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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시인 고은(80)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예술과 문학론, 사랑과 술을 빼놓을 수 없다. 한 30대 문학평론가는 고은에 대해 “선생은 지리산 자락 깊은 곳에 핀 이름 모를 꽃의 존재에 대해서도 경남의 꽃, 대한민국의 꽃, 아시아의 꽃, 지구의 꽃, 태양계의 꽃, 우주계의 꽃으로 인식하고 들여다보는 확장된 시각을 이미 1960~70년대부터 드러낸 것이 특징”이라고 평했다. 지금이야 당연한 시각인 것 같은데 당시에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다. 시에 대한 고은의 욕망은 이런 것이다. “이 세상이 끝나야 끝나는 시. 아니 모든 멸망 뒤에 다시 이어지는 시. 우주 허공계의 시. 나라는 존재 따위 다 사라져 버린 영구 부재의 시. 시. 시.시. 미치겠다.” (1974년 9월 24일 일기) 고은이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활동을 강화할 때 그의 문우이자 술친구인 민음사 박맹호 사장과 문학과지성사 김병익 사장은 ‘문학을 지켜라. 정치의 자승자박은 안 된다’라며 찬성하지 않았지만, 고은은 자신의 방식대로 문학을 끌어안았다. “시대에 지지 말자./ 시대를 팽개치지 말자./ 시대는 가고 문학은 남는다./ 문학은 그가 태어난 시대를 떠난다.”(1974년 12월 23일 일기) 세상이 흰 눈으로 뒤덮인 지난 연말, 경기도 안성 자택 서재에서 고은은 “내 운명은 시다. 평론도 소설도 써봤지만, 시로서 내 삶을 완결해야 한다. 이제 막 새로운 시 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다른 시들이 들어오고 있다. 시인으로서 끝 무렵이 아니라 시작 무렵이다. 나에게는 종결이 없다”라고 말하며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1958년 등단한 고은은 첫 시집 ‘피안감성’(彼岸感性, 1960년)을 시작으로 41살까지 6권의 책을 냈다. 그의 저작활동은 1980년대에 폭발적으로 왕성해져, 1986년 1권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4년 동안 만인보 시집만 30권을 냈다. 외국에 고은이 ‘만인보’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유다. 만인보 외에 시집과 소설, 평론집, 산문집, 시선집, 여행서, 동화집, 동시집, 전기, 자서전, 편집한 책까지 합치면 150여권이 된다. 2013년 새해 벽두에는 1973~1976년까지 일기를 묶은 ‘바람의 사상’과 평론가 김형수와 대담한 ‘두 세기의 달빛’을 한길사에서 펴냈다. 대담집은 앞으로 7~8권 더 나올 예정이어서 고은이 낸 책은 조만간 160여권을 훌쩍 넘을 것이다. 시인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고은은 “모국어로 시인이 되어야 할 운명인 사람인데, 소학교에 입학하니 조선어 사용이 금지됐다. 모국어를 상실함으로써 배움을 시작했다”고 토로한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난 죄다.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밤이면 머슴 대길에게 비밀리에 한글을 배웠다. 그렇게 배운 한글 덕에 해방되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월반했다. ‘국문을 아는 사람 손들어’라고 했을 때 고은이 유일했단다. 흔히 그의 프로필에 종교는 불교로 나와 있다. 20대에 10년을 승려로 살았으니, 으레 그리 짐작한다. 그러나 흰 종이에 육필로 시를 적어나가는 고은은 “나에겐 백지가 종교다. 다른 종교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 완벽한 백지가 있으니까, 다른 완벽함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삶은 힘들어지고, 문학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고은은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 속에 진짜 시적인 것이 있었다. 그 시대를 견뎌온 힘은 강력한 정서, 시적인 품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때 시가 더 풍부했다. 시단의 시적인 성취나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사람들은 시와 함께 있고 싶어했다. 지금은 시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줄었는데, 오히려 시인들은 늘어나고 있다. 그 시인들이 시적인 품성이 갖춰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설적이다”고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예비 작가나 기성 작가들에게 조언했다. “자아의 골짜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다. 산 너머 이웃마을의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는 자아의 골짜기에서만 머물지 말고 나와서, 세상을 돌아보고, 바라보고 해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은 시력이 약해져, 먼 곳을 보지 못한다. 인류가 짐승일 때는 멀리까지 바라봤다. 문명 속에서 익숙해진 시야라서, 아파트 단지의 건너편 창문을 바라본다. 시야가 연장되지 않고 누에고치처럼 내면에 둥지를 튼다. 그러면 어떤 때는 자신에 충실하지만, 자칫 자폐가 된다. 예술은 끊임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삐걱삐걱’ 소리가 들려야 하고, 뜨거운 숨결이 밖으로 나가고 밖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야 한다. 안 그러면 사막이 돼 양쪽이 다 죽어버린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간사를 맡아 ‘참여파’는 물론이고 ‘순수파’까지 101명을 그러모아 ‘101 선언’을 추진한 저항시인다운 문학론이다. 그렇다고 그가 정치적이었느냐? 1974년 12월 27일의 일기를 보자. “문학은 비겁한 것인가. 문학은 현실에 대해, 힘에 대해, 이렇게밖에 존속될 수 없는 것인가. (중략) 절대로 권력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있게 되면 우리는 팔 하나씩 잘라버려야 한다. 자유실천문협은 한국문협, 자유문협, 그리고 한국문인협회의 그것일 수 없기 때문에 현대 한국문학사를 새로 쓰는 문학의 운동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일도 경계할 것이다. 문학은 문학으로 끝난다.” 지금은 하회탈 같이 속탈한 웃음을 짓는 고은이지만 1951년 교사시절이나 승려로 지낸 시절의 사진은 자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여간 부담스러운 얼굴이 아니다. 고은은 “고비와 극한을 많이 경험해서 그렇다. 마음의 평화는 인생의 후반기, 지금부터 한 20여년 전에서야 얻었다”고 했다. “내 마그마는 마음의 지하에서 여전히 타고 있는데, 지층까지 올라오지 않도록 달래놓고 유보시키고 하는 것이다. 어느덧 내 무의식의 일상이 지하의 마그마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조절하고 달래주고 있다. 나는 본능의 신성성을 인정한다. 본능은 천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신성한 것이다. 그것을 내 규범에 의해 억압하면 내가 싫어한다. 그것이 나의 자연이다. 불이 나의 친구다. 그러니까 ‘얘가 덜 필요한가보다’ 하면 자기가 물러나주고, 필요한 듯싶으면 기꺼이 다가오고 그래준다.” 본능의 신성성을 높이 평가한 덕분인지 고은의 여성편력은 화려했었다는 것이 문단의 평가다. 그러나 그는 1974년 9월 5일에 만난, 당시 덕성여대 강의를 나가던 15세 연하의 이상화(66·중앙대 영문과 교수)를 만난 뒤로 사랑에 빠졌다. 이 즈음 고은은 “한 달도 안 됐는데 결혼을 생각해야 할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일기에 써놓았다. 결혼식은 만난 지 약 10년 만인 1983년에야 했다. 고은의 나이 50살 때다. ‘생활은 문학의 무덤’이라던 고은의 부인 사랑은 지극하다. 2008년 고은이 그림 전시를 한 뒤로는 생일이 되면 고은 부부는 그림을 그려 생일선물을 대신한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결혼 이후 성실한 가장으로 살았고, 특히 딸을 얻은 뒤로 우주를 얻은 듯 기뻐했다”고 회고했다. 올해 정년을 맞는 부인 이상화 교수는 고은의 통역을 자청해 왔다. 흔히 전문통역사들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은의 발언을 풀어 설명한다면, 이 교수는 그러지 않는다. 이 교수는 “고은 시인은 발언 자체가 시다. 시를 산문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고은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이다. 고은은 “사람들이 그렇게 술 마시며 언제 시를 쓰느냐고 묻지만, 나는 일을 다 털고 난 뒤에 술을 마신다. 일을 했으니 나를 방임하고, 해방시켜줘야 한다”고 변명 비슷하게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황홀했던 주막을 사랑했다. 그렇다면 주량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주량은 내가 측정한 적이 없다. 가장 오래 마신 기록은 이틀을 잠 안자고 계속 마신 적이 있다. 서너 명이 마시다 다 떨어지고, 최종적으로 둘이 대작했는데 내가 졌다. 고은을 이긴 사람이 누구냐고? 다들 죽었다”라며 쓸쓸한 표정으로 입을 꽉 다물었다. 고은에게 술은 대부분 “대취”와 “뻗었다” 사이에 있었다. 맑은 소주를 좋아했다. ‘대취’ 무렵의 그의 술친구를 직함을 생략하고 순서 없이 대충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박맹호, 박성룡, 김현, 이청준, 이어령, 남재희, 한승헌, 김병익, 황석영, 손소희, 이시영, 김승옥, 조해일, 백낙청, 김동리, 이문구, 서정주, 최순우, 조세형, 김현종, 최인호, 김기영, 신경림, 염무웅, 권영민, 민음사 여직원 3명 등등. ‘황홀한 주막’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 가락지와 열차집, 신촌 역전 술집, 낭만, 서린동 술집 등등으로 무교동과 청진동, 광화문 언저리다. 그가 기억하는 최고의 술자리는 1960년대 어느 날 새벽 1~2시에 혼자 마시던 술이다. 잠든 세상에서 비장한 비극성을 즐기며 “나는 세상을 숙직하는 자다. 세상을 지키는 취기다”라며 마셔댄 것이다. 연세도 있는데 술을 끊을 것인가? “술을 끊으면, 수사자에게 수염이 없는 것 같다, 원숭이에게 꼬리가 없는 것 같다, 조가비에게 진주가 없는 것 같다. 이별하지 말고 작별을 했다가 다시 만나야지. 옛날 삼거리 주막집에서 나그네들이 만나서 술 마신 뒤 언젠가 다시 만납시다 하면서 손을 흔들면서 헤어지듯이 그래야지. 술에게 가혹하게 굴면 안 된다. 얼마나 헌신적으로 잘해줬느냐. 술이 운다. ” 글 사진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결함 수리” 뒤집고 예고 11일만에 성공

    북한의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대외적으로 ‘로켓’ 발사를 예고한 지 11일 만에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 1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10~22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3일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1단 미사일이 장착된 모습이 우리 위성에 포착됐다. 1단 미사일이 발사대로 옮겨졌다는 것은 조립 및 점검 단계가 끝나고 발사 수순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중순 미사일 동체와 발사 관련 장비를 동창리 발사장으로 수송하고 발사장 내 조립건물에서 동체 조립 및 점검을 진행하며 연료 등 추진체를 보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한·미 양국은 발사에 대비한 대북제재 강화 논의에 착수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5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대응책을 협의했다. 이 기간 북한은 3단으로 이뤄진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장착 작업을 모두 완료했다. 연료 주입 또는 정비용으로 보이는 트럭 몇 대가 동창리 발사장에 주차돼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상황을 집중 감시하기 위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했고, 8일에는 탐지거리 1000㎞에 이르는 첨단레이더(SPY-1)가 장착된 이지스 구축함 2척을 서해 상에 배치했다. 중국도 북동지역의 방위와 경계를 책임지는 선양(瀋陽)군구와 미사일 관련 부서에 1급 경계 태세를 발령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9일 “일련의 사정이 제기돼 ‘광명성3호’ 2호기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밝히고, 다음 날 “운반 미사일의 ‘1계단 조종 발동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며 발사기간을 오는 29일로 1주일 연장했다. 11일에는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로켓을 발사대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져 발사 기한 29일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북한은 12일 오전 실제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대내용 방송인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미사일에 탑재된 ‘광명성3호’ 2호기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발사가 예정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던 정부는 허를 찔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日, 무력 확충 계기 될 듯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불과 나흘 앞둔 1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되자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무력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갖춘 구축함 6척을 동원한 데 이어 북한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새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일본 정부로부터 대외군사매각(FMS) 방식으로 2척의 새 이지스 전투 시스템 구매 요청을 받아 전날 의회에 보고했다. 시스템과 장비, 부품, 훈련 등을 포함한 매각 평가액은 4억 2100만 달러다. 협상이 성사되면 이지스 구축함인 아타고호와 아시가라호는 무기·장비 현대화를 통해 완전한 탄도미사일방어(BMD) 태세를 갖추게 된다. 현재는 탄도미사일의 궤적이나 탄도를 감시할 수는 있으나 이를 요격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대서 분리 수리중… 28개국 철회 촉구

    北 미사일 발사대서 분리 수리중… 28개국 철회 촉구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의 로켓 발사대에 장착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대에서 분리해 기술적 결함 수리에 나선 가운데 28개국에서 북한의 발사 계획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1일 “미사일을 고치는데 발사대에 세워 놓고 해결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발사대에서 분리한 뒤 눕혀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고장을 확인하고 수리하려면 1주일 늦어질 뿐 발사하려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발사대의 가림막을 치우고 1·2·3단 로켓을 발사대에서 분리한 뒤 인근 조립건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동창리 발사장 주변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기술적 결함 수준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보고 원인을 정밀 분석 중이다. 앞서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밝힌 ‘조종 발동기 계통’은 1단 로켓의 방향조종 구동시스템으로 날개 조종 모터나 센서, 프로그램 통제시스템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4월과 이번에 발사할 로켓 엔진은 과거 러시아에서 설계한 ‘SSN6’ 잠수함 발사용 탄도미사일의 엔진”이라면서 “북한은 이 미사일을 역설계했기 때문에 완벽한 기술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까지 전 세계 28개국 정부와 유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3개 국제기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일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날까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물론 베트남, 폴란드 등 전통적으로 북한에 우호적이던 국가들도 발사가 국제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사설] 한·중·일 FTA 서둘지 말고 전략적 접근하길

    한·중·일 통상장관들이 어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또 한·중·일, 아세안 10개국,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여한 16개국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내년 초부터 협상을 시작해 2015년까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과 FTA를 진행 중인 우리나라는 양자, 3자, 다자 협상을 동시다발로 추진하게 됐다. 세계경제의 장기 불황이 예상되고 성장동력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FTA를 통한 무역 증진으로 활로를 모색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나아가 경제협력 증진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협력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한·중·일 FTA가 이루어지면 인구 15억명 규모에 국내총생산(GDP) 14조 3000억 달러의 시장이 탄생한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18조 달러), 유럽연합(EU·17조 6000억 달러)에 이은 세계 3위의 지역 경제권이다. 또 RCEP가 3년 안에 성사된다면 인구 34억명에, GDP 19조 7600억 달러의 거대 시장이 생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경제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발효 후 10년 동안 우리나라는 최대 18조원의 경제 이득을 볼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 세 나라는 경제력의 차이에다 역사 갈등이 얽혀 있고, 중·일의 경제 주도권 다툼도 예상된다. 더구나 중국은 3국 FTA와 16국 RCEP에 참여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려는 의도를 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여러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되 치밀한 전략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 일단 한·중 FTA에 전력투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중·일 FTA와 RCEP에 단계적으로 임한다는 정부의 방침은 바람직해 보인다. 3자, 다자 간 협상은 의미는 크지만 나라마다 이해가 복잡해 외교적 선언에 머무르면서 시일을 끌 공산도 없지 않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중국과의 협상부터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 [현장 행정] 서초구 수의계약 없애니 투명성 ‘UP’

    공무원이 민간업체를 임의로 지정해 계약을 맺는 수의계약은 계약 성사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복되면 토착비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지방계약법은 총 금액 2000만원 이하 계약에 한해서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서초구는 여기에 더해 올 2월, 긴급한 상황 외에는 모든 공사, 용역, 물품 구매에서 수의계약을 못하도록 했다. 계약 규모를 떠나 부정부패가 개입될 여지를 완전히 차단해 행정 신뢰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30일 서초구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구청이 맺은 계약 총 855건 중 수의계약은 25건으로 전체 2.9%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의계약이 256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보통 한해 서초구의 계약 건수는 1200여건으로 금액으로는 800여억원에 달한다. 구는 이 기간동안 100만원이 넘는 계약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사업성이 낮아 재공고를 내도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2개가 안 되거나, 해당 물품 생산자가 한명뿐이라 대안이 없을 때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는 수의계약을 하려면 담당 부서 간부들과 구청장, 부구청장 등이 모두 모인 현안회의 자리에서 이를 논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공개입찰은 최소 3~5일의 공고기간 등이 필요해 수의계약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전면 수의계약 도입 초기에는 현장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 최상윤 재무과장은 “전처럼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석에서 수의계약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며 “이 때문에 직원들도 업무를 좀 더 꼼꼼히 챙기며 각종 변수까지 예측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구는 이와 함께 계약원가 심사제를 도입해 계약을 맺기 전 발주 부서가 산출한 사업비가 적절한지를 검토했다. 그 결과 민선5기 출범 이후 438개 사업을 심사해 총 33억 5000여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보기도 했다. 진익철 구청장은 “앞으로 모든 영역에서 편의성보다 투명성, 신뢰성을 기준으로 하는 구정을 정착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새끼 공격하는 어미 코끼리와 싸우다 숨진 사육사

    새끼 공격하는 어미 코끼리와 싸우다 숨진 사육사

    새끼를 공격하는 어미 코끼리를 온몸으로 막아선 사육사가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후지 사파리공원의 여성 사육사는 갓 태어난 새끼를 마구 공격하는 어미 코끼리를 막다 발에 짓밟혀 큰 부상을 입었다. 이 사육사는 흥분한 어미 코끼리를 보자마자 용감하게 우리 안으로 뛰어들었고, 다른 사육사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어미 코끼리는 자신을 막아선 사육사를 2t 가량의 몸으로 짓눌렀고, 가슴 부위를 심하게 가격당한 사육사는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지고 말았다. 지난 해 6월, 라오스에서 어미 코끼리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온 이 여성사육사는 2년 가까이 이 코끼리를 보살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사파리공원 측과 경찰은 어미 코끼리가 새끼를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등 민감하게 행동한 이유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어미와 새끼는 분리 생활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코끼리가 자신을 돌보는 사육사를 공격해 사망하게 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뉴질랜드의 플랜클린 동물원에서도 여성 사육사가 비슷한 상황에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는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뒤늦게 미봉책이 발표되어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투자자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등의 즉각적 대응조치를 원하고 있는 데 반해 독일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혹자는 이를 ‘속도인식의 괴리’라고 지칭하는데, 그간의 대응책은 늘 타이밍을 놓쳐서 위기를 키워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이 났으면 우선 불을 꺼야지, 왜 평소에 방화관리를 철저히 못했느냐고 나무라면서 방화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면 불은 더욱 번져만 갈 뿐이다. 중장기적 대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단기적 대응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지난 9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주도로 재정위기국이 발행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바라던 정책이었으나 그간 ECB 내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의 완강한 반대로 뒤늦게야 성사되었다. 이 발표로 ECB 드라기 총재의 기민함과 리더십이 찬양을 받았고 시장도 일단 안정세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매입계획에 대해 22명의 ECB 집행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국가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유로존 위기 해결을 둘러싼 독일의 외고집과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 되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국채 매입 결정 후에도 연일 비판을 가하면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까지 끄집어 내었다. ‘파우스트’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황제를 부추겨 화폐를 찍어 내도록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부채위기를 해결하였으나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화폐제도가 붕괴되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우회적으로 ECB의 결정을 비판하였다.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화폐 남발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경험이 있으며 생필품을 사기 위해 엄청난 양의 화폐를 수레에 싣고 가는 유명한 사진의 당사자였다. 이의 교훈으로 독일은 중앙은행(분데스방크)에 강력하고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여 안정되고 신뢰받는 통화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자국 통화인 ‘마르크’ 시대에서 공동 통화인 ‘유로’시대로 바뀌고 더욱이 유로존이 총체적 재정위기에 빠진 현재 상황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금기시하고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의문이다. 지금은 유로존 전체 입장에서의 공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재정정책 수단의 제약으로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와 성장궤도에 진입하려면 독일이 견인 역할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플레를 감수하고라도 적극적 내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독일 당국자들은 미국식의 양적완화 정책을 무책임한 정책으로 폄하하며 이러한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독일은 오히려 재정위기국에 긴축과 구조개혁을 강요하면서, 한 마디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독일처럼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왜 나처럼 잘하지 못하냐고 윽박지르는 방식이어서는 주변국의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트라우마(trauma)는 대형사고를 겪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현상을 가리키는데, 그 장애현상 중에는 충격을 안겨준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것을 회피하려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독일 당국자들이 1920년대의 인플레이션 경험으로 양적완화 정책에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상황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교훈’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넘어 ‘트라우마’라는 장애요소로 발목을 잡는다면 유로존 위기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 얼굴없는 여왕, 조선의 멸망을 부르다

    얼굴없는 여왕, 조선의 멸망을 부르다

    ‘순원왕후 독재와 19세기 조선사회의 동요’(변원림 지음, 일지사 펴냄)는 사도세자의 죽음과 영·정조 치세기에 대한 평가, 그 이후 19세기 조선의 멸망사에 관심 있다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이 부분은 지난해 이덕일(‘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역사의아침 펴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과 정병설(‘권력과 인간’·문학동네 펴냄) 서울대 국문과 교수 간 치열한 논쟁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독일 유학 때 현지인과 결혼해 쭉 독일에 머문 64세의 역사학자 변원림은 이 논쟁에 한발 담그면서 19세기 조선멸망사에 집중한다. 저자의 주장은 꽤 파격적이다. 일단 19세기 조선 정치사에서 중요한 것은 왕비의 친정 가문 중심의 세도(勢道)가 아니라 대비가 아들인 어린 왕을 대신해 대권을 잡아 통치해 나가는 세도(世道)로 본다. 세(勢)가 외척의 권세라면, 세(世)는 여자의 신분으로 세상일에 나섰다는 의미다. “19세기 권력의 전이를 보면 왕비보다는 대비의 친가가 득세했다. 정치가들이 딸을 매개로 권력을 쥐었다기보다 대비가 아들인 왕을 조종하여 그들의 친정인들에게 권세를 주었던 사실이 보인다.” 이들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여자가 정치 전면에 나서는 세도(世道)보다 외척 남자들이 설쳐대는 세도(勢道)가 남성 위주의 지식인 집단에서 더 받아들여지기 쉽다. 저자는 대권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여군(女君)이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아는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라는 두 씨족의 대립과 갈등도 부정한다. 저자는 씨족 간 대립 갈등보다는 안동 김씨 가문 중심의 대규모 외척 네트워크가 작동했다고 본다. 그 핵심인물로 안동 김씨 김조순의 딸이자 정조의 며느리이며, 순조의 부인이자 헌종의 할머니로서 헌종과 철종 때 두 차례에 걸쳐 수렴청정했고 성모(聖母)라고까지 추앙받은 순원왕후를 지목했다. 순원왕후가 대체 왜 그랬을까를 추적하다 보니 사도세자의 부인이자 정조의 생모 혜경궁 홍씨와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에게로 가닿는 역순이다. 저자는 사도세자가 당쟁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당했고 정순왕후가 정조를 독살했을지도 모른다는 이덕일의 주장도 부인한다. 정조의 죽음은 독살이 아닐뿐더러, 사도세자의 죽음 역시 사도세자의 개인적인 억울함보다는 영조의 정치적 패배로 해석한다. 동시에 정병설이 주요 사료로 취급한 미친 사도세자가 영조까지 죽이려 들었다는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 대해서도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또 한 가지는 근대의 맹아라 칭송하는 것들에 대한 비판이다. 영·정조시대인 18세기에 이앙법이 나오고, 상업을 진흥해 근대의 맹아가 싹트지만 19세기 중앙정부의 무능으로 각종 민란으로 번졌다고 흔히 알려져 온 사실을 부정한다. 일단 근대의 맹아라는 것이 영·정조의 치세가 탁월해서 사회가 진보해 나가다 생긴 현상이라기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빙기가 오면서 농업 생산력이 극히 낮아져 어쩔 수 없이 생긴 현상이라 본다. 19세기 민란이라는 것도 평민이나 노비가 차별과 억압에 항거한 사건이 아니라 중앙 권력 다툼에서 소외된 지방 양반들이 중앙정부에 도전한 것에 가까웠다고 본다. 민중항쟁이라기보다 “신라 말 각간(왕자·제후)들의 싸움”에 가깝다는 것이다. 19세기는 봉건질서 해체기가 아니라 1000년 전 봉건 질서로 되돌아간 시기라는 것이다. 이메일로 몇 가지 추가 질문을 보냈다. →남성 가부장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여성들의 이중성과 정치적 잘못을 일일이 지적해뒀다. 오늘날 페미니스트들이 보면 화들짝 놀라지 않을까. -물론 19세기 조선멸망사가 그들만의 탓이라고 보기 어렵다. 조선을 지구 유일의 문명국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고립시킨 조선 지식인 일반의 편협한 사고도 중요한 원인이다. 그럼에도 정순왕후와 순원왕후는 역사 전환기에, 혜경궁 홍씨는 노론의 일당전제를 가능하게 했으니 19세기 조선사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남자들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함께 이뤘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이라서 여성의 행동을 옳은 쪽으로만 보려 한다면 순원왕후나 혜경궁 홍씨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기준이나 원칙 없이 내 편이면 옳고 내 편이 아니면 그르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 →책 전반에 왕권 강화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다. 22살에 요절한 헌종에 대한 높은 평가도 눈에 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헌종이 오래 살아 정상적으로 왕권을 행사했다면 식민지를 면할 수 있었을까. -18세기 초부터 상업을 장려했다면 조선이 소빙기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영·정조를 두고 조선의 중흥을 이끌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그들이 조선을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고 본다. 영조는 상업을 억눌러 조선을 국제무역시장에서 차단해 버렸고, 정조는 문치에 치중해 국방을 소홀히 했다. 영·정조는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으나 중요한 것은 왕권 자체보다 그 왕권으로 무엇을 하느냐다. 사실 이번 연구 이전엔 헌종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순원왕후 문제를 다루면서 헌종의 명석함에 놀랐다. 기존 특권층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신적 독립성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현실을 파악하는 눈이 날카로웠다. 이 책을 쓰면서 헌종이 일찍 죽지 않고 개혁정책을 성사시켰다면 식민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조의 인기는 대단하다. 철인정치가의 현신 같은 분위기다. 물론 ‘사기의 제왕’이라 평하는 정병설 같은 이도 있지만. 어떻게 보나. -정조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 순원왕후에 대해 쓰면서 그의 문제가 영·정조 때 이미 배태되어 순원왕후에 와서 더 심화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정조 시대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정조는 스스로 철인정치가로 알려지길 원했고, 오늘날 정조를 다룬 수많은 책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다. 그러나 말과 행동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기존 연구는 주로 사상 연구여서 실제 행한 정치에 대한 연구를 찾기 어렵다. 나 역시 이제 시작 단계라 확답하긴 어렵지만 순원왕후와 마찬가지로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왕이 아니었을까 의심한다. 가령 빈민 구휼 자금이라는 정리곡 문제만 봐도, 정조는 자기가 은혜를 베푼 것처럼 얘기했지만 그것은 새로 만든 화성 경영비를 위한 고리대 강제차관이었다. →다음 연구 주제는 당연히 정조인가. -그렇다. 정조와 정순왕후다. 정순왕후는 정조의 전 생애를 동반했고 정조 사후 섭정을 한 왕후다. 계비라는 위치 때문에 정조 독살설에 연루될 정도로 많은 의심을 받았는데,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앞서 말한 바처럼 정조에 대해서도 의심이 있다. 순원왕후처럼 정조도 말과 행동을 실제 비교해 보겠다. 그 결과는 지금으로선 나도 알 수 없다. 자료를 계속 볼 뿐이다. →책 앞부분에서 기존 시파, 벽파 구분을 비판한 것 등에서 볼 수 있듯 국내 사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다. 독일에서 따로 연구한 덕분인가. -한국의 사학자들은 스승이나 선배의 설을 비판 못하기 때문에 한번 잘못된 설이 백 년 지나도 계속된다. 근대 맹아설 같은 것도 유럽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하다가 1980년대에 많은 비판을 받아 극복됐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아직도 그걸로 조선의 18~19세기에다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다. 시파, 벽파 문제도 그렇다. 최근 정조어찰집이 나와서 심환지가 정조의 주구 노릇을 한 심복임이 명백히 드러났는데, 아직도 심환지는 벽파니까 정조의 반대파라는 설을 고수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와중이라면 벽파가 무엇이고 그 말이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 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다. →독일에서 그 많은 자료는 어떻게 다 구하나. -인터넷 시대라 괜찮다. 그리고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한국 도서가 충분하다. 급할 때면 한국에 있는 지인들 도움도 받고. 다만, 한국학술정보 논문검색서비스(Kiss)를 학술기관 소속 연구자에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둔 점은 아쉽다. 가을쯤 한국에 들어가 정조 관련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고, 그 작업을 위해 필요한 자료 목록을 만들고 있다. 2만 4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은퇴 도시’ 전남에 투자하세요

    “살기 좋은 은퇴 도시 전남에 투자하세요.” 전남도가 전국 제일의 은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조성사업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남 지역은 따뜻한 기온, 천혜의 자연경관, 낮은 땅값과 물가 등 은퇴 도시 입지의 최적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는 이러한 이점을 살려 지난해부터 투자유치 전담팀을 꾸려 주요 건설사와 대기업, 관심업체 등을 대상으로 초청 설명회와 대상지 답사를 추진하는 등 투자유치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최근에는 대기업·정부투자기관·금융권 등 700개사 대표를 대상으로 은퇴 도시 추진 배경, 전남의 장점, 개발여건 등을 홍보하는 서한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도는 시·군별로 한두 곳을 개발하기로 하고 현재 46곳을 선정,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은퇴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개발사업자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는 이들 후보지별로 투자자를 유치, 도시기반 시설을 조성한 후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4개 업체와 투자계획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맞춤형 투자설명회 개최와 관심기관 및 업체를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중 편백숲 삼림욕장으로 유명한 장흥 우드랜드 인근에 조성 중인 정남진 로하스타운의 경우 13가구 분양이 완료되는 등 은퇴 도시의 새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곳에는 오는 2019년까지 주거·문화복지센터·복합체육시설은 물론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과 협력, 국내 최초로 통합의료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윤진보 도 건설방재국장은 “천혜의 자연과 다양한 레저시설, 의료, 상업, 행정, 문화 등 도시의 모든 편의시설을 연계해 은퇴자들이 꿈꾸는 신개념의 살기 좋은 도시로 건설하겠다.”며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가치창출로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첨단 복합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숲에서 부엉이가 울고 나무들이 달려든다고요.”(40쪽) 편혜영(40)이 쓴 장편소설 ‘서쪽 숲에 갔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읽는 내내 이 구절을 챙겨야 한다. 보통 소설이라는 것이 읽어 가면서 플롯을 이해하고 주인공과 동일시하면서 결과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주요한 지점마다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 이런 식이다. 가사 문제 변호사 이하인은 어느 날 실종된 형 이경인을 찾아 나선다. 이경인은 산의 관리인으로 있었다. 그리고 실종되기 전 병원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부엉이~’ 운운한다. 형은 자신의 치통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하인에게 폭력을 가해서, 이하인은 어린 시절 형이 죽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꿈꿔 왔다. 탐정이 된 듯 이하인은 주민들에게 수소문한다. 2주 전에 관리인으로 부임한 박인수,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의 진 등이다. 그런데 이하인이 형을 찾지도 못했는데 뺑소니 트럭에 치여 죽고 만다. 어처구니없는 1부의 끝이다. 적자 서점을 12년째 운영하는 한창기는 진에게 빚이 있지만, ‘그 숲에서 한 일, 그동안 목격한 것, 그가 공모자로 가담한 일 모두가 담보였다.’고 말해 무엇인가가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암시를 팍팍 해 놓았다. 때문에 실망과 맥빠짐을 정리하고, 실종된 이경인도 찾아야 하니까 2부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그러나 2부에서 형은 잊혀진다. 대신 새로운 관리인 박인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인수는 전도양양한 회사원이었지만, 이직에 실패하면서 인생이 무너져 내렸다. 하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계속 미역국을 먹는 박인수는 점차 술에 의존해 살아간다.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했고, 자살에 실패한 날 외동아들 세오를 집어던져 머리를 다치게 한다. 그 결과 세오는 아토피를 앓게 되고, 아빠를 두려워한다. 인생에 실패해서 술을 마시는지, 술을 자꾸 마셔서 삶이 실패하는지 선후가 헷갈리게 된다. ‘악마가 사람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울 때는 대리로 술을 보낸다.’는 프랑스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3부는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 진의 과거사가 펼쳐진다. 마치 만화가 윤태호의 ‘이끼’가 떠오르는 인생들이다. 마치 진은 이끼의 이장 같고, 나머지는 어떤 엄청난 일의 공모자들로 보인다. 남자 형제 사이의 이 갈리는 폭력을 그리면서 로펌 사무장의 입을 통해 “안 친한 가족이 널렸습니다. 게다가 가족보다 친하다는 말은 가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친해 보인다는 것이지 속을 다 내보일 정도로 친한 건 아닙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지독한 관계일 수도 있고요.”라며 그 일당의 관계를 암시했다. 그런데 진과 그 일당이 저질렀다는 불의나 범죄는 변호사 이하인을 교통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사소하다면 사소하다. 따라서 불안과 공포를 따라서 이 소설을 독해해 나갔다면 심각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 소설이 뭐냐? 이경인에서 박인수로, 박인수에서 또 다른 관리인으로, 그것도 알코올 중독자를 또 고용해 똑같은 사건이 반복적으로, 안과 밖이 다르지 않고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론 없이 진행될 것을 암시한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음모도 아닌 사소한 음모에 결탁돼 타인을 이용하고 기망하면서, 술에 취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취중 현실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끝내 깔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탐정소설은 아니다. 스릴러 장르 소설 같기도 하지만, 끝내 순수소설이라고 내세우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작자의 의도에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작가는 2007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시작으로 이효석문학상(2009), 오늘의 젊은예술가상(2010), 동인문학상(2011)을 수상했는데,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 만한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민에겐 골프장 1만원 할인해 드려요”

    경북 군위군과 지역 유일의 골프장인 세인트웨스턴CC 측이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사업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은 최근 세인트웨스턴CC 측과 체육(골프) 저변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골프장은 이달부터 비회원으로서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군위군인 경우 주중 및 주말·공휴일을 포함해 1인당 그린피 1만원씩을 할인해 준다. 자치단체와 골프장 측이 손잡고 지역 주민의 그린피 할인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골프장을 평일 새벽(오전 5시 30분)에 이용하면 4인 기준 68만원에서 10만원 이하로 대폭 인하해 주기로 했다.군은 이번 협약으로 연간 3000여명의 주민이 그린피 인하 혜택을 받고 골프장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군은 골프장과 가축분뇨 액비 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골프장이 액비를 사용하면 가축분뇨 해양투기 분량의 상당량을 소화할 수 있다. 세인트웨스턴CC는 군위군의 최대 세원으로, 지난해 군의 지방세수 80억원 가운데 9억 5000만원을 부담해 11.9%를 차지했다. 군위지역에는 군위읍과 산성·소보면 등 3곳에 신규 골프장 조성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MB, 17일부터 남미 방문

    MB, 17일부터 남미 방문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멕시코,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4개국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10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제7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를 방문한다. 이어 20·21일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Rio+20)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초청으로 21~23일에 칠레를 공식방문한다. 23~25일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콜롬비아를 국빈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로스카보스 G20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 대응 등 방안에 대해 정상들과 의견을 나눈다. 브라질 ‘Rio+20’ 정상회의에서는 지난 2010년 6월 우리나라가 설립한 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국제기구화 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22일 칠레 피녜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원·인프라, 신재생에너지, 환경 등 실질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중남미 유일의 6·25 전쟁 참전국인 콜롬비아 방문에서는 25일 산토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 에너지 자원 등 실질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한다. 콜롬비아와는 FTA체결 협상이 막바지 단계로, 성사되면 중남미에서 칠레·페루에 이어 한국과 FTA를 맺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통일 한국의 건강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통일 한국의 건강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통일부는 2012년 4월 현재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이탈주민이 2만 3568명이라고 발표했다. 1998년 불과 947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4년 사이에 25배로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의료 지원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북한이탈주민의 생활만족도를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영역이 의료 분야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북한이탈주민의 1000배에 이르는 북한 주민들의 건강 문제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황나미 연구위원이 발표한 ‘남북한 건강수준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북한의 건강수명은 58세로 남한보다 13년이나 짧다. 북한의 모성사망률은 1000명당 77명, 영아사망률은 1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더 큰 문제는 의료 수준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보다 훨씬 많은 주민이 더욱 위중한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황해남도 아사자 수는 무려 2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남북관계의 경색이 북한 의료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통일 후 보건의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단순히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북한에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누가 북한 환자를 진료할 것이며, 어떻게 의료진을 교육할 것이며, 어떤 제도를 운영할 것이며, 어떤 의학 체계를 따를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다. 그뿐이 아니다. 남북한은 의학 용어, 진료 방식, 의사 환자 관계 모두 다른 게 많다. 지금부터 집중적인 대비를 한다고 해도 빠르지 않다. 통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오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독일처럼 예상하지 못한 통일이 갑자기 왔을 때 우선 해결해야 할 건강 문제와 최우선으로 취해야 할 보건의료 정책이 무엇인지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상호 교류가 많았던 독일에서도 통일 후 드러난 동독의 의료 상황은 서독 보건의료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한다. 우리는 북한의 보건 의료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시급히 해야 할 것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의료 지원과 상호 교류 협력을 통해 서로의 보건의료시스템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 주민의 건강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까지 많은 민간단체와 종교계가 북한에 인도주의적 의료 지원을 해 왔다. 지금까지의 노력만으로도 많은 생명을 구했고 큰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정부가 나서서 남북한 보건의료 교류에 훨씬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홀했던 북한 의학과 보건의료 연구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 학계는 북한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는 데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의 경우 공식 발표만이 아니라 실제 보건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정부와 민간에게 인도적인 의료 지원 방식과 효율적인 통일 대비 건강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학계와 민간을 아우르는 별도의 통일 관련 보건의료 연구소 설립도 필요하다. 다음 주 문을 여는 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에서는 남북한 의학 용어 차이를 조사하고 의학 교육, 의료 제도, 의료진 양성, 의료 문화 차이를 우선적으로 연구한다고 한다. 북한 의학계와 협력해 북한 주민의 건강 실태 조사를 통해 어떤 문제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지, 현 시스템에서 어떤 대책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연구해 북한의료 체계의 장단점을 파악하며 통일 이후 보건의료 분야의 우선 사업 순위와 정책을 제안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는 통일 후 국민 건강의 아주 일부분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민간, 종교계, 학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의학의 통일, 보건 의료의 통일을 주도해야만 한다. 북한의 보건 의료 연구를 위한 과감한 지원은 통일 후 7000만 한국인의 건강의 초석이 될 것이다. 건강은 인간의 기본권이다. 통일 이후에 대비한 북한 주민들의 건강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지 못하면 국민들의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통일 한반도 사회의 건강도 위협받을 것이다. 통일에 대비한 보건의료 분야 준비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할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시급히 실질적인 방법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캐치미이프유캔’의 앙상블 배우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캐치미이프유캔’의 앙상블 배우

    약 한 달 전, ‘캐치미이프유캔’으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16년차 배우 박광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뮤지컬에 도전하기 전만 해도 무대 위 앙상블들은 방송에서 드라마 찍을 때 보았던 보조 연기자 정도로 생각했다. 큰 오산이었다. 그들이 없다면, 주연 배우고, 뮤지컬 무대고, 아무 것도 빛날 수 없다.” 뮤지컬에서 앙상블(ensemble) 배우들은 주연 배우를 빛나게 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주인공 뒤편에서 화려한 군무와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며 뮤지컬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한명의 배우로 기억되기보단 그저 ‘앙상블 배우’로 기억될 뿐. 앙상블들이 돋보이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 ‘캐치미이프유캔’이 그렇다. 21명의 앙상블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2시간의 쇼 뮤지컬 무대는 장관, 그 자체다. 첫 공연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1회도 빠짐 없이 무대에 서서 땀과 열정을 쏟아내는 진짜 배우, ‘앙상블’들의 좌충우돌 생활을 들여다봤다. ‘캐치미이프유캔’의 앙상블 배우들은 본공연이 들어가기 전 연습시간을 한 달 반 가량 가졌다. 오전 11시에 연습실에 도착해 밤 10시까지 거의 12시간을 연습에 매달렸다. 워낙 앙상블들이 소화해야 할 안무가 많아 12시간도 모자랐다. 무대에서 뛰는 안무가 많아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버티기도 힘들었다. 결국, 보다 못한 주인공 ‘프랭크’ 역의 배우 엄기준이 인맥을 동원, 앙상블 후배들을 위해 링거와 한의원 치료, 물리 치료 등의 병원 협찬을 성사시켰다. 본 공연이 올라가도 이들은 정신이 없다. 아니 더욱 바빠진다. 앙상블 배우로 6년째 생활하고 있는 윤현아(30)씨는 “앙상블들은 공연할 때 정말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기 때문에 무대 뒤에서도 가장 바쁘게 움직인다.”면서 “이번 공연에선, 옷을 20번가량 갈아입는다. 옷 갈아입다 공연이 다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홍설영(6년차 배우·26)씨도 “25초 만에 머리 가발을 바꾸면서 동시에 위로 옷을 하나 갈아입고, 구두를 갈아신고 무대로 달려나간다.”며 웃었다. 앙상블 배우들만의 짠한 아픔도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 ‘맨 오브 라만차’ 등 다수의 작품에 앙상블로 출연, 10년차 경력을 쌓은 김효성(31)씨는 평소 병 걸린 사람처럼 인터넷을 통해 관객들의 리뷰를 살펴본다고 했다. “주연 배우들과 달리 앙상블 배우들의 경우, 따로 모니터를 해주는 팬들이 없거든요. 그래서 도움이 되는 말이 있나 없나 보려고, 거의 매일, 매 시간 인터넷을 확인하죠.” 그들도 주연 배우들 만만찮은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해 무대에 오르는 프로들이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무대에 올라, 누가 알아주진 않지만, 주연 배우들 못지않게 땀을 흘리고, 차근 차근 실력을 쌓아간다. 내일의 ‘조승우’, 내일의 ‘옥주현’이 그들 안에 있다. kimje@seoul.co.kr
  • 1회 팝 여성史 UCC 공모전

    여성가족부는 여성사전시관(서울 대방동) 개관 10주년을 맞아 27일부터 6월 17일까지 제1회 팝 여성사(史) UCC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전은 ‘과거를 담아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역사 속 여성 인물과 제도·문화 측면의 여성사 콘텐츠 발굴을 목표로 열린다. ‘치마의 역사’나 ‘헤어스타일의 변천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 관련 역사를 다루면 되고 개인 또는 3인 이내 팀으로 참여할 수 있다. UCC는 5분 이내의 애니메이션, CF,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뉴스 등 자유롭게 제작해 응모하면 된다. 접수는 여성사전시관 홈페이지(http://eherstory.mogef.go.kr)에서 할 수 있으며, 대상 1명에게는 여가부 장관상과 상금 200만원 등을 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철책선 벗은 한강하구, 두 바퀴 세상 만든다

    철책선 벗은 한강하구, 두 바퀴 세상 만든다

    경기도가 철책선을 제거하고 있는 한강하구를 생태환경체험시설과 동서를 잇는 ‘평화누리’ 자전거길로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우선 도는 내년 3월까지 김포시 구간 9.7㎞와 고양시 구간 12.9㎞의 철책선 제거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고양시 구간은 생태습지 보전과 고양시에서 추진 중인 한류월드와 연계 개발하고, 김포시 구간은 한강시네폴리스 사업과 연계한 친환경 둔치로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 강화군에서 구리·남양주시 등 경기동부를 거쳐 강원도 고성을 잇는 566㎞의 평화누리 자전거길 조성사업에 고양시와 김포시 구간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고양시 철거 구간에 있는 장항습지는 보존해 자연생태학습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탐방로를 설치하는 등 생태공원으로 가꿀 방침이다. 이곳에는 4곳의 관찰시설을 설치하고 중앙전망대·습지 연구센터 등을 설치한다. 경기도 북부청 김성창 주무관은 “장항습지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장소 가운데 둑이 없는 국내 유일의 대하천으로, 특히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경관 또한 매우 빼어나다.”고 보전 필요성을 밝혔다. 인근 행주산성과 철책구간을 연결하는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201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서울과 행주산성~일산 호수공원~파주 통일전망대를 연결해 자연생태와 역사 유적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다. 도는 고양시에 한창 조성 중인 한류월드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구간 관광상품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포시 구간에 대해서는 신도시 프로젝트인 기존 한강시네폴리스 사업에 일부 계획을 추가해 고양시와 동일한 평화누리길을 잇는 자전거 도로와 다목적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인아라뱃길을 김포와 일산 한류월드 킨텍스 등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한강하구 철책선은 1970년 무장공비 침투에 대비해 설치한 것으로 42년간 고양 김포 일대 한강변 발전을 가로막아 오다, 지난달 합참 승인을 받아 지난 9일부터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기고] 남·북·러 가스관 협상 서둘지 말아야/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

    [기고] 남·북·러 가스관 협상 서둘지 말아야/장철균 서희외교포럼 대표

    북한을 통과하는 한국과 러시아의 가스관 협상이 막바지 진통을 겪는 것 같다. 정부는 경제적 관점에서 이 사업을 보는 것 같다. 북한 통과 가스관이 완성되면, 현재 러시아에서 가스를 액화하여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으로 수입하는 비용의 70%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부수적으로 남북 긴장상태를 경제협력 관계로 전환해 본다든지, 우려되는 북한경제의 중국 치우침을 러시아로 다변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비용 절감은 맞지만, 남북관계의 변화는 우리의 일방적·희망적 사고가 될 수도 있다. 남·북·러 가스관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안보적 측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2008년 한·러 가스공사 간에 합의한 대로라면 내년에 가스관을 착공해 2016년 완공하고 이후 30년간 가스를 수입하는데, 그 양은 우리나라 전체 가스 수입량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이 가스가 북한지역 약 700㎞를 통과해야 한국에 올 수 있게 된다. 가스관 협상이 진행되던 상황에서도 천안함, 연평도 사건이 있었던 것을 보면 북한은 경제적 이익보다는 체제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이 명백하다.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체제가 갓 출범한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북한 리스크를 러시아가 모두 책임진다 해도 남북 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북한 내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언제나, 무슨 이유를 들어서라도 가스관을 해코지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우리는 가스 수입 비용 절감 효과에 견줘 너무 많은 경제안보의 부담과 위험을 짊어지게 된다. 2006년 우크라이나가 서구행 가스관의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자 러시아가 공급을 중단한 사고가 있었다. 이후 러시아는 예측할 수 없는 국가를 거치는 가스관보다는 해저통로를 선호해 왔다.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는 동북아에서도 북한 통과 가스관을 꺼릴 것으로 보이는데 누가, 왜 북한 통과를 선호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북한 핵도 문제이다. 가스관 협상이 성사되는 경우, 북한은 1억~1억 5000만 달러의 막대한 수입을 핵개발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액수는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의 핵 저지 입장과 경제적 비용 절감 중 어느 것을 우선할 것인가의 선택이 문제시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든지, 추가로 핵실험을 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이 와중에 중국석유가스공사(CNPC)가 한국석유공사에 한·중·러 가스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북한 리스크’가 없고 산둥반도와 한반도를 연결하면 가스관의 해저구간이 짧아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북한 통과 가스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이지 한국이 아니다. 우리가 서두를 이유가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중·러 가스협상의 진전상황을 지켜보면서 시간을 두고 한·러협상을 신중히 진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경제와 안보가 첨예하게 얽힌 북한 통과 가스관 같은 중대한 사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진전사항을 그때그때 공개하여 국민적 지지와 국회에서의 초당적 합의를 구하는 절차적 노력도 필요하다. 한·미 소고기 파동, 그리고 그간 추진된 자원외교의 많은 후유증을 돌이켜 볼 때 더욱 그렇다.
  • “뉴 아이패드 잡아라” 韓·日부품업체 경쟁

    “뉴 아이패드 잡아라” 韓·日부품업체 경쟁

    애플이 지난 16일 출시한 태블릿PC ‘뉴 아이패드’가 나흘 만에 300만대 넘게 팔리며 인기를 끌면서 한·일 부품업계의 애플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이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부품 공급업체 수를 늘려가고 있어 양국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러회사 제품 사용 경쟁 붙여 20일 시장조사업체 ‘IH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판매가격이 729달러인 뉴 아이패드 4세대(4G) 32기가바이트(GB) 모델의 원가는 부품비용 364.35달러와 조립비용 10.75달러를 합한 375.10달러로 파악됐다. 정보기술(IT) 조사업체 ‘UBM테크인사이트’ 역시 629달러짜리 16GB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에 들어간 부품 가격이 309달러라고 밝혔다. 뉴 아이패드 제품 가격에서 절반가량이 부품값인 셈이다. 특히 애플은 전작인 ‘아이패드2’에서와 달리 마치 경쟁을 붙이듯 다양한 제조사들의 부품을 함께 사용했다. 부품 업체 간 무한경쟁을 통해 단가를 낮추고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겪었던 부품 공급 중단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뉴 아이패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경우 초기 물량의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공급했다. 새 아이패드에 탑재된 2048x1536픽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낮은 불량률로 납품한 유일한 업체였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도 이달 초부터 애플에 패널 납품을 시작해 뉴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는 사실상 한국 업체들이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다. ●리튬배터리, 삼성·LG·TDK 3강 일본 업체 역시 반격을 노리고 있다. 특히 샤프는 동영상 재생 품질을 높이고 소비 전력을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과의 계약이 성사되면 TV 패널 라인을 개조한 가메야마 공장에서 뉴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맞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일본 도시바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첫 번째 공급업체가 됐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출시했던 ‘아이폰4S’에서부터 도시바 등 일본 업체의 플래시메모리 사용을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뉴 아이패드에도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엘피다 등 한·일 업체 제품이 모두 들어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삼성SDI·LG화학·TDK(일본)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무라타(일본)·TDK·삼성전기의 3강 구도로 압축됐다. ●“최대 수혜자는 삼성” 애플이 이처럼 한·일 간 대결 구도를 통해 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자신들의 고(高)마진정책을 지키기 위해서다. 뉴 아이패드의 부품 원가는 실제 판매가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만큼, 아이패드가 많이 팔릴수록 애플의 이익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한·일 업체들이 뼈를 깎는 경쟁을 펼치는 동안 애플은 뒤에서 돈을 긁어모으며 웃음짓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뉴 아이패드 출시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급하고 있어서다. 낸드플래시를 합친 삼성의 뉴 아이패드 부품 공급 비중은 39.4%이며 배터리까지 포함하면 최대 5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과 지루한 싸움을 벌이면서도 부품을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좋은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인제군, 야생 동식물 최고 서식지

    강원 인제군이 환경부가 실시한 국토환경성 종합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군은 15일 정부의 자연성, 보호생물종 서식 환경, 종 다양성, 생태축 연결성, 희귀성 등 모두 65개의 환경성 평가조사에서 전국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면서 군이 추진하는 생태학습장과 생태관광지 육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을 포함하는 군은 1646㎢의 넓은 면적 가운데 1453㎢(88%)가 산림지역으로 백두대간 보호지역, 설악산국립공원, 산림유전자보호구역, 대암산용늪 습지보호구역, 대암산 천연보호구역, 향로봉·건봉산천연보호구역 등이 있어 동식물의 서식 환경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74종, 한국고유종 281종, 천연기념물 21종, 대암산 용늪의 북방계 희귀습지 식물 800여종, 비로용담장백제비꽃, 개통발, 대암산 집가게 거미 등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자생하고 있다. 향로봉 등 민통선 지역은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고 그 가운데 점봉산은 국내 식물 종의 20%가 서식해 400여년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국내 유일의 자연 원시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군은 산양 등 멸종 위기종 우제류 복원 증식을 위해 2010년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1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멸종 위기종 야생동물 복원센터 기본계획 수립도 마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군을 ‘생물자원 종의 수도’로 선포할 계획이다. 이순선 군수는 “이번 평가로 인제군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환경도시임이 입증됐다.”면서 “앞으로도 자연환경 보전과 멸종동식물의 복원사업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군을 생태학습장 등 생태관광지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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