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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자회담 전망 / “北체제보장 5國 공동서명 해야”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6자회담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다.6자회담 개최 합의가 성사된 데는 과거 북한의 후견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기여를 했다.이기동 국제부장이 방한중인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부설 현대국제연구소장)을 만나 6자회담의 전망과 러시아를 비롯한 참여국들간 미묘한 역학관계를 들어보았다. 북핵 다자회담이 5자회담에서 최종 6자회담으로 성사됐다.6자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러시아의 역할은. -러시아는 북핵문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남북한 관계,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북한의 도발 등을 우려해 왔다.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과 함께 북한이 다자회담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체제보장을 하도록 설득했다.마침내 북한은 다자회담을 수용했고 러시아도 참여하기를 원했다.북한은 러시아가 다자회담 테이블에서 참여국간 입장을 균형있게 조율해 주기를 기대한다.북한이 러시아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북·미·중 3자 회담이 열리는 등 중국 역시 북핵문제에 적극개입하고 있다.이번 6자회담 성사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평가한다면. -이번 6자회담 성사에 있어 중국은 러시아와 비슷한 해결책을 도모했다.북핵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하지만 양자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을 추진해야 하고 대신 미국은 북한에 체제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러시아와 중국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이번 회담을 성사시켰기 때문에 누가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하지만 중국이 북한과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고 이번 북핵사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러시아가 다자회담에서 중국의 독자적인 행보를 견제하는 입장인 것도 사실이다. 북한이 중국의 역할에 대해 실망감을 느껴 이번 다자회담에서 러시아의 참여를 원했다는 설명이 있는데.가능한 분석이라고 보는지. -북한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슈퍼파워 미국을 중국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다고 보았기 때문이다.또한 북한은 그 어느 나라도 100% 신뢰하지 않는다.러시아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북한을 지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다. 이번 6자회담에서 과거 냉전 때처럼 한·미·일과 북·중·러 두 그룹으로 나뉘어 의견대립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하는 이도 있는데.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이번 북핵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입장은 중립적이다.한반도에 핵무기는 허용할 수 없으며 전쟁도 안 된다는 것이 러시아가 지켜온 원칙이다.중국과 러시아는 일본보다 더 중립적 입장이다.오히려 한·중·러가 가까워질 가능성은 있어도 우리가 북한의 핵개발 입장에 동조할 이유가 없다. 미국이나 일본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북한에 어떤 당근을 제공할 것으로 보는가. -부시행정부는 클린턴행정부와 다르다.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체제보장을 확약할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쉽진 않겠지만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다 하더라도 미국이 북한 체제를 보장해주는 선에서 끝날 것이다.협상과정에서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어떤 지원도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의회의 동의도 얻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제시할 북한 안전보장 카드는 무엇이 될 것으로 보나. -북한체제보장이 그것이다.북한에 대해 안전보장을 약속할 것이다.미국이 보장하고 이를 다른 참가국들이 보장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물론 그 방법은 서면보장이 될 것으로 본다.서면 보장을 하고 참가국들이 공동 서명하는 방식이다.공동 서명 없이 구두약속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구상이 있는데.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협상에서 논의될 사항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물론 미국과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천연가스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접근이고 이번 협상과는 관계없는 문제다. 북한 핵보유 주장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다.러시아의 정보는 북한이 실제로 핵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인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러시아 관계자들의일치된 생각이다.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했다면 미국,일본 등이 이미 그 사실을 감지했을 것이다.그러나 증거가 전혀 없다.몇 주 후 북한측이 아무 것도 없음을 밝힌다 하더라도 우리는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일종의 벼랑끝 전술로 본다. 미국과 러시아는 9·11테러 이후 대테러리즘이라는 구호 아래 결속력을 보여왔다.이런 협력관계가 어느 선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정치적·경제적인 이유로 미국은 러시아에게 중요한 파트너다.미국 역시 9·11테러와 아프간전,이라크전 등을 거치면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미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특히 이라크 문제와 테러문제가 그렇다.슈퍼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이라 할지라도 국제적인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서로의 필요성 때문에 협력은 계속될 것이다. 사담 후세인 체제가 붕괴됐지만 이라크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미군 또한 게릴라공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친미정권을 세우려던 미국의 애초구상이 잘못된 것인가. -미국은 문화,종교 등의 이질성을 무시했다.부시행정부의 실수다.민주주의 정착은 바람직하지만 힘에 의한 민주주의 확산은 세계전쟁과 같은 재앙을 부르게 된다.미국의 논리대로라면 다른 나라가 미국 대통령이 악한 사람이라며 정권을 바꾸겠다고 미국을 공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일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어떻게 진단하는가.김정일의 개혁의지를 믿는가. -김정일 정권 역시 경제개혁을 원하고 있다.북한은 최근 중국,베트남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교역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체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직 그 결과는 미미하다.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코너로 몰지 않고 한국과의 교류가 지속된다면 값싸고 수준 높은 노동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
  • “제주의 혼 깃든 돌문화공원 조성”/ 자연석등 14000점 기증 백운철 前 탐라목석원 대표

    백운철(60·전 탐라목석원 대표)씨는 육신만 제주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그의 ‘제주사랑 혼’이야 말로 가히 광적이다. 1969년 제주도의 돌민예품과 조록나무 뿌리 형상목을 주제로 한 독특한 양식의 탐라목석원을 만들어 관광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그가 제주의 돌과 민구류 등을 집요하게 수집해온 사실이나 제주초가 등이 좋아 프랑스 파리에서 4차례의 사진전을 열어 바깥세상에 제주를 알리고 있는 것도 모두 제주사랑을 바탕에 깔고 있다. “제주의 개발형상을 옷으로 말하면 한복이 아니라 개량한복을 입혀 놓고 한복이라 우기는 격”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제주적인 냄새나 색깔이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백씨는 가장 제주적인 사업을 찾고 찾다 지금 북제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에 몸을 던지게 됐다.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산 119 일대 100만평에 들어설 돌문화공원의 건설은 신철주 군수가 행정·재정지원 책임을 맡을 뿐 기본계획에서 디자인,설치,기획,감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이 백씨의 몫이다.그가 공원감독인 셈이다. 백씨는 “북제주군에는 구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에 이르기까지 동굴과 바위그늘 등에서 제주 돌문화의 기원을 알 수 있는 여러 흔적들이 많아 돌박물관 입지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며 “동부산업도로변 해발 430m되는 사업현장도 광활한 야초·목장지대로,서쪽의 ‘큰 지그리오름’,북서쪽의 ‘작은 지그리오름’ 북쪽의 ‘바늘오름’으로 둘러싸인 명당중의 명당”이라고 치켜세웠다. 차로 제주시에서 30분,서귀포시에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돌문화공원 조성현장 인근에는 삼다수생수공장·경주마육성목장·산굼부리·제동목장·미니월드 등 관광명소들도 즐비하다. 제주시 출신의 그가 북제주군의 일에 ‘간여’하게 된 것은 지난 99년 돌박물관에 대한 기본계획을 북제주군에 제출하면서부터다. “이 사업은 제주도가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도에 기본계획서를 제출했으나 6개월 동안 책상 서랍에서 나오지 않더군요.다시 제주시에 제출했지만 30만평 이상 되는 땅이 없는 게 문제였어요.신 군수를 찾아가자 너무 좋은 계획이라며 마치 ‘매가 병아리를 채가듯’ 시원하게 받아들이더군요.” 이후 백씨는 30여년 동안 애지중지 모아온 자연석 4178점과 돌민속품 5349점,민구류 4473점 등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1만 4000점의 수집품을 북제주군에 선뜻 기증했다.자연석 중에는 무게 10∼20t이 넘는 용암석과 화산탄 등이 수두룩하다.민구류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5m짜리 낫과 300년은 족히 넘었을 궤도 포함돼 있다.그의 분신이라고도 할 탐라목석원 관리마저 딸에게 떠넘겼다. “이 물건들은 모두 제주 것들로 몇 십만원에서부터 몇 천만원씩 주고 구입한 것들입니다.목석원을 하며 번 것을 모두 투자한 셈이지요.이 때문에 빚만 늘고 가족들과도 별거하는 생활이 수차례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5·16 이후 새마을사업이 한창이던 때에 도로 개설현장이나 농공단지 조성현장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이들 물건을 하나둘씩 모았다.기증품 규모는 5t트럭 300대분으로 2개월 동안 공원조성 부지로 옮겼을 정도다.현재 가수장고와 야외에 보관돼있다. 지난 2001년 9월 기공식을 가진 제주돌문화공원은 2005년 동굴형 전시관,수석 전시관,야외전시장,전통가옥촌,주차장 등을 시설하는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다.이어 2020년까지 설문대할망 전시관,특별전시관,토성전시관,전원숙박시설,생태공원 등이 조성된다.총사업비만 1852억원에 이르는 대역사다. 백씨의 말을 빌리면 돌문화공원은 돌·흙·나무·쇠·물 등 5개 테마가 기본틀이다.2단계 사업 때는 제주 창조신화의 하나인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 테마가 보태진다. 주요 시설인 동굴형 돌박물관은 진입로 남쪽에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3000평 규모로 지어져 위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배부른 산모가 출산하기 직전의 모습을 하게 된다.옥상에는 대형 야외무대가 꾸며지는데 현재 공사가 30%쯤 진척됐다. 박물관 남쪽에는 400평 크기의 원형호수가,서쪽 숲속에는 선사시대의 돌문화,장묘문화,생활속에서의 돌문화 전시장이 15만평에 배치되고 30평짜리 초가 50채로 마을 하나를 만든다.토성형 전시관 등에는 제주의 흙을 빚어 만든 토기·옹기·항아리류 등이,특별전시관에는 현대 미술과 조각,서예,염색,공예 등 국내외 유명 예술인 작품이 전시된다. 이밖에 연면적 5만평 규모의 주차장 주변은 성곽 모형으로 700m 길이의 전망대를 만들어 맨발로 산책하며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공원 디자인을 맡았지만 훌륭한 디자인은 디자인하지 않는 것입니다.그것은 이곳의 70%가 돌과 나무,넝쿨로 이뤄진 생태 우수지역으로,이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30%의 면적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백씨는 기본급료와 활동비 등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방문객을 위한 커피 한 잔도 호주머니를 털어 내놓는다. 북제주군에서는 일정액의 보수를 받아주기를 권했지만 그는 “세계 제일의 돌공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사람의 자존과 명예가 걸린,가장 제주적이면서 세계적인 생태·문화·돌공원을 만들기 위해 백씨는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글·사진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수평사회를 만들자](6)학벌타파를 위한 제언 - 학벌기획을 마치며 좌담·각계 제언

    ‘학력(學力)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 된다.’는 주제 아래 대한매일이 기획,보도한 학벌타파 시리즈가 끝을 맺는다.지난 4개월 동안 국내외 교육현장을 돌아보며 학벌의 폐해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이번 기획 보도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부에서는 학벌을 타파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합동기획단’을 구성했다.기획을 마무리하면서 합동기획단의 단장을 맡은 정기언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김홍선 경복고 교사,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등과 학벌타파 기획을 평가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정기언 교육부 차관보 학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연된 학벌주의는 공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무조건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출세가 보장된다고 여기는 탓이지요.때문에 엄청난 사교육비의 부담도 참아냅니다.능력에 따른 회사 고용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습니다.또 학벌주의는 사회계층간의 불평등도 낳고 있습니다.저소득층 자녀들의 서울대 진학률도 줄고 있어요.결과적으로 소득분배 구조가 세습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 대한매일의 학벌타파 기획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학벌은 비공식적으로만 얘기되어온 사안입니다.‘학벌문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학벌은 문화가 아니라 병폐입니다.학벌이 교육 파탄과 사회적 불평등을 얼마나 초래했습니까.앞으로 더 폭넓게 공론화돼야 합니다.폐해를 더욱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요.학벌은 사회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어요.심각한 문제입니다. ●김홍선 경복고 교사 저도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 교원으로서 진학지도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넘겼던 학벌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기획 의도도 좋았고 내용도 충실했어요.아이러니하게도 학벌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기여한 계층을 꼽는다면 중등교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학생들의 소질이나 적성과 상관없이 대입 제도에 맞춰 진로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현재 입시중심의 교육체제에서 학벌위주의 사회는 어쩔 수 없습니다.학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학벌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변화는 더딘 것 같습니다.하지만 변하고는 있습니다.반드시 고쳐야 합니다.정부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하면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정 차관보 참여정부에서는 5대 차별 해소 가운데 학벌을 포함시켰습니다.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지요.학벌문제도 교육부 차원에서 벗어나 재경부·노동부 등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차원에서 접근해 올해 말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대책 수립 과정에는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도 참여합니다.특히 학벌의 실태와 문제점 도출을 통해 국민의 의식을 전환하는데도 힘쓰겠습니다.우선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능력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유도하려고 합니다.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대학 서열화의 완화 방안과 대학 특성화 방안,지방대 육성방안도 추진할 방침입니다.여성인력의 능력 개발과 지원도 포함됩니다. ●정 학장 일제 강점기에 모두가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독립운동에 뛰어든 사람은 소수였지요.학벌타파도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만큼 심각한 문제이지요.대한매일 기사에서 대안이 언급됐지만 우리 사회 수준에서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기까지는 공론화가 확대돼야 합니다.해외 사례를 통해 보여준 대안도 우리 사회에서 보조적인 역할밖에 할 수 없어요.정부가 너무 서둘러 자칫 종합대책을 전시용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심층적이고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한 뒤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김 교사 학생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적성보다 대학의 간판을 찾아 ‘불나비’가 되는 것이 교육의 현실입니다.학생들은 교사에게 설득되다가도 막판에 유명대의 비인기학과라도 입학해야 한다는 부모의 말을 따릅니다.학벌사회에서 실업고의 쇠락은 훨씬 심각합니다.실업계에 가면 패배자나 낙오자로 인식됩니다.실업고 교사들은 학생 모집에 동분서주합니다.거의 전쟁 수준이에요.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대학 교육과는 상관없이 자격증을 따면 그에 걸맞은 임금과 보수,승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제도·인식 등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김정 대표 정부에서 교육을 인적자원으로만 보면 학벌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기업에서도 지원자를 자원,학맥과 인맥을 상품으로 봅니다.사람을 인적 자원으로 보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으로 길러낸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한 학벌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성장과 효율만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학벌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요.학부모도 마찬가지지요. ●정 학장 사회가 유기체이듯 학벌도 어느 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유능한 의사는 병의 원인을 콕 짚어냅니다.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요.학벌의 원인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편파적인 개입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대학간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학 서열화가 고착됐어요.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에 사립대는 열세일 수밖에 없습니다.대안은 이 같은 사실에서 찾아야 합니다.국민 의식은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편한 길을 두고 좁은 길로 멀리 돌아가라고 하면 안 됩니다.편한 길을 넓히든지 해야 해요.교육부에서 국민 의식을 탓한다면 너무 안일한 자세이지요. ●김 교사 정부 부처가 모두 나선 만큼 제도가 뒤따랐으면 좋겠습니다.기업들의 학력제한 철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아직 미미한 상태입니다.부산상고는 부산제일고로 이름을 바꾼다고 합니다.목포상고는 이미 전남제일고로 바꿨어요.이런 현실에서 실업고를 나와도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교육부나 시민단체가 아무리 얘기하더라도 공염불에 그칠 뿐입니다.기업 채용 때 자격증 위주로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공직사회에는 지역인재할당제를 도입해야 합니다.개방형 공채로 실력 위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지요.전공 위주의 진로지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 차관보 자격증 제도가 있지만 산업체에서는 대학이나 훈련기관의 교육이 기업 현실을 받쳐주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와 재경부 등 관계부처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구축하려고 합니다.직업의 직무능력 표준을 정해놓고 교육과정과 훈련,자격을 이에 맞추도록 하는 제도입니다.KS마크와 비슷합니다.지금껏 교육과정과 자격은 따로 놀았어요.자격과 학력이 연계되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자격이나 교육훈련,근무경력 등을 쉽게 연계시켜 어느 하나를 이수하더라도 대체 인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계획입니다.국가직무능력표준의 핵심은 자격과 노동시장,직무능력 체계를 연계·구축하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정부는 자격기본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학장 국민의 정부에서도 교육부에 ‘학벌팀’이 있었어요.학벌 문제는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이후 잠잠하다가 새 정부 들어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늘 정부의 대응은 원인에 대한 대응보다 대증(對症)요법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 교사 차별은 곤란하지만 엄연한 차이는 인정해야 합니다.자칫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발목잡기나 하향 평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학력의 차이는 과감하게 용인해야 합니다.그러나 차별해소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어요. ●정 차관 그렇습니다.학벌과 학력(學力)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학벌은 배격돼야 하지만 학력은 제고시킨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 정책입니다.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김정 대표 체감할 수 있는 학벌타파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학교운영위원회만 해도 참여하려면 학력을 써야 합니다.학부모들은 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요.그래서 학부모들은 학운위를 가리켜 ‘가진 사람들의 민주주의’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학운위는 교육부 소관인 만큼 학운위 가입 양식에서 학력란을 없애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불필요한 학력 부분은 교육부에서부터 없애는데 솔선해야 합니다.또 참여정부에서 5대 차별 해소를 내세웠지만 학벌은 국민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입니다.가진 사람들은 학벌의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 몰라요.정부가 대책을 만들 때도 학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리 박홍기 김재천기자 patrick@ 교원 능력우선 교육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태화 박사 학벌 문제를 교육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학벌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이해관계를 비롯해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제는 사회 내에서 학교교육만이 개인의 능력을 설명하는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야 한다.개인의 능력과 경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개인은 수시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사회는 이를 인정해주며,정부는 이를 위한 객관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개혁시민연대 한만중 전 정책실장 학벌에 대해 전반적으로 적절히 진단한 것 같다.학벌 문제는 학벌의 구조와 대학 입시제도 개선이 양 축이라고 할 수 있다.국립대 개선방안과 지방대 육성 등 방안들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인터뷰에만 그쳐 아쉬웠다.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담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학벌에대한 구조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실적인 면에서 대학개혁 자체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수능제도 자체도 서열구조 조성,학벌의 해결책으로 나오고 있는 수능 자격고사화 문제도 제기됐어야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황석근 대변인 학벌주의의 근본 원인은 폐쇄적인 집단주의에 있는 만큼 문화적 접근도 시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학벌 타파는 실력 중심의 사회로 가자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구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지가 과제다.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등 교육체제가 다양해져야 한다. ●경인고 이종배 교사 21년째 교단을 지켰지만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의 진학지도를 반성하게 됐다.학벌주의를 타파하려면 사회 시스템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다.언론도 반성해야 한다.일류대 관련 기사는 줄이는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사회 일각에서 학벌타파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서 급속히 퍼지는 것은 아니다.교사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교원 양성 단계에서부터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선시하는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김정금 학벌문제특별위원장 대한매일이 굉장히 다양한 사례를 들어 기사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특히 언론에서 학벌 문제를 장기간 시리즈로 다룬 것은 고무적이다.다른 언론사에 비해 대한매일을 훨씬 돋보이게 한 기획이었다.학벌 문제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시리즈는 끝나지만 대한매일이 앞으로도 학벌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을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학벌의 뿌리가 무엇이고 우리 삶 속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진단해 달라.핵심적인 대안을 집중한 기사를 실어주기 바란다. ●서울시교육과학연구원 정정웅 인성진로교육연구부장 학벌에 대한 이중적인 의식구조가 문제다.사회 발전의 걸림돌로 학벌을 지목하지만 학부모들은 막상 자기 아이들을 대할 때는 생각이 달라진다.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적성과 소질을 길러줘야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학부모들을 위해 능력 중심의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 기획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대한매일에서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학벌 관련 기사를 많이 써주기 바란다. ●포스코 박세연 인적자원팀장 출신대학이 기업들의 인재 선발 기준이 되는 것은 우수 인재를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사원을 채용할 때 이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된 기준이 없다.포스코는 참여정부의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신입사원 선발방식을 공개채용으로 전환하고 구조적 면접을 도입했다.학벌타파를 위해서는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대한매일에서 이런 부분을 자주 이슈화해달라.이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짐을 또 떠안게 될 것이다. ●안동대 임현재 학생 지난 4개월 동안의 대한매일의 학벌 기획은 우리 사회의 학벌서열화와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었다.특히 학벌지상주의가 교육현장과 기성사회에 어떻게 작용해 왔는지 각계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 틀 안에서 대학개혁의 방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대학들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한 정책을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학벌없는사회 이철호 사무처장 학벌을 사회적인 이슈로 제기한 데 감사드린다.학벌을 의식개혁이 아닌 사회개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국립대 민영화와 지방대 특성화,채용문화 개선,진로지도 활성화 등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이제는 대학서열화를 없애기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큰 차별로 등장한 교육기회나 그 결과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벌 차별을 적극적으로 시정,보상하려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 학벌사회의 문제점과 폐해를 다각도로 잘 조명했다.학벌문제에대한 대한매일의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분석은 학벌이 아닌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와 학벌의 폐해 등을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외교,문화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좀 더 심도있게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앞으로 능력 위주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다 설득력 있고,깊이 있고,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기획을 마치며 학벌은 결코 녹록지 않은 대상임에는 틀림없었다.상당수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눌린 탓인지 학벌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렸다.학벌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가 일쑤였다.따지고 들었다가는 자칫 피해의식의 발로로 매도당할까 두려운 까닭에서다.더욱이 학벌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 자기의 길을 가는 이들조차 학벌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월10일 ‘현대판 골품제 학벌’이라는 제목으로 첫 발을 내디딘 학벌타파 기획을 4개월 동안 18차례 다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실들이다.학벌 타파 기획은 원인·실태에서부터 서울대 문제,기업의 채용 관행,학벌 타파에 나서거나 학벌을 극복한 사람들의 소개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접근했다. 또 심포지엄 및 교육부총리 인터뷰,외국의 교육 및 자격증 제도 등을 통해 신중하게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학력에 의한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된다.’는 원칙론에 입각해서다.국립대의 구조조정 또는 법인화,지방대의 육성,자격증제도의 활성화,기업의 채용방식 개선,국민의식의 전환 등이 대표적인 대안들이다. 특히 대한매일의 여론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학벌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학벌문제를 내세우지 못하는 이중적인 의식구조도 취재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예컨대 서울대를 자퇴한 뒤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아닌 대학에 다시 진학,자신이 원하는 학문에 매달린 끝에 대학 강단에 선 A교수의 경우,“간판보다는 적성이 우선”이라면서도 “굳이 서울대를 중도에 포기한 이유를 밝혀 서울대의 친구들을 포함,주위 사람들과 껄끄럽게 될필요가 있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실제 학벌의 벽을 넘었다고 자처하면서도 학벌의 수혜자로 인정하는 A교수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반면 높은 수능 점수에도 불구하고 적성을 찾아 세칭 ‘2류 대학’에 갔다가 학벌의 벽을 실감,학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중도에 학업을 접는 대학생의 절망도 봤다.‘학벌 문화의 정점,서울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서울대의 몇몇 교수들은 “서울대가 실질적인 국립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더 나아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도 기사에서는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는 요구를 빼놓지 않았다. 학벌의 뿌리는 깊었다.벽으로 비유하면 높고 단단했다.하지만 학벌은 무너뜨려야 할 대상임에는 분명하다.젊은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또 사회의 화합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업이다. 이런 점에서 학벌타파 기획은 학벌을 공론화,사회적 이슈로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 데다 정부의 대책 수립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환상특급’ 타고 록의 세계로 / 새달 5·6일 콘서트 여는 델리 스파이스

    3인조 록밴드 델리 스파이스만큼 부지런한 밴드도 찾아보기 힘들다. 올 초 5집 앨범을 내고 열심히 활동폭을 넓혀온 이들이 또 공연을 갖는다.새달 5·6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마련하는 ‘환상특급 콘서트’.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6개 도시를 돈 데 이어 두달 보름여 만에 무대에 서는 셈이다. “지난번 순회공연 때는 이상하리만치 비가 많이 왔어요.그런데도 거의 모든 공연장마다 관객으로 가득 찼습니다.이번 공연은 그에 대한 답례인 셈이죠.” 팀의 맏형인 윤준호(33)의 말이다.전국공연을 거치며 ‘골수팬’들의 성원을 재확인하고 돌아와서인지 여유가 넘친다.이들이 팀을 결성한 건 8 년전.1995년 김민규(32)가 ‘U2와 R.E.M같은 음악을 하려는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PC통신에 띄웠다.그렇게 손잡은 멤버가 베이스의 윤준호,기타의 김민규,드럼의 최재혁(28) 등 3명이다.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누가 어디가 어떻게 가려운지 알 정도.“‘뭉치자.’는 말 한마디면 당장이라도 공연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최재혁이 자랑할 만도 하다. 이번공연도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최근 다리수술을 받은 윤준호가 그때까지 목발 신세를 못 면하더라도 2시간30분 동안 관객과 함께 ‘서서 열광하는 무대’를 고집할 거란다.곡을 만들 때 영감을 준 소재들을 팬들에게 영상으로 공개하는 무대장치도 다시 보여줄 계획이다.4집 수록곡 ‘Doxer’를 연주할 때는 일본 애니메이션 ‘내일의 조’를 배경영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물론 이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다. 5집을 낸 뒤 새삼 느낀 게 많았다.4집을 내고 전국투어를 했을 때보다 지방의 팬층이 몰라보게 두꺼워진 데 무엇보다 놀랐다.“스테이지 다이빙을 하는 열성 팬들뿐만 아니라 직장인 넥타이 부대,초중생 자녀를 데려온 학부모 록 마니아도 많았다.”면서 최재혁은 흥분을 떨치지 못한다. 요즘 록의 대중성을 절실하게 체감한단다.지방의 라이브 클럽들을 물색해 늦어도 가을쯤엔 작고 소박한 순회공연을 성사시키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래서다. “모던록이라는 기본틀은 유지하되 내용있는 ‘컨셉트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어요.한 가지 주제 아래기승전결을 갖춘 노래들,독특하고 근사할 것 같지 않습니까?”(윤준호)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5집 ‘에스프레소’(‘고속·특급’의 이탈리아어)의 수록곡들을 또 한번 신나게 불러젖힌다고 한다.흥겹고도 아기자기한 록사운드가 장마로 눅눅해진 여름공기를 보송보송하게 말려줄 것같다.(02)522-9933. 황수정기자 sjh@
  • 韓·日교류 추진 日 공산당 / 82년 北과 단절… 日우경화 견제세력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공산당은 위험한 존재인가,단지 ‘공산당’이란 이름만으로 알레르기를 느낄 뿐인가.북한식 혁명노선인가,아니면 서구식 공산주의 정당의 길을 걷고 있는가.노무현 대통령의 ‘공산당 용인 발언’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일본 공산당.특히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당위원장이 지난 11일 한국 방문 희망을 강하게 밝힘에 따라 일본 공산당의 정체성이 큰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중앙 정계에서는 소수파,지방에서는 다수파 지금의 일본 공산당은 간단히 말해 ‘북한과는 관계를 끊고 일본 내에서 자민당 독주체제를 견제하는 좌파 소수세력’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이들은 소수파이다.1억 2500만 인구의 일본에서 당원은 39만명.집권 자민당의 170만명에 비하면 4분의1 수준이다. 국회에서는 중원·참원 합쳐 724명의 의원 가운데 공산당 소속은 40명이다.자민당(355명),제1야당 민주당(173명),연립 여당 공명당(55명)에 이어 4위이다.7개 정당과 무소속을 한덩어리로 볼 때 중간 정도이다.2001년 7월의 참의원 선거에서 7.9%의 득표율을 올렸다.의석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무시못할 지지층은 있는 것이다. 지방 의회로 가보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전국 지방 의회에서 공산당 의원 숫자는 4209명으로 다른 정당을 제치고 단연 제1위이다.최근의 무소속 선호 경향으로 자민당 지원을 받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당선되는 경향이 늘어난 점도 공산당 소속 의원이 가장 많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혁명노선 고수하되 온건한 사회주의 지향 일본 공산당은 강령에서 혁명을 지상과제로 내걸고 있으나,북한 같은 프롤레타리아 혁명,무력 혁명이 아니라 ‘민주주의 혁명’과 ‘사회주의적 혁명’이라는 2단계 무혈 혁명을 지향하고 있다.이런 점이 북한과 갈라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공산당의 혁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공산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거의 없다.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4만달러에 육박하고,일견 일본식 사회주의로도 보이는 ‘열도 총 중산층’을 자랑하는 일본에서 무산계급 혁명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1922년창당 이후 지하에서 활동할 때만 해도 공산당의 과격한 강령이나 행동,주장은 노동자계층 사이에 받아들여졌다.사회혼란을 우려한 일본 당국은 2차대전 패전 전까지 공산당을 집중 탄압해 적지 않은 당원이 희생된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 ●시대흐름에 맞춰 변화의 움직임 공산당은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배합한 경제시스템을 지향한다.궁극적으로 자본주의 성장에 의한 사회주의로의 이행이 가능하다고 본다.따라서 기업의 국유화나 토지몰수 같은 강령은 취하지 않고 있다. 오는 21일 중앙위원회 총회에서는 강령에서 인정하지 않던 자위대와 ‘천황제’를 한정적으로 용인하는 강령 개정안을 낼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현행 강령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않아 손질하지 않고서는 다른 당과의 정책연합이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령은 ‘미 제국주의’와 ‘일본 독점자본’을 타파해야 할 두 개의 적으로 분류하고 있다.개정안은 미 제국주의를 ‘미 패권주의’나 ‘미 신식민주의’로 바꿀 것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나름대로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우파 세력들은 “혁명 정당이라는 본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우경화 일본사회내 견제세력으로 소수이지만 공산당은 자민당의 사실상 1당 독주체제에 사민당과 함께 제동을 거는 ‘건전한 비판세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목소리는 작아도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의 견제세력이기도 하다. 중·참 양원을 막론하고 의원의 90% 가까이 찬성표를 던졌던 유사법제에 공산당은 사민당과 함께 끝까지 반대했다.5월16일(중의원)과 6월6일(참의원)의 법안 통과 때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이라크에 자위대를 파병하는 ‘이라크 부흥특별조치법안’에도 물론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자민당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전후 일관되게 “털끝 하나라도 고쳐서는 안 된다.”는 호헌론을 견지하고 있다. 금권정치가 판치는 일본에서 공산당의 당 운영은 선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정치자금이나 정당보조금은 일절 받지 않는다.기관지인 ‘신문 아카하타(赤旗)’의 수입,당원의 당비,개인 기부금,국회의원의 세비로 운영한다.의원들의 세비는 전액 당 본부로 입금된다.본부가 모든 수입을 관리해 의원들 월급,사무실 유지비,활동비를 지급한다.본부 직원,기관지 기자 월급도 같은 주머니에서 나간다.살림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공산주의식으로 한데 벌어서 한데 쓰는 독특한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80년대 초 북한과 관계 단절 전후 남한과 관계를 맺지 않았던 공산당은 북한 노동당과는 교류를 가졌다.그러나 1960년대 북한 공작원의 청와대 침입기도 사건을 계기로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다.공산당이 비공식 사절을 보내 청와대 테러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70년대 들어 북한이 일본에 ‘김일성 주체사상 연구회’를 만들어 주체사상을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일본 공산당이 비판을 가하면서 사이가 틀어져 1982년부터 완전히 교류가 끊겼다.그래서 일본 공산당은 남이건 북이건 한반도에서는 어떤 접점도 갖지 못하고 있다.1997년 마쓰모토 의원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호칭을 비로소 ‘남조선’에서 ‘한국’으로 공식변경했다. ●당원 감소 등으로 고민 조직이 고령화된 점이 고민으로 꼽힌다.한때 50만명이던 당원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젊은 세대의 충원이 쉽지 않은 것이다.일본인 납치,북핵 문제 등이 터질 때마다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이 연관된 것 아니냐는 유권자들의 오해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최근에는 뜻밖에 “실업률 증가,이라크 전쟁 여파로 20대의 입당이 다소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기관지 서울지국 개설이 최대 현안 ‘신문 아카하타’는 1997년 처음으로 서울 지국 개설의 의향을 김영삼 정권측에 전달했다.당시 한국 정부의 반응은 “지금은 아니다.”는 것이었다.2명의 특파원을 두는 지국 개설을 공식적으로 신청한 것은 4년 뒤인 2001년 국정홍보처를 통해서이다.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된 구두회답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였다.한국 내 뿌리깊은 ‘공산당’ 거부감 때문으로 아카하타측은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런던,베이징,하노이 등 11개국에 특파원을 보내고 있는 아카하타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기자를 한국에 보내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역시 지국개설이 최대 현안이다.평양에도 지국을 두었으나 노동당과의 불화가 겹치면서 1973년 북한측 요구로 철수했다. 아카하타 관계자는 “일간지 50만부 가운데 구독이 의무화된 당원이 40만부를 소화하고 나머지를 일반 시민이 구독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밖에 주간지로 ‘신문 아카하타 일요판’을 150만부 발행하고 있다.일본 공산당의 수입 중 아카하타가 벌어들이는 돈이 가장 많다.그래서 당원과 기관지 확장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일본 공산당의 최대 과제이다. marry01@ ■40대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도쿄 황성기특파원| 시이 가즈오(48) 위원장은 2001년 11월부터 일본 공산당을 이끌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일본 국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공산당 발언’의 파장을 낳은 장본인이다. 도쿄대 공학부 재학시절 일본 공산당에 입당해 승승장구,35세에 위원장 바로 아래 자리인 서기국장으로 발탁되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1997년에는 타임지에 ‘일본을 바꿀 11명’의 한 사람으로 등장했다.98년에는 후하 데쓰조 당시 위원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장쩌민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중·일 공산당의 화해를 이뤄내기도 했다. ●‘盧 공산당 발언' 파장 낳은 장본인 시이 위원장의 등장은 조직의 고령화로 고민하는 공산당의 변신이자 몇세대를 뛰어넘는 과감한 세대교체였다.일본에서 처음으로 창당된 공산당 81년 역사는 미야모토 겐지 전 의장의 1세대-후하 전 의장의 2세대-시이 위원장의 3세대로 나눌 수 있다.일본의 전후 부흥기 때부터 ‘공산당의 얼굴’로 막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해 온 후하 의장에서 40대의 시이 위원장으로 세대교체 때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도쿄대시절 입당… 35세에 서기국장 그런 그의 대북관,북핵해결의 방법론은 어떨까.지난 4일 일본의 위성방송 ‘아사히 뉴스타’에 출연해 밝힌 그의 시각을 정리하면 이렇다.“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다.왜 고립돼 있는가.무법행위를 청산하지 않아서이다.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항공기 폭파,게다가 (일본인)납치,갖가지 무법행위를 했다.그것을 본격적으로 청산하고 ‘물리적 억지력’ 논리에 의한 핵개발을 포기하고,국제사회에 들어오는 것이 (북한의)안전에 최선이라는 점을 말할 필요가 있다.” 전후 세대답게 북한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그는 지난 11일의 기자회견 때 노 대통령이 일본 공산당의 대표단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꼭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방한에 의욕을 보였다. 방한이 성사되면 일본 공산당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게 된다.
  • 공연예술 고수들이 펼치는 ‘울타리 굿’ / ‘쟁이’들이 뭉쳤다

    ●타악기·판소리·무용등 예술분야 총망라 타악기 김대환,색소폰 강태환,해금 김영재,판소리 안숙선,사물놀이 김덕수,수벽치기 육태안,무용 남정호 이혜경,지휘자 정치용…. 동양과 서양,전통과 현대로 엇갈리는 이들의 면면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자기 분야에서 ‘한가락’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은 알겠는데,이들을 한데 아우를 단어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20여년 전에는 어떠했을까.당시 소극장 공간사랑은 이런 ‘어우러짐’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만큼 열린 공간이었다.이곳에 모이던 공연예술가 가운데 외곬으로 자신의 세계에 몰입했던 ‘쟁이’들이 모여서 우리식으로 한바탕 노는 자리가 바로 ‘울타리 굿’이다. 이 ‘울타리 굿’이 오는 10월 벨기에 브뤼셀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찾는다.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는 한국과 EU의 수교 40주년을 경축하고,암스테르담에서는 하멜 표류 350주년을 맞아 ‘하멜의 해’기념 공연을 한다.이에 앞서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내에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울타리 굿’은 1985년 산울림소극장의 개관기념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이후에도 3.5소극장(1987),국립국악원 우면당(1991),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1993) 등이 문을 열 때 등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만 마당이 벌어졌다. ●18일 국립극장 공연… 10월엔 유럽순회 산울림 공연 이후 줄곧 총연출을 맡아온 공연기획가 강준혁은 “언제나 출연진 가운데 몇 사람은 해외에 있고,다른 몇 사람은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을 때가 많았다.”면서 “뭔가 큰 일이 없으면 한데 모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울타리 굿’은 1998년에는 프랑스 아비뇽축제의 한국 주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도 한 몫을 했다.이번 유럽 공연 역시 당시 아비뇽을 찾았던 벨기에와 네덜란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으로 성사됐다.유럽 지역에서도 ‘시장성’을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울타리 굿’을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 상품으로 육성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기대에 강준혁은 여전히 머리를 흔든다.조건이 아무리 좋으면 뭘하냐는 것이다.출연자를 모을 수 없는데…. 이렇듯 한국 공연예술 가운데 가장 ‘고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울타리 굿’이 유럽 공연에 내건 주제는 ‘세계 평화를 위한 비나리’.이라크전 이후 가장 전쟁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진 한국의 예술인들이 국제사회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인 셈이다. ‘울타리 굿’은 기본적으로 강준일의 음악과,구히서의 대본,강영걸의 연출이 큰 틀을 짜고,강준혁의 ‘조정과 설득’을 거치면서 형상을 만들어낸다.명인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지만 또 다른 명인들을 만나 새로운 조화의 세계를 체험하고 펼쳐간다.매기고,받고,채워주고,비우고,이어주는 과정에서 무대가 항상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공연 주제 ‘세계평화를 위한 비나리' 이번 공연에서는 농기(農旗)를 하나 걸어놓는 것이 무대장치의 전부다.대신 모든 출연진은 들락날락하지 않고 무대에 앉아 있는다.살아 있는 무대장치인 셈이다.굿의 의미를 살리고자 관람객들의 참여에도 신경을 쓴다.출연진은 객석을 따라 입장함으로써 처음부터 관람객들과의 거리를 허문다. ●무대장치는 농기 하나가 전부 ‘울타리 굿’은 ‘자연과의 동화(Tuned with Nature)’라는 주제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프로젝트의 일부분.‘자연과의 동화’는 ‘울타리 굿’과 ‘산조와 시나위’‘꼭두각시 놀음’으로 구성된다.‘산조와 시나위’는 스위스 제네바·프랑스 낭트·스페인 바르셀로나,‘꼭두각시놀음’은 프랑스 몽펠리에·벨기에 브뤼셀과 앤트워프·네덜란드 헤이그·영국의 런던을 오는 10월 중 각각 순회한다. 한편 ‘울타리 굿’에는 장구의 장덕화와 피리의 최경만,아쟁의 최종관,거문고의 한민택,가야금의 김귀자,대금의 원완철,경기소리의 이금미도 참여한다.신시사이저를 맡은 정치용은 일정이 겹쳐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02)764-6546. 서동철기자 dcsuh@
  • 문명의 이름으로 저지른 ‘인간사냥’ 백인들은 야수였다?

    야만의 역사 김남섭 옮김 /한겨레신문사 펴냄 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음 석기시대 종족인 북아프리카의 관체족(Guanches)은 유럽의 팽창에 의해 멸종된 최초의 사람들이었다.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족 또한 유럽 팽창기에 절멸당했다.15세기 말 500만명에 이르던 아메리카 인디언은 백인의 이주로 인해 1891년에는 5%인 25만명만이 살아 남았다.1898년 수단의 옴두르만 전투에서는 1만1000명의 수단인이 살해됐다.이에 반해 신식 무기로 무장한 영국인의 희생은 48명에 불과했다.전투의 승리로 영국은 수단을 점령하고,나일강의 해상운송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백인들의 ‘야만’ 사례가 어디 이뿐이랴.독일의 인구를 절반으로 줄인 17세기 ‘30년 전쟁’처럼 서구 국가들간의 살육도 상상을 초월했지만,백인들의 비(非)서구지역에 대한 잔혹성은 야수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아프리카서 자행된 유럽 제국주의 대학살 스웨덴 출신의 작가이자 진보적 저널리스트인 스벤 린드크비스트는 ‘야만의 역사’(김남섭 옮김,한겨레신문사 펴냄)라는 저서를 통해 19세기 아프리카에서 자행된 유럽 제국주의의 야만적인 인종대학살,그 참혹한 기억의 흔적을 한편의 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여행기 형식을 빌려 비극적인 인종 말살의 역사를 기록한 이 책은 공간적 여행과 역사 속의 시간 여행,그리고 저자의 기억 속 내면 여행이 겹쳐지는 복합적인 구조를 띤다. 저자는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면서 경유지마다 얽힌 역사적 사연들을 되짚어간다.과거 유럽인들의 잔학상을 떠올리며 역지사지의 사유를 시도한다.내가 인간사냥의 대상이 됐다면 어떻게 느꼈을까.그런 점에서 이 여행은 일종의 ‘회개를 위한 순례’이다. 이 책은 폴란드 태생의 영국작가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에 나오는 한 문구를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책의 원제이기도 한 ‘모든 야수들을 절멸하라(exterminate all the brutes)’는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저자는 유럽인들이 비서구에 대해 가졌던 태도의 핵심,즉 ‘야수(비서구인)의 절멸이야말로 최선’이라는 유럽인들의 ‘학살주의’의 사상 계보를 상세히 들춰낸다.무기를 제외하고 기술과 자원이 부족했던 유럽은 16세기부터 학살이나 강탈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그런 과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요구됐던 것이 학살주의 이데올로기다. 저자에 따르면 유럽인들의 유례없는 폭력 경험은 그들의 뼛속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나아가 ‘인권’을 최고 덕목으로 삼는 그들이 감히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워하는 인종주의로 구체화돼 있다.저자가 유럽인들이 ‘문명’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서 저지른 학살행위는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의 직접적인 선례가 됐다고 단언하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홀로코스트를 유럽의 민주주의 전통에서 완전히 일탈한 사건으로 보려하거나,기껏해야 구소련의 강제수용소나 대숙청에서 그 기원을 찾으려 하는 것은 유럽인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은폐하려는 기도일 뿐이라는 얘기다.저자는 이와 관련,‘나치의 유태인 말살은 유일한 것인가.’라는 이른바 ‘역사가들의 논쟁’을 촉발한 독일의 우익 역사가 에른스트 놀테의 예를 든다. 놀테는 제3제국에 의한 유태인 말살은 독창적 행위가 아니라 반작용이나 왜곡된 모방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1930년대 소련에서 있었던 쿨락(kulak,부농)들의 절멸과 스탈린의 숙청을 히틀러가 모방했을 따름이라는 것이다.소련에서의 부르주아 계급학살은 나치에 의한 인종대학살의 논리적·사실적 선례라는 게 그의 견해다. ●19세기 백인의 잔혹성 꼬집기 이 ‘역사가들의 논쟁’에서는 누구도 히틀러의 어린 시절,남서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독일인에 의한 헤레로족 말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프랑스인,영국인,미국인들에 의해 자행된 이와 비슷한 학살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학살주의 시대의 망령이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는 셈이다.저자는 이 지점에서 “‘역사가들의 논쟁’에 참여한 모든 독일 역사가들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는다.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즉 19세기 유럽 제국주의의 야만성이라는 주제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종속이론의 대가인 안드레 군더 프랑크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과 문필가들이 이를 연구했다.그들은 ‘지리상의 발견’ 이래 약탈적으로 이뤄져온 유럽의 팽창은 다름 아닌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 과정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 책은 이러한 기초적 사실을 토대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문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사실의 만남을 시도한다.서구 열강에 의해 자행된 학살의 역사를 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이 괴롭혀온 죄의식에 대한 고해성사도 곁들인다. 역사의 진실은 종종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바로 그 ‘진실의 이면’에 존재한다.저자가 던지는 메시지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1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열린세상] ‘힘의 논리’… 바그다드 효과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종결되면서 국제질서의 장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바그다드 효과란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바그다드 효과란 힘의 논리에 의한 현실주의가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주요 패러다임으로 재확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주의는 무정부 상태인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직 힘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현실주의는 실리를 강조하면서 국력으로 뒷받침된 힘의 정치(Power politics)만이 평화를 유지하고 국가이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현실주의와 대비되는 이상주의는 명분을 강조하면서 국제기구,국제법,국제여론,국제도덕 등을 통하여 무정부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바그다드가 맥없이 함락되자 이상주의의 한계와 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 대하여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이라크 해방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표적 국제기구인 유엔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일방적으로 전쟁을 시작하였다.세계 제1차대전의 참상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등장한 국제기구나 국제법을 통해서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상주의가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반전이라는 국제여론이 지구촌 전체를 뜨겁게 달궜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바그다드 효과라고 볼 수 있는 현실주의의 위력은 세계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면서 전쟁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호소하던 러시아,독일,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자세를 하루아침에 뒤집고 미국에 러브콜을 하고 있다.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이라크전 비난에 대하여 미국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현실주의의 여파는 한반도에도 불어왔다.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전에는 “반미면 좀 어떠냐,미국과 견해가 다른 것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미국과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여 노 대통령의 민족주의적 노선과 배짱 그리고 대미 자주적 태도에 진보세력은 특히 열렬하게 반겼다. 하지만 반전을 외치고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국내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도 불구하고 파병을 결정하였다.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늘 강조해 왔지만 한국이 배제된 3자회담에 대하여 실용적 결과론으로 정당화하였다. 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한·미 동맹관계를 부쩍 강조하는 등 대미 자세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이를 참여정부의 대미 외교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도 핵문제 해결에 대하여 조·미 쌍방회담만을 고집하다가 바그다드 붕괴 이후 중국을 포함한 3자회담을 수용하기에 이르렀다.북한은 3자회담을 앞두고 폐연료봉 8000여개의 재처리 준비가 끝났다고 발표하여 회담 성사를 불투명하게 만들었으나 결국 베이징 3자회담은 시작되었다. 3자회담의 성공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한 바그다드 함락 이전과 같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정부 상태인 국제사회에서 승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영원한 진리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힘만이 정의를 낳는다는 마키아벨리안적 접근법은 싫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인 것 같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토록 내세우던 명분론을 슬그머니 접고 힘의 논리에 따라 현실주의적 태도로 바뀌는 모습이 민망스럽다.외교는 실리 못지않게 명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외교문제에 관한 한 신중한 언행이 요구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것도 바그다드 효과가 아닐까? 홍 득 표 인하대 교수 정치학
  • 실마리 찾는 北核해법/ 제임스 롤프 하와이대 亞·太안보硏교수 인터뷰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주변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베이징에서 열기로 한 북·미·중 3자 회담은 동북아의 안보관심을 일제히 한반도로 돌려놓고 있다.한편에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 개전 27일만에 미·영 연합군의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미국이 단기간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힘’을 앞세운 미국의 세계 질서 재편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대한매일은 16일 방한중인 아태지역 안보문제 전문가인 제임스 롤프(54) 하와이대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교수와 긴급 인터뷰를 갖고 3자회담의 전망과 한반도 및 아태지역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롤프 교수는 “3자회담은 북한핵 문제를 푸는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북한핵 위기를 놓고 북·미관계가 최근 들어 급진전하고 있다.오는 23일 베이징에서 북한·미국·중국 3자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회담의 의미와 전망은.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는 상당한 진전이다.북한은 3자회담에 합의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이라크전 이후 북한에 쏠린 국제사회의 이목을 불식시키고,국제사회의 요구에 협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미국도 자신들이 주장해온 다자회담을,비록 한국이 빠진 3자회담이기는 하지만 성사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체면이 섰다고 볼 수 있다.또한 미국이 북한이 주장하는 3자 회담을 수락하기 전에 충분히 한국과 사전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 배제를 놓고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미국은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면서 다자대화틀에 한국과 러시아,일본 등 주변 관련국들을 포함시키는 쪽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담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미국은 이번 3자회담을 북한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출발로 보고 있다.또한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주목할 것이다.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3자회담을 이용한다면 미국은 즉각 협상의 결렬을 선언하고 강경책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베이징 회담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러시아 등 관련 당사국들이 빠졌는데.3자회담의 장점은. -장점이라기보다 북한과 미국이 현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을 수 있다.북한은 핵문제는 미국과의 문제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참여를 원치 않고 있다.다자틀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방인 중국 참여만 동의했을 것이다.미국도 북한의 입장 변화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여야 했을 것이다.3자회담은 미국이 생각했던 다자틀은 아니지만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자이자 관련국으로 참가하고 어쨌든 양자회담은 아니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또한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이 다자회담에서 빠진 것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러시아는 국제사회,특히 동북아시아 안보문제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대접받길 요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자 회담은 관련 당사국들이 너무 적은 것 같고 한국과 러시아 일본 등 최소한 5∼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대화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또 지나치게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는 것도 회담진행및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예상되는 어려움은. -북한의 협상 태도 여하에 따라 회담 전망이 엇갈릴 수 있다.북한이 핵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다.미국은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대응수위를 결정할 것이며 베이징 3자회담을 앞으로 예상되는 장기간의 협상의 시작으로 간주할 것이다.이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전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라크전이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가시적인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이 다자회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북핵 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미국 등 연합군 승리로 끝남으로써 미국의 일방주의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전쟁 결과가 향후 세계질서에 미칠 영향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및 안보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간과해선 안된다.테러조직과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이라크전쟁이 이를 입증했다고 본다. 미국은 비록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영국과 호주 한국 일본 등 주요 우방들을 비롯해 20여개국이 참여했기 때문에 결코 일방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미국도 다자주의를 지지하지만 지도력이 필요하며,미국이 바로 지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선제공격 등 지난해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국제사회와 공조를 취하면서도 필요시 독자적으로 자국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소위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된 국가들의 경우 이라크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이 북한이나 시리아,이란에 대해 군사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라크전쟁은 이들 국가를 압박하는 주요 수단이 될 것이다. 세계 초유일의 강대국임이 입증된 미국에 대한 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의 견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나. -프랑스·독일·러시아의 반전 연합전선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려는 적합한 대응이었다고본다.앞으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이 국가들의 연합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당장은 유럽연합(EU)이 경제·군사적으로 미국에 열세에 있지만 10년 안에는 대등한 관계에 설 것으로 보인다. 주제를 돌려,미국의 중동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미국 중동정책의 핵심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이다.미국은 팔레스타인에 보다 적극적인 테러근절을 요구하는 동시에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며,동시에 이스라엘에도 영토문제 등에 있어 일정 부분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친이스라엘 정책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아랍권의 반미감정을 떠안고 가기에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인 롤프 교수는 17년전 중령으로 예편,뉴질랜드 총리의 안보정책 고문을 거쳐 뉴질랜드전략연구소 부소장과 빅토리아대 교수를 역임했다.2년전부터 하와이대 부설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고이즈미 야스쿠니 참배 안팎/北核틈타 韓·中반발 희석

    |도쿄 황성기특파원|고이즈미 총리의 14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는 북핵 위기로 어수선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본 국내외의 맹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참배 직후 즉각 일본 대사(대리)를 불러 강도높게 항의한 것은 이런 점을 반증한다.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변국이 특사를 주고받는 등 외교적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배신감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중국의 반발을 희석시키려는 목적 아래 두 나라 모두 정권교체기에 있는 시기를 택한 것이 오히려 반발을 부채질한 셈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의 경우 15일의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의 방한과 자신의 노무현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2월25일) 참석을 통해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점 외에도 고이즈미 총리가 이 시기에 참배한 것은 국내적 상황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침체된 정권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13일 교도(共同)통신 조사(54.6%)에서는 다소 올랐지만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정권 지지율은 내리막이다. 지난 연말 아사히(朝日)신문 조사(12월16일)에서는 11%포인트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지지율 유지를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참배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회 해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정기국회가 끝나는 6월 중의원 해산에 대비해 미리 참배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울질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참배를 둘러싼 국내외 논란은 거세질 것 같다. 무엇보다 2차대전 A급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를 총리가 거듭 공식참배한 점이다.중국은 지난해 4월 참배 이후 일본 방위청장관의 방중을 거부했는가 하면 중·일 국교정상화 30주년인 9월 고이즈미 총리의 방문조차 거부했다. 일본의 한 중국 외교소식통은 “중국에 막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 시기에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가 이뤄져 반발이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방중은 물론 중국 고속철의 신칸센 채택 여부도 불투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가 불러 일으키는 국내외적 반발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참배 후 “대체 위령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유야무야된 상태이다. 관방장관 자문기구인 ‘추도·평화기원 시설 간담회’는 지난 연말 국립 무종교 시설의 건설을 제안했으나 자민당 내 보수파들의 반대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 11월18일 “(새 시설이 생겨도)야스쿠니에 대체할 시설은 아니며 야스쿠니는 야스쿠니”라며 스스로의 약속을 어기는 발언을 한 바 있다. marry01@
  • 이 주일의 아동도서/퀼트할머니의 선물

    제프 브럼보 글/게일 드 마켄 그림 양혜원 옮김/ 홍성사 펴냄 미국에서 날아온 그림책 ‘퀼트할머니의 선물’(제프 브럼보 글,게일 드 마켄 그림,양혜원 옮김,홍성사 펴냄)은 술술 책장을 넘기다 책을 덮는 순간 한줄기 깨달음에 미소짓게 되는 우화다.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듣는 듯 친숙하게 다가온 책은,매우 색다른 소재와 접근법으로 나눔의 즐거움을 웅변한다. 옛날옛적 푸른 산꼭대기에서 아름다운 퀼트를 만들기로 소문난 ‘퀼트 할머니’와,선물받기만 좋아하는 욕심쟁이 왕이 주인공.왕의 욕심은 아무도 못 말린다.진귀한 선물들을 수십만개나 가진 것도 모자라 일년에 생일잔치를 두번이나 여는 이상한 법까지 선포했을 정도다.그런데도 왕은 행복해 할 줄을 몰랐다.“나를 정말로 행복하게 해줄 아름다운 보물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야!” 과연 욕심쟁이 왕의 손에 할머니의 아름다운 퀼트가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 전횡을 일삼는 고집쟁이 왕과,그런 왕에게 나눔의 미덕을 깨우쳐 주려는 할머니의 심리전에 책은 초점을 맞췄다.왕의 갖은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할머니의 고집도 보통이 넘는다.왕이 보물을 하나씩 이웃에 나눠줄 때마다 퀼트 한 조각씩을 꿰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할머니.누구 고집이 더 셀까. 퀼트 조각을 연상시키듯,여러 컷으로 잘게 쪼개진 화려하고도 익살스러운 그림들이 상상력을 한껏 부풀린다.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왕이 할머니의 지혜로 나눔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과정이 훈훈하다.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 인기있는 그림책’ 수상작.1만 2000원. 황수정기자
  • [기고] 북한, 사심없이 도와주자

    우리 나라 통일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이념이나 체제 위주로만 접근하는 것은 이제 고리타분해지기 쉽다.남북한의 분단문제는 우선 양측 정치 권력을 장작 빠개듯이 빠개서 보여줄 때만 그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분단은 같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경우보다 몇배 엄혹하다.남북 권력이 처음부터 너무 엄혹하게 출발했다.그렇게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오로지 강권체제로만 줄달음쳐 가다가 끝내 전쟁까지 치르면서 더더욱 극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고압 정치 권력의 극한 대치라는 기본 구도에 틈이 난 것은 한반도 남쪽에서 일어난 1960년의 4·19혁명이었다.이때 초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하와이로 망명을 했다.그러나 그 뒤로 군부 권력이 등장,남한 사회는 정치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80년대 말에 들어 비로소 정치 권력은 민간에 이양되나,그 민간 대통령 두 사람도 임기 중에 친 자식을 형무소에 갇히게 했다. 남쪽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초기의 고압 정치 권력이 차츰 평상을 사는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왔다.그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재야 민주화운동이었다.고압 정치 권력이 변화하면서,사회 전반의 사람살이는 날로날로 활기차지고 나라 전체는 놀라울 정도로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 2000년 6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평양으로 들어가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며 그렇게도 강고했던 남북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올해는 월드컵을 치르며 4강 고지까지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국력이 신장됐다. 남한의 국력이 신장되고 남북간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지만 나는 고향인 북한의 원산을 지난 52년간 한번도 못갔다.지금 살고 있는 서울에서 불과 220㎞로,자동차로 세시간이면 너끈히 가 닿을 거리임에도 갈 수 없었다.1998년과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두번에 걸쳐 실로 50년만에 북한 땅으로 들어가 보긴 했지만,그때도 그리운 고향 산천에는 못 가보았다. 그때 돌아와서 ‘북한 방문기’를 쓰면서 ‘한 살림 통일론’이라는 소박한 통일론을 펴 낸 바도 있다.그 머리말 속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까운 이웃간이나 절친했던 사람들끼리 틀어질 때 더 길길이 성을 내고 평생 안 볼 듯이 악을 쓰게 마련이다.50년 넘어 단절된 우리 남북 관계도 궁극적으로는 바로 이런 것이었음이 북한 현지에 들어가서야 강렬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요컨대 우리 남북 관계란 어렵게 꽤 까다롭게 생각하자고 들면 한량없이 어려워지지만,쉽게쉽게 생각하자고 들면 이것처럼 쉬운 것도 없어 보인다.남북간에 사사롭게들 많이 만나고,그렇게 개개적으로 정분을 쌓아가며,부분부분으로 형편형편만큼 남북간에 한 솥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한 살림’을 차려 가다보면,그 어느 날엔가는 슬그머니 벌써 통일이라는 것이 우리 곁에 와 있게 되지 않을까.아니,곁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통일 한가운데 자연스럽게 들어가 앉아 있게 되지나 않을까.” 올가을 들어 부산 아시안 게임에 700명이 넘는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대거 내려온 점이며,그밖에도 충격적인 신의주 특구 지정 등 매우 고무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긴 눈으로 보면 남북관계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의 입장을 진정한 애정을 섞어 깊이 이해하고 사심 없이 북한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호철 소설가 명예논설위원
  • 양국 北核협의 안팎/ 韓·日 ‘美, 北옥죄기’ 대책 공조

    (도쿄 황성기·서울 김수정기자) 북한 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 폐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 첫날인 8일 한국과 일본 양국은 1시간30분간 무릎을 맞댔다. 한·일 양측은 북핵 문제가 중차대한 사안임에는 분명하지만,한반도의 평화 안전틀인 제네바 핵합의 기조를 최대한 유지하고 대북 중유 공급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의 궤를 같이하고 있다.한·일 양국의 이날 회담은 쉽게 말하면,다음날 있을 한·미,미·일,한·미·일 연쇄 회동에서 미국이 내놓을 대북 압박 카드에 대비한 전략회의 성격이 짙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불가침조약 체결을 내걸고는 있지만,뉴욕 주재 북한 대사의 인터뷰 등 여러 경로로 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북측 태도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따라서 제8차 남북 장관급회담과 경제시찰단 방한,그레그 전 미 대사의 방북,콸라룸푸르 북·일 수교협상 등에서 나타난 북측 태도에 대한 한·일의 평가를 미측에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수로건설 중단 및 대북 중유 중단 등의 조치는 북한측에 오히려 제네바합의 파기 주장 재료를 주게 되고,사태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 있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논리로 미측의 강경 기세를 누그러뜨릴 방침이다.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최근 한반도 문제에 깊이 개입해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는 일본으로선 제네바 핵합의 파기가 몰고올 ‘영향력 단절’상황도 매우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TCOG,나아가 오는 14일 뉴욕에서 열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도 “이번 사안이 워낙 민감해 구체적인 대북 압박 조치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문제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는 미국측의 사정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제임스 켈리 차관보 등 미측 대표단은 실제로 유엔 이라크결의안 표결 등의 현안 때문에 이날 도쿄에 늦게 도착했고 따라서 미국이 포함된 회의는 9일 집중적으로 잡혀있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10~12일 열리는 민주주의 공동체 각료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하려다 취소한 것도 이라크 상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북핵 등 한반도 문제가 미국측 입장에선 아직까지는 다급한 현안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는 대북 경수로 건설 중단 등 강경 조치가 몰고 올 한반도 긴장 고조 등 파장이 결코 미측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논리로도 연결된다. 문제는 미국 의회의 동향이다.한·일 정부는 미국측이 중간선거 이후 강경기류에 올라선 의회의 압력을 거론하며 압박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할 경우,‘상징적 차원’에서 대북 중유의 일시 공급 중단 정도의 카드엔 손을 들어준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marry01@
  • 책꽂이/ 소통과 만남 外

    ◆소통과 만남-제6회 한·일 문학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양국 작가들의 작품을 수록한 자료집(비매품).오는 4∼6일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배포한다.박성원의 ‘댈러웨이 창’,성석제의 ‘협죽도 그늘아래’,신경숙의 ‘지금 우리 곁에 누가 있는 걸까요’,조경란의 ‘동시에’와 쓰시마 유코의 ‘아이를 버리는 이야기’,나카가미 노리의 ‘시메트리 라이프’ 등 양국 작가 17명의 시와 소설을 실었다.문학과지성사. ◆한 웅큼 황허 물(허세욱 옮겨엮음)-시인이자 수필가가 중국 근·현대의 좋은 산문 56편을 번역했다.루쉰(魯迅)의 ‘개의 힐난’,저우쭤런(周作人)의‘첫 사랑’,후스(胡適)의 ‘썩지 않는 것’,린위탕(林語堂)의 ‘타이완에서 스물네가지 쾌재’,라오서(老舍)의 ‘돈이 제일이야’ 등.학고재 9500원. ◆오늘의 작가 오늘의 작품(김윤식 지음)-문학평론가이자 경기대 석좌교수가 윤후명 김승희 최윤 등 90여명에 이르는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한 문학비평집.문학사상사 1만 3000원. ◆관방비록(박희섭 지음)-일제시대조선총독부가 작성한 비밀 회의록인 ‘관방비록’을 입수한 전직 형사가 한반도의 영구지배를 획책하는 일본의 비밀조직 ‘조광’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황금가지 7500원. ◆산문시대의 작가정신(장세진 지음)-영화 방송 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서 비평활동을 하는 저자의 문학평론집.양귀자의 소설,정목일의 수필,베스트셀러‘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비평과 독서평을 실었다.신아출판사 1만 2000원. ◆청소년문학상 작품집(전아리 외 지음)-문학사상사가 주최한 제11회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집.문화관광부장관 특별대상을 받은 전아리(서울 이화여고)양의 소설 ‘강신무’ 등 중·고등부의 당선작인 시와 소설 27편을 실었다.문학사상사 8000원. ◆빌리 버드(허먼 멜빌 지음,최수연 옮김)-‘백경’을 지은 작가의 유작.영국 해군에 강제징집된 수병 빌리 버드와 위병 하사관 클래가트 사이의 갈등을 그렸다.클래가트는 빌리가 선상반란의 음모를 꾸몄다고 함장에게 거짓 보고했다가 격분한 빌리에게 맞아 죽는다.함장은 집단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빌리를 처형하기로 하는데.열림원 6500원. ◆칼 또는 꽃(문현미 지음)-천안대 교수의 두 번째 시집.‘수직으로 서서 바치는 사랑’ 등 자아성찰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시편을 주로 실었다.문학수첩 5000원. ◆하회탈 자화상(이길원 지음)-낙지 금붕어 개 하이에나 소 두더지 등 동물을 소재로 해 사람의 삶을 반추하는 시편과 무명시인인 선친을 회고한 ‘나의 아버지 이인찬’ 등을 실었다.네 번째 시집.문학아카데미 6000원.
  • 남북 청년학생대회/ 의미와 전망 - ‘운동권 행사’ 탈피 대중화 기틀 마련

    이번 남북 해외 청년학생 통일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의 청년들이 대중적 규모로 만났다는 사실과,아무런 사고 없이 행사를 무사히 잘 치렀다는 그 자체에 있다. 청년학생들은 분단 이후 지속적으로 통일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지난 60년 4·19 혁명 때 ‘가자 북으로,오라 남으로,만나자 판문점에서’라는 구호를 들고 실제 만남을 추진한 뒤 88년 6월에도 남북 학생회담을 추진하다 좌절한 바도 있다.또 89년 임수경(林秀卿)씨를 남측 대표로 평양 세계청년축전에 보내는 등 50여년 동안 수없이 많은 역경을 겪으면서도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이 청년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부문별 남북 교류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유독 청년학생들만 이 ‘햇볕의 세례’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이적단체의 굴레를 벗지 못한 한총련과 범청학련에 대한 정부의 우려 탓이 크다.대학생들의 자치기구인 한총련은 지난 96년 이적단체로 규정된 뒤 합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음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학생들의 통일운동 역시 그만큼 자유롭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8·15민족공동행사’ 당시 ‘만경대 방명록 파문’으로 남북 민간교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던 기억도 정부가 남북 청년학생대회를 막아왔던 하나의 근거가 됐다.이번에도 금강산으로 출발하기 직전인 지난 11일 밤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소속 김근래씨 등 33명의 금강산행을 불허했다.또 금강산 관광 촉진과 통일교육을 위해정부가 학생들에게는 금강산 관광비용을 50% 이상 할인해주던 혜택도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없었다.하지만 북측이 보인 긍정적 반응은 행사의 소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김경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가 처음으로 남북 행사에 얼굴을 내민 것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김 비서는 임종석(林鍾晳·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전대협 동우회 회장단과 두 차례에 걸쳐 자리를 함께하기도 했다. 박홍근(朴弘根) 남측 공동대표는 “그동안 2년여에 걸쳐 청년학생의 돌출행동을 우려했던 정부도 열정적이면서도 성숙한 모습으로 통일을 얘기하는 이들을 본 만큼 더이상 불허의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도록 남북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단순한 ‘운동권’ 행사가 아닌 일반 연예인들도 참여해 통일의 대중화를 기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영화배우 권해효(38)씨와,지난해 ‘KBS 국악대상’,‘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받은 국악인 김용우(35)씨가 예술공연단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남북 청년행사가 지속되기 위한 과제는 ▲한총련,범청학련 등이 이적성 시비를 벗어나기 위한 자체적 노력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운동 ▲정부의 지나친 우려와 불신 해소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금강산 박록삼기자
  • 외국인 겨냥 제주 골프장 입장료 내렸더니 내국인 ‘부킹전쟁’ 외국인 되레 줄어

    전국적으로 골프장 예약이 어려운 가운데 특히 제주도내 골프장들이 국내외 고객들과 예약전쟁을 치르고 있다.10일 도내 골프장 업계와 여행사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밀려드는 국내외 골프관광객들을 소화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안내하고 있다. 예약난이 심해지자 상당수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 골프관광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이런 사정을 악용해 서울 등지의 부킹 브로커까지 난립하는 실정이다. 올해 말까지 도내 8개 골프장의 주말 예약은 사실상 모두 끝났다.주중도 일부 새벽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80∼90%가 예약 완료된 상태다. 예약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관련,지난 4월부터 제주도 골프장의 특별소비세 면제로 입장료가 33%가량 내려 10만원대에 골프를 칠수 있는 데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골프환경이 좋은 제주지역 골프장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13일의 경우 일본인 골퍼 500여명이 예약난으로 골프를 포기한 것을 비롯,12월 말까지 주당 500∼600명씩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부킹난으로 제주관광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전했다.일부 여행사들은 아예 일본여행사 등에 골프 목적의 관광객은 보내지 말라고 요청할 정도다. 이에 따라 고객 예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부킹 브로커들에게 1인당 5만∼10만원씩 웃돈까지 얹어주는 여행사도 최근 들어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9월말 현재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골프관광객은 32만 94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만 2451명에 비해 25.5% 증가했으나,외국인만 따지면 5만 1197명으로 지난해 6만 541명보다 15% 감소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겨울철에 들어서면 다른 지방의 골프장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제주지역 골프장 예약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그린피 인하가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을 제주도에 오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노벨상 로비의혹-불법 대선자금 공방

    ***“박지원·최규선씨가 로비 기획 4000억 규명 특검제 도입해야” 10일 열린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대북 비밀지원설은 예상대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벨평화상 로비 의혹을 비밀지원설과 연관시키며 정부와 민주당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과 최규선씨가 로비 기획을 했고,정황상 이 로비는 실행된 것이 분명하다.”며 “김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 정상회담을 했으며,또 정상회담을 위해 산업은행에서 4000억원을 빼내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뒷돈으로 줬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는 “노벨상 수상 대가로 스웨덴과 노르웨이 기업의 합작회사인 발레니우스-빌헬름센(WWL)에 현대자동차가 지분 20%로 참여했고,이 회사에 현대상선의 자동차운송사업선을 특혜 매각했다.“며 “현대상선측은 문제의 4000억원을 분식회계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희태(朴熺太) 의원은 “김 대통령이 뒷거래를 통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국민들 얼굴에 먹칠을 했다.”면서 당사자인 김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했으며,박주천(朴柱千) 의원은 “대북 비밀지원설은 감사원이나 검찰 같은 당국이 계좌추적을 통해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하며,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김 대통령이 유럽 방문 중 베를린선언을 한 지난 2000년 3월 9일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박 실장은 싱가포르를 방문 중이었다.”며 “김정일의 비밀계좌에 임금시키는 일 이외에 그 시기에 그곳에 갈 다른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의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대북 비밀지원설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도덕적 비난과 함께 대출금 유용,적성국 외화 밀반출,보안법 위반 등의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사실이 아니라면 이를 제기한 당사자는 반드시 법적으로 엄단해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근거없는 폭로'라면서 대선을 겨냥한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개혁 모범 지자체를 가다] 춘천 인형극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상수원 상류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다할 공장도 유치하지 못한 채 가슴앓이를 해오던 강원도 춘천시가 뒤늦게 ‘인형극제’를 기반으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호수와 물의 고장’ 춘천이 굴뚝없는 문화산업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꿈을,어른에게는 사랑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8월의 춘천은 해마다 인형극제 하나로 도시 전체가 어린이들의 천국이 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마땅한 공연공간과 이벤트가 부족했던 터여서 전국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춘천으로 몰려들어 성황을 이룬다.축제가 열리는 시기가 여름방학기간이다 보니 1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는다. 축제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위치를 확고히 했을 뿐아니라 프랑스의 샤를르빌인형극제,칸영화제,영국의 에딘버러축제 등과 같이 문화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인형극제 하나만으로 춘천시가 거둬들이는 효과는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서부터 경제활성화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인형극제라는 단일 축제만으로는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춘천시가 이를 산업화하는 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를 위해 춘천시는 축제기간 중 인형극제와 병행,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와 인형극 대본 공모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하는 등 인형극의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인형극 작품 판매를 위한 국내 인형극 견본시장(마케팅)을 축제기간 연다.참가극단은 자신들의 작품을 상품화할 수 있고 춘천시는 시장을 열어 전국 각지의 학교와 공연계약을 성사시켜주는 역할까지 한다.지난해에는 497석의 공연장,축제마당,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국내 유일의 인형극 전용극장 ‘물의나라 꿈의나라’를 의암호변에 건립,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춘천시 문화관광과 최찬우씨는 “춘천이 인형극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풍성한 감성과 창의력을 심어주는 세계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지자체 개혁박람회 심사위원인한림대 안동규(安東奎·재무금융) 교수는 “깨끗한 지역 이미지를 살린 춘천 인형극제는 단순한 지역축제를 뛰어넘어 어린이들을 위한 특화된 축제로 자리매김한 데다 인형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류종수 시장 “인형소재 각종산업 육성” “인형극을 활성화해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사랑을 전해주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문화시민이라는 자긍심을 심어 주겠습니다.” 류종수(柳鍾洙) 춘천시장이 인형극에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대외적으로는 춘천이 문화도시라는 이미지를 심고 내부적으로는 시 살림살이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류 시장은 춘천 도심 전체를 ‘인형의 도시’로 가꾸기 위해 올해부터 인형극장 부지 안에 8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형 교육과 생산을 함께할 수 있는 인형공방,인형아카데미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인형극장 주변에 인형의 거리를 조성하고,모든 시내버스 외부에 인형 디자인을 도색하는 사업도 각각 5억원과 3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인형극장 내에 인형전시관을 개설하고,인형극 시나리오를 출판하며,캐릭터·팬시·게임산업과 연계 발전시키는 등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이 결합한 인형 관련 모든 산업을 춘천시 한 곳으로 집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류 시장은 “인형마을을 조성하고 세계 인형극 견본시 등 다양한 시장을 운영함으로써 인형극을 통해 지역 산업구조를 바꾸고 경기 활성화를 도모해 세계적인 문화산업 도시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 5龍의 추석민심 잡기

    올해 대선이 다자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 등 각당 후보들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이한동(李漢東) 의원 등 유력 주자들이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다.이들은 추석연휴 기간중에도 표심(票心)에 다가서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물밑 세결집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昌 - 서민 속으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대선전 마지막 휴가인 이번 추석연휴에도 그저 쉴 것 같지는 않다.공개된 일정은 20일과 추석 당일인 21일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와 함께 부친 홍규(弘圭)옹의 서울 명륜동 자택을 방문,문안인사를 하는 정도다.나머지 시간도 가족들과 보내는 것으로 돼 있다.그러나 외부인사 영입 등을 위해 ‘사람 만나기’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언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부터는 서울 강서구의 중증 장애인 보호시설인 ‘샬롬의 집’ 방문을 시작으로 이후 빡빡한 일정은 대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이 후보는 앞으로의 행보도 역시 ‘낮은 자세로’ ‘서민 속으로’의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좀 더 초점을 맞춘 대상은 젊은 층으로,20∼30대를 겨냥한 일정이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는 지지율 30%대의 안정적인 지지층을 갖고 있다.”면서 “이제부터는 ‘플러스 알파’에 주력하는 일정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얼마전 출범한 선대위에 ‘2030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나,이후보가 ‘영 패밀리’ 정책 투어를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울러 내부적인 단결·화합책도 마련해 놓은 모양이다. 추석 이후 요동칠 민주당의 변화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본격 행보,이에따른 지각변동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이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정권교체의 가능성과 희망을 불어넣는’ 발언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나 정몽준 의원에 대해서는 양자간에 적절히 견제·균형토록 하는 작전을 준비중이다.‘도토리 키재기식 2등다툼을 유도한다.’는 전략인 듯 하다. 이지운기자 jj@ ■盧 - 소외층 위로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추석 연휴를 이번 대선의 중대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꺼져버린 ‘노풍’(盧風)을 살리는 데 추석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노 후보의 최종 목표는 물론 대선 승리다.그러려면 지지도를 국민경선 당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그 전에 당을 확실히 장악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비노(非盧)·반노(反盧) 등 탈당추진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숙제다. 대선까지 불과 90여일 남겨둔 현재 노 후보는 준비해온 장단기전략을 하나씩 행동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시간이 촉박해 후보로서의 비전 제시와 당내갈등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기 위한 복안도 마련했다. 노 후보는 우선 국민들에게 ‘정치개혁을 이끌 국민후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계획이다.화두(話頭)는 ‘개혁’이다. 탈당추진 등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연일 단호한 의지를 밝히며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노 후보는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나와 같이 갈 사람은 같이 하고,같이 안 갈 사람은 안 가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이상 지체했다가는 대선 전략 전체가 헝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 후보는 이에 따라 당내 조직을 개혁세력 중심의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것부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대위는 이날 첫 회의에서 집행위 산하에 청년·여성 등 12개 상설위원회를 두기로 하는 등 대선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노 후보는 20일 고향인 경남 김해를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고 연휴 기간을 국군 장병과 실향민,수해 피해자들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鄭 - 토론회 데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9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생중계 TV토론에 출연,대중이 지켜보는 본격적 검증 무대에서 대선주자로서의 정책 견해와 말솜씨 등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이날밤 MBC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서 “지역감정 구도를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역대 대통령이 정당의 포로였다면 나는 인사와 정책에 있어 초당파적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시민단체가 요구한 현대중공업 지분처리와 축구협회장 사퇴에 대해 “당선되면 재고해 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신탁’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며 “축구협회장직도 국민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해 종전의 입장을 유지했다.이처럼 정 의원의 대선 가도에는 현대그룹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심심찮게 불거질 전망이다.지난 90년 현대중공업 파업때 골리앗 크레인 위의 농성을 강제진압한 사건,99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의 연루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측은 “당시 정 의원은 대주주나 고문으로 재직했을 뿐 일상적인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무관함을 강조했다.그러나 국회 공적자금 특위가 반도체빅딜과 금강산사업 등 현대그룹 특혜의혹과 관련,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등 만만찮은 통과의례를 거쳐야 할 것 같다.정 의원은 추석연휴 기간 이같은 검증 요건에 대한 준비와 함께 다음달 중순 출범될 신당의 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20일에는 서울역 수재민 위로행사에 부인 김영명(金寧明)씨와 함께 참석하는 등 추석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추석 당일에는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실향민들을 위로한다. 박정경기자 olive@ ■權 - 노조 챙기기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는 연휴기간 주요 지지기반인 노동계 산업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19일엔 철도노조를 방문,역무원들을 위로하고 서울역에 나가 귀성객들을 환송한다는 계획이다.20일에는 부천의 버마민족민주동맹 사무실을 찾아 한국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미얀마 망명인사들을 격려하고 이들과 차례도 함께 지낸다는 계획이다.26일로 잡힌 TV토론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민노당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 출마로 재벌 출신과 노동계 대표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고 보고,우선적으로 정 의원에 대한 집중 공세를 통해 지지세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그의 출마가 권영길 후보의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상현 대변인은 “지난 18일 보낸 10대 공개질의서에 대해 정 의원측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과거 그의 노동탄압 사례 등 보다 구체적인 비리사실을 제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별도로 한국노총이 추진중인 한국민주사회당(가칭)과 적극 연대하기로 하고 물밑 접촉에 나섰다.이 대변인은 “한국노총측과 열린 자세로 후보연대나 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추석연휴를 지나면서 이번 대선의 진보진영 단일후보로서 추대될 기반을 더욱 다진다는 전략이다. 진경호기자 jade@ ■東 - 때 기다린다 지난 16일 대선출마 의지를 공식표명한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는 추석연휴 기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추석연휴 기간의 ‘여론광장’에서 자신이 ‘대선주자 반열’에 합류하느냐 여부가 앞으로 대권행보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이 전 총리는 “정권이 영·호남 두 지역간 왔다갔다해선 안되고 제3지역이 정권을 담당해야만 망국적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뤄 선진·통일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제3지역 집권론’을 추석민심 이야깃거리로 던졌다.이전의 ‘중부지역 대망론’‘왕건론’을 보다 체계화한 대권 명제인 셈이다. 제3지역 집권론이란 이야깃거리를 던져놓은 이 전 총리는 연휴 때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자신의 꿈이 영글 때를 기다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19일 “연휴기간 정치인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세규합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며 “특히 추석연휴 직후 탈당설이 나도는 민주당 탈당불사파 중도계 의원들과 접촉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통합신당 성사 가능성을 가늠하고,여차하면 독자신당을 출범시키기 위해서다.이 전 총리는 추석당일 경기 포천 선영에 성묘한 뒤 지역구민(포천·연천)들에게 자신의 대선출마 구상을 밝히고 협조를 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기자 taein@
  • 北·日 정상회담/ 기고/北·日 ‘54년교착’ 벗어나는 호기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큰 결단을 내렸다.9월17일 사상 첫 일본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열린다.1948년 생긴 이웃나라 북한과 54년간 국교도 없고 정상회담도 없었다고 하는 사실은 돌이켜보면 이상한 일이다. 8월26일 평양에서 끝난 북·일 외무성 국장급 회담 뒤 일본측 대표인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과거의 청산’과 납치,미사일 문제는 정상의 정치적 의사가 없으면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말 그대로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었지만 이만큼 극적인 형태로 고이즈미 총리의 결단이 나타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991년부터 11차례에 걸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오히려 8건 11명의 일본인 납치,미사일,괴선박 등 북·일간에는 교섭의 속행조차 곤란하게 하는 현안이 겹쳤다. 이러한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정상의 정치적 의사’밖에 없다는 인식을 일본과 북한이 공유함으로써 고이즈미 방북이 성사된 것이다.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에서 북측은 일본측의사죄,인적 물질적 손해에 대한 보상,문화재의 반환·보상,재일 조선인의 법적 지위 개선 등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측은 보상에 대해서는 경제협력 방식에 의한 해결,일본인 납치,핵·미사일,공작선 문제 등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문제 중에서도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일본인 납치 문제이다.‘요코다 메구미’라는 소녀로 대표되는 납치 문제는 일본 여론에도 커다란 테마가 되고 있고 이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일본 여론은 북·일 국교정상화 그 자체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다. 여론을 잘 파악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납치 문제에서 진전이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방북을 결단할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북한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선물’을 시사하는 신호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가는 이상은 일정한 성과는 올릴 것이다.납치,과거 청산에 있어서 의견일치가 있다면 국교정상화 교섭은 실무레벨에서 결실을 볼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은 한국이나 미국을 제쳐놓고 단독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돌진하지는 않을 것이다.고이즈미 총리는 핵·미사일 문제도 북측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여 한·미·일의 협조와 다국간 협의의 메커니즘을 모색해갈 것이다. 그러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왜 지금일본과의 정상회담에 나선 것일까. 경제난에 빠져 있는 북한으로서는 100억달러로 추산되는 일본의 보상을 얻는 것이 간절하다. 그러나 최대 요인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에 대한 대응책일 것이다.부시 정권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량 파괴무기 개발·확산의 중지,통상병력의 감축,핵 사찰의 실행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북한은 “다음은 우리”라는 공포를 가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남북대화의 재개와 북·일관계의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공격의 예봉을 피하고 미국과의 대화를 앞두고 ‘정치적 보험’을 준비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런 배경이 있다고는 하지만 북·일 정상회담이 열려 양국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양국은 물론 동북아시아 안전보장에 있어서도환영할 만한 일이다.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교섭이 필요한 것이다.항의를 요구할 수 있는 루트조차 없는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북·일관계가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바뀌는 것을 기대한다. 스즈키 노리유키 日 라디오프레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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