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일왕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산재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조웅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실세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설탕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39
  • [포토]일왕 큰손녀 마코 공주 약혼 소식에 열도 들떠

    [포토]일왕 큰손녀 마코 공주 약혼 소식에 열도 들떠

    올해 25세인 아키히토 일왕의 손녀 마코 공주가 조만간 국제기독교대(ICU) 동급생인 회사원 고무라 케이(25)씨와 약혼할 계획으로 알려지자 열도가 흥분에 빠졌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 일왕 즉위일 이르면 내년 12월 전망

    새 일왕의 즉위 시점이 내년 12월 또는 2019년 4월 1일 중 하나로 정해질 전망이다. 또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는 이번에 한해 특례법 형식으로 정해지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일왕 퇴위 및 새 일왕의 즉위 등과 관련된 특례 법안의 핵심 방안에 대해 이번 주부터 여야 정치권과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다고 NHK 등이 23일 보도했다. 정부 산하 ‘일왕 공무 부담 경감 등에 관한 전문가회의’가 지난 21일 아베 신조 총리에게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방송은 정부가 이달 말까지 각 당 및 각 교섭단체에 관련 법안의 골자를 제시한 뒤 다음달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정식 제출하고 5월에 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모든 공문서와 지폐 등에 쓰이는 새로운 연호(왕위 취임 해를 기준으로 한 연도)를 2019년 1월 1일부터 또는 2019년 4월 1일부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일본은 2019년 1월 1일을 새 일왕 즉위 및 새 연호 시작 일로 구상했다. 한편 전문가 회의는 최종 보고서에서 왕족 수의 감소 대책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왕실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신속하게 검토해 줄 것을 부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일본군에 연행되는 윤봉길 의사의 당시 모습

    일본군에 연행되는 윤봉길 의사의 당시 모습

    윤봉길(가운데)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행사장에 ‘도시락 폭탄’을 던진 직후 체포된 모습이 담긴 1932년 5월 1일자 일본 오사카 아사히신문 사진이 21일 공개됐다. 사진을 공개한 사단법인 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상임고문 윤주(윤 의사 조카)씨는 사진 속 아래쪽에 보이는 일본군 총검(흰 물체)이 연행 당시 삼엄한 분위기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와의 벚꽃 축제/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와의 벚꽃 축제/이석우 도쿄 특파원

    서울 광화문 일대는 세월호 참사 3주년 추모 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구속에 반대하는 시위 등으로 어수선해 보였고, 평양의 김일성광장은 ‘태양절’(김일성 전 주석 생일)을 기념해 1년 6개월 만에 열린 시퍼렇게 날 선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긴장감이 돌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휴일인 지난 15일 왕실 정원이던 도쿄시내 ‘신주쿠 교엔’(新宿 御苑)에서 아침부터 벚꽃 페스티벌을 주최했다. 외국 언론을 포함해 일본 각계각층에서 초청된 1만 6000여명은 오전 두어 시간 총리 부부와 함께 옛 일왕과 왕족들이 즐겼을 그 장소에서, 벚꽃잎이 정원 연못과 산책로 등으로 흩날리며 막바지 절정을 이루는 광경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주최 측이 제공한 다과와 사케를 즐기거나 닭꼬치구이나 소바 같은 간단한 음식을 들며 봄을 만끽했다. 아베 총리는 짧은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줄을 늘어선 채 자신을 기다리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손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눴다. 뒷줄로 밀려 총리와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던 ‘미진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는 듯이 부인 아키에가 뒤따라오면서 연신 발돋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오가며 인사를 나눴다. 인기 절정의 연예인과 열성팬들의 조응 같다고나 할까. 4월 초·중순이면 해마다 총리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벚꽃의 흐드러짐 속에서 국정최고지도자와 국민 간 유대 쌓기와 추억 만들기라는 전후 일본의 정치 소통 행사의 하나로 자리잡으며 공유와 공감의 장을 만들어 왔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에서 “(집권 5년차) 5년 풍상을 견뎌 왔지만, 올 상반기는 정말 풍상을 견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심하게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학교부지 헐값 매각 추문’으로 곤경에 몰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지지통신의 15일 여론조사 결과 총리 측 해명을 ‘납득 못 한다’는 대답이 68.3%나 됐고, 내각 지지율도 2개월째 내려앉았다. 소녀상 갈등에 대한 일본 측의 주한대사 장기 소환이란 유례없는 강경책이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편승한 한반도 위기론 강조 등도 최근 이런 국내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평양의 도발과 베이징의 공세적 자세도 일본 열도의 전반적인 보수 회귀를 자극하고 있다. 세계화의 반발이 자국중심주의와 배외적 분위기를 분출시키고, 트럼프 정권을 탄생시키고, 세계적인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고조시킨 상황에서 동북아의 불안정은 일본을 더 안으로 조여들게 하고 있다. 국내적 곤경 만회를 위해 대외적 위기를 부각시키고 강경 대응하는 경향은 예나 지금이나 드문 일도 아니지만, 늙어 가는 경제대국 일본은 성장기 때 여유와 관용은 많이 줄어든 표정이다. 기모노 등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자국 최고지도자의 손 한번 잡아 보고, 눈 한번 맞춰 보려고 한두 시간 남짓 줄서서 기다리는 충성도 높은 일본인들. 이들의 동질적 일체감과 일사불란한 동조성의 에너지를 우리 국익과 동북아 평화를 위해 어떻게 활용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까. 발톱 세운 중국, 핵·미사일을 흔들며 위협의 강도를 높이는 김정은의 북한,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진 트럼프 정권의 정책?. 더 숨가빠진 동북아 생존 환경 속에서 대일 관계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인 그런 관계가 아니다. 다음달 출범하는 정권에 지금 당장의 편함을 넘어 우리 아이들 세대의 내일을 위한 전략적 지혜를 기대해 본다. jun88@seoul.co.kr
  • “北, 아웅산 테러범 사형선고 판사 딸 살해 의혹”

    “北, 아웅산 테러범 사형선고 판사 딸 살해 의혹”

    11일 공개된 1986년도 외교문서를 보면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국제사회에서 ‘독재 정권’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자 상당한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반응은 싸늘했으며 특히 이를 둘러싸고 한·미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6년 4월 5~21일 영국·서독·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서며 무리하게 ‘국빈 방문’을 추진했다가 대부분 거절을 당했다. 순방 형식 중 의전 수준이 가장 높은 국빈 방문을 통해 대내외에 정권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4개 중 벨기에를 제외한 3국은 모두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순방에 앞서 유럽의회의 인권침해국 명단에서 대한민국을 빼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우리나라는 유럽공동체(EC) 내 유럽의회가 세계인권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선정된 아시아의 인권침해국 7곳 중 한 곳이었다.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일반화된 국가라는 이유였다. 이에 외무부는 EC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의 인권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순방국 대사들에게 “인권 문제는 정상회담에서 거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는 순방 전 교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주요 장소에 미리 집회 신고를 내는 ‘알박기’를 하기도 했고, 순방이 끝난 뒤에는 순방국 주재 각 대사관에 ‘한국의 민주화 과정 및 전두환 대통령의 민주화 노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對)언론 활동을 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그럼에도 ‘이미지 세탁’은 쉽지 않았다. 1986년 5월 미국 조지 슐츠 국무부 장관과 함께 방한한 개스턴 시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신한민주당 김영삼·김대중 등 야당 인사를 만나려 하자 정부는 “신민당뿐 아니라 모든 야권과 민정당 인사도 같은 형식으로 면담을 가져야 한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미국 측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만 콕 집어 만나는 데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또 미국은 신민당 유성환 의원이 회기 중 원내 발언을 이유로 구속되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훗날 제42대 미국 대통령이 되는 빌 클린턴 하원의원 등이 유 의원의 석방을 탄원하는 서한을 우리 정부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땡전뉴스’로 유명했던 전두환 정권이 외신을 상대로 “국가원수에 대한 보도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보도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올해 공개된 문서에서는 북한에 얽힌 새로운 사실도 다수 밝혀졌다. 북한 정권은 1957~1984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해 재일동포 교육사업에 350억엔(약 3557억원)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일동포 2·3세를 조총련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외무부 영사교민국은 “공산주의 사상 주입을 위한 2세 교육자금으로 사용되는 것 외에 조총련 조직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와해 공작 등 정치자금으로 유용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반대로 조총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즈음해 선물 비용을 강제로 모금해 물의를 빚은 사실도 문서에 기록됐다. 당시 조총련은 김정일 선물 구입비로 50억엔(약 512억원)을 책정해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고, 이에 일부 회원은 항의 편지를 대량 배포하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 아웅산 테러범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판사의 딸이 피살된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보고된 사실도 문서에 담겼다. 1986년 12월 이상옥 당시 주제네바 대사는 주제네바 미얀마대사와 만난 뒤 작성한 2급 비밀문서에서 “아웅산 테러 사건 재판에 관여했던 판사의 딸이 약 1년 반 전 일본 유학 중 변사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북한제 담배꽁초가 발견됐으며 자살할 만한 특별한 동기도 없어 사인 규명에 노력했으나 진상을 밝히지 못한 일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후 사건의 실체가 밝혀졌는지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설명이 없다. 중국과 수교 전인 당시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해 ‘모란 구상’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군산항 채널’이라는 비밀 채널을 가동한 사실도 흥미롭다. 당시 북·소 관계가 긴밀해지자 중국은 이에 우려를 드러내며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태도를 보였고, 한·미는 이를 외교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모란 구상을 추진했다. 올해 공개된 문서에 이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 있지 않지만 중국과의 접촉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공식 외교채널이 없던 한·중은 이에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중국 신화통신 홍콩지사를 ‘군산항 채널’로 부르며 의사소통의 창구로 활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양측은 1985년 3월 중국 어뢰정이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 표류한 사건을 계기로 접촉을 늘려 가며 자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관심을 가졌던 전 전 대통령이 히로히토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지칭하며 보낸 서한도 공개됐다. 유럽 순방 후 귀국하던 전 전 대통령은 비행기가 일본 상공을 지나는 시간에 맞춰 일왕에게 ‘기상(機上) 메시지’를 보내 “1984년 본인의 귀국 방문 시 폐하와의 만남을 기쁜 마음으로 회상하면서 이 기회를 빌려 폐하의 건안과 귀 왕실과 귀 국민의 무궁한 번영과 행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외교부는 매년 30년이 경과한 외교문서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공개 분량은 1986년도 생산 문서를 중심으로 총 1474권, 23만여쪽에 달한다. 원문은 외교사료관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암 앞에 의연했던 50인의 마지막 기록

    암 앞에 의연했던 50인의 마지막 기록

    암, 50인의 용기/야나기다 구니오 지음/김성연 옮김/바다출판사/472쪽/1만 6500원 고령화시대에 웰빙만큼 주목받는 것이 바로 웰다잉이다. 일본의 80대 노장 르포라이터가 30년간 암에 걸린 유명인사 50여명의 인생의 마지막장을 기록한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간다.암은 우리 앞에 깊이 각인된 비극의 초상이지만 암 환자들의 일상은 비극 일색이 아니었다. 담담한 하루와 절망스러운 하루가 교차하고 오히려 더 행복해서 이상한 하루도 있었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은 조금 빨리 우리가 ‘죽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을 뿐이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직시는 삶의 농도를 진하게 하며 풍부한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풍부한 삶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암 환자들은 문학, 음악, 학술, 영화, 재계 등 각계각층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불치병과 함께 자신만의 고유한 인생의 말로를 보냈다. 저자는 고인들이 남긴 투병기와 유가족 인터뷰 등을 통해 이들이 암을 마주하는 자세,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섬세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암과 함께한 삶 속에는 절망과 희망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생의 사유가 피어났다. 노벨문학상에 자주 거론됐던 ‘빙벽’의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는 암 진단을 받고 “병은 의사에게 맡기고 나는 소설을 쓰겠다”는 의연한 태도로 투병 중에 장편소설 ‘공자’의 집필을 마무리했다. 일본 만화계의 아버지이자 ‘우주소년 아톰’의 만화가인 데쓰카 오사무는 암에 걸린 주인공이 마지막 작가 혼을 불태우는 만화를 구상했다. 걸출한 현대 음악가 다케미쓰 도루는 날마다 긍정적인 일기를 쓰며 투병 생활을 견뎠고 작가 고쿠분 이치타로는 위의 대부분을 잘라낸 뒤에도 일본 정부의 사상 탄압에 맞섰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암이라는 병은 사람들에게 비슷한 일상을 선사한다. 하지만 암을 앓았던 이들이 겪은 병고의 현장에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있었다. 히로히토 일왕이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막막했던 것도 왕비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지였고 데쓰카 오사무의 부인은 남편에게 암 진단 사실을 속인 것을 후회했다. 저자는 “그들이 번뇌하던 삶의 끝자락을 함께 걷다 보면 우리의 실존적 운명을 숙고하게 된다. 그것은 절망 일색이 아닌 다채로운 사유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총검술 배우는 日중학생… ‘아베 키즈’ 만드는 군국주의 망령

    제국주의 군인 훈련 살상 기술 교육칙어 부활 이어 기습 채택 아베 정권 교육 군국주의 속도 자위대 출신 우익 정치인 입김 일본 중학교에서 제국주의 시절 군인이 훈련하던 살상 기술인 총검술을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확정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에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체육의 ‘무도’ 과목 중 선택과목으로 총검술을 포함시켰다고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왕을 위해 개인의 목숨을 버려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국주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최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이은 것으로 아베 신조 정권의 교육 군국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정부 고시 안에는 유도, 검도, 스모로 한정됐던 무도의 선택과목에 궁도(활쏘기), 합기도, 소림사 권법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었다. 그러다 지난달 확정된 최종안에 기습적으로 총검술을 집어넣었다. 무도는 지난 2012년 일본 정부가 중학생이 꼭 배워야 할 과목에 포함시켰다. 1945년 일본 패전 뒤 연합군 최고사령부(GHQ)는 총검술 등 무도를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보고 금지했다. 일선 중학교에서는 이에 따라 학교 결정에 따라 총검술을 선택해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제국주의 시기 군인들의 실전 전투 등을 위해 교육했던 총검술을 중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칠 수 있게 한 것이다. 총검술은 나무 총을 사용해 상대의 목이나 몸통 등을 찌르는 살상 기술을 겨룬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의 훈련에 사용돼 군국주의의 상징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총검술이 교과목에 포함된 것에는 국수주의적 우익 정치인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일본에 있던 전통적인 창술이 총검술의 기본이라고 주장해 왔다. 총검도 연맹의 각 지역 회장에는 국수적 성향의 집권 자민당 의원이 포진해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나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도 연맹 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습지도요령 확정에 앞서 육상자위대 간부 출신인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은 “(학습지도요령에) 총검술이 빠졌다”며 “의견 청취 과정에서 (추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총검술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한 데 대해 “자위대의 전투 기술”이란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총검도 연맹에 따르면 총검도 경기 인구 3만명 중 90%가 자위대 요원이다. 아베 정권은 제국주의 시대에 암송되던 교육칙어를 초등학생에게 가르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이어 중학생에게 총검술 등 무도를 교육하는 방법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이 국수적이고 군국주의적인 사고를 익히도록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지난달 31일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헌법이나 교육기본법 등에 위반하지 않는 형태로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밝히며 이를 학교 내에서 배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도쿄신문은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하는 사상을 담은 교육칙어를 부활시킨 결과는 위험하다”며 “침략전쟁 당시 가치관을 지향하는 인사로 구성된 아베 내각이 주창하는 교육관을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교육칙어 망령의 부활/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교육칙어 망령의 부활/황성기 논설위원

    일본이 1945년 8월 패망을 앞두고 태평양전쟁에서 마지막 단말마의 비명을 지를 때 가미카제(神風) 특공대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방처럼 미국의 군함을 향해 자살 공격에 나선다. 동남아 각지에서 연합군에 밀리던 일본군은 단 한 명도 적군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본영의 지침에 따라 부대원끼리 서로를 죽이고 자결하는 옥쇄(玉碎)도 결행했다. 심지어 미군의 본토 공격이 임박해 오자 일본 열도와 식민지가 결사항전할 것을 호소하는 ‘1억 옥쇄’도 외쳤다.자살 특공대와 옥쇄가 당시의 일본인에게 가능했던 것은 ‘교육 칙어’ 때문이다. 메이지 일왕이 1890년 발표한 칙어는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대의에 따라 용기를 내고 한 몸을 바쳐 왕실 국가를 위해 (충성을) 다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군국주의를 떠받치던 칙어는 미 군정(GHQ) 때인 1948년 일본의 중·참의원에서 “근본 이념이 주권재군(主權在君·주권이 왕에 있다)이고 신화적 국가관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폐지된다. 학교에 있던 칙어 복사본도 모두 회수됐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침략, 침탈함으로써 수많은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흔과 피해를 남긴 군국주의의 반성으로 파묻었던 교육칙어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아베 신조 정권에 의해서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31일 각의에서 “헌법이나 교육기본법을 어기지 않는다면 교재로서 사용하는 것까지는 부정할 수 없다”라는 답변서를 채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그제 보도했다. 1948년 봉인된 이후 금기시해 온 교육칙어는 2012년 12월 출범한 2차 아베 정권 들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칙어를 교재로 쓸 수 있다”(2014년 4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칙어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2017년 3월)는 수상쩍은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장하고, 교육칙어를 찬양하는 극우단체인 일본회의를 지지하는 ‘일본회의국회의원간담회’ 소속 각료가 아베 총리를 비롯해 십수명이 내각에 포진한 점을 생각하면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다. 교도통신의 3월 여론조사에서 이나다 방위상의 교육칙어 발언이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일본인의 71.8%는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국민 대다수의 부정적 기류에도 교육칙어를 무덤에서 꺼낸 아베 정권의 지향은 어디일까. 이런 일들이 쌓여 과거의 군사대국, 천황제를 기반으로 한 군국주의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웃나라의 의구심을 키울 뿐이라는 점을 아베 총리는 모르고 있을까.
  • [기고] 노기 마레스케와 안중근/서상문 고려대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기고] 노기 마레스케와 안중근/서상문 고려대 한국전쟁 아카이브 연구교수

    노기 마레스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전쟁 영웅. 러일전쟁에서 육군 중위인 두 아들을 잃고도 비통함을 내색하지 않은 외강내강형. 국가 중대사에는 늘 “노기 장군을 부르라”고 한 명치 일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백작. 일왕 출상 직후 10년 연하 아내와의 동반 할복으로 63세의 생을 마감한, 일본인들에게 군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하지만 노기는 전근대형 군인의 한계를 넘지 못한 고루한 황국주의자의 표상일 뿐이다. 그가 강조한 인간의 도는 일본인에게만 국한된 편협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일본 왕족 자제들에게 “인간이 도에 벗어난 짓을 하고도 수치를 모르는 자는 금수만도 못하다”고 가르쳤지만, 그가 말한 ‘도’란 일본인에게만 적용된 것이다. 승전의 대가와 군의 사기진작을 명분으로 전쟁범죄도 당연히 여겼다. 자의적으로 날조한 ‘구미위협론’과 국수주의를 넘지 못한 근대형 군인의 한계였다. 세기 전 전쟁에서는 전쟁범죄가 횡행했다. 1860년 청나라 수도 베이징을 점령하자 병사들에게 포상으로 3일간 무제한 약탈, 강간, 방화 등 온갖 범죄를 자행하도록 허용한 영불연합군이 비근한 예다. 청일전쟁 시 일본군도 뤼순 점령 후 4일간에 걸쳐 최소 2만여명을 학살하고 닥치는 대로 약탈했다. 당시 한 일본군 병사가 가족에게 “적지에서의 노획은 이긴 자의 자유”라고 써 보낸 편지는 이를 방증한다. 일본군 병사들의 노략질에 중국이 항의하자 노기는 “그대들은 자신의 영토도 지키지 못했다. 우리는 막대한 경비를 들이고 무수한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그대들의 국토를 대신 수복시켰다. 저 하찮은 여성과 재물을 우리 군대에 바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야만성을 감추지 않았다. 전쟁범죄가 공공연한 시대였다고 하지만 지휘관이 모두 그런 건 아니다. 사람으로서의 도리, 인륜, 도덕과 군인으로서의 품위, 명예와 군기를 생명처럼 중요시한 군인도 많았다. 같은 시기 우리에겐 안중근이 있었다. 그는 근대형 군인의 한계를 넘어선 시공 초월적 군인상의 남상(濫觴)이다.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일본군 포로들을 풀어 주기도 했고, 동양 평화를 파괴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시에도 이토만 가슴과 복부에 정확하게 3발을 조준 사격했을 뿐 수행비서 3명에게는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오른팔과 오른발만 맞히었다. 하얼빈역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안중근이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론’은 일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지향한 것이다. 노기와 달리 안중근이 한국인과 중국인은 물론 세계인들로부터도 숭고한 사상가와 의사로 숭앙받는 이유다. 일본인들 중엔 안중근을 신으로 모시는 이들도 있다. 그의 웅혼한 사상과 순결한 영혼을 숭배하는 것이다. 이런 안중근에게 일본 극우파는 ‘테러리스트’로 ‘역사 테러’를 가해 왔다.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 개정에 필요한 맹목적 애국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황국주의자 노기를 군신으로 떠받들고 있다. 안중근 순국일(3월 26일)을 앞두고 일본은 당장 정치적 오브제로 악용하는 협량함에서 벗어나 노기를 군신 자리에서 내려놓고 세계주의와 인류보편사상을 실천한 안 의사를 평화 사상가로 받들어야 할 것이다.
  • [이덕일의 역사의 창] 3·1 ‘혁명’과 촛불 ‘혁명’

    [이덕일의 역사의 창] 3·1 ‘혁명’과 촛불 ‘혁명’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을 받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사실이 주는 가장 큰 의미는 한국사회가 왕정(王政)에서 다시 시민정(市民政)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박근혜 정권의 핵심 인물들은 시대를 역행하는 왕정식의 통치에, 이원집정부제를 통한 장기집권까지 꿈꾸다가 촛불민심과 1987년 6·10 항쟁 때 시민들이 만든 헌법시스템에 의해서 쫓겨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즉 시민들이 왕정에 맞서 저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정을 표방하는 뿌리는 1919년의 3·1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0년 8월 28일 한국을 점령한 다음 날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는 “본관이 이번 성지(聖旨·일왕의 지시)를 받들어 이 땅에 부임한 것은 다스리는 생민(生民)의 안녕과 행복을 증진코자 하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이 없다”고 말장난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함부로 망상을 품고 정무 시행을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협박했는데, 데라우치가 말하는 ‘망상’이 바로 한국인에 의한 자주 독립 국가 건설과 민주공화정이었다. 일제는 헌병 통치와, 소학교 선생님들까지도 칼을 차고 교실에 들어가게 하는 무단(武斷)통치로 한국인들을 억압했다. 또한 토지조사를 빙자해 전국 각지의 토지를 광범위하게 강탈했다. 이런 폭압 정치 10년에 한국인들이 맨손으로 저항한 것이 3·1 혁명이다. 일제의 총칼에 진압되었지만 3·1 혁명이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임은 1987년 제정된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명시한 데서 알 수 있다. 1919년 4월 12일 중국 상해에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헌장 선포문에서 “한성에서 의(義)를 일으킨 지 30여일에 평화적 독립을 300여 주에 광복하고 국민의 신임으로 완전히 조직된 임시정부”라고 명시해 3·1 혁명 발발 30여일 만인 4월 12일에 대한민국이 건립되었음을 명기했다. 임시정부 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고 제3조는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함”이라는 것이고 제4조는 “대한민국의 인민은 종교·언론·저작·출판·결사·집회·통신·주소이전·신체 및 소유의 자유를 향유함”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현행 헌법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한 민주공화제를 표방했다. 박근혜 정권이 1948년 건국 운운한 것은 이런 대한민국의 뿌리와 민주공화제의 전통을 부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런 행태에 대한 시민들의 광범위한 저항이 촛불혁명이었다. 현행 헌법은 또한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하고 있다. 4·19 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이미 1923년 3월 23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에 탄핵당한 전력이 있었다. 임시의정원은 탄핵판결문에서 “(이승만은)정부의 위신을 손상하고 민심을 분산시킴은 물론이거니와 정부의 행정을 저해하고 국고수입을 방해하였고…대한민국의 임시헌법을 근본으로 부인(‘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보’)”했다면서 “이와 같이 국정을 방해하고 국헌을 부인하는 자를 하루라도 국가원수의 직에 두는 것은 대업의 진행을 기하기 불능하고 국법의 신성을 보존키 어려울뿐더러 순국제현을 바라보지 못할 바”라고 선언했다. 3·1 혁명과 4·19 혁명 정신은 1961년 박정희가 일으킨 5·16 군사쿠데타와 전두환이 자행한 1980년의 5·17 군사반란으로 거듭 부인되었다가 6·10 항쟁으로 다시 되살아났고 그 결과물이 현행 헌법이다. 현행 헌법이 국회의 대통령 탄핵권과 헌재의 대통령 파면권을 준 것은 이 나라가 다시는 왕정으로 회귀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제도였다. 이제 다시 시민정으로 복귀하는 초입에 있는 대한민국 시민들은 3·1 혁명과 4·19 혁명을 계승한 촛불 ‘혁명’이 소수 정객의 전리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도적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해방과 동시에 다시 권력을 장악한 친일세력들과 그 후예들이 장악하고 있는 사회 각 분야의 적폐를 청산하고 다시는 훼손당하지 않을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지난한 임무가 남아 있다.
  • 아키히토 일왕 퇴위 후 ‘상왕’ 명칭 유력할 듯

    아키히토 일왕 퇴위 후 ‘상왕’ 명칭 유력할 듯

    아키히토(84) 일왕이 퇴위한 이후의 명칭으로 ‘상왕’이 일본 정부 내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자 이날 열린 전문가회의에서 일부 참가자로부터 ‘상왕’이 거론됐으며 정부 내에서도 이 명칭에 호의적인 의견이 많다”면서 “상왕 이외에 적절한 호칭이 제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회의는 이번에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내달 초 의견을 취합하기로 했으며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을 하기로 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상왕이 되면 1817년 퇴위하며 상왕이 됐던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처음이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바다 건너 불구경/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바다 건너 불구경/황성기 논설위원

    ‘짐(메이지 일왕)이 생각하기에’로 시작하는 일본의 교육칙어는 1890년 배포돼 미 군정 때인 1948년 폐지됐다. 전문 315자의 칙어는 일본 제국의 신하와 백성이 지켜야 할 효행, 우애와 더불어 일왕에 대한 충성 이념을 집대성한 것이다. 각급 학교에 시달돼 국가의 근간이었던 천황제를 정신적으로 떠받든 일제강점기 상징 중의 상징이다. 일제가 패망한 지 70년이 넘은 지금 구시대의 유물인 교육칙어를 관에서 꺼내 아이들에게 암송시키는 일본의 유치원이 있고, 그런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가 있다니 놀랍다.문제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4월에는 ‘아베 신조 기념 소학교’를 개교할 예정인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이 23일 중의원·참의원의 증인 신문석에 선다. 한국으로 치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다룬 국회의 국정조사특위에 소환된 셈이다. 감정가 9억 5600만엔이던 학교 부지(국유지)를 8억엔이나 싼 1억 3000만엔에 이사장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뒤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다룬다. 아베 총리는 이사장과의 관계를 부정하는데, 이사장이 “총리가 부인 아키에 여사를 통해 100만엔의 기부금을 줬다”고 폭탄 발언을 하면서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가리는 게 핵심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7일 “나나 아내가 (국유지 매각이나 학교 인가에) 관계가 있다고 드러나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순실 주연의 막장 드라마와 한국 대통령 탄핵을 강 건너 불처럼 몇 개월간 즐겨 온 일본 열도가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가고이케 주연의 막장 정국에 빠진 것이다. 아베 총리가 이사장을 모른다지만, 부인 아키에가 2014년에 유치원에서 강연을 했고, 남편 이름을 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취임(문제가 되자 사퇴)하기도 했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백그라운드인 ‘일본회의’를 고리로 엮여 있는 점이다. 일본회의는 ▲헌법 개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자위대의 적극적인 해외 활동을 목표로 하는 극우 결사체다. 아베 내각의 80% 이상이 일본회의 회원이다. 문제의 이사장은 일본회의 오사카의 임원을 지냈다. 2020년 이후까지의 장기 집권을 내다보는 아베 총리로선 내일이 큰 고비다. 진실게임 성격이 짙어 아베 정권의 붕괴까지 가지 않더라도 타격은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측. 67%까지 올랐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최근의 사태로 47%까지 떨어졌다. 일본에선 20%를 총리 사임의 ‘마지노선’으로 보는데 지지율이 어떻게 변할지도 관심사다. 개봉박두.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아베 살리려다… 제국주의 상징 ‘교육칙어’ 부활시킨 日

    방위상도 스캔들 연루·거짓 들통 아베 정권 위기… 지지율도 추락 일본의 교육 수장이 1948년 폐기된 제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일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문부과학상은 14일 기자회견에서 교육칙어를 학교 수업에서 다루는 것과 관련,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반하지 않는 적절한 배려가 있으면 문제가 없다”며 학교나 교사에게 교육칙어 활용 수업에 대한 재량권이 일정 부분 있음을 인정했다. 교육칙어의 활용을 사실상 허용한 이 같은 발언으로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교육 현장은 국수주의·우경화에 더 빠르게 물들 위기에 처했다. 국수적 인사가 운영하는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최근 교육칙어를 활용해 학생을 가르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문부과학상의 발언을 빌미로 노골적인 국수주의 교육의 확산도 우려된다. 교육칙어는 1890년 메이지 일왕의 명으로 발표돼 교육 규범으로 활용된 제국주의 시대 교육의 원칙이다. 국민의 충성심과 효도심이 국체의 정화이자 교육의 근본이라고 선언하는 등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사상을 담고 있다. 1946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사령부(GHQ)가 이를 금지했으며, 1948년 일본 국회에서 공식 폐기했다. 또 이는 조선, 대만 등 제국주의 일본이 점령한 식민지 교육에도 적용됐다. 마쓰노 문부과학상의 이날 발언은 아베 신조(왼쪽) 총리 부인인 아키에(오른쪽)와 정권 관계자들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모리토모 학원은 산하 유치원생에게 교육칙어를 외우게 해 비판을 받았다. 개회 중인 국회에서는 모리토모 학원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에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관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총리의 심복이자 국수주의 정치인의 꽃으로 불리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다. 야당은 지난 13일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 방위상이 과거 모리토모 학원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다는 사실도 들춰냈다. 이나다 방위상은 변호사인 남편을 대신해 법정에 나간 일은 있지만 지난 10년간 모리토모 학원의 이사장 등과 만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교도통신이 법원 기록을 확인해 이나다 방위상이 모리토모 학원 법정대리인을 맡은 사실을 밝혀내자 이나다 방위상은 말을 바꿨다. 이 때문에 이나다 방위상은 사임 위기에 몰렸다. 아사히신문이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관련, 응답자의 71%는 국유지 헐값 매각에 대한 정부 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했다. 81%는 매각 액수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의심하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70%는 야당 주장대로 모리토모 학원 이사장의 국회 출석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NHK가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 한 달 전에 비해 8% 포인트 떨어진 51%, 마이니치신문의 11~12일 조사에서는 전달에 비해 5% 포인트 하락한 50%로 각각 나타났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수행원 1500명, 리무진 400대…日 찾은 사우디 왕의 행차

    아시아 순방 중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1)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초대형 수행단을 끌고 46년 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살만 국왕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정부 각료와 종교 지도자, 군 관계자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 25명 등 약 1500명으로 구성된 수행단을 이끌고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측은 살만 국왕과 수행단을 ‘모시기’ 위해 400대에 달하는 최고급 리무진을 준비해 공항으로 보냈다. 또 현지시간으로 15일까지의 일정 소화를 위해 도쿄의 고급 호텔 1200여 개의 객실이 예약됐다. 살만 국왕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에는 방문 기간 동안 이용할 이슬람 사원 내에 전용 특별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요구한 바 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살만 국왕의 연설 시 이용할 전용 의자를 새로 배치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왕의 행차’를 위해 꾸려진 짐의 규모는 459t에 달한다. 여기에는 비행기 승하차용 자동 에스컬레이터 2대와 S600 벤츠 2대 등이 포함돼 있으며, 국왕의 짐만 450t에 달한다. 1500명에 달하는 수행단은 3주에 걸쳐 비행기 36대를 나눠 타고 이동했다. 한편 1971년 파이잘 당시 국왕 이후 46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사우디 국왕은 오늘(13일)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석유 의존 경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우디와 일본 간 협력 방안을 집중 모색할 예정이다. 살만 국왕은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아키히토 일왕과도 만날 예정이며, 15일에는 일본을 떠나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21년까지… 아베 ‘초장기 집권’ 길 열렸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총재 임기를 ‘연속 3번, 9년까지’로 늘리는 당 규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 자리를 맡는 길이 열리는 등 초장기 집권이 가능해졌다. 자민당은 5일 도쿄에서 제84회 당 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당 규칙 개정안을 확정했다. 자민당은 그동안 총재 임기를 연속 2번, 6년으로 제한해 왔다. 총재 임기를 연속 2번, 6년으로 제한한 당 규칙에 묶여 있던 아베 총리는 이날 결정으로 내년 9월 2기 총재직 임기를 마친 뒤, 다시 3번째 연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집권당 내에서 현재 아베 총리의 대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다. 제1야당인 민진당(옛 민주당) 등 야권도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오는 2021년 9월까지 아베가 집권당 총재 및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된 셈이다. 아베 총리가 3번째 총리로 선출되면 1차 집권(2006~2007년) 시기를 포함해 재임일 3000일을 넘길 수 있게 된다. 일본 최장수 재임 총리 자리를 바라보게 된다. 역대 최장수 재임 총리는 가쓰라 다로(1848~1913년)로 세 차례에 걸쳐 2866일간 총리직을 맡았다. 아베 총리는 교전권을 부인한 평화헌법 개정에 더 속도를 내면서 일본을 더욱 국수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 전망이다. 그는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위한 헌법 개정을 자신의 정치적 최대 목표라고 강조해 왔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자민당이 마련한 개헌안 초안에 기초해 개헌을 추진할 자세다. 이 초안은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편해 정식 군대화해 외국과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평화헌법 개정에 초점을 맞췄다. 또 ‘국가의 상징’으로 규정한 일왕을 ‘국가 원수’로 바꿔 놓는 등 국수주의적 색채도 더했다. 일본의 과거 국가범죄를 부정하고, 초·중·고교 교과서 개정 등을 주도해 온 아베 내각의 역사 수정 시도도 가속화될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당대회 연설에서 “개헌 발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리드해 나가겠다”며 “일본을 책임져 온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한 개헌 의지를 밝혔다. 그는 올 초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헌법이 시행된 지 70년이 된다”면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70년을 위한 헌법 개정안을 국회가 마련해 달라”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 커지고 있는 오사카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에 대한 정부의 초등학교 부지 헐값 매각은 아베 총리의 초장기집권 첫 번째 고비가 될 전망이다. 모리토모 학원은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모금을 해 왔고, 부인 아키에 여사를 명예교장에 위촉했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당 대회에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플로리다 골프회동에 대해, “누가 이겼는지 국가기밀”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잘했다. 대단한 골퍼”라면서 “나의 첫 샷도 인생 ‘베스트 5’에 들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 등 한·일 양국 간 얽힌 역사 문제가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개봉도 하기 전에 일본 측이 국내 영화의 왜곡 주장을 펴는 등 양국 간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눈길’ 위안부 피해자의 참혹했던 현실 조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역사를 조명한 ‘눈길’(감독 이나정)이 1일 물꼬를 튼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KBS 3·1절 2부작 특집극으로 방송된 작품이다. 당시 특집극으로는 높은 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극장 상영을 목표로 제작된 만큼 영상미가 돋보인다. 크고 작은 국제영화제들에 공식 초청됐다. 극장판은 방송분에 견줘 오프닝과 엔딩을 새롭게 편집했고, 러닝타임을 늘렸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 사는 가난한 집 딸 종분과 부잣집 막내 영애가 일본군에 끌려가 겪게 되는 참혹한 현실을 그렸다. 아역 배우 출신의 김향기, 김새론의 연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노년의 종분은 김영옥이 연기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야기는 지난해 관객 358만명을 동원한 ‘귀향’과 닮았다. ‘귀향’이 소녀들이 겪었던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반면, ‘눈길’은 소녀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공포와 절망감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어폴로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연들 한국, 중국,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오늘을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어폴로지’(감독 티파니 슝)가 오는 16일 바통을 잇는다.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가 제작한 이 작품에서 중국계 캐나다 여성 감독은 6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할머니들을 만났다. 피해자에서 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위안소에서 일본군 아이를 낳았지만 버려야 했던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와 백년가약을 맺은 남편에게 끝내 과거를 털어놓지 못했던 필리핀 아델라 할머니의 사연이 고통스럽다. 슝 감독은 “오래전 일이라고 침묵하면 다음 세대에서 그다음 세대로 답습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아시아 문제도, 역사 속 문제도 아닌 범지구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극장 수익 중 10%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기부된다. 또 개봉 및 마케팅 비용 마련을 위한 ‘스토리펀딩’도 진행 중이다.# ‘대장 김창수’ 백범 김구선생의 청년기 다뤄 이르면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인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청년 백범 김구를 다룬 작품이다. 김창수는 김구가 젊은 시절 쓴 이름.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명성황후를 위한 복수라며 일본인을 살해했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김창수가 옥중에서 진정한 독립투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암살’에서 독립군으로 열연했던 조진웅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송승헌이 형무소장 역으로 첫 악역에 도전한다. 정진영과 정만식 등 연기파들도 함께했다.# ‘군함도’ 日 탄광에 끌려간 강제노역 조선인의 탈출기 주목받는 여름 대작이 ‘군함도’(감독 류승완)다. 7월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일본 하시마섬 탄광에 끌려간 강제 노역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그렸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캐스팅에다가 순제작비만 22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하반기 촬영한 ‘군함도’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본 우익 매체인 산케이가 날조된 이야기라며 맹공하고 나섰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물론, 수많은 증언과 자료가 있는 역사적 사실로 왜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 ‘박열’ 일왕 폭살 모의한 독립운동가의 삶 담아 올 영화계 대미는 일제 강점기에 천착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박열’이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건너가 무정부주의 단체 흑도회를 조직하고 일본 왕세자를 폭살하려 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여인과 연인 사이였고, 해방 때까지 22년간 옥살이를 했으며, 6·25 전쟁 당시 납북된 박열의 삶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이 작품은 이제훈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지난해 큰 울림을 준 이 감독의 전작 ‘동주’와는 달리 컬러 작품이다. 연내 개봉 목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일 역사 문제는 한국 영화가 꾸준히 짚어줘야 할 이슈이자 소재”라면서 “일제 등 역사를 직시하고 정면 승부하는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 역사를 바꾼 주당들의 술버릇

    日 역사를 바꾼 주당들의 술버릇

    술로 풀어보는 일본사/와카모리 타로 지음/이세연 외 2명 옮김/이상/444쪽/1만 8000원모주꾼이든 아니든, 술에 관한 한 누구나 저마다의 ‘역사’를 하나둘쯤 갖고 있게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특히 유명인들에게서 술과 관련된 다양한 일화들이 전해 온다. 이런 현상이 일본이라고 다르랴. ‘사케의 나라’ 일본 역시 술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게 분명하다. 새 책 ‘술로 풀어보는 일본사’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일본의 술꾼과 취흥에 대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살피고 있다. 저자 역시 술을 마다하는 이가 아니다. 당연히 책의 전반적인 흐름 또한 술에 호의적이다. 센고쿠 시대의 패자였던 오다 노부나가는 적장의 수급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을 만큼 술을 즐겼다. 그는 걸핏하면 자신의 주변인들에게도 술을 강권했다. 술에 약한 자신의 오른팔 미쓰히데에게 “칼을 받겠나, 술잔을 받겠나”라며 윽박지를 정도였다. 결국 둘 사이는 멀어졌고, 훗날 미쓰히데의 배신으로 오다 노부나가는 최후를 맞게 된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모주꾼은 아니었지만 술을 멀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술을 이용했던 축에 속했다. 그가 머물던 오사카 성의 법규인 ‘벽서’에 ‘술은 근기(根器)에 따른다’는 조항이 있다. 마실 수 있는 자는 그에 맞춰 마시되 못 마시는 자가 굳이 인간관계상 술을 마셔 취하지는 말라는 뜻이다. 오늘에도 적용될 만한 조항이지 싶다. 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몹시 술에 엄했다. 이런 도쿠가와를 두고 저자는 “술의 진정한 맛을 느끼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며 혀를 차고 있다. 메이지 일왕은 대를 이은 술꾼으로 유명하다. 그의 선친 고메이 일왕은 매일 밤 술을 마셨는데, 그때마다 합석했던 이가 메이지 일왕의 어머니 나카야마 요시코였다. 우리에게 귀 익은 이토 히로부미도 술을 즐겼다. 메이지 당시 거물 중 거물이었던 그는 술과 유흥에서도 걸출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술과 함께 천하의 정세를 입 밖에 내는 버릇이 있는데다, 여성에 대한 폄하가 심해 그에 대한 호불호는 꽤 엇갈렸다고 한다. 풍족한 시기엔 퇴폐가 극성을 부리기 마련이다. 특히 ‘에도의 향락시대’라 일컬어지는 1804~1830년에 특이한 일들이 많았다. 술 많이 마시기 대회 같은 황당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반면 퇴폐가 새로운 문화를 낳기도 했다. 덴푸라(튀김)와 가바야키(양념 바른 장어 따위를 구운 요리), 덮밥류, 초밥 등이 술과 함께 태어나 유행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국인 싫다” 학부모에 혐한편지 보낸 일본 유치원

    “한국인 싫다” 학부모에 혐한편지 보낸 일본 유치원

    일본 오사카의 한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혐한 발언이 담긴 편지를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교도통신은 오사카시 요도가와구의 쓰카모토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재일한국인과 중국인”, “한국인과 중국인이 싫다” 등의 표현이 담긴 문서를 배포해 오사카부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재일동포이며 일본 국적으로 갖고 있는 학부모 A씨는 지난해 “한국인과 중국인은 싫습니다. 일본 정신을 계승해야 합니다”라는 편지를 받았다. A씨는 유치원 측에서 재일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러한 편지를 보냈다는 충격에 아이를 더 이상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이 유치원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극우 성향과 혐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군국주의 시절 일왕의 교육칙어를 원생들에게 외우도록 하는가 하면 2015년 운동회에서 “일본을 약자 취급하는 중국과 한국은 마음을 고쳐라. 아베 총리 힘내라”고 선수 선서를 시키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학부모들에게 “(한국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인의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쓴 책을 배포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한국, 중국인 등 과거의 불량 보호자”라는 표현을 담은 글을 한때 올렸다가 ‘한국, 중국인’을 ‘K국, C국인’이라고 바꾸기도 했다. 유치원을 운영하는 모리토모 학원은 오사카시 인근에 소학교(초등학교)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곳은 아베 총리 부인이 명예교장을 맡고 있다. 오사카부는 ‘헤이트스피치 억제법’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유치원에 전달했다. 이에 해당 유치원은 “학부모들과 소송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고 회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대문 ‘임정 기념관’ 용산 ‘이봉창 기념관’ 생긴다

    서대문 ‘임정 기념관’ 용산 ‘이봉창 기념관’ 생긴다

    市, 17개 사업 올해 112억 투입 구의회 자리에 임시정부기념관 박원순 “국립 시설로 운영돼야”3·1운동 100주년을 2년 앞두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각종 추모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최초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2019년 서대문구에서 문을 열고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의 기념관이 고향인 용산에 생긴다. 서울시는 현재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세우고 인근 딜쿠샤(3·1운동을 외신으로 최초 보도한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의 옛집)와 독립문, 구 서대문형무소 등 역사 유적지를 아울러 독립운동 유적지구로 꾸미는 ‘3·1운동 100주년맞이 서울시 기념사업 계획’을 8일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상하이와 충칭에는 임시정부 기념관이 있지만 정작 서울에는 없다”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기념사업은 ▲독립운동 기념시설 조성 ▲시민 참여 행사·교육 ▲독립운동가 예우 강화 등 3대 분야 17개 사업으로 추진되며 올해는 112억원을 투입한다. 임정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총면적 5000~6000㎡(약 1500~1800평) 규모로 짓는다. 시 관계자는 “구의회 건물을 리모델링할지 또는 허물고 새로 지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시는 임정기념관을 국립 시설로 건립·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가보훈처는 기념관 건립은 민간이 하고 건립 이후 운영도 국가와 서울시가 비용을 반반씩 내자는 안을 내놨다. 박 시장은 “임정기념관은 마땅히 ‘국립’ 시설로 운영해야 함에도 중앙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는 인사동 등 관광 명소가 있고 한용운·여운형 선생 등 독립운동가 집터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을 ‘독립운동 테마역사’로 꾸며 오는 8월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3·1운동에서 이름을 딴 거리인 삼일대로와 그 일대는 1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3·1운동 대표길로 조성한다. 자치구 중에서는 용산구가 일제강점기의 애국지사를 추모하는 데 앞장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까지 이봉창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봉창 의사 옛집이 있던 효창동 118번지 인근에 조성되는 역사공원에 내년까지 연면적 60㎡ 규모의 작은 기념관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1901년 용산에서 태어난 이 의사는 1932년 도쿄 경시청 정문 앞에서 히로히토 일왕 일행에게 폭탄을 던졌다. 궁내대신이 탄 마차 옆에서 폭발해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일제에 큰 두려움을 줬다. 그의 유해는 백범 김구가 1946년 국내로 들여와 효창공원에 안장했다. 성 구청장은 “이 의사는 결혼하지 않아 자손이 없어 다른 독립운동가처럼 추모·기념사업이 활발하지 않았다”면서 “용산구민 30만명이 자식 같은 마음으로 기념관 건립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2월 14일을 기억하자는 뜻에서 오는 13~14일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성 구청장은 “(밸런타인데이이기도 한) 2월 14일에 초콜릿 대신 안 의사를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13일에는 성 구청장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숙명여대 학생 등 40여명이 효창공원 내 안 의사 가묘에 단체 참배한다. 다음날에는 용산구 홈페이지와 서 교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소원’ 영상을 배포한다. 성 구청장은 “용산에는 효창공원과 전쟁기념관, 유관순 추모비 등 여러 보훈 유적지가 있는데 2013년부터 이 유적을 도는 용산문화탐방코스를 운영 중”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민들이 애국선열들을 잊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9년 만에 일본인이 스모 챔피언 요코즈나 등극 ´열도가 들썩´

    19년 만에 일본인이 스모 챔피언 요코즈나 등극 ´열도가 들썩´

    일본 스모 챔피언인 요코즈나에 19년 만에 열도 출신이 올랐다. 일본인들이 스모 선수로 지원하는 일이 극히 줄어들어 외국인들이 스모 판을 호령해왔다. 1994년 다카노하나와 1998년 그의 형제인 와카노하나가 요코즈나에 오른 것이 마지막 일본인 요코즈나였고, 지금까지 5명의 미국령 사모아와 몽골인들이 번갈아 왕좌를 차지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주인공은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 출신의 기세노사토(30·178㎏). 본명이 하기와라 유타카인 그는 2012년 스모 대회 준우승자를 의미하는 오제키에 여러 차례 올랐는데 올해 첫 대회인 신년 그랜드 스모 대회 마지막날인 지난 23일 14승1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생애 처음 요코즈나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관례에 따라 사흘 뒤인 25일 일본스모연맹이 개최한 등극 행사 도중 “모든 겸손함을 다해 수락한다”며 “요코즈나의 역할에 헌신할 것이며 명예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스모 지원자들이 줄고 있는 것은 엄격하고 가혹한 선수생활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어린 스모 지망생들은 ´마굿간´으로 불리는 허름한 시설에서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훈련한다. 때로는 심신을 단련한다며 비인간적인 대우를 강요당한다. 2009년에는 명망 있는 지도자가 6년 동안 선수들에게 어린 수련생을 구타하도록 명령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만들어 수감돼 일본 전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일류 선수들은 롤모델로 추앙받으며 명예와 존경을 누리지만 잘못되기라도 하면 혹독한 비판에 직면한다. 스모는 또 젊은이들을 폭발적으로 끌어모으는 축구, 야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에스토니아와 불가리아, 조지아, 중국, 미국 하와이, 몽골, 미국령 사모아와 심지어 이집트 사람들까지 조국에서는 만져보기 어려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몰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기세노사토 역시 도쿄의 마굿간에서 훈련받기 전 어린 시절 학교 야구클럽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2002년 데뷔해 지금까지 73차례 대회에 출전해 요코즈나에 올랐다. 이는 1926년 이후 가장 많은 대회 출전 끝에 요코즈나에 오른 사례라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그는 일왕컵 트로피에 마침내 손을 올려놓으며 “기쁨의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며 “말로 옮기기 힘들지만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