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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택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대선거구제 반대했지만 입장 바뀌었다...양당제 폐해 없애야”

    강원택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대선거구제 반대했지만 입장 바뀌었다...양당제 폐해 없애야”

    “중대선거구제는 단점이 많은 제도에요. 그래서 그동안 반대해왔어요. 그런 제가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고 입장이 바뀔 정도면 현재 정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겠어요.”선거제도 전문가이자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양당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독식한 국회의 상황이 심각하고, 득표수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는 선거구제가 국민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비례대표제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그게 어려우면 중대선거구제라도 하자면서 중간중간 한숨을 내쉬었다. -왜 입장이 바뀌었나. “민주당 이후에 국회에서 두 거대 정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95%까지 간 적이 없다. 정당이 양극화되면서 사회도 양극화됐다. 정당이 둘로 갈라져 자기 편을 동원하다보니 극단적인 목소리가 두 정당을 흔들고 있다. 정치를 바꾸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만든 선거제도가 워낙 엉터리라 어차피 바꿔야하지 않나. 정당끼리 타협과 조정으로 합의를 도출하는게 정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당제가 안착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다당제가 되면 정국이 혼란스럽다는 반박도 있는데. “민주화 이후 양당인 적이 별로 없었다. 1988년도에도 4당이었고 대부분 3~4당 체제였다. 20대 국회에도 국민의당, 정의당이 있었다. 다당제가 되면 한 정당이 일방적으로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음대로 한다. 당내 강경파가 휘두르고 온건파는 입을 다물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정치의 질이 나빠진 이유다. 요즘 미국 정치를 보면 나쁘잖나. 유럽은 극단주의 정당이 나와도 (한국이나 미국처럼) 사회가 갈라지지 않는다. 권력을 잡으려고 해도 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 -한국 실정에 가장 바람직한 선거제도는 무엇인가. “지역구에서 절반을 뽑고, 실제 의석은 정당 득표율만큼 가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두 정당 다 안 받을 것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하되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리면 어떤가. 유권자가 작은 정당에 찍을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전체 국회의원 수는 300석 이상으로 늘어난다. 정 안 되면 비례대표라도 늘려야 한다. 여성, 청년 등 사회 각계 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가 필요하다.” -중대선거구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를 들어 대구에 5인 선거구가 생겼다. 국민의힘은 5명을 복수공천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당 레이블(표식)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 이제는 5명 후보가 모두 국민의힘이라 정당은 차별성이 없고, 후보자 개인을 알려야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 상대적으로 유리한건 현역 의원이나 전직 의원이고 신인들은 불리하다. 지역구는 5배가 커졌으니 돈은 더 든다. 중대선거구제를 대표적으로 시행한 일본은 정당내 파벌의 보스가 돈을 모아왔고 정경유착이 생겨났다. 정치 스캔들을 겪고 정치개혁의 이름으로 없앴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단점이 많은데도 중대선거구제를 하자는 건가. 다당제는 구현될까. “한국 의회정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중대선거구제라도 도움이 될까, 이것을 한다면 다당적 구도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당제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다. 선거구의 크기가 커야 된다. 한 선거구에서 뽑는 숫자가 3~5명이 돼야 한다. 전 지역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영남과 호남 출신에게 공간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선거구제 개편이 성공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사회적으로 논의할 환경이 만들어졌다. 지금 중대선거구제 도입 관련 시뮬레이션 해보는게 많은데, 의미가 없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선거의 국면이 달라진다. 새로운 정당이 등장할 수도 있고, 기존의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 의원들이 지금 당장을 보고 선거제도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명분과 안목을 갖고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 이 이야기는 꼭 좀 넣어달라.”
  • 치느님보다 커피사랑… 커피숍 4년 새 두 배 늘어 10만개

    치느님보다 커피사랑… 커피숍 4년 새 두 배 늘어 10만개

    국내 커피·음료점이 갈수록 늘어 지난해 치킨집을 추월한 9만 900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단 4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한국인의 남다른 커피 사랑으로 커피 수입액도 지난해 연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전년 말보다 17.4% 증가한 9만 8886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1만 5906개의 커피·음료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커피·음료점은 2018년 4만 9000개에서 2019년 5만 9000개, 2020년 7만개, 2021년 8만 4000개로 늘었고 지난해 말 10만개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 점포 수는 2018년보다 102.1%(5만개)가 늘어났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다른 음식점보다 증가폭도 가파르다. 같은 기간 서양음식점은 80.9% 늘었고 일식 76.4%, 중식 43.7%, 분식 38.5%, 한식 33.9%, 치킨 31.3%, 패스트푸드 23.1%, 주점이 15.3% 증가했다. 출장 및 이동 음식점이 116.2% 늘어 커피·음료점보다 증가율이 높았지만 점포 수는 2000여개 수준이다. 커피·음료점이 전체 외식업계(93만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6%로 늘어 한식음식점(38.9%, 36만 2000개)에 이어 치킨집(8.1%)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치킨집은 지난해 폐업한 곳이 6600여곳으로 신규 창업보다 더 많았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커피 수입액에서도 확인된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커피 수입액은 11억 9035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1% 늘었다. 커피 수입액은 2018년 6억 4000만 달러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처음 연간 커피 수입액이 10억 달러를 넘겼다. 2002년 연간 수입액(7142만 달러)과 비교하면 16.7배에 달했다.
  • 커피·음료점 9만 9000개 역대 최대… 치킨집 제치고 2위, 1위는

    커피·음료점 9만 9000개 역대 최대… 치킨집 제치고 2위, 1위는

    커피·음료점 전년 대비 17.4%↑외식업계 점유율 10.6% 2위로치킨집 8만…폐업이 창업보다 많아 커피 수입액 연 10억 달러 첫 돌파국내 커피·음료점이 갈수록 늘어 지난해 치킨집을 추월해 9만 900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단 4년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한국인의 남다른 커피 사랑으로 커피 수입액도 지난해 연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전년 말보다 17.4% 증가한 9만 8886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1만 5906만개가 신규로 커피·음료점을 열었다. 커피·음료점은 2018년 4만 9000개에서 2019년 5만 9000개, 2020년 7만개, 2021년 8만 4000개로 늘었고 지난해 말 10만개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 점포 수는 2018년보다 102.1%(5만개)가 늘어났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다른 음식점들보다 증가폭도 가파르다.같은 기간 서양음식점은 80.9% 늘었고 일식 76.4%, 중식 43.7%, 분식 38.5%, 한식 33.9%, 치킨 31.3%, 패스트푸드 23.1%, 주점 15.3% 각각 증가했다. 출장 및 이동 음식점이 116.2% 늘어 커피·음료점보다 증가율이 높았지만 점포 수는 2000여개 수준이다. 커피·음료점은 급격히 늘면서 전체 외식업계(93만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6%로 한식음식점(38.9%, 36만 2000개)에 이어 치킨집(8.1%)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커피·음료점은 2018년 말만 해도 커피·음료점은 4만 9000개로 치킨집(6만 1000개)보다 적었지만 2021년 말 커피·음료점은 8만 4000개로 치킨집(7만 6000개)을 앞질렀다. 지난해는 치킨집보다 1만 8000개가 더 많아졌다. 치킨집은 지난해 폐업한 곳이 6600여곳으로 신규 창업보다 더 많았다. 커피 수입액 전년 대비 45.1% 급증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커피 수입액에서도 확인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커피 수입액은 11억 9035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1% 늘었다. 커피 수입액은 2018년 6억 4000만 달러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처음 연간 커피 수입액이 10억 달러를 넘겼다. 20년 전인 2002년 연간 수입액(7142만 달러)과 비교하면 16.7배에 달했다.
  • 대표성 뚜렷한 소선거구 손볼까, 3·4당 키우는 중대선거구 해볼까

    대표성 뚜렷한 소선거구 손볼까, 3·4당 키우는 중대선거구 해볼까

    대통령제, 소선거구제, 양당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정치는 내각제, 중선거구제, 다당제로 변화를 시도해 왔다.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며 양당제가 일부 보완됐고 22대 총선을 앞두고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다수제·다수대표제로 하나의 선거구에서 한 명을 뽑는 방식의 소선거구제에서는 군소 정당이 진입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영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 등 지역주의가 고착됐다. 양당제 중심의 정치는 극단적 지지층에 휘둘리고, 민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현행 소선거구제를 2인 이상의 당선자를 내는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고 다양한 민의를 반영할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지역구에서 2~4명의 당선자를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서 낙선하는 2·3등 후보도 당선 가능성이 생겨 제3·4당의 원내 진입이 원활해진다. 특정 정당의 지지층이 공고한 지역에서 다른 당 후보의 당선 기회가 커져 지역주의 타파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구 의석을 200명 선으로 축소하는 한편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다당 체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도시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인구가 많지 않은 농촌에서는 소선거구제로 이원화하는 복합선거구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양당이 흡수하지 못한 여론을 반영하도록 현재 47명의 비례대표 의석을 100명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게 될 경우 득표율이 낮아져 대표성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 권력 나눠먹기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소선거구제하에서도 자신의 유권자를 대표하려 하지 않는데 중대선거구제에서 제대로 하겠나”라며 “중대선거구제는 권력을 나눠먹기하는 방식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선거구제하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하면 보완된다”고 했다.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호주, 아일랜드나 미국 일부 주에서 도입한 순위선택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절충안도 있다.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선호하는 후보를 순위대로 기입하고, 개표 결과 과반 지지율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가장 낮은 지지율을 받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탈락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들이 2순위로 표기한 후보에게 해당 표를 분배하게 된다. 1순위로 선정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유권자들의 의견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성호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우리 정치의 양극화를 완화시킬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지만 비례대표 의원 선출 방식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보장돼야 함을 강조했다.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눈 뒤 권역별로 선거를 치르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제안 등도 나왔다. 더 나아가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전체 의석수를 비례대표제로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굳이) 지역구 의석을 남긴다면 독일처럼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 비례대표제의 관건은 유권자들이 직접 비례대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식빵을 사러 가는 소년/이익훈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희곡]

    식빵을 사러 가는 소년/이익훈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희곡]

    등장인물 : 아저씨·소년 아저씨는 드러그스토어 앞. 지금 막 나왔다. 아저씨: (횡단보도 앞에 있는 소년을 발견하고) 너 또 식빵 사러 가니? 소 년: 네. 아저씨: 오늘도 무화과 잼이랑 먹을 거니? 소 년: 어떻게 말해야 하죠? 아저씨: 왜? 소 년: 오늘은 제가 먹을 게 아니라서요. 아저씨: 그러면 누가 먹을 건데. 소 년: 엄마요. 엄마가 아저씨랑 먹을 거래요. 아저씨: 나? 소 년: 아뇨. 엄마 남자 친구요. 아저씨: 아, 지난번에 말했던 아빠 친구 말하는 거구나. 소 년: 쉿, 엄마가 그 말 하면 싫어해요. 죄책감 같은 게 느껴지나 봐요. 아저씨: 넌 이럴 때마다 참 어른스럽구나. 소 년: 아저씨, 파란불이 되었어요. 소년은 깡충깡충 횡단보도를 건넌다. 아저씨는 횡단보도 건너편 인도에 크게, 깡충, 소리를 외치며 도착한 소년의 뒷모습을 본다. 아저씨는 소년의 뒷모습을 찍고 싶다.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 아저씨는 부끄러움이 많다. 전화기를 찾는다. 전화기가 없다. 아뿔싸. 방금 산 염색약도 없다. 지갑도 없다. 전화기와 염색약과 지갑을 찾는 동안 소년은 ‘비건식빵전문무인판매가성비갑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들어간다. 쉽게 누구나 쓰는 마케팅 용어가 매장 앞에 있다. 무인판매라. 아저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마다 뒤의 사람이 재촉할까 조급해져 미안한 마음과 짜증나는 마음 때문에 방금 자신이 사려던 게 뭔지 잊곤 했다. 대면이 좋다. 대면이 좋다라. 아저씨는 드러그스토어 안으로 들어간다.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길에 돌아다닌다. 비가 쏟아진다. 아저씨가 드러그스토어에서 나온다. 약속이나 한 듯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사라진다. 아저씨는 한숨을 짓고 드러그스토어 옆 건물 처마 아래 있다. 아이도 식빵 가게 처마 아래 있다. 아저씨: (소년에게) 거기도 비가 오니? 소 년: 그럼요. 거기가 비가 오는데 여기라고 안 오겠어요. 아저씨: 그렇지. 그런데 너는 이럴 때마다 도인 같다. 소 년: 아저씨야말로 사라졌다가 뽕, 나타났어요. 도인처럼. 아저씨: 내가 그랬어? 뽕! 뽕뽕뽕! 뽕뽕뽕뽕? 소 년: 그만해요. (웃으며) 재미없어요. 사이 소 년: 걱정했어요. 사라져서. 아저씨가 말이 없자 소 년: 집에 있는 책을 읽었어요. 아빠가 두고 간 책들. 묵자. 아저씨: 아빠가 철학을 했나 보다. 소 년: (못 들은 척한다) 아닌가. 노자인가. 어려워요. 아저씨: (못 들은 척한다) 식빵은 샀어? 소 년: 네, 감자가 들어 있는 식빵이에요. 맛있을 거 같아요. 요즘 감자가 제일 핫하다고 해서 샀어요. 철학보다 식빵 얘기나 낫네요. 아저씨: 감자가 요즘 유행이지. 감자튀김, 감자칩, 감자깡, 감자전, 감자프라이, 감자만두, 감자옹심이, 감자전, 영국식감자칩, 프랑스식감자오믈렛, 일본식감자돈가스, 독일식감자사우어크라우트곁들임, 감자회오리튀김, 생감자, 찐감자, 말린감자, 감자술, 감자팩, 감자보디크림, 감자립글로즈, 주식감자…. 소 년: 여기 빵 중에서 제일 비싸요. 아저씨: 너 왜 말을 끊니. 소 년: 재미없어서요. 아저씨: 내가 재미없구나. 소 년: 네. 다른 건 다 1990원인데 이것만 4990원이에요. 아저씨: 비싼 거 샀다고 엄마한테 혼날까 봐 걱정되니? 소 년: 엄마는 날 혼내지 않아요. 미안해하지. 그래서 나는 화가 나요. 아저씨: 그렇구나. 소 년: 혼내는 사람들은 안 미안해하는데 혼내지 않는 사람들은 항상 미안해해요. 미안해하니까 나는 화를 내고 싶은데 화를 못 내니까 나는 화가 다시 나요. 아니, 엄마를 이해하니까, 아니 엄마를 이해해야 하니까 화가 나는데 화가 안 나요. 그래서 결국 화가 나요. 아저씨: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 소 년: (물끄러미, 차갑게) 알아요. 아저씨는 비겁하니까. 아저씨: 미안하다. 사이 소 년: 그러나 난 아저씨도 이해해요. 아저씨, 미안해하지 마요. 미안해하면 화가 나요. 화가 나는데 화를 안 내야 하니까 내가 비참해져요. 아저씨: 그래, 더 비겁해지마. 사이 소 년: 따뜻한 걸로 골랐어요. 엄마가 아저씨랑 먹어야 하는 거라. 이거 맛있어야 해요. 아저씨: 비가 계속 온다. 괜찮아? 소 년: 여긴 맞을 만해요. 아니다. 안 맞아요. (식빵 가게 캐노픽스를 가리킨다) 아저씨는요? 아저씨: (처마를 쳐다본다. 그러나 처마라고 할 수 없는 이십 센티 정도의 콘크리트 돌출 형태라 비를 막지 못한다. 요즘 도시에선 함부로 쉽게 비를 피하기도 어렵다. 남의 영업장 앞에서 비를 피하면 장사 방해를 한다고 면박당하고 가로수의 잎은 사지 절단이 된다. 다 아는 마당에 의연할 수 없다.) 여긴 비가 많이 와. (웃으며) 다 젖었어. 소년은 아저씨가 있는 곳, 처마 밑을 바라본다. 개미들에게야 가수 싸이가 흠뻑쇼를 하는 것처럼 물이 쏟아지는 그곳이 신나는 실외 운동장처럼 보이겠지만 살이 처지고 배가 나오고 무릎이 풀리기 시작한 아저씨, 오래 고정 자세로 서 있는 것도 힘들 아저씨에게, 그 땅은 비를 피하기 좁다고 말하기 전에, 우선 처량해 보인다. 소년은 생각한다. 방금 나온 드러그스토어 안으로 다시 들어가 아까는 못 사 온 물건이 있는 것처럼 들어가 잠깐 비를 피하면 좋을 것을 왜 저러고 있는지 답답하다. 물론 안다. 드러그스토어는 아저씨 나이 때 남자가 쉽게 드나들기 편한 곳은 아니다. 소년은 자기가 있는 곳, 식빵 가게 캐노픽스를 쳐다본다. 넓다. 아저씨가 이쪽으로 오면 좋겠다. 그런데 오지 않을 것이다. 아저씨는 왜 고집스럽게 저기에 있을까. 그는 비겁하기 때문일까, 처량하기 때문일까, 어리석기 때문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캐노픽스 위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비를 본다. 빗소리를 듣는다. 소년은 슈만의 Op.68 No.12를 듣는다. 아저씨: 그렇게 보지 마렴. 나쁘진 않아. 남 눈에는 나쁘겠지만 나는 나쁘지 않아. (말꼬리를 흐린다. 마치 영화 ‘부기나이트’ 마지막 장면의 그 남자 같다. 두 손으로 자신 있게 붙잡고 일으켜 보지만 쓰러진 성기는 마음처럼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타인의 불능을 안쓰럽게 여기겠는가. 그것도 사회적으로 희생하거나 공헌한 바 없는-오락적으로 음지의 쾌락을 준 것으로 사회적 공헌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포르노 배우의 퇴직 직전을. 아저씨는 그 정도 쾌락도 못 되고 그저 처마 밑에 있을 뿐이다. 그깟 비가 뭐 대수라고. 자신감을 억지로 불러 본다. 자신감은 대답이 없다. 사이. 조금 더 큰 목소리로) 정말 나쁘지 않아. 그다지. (그러나 우스꽝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소 년: (슈만을 다 듣고) 곧, 끝나요, 그래 봤자. 아저씨: 뭐가, 말이니? 소 년: 비요. 비는 더 온다. 아저씨: 그럴까. 소 년: (번개가 친다) 안 그럴 수도 있겠어요. 제가 그리로 갈게요. 아저씨: 너, 우산도 없잖아. 소 년: 둘이 같이 맞아요. 그러면 덜 외로우니까. 아저씨: (혼자 맞는 거에 오래 익숙해서 이런 권유가 실은 무섭다) 그럴래. 소 년: (신호등을 보며) 파란 불이에요. 아저씨: 조심하렴. 소년은 깡충거리며 횡단보도를 건넌다. 소 년: (옷 속에서 식빵을 살짝 꺼내며) 아저씨가 궁금해할까 봐. 아저씨: 그래, 궁금했어. 소 년: 따뜻해요. 아저씨 먹을래요? 아저씨: 엄마랑 아저씨 가져다줘야 한다며. 소 년: 궁금해했잖아요. 감자튀김, 감자칩, 감자깡, 감자전, 감자프라이, 감자만두, 감자옹심이, 감자전, 영국식감자칩, 프랑스식감자오믈렛, 일본식감자돈가스, 독일식감자사우어크라우트곁들임, 감자회오리튀김, 생감자, 찐감자, 말린감자, 감자술, 감자팩, 감자보디크림, 감자립글로즈…. 블라블라 해놓고. (사이) 감자 박사님. 아저씨: 놀리지 마렴. 소 년: 딱 놀려야 좋은 타이밍인데, 놓치지 않을 거예요. 아저씨: 박사 아니야. 그냥, 예전에 글을 썼지. 글을 잘 쓰려고 감자 조사를 했지. 지금은 글도 감자도 모조리 다 실패했어. 나는 실패한 인생이야. 소 년: 알고 있어요. 아저씨는 실패한 인생. 저번에 만났을 때도 그렇게 말했어요. 그땐 양배추를 조사하고 있었는데. 아저씨: 내가? 소 년: 내가 호밀 식빵을 사러 가던 날이었는데요. 아저씨가 내게 식빵 사러 가냐고, 울면서 말 걸었어요. 울면서. 아저씨가 대낮에 울다니. 나는 너무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아저씨를 사랑스럽게 봤어요. 아저씨가 말했어요. 호밀 빵에는 사우어크라우트란다. 샌드위치 만들어 먹으렴, 기가 막혀. 낮술에 취해 있었어요. 나 참 기가 막혀서. 아저씨: 기억나. 소 년: 그때도 아저씨는, 멋있었어요. 아저씨: 내가? 소 년: 실패한 사람들은 다 멋있어요. 성공한 사람들은 다 밥맛이에요. 아저씨: 그렇구나. 사이 소 년: 왜, 라고 안 물어요? 아저씨: 인생에 왜가 어디 있어. 소 년: 알겠어요. (아저씨를 보며) 아저씨가 왜 시에 성공하지 못했는지 알겠어요. 아저씨: 왜? 소 년: 이런. 왜가 없다고 해 놓고. 아저씨: 왜? 소 년: 말 못 하겠어요. 아저씨: 왜? 소 년: 정말 말 못 해요. 아저씨: 그럼 말하지 마렴. 소 년: (소심하게) 왜가 없는 사람이니까. 아저씨: 응? 소 년: 왜를 묻지 않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말하잖아요. 아저씨: 그런데? 소 년: 그런데 아저씨가 갑자기 왜냐고 물어서, 이건 뭐지, 당황했어요. 아저씨: 비가 그치는 거 같다. 사이 소 년: 여하튼, 그날부터, 사우어크라우트 샌드위치를 해 먹었어요. 맛있었어요. 소금이 처음에 짰는데 시면서도 달아진다는 게 신기했어요. 아저씨: 엄마가 해 줬니? 소 년: 내가 했어요. 그쯤은 저도 할 줄 알아요. 엄마가 음식 해 주는 사람도 아니고. 아저씨: 그렇지. 소 년: 엄마는 그럴 때도 미안해해요. 미안하다고 하면서 나를 안아요. 숨이 막혀요. 싫어요. 엄마 팔에는 온통 낙서에요. 뭘 감추려고 했는지 알 수 없어요. 엄마는 가끔 저에게도 낙서를 해요. 아저씨: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너한테. 소 년: 엄마를 원망하지 않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 줘요. 아저씨: 기다리다 죽을 수도 있어. 소 년: 와우,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다. 아저씨: 우리 엄마도 그랬는데. 우리 엄마는 결국 자기를 죽였지. 나는 엄마를 용서하지 않았어. 용서하고 싶었는데 할 수가 없었어. 내 팔에도 낙서가 있다. 내 팔 좀 볼래? 사이 소 년: 싫어요. 사이 소 년: 그런데요. 감자주식은 뭐예요? 주식감자였나. 아저씨: 그건, 그건. 소 년: 말 안 해도 돼요. 그 정도는 알아요. ‘감’ 자는 아마 감소한다는 ‘감’ 자일 거고. ‘자’는 아마 자본주의 할 때 ‘자’일 거고, 주식은 요즘 영끌한다는 주식을 말하는 거겠죠, 뭐. 아저씨: 잘 아는구나. 소 년: 나는 실패한 사람이 좋아요. 아저씨처럼. 사이 소 년: (식빵을 들이밀며) 먹어도 돼요. 여기엔 제 몫이 있어요. 따끈한 건 제 몫이에요. 그들은 차가운 걸 먹어야죠. 그게 심부름시킨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당연한 몫이에요. 안락을 누리는 사람들의 몫. 아저씨: 미안하지 않아? 소 년: (단호하게) 왜요? 그들이 미안해해야죠. 엄마는 미안해하지만 뭘 미안해하는지 모르는 거 같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미안해할 필요가 없어요. 아저씨: 나는 미안해. 소 년: 제 몫을 나눠 먹어요. 아저씨: 그래도, 좀 그래. 소 년: (채근하며) 그들은 여기 없어요. 눈치 보지 말아요. 우리 같이 먹어요.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아저씨: (소년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그래도 미안하지. 그건 네 몫이지, 내 몫이 아냐. 소 년: 이건 우리들의 몫이에요. 아저씨, 나를 부끄럽게 만드네요. (식빵을 옷 속으로 넣으며) 나는 나한테 미안해하는 사람들이 싫어요. 미안하다고 너무 쉽게 성의 없이 점잖게 말하면서 자기만 회피의 천국으로 가요. 아저씨: 미안하게 되었구나. 소 년: (시계를 보며) 저는, 십 분 정도 늦게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그때까지만 같이 있어 줘요. 아저씨. 아저씨: (처마를 보며) 비가 그치는 것 같아. 소 년: 습기를 먹어 빵이 더 폭신폭신해졌어요. (쾌활하게) 비가 오는 날은 빵 만들 때 물을 조금 덜 넣어야 해요. 비 때문에 나는 추운데 빵 때문에 나는 더 따뜻해져요. 아저씨: 정말 비가 조금, 조금 가늘어졌다. 너, 아까 곧 그칠 거라고 하더니. 소 년: 비는 굵기도 하고 가늘기도 하고 굵게 조금 오기도 하고 가늘게 많이 오기도 해요. 갑자기 내려오기도 하고 갑자기 멈추기도 해요. 그걸 몰라요? 아저씨: 너 신기가 있나 봐. 십 분 후에 비가 그칠까? 소 년: 십 분 후? 아저씨: 십 분 정도 늦게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그때까지만 같이 있자며. 소 년: 아저씨? 아저씨: 응. 소 년: 정말 몰라서 그래요? 아저씨: 화났니? 소 년: 비가 와서 안 간 게 아니에요. 엄마가 아저씨랑 하는 일이 아직 안 끝났어요. 아저씨: (소년의 말이 뭘 말하는지 잘 모른다) 우산이 없는데. 소 년: 우산이 없다고 어딜 못 가요? 비가 와서 못 가요? 인생에 우산이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우산은 다들 멋으로나 쓰는 거예요. 아저씨: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소 년: 이제 팔 분 남았어요. 이빨 닦고, 양말을 신고, 단추도 채우고. 아저씨: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내가 담근 사우어크라우트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 그가 죽었어. 그걸 먹어 줄 사람이 이제 없어. 소 년: 알아요. 아저씨가 술에 취해 항상 말했어요. 사이 소 년: 빵 드실래요? 아저씨: 아니. 소 년: 실은, 저도 그랬으면 했어요. 엄마한테 새걸 주고 싶었어요. 남은 건 제가 먹고요. 그 정도가 제일 괜찮아요. 아저씨: 뭐라 할 말이 없구나. 게걸스러운 이 세상에서는, 더욱. 소 년: 이제 오 분 남았어요. 집까지 가면 딱 맞아요. 갈게요. 아저씨 잘 가요. 아저씨: 그래, 비가 다 그쳤구나. 잘 가렴. 소 년: 미안해요. 다음에 제가 그거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sauer 시큼한, kraut 양배추 / sauer에 망가진, 무기력한이라는 뜻이 있다.) 먹어 줄게요. 아저씨가 해 준 거, 같이 먹어요. 2. 오래된 아파트 단지 놀이터다. 오후, 이 시간. 보통의 아이들은 모두 학원이나 피시방에 있기 때문에 놀이터는 이제 교복 소년소녀들이 담배 피우며 잠깐 부모를 피해 돈을 피해 세상을 씹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이 아이들은 귀여운 구석이 있을 수도. 교복 소년소녀들은 담배를 피우면서 심심하면 시소를 타다가 그네를 타다가, 우리가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말이야, 몇 초 정도 반성하지만, 라이프 이스 고 온, 다시 담배를 피운다. 이럴 때 라이프 이스 고 온을 사용하는 게 맞는지 모르지만 영어를 사용하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약간은 공부를 하는 것 같아 혼란스러우면서 뿌듯하기도 하다. 아직 교복 소년소녀들도 없는 시간. 텅 빈, 잡초만 무성한 곳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 아저씨는 셀프 염색을 어느 정도 마쳤다. 이제 셀프 염색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뒷머리를 어찌할까, 언제나처럼 대충 문댈까, 그러다 아니다 싶다. 마지막은 단정하고 싶다. 소년이 놀이터로 폴짝 들어온다. 아저씨: 너구나. 소 년: 네, 저예요. 염색하나 봐요. 어제 산 걸로. 아저씨: 어제 하려다가, 비 오는 날은 염색이 잘 안 되고 흘러내려서. 그동안 비 오는 날 염색하다가 옷을 많이 버렸어. 소 년: 비 오는 날은 밖에만 비가 오는 게 아니니까요. 염색약도 축축해지고 속마음도 축축해져요. 아저씨: 빵은 폭신폭신해지고. 소 년: 재미없어요. 아저씨: 어젠 잘 갔니? 소 년: 잘 갔어요. 엄마가 좋아했어요. 아저씨가 고맙다고 했어요. 아저씨: 나 말이니? 소 년: 아뇨. 엄마 남자 친구요. 아저씨: 아저씨가 너 올 때까지 기다렸나 보다. 인사하려고. 소 년: 단추를 목까지 다 잠그고, 마치 로만 칼라처럼, 그러곤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아저씨는 단정해요. 아저씨: 나도 단정해지려고, 염색을 했어. 소 년: 단정한 아저씨는 재수 없어요. 아저씨: 나도 재수 없니? 소 년: 아저씨 같은 사람이 단정해지면 무서워요. 그 끝을 나는 다 알아요. 사이 소 년: 싫어요. 단정해지지 말아요. 어린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요. 사이 아저씨: 아저씨가 빵 먹고 가려고 했나 보다. 네가 사 온 맛있는 빵을. 소 년: 양말도 다 신고 벨트도 풀었던 흔적이 없었어요. 재킷도 다시 입은 흔적이 없었어요. 처음부터 벗지 않았나 봐요. 엄마랑 술도 마시지 않았어요. 나 혼자 별생각을 다 했어요. 그 정도는 해도 되는데. 내가 그 정도 아량은 있는데. 너무 매너가 좋았어요. 아저씨: 좋은 사람이구나. 소 년: 용돈을 주기에 받았어요. 많이 줬어요. 또 빵을 사 와야지. 아저씨랑 엄마가 편하게 쉬게 해 줘야지. 아저씨: 용돈을 받았구나. 소 년: 매너가 너무 좋아서 화가 났어요. 그를 때리고 싶었어요. 용돈을 받아서 나는 화가 났어요. 나는 나를 때리고 싶었어요. 아저씨: 그런 걸 왜 벌써 알았니? 그런 건 모르는 게 나은데. 소 년: 아저씨를 만난 다음부터, 엄마가 몸에 낙서하지 않아 나는 좋거든요. 엄마가 많이 웃어서 좋아요. 엄마가, 씻고 화장하고 몸을 예쁘게 가꿔서 나는 정말 좋아요. 엄마가 더이상 울지 않아서 좋아요. 엄마가 천장에 줄을 달지 않아서 좋아요. 베란다에 기대어 저 아래 높이를 가늠하지 않아서 좋아요. 엄마를 그렇게 만들어 준 아저씨가 너무 좋아요. 그런데, 전, 집에 들어가기 전에 빵에다 침을 뱉어요. 빵은 촉촉해져요. 그래 놓고, 그 침 뱉은 빵을 주고 용돈을 받은 거예요. 전 못된 아이예요. 사이 아저씨: 못된 아이야. 소 년: 네? 아저씨: 못된 아이야. 내 뒷머리 염색 좀 해 줄래? 사이 소 년: 싫은데요. 아저씨: 우선 비닐장갑을 끼고. 소 년: 싫어요. 아저씨: 단정해져도 네가 안다는 그 길로 안 갈게. 소 년: 싫은데. (싫다고 하면서 비닐장갑을 낀다. 포기한 걸까. 믿는 걸까) 아저씨: 냄새가 독하니까,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소 년: 아저씨 냄새만큼 독할까. 아저씨: 내 냄새? 소 년: 네. 아저씨: 홀아비 냄새가 나니? 아, 너 홀아비라는 낱말을 아니? 소 년: 그쯤은 알아요. 홀아비는 서 말 구슬을 꿴다! 아저씨: 홀아비가 아닐걸. 구슬이 아니거나. 소 년: 제 말은 홀아비일수록 구슬을 꿰어야 한다! 아저씨: 그럼, 냄새가 안 나겠네. 소 년: 냄새가 나요. 아저씨: 무슨 냄새가 나. 늙은 냄새가 나니? 소 년: (망설이다가) 슬픈 냄새요. 사이 소 년: 슬픈 냄새가 나요. 못 닦은 냄비의 눌어붙은 라면 냄새, 찬밥에서 나는 딱딱한 냄새, 보일러를 켜지 않은 방의 차가운 냄새, 혼자 마시는 소주 냄새, 눈알에 초점을 잃은 냄새, 가누지 못하는 오줌의 냄새, 기름기 없이 가늘어진 흰 머리의 냄새. 아저씨: 혼자 늙는 남자의 냄새구나. 소 년: 그냥 슬픈 냄새가 나요. 심심하고 할 일 없어 아무나하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외로운 냄새가 아니에요. 사랑하는 것을 모두 잃고 광야에 서 있는 남자의 냄새. 곧 자신도 잃을 것 같은, 슬픈 냄새가 나요. 사이 소 년: 그냥 빵 냄새만 맡아도 그 슬픔의 냄새가 사라질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살아요? 제가 좋아하는 명대사가 있어요. 아저씨: 명대사? 소 년: 보족세트와 비빔막국수요! 아저씨: 무슨 영화야? 소 년: 영애 누나랑 혜준이 누나랑 선영이 누나랑 홍내 형아랑 현철이 형아가 아름답고. 아저씨: 그래 그게 무슨 영화니? 소 년: 종준이 아저씨랑 해숙이 아줌마가 너무 멋진 구경이요. 자살을 결심했던 소년은 그 말을 듣고 꿀꺽 침을 삼킨 후 살아가게 됩니다. 아저씨: 명대사구나. 소 년: 그러니, 아저씨도 식빵을 먹어요. 아저씨: 그래. 식빵을 먹어야겠구나. 그럼 우선 염색을 빨리 끝내야겠구나. 멋을 부리고 싶구나. 소 년: 좋아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나요? 우선 장갑을 끼고. 그들은 오래 조용히 염색을 한다. 빛을 받아 머리에서 윤이 난다. 염색이 끝난다. 아저씨: 고맙다. 잠깐 기다릴래. 염색했으니 머리를 감아야 해. 창포물로. 소 년: 머리 감고 만나요. 아저씨: 그럴까. 소 년: 잘 감아요. 전, 그사이, 같이 먹을 식빵을 사 올게요. 아저씨: 무슨 빵을 사 올 거니? 소 년: 마늘이랑 양파가 들어 있는 빵을 사 올까 해요. 아저씨: 네가 그런 걸 먹을 수 있어? 매울 텐데. 소 년: 아저씨. 나, 이래 봬도, 엄마 남자 친구가 아빠 친구인 사람이에요. 인생이 이렇게 매운데, 그깟 매운 빵 정도야. 아저씨: 그렇구나. 그래 넌, 그럴 수 있겠구나. 나는 매운 인생을 견딜 수가 없는데. 너는 의젓하구나. 소 년: 아저씨, 머리 감고 나와요. 저는 빵을 사 올게요. 아저씨: 그래. 있다 보자. 아저씨는 염색약 도구를 챙기고 저벅저벅 기쁘게 집으로 향한다. 소년도 식빵을 사러 간다. 깡충깡충. 놀이터는 다시 텅 빈다. 오래. 텅 빈 놀이터. 식빵을 사러 갔던 소년이 빵을 사 온다. 소년은 언제나 그렇듯 빵을 가슴에 품고 있다. 소년은 아저씨를 기다린다. 아저씨가 오지 않는다. 어디선가, 구급차 소리. 소년은 식빵을 결국 혼자 뜯어 먹으며 화가 났다. 오랜 시간 소년을 텅 빈 놀이터에 둔 아저씨가 소년에게 온다. 소년 화가 나서 아저씨에게 달려가 아저씨를 때린다. 소 년: 아저씨. 그렇게 제멋대로 하니 자유로워요? 아저씨: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자유롭지 않구나. 소 년: 그럼, 내가 자유롭게 해 줄게요. 죽어 버려. 소년, 깡충 뛰며 아저씨 목을 조르려고 한다. 아저씨: 이제 안 할게. 정말이야. 자유가 뭔지 알고 싶었어. 미안해. 소년, 아저씨의 발목을 때린다. 소 년: 자유가 뭐긴 뭐예요. 자유가 자유지. 아저씨: 자유가 자유구나. 소 년: 엄마는 내게 빵 심부름시킬 때마다 미안해했어요. 미안해하지 말고, 엄마. 낙서나 하지 마. 이미 우리에겐 지울 낙서가 이만큼이야! 아저씨: 그게, 난 힘들구나. 소 년: 이거나 먹어요. 아저씨: (자기 머리를 만지며) 염색이 잘 나왔어. 고마워. 단정하게 잘 가고 싶었어. 사이, 어두워졌다가 환해진다. 다시 놀이터. 놀이터는 조용하다. 소년 혼자 빵을 먹고 있다. 여전히 조용히. 품 안에 넣었던 빵을 새 모이만큼 아주 조금 뜯어서. 다시 품 안에 넣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걸까. 그래 인생을 멀리서 보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평화롭다. 그래 인생을 가까이서 보자. 무슨 일이 계속 일어난다. 그렇다고 평화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볼 것인가. 멀리 볼 것인가. 가까이 볼 것인가. 아저씨가 놀이터로 들어온다. 아저씨 단정하다. 아저씨: 못된 아이야. 소 년: 아저씨. 오우! 몰라봤어요. 아저씨: 너 덕분이다. 나 안 갔어. 가려다 말았어. 소 년: 아저씨를 기다렸어요. 오래 기다렸어요. 그러나 올 거라고 확신했어요. (품 안에 있는 빵을 꺼내며) 이거. 아저씨: 나도, 빵을 기다렸어. 소 년: 절 기다린 거예요? 아니면 빵을 기다린 거예요. 아저씨: 빵을 기다렸지. 네가 사 오겠다고 했던 마늘 양파 빵을. 소 년: 쳇. 아저씨: 삐졌니? 소 년: 조금 먼저 먹었어요. 아저씨: 그 빵을 같이 먹을 너를 기 아저씨: 내가 너 안아 줘도 되니. 살고 싶구나. 소 년: 그럼요. 전 괜찮아요. 언제든 같이 안아요. 다렸지. 사이 아저씨: 그런데, 못된 아이야. 소 년: (소년은 아저씨를 보지 않는다) 네. 아저씨: 너는 식빵을 사러 어디까지 갔니? 소 년: 왜요? 아저씨: 나도 널 너무 오래 기다렸어. 네가 오지 않더구나. 정말 너무 많은 생각을 했어.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어. 식빵을 사러 어디까지 갔니? 소 년: 아저씨 같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데로요. 아저씨: 나 같은 사람? 나에 대해 알아? 소 년: (냉정하게) 잘 알아요. 당신 같은 사람들. 떠나간 사람만 그리워하는 사람. 고통 속을 떠도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들. 아저씨: 내가 그랬니? 소 년: 우리 엄마랑 똑같아요. 아저씨: 우리 엄마도 그랬는데. 소 년: 나는 아저씨처럼 안 클 거예요. 사이 소 년: 삶은 멀리 있으면 바로 앞에서 안아 줄 것처럼 오라고 하면서 정작 앞으로 가면 멀어져요. 나는 그걸 알아요. 아저씨: 너는 몰라야 하는 걸 너무 빨리 알았구나. 그래서 재밌니? 소 년: 재미가 없을 게 뭐가 있어요. 빵을 사러 갈 때 매일 달라요. 날씨가 달라요. 재밌어요. 길의 사람들이 늙어 가요. 재밌어요. 나무는 키가 자라고 도로는 파여요. 겨울이 되면 보도블록을 새로 깔아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요. 상처가 나요. 상처가 조금씩 지워져요. 다른 상처가 생겨요. 침을 바르고 약을 바르고 안아 줘요. 몸이 커져요. 비가 오면 차분해져요. 바람 부는 날은 창밖에 화분을 내다 놔요. 아저씨: 비가 오면 비가 새고 바람 부는 날은 지붕이 날아가는 게 아니고. 소 년: 그럼요. 비가 새면 방수공사를 해야겠다, 다른 집 천장은 괜찮을까. 바람이 불면 오즈에 다녀와야겠구나, 같이 다녀와야겠다. 아저씨: 그래서 너는 식빵을 사러 어디까지 갔다 왔니? 어제 그 식빵 집? 소 년: 아뇨. 아저씨 같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데로요. 아저씨, 자꾸 나한테 그런 거 묻지 말고 차라리 빨리 죽어요. 내게 상처만 가득 주고 떠나요. 이기적이고 못된 아저씨야. 사이, 어두워졌다 다시 환해진다. 다시 놀이터. 놀이터는 텅 비어 있다. 아저씨는 자고 있다. 아저씨 옆에 봉지가 있다. 소년이 나타난다. 아저씨 일어난다. 아저씨: 너 또 식빵 사러 가니? 소 년: 네. 아뇨. 아저씨: 네? 아뇨? 소 년: 응, 아니야. 아저씨: 그거 유행하는 말이지. 부정의 긍정 같기도 하고 긍정의 긍정 같기도 하고 긍정의 부정 같기도 하고 부정의 부정 같기도 하구나. 소 년: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아저씨: 모르겠다. 소 년: 저번에 아저씨 오래 기다렸어요. 화났어요. 아저씨: 염색하고 머리를 감고 나니까 잠이 솔솔 왔어. 그래서 아주 오래 깊은 잠에 빠졌어. 소 년: 저를 잊을 정도로요. 아저씨: 너는 안 잊지. 나를 잊고 싶었어. 잊혀지고 싶었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김광석의 노래 그날들 가사 중에서. 사이 소 년: 오늘 제가 사 온 빵은 뭐게요? 아저씨: 빵을 사서 오는 길이었구나. 소 년: 네. 그래서 아까 응, 아니야라고 했어요. 아저씨: 오늘은 무슨 식빵을 사 왔니? 소 년: (아저씨에게 식빵을 주며) 테두리에 설탕이 마구 뿌려진 식빵을 사 왔어요. 아저씨: 맛있구나. 소 년: 이건 조금 식어도 맛있어요. 식빵은 식으면 맛이 덜해요. 그래서 품 안에 오래 두느라 저는 좀 힘들었어요. 저번에 아저씨가 안 오기에, 그걸 다 먹었어요. 처음에는 새 모이만큼 먹었는데 결국 나 혼자 다 먹었어요. 아저씨가 안 오니까 무서워서 나중에는 화가 나서 다 먹었어요. 미안해요. 아저씨: 미안하구나. 사람들이 깨워 줘서 일어났어. 소 년: 괜찮아요. 이제라도 잠에서 깨어났으니까. 아저씨: 이거 정말 맛있구나. 꿀맛이다. 소 년: 꿀맛이라뇨. 설탕 맛이죠. 사이 아저씨: 날 좀 안아 줄래. 소 년: (망설임 없이) 기꺼이요. (안아 준다) 사이 아저씨: 이거 정말 맛있구나. 설탕 맛이 이렇게 맛있다니. 참, 이거. (봉지를 열어 보인다) 소 년: 뭐예요? 아저씨: 사우어크라우트야. 같이 먹자. 소 년: 저번에 말했던. 같이 먹어요. 아저씨: 응. 이걸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어. 같이 못 가서 항상 미안해했어. 소 년: 그 사람은 그걸 원하지 않을 거예요.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으며) 맛있다. 짠맛이 단맛이 되었어. 시고 달콤하고 짜고 고소해요. 아저씨: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이제 살아야겠어. 그만해야겠어. 사이 아저씨: 내가 너 안아 줘도 되니. 살고 싶구나. 소 년: 그럼요. 전 괜찮아요. 언제든 같이 안아요. 끝.
  • 코로나에도 프랜차이즈 매출·고용 늘었다

    코로나에도 프랜차이즈 매출·고용 늘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매출과 고용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가맹점 수는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통계청은 26일 발표한 2021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조사 결과(잠정)에서 지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84조 8000억원으로 2020년보다 14.2%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16.9%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프랜차이즈 종사자 수도 83만 4000명으로 2020년보다 4.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경기 회복과 더불어 2020년 매출액과 종사자 수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매출액과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0.3%, 5.2% 줄며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바 있다. 업종별 매출액은 김밥·간이음식(41.2%), 중식·일식 등 외국식(38.3%), 한식(24.2%), 안경·렌즈(22.6%), 치킨전문점(22.5%)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했다. 반면 가정용 세탁(-12.9%)은 감소했다. 가맹점 수는 26만개로 2020년보다 10.6% 늘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증가율이다. 가맹점 수는 2020년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 갔다.
  • [우주를 보다] 보름달 뒤로 숨는 화성의 ‘희귀한 엄폐’ 포착

    [우주를 보다] 보름달 뒤로 숨는 화성의 ‘희귀한 엄폐’ 포착

    화성이 보름달 뒤로 숨는 '희귀한 엄폐'가 관측됐다.  12월 8일 지구촌 밤하늘에서 일어난 희귀한 천문현상 두 개를 동시에 타임랩스로 잡은 사진이 16일자 '오늘의 천체사진(APOD)'에 게재됐다.  붉은 행성 화성이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의 정반대편에 위치하는 충(衝)에 이르렀으며, 그 시각이 또 달 역시 태양의 정반대편에 이르러 망(望), 곧 완벽한 보름달이 되었다. 다시 말해 우주공간에서 달과 화성이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과 동시에 일직선상에 위치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더불어 유럽과 북미 전역의 일부 지역에서 볼 때 화성이 달의 뒤는 숨는 엄폐현상까지 관측됐다. 부끄러운 듯 화성이 달의 뒤로 숨어드는 이 엄폐는 약 1시간 동안 지속되었으며, 그후 화성은 달의 위쪽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슬로바키아 동부의 코시체 시에서 본 화성의 달 엄폐는 해가 뜨기 직전에 일어났다. 이 놀랍고도 감질나는 광경은 한 천체사진 작가에 의해 망원 타임랩스 노출 시퀀스에 기록되었다. 붉은 행성이 달의 원반 뒤로 사라졌다가 2022년 마지막 보름달인 따뜻한 빛깔의 보름달 뒤로 다시 나타나기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천체의 빛이 행성이나 위성과 같은 다른 천체에 의하여 가려지는 것을 '엄폐'라 한다. 이 같은 현상이 달이나 태양에서 일어날 때는 월식, 일식이 된다. 붉은 행성 화성의 다음 달 엄폐 시기는 새해 1월 3일 달이 상현 단계에 있을 때다. 그러나 달의 엄폐는 지구상의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1월 3일 화성의 엄폐는 남대서양, 남아프리카, 인도양 일부에서 볼 수 있다. 
  • 서울시, 뿌리산업 지켜온 18인 ‘우수숙련기술인’ 첫 선정

    서울시, 뿌리산업 지켜온 18인 ‘우수숙련기술인’ 첫 선정

    서울시가 올해 처음으로 도시제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지역 숙련기술 발전을 위해 힘써온 2022년 서울특별시 우수숙련기술인 18명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기계금속 분야 우수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된 이춘성 천우엔지니어링 대표는 48년차 장인이다. 1970년 나주한독공고 기계과에서 독일식 실습교육을 받고 20살부터 동양정밀공업에서 금형 등 뿌리산업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지금껏 기계금속 외길을 걷고 있다. 주얼리 분야 우수숙련기술인으로 뽑힌 전정남 우진공방 대표는 올해로 주얼리 공예를 시작한지 48년이 됐다. 15살부터 친구의 권유로 우리나라 최초의 옥 가공 공장이었던 한국 제이드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우진공방 대표로서 옥석패물가공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선정은 올해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래동 현장을 방문하고 숙련기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는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시작된 사업이다. 제1회 ‘우수숙련기술인 시상식’은 15일 서울시청에서 개최된다. 서울시는 주얼리 5명, 의류봉제 4명, 기계금속 3명, 수제화 5명, 인쇄분야 1명 등 총 18명을 선정했다. 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되면 인증서와 인증현판을 수여하고, 개발 장려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 향긋한 향 찰랑… 홈파티 달굴 마법 같은 한잔

    향긋한 향 찰랑… 홈파티 달굴 마법 같은 한잔

    롯데百, 25일까지 150억원 물량 ‘와인앤리커 페스티벌’세븐일레븐, 매릴린 먼로가 사랑한 ‘파이퍼하이직’ 흥행와인나라, 아라스 그랑 빈티지 등 역작들 최대 47% 할인 엔데믹 이후 첫 연말연시를 맞아 그동안 미뤄 둔 파티, 모임,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집이나 호텔 등에서 편하게 파티를 즐기려는 ‘홈파티’와 ‘호캉스’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돋워 줄 와인이나 샴페인,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12월 한 달간 와인 판매량, 한 해 분량의 20% 차지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와인 다섯 병 가운데 한 병은 12월 한 달에 팔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2월 와인 매출이 연매출의 15%에 이를 정도다. 편의점 이마트24 역시 12월에 한 해 와인 매출의 19%가 결정된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22일부터 31일 사이 매출은 12월 매출의 절반 이상(52.8%)을 차지한다. 이런 분위기 속 업계는 다양한 할인 행사로 대목 잡기에 나섰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16일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까지 하반기 결산 ‘와인앤리커 페스티벌’을 열고 150억원 물량의 와인 이벤트를 선보인다. 특히 연말 선물이나 파티에서 선호도가 높은 샴페인 물량을 역대 최대인 36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롯데마트의 와인 전문숍 보틀벙커도 고객참여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연말 홈파티에 어울리는 다양한 페어링푸드와 와인 용품군을 강화했다. 31일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표하는 독일식 과일 케이크인 슈톨렌의 유명 브랜드 ‘로브니’ 상품을 판매하고 테이블웨어, 양초 등 다양한 파티 용품도 함께 선보인다.편의점 세븐일레븐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스파클링 와인인 샴페인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12월 한 달간 샴페인 행사를 여는 세븐일레븐은 행사가 시작된 첫주인 2~4일 3일간 전년 대비 3배 이상 많이 준비한 행사 물량의 50% 이상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특히 매릴린 먼로가 사랑한 샴페인으로 유명한 ‘파이퍼하이직’과 세븐일레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샴페인 ‘뽀므리 하트 에디션’도 준비한 물량의 70% 이상이 판매됐다. ●와인 수입사·대형마트 ‘인기 작’ 기획전 러시 대형마트도 홈파티에서 즐기기 좋은 다양한 주류를 선보인다. 이마트는 이달 30일까지 ‘2022년 인기 와인 모음전’을 연다. 28일까지는 9종의 와인을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21일까지 와인 기획전을 진행한다. 구대륙 와인 3000여종, 신대륙 와인 300여종 등을 2병 구매 시 20% 할인하는 이벤트를 연다. 롯데마트도 전 점에서 28일까지 ‘12월 스파클링 대전’ 테마로 인기 샴페인을 포함한 60여종의 상품을 최대 20% 할인한다.와인 수입사도 행사에 돌입했다. 아영FBC가 운영하는 와인나라는 31일까지 ‘마틴 레이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 ‘샴페인 뀌베 르누아르’를 최대 47% 할인한다. 세계적인 밸류 와인메이커 마틴레이의 역작 ‘마틴레이 소노마코스트 피노누아’는 3병 구매 시 정상가(6만원) 대비 35%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인기인 호주의 스파클링 와인 ‘아라스 그랑 빈티지’는 3병 구매 시 정상가(18만원) 대비 47%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새로운 것 찾는 MZ세대 … 위스키 인기도 급상승 와인과 더불어 위스키의 인기도 뜨겁다. 특히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20~30대)의 취향을 반영한 주종 레시피가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칵테일’과 ‘하이볼’ 제조를 위해 위스키를 구매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높은 가격대와 중후한 이미지로 그동안 심리적 거리감이 있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위스키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더 편하게 위스키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편의점에서도 프리미엄 위스키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 CU가 최근 3년간 위스키 매출신장률을 들여다본 결과 2019년에 10.6%를 기록했던 숫자는 2020년 59.5%, 2021년 99.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1~11월) 역시 다른 주류 대비 15% 이상 높은 49.8%를 기록하고 있다. 술의 진짜 매력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배가 된다고 한다. 우리의 감각은 상대적이어서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면 술맛도 더 좋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다가오는 연말연시 가족과 친지, 연인,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와인·위스키를 엄선해 소개한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새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새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셰프 겸 칼럼니스트

    어떤 식재료는 너무 흔한 나머지 가치가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새우다. 새우는 온갖 음식과 어울리는 옛말로는 팔방미인, 요즘 말론 ‘인싸’인 식재료다. 특별히 몸에 이상반응을 일으키는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게 아니라면 딱히 싫어하는 이들이 많지 않고, 오히려 열렬한 팬이 많은 식재료지만 의외로 우리는 새우에 관해 깊게 생각하진 않는다. 식당에서 냄비 속 새우가 ‘오버 쿡’(과도하게 익음)이 됐다고 불만을 표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새우는 생각보다 민감한 재료다. 불판에 새우와 고기가 같이 올라간 상황을 가정해 보자. 보통의 경우라면 온 정신이 새우보다 고기에 가 있을 확률이 높다. 고기는 기필코 웰던이 되거나 타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지만 새우는 왠지 덜 익으면 안 될 거 같으니 바짝 익히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다. 해산물은 완전히 익히는 게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새우도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단백질 덩어리다. 오래 열을 가하게 되면 수분이 빠지면서 육질이 단단해진다. 미디엄으로 완벽하게 잘 익힌 새우를 한 번이라도 맛보면 새우를 바짝 익히는 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금방 깨달을 수 있다. 갑각류인 새우는 해산물 중에서도 독특한 위상의 식재료다. 바닷속 생물은 삼투압으로 인해 바닷물에 수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체내에 아미노산을 축적한다. 해산물에서 단맛이 나는 이유다. 새우는 다른 해산물보다 단맛이 더 강한데 아미노산 성분 중 글리신을 특히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우의 맛은 결국 이 단맛을 어떻게 유지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일식집에서 흔히 목격되는 단새우(일본어로 아마에비)는 단맛이 강해 붙은 이름이다. 단새우가 달긴 달지만 다른 새우도 사실 만만찮은 단맛을 지니고 있다. 다만 어떤 상태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새우는 바다에서 나오자마자 신선함을 급격히 잃는데 여기엔 육질의 탄력, 단맛도 포함된다. 새우의 죽음을 감지한 체내 효소가 열심히 아미노산을 분해하기에 새우의 신선함을 오래 유지하려면 효소가 저장돼 있는 머리를 즉각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새우 머리를 떼어내는 게 소비자에겐 최선의 처리 방법이지만, 판매자 입장에선 달갑지만은 않다. 선도가 떨어지고 있을지언정 머리가 붙어 있는 게 보기엔 좋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도매상을 거치고 난 후 소매 단위에서 선도가 매우 좋은 새우를 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수입산 새우는 대부분 냉동새우를 해동해서 판매한다. 현지에서 신선할 때 급랭 처리한 경우라 해동한 직후엔 그래도 선도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이후에 빠르게 신선함을 잃어 간다는 점과, 생물 새우에 비해 풍미가 확실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생물 새우의 껍질을 벗기면 끈적하고 투명한 체액이 묻어나는데 이것이 단맛의 핵심이다. 껍질을 벗기고 새우살을 물에 씻어 버리면 풍부한 단맛도 함께 씻겨져 버린다. 신선한 생물 새우를 사서 껍질을 벗긴 후 물에 씻으면 해동한 냉동새우와 풍미 면에선 크게 다를 바가 없어지는 셈이다. 굽는다면 껍질을 벗기지 않고 구워야 단맛이 비교적 유지된다. 껍질을 까는 수고스러움이 금방 잊힐 정도로 달콤한 새우맛이 충분한 보상을 준다. 껍질을 깐 후 급랭한 탈각 새우는 새우가 가진 고유의 단맛을 포기하고 극단적으로 편리함을 좇은 제품이다. 어떻게 조리하든 새우의 단맛은 반감될 수밖에 없기에 맛의 포인트는 결국 식감에 달려 있다. 껍질이 없으니 금방 익는데 골든타임이 지나면 새우 향이 나는 거친 고무 같은 식감과 만나게 된다. 노련한 요리사라면 단맛을 잃은 탈각 새우에 소스나 향신료 등으로 맛과 향을 입히되 식감은 부드럽게 살려 조리할 가능성이 높다.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사람들도 새우라면 사족을 못 쓴다. 유럽에서 가장 비싼 새우로 손꼽히는 새우는 붉은 새우다. 스페인에선 카라비네로, 이탈리아에선 감베로 로소라고 부르는데, 랍스터 뺨칠 정도로 현존하는 새우 중에서 가장 풍미가 좋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맛봤던 새우는 우엘바 흰 새우다. 옅은 분홍빛을 띠는데 익히면 붉어지는 보통의 새우와 달리 하얗게 변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우엘바 앞바다에서 주로 잡히는데 풍미는 카라비네로에 비해 떨어질지언정 새우에 설탕 시럽을 뿌린 것 같은 깊은 단맛이 특징이다. 살짝 굽거나 데친 후 소금과 올리브유, 레몬즙 약간이면 더 손댈 게 없다. 좋은 재료 앞에서 잔재주가 무슨 소용일까란 생각이 절로 드는 맛으로 기억한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돌아오는 건 큰 즐거움이다. 우리는 새우에 대해 좀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 “오늘 메뉴 스시뿐이네”…카타르 노출女, 日 조롱 논란

    “오늘 메뉴 스시뿐이네”…카타르 노출女, 日 조롱 논란

    노출 의상을 입고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카타르 월드컵 미녀’로 떠오른 모델이 일본전 이후 스시를 먹는 조롱성 영상을 올려 논란을 샀다. 일본은 지난 6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1-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 후 독일 출신 크로아티아 팬으로 알려진 모델 이바나 놀(30)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 일식당에서 스시롤을 먹는 영상을 올렸다.이바나 놀은 “오늘 메뉴는 스시뿐이네”라는 글과 함께, 젓가락을 까딱거리며 몸을 흔들었다. 축구 팬들은 댓글로 “비록 크로아티아가 이겼지만 일본의 경기력은 훌륭했다. 상대를 존중해라”, “크로아티아 다음 상대는 브라질이다”, “이런 영상은 옳지 않다”며 경솔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놀은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16강전까지 네 경기 모두 직관하며 다양한 노출 패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파격 노출’ 월드컵 미녀 등장에…카타르男, ‘찰칵’ 포착 그는 ‘어깨 노출과 무릎이 드러나는 짧은 스커트를 삼가달라’는 카타르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 보이고 몸에 붙는 옷을 입었다. 최근 한 외신 카메라에는 노출 의상을 입은 이바나 놀의 등장에 카타르 남성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카타르 전통 의상 차림으로 관중석에 앉아 있던 남성 두 명이 그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이후 영국 축구 플랫폼 ‘트롤 풋볼’은 트위터 계정에는 “남자는 남자다”라는 멘트와 함께 해당 사진이 공유됐다.반면 카타르 기업가인 무함마드 하산 알제파이리는 “남성들이 그녀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우리 문화와 관련해 그녀가 옷을 잘못 입은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대신 해명했다. 그러면서 카타르 현지 규율을 확인해보라며 “아마도 남성들은 그녀를 신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놀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복장 규정에 대해 “나는 매우 화가 났다. 내가 무슬림이 아니고, 유럽에서 우리가 히잡과 니캅을 존중한다면, 나는 그들도 우리의 삶의 방식과 종교, 그리고 결국에는 내 드레스와 비키니 차림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월드컵 때문에 이곳에 온 크로아티아 출신의 가톨릭 신자이다”라고 말했다. 또 ‘옷 때문에 체포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결코 그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드레스는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다”고 답해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 나주시, 먹거리 관광명소 만든다

    나주시, 먹거리 관광명소 만든다

    전남 나주시가 지역 대표 맛집 지정·육성을 위한 ‘나주밥상’(가칭) 종합계획 수립의 첫 단추가 될 ‘소비자 인식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응답자 기본조사’, ‘나주시 음식점에 대한 인식’, ‘나주대표 맛집 지정에 대한 소비자 인식’ 등 3개 분야 19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이번 설문인 ‘나주시에 가볼만 한 맛집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88.6%(1700명)이 ‘있다고 답했다. 음식점 선호도는 ‘한식’이 78.7%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양식(6.8%), 일식(5.6%)이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나주 대표 음식은 ‘곰탕’(78.1%), ‘홍어’(7.1%), ‘불고기’(4.8%), ‘장어’(4.5%), ‘기타’(5.5%) 순으로 나타났다. ‘나주밥상 대표 맛집 지정 시 방문 의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7.2%가 ‘방문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맛집 지정 기준으로는 ‘지역 향토 대표음식 메뉴 취급’이 37.4%로 가장 높았으며 ‘영업장 환경(청결·위생·화장실 등)’(26.1%), ‘로컬푸드 식자재 사용’(11.1%), ‘상차림’(9,9%) 등을 꼽았다. 대표 맛집 1인의 적정 가격대로는 ‘1만원 내외’가 전체 응답자 중 64%(1229명)로 가장 많았다. 시는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표 맛집 지정·육성 기준을 마련하고 관내 외식업소 대상 나주밥상 참여 업소를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소비자 인식이 담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나주 음식문화, 외식업소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고 안전한 외식문화를 조성해가겠다”라며 “나주밥상 대표 맛집 육성을 통해 나주만의 특색 있는 먹거리 관광 명소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가겠다”라고 밝혔다.
  • 일본 초밥 달인으로부터 배운다

    일본 초밥 달인으로부터 배운다

    ‘일본 초밥 장인 초청 특강’이 영남이공대에서 열렸다. 이번 특강은 일본 오노 그룹 오노노하나레 하카타 총괄 노구치다이치 장인을 초청해 글로벌외식산업과 재학생과 수시 1차 합격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일식 모둠 초밥 조리 실습을 통한 요리 및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노구치다이치 장인은 일본 초밥 업계 현황, 초밥 장인의 경쟁력 등의 내용과 함께 초밥 기초 재료의 이해와 설명, 이론 지식 등을 교육하고, 초밥 식재료 준비부터 초밥 장인의 숙련된 생선 손질까지 초밥 조리를 시연했다. 시연 후 1:1 체험실습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영남이공대 글로벌외식산업과 신승훈 교수는 “일본 초밥 장인의 일식 모둠 초밥 조리 과정 체험을 통해 재학생들과 예비 신입생들이 초밥 조리에 쉽게 다가갈수 있길 바란다”라며 “실무 중심 교육 및 특강을 통해 완전한 조리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 외식인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전주한옥마을에서 일식·중식 판매되나…전주시, 규제 완화 검토 중

    전주한옥마을에서 일식·중식 판매되나…전주시, 규제 완화 검토 중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일식과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음식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주시는 전주한옥마을 활성화를 위해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을 음식점 허용 품목 제한을 해제하는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현재 검토 중인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 규제 완화 대상은 음식 품목과 층수 제한 등이다. 그동안 전주한옥마을 내 음식점에선 전통음식만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는 최근 관광 추세가 음식 체험(맛집 탐방) 중심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하고 전통음식 이외 일식과 중식, 양식 등 모든 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단, 조리 시 냄새가 심한 꼬치구이와 프랜차이즈(커피숍, 제과점, 제빵점)에 대해서는 판매 제한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태조로와 기린로 일부 대지에 한해 지상 2층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지상 1층으로 돼 있는 한옥마을 건축물 층수 제한을 2층으로 확대 허용하고, 지하층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 변경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정비) 변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도입된 전통문화구역(한옥마을) 지구단위계획이 다소 경직되게 운영돼왔다”며 “앞으로는 트랜드에 맞는 관광 먹거리를 제공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한옥마을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구단위계획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순수익 월 2천만원”…이진환, 어떤 직업이길래

    “순수익 월 2천만원”…이진환, 어떤 직업이길래

    개그맨 이진환이 연예계를 떠나 일식당을 운영, 월 순수익이 2000만원이라고 밝혔다. 28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이진환을 만나다] MBC 신인상 휩쓸고 돌연 잠적한 허무개그 개그맨 근황, 역삼동 오마카세 셰프’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앞서 이진환은 지난 2000년 ‘코미디하우스’에서 허무 개그로 얼굴을 알린 바 있으나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 자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진환은 “(강남) 역삼동에 1000만원, 월세 90만원인 포장마차를 차렸는데 이 가게가 초대박이 났다”며 “하루에 150만원씩 팔았다. 권리금도 없는 가게에 들어가 권리금을 많이 받고 팔았다”고 밝혔다. 이후 이진환은 일식을 더 세세하게 배워 오마카세 가게를 차렸다며 “4년 6개월간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혼자 일식을 공부했다. 모든 종류의 회를 잡아보고 숙성시켜봤다. 저만의 데이터가 다 있다”고 자부했다. 다만 이진환은 개그맨 복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대답을 내놨다. 그는 “오마카세로 넘어오면서 개그계는 완전히 차단했다. 개그맨을 다시 할 생각은 없다”며 “저는 제 음식에 자부심이 있다. 특출나게 잘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너무 재밌다. 회를 갖고 열가지 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진환은 월 수입을 묻는 말에 “하루에 4시간씩 4팀만 받으면서 한 달에 순수익으로 1500만~2000만원씩 가져가고 있다. 그전에 돈은 많이 벌어놨다”며 “이제는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차린 가게다. 이것보다 더 좋은 직업이 어딨겠냐”고 설명했다. 특히 이진환은 “역삼동에 집 한 채 있고, 노후 대책으로 오피스텔도 하나 갖고 있다. 여기에 지금 월수입 나온 걸로 충분히 먹고 살고, 충분히 놀고 있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 [지구를 보다] 지구에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마지막 부분일식

    [지구를 보다] 지구에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마지막 부분일식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지난 2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에서 시작해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 중동, 서아시아 등에서 올해의 마지막 부분일식이 펼쳐졌다. 부분일식은 달의 그림자에 의해 태양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현상으로 각 지역의 기상 조건에 따라 지상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관측된다.그렇다면 우주에서 일식을 본다면 어떻게 관측될까? 흥미로운 이 질문의 답은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가 운영하는 위성이 내놨다. 기후변화 예측과 날씨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메테오샛(Meteosat) 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화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달의 그림자가 북대서양과 유럽 위로 이동한 뒤 아시아 위에서 끝나는 것. 이는 지상에서 일식을 관측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달 자오선 통과‘(lunar transit)라 부른다.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일식은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 팽현숙 “양평서 레스토랑 운영…불륜 카페 됐다”

    팽현숙 “양평서 레스토랑 운영…불륜 카페 됐다”

    방송인 팽현숙이 ‘알토란’에 셀럽 셰프로 출연한다. 25일 방송되는 MBN ‘우리가 아는 맛, 알토란’에서는 연예인 셰프 특집으로 방송인 팽현숙의 ‘1타 3피 만능 양념장’ 레시피와 이를 활용한 김치, 닭볶음탕, 진미채 볶음 레시피가 공개된다. 이날 한식, 일식, 중식, 양식 4개의 조리기능사 자격증 보유 사실을 고백한 팽현숙은 “한 번에 붙은 자격증은 없다. 4년에 걸쳐서 떨어지면 도전하고, 또 떨어지면 도전해서 4개를 땄다. 의사가 자격증이 없으면 의사인가? (요식업을 하면서) 최소한의 자격증은 따야 인정을 받지 않을까 해서 모두 땄다”라고 진짜 셰프임을 입증한다. 이후 그의 ‘만능 양념장’으로 만든 요리 3종을 맛본 패널들이 모두 극찬을 쏟아내 그 맛에 궁금증을 유발한다. 현재 줄 서는 대박 음식점을 운영하는 팽현숙은 “많은 분들이 내가 사업을 7~8가지 정도 하다 망한 줄 알더라. 그 이상이다. 강남에서 도자기 가게도 해봤고, 옷 가게, 레스토랑도 했다가 망했다. 그리고 불륜 카페(?)도 했었는데, 사실은 패밀리 레스토랑인데 경기도 양평에 산속에 있다 보니 불륜 커플들이 많이 와서 어느새 불륜 카페가 됐다”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이와 더불어 팽현숙은 “얼마 전 부부가 아닌 단독 광고 섭외 연락을 받았다. 남편 최양락씨는 요즘 내 보조로 따라다니고 있다”라고 말하며 역전된 ‘부부 인지도’도 고백한다. ‘15분 컷’ 김치부터 ‘밥도둑’인 닭볶음탕, ‘반찬계 스테디셀러’인 진미채 볶음까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팽현숙 셰프의 ‘만능 양념장 레시피는 25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되는 MBN ‘알토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나’라 믿었던 ‘나’가 낯선… 친밀하고 머나먼 나‘들’ [지금, 이 영화]

    ‘나’라 믿었던 ‘나’가 낯선… 친밀하고 머나먼 나‘들’ [지금, 이 영화]

    분인(分人)이라는 개념이 있다. ‘나’는 고정 불변하지 않고 분할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러 환경에 대응하는 각각의 특성을 지닌 다양한 나‘들’이 있다는 발상이다. ‘일식’과 ‘결괴’ 등의 소설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히라노 게이치로가 주창했다. 상황에 맞게 가면을 바꿔치기 한다는 페르소나나 의학적 치료 대상으로 여겨지는 해리성 정체 장애와는 또 다르다. 그에 따르면 타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생겨나는 분인은 모두 진정한 ‘나’다. 이를 요즘 영화에 유행하는 다중우주론과 접목시켜 볼 수 있다. 무수한 세계에서 인간 혹은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는 전부 진짜이고, 또한 이것들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는 설정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이런 관점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직역하면 ‘모든 것(Everything), 모든 곳(Everywhere), 한꺼번에(All at once)’라는 제목이다. 미국에 온 중국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다. 그렇게 보면 언뜻 ‘미나리’(2020)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서사를 풀어 가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대니얼 콴과 대니얼 셰이너트, 줄여서 ‘대니얼스’라고 불리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재기발랄한 유머를 구사하면서 거기에 철학적 메시지를 녹여 내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연출가로 유명하다. 해변에 떠밀려온 시체와 친구가 돼 함께 무인도를 탈출한다는 전작 ‘스위스 아미 맨’(2016)도 마찬가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인공은 에블린(양쯔징)이다. 그녀의 인생은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운영 중인 세탁소는 세무조사 위기에 처해 있고, 남편 웨이먼드(조너선 케 콴)는 그녀 몰래 이혼 서류를 준비해 뒀으며, 딸 조이(스테파니 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평범한 생활로부터 자꾸 이탈하려 한다. 그에 더해 아버지(제임스 홍)까지 자신을 압박하니 에블린은 불안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콴은 이 작품이 불안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불안을 잠재우고 마음을 돌보는 좋은 방법은 그저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고 “살아 있기에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살아감은 물론 단일한 ‘나’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블린은 다른 우주에서 온 웨이먼드의 도움을 받아, 각양각색의 형태로 살고 있는 나‘들’과 이어진다. 처음에는 그들의 힘을 이용하는 데 급급하다. 그렇지만 점점 나‘들’의 삶이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갈 수 있도록 그녀가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서 핵심은 타자와의 긍정적 관계 맺기다. 히라노 게이치로 역시 강조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존재가 불가결하다는 역설이야말로 분인주의의 자기 긍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비단 에블린의 남편, 딸, 아버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온전한 ‘나’라고 믿어왔던 자아가 우리에게 제일 낯선 타자일 수 있다.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텍스트 너머 콘텍스트…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다름을 읽다[김언호의 서재탐험]

    “마침내 끝났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끝이 보이기는커녕 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곳에 정말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했던, 그 멀고 오랜 길이 이제는 다 끝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1994년에 시작한 시오노 나나미의 대하역사평설 ‘로마인 이야기’ 전15권의 번역 작업을 2007년에 끝낸 김석희는 제15권의 끝에 붙인 ‘옮긴이의 말’에서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와 함께 한세월을 보낸 번역가 김석희. 저자와 함께 고대 로마세계의 시공을 넘나들던 그 역사기행의 감회를 이렇게라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1970년대와 80년대의 치열한 인문·사회과학의 책만들기·책읽기를 넘어 90년대라는 ‘세계화 시대’를 맞으면서 나는 책만들기의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하나가 “동서고금의 사상과 이론을 집대성하는” ‘한길그레이트북스’의 기획이었고, 열린 문제의식으로 세계화 시대에 대응하는 책만들기·책읽기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였다. ●‘죄와 벌’, ‘이방인’의 충격적 감동 김석희가 지금까지 번역한 책은 300여종 350권이나 된다. 김석희는 영어·불어·일어 번역이 다 가능하기 때문에, 그의 번역 장르는 넓고 깊다. 인문·예술이 60퍼센트, 40퍼센트가 소설이다. 어떤 책이 그를 번역의 세계, 번역가의 길로 이끌었을까. “영국 작가 존 파울스의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가 나를 번역의 세계로 이끈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세 번이나 번역했습니다. 1982년에 처음으로 번역했는데, 당시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그러나 기회가 오면 다시 번역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판권을 정식으로 계약한 출판사의 요청으로 다시 번역해 출간했지요. 1997년이었습니다. 그 출판사가 사업을 접게 되자 친분 있는 ‘열린책들’과 이야기가 되어 개역 수준의 작업을 더해서 2004년에 출간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책 읽으며 글 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때 내 고향 제주도는 바닷길과 하늘길로 사방이 열린 관광지가 아니고, 바다로 갇힌 척박한 섬이었습니다. 바닷가에 서면 그 답답한 섬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에 숨이 막히곤 했습니다. 그런 나를 다잡기 위해서 나는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시도 쓰고 산문도 썼습니다. 몇몇 선후배들과 문예서클을 만들어 동인지를 펴냈습니다. 한 대학이 주최하는 백일장에 참가하여 장원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학교를 오가는 도중에 도립도서관이 있었다. 고모부가 도서관장이었다. 서고를 우리 집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마음대로 책을 꺼내 읽었다. “그 무렵 내가 읽고 충격적인 감동을 받은 책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과 카뮈의 ‘이방인’이었습니다. 나의 독서편력에서 너무나 판이한 두 주인공 살인자에 대한 이해가 처음엔 요령부득이었으나 그 상이한 자의성이야말로 작가의 세계관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면서 소설가에 대한 존경과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도로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섬을 떠나고 싶은 열망 속에는, 망망대해를 누비며 세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망도 깃들어 있었다. 해양대에 진학할 마음도 먹었지만 6·25 때 납북된 숙부 때문에, 이른바 연좌제에 저촉되어 입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해양대의 꿈을 접어야 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일 뿐 “1972년에 불문학과에 입학했는데, 우리 동기들은 그해의 ‘10월 유신’에 빗대어 ‘유신학번’이라고 자조했습니다. 그 자조의 이면에는 분노와 절망이 깔려 있었습니다.” 학교는 걸핏하면 휴교령으로 문을 닫았고 제대로 강의받거나 공부해 본 기억이 그에겐 별로 없다. 일기를 썼다. 그것이 시가 되기도 하고 소설이 되었다. 대학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왔다. 국문학과에 학사편입하고,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1988년 소설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보르헤스는 책이야말로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했지요. 책은 기억과 상상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와 같은 것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꿈꾸는 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요. 책을 숭배하는 종교가 있다면, 나는 아마 그 사원 맨 앞자리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번역가 김석희에게 번역이란 무엇일까. 나는 1997년 그가 저간에 번역한 책들의 끝에 붙인 ‘역자의 말’을 모아 ‘북마니아를 위한 에필로그 60’을 펴냈다. “번역은 한 나라의 언어를 그 울타리 밖으로 옮겨 나르는 일입니다. 하나의 텍스트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번역가의 행랑을 거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텍스트는 비로소 콘텍스트를 얻게 됩니다. 번역은 해석입니다. 해석은 하나의 텍스트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또 하나의 콘텍스트를 얻어내는 과정입니다. 번역이 단순한 낱말풀이나 의미 전달이라면, 번역은 사람의 몫이 아니라 기계의 몫이 되어도 좋을 것입니다. 기계에 의한 번역은 정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언어 이전에 있습니다. 번역은 그것을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독일의 뛰어난 번역가이자 문예학자인 발터 베냐민은 그것을 ‘원문의 메아리’라고 부르고, 그 메아리가 울려 퍼질 수 있는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번역가의 과제라고 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번역자는 원작 뒤에 그림자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번역가 김석희는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모든 번역서의 끝에 ‘역자의 말’을 놓고 있다. 나는 2008년에 다시 그의 역자의 말을 모은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다. “번역을 할 때, 내가 기본적으로 취하는 태도는 겸손입니다. 저자와 원서에 대한 예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저자의 문체를 존중하는 태도에 닿아 있습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해, 그 단어와 그 문장을 작가는 왜 이곳에 이렇게 썼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문구의 문체와 이청준의 문체가 다른 것처럼, 헤밍웨이의 문체와 포크너의 문체가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읽어내야겠지요. 그 다름을 옮기는 것이 번역자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김석희는 새 책의 번역을 시작할 때마다 목욕을 한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벗긴다. 먼젓번 작업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다. “번역을 많이 하던 시절엔 옆에 놓고 사용하던 영한·불한·일한 사전의 귀퉁이가 하도 달아서 거의 해마다 갈아치웠습니다. 번역 전문가가 무엇 때문에 사전을 그리 자주 보냐고 할지 모르나, 평범한 단어라도 그것이 문맥 속에서 담당한 몫을 찾다 보면, 오히려 사전 안에 갇혀 있지 않은 다른 뜻을 궁리하게 됩니다.” 1990년대 초반 100여권까지 번역해 내면서 그는 문체가 무엇인지 체득하게 된다. 자신의 문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말로 번역해야 한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원전을 존중하되 ‘자유롭게’ 그러니까 텍스트에 갇히지 않는 번역을 하려 합니다. 번역을 끝내고는 약간 소리 내어 읽습니다. 문장의 리듬을 생각합니다.” 그의 번역 작업에는 참고저서들이 대거 동원된다. ‘로마인 이야기’ 작업을 위해 10권 이상의 문헌을 읽고 연구했다. 불멸의 해양문학 ‘모비 딕’(작가정신)은 김석희가 혼신을 다해 번역해 낸 성과다. ‘옮긴이의 덧붙임’에서 그는 기록했다. “중도에 포기할 생각도 여러 번 했다. 곳곳에 온갖 비유와 상징이 널려 있고, 축약과 도치와 비문(非文)의 문장들이 난무했다. 그 덤불 같은 상징과 알레고리의 숲을 지나면서 단어와 구절들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덤불이 무성한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마침내 밖으로 나올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홋타 요시에의 ‘고야’와 ‘몽테뉴’ 나는 책을 만들면서 20세기의 빛나는 두 지성을 직접 만났다. 자본주의 3부작인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를 써낸 큰 역사가 에릭 홉스봄 선생과, ‘고야’(전4권)와 ‘위대한 교양인 몽테뉴’(전3권)를 써낸 홋타 요시에 선생이다. 홉스봄 선생은 1987년 우리 출판사를 직접 방문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격려하는 말씀을 해 주셨다. 1997년에 나는 홋타 선생 댁을 방문해 말씀을 들었다. 김석희는 홋타 선생의 이 두 거작을 번역했다. 98년 3월 나는 출간된 ‘고야’를 들고 홋타 선생을 다시 뵈러 가서 말씀을 들었다. 홋타 선생의 명저 ‘고야’와 ‘몽테뉴’는 김석희의 번역으로 명품이 되었다. 김석희는 ‘고야’에 헌사를 썼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그 무게와 매력에 압도당한 나머지, 나는 아직도 울창한 숲을 다 벗어나지 못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고야의 파란만장한 삶과 창조적 열정도 그렇거니와, 그 고야의 인생과 예술을 활달한 필력으로 서술해 낸 작가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도 나는 그저 숨이 막힐 뿐입니다. 위대한 삶과 위대한 글이 행복하게 만난 예를 이 책은 보여 주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낼 때, 저자의 말이나 역자의 말을 중시한다. 인간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 또는 역자의 말을 통해 우리는 그 저자의 내면으로 다가간다. 역자 김석희가 ‘몽테뉴’에 붙인 ‘르네상스적 교양인의 내면 풍경: 독자들에게’가 그렇다. “400년 저쪽의 몽테뉴를 불러내어 마치 친구를 대하듯 담소하며 평전을 써내려간 홋타 요시에는, 어쩌면 윤회의 업을 거듭한 끝에 다시 태어난 몽테뉴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둘이 하나라는 느낌은 나 혼자만의 인상이 아닐 것입니다. 홋타의 ‘몽테뉴’에는 한 인간에 대한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전20권으로 번역해 낸 쥘 베른 선집은 김석희의 또 하나의 성과다. 2002년에 시작해 2015년에 끝냈다.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일주’, ‘신비의 섬’ 등 쥘 베른의 대표작 13개 작품을 담았다. “이 세상에 SF를 선물한 최초의 작가지요. 모험소설 작가들도 그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상상력과 천재적인 통찰력을 가진 위대한 작가입니다.”●귀향,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작업실 김석희는 2009년 제주도로 귀향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했지만, 2006년 아버지가 작고하자 홀로 되신 어머니가 큰아들 석희가 내려왔으면 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지었다. 1층이 서재고 2층이 집필실이다. 그 어머니도 2021년에 아버지 곁으로 떠나셨다. 그는 2000년부터 한 해 한 번씩 단식을 한다. 이를 계기로 일일 일식을 한다. 하루 세 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 그래서일까. 그의 얼굴은 맑고 건강해 보인다. 번역가 김석희는 지금 ‘아이들을 위한 그리스신화’를 번역 아닌 자기 글로 쓰고 있다. 김석희의 그리스신화는 아마도 따뜻하고 포근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사랑하는 책이 될 것이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한국치즈과학고 정광현 학생, 최연소 최다 식품 국가기술자격 취득

    한국치즈과학고 정광현 학생, 최연소 최다 식품 국가기술자격 취득

    한국치즈과학고에 재학 중인 정광현(18) 군이 최연소 최다 한국 식품 국가기술자격 취득으로 한국기록원(KRI) 기록보유자가 됐다. 한국치즈과학고 조리과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광현 군은 고등학교 입학 후인 2020년 5월부터 2022년 8월(27개월)까지 총 10개의 식품 관련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정광현 군이 취득한 자격증은 식품가공, 떡 제조, 제과, 제빵, 복어조리, 한식조리, 양식조리, 중식조리, 일식조리, 조주기능사 총 10개다. 1차 이론 시험과 2차 실기시험 모두에 합격해야 하는 국가기술자격 취득 시스템상 2.7개월에 1개씩 취득해야 하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한국치즈과학고의 식품, 조리 분야 정규교육과정과 방과후 교육과정까지 충실하게 이수한 노력에 아버지인 ㈜친한F&B 정승관 대표의 기능교육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거석 교육감은 “정광현 학생의 노력과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면서 “코로나19로 전문교과 실습수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특성화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다양한 직무능력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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