 선창가와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오가는 어민들의 뒷모습이 어딘가 포구의 쓸쓸한 이미지와 닮았기 때문이지요. 강원 동해시 묵호항을 다녀왔습니다. 한때 동해안 제일의 어업전진기지였다가 이제는 이름으로만 남은 포구지요. 세상에서 묵호는 가뭇없이 사라졌지만, ‘묵호 빌딩 언덕’이라 불렸던 판자촌엔 아직도 옛 향기 오롯합니다. 어여쁜 어달리와 묵호등대 등 둘러볼 곳도 제법 많고요. ●조붓한 고샅길 수놓은 담장 벽화 묵호항 뒤편 가파른 언덕. 작가 심상대가 소설 ‘묵호를 아는가’에서 “불이 켜지면 빌딩숲 같다.”고 표현했던 묵호동 언덕이다. 예전 외항선원들이 묵호항에 입항할 때면 두 번 놀랐단다. 항구 맞은편 묵호 언덕의 휘황찬란한 불빛에 놀랐고, 이튿날 아침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빌딩 숲 자리에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들어찬 판잣집들의 몰골을 보며 또 놀랐다. 이 모두 묵호가 ‘잘나가던’ 시절의 이야기다. 묵호동은 인근 어달리와 대진리를 합친 행정 구역명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금도 ‘묵호진동’이라 부른다. 영화를 누렸던 옛 묵호진(津)의 기억이 아련한 때문일 터다. 이제 옛 묵호는 없다. 1980년, 옛 명주군 묵호읍은 삼척군 북평읍과 합쳐져 동해시가 됐다. 그 이후 동해안 제1의 무역항이자 어업전진기지였던, 그리고 한때 금강산 관광선의 출항지였던 묵호는 이제 동해시의 한 동(洞)으로만 남아 있다. 갯바람에 밀려 묵호 언덕에 정착한 사람들이 그 위로 조붓한 길을 냈다. 논골마을이다. 밤이면 오징어배의 불빛으로 유월의 꽃밭처럼 현란하다고 했던 묵호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달동네다. 여느 바닷가 마을이 그렇듯, 붉고 푸른 지붕들이 낮은 담장 위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비좁은 골목길은 집을 에둘러 아슬아슬하게 언덕을 타고 오른다. 그 사이로 묵호등대가 들어섰다. 요즘에야 많은 사람들이 재미삼아 그 길을 오르지만, 고샅길에 박힌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건 묵호 사람들뿐이지 싶다. 후줄근했던 논골마을은 몇 해 전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논골담길’ 프로젝트에 따라 고샅길 담벼락마다 다양한 내용의 벽화가 그려졌다. 스케치는 미대생 출신들로 구성된 ‘공공미술 공동체 마주보기’ 회원들이, 채색은 60~70대의 마을 노인들이 맡았다. 담벼락 벽화가 그려진 시골마을을 찾는 게 뭐 그리 대수일까 싶지만, 논골마을 벽화는 확실히 남다르다. 단순히 낡은 집을 그림으로 가린 게 아니라, 한평생 바다와 함께한 마을 사람들의 신산한 삶의 이야기를 연작시처럼 그림 속에 듬뿍 녹여 냈다. 논골마을 둘러보기는 묵호항 어판장 맞은편 논골3길에서 시작된다. 묵호등대까지 차로 오른 뒤, 되짚어 걸어 내려오는 편한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고샅길 초입부터 차곡차곡 밟아 올라야 제격이다. 골목길은 뭉툭하다. 닳고 닳았다. 오랫동안 수많은 주민들이 한숨 쉬며 짚고 오른 흔적이다. 맨 먼저 이방인을 맞는 건 ‘논골갤러리’다. 빈집에 크고 작은 그림들을 그려 넣었다. 밤바다에 촘촘히 불을 밝히고 있는 오징어잡이 배와 불덩이처럼 솟아오르는 태양,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묵호벅스’까지. 하지만 어쩌랴. 그림의 뒤편에서 풍겨오는 날카로운 쇠락의 흔적마저 가리진 못하는 것을.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인 못 산다” 논골갤러리를 지나면 담벼락에 널린 오징어 그림이 눈길을 끈다. 1980년대만 해도 묵호의 열 가구 중 세 가구는 오징어를 말리는 일을 주업으로 삼았다. 남자들은 오징어잡이 배를 탔고, 아낙들은 밤새 오징어 배를 갈랐다. 아이들은 오징어를 입에 문 채 골목길을 뛰어다녔다. 마을엔 늘 오징어 냄새가 가득했고, 항구는 밤낮없이 흥청거렸다. 그림은 바로 그 시절에 대한 회상이다. 장화가 잔뜩 그려진 벽화도 그 기억의 연장이다. 제목이 재밌다.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인 못 산다’라나. 묵호가 잘나가던 시절엔 물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 고샅길 바닥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단다. 그래서 장화는 묵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필품이었던 것. 수많은 사람들이 신고 다녔던 장화가 담벼락 가득 그려졌다. 이처럼 벽화 하나하나에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기지 않은 것이 없다. 오래된 골목길을 걷다 문득문득 가슴 뭉클해지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묵호동은 사실 그리 높은 언덕이 아니다. 해발 67m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슴이 느끼는 마을의 높이는 결코 낮지 않다. 골목 구석구석 숨어 있는 벽화들을 감상하며 언덕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마을 꼭대기다. ‘묵호동 종점’이란 띠 두른 전봇대가 박혀 있고, 그 위로 묵호등대가 우뚝 솟아 있다. 바다의 수호천사를 상징하는 ‘천사날개 포토존’과 불꽃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구가 새겨진 소공원 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등대 안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다. 눈앞에 검푸른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묵호(墨湖)에 담긴 뜻이 예서 보면 확연해진다. 너른 바다는 가슴 속 앙금을 말끔히 씻어낸다. 상처받은 이에겐 한 잔 소주 같은, 바닷가가 고향인 이들에겐 어머니 젖가슴 같은, 그런 바다다. ●작고 예쁜 어달리 해변… 조각 작품같은 기암괴석 볼만 언덕을 에두른 고샅길은 버스 종점 앞 매점에서 다시 게구석길, 덕장길 등으로 구불구불 흩어진다. 어달리 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다. 방법은 두 가지. 등대 오른쪽은 묵호 수변공원에서 시작된 ‘등대오름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길이다. 바다 쪽으로 트인 이 길에도 아름다운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등대 왼쪽은 출렁다리 방향이다. 예전 TV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이승기와 한효주가 입맞추는 장면을 찍었다 해서 유명해진 곳이다. 큰길로 내려 서서 왼편으로 돌면 왜구를 물리쳤다는 호국 문어상과 만난다. 그 옆의 거무튀튀한 바위는 까막바위다. 서울 숭례문에서 정확히 동쪽 방향에 있다는 바위다. 현지 어민들은 이 바위에 경외감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다. 까막바위 굴에 문어의 영혼이 산다고 해서 해녀들도 다가가지 않는다고. 까막바위에서 모퉁이를 돌면 느닷없이 예쁜 마을이 튀어나온다. 어달리다. 모래해변의 길이가 300m, 폭이 20~30m에 불과한 조그만 바닷가 마을이다. 여느 동해안 해수욕장과 달리 경사가 완만한 데다, 모래가 곱고, 수심 1m를 넘지 않는 해변이 바닷가 쪽으로 이어져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특히 낚시 포인트로 명성이 자자해 평일에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넘친다. 기왕 예까지 온 터에 동해 제1경 추암해변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조선시대 재상 한명회가 추암해변의 절경에 탄복해 ‘미인의 걸음걸이’를 뜻하는 능파대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촛대바위와 능파대 주위로 파도와 비바람에 깎인 기암괴석이 조각 작품처럼 늘어서 있어 ‘작은 해금강’이라 불린다. 묵호등대에서 삼척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20여분 달리면 나온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강릉분기점→동해고속도로→망상 나들목→묵호 방향→묵호항 순으로 간다. 논골담길은 선어판매센터에서 북쪽으로 300여m 가면 나온다. 묵호등대로 곧장 가려면 일출로에서 논골3길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묵호동주민센터를 끼고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맛집 묵호항은 오징어와 가자미 등의 물회가 유명하다. 가자미 물회의 경우 묵호항 선어판매센터 앞 횟집들에서 1만 5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까막바위 인근 ‘오부자횟집’(533-2676)은 냄비 물회 전문점. 횟집으로는 부흥횟집(531-5209)이 유명하다. ▲잘 곳 묵호항 인근 동해관광호텔(533-6035)과 꿈의궁전모텔(532-9996)은 바닷가에 붙어 있다. 침대에 누워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묵호등대 바로 아래에도 펜션이 있다. 글 사진 동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지구촌에 어필한 제주 명승지는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지구촌에 어필한 제주 명승지는

    제주도는 180만년 전부터 1000년 전까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으로, 화산지형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이번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제 몫을 한 한라산, 성산일출봉, 용머리해안, 대포해안 주상절리대, 정방폭포 등 제주의 대표 경관지를 짚어본다. ●한라산국립공원 백록담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 153.332㎢다. 이 가운데 91.654㎢가 1966년 10월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2호)으로 지정됐다. 한라산은 수십만 년 전에서 수천 년 전까지의 화산활동으로 생겨났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고 북한의 백두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영산으로 꼽힌다. 한라산은 2007년 6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2010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돌출된 정상부 바깥 둘레는 대부분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이뤄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정상 부근에는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넓게 분포돼 있으며 초원지대나 암벽지대에는 시로미, 암매, 구름떡쑥 등 다양한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국립공원에는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화산체인 40여개의 오름이 산재하고, 백록담을 비롯해 물장올, 사라오름, 소백록담, 동수악, 어승생악 등의 산정호수가 있다. 동북사면 성판악 등산로 근처에 있는 사라오름(해발 1324m)의 산정호수는 오름 산정호수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경관도 뛰어나다. ●성산일출봉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광경이 아름다워 ‘영주십경’에서 제1경으로 꼽힌다. 전형적인 수성화산으로 높이는 해발 182m다. 원래는 섬이었지만 제주도 본섬과의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여 연결됐다.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가 해발 90m인 거대한 분화구가 있다. 사면의 급한 경사와 분화구를 둘러싼 커다란 암석 때문에 마치 옛 성처럼 웅장한 경관을 자랑한다.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된 데 이어 한라산과 함께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이 됐다. ●대포동 해안 주상절리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중문동 사이 해안 약 2㎞에 걸쳐 있다. 25만∼14만년 전 인근에 있는 ‘녹하지악’이란 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해안으로 흘러와 급격히 식으면서 생겼다. 수직기둥 형태의 표면은 4각형에서 7각형까지 다양하나 벌집 모양의 6각형이 대부분이다. 일부러 다듬은 듯한 높이 30∼40m의 검붉은 돌기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자연의 위대함과 절묘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천연기념물(제443호)이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용머리해안 산방산 아래자락에 길이 600여m, 높이 20여m로 펼쳐져 있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 해안이다. 마치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형상을 닮았다 해서 ‘용머리’란 이름이 붙여졌다. 산방산과 달리 수성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응회환의 일부다. 여러 개의 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것이 특징. 3개의 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른 흔적과 경사를 달리하는 지층을 관찰할 수 있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다. ●정방폭포 한라산 남쪽 기슭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다.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등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3대 폭포다. 높이 23m, 너비 8m이고 해안인 폭포 아래에 있는 깊이 5m의 작은 못이 바다와 이어져 있다. 폭포 양쪽에 수직 암벽이 발달하고 노송이 우거져 예부터 영주십경의 하나로 손꼽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절벽에서 해안으로 쏟아지는 폭포의 장엄한 광경이 폭포음과 함께 조화를 이뤄 세상의 시름을 잊게 한다. 기원전 중국 진시황의 명을 받고 제주에 불로초를 캐러 왔던 서불이 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절벽에 ‘서불과지’(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뜻)란 글귀를 새겼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2008년 명승 제43호로 지정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지구인 납치중?…하늘서 내려온 붉은 ‘빛기둥’

    지구인 납치중?…하늘서 내려온 붉은 ‘빛기둥’

    마치 외계인이 미확인비행물체(UFO)를 타고와 사람을 납치하기 위해 붉은 광선을 지상으로 쏘는 듯한 신기한 빛기둥이 관측돼 눈길을 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캐나다 온타리오 피터버러 출신의 아마추어 사진가 릭 스탄키비츠(55)가 현지 허스트 인근 고속도로에서 촬영한 놀라운 자연 현상 사진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새벽녘 일출 시 가려진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붉은 섬광이 수백 피트에 걸쳐 상하로 이어져 있다. 이 모습은 마치 SF 영화에서 광선을 이용해 사람이나 사물을 전송하는 듯한 광경을 연출하는데 외계인이나 UFO 신봉자들에게 큰 기대감을 줄 수 있겠지만, 이 같은 현상은 완벽히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태양 기둥 혹은 빛기둥으로 불리는 이 같은 장면은 일출이나 일몰 시 태양빛이 대기 중의 차가운 얼음조각이나 높은 구름에 반사되면서 태양의 위 또는 아래로 빛의 기둥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탄키비츠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광경을 보자마자 혼자 ‘스코티, 나를 전송해줘’라고 중얼거렸다.”고 말했다. 여기서 스코티는 ‘스타트랙’ TV 시리즈에서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기관장 역할의 이름을 말한다. 한편 이 사진은 스탄키비츠가 지난 6월 10일 낚시 여행을 가던 중 운 좋게 목격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대한항공 ‘광고대상’ 9개상 석권

    대한항공이 ‘2011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대한항공은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대한민국 광고대상’ 시상식에서 인쇄부문 대상을 비롯해 라디오 부문 금상, 복수매체 부문 동상, TV부문 은상 등 총 5개 부문에서 9개 상을 석권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7월부터 선보인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편은 우리나라의 숨겨진 비경과 그 풍경에 담긴 이야기를 간결하고 아름답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인쇄 부문 대상작에 선정됐다.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편은 성산일출봉, 청보리밭 등 국내의 수려한 자연과 광화문, 장승, 하회탈 등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광고로 담아냈으며, TV 및 라디오 부문에서는 금상을, 복수매체 부문에서는 동상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광고인 ‘미래의 별들에게’ 편은 TV부문 은상을,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한 ‘대한항공이 뉴질랜드로부터’ 편은 라디오 부문 은상 및 인쇄 부문 동상을 받았다. 이 밖에 일본 광고캠페인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 편은 TV 부문 동상, 글로벌 인쇄광고는 인쇄기법 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광고대상’은 국내 신문, 방송, 온라인 등 전 매체를 대상으로 매년 900편이 넘는 작품들의 순위를 가리는 광고 시상식이다. 25회째를 맞은 올해는 심사위원 수를 확대, 예심 28명, 본심 20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심사를 진행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포항-“철따라 맛 좋은 포항으로 오이소”

    [김봉수의 맛있는 대한민국] 포항-“철따라 맛 좋은 포항으로 오이소”

    “철따라 맛 좋은 포항으로 오이소” 해산물의 메카인 포항은 계절마다 별미 음식을 선사한다. 여름철에는 ‘포항물회’, 겨울철에는 ‘구룡포 과메기’가 여행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그러나 포항을 해산물로만 기억하면 섭섭하다.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있으니 살짝 공개해 본다. 구룡포의 ‘모리국수’, 50년 전통의 ‘구룡포 찐빵’ 등….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포항의 음식들이 여기에 있다. 에디터 구명주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김봉수 부산 ‘싸나이’ 김봉수는 ‘맛집’을 특히 편식하는 여행자로 부산·경남 여행커뮤니티 ‘풍경’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www.poongkyung.com 달인 물회를 만나다 마라도 횟집 포항에서는 ‘포항물회 전문’이라는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식당 중에서도 SBS <생활의 달인> 전파를 탄 집이 있으니 바로 ‘마라도 횟집’이다. 이곳은 ‘전국 최고의 물회 맛 대결’에서 우승해 대한민국 ‘물회의 달인’으로 인정받았다. 마라도 횟집의 물회에는 매실, 아카시아 꿀, 다시마 엑기스로 만든 얼음 육수가 들어가는데 그 맛이 무척 신선하고 깔끔하다. 특히 특별 메뉴인 ‘최강 달인 물회’에는 회, 전복, 해삼, 소라, 개불 등 여러 해산물이 가미돼 씹히는 질감과 신선한 맛이 아주 그만이다. 또한 물회 육수에 비벼 먹는 국수는 덤이라고 하기엔 그 맛이 완벽하다.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158 문의 054-251-3850 추천메뉴 마라도 물회 1만2,000원, 최강 달인 물회 1만2,000원 포항의 대표 특산물 구룡포 과메기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겨울철 해풍에 여러 번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숙성시킨 것이다. 과메기 하면 바로 구룡포 과메기가 아니겠는가. 과메기는 겨울철 구룡포항에 가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항 주변의 과메기 덕장은 물론이고 시장 골목골목마다 과메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과메기의 본고장인 구룡포 주변 횟집을 찾으면 과메기를 쉽게 맛볼 수 있다. 과메기는 싱싱한 배추에 김, 생미역, 미나리, 잔파, 마늘을 곁들여 초고추장에 찍어 쌈으로 싸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먹어야만 특유의 비린 맛이 덜하여 그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추천메뉴 과메기 한 접시 2만~3만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직 구룡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꾸네 모리국수 포항 음식 중 가장 놀라운 맛을 선사했던 음식, 바로 모리국수다. 홍합, 아귀, 대게, 새우, 미더덕 등 해산물이 풍부한 모리국수는 일종의 해물 칼국수다. 해산물이 많은 만큼 국물 맛이 얼큰하고 시원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모리’라는 이름은 바로 ‘많다’는 뜻의 일본어 ‘모리’에서 유래됐는데, 이름 그대로 재료도 양도 푸짐하다. 구룡포항 내에서 모리국수로 가장 유명한 집이 바로 ‘가꾸네 모리국수’. 찾기 쉽지 않은 골목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집이자 현지인에게 더 인기 있는 집으로 통한다. 얼큰하고 시원하고 걸쭉한 국물 맛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감동이었다. 모리국수는 막걸리와도 잘 어울리는데, 이 집에서 판매하는 ‘구룡 막걸리’도 입에 착 감길 만큼 맛있다.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57-3 문의 054-276-2298 추천메뉴 모리국수 1인분 5,000원, 막걸리 2,000원 구룡포 찐빵의 원조 철규분식 50년 전통에 빛나는 철규분식 찐빵은 구룡포의 대표 음식이다. 구룡포 초등학교 정문 앞에 위치해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철규분식에는 현지인들의 추억마저 묻어난다. 하지만 이 집의 메뉴는 국수, 단팥죽, 찐빵 단 3가지. 육수 맛이 진하고 시원한 국수, 설탕을 곁들여 먹는 단팥죽…. 하지만 이 집의 화룡점정은 단연 찐빵이다. 손으로 직접 빚어내 곧바로 쪄내는 이 집 찐빵 맛은 가히 예술이다. 두껍지 않고 부드러운 질감의 빵과 그 속에 부드럽게 녹아든 달콤한 팥소는 환상적인 궁합을 뽐낸다. 하지만, 철규분식의 찐빵은 언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 정해진 양만 만들어 팔기 때문에 운이 나쁘면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미리 전화로 문의한 후 찐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 찾아가 보는 것이 좋겠다.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987-7 문의 054-276-3215 추천메뉴 국수 2,000원, 단팥죽 2,000원, 찐빵 3개 1,000원 T clip. 꼭 추천하고 싶은 포항 여행지 12폭포의 아름다움을 품은 ‘내연산’ 내연산은 포항 시내에서 떨어진 포항시 송라면에 자리한다. 천년고찰 보경사와 열두 개의 아름다운 폭포를 품고 있으며, 그 산세가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관음폭포와 연산폭포는 폭포 중 백미로 불린다. 해맞이 명소 ‘호미곶’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에 비유한다면 호미곶은 꼬리가 되는 부분이다. ‘상생의 손’으로 불리는 조형물과 등대박물관이 있고, 매년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려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한국 속의 작은 일본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구룡포는 일제 강점기 일본 어업의 전초기지로 일본인들의 집단거주 지역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일본인 가옥들이 남아있어 한국 속의 작은 일본을 연상케 한다. 일본인 가옥거리 홍보전시관을 찾으면 가옥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포항 최대 재래시장 ‘죽도시장’ 죽도동에 위치한 포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수산물이 주를 이룬다. 포항대게와 구룡포 과메기 등 포항 특산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제주, 세계 7대 경관 선정 땐 공영관광지 25곳 무료 개방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지로 선정되면 공영관광지 25곳을 무료로 개방한다. 무료 개방 기간은 12일부터 연말까지다. 우근민 지사는 4일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헌신적으로 투표해 준 국민과 세계 시민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투표 마감일인 11일 오후 8시 11분까지 모든 국민이 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무료 개방 예정인 관광지는 돌문화공원, 만장굴, 민속자연사박물관, 비자림, 성산일출봉,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주상절리, 제주목관아, 제주현대미술관, 절물자연휴양림 등이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를 주관하는 스위스의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 재단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 7분(그리니치 표준시 11일 오후 7시 7분)에 홈페이지(new7wonders.com)를 통해 결과를 발표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습니다. 바다를 등에 지고 입에서 단내 나도록 발품을 팔아야 오를 수 있었던 그 산은 참 빼어난 풍경으로 그간의 노고에 대해 듬뿍 보상을 해줬습니다. 산정에 서서 이제야 이 같은 풍경을 찾은 과문함을 자책했던 것 또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는 최고의 남해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빛깔 고운 북천역 코스모스까지 만나고 오신다면 단언컨대, 모자람 없는 초가을 여행이 되실 겁니다. ●쪽빛 바다 등지고 오르는 길 금오산은 ‘쇠 금’()에 ‘자라 오’(鰲) 자를 쓴다.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 산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명성 등에서는 구미, 여수의 금오산이 한참 앞서지만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깊이를 견주자면 하동의 금오산을 앞줄에 세워야 한다. 금오산 전망의 백미는 바다 쪽이다. 지리산의 연봉들이 물결치는 북쪽 사면도 좋지만 남해 쪽빛 바다를 죄다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남 사면이 훨씬 매혹적이다. 하동 옥산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섬진강 만덕포구로 빠져 들기 직전 한 차례 솟구친 산이 금오산이다. 고도는 해발 849m. 북쪽으로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고봉들이 즐비한 하동 땅에서 금오산의 높이야 그리 대단할 게 못 된다. 하지만 등산을 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발고도 0m부터 올라야 한다. 여느 1000m급 고봉에 견줄 만큼 힘든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산행 들머리는 진남면 중평리의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이다. 수련원 오른쪽의 계곡길을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약사암 갈림길이다. 길 왼쪽으로 약 25분가량 올라가면 다시 석굴암 갈림길과 만난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정상에 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 뒤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왼쪽 길을 따르면 곧 된비알이다. 경사면에 나무 계단을 깔아 뒀다. 오르기는 쉬우나 단조롭고 지루한 게 흠. 입에서 단내가 폴폴 날 때쯤이면 달바위에 닿는다. 예까지는 채 한 시간이 안 걸린다. 달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예사롭지는 않다. ●걸개그림 같은 남해 풍경 달바위 조금 위쪽은 임도다. 아랫마을 고룡리와 연결된 포장도로다.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금오산’(鰲山)이 음각된 정상석이 나온다. 옛 이름인 ‘소오산’도 함께 새겨져 있다. 정상석 맞은편 나무 덱이 있는 곳은 해맞이 공원. 그 아래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왼쪽으로 고전 ‘토생전’의 배경이 된 비토섬 등 사천의 섬들이 바둑알처럼 물 위에 떠 있고, 오른쪽으로는 하동 너머 광양 등 남도의 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빛은 어찌나 고운지 더도 덜도 아닌 딱 옥빛이다. 눈앞에 거대한 걸개그림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선 형국이다. 금오산 정상은 한국통신 중계탑이어서 오를 수 없다. 그 바로 아래 헬기장이 발로 오를 수 있는 사실상의 정상이다. 해맞이 공원을 돌아본 뒤 고룡리 방향 임도를 따라 KT기지국까지 내려가 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등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힌 채 내달리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나무 덱에서 하산길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너덜지대가 장관을 이룬다. 예서 15분쯤 내려가면 봉수대다. 고려 헌종(1149) 때 설치됐다고 전해진다. 과거 봉수대 파수꾼들이 사용하던 거처인 석굴암은 지금은 불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볼품없는 집이지만 전망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오른쪽 비탈길을 가는가 싶다가 왼쪽 능선을 따라 곧장 내려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누운 폭포(와폭)와 소류지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하동청소년수련원(055-880-2771)이다. 일반인도 예약을 하면 숙박할 수 있다. 일출 산행을 목표로 삼았다면 하루를 묶는 것도 좋겠다. 수련원 왼쪽은 경충사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금오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차로도 쉬 오를 수 있다는 것. 고룡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6.3㎞를 오르면 산정에 가 닿는다. 길은 매끈한 편. 하지만 폭이 좁다. 굽어진 각도 또한 급한 편이어서 늘 마주 오는 차와 비켜 갈 장소를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는 한들한들 코스모스역입니다 이 계절 하동 여행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경전선 북천역이다. 하동과 사천의 어름에 있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 송정역 사이 300.6㎞ 구간을 5시간 30분 동안 달리는 ‘느림보 열차’, 경전선의 한 역이다. 하루 이용객이 평균 20명 남짓한 북천역이지만, 가을만 되면 무려 3000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몰리고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는다. 원인은 딱 하나, 코스모스다. 하동군은 2007년 역사가 있는 직전리 일대 31㏊에 대규모 코스모스·메밀꽃밭을 조성했다. 경관직불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경관직불사업은 논에 벼 대신 경관 화초를 심고, 농민들에게 소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뜨렸다. 이듬해엔 명성을 타고 역 이름도 ‘북천코스모스역’으로 바꿨다. 올해도 직전리 남바구 들녘 등 약 40㏊에 코스모스와 메밀꽃을 심었다. 하동에서 고개 넘어 사천 가는 코스모스길 너머 북천역이 보인다. 단층 슬래브 지붕을 인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이다. 핑크빛 바탕에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림으로 멋을 냈다.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되는, 저 유명한 나훈아의 ‘고향역’이다. 역 구내는 온통 코스모스 일색이다. 역사와 철길 주변, 멀리 남바구 들녘까지 형형색색의 꽃술들이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은 가까이 갈수록 더 명료해진다. 맑고 깨끗한 빛깔과 가녀린 선은 쉬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북천역 관계자는 10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역 인근의 ‘이병주 문학관’과 청학동, 삼성궁 등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금오산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 고속도로→진교 나들목 우회전→2.2㎞→고룡교→금오산 순으로 간다. 북천역은 진교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청학동 이정표를 보고 계속 간다. 북천역 883-7788. ▲맛집 화개면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883-1667)은 사찰국수(7000원, 2인 이상)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다. 재첩국은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 부흥재첩식당(884-3903), 하옹촌(883-8261) 등이 알려졌다.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수류화개(882-7706)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 충남 ‘으뜸 관광자원’ 집중 육성

    충남 ‘으뜸 관광자원’ 집중 육성

    충남의 국내외 으뜸 관광자원이 내년부터 관광상품으로 집중 육성된다. 충남도는 최근 도내 16개 시·군으로부터 최고(最高) 8개, 최고(最古) 7개, 최대(最大) 11개, 최장(最長) 4개, 유일(唯一) 13개, 특이자원 12개 등 모두 55개의 국내외 으뜸 관광자원을 접수받았다며 25일 이같이 밝혔다. 도는 심의를 통해 5개를 ‘우선 관광상품 육성대상 자원’으로 선정한 뒤 내년에 1억원을 들여 스토리텔링 및 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분야별 주요 관광자원] ●최고(最高) ▲서산 해미읍성:원형보존이 가장 잘된 조선시대 병영성곽 ▲부여 백제금동대향로:국내 최고의 금속공예품 ▲태안 천리포수목원:국제수목학회가 인증한 수목원 ▲당진 함상공원:퇴역함정 활용한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파크 ●최고(最古) ▲아산 온양온천:1300년의 왕실온천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가장 오래된 국내 석탑 ▲부여 궁남지:국내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인공정원 ●최장(最長) ▲천안종합휴양관광지:371m의 유수풀 ▲보령 대천해수욕장:길 3.5㎞ 폭 100m의 최장 해수욕장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길이 207m ▲태안 이원방조제 희망벽화:길이 2㎞의 세계 최장 벽화 ●최대(最大) ▲천안 태조산 각원사:국내 최대 청동좌불상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동양 최대 기와집 ▲서산 천수만 철새도래지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국내 최대 미륵불 ▲금산 군북면:국내 최대 산벚꽃 군락지 ▲청양 칠갑산 천문대:국내 최대 구경 304㎜ 굴절망원경 ▲예산 예당관광지 ●유일(唯一) ▲천안 우정박물관:국내 유일 체신박물관 ▲공주 무령왕릉:삼국시대 유일하게 주인공이 밝혀진 왕릉 ▲연기 교과서박물관 ▲청양 장곡사 ▲예산 한국고건축박물관 ▲당진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국내 유일의 줄다리기 박물관 ●특이자원 ▲보령 냉풍욕장 ▲서산 황금산 코끼리바위 ▲계룡 국제선원 무상사 ▲금산 군북면 연리목:벚나무와 참나무가 합쳐진 나무 ▲서천 조류생태전시관 ▲당진 왜목마을:한 곳에서 일출·일몰 모두 감상
  •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심야운영을”

    “야생동물 피해방지단 심야운영을”

    농작물 수확철에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농촌지역에 시·군별로 편성된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이하 방지단) 운영시간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농작물의 수확기 피해 예방을 위해 일선 시·군은 지난 7월부터 10월 말까지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 운영에 들어갔다. 시·군마다 모범적인 등록 엽사 20명 이내로 구성된 방지단이 유해 야생동물의 출몰 또는 피해 신고가 있을 경우 즉시 출동해 포획에 나선다. 그러나 방지단 운영 시간은 시·군별로 천차만별이다. 포항시는 엽사 19명으로 구성된 방지단을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안동시는 일출~오후 7시, 영천시 일출~일몰, 경주시 오전 6시~오후 10시, 예천군 일출~익일 오전 2시, 군위군 일출~오후 11시30분, 봉화군 오전 6시~자정 등이다. 이처럼 방지단 운영 시간이 들쭉날쭉한 것은 시·군 경찰서(장)가 보관 중인 개인 총기류의 해제 시간을 서로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방지단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 이전으로 제한된 지역의 시·군과 농민들은 야행성 동물인 멧돼지와 고라니 등의 효율적인 포획을 위해 경찰에 방지단 운영 시간을 최소한 자정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지단 운영 시간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짧아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많기 때문이다. 방지단 운영 시간이 오후 9시 이전으로 제한된 안동시와 영천시의 올해 야생동물 피해 건수는 각각 310건과 12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해 예천군과 봉화군의 117건, 115건에 비해 최고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물론 안동 지역의 면적이 163.91㎢로 도내에서 가장 넓기도 하다. 일부 경찰서는 이 같은 요구를 적극 수용해 방지단 운영 시간을 연장했으나, 일부에서는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며 요구를 묵살해 불만을 사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15일부터 오후 8시까지로 엄격히 제한했던 방지단 운영 시간을 2시간 연장 운영토록 했다. 최병헌 서장이 수확기 농작물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총기류 해제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토록 지시한 덕분이다. 반면 일부 다른 시·군과 지역 경찰서는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 관계자들은 “야생동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경찰서에 방지단 운영 시간을 2~4시간 정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의 방지단 운영 시간 연장 요구도 갈수록 거칠어져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지난 8월 말 기준 경북 지역의 시·군별 야생동물 신고 건수는 영천시 120여건, 김천시 40여건, 군위군 70여건, 영덕군 80여건, 예천군 90여건, 성주군 30여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피해 면적은 수천~수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年100만명 찾는 일출명소에 웬 화력발전소” 당진 왜목마을 주민 화났다

    “年100만명 찾는 일출명소에 웬 화력발전소” 당진 왜목마을 주민 화났다

    ●동부그룹 2015년까지 건설 계획 “해 뜨고 지는 마을로 유명한 서해안 관광명소가 환경오염 탓에 망가질 게 뻔합니다.” 충남 당진군 왜목마을 주민들이 인근의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난을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마냥 주민들의 주장을 따르기에도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 18일 당진군 등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2015년 7월 석문면 교로리 45만㎡ 부지에 50만㎾급 2기의 동부화력발전소를 건설,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연간 74억㎾의 전기를 생산, 발전량 부족에 시달리는 한전에 판매함으로써 7000억~8000억원의 연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동부화력은 지난 7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공유수면매립 승인을 받은 데 이어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와 함께 이달 말로 예정된 지식경제부의 민간전력사업자 선정위원회 심사를 관철시키려 애쓰고 있다. 친환경 설비여서 환경오염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정부는 민간발전을 권장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에 왜목마을 주민들은 당진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최근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심사위원들에게도 호소문을 보내 석문면의 19개 마을 중 한 곳만 빼고 모두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충남도도 당진군과 마찬가지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관광·어업 타격… 생존권 위협” 교로2리 이장 임관택(52)씨는 “해마다 신년 해돋이를 보기 위해 10만명 이상이 몰려오기 때문에 모래를 따로 사들여 2㎞의 해수욕장을 만드는 등 정성을 들여 마을을 가꿔 왔는데, 이제 와서 석탄재나 날리는 화력발전소 건설이 웬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부화력 건설 예정지는 왜목마을에서 200~3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마을은 서해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지면서 해마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주민들은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해안 매립으로 어업에 지장을 받고 공해가 심해져 주민들이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013년이 되면 당진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5000만t이 넘어, 포스코가 있는 전남 광양을 제치고 국내 1위로 부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화력 전기생산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당진군은 당진화력 9, 10호기에다 GS EPS의 3, 4호기, 현대그린파워화력과 동부화력이 건설되면 전체 화력발전량이 1140만㎾로 늘어난다. 전 세계에서 단일 지역으로는 최대 전력생산지역이 되는 것이다. ●동부 “친환경 조성… 전력난 도움” 그러나 안종록 동부화력 당진사업소장은 “왜목마을과 발전소 사이에 완충역할을 하는 해발 74m의 석문산이 끼어 있어서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또 기존의 당진화력 송전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 유해 논란이 일고 있는 송전탑도 따로 세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전 정전사태에서 보듯 발전량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전설비를 무조건 반대할 명분도 약하다.”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中관광객들 “살 게 별로 없네요”

    최근 제주도에 1만명 규모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몰리면서 제주 현지의 소핑 상품에 대한 신규 개발과 투자를 요구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3박4일간 머물면서 400억원대 싹쓸이 쇼핑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처음 입국한 중국 ‘바오젠일용품유한공사’의 직원 ‘인센티브 여행단’은 오는 28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1만 1200여명이 잇따라 제주를 찾는다. 이들 중국인 여행단은 15일 오전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관광을 마친 뒤 오후부터 본격적인 쇼핑 일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여행 경비를 모두 회사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쇼핑 등 개인 구매력에서 일반 관광객보다 2~3배 높다는 게 제주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단 4일 동안에 400여억원 이상을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지 쇼핑점에 들른 중국인들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대장금 촬영지도 꼭 가보고 싶다.”며 이것저것 기념품과 상품을 골랐다. 젊은 남녀 직원이 대부분인 이들은 우선 한국산 화장품을 많이 집어들었다. 거의 대부분 국산 브랜드를 잘 알고 점원에게 구체적인 상품을 지적해 구매했다. 또 인삼제품과 전통차, 기념품 등을 많이 찾았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기념품을 이리저리 만지다가 원산지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확인되자 실망하는 표정으로 물건을 내려놓았다. 사실 돌하르방 등 제주에서 판매 중인 상당수 기념품이 중국산인 것이다. 중국인들은 또 서울의 동대문 쇼핑몰처럼 의류 전문매장이나 유명 브랜드점을 찾았으나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닌 것을 알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차관급 인사 안팎]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내정자 “한 정권 일출서 일몰 지켰다”

    “‘순장’(殉葬)이 아니고 ‘완주’(完走)다. 한 정권의 ‘지킴이’로, 해가 뜨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해가 지는 것까지 모두 지켜본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6일 사실상 수석급인 기획관으로 승진한 김상협(48) 녹색성장기획관 내정자는 이같은 말로 승진 소감을 대신했다. 기자 출신인 김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1998년 조지워싱턴대에서 1년간 연수생활을 할 때 워싱턴 특파원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8년 청와대에 미래비전비서관으로 처음 들어왔다. 그는 생소한 개념이던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의 녹색성장기획단장과 미래기획위원회의 미래기획단장까지 겸임하며 온실가스 감축, 신성장 동력 과제 선정 및 추진에도 앞장 섰다. 특히 한국이 이끄는 최초의 국제기구가 될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창립을 주도해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광복절 경축사의 제목으로 등장한 ‘더 큰 대한민국’도 그가 창안해낸 말이다. 기획력이 뛰어나 ‘천재형’ 참모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차관급 인사 때 환경부 차관직 제의를 받았으나 “좋은 자리지만 대통령을 끝까지 보필하고 싶다.”며 고사했다. 김 내정자는 “이제 2단계에 접어든 ‘녹색성장’이 확실히 이행되도록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본적은 경북 경산. 보성고와 서울대 외교학과(82학번)를 나왔고 취미는 바둑이다. 부인 김수미(46)씨와 1남 2녀를 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독도, 강박의 옷을 벗자/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독도, 강박의 옷을 벗자/김종면 논설위원

    일본의 무차별 독도 공세에 우리는 그동안 맞대응을 자제한다며 외곽을 빙빙 도는 ‘아웃복싱’ 전략을 구사했다. 과연 거리는 적당히 유지하고 펀치는 제대로 날린 것일까. 아쉬움이 남는다. 아웃복싱이라면 슬슬 피해다니는 것 같지만 결정적 순간엔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7년째 방위백서에서 ‘고유영토’ 타령을 해도 우리는 말만 앞섰지 행동은 뒷전이었다. 단호한 응징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만 강조했다.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마당에 섣불리 대응해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조용한’ 외교 때문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철칙이란 없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행동으로 ‘주장하는’ 외교를 펼칠 수밖에 없다. 독도에 대해 영토주권을 완벽하게 행사하는 나라임에도 어째 이리 자신이 없는가. 강하게 나가면 일본의 노림수에 말려든다는 ‘노이로제성’ 강박의 함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도’라는 밭은 이제 호미가 아니라 쟁기로 뒤엎어 확실하게 객토를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도 줘야 비옥해진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날로 노골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의 대응은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대담한 것이어야 한다. 정부가 ‘울릉도 정치쇼’를 벌인 일본 자민당 의원들을 돌려보낸 데 대한 국민의 반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잉대응이란 지적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일본의 막가파식 도발에 신중 모드로 일관한 정부의 대응방식에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장관이 독도에서 보초를 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영토수호 의식을 일깨우는 건 좋지만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는 곤란하다. 포퓰리즘이 스며들어선 안 된다. 독도에 관한 한 우리의 정신전력은 손색이 없다. 한마음 한몸이다. 정치권도 ‘초당파’다. 일본 의원들 입국소동 땐 그야말로 전사이 가도난(戰死易 假道難·싸워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의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주지 않았나. 왜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동래부사 송상현의 그 도저한 결기 말이다. 그러나 정신력만으론 일본의 집요한 독도공정을 물리칠 수 없다. 실효적 지배를 공고히 하는 강력한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독도해법이 백출하고 있다. 일출시간의 기준을 독도로 삼자는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천황제 해체를 요구하자는 역사학자도 있다. 책상머리에서나 논할 일이다. 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나 방파제 같은 기초 인프라도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게 우리 현실이다. 모든 건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최고 통치권자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일본의 요지부동인 독도 도발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도 대통령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이번 광복절 66주년 경축사엔 분명한 독도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한·일관계의 대국(大局)을 고려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수위를 조절할 이유는 있겠지만 우리에게 그럴 여유는 없다. ‘동해의 일본해 표기’ 문제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때론 허허실실의 싸움도 해야 한다. 대통령도 언급했듯 독도는 천지개벽을 두 번 해도 우리 땅이다.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독도를 직접 방문해 영토 수호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자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은 외교 이전의 문제다. 대통령이 먼저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변변한 실효적 지배 대책을 세울 수 있고 힘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반짝하다가 흐지부지되기 십상이다. 그동안 쌓아올린 4강외교의 공든 탑에 흠이 가지 않을까 염려할 계제가 아니다. 영토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한 ‘독도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면 이보다 더한 영예가 어디 있을까. 레임덕 터널도 가뿐히 지날 수 있다. 어느 시인은 “독도의 하늘이 청명할 때 세계의 하늘이 청명하다.”고 했다. 독도를 지키는 일은 고달프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 우리 자부심의 원천임을 생각하면 힘이 절로 솟지 않는가. jmkim@seoul.co.kr
  • “이것이 한·미 찰떡동맹이냐”

    “이것이 한·미 찰떡동맹이냐”

    미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해 한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이 주장하는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 대신 일본해 단독 표기가 국무부의 입장인가.’란 질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인 ‘일본해’를 우리 역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미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결정된 표기들을 사용한다. 그 바다에 대한 BGN의 표준 표기는 일본해다.”라고 덧붙였다. 극도로 민감한 영토 문제에 관해 분명하게 일본을 편든 것을 놓고 한국인의 정서를 헤아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인사들이 입으로는 한·미동맹을 ‘린치핀’(linchpin)이니, ‘찰떡’(sticky rice cake)이니 하면서 높이 평가했던 본심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한편 여당인 한나라당은 동해가 반드시 병기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10일 국회를 방문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동해 표기를 위한 협조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표도 9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일본해 단독 표기가 아닌 동해로 병행 표기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미국에 대한 배신감과 우리 정부의 외교력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사는 유소희(24·여)씨는 “이제 여름 휴가도 일본해로 가고, 일출도 일본해로 가야 볼 수 있고, 울릉도와 독도도 일본해에 있는 섬”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이재연·이영준기자 carlos@seoul.co.kr
  •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강원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은 흔히 ‘하늘 정원’으로 불립니다. 들꽃들이 무시로 피어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을 꽃밭보다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들꽃들은 산정의 구름이 벗겨질 때마다 단아하면서도 고혹스러운 자태를 선보입니다. 숲그늘은 또 어찌 그리 짙은지요. 그렇잖아도 시원한 고원지대가 청량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벌써 가을꽃이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들꽃숲길’을 돌아봤습니다. 그 길엔 우리가 이름 불러주길 기다리는 들꽃들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3D 식물도감’ 같은 들꽃숲길 함백산 은대봉과 금대봉이 갈라지는 길, 두문동재(1268m)다. 싸리재, 불바래기라고도 불린다. 한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국도(38번)였던 곳. 산 아래에 터널이 뚫린 뒤론 들꽃숲길의 들머리 노릇만 하고 있다.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의 들꽃들을 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들머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분기점은 둘 다 분주령(1080m)이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둘러보고 내려온다. 거리는 약 6.6㎞로,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문동재를 들머리 삼을 경우엔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에서 검룡소 방향으로 곧바로 하산한다. 거리는 6.9㎞쯤 된다. 이참에 분주령에 대한 오해, 즉 ‘분주령=야생화의 천국’이란 등식에 대해 확실히 짚어 두는 게 좋겠다.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움푹 꺼진 재다. 인근에 야생화들이 없지는 않으나, 금대봉 자락이나 대덕산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런 오해가 확산된 데는 ‘분주령’이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 한몫했다. 사진 속엔 범의꼬리 활짝 핀 산자락이 담겨 있는데, 사실 분주령이 아니라 대덕산이 주인공이다. 이 사진 탓에 탐화객들이 분주령과 대덕산만 보면 핵심은 모두 둘러본 것 아니냐며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들꽃 산행의 중요한 한 축인 두문동재를 놓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경우도 완벽한 들꽃 산행이 못 되긴 마찬가지다. 들꽃 산행의 핵심은 두문동재를 포함한 금대봉 일대와 대덕산이다. 두 지역은 자생하는 들꽃들의 양태나 산행길의 분위기 등에서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분주령과 대덕산을 거쳐 하산하는 9.6㎞짜리 산행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산행 길이가 늘어난 만큼 산행 시간도 한 시간가량 늘어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어느 한쪽이라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실이다. ●하늘 정원 걸으며 여름꽃을 배웅하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 구간의 특징은 길이다. 줄곧 소로가 이어진다. 걷기 쉽고 아늑하다. 오르막도 거의 없다. 산악자전거의 다운힐(down hill)처럼 줄곧 내리막이다. 2.5㎞ 정도는 아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그늘이 이어진다. 그 길에 군데군데 야생화가 피어 있다. ‘3D 식물도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탐방로 이름이 ‘들꽃숲길’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기보다는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게 이채롭다. 두문동재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난 소로다. 하늘 정원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다. 동자꽃이 길을 열고, 태백기린초와 큰까치수염, 노루오줌 등이 앙증맞은 꽃술을 벌려 탐화객을 맞는다. 간간이 강렬한 노란빛의 마타리가 눈에 띈다.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8월 중순만 돼도 가을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산 아래는 이제 한여름이 시작되는데, 깊은 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과 만난다. 한강의 시원(始原) 같은 곳이다. 하지만 샘은 한강 발원지의 지위를 검룡소에 선선히 내줬다. 물이 땅으로 스며든 뒤 비로소 검룡소에서 솟구친다는 게 이유다. 하긴 자연이 이런 일로 공명을 다툴까. 들꽃숲길에선 조심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일부를 제외하면 탐방로 주변이 모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따라서 탐방로가 아닌 곳은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게 좋다. 쐐기풀과 나무 뿌리도 조심해야 한다. 쐐기풀은 고목나무 샘 아래쪽부터 특히 많은데, 맨살에 닿았을 경우 독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무 뿌리는 거의 얼음장과 같아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은 순탄하게 이어지다 분주령부터 곧추선다.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느닷없이 하늘이 벗겨지며 분지 형태의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들꽃 세상, 대덕산이다. 김 해설사는 대덕산을 “산중 연꽃 같은 지형”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령들이 연꽃잎이라면 대덕산은 그 가운데 꽃술처럼 들어 앉아 있기 때문이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병풍 삼아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일월비비추가 주종을 이루고, 양지꽃과 하늘말나리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꼭꼭 숨겨진 솔나리는 반드시 찾아볼 것. 잎이 솔잎을 닮아 이름지어졌다. 야윈 꽃대에 진분홍 꽃이 얹혔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속되게 비유하자면 ‘베이글녀’쯤 되겠다. 하산길에 검룡소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철철 넘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폭포도 장관이다. ●축제로 여는 고원(高原)의 여름 이맘때 태백에서 꼭 기억해야 할 볼거리가 해바라기와 배추다. 소 아홉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 마을에서는 해바라기 축제(www.sunflowerfestival.co.kr)가 28일까지 열린다. 해발 900m 고원 마을에 물결치는 10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이다. 고랭지 배추밭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의 ‘별미(美)’. 곰곰 살펴보면 잘 익은 배추는 농염한 장미에 견줄 만큼 예쁘다. 태백 어름에서 삼척에 이르까지, 거의 대부분의 산자락마다 배추들이 가득하다. 풍경이 빼어나기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 마을이 첫손 꼽힌다. 특히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대표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전국구’ 관광명소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는 주말에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하루 10회 오간다. 평일에는 적정 대수의 차량만 통행시킨다. 귀네미 마을은 아직 통행 제한이 없다.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올해 15회째. 7일까지 오투리조트에서 열린다. 행사장은 해발 1100m의 고원지대다. 영화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엔 기온이 15도 안팎에 그쳐 얇은 담요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행사장엔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매일 저녁 6시 30분~8시엔 벨리댄스, 핑거기타연주 등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7세 미만은 무료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 국도→태백, 혹은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 관광문화과 550-2081. 들꽃숲길을 트레킹하려면 3일 전 태백시 환경보호과(550-2061)에 예약해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는 반입 금지다. ▲맛집 태성실비집(552-5287)은 연탄불에 태백 한우를 구워 먹는 집이다. 초막손칼국수(553-7388)는 고등어조림, 두부조림 등으로 소문난 맛집. 김서방닭갈비(553-6378)와 승소닭갈비(553-0708)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 구릉에 터를 잡아 일출과 마주할 수 있다.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 모텔도 깔끔하다.
  • 제주 화산섬 기념주화 10월발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소재로 한 기념주화를 오는 10월 14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념주화는 한은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두 번째 시리즈 기념주화로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우리 문화와 자연을 해외에 알리려고 만들어졌다. 한은은 지난해 종묘를 주제로 한 기념주화를 발행했고 올해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내년에는 석굴암과 불국사를 소재로 한 기념주화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념주화는 액면금액 5만원의 프루프급 은화(은 99.9%)로 지름 33㎜, 중량 19g이다. 앞면은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뒷면은 당처물동굴의 내부 모습을 표현할 계획이다. 최대 발행량은 국내 판매분 2만 7000장과 국외 판매분 3000장 등 모두 3만장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흑인 경제권 강화 제도 BEEBlack Economy Empowerment는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흑인을 탄압하는 또 다른 흑인을 낳았다. 모든 일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남아공을 풍부한 자원과 자연을 지닌 축복의 땅이라고 한다. 흑인과 백인은 물론 여러 인종이 모여 만든 무지개 나라Rainbow Nation라고 한다. 어둡지만 않고, 밝지만 않지만 남아공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는 그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www.southafrica.net Cape Town 살랑 바람이 피어나는 케이프타운 남아공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을 꼽으라면 아마 케이프타운Cape Town일 것이다. 일 년 내내 더울 것 같은 아프리카지만 케이프타운은 예외다. 여름인 1월에도 평균기온이 20.3도이며, 겨울인 7월에도 11.6도를 유지하는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한다. 살랑살랑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도시를 호위하듯 우뚝 선 테이블 마운틴이 있는 케이프타운. 종종 비교되는 샌프란시스코보다 정이 가는 도시다. 보여주는 산, 보기 위한 산 케이프타운에 며칠 머무는 이들 모두가 테이블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와 바람이 잦은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말한다. 테이블 마운틴. 일반 산처럼 정상이 뾰족하지 않고 테이블처럼 평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특한 모양의 산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와 같다.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 군데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되고, 케이블카로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은 5분여 만에 정상에 도착하는 케이블카를 주로 이용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는 1929년에 개통됐으며, 현재 운행되는 둥근 형태의 케이블카는 1997년에 만들어졌다. 360도 회전하며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아찔하게도 창문 두 군데가 막혀 있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아, 탄성이 쏟아진다. 산 아래에서 본 것처럼 정상 일대는 테이블처럼 평평해 사방이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주봉은 해발 1,086m의 매클리어봉이다. 주봉의 북서쪽으로는 669m 높이의 사자 머리Lion’s Head가, 북동쪽으로는 1,001m 높이의 악마의 봉우리Devil’s Peak가 있다. 이들 봉우리와 더불어 테이블 베이, 케이프타운 시내 등 일대가 모두 눈에 담긴다.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을, 테이블 마운틴에서는 케이블 마운틴을 보는 셈이다. 정상 일대의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어느 쪽으로 향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케이프타운을 감싸 안은 테이블 마운틴의 모습은 시그널 힐Signal Hill에서 보는 게 아름답다. 석양 무렵, 차와 자전거를 타고 시그널 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저녁이면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는 테이블 마운틴의 여운을 달래기에도 그만이다. 시그널 힐이라는 이름은 매일 오전 12시에 대포를 발포해 얻게 됐다. 이 대포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운행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마지막 하강 오후 6시) 요금 어른 왕복 R180, 편도 R90 문의 021-424-8181 tablemountain.net 1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온스 헤드 2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 3 시그널힐의 일몰 4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는 2층 버스가 테이블마운틴을 찾았다 5 테이블마운틴의 절벽위에서 잠든 바위너구리 6 테이블마운틴 산책로 폭풍 속에서 희망을 찾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 아니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희망봉에서 동남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그럼에도 희망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 옛날 인도양을 항해하던 선원들이 그랬듯 희망봉에서 희망을 보길 원하는 걸까. 희망봉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바스코 다가마가 아니다. 포르투갈의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라는 항해자가 1488년에 이곳을 발견해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 이름했다. 9년 후인 1497년, 바스코 다가마가 이 곶을 통과해 인도로 가는 길을 개척하며 폭풍의 곶은 희망의 곶이 됐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까지는 약 50km 거리. 잘 닦인 자동차도로를 따라 희망봉으로 향한다. 운이 좋거나 혹은 나쁘다면 도로 위에서 개코원숭이와도 만나게 된다. 한번 먹을 걸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놈이라 양아치로 통하기도 한다. 그렇게 도착한 희망봉은, 바다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육지다. 그래도 거룩한 이름의 희망봉인지라 기념사진만은 놓치고 싶지 않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곳은 바스코 다가마가 실제 발을 디딘 곳이다.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당시의 날씨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여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는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최남단은 아니지만 남아공 남서쪽 끝을 이루는 곶이 있다. 바로 케이프 포인트다. 238m 높이에 등대가 놓여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214m 높이의 역에 선다. 케이프 포인트에서는 희망봉은 물론 일대의 바다가 한눈에 조망된다. 세계 도시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등대와 함께 있다. 케이프 포인트는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관람시간 10~3월 오전 6시~ 오후 6시, 4~9월 오전 7시~오후 5시 요금 입장료 어른 R80, 어린이 R20, 케이블카 어른 왕복 R45, 편도 R35 문의 www.tmnp.co.za, www.capepoint.co.za 1 한 번 먹을 것을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개코 원숭이는 케이프타운에서 양아치로 통한다 2 케이프 포인트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해발 214m 역에 선다 3 희망봉을 알리는 표지판 감옥이 된 섬, 유산이 된 감옥 로벤 아일랜드Robben Island로 향하는 길, 배를 다루는 바다가 거칠다. 대서양의 원래 성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기란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일 것이다. 섬은 1836년부터 1931년까지는 나병환자를, 1959년부터는 정치범을 가두는 장소로 활용됐다. 워터프론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의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에서 1시간여 바닷길을 달리면 로벤 아일랜드에 닿는다. 쇼핑 센터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에 넘친다. 가끔 길거리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도 보고 있자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워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로벤 아일랜드는 다르다. 텅 빈 섬은 고요하며 엄숙하다. 감옥이 폐쇄된 건 1996년의 일이다. 다음해인 1997년부터 섬은 박물관으로 공개됐고, 199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은 버스로 돌아본다. 버스에는 그 옛날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이드가 동승해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버스를 한 장소에 세워두고 투어가 진행돼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한 면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진지하다. 버스는 섬을 한 바퀴 돈 다음, 참가자들을 감옥에 내려준다. 실제 이 감옥에 수감됐던 이가 안내를 맡아 강제 노역을 했던 장소며, 수십명의 수감자가 지냈던 방과 화장실 등을 보여준다. 당시 뙤약볕에서 노역을 하며 실명을 한 이들도 많았다고 하니 수감 생활의 고단함은 짐작할 만하다. 넬슨 만델라를 포함한 여러 정치범들이 수감됐던 독방 또한 볼 수 있다. 넬슨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27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로벤 아일랜드 투어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섬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들의 성지를 엿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물개와 가마우지의 터전이 되는 섬 주변의 바다와 섬 안에서 만나는 아프리칸 펭귄도 반갑다. 4 워터프론트의 시계탑 5 로벤 아일랜드에 사는 아프리칸 펭귄 6 워터프론트에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수많은 가게가 자리했다 그 섬에 물개가 산다 네덜란드어로 나무라는 뜻의 호우트Hout.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상당량의 목재를 베기 이전에 이곳은 울창한 숲이었다고 한다. 1652년, 요한 반 리빅Johan van Riebeek은 그의 일기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이곳을 기록했고, 이후 이곳은 호우트 베이Hout Bay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아침, 호우트 베이는 숲이 아닌 기념품을 파는 노점으로 가득하다. 목재 인형에 부부젤라까지, 다양한 상품을 늘어 놓은 노점은 물개 섬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물개 섬Seal Island은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정식 이름은 더커 섬Dulker Island이지만 물개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물개섬이라 불린다. 커다란 갯바위에 가까운 섬에는 계절에 따라 600마리에서 5,000여 마리의 물개가 살아간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섬을 물개가 온통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여 배는 섬에 다가갈 뿐 정박하지는 않는다. 섬 주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서 물개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15분여 뱃길을 달려 10분여를 구경하고, 또다시 돌아오는 물개 섬의 여정은 40분 정도로 짧아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 이곳을 잠시 들른다. 호우트 베이를 떠나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챔프만스 피크 드라이브Champman’s Peak Drive를 따른다. 죄수들을 동원해 7년간 닦은 길로 1922년에 개통됐다. 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우트 베이는 하늘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빛을 담아낸다. 운행시간 오전 8시45분줈, 오전 9시30분, 오전 10시15분, 오전 11시10분줈(줈는 비정기 노선) 요금 어른 R42.50, 어린이 R15 문의 Circe Launches 021-790-1040 www.circelaunches.co.za 작지만 강한 심장의 펭귄들 남아공에도 펭귄이 산다. 아프리카에 사는 놈이라 이름도 아프리칸 펭귄이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는 보울더스라는 해변이 자리했다. 1982년에 이 해변으로 한 쌍의 펭귄이 들어왔고, 지금은 3,000여 마리의 펭귄이 살아가는 보울더스 펭귄 서식지Boulders Penguin Colony로 탈바꿈했다. 1910년에는 150만 마리 가량의 아프리칸 펭귄이 남아프리카에 서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 펭귄 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이유로 20세기 말에는 개체수의 10%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아프리칸 펭귄은 40~50cm 정도의 귀여운 체구를 자랑한다. 체구는 작지만 심장은 강하다. 보울더스의 해변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에서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 펭귄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해변을 벗어나 주차장까지 걸음을 하는 펭귄도 있다. 아프리칸 펭귄은 재캐스 펭귄Jackass Penguin이라고도 불렸다. 당나귀와 울음소리가 비슷해서였는데, 남아메리카의 일부 펭귄도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 아프리칸 펭귄이라 불린다고. 이 펭귄은 1시간에 7km 정도를 수영하고, 2분 정도 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보울더스와 차로 5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도 가볼 만하다. 네덜란드 총독이었던 사이먼이 이곳에 항구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는데 곳곳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다. 입장요금 어른 R35, 12세 이하 R10 문의 021-786-2329 www.tmnp.co.za 1 챔프만스 피크의 전망대 2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달리면 물개 섬이라 불리는 더커 섬에 닿는다 3 보울더스 해변의 펭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하다 Kruger National Park 선한 영혼이 뛰노는 자리 크루거 국립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음푸말랑가Mpumalanga 날씨 맑음. 똑똑한 핸드폰의 아름다운 위젯이 크루거의 날씨를 알린다. 케이프타운에서 2시간 가량 하늘 길을 날아 넬스프룻Nelspruit 공항으로, 또다시 차로 2시간을 넘게 달려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의 사설보호구역Private Game Reserve에 들어섰다. 남아공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으로 알려진 크루거는 그 크기만 남북으로 350km, 동서로 60km에 해당한다. 남아공의 음푸말랑가와 림뽀뽀Limpopo주를 포함해 북쪽으로는 짐바브웨, 동쪽으로는 모잠비크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거대한 크루거의 음푸말랑가 땅,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Mala Mala Private Game Reserve에 며칠 머물 예정이다. 똑똑한 핸드폰이 알려준 날씨가 새삼 반갑다. 동물원이 아니랍니다! 새벽부터 숨가쁘게 이어온 여정이건만 쉴 시간은 없다. 해거름이 찾아 들기 전에 야생의 땅으로 안전하게 잠입해야 한다. 샌드위치로 곯은 배를 대충 채우고 랜드로버에 올라탄다. 랜드로버는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의 발이 된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며 뿜어내던 그의 야성미가 비로소 진정한 멋을 발휘하는 때다. 랜드로버가 발이라면 레인저Ranger는 여행자의 눈이자 보호자다. 레인저들은 매와 같은 눈으로 동물들의 뒤를 쫓는 한편, 안전의식이 미비한 사파리 여행자들을 주의시킨다. “랜드로버에서 엉덩이를 떼지 마세요.” “동물원으로 착각하고 소리치지 마세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전한 엽총을 지닌 레인저들이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그래야 죽지 않고 사파리를 마칠 수 있다. 워터벅Waterbuck은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모습을 드러냈다. 엉덩이에 Q마크를 예쁘게 새긴 워터벅 한 마리다. 곧 이어 모습을 드러낸 임팔라Impala의 엉덩이에는 M자가 박혀 있다.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웬 횡재냐며 랜드로버의 일행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사실 크루거에는 워터벅이며 임팔라 같은 초식동물은 널려 있다. 찾아내고 뒤를 쫓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존 방법이 많이 낳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어서다. 서쪽 하늘의 석양볕이 열기를 잃고 어둠이 내렸다. 낯설고 먼 소리에 임팔라가 반응을 보인다. 놈의 천적이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는 뜻이다. 또 다른 랜드로버에서 무전을 보내 임팔라의 행동을 확인해 준다. 사자다. 그것도 네 마리의 새끼 사자를 거느린 사자 가족이다. 무전을 주고받은 네 대 가량의 랜드로버가 모여들었다. 사자 가족의 비위를 맞추며 랜드로버 떼가 조심스레 접근을 시도한다.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카메라 앞에 몇 차례 포즈를 취하던 사자 가족은 초원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네까짓것들은 관심 없다는 듯 시크의 절정을 보여주고는 떠났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흥분했다. “내가, 여기, 크루거, 사파리에서, 사자를, 아니, 사자 가족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1 크루거를 대표하는 초식동물인 임팔라. 뿔 달린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함께한다 2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들의 발이 되는 랜드로버 3 작은 몸집의 새들도 크루거에서는 생존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하루 400km 가량 곡예하듯 비행하는 배틀래 독수리Bateleur Eagle 4 임팔라를 사냥한 표범이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있다 5 아침, 경비행장 활주로에 나타난 코뿔소 떼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아프리카 사파리 경험이 많은 이들은 초보 사파리 여행자들에게 크루거를 권한다. 짧은 여정으로 쉽게 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동물을 볼 수 있어서다. 초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동물을 관찰하는 것도 크루거만의 매력이다. 찻길을 준수하는 여타 사파리와는 달라 크루거에서는 쌍안경이 필요 없다. 의기충천해 범이라도 잡을 태세로 달려가는 길, 진짜 범을 만났다. 호피 코트를 멋지게 뽐내는 표범의 엉덩이가 걸음걸음 실룩거린다. “쉿!” 걷고 쉬기를 반복하는 표범의 발걸음이 외따로 풀을 뜯는 임팔라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냥.예.감. 예사롭지 않다.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사파리를 하는 이에게 필요한 건 인내다. 맹수는 배부른 식사를 위해 초식동물과의 거리를 아주 천천히 좁혀 가며 사냥을 한다. 기다림의 시간, 동물 찾기에만 혈안이 됐던 시선이 어느새 하늘을 향한다. 별은 총총하고, 달은 밝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저 멀리 일렬로 선 목 긴 기린 떼의 실루엣이 들어온다.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는 기다림을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사냥 시간이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긴장감은 배가 되고, 목구멍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귀를 아릿하게 적시는 바로 그 순간, 표범이 사라졌다! 임팔라 수놈의 울부짖는 소리를 따라 랜드로버가 초원 안으로 들어선다. 수놈 임팔라와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목을 내어 준 암놈 임팔라가 쓰러져 있다. 이번에는 표범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임팔라의 목을 문 표범은 몇분간 미동도 않는다. 파다닥. 파다닥. 몇 차례 이어지는 임팔라의 몸부림에도 표범은 굳건하다. 표범의 기다림이 끝났다는 것은 소리로 알게 된다. 사각사각 살과 내장을 뜯어내는 소리가 선명하다. 사냥에 성공한 표범은 위풍당당하게 식사를 즐긴다. 불과 몇 시간 전, 초식동물을 동정했던 우리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아름답다. 잔인하지만 아름답다. 1 등에 작은 새를 태운 버펄로의 모습. 새는 버펄로가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2 초식동물 임팔라는 작은 소리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빅 파이브’를 만나게 될까 사파리를 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를 이르는 ‘빅 파이브 Big 5’다. 사파리를 하는 동안 이들을 모두 보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에서도 빅 파이브를 모두 보는 이들에게는 증명서를 준다. 이른 아침, 사파리를 시작하자마자 코뿔소가 보인다. 방금 전에 떠오른 해를 등지고는 경비행기 활주로에 단체로 자리를 깔았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버펄로도 아침 사파리에서 만난다. 코뿔소나 코끼리, 버펄로는 새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등이나 머리 위에 새가 앉아도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작은 새들은 큰 동물이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몸집에 관계 없이 야생에는 생존 법칙이라는 게 존재한다. 크루거의 사설보호구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출과 일몰 즈음, 두 번의 사파리를 한다. 한낮에는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워킹 사파리 Walking Safari 를 진행한다. 초원까지는 랜드로버로 이동을 하고, 짧은 거리를 걸으며 초식동물이나 새, 나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워킹 사파리까지 참여하면 하루가 빡빡하다. 똑똑한 핸드폰의 날씨가 바뀌었다. 흐림. 그래도 사파리는 어김없이 이어진다. 어둠이 내렸지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느껴진다. 첫날의 흥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음침한 분위기에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웬일인지 동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너무나 빨라 쫓기가 힘든 하이에나만이 어둠 속을 배회한다. 레인저는 “음침한 오늘은 사냥의 날”이라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사냥이 이뤄졌고, 버려진 고기를 먹기 위해 하이에나는 움직였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봤다면 그날은 사냥의 날이자 피의 날이며 음침한 기운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날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말라말라 메인 캠프 Mala Mala Main Camp 크루거 국립공원 음푸말랑가 주에 자리한 로지 Lodge 중 하나다. ‘말라말라’와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Rattray’s on Mala Mala’라는 두 개의 로지가 가까이에 있다.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는 전용 풀을 갖춘 풀 빌라. 단 8개의 객실만 운영하며, 16세 이하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말라말라 캠프에서는 사파리를 하는 시간 외 밥을 먹는 등의 모든 일을 레인저와 함께한다. 심지어 밤에 숙소로 돌아갈 때는 레인저가 문 앞까지 배웅한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사슴 종류나 코끼리 등은 캠프 안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보호구역과 경계가 희미하다. 문의 011-442-2267 www.malamala.com Travel to South Africa ▶남아공 찾아가는 길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의 항공의 허브 도시다. 한국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일반적으로 홍콩을 거쳐 간다. 크루거 국립공원이 위치한 넬스프룻 공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시간, 케이프타운에서는 2시간 가량 걸린다. 사우스아프리카항공 서울사무소 02-775-4697. ▶남아공 기본정보 랜드(Rand, 주로 란드라 발음)를 사용한다. R1는 160.41원. 230V 3핀 코드. 대부분의 호텔에는 한국 전자제품의 2핀 코드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하나 정도 마련돼 있다.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남반구에 자리했으므로 한국과 날씨가 반대다. 7월 최고기온은 17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온이지만 최고 기온이라는 사실을 감안하자. 아침저녁으로는 아주 춥다. 비가 적은 여름과는 달리 7월 평균 강수량은 82mm로 많은 편이다. ▶Accommodation 케이프타운 추천 호텔 월드컵 때 태어난 페퍼 클럽Pepper Club 케이프타운의 다운타운에 자리한 5성급 호텔로 2010 월드컵 때 문을 열어 시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객실 분위기는 모던한 편. 스토브와 오븐이 있는 부엌이 마련돼 있으며, 토스트기와 캡슐 커피 머신도 있다. 호텔 바로 옆에 아바나(Havana)라는 유명 클럽이 자리해 일부 객실은 시끄러울 수도 있다. 주소 Cnr Loop and Pepper Street, Cape Town 문의 021-812-8899 www.pepperclub.co.za 고풍스러운 더 테이블 베이 호텔The Table Bay Hotel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케이프타운에서 손에 꼽히는 고급 호텔이다. 로벤 아일랜드와 워터프론트, 테이블 마운틴 전망의 329개의 객실이 다양한 타입으로 마련돼 있다. 객실 분위기는 고풍스럽다. 호텔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아틀랜틱 그릴(Atlantic Grill)과 경쾌한 분위기의 유니온 바(Union Bar) 등이 자리했으며, 스파,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주소 Breakwater Boulevard, Quay 6 Victoria & Alfred Waterfront, Cape Town 문의 021-406-5000 www.tablebayhotel.com ▶Dining Place 케이프타운 추천 레스토랑 보슈운달Boschendal 와이너리 투어 와이너리 투어는 케이프타운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더반빌을 시작으로 수많은 와이너리가 펼쳐진다. 그중 보슈운달은 1685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와이너리.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 자리했다. 2,250헥타르에 이르는 이곳 와이너리에서는 한 해에 300만 병의 와인이 생산된다. 화이트 와인이 60%, 레드 와인이 40%의 비율을 차지하며 반은 해외로 수출하고, 반은 남아공에서 판매된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 등 종류가 다양하다. 와인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와이너리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해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뷔페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의 음식이 아주 훌륭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1685 샤도네 2009(1685 Chardonnay 2009)와 레드 와인인 1685 시라즈 2009(1685 Shiraz 2009). 각각 R60로 가격도 저렴하다. 문의 www.boschendalwines.com 아프리카의 맛을 담은 마마 아프리카 Mama Africa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담은 레스토랑으로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유명한 편이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 악어, 스프링복, 타조 고기 등이 함께 나오는 메뉴는 생소하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저녁에는 아프리카 전통 공연도 열린다. 주소 178 Long Street, Cape Town 문의 021-424-8634, 021-426-1017 해산물이 싱싱한 벌사스Bertha’s 사이먼스 타운의 항구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바다가재, 오징어, 라임 피시 등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편이다. 주소 Quayside Centre 1 Wharf Road, Simons Town, Cape Town 문의 021-786-2138, 021-786-2286 www.berthas.co.za 바다가재 게장이 있는 성북정Taste of Asia 케이프타운에 자리한 몇 안 되는 한식당. 생선초밥 등 일부 메뉴를 뷔페로 즐길 수 있으며, 한식 메뉴를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바다가재를 게장처럼 양념해 반찬으로 내어 놓는다. 주소 45 Lower Main Road, Observatory, Cape Town 문의 021-447-1515, 15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올레길 소리로 만나요

    소리로 올레길을 만나는 ‘제주올레 오디오북’이 나온다. 12일 사단법인 제주올레에 따르면 성산일출봉을 끼고 도는 1코스부터 비양도를 바라보는 14코스까지의 정보를 담은 오디오북을 제작했다. 주요 내용은 올레코스 소개와 함께 주변 정보, 지명의 유래, 역사적 의미, 제주올레 길을 만들 때의 에피소드, 해당 코스를 걸은 올레꾼의 인터뷰 등이다. 제주올레를 직접 걷지 않더라도 ‘MP3’ 파일을 통해 올레길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고흥군 “해수욕장 골라서 노세요”

    고흥군 “해수욕장 골라서 노세요”

    천혜의 갯벌로 유명한 전남 고흥군이 관내 해수욕장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피서객 맞이에 들어갔다. 고흥군은 해수욕장 화장실, 샤워장, 음수대 등 편의시설의 대대적 점검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감시탑 및 안전표지판 등을 추가로 설치했으며, 11개 해수욕장에 24명의 안전요원들을 고정 배치해 인명구조에 나선다. 지난해 고흥지역 해수욕장의 이용객은 남열해돋이해수욕장 13만여명, 익금해수욕장과 대전해수욕장이 각각 3만 9000여명 등 총 32만 7000여명으로 2009년에 비해 84% 증가했다. 8일 가장 빨리 개장하는 영남면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깔린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용바위를 비롯한 기암괴석과 해안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남해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어 일출을 볼 수 있는 은빛 모래밭은 모래찜질로 유명하며, 50년생 소나무 숲이 시원한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지난해 전국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됐으며 주변에는 팔영산, 능가사, 용바위, 남포미술관 등의 볼거리가 있다. 대전해수욕장은 탁 트인 바다와 완만하고 길게 드리워진 모래사장, 500여 그루의 소나무, 기암절벽이 절경을 자랑한다. 파도가 잔잔하며 갯바위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고 숙박용 텐트 50동이 설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다. 나로우주해수욕장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평면에 가까운 백사장, 350년 이상 된 노송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며,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등이 있다. 덕흥해수욕장은 해안절경이 아름답고 고운 모래의 완만한 백사장으로 간조 때에도 해수욕이 가능하며, 350년 이상 된 송림이 그늘을 제공한다. 조용하고 운치가 있어서 연인, 가족단위 피서지로 많이 알려져 있은며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등이 있다. 도화면의 발포해수욕장은 총무공의 혼이 서린 발포로 유명하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이곳의 모래로 찜질을 하면 신경통,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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