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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공공기관 감사포럼 정송학 초대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공공기관 감사포럼 정송학 초대회장

    정송학 공공기관 감사포럼 초대회장은 일 욕심만큼 다양한 경력을 지녔다. 청년 시절 외국계 기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신화를 썼고, 정당 활동을 하며 서울에서 구청장에 당선됐다. 뒤늦게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현재는 2년 임기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상임감사다. 그는 공공기관 감사들의 협의체를 이끌면서 지난달에는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라는 사단법인의 중앙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첫눈에 봐도 선이 굵은 정 회장을 지난 15일 서울 강남대로 캠코의 서울지역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몇 해 전 광진구청장 재임 때 하도 바쁘게 일하느라 입술이 몇 번 부르튼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캠코 감사로 와서도 하루 25시간을 사는 것 같다.-30년 회사 생활과 4년의 공직 생활을 했는데, 다시 한 번 공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타고난 성격이 가만히 있지 못해 그런가 보다. 공공 행정에 민간 기업의 경영 기법을 접목한 ‘경영행정’으로 구민들께 봉사했는데, 이를 공공기관 감사 업무에도 도입하고 싶었다.→지난 2월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공공기관 감사포럼은 어떤 성격인가.-대통령이 임명권자인 107개 공공기관의 협의체를 만든 것이다. 민간 기업까지 포함하는 한국감사협회가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지만, 특히 공공기관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곳인 만큼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경영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내부 감사가 기관 운영의 조력자이자 견제자의 책무를 지녔다고 본다.→지난 1년 반 동안 공공기관 감사로서 느낀 감사 분야의 문제점은.-내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업무는 대체로 충실하다. 다만 외부의 감사 협의체가 일종의 친목 단체에 머물렀고, 또 감사의 임기가 2년에 그쳐서 업무의 지속성이 떨어졌다. 일부 기관에선 경륜과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감사에 임명돼 잠시 머물다 가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전문성 제고와 역량 강화라고 느꼈다. 공공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도 절실하다.→감사 업무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감시나 적발은 감사의 기초일 뿐이지 최종 목표는 될 수 없다. 사후 적발보다 미래 위험 예측을 통한 부정부패 예방이 중요하다. 국가보조금 횡령을 용케 적발했어도 이미 국민의 혈세는 날아간 뒤라는 말이다. 적발 위주의 오버사이트에서 예측·예방하는 포사이트로 전환돼야 한다. ‘코칭 감사’, ‘컨설팅 감사’가 필요하다. 기관 내부의 감사도 사장과 경영 책임을 함께 짊어진 제2의 CEO다.→감사 업무 담당자도 가끔 비리에 연루되는 경우가 있던데.-감사 담당자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보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상당히 청렴한 편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일부에서 개인적인 일탈 행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감사 업무에 대한 재교육 차원의 특강과 모임, 교류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감사 협의체의 활동이 필요하다.→감사 포럼을 이끌며 성과는 있었나.-황찬현 감사원장이 지난 7월 특별공로상까지 수여하며 후원해 준 덕분에 꽤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매월 운영위원회(임원 회의)와 총회를 번갈아 열면서 정보 교류와 정책 논의, 특별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강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염재호(고려대 총장)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장 등이 직접 나섰다.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감사포럼의 상징이 마패의 말 4마리라고 하던데.-(허허) 내부 감사의 위상을 높이려고 상징을 하나 만들었다. 감사원 마패의 말이 5마리인 것을 본떠 우리는 4마리다. 지난 4월 충주 IBK연수원에서 감사원과 기획재정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합동 워크숍도 개최했다. ‘공감포럼’(공공기관 감사포럼)이라는 협회보를 창간했다.→캠코의 감사로서도 성과를 냈나.-지난 6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두 단계 오른 A등급을 받았다. 청렴도 조사와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38개 개선 과제를 발굴해 이행했고, 전국 22개 지역 사무소를 방문해 직원들의 애로 및 건의 사항을 점검했다. 감사 전용 사이버 상담실(e카운셀링)도 운영한다. 경영진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다.→바쁜 감사 업무 중에 병역명문가회 회장에도 선출됐는데.-아버지와 본인, 아들 등 집안의 3대가 현역 군 복무를 완수한 가문은 전국에 2871개, 1만 3953명이다. 2004년부터 병무청이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인증해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있다. 그 1만 3000여명 가운데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저 하나밖에 없어서 회장에 뽑힌 모양이다.(허허)→그럼 3대가 모두 현역 복무를 한 것인가.-선친께선 6·25전쟁 당시 지역 방위군의 일선 지휘관을 한 참전 유공자였고, 저는 동해와 인접한 최전방에서, 아들은 강원 지역에서 복무했다. 사실 할아버지 아래로 사촌, 육촌 등 집안의 남자란 남자는 모두 병장 제대를 했다. 지난해 12월 병역명문가회가 현판식을 할 때 수석부회장으로서 이를 주도한 공을 회원들이 인정한 것 같다.→국방 의무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텐데.-나라의 번영은 삶의 질 문제지만, 안보는 생사의 문제다. 또 젊은이들도 병영 생활과 전우애를 통해 사회성과 튼튼한 체력, 인내심, 애국심, 효도심 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한때 병역 기피 풍조가 있었지만, 이제는 입대하려면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청년들이 대견했다. 특히 지난번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사건이 터졌을 때 고참병들이 스스로 전역까지 미뤘다는 보도를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기특한 대한민국의 미래 일꾼들이다.→그럼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병역 기피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국가와 사회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고 명예를 지키려면 국방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영국 왕실에서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윈저 왕자는 목숨마저 위태로운 아프가니스탄 두 차례 파병을 포함해 10년간 군 복무를 마쳤다고 들었다. 미국의 케네디 가문도 네 명의 아들 모두 군 복무를 마쳤다. 국민으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으려면 자신이 누리는 명예만큼 신성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제 병역 기피 문제는 국민이 한마음으로 심판해 주길 바란다.→병역명문가로 선정되면 무슨 혜택이라도 있나.-병역명문가 회원들은 선정된 것 자체를 큰 명예로 여긴다. 그러나 솔직히 혜택이나 대접을 못해 주는 게 아쉽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만들어 지역의 공원이나 공공 이용시설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에서 입법을 통해 그들에게 예우를 해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일수록 개인의 희생이 따르는 국가 의무의 이행을 예우하고 또 지도층은 이를 솔선수범하고 있다.→2006년부터 2010년까지 구청장 재직 때 경영행정 때문에 직원들의 고생이 많았다. 구청장이 새벽에 출근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광진구가 성과를 낸 것은 모두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아침형 달인’은 고달프지만 아름다운 법이다. 열정이 시련을 녹인다고 믿는다. 당시 서울의 CEO 출신 구청장은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했다. 그래서 민간 기업의 효율성을 행정에 접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효율성과 생산성, 신속한 행정 등을 강조했다. 지방자치의 주주가 구민이고 종업원이 공직자이며, 고객이 민원인이다.→경영행정이 성과를 냈나.-직무목표관리제와 창의성과관리제를 시행해 만족스런 결과를 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우리땅 찾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시지가 1000억원대의 땅을 되찾아 등기를 완료하면서 광진구의 재정력 지수를 20% 이상 끌어올렸다. 또 이 덕분에 4년 동안 외부의 상을 125회 받았고,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인센티브도 62억 5000만원이나 받았다.→그러나 요즘 광진이 생기 없는 도시가 됐다는 말이 들린다. 왜 그런가.-공직자들이야 늘 열심히 일할 테지만, 본래 광진 지역의 문제점이 있다. 아차산과 한강을 모두 끼고 있어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곳인데, 다가구·가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아 개발에 애로가 있다. 경찰 등 치안 수요가 많고, 좁은 골목 탓에 소방 대책도 부실하다. 따라서 중앙 정부와 끊임없이 협의해 도시재생사업과 지역 개발에 나서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할 수 있나.-중곡동의 국립서울병원, 동부지청, 군부대 등 이전 예정 부지의 개발이 중요하다. 이 모두 캠코가 관리하고 있는 국가 자산이다. 따라서 현재 캠코 감사로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차산 고구려 공원 박물관 건설 사업과 홍련봉 보루 정비 사업도 정부의 도움을 받아 계속 진행되기를 바란다. 자랑스런 선조의 위상을 광진구가 이끌어 가는 측면도 있지만, 지역을 위한 관광 아이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정송학 회장은 ▲전남 함평(63) ▲조선대부고·조선대·한양대 법학박사 ▲한국후지제록스 호남 대표이사 ▲서울 광진구청장 ▲한양대 특임교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상임감사 ▲공공기관 감사포럼 초대 회장 ▲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대한민국 목민관상·행정대상 수상,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공공기관 감사포럼이란국정철학 구현·공공기관 감사 인식 확충 위한 비영리 법인 공공기관 감사포럼은 지난 2월 정송학 초대 회장의 주도로 감사원의 인가를 받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창립총회를 했다. 2008년 설립된 친목 단체 성격의 선진화 감사포럼을 정식 협의체로 변경한 것이다. 설립 목적은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을 구현하고 실천’, ‘공공기관 감사의 이해와 인식의 폭 확충 및 정보 교류’라고 명시했다. 기존의 한국감사협의회는 공공기관 감사, 민간회사 감사, 내부감사자(CIA) 자격증 소지자, 공인회계사, 퇴직 감사 등으로 구성돼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지원과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감사포럼에는 한국거래소, 한국투자공사, SGI서울보증 등 12개 금융기관과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국민생활 분야의 10개 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 서울대병원 등 13개 병원·의료 분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18개 산업진흥 분야, 한국전력 등 19개 에너지 분야 공기관이 참여한다. 이 밖에 연구·학술, 연기금,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기관도 있다.감사포럼의 올해 주요 사업은 ▲워크숍, 특강, 교육 등을 통한 감사인에 대한 전문성 강화와 예산 확충 ▲우수 감사인 발굴·포상 등을 통한 독립성·위상 제고 등이다. 또 ▲회원사 탐방, 간행물 발간 등을 통한 정보 교류 및 소통 확대 ▲감사인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 건의 ▲정부기관 간담회 등을 통한 협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공공 감사에 대한 전문교육 프로그램 계획을 수립하고 연말에는 감사인 대회 및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초청 강연회도 짝수달 3번째 목요일에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황찬현 감사원장은 감사포럼에 대한 격려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일류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와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각 기관의 내부 통제 역할을 맡고 있는 감사 기구에서 상시 검증, 예방 활동을 통해 부정부패와 적폐의 구조적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기록연구·사서 등 소수직렬 파견정원 추진 논란

    기록연구·사서 등 소수직렬 파견정원 추진 논란

    행정자치부가 기록연구·사서·임업 등 소수직렬 공무원을 직제상 파견정원으로 전환해 통합관리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해당 공무원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행자부는 소수직렬의 인사적체와 ‘고인 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소수직렬의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하고 고질적인 순환근무 제도로 되돌리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소수직렬 파견정원이란 ‘공무원의 정원은 업무가 있는 부처에 두면서, 해당자는 관련 부처에서 파견을 받아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가령, 기록연구직은 현재는 각 기관별로 소속이 돼 있지만, 파견정원이 되면 국가기록원 소속으로 바뀌고 각 기관에 파견형식으로 일하는 형태가 된다. 서울신문이 18일 입수한 행자부 내부문건에 따르면 기록연구직 171명, 사서직 57명 등 13개 직렬 450명을 파견정원 대상자로 추산했다. 현재 소수직렬은 전체 52개 직렬 가운데 29개이며, 인원 수로는 5급 이하 전체 공무원 11만 5000여명 가운데 2만 6000여명에 이른다. 행자부 내부문건은 ‘소수직렬은 직급이 대체로 낮고 현 직급 재직기간이 장기화’되었다며 ‘고인 물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관 간 소수직렬 칸막이를 해소할 정원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형묵 행자부 조직기획과장은 “5급 이하 소수직렬 가운데 지원자만 대상으로 시범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강제 시행’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견을 수렴해보니 젊은 공무원일수록 파견정원 신청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장 분위기는 썩 녹록지 않다. 파견정원 대상자로 거론된 소수직렬에 속한 과장급 공무원 A씨는 “묵묵히 일해온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행자부가 개별 기관 조직문제에 과도하게 간섭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기록연구사 B씨는 “기록연구직이 2005년 생겼을 때 공무원이 된 분들은 어차피 내년쯤이면 각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승진 대상자가 된다”면서 “승진기회 확대라는 명분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록연구사 C씨는 “한국 공무원조직에서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이 순환근무였는데 파견정원은 소수직렬조차 순환근무 방식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견정원이 되면 내가 일하는 기관에서는 ‘파견직’이 되는데 기관 내 중요기록물 열람·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그렇다고 내 소속기관이 될 국가기록원에서 얼굴도 잘 모르는 내 승진을 위해 얼마나 배려할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공무원 D씨는 “인사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편법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행자부가 기관별 정원관리 자율권을 확대하면 소수직렬 인사적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면서 “통합정원 제도 확대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행자부는 기관별 자체 의견과 추진 계획을 제출받은 뒤 올해까지 직제개정을 해서 내년부터는 인사발령을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전문성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신규인력이 덜 능숙할 수도 있겠지만 열정이나 나태함 같은 문제도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병사들 자율·책임의식 키워 적성 맞는 병영문화 조성…안전 전문가 육성도 절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에서 빈발하는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식으로 안전 대책을 남발하기보다 병사들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고 적성과 특기에 맞는 군 생활을 하도록 병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 교육을 담당할 전문가를 육성하는 한편 군의 교육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군을 유지하는 이유는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함인데 지휘관들이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훈련을 기피하게 되면 전투 준비 태세를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면서 “초급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자율과 책임을 더 부여해 수동적인 병영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지냈던 윤종성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군은 사건이 일어나고 난 다음에 위기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대응책을 내놓는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면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는 중과실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게 군 수뇌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지휘관이 달라짐에 따라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경시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전 점검과 사후 조치가 정립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규정과 방침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교육하는 것은 물론 병사들이 하기 싫은 일을 수동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군의 구조적 문제를 바꿔야 한다”면서 “현재 적성과 특기에 맞게 지원할 수 있는 모집병(지원병) 비율이 50%에 그치지만 이를 확대해 모병제적인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장병들이 자신의 적성과 특기에 맞는 부대 생활을 하게 되면 그만큼 사고 위험성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누구나 기피하는 격오지 근무자에게는 군 입대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휴가 일수를 늘려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의 안전 교육은 폭발물과 병기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맡아야 하는데 우리 군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제대로 된 전문가가 적다”며 관련 전문가 양성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결국 징병제라는 한계 속에서 일 처리가 미숙한 군 인력 구조를 전문성이 강한 강군으로 변혁시키는 일이 과제”라면서 “전차같이 위험한 장비 운전은 병사가 아닌 부사관에게 맡기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 격차 활용하기/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지역 격차 활용하기/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과도한 지역 격차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뿐만 아니라 국가 통합성 유지에도 이롭지 않다. 그러나 지역 격차는 국가 발전 단계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마다 여건과 상황이 다르므로 어느 정도의 지역 격차는 필연적이기도 하다. 또한 가난한 나라일수록 국가 전체적인 총량 경제성장이 절실하다. 이러한 총량 경제성장 정책은 지역별, 분야별 균형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나라 전체적인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이 모든 국민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1953년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고작 66달러였고, 1960년엔 79달러에 머물렀다. 당시 우리나라는 후진국 중의 후진국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1962년부터 국가 주도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한 배경이다. 그러나 초기 산업화는 큰 도시를 중심으로 작동하기 마련이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국토 자원은 수탈당했고, 6·25 전쟁을 통해 기반시설은 파괴됐다. 또한 시장경제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우리 정부가 서울과 부산 등 큰 도시를 중심으로 산업화 정책을 추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 과정에서 도시와 농촌의 상대적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이러한 도농 간의 심한 격차는 국가 안보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우리 정부도 재정이 열악해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모두 지원할 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지방의 개별 수요를 충족시키기보다 국가 전체적인 총량 성장을 ‘미덕’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와의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은 일종의 풍선처럼 국내 기업의 보호막이 돼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성장은 다른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가능하다. 특히 경제활동 기회에 민감한 인구, 자본, 기술 등은 국가의 경제정책 기조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총량 경제성장 정책은 지역 간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든다. 1960년 서울의 인구 집중도는 9.8%에 지나지 않았으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던 1970년 서울의 인구 집중도는 18%로 급격히 상승했다. 그해 4월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수도권 인구의 과밀집중 억제에 관한 기본지침’ 등 오랜 수도권 인구 억제 정책에도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1990년 42.7%, 2014년 49.4%로 치솟았다. 이러한 결과는 규제 일변도의 수도권 억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쯤 해서 지역 특성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지역 격차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라도 발전했고, 시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역 격차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지역 격차는 국가 평균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동성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민간기업의 활동 여건을 규제 일변도로 억제하기보다는 낙후된 지역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를 통해 이 지역에서 빠져나간 기업이 모두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님은 이미 외국으로의 기업 이전이 자유롭게 된 2000년대 초반 증명된 사실이다. 수도권에서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은 민간부문 경제활동 과실을 키워 줄 것이고, 이러한 수도권 경제성장에서 추가로 얻게 되는 중앙정부 재정은 낙후된 지역의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때문에 다른 지역의 경제가 열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덕분에 다른 지역도 잘살게 되는 과정을 만들기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셈이다. 저절로 발전하는 지역을 끌어내리면 창의력과 경제 활력소를 활용하지 못하고 낙후된 지역을 끌어올리고 보충할 수 있는 재원 마련도 어렵다. 같은 것을 놓고 경쟁시키면 대립 관계가 형성되지만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모할 수 있게 하면 ‘상생·협력 관계’가 만들어진다. 지방분권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중앙정부는 선진 지역 발전을 통해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적극적으로 보충하고 ‘끌어올리는’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 아이와 잠자기 전 책읽듯 ‘수학 놀이’...성적 쑥쑥

    아이와 잠자기 전 책읽듯 ‘수학 놀이’...성적 쑥쑥

    자기 전에 양의 마릿수를 세는 것이 잠 잘 드는 방법임은 오래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sheep과 sleep의 닮은꼴 효과도 곁들여진다) 그런데 자긴 전에 하는 간단한 수학 공부가 놀라운 효과가 있음을 과학자들이 입증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수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글을 읽으면 학습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 밝혀졌다. 이 같은 방법은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인데, 예컨대 '침대 수학'을 3개월간 실행한 아이의 경우 학년 말에 수학에서 가장 높은 성취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연구원들이 600세대에게 앱과 프로그램이 깔린 2종의 태블릿 컴퓨터를 주고 실험을 했다. 한 앱에는 아이의 독해력을 시험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고, 다른 앱에는 셈, 모형 문제들이 포함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다. 대개 6, 7세 정도의 아이에게 부모가 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학년 말에 이 아이들의 수학 학습능력을 학년 초와 비교해 테스트해보는 실험이다. 연구원들이 조사해본 결과, '침대 수학' 앱을 더 많이 사용한 아이일수록 수학 성적이 더 높게 나왔다고 '사이언스' 지가 보도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수학에 겁을 먹은 부모를 가진 아이일수록 이 '침대 수학'이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부모가 수학에 공포를 가지면 그 아이들 역시 그 같은 경향을 보여 수학에서 학력 저하의 현상을 보인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에 참여한 시안 베일록 교수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꼭 풀고 말겠다는 열정이 정말 필요하다. 그러면 문제는 풀리게 마련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게임 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폰 노이만은 "수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알쏭달쏭+] 나이 들수록 왜 잠들기 어렵지?...대책은?

    [알쏭달쏭+] 나이 들수록 왜 잠들기 어렵지?...대책은?

    아기는 거의 온종일 자고 어린아이 역시 한 번 자면 거의 반나절을 잔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줄어 보통 7시간 정도 자게 된다. 우리 인간은 잠을 꼭 자야만 하는데 이는 잠을 통해 기억을 처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며 기분을 진정시키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이 들수록 잠이 줄어드는 이런 현상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단지 잠이 줄어 멍해지고 짜증이 나는 것일까. 그 대답은 어느 정도 맞지만 또한 아니기도 하다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과학담당 편집자인 에린 브로드윈은 말한다. 그녀는 과거 수면 관련 연구와 학술자료 등을 인용해 ‘나이가 들수록 잠자기 어려운 과학적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잘 가요(Bye)~ ‘깊은 잠’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잠을 자는 일정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나이 든 사람은 한 번에 오랫동안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잠에서 깬 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자주 낮잠에 드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뇌는 그 활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인 깊은 잠 상태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25세 때 일반적인 뇌는 자는 동안 몇 시간에 걸쳐 깊은 잠을 6번 정도 반복한다. 반면 평균 70세 때 뇌는 깊은 잠을 단 몇 분밖에 못 자며 중간 수준의 잠으로 빠르게 전환해 선잠을 자거나 완전히 깨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또한 잠이 들고 깨는 동안 이뤄지는 과정이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변한다. 즉 어느 순간 잠에 빠지고 깨는 것. 이는 아마도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자신을 “잠이 잘 깨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 안녕(Hello)~ ‘낮잠’ 1990년대 과학자들은 쥐 실험을 통해 뇌에서 수면을 일으키고 중지하는 일종의 온/오프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분을 식별해냈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해 우리 인간에게서도 똑같은 영역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이가 들수록 해당 영역의 뇌세포를 잃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발견 이후 연구진은 65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망할 때까지 장기간 수면 상태를 검사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수면 관련 뇌세포를 더 많이 잃은 사람일수록 수면 패턴이 나뉘어 더 자주 깨고 더 짧게 자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런 뇌세포와 수면 패턴 사이의 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수면 관련 뇌세포가 더 적은 사람일수록 수면 패턴은 더 자주 나뉘었다. 그리고 수면을 더 방해받을수록 기억력은 더 나빠졌다. 그래서 대책은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낮잠은 여전히 우리가 깊은 잠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지만 너무 적은 수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을 돕는다. ◆ 나이 상관없이 잠을 잃을 때 노인의 경우 수면 장애는 근육 경련이나 우울증, 불안감, 혹은 흔히 나이 들어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호흡장애 등 다른 문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은 종종 사람들이 단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가정할 때 진단될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관절염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 역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수면 부족이 단순하게 지극히 평범한 불면증으로 무시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인력의 분야별 불균형 해소해야/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기술인력의 분야별 불균형 해소해야/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산업 분야별로 필요한 인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산업기술 인력 수급동향 실태조사’를 한다. 최근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자. 2010년 평균 4.3% 수준이던 기술인력 부족률은 2013년 2.4%로 떨어져 기술인력 부족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특정 분야별로 살펴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바이오, 헬스 같은 미래 유망산업 분야는 오히려 갈수록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응답이 많다. 특히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지방에 있는 중소업체일수록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문제점은 필자가 전국 곳곳에 있는 기업 현장을 돌아다니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 관계자들이 운영상의 어려움이나 고충을 들려줄 때 가장 ‘단골’로 꼽히는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인력 문제였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잘 활용하는 것도, 또 고용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이 단일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지역 내 유망 중소·중견 기업으로 인력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여러 유인책을 마련해 왔다. 산학협력 확대를 통한 현장형 기술인재 양성,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 사업,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는 연구개발(R&D) 인건비 지원사업 등을 여러 부처와 기관들이 나눠 시행 중이다. 그중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혁신형 중소·중견 기업 인력지원사업’은 공공 연구소에 있는 석·박사급 고급 연구인력을 중소·중견 기업에 파견하고, 인건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실제로 2011년 경기도 안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동에 파견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박사급 연구원은 차량용 무선충전기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3년간의 파견 기간이 끝난 뒤 아예 업체에 정착해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파견 초기 3000억~4000억원이던 기업의 연매출이 어느덧 1조원을 바라보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으며, 2014년 월드클래스300으로 선정된 것도 놀라운 변화다. 제품 기획부터 개발, 양산까지 함께하면서 기업의 R&D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민간 분야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중소기업의 기술인력난 해소에 열심이다. 공공 연구소나 대기업 부설 연구소를 퇴직한 기술자 중 미취업자가 중소기업에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용되면 인건비를 최대 3년까지 지원해 준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청은 ‘초·중급 기술개발 인력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을 내건다. 전문학사, 학사급 연구인력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인건비와 능력개발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 사업들의 수혜 대상은 각각 고급 연구인력, 퇴직 기술자들, 학사급 이하 연구인력 등으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이공계 인력 미스매치 해소’라는 공통의 목적을 지향하면서도 혜택이 겹치지 않고 충분히 개별적으로 운영될 가치가 있었다. 그런데 부처마다 사업 시행 시기나 지원 방법 등에서 조금씩 다르게 운영되다 보니 그동안 정책의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하게 느껴지고 딱 맞는 지원제도를 찾아내기가 막상 쉽지 않았다. 즉 연구인력이나 기업들 입장에서 보다 쉽게 찾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통합 정비해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마침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 예산안 편성’에는 사업 효율성 및 국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산업인력 양성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산업부가 맡고 집행체계를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앞으로 유사한 성격의 사업 조정을 통해 수요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정책이 수요자 중심으로 새로워지면서 동시에 예산 운용의 효율성은 높이는 제도적 틀이 만들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각 부처가 ‘현장 수요에 맞게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서로 협력한다면 앞서 대동의 사례처럼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존 정책도 다시 뜯어보고 수요자 중심으로 새롭게 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기술인력 유치에 목말라하는 기업들에 직접적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설] 정권 바뀌어도 안 바꿀 국사 교과서 만들어야

    정부가 어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민간 출판사가 발행해 정부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직접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새로운 국정 교과서를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기존 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작명(作名)의 배경이기도 하다. 반대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정화 발표 이후 정치사회적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상대의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럴수록 국정 교과서가 현실화될 경우 우려를 불식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지적해 둔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한결같이 다양성이 훼손된 획일적 사관(史觀)으로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균형 잡힌 지식인을 길러 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국사 국정화 추진을 밝히는 자리에서 밝혔듯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현실 인식이다. 한국사 국정화가 최소한 ‘잘못된 편향성을 가진 획일적 사고’만큼은 막을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에는 수긍하는 국민도 있고, 수긍하지 않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정화를 찬성한 국민조차 정부가 또 다른 방향의 ‘잘못된 편향성’을 담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황 부총리가 “이념이 편향되지 않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국정 교과서의 개발 주체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을 전부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할 것”이라면서 좌파 학자들의 참여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존경받는 학자일수록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뛰어들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은 법이다. 집필진 구성에서부터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자칫 ‘보수 교과서’로 불린 교학사 ‘한국사’처럼 정치지향적 인사들로 채운다면 국정 교과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케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서 보급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2010학년도에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를 ‘한국사’로 통합한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면 국정화다. 1974년 이후 국정 ‘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를 분리한 2002학년도 이후 15년 만에 전면 국정화로 환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사 교과서 발행 정책이 정권의 향방에 따라 요동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는 정권이 바뀐다 해도 그대로 쓰고 싶을 만큼 이름 그대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치 상황이 변해도 아이들에게 그대로 읽히고 싶은 역사 교과서는 불가능한가.
  • 똑같은 사진봐도 여자가 더 큰 슬픔 느끼는 이유

    똑같은 사진봐도 여자가 더 큰 슬픔 느끼는 이유

    슬픔이나 두려움 등 부정적 이미지를 접한 남녀의 반응이 크게 다른 점은 뇌 기능에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임을 나타내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진이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보여줬을 때 느낀 감정을 보고하고 이때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검사했다. 또한 실험 전후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젠과 같은 호르몬 수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이 대체적으로 남성보다 부정적 이미지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아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에 상관없이 여성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미지에 영향받는 감수성이 높았다. 실제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감수성이 낮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아드리아나 멘드렉 박사는 “정신질환이 발병했을 때 남녀 모두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면서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 반응이 커, 결과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우울 및 불안 장애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으로 우리 뇌에서도 중심부에 있는 대뇌변연계가 관련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런 부위는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등 사회·정서적 행동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대뇌변연계 중에서도 편도(amygdale)라는 부위와 뇌의 배내측 전전두엽 피질(dorsomedial prefrontal cortex: dmPFC)이라는 부위가 부정적 이미지를 보는 동안 남녀 모두에게서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두 영역의 연결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런 연결이 강할수록 이미지에 관한 감수성이 떨어졌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의 관여로 인해 그 관계가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뇌의 편도는 슬픔이나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 관련돼 있으며 배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무언가를 분석하는 역할을 하는데 두 영역의 연결이 강할수록 분석하고 대처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또한 실제 성별 외에도 남성다움과 여성다움도 관계가 있으며 문화적 요인도 영향을 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9월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이 들수록 잠자기 어려운 과학적 이유

    나이 들수록 잠자기 어려운 과학적 이유

    아기는 거의 온종일 자고 어린아이 역시 한 번 자면 거의 반나절을 잔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잠이 줄어 보통 7시간 정도 자게 된다. 우리 인간은 잠을 꼭 자야만 하는데 이는 잠을 통해 기억을 처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며 기분을 진정시키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이 들수록 잠이 줄어드는 이런 현상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단지 잠이 줄어 멍해지고 짜증이 나는 것일까. 그 대답은 어느 정도 맞지만 또한 아니기도 하다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과학담당 편집자인 에린 브로드윈은 말한다. 그녀는 과거 수면 관련 연구와 학술자료 등을 인용해 ‘나이가 들수록 잠자기 어려운 과학적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잘 가요(Bye)~ ‘깊은 잠’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잠을 자는 일정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나이 든 사람은 한 번에 오랫동안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잠에서 깬 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자주 낮잠에 드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뇌는 그 활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인 깊은 잠 상태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25세 때 일반적인 뇌는 자는 동안 몇 시간에 걸쳐 깊은 잠을 6번 정도 반복한다. 반면 평균 70세 때 뇌는 깊은 잠을 단 몇 분밖에 못 자며 중간 수준의 잠으로 빠르게 전환해 선잠을 자거나 완전히 깨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또한 잠이 들고 깨는 동안 이뤄지는 과정이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변한다. 즉 어느 순간 잠에 빠지고 깨는 것. 이는 아마도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자신을 “잠이 잘 깨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 안녕(Hello)~ ‘낮잠’ 1990년대 과학자들은 쥐 실험을 통해 뇌에서 수면을 일으키고 중지하는 일종의 온/오프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부분을 식별해냈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해 우리 인간에게서도 똑같은 영역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이가 들수록 해당 영역의 뇌세포를 잃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발견 이후 연구진은 65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망할 때까지 장기간 수면 상태를 검사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수면 관련 뇌세포를 더 많이 잃은 사람일수록 수면 패턴이 나뉘어 더 자주 깨고 더 짧게 자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런 뇌세포와 수면 패턴 사이의 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수면 관련 뇌세포가 더 적은 사람일수록 수면 패턴은 더 자주 나뉘었다. 그리고 수면을 더 방해받을수록 기억력은 더 나빠졌다. 그래서 대책은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낮잠은 여전히 우리가 깊은 잠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지만 너무 적은 수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을 돕는다. ◆ 나이 상관없이 잠을 잃을 때 노인의 경우 수면 장애는 근육 경련이나 우울증, 불안감, 혹은 흔히 나이 들어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호흡장애 등 다른 문제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은 종종 사람들이 단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가정할 때 진단될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관절염과 같은 다른 만성질환 역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수면 부족이 단순하게 지극히 평범한 불면증으로 무시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잠들기 전 책읽듯 ‘수학 놀이’...학습능력 높인다

    잠들기 전 책읽듯 ‘수학 놀이’...학습능력 높인다

    자기 전에 양의 마릿수를 세는 것이 잠 잘 드는 방법임은 오래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sheep과 sleep의 닮은꼴 효과도 곁들여진다) 그런데 자긴 전에 하는 간단한 수학 공부가 놀라운 효과가 있음을 과학자들이 입증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수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글을 읽으면 학습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 밝혀졌다. 이 같은 방법은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놀라울 정도인데, 예컨대 '침대 수학'을 3개월간 실행한 아이의 경우 학년 말에 수학에서 가장 높은 성취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연구원들이 600세대에게 앱과 프로그램이 깔린 2종의 태블릿 컴퓨터를 주고 실험을 했다. 한 앱에는 아이의 독해력을 시험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고, 다른 앱에는 셈, 모형 문제들이 포함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다. 대개 6, 7세 정도의 아이에게 부모가 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학년 말에 이 아이들의 수학 학습능력을 학년 초와 비교해 테스트해보는 실험이다. 연구원들이 조사해본 결과, '침대 수학' 앱을 더 많이 사용한 아이일수록 수학 성적이 더 높게 나왔다고 '사이언스' 지가 보도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수학에 겁을 먹은 부모를 가진 아이일수록 이 '침대 수학'이 더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부모가 수학에 공포를 가지면 그 아이들 역시 그 같은 경향을 보여 수학에서 학력 저하의 현상을 보인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에 참여한 시안 베일록 교수는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꼭 풀고 말겠다는 열정이 정말 필요하다. 그러면 문제는 풀리게 마련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게임 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폰 노이만은 "수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임신부 태아 30% 기형”… 여드름약 복용 안 돼요

    “임신부 태아 30% 기형”… 여드름약 복용 안 돼요

    임신 중 고혈압, 부종, 단백뇨 증상 등이 나타나는 ‘임신중독증’ 환자가 35세 이상 임신부에게서 급증하고 있다. 임신중독증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맞아 최근 5년간 임신중독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35세 이상 임신중독증 환자는 2660명으로 2010년 1994명에서 33.4% 증가했다. 전체 임신부 진료인원 중 차지하는 비중은 21.8%에서 29.0%로 늘었다. 임신중독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태반이 형성되면서 혈류공급이 제한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중독증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혈압 측정,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정재 심평원 전문심사위원은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임신중독증의 위험요소도 커지고 있다”며 “임신중독증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체중관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임신을 위해 예비 엄마 아빠가 임신 계획 과정에서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11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베이비 플랜 필수지식 10가지’를 중심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임신 시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류머티즘 관절염, 심장질환, 고혈압, 간질, 천식 등의 만성질환은 임신부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줘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자연 유산, 기형아 발생, 조산, 저체중아, 사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일수록 임신 중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임신을 계획한 가임기 여성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임기 여성이 음주를 하면 임신 사실을 확인하기 전 배아가 알코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의학적으로 배아가 노출돼도 안전한 알코올 양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지나친 음주는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유산율을 높입니다. 임신 초기라도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안면기형 등 외형적 기형은 물론 향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습·기억력 장애, 약물 중독, 사회 부적응 등 약 1%에서 태아알코올스펙트럼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드름약 복용을 중단하고서 아이를 가지려면 언제가 안전한가요. -젊은 가임기 여성이 여드름이나 피지 조절을 위해 복용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선천성 기형을 유발하는 약물이지만 특별한 규제나 임신예방프로그램 없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태아의 30%에서 중추신경계기형, 안면기형, 심장기형을 유발하고 정신지체도 일으킵니다. 이 약물을 복용한 임신부의 26%가 기형을 우려해 임신 중절을 선택했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는 가임기 여성은 최소 2가지 이상의 피임법(콘돔+피임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최소 1개월 후에 임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성병(성 매개 감염)이 임신 및 아기에게 영향을 미치나요. -성병 중 클라미디아와 임질은 자궁외임신, 난임, 만성골반염을 일으키며, 아기에게는 자연 유산, 조산, 자궁 내 사망, 정신 지체, 시각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성병으로 알려진 클라디미아의 경우 여성의 75%, 남성의 50% 이상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40%에서 골반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생식기관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나팔관이 손상되면 자궁외임신과 난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성 매개 감염은 간단한 검사를 받고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임신 전 완료해야 할 예방접종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예비 임신부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은 MMR(홍역·볼거리·풍진), 수두, B형 간염, 자궁경부암백신,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독감 등입니다. 가임기의 모든 여성은 풍진 및 수두 면역 여부를 확인하고 MMR, 수두백신을 접종해야 선천성풍진증후군, 선천성수두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MMR과 수두 백신은 임신부 투여 금지 약물이므로 접종 후 1개월간 피임을 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유산으로 임신이 두려운데. -자연 유산은 임신부 4명 가운데 3명이 경험할 정도로 빈도가 높습니다. 35세 이상 임신부의 15%, 40세 이상에서는 30% 이상이 자연 유산을 경험합니다. 주요 원인은 수정체의 염색체 이상입니다. 염색체 이상은 수정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에서는 부모의 염색체 문제로 수정 과정에서 이상이 계속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유산이 반복된다면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 배우자(남편)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남성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음주와 흡연 등은 수정 능력에 문제를 일으켜 난임과 자연 유산을 유발합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엽산제를 복용해야 하며 혈액검사, 소변검사, 매독혈청 및 에이즈검사, 간염 및 간 기능검사, 결핵검사 등을 받아야 합니다. 요도염 병력이 있는 남성은 임균 검사를 해 건강상태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산후 조리 환경은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요. -무조건 뜨거운 방에서 몸 조리를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고온에 땀을 많이 흘리면 탈진할 수도 있어, 여름이든 겨울이든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벌어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북·중 관계의 3중 딜레마/오일만 논설위원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참으로 묘하다. 1961년 조·중 우호조약을 통해 군사 원조까지 약속한 혈맹국 사이였지만 냉전 이후 양국 사이는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며 애증의 관계를 지속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양국 관계는 기본적으로 상호협력과 갈등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유사하다. 동북아 외교 전문가인 글렌 스나이더 박사는 북·중 관계를 ‘허세’ 게임의 틀에서 해석했다. 그는 북한의 ‘벼랑 끝 외교’는 일종의 허세이고, 이런 허세의 본질을 ‘응석받이’로 명명했다. 북한의 반복적인 벼랑 끝 전술을 추적해 보면 최종적으로 후원국인 중국으로부터의 방기(放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이 도발과 분쟁의 수위를 높일수록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주목하는 중국이 발을 빼지 못한다는 의미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에서도 중국 외교부의 고위 관리들이 북한에 대해 “국제적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응석받이”라고 비난한 대목이 여러 차례 목격된다. 앞으로도 핵과 미사일을 매개체로 중국을 묶어 두려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중 관계가 급진전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2차 북핵 위기를 초래했던 사실이나 2006년 초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중국이 암묵적으로 공조하는 상황에서 7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10월 핵실험을 감행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2009년 4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의장 규탄 성명에 중국이 찬성한 직후인 5월 2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것이나 2013년 12월 친중파 핵심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 역시 중국을 향한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이 많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극 이후 중국 대외관계의 핵심이 된 ‘신형대국관계’는 북·중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책임 있는 대국을 지향하는 만큼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사건처럼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할 수 없는 입장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부담도 크다. 북한 정권을 유지하면서 남북한 세력 균형과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깨야 하는 3중 딜레마에 직면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다시 복원되고 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급속하게 냉각된 지 2년 10개월 만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갖고 대표단을 이끌고 온 류윈산 상무위원에게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비서가 남긴 최대의 외교 유산은 중·조 우의”라고 화답했다. 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력강화라는 16자 방침도 제시됐다.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의 역할을 자처한 만큼 북·중 관계 복원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19] 한국인의 ‘소금 중독’, 그 짜디 짠 현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19] 한국인의 ‘소금 중독’, 그 짜디 짠 현실

     ‘소금 중독’이 가능한 일일까요. 소금 중독이란, 짜게 먹는 식습관에 길들여져 병적 상황에 이른 상태를 말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짜게 먹는 습관도 ‘중독’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정답은 유감스럽게도 ‘그렇다’입니다. 실제로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이런 ‘소금 중독’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80%가 중독’이란 수치는 충격이지요. 사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짜게 먹는 나라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국인의 80%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보다 많은 소금을 섭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하루 20~30g을 섭취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참고로, WHO는 1일 소급 섭취량을 5g 이하로 정하고 있지요.  국내에서 싱겁게 먹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사진·서울K내과 원장·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 이사)를 만났습니다. 참고로,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콩팥병’이라는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해 일반화시킨 주인공입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소금 섭취 실태를 보면 습관성, 반복성, 금단현상 등 일반적으로 중독이 보여주는 징후와 증상을 모두 갖고 있어 학계에서는 중독에 버금하는 상태로 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소금 중독이 어느 정도로 심각하냐 하면 알코올 중독보다 사망원인 순위가 더 앞선다”면서 “그럼에도 위험성이 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소금을 식품에 섞여 조리된 상태로 섭취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더군요.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단순한 짠맛이 아니라 다른 맛과 섞인 짠맛은 식별이 어려워 음식의 짠 정도를 혀끝으로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소금 몇 알을 혀에 올려 놓으면 금방 퉤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을 음식에 넣어 반찬을 만들면 짠맛 보다는 ‘맛있다’고 느끼는 게 입맛이니까요. 김 박사는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이처럼 과도하게 섭취한 소금이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빈도는 가파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합니다.     “당신은 얼마나 짜게 먹습니까”  이와 관련, 김성권 박사는 최근 주목할만 한 연구 성과를 책(소금중독 대한민국, 북스코프 펴냄)으로 엮어 펴냈습니다. 신장내과 전문의로, 서울대병원 재직 시절 ‘환자를 몰고 다닐 정도였다’는 김 박사가 평생을 연구하고, 주창해 온 ‘싱겁게 먹기 운동’의 배경과 실태 및 대안이 망라된 책인데, 서울대병원이 이 책을 처음으로 추천도서로 지정해 주목을 받고 있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내용을 일부를 짚고 가겠습니다. 김 박사가 연구·분석한 결과, 스스로 ‘싱겁게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실제로도 소금을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자신의 식성이 ‘싱겁게 먹는지, 짜게 먹는지를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음식에 들어간 소금의 양을 측정할 수도 없으니, 막상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건 당연하지요. 그러나 ‘어림 짐작’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래. 난 좀 짜게 먹어”라거나 “난 짠 건 질색이야”, 아니면 “그냥 보통이지” 정도의 어림 짐작만 하더라도 이런 응답 자체가 자신의 소금 섭취량 과다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연구는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1만 5372명에 대한 설문조사 응답을 분류·분석해서 얻어진 것이니 상당한 신뢰 근거를 가졌다고 봐도 되는 결과입니다.  분석 결과를 좀 더 볼까요. 조사에서 스스로 저염식을 ‘실천한다’는 사람은 34%(5232명)에 그쳤습니다. 이에 비해 ‘(저염식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는 사람은 39.1%(6018명), ‘실천하지 못한다’는 26.8%(4122명)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앞서 설명한 어림 짐작의 판별식에 적용해보면 각각 ‘싱겁게 먹는다’, ‘보통으로 먹는다’, ‘짜게 먹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입니다.  김 박사는 이 분석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이들 3개 그룹의 설문조사 결과와 소변검사를 통해 측정한 소금 섭취량과 비교했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싱겁게 먹는다는 그룹의 소금 섭취량이 가장 적었고, 보통으로 먹는다는 사람들이 중간, 짜게 먹는다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짜게 먹는다는 사람의 소금 섭취량은 싱겁게 먹는다는 사람들보다 7% 가량 많더군요.  이 비교 분석의 의미는, 실제로 소변검사를 통해 소금 섭취량을 확인해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생각만으로 싱겁게 먹는지 짜게 먹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싱겁게 먹는다’는 사람들보다 ‘짜게 먹는다’는 사람일수록 음주·흡연·운동·체중 관리 등 일반적인 건강 지표가 나쁜 것으로 나오더군요. 김 박사는 “24시간 회상법이나 하루 소변검사 등을 통한 소금 섭취량 조사가 더욱 정확하겠지만,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조사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싱겁게 먹는다거나 또는 짜게 먹는다는 자신의 판단 자체가 실제 소금 섭취량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모두가 조금 더 싱겁게 먹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짜게 먹는 게 왜 문제일까”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과 함께 질병으로 인한 세계적 부담(GBD·Global Burden of Disease)의 원인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팀은 최근 ‘소금과다 섭취는 11번째로 큰 질병 부담 요인이며, 이를 행동 및 식습관에만 국한하면 7번째 사망 원인’이라는 GDB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요. 이는 알코올중독보다 더 위험한 결과에 해당합니다.  특히, 우리와 유사한 식사 유형을 가진 일본에서 식습관 불균형이 고혈압·술·담배를 제치고 질병 부담요인 1위에 올라 눈길을 끌더군요. 식습관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 소금 과다섭취인 점을 감안하면 짜게 먹는 식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잠재적 위협인지를 간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빠른 고령화 등 일본과 아주 흡사한 사회 변화 추이를 보이는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소금이 질병부담 요인 1위에 오를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기도 하고요.    정책이 못 따라오는 고령화 그리고 소금 중독  소금 중독은 짠맛을 선호하는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소금 과다섭취가 가장 위협적인 질병 부담 원인으로 떠오르는 핵심적인 배경은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들어 인간의 수명은 각 국가의 정책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요. 이처럼 수명이 급속하게 늘면서 고혈압을 비롯해 심·뇌혈관 질환, 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인구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습니다.  즉, 소금 과다 섭취가 이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소금이 혈관 내벽을 공격해 사망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최근에 밝혀진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 섭취 줄이기를 금연·절주·운동·체중관리 등과 함께 가장 필수적인 건강 실천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련 연구결과를 보면 소금 섭취 줄이기가 금연이나 고혈압약 복용 등 다른 전략과 비교해 건강증진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난 사례도 있고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소금중독 못 벗어나  소금 중독은 의지만 있다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보다 훨씬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금 중독의 기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지요.  사람의 혀에는 짠 맛을 감별하고 기억하는 ‘미뢰’라는 ‘맛봉오리’가 1000여개 가량 분포해 있습니다. 이 맛봉오리는 사람에 따라 1~3주에 걸쳐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며, 12주 정도면 1000여 개의 맛봉오리가 모두 새 세포로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소금의 짠 맛에 길들여진 맛봉오리가 새로운 맛봉오리로 바뀌는 기간인 12주 정도만 집중적으로 노력해 더 싱거운 맛을 기억시키면 소금 중독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소금이 마약이나 알코올과 달리 모든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에 함유돼 있어 자기 기준에 따라 조절하거나 완전히 단절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다시 중독에 빠지기가 쉽다는 점입니다. 개인이 애쓰고, 노력을 하더라도 음식점에서 사서 먹는 외식이나 가공식품의 소금 함량을 일일이 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소금 줄이기 정책이나 범사회적인 실천 운동 등 사회적 합의와 실천이 함께 펼쳐지지 않으면 보다 덜 짜게 먹으려는 개개인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싱겁게 먹는 세상 만들기  김성권 박사는 소금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실천 전략으로 ‘싱보짜 카드제’와 ‘싱거운 세상 만들기 운동’을 제안합니다.  ‘싱겁게’, ‘보통’, ‘짜게’의 앞글자에서 따온 ‘싱보짜 카드’는 개인이 지갑 속에 넣고 다니면서 싱겁게 먹기의 실천 의지를 다지고, 식사 때마다 음식을 주문할 때 “싱겁게 조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물론 “싱보짜 카드제의 효과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싱겁게 먹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실제로 싱겁게 먹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 카드제가 효과가 있겠느냐고 단정하는 게 섣부른 판단이겠지요.  또 이런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소금 섭취 줄이기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 핀란드나 영국·일본 등에서 시행해 큰 성과를 거둔 국가와 지자체의 소금 줄이기 공동정책 수립을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김 박사는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소금 과다 섭취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싱거운 대한민국,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애당초 정책 목표를 이렇게 잡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한계를 미리 설정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가다가 중지하면 간만큼 이익’이 되는 게 소금 적게 먹기 운동이니까요.  김 박사는 “핀란드나 영국 등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대중캠페인’, ‘나트륨 신호등제 도입’, ‘식품산업계의 적극적인 소금 줄이기’ 등의 정책을 놓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이런 일련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경우 의료비 절감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최대 20조원에 이른답니다. “그렇게 해야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치닫는 우리나라에서 고혈압과 뇌졸중, 심혈관질환, 콩팥병의 유병률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 김성권 박사의 지론입니다.    ‘입맛’이 아니라 ‘몸맛’이 정답  다들, 인식하는 문제이지만, 우리나라는 동남아에서 이어지는 염장문화권에 속해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덕분에 짠맛에 익숙해 확실히 소금 섭취량이 많은데, 이걸 줄이는 게 보통 문제가 아니지요.  한번 입맛에 길들여지면 적은 양이라도 맛을 바꿔 음식을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들 있지 않습니까. 음식점에서 찌개가 조금만 싱거우면 “이어 왜 이렇게 맛이 변했지? 주방장 바뀌었나?” “이 집 장사 좀 되나봐. 음식 만들어 내는 걸 보니”라며 투덜댑니다. 그러니 손님 뺏기기 싫어서라도 음식점들은 짜게 조리를 하고, 그걸 먹으면서 사람들은 개미가 있다며 만족감을 느끼니까요. 그러나 ‘나쁜 음식은 몸맛 대신 입맛에 맞추고, 좋은 음식은 입맛이 아니라 몸맛을 생각하며 만든다’니 우리 사회의 100세 건강을 위해 덜 짜게 먹는 일을 깊이 고민할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jeshim@seoul.co.kr
  • 쓴 맛 좋아하는 사람, 잔인한 성격 강하다? (연구)

    쓴 맛 좋아하는 사람, 잔인한 성격 강하다? (연구)

    쓴맛이 나는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은 잔인한 성격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교 연구팀이 평균나이 35세의 참가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먼저 500명의 참가자들에게 단맛, 쓴맛, 짠맛이 나는 다양한 음식들을 포함한 긴 목록을 제시한 뒤 각 음식들에 6점 만점 척도로 좋아하는 만큼 점수를 부여하도록 해 음식 맛에 대한 선호도를 먼저 조사했다. 그 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4 종류의 서로 다른 성격 분석용 설문지를 작성할 것을 요청했다. 첫 번째 설문지는 참가자의 공격성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응답자는 ‘상대의 도발이 일정한 수준을 넘을 경우 그에게 폭력을 가할 수도 있다’ 등의 문장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답했다. 두 번째 설문지는 참가자의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 목적 달성을 위해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태도) 성향, 사이코패스 성향, 자아도취 성향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 설문에서 참가자들은 각각 ‘나는 목적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무신경하거나 무정한 편이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내게 집중되기를 원한다’ 등의 문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답함으로써 세 가지 성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조사 받았다. 세 번째 설문에서는 참가자들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특성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 즉 신경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개방성을 각각 얼마나 강하게 가지고 있는지 조사했다. 마지막으로는 ‘종합적 가학성향 측정’(Comprehensive Assessment of Sadistic Tendencies)이라고 불리는 설문조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일상적 가학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이 설문지는 응답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웃음거리로 만들 땐 그들의 면전에서 하는 것이 특히 가장 기분 좋다” 혹은 “나는 사람들을 고문하는 것이 좋다”등의 문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설문 결과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마키아벨리즘·사이코패스·자아도취 성향이 강하며, 일상적 가학성 또한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450명의 추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더 나아가 ‘5가지 성격특성 요소’중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협조적이며 공감능력이 좋은 성향을 뜻하는 ‘친화성’(Agreeableness)의 경우 쓴맛에 대한 선호도와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쓴맛을 좋아하는 성향과 잔인한 성격 사이에 어째서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는지는 아직 연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러한 음식에서 일종의 ‘스릴’과 쾌감을 느끼는 것이며, 이러한 독특한 취향이 가학적 성향과 연결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자연계에서 쓴맛을 지닌 물질 중에는 독성을 지닌 것이 많다. 때문에 인간은 독극물 섭취의 위험을 가급적 피할 수 있도록 쓴맛을 싫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러므로 쓴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공포를 동반하는 괴로운 경험을 즐기는 피학성향(masochism)을 어느 정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피학성향은 가학성향과 서로 연관성을 띤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상적 가학성’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며 "가학성향은 약간의 피학성향을 기초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특파원 칼럼] 워싱턴, 도쿄, 베이징 사이의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 도쿄, 베이징 사이의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외교 행보가 주변국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오는 16일 시작되는 미국 방문 및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이달 말 한·중·일 정상회담 등에서 한국의 입장과 역할이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가르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회담 기간 한·일 양자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도 중요한 외교 이벤트가 되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 참석으로 “한국이 중국에 기울었다”는 ‘중국 경사론’이 일부에서 확산된 가운데 앞으로 일련의 외교 행보는 한국의 외교적 위상과 입장을 자리매김하고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밀월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한·중 관계가 가깝게 다가선 데 비해 한·일 관계는 단 한 차례의 ‘단독’ 정상회담도 없이 차갑게 식으면서 내리막길을 달려왔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며 완력을 과시하자 미·일은 안보 협력을 더 두텁게 했다. 지난 4월 18년 만에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지난달 집단자위권 사용을 허용한 안보법안의 국회 통과 등 동북아에서의 편 가르기와 대립 양상은 더 두드러졌다. 미·일은 베트남, 필리핀, 호주 등과도 이 같은 안보 협력을 다졌다. 한·미 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삼아 번영을 지켜 온 우리에게 미·중 갈등의 확대 양상은 더 복잡한 방정식에 직면하게 했다.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 중국과의 ‘전방위 관계 증진’과 한·미 동맹 강화란 두 축이 더 어색하고 불편하게 엇갈린다.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을 만나고 최근 귀국한 일본의 한 정치학자는 9일 “미국은 한·일 간 불화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균열을 일으킨다고 걱정하며 한·중 밀착이 한국의 대일 강경 자세를 더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동북아 안보협력 강화’를 한국과의 최대 현안으로 여기는 미국은 ‘한국에서의 중국 요인’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본의 안보 전문가도 “한국의 ‘중국 배려’와 (미·중 사이의) ‘등거리 외교’가 한·미 동맹 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언은 한·중 접근을 부정적으로 봐 온 일본의 시각이기도 하다.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과 영토 분쟁 속에서 민감해진 일본 정부는 ‘한·중 밀착’을 과대 평가하면서 신경질적일 정도로 불편해해 왔다. 이 태도는 일반의 정서로 퍼졌고, 중국에 불편했던 감정까지 한국에 쏟아내는 듯한 반한 감정으로 바꿔 왔다. 지난 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타결로 미·일 두 나라는 안보동맹 강화와 함께 경제동맹이란 또 다른 협력의 성을 쌓았다.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린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이 펼치는 ‘동북아 삼국지’의 제3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동북아에서 ‘중국의 귀환’은 한국에 더 촘촘하고, 더 다자적인 그물망 외교를 필요하게 한다. 힘의 차이가 현저한 나라 간의 협상일수록 국제 규범과 원칙을 더 강조하고, 다자간 관례와 목소리를 더 투영시켜야 한다. 한·중 무역규모가 한·미 및 한·일 무역 규모를 합친 총액보다 커지고, 북한 문제 등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 커가는 상황에서 우리도 쓸 카드를 더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한·미 및 한·중·일 정상회담, 덫에 걸린 듯한 한·일 정상회담의 추진 등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기를 기대한다.dailywoo@naver.com
  • [씨줄날줄] 언어의 생로병사/구본영 논설고문

    몇 년 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최종병기 활’을 재미있게 봤다. 당시 몹시 귀에 선 대사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중국어를 조금 배웠던 필자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만주어였다. 만주족은 지금 중국 13억 인구 중 1000만명 정도를 점하는 소수 민족이다. 한때 중원을 장악해 대제국 청(淸)을 건설했던 그들이다. 하지만 중화(中華)라는 용광로 속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만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구가 이제 100명도 채 안 된다니…. 청이 멸망한 지 100년도 안 돼 만주어가 임종 직전의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꼴이다. 만주어는 머잖아 만주족의 본향인 동북 3성에서도 지명으로만 명맥을 이어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오지’ 탄광, ‘주을’ 온천, ‘투먼’(두만) 강 등 북한 함경도 지방에서 만주어(여진어)가 지명으로만 남아 있듯이. 하긴 사라질 위기의 언어가 만주어뿐이랴. 전 세계 7000여개 언어 중 2주에 하나꼴로 사멸하고 있다는 전문가 보고서가 나온 지 오래다. 문제는 언어가 사라지면 그것으로 표현되는 종족의 문화와 전통이 더불어 사장된다는 것이다. 2012년 유네스코가 제주도 방언을 심각한 사멸 위기 언어로 규정했던 배경이다. 인류가 멸망하기 직전에는 하나의 언어만 남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유가 왜 나오겠나. 소수 민족의 언어가 지상에서 자취를 감춤으로써 문화인류학적 다양성이 실종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언어가 생물과 같을 리는 없다. 그러나 진화하지 못하면 생로병사라는 소멸의 과정을 밟게 된다는 점에서는 유기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언어도 적자생존의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다면? 훈민정음 반포 569돌 한글날을 맞아 한국어와 한글의 운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세계화와 정보화가 소수 언어의 사멸을 촉진하고 있다는 이론까지 제기된 터다. 영어의 패권주의가 갈수록 드세지는 인터넷 시대에 과연 한국어는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 것인지…. 현재로선 청신호와 적신호가 엇갈리고 있는 듯하다. 최근 서울대 연구단이 문자가 없는 남아메리카의 ‘아이마라 부족’을 위한 한글 표기법을 완성했단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에 한글 표기법을 전수한 데 이어 한글의 세계화 차원에서 두 번째 낭보다. 물론 문명사 차원에서도 물질적 원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문자가 없는 언어일수록 사멸 속도가 빠르다는데 이를 막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반면에 우리 내부에서는 모국어를 학대하는 데 여념이 없다면 필자만의 기우일까. 방송 매체들이 부추기고(?) 있는 온갖 신조어들을 보라.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핵노잼’(핵폭탄급으로 재미 없음),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 이런 국적 불명의 비속어들이야말로 모국어의 진화와 이를 통한 세계화를 가로막는 증거들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상위 20% 부자들 집 안사는 이유는

    천정부지로 임대료가 오르지만 부자일수록 부동산 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집을 안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5년 새 9배 넘게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내놓은 ‘최근 전세 시장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 가구 중 소득 상위 20%인 5분위가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로 ‘부동산 가격 불확실성’을 꼽은 비율이 57.8%였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18.1%의 세 배에 가깝다. 소득 4분위(51.0%), 3분위(43.8%), 2분위(36.3%)로 소득이 적어질수록 이 비중은 줄어들고 ‘부동산에 대한 정보 부족’을 이유로 꼽는 비중이 늘어났다. 소득 1분위는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로 ‘정보 부족’(36.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 8월 말 현재 6대 은행(신한·우리·국민·농협·하나·기업)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8조 4925억원이다. 2010년 말 2조 281억원의 9배다. 신한은행이 4779억원에서 7조 2643억원으로 15배나 늘어났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급 물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며 “임대차 제도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⑧ 자살은 나 만의 죽음일까

     50대 가장이 암 투병중인 아내와 고교생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경제적 이유로 부부가 가정불화를 겪다 동반의 죽음으로 끝난 비극이 서글프다. 살아내기가 죽을 만큼 힘들었다지만 꼭 그런 처참한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 29.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가장 자살률이 높다. 벌써 11년째 달갑지 않은 최고의 불명예를 안고있는 셈이다. 정부와 종교계가 이런저런 자살 예방 캠페인과 운동에 나서고 있다지만 자살 소식은 도통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근래 들어 전해지는 자살의 배경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목숨까지 버리는 고통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엔 유난히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쏠린다. 그런데 죽음의 이유와 상관없이 종교계에서 자살을 보는 시각은 일반 사회의 인식보다 훨씬 더 나쁘고 결코 저질러선 안될 ‘최고의 악’이다. 불교에서는 자살을 타살과 같은 죄로 보며 자살뿐만 아니라 남에게 죽음을 찬탄하여 자살하도록 하는 것까지 금하고 있다. 생명은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한 방편이므로 수명을 단축하는 일은 결코 허락되지 않는다.  기독교에서 자살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죄악이다. 천부의 귀한 제 생명을 인위적으로 끊는 일이란 용서받지 못할 극악이다. 그래서 기독교, 특히 개신교 신자들은 가정에 자살이 발생할 경우 공동체에 쉬쉬하며 숨기기 일쑤이다. 다른 종교에서도 자살이 생명 존엄에 따른 절대불가의 원죄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종교계에서 자살을 용납할 수 없는 극악으로 여기는 큰 이유중 하나는 나 말고도 남까지 같이 해친다는 점이다. 남은 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지우는 해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자살은 개인적 행동이지만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3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종교가 없는 사람일수록 자살기도율이 높았다고 한다. 종교가 없는 경우가 무려 6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종교를 갖고있는 인구 비율이 53.1%이라고 할 때 신앙인일수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자살 예방과 관련해 종교계의 역할과 노력은 커 보인다.  실제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복지부와 ‘자살예방을 위한 범 종교 협약식’을 가졌다. 각 종단과 교단이 자체적으로 자살 예방 운동을 벌이고 있고 연합의 캠페인도 진행중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우리나라 자살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을 ‘공동체 삶의 붕괴’로 꼽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계에 쏟는 기대가 큰 것 같다. 평화로운 삶, 화합하는 삶, 나와 남이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 종교가 추구하는 많은 공동의 선(善)이 있다지만 ‘공동체 지킴이’로서의 종교 위치가 유난히 커 보인다. “종교계가 제 각각의 교리적인 말보다는 실천적인 자비, 사랑을 실행해야 한다”는 한 목회자의 말이 실감 난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상가 투자는 배후수요가 탄탄한 곳에…

    상가 투자는 배후수요가 탄탄한 곳에…

    ▶5,705세대의 고정수요를 확보한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 상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으로 꼽히는 상가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인기 신도시, 택지지구 상가 분양은 기존 상권이 갖춰져 있지 않아 권리금이 없으면서도 아파트 분양에 따른 고정수요가 확실하다는 이점이 크다. 이로 인해 분양 개시와 동시에 완판 행진은 기본에 수천만원의 웃돈까지 붙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상가 분양의 인기는 뜨거울 전망이다. 상가는 낙찰가율도 최고 치다. 법원경매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수도권의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71.8%로 나타났다. 지난 7월 70.4%로 처음 70%를 넘어선 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장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나오면서 투자 수요가 감소한 반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상가 분양의 인기는 고조되고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고정수요가 확보되는 인기 신도시나 대단지의 단지 내 상가 등 경기변동 리스크가 적은 곳으로 안심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공개입찰을 실시한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평균 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달 경기 구리갈매지구에 공급된 ‘갈매역 아이파크 애비뉴’ 상가는 분양 개시 이틀 만에 총 159실이 모두 완판됐다. ▶인기 신도시에 초대형규모…호재까지? ‘자이 더 익스프레스’ 단지 내 상가 분양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총 5,705가구의 대단지 분양으로 화재가 됐던 GS건설의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는 지난 7월 1차 총 1,849가구 규모의 가구를 한달 만에 완판 시키며, 평택신도시의 가능성과 GS건설의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보여준 바 있다. GS건설은 이 열기를 이어갈 ‘자이 더 익스프레스’의 단지 내 상가를 이달 15일 내정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금번 분양은 5,705가구를 고정 배후수요로 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미니신도시급인 동삭2지구 내 최초의 상가분양이기도 하다. 상가 입지가 단지 중심도로변과 학교 앞에 위치해 일반 유동인구는 물론, 대치동이나 목동 학원가와 같은 수준 높은 교육상권 형성도 기대된다. 상가 내에는 이미 GS슈퍼마켓이 입점 예정이며, 전용률이 낮은 상가의 약점을 보완한 88.2%란 높은 전용률로 같은 금액이면 보다 넓은 상가를 확보할 수 있어 수익률 또한 극대화 된다. 또한 ‘자이 더 익스프레스’ 단지 내 상가는 초대형 단지 규모만큼 특화된 설계와 구성으로 인근 상권을 흡수하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설계는 전체 상가를 1층 스트리트형 상가로 계획해, 높은 천장고와 특색있는 입면 계획이 적용된다. ‘판교의 아브뉴프랑’이나 ‘정자동 카페거리’를 뛰어넘는 고급스러움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평택 부동산 시장은 강남까지 20분대로 이어주는 수서~평택 구간 KTX 개통 예정과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삼성전자 고덕반도체사업장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의 굵직한 호재들로 인구가 몰려들고 있어, 이름있는 브랜드 아파트와 그에 따른 상업시설 분양 전망은 매우 밝다”며 “'자이 더 익스프레스'와 같은 미니신도시급 단지는 이미 외부수요 유입도 필요 없을 정도로 대규모 고정수요가 보장되기 때문에 현재 투자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의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 상가 홍보관은 1차 견본주택 내(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1102-2번지)에 운영 중이다.분양문의 : 1800-574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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