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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대전Z’ 영화화 뒤 판매 5배 늘어

    ‘세계대전Z’ 영화화 뒤 판매 5배 늘어

    ‘세계대전Z’, ‘코스모폴리스’, ‘빅픽처’ 등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먼저 20일 개봉하는 ‘월드워Z’는 2006년 출간된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Z’(황금가지 펴냄)를 원작으로 했다. 좀비의 행동방식과 약점, 퇴치법 등을 설명한 2003년 작품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의 후속작으로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50주간 전쟁 장르 1위를 기록하며 밀리언 셀러가 됐다. 브래드 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치열한 판권 경쟁을 벌이며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판권 가격은 100만 달러(약 11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개봉하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코스모폴리스’는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새물결 펴냄)을 바탕으로 했다. ‘화이트 노이즈’와 ‘리브라’ 등을 쓴 드릴로는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필립 로스와 함께 ‘미국 현대 문학의 4대 작가’로 꼽히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소설가다. 영화는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자산 전문가 에릭 패커가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이면을 파고든다. 감독이 6일 만에 완성한 시나리오에 대해 드릴로는 “책과 아주 흡사하다. 원작의 정신을 잘 살렸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트와일라잇’의 로버트 패틴슨과 쥘리에트 비노슈 등을 캐스팅하며 화제가 됐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빅픽처’는 2010년 6월 국내에 출간되며 무려 153주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킨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밝은세상 펴냄)을 각색했다. 프랑스 영화인 만큼 소설 속 배경인 월스트리트는 파리로 옮겨갔지만 잘나가던 변호사가 아내와 불륜에 빠진 사진 작가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진 작가로 대신 살아간다는 큰 틀은 그대로 가져왔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출판사들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영화 개봉 직후 판매량이 크게 뛴 ‘위대한 개츠비’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세계대전Z’를 출간한 황금가지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5배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나 ‘나는 전설이다’ 등의 사례를 볼 때 유명한 영화일수록 원작 소설의 판매량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30년간 평균 32일… 올 장마 새달 20일쯤 끝날 듯

    예년보다 장마가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가운데 지난 30년간 장마 평균 기간이 32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장마는 다음 달 20일 전후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장마 기간은 평균 32일이며, 이 가운데 비가 내린 강수 일수는 17.1~18.3일로 집계됐다. 중부 지역에서는 장마가 6월 24~25일 시작해 7월 24~25일 종료되고, 강수량은 평균 366.4㎜로 조사됐다. 남부 지역 장마는 일반적으로 6월 23일 시작해 7월 23~24일 끝나고, 평균 348.6㎜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장마가 일찍 시작하는 제주도는 6월 19~20일에 시작해 7월 20~21일에 종료됐다. 강수량은 평균 398.6㎜로 집계됐다. 이 같은 통계에 따라 올해의 장마 종료 시점은 예년보다 5일 정도 빠른 다음 달 20일로 예상된다. 민간기상업체인 케이웨더의 박선우 예보팀장은 “장마전선 아래에서 태풍이 얼마나 영향을 발휘하느냐가 변수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장마가) 5일 정도 일찍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 여름철(6~8월) 1∼2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 평년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향후 기상 조건에 따라 돌발적으로 더 많은 태풍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여름에는 5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고 이 중 4개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무원 법학과’ ‘철학 상담학과’ 학과 개명·통폐합 하는 상아탑

    ‘공무원 법학과’ ‘철학 상담학과’ 학과 개명·통폐합 하는 상아탑

    #사례1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에서는 학생 100여명이 본관 2층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다. 중앙대는 지난 13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비교민속학과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의 전공을 폐지하는 학문 단위·정원 재조정안을 확정했고 해당 학과 학생들이 이에 반발한 것이다. 정태영(22) 비교민속학과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전공 선택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학과를 없앤다지만 다른 학과 증원을 위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례2 배재대(대전 캠퍼스) 법학과 백정웅(45) 학과장은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될 학과 개편안 때문에 분주하다. 법학과가 내년부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무원 법학과’로 학과명이 바뀌기 때문이다. 기존 법학과보다 규모가 줄어든 학년당 60명 정원이지만 법학뿐 아니라 국어, 한국사를 비롯한 7·9급 공무원 시험 과목을 가르치고 재학생 절반 이상의 합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 학과장은 “취업률을 높이고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둔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과 학과명 변경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학 경쟁력 향상과 부실대학 퇴출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학문의 전당인 ‘상아탑’에서 구성원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기업 논리에 따라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대학들의 공통점은 비인기 학과와 학생 충원율이 낮은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이다. 중앙대의 경우 서울캠퍼스와 분교인 안성캠퍼스를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캠퍼스의 학생 수가 대폭 늘어난다. 현재 학년당 정원 355명에 이르는 서울캠퍼스의 경영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 454명을 뽑는다. 중앙대 관계자는 16일 “전공 선택자가 2~5명밖에 안 되는 소수 학과는 사회적 수요가 없어 독립된 전공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사립대 입장에서 모든 학문을 다 끌고 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인기학과의 구조조정과 학과명 변경은 지방 사립대일수록 심하다. 배재대와 경남대의 경우 철학과를 폐지하고 한남대는 철학과를 30명 정원의 ‘철학상담학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남대 관계자는 “철학 전공자보다 상담치료 전공자가 취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심리학 전공 교수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의 구조조정이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상아탑의 본질을 망각한 근시안적 행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철학자를 꿈꾸며 지난해 경남대 철학과에 입학한 윤태우(20)씨는 “학교가 재학생에게 졸업을 시켜 준다고 약속했지만 내년부터 학과 폐지에 따라 강의 개설이 줄어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졸업을 앞둔 중앙대 재학생은 “정원이 늘어난 경영학과 학생들은 ‘콩나물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고 수업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들이) 오늘의 인기 직종이 내일의 비인기 직종이 될 수 있다는 급변하는 현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한 교육당국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이 대학의 내실화보다 지역 불균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순광(경북대 사회학과) 전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교육만을 강조하면서 대학의 기업화가 촉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지역별로 어떻게 정원을 줄일 것인지에 대한 장기계획 없이 취업률 중심으로 밑에서부터 자르는 방식으로는 학벌주의 사회에서 지방 대학들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꼬집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PB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특징

    [커버스토리] PB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특징

    “부자들이 돈을 펑펑 쓸 것 같죠? 단돈 10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은행 수수료도 얼마나 깐깐하게 따지는데요. PB센터 올 때마다 무료 주차증도 꼼꼼하게 챙겨 가지요. 먼 거리가 아니면 비행기는 꼭 이코노미석을 타더군요.” 한때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는 TV 광고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만큼 모두가 꿈꾸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 부자다. 이 시대 ‘부자’의 반열에 드는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많으며, 그 돈을 대체 어떻게 관리할까.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고액자산 관리전문가들인 프라이빗뱅커(PB)들을 통해 부자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우리나라 부자는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어요. 전통적 부자인 1세대들은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 서울 강북에 살지요. 하지만 자식들은 대부분 강남에 살고 있지요.”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부장은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그래도 강남 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은 어려서부터 유복하게 자란 부자의 자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 보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부모 사업을 물려받거나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업군별로 크게 뭉뚱그려 말하면 압구정동은 사업가, 청담동은 연예인, 대치동·도곡동은 의사나 변호사, 방배동은 변호사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부자와 신흥 부자는 부를 축적한 방식이 다르다. 재산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60대 이상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을 신뢰한다. 그러나 신흥 부자는 펀드의 고수익을 잊지 못한다. 스스로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다. 김혜숙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성북동·평창동에 사는 고객들은 금융자산 전부를 예금에 넣어 두기도 한다”면서 “돈을 불리기보다 지키려는 게 전통적인 부자들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연세가 많은 전통적 부자들은 공연히 펀드에 투자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손해를 봤다는 기억 때문에 더욱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의 신흥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다. 펀드 투자 비율이 금융자산의 5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김창현 기업은행 반포자이 PB센터 팀장은 “젊은 부자들은 펀드 손실이 나더라도 중간에 팔지 않고 끝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확정금리형 상품을 선호하고 직접 주식 투자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통 부자든 신흥 부자든 투자 성향은 대부분 중립형이다. 원금은 가능한 한 손해가 안 나는 범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욕심에서다. 재산이 많은 만큼 잘못됐을 때의 손실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들은 예·적금이나 펀드를 들기 위해 여러 상품 중 조건이 가장 좋은 하나를 고르지만 부자들은 자신만을 위한 상품을 주문한다. 예금의 경우 자신이 거래하는 PB센터 2~3곳의 제안을 받아 면밀히 검토한 끝에 결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PB는 “고금리 시절에는 은행별 금리가 0.5% 포인트씩 차이 나도 개의치 않았지만, 저금리인 요즘은 0.01% 포인트라도 높으면 여지없이 예금을 옮긴다”고 전했다. 부자들일수록 일반 고객보다 금리에 더 예민하다. 금리가 1% 포인트 떨어졌을 경우 예금 1000만원을 갖고 있는 서민은 10만원을 손해 보지만 10억원을 갖고 있는 부자는 1000만원을 손해 본다. PB에게 펀드도 주문할 수 있다. 수익률, 위험도, 금액, 투자 분야 등을 주문하면 PB가 만들어 준다. 바로 ‘사모펀드’다. 고객 한 명만을 위해 만들어 주기도 하고 비슷한 성향의 고객을 묶기도 한다. 자산 관리에서 부자들은 재테크보다는 ‘세(稅)테크’에 관심이 많다. 한 PB는 “수익 10% 얻는 것보다 세금 3~4% 아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게 부자들”이라고 말했다. 한 PB는 고객에게 신뢰를 얻게 된 계기로 ‘세금을 2억원 돌려받아 줬을 때’를 꼽았다. “고객이 상담 중 넋두리로 세금을 너무 많이 내서 속상하다고 했는데 제가 10차례 이상 국세청과 세무서를 방문해 결국 세금을 일부 공제받았지요.” PB센터마다 세무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과세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박관일 신한은행 압구정PWM 팀장은 “부자들은 브라질 국채, 물가연동채권 등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세금을 아끼기 위한 노력은 상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승안 팀장은 “상속세보다는 증여세가 세율이 낮기 때문에 가능하면 증여를 권한다”면서 “늦어도 자녀가 50대가 되기 전에 증여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기부도 많이 한다. 순수한 의도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세를 위한 노림수로 활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부자들의 돈에 대한 감각은 ‘육감’(六感)이 있다고 할 정도로 탁월하다. 한 PB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주변에서 듣는 정보도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작은 돈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 김인응 우리은행 잠실투체어스 센터장은 “거부(巨富) 중 상당수는 자신이 자산가인 것을 드러내기 싫어한다. 이런 사람들은 명품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자는 10원을 아끼고 1억원을 투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10원을 우습게 알고 1억원을 투자하지 못하지요.” 12년차 PB의 말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커버스토리] 문병·조문은 기본… 자녀 중매·단체 맞선… 1년6개월 공들이기도

    [커버스토리] 문병·조문은 기본… 자녀 중매·단체 맞선… 1년6개월 공들이기도

    “어떤 사람들은 우리 같은 PB(고액 자산관리 전문가)를 ‘집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 집사가 주인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렇게까지 노력을 할까요. ‘슈퍼 리치’(거액 자산가)를 모시려고 회사 앞에서 한 달 동안 죽치고 기다렸다는 얘기는 무용담 축에도 못 낍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억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는 16만 3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약 366조원으로 1인당 22억 4000만원 수준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이 수치가 맞는다면 인구 기준으로 상위 0.32%가 가계 부문 금융자산의 14.8%를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사들이 거액 자산가 한 명을 유치하기 위해 눈에 쌍심지를 켜는 이유다. 시중은행 PB팀장 A씨는 최근 거액 자산가를 쫓아다닌 끝에 20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공들인 시간이 장장 1년 6개월. 이 자산가는 부동산 부자로 애초엔 땅을 팔아 건설업에 뛰어들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건설경기가 바닥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아들은 부동산을 팔아 나온 현금으로 다시 재투자를 하고 싶어했다. “부자지간이지만 일이 잘못되면 원수가 되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아들 편에 가까웠죠. 부동산 판 돈을 제게 맡길 가능성을 기대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버님께서 판단하실 수 있도록 사업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검토해 드렸어요. 아드님에겐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지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중개에 나섰어요. 물론 아버님이 땅을 팔아도 제게 자산관리를 맡기리란 보장은 없었죠.” 1년쯤 지나자 한 대기업이 이 땅에 관심을 두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덕에 예전보다 땅값이 많이 올랐다. A씨는 꾸준히 자산가에게 자료를 제공했다. 자산가는 결국 아들의 결정에 따랐다. 자산관리는 당연히 A씨에게 맡겼다. “아버님이 사업을 하기로 했다면 저는 얻는 게 없었겠죠. 또 땅을 팔아도 저 말고 다른 PB에게 돈을 맡겼을 수도 있고요. 두 분 사이에서 최대한 중립적으로 자료를 제시했던 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천신만고 끝에 고객을 유치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PB들은 고객을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산 관리 능력은 기본이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져야 한다. “고객이 아프면 문병을 가는 건 기본입니다. 시골에 혼자 사는 고객들에겐 김장김치도 보내 드려요. 가족처럼 말이죠.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더 가치가 있잖아요. 전북 고창에서 직접 복분자를 재배해 원액도 보내 드립니다. 한 초우량 고객(VVIP)의 어머님께서 유명을 달리하셨을 때 문상뿐만 아니라 장지까지 따라간 적도 있습니다.”(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PB팀장) 외제차 구매를 대행해 주는 일도 다반사다. 요즘 부자들 사이에서는 BMW740 시리즈의 인기가 가장 좋다고 한다. 하나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VVIP들에게 승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고객들의 자녀에게 중매를 서기도 한다. 하지만 혼인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의 위험 때문에 금융기관 차원에서 단체 미팅을 주도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결혼 적령기를 맞은 PB센터 고객 자녀의 단체 맞선은 반응이 좋다. 하나은행은 자산 10억원 이상인 고객의 자녀 100여명을 대상으로 매년 단체 맞선을 시켜 주고 있다. 신한·우리·외환은행 등에도 비슷한 행사가 있다. “중매 잘못 서면 뺨이 석 대라잖아요. 결혼하고 잘 사는 것을 보면 뿌듯하지만 상견례까지 갔다가 일이 틀어지는 일도 있어 쉽게 중매에 나서기는 부담스럽지요.”(박관일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 PB에게 있어 VVIP 고객은 그야말로 ‘슈퍼 갑’이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더 그렇다. PB에게 ‘을(乙)의 애환’은 숙명과도 같다. 인격 모독은 물론 투자 손실금을 물어주는 일까지 있다. 하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주변의 인식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한 시중은행 PB팀장 B씨는 지난해 투자 손실로 고객에게 2000만원을 물어줬다. B씨는 해당 상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지만 고객이 설명이 부족했다고 우기니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투자 손실분을 물어내니 아찔하더라고요. 그 이후 상품 설명을 할 때 한두 시간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파생상품은 워낙 어렵고 복잡하거든요. 사실 100%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지요. 투자 손실이 나면 곧바로 갑의 얼굴로 돌아서는 고객들을 볼 때마다 이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듭니다.” 돈으로 인격을 평가당하는 것도 서럽긴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매너가 좋아요. 거부(巨富)급으로 갈수록 더욱 그렇죠. 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쉽게 돈을 번 부자일수록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게 느껴져요.”(한 증권사 PB팀장) 그래서일까. 고객으로부터 인간적인 신뢰감을 받았을 때 PB들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졌을 때였어요. 재산의 60%를 금융상품에 묻어두고 있던 고객이었는데, 재산이 거의 반토막이 났죠. 저에게 어떤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며 전화했는데 제게 왜 그렇게 목소리가 안 좋냐며 다독여 주시더라고요. 충분히 협의했기 때문에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요. 잘 이겨내 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럴 때 신뢰가 주는 위로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김선아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 센터 수석 매니저 김용주 외환은행 스타타워WM센터 지점장 김용태 외환은행 스타타워WM센터 팀장 이수정 외환은행 스타타워WM센터 팀장 김인응 우리은행 잠실 투체어스 센터장 김창현 기업은행 반포자이 PB센터 팀장 김혜숙 국민은행 명동스타 PB센터 팀장 박관일 신한은행 압구정 PWM 팀장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부장 변주열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센터장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부장 이상덕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팀장 이선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 이준호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 이흥두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허창준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 스마트폰만 만지는 청소년… 중독 예방교육 의무화

    앞으로 유아·청소년들은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 또 인터넷 중독 대응센터가 신설되고 중독 회복자를 위한 후원자 제도도 운영된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법무부 등 8개 부처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2차 인터넷 중독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을 합동으로 발표했다. 미래부 등이 이날 함께 발표한 ‘2012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인터넷중독률은 10.7%로 전년(10.4%)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스마트폰 중독률은 18.4%로 전년(11.4%) 대비 7.0%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만 5~9세 아동들의 경우 취학 전 유아 중독률이 전년 3.6%에서 4.3%로 늘어나 중독현상의 저연령화 우려가 커졌다. 또 청소년 인터넷 중독률은 자녀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소득 가구일수록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에 미래부 등은 앞으로 유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초·중·고교 등에서 신청을 하면 강사가 가서 집체교육을 하는 방식이었고, 교육도 청소년 위주였다. 앞으로는 중독 사전 예측검사를 통해 중독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교육도 학부모, 보호자, 교사로까지 확대한다. 또 중독자 사후관리를 도입해 회복자 자조모임과 후원자 제도 등을 운영한다. 사회복귀 재활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중독대응센터 4곳과 상설 인터넷 치유학교도 운영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길섶에서] 하루의 의미/박현갑 논설위원

    하루 24시간.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쓰임새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1년처럼 길고 지루한 하루가 있는가 하면 쏜살같이 짧게 느껴지는 하루도 있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빛과 어둠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 하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소식들이 있다. 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수형자가 윤달 때문에 ‘하루’ 더 감옥살이를 해 평등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재판관 만장일치로 기각됐다. 윤달 때문에 하루를 더 복역했지만 형기 중에 윤달이 끼지 않은 다른 수형자와 비교하면 1~2일을 덜 복역한 것으로, 연월 단위로 형기를 계산하는 방식이 수형자에게 늘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대출이자 산정 시 윤년은 1년을 366일로 계산해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단다. 재소자에게나 대출자에게나 하루는 금쪽 같은 시간이다. 형기 계산방식도 복역시점에 따라 유불리가 생기지 않도록 일수 기준으로 정확성을 기하는 게 옳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이경애 “남편 사별 후 술만 마셔”…방송 중 눈물 펑펑

    이경애 “남편 사별 후 술만 마셔”…방송 중 눈물 펑펑

    개그우먼 이경애가 남편과 사별 후 심경을 고백했다. 이경애는 11일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9살 딸과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이경애는 이날 방송에서 “남편을 잊고 웃을 땐 미안하더라”면서 “요즘 내가 50년 동안 마실 술을 최근 몇 달간 더 많이 마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이 때문에 미안해서 그런다”면서 “그래봤자 한병이나 두 세병이다. (그래도)미안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경애는 딸의 말을 떠올리며 “딸이 ‘엄마 너무 울지 마세요’라더라. ‘아빠 살아 있을 때 엄마한테 전화하면 엄마 피곤하다고 했지 않느냐. 아빠도 천국에 있는데 엄마가 이렇게 찾으면 아빠가 피곤하다고 한다’고 했다”면서 “천국에 있는 아빠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고 말하며 다시 눈물을 보였다. 이경애의 남편 사별 심경을 접한 네티즌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면 그럴까”, “그럴 때일수록 딸을 위해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 “이제 슬픔은 가슴 속에 묻고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을 남편도 바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화고속 1000·1400·1500·9501·9802번 노선 우선 정상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버스 업체인 삼화고속 5개 노선이 10일 정상화됐다. 정상화된 노선은 1000번, 1400번, 1500번, 9501번, 9802번 등이다. 삼화고속 노사는 전날 오후 인천시의 중재로 파업 이후 4번째 실무교섭을 갖고 일부 내용에 합의했다. 사측은 매각계획 중인 3개 노선 근로자의 전환배치를, 노조는 노선 정상화에 합의점을 찾았다. 11일부터는 전체 노선이 정상화된다. 파업의 원인이 된 인천~천안, 인천~아산, 부천~공주 등 3개 시외버스 노선 근로자 25명은 고속버스 노선으로 전환 배치된다. 또 사측은 광역근무제와 휴일수당, 정년연장 등 현안에 대해 노조와 이달 말까지 교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창올림픽서 4위 이상 오를 것”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메달 20개 이상을 획득해 세계 4강 안에 든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정행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치(러시아)·평창 동계올림픽 성공다짐 대회’를 열었다. 대한체육회는 내년 소치올림픽에 대비해 동계 종목 훈련 인원을 현재 147명에서 184명으로 늘리고 훈련 일수도 210일에서 240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또 소치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 세계 7위권 성적을 올리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고, 평창 대회에서는 ‘204’ 전략을 수립했다. 메달 20개 이상을 따내 세계 4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204는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숫자이기도 하다.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14개의 메달(금6·은6·동2)을 따내 역대 최고인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힘 있는 부처, 재산고지 거부율 높아

    힘 있는 부처, 재산고지 거부율 높아

    힘 있는 중앙부처일수록 공무원의 친족 재산고지 거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대구 달서병)이 6일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재산등록 고지거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앙부처 재산등록 의무자 12만 4299명의 친족 37만 6686명 중 고지를 거부한 친족은 13.3%인 5만 218명으로 분석됐다. 고지거부 비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감사원으로 재산등록 의무자의 친족 2748명 중 31.8%인 875명이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3명 중 1명 꼴이다. 이어 기획재정부 28.1%, 금융위원회 25.7%, 대검찰청 25.6%, 법제처 25.1%의 순으로 대체로 힘 있는 기관일수록 고지 거부자가 많았다. 특히 감사원은 2010년 30.7%, 2011년 31.8% 등 매년 1등이었다. 지난해는 고지거부 비율이 가장 낮은 국방부(3.5%) 대비 9배나 수치가 높았다. 고지거부율은 중앙부처보다는 광역자치단체, 광역지자체보다는 광역교육청이 높았다. 광역지자체의 고지거부 비율은 중앙부처보다 높은 14.6%로 10명 중 1명 이상이 고지 거부를 했다. 고지거부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충청북도로 고지대상 친족수 224명의 25.9%인 58명이 거부했다. 이어 부산시(21.8%), 강원도(19.3%) 순이었다. 충북도는 2010년 이후 매년 지자체 중 가장 높은 고지거부율을 보였다. 광역교육청 중에서는 경북도교육청이 44.1%로 가장 높았고 울산시교육청(33.3%), 충남도교육청(28.6%) 순이었다. 반면 전북도교육청은 0%로 가장 성실히 재산신고를 한 기관으로 조사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의 직계존비속이 독립생계를 유지하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뒤 재산등록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재산고지 거부제도는 등록의무자의 재산공개 대상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들이 재산을 숨기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높아 이를 막을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지난해 재산고지 거부 친족들의 사유는 독립생계 80.9%, 타인부양 16.5% 등이었다. 조원진 의원은 “최근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 자녀 증여 의혹으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크다”면서 “독립적으로 생계가 가능하다고 무분별하게 고지거부를 허가하는 것은 재산 분산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 관계부처가 재산 공개제도 취지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으로 주민들의 리모델링 건축비 부담이 기존 방식과 비교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이 꺼져가는 주택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새로운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① 건축비 얼마나 감소하나 경기 안양 평촌에 있는 15층짜리 아파트 단지(실제 사례)의 리모델링을 가정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 34㎡ 384가구, 전용 58㎡ 61가구로 이뤄졌다.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아파트를 수직 증축하면 수평 증측 때보다 리모델링 건축비가 3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나왔다. 가구당 면적을 23% 늘리는 것으로 설계, 수직 증축할 경우 기존 주민들의 아파트 전용면적은 각각 41㎡, 71㎡로 넓어진다. 여기에 가구수 증가 허용 범위(기존 가구의 15% 이내)를 적용하면 59㎡짜리 아파트 140가구를 추가 건설할 수 있다. 수익성을 비교하면 수평 증축의 경우 기존 58㎡를 갖고 있는 집주인은 가구당 1억 3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수직 증축으로 나온 가구수 증가분을 3.3㎡당 1800만원에 일반분양하면 가구당 부담이 8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수직 증축이 리모델링 건축비 34%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② 리모델링 정책 선회 배경 정부는 2012년 1월 구조상 안전 우려가 없는 수평·별도 건물 증축을 통한 가구수 증가를 허용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때문이었다. 건축 전문가들과 건설업계는 제한된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구조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끈질기게 주장했다. 주민들도 수평·별동 증축만으로는 가구수 증가가 원활하지 않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수직 증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불허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리모델링 정책이 돌아섰다. 전문가들의 주장과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주택거래를 늘리고 가격을 회복시켜 주택시장을 정상화한다는 ‘4·1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전격 허용한 것이다. 소형 아파트 의무비율 등 현실적으로 너무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③ 수직 증축 허용 범위 차별 적용 이유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범위를 층수에 따라 2~3개층으로 구분한 이유는 건물의 하중(건물 구조에 작용하는 외부의 힘 또는 무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구조 안전성은 저층일수록 확보가 불리하다. 예를 들어 20층에 3개층을 증축하면 하중이 15% 증가하지만 10층은 3개층 증축시 하중이 30% 증가한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보강해 하중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만 수직 증축을 허용한 것이다. 현재의 아파트에 2~3층을 더 얹어도 보와 기둥을 보강하면 충분히 하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지어진 아파트는 대개 라멘조(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나 벽식조(벽면이 하중을 받는 구조)이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적용하는 철골조보다 하중을 받는 정도가 약해 그 이상의 증축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허용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박승기 주택정비과장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기초와 벽체를 보강하면 최대 2~3개층을 증축해도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필로티(건물 1~2층에 아파트를 넣지 않고 비워 두는 공간)를 설치해도 3개층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늘어나는 가구수가 20가구 이상이면 반드시 일반에 분양해야 한다. ④ 건물 안전 담보할 수 있나 수직 증축의 전제는 안전성 확보다. 국토부는 신축 당시 구조도면이 없으면 외관상 튼튼해 보여도 건물의 기초에 대한 상태 파악이 어렵고 완벽한 복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강화했다. 우선 현행 1차 안전진단(재건축 여부 판정)에 수직 증축 범위 결정 등을 위한 전문기관의 2차 안전성 검토조사를 추가했다. 건축심의가 접수되면 지자체는 전문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시설안전공단)에 수직 증축 범위의 안전성 검토를 맡겨야 한다. 또 수직 증축 리모델링 설계자는 국토부가 고시하는 구조기준에 맞게 구조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감리자는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변경 등에 대해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도록 했다. ⑤ 가구수 증가 문제 없나 가구수를 현행보다 5% 포인트 늘려 15%까지 허용하면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도시과밀 및 일시집중 부작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도시 인프라가 가구수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느냐이다. 국토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가구당 실제 인구가 계획 당시 4명보다 적은 2.7명이기 때문에 현재의 도시 인프라만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충분히 떠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교통시설·상하수도·공원·녹지 등 도시기반시설 추가 부담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지자체별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해 기반시설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고, 도시계획심의로 과밀여부 등을 판단하도록 했다. ⑥ 전면 리모델링해야 하나 수직 증축을 허용한다고 모든 단지가 당장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부담이 가능한 지역과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진 단지에서만 사업이 추진된다. 전면 철거형의 경우 95㎡를 132㎡로 리모델링할 경우 가구당 1억 8000만~2억원이 들어간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만 리모델링하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주차장 증설, 주차장 증설+설비교체, 주차장+설비+에너지 절약형 수선 등으로 나눠 공법·단가정보 등을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 배포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위험형법론 다시 보기

    [김일수 樂山樂水] 위험형법론 다시 보기

    안전 불감증에 길든 타성을 벗어버리도록 상시적인 감시체계를 가동시켜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쫓아가는 진압 조치로는 앞서 본 새로운 위험원의 속성상 1, 2세대 안에 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요즘 들어 위험형법론의 등장 배경이 새삼스럽게 실감 난다. 후기 현대의 탈산업화·정보화사회는 독일 사회학자 베크가 정의한 대로 위험사회로 변모하였다. 근대화·산업화가 스스로의 기반을 뒤흔들 위험까지 양산하였고 원자력 위험, 화학물질 위험, 유전공학 위험,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험과 같은 ‘새로운 위험’이 인류의 생존 자체를 크게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들 새로운 위험의 특성은 하나의 작은 실수가 우리의 생존기반 전체를 초토화시킬 만큼 거대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인도 보팔의 화학공장 참사 같은 예가 그것을 말해 준다. 이를 예방하려면 작은 부정, 작은 실수부터 통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위험사회에서 위험 예방은 작은 악의 싹부터 잘라내는 철저한 사전 예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형법의 기본 관점도 종래의 사후 진압적 통제 모델로부터 예방적 조절 모델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후기 현대의 위험사회는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자 형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그 보호 영역을 넓히는 경향이 있으며, 이 같은 예방 사고는 전통적인 법치국가 형법을 사회국가의 신축성 있는 조정기구로 재해석하도록 유도한다. 심지어 형법의 임무는 이제 더 이상 범죄 투쟁에만 머물지 말고 투자·환경·건강·외교정책에 대한 원활한 지원이어야 하며, 단편적인 범죄 억지에서 벗어나 거시적으로 문제 상황에 대처하고자 선제적으로 위험 행위 자체를 규율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법치국가 형법관을 고집하는 입장에서는 위험사회의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는 형법적 수단도 사회문제 해결의 최후 수단이어야 하고, 자유우선 원칙의 한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반해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자 위험 형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은 21세기 문제를 18세기의 정신적 도구로써 해결할 수 없으므로, 형법의 최우선 수단화나 국민 계몽의 도구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일상적인 위험원에 대처하려면 법치국가 형법의 최후수단성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새로운 거대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형법을 전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국, 자유와 안전 사이의 비중을 어떻게 잡느냐가 후기 현대사회 형법 정책의 난제 중 하나이다. 최근 들어 원전과 그 안전관리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 일반 국민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기다가 자주 일어나는 화학물질 사고도 예사롭지 않다. 대형 원전 사고나 화학물질 사고가 우리의 생활터전을 어떻게 황폐화시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이 땅에서 그런 불길한 재앙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최근 원전사태에 대해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도 초강경 비판을 내놓았다. 대형 원전 사고는 자신과 가족, 미래 세대까지 포함한 전 국민의 생존 기반을 뒤엎을 파괴력을 갖고 있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면, 탐욕 죄 외에 멍청한 바보짓이라는 비난까지 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태를 안전사회 기반 구축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먼저 감시·감독기구를 새로운 위험원에 맞게 격상시켜야 한다. 검사 인력과 안전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기술 고도화도 추구해야 한다. 안전 불감증에 길든 타성을 벗어버리도록 상시적인 감시체계를 가동시켜야 한다. 김대중 정부 이래 규제 개혁·규제 철폐가 국정의 한 흐름이 된 후, 부지불식간에 늘 경계 태세에 있어야 할 안전 부문조차 의식과 기강이 해이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쫓아가는 진압 조치로는 앞서 본 새로운 위험원의 속성상 1, 2세대 안에 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안전사회, 안전국가, 안전형법을 말하는 담론들의 고뇌를 다시 새겨듣게 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고려대 명예교수
  • [문화마당] 위기의 유명인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위기의 유명인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하루가 멀다하고 유명 인사들의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부터 정·관·재계 인사들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범법행위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 이혼소송 중 폭력행사, 섹스 스캔들, 가족 간 폭로전, 해외 은닉 자금 연루, 성폭력 사건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들이 사건에 연루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는 없다. 대중은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를 넘어 허탈감까지 느끼게 된다. 스스로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꼴이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제보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스 제공 시스템은 이제 현실이 됐다. 빠르게 전해지고 확산되는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위기 대응 능력은 유명인들의 생명력과도 직결된다. 위기 대응 능력이라는 것이 권모술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가장 솔직하게 대응하는 것이 결국 가장 훌륭한 ‘리스크 매니지먼트’인 것이다. 솔직한 대응이 대중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정적인 여론도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대중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유명 인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상처의 흔적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기록이 된다. 그 상처의 기록이 지속되면 대중들의 정서는 차갑게 돌아선다. 홍보 전략가들은 사건의 발단을 만들지 말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유명인일수록 어떠한 사건에도 연루되지 않는 처신이 필요하다. 또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중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인성과 유능한 참모진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참모진이 포진해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마저도 허사가 된다. 결국 자신의 인성이 자승자박을 초래하는 것이다.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냉혹할 만큼 도덕적 잣대가 엄격하다. 연예인들의 돌발적 언행을 곰곰이 따져 보면 그냥 웃고 지나칠 수 있을 법한데도 경우에 따라서 사회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연예인의 사건·사고 역시 같은 사안이더라도 더 큰 물의를 일으키고 주목을 받는다. 주목받는 삶인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도 무겁다. 그만큼 연예인의 자기 관리는 자신의 인기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련의 연예계 사건·사고는 기본적인 자기 관리를 간과한 데서 비롯되었다. 성난 민심을 우습게 보지 말라. 불온한 사태가 불거지면 먼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어떻게 고개 숙일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진리다. 못마땅한 기색을 유감없이 표하거나 어떻게 해명해야 할까부터 고민하는 것은 대중의 속성을 모르는 우매한 처사다. 그 해명은 자칫 변명으로 들려 대중의 심기를 더욱 자극하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가 태반이다. 깊은 반성이 때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이 정도의 거짓말이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있겠다는 얄팍한 생각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홍보 전략이다. 미미한 거짓과 불온한 마케팅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그 결과의 칼날은 매섭고 상처가 깊다.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만큼 더 완벽한 자기 관리는 없다.
  • [인사]

    ■보건복지부 △장관실 장관정책보좌관 김인성 ■국회 예산정책처 △산업사업평가과 사업평가관 허가형 ■소방방재청 ◇승진△방호조사과장 김충식◇전보△소방정책과장 이형철△중앙119구조단장 김일수 ■동국대 ◇서울캠퍼스△입학사정관실장 박훈선<학사운영실장>△행정대학원·경찰사법대학원·사회과학대학 최기석△문과대학 겸 법무대학원·법과대학 김성근△영상대학원(학사지원본부 대학원팀장 겸임) 주성재 ■뉴스1 △편집국 편집위원 김형택 ■MBC ◇대표이사 사장△청주·충주MBC 이용석△울산MBC 윤길용△여수MBC 윤영욱△안동MBC 김상철△MBC미술센터 정운현 ■평화방송 △라디오국장 박군수△TV국장 변승우△마케팅국장 김소일△자료심의부장 송희경 ■서울메트로 △고객서비스본부장 안세련 ■동부증권 ◇상무보△FAS본부장 손승균◇이사△FAS팀장 이성욱△AF팀장 채봉섭△머니마켓팀장 이동훈 ■사노피 △한국 R&D 담당이사 최주현 ■맥켄코리아 ◇승진△사장 김성중
  •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정부가 4일 발표한 ‘일자리 로드맵’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로 현재 64% 수준인 고용률을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해 내세운 핵심 방안이 ‘시간제 일자리’ 확대다. 지금까지 노동 현안의 쟁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됐으나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북유럽형 선진 모델로 고용 안정과 평균 노동시간 감소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양산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른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배규식 한국노동연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 “정규직 전일제와 동등한 지위 부여,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 개발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시간제 일자리 활용’ 발언 이후 시간제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단순히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내놓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시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잘 만들어 활용하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일·생활 균형, 결혼한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 지속가능한 정년연장, 노동시간의 유연한 활용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 기존의 남성 외벌이 모델에서 벗어나 맞벌이 모델로의 전환을 도우며, 고용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제도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업무수요가 하루 중 시간대별로 변화하거나, 요일별로 변화하는 데 맞춰서 노동공급량, 즉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수를 변화시켜서 업무수요와 노동공급을 시간대, 요일별로 일치시키는 수단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정규직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제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근로자들의 필요에 부응하며, 사용자들의 업무상 수요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에 널리 존재하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바탕으로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질 나쁜 시간제 일자리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기존 정규직 전일제와 거의 같은 지위와 역할을 담은 내용으로 개발해야 한다. 둘째,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정착시키는 과정을 선행하여 널리 존재하는 잠재적 수요를 일깨우고 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렇게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역으로 다시 정규직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선택할 수 있고 잠재적 수요를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에게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시간제 일자리 적합직종에서만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를 필요한 양만큼 많이 만들 수 없다. 셋째, 시간제 정규직 채용을 통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노력은 신중해야 한다.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일제 정규직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 일단 시간제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거의 대부분의 젊은 근로자들은 전일제 정규직 자리가 없어 시간제 정규직을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어서 전일제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근로자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일제의 정규직 시간제 전환 정책이 우선적으로 추구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무엇인지 이런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정부 정책 가운데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사 그리고 근로자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 [反] 이태의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본부장 “비정규직 차별 확산되고 고착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물거품”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나온 일자리 정책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서 취업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올곧은 일자리’,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이름을 붙여 취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희망처럼 보이겠지만, 차별을 당하며 생활하는 비정규직인 우리에게는 차별을 확산하고 고착시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 하반기에 1만명을 채용하고 전문영역부터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다니 학교가 비정규직 고용정책의 실험장이 될 것이란 것을 경험으로 직감하게 된다. 학교에는 비정규직이 80여개 직종에 25만명 정도가 있다. 회계직으로 분류되는 인원만 15만명인데, 비정규직보호법이 발효되고 나서 지난 5년간 오히려 70% 이상이 늘어났다. 학습인턴교사 등 단기간 시범사업은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학교 비정규직 대부분은 근무 일수와 시간을 따져 가며 근로계약을 맺는데 시간제 일자리는 상시업무 종사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급식실의 경우 150~200명당 1명을 기준으로 조리원을 배치하는데, 급식시간에 맞춰 조리하기에도 바빠서 2~4시간짜리 배식 전담 보조 인력을 채용한다. 노동 강도를 낮춰 건강하고 안정된 근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더 나쁜 일자리로 대체해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도 차등을 두어 개선할 여지마저 막고 있는 것이다. 돌봄 교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해서 돌봄 교실 운영시간을 늘리고 돌봄 교사 1명이 4~8시간 하던 일을 2명이 맡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교육청은 근무시간을 줄여 1주당 15시간 이하로 계약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초단시간 근로 종사자에게는 퇴직금 등을 주지 않아도 되는 등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이 올해 초 경북 전역에서 교육청 지시로 실제로 벌어졌고, 부산에 있는 방과 후 전담 인원들은 형편없이 나빠진 근로조건을 거부해 해고를 당했다. 야간에 학교를 지키는 당직기사들은 근로시간 문제로 인권까지 침해받고 있다. 당직기사들은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30분까지 16시간을 근무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매주 금요일에 출근해 월요일 아침에 퇴근하고, 명절 휴가기간에는 심지어 9일 동안 학교에서 지내기도 한다. 그런데도 월급은 100만원도 안 된다. 학교는 심야 근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부도 학교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무료 노동, 임금 착취를 묵인하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제 근로는 학생 수업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에게는 더 가혹하게 적용된다. 예술 강사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지원을 받으며 10여년을 교육에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수업시수를 주당 15시간 이하로 규제하여 근로기본권을 침해하고 고용보장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않고 수업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교육지원 비정규직은 연수나 자기개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방인이고 유령이다. 시간당 단가를 조금 더 늘린다고 좋은 일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시간제로 운영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새로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될 뿐이다. ‘뜨거운 얼음’이 없듯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세계 각 지역의 새 공관장으로 나가는 신임 대사와 총영사 등은 지난 한 달여간 치열한 구인 전쟁을 벌였다. 일명 ‘셰프’(요리사) 전쟁이다. 주재국 정부의 동의(아그레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부임하는 ‘관저 요리사’들을 선발하느라 신임 공관장들은 첩보전까지 불사했다. 외교부의 전 세계 공관마다 요리사 1명씩 파견된다. 대사 관저에서의 만찬 행사는 주요 외교 의전이고, 최근 한식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상대국 외빈을 초대한 만찬의 주요리가 한식으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공관장들마다 요리사를 구해 모셔 가고 있다. 해외 주재 경력이 많고, 실력이 검증된 요리사들은 여러 대사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요리 실력과 성품이 출중한 요리사들은 미주 지역이나 유럽 등 인기 공관에 입도선매되기도 한다. 올해 처음으로 공관장이 된 A 대사의 경우 요리사를 구하는 데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 5월 초부터 5~6차례 면접을 본 끝에 겨우 적임자를 찾았다. A 대사의 부임지가 치안이 나쁜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요리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다면 관저 요리사의 선발 과정과 처우는 어떨까. 외교부에는 해외 근무를 원하는 ‘요리사 명단’이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산업인력관리공단과 한식세계화재단이 실시하는 면접 및 실기 시험을 거쳐 외교부의 ‘셰프 풀’에 등록할 수 있다. 요리사 200여명이 등록돼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해외 공관에 채용된 국내 요리사는 160명에 이른다. 여성이 122명으로, 남성(38명)의 3.2배다. 최근에는 관저 요리사 직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요리사들이 한식뿐 아니라 중식·양식, 제과·제빵 자격증 등을 보유할 정도로 스펙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에 등재된 최연소 요리사는 22살 여성, 최연장자는 올해 만 80세 여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미혼이고 초임 요리사일수록 미주 및 유럽 지역 공관을, 나이가 많을수록 특수지로 불리는 험지 공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저 요리사의 평균 급여는 월 3000달러(약 330만원) 안팎이지만 이른바 특수지 가급으로 분류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공관의 경우 월 600달러, 중남미·아프리카 등 특수지 나급은 월 400달러의 위험수당이 별도로 지급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저 요리사는 가족을 동반할 수 없어 홀로 부임하지만 공관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해외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불황에 강한 강남역 상가, ‘효성해링턴타워’ 상업시설 분양

    불황에 강한 강남역 상가, ‘효성해링턴타워’ 상업시설 분양

    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 역세권… 풍부한 임대수요 갖춘 대단지 오피스상가 눈길 상가는 경기영향에 민감한 부동산 상품 중 하나다. 특히 불황일수록 탁월한 입지조건을 갖춘 역세권 상가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꾸준한 임대수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효성은 강남역 도보 1분 거리 위치에 임대완료 된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 상업시설, 지상 3층~지상 15층까지 오피스텔로 구성된 대단지 오피스 상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는 최근 오피스텔분양을 계약경쟁률 28:1로 100% 완료했다. 이에 이번에 상업시설분양은 강남역 주변 일대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준공 시점 1년 전인 벌써 임차인들이 선점하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입지는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1분 거리이며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의 교차지역에 위치한 역세권이다. 강남역 학원가 및 오피스텔타운밀집지역으로서 삼성타운, 교보생명, LIG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외국계 기업, 금융, 컨설팅, IT 기업 등이 인접해 있다. 또 관광호텔, 컨벤션센터, 관광휴게시설을 갖춘 초대형 복합시설인 롯데타운도 들어설 예정이다.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상업시설은 주변 상가와 달리 1층 층높이가 6.5m로 주변 2층 높이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권장 업종으로는 지상1층은 편의점, 화장품 직영매장, 테이크아웃, 제과점, 지상 2층은 병원, 학원, 커피숍, 세탁소, 미용실 등이 이용률이 높을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단지 내 상가는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주변 학원생 수요와 오피스수요 및 세무 관련 수요가 매우 풍부므로 단지 내 오피스텔 수요뿐만 아니라 주변수요도 독점적인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상업시설은 선착순 수의 분양으로 청약금 300만 원으로 계약신청 및 체결된다. 분양문의: 02-565-8820 인터넷뉴스팀
  •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아스팔트 옆 텃밭… 흙은 힐링이다

    [커버스토리-로컬푸드 시대] 아스팔트 옆 텃밭… 흙은 힐링이다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소고기,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운동은 이제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 50~60대 장년층은 텃밭을 직접 일구는 방식을 선호한다. 흙을 만지고 새싹을 가꾸는 사이에 ‘힐링’이 되는 데다 치솟은 채소값도 아끼고 가족에게 친환경 먹을거리를 대접할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고 한다. 경작이 서툰 젊은이들은 부쩍 늘어난 로컬푸드 직매장과 생활협동조합을 즐겨 찾는다. 로컬푸드 세상으로 들어가 봤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도시와 농업 두 단어가 만나 조용한 혁명을 일으켰다. 도시 곳곳에 푸른 텃밭이 돋아난다. ‘웰빙’ 바람을 타고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힐링’ 열풍과 함께 흙을 만지며 도시 생활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트렌드가 생겨난 데 따른 것이다. 30일 서울 도봉구가 운영하는 쌍문동의 한 텃밭 귀퉁이에서 모자를 깊게 눌러쓴 하맹선(57)씨는 손을 재게 놀리면서 잡초 고르기에 바빴다. 2011년부터 이곳에서 3평 남짓한 텃밭을 가꾸고 있는 하씨는 자타 공인 ‘텃밭 예찬론자’다. “농사라곤 해 본 적이 없는데 주위에서 텃밭을 가꾸는 게 좋아 보여 덜컥 덤볐다. 그런데 안 했으면 후회했을 정도로 대만족”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심리적 위안이 하씨에겐 가장 컸다. “흙을 만지다 보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질 수 없다. 마음의 상처가 다 치료되는 것 같다. 요즘 세상에 해코지를 당할까 무서워 이웃에게 말도 못 거는데 텃밭에선 모르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레 말을 걸고 채소도 나눠 먹는다”고 덧붙였다. 하씨처럼 집 근처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04㏊이던 전국의 도시텃밭 면적은 2년 만에 558㏊로 5.4배나 커졌다. 같은 기간 도시농업 참여자도 15만 3000명에서 76만 9000명으로 5배 뛰었다. 조사에 따르면 도시의 규모가 크고 도시화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도시농업이 활발하다. 전국 15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과 부산, 경기의 주말텃밭 비중이 높았다. 경기도가 157㏊(텃밭 1276개·참여자 14만 7000명)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고 부산이 136㏊(3552개·1만 600명), 서울이 58㏊(170개·8만 4000명)로 뒤를 잇는다. 아무래도 서울에선 자투리땅을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서울 25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녹지가 많은 외곽 지역에 텃밭이 많다. 올 3월 현재 강동구가 14.6㏊로 최다를 기록했다. 도봉구(10.3), 중랑구(5.7), 강서구(5.1) 순으로 이어진다. 도심인 중구와 동대문구에는 한곳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공식 통계치가 모두 관에서 운영하거나 주말농장으로 등록한 텃밭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집 근처 유휴지를 일군 텃밭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도시텃밭의 규모는 크게 늘어난다. 앞으로도 도시텃밭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해를 ‘도시농업 원년’으로 선포하는 등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도시농업을 장려하고 나선다는 사실은 텃밭 꾸미기가 대중화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주말농장을 경영하는 김창영씨는 “사 먹는 상추와 노지 상추는 먹어 보면 다르다. 한번 텃밭에서 길러 먹기 시작한 사람들은 식당에서 파는 음식을 못 먹는다. 한없이 오르는 채소값도 아끼고 내 가족의 건강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사뭇 달라지는 분위기를 전한다. 또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데 젊은 층이 텃밭을 벌여 놓고 바빠서 못 오면 노인들이 와서 밭을 일군다. 1~2월 분양 신청을 받는데 올해는 100% 완료됐다”고 귀띔했다. 글 사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용어 클릭] ■로컬푸드(Local Food) 흔히 반경 50㎞ 내에서 생산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축산물을 말한다. 중간상인 없이 소비자와 연결해 이동거리를 단축,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지역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리자는 뜻이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을 넘어 얼마나 가까이에서 기른 과일, 채소, 소고기, 돼지고기인지를 따진다.
  • KT, 2% 부족한 LTE 서비스

    KT가 올해 들어 석 달 연속 이동통신 가입자가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는 지난 2~3월 보조금 과열에 따른 영업정지의 ‘상흔’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토닥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나 소비자들 사이에는 타사보다 ‘2%’ 부족한 서비스 탓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의 ‘무선 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KT의 4월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642만 628명으로, 3월보다 2만 1895명이 줄었다. 반면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2704만 6666명으로 전월보다 1만 7127명이, LG유플러스 가입자 수는 1042만 562명으로 5만 7389명이 늘었다. KT는 최근 가입자 수 감소가 2월 22일~3월 13일 진행된 영업정지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이유로 1월 7일부터 3월 13일까지 총 66일 동안 이통 3사를 대상으로 순환 영업정지 조치를 했다. 실제 영업정지 기간에 포함된 3월 KT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8만 3220명이 줄었다. 그러나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KT의 부진은 영업정지 탓이라고만 마음 편히 생각하기 힘들다. 똑같은 일수의 영업정지를 받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각각 15만 8000여명, 17만 1000여명이 줄었지만 다음 달 바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2011년 말과 비교하면 SKT, LG유플러스는 각각 올 4월까지 가입자 수가 49만 3000여명, 102만 9000여명 늘었으나 KT는 오히려 14만 2000명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KT가 2위 사업자로서 재빠른 이통 시장의 변화 속도를 제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2011년 당시 롱텀 에볼루션(LTE) 서비스 시작이 타사보다 3~4개월 늦어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지 못했고 전국망 확보 후에도 품질 수준을 높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잇따라 출시된 ‘음성 통화 무제한’ 서비스도 KT가 한발 늦었다. 망내 무제한 통화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SKT는 이날 해당 서비스인 ‘T끼리 요금제’ 가입자가 25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KT는 SKT에 이어 망내 무제한 서비스, 유·무선 통합 서비스 등을 내놨지만 LG유플러스는 망내뿐 아니라 타사 가입자들과도 무제한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로 변화를 줬다. KT 관계자는 “최근 신규 가입 고객의 절반 정도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다”면서 “망내 무제한 서비스 가입자는 100만명 정도가 된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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