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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낙향하면 어떠하리/노주석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낙향하면 어떠하리/노주석 선임기자

    지독한 ‘서울중심주의’가 판치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서울 가는 것을 상경(上京)이라고 하고, 반대를 낙향(落鄕)이라고 부를 정도다. 목민관의 전형으로 삼는 정약용조차 서울 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유배 중 아들에게 “너는 사정이 어지간만하면 한양 사대문 밖에 살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사대문 안에 살아라…. 그것도 힘들거든 사대문 가까운 곳에서는 살아야 한다. 그래야 여러 가지 듣는 게 많고 기회들이 많다”라는 편지를 보낼 정도였다. 낙향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68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기를 맞은 요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듯하다. 수도권의 유출인구가 유입인구를 앞섰다는 통계도 나왔다. 바야흐로 ‘이촌향도’(離村向都)가 ‘이도향촌’(離都向村)으로 바뀌는 것인가. 낙향이 곧 귀향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고향이 아닌 제3의 장소를 낙향지로 삼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수도권을 떠난 사람 중 대부분이 서울에서 가까운 충청도를 택했다고 한다.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성공적인 낙향에 대해 언급했다. “서울의 사대부가 세력을 잃고 집안이 빈곤하게 되어 경기도로 낙향하면 더욱 가난해질 수가 있지만, 호남과 충청지역으로 낙향하면 집안을 잘 보존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작금의 낙향 세태를 조선시대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이나 안빈낙도(安貧道) 차원이 아니라 노후자금이나 일자리 부족 등 반강제적 귀농·귀촌 위주여서다. 낙향문화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결국 대형 로펌의 고문 변호사로 돌아갔지만 정년퇴임 이후 부인과 함께 동네 편의점을 운영해 칭송받았던 김능환 전 대법관이 생각난다. 그는 맹자의 양혜왕편에 나오는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을 화두로 던졌다. 일정한 소득이 없어 먹고살기 어려우면 올바른 마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전 대법관은 “공직을 마친 사람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평생 해왔던 영역에서 일하는 것이 맞는다고 봤다”라면서 “도덕군자 행세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털어놓았다. 애로를 모를 바 아니나 아쉽다. 그는 ‘무항산 무항심’ 의 핵심을 간과했다. 맹자는 “항산이 없는 데도 항심을 유지하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권력 주변부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물론 사기업에 이르기까지 자리를 노리는 정치 낭인들이다. 대개 ‘누릴 만큼 누린’ 부나비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유지해야 하는 선비의 체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껍데기’ 무항산 무항심만 외친다. 차라리 인재난을 겪는 고향으로 내려가 기초자치단체나 의회직에 도전하거나, 교육기관에서 후학을 가르치거나,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것이 어떠할는지…. 서원과 향교에서 후학을 키우면서 지역문화를 창달한 우리 선비들의 낙향문화는 비판과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성찰과 교훈의 대상이다. joo@seoul.co.kr
  • 나누니 세졌다… 양천구 ‘복지 어깨동무’

    나누니 세졌다… 양천구 ‘복지 어깨동무’

    양천구가 복지예산과 일자리, 문화 분야 등의 문제 해결에 민간 자원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예산을 세수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지방자치단체의 한정적 재원으로 복지 지원 등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 기업, 민간단체 등과 손잡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는 해법을 ‘돈’ 아닌 ‘연결’에서 찾았다. 전 권한대행은 민간과 함께 나눔 문화를 뿌리내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SH공사와 협약을 맺고 저소득 독거노인과 중증 장애인을 위한 무료 빨래방을 열었다. ‘따뜻한 마음 복지재단’과의 협약으로 18개 동 주민센터에서 사랑의 쌀독을 운영하고 전국보일러설비협회와 함께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도배와 장판 교체, 보일러 고장 수리에도 나섰다. 의료 부문에서도 이화여대 목동병원과 보건의료복지 나눔 협약을 맺고 저소득 소외계층 수술비 지원과 의료진 재능 기부, 복지시설 의료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양천구 한의사회와는 ‘사랑의 손길 나눔’ 협약으로 저소득 청소년 건강검진 및 의료서비스도 제공한다. 145개 한의원에 사랑의 저금통을 비치해 어려운 이들을 돕는 모금운동도 한창이다. 아울러 급증하는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협약을 체결했다. 3개 종합병원은 영안실과 빈소를 지원하고 대한장례인협회는 장례지도사를 통해 장례 절차를 돕는다. 3대 종교단체로 구성된 추모단은 추모의식, 기업 연계 봉사단은 상주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홀몸 노인의 마지막을 지킨다. 전 권한대행은 “이 밖에도 많은 기관과 함께 자살 방지 시스템 마련, 금연운동, 어린이 경제교실, 재해 복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복지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 의장으로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지명되었다.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되는 것이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은 양적 완화에 관한 정책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옐런은 상원의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현재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하지만 미 정부, 상원, 하원 간의 첨예한 대립이 풀리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통과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까지 초래한 갈등의 핵심에는 여러 정치적 요인이 있지만 선례 없는 국가채무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급속하게 증가시키는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케어’가 쟁점이다. 이미 국가부채율 100%를 넘어버린 미국의 재정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양적 완화로 인해 경제가 턴어라운드한듯 보이지만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속가능성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야당인 공화당이 정부 지출에 제동을 걸면서 연방정부가 문을 닫고 최악의 경우 국가 디폴트 사태까지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 예산안의 기본 골격이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분야 예산이 복지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증가한 반면, 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 분야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 분야는 오히려 감소했다. 대선 공약이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형평성도 잃고 전체적으로 통일성도 상실한 땜질식 정책을 지원하도록 예산을 책정한 결과이다. 사실 대선공약이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집권하면 펼칠 청사진이기도 하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에는 냉정한 현실의 갭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현 정부가 지나치게 장밋빛 스탠스로 포장한 것이 사실이다. 막상 나라살림을 운영하는 주체가 되어 보면 만만한 구석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나 국내 경제 상황도 생각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저성장 고착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씀씀이를 뒷받침해 줄 수입이 신통치 않고 앞으로도 수입이 늘어날 뾰족한 수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하경제의 양성화, 불필요한 지출의 삭감 등을 통해 세금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복지 수요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큰 논쟁거리로 등장한 기초연금만 해도 그 성격상 연금인지도 애매모호한 일방적 정부의 지원인데, 국민연금과의 연계성 이슈는 차치하고라도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다. 더구나 약간의 조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을 4%에 근접하는 수치로 예상한 세수입은 너무 낙관적으로 계산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향후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예산은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예측되는 재정적자가 88조원에 육박하고 국가채무는 61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총생산의 36%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를 마다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대학등록금도 국가가 내주고, 나이 들면 국가가 매달 돈 주고, 자녀를 출산하면 모든 비용을 국가가 지불해서 양육해주고, 취업 안 되면 나랏돈으로 일자리도 만들어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모두가 원하는 복지가 이런 방식으로 지속가능한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하경제를 추적하고 몇몇 재벌기업 세무조사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쓸 돈이 없으면 지출을 줄이고 꼭 써야 된다면 수입을 더 증가시키는 것이 답이다. 당장은 지출을 전용하고 경기회복을 통해 세수를 늘릴 수 있다 해도 장기적으로 지출의 지속적인 효율화와 병행하여 세금의 증가 없이는 복지 지출의 확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 “선진화법 강화… 국회 기일 어기면 정당보조금 삭감”

    “선진화법 강화… 국회 기일 어기면 정당보조금 삭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7일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특정 정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국회선진화법과 국회가 무력화되고 의회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선진화법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선진화법이 ‘의사처리 발목잡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여권내에서 선진화법 폐기론이 거론되는 것을 동시에 대응하는 카드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임위와 본회의에 불참하면 세비와 수당을 삭감하는 현행 규정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국회법상 본회의, 예결산 심사와 같은 각종 기일·기한을 강제규정으로 하고 이를 어기면 정당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입법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정치쇄신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논쟁을 풀기 위해 여야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공동선언’도 제안했다. 그는 “영토 논란을 완전히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여야가 함께 ‘NLL은 대한민국의 서해 북방한계선으로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를 지켜내는 것에 이견이 없음’을 국회의결로 공동 선언하자”고 제의했다. 황 대표는 복지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증세 없는 재원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패척결과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제 사각지대를 줄이고 조세형평성을 높이고 재정을 절약해 재원을 마련하고자 한다”면서도 “결국 세금도 기업이 성장하고 개인이 일자리를 얻어야 나오는 것으로, 우리 경제의 활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법 처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공약 후퇴 논란에 휩싸인 기초연금에 대해선 “경제 여건을 감안해 공약을 미세조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취지인 만큼 일부 주장대로 공약파기나 후퇴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 밖에 북한인권법 제정,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여성 취업률 제고,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을 포함한 4·1 부동산대책 입법화 등도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여야, 추석 민심 살펴 국회서 머리 맞대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정국 대응 방향과 관련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어제 ‘추석 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에서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확인된 이상 원내·원외 투쟁 양쪽을 다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했다. 이는 정기국회를 보이콧한 채 전면적 장외투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정기국회를 외면하지 않겠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우나 50여일째인 장외투쟁도 접지 않겠다니 걱정스럽다.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밖에서 투쟁하다 가끔씩 정기국회에 들어와 처리하겠다면 본말이 전도된 자세일 것이다. 추석 연휴 중 한 여론조사를 보면 3자회담 후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66.7 %)이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23 %)보다 3배 가까이나 많았다. 그만큼 민주당의 거리투쟁을 보는 민심도 싸늘하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추석 민심이 ‘대통령의 불통’에만 모아져 있다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3자 회담의 결렬로 장외투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민주당의 고민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해서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불통’(不通)이라고 공세를 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문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정기국회가 지난 2일 열렸지만 아직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한 지금, 민주당은 거리의 천막을 걷고 국회로 복귀할 명분을 여권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본업인 정기국회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기국회는 선량들이 국민을 대신해 지난해 정부 예산의 씀씀이와 새해 예산안을 결산·심의하고,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대안을 만드는 소중한 자리다. 특히 정부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 수 있는 국정감사는 여당보다 야당에 더 중요한 무대라 할 수 있다. 그런 국정감사를 장외투쟁을 하느라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허술하게 임한다면 외려 야당이 더 손해 아닌가. 더구나 지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경기부양책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들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대여투쟁을 민생 법안 및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 경우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야당과의 합의 없이는 여하한 안건 처리도 어렵게 된 마당에 정쟁에만 매달려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민주당은 추석 민심을 제대로 읽고 하루빨리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전면 복귀하길 바란다. 새누리당도 경색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민주당과의 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북동부에서 1000㎿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건설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행한 플랜트 건설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의 최일선에 있는 것이다. 단순 시공이 아닌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창조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중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50㎞ 떨어진 북동쪽 꽝닌주 몽즈엉 마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나빠 하노이에서 승용차로 쉬지 않고 6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 우뚝 솟은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한적한 시골마을에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사장 전망대에 올랐다. 전체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500㎿급 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현장이다. 현대건설 현장 뒤편으로 비슷한 크기의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이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데 미국업체가 투자하고 시공은 우리나라 두산중공업이 맡았다. 앞쪽은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발전소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 진행됐다. 유연탄 16만t을 쌓아둘 창고도 들어섰다.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을 12일분이나 쌓아둘 수 있는 크기다. 한쪽에서는 변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냉각탑 탱크 공사와 철골 공사를 위해 대형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굴뚝은 2개가 건설된다. 한개는 지었고 곧 나머지 한개도 공사를 시작한다. 굴뚝 높이가 220m나 된다. 김태형 부장은 “굴뚝 공사 중 비가 많이 내려 미끄러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공사장 밖으로는 인근 유연탄 광산과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유연탄을 땅속에서 파내는 것이 아니다. 노천 광산이라서 중장비로 퍼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공사장으로 이동했다. 머리가 벗겨질 것처럼 햇볕이 따가웠다. 인근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오는 시설도 마무리 단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복잡한 장비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일러 등 주요 설비는 대부분 설치됐다. 이날은 근로자들도 대부분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실내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하루 투입되는 근로자는 3500~5000여명. 이 중 현대건설 직원은 9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이다. 근로자들은 땀으로 뒤범벅됐지만 표정은 밝았다. 한 현지 근로자는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얻고 좋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정말 행복하다”며 현대건설을 외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워낙 오지라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어 중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현장에 설치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한다. 직원들 대부분은 올여름 몸무게가 3~4㎏ 정도 빠졌을 정도란다. 현지 근로자들은 주로 인근 마을에 숙소를 마련하고 출퇴근한다. 신동훈 상무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은 연중무휴 돌아간다”며 “직원들도 한 달에 고작 이틀밖에 쉴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2011년 8월 베트남 전력청으로부터 14억 6200만 달러에 따냈다. 화력발전소 공사치고는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큰 공사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진출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했다.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 공사, 하동 주거복합단지개발 등 20여건의 공사를 따내 성공리에 마쳤다. 1998년 600㎿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단순 시공이었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 끝에 어렵게 따냈고,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이렇다 할 공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0년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가 나왔다. 공사도 굵직해 욕심을 낼 만했다. 베트남 전력청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일본·중국업체들도 달려들었다. 그런데 베트남 전력청이 국제입찰로 발주하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했다. 현대건설로서는 욕심이 생겼지만 가격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한발 물러섰다. 상황은 일본 업체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중국 업체가 공사를 따는 것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 곳곳에서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 운영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발주처가 “팔라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수면 아래로 현대건설을 끌어들였다. 팔라이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완벽한 기술력에 감탄한 전력청이 현대건설과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했다. 특히 팔라이 발전소 수주 때부터 이어온 네트워크는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청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게 중국 업체의 정보를 슬쩍슬쩍 흘려주기도 했을 정도다. 이를 감지한 일본은 아예 경쟁을 포기했다. 결국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해야 했다. 중국 업체는 처음부터 기술력으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덤벼드는 바람에 애를 태웠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들이댄 순환유동층보일러(CFBC) 기술에는 발주처와 중국 업체 모두 손을 들었고 다음 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현대건설의 창조경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기술로 5000~6000kcal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닌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베트남은 유연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은 저질 연탄이다. 열효율이 높으면 유연탄을 가루로 태우지만 저질 연탄은 열효율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물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저질 연탄을 2~5㎝ 크기의 고형 연료로 만든 뒤 공기부양 형식으로 연소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독자적인 해외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적 혁신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1966년에 뿌린 작은 밀알이 후속 공사로 이어졌고, 특히 팔라이 공사의 완벽한 수행과 인적네트워크 형성은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대박은 아직 남아 있다. 베트남은 전력이 부족한 국가다. 추가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형 공사 수주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에서 같은 방식의 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있는데, 현대건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즈엉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현대건설의 창조경제 노하우가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진짜 대박을 터뜨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글 사진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글로벌 금융위기 5년 (하)] “고용 늘릴 창조경제 모델 만들고 성장 이끌 정부주도 정책 긴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됐던 글로벌 금융 위기. 유례가 없을 만큼 무겁고 광범위한 공포의 장막을 전 세계에 드리웠던 5년 전의 위기는 사회주의가 사라지고 자본주의로 합일화된 21세기 지구촌에 엄중한 질문을 던졌다. 과연 자본주의는 이 상태로 지속 가능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정승일 복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만났다. 대담은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의 강 의원 방에서 진행됐다. [위기의 원인] 강석훈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됐을 때, 1930년대 대공황의 충격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죠. 결과적으로 그런 충격은 없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이지요. 그러나 내재된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리먼 사태 이전부터 자본주의 경제의 두 개 축인 ‘성장’과 ‘분배’는 모두 도전을 받고 있었습니다. 금융 중심의 성장 구도는 금융 버블(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면서 어떻게 성장을 모색해야 하나 방황하는 중이었죠. 미국의 일부 소득지표는 192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세계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해법도, 악화되는 소득분배를 완화할 방법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정승일 현재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어정쩡한 상태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장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됐습니다. 누구도 미래에 대한 명확한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을 만들자는 건데 시장 만능주의가 중시되던 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를 벗어나 과거 케인스주의(자본주의 2.0)의 장점을 덧붙이자는 겁니다. 결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자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강 저는 자본주의 4.0을 시장과 정부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현재 전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룰을 찾아 헤매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없으며 경제 거품을 만들게 된다는 겁니다. 정부가 아무리 지출을 늘려도 시장의 뒷받침 없이는 성장의 한계를 만나게 됩니다. 정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보여 주었던 시장 만능주의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문은 규제를 늘리고 보완하자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과 분배 모두가 안 되는 불안한 상황이고 경제는 활력을 잃었습니다. 성장의 축은 기업 투자입니다. 케인스주의가 탄생한 1930년대에도 기업은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투자를 잡는 불확실성을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 케인스의 주장입니다. 또 저성장 국면에서는 소비가 줄기 때문에 정부의 지출이 늘어야 합니다. [자본주의와 분배정의] 강 글로벌 금융 위기는 사실 따지고 보면 정부의 재정적자와 저금리 기조에서 촉발됐습니다.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출 증대보다는 민간의 투자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선진국 기업들의 투자 분야가 줄고 있습니다. 또 세계화의 진행으로 임금을 주고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보다는 자본을 투입하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적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일반 국민경제의 관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투자 프레임보다는 창조경제와 같이 무형자산 투자나 혁신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은 복지에서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힘을 받게 된 거죠. 강 소득분배의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커다란 이슈가 됐습니다. 소득분배 구조가 열악해진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의 고령화입니다. 기술의 진보로 고학력·고숙련자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저학력·저숙련자의 필요성은 낮아졌습니다. 세계화에 대한 적응 정도에 따라 계층이 나뉘었고 금융이나 의료 등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임금 격차가 더욱 커졌습니다. 한마디로 고용을 통해 경제 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이 효과가 약해진 겁니다. 정 리먼 사태 때 저는 국제통화기금(IMF) 신탁통치로 이어졌던 1997년 외환위기가 떠올랐습니다. 5년 전 미국을 보면서 “너희도 터지는구나” 하는 쾌감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때 IMF나 미국은 정경유착, 국가주도 경제 등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제들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한국이라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와 금융시장이 가진 문제도 컸던 셈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IMF는 우리나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시장에 자율회복 기능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5년 전 위기가 터지자 곧바로 개입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까지 파산할 위기였으니까요. 이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융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습니다. 강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은 저금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는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또 2010년 유럽발 금융 위기는 재정이 약한 나라부터 위기가 현실화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죠. 재정이 튼튼해야 하며, 저금리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가 움츠릴 때 밖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또 경제와 사회가 떨어질 수 없다는 것도 배웠죠. 대기업들도 사회와 공존하지 않고 기업의 이익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더욱 명심했으면 합니다. 정 저금리 정책이 금융 버블을 만들었지만 저금리 정책의 이유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저금리 정책을 편 것은 연준의 임무가 물가 상승 방지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자 ‘고용 없는 성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 투자가 줄고 고용도 감소합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으로 주주들의 환심을 사 주가를 높였습니다. 물건 값은 싸지만 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이른바 ‘월마트 자본주의’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의 장기 투자가 사라졌습니다. ‘정부의 손’이 필요해진 겁니다. [고용없는 성장의 해법] 강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가격조정 등 고통을 감내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푸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돈을 언제 거두느냐가 문제가 됐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핵심 이슈는 고용이 성장과 분배의 고리로서 역할을 해 주느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이 곧 고용 증가였습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가져다 주는 투자를 합니다. 투자 지표는 올라가는데 고용은 늘지 않습니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고용을 유발하는 투자를 장려해야 합니다. 정 고용 없는 성장으로 성장의 열매를 모두가 나누지 못하는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지난 200년간 유지된 것은 부자의 탐욕이 투자로 연결되고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였죠. 사람들이 ‘고용 창출’ 때문에 자본주의를 용인했는데 이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이유 중 하나는 ‘주주자본주의’입니다. 제조업을 경시하고 서비스업을 중시하면 고소득 서비스업이 조성될 것 같았지만 경제 버블만 일어나고 질 좋은 일자리는 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주저앉은 아일랜드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글로벌 금융 위기는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자는 환상을 버리게 했습니다. 금융은 중개 기능만 하면 된다는 거죠. 강 고용 없는 성장은 사실 주로 선진국의 고민입니다. 베트남만 가도 아직 봉제공장투성이니까 말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경제 상황은 신흥국에 가까운데 고용 없는 성장은 선진국과 같다는 점입니다. 정 가장 좋은 창조경제는 제조업이라고 봅니다. 제조업은 연구개발(R&D) 집약형 사업입니다. 제조업에서 10조원을 투자하면 통상 5조원은 설비투자고, 5조원은 R&D 투자입니다. R&D 인력이 늘어나니 ‘고용 있는 성장’입니다. 창조경제를 얘기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추격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주항공, 제약산업, 생명공학 등 선진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는 포스트 캐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정부의 도움을 받아 R&D 인력을 늘렸고, 우주항공과 제약 산업을 키웠습니다. 이런 사업은 투자 10년 후에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기업 스스로 하기는 힘듭니다. 강 하지만 우주항공 등의 분야는 선진국의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강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시도는 해야 하지만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 ‘한강의 기적’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미식 경제구조를 실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유럽식 복지 제도를 실험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방식에 가까울 겁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의 시스템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미 많이 따라했습니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별적 복지도, 보편적 복지도 한쪽만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어떻게 조정해 한국형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정 글로벌 금융 위기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말이 사라졌죠. 선진국이 전부라는 생각이 사라진 겁니다. 이 글로벌 금융 위기는 2011년 금융기업의 탐욕을 꾸짖는 반월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에 공정한 룰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경제민주화] 강 반월가 시위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았죠. 하지만 경제민주화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는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그간 재벌들은 새 시장을 개척하고 고용 창출을 많이 했습니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안전한 투자에 집중해 왔습니다. 결국 동네 상권까지 진출하니까 경제민주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대기업은 자본뿐 아니라 인재도 집중됩니다. 해마다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몰려갑니다. 돈과 사람이 있으니 그 힘은 막강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사회와 어우러지는 대기업을 만드느냐는 것입니다. 정 재벌 가족과 재벌 기업은 따로 떼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이 이익을 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거래 규제를 다소 풀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들이 우주항공 등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내에 이익이 안 나는 부서는 바로 정리합니다. 강 경제민주화 원칙은 대기업의 투자는 보장하되 대기업 사주의 사익편취 행위는 막겠다는 겁니다. 향후 몇 년간은 고령화, 중국경제 대응, 남북 통일 등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인구구조는 고령화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겁니다. [성장동력의 해법] 정 저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새로운 플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는 시장 위주의 철학을 과감히 되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시장 얘기를 많이 하죠. 현재 많은 사회적 논쟁은 향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일정표가 없어서 생기는 것들입니다. 복지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세수가 부족해 못 한다면 언제 복지정책을 어떻게 진행할지 알려 주면 됩니다. 기업들도 투자 리스크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강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정말 시장에 의존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정부가 개입했던 부분도 많았습니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부 역할의 강화가 있었지만 모든 분야에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 분야는 분명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졌지만 정부가 산업계획까지 이끌 능력과 정책 수단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1년 단위의 계획도 경제의 변화로 잘 맞지 않습니다. 또 5년 이후의 장기 플랜은 다음 정권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기 힘듭니다. 정 분명히 성장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정도이고, 미국은 4만 달러입니다. 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6~7% 성장을 해도 30년이 걸립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분배 위주의 복지국가로 가야 합니다. 셋째, 투자 주도의 성장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내에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유보금을 쓰도록 하는 방향의 규제가 필요합니다. 규제를 완화하느냐, 강화하느냐가 아니라 규제의 방향이 중요한 것이죠. 수출 쪽은 기업 규제를 풀고 내부 서비스 진출은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진행 김태균 경제부장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석훈 의원은 ▲1964년 경북 봉화군 출생 ▲서라벌고-서울대 경제학과-미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금융·패널팀장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1997년~) ▲한국재정학회 이사(2003~2006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2009년) ▲제19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정승일 연구위원은 ▲1961년 서울 출생 ▲장충고-서울대 물리학과(중퇴)-베를린 자유대학 정치경제학 박사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2004년 9월~2006년 8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2004년 9월~2011년 1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2011년 2월~) ▲‘쾌도난마 한국경제’ 공저(2005년)
  • [공기업 탐방-LX대한지적공사] “100년 된 평면 토지정보 넘어 3차원 공간정보 구축 시급”

    [공기업 탐방-LX대한지적공사] “100년 된 평면 토지정보 넘어 3차원 공간정보 구축 시급”

    “일제강점기에는 지적측량사가 한반도에서 제일 좋은 직업 3위에 드는 직업이었습니다. 지적측량사가 오면 닭도 잡아주고 잠도 재워줬다죠. 하지만 요즘은 ‘내 땅 잘못 측정했다’고 멱살이나 잡히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렇게 지적(地籍)의 의미가 변했습니다.” LX대한지적공사 김영호 사장이 말한 우리나라 지적의 과거와 현재다. 근대적 의미의 지적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지도 100년이 넘었다. 이제 2차원적인 지적 정보는 3차원의 공간정보로, 단순한 측량을 넘어 정보의 융·복합으로 지적 측량의 의미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국토정보의 인프라를 다시 생산하고 있는 LX공사의 미래상을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는 지적재조사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지적정보의 개방·공유 확대 등을 강조했다. →대한지적공사의 명칭을 ‘한국국토정보공사’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사 이름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명에 앞서 우리나라 지적의 역사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겠다. 근대적인 지적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슬픈 얘기이지만, 1910년 일제가 들어왔을 때다. 일제가 조선반도에서 처음으로 한 대규모 국책사업이 토지측량이었다. 그 이유는 식민지 경영에 필요한 자본을 일본에서 가져올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땅 측량을 해서 그에 따라 세금을 매기고 땅을 뺏기 위한 것이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잘 나온다. 이는 평면적인 토지에 대한 정보였고 국민의 소유권을 명확히 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제는 공간 전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시대라고 판단된다. 공간정보를 융·복합시켜야 하고 더불어 이러한 정보는 더욱 정교해야 한다. 국민들은 단순한 지적을 넘어 다양한 국토정보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지난 7월 창사 36주년 기념식에서 사명 변경을 선언했다. 이는 지적공사가 앞으로 국토정보 전반을 다루겠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이 국민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재난방재와 공간정보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해보자. 공사는 현재 소방방재청과 침수흔적도를 계속 만들고 있다. 어느 지역에 비가 오면 어디까지 침수되는지를 좌표로 그린다. 이렇게 되면 어느 지역이 침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공간정보를 통해 이렇게 생활이 변화할 수 있다. 기후변화나 재난방재에 공간정보를 활용하면 놀라운 가능성이 열린다. 지적공사가 개발한 토지알림e앱이 좋은 예다. 또한 범죄예방과 신고에도 위치를 추적하는 공간정보 기술이 쓰이면 국민의 안전도 강화될 수 있다. 공간정보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특정 공간을 기준으로 평균 소득 수준과 주거형태, 전기사용량 등의 파악도 가능해진다. →현 정부는 ‘정부 3.0’의 국정철학 아래 정보 공유와 개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적공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정부 3.0이 말하는 개방·공유·소통·협력에 딱 맞는 게 바로 공간정보다. 그래서 우리 공사도 ‘LX 3.0’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추진 과제는 지적·공간정보 빅데이터 구축·운영, 공간정보 표준업무 지원 전담 추진, 지적측량 등록범위 확대 추진, 국토위치 공간정보 안전망 구축 등이다. 또한 정부가 하는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구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민간 사업자들이 지적공사가 갖고 있는 정보를 활용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일차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다. -주요 국책사업인 지적재조사사업을 통해 2012년 36명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개원한 공간정보산업진흥원과 공간정보연구원의 연구개발, 해외사업으로 73명에게 새 일자리를 줬다. 우리 공사 자체가 만드는 일자리는 100명 단위이겠지만,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본다. 공사는 2020년까지 공간정보 분야에서 2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적재조사사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나라는 일본이 먼저 지적도를 그렸다. 이렇게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이지적도를 디지털(수치)지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지적재조사다. 수치지적지역은 현재 5%에 불과하다. 2011년 제정된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 사업이 시작됐다. 지난해 30억원 예산을 지원받아 전국 64개 지구에서 재조사 측량을 완료했고 올해는 200억원의 예산으로 전국 338개 지구에서 재조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국비 1조 3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전체 사업량 약 3760만필지에 대한 재조사를 완료하려고 한다. 2017년까지는 시장상황을 봐서 공사뿐만 아니라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사업의 효과는 무엇인가. -지적재조사사업은 공사의 숙원사업이었지만 정부입법도, 의원입법도 어려웠다. 이유는 처음에는 돈이 많이 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10조원 정도 든다는 추계도 있었다. 측량을 다시 한다고 하니 분쟁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술이 발달하며 과거보다 추진이 더욱 가능해졌다. 일단은 지적도와 실제 경계가 심하게 맞지 않는 곳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땅의 경계가 명확해지면 땅에 대한 재산권이 확실하게 보호된다. 연간 3800억원에 이르는 토지 관련 분쟁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땅이 쓸모 있게 반듯해지면 가치도 높아진다. 일본도 지적재조사사업을 전후 이후 시작했는데 아직 전 국토의 50% 정도밖에 못했다. 우리는 지금보다 늦어지면 안 된다. 내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한 사업이다. 국토부와 국회의 협조가 고마웠다는 말씀도 드린다. →민간시장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할 것 같다. -민간에서는 지적공사가 공간정보를 한다니 자기들이 할 일을 정부가 다 빼앗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이건 큰 오해다. 지상·지하를 포함한 지적기반의 다양한 공간정보를 정부와 민간에 제공해 국가와 민간의 국토공간정보 허브 역할을 하려고 한다. 이밖에도 민간에서 구축하는 공간정보의 품질 관리를 통해 민간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기술이전과 업계의 해외진출 지원, 지적측량 시장의 단계적인 개방을 통해 민간의 활성화를 꾀하는 기관이 되려고 한다. 즉 우리가 하고 있는 지적측량 부문도 민간에 넘겨주려고 한다. 공무원 생활 동안 조직개편 분야를 주로 했다. 조직개편을 할 때 우리가 세운 방향 가운데 하나가 정부가 할 일, 공공이 할 일, 민간이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민간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 넘기자는 게 대원칙이었다. 마찬가지로 민간이 책임지고 할 수있도록 기술,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이 공사의 역할이다. →지방 이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1년 전북 전주·완주 혁신도시에 신사옥을 착공해 현재 공정률이 약 80% 수준이다. 9월말 사옥이 완공되면 공사는 11월 중에 이전하게 된다. 11월 26일부터 업무개시를 하기로 날을 잡았다. 무엇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여성 직원들을 중심으로 먼저 의견을 수렴했다. →노사관계 우수기관에 뽑힌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 노조는 상대적으로 협조적이다. 헤비타트와 함께하는 ‘해외 집짓기 봉사활동’도 노조와 논의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고, 직원들 반응도 좋다.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자고 했다. 대담 김성수 정책뉴스부장 정리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김영호 LX대한지적공사 사장은 ▲1954년 충북 충주 ▲서울고, 성균관대 ▲행시 18회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 ▲충북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1차관
  • [이슈 & 이슈] 살아나는 경제로 웃음꽃 핀 대구시

    [이슈 & 이슈] 살아나는 경제로 웃음꽃 핀 대구시

    대구 경제가 꿈틀대고 있다. 장기 불황 속에서도 대구의 경제 관련 수치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지만 지역에선 대구의 경제 체질이 바뀌는 게 아니냐며 반색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법인 수다. 대구의 경우 신설 법인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증가한 대구의 법인은 2632개. 증가율이 21.6%에 이른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 13.9%에 비해 7.7% 포인트나 높다. 안국중 경제통상국장은 “법인을 신설한다는 것은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장 신축과 가동이 활발해지고 수출·생산액 등 주요 실적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성을 마친 성서5차산업단지(달성군 다사읍, 140만 6000㎡)에는 신성에스엔티와 세신정밀 등 87개 업체가 입주, 이 중 68개사가 가동 중이다. 또 올해 안으로 5개 기업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2분기 성서5차산업단지 생산액은 1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수출액은 2030만 달러로 515% 늘었다. 고용면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2396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이 밖에 인근 다사읍 인구가 4500명가량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달성군 현풍·유가면 대구테크노폴리스(158만 9000㎡)의 경우 지난해 말 가동 또는 건축 중인 공장이 3곳이었지만 최근 10곳으로 늘었다. 또 올해 안으로 50개 기업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분기 대구지역 공업용 건축허가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6% 늘어난 21만 4518㎡를 기록했다. 대구지역의 수출·산업생산·취업자 증가율도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대구지역 수출 증가율은 79.5%로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50.7%보다는 18.8% 포인트 높은 수치다. 산업생산증가율은 33.4%로 전국 평균 24.6%보다 8.8% 포인트 높았다. 취업자 증가율은 전국 평균 6.8%보다 4배 가까이 높은 24.7%를 기록했다. 경제구조는 제조업 위주로 내실 있게 변화하고 있다. 2008년 제조업 비중이 19.1%에서 2011년 22.9%로 3.8% 포인트 증가했다. 지역 경제를 선도할 중소기업도 성장세다.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월드클래스 300에 2011년부터 올해까지 12개가 선정됐다. 경기와 서울에 이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세 번째다. 부동산 경기도 다른 지역과 다르다. 대구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4.55% 오르면서 전국 최고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전국 평균이 0.5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시의 8개 구·군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모두 최상위권이다. 6개 광역시 구·군 중에서 올해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위 10위에는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지역 7개 구·군 모두가 들었다. 수성구는 12위다. 6대 광역시 구·군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울산시 동구. 다음으론 대구 북구 6.82%, 대구 달성군 5.97%, 대구 동구 5.44%, 대구 달서구 5.33%, 대구 서구 4.5%, 광구 북구 3.58%, 대구 중구 3.44%, 대구 남구 3.25%, 대전 대덕구 2.9% 등이었다. 수성구는 2.05%를 기록했다. 대구지역 구·군 중 상승률이 가장 낮은 수성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다른 광역시 구·군은 4곳에 불과하다. 이같이 대구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시가 추진해 온 다양한 경제살리기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안 국장은 “김범일 시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 추진한 국책사업은 대구국가산업단지, 대구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 등이다. 또 로봇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제3공단과 서대구공단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여기에다 충분한 산업용지를 확보했다. 7개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해 면적을 2배 늘렸다. 2006년 2080만 5000㎡이던 산업용지가 지난해 말 4266만 2000㎡로 늘어났다. 2006년 이후 조성된 산업단지를 보면 국가산업단지(855만 1000㎡), 테크노폴리스(726만 9000㎡), 이시아폴리스(117만 6000㎡), 출판산업단지(24만 5000㎡), 성서4, 5차 산업단지(190만㎡), 달성2차 산업단지(271만 6000㎡) 등이다. 이같이 산업단지가 늘어나다 보니 입주기업들의 총생산액도 2006년 16조 5300억원에서 2011년 30조 8400억원으로 14조 3100억원이 증가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 설립도 잇따랐다. 2006년 2개에 불과했지만 2010년 6개, 올해는 9개로 늘어났다. 시는 또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했다. 모바일융합과 초광역 3D융합,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벤처기업도 2010년 1220개에서 지난해 1463개로 늘어났으며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인 벤처기업도 2010년 9개에서 2011년 12개로 증가했다. 시는 이와 함께 투자유치와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서도 힘을 써왔다. 김 시장 취임 이후 121개 기업을 유치했다. 금액으로는 3조 1350억원에 이른다. 월드클래스 300을 포함해 스타기업만도 116개에 달한다.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속적인 채무 감축을 통해 2005년 2조 8442억원에 이르던 채무가 2010년 2조 5623억원, 지난해 2조 3324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국비 확보는 크게 늘었다. 2006년 5945억원에서 지난해 5.7배나 많은 3조 4300억원에 이르면서 국비지원 3조원 시대를 열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의 관심과 희생으로 대형 국책사업을 잇따라 유치했고 경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추진하는 국가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에 핵심기업을 입주시켜 대구가 국내 경제발전의 새로운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현대차 등 주요 그룹 하반기 공채 규모 늘려

    장기 불황에도 포스코, 현대자동차, GS 등 주요 그룹이 하반기 공채 규모를 늘린다. 여기다 예년과 규모가 비슷한 삼성, SK, LG까지 더하면 하반기 주요 그룹의 공채 규모는 총 4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하반기 그룹 전체적으로 42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5%가량 늘어난 규모다. 특히 대졸 공채는 2160명으로 지난해 1132명의 2배에 달한다. 상반기에 2200여명을 뽑은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올해 전체 채용규모는 64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2%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에 대졸 1200명, 고졸 2560여명 등 총 376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대졸 공채는 370명가량 줄었지만, 고졸 공채는 1000명가량 늘었다. 이 밖에 LG그룹은 7000여명을, GS그룹은 1500명을 채용한다. SK그룹은 7500명가량을 하반기에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올해 총 2만 6000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하반기에 반 정도를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그룹의 하반기 공채는 다음 달 초 시작될 예정이다. 서류 접수 및 필기시험, 면접 등을 거쳐 10월 말이나 11월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는 일정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주요 그룹 채용 규모가 총 4만명이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역할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원전 하나 줄이기·심야버스 ‘서울 정책뉴스’ 1·2위

    원전 하나 줄이기·심야버스 ‘서울 정책뉴스’ 1·2위

    2020년까지 전력자급률 20%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에너지 정책인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이 ‘서울시 상반기 10대 뉴스’로 첫손에 꼽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시민과 공무원 35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벌여 상반기 10대 뉴스를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시가 역점을 둔 주요 정책 32개 가운데 3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원전 하나 줄이기는 739명(6.9%)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시는 시민과 함께 에너지를 절감하고, 태양광발전소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급 전력량을 줄이려 하고 있다. 최근 에코마일리지에 100만명이 가입하는 등 동참하는 시민도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도입된 심야전용버스가 684명(6.4%)의 지지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달렸다. 심야전용버스는 이달 중 2개 노선에서 9개 노선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3위는 571명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맑은 아파트’ 프로젝트에 돌아갔다. 시는 아파트 관리비 비리 등을 없애기 위해 아파트 종합 정보 공개 포털을 새로 구축했고,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 밖에 환자안심병원, 승용차 공동이용 나눔카, 서울형 뉴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임대주택 8만 가구 건설, 무료 와이파이 구축,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뒤를 이었다. 김선순 시민소통기획관은 “시민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이 주로 선정됐다”며 “앞으로 이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전면쇄신에 이어 6일 국무회의를 통해 내각에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하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하반기 국정운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안으로는 그렇게 노력해 나가면서 밖으로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세계를 상대로 외교력을 넓히며 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민생을 위한 강력하고 추진력 있는 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간 ‘협업 부재’ 현상을 또다시 질타했다. 전날 청와대 참모진 교체와 더불어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인 국무회의 석상이라는 점에서 내각에 대한 ‘군기 잡기’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정보 개방과 공유가 부처 간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반에 걸쳐 미흡한 걸로 지적됐다”면서 “특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건 꺼리면서 다른 기관 정보는 요구하는 이기적 행태가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칸막이나 부처 이기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협업 실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협업 부재 지적은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간 불협화음 문제를, 같은 달 15일에는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문제와 다문화 정책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엇박자 문제를 각각 거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처신’ 문제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사초(史草) 증발’ 사태와 원전 비리 등을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사건’이라면서 “국무위원들은 각 부처가 가진 문제점을 바로잡고, 공무원들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 그는 “이 법을 계기로 모든 공직자가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에 대한 자세와 공직윤리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면서 “상반기 중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틀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제대로 작동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나게 모든 부처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적조 등 현안에 총리실 적극 나서 숲의 시각으로 판단하고 처리를”

    정홍원 국무총리는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 자리에서 “총리실이 확정된 정책이나 큰 국정과제만 처리하는 곳은 아니다”라면서 국정 현안 해결에 대한 총리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모든 국정 전반이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한 뒤 “부처나 일선 기관만 쳐다보고 있지 말고 총리실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혜를 모으고 방향을 잡아 매듭을 지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확산되고 있는 남해안과 동해안 연안 적조 현상을 예로 들며 “새 현안이 생기면 총리실이 즉각 나서 ‘나무가 아닌 숲의 시각’으로 판단하고 처리해야 한다”면서 국정 현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 또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에 대해 정 총리는 “코넥스에 지금 필요한 것은 장기적 대책이 아니라 출범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단기적 지원”이라면서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달 중 개인 투자자의 예탁금 기준 완화, 투자 세제 지원, 창업 투자 회사의 투자 규제 완화 등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정 총리는 가습기 살균제 후속 조치를 위해 이날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근거와 예산 확보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논의하라고 했다. 토론 주제인 시간제 일자리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시간제를 좋은 일자리로 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총리실이 적극 나서 시간제 일자리가 양질의 새로운 고용 형태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컴플라이언스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컴플라이언스

    1일 개봉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는 2004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무려 70건이 넘는 유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사건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패스트푸드점의 매니저인 산드라(앤 도드)가 장난 전화를 받는다. 둘째, 경찰이라는 말에 그녀는 고분고분하게 반응한다. 셋째, 카운터 직원인 베키(드리마 워커)가 조사라는 명목 아래 성폭력을 당한다. 매니저는 애원하는 직원의 말보다 강압적인 남자의 말을 더 믿었으며,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베키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 두려워 순순히 응해야만 했다. ‘컴플라이언스’는 보기가 괴로운 영화다. 사기 전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재빠르게 대처하게 된 한국인은 영화를 보다 분통이 터질지도 모른다. 외국의 평을 읽어보면 미국에서도 ‘컴플라이언스’를 보던 도중 관객들이 극장 밖으로 빠져 나갔던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비정상적인 주문을 하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최면이라도 당한 듯이 행동한다. 설령 전화를 건 자가 수상하다고 의심했던 인물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다. 우선 자기 앞가림하기에 바쁘고 굳이 경찰에게 따지다 피해를 당할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질문을 해보자. 그들은 왜 얼토당토않은 전화 한 통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걸까. 혹자는 시골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순진함을 언급할 법하다. 그건 아니다. 순진하다고 해서 저항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컴플라이언스’의 도입부에 삽입된 짧은 장면에서 범인은 간단하게 상대방을 제압한다. 방법이라고 해봐야 단순한 명령밖에 없다. 그는 공중전화에 대고 “존칭을 붙여”라고 거칠게 외친다. 권력을 동반한 폭력은 상대방을 얼어붙게 한다. 아마도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급작스러운 무형의 폭력이 요구하는 바를 따르는 꼭두각시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베키를 비롯한 직원들이 이상할 정도로 순종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해고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다. 보통의 영화라면 더러운 일을 당한 인물은 패스트푸드점의 일자리 따위는 즉각 때려치우고 떠나버린다. 현실은 다르다. 매니저는 지사장의 눈치를 보고, 종업원들은 매니저의 평가에 민감하다. 지옥이 따로 없는 일을 당하면서도 울분을 삭이는 베키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서글퍼진다. 폭력은 얼굴을 숨긴 채 뱀처럼 매끄럽게 작동한다. ‘컴플라이언스’는 폭력 앞에서 무력해진 인간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묘사한 작품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각자 맡은 자리에 매인 인물들, 무표정한 얼굴로 식사하는 손님들, 폭력적인 상황의 중심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인물들을 실시간에 가깝게 관찰한다. 그것은 정녕 우리와 격이 다른 타인의 모습일까? 영화는 사건의 해결보다 전개 과정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씁쓸한 후일담을 다룬 짧은 종결부는 긴 여운을 남긴다. 상업영화가 쉽게 가는 길을 포기한 냉정한 자세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90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음식점 창업 차별화 시대… 24시간 웰빙 아이템이 뜬다

    음식점 창업 차별화 시대… 24시간 웰빙 아이템이 뜬다

    창업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대규모 베이비부머 세대의 유입과 주부들의 사회 진출에 따른 경쟁구도가 불 붙는 양상으로 전개된 것. 창업은 퇴직자나 일자리 없는 청년들이 재기할 기회라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 창업은 수많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때문에 많은 창업자들이 영업이익률이 높은 아이템을 선정하며, 폐점 시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소자본창업을 선호한다. 이러한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음식점 창업의 형태는 분식집, 치킨집,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등 다소 제한적인 편이다. 또한 독특한 메뉴는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고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을 감안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 즉 특정 업종에 창업자들이 몰리면서 생기게 되는 과열 경쟁의 피해는 창업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얘기다. 창업비용이 여의치 않다면 대중적인 메뉴의 소자본창업이라도 제품의 차별화나 복합화, 특정 고객층의 공략 등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반면 투자금 확보자 가능한 창업자라면 오히려 소자본창업을 피하는 것이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용이할 수 있다는 게 창업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최근 주목을 받는 웰빙 창업도 소자본창업에서는 다소 적용하기 어려운 트렌드 중 하나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붐이 일고 있는 건강 한식은 국내에서도 인기 웰빙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의 경우, 여름철 특수 못지않게 사계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창업자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삼계탕 창업은 음식 맛을 내는데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 창업보다는 프랜차이즈를 고려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매장의 역사나 가맹점 운영, 서브메뉴와 영업시간 등이 브랜드 검증과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또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한 가지 메뉴의 전문점이라고 해도 시간대별로 메뉴를 특화하고,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할 수 있는 다원화 전략이 요구된다. 이에 맑은 국물과 24시간 영업으로 눈길을 끄는 ‘논현삼계탕(www.nonhyunfood.com)’ 10년 이상의 매장운영 노하우와 가맹사업을 통해 맛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있다. 논현삼계탕 관계자는 “음식 창업은 메뉴와 서비스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삼계탕집은 폐점시간이 이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착안해 영업시간 늘린 결과,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논현삼계탕은 2002년 논현동에서 처음 문을 열어 현재 삼성동, 여의도, 대치동 등 서울 시내에만 5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복지·참여·교육·문화관광… 다 알려줘, ‘iNFO 패드’

    복지·참여·교육·문화관광… 다 알려줘, ‘iNFO 패드’

    “은평구의 모든 사업을 책 버전 행정 태블릿PC인 ‘은평을 바꾸는 손길’에 담았습니다.” 얼핏 보면 미국 애플사의 태블릿PC 아이패드인가 싶다. 태블릿PC 디자인의 화면에는 마이닥터클리닉, ㈜두꺼비 하우징, 신나는 애프터, 안전복지도시, 참여도시, 서울 신응암시장, 북한산 큰숲 은평, 은평이랑, 마을 공동체라는 이름의 9가지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다. 모두 은평구의 역점 사업이다. 지난 3년간의 은평구 중점 사업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정책 안내서로 발간한 것. ‘손길’이란 이름의 책자는 디자인에서 단연 돋보인다. 아이패드의 실제 모습과 쏙 빼닮은 표지에다 각 중점 사업을 쉽게 설명하고자 테마별 도입부에 만화를 넣고, 일러스트 및 사진을 십분 활용했다. 관련 사업들이 소개된 언론보도도 보기 좋게 편집해 담았다. 책자는 네 부문으로 나뉜다. 은평구가 지향하는 안전복지도시, 참여도시, 교육도시, 문화관광도시다. 안전복지도시 편에선 365일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소의 마이닥터클리닉,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이 소개돼 있다.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기른 ‘꼬부랑 콩나물’을 이용해 직접 요리해 판매하는 꼬부랑 콩나물 국밥집에 대한 정보와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우당탕탕 어르신 공방’의 활동 사진 등이 담겼다. 참여도시 편에선 은평구 특유의 민·관 참여 사업 등이 자세히 나온다. 주민참여예산제 덕분에 변화한 시설 사진 등을 이용해 쉽게 설명했다. 은평구는 서울시 참여예산 한마당에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40억원을 확보한 것은 물론 지난해 전국 지자체 예산 효율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도 받았다. 이 밖에도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과 다른 마을 주민들 중심으로 마을 정비사업을 펼치는 두꺼비 하우징 사업과 전통시장 배송센터 설치 등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정보도 책자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청소년과 학부모라면 교육도시편에 눈길을 돌려보자. 방과 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신나는 애프터 센터 사업에 대한 소개가 가득 담겼기 때문이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성동 수제화’ 일자리 공약 최우수상

    성동구의 ‘성동 수제화 산업’이 일자리 공약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8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2013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결과에 따르면 성동구는 25개 지역 제화업자의 공동출자로 만든 마을기업 ‘SSST’의 사례, 성동 제화아카데미와 토털패션지원센터 등에서 운영한 수제화 교육 프로그램,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주말 장터 ‘슈슈마켓’ 등의 적극적 지원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재득 구청장은 “뛰어난 기술과 열정을 가진 장인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벌인 노력들이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도록 더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영등포구는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지역일자리창출’로 일자리공약분야 최우수상, 성북구와 관악구는 공감행정분야 최우수상, 노원구와 강동구는 공약이행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 109개 지자체가 173가지의 사례를 공개했고 심사단은 1차 서류심사를 통해 92개 지자체의 106개 우수사례를 선별한 뒤 경연대회 형식으로 2차 심사를 진행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환경공단] 취임 한달 맞은 이시진 이사장을 만나다

    [한국환경공단] 취임 한달 맞은 이시진 이사장을 만나다

    “국내 최대 종합환경 서비스 기관의 수장으로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환경부 산하 기관 중 가장 덩치가 큰 한국환경공단의 이시진 이사장은 취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3층 회의실에서 이 이사장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집무실이 아닌 신문사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본인의 제안 때문이었다. 환경공단이 있는 인천까지 기자가 오려면 번거롭고 다른 일정도 있으니 직접 찾아오겠다고 연락을 해 왔다. 그는 공기업 수장이라 챙겨 봐야 할 것과 둘러볼 곳이 많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 버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최고의 환경 전문가들이 소속된 환경공단에서 봉사할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환경공단과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수장으로서 각오를 밝힌다면. -정책자문위원, 신기술평가위원으로 위촉돼 일을 했기 때문에 공단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대학교수로 30년간 쌓은 전문 지식을 생활 속에서 적극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 서비스를 업그레이드시키겠다. 사실 공단 이사장 공모에 세 번 연속 응모했다. 나름대로 준비된 도전이었지만 막상 이사장에 취임하고 나서 정신없이 업무보고를 받고 현장 점검을 하다 보니 한 달이 훌쩍 지나 버렸다. 본부별 업무보고에 이어 전국 방방곡곡 상하수도, 폐자원 에너지화시설 공사 현장, 굴뚝·수질측정기기(TMS) 운영 현장, 압수물 사업소, 수도 통합 서비스 운영센터 등 챙겨야 할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특히 지방에 있는 직원들은 얼굴을 맞댈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 자주 내려가 어려운 점을 듣고 잘못된 점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기관 운영상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을 꼽는다면. -환경 서비스 구현의 문제점과 개선할 점을 찾기 위해 유심히 파악하는 중이다. 제 자랑 같지만 환경공학 전공자로서 관련 분야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문제점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굴뚝 TMS와 클린SYS가 같은 의미인데도 공단에서는 이를 별개로 받아들이거나, 때로는 혼용해 사용한다. 국민들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어서 용어를 통일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행정적인 어려움과 한계에서 오는 현실적인 문제도 따른다. 앞으로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하나씩 슬기롭게 풀어 갈 생각이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한국환경공단’이 낯선데, 하는 일을 쉽게 설명해 달라. -환경공단의 슬로건은 ‘자연 가까이, 사람 가까이’다. 이 말처럼 국민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관이다. 우리가 마시는 맑은 공기와 물, 깨끗한 토양, 자원의 낭비가 없는 자원순환, 실내외 생활환경을 관리하기 위한 환경보건 등 다양한 환경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상하수도 시설, 폐자원 에너지화 시설과 같은 대규모 공사의 발주·설계·감리부터 대기·수질·폐기물에 대한 환경모니터링 사업, 국민 생활환경 개선 사업, 환경 연구개발(R&D), 환경산업 해외 수출 지원까지 환경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을 망라하고 있다. 2010년 한국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이 통합하고 4년이 됐다. 전국 4개 지역본부와 6개 지사, 2개 해외사무소에서 2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단위 조직이다. 통합 전에는 전국지방자치단체, 산업단지 등에 폐기물 처리를 위한 소각로와 하수처리장 건설, 자원순환 사업이 주력이었다. 최근에는 보건환경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석면·라돈·녹색화학 등 생활환경과 관련된 사업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그 외에 배출권거래제 시범 사업,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업무도 맡고 있다. 또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인 순환자원거래소 운영, 올해부터 확대 실시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사업 관리 등 자원순환 사회구축 사업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공단에 대해 평소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지. -지난해 환경 시설 공사에 대한 턴키 입찰비리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일부 직원들의 잘못과 입찰 평가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한 사건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국민의 한 사람이자 공단과 환경을 사랑하는 환경인으로서 분노를 느꼈다. 그래서 취임사에서 ‘청렴’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패행위 원아웃제 도입, 부패행위자 처벌기준 강화, 간부 직원과 설계심의분과위원의 자율 재산등록제도 도입 등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겠다. 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성과 축적된 노하우, 우수한 기술력이다. 전문성과 기술력은 말은 쉽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얻어 낸 산물이어서 소중한 환경 자산이다. →새롭게 조직을 변화시킬 계획이 있다면.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공단의 요건을 고려해 향후 3년을 이끌어 갈 경영 방침을 설정했다. 이른바 3C로 투명윤리경영(Clean), 가치창조경영(Creative), 고객중심경영(Comfortable)이다. 공단이 지난 3년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통합하며 안착했다면, 이제는 도약을 해야 할 시기다. 따라서 새 경영 방침은 공단이 나아갈 방향과 개선해야 될 부분에 맞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공정한 조직 시스템 관리, 기존의 틀을 깬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고부가가치 경영, 환경복지와 관련된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행복 지향형 업무 수행을 의미한다. →환경복지 실현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환경부와 마찬가지로 산하 기관인 공단도 소음, 실내공기질, 석면피해 구제와 관리 등 국민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생활환경보건, 환경안전진단 등 환경 컨설팅 사업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일례로 친환경 건강 도우미 컨설팅 사업을 통해 환경성 질환 유발요인 진단과 개선(2000가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최근 라돈이 국민 생활환경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데 라돈 무료측정·컨설팅 사업을 800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라돈 알람기 보급도 확대해 취약계층의 피해를 줄여 나가겠다. 이 밖에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석면피해 구제 제도의 영역도 넓히겠다.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 폭우에 대비한 도시 침수대응 사업,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사업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공단의 비전을 제시할 신규 사업은 무엇인지. -공공기관은 특성상 현재에 안주하기 쉽다. 하수관거, 수처리 진단사업 등은 물량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미래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추진할 과제로는 ‘창조경제’와 관련된 환경부문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PM2.5 측정 시스템을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시행되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화학물질 제조·수입 전 유해성 확인 등이 의무화된다. 공단이 녹색화학센터로 지정돼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갖추겠다.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유독물 관리 분야에 대해서도 공단의 참여 방안을 찾고 있다. 이 밖에 물 관련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물·대기·토양·폐기물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사업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후변화가 심해지고, 자원 고갈이 가속화될수록 환경 문제는 심각해진다. 공단은 무조건적인 환경보전이 아닌 환경친화적 국가 발전을 지향한다. 이제 환경은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는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 함께 가꾸면서 발전시켜야 할 미래의 성장동력이다. 환경과 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환경보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한국환경공단에 대한 성원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이시진 이사장은… ▲1956년 대구 출생 ▲영남대 토목학과, 미 맨해튼대학 석사, 미 아이오와주립대학 박사 ▲경기대 환경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환경관리공단 자문위원회 위원(정책자문) ▲한강유역환경청 사전환경성 평가위원 ▲환경관리공단 신기술평가위원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
  • [세종로의 아침] 이제는 농업이다/ 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제는 농업이다/ 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뒤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취임 초기 국무회의에서 “불합리한 농산물 유통구조가 농·수·축산인의 ‘손톱 밑 가시’라고 할 수 있다”면서 “관련 부처들과 긴밀히 협조해 이 고통을 해결해 달라”고 지시하는 등 농업문제에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회에서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토론회 등이 자주 개최된다. 귀농·귀촌이 중장년 퇴직자들의 일자리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귀농·귀촌 관련 토론회도 열린다. 지난 7일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 주최로 ‘한국 농어촌의 미래, 귀농·귀촌에서 답을 찾다’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축사 때 최규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등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농업, 농촌의 발전 없이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 말을 상기시켰다. 쿠즈네츠는 후진국이 공업화를 이루어 중진국에 도달할 수는 있으나 식량자급 없이는 선진국이 되기 어렵다고 일갈하며 농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실제 선진국들은 식량자급률이 칼로리 베이스로 2009년 기준 미국은 130%, 캐나다 223%, 프랑스 121%, 독일 93% 등으로 높다(일본 농림수산성 홈페이지). 같은 해 일본은 자급률이 40%에 그쳐 진정한 선진국이 아니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나라도 저조한 식량자급률이 지적되지만 개선은커녕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기준에 따라 차이가 크긴 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식량자급률은 45.1%,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2.8%로 각각 전년의 45.3%와 24.3%보다 떨어졌다. 경고등이 켜졌지만 국민·당국 모두 태평하다. 각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가자원 투입 우선순위는 산업화였지만 이제 농업에도 투입해야 할 때다.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은 비교우위에서 밀리는 식량은 수입이 유익하다는 자유무역론자의 주장에 따라 19세기 말 식량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1차 세계대전 때 밀 자급률이 19%까지 떨어진 데다 독일의 해상봉쇄까지 겹쳐 식량난에 시달리자 뒤늦게 농업의 중요성을 절감, 농업투자를 확대했다. 1980년대에야 겨우 곡물 수출국이 됐다. 식량안보 확보는 중요하다. 기후변화와 함께 세계적인 곡물 파동 주기가 짧아졌다. 일찍이 중국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1711~1799)는 63년간 통치할 때 인구가 1억명을 넘어서며 식량 수요가 급격히 늘자 국내 식량유통 시장을 양성하고, 나라 밖 식량 수입은 장려했다. 수출은 철저하게 금지해 식량안보체제를 구축할 정도였다. 평시에는 식량공급의 안정성만 확보하면 된다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해 식량을 수입해 먹으면 경제적일 수 있다. 그런데 식량위기는 상시화되고, 미래전은 식량전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라도 농업, 농촌, 농민과 식량자급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 빌 게이츠가 말했듯이 농업혁명이 필요한 때다. 이제는 농업이다. taein@seoul.co.kr
  • ‘정부 정보+민간 사업’ 최상의 조합…일자리 만드는 경제 선순환

    ‘정부 정보+민간 사업’ 최상의 조합…일자리 만드는 경제 선순환

    ‘정부3.0 전도사’를 자처한 박찬우 안전행정부 제1차관과 관계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듯 얘기하는 정부3.0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있다. 요즘 전국 어지간한 지역의 버스 정류장마다 설치된 ‘버스 도착 알림 서비스’다. 내가 탈 버스가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서비스다. 2007년 서울시와 경기도가 보유한 버스 운행 원천 데이터를 개방하고 민간이 이를 공유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개발했다. 이후 지방정부는 이를 구매해 공공서비스로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민간 업체의 참여로 버스 도착 알림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설치 등이 이뤄졌다. 이미 27개 지자체가 버스 도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하철, 여성 안심 귀가 등 비슷한 원리의 앱이 무려 2554개나 만들어졌다. 정부 보유의 원천 정보와 민간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어우러진 최상의 조합이다.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이라는 가치를 표방한 정부3.0이 시민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청년 창업,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선순환 효과를 거둔 사례다. 19일 선포식을 한 정부3.0은 이러한 모델을 좀 더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3.0이 정부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한다면 2017년 즈음 어느 날의 풍경은 이런 식이 될 수 있다. 장마철 산사태는 거의 매년 인명과 재산을 앗아 가지만 충분히 대비하기 어렵다. 강원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나산장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여름부터 불안감이 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에 펜션을 지은 터라 게릴라성 폭우가 지나가면 계곡물이 불어나지 않을까, 뒷산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심이다. 급경사지 붕괴 위험 지역에 센서를 설치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방방재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시스템을 연계, 통합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피하도록 도와줄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 ‘김빈손씨’와 ‘이정보씨’는 요즘 취업 공부는 제쳐 둔 채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을 뒤지며 창업 준비에 한창이다. 정부가 세운 ‘개방 5개년 로드맵’에 따라 교통, 지리, 기상, 교육 등의 공공 정보 6150종이 2017년까지 개방된다는 발표에 고무됐다. 사업 아이디어가 좋은 김씨가 아이템을 잡으면 정보기술(IT)에 능한 이씨가 이를 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축산 유통물 관리 정보와 친환경 인증 정보, 농산물 이력 추적 정보 등을 활용해 농어민의 생산물 판로 확보와 도시 소비자의 안심 소비를 획기적으로 바꿔낸다는 것이다. 즐비한 공공 정보와 함께 중소기업청의 맞춤형 지원까지 뒷받침되니 이들의 사업 아이디어도 끊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도 ‘일자리 15만개 창출, 24조원의 경제 효과’라는 정부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절감한다. 또한 ‘공론마을’ 주민들은 요즘 하루하루가 잔치 분위기다.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공론마을에 새로 지으려는 정부에 반대하는 싸움을 1년 가까이 벌여 왔다. 그러나 형식적인 공청회, 정부의 일방적인 타당성 조사가 아닌 온라인상 정책포럼, 전자공청회, 전자설문조사, 현장 토론회, 분야별 정책자문단 등을 통해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혔고, 마지막에는 공론 투표까지 진행해 결국 백지화시켰다. 주요 국정과제 집행 때 대의민주제에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보완하는, 확장된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정부 방침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트렌드를 분석하고 국가의 미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과학행정 기반 구축도 정부3.0 비전에 포함시켰다. 우선 안전, 경제 등 6개 분야 21개 시범 사업을 선정해 추진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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