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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임금피크제로 정년 늘린 대한전선

    지난 2003년 말 제조업체로는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대한전선이 노사합의로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한전선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당시 50세 이하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노사합의에 따른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되 50세 이상은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었다. 노사는 지난해까지 50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지속하려면 상호 신뢰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 따라 정년연장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노령화 진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제1 직장의 평균 근속연수가 갈수록 단축되는 등 고용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돼 왔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45∼49세 직장인의 평균 근속연수는 다른 회원국보다 10년 이상 짧은 11년을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고령층은 생계 유지를 위해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멕시코 다음으로 오랜시간 동안 노동시장에 머물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날 국가적인 당면과제로 떠오른 양극화 심화문제도 핵심요인은 고용불안이다. 대한전선이 고용보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사합의로 정년 연장에까지 이른 것은 성공적인 노사 윈-윈 모델로 평가받아야 할 것 같다. 누차 지적했지만 당장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고령층을 직장 밖으로 내몰면 국가재정에서 떠맡아야 할 사회적 비용으로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공익활동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못지않게 일자리 유지에도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대한전선의 성공적인 모델이 양극화 해소와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 ‘학습+경험’ 실업계 명문고 다시 뜬다

    ‘학습+경험’ 실업계 명문고 다시 뜬다

    실업계 고등학교가 명문고로 거듭나고 있다. 특화 분야에 집중해 특성화고등학교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가 하면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나 대학 등과 전방위로 연계한 다양한 산학 협동 프로그램으로 교육의 질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우리나라 직업교육 시스템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학교 현장을 찾았다.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 이대병설미디어고(전 영란여자정보산업고) 영상과 1학년 최윤정(17)양은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기말시험 준비도 그렇지만 영상반 동아리 활동 때문이다. 윤정이가 활동하고 있는 영상반 ‘E·W·H·A’(이화)는 전공과 관련해 기획, 제작 등 영상 제작의 모든 단계를 직접 경험해보는 전공 동아리다. 수업 시간에 배운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들이 중심이 돼서 실습 중심의 깊이있는 내용을 공부한다. 지난 1일 교정에서 만난 윤정이는 바쁜 가운데 은근히 들떠 있었다. 영상반에서 만들 다큐멘터리가 중랑구청 인터넷 방송국 정규 프로그램으로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상반 학생들이 만들 다큐멘터리 주제는 오는 16일 학교 후문 앞에 개통하는 지하철 양원역. 개통을 앞두고 중랑구청에서 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요청해왔다. 분량은 10분으로 짧은 편이지만 교외 행사에 영상반이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영상반은 오는 12일 기말고사가 끝나는 대로 기획안을 마무리하고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원역 개통의 의미와 주민 인터뷰 등 구체적인 콘티 작업은 이미 마쳤다. 영상반 학생들이 이렇게 지역 문화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8월 산학협력 우수실업고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와 노동부에서 매년 2억원씩 3년 동안 지원받는다. 이대병설미디어고의 특화 사업 주제는 ‘산학협력을 통한 미디어콘텐츠 분야 인재 양성’. 지난해 특성화고로 전환한 이후 개설된 영상미디어과와 미디어디자인과, 인터넷미디어과 등 3개 과가 참여한다. 정규 수업 외에 방과후 활동을 통해 대학이나 기업과 연계, 전공과 관련된 깊이있는 공부를 하게 된다. 이 학교와 협력을 약속한 곳은 기업과 공익재단, 지자체 등 모두 9곳이다. 이대 사회과학대학과 산업대 조형대, 한양대 사범대 등은 학생들의 위탁 교육과 교사 연수를 맡는다. 위탁교육은 방과 후나 방학을 이용해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열흘까지 전공과 관련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한양대에서는 사범대 응용미술학과 학생들이 보조교사로 참여하는 인턴 교사제를 제안했다. 이 학교 졸업생이 운영하는 컴퓨터그래픽업체 ‘그래픽 신화’는 후배들을 위해 현장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래픽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이틀 동안 경험할 수 있다. 게임업체인 ㈜그라비티는 학생들이 만든 우수한 캐릭터 디자인을 직접 상품개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화 제작업체인 ㈜싸이더스도 학교와 연계, 학생들이 촬영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랑구청은 인터넷방송국에 학생들을 VJ로 출연시키거나, 리포터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실무 경험을 쌓고, 구청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언론재단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도 교사 연수와 교재 개발, 전문가 특강 등 프로그램을 학교와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미디어디자인과 1학년 안소리(17)양은 “대학 진학과 취업을 모두 고려할 수 있어 좋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 진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편집 프로듀서가 꿈인 1학년 조혜리(17)양은 “실제 학교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서울공고 서울공고 전기과 1학년 상종현(17)군은 얼마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서 2주 동안 방과후에 운영하는 ‘트리즈(TRIZ)’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부터다. 예전에는 발명이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실생활에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종현이는 “특별히 발명을 한다기보다 지금 공부하는 것이 발명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 유비쿼터스 분야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기과 1학년 박종은(17)군은 “생각만 바꾸면 나도 발명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트리즈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창의력 교육방법 가운데 하나다. 고정관념을 깨고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에서부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도록 하는 창의적 문제해결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산학협력 우수실업고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된 이후 도입한 서울공고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우수실업고로 선정된 서울공고의 제안 주제는 ‘국가 성장동력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양성’. 전체 15개 학과 가운데 세라믹디자인과(디스플레이 분야)와 그래픽아트과(디지털콘텐츠〃), 전기과(지능형 홈네트워크〃), 시스템자동화과(지능형로봇〃), 중기자동차과(미래형자동차〃) 등 5개과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공고가 추진하고 있는 중점 사업은 트리즈를 비롯해 위탁교육, 산학협력 동아리 활성화, 외부 전문강사 강의, 교원연수 프로그램 운영, 산업체 현장체험학습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6개다. 위탁교육만 요업기술원과 ㈜우선제어,㈜케이엠씨, 두산인프라코어,㈜훼스텍,㈜큐빅테크, 서울산업대, 동양공전 등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43개 강좌가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트리즈와 산학협력 동아리 활성화는 학교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다. 산학협력 동아리는 15개 동아리에서 164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5개 전공별로 서너개씩 개설된 학과 동아리들은 학생들이 방과후 교실에서 정규 관심 분야에서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한 분야를 깊이있게 다룬다. 세라믹디자인과장 조승호 교사는 “다양한 전문동아리를 통해 교육과정이 다양해지고, 동아리 활동이 다시 수업으로 연계돼 학생들이 다양하고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면서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실업계고 지원사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수실업고 프로그램이란? 서울공고와 이대병설미디어고가 다양한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은 ‘산학협력 우수실업고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산업자원부와 노동부, 교육인적자원부 공동사업으로 미래 첨단산업 분야를 이끌어 나갈 핵심 기능인력을 키우기 위해 올 초 출범했다. 대상 분야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디지털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로봇, 미래형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차세대 전지, 바이오 신약장기 등이다. 대학과 전문대에 운영하고 있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실업계고까지 확대,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핵심 인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8월부터 3년 동안 시범사업으로 전국에서 20개 학교를 선정, 매년 2억원씩 연간 4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 교육부는 학교별로 개설된 학과 가운데 성장동력산업과 연관된 전공의 사업 계획을 심사해 최종 20개교를 선정했다. 교육부는 시범 사업 결과에 따라 대상 학교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농림부나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중앙 부처와 연계, 더 다양한 분야의 실업고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파주공고와 주엽공고가 참여하고 있는 협약학과 제도는 산학협력을 한다는 면에서는 우수실업고 지원사업과 비슷하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실업계고 출신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전공 분야로 진출하지 않는 등 핵심 기능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실업계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지만 취업한 이후에도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을 때 쉽게 기회를 주자는 차원이다. 교육부 과학실업교육정책과 송달용 연구사는 “우수실업고 지원사업이 기존 산학협력 체계를 실업계고로 확대한 것이라면 협약학과 제도는 실업계고 학생들에게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평생교육 차원에서 실업계고와 대학, 기업을 구체적으로 묶는 것”이라면서 “두 제도 모두 실업계고가 산학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협약학과란 ? ‘협약학과를 아시나요?’ 산학협력이 산업·노동·교육계에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와 전문대, 기업이 하나의 덩어리(클러스터)로 움직이는 곳이 있다. 협약학과 제도를 통해 교육부 훈련을 한 곳에서 해결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가 그곳이다. 협약학과 제도는 실업계고 및 전문대가 기업과 협약을 맺어 기업은 전문 기능인력의 취업을 보장하고, 학교는 기업 인력을 재교육시키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파주의 경우 월롱면에 있는 LG필립스 LCD를 중심으로 한 IT-LCD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이 지역의 큰 특징은 교육과 훈련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계획대로라면 이 지역 실업계고인 파주공고와 주엽공고의 LCD 관련 전공 학생들은 일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졸업 후 곧바로 LG필립스 LCD나 50여개에 이르는 주변 협력업체에 취업할 수 있게 된다. 취업을 위해 필요한 교육은 두원공과대와 LG측에서 공동 개발한 교육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강의는 두원공과대 교수진과 LG측 실무자가 직접 맡는다. 학생들은 LG를 비롯한 협력업체에 취업한 이후에도 공부를 더 하고 싶으면 두원공과대 야간과정을 이수하고 전문학사 학위를 딸 수 있다. 두원공과대는 이 지역 기업에 취업해서 일하고 있는 기능 인력을 재교육하는 일을 담당한다. 두원공과대는 이를 위해 경기도 안성캠퍼스와는 별도로 파주 LG필립스 LCD 옆에 파주캠퍼스를 세우고 있다. 파주 캠퍼스를 중심으로 LG와 협력업체, 실업계고가 한데 엮여져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학교와 전문대, 기업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전문대의 적극적인 투자 덕분이다. 경기도는 두원공과대의 관련 훈련기자재 구입비 등으로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파주시는 부지 매입을 비롯해 행정 편의를 도왔다. 두원공과대는 부지 매입비 등을 포함,2008년까지 모두 400억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08년까지 연간 780명에게 학사학위를 줄 수 있도록 재교육 과정을 파주 캠퍼스에 개설할 방침이다. 두원공과대 기계과 김영일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직업교육은 교육과 훈련이 철저히 분리 운영돼 왔지만 이제는 한 공간 안에서 보다 효율적인 교육과 훈련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파주는 직업교육이 수요와 일자리를 찾아가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외모에만 신경을 쓰고, 괜히 짜증과 신경질만 내는 우리 아이. 바로 우리 아이에게도 사춘기가 다가온 것인데, 이 사춘기에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친구이다. 유난히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것이 일정 선을 지나쳐 성적이 좌우되고 밖에서 어울리기를 좋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돈이 보인다(SBS 오후 7시5분) 대박집으로 곱창계의 장인으로 불리는 전순복, 김화순씨를 소개한다. 쪽박집으로는 온갖 궂은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생활고로 힘겨워하는 김문규, 이경자 부부를 소개한다. 대박사장은 이들 부부에게 ‘곱창집이 사느냐, 죽느냐는 바로 어떠한 곱창을 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일러준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양극화 문제, 일자리 창출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 등 우리 사회엔 대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뉴 패러다임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전문가와 함께 모색해 본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패널로 참석한다.   ●맨발의 청춘(MBC 오후 8시20분) 체육관에 가지 않고 집으로 온 기석이 의아했던 정환은 운동을 소홀히한다며 기석을 나무란다. 자신의 몸 상태 때문에 예민하게 된 기석은 정환에게 버럭 화를 내고 집을 나가버린다. 선주는 경주가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을 눈치챈다. 한편 체육관에서 고집을 부리며 악으로 샌드백을 치던 기석은 울고 만다.   ●낭독의 발견(KBS1 오후 11시40분) 자유를 향한 무한궤도, 가수 신해철씨가 낭독무대에 올랐다. 먼저 1집에 실었던 자신의 글 ‘아버지’를 읽는다. 그리고 고교 2년때 고모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버트런드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중 한 부분을 읽는다. 그리고 이정하의 산문 ‘바보 같은 사랑’을 읽고, 공상과학소설 등을 소개한다.   ●장밋빛 인생(KBS2 오후 9시55분) 순이는 누구 잘못도 아니라며, 병과 죽음을 인정하면서 남은 시간 후회없이 살겠다고 맘 먹는다. 그리고 맹씨한테 장기기증을 허락받으려고 어렵게 말을 떼지만, 맹씨는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한편 영이는 은근히 인기 많은 박사한테 질투와 불안감을 느끼고 박사는 이런 영이가 귀엽기만 하다.
  • 중앙대 85% 취업…17위서 올 1위 ‘껑충’

    중앙대 85% 취업…17위서 올 1위 ‘껑충’

    교육부가 30일 공개한 2005학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조사는 일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의 전공 및 대학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사결과는 학력간 임금 수준이나 하향취업 여부 등 취업의 질을 규명하기 어렵고 신뢰도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보완한 뒤, 내년에는 취업통계조사 대상에 대학원 졸업자까지 포함해 석·박사 고급인력의 졸업 후 이행과정에 대한 정보도 축적할 계획이다. ●작년 20위권 밖 남서울대 3위 급부상 졸업자 2000명 이상인 4년제 대학 가운데서 중앙대의 급부상이 주목된다. 지난해 중앙대는 본교기준으로 비정규직 취업률을 포함한 전체 취업률이 60.4%로 17위였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85.1%로 1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3위였던 인제대는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2위였던 경희대는 4위로 떨어졌다.84.4%의 취업률로 3위를 차지한 남서울대학교는 지난해에는 상위 20위권 밖이었다. 지난해 59.1%로 20위였던 연세대는 올해 16% 포인트 높아진 75.1%로 13위로 부상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학정보공시제가 시행될 예정인 데다 대학 재정지원 사업 등에 취업률 등의 지표가 활용되기 때문에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재정지원 기대 일부대학 과대포장 가능성 하지만 이번 취업률 조사는 대학 자체 조사를 토대로 여기에 교육부가 전문대학·대학 15개교씩을 표본추출, 현장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일부 대학의 경우, 교육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이 과대포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대 83.7%·4년제 65% 취업 전체 취업률 74.1%는 지난해보다 7.3%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문대학은 83.7%, 대학은 65%로 전년대비 각각 6.5% 포인트,8.6%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높은 취업률에 대해 “속빈강정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직 취업률보다 비정규직 취업률이 더 높아 직업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 정규직 취업률은 56.5%로 전년대비 1% 포인트 높아졌으나 비정규직 취업률의 경우,9.8%에서 15.8%로 무려 6% 포인트나 올랐다. 비정규직은 1년 단위의 계약직이나 임시·일용직·시간제 근로자, 용역근로자 등을 의미한다. 서울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들은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 좋은 성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서울대의 경우, 전체 취업률이 56.5%로 40위에 불과했다. 정규직 취업률도 52%로 17위였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서울대의 경우, 고시나 진학·유학 준비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취업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미리 가본 2006 독일월드컵경기장 샬케 아레나

    미리 가본 2006 독일월드컵경기장 샬케 아레나

    |겔젠키르헨(독일) 함혜리특파원|전세계 축구인들의 잔치 2006 독일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6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또다시 거센 돌풍을 일으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태극 전사들이 기량을 발휘할 경기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6월9일부터 7월9일까지 한달동안 지구촌을 뜨겁게 달굴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독일 내 경기장은 총 12곳. 이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겔젠키르헨의 샬케 아레나를 찾았다. ●별 5개짜리 최첨단 경기장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27만 8000명의 중소 도시. 1950년대 후반 이전까지 석탄과 철강으로 독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 지금은 산업 구조조정과 함께 에너지, 전자, 화학 등 미래형 산업으로 전환한 이곳이 독일인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다름 아닌 10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분데스리가 2위 축구팀 ‘샬케(Schalke) 04’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지나간 역사를 말해 주듯 지금은 문을 닫은 광산들 한 가운데에 샬케 04팀의 홈구장 샬케 아레나가 자리하고 있다. 샬케 아레나는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의 등급(별 5개)으로 평가받은 구장이다. 국제경기를 위한 최대 수용규모는 5만 3804석이며 이번 월드컵의 64개 경기 중 1차전과 8강전 5개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진다. 지난 2001년 8월 개장한 샬케 아레나의 가장 큰 자랑은 완전 이동식 잔디. 자원봉사 안내원 크리스티안 보그트(31)는 “이동잔디 구장은 일본 삿포로와 네덜란드 안하임 구장에도 있지만 잔디 전체가 이동하는 것은 샬케 아레나뿐”이라고 말했다. 두께 50㎝, 총면적 1만㎡에 무게 1만 1000t의 잔디판에는 4개의 전기 모터가 장착돼 이동한다. 잔디가 경기장 밖으로 완전히 이동하는데 5∼6시간이 걸린다. 한번 움직이는데 드는 비용이 1만 5000유로나 되지만 고정잔디를 사용했을 경우 3개월마다 잔디를 교체해야 하고 그 비용이 10만유로 정도 드는 것을 감안하면 이동잔디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 보그트의 설명이다. 축구경기가 없을 때에는 잔디를 외부로 내놓고 햇볕을 쐬게 하고 물을 준다. 잔디가 빠져 나간 경기장은 오페라 공연, 록 콘서트, 자동차 경주 등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지난달 30일에도 잔디는 경기장 외부에 놓여있고, 내부에서는 일주일 뒤 있을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앞두고 무대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천장은 개폐식으로 경기장 전체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전천후 경기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기둥이 없이 설계돼 어느 자리에 앉아도 경기를 관전하는데 불편이 없다.3600t의 지붕이 관전석 있는 지점까지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외부 소재는 방진, 방수처리가 됐고 내부는 방음처리가 돼 있어 비행기 소음보다도 크게 떠나갈 듯 함성을 쳐도 밖에서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지붕 한가운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디오 큐브가 설치돼 있다. ●팬서비스는 신선한 맥주로 독일인들의 생활에서 축구와 맥주는 빼놓을 수 없다. 샬케 아레나는 축구를 보며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건물이 설계된 점이 다른 구장과 다르다. 이곳에는 4개의 저장고에 1000ℓ 크기의 맥주탱크 52개가 설치돼 있다. 아레나의 공식 협찬회사인 지역 맥주 펠틴스(Veltins) 공장에서 직접 공급하는 신선한 맥주를 5만 2000명의 관중이 1ℓ씩 마실 수 있는 규모다. 맥주저장탱크에서 복도에 있는 32개의 매점으로 직접 연결되는데 탱크와 매점을 잇는 맥주 파이프 길이만 9㎞나 된다. 직접 저장탱크를 갖추고 맥주를 공급하는 경기장은 샬케 아레나가 유일하다. 경기장 내의 매점에서는 크나펜 카드라고 하는 선불카드를 사용한다. 크나펜(knappen)은 직업훈련을 마친 광부들에게 붙여지는 칭호로 ‘샬케 04’팀이 광부들의 축구팀에서 시작됐음을 연상시킨다. 샬케 아레나의 설비도 최첨단을 자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을 지지하는 열성적인 팬들이다. 경기장에서 만난 샬케 04의 열성팬 마틴 딕스는 휴가를 이용해 아내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흰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구단 셔츠, 클럽 이니셜이 들어간 가방 등 기념품을 한아름 사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월드컵 경기 입장권 추첨에서 당첨돼 두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팀이 하는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1차전과 8강전이 치러지는 샬케 아레나외에 이곳에는 겔젠키르헨시로부터 단돈 1유로에 구입한 옛 스타디움, 선수들을 위한 6개의 트레이닝장, 전자식으로 운영되는 주차장이 있다. 아레나의 북동쪽에서는 스포츠 재활병원과 호텔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198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은 월드컵을 앞두고 2006년 5월 준공예정이다. 겔젠키르헨이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이밖에도 도르트문트와 쾰른 등 3개 도시에서 2006 독일 월드컵이 열린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의 라이나 호르니크 부사장은 “독일 월드컵을 찾는 관중이 총 320만명이지만 TV중계를 통해 전세계 400억 인구가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에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장, 도로, 호텔 등 인프라 건설과 시설 운영을 통해 2만∼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들은 외국 손님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구단 ‘샬케04’ 레베르크 회장 |겔젠키르헨(독일) 함혜리특파원|“현대 축구는 서비스와 안전, 안락한 관전 환경이 중요합니다. 샬케 아레나는 월드컵 축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설비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분데스리가의 명문구단 샬케 04팀의 게르하르트 레베르크 회장은 “전천후 경기장으로 독일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 샬케 아레나는 2006 독일 월드컵에 대비해 각종 부대시설 및 편의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및 부대시설 건설에 총 1억 9200만유로가 투입되는데 다른 경기장과 달리 샬케 아레나는 주정부나 연방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은행 컨소시엄, 기업체 등 순수 민간 자본이 조달됐다고 레베르크 회장은 설명했다. 광산 엔지니어 출신으로 25년간 겔젠키르헨 시장을 지낸 레베르크 회장은 샬케 아레나가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겔젠키르헨 지역은 40년전 4만명의 광부가 일했지만 광산이 문을 닫은 지금 관련 분야 종사자는 3000명에 불과해 실업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중요 경기에 필요한 1000명의 임시직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식당 운영 등 각종 부대 서비스도 외주를 주지 않고 구단 소속회사가 직접 운영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때 요코하마에서 열린 결승전을 관람했다는 그는 당시 날씨가 무척 후덥지근해 힘들었던 점을 상기하면서 내년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의 독일 날씨는 경기하기에 최상의 기후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샬케 04팀의 강점은 100만 지지자들의 단결된 힘”이라고 강조한 그는 “내년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겔젠키르헨을 찾는 각국 대표팀과 외국 관람객들은 흥미진진한 경기 외에도 이 지역의 따뜻한 인심에 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샬케 04팀은 1904년 겔젠키르헨 지역의 광부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축구팀에서 시작된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으며 3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식 등록된 회원만 4만 8000명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두번째로 큰 클럽이다. lotus@seoul.co.kr
  •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20&30] 해외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1%’

    극심한 청년실업이 몇년째 이어지면서 해외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의 터전을 찾기 힘든 2030세대들에게 나라 밖 일자리는 그야말로 매력적인 탈출구다. 하지만 외국기업의 입사관문을 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안착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취업을 앞둔 예비직장인들이 전하는 ‘성공에 필요한 1%’를 알아봤다. 강호식(32)씨는 다음달부터 일본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한다. 지난 6개월 동안 10여차례 이상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이은실(사진 왼쪽·27·여)씨도 외국항공사 승무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지 6개월 만에 아랍에미레이트항공사에 합격, 출근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5군데를 지원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국내에서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마친 구성은(오른쪽·31)씨는 곧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수강생들 앞에 서게 된다. ●원어민 수준의 회화실력보다는 명확한 의사전달 능력 해외취업과 어학능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능숙한 회화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100% 해외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회화실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해외취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강씨는 일본 IT업체에 취업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일본어 실력이 별로 없어 고민했다. 그래서 영어권 기업을 공략해볼까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인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펜팔을 하면서 어학의 약점을 차츰 보완할 수 있었다. 또 회화보다는 독해능력 향상에 신경을 썼다.IT쪽에서는 능숙한 말솜씨보다는 독해능력이 더 중요할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씨는 “정확한 의사전달 능력만 갖고 있다면 영어면접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회화능력에 집착하다 보면 해외취업은 영원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성은씨는 6개월 과정의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밟는 동안 우리말 실력에 전력을 다했다. ●실무능력은 팀을 짜서 길러라 실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듣는 게 좋지만 더불어 스터디그룹이나 팀을 짜서 공동으로 능력을 키우고 정보도 교환해야 한다. 강씨는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같은 분야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쉴새 없이 일본기업이 원하는 자바(java·인터넷프로그래밍언어) 연계 웹프로젝트를 일본형 시스템에 맞추어 수없이 실행해 봤다.”고 전했다. 이씨도 “국내취업에서도 그렇지만 해외취업에 있어서는 특히 스터디그룹을 짜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기의 현재 위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해 정확히 알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씨도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듣는 90여명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실력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면접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라 해외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은 자기를 과대포장하기보다는 인생에서 고난을 이겨온 점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아르바이트 등 경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씨는 “내 인생에서 고난에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설명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화려한 인생경력도 중요했지만 어려웠던 경험, 나만의 인생설계 방법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씨는 또 어설픈 수식어구로 자기를 홍보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예상질문을 100개 정도 뽑아놓고 그에 맞는 영어표현을 오랫동안 거르고 골라냈던 것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구씨는 “우리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현지인과의 면접준비가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내가 솔직함으로 무장하고 면접에 임하자 현지기업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보수와 생활여건이 한국과 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마라 해외취업은 해외로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지의 문화와 관습에 적응하지 않고서는 현지적응에 실패한 채 씁쓸한 귀국을 맞을 수도 있다. 구씨는 인도네시아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인들의 시간관념과 사고방식 때문에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 높은 임금을 받을 것으로 무조건 기대해서도 안된다.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져 해외취업으로부터 높은 노동의 대가를 꿈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해외에서 거주한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숙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 머물 곳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글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권영선 산업인력공단 차장 “한국인의 해외취업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붐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조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지원부 차장은 28일 “70년대 해외취업이 단순 노무인력 송출의 성격이었다면 현재는 전문기술인의 세계 진출이 주류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571명. 올해는 5월말 현재 582명으로 작년 한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분야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설계기술, 관리직, 의료분야, 교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해외취업 시장의 규모는 고통스러운 국내 청년실업의 현실과 비교하면 무궁무진하다.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매년 25만여명의 IT인력을 원하고 있다. 또 초·중·고교 교사 가운데 수학·과학·이중언어 교사의 수요도 15만∼25만명으로 어림된다. 일본은 3만여명의 IT 인력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한국인력 수요는 3만여명에 달한다. 동남아에서도 한국어 강사, 한국진출 기업 관리직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권 차장은 “해외취업의 경우 일자리보다는 오히려 능력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만여명의 해외취업 신청자 가운데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지원자가 1%도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기업인들은 한국인의 기술수준이 일본인보다 1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국내 연수를 통해 언어와 직무능력, 기술을 갖춘 맞춤형 인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황슈셍 中동방항공 한국지점장 “지금의 한국 젊은이라면 어느 나라, 어떤 기업에 취직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동방항공사 황슈셍 한국지점장은 28일 “중국 본사와 지점마다 한국 젊은이에 매기는 만족도와 평가점수가 매우 높다.”면서 한국인 채용을 적극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동방항공은 전체 3만 2000여명의 직원 중 320명이 한국인이다. 이 가운데 210명이 승무원으로 전체 외국인 승무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승무원 2500명과 비교해도 10분의1에 이르는 적잖은 규모다. 이는 한국인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 지점장은 “미국과 유럽 출신의 승무원들은 조직 적응도 등 전체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반면 한국인은 진취적이고 성실해 외국 승무원 가운데 평가가 1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채용 시험에서도 전체 지원자 1만 4000여명 중 70명을 한국인 승무원으로 선발했다. 내년에는 안전요원 분야에도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가 말하는 승무원으로서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은 미소. 황 지점장은 “중국인 승무원은 단체의식은 뛰어나지만 미소와 서비스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한국인 승무원은 다소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지만 서비스 정신만큼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매주 107편의 한·중 노선이 편성될 정도로 한국은 큰 시장이지만 채용에 있어서 한국 젊은이의 공급은 부족하다고 한다. 황 지점장은 무엇보다도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이유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어와 영어 등 필수적인 언어 능력이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지원자가 의외로 많다.”면서 “꾸준히 한국인을 채용할 계획인 만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며칠 전 부산 동래구에 사는 안광순(67·가명) 할머니는 아들의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신세를 졌다. 그동안 전화로 ‘못할 소리’를 하던 아들이 집에 찾아와 재산 명의변경을 요구하며 온갖 협박과 행패를 부렸다. 이에 놀란 안씨는 곧바로 부산 서부 노인학대상담센터 노인 임시보호실로 피신했다. 상담센터에서는 평소 건강이 안 좋은 안씨를 병원으로 인계했다. 산업화,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학대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키운 자식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동물과 달리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인간의 윤리·도덕의식이 극도로 엷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24일 “지금 한국사회는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기능이 현저히 약화된 사회”라며 “사회보장제도가 성숙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해자 85%이상이 친족 노인학대상담센터 김은주 소장은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노인학대의 가해자도 85% 이상이 친족이다.”고 밝혔다. 아들 며느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인학대는 부모가 자녀를 가해자로 신고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은폐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상황에 비춰 신고되는 노인학대건수는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학대상담센터가 밝힌 노인학대 가해자 현황(2004년도)을 보면 1477명의 노인학대 가해자 중 아들(701명)·며느리(403명)가 무려 74%를 차지하고 있다. 딸(146명)과 배우자(103명)가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노인학대가 아들·며느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들이 부모를 모시든, 안 모시든 부양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소장은 “아들과 며느리가 특별히 못된 사람이라기보다는 부모나 다른 형제로부터 기대와 요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 맞는 것만 노인학대가 아니다 노인문제연구소 박 소장은 “구타·내버림만 노인학대가 아니다.”면서 “물질·정신·정서적 학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인학대는 이외에 언어적, 성적 학대까지도 포함된다. 여성노인은 정서·언어·신체적 학대를, 남성노인은 방임 또는 경제적 학대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노인들이 농촌노인보다, 질병이 있는 노인이 없는 노인보다 학대에 더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학대 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2038건의 학대유형 가운데 정서·언어적 학대가 신체적 학대보다 훨씬 심각했다. 신체적 학대가 390건인 반면 언어적, 정서적 학대는 각각 440건,463건으로 오히려 더 많았으며 경제적 학대도 232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소장은 “노인학대를 광의로 해석할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420만명 중 60∼70%가 이런저런 이유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 독립성을 잃고 자식에게 의지하고 있거나 중풍·치매 등으로 부양을 받고 있을 경우 학대의 위험요소는 더 커진다.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가족간 역할이 바뀌면서 학대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이런 경우 가족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학대하는 줄 모르고 학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선진국 높은세금 ‘노후연금’ 으로 인식 노년기에 경험하는 학대는 노인의 삶 자체를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 노인들이 심한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해 삶을 포기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박 소장은 “한국은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노인부양기능이 상실됐고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웨덴·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현재 노인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지만 30∼40년 전만 해도 노인자살률이 높았다. 완벽에 가까운 사회보장제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자살률을 잡은 것이다. 따라서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첩경은 부양문제를 가정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국가사회가 떠맡아야 한다. 박 소장은 “국가가 자녀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떼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사적 부양’에서 ‘공적 부양’으로 제도를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스칸디나비아는 국가가 봉급생활자 소득의 48%, 의사나 변호사는 60%까지 떼고 있으나 조세저항은 거의 없다. 자신의 소득에서 뗀 돈으로 국가가 자신의 부모를 부양해주기 때문이다. 자신도 늙으면 이런 형태로 노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독립성 유지가 가장 좋은 대안 노인학대는 가정폭력의 하나로 단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진적 발전을 보이며 재발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노인들의 보호쉼터나 그룹홈 등 대안적 주거시설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노인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학대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노인들이 육체적, 경제적 독립성을 가질 때 노인학대는 사회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재의 노동환경처럼 생산성, 효율성 등으로만 접근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제는 기업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책임이란 컨셉트로 파트타임 등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월 30만원이면 노인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김 소장은 말했다. 노인학대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상담센터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노인학대예방센터(1389)는 서울과 부산 등 16개 광역자치단체에 1곳씩만 설치돼 있다. 민간단체가 있긴 하지만 폭주하는 노인학대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노인학대는 개인적인 문제나 특정 연령층에만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고령화·고령사회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권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대받는 노인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하다. 자식에게 어떤 피해가 갈까봐 숨기고 속으로 끙끙 앓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소장은 “학대를 받고 있는 노인들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쉬쉬해서는 안된다.”면서 “신고·상담 등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려야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고·상담 어떻게 하나 Q)노인학대 신고 및 상담 긴급전화는. A)노인학대 신고 긴급전화는 1389번으로 24시간 핫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번없이 1389번만 누르면 관할 노인학대예방센터 상담원과 연결돼, 즉시 상담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동전화를 사용할 경우에는 지역번호+1389번을 눌러야 한다. Q)노인학대 신고는 누가 해야 하나. A)학대 피해노인이 직접 신고하거나 가족 및 친지, 이웃, 관련기관 종사자 등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특히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노인에 대한 상담·치료·훈련 또는 요양을 행하는 자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의 상담원 및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종사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은 노인학대 의심사례를 발견했을 경우 반드시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Q)노인학대를 신고하면 어떤 서비스를 받나. A)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의심사례는 상담원(노인학대행위조사원증 발급)의 현장조사를 거쳐 적정한 보호조치가 이뤄진다. 응급한 사례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12시간내에, 단순 노인학대 사례는 48시간내에 현장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피 땀 눈물/리처드 던킨 지음

    인도 뭄바이의 도심에선 오전 11시 30분쯤 되면 색다른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수백명의 남자들이 나무로 된 긴 상자를 머리 위에 이거나 자전거에 싣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상자엔 ‘다바’라고 불리는 도시락이 30개씩 들어 있고, 도시락마다 각 가정에서 맛있게 요리한 점심이 들어 있다.‘다바왈라’로 불리는 이 남자들은 이 도시락을 모아 샐러리맨들에게 전달해준 뒤, 빈통을 수거해가는 일을 매일 반복한다. ●첨단과학시대 노동의 지배 더 심해져 다바왈라는 뭄바이에만 있는 독특한 직업이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서구적 시각으로 볼 때는 매우 불필요한 존재다. 집 음식을 먹고 싶으면 회사원 스스로 아침에 도시락을 들고 오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각 다바왈라 가족의 생계를 떠맡을 뿐만 아니라 회사원들이 적은 비용으로 아내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해준다. 이 시스템은 관습과 사회적 요구로 운영되는 노동의 완벽한 본보기로써 거기에서 경제적 중요성은 부차적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오랫동안 노동과 직업분야 칼럼을 써온 리처드 던킨이 펴낸 ‘피 땀 눈물’(박정현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은 이처럼 노동의 효율성 이면에 숨은 ‘그 무엇인가’를 곱씹어보게 하는 책이다. 지은이는 오늘날 우리가 일로 인해 질식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첨단과학의 시혜를 받는 현대인이 오히려 전통시대보다 더 노동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선사시대~인터넷시대 노동의 변천사 맞벌이 부부들이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파출부와 유모에게 지불할 비용을 위해 사무실에서 고되게 일하는 것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삶은 일로 인해 질식할 지경이지만, 부에 대한 상대적 빈곤은 여전히 존재한다. 노동은 그야말로 좋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생활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할 첨단과학 시대에, 오히려 일의 노예로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를 풀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예 노동의 탄생 시점으로 돌아가 선시시대의 수렵채집생활부터 정보 과잉의 인터넷시대까지 노동이 끊임없이 변천해온 과정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선사시대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상당히 고된 일상을 살았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여유로운 삶을 누렸다.15개월 동안 칼라하리 부시맨족과 함께 지낸 인류학자 리처드 리는 그곳의 성인 남자들은 식량을 찾는 데 1주일에 2∼3일만 쓰고 나머지 시간은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아프리카 하자족은 사냥을 하루 평균 2시간 정도로 제한한다고 한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바가 어쩌면 수만년 전 인류의 기원에 가까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대로마 노예에게도 보상과 배려 있었다 고대 로마의 노예들은 사슬에 묶여 채찍을 맞는 등 혹독한 육체적 학대를 당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노예주인들은 노예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기 위해 보상과 배려의 방법도 적절히 사용했다. 특히 병든 노예에겐 세심한 배려를 하고, 대저택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식솔들의 편의를 위해 넓은 부엌을 제공했으며, 방엔 비록 도주를 막기 위한 쇠창살을 달았지만 채광을 위한 창을 달아주었다. 소유주의 입장에선 이같은 처벌과 보상이 그의 자산 증가에 크게 공헌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는 노동관리전략,‘가족 친화적인’ 정책도 결국 그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시대엔 시계가 노동과 직업의 정의를 뒤흔든다. 그 이전까지 직업은 해야 하는 일정한 양의 일과 관련이 있었지만, 시계가 등장함으로써 작업의 개념은 시간에 종속됐고,‘정규직’ 고용의 시초가 나타났다. 출근시간 기록제가 도입되고 시간관리가 노동관리의 가장 큰 목적이 됐다. 결론적으로 산업시대의 핵심적인 기계장치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였던 것이다. ●미래의 노동 해법은 ‘일과 여가의 결합’ 책은 이밖에도 나치에 의한 강제노동, 퀘이커 교도들의 기업윤리, 프레데릭 테일러, 막스베버, 엘튼 메이오, 피터 드러커 등의 이론을 통해 노동과 경영을 어떻게 이해하고 조직할 것인지 궁리한다. 퀘이커교도들은 종교적 특성상 많은 분야에서 길이 막혀 있지만 한때 필라델피아 부유층 엘리트들중 4분의3이 퀘이커교 배경을 가질 정도로 경제적 부와 성공을 거둔 이들이다. 특유의 근면성과 빈틈없이 운영되는 조직, 뿌리깊은 상호주의와 자립, 끈끈한 결속력 등이 그 원동력이다. 노동이 어떤 경우 가장 효율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지식정보사회로 개념화된 오늘날에도 노동은 격변하고 있다. 평생직장, 종신고용에 길들여져 있던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한편,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스스로 관리하는 새로운 노동방식에 적응할 것을 요구한다. 인터넷과 이동전화 등 첨단기술의 발달은 ‘사무실’이라는 전통적 일터를 벗어나서도 일을 짊어지고 다닐 수밖에 없는 환경을 낳았다. 지은이는 책 말미에서 미래의 노동에 대해 비록 두루뭉술하지만 의미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일과 여가가 재결합되어야 한다는 것, 일의 기능은 소비능력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능력을 자유롭게 하는 데 있다는 것, 일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리스 학자 이디스 해밀턴이 정의한 행복이 정의, 즉 ‘기회를 제공하는 삶 속에서 탁월성의 선상을 따라 생명령을 발휘하는 것’이 곧 미래의 일에 대한 정의가 아닐까? 하고.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국회가 있고, 증권가가 있으며 게다가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이런 식이라면 권력과 금력을 비롯한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아니, 또 있다. 단일교회로는 그 크기나 신도의 숫자에 있어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는 순복음 중앙교회가 있으며, 가장 높은 63빌딩이 있다.1970년대만 해도 고작 군용비행장이 그 쓰임새의 전부였던 넓고 황량한 모래벌판이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나라의 중심을 차지하는 땅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권력이며 금력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자연스럽게 맛집들 또한 넘쳐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면, 하늘이 낮다고 치솟은 금융가의 빌딩들, 고급아파트단지 일색의 살벌한 풍경 속에 어디 한 구석 사람냄새라고는 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빌딩 사이사이의 내면 도로 안에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집들이 넉넉하게 숨어 있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맛집에 어찌 도타운 정이 없으랴. 그리하여 샐러리맨들을 위시한 여의도 주민들은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을 찾아 모여드는 불나방이처럼 기꺼이 정이 도타운 맛집들을 찾아서 모여든다. ●살벌한 풍경속 도타운 인심 자랑 여의도 백화점 앞 백상빌딩 1층에 율도(02-784-8877)라는 일식집이 있다. 실내 디자인이며 객실 분위기는 얼핏 보기에 여느 일식집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일식집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 내외를 만나는 순간 율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진다. 안주인 마정수씨도 그렇지만 특히 바깥주인 이춘형씨를 만나는 순간, 대뜸 끌려드는 끈끈한 정을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착한 표정이며 충청도 사투리의 어눌한 말투가 사람으로 하여금 보자마자 전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이는 타고난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다정다감한 이다. 그리하여 그이는 손님과 인사만 나누었다 하면 열이면 열 그 자리에 합석하여 함께 즐기는 이다. 율도를 처음 찾는 이라도 그곳에서 주인 되는 이춘형씨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그저 그이를 자리에 불러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을 한잔 건네면 된다. 만일 어느 정도 드나들어서 서로 얼굴을 아는 이라면, 주인 되는 이가 먼저 술병을 들고 손님을 찾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리하여 술이 몇 순배 돌면, 그이가 먼저 종업원을 부른다. “꽃게 간장이 잘 익었던데, 그것 좀 가져와요. 생태깍두기도 잊지 말고.” 그러면 이번에는 종업원 대신에 안주인 마정수씨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꽃게장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이 또한 싱글벙글 웃으며 기꺼이 손님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는다. 그리고 안주인이 다시 한번 종업원을 부른다. “아무래도 회가 부족한 것 같은데, 도미나 방어뱃살로 한 접시 더 가져와요.” 일찍이 1970년대 우리나라 일식업계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창동의 미조리에서 갓 스물의 젊은 나이로 소위 ‘칼질’을 처음 배워서 ‘이다바’가 되었다가 마침내 여의도의 일식집 주인까지 오른 이춘형씨는 술이 취하면 농담 한 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지가유, 충청도 유구 촌놈으로 마침내 여의도까지 입성했구먼유, 저그 저 지하도를 못 건너가서 그렇지유.” 이춘형씨가 가리키는 지하도 저편에는 물론 국회가 있다. 그런데 그이가 국회를 들먹이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율도를 드나들며 거의 공짜로 먹고 마시던 소위 운동권 인사이자 한편 백수건달인 많은 이들이 1990년대가 되자 너나없이 국회의원이 되어 지하도를 건너간 것이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김부겸, 이길재, 유인태, 원혜영, 유시민, 배기선, 설훈 등등. 그런가 하면 시인 신경림을 위시해서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안종관 등의 문인들이나 동아투위 출신의 기자로 연합통신 사장을 지낸 김종철이며 출판사 사장 김학민도 모두 그이가 ‘거둬 먹인’ 이들이었다. 횟집 주인 이춘형씨가 뜬금없이 운동권인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이의 외삼촌 되는 성래운 교수 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벌써 고인이 되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던 성래운 교수가 하루아침에 해직교수가 되어 감옥까지 가게 된 것은 박정희 시절에 전남대학교의 송기숙교수 등과 어울려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 땅의 민주화교육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지는 이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에, 성래운 교수는 참으로 오랫동안 일자리를 잃고 교단이 아닌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렸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조카 이춘형씨의 율도를 제공한 것이었다. ●‘거둬 먹인’ 인사들 이젠 정·관계 주역 운동권 시절 성래운 교수는 교육학 전공 교수보다는 낭송시인으로 더 유명했는데, 그이는 무려 100여편에 이르는 시들을 모두 암송하여 민주화 운동의 무슨 행사에서는 물론, 뒤풀이 자리에서도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꺼이 낭송을 하고는 했다. 그이의 시낭송은 거기에서도 끝나지 않고, 조카 이춘형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서도 주례사 한 마디 없이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마쳐 신혼의 부부는 물론 하객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서슬 푸른 유신시절 양성우 시인은 바로 ‘겨울공화국’이란 시 때문에 감옥에 가있고, 시인 고은과 조태일마저도 다름 아닌, 겨울공화국을 시집으로 펴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감옥살이를 하는 중이었다.‘…총과 칼로 사납게 욱박지르고/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지금은 겨울인가/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결혼식에서 주례가 잘 살으라는 주례사는 하지 않고 불온한 시나 낭송해대니 앳된 신혼부부는 얼마나 무서웠으랴. 율도의 자랑은 점심 때 나오는 율도정식이다.1인분 3만 5000원의 율도정식에는 모듬생선회에다가 제주갈치탕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탕에 제주갈치구이, 초밥, 새우튀김, 메로구이 등이 뒤따른다. 제주갈치탕은 이춘형씨가 제주도의 갈치국에 전라도의 갈치조림을 충청도식의 탕으로 변형시켜낸 것인데, 무, 감자, 시래기, 토란대, 호박에 청양고추며 파, 마늘을 넣어 끓여낸 갈치탕은 갈치국의 시원한 맛과 갈치조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함께 살려낸 셈이다. 또 하나 자랑은 도시락인데, 소위 1997년 IMF초기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시절에 임창렬 부총리와 함께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며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때울 때, 바로 하루에 100여개 이상씩 공급했던 일화가 있는 도시락이다. 이밖에도 점심메뉴로는 장어구이, 도미머리구이, 장어덮밥, 회덮밥, 전복죽, 은대구탕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율도의 으뜸은 단연 회 뜨는 솜씨에 있다. 이춘형씨의 칼잡이로서의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경력 끝에 나오는 회는 다른 집보다 두터우면서 길고 가는 회뜨기가 자랑인데, 회뜨기 자체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감겨드는 맛은 일품이다. 저녁에 나오는 특생선회는 1인분에 7만원인데, 방어뱃살, 도미뱃살, 도미, 농어뱃살, 광어, 광어뱃살, 전복 등이 오르고, 곁들여 나오는 안주에는 키조개, 뿔소라, 개불, 문어, 고둥, 곰피, 붉은 새우에 비단멍게, 홍삼, 홍어내장, 산마 등이 따른다. 원효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접어들어 직진하면 KBS별관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나오는데, 그 직전의 네거리를 넘어서는 왼편 가각 우정빌딩 1층에 서글렁탕집(02-780-8858)이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여의도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되지 못하고 아직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때, 일찍 자리를 잡은 서글렁탕집은 여의도에서는 그야말로 터줏대감 같은 맛집일 터이다. 처음에 설렁탕집을 했는데, 설렁탕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주인이 서글서글 인상이 좋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 서글렁탕집으로 했다는 이 맛집은 뜻밖에도 삼겹살 양념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공짜로 먹기엔 미안한 선지해장국 모르기는 해도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발라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구워먹는 식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는 주인의 단언이 그대로 수긍 가는 집이기도 하다. 원래 삼겹살을 간장에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식은 청주와 충주 일대에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맛을 본 주인이 서글렁탕집만의 양념간장을 개발한 것이다. 삼겹살에 바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간장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양념소스로 더 알려졌다. 계피, 흑설탕, 초콜릿, 마늘, 파 등의 양념에 간장을 부어 만드는데, 바로 이 간장에 서글렁탕집만의 숨겨진 비밀이 있는 모양이다. 서글렁탕집의 주인은 모두 4명이다. 형 홍정원, 동생 홍동원 형제에다가 형의 부인 손승인, 동생의 부인 장덕순 이렇게 4명이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이좋게 홀이며 주방을 맡아 식구끼리 운영하고 있다. 아니, 또 있다. 형의 아들 홍주성이 대학을 휴학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며 서글렁탕집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가족끼리의 운영이 서글렁탕집의 도타운 정과 함께 1인분 7000원짜리 삼겹살 치고는 양이며 질이 넘쳐난다 싶게 풍성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풍성함이 옛날 TBC시절부터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져 서글렁탕집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을 시키면 상추며 깻잎 같은 야채와 파무침에 곁들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공짜로 나오는데, 그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며 뚝배기에 가득한 선지덩이가 어쩐지 공짜로 먹기에는 미안한 기분이다. 그뿐이랴. 삼겹살을 먹다보면 어느새 대형 콜라 한 병까지 터억, 탁자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 콜라도 공짜인 것은 물론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이며 염통과 콩팥도 있고,4000원하는 설렁탕과 내장탕, 그리고 3000원하는 선지해장국도 있다. ■김치요리 모두 모인 ‘김치방’ KBS별관을 따라 골목을 돌아들면 오른편으로 두일빌딩이 나오는데, 이 두일빌딩 1층에 김치방(02-780-2489)이 있다. 김치방은 상호 그대로 김치로 만든 요리 일색인 김치 전문집이다. 김치전골, 김치국밥, 김치국수, 김치주먹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그리고 하다못해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까지, 얼핏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있는 셈이다.2만 4000원짜리 삼합을 빼고는 가격이 저마다 3000원에서 5000원 안팎인데, 그중에 김치국수와 김치국밥은 김치방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이다. 김치국수는 주인 되는 김진주씨의 시부모님이 함경도 출신인데, 겨울이면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갖은 전과 함께 만들어 내놓는 김치국수를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에다가 본인의 손맛을 가미한 것이다. 먼저 김치를 담글 때 김치통이 절반 못 담기게 양을 조절하여 김치를 담고, 그 위에 돌을 눌러놓은 다음에 맑은 생수를 부어넣는 식이다. 그렇게 김치를 숙성시킨 다음에 보름 정도 냉장으로 보관했다가 국수사리에 김치국물과 김치를 얹어낸다. 그이는 김치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김치에 사골육수를 붓거나 멸치국물을 부어보고, 새우국물도 부어본 중에 가장 맛깔스러운 것은 뜻밖에도 아무런 가미 없이 생수만 부은 김치였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전골과는 달리 김치국밥은 해물을 위주로 한다. 굴, 홍합, 새우, 오징어를 넣고 멸치국물을 육수로 하여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 내는데, 그 담백함이란 얼핏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이렇듯 김치국밥이나 김치국수에 3000원짜리 김치주먹밥까지 곁들이면, 주인 되는 이의 넉넉한 품성과 함께 먹는 일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울 터이다.
  • 이명박 시장 홈페이지 글 전문

    ●행정수도에 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 -수도분할을 중지하고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에 띄우신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은 잘 읽어보았습니다.그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도 꿈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렇습니다.저 이명박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저의 꿈은 통일수도입니다.대통령께서는 ‘분할된 수도’를 꿈꾸고 계시지만,저는 ‘통합 된 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나라가 함께 잘사는 나라,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의하는 통일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혁과 국가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것에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하지만 수도분할은 아닙니다.개혁도 아니고,균형발전도 아닙니다. 사실 수도이전 논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어서,저는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국민의 의사를 물어 재고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께서는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한나라당에서도 재미좀 보라.’,‘정권의 명운을 건다.’,‘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천도해야 한다.’,‘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등 국가대사를 극단적으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보고,국가의 중대사인 수도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한 것이지,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고민하여 추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습니다.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한 예가 없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습니다.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도이전은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저는 그때 국민과 함께 ‘국력낭비를 막았다.’면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도이전이 수도분할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또다시 정치에 남용되고 있고,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분할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성난 민심을 의식하여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고,국무총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수도분할을 기정사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수도분할로 충청권 주민을 현혹하더니,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습니다.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제17대 국회는 2005년 3월 2일 수도를 분할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대통령과 6부는 서울에 남고,국무총리와 12부4처는 충청남도 연기·공주로 이전한다고 합니다.대통령은 3월 18일 이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정말 통탄할 일입니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도를,그것도 행정부를 갈라 나누어 놓은 예는 없습니다.수도분할은 국정운영의 비효율과 국력 낭비,그리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 요즘은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입니다.국정운영의 효율은 국가경쟁력의 기초입니다.대통령과 국무총리,장관들이 서로 120km나 떨어진 장소에서 근무해서는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원만한 부처간 협의도,신속한 위기관리도 어려워집니다.수도분할은 국가정체성과 통치의 근본을 쪼개는 것으로서,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정략적으로 담합한 정치권은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16대 국회는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그때 저는 이 법률의 통과를 막기 위해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국민과 함께 사방으로 뛰어 다녔으나,여·야 정치권은 저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하게도 우리의 입헌민주주의는 살아있었습니다.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21일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대의민주주의의 타락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 순간이었고,대한민국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잊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은 위헌 결정을 환영하면서,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또다시 수도분할에 동조했습니다.수도를 두 동강내는 결정에 동조했던 정치권은 역사에 공동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서울시와 단 한번의 사전·사후협의 없이 수도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수도이전은 건국 이후 최대의 국책사업입니다.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사전에도,사후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의견을 구하거나,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이해당사자나 전문가와 오랜 기간 기술적·경제적으로 치밀한 사전 검토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합니다.이것은 최소한의 예의이며,필수적인 절차입니다.수도이전은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대사입니다.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정치적 담합으로 수도분할을 기정사실화 해놓고,“후속대책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사후적으로 지방정부를 불러 무조건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가 아닙니다.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부활이며,참여를 가장하여 지방자치를 억누르는 ‘참여권위주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지방자치의 헌법정신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시대에 역행하는 ‘권위주의’ 방식의 모양 갖추기에는 결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수도분할 반대는 수도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수도분할에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대가 아닙니다.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국가균형발전은 충청권으로의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로 이룰 수 없습니다.만일 제가 충청권 시·도지사였을지라도,수도이전의 문제점을 똑같이 지적했을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는 통일을 대비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해양수산부 이전 반대 이유는 지금도 타당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장관 재직 시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금 보아도 아주 잘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가면 서울에 따로 사무소를 두어야 하고,장관은 거의 서울에 있어야 한다.”,“장·차관이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국회에도 출석해야 하는데,서울에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지방으로 이전하면 결재 등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처이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참으로 올바른 지적이며,지금도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나,지금이나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그런데도 대통령께서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의 “수도권 후속대책”은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수도권 후속대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서울시가 이미 계획했거나 추진하는 사업을 자신들이 새롭게 수립한 것인 양 발표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아무런 사전상의도 없이 서울시의 정책을 복사하여 발표한 것은 명백한 표절입니다. 중앙정부의 뚜렷한 역할이나 예산지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여당에서는 “서울시 청사를 광화문네거리에 대형 건물로 짓겠다.”고 하고,정부에서는 “대학로 발전방안”까지 발표했습니다. 대학로를 꾸미는 일은 기초자치단체인 종로구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 업무이며,“청계천 역사문화벨트 조성”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입니다.그런데도 이러한 사업들을 마치 중앙정부가 마련하고 주도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며,그간 준비가 안 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은 수도분할로 텅 비게 될 정부청사에 “벤처단지 조성”과 “초고층 업무빌딩 유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수도권과밀 해소를 위해 수도분할을 한다면서,그 후속대책으로는 오히려 수도권과밀을 부추긴다면,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입니다.정부부처가 떠난 자리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면,처음부터 연기·공주에 유치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를 이유로 추진되어 왔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저의와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선거 때마다 이용하려는 정치책략임을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심 쓰듯이 “후속대책”을 급조하고 남발하는 것은 잘못된 수도분할을 더욱 잘못되게 하는 일이며,충청권과 수도권,나아가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일입니다.국민을 두려워한다면,국가균형발전을 원한다면,이제는 진정으로 지방을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수도분할과 “수도권 후속대책”은 바른 길(正道)이 아닙니다.국민의 행복보다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릇된 길(邪道)입니다.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바른 길로 돌아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길로 가기를 호소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지방분권과 재정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고 한다면,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재원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집중을 막기 위해 백약을 다 썼으나 무효였다고 하고 그래서 수도이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실은 백약 중 가장 효험이 있을 약은 제쳐두고 있었습니다.그것은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에 나누어 넘겨주는 일,즉 진정한 ‘분권’입니다. 중앙집권의 낡은 틀을 그대로 둔 채,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을 한다고 해서 지방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균형발전의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지방에 실질적인 결정 권한과 재원을 주면,지방정부는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뤄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세원이 많은 곳에서 세금을 더 거두어,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수도분할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의 일부를 지방에 지원해야 합니다.그러면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발전을 이루어 지역균형발전은 빨라질 것입니다.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을 인위적으로 강제 배분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며,지방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의 과밀은 해소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수도이전 또는 수도분할의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과밀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입니다.수도이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산업·교육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계화와 개방화의 시대입니다.수도권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해서,이것이 곧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왜냐하면 자본과 시설,사람이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지난날 수도권정책이 수없이 반복되었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서 그 반사이익이 상해,동경 등 다른 경쟁도시의 몫으로 돌아간다면,그것은 오히려 서울과 지방을 공멸시키고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수도권 집중을 억제해도 비수도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비수도권의 발전은 그 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수도분할의 이유를 들면서 국가균형발전보다 수도권 과밀을 걱정하셨는데,이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수도권은 과밀화 진행 단계를 지났습니다.서울의 인구는 줄고 있고,서울의 교통,환경,주거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인구과밀을 걱정했으나,1990∼2000년대에는 인구의 과소를 걱정할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서울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습니다.서울에 세계의 첨단기업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공장의 위치보다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금 수도권규제완화를 거론하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일부 규제는 필요하겠지만,수도권의 경쟁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할 것입니다.그간 서울시는 수차례에 걸쳐 지나친 수도권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했으나,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요즘은 세계화 시대입니다.세계 각국이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면,지방으로 가는 게 아니라 외국으로 나갑니다. 공장의 위치가 수도권에 있느냐,지방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일자리 창출이 중요하고,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흥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별개의 사안입니다.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대통령께서는 “행정수도이전 정책과 수도권규제 개선은 수도권과 지방의 정치적 빅딜로서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는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를 “맞교환하자.”는 주장인데,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수도이전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대사로서,수도권규제 완화와는 그 성격과 비중이 다릅니다. 수도이전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은,마치 ‘정치적 흥정’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수도이전을 해도,지금의 수도권에 대한 규제가 합리적이라면 그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옳을 것입니다.마찬가지로 수도이전을 하지 않더라도,수도권 규제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이를 철폐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서울시가 수도권규제 완화와 수도권발전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중앙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수도분할에 대한 수도권주민의 분노가 들끓자,이를 달래려는 ‘사탕발림’ 식으로 수도권발전을 거론하고 있습니다.국가경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시류에 따라,정치 분위기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됩니다.중앙정부가 진정으로 수도권발전을 원한다면,서울시가 꾸준히 건의해 온 방안을 검토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은 지방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북아중심국가’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서울의 경쟁력은 필수입니다.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대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주변 강대국의 주요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동경,북경,상해,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들과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고,이겨야 합니다.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질 것입니다.그런데 멀쩡한 수도를 두 동강낸다면,서울과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 도쿄도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오랜 세월 검토하다가,지난 2003년에 수도이전 논의를 중단했습니다.오히려 도쿄의 도시경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2002년 7월 “수도권·기성시가지의 공업 및 제한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여 동경의 경쟁력이 곧 일본의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럽의 국가들도 20세기에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분산정책을 취했습니다.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대도시의 경쟁력을 육성하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베를린,그리고 브뤼셀 등 유럽 각국의 수도들은 유럽연합(EU)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강력한 집중전략을 다시 펴고 있습니다. ‘수도이전이 국가균형발전과 무관하다’는 사실은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서울은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지방도시와 경쟁하지 않습니다.동북아시아의 주도권을 놓고,도쿄,상하이,베이징,홍콩,싱가포르 등 대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서울이 이겨야 중앙정부가 표방하는 ‘동북아중심국가’도 성공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은 상호보완 속에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획일적인 형평성을 지향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닙니다.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향일류화’가 되어야 합니다.그러자면,수도권과 지방이 상호보완을 이루어,나라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부는 서울과 지방을 분열시키지 않아야 합니다.서울과 지방은 서로 돕는 보완관계에 있습니다.예를 들어,전라남도의 관광단지가 발전하면 서울의 시민들이 가서 보고,지방의 무공해 농산물은 수도권시민이 이를 소비합니다. 수도를 약화시켜 다른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성공한 예가 없습니다.수도를 여러 개 만들어서는 안 되며,서울·대구·광주는 각자 특색 있게 발전시켜 상호보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도이전에 쓸 재정이 있다면 통일비용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수도이전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과 통일한국의 장래를 염두에 두고 구상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경제난이 겹쳐 체제가 내구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정세를 감안할 때,통일이 언제 실현될 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그러나,정부가 수도를 분할하여,새로운 행정도시를 완성하는 시기 이전에 통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도를 온전히 지키는 일은 “통일 다음으로 중요한 이 시대의 애국과제”라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수도가 국정수행의 중심이자,국가정통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그리고 후손들의 행복을 생각한다면,수도를 두 동강내서는 안 됩니다. 국가경영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수도분할은 시급하지 않습니다.지금은 수도분할이 아니라,민족통일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됩니다.남·북한이 통일 후 공동 번영을 이루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인데,이렇게 한가하게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수도분할에 사용할 재정이 있다면,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재원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100만 명에 이르는 젊은 실업자가 있습니다.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입니다.수도이전에 쓸 돈이 있다면,차라리 그 비용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현명합니다. ●국익을 위해 결심을 바꾸는 것은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가지도자는 결심을 하고 집행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때로는 결정을 취소하고 결심을 바꾸는 용기도 필요합니다.개인적인 차원의 명분보다 국가의 명운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께서 지도자로 높이 평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70년대 말에 추진했던 ‘행정수도이전계획’은 수도의 영구이전이 아닌 임시 행정수도로의 이전계획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하여 한미관계가 어려워지고 안보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기 위한 국가안보상의 필요에서 추진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는 그 때와 모든 국내외 상황과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동서냉전 시대가 가고 남·북 긴장이 완화되었으며,이제 세계는 경제적으로 국경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북한의 기습공격을 대비해야 했던 30년 전에는 수도이전이 논의될 만 했을지라도,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에 ‘제6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경제여력이 없다는 이유로,그리고 소요 재원을 국가적으로 더 시급했던 산업발전에 쓰기 위해 이를 반납했던 적이 있습니다. 행정중심도시는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일입니다.저는 젊어서부터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부터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해 왔습니다.그러나,세계 어느 곳에서도 수도를 분할한 사례를 본적이 없고,브라질·호주·말레이지아 등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나라의 경우에도 수도이전에 성공한 사례를 본적이 없습니다.결국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분할도 국력낭비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꼭 해야겠다고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가지도자는 단순히 정책을 수립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때로는 국익을 위해 기존의 정책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지도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하는 혜안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의 결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대통령께서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수도분할을 재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만약 생각을 바꾸신다면,우리국민들은 은퇴 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라 믿습니다. 2005년 3월 24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 사이버 민방위 교육 받아보셨나요

    사이버 민방위 교육 받아보셨나요

    집합식 민방위 교육을 받지 않고 컴퓨터를 이용,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마칠 수 있는 사이버 민방위 교육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를 필두로 지난해 하반기에는 송파구가 사이버 민방위 교육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강서구도 사이버 민방위 대열에 합류했다. 올 하반기에는 용산구와 동작구 등 다른 자치구에서도 사이버 민방위 교육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1∼4년차인 1만 7000여명의 강서구 민방위 대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이버 교육에는 실시 첫날인 2일 52명,3일에는 129명,4일 276명으로 증가하는 등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동영상으로 제작된 교육 내용이 일상생활에 유익한 ‘가정 내 어린이 안전수칙’ 등 생활 정보를 담고 있어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이버 교육은 가정과 학교의 안전수칙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의 안전과 테러 등 응급 대처 요령도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안전 수칙·테러 대처법등 유익한 내용 또 침체된 내수경기를 반영,‘취업대란, 일자리는 없는 것인가’를 비롯,‘외국자본이 우리의 경제를 흔든다’,‘기업하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 등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진단하고 조망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북핵문제 우리는 어떻게 보는가.’ 등의 코너는 사회를 보는 시각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최의식 강서구 자치행정과장은 “민방위교육 담당 부서인 자치행정과 직원이 모두 문의 전화에 매달려야 할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이 크다.”면서 “문의 전화를 하는 분들 가운데 평가를 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 염려하는데 교육 동영상을 재미있게 보고 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인터넷 민방위 교육은 오는 31일 자정까지 언제든지 구 홈페이지(www.gangseo.seoul.kr)에 접속, 오른쪽 하단에 있는 ‘인터넷 민방위교육’을 클릭하면 된다. 수강생은 동영상 교육을 마친 뒤 원하는 시간에 간단한 평가를 거치면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강의 듣고 평가 통과하면 ‘이수’ 인정 평가기회는 최대 3회까지 주어지며 틀린 문제는 상세한 문제 풀이를 해주기 때문에 평가를 통과하기가 어렵지 않다. 교육 대상은 강서구에 거주하는 1∼4년차 지역 민방위대원이다. 이전처럼 집합식 교육을 희망하면 오는 4월부터 거주지 동사무소에서 보내는 교육훈련통지서를 통해 집합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02)2600-6040.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직장내 임금격차 최고 30배

    “국영기업 경영진의 연봉은 일반 직원 평균임금의 14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겠다.” 소득불균형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소득 격차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국영기업들을 총괄하는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경영진 연봉의 상한선 제정 등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한 각종 조치 도입을 본격화한 것이다. 6일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쉬쾅디(徐匡迪) 중국공정원 원장은 분배 불균형을 주제로 열린 정협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같은 회사내 직급 및 업무에 따른 차이와 국영기업들 간의 보수 차가 더욱 벌어지자 우선 급한 대로 1단계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같은 국영기업이라도 석유·금융 등 독점적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과 일반 국영기업의 평균 임금 차이가 10배 이상 난다. 또 같은 직급간 차이도 무려 20배나 된다. 이밖에도 같은 회사에서도 30배까지 급여 차가 난다. 이같은 조치는 회사에 따라, 직급에 따라 소득격차가 벌어지면서 계층간 위화감이 커지고 근로자 불만이 누적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전되면서 일자리를 잃고 내몰린 ‘샤강’(下岡)근로자들이 크게 늘면서 소득 불균형은 국정 현안으로 부각돼 왔다. 지난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정협 등 중국 양대 민의 수렴기관의 정례회의에서도 분배 형평성 확보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부르짖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정부가 내놓은 대응책 중 하나다. 후 정부는 빈부격차 심화를 사회안정을 흔들 주요 불안 요소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시 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상위 20%와 하위 20%의 시민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 격차가 지난해 3.4배에서 4배로 더 벌어졌다고 발표하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빈부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CEO 칼럼] 대학도 AS에 적극 나서야/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CEO 칼럼] 대학도 AS에 적극 나서야/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여성학자인 박혜란 여성신문 편집위원의 산뜻한 주장이다.‘사랑받는 시어머니’가 되려면 김치를 담가서 며느리가 사는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놓고 와야 한다. 행여 집까지 올라갈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미리 갖다 주겠다는 전화도 하지 말고 그냥 말없이 맡겨놓고 돌아와서 전화를 해야 한다. “그렇게 며느리 심기 살피면서 구차하게 김치는 왜 갖다 주는데?”라고 물었다.“며느리가 예뻐서 줍니까? 아들 김치 못 먹을까봐 갖다 주는 거지!” 별걸 다 묻는다는 표정들이다. 일단 부모 곁을 떠난 다음에는 김치를 못 먹든 된장찌개를 못 먹든 상관할 바가 아닐 텐데 너무 걱정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시어머니 노릇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엄마 노릇의 연장이다. 평생 훌륭한 엄마 노릇에 익숙해진 엄마들은 그 역할로부터의 졸업이 영 탐탁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박 위원은 결단코 “졸업이 좋다.”고 세태를 비판했다. 부실한 상품을 팔아먹은 뒤 계속 AS를 한다는 통렬한 풍자다. 경영 칼럼에서 얘기가 빗나간 듯하지만 그게 아니다. 한국 엄마들은 과잉 AS를 멈추고 대학은 그동안 미흡했던 AS에 나서야 한다. 세계화·민주화·정보화 쇼크 속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기업을 이제 대학이 실질적으로 도와야 한다. 졸업생들을 AS 차원에서 적극 책임져야 한다.1년 중 긴긴 5개월 방학을 또 몇 년에 한번씩 오는 휴식년제를 한국에서 교수만 한가롭게 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긴긴 방학을 연구생활이라는 명분아래 해외 세미나에 왔다갔다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제자의 일자리도 알아보고 또 이미 기업에 근무하는 제자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학문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유익하다. 대졸자 상당수가 원론과 비판, 그리고 입만 앞서 있지 각론과 실행, 그리고 일을 만드는 데는 부족했다. 방학때 새벽과 야간에 기업에 근무하는 제자들을 피와 땀으로 연마해 주기 바란다. 제 그래야 기업도 살고 대학도 설 자리가 있다. 기업 혼자 짐 질 여력이 사실상 없다. 대학도 정부도 국민도 기업을 각기 다른 형태로 도와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살고 일자리가 생기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 한국 CEO들의 제일 어려움은 돈 문제도 마케팅도 중국의 부상도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문제다. 대기업은 그래도 좀 낫다. 요즘은 실업자가 넘쳐나서 고르고 골라서 사람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대졸자들을 새로이 고치고 다듬어 쓰는 게 일상화되어 왔다. 그만큼 시간과 공이 드니 국제경쟁력에 부담이다. 이제까지 대학은 연구 중심이니 상아탑이니 하면서 상당히 엇나가고 있었다는 통렬한 반성이 긴요하다. 현대판 사농공상이란 귀족 놀음을 끝내야 한다. 오죽하면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책까지 나왔겠는가. 여하간 대기업은 여유가 좀 있지만 중소기업은 참으로 딱하다. 임금 문제가 아니고 사람 부리기조차 아니꼬워서 중국이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CEO가 상당수다. 일이 좀 어려우면 이내 포기하는 게 다반사다. 야단이라도 칠 양이면 다음날 아무 소리 없이 사라져버린다. 임시로 취업한 대졸자는 호시탐탐 튀어나갈 ‘메뚜기족’들이다. 훈련이니 교육이니 할 겨를도 없다. 이들을 묶어서 대학이 헌신했으면 하는 거다. 또 상당히 성장하고도 어미의 새끼주머니에서 버티는 ‘캥거루족’과 ‘고시족’들을 용납하는 막연한 부모들의 의식변화도 긴요하다. 둘만 낳아 잘 기른 자식들을 밖으로 내쫓는 게 자식과 사회를 위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무리수를 두는 정치집단과 정부의 호언장담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 그리고 늘 정부 탓에만 이골 난 지식인들의 입도 경계하는 사회 공감대 형성에 언론의 역할도 절실하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 [경제 살리려면…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①LG경제硏 이윤호원장

    [경제 살리려면…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①LG경제硏 이윤호원장

    ‘경제 올인(All-in)의 관건은 실천이다’.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시동을 걸면서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우리 경제현안과 문제점 등을 재점검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첫번째로 민간경제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 이윤호(李允鎬)원장을 만났다. 이 원장은 “경제살리기 해법은 이미 각계에서 다 제시했다.”면서 “문제는 제도적으로 막힌 데는 좀 더 시원하게 뚫어주고, 의기소침해 있는 곳은 힘을 북돋워줘 경제살리기에 동참하도록 하는 ‘함께하는 경제’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살리기의 묘책이 있다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만이 살길이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고용이 창출된다. 정부가 올해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지만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기업투자만 활성화되면 고용창출은 가능한가. -그것이 문제다. 대기업만 해도 지난해 투자증가율이 전년대비 20% 이상 됐다. 하지만 고용흡수력은 떨어졌다.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은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길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안은. -우선 중소기업들이 각성해야 한다.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지, 정부의 구제만 기대하고 있으면 안 된다.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기술개발이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고, 해외마케팅 능력도 부족하다. 자금이 부족해서 그런것 아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연결고리를 정부가 만들어줘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할 수 있어야 협력체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하려면 출자총액제한제 등에 묶여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돼 있다. 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하면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를 해소해야 한다. 대기업이 굳이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돈을 대면서 싫은 소리를 듣는다면 누가 하겠는가. 출자총액제한제가 실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나. -사례들이 적지 않다. 최근 두산이 인수키로 한 대우종합기계도 출자총액제한제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적잖은 대기업들도 투자를 하려해도 규제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출자가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너무 제한적이다. 포괄적으로 해야 한다. 고용흡수력이 높은 서비스산업 육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은 음식·숙박업 등 저부가가치산업이 많다. 반면 고부가치산업인 법률·의료·교육시장 등은 밖으로 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는 이들 시장의 경쟁력이 없다.WTO(세계무역기구)체제의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서둘러 문을 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이 갈수록 늘어 직장에서 은퇴하고 나면 30년 이상의 노후생활에 대한 대비책이 없다. 이러다보니 돈을 벌어도 돈을 쓰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개방의 걸림돌은 우리 국민의 ‘형평주의적 사고’다. 경쟁사회라고 외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평등을 찾는 우리 국민의 속성은 이율배반적이다. 정부 정책에서 고쳐야 할 점은. -참여정부가 좌파적 경제정책을 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좌파적 성향이라는 인식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의 경제정책은 내부논란이 외부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추진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일단 결정된 정책은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반기업정서도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 정부는 반기업정서, 반부자정서에 대한 국민들이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정위가 재벌 지분들을 일일이 공개한 것도 반기업정서를 유도하는 것이 본다. 기업이 중요하다면 귀하게 여기고, 대접해줘야 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열린세상] 왕도(王道)정치를 되새기자/도중만 목원대 역사학 교수

    어쩌다 차를 몰고 2차선 국도를 달리다 보면 아주 답답한 상황에 직면하곤 한다. 저속의 덩치 큰 레미콘차량 한 대가 뒤에 수십대의 승용차들을 끌고 다니는 경우이다. 반대쪽 찻길이 간간이 비기라도 하면 그래도 다행이다. 뒤따르는 차들이 기회를 틈타 레미콘차량을 차례로 앞질러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승용차들은 레미콘차량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뒤따라 갈 수밖에 없다. 갈림길이 나올 때까지. 지금 우리의 정치권을 보라. 여야 할 것 없이 정말 신기하게도 2차선 국도에서 수십대의 차를 끌고 다니는 레미콘차량을 꼭닮지 않았는가. 모든 것이 정치권의 느린 행보에 발목이 잡혀버린 형국이다.17대 정기국회가 공전 끝에 마감되어 고유의 정치적 기능을 거의 수행하지 못했다. 뒤이은 임시국회마저도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벌써 한 해는 다 저물어 가고 갈 길이 요원한데 국회는 아직도 제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한에 쫓기고 있는 이라크파병 연장동의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 등 주요 안건이 산적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회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서민들은 먹고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동시에 수능부정이나 밀양성폭력사건 등 전대미문의 괴이한 사건들이 연달아 사회를 얼룩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런 현안들에 대한 해결의 가닥조차도 잡지 못하고 있다. 실로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좋은 정치는 분명히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그것은 기본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는 정치이다. 맹자의 왕도(王道)정치론이 이를 아주 잘 증명해 준다. 중국 전국시대에 부국강병을 꾀하는 몇몇 왕들이 맹자에게 좋은 정치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그 해답으로 맹자는 자신의 왕도정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왕도정치의 첫걸음은 중민(重民)에 있다고 말했다. 백성이 제일 중요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다시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금을 줄이고 형벌을 경감하는 인정(仁政)을 베풀고 정복전쟁을 중지해야만 한다고 권고하였다. 다음으로 선경제·후교육의 정책이 왕도정치의 기틀이라고 주장했다. 즉 경제정책을 우선하여 백성의 최저생계를 먼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물질적 안정을 이룩한 뒤에는 각처에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성선설에 입각한 인성교육을 실시할 것을 피력하였다. 나아가 맹자는 이러한 왕도정치를 시행하지 않는 지배자에 대해서는 무력으로라도 정권을 교체시킬 수 있다는 역성혁명의 권한을 백성에게 부여하였다. 맹자의 왕도정치는 이렇게 간단명료하다. 물론 그가 제시한 왕도정치의 실현은 제왕의 도덕적 수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념론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시간과 공간적으로도 우리와 격차가 있고 역사적 상황도 달라 결코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가 강조한 왕도정치의 핵심인 백성의 최저생계보장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서민의 최저생계보장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모든 정책에 우선해야 한다. 인성교육마저도 그 위에 세워질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결식으로 굶주린 아이들에게 버스에서 노인을 만나면 자리를 양보하라고 가르쳤다손 치자. 먼저 아이들이 겪고있는 결식을 해결해 주지 않는 한 교육받은 도덕을 실천에 옮길 힘이 그들에게는 없을 것이다. 이는 마치 썩은 나무에 공들여 조각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하여 개혁을 외친 지도 벌써 거의 2년이 되어 가지만 실효는 그다지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여야의 힘겨루기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도 지칠 대로 지쳤다. 이런 와중에 다행히도 정부에서 새해부터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와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야도 이제 이념논쟁에서 한발씩 물러나 대화를 재개할 기미가 엿보인다. 제발 정치권이 다시 뒷걸음질치지 않기를 바란다. 부디 이번 연말연시가 여야 모두에 왕도정치의 기본원리를 되새기는 전기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도중만 목원대 역사학 교수
  • [오늘의 눈] 취업 ‘눈높이’를 낮춰라/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청년실업을 해소할 묘책이 없습니까?” 한 정부 당국자가 기자와 만나 정말 진지하게 건넨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노벨평화상감이라는 얘기도 꺼냈다. 사실 청년실업은 각국의 골칫거리로 대두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심해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내년 취업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회 초년병들의 상실감은 어느 때보다 클 듯하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지혜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얼마 전 만난 한 리크루팅 업체 대표는 취업 희망자들의 눈높이 교정을 주문했다.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을 뚫을 것을 강력히 권했다. 우리 중소기업 가운데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도 많다. 처우 또한 대기업 못지않다. 다만 지명도에서 뒤처질 뿐이다.3D업종이며, 대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평할 때가 아니다.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웅지(雄志)를 펼 수 있다. 또 일자리가 국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세계화 추세에 맞춰 밖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새해 화두를 ‘세계로 나가자’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에게 세계로의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기회를 잡으려면 그에 걸맞은 소양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지식만이 세계 무대에서 통하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지식이 곧 힘”이라고 정의를 내리지 않았던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3만 3600여명이 해외 일자리를 신청했지만 취업자는 500여명에 그쳤다. 해외 구직자의 성공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치밀한 준비없이 해외취업의 문을 두드린 탓이다. 해외취업은 해당 국가의 언어습득과 희망하는 일자리에 대한 업무능력을 갖췄을 때만 가능하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조절할 때다. 최용규 공공정책부 차장 ykchoi@seoul.co.kr
  • [사설] 2년새 160만 늘어난 비정규직

    정부 공식통계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최근 2년 사이에 연간 80만명씩 모두 160만명이 늘었다. 지난 8월 말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37%인 540만명에 이른다. 고용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임시직과 일용직도 비정규직에 포함시키는 노동계의 산정기준을 따르면 비정규직은 전체 근로자의 55.9%인 816만명이나 된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영이 악화된 기업들이 구조조정이 쉽고 인건비가 싼 비정규직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규직은 2년 사이에 65만명이나 줄었다. 고용의 질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 것은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고용 불안은 사회 불안으로 귀결될 뿐 아니라 불황의 직접적인 요인인 소비 침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악순환이 반복될 소지가 큰 것이다.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법을 서두르는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방지하고 편법 사용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노조조직률이 11%에 불과한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이유로 입법을 가로막고 있다. 비정규직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법망 밖에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있는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이나 경쟁국에 비해 비정규직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고 비중이 높은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 첫걸음이 이들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래야만 노동의 양극화 속도도 늦출 수 있다. 노동계의 주장대로 비정규직 사용을 규제만 한다면 노동시장이 왜곡될 뿐 아니라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몰아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70∼80%가 국회에 제출된 보호법안을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걸음마 뗀 ‘희망가게’ 1, 2호점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미재연’의 유리문을 열자 십 수년전 유행했던 최성원의 ‘제주도의 푸른밤’의 따뜻한 선율이 10평 남짓한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벽 한쪽에는 캄보디아 여성이 새긴 목각새(木刻鳥)가 사장 김모(38)씨와 함께 반갑게 맞았다. “장떡이 좀 짜지 않을까 모르겠네요.”잠시 뒤 김씨가 내 온 새싹비빔밥을 한 숟가락 배물었다. 이내 봄을 알리는 향긋한 풀냄새가 입 안 가득 스며들었다. 지난 8월 문을 연 미재연은 시민사회단체 ‘아름다운재단’에서 모자 가정의 자립을 돕는 공동 매장인 희망가게 1호점이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대출받은 9000만원과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아담한 한식전문점으로 태어난 미재연은 아스팔트 위의 고단한 삶에 지친 시민들에게 6개월째 단아하고 풍성한 먹을거리로 초록색 봄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헌재 재판관과 영화배우도 단골 미재연은 ‘아름답고 재미있고 자연이 있는 식탁’이라는 조어. 창업자인 김모, 이모(38), 박모(29) 등 세 명의 모자 가정 아주머니 이름에서 한 자씩 따 왔지만 풀어보니 더 그럴싸했다. 미재연은 음식점으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불경기의 여파로 하루 손님은 100명을 채우지 못한다. 건물임대료와 재료비를 빼면 세 아주머니들의 생계비로도 빠듯한 형편. 결국 한 배를 탔던 박씨는 지난달 가게에서 손을 뗐다. 처음 장사에 뛰어든 터라 각종 세금과 서류를 내는 것도 아직 낯설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희망의 ‘새싹’을 틔우고 있다. 소박하지만 온갖 정성이 담긴 미재연의 식탁이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주고객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20·30대 직장인들. 헌재 재판관과 유명 영화배우 등 저명 인사들도 단골이 됐다. 이씨는 “멀리 지방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오곤 한다.”면서 흐뭇해했다. ●수입금으로 장애아동 도울 것 아주머니들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육아. 이씨는 친정엄마가 10살 된 아들을 맡아주지만 김씨는 아침마다 세살배기 딸을 보육원에 보내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 방송통신대에 재학까지 하고 있어 하루에 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이다.“돈을 벌면 딸과 단 둘이 여행을 가는 게 꿈”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매상이 시원치 않다 보니 다른 모자 가정의 자립을 위한 기부를 거의 못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얼마 전 한 할아버지가 질 낮은 휴지를 팔아달라고 오셨어요. 그래서 식사 대접을 하면서 ‘우리도 힘들다. 될 수 있으면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죠. 받은 만큼 많이 돌려드리지 못하니까 어쩔 땐 마음이 ‘짠’ 해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예요.” 그러나 미재연 아주머니들은 이미 희망가게의 ‘맏언니’다. 지난달 30일 개업한 희망가게 2호점 아주머니들에게도 온갖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국제적인 나눔도 시작했다. 가게 한 켠에서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수입·판매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대안무역’도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계속 생길 희망가게의 ‘굄돌’이 되는 것. 희망가게 창업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식당을 실습 장소로 개방하는 것은 물론, 한달에 한 번씩 희망가게 아주머니들이 함께 기댈 수 있는 ‘희망가게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이씨는 “수입이 생기면 적은 돈이라도 신경계통 장애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미재연에서 사람들이 ‘녹색 먹을거리’를 먹고 건강하고 편안히 산다면 바랄 게 없을 것”이라면서 밝게 웃었다. ●중계동에 2호점 문 열어 노원구 중계동에 문을 연 한식집 ‘얼큰한게 땡기는 날’은 희망가게 2호점. 공동사장 이미경(38), 고정희(35)씨가 아름다운재단에서 지원 받은 6000만원으로 가게를 차렸다. 개점 당일 수익인 23만 4000원을 성매매 피해 여성 쉼터인 ‘막달레나의 집’에 기부하는 등 문을 열자마자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일산에서 김밥집을 한 경험이 있지만 제대로 장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이 태산”이라면서도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 저소득 모자 가정과 인근 공부방을 돕는 등 받은 것의 몇 갑절을 갚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풍성한 녹색 먹을거리 미재연의 주 메뉴는 새싹비빔밥과 버들영양돌솥밥. 푸드 스타일리스트 오정미씨의 작품인 새싹비빔밥은 적·삼색 무순과 적양배추싹 등 6가지 새싹이 들어간다.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는데다 고기도 뺄 수 있어 향기롭고 담백한 새싹의 맛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버들영양돌솥밥은 미재연에서 개발한 음식. 돌솥 안에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넣어 지은 밥에 표고버섯과 시금치, 느타리를 얹었다. 이밖에 김치전골과 된장비빔밥, 각종 파전 등 다양한 한식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6000원을 넘지 않는 등 저렴한 편. 후식인 오미자감잎차, 꽃차 등도 자랑거리다. ‘얼큰한 게 땡기는 날’의 대표 음식은 매운맛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콤 칼국수. 아주머니들이 직접 개발했다. 도토리전, 해물파전 등을 안주 삼아 동동주도 한 잔 걸칠 수 있다. 유기농 배추와 충북 음성의 고춧가루로 만든 김치와 김치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후견기관과 지원 실태 ‘자립매장운동’은 말 그대로 저소득층이 자립할 수 있는 매장을 마련해 주는 운동이다. 자립매장운동은 기존 사회복지 운동이 가난한 사람들을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립매장운동은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급여를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게 사업자금을 빌려준다.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셈이다. 자립매장운동의 시초는 1973년 브라질에서 시작된 ‘액션(Accion)’.4년 동안 885명에게 융자를 제공하는 성과를 올린 액션은 이후 남미 14개국으로 전파됐다.1991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7개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등 선진국의 빈곤층에게도 자립매장운동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아프리카에도 진출한 액션은 2002년 현재 60만명에게 5억 7000만달러의 대출 혜택을 주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Grameen)은행도 대표적인 자립매장운동.1983년 교수 출신인 무하마드 유누스에 의해 설립됐다. 빈곤층 여성을 주 고객으로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에도 진출했다. 이밖에도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자립매장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90년대부터 생겨난 자활후견기관이 자립매장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관악자활후견기관 등 전국적으로 모두 200여개가 있는 자활후견기관은 직영 사업체에서 빈곤층에게 일정 기간 경험을 쌓게 한 뒤, 창업 지원을 한다. 그러나 영세한 규모에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실제로 창업한 경우는 미비한 편이다. 본격적인 자립매장운동 기관은 2000년 그라민은행의 한국 지사 격으로 만들어진 ‘신나는 조합’. 또 2002년에는 국민, 조흥 등 시중 은행이 출자한 사회연대은행이 출범했다. 그러나 신나는 조합은 대출금이 평균 100만원 선에 그치고, 사회연대은행은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올해 첫 선을 보인 아름다운재단의 희망가게는 1인당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보다는 모자 가정의 자립에 중점을 둔다는 게 장점이다. 재단은 내년부터는 대출 규모를 확대, 매년 4∼5군데의 희망가게를 열 계획이다. 또 음식점 뿐 아니라 미장원, 수공예전문점 희망가게도 생길 예정이다.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세상 기금사업팀 정경훈(28) 팀장은 “자본금 50억원의 이자로 창업 지원을 하기 때문에 계속 희망가게를 낼 수 있다.”면서 “희망가게가 일종의 네트워크화가 되면 사회적 약자들이 서로 보듬으며 살 수 있는 일종의 ‘대안 사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선물 돌린다고 소비 살아나나

    내년에도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내수는 바닥 없이 가라앉고 있다. 고용은 불안하고 소득은 줄어드는데, 세금이나 연금은 자꾸 늘어나니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죽하면 이해찬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경기가 더 침체되면 안 된다.”면서 “연말연시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차원에서 선물 주고받기 운동을 벌이자.”는 제안까지 했을까. 그러나 내수부진을 이야기하는 정부의 시각은 이 총리의 발언에서 보듯 안이하고 가볍다. 이 말을 들은 장관들의 표정부터가 시큰둥하다. 내수부진은 주 소비층인 중산층과 그 아래의 가계가 예전만 못해서 일어났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여야 지갑을 열 텐데, 지금 경제상황으로는 언제 직장을 그만둘지 모르는 위기감과 불확실성이 소비심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접대비 한도 설정이나 성매매특별법 등도 소비진작에는 악재다. 이럴 때 부자들이 돈을 써주고,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줘야 하는데, 그럴 기미는 전혀 안 보인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7∼9월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11.4% 늘었는데 국내 사용액은 20%나 줄었다. 여유 계층이 밖에 나가서는 돈을 펑펑 쓰면서 안에서는 안 쓴다는 방증이다. 국내 10대 그룹도 현금을 26조원이나 잔뜩 쌓아놓고 신규 투자에는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데는 정권 일각에서 부자나 대기업을 사갈시하는 풍조가 일조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선물 몇개 주고받는다고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다. 어차피 다른 곳에 쓸 돈으로 선물을 사는 것이라면 제로 섬이다. 정부도 그 점은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공직자들이 국민의 혈세를 써가며 선물을 주고받는다면 또 다른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고소득층을 정상적인 소비에 동참시킬 수 있는 대책, 이를테면 마음부터 열게 하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놓치면 후회’ 다양한 소재 영화3편

    새달, 재미있는 예술영화들이 몰려온다. 겨울방학을 앞둔 비수기여서 블록버스터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이 시기를 틈타 작은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개봉작은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렇다고 시시한 영화들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리자. 오히려 독창적인 재미와 의미를 선사할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새달 3일 개봉작 가운데 메마른 영혼에 지성과 감성의 단비를 내려줄 다양한 국적·소재의 영화 3편을 골랐다. 혹시 ‘필’이 꽂혔다면 서두를 것! 극장에 오래 걸려 있지는 않을 테니. # 전쟁의 유머러스함 ‘노맨스 랜드’ 전쟁영화를 보면서 웃음을 터뜨린다? 영화 ‘노맨스 랜드(No Man’s Land)’는 분명 보스니아 내전의 참혹한 비극을 다루는 영화임에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한다. 지금까지 전쟁영화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데만 주력했다면, 이 영화는 전쟁이 갖는 의미에 주목한다. 특정 상황 안에서 우왕좌왕하는 병사들과 주변인물들을 지켜보면서 전쟁이 얼마나 유머러스한가를 날카롭게 통찰해낸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가 대치하고 있는 땅에 양측의 생존자 세명이 고립됐고, 이들을 발견한 양측은 유엔군에 도움을 청한다. 언론들도 이를 감지해 보도에 나선다. 비슷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총을 집어 우위에 서려는 병사들, 자신이 원하는 것만 얻고 돌아서는 언론, 중립이라는 이유로 방치하는 유엔군. 이 모두가 우스꽝스럽게 비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감상적 민족주의로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 위에 누운 병사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남겨뒀다. 웃다가도 묵직한 슬픔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작품. 보스니아에서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이 연출했다. 칸영화제 각본상, 아카데미·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 강물속에 가라앉은 진실 ‘영 아담’ 수증기를 머금은 뿌연 하구의 풍광은 지독하게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그저 하찮은 하루만 반복될 것 같은 그곳에서 생기를 잃어버린 사람들. 하지만 한꺼풀을 벗겨보면 진실을 숨긴 채 위선적인 삶을 영위하는 섬뜩한 인간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기성문화에 저항한 스코틀랜드 작가 알렉산더 트로키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영 아담(Young Adam)’은 인간의 심리를 불안하게 자극하는 독특한 감성의 작품이다. 어느날 갑자기 강물 위로 떠오른 여성의 시체를 건져올린 레스와 조. 조는 아무 감정없이 레스의 아내 엘라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무의미한 삶을 이어간다. 사실 조는 작가 지망생으로 한 여자와 사랑을 한 뒤 헤어졌고, 알고보니 그 과거와 변사체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잘못된 진실을 진짜 진실인 양 믿어버리고 증폭시키는 영화속 과정은 기성사회와 인간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진실을 영원히 강물 속에 묻어두고 뒷모습을 보이며 쓸쓸히 걸어가는 조의 모습이 가슴을 짓누르는 작품. 이완 맥그리거가 전라로 열연했다. 데이비드 매켄지 감독 연출작. # 신용불량의 청춘 ‘마이 제너레이션’ 겉만 번지르르한 한국 상업영화들에 질렸다면,3000만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만든 독립영화 ‘마이 제너레이션’(제작 nds5317)에 발길을 돌려보자. 과장되지 않은 문법으로 우리 시대 청춘의 자화상을 담아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오랜 연인 사이인 병석과 재경. 병석은 결혼식 비디오 촬영으로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재경 역시 ‘우울해보인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하루 만에 잘린다. 소비사회에 익숙해진 세대지만, 막상 사회로 발을 디디자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 주변부로만 맴도는 청춘들. 영화는 흑백의 롱테이크 화면으로 위태로워보이는 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컬러로 표현되는 부분은 병석의 카메라를 통해 본 세상뿐이다. 지금까지 청춘을 다룬 영상들이 컬러풀한 환상으로 과장을 일삼아왔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카메라를 끄면 말할게.”라는 재경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 영화는, 카메라 밖의 암담한 현실을 말없음표로 아우른다. 신용불량과 실직이 젊은 세대에게 닥친 큰 문제임에도 지금까지 다른 영화에서는 왜 이 문제에 침묵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 노동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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