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일수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07
  • [고든 정의 TECH+] 반값 공세 나선 인텔, 고성능 데스크톱 시장 자존심 찾을까?

    [고든 정의 TECH+] 반값 공세 나선 인텔, 고성능 데스크톱 시장 자존심 찾을까?

    인텔은 2006년 코드네임 콘로(Conroe)로 알려진 코어2 듀오 프로세서를 출시한 후 10년 넘게 CPU 시장의 패권을 장악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CPU는 물론 반도체 업계 1위 기업이긴 했지만, 경쟁자인 AMD가 20년 전쯤 애슬론 계열 프로세서를 내놓은 이후 종종 수세에 몰리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펜티엄4 프로세서는 한때 AMD CPU를 앞서기도 했지만, 클록을 높일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발열 때문에 결국 사라지고 아키텍처를 대대적으로 혁신한 콘로가 등장했던 것입니다. 이때 AMD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 놓은 인텔은 더 이상 적수가 없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회생불능처럼 보였던 AMD는 2017년 라이젠 프로세서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젠(Zen) 아키텍처 기반의 라이젠은 인텔 코어 프로세서보다 더 작은 코어를 사용하고 여러 개의 다이를 하나의 CPU에 넣는 방식으로 코어 개수를 크게 늘려 인텔을 압박했습니다. 인텔에는 설상가상으로 3세대 제품부터는 인텔의 14㎚ ++보다 크게 앞선 TSMC의 7㎚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해 코어 숫자와 성능 모두 대폭 개선했습니다. 이제는 AMD가 인텔을 추격하는 게 아니라 인텔이 AMD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입니다. 인텔은 올해 10㎚ 공정을 도입하고 기존의 아키텍처를 개선한 서니 코브 아키텍처를 개발에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10㎚ 공정 반도체 생산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까지 14㎚++ 공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새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을 대거 투입할 수 없다면 인텔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반격의 카드는 가격 인하입니다. 그리고 인텔은 고성능 데스크톱 CPU인 캐스케이드 레이크-X(Cascade Lake-X)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대폭 인하했습니다. 그것도 10-20% 낮추는 게 아니라 최대 절반을 낮췄습니다. 18코어 36스레드 최상위 제품인 Core i9-10980XE은 공식가격 979달러로 전 세대인 스카이레이크-X Core i9-9980XE의 1979달러보다 50% 저렴합니다. 14코어 28스레드 제품인 Core i9-10940X 역시 전 세대 제품보다 600달러 저렴한 784달러로 가격을 낮췄습니다. 12코어 24스레드인 Core i9-10920X는 500달러 낮춘 689달러, 10코어 20스레드인 Core i9-10900X는 399달러 낮춘 590달러가 됐습니다. 인텔이 공개한 슬라이드에서는 이와 같은 공격적 가격 인하로 경쟁 상대인 2세대 스레드리퍼 대비 가격 대 성능비가 더 커졌지만, (사진) 사실 이번 가격 인하는 스레드리퍼보다 가성비가 우수한 라이젠 12/16코어 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2코어 24스레드인 라이젠9 3900X는 499달러로 이미 시장에 출시됐고, 16코어 32스레드인 라이젠9 3950X는 749달러로 올해 11월 출시 예정입니다. 라이젠이 12~16코어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리면서 10코어 이상 CPU 가격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 덕에 캐스케이드 레이크 – X는 스카이레이크 – X 대비 가성비가 두 배 정도 좋아졌습니다. 다만 이런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캐스케이드 레이크 – X가 속한 HEDT (high-end desktop) 제품군은 CPU 이외에 부대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X299 메인보드, 4채널 DDR4 메모리, 높은 발열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고성능 공랭 혹은 수랭식 쿨러, 그리고 이 시스템을 감당할 고용량 파워서플라이까지 포함하면 시스템 구축 비용은 메인스트림 제품군인 12/16코어 라이젠보다 상당히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14㎚++ 공정 제품이라 7㎚ 공정의 3세대 라이젠 대비 전력 소모가 높아 사용 시간이 긴 사용자의 경우 전기 사용료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결국 제대로 된 반격은 인텔이 차세대 미세 공정 기반 CPU를 투입할 수 있는 내년 이후가 되겠지만, 캐스케이드 레이크 – X의 가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불과 2년 전인 2017년에 등장한 10코어 20스레드 Core i9-7900X의 출시 가격은 999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에 18코어 36스레드 CPU인 Core i9-10980XE를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몇 년간 고성능 CPU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텔 vs AMD의 CPU 전쟁에서 가장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은 인텔이나 AMD가 아니라 소비자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사례입니다. 사진=인텔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비둘기 스테이크에서 떠올린 계급의 역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비둘기 스테이크에서 떠올린 계급의 역사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없다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새삼 감사해지는 순간이 있다. 여럿이서 프랑스 남부의 어느 식당에 갔을 때 일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어울리는 화려한 전채요리가 눈과 혀를 매혹시키고 이제 고기 요리가 나올 차례. 이날의 메인은 다름 아닌 비둘기 가슴살 스테이크. 호기심에 비둘기 고기를 선택한 몇몇은 향을 맡거나 손톱만한 크기로 맛을 본 후 접시를 옆으로 스윽 밀어 냈다. 이렇게 치워진 비둘기 요리는 온전히 내 몫이 됐다. ‘잔반 처리기’ 느낌은 잠시, 이내 기쁜 마음으로 주인 잃은 접시들을 비워 냈다. 이 사람들아, 이거 귀한 음식이라고요.혹여 비둘기라는 단어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고 해도 이해한다.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에서 더러움과 혐오의 대상으로 변한 게 어디 한국뿐인가. 그런데 이 동네에서는 비둘기를 먹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접시 위에 조신하게 얹은 이 비둘기는 보통 떠올리는 그런 비위생적인 비둘기가 아니다. 비둘기를 포함해 메추리, 꿩 같은 새 요리는 동네식당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주로 접할 수 있고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새 요리는 소위 미식가들에게 소나 돼지, 닭보다 상위에 있는 귀한 식재료로 대접받는다. 대체 이러한 전통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닭을 제외하고 조류는 식량의 목적으로 보면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식재료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열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새 요리가 돼지나 소, 닭처럼 흔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돼지, 소, 닭이 식량으로서 경제적이고 그래서 우리 식탁에 익숙한 식재료가 됐다는 결론도 얻을 수 있다.서양에서 새 요리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된 건 중세 사회구조와 연관이 있다. 물론 이전에도 사냥을 통해 새를 잡기도 했고, 로마 시대 때 별미로 공작새나 백조 등을 먹었다는 기록은 있었다. 그러나 새를 먹는다는 행위에 사회적 의미가 부여된 건 9세기 무렵부터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새 요리는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신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던 이들은 전쟁이나 사냥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냥으로 잡은 멧돼지나 곰 등을 먹는 건 용맹과 지위의 상징이었다. 그러다 점차 몸을 쓰는 전쟁보다는 외교나 정치 등 머리 쓰는 일을 주로 맡게 되면서 식생활도 변화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높이 나는 것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16세기 어느 귀족은 “새처럼 부드러운 고기는 우리의 지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감각을 소나 돼지를 먹는 사람들보다 훨씬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고도 했다.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새가 다른 식재료보다 희소성이 있다는 데 자신들의 고귀함을 투영하지 않았을까 추측할 따름이다. 새 요리의 범위는 실로 다양했다. 비둘기나 메추리뿐 아니라 가마우지, 황새, 두루미, 왜가리, 제비, 촉새, 꿩, 공작 등 날개가 달리고 날아다니는 것이라면 모두가 대상이었다. 특히 꿩이 각광받았다. 꿩 요리를 두고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 작가 볼테르는 “신들의 요리”라고 했고, 세계적인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천사들이 먹을 요리다. 그들 아직 지상을 떠돈다면…”이라고 극찬했다. 영국 상류층은 야생 조류 사냥을 일종의 교양 스포츠로 여긴다. 요즘도 사냥한 동물을 잡아 요리해 먹는 전통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스포츠나 오락을 뜻하는 영단어 게임(game)에서 야생동물 특유의 맛을 가리키는 게이미(gamey)가 파생됐다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때 극단적으로 야생조류를 숙성시켜 누린내라 불리는 역한 맛을 즐겼다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접하는 새 요리는 야생의 것이라기보다 농장에서 양식한 게 대부분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니 야생의 강한 맛은 덜하지만 대신 부드럽고 위생적이라는 장점이 있다.조류는 미오글로빈이 풍부한 붉은색 근섬유를 갖고 있다. 그 말은 곧 고기에서 우리가 ‘피냄새’라고 이야기하는 금속성의 맛이 날 수 있고 백색 근육보다 맛이 더 진하고 풍부하다는 뜻이다. 또 지방이 적은데 그것은 열을 가했을 때 빠르게 익으니 조리시간도 짧고 동시에 그만큼 섬세한 조리법이 필요하다는 말과 같다. 요리사에게 있어서 새 요리는 숙련된 기술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다. 그만큼 까다로운 요리이며 미식가들에게는 다른 고기들에서 느껴 보지 못하는 강하고도 섬세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새 요리를 내는 의도이면서 동시에 기쁜 마음으로 비둘기 요리 접시를 비운 이유이기도 하다.
  • 美 과학자 “지구 근접 소행성은 외계인의 스파이” 주장

    美 과학자 “지구 근접 소행성은 외계인의 스파이” 주장

    “그들은 ‘러커’(lurkers·은둔자)로 불리며, 아마 인류가 존재하기 전부터 수백만 년간 우주에서 지구를 은밀하게 감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공상과학(SF) 소설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 말은 미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벤퍼드(78) 박사가 새로운 과학논문에서 제시한 내용이다. 그의 견해가 급진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실 러커는 오랫동안 ‘지구외문명탐사연구소’(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연구자 사이에서 인류에게 발견되지 않은 외계인을 포함한 지구외 지적생명체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미국 코넬대가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 투고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벤퍼드 박사는 러커는 어떤 부류의 암석형 근지구천체(NEO)에 프로브(probe·탐사선)를 배치하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인류를 관찰해 왔을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지구에 근접하는 NEO 중에는 지구의 궤도를 따르는 소행성들이 있는데 지구와 같은 주기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1대1 궤도 공명 상태에 있다. 이런 소행성을 과학자들은 공공전궤도 천체(Co-orbital object)라고도 부른다. 이런 공공전궤도 천체는 안전한 자연물로 우리 세계를 관찰하는 이상적인 방법을 제공한다고 벤퍼드 박사는 설명했다. 지구외 지적생명체가 지구를 감시하기 위해 탐사선을 배치한다는 이런 이론은 생소하지만, 1960년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전파천문학자인 로널드 브레이스웰(1921~2007) 박사가 처음 제창했다고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 얼러트는 1일(현지시간) 이번 논문 소개와 함께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우주·통신·전파과학연구소(STAR Lab)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브레이스웰 박사는 인류보다 ‘우월한 은하계 공동체’(superior galactic communities)가 전 우주에 자율 프로브를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브레이스웰 박사에 따르면, 이들 러커의 이같은 기술은 지구를 관찰·감시하며 심지어 지구와 의사소통하기 위해 설계됐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벤퍼드 박사는 이번 논문에서 “(지구의) 근처에 있는 탐사선은 우리 문명이 자신을 찾을 기술을 개발할 때까지 대기하며 일단 접촉에 성공하면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다”면서 “그때까지 탐사선은 우리의 생물권과 문명을 일상적으로 오랫동안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생물권은 지구상의 생물 전체, 그 생물이 생활하고 있는 모든 장소를 말한다. 벤퍼드 박사는 이 신비한 러커의 탐사선이 어디에 숨어있을지를 추가함으로써 브레이스웰 박사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에 대해 그는 논문을 통해 “브레이스웰 박사의 프로브를 찾는 것은 별들의 소리를 듣고 있는 기존 SETI의 연구보다 더 큰 장점을 제공한다. 러커를 찾을 수 있는 장소는 공공전궤도 천체들 속에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런 천체는 미끼일수도 있지만 프로브가 지면에 묻혀있지 않는 한 가시광선 또는 근적외선 분광기를 통해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천문학자들이 공공전궤도 천체를 조금밖에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중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를 가진 소행성 ‘2016 HO3’에 대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의 변함없는 동반자”라고도 묘사한다. 하지만 벤퍼드 박사는 이런 천체가 지구를 맴도는 단지 작은 소행성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런 NEO는 안전한 자연물로 우리 세계를 관찰하는 이상적인 방법을 제공한다”면서 “왜냐하면 외계인(ETI)에게 필요할지도 모르는 자원 즉 물질과 단단한 닻 그리고 은신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임스 벤퍼드 박사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천체물리학자이자 공상과학 소설가인 그레고리 벤퍼드 박사의 쌍둥이로도 유명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귀찮은 안전모, 느슨한 난간… 오늘도 1.27명, 안전이 추락한다

    귀찮은 안전모, 느슨한 난간… 오늘도 1.27명, 안전이 추락한다

    노동자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인 산업안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가 일대 전환점이 됐다. 30여년간 꿈쩍하지 않았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반을 뒤바꿨다. 내년 1월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은 얼마나 준비됐을까. 서울신문은 올 상반기 재난안전 사고를 유형별로 되짚고 ‘안전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로 10회에 걸쳐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를 기획보도했다. 이에 대한 후속 보도로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5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국내 현장의 실태와 구조적 문제를 짚고 해외 산업안전 강국을 찾아 제도적으로 본받을 점도 들여다봤다. 첫 번째는 건설업이다.지난해 국내 건설업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는 485명에 이른다.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추락사(290명·60%)가 차지하는 비율이 단연 압도적이다. 건설업 추락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산재다. 세계 1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건설업 전반에 만연한 ‘다단계 하도급’과 이로 인한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적 모순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과 사고를 책임지지 않는 원청 사업주의 소홀한 관리·감독이 빚은 결과물이다.●빨리빨리와 귀차니즘… 작년 290명 추락사 “이번에는 뭘 또 지적하려고?” 지난 19일 서울의 한 빌라 공사장. 현장관리소장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을 매우 불편한 기색으로 맞았다. 오전 10시쯤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아무도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있었다. 건물 입구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가늘고 긴 나무토막만 놓여 있었다. 심하게 흔들렸고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았지만 다들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위로 지나다녔다. 건물 안에는 먼지가 자욱했다.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없이 작업을 이어 갔다. 옥상에 올라서자 열악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건물을 둘러싼 비계(노동자들이 지나다니도록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작업대)가 문제였다. 안전한 ‘시스템 비계’(일체형 작업대) 대신 저렴한 ‘강관 비계’(분리형 구조물)가 쓰였다. 비계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난간은 매우 듬성듬성해 까딱하면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건물과 비계 사이의 벌어진 틈도 어마어마했다. 보호장비 없이 이 틈으로 떨어지면 살아남기 어려워 보였다. 비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건물과 연결하는 장치도 중요한데, 이곳에선 느슨한 철사로 대충 감겨 있었다. 당장 추락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소규모 공사장일수록 안전에 있어서 무법지대다. ‘최대한 저렴하고 빠르게.’ 시간과 비용 절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일한 안전의식은 주먹구구식 현장 운용으로 이어진다. 추락 사고는 그저 ‘재수 없는 사고’에 불과한 것이다.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은 느슨한 사법체계와 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만들어 낸 ‘괴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없던 원청 사업주는 지금껏 산재 사고가 나도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았다. 하청 노동자가 위험한 일을 하다가 죽어도 원청은 무관심했다. 책임이 없는 곳에서는 개선도 이뤄지지 않는다.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이 일상화된 건설업에서 산재 사망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산안법은 매우 기형적인 구조였다. 도급 단계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현장에서 권한은 약해진다. 가장 위험한 업무로 내몰리는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일하다가 떨어지는 노동자들은 가장 낮은 단계의 하청업체에 소속된 사람들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빚은 슬픈 역설이다. 안보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229명이다. 건설현장에서 6개월간 하루 1.27명꼴로 사망한 것이다. 지난 8월 14일 강원 속초시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장 승강기가 15층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동계는 “(추락 사고는) 건설현장의 특성도 원인이지만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한 구조 속에서 실질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 게 문제”라며 “원청 사용자의 처벌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공단 ‘산업안전패트롤’ 불시 점검 제도 개선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김용균씨 사망 사고 이후 지난 1월 산안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정부는 법체계 전반에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에 앞서 하위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이 안전·보건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하는 범위를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원·하청 여부와 상관없이 공사장 어느 곳에서든 원청은 반드시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원청이 하청업체를 선정할 때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적격 수급인을 골라야 한다. 수은 제련 등 위험성이 높은 작업은 하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건설업에서 하도급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대신 건설업은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하는 한편 안전한 가설물들을 사용하면 산재 사망 사고가 어느 정도 줄어들 거라고 보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시스템 비계다. 일반적으로는 파이프를 엮어 만드는 강관 비계가 많이 쓰인다. 값은 싸지만 규정대로 설치하는 경우가 드물어 사고 위험이 크다. 시스템 비계는 이보다 1.5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직재와 수평재 계단, 연결 철물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훨씬 안전하다. 국내 건설현장의 시스템 비계 보급률은 20%를 밑돈다. 최소 6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는 시스템 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는 설치 비용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제도’도 이어 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100일간 시행하고 있는 ‘산업안전패트롤’을 통해 추락 사고가 날 위험이 큰 곳을 불시점검하고 있다. 현장을 점검하고 반드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알려 주면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도 명령한다. 당장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한 곳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지방노동관서에 알린다. 산업안전감독 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인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다.●꼼꼼하게 깔끔하게… 안전 지키는 의성건설 건설현장은 어떻게 관리돼야 할까. 건설업 추락사 예방에는 왕도(王道)가 없고 사소해 보이지만 기본을 지키려는 정도(正道)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인천 영종도에 있는 중소건설사 ‘의성건설’의 공사장을 찾았다. 외벽을 둘러싼 푸른색 시스템 비계는 마치 ‘맞춤 정장’처럼 들어맞았다. 사용하지 않는 건설자재들을 종류별로 정돈하는 등 깔끔한 공사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사장이 어지러우면 노동자들의 동선도 흐트러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채진영 현장관리소장의 생각이다. 건물과 비계 사이에는 또 다른 낙하물 방지망이 쳐졌고 비계 위 안전난간도 매우 촘촘하게 짜였다. 난간 사이에는 노동자가 빠지지 않도록 그물망도 있었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땐 반드시 이동식 고소작업대를 이용한다. 작업용 사다리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채 소장은 “안전에 집착하는 것이 눈앞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그 이상을 보고 있다”면서 “안전을 소홀히 여기다가 사고가 나면 공백은 최소 한 달이고 공사 기한도 못 맞춘다. 처음부터 안전하게 사고 없이 일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文 “윤석열, 검찰개혁안 제시하라” 옐로카드

    文 “윤석열, 검찰개혁안 제시하라” 옐로카드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검찰권의 행사방식, 수사관행, 조직문화 등에서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목해 검찰개혁 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전격 지시했다. 지난 27일 ‘대(對)검찰 메시지’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을 성찰해주기 바란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지 사흘 만에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해 검찰권 남용을 사실상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조 장관으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 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조 장관 관련 수사가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검찰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은 검찰개혁을 위해 필요하지만 당장 추진할 경우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조 장관 관련 수사 이후로 미룰 것을 지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검찰총장에 지시한다” 이례적 표현… 檢 “절대적 공포”

    文 “검찰총장에 지시한다” 이례적 표현… 檢 “절대적 공포”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법무부 업무보고 형식을 빌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자체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은 조국 장관에게 힘을 싣는 동시에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여론을 동력 삼아 검찰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조직적으로 개혁에 저항한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표면적으로는 윤 총장을 향해 검찰개혁에 적극 나서라는 주문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입법이 필요한 제도적 과제는 차지하고, 검찰 자체적으로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도록’ 성의 있는 조치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윤 총장이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강력한 경고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윤 총장이 없는 자리에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합니다”라고 표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점 또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에 대한 수사가 단순히 법질서 확립 차원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정의를 바로잡으라고 쥐어 준 칼을 검찰이 기득권을 지키는 데 쓰고 있다는 의심이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계기로 여론 흐름이 ‘검찰개혁 대 반개혁’ 구도로 옮겨 가고 있다고 확신을 얻은 데 따른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는 것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업무보고를 결정한 시점은 27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검찰개혁안과 관련, ‘젊은 검사, 여성 검사, 형사부·공판부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수부 출신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윤 총장에게 기득권을 철폐하라는 지시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이 보고한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안, 형사부·공판부 강화 방안에 대해 “필요한 방안”이라고 힘을 실었다. 다만 “장관 관련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여권에서 ‘야당과 검찰의 내통설’까지 나오는 시점에서 감찰부장 등에 대한 인사 건의를 받은 점도 눈길을 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나무 심어 미세먼지 정화 한다”...경기도내 사업장 ‘숲속공장’으로 변모

    “나무 심어 미세먼지 정화 한다”...경기도내 사업장 ‘숲속공장’으로 변모

    경기도 내 사업장이 ‘숲속 공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도는 올해 3월 숲속 공장 조성 협약을 체결한 도내 121개 기업의 나무 심기 추진상황을 중간점검한 결과 이달 말까지 83개 공장이 사업장 안팎에 1만4957그루를 심어 올해 목표(1만3602그루)를 약 10%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연말까지 3000여그루를 추가로 심을 예정이어서 올해 목표보다 25% 많은 1만7996그루가 식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는 사업장 주변 유휴부지에 공기정화 효과가 큰 소나무, 삼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을 심어 숲속에 공장이 있는 것처럼 녹화사업을 펼쳐 미세먼지를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하고자 10월 말 사업 성과에 따라 우수사업장 30개사를 선정해 도지사 표창과 현판을 수여할 계획이다.내년에는 1만2000여개 사업소가 유휴부지에 나무를 심도록 유도하고 2021년부터 도내 모든 사업장이 ‘1사 1그루’ 나무 심기 운동에 동참하도록 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숲속 공장 조성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됐다”며 “사업장 곳곳이 미세먼지를 차단 정화하는 숲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전국의 30%인 1만7000여개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이 있으며, 이곳에서 연간 1243t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무 1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도시 숲 1㏊가 조성되면 연간 168㎏에 달하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독일의 경우, 대기오염 방지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슈투트가르트 지역 내에 총 길이 8km, 면적 100ha에 달하는 도시 숲을 조성했다. 이로인해 지난 2014년 연간 10회에 달했던 미세먼지 고농도 일수가 2017년 3회로 감소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文대통령 “윤석열에 지시한다…검찰 개혁 방안 제시하라” [전문]

    文대통령 “윤석열에 지시한다…검찰 개혁 방안 제시하라” [전문]

    조국 업무보고 자리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 언급“검찰 수사권 독립 강화 불구 수사관행 개선 부족”“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 받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줄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으로부터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등에 대한 개혁을 주문하며 사실상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지 사흘 만에 윤석열 총장에게 직접 개혁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이다. 대통령의 우회적 언급 이후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 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린 뒤 윤석열 총장은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은 취임 전부터 국회에 제출된 검찰 개혁 법안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고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설명도 있었다. 그러나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는 원칙대로 한다’는 등 검찰 내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조국 장관이 중도하차하면 검찰 개혁도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되면서 더 이상 그대로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에 인사권자로서 검찰총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려 검찰 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열 총장이 배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윤석열 총장을 직접 겨냥해 ‘지시’라는 형태의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참여 인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예상을 뛰어넘은 서초동 촛불집회 규모와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문 대통령 지지율에 힘입어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을 주문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장관으로부터 ‘인권을 존중하고 민생에 집중하는 검찰권 행사 및 조직 운용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다”면서 “우리 정부 들어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폭 강화된 반면 검찰권 행사의 방식이나 수사 관행, 또 조직 문화 등에 있어서는 개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면서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은 행정부를 구성하는 정부 기관”이라면서 “따라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법무부 장관이 보고한 검찰의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은 모두 검찰 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당장 그 내용을 확정하고 추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와 검찰개혁단 등을 통해 검찰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내용을 보완해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하도록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보고에서 조국 장관은 공석으로 지연되고 있는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대검찰청 사무국장의 인사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수용의 뜻을 밝혔다. 보고에는 조국 장관 외에 법무부 차관, 검찰국장, 검찰개혁단장이 함께했다.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자리는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오늘 보고에서 특정인이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의 인사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날 업무보고는 문 대통령이 직접 법무부 보고를 받겠다고 지난 27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그간 여러 부처의 보고를 받아왔고, 대통령이 원할 때 받기도 하고 부처의 필요에 의해 하기도 한다”며 “이번 보고가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국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거듭 검찰 개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수사를 위축시킬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수사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수사 관행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이어 “과연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검찰 수사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들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개혁은 비단 대통령 한 사람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아실 것이다. 촛불을 든 시민도 있지만, 여론조사에서도 검찰개혁·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비중이 과반”이라며 “그만큼 사법개혁에 대한 열망이 국민 사이에 있다는 것은 두 번 강조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주말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해선 청와대 관계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의 사람들이 모였다. 현장의 시민도, 집회 주최 측도, 집회를 예상하며 방송으로 지켜보던 그 누구도 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수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는 데 대해 당연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발언 전문.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매우 높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폭 강화된 반면에 검찰권 행사의 방식이나 수사 관행, 또 조직문화 등에 있어서는 개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검찰은 행정부를 구성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따라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법무부 장관이 보고한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의 개정 등은 모두 검찰 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장 그 내용을 확정하고 추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와 검찰개혁단 등을 통해 검찰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 내용을 보완하여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준비해 주기 바랍니다. 검찰 개혁에 관하여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하여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111만원 덜 받고 과장이면 승진 끝…난 여자, 월급쟁이

    월평균임금 男 300만원 〉 女 189만원 기혼·저학력 여성일수록 격차 커져 여성 22% “최종 기대 직급 과장 이하” 매출 상위 50곳 중 40곳 女등기임원 ‘0’지난해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격차는 37.1%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2만 9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남녀 간 성별 임금격차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6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한국 남성은 한 달 평균 300만 9000원, 여성은 189만 3000원을 받는 등 성별 임금격차가 3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우리의 성별 임금 격차가 2015년 41.8%, 2016년 40.6%, 2017년 38.7%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별 임금 격차는 기혼 여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비혼의 성별 임금 격차는 13.4%였으나 유배우(기혼 및 동거)의 경우 41.5%에 달했다. 또 대학원 졸업자들의 성별 임금 격차는 27.9%였으나 고졸 이하의 경우 38.3%로 높았다. 기혼 여성과 저학력 여성들이 주로 영세업체나 숙박 및 음식점업, 판매직 등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노총이 금융노조·공공노련·금속노련 조합원 남녀 2443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유리천장에 대한 인식에서도 남녀 차이가 컸다. 개인 성과 평가와 관련해 남성 10명 중 8명(84.6%)은 ‘성평등한 성과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3명(36.5%)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진급에 대한 기대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에 대해 과장급 이하라고 답변한 남성은 8.1%였지만 여성은 22.8%였다. 반면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비중은 남성이 68.5%였고, 여성은 42.7%에 그쳤다. 진급 누락과 진급 대상자 제외 경험에서도 여성은 57.9%로 남성(42.5%)보다 높았다. 진급 소요기간은 직급별로 2년 이상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의 기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리천장의 현실은 고스란히 나타났다. 50개의 기업 중 40개 기업에서 여성등기 임원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고, 나머지 10개 기업은 1명씩 있었다. 여성 고용 비중이 남성보다 높았던 5곳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전체 미등기임원 수는 평균 74.8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여성 미등기임원 수는 3.2명에 그쳤다. 장진희 한국노총 연구위원은 “동일 직급과 동일 근속연수별로 성별 임금이 세부적으로 공시돼야 임금 차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성에게 낮은 점수를 주는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가 성별 임금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메신저 여니 “가슴 커?”… 온라인 성폭력에 멍드는 10대

    [단독] 메신저 여니 “가슴 커?”… 온라인 성폭력에 멍드는 10대

    현실과 달리 가해자 33% 모르는 사람 주로 게임 중 채팅·SNS로 일방적 모욕 남성, 놀이문화로 여겨 또래 가해자 많아 피해 청소년 절반 “아무 대응 않고 넘겨” “미디어 교육” “10대 특성 반영한 대책을”여고생 A양은 페이스북으로 황당한 메시지를 받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다짜고짜 “가슴 커?”라고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또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관계를 의미하는 비속어를 듣기도 했다. A양은 “10대인 것을 알고 접근한 것 같다. 급한 대로 차단하긴 하는데 만약 상대방이 연락처까지 알아냈다면 전화번화를 바꿔야 한다”며 답답해했다. A양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노골적인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온라인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사용하다가 성적 모욕 등 언어적 성희롱 피해를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대상으로 성교육할 때 디지털 범죄의 새 유형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이 횡행하는 온라인 공간의 현실은 서울신문이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의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생 성폭력 실태조사 및 정책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이 전국 중·고교생 4만 35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가장 흔한 피해 유형은 ‘섹드립’(성 관련 욕설이나 성희롱), ‘패드립’(가족에 대한 성적 모욕) 등 언어 성폭력이었다. 응답 청소년의 44.8%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인광고에 노출(34.9%)됐거나 유명인 얼굴이 합성된 성관계 사진을 원치 않게 봤다(15.0%)는 피해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얼굴·몸매에 대해 불편한 말을 듣거나(11.2%) 원하지 않은 메시지를 받는 피해(11.8%)를 경험한 청소년도 적지 않았다. 상대방이 알몸 사진을 동의 없이 보내왔다거나 성관계를 제안했다는 응답도 각각 5.0%, 2.6%였다. 온라인 공간의 언어 성희롱 가해자의 33.2%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현실 공간에서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다는 점과 대비된다. 특히 게임 중 채팅하거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일방적인 성적 모욕을 듣는 일이 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고생들은 “연령이 높은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공간일수록 ‘X먹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흔히 듣는다”고 털어놨다. 또 “익명 사이트에서는 성적 모욕이 담긴 메시지를 심할 때는 하루에 수십개씩 받기도 한다”는 진술도 있었다. 플랫폼별로는 게임을 하던 중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27.9%)이 많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메시지(22%), 카카오톡 등 메신저(9.6%) 등을 통해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도 흔했다. 남성 청소년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야한 농담, 섹드립이나 패드립 등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어봤다’는 응답은 여성(40.3%)보다 남성(48.8%)이 더 높았다. 다만 가해자가 친구 등 지인인 경우가 많아 성폭력이 또래 사이의 남성적 놀이 문화로 여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10대는 드물다. 언어 성희롱을 겪은 청소년 2명 중 1명(50.1%)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가족 또는 선생님과 의논했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1.3%, 1.1%로 매우 낮았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패드립 등이 온라인 공간에서 놀이문화처럼 됐다”면서 “이는 폭력이라는 점을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의 특성과 디지털 성폭력의 양상을 세밀하게 반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메신저 여니 “가슴 커?”…온라인 성폭력에 멍드는 10대

    [단독]메신저 여니 “가슴 커?”…온라인 성폭력에 멍드는 10대

    청소년 40%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현실과 달리 가해자 33% 모르는 사람주로 게임 중 채팅, SNS로 일방적 모욕남성, 놀이문화로 여겨 또래 가해자 많아여고생 A양은 페이스북으로 황당한 메시지를 받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다짜고짜 “가슴 커?”라고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또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상대 남성으로부터 성관계를 의미하는 비속어를 듣기도 했다. A양은 “10대인 것을 알고 접근한 것 같다. 급한 대로 차단하긴 하는데 만약 상대방이 연락처까지 알아냈다면 전화번화를 바꿔야 한다”며 답답해했다. A양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노골적인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온라인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사용하다가 성적 모욕 등 언어적 성희롱 피해를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대상으로 성교육할 때 디지털 범죄의 새 유형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이 횡행하는 온라인 공간의 현실은 서울신문이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교육부의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생 성폭력 실태조사 및 정책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이 전국 중·고교생 4만 35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가장 흔한 피해 유형은 ‘섹드립’(성 관련 욕설이나 성희롱), ‘패드립’(가족에 대한 성적 모욕) 등 언어 성폭력이었다. 응답 청소년의 44.8%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인광고에 노출(34.9%)됐거나 유명인 얼굴이 합성된 성관계 사진을 원치 않게 봤다(15.0%)는 피해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얼굴·몸매에 대해 불편한 말을 듣거나(11.2%) 원하지 않은 메시지를 받는 피해(11.8%)를 경험한 청소년도 적지 않았다. 상대방이 알몸 사진을 동의 없이 보내왔다거나 성관계를 제안했다는 응답도 각각 5.0%, 2.6%였다. 온라인 공간의 성폭력 가해자의 33.2%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현실 공간에서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다는 점과 대비된다. 특히 게임 중 채팅하거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일방적인 성적 모욕을 듣는 일이 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고생들은 “연령이 높은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공간일수록 ‘X먹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흔히 듣는다”고 털어놨다. 또 “익명 사이트에서는 성적 모욕이 담긴 메시지를 심할 때는 하루에 수십개씩 받기도 한다”는 진술도 있었다.플랫폼별로는 게임을 하던 중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27.9%)이 많았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메시지(22%), 카카오톡 등 메신저(9.6%) 등을 통해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도 흔했다. 남성 청소년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야한 농담, 섹드립이나 패드립 등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어봤다’는 응답은 여성(40.3%)보다 남성(48.8%)이 더 높았다. 다만 가해자가 친구 등 지인인 경우가 많아 성폭력이 또래 사이의 남성적 놀이 문화로 여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10대는 드물다. 언어 성희롱을 겪은 청소년 2명 중 1명(50.1%)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가족 또는 선생님과 의논했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1.3%, 1.1%로 매우 낮았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패드립 등이 온라인 공간에서 놀이문화처럼 됐다”면서 “이는 폭력이라는 점을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의 특성과 디지털 성폭력의 양상을 세밀하게 반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정년연장만이 유일한 해법?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정년연장만이 유일한 해법? 초고령사회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한국노동연구원 주최 고령시대 고용시스템 세미나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 보이지만앞으로 20년간 노동시장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아재취업 강화, 경력단절여성 고용 확대, 재취업 활성화 등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필요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가장 적합한 고용시스템은 무엇일까. 정년을 연장해서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해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공성이 강한 임금 체계를 개편하고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재취업과 이직을 활성화하는 한편, 경력단절여성 등의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KLI)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령시대, 적합한 고용시스템의 모색’ 세미나에서는 인구구조의 벼화가 앞으로 국내 노동시장에 기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정책 대안이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정년을 연장하는 것만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능사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7년 뒤인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맡은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노동력’이 감소하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경제활동인구 자체는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35세 미만 청년취업자의 수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5년 상대적으로 성장한 산업일수록, 고임금 산업일수록, 평균적인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청년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신산업 분야에서 탄력적인 노동인력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징후로도 풀이될 수 있다. 단순히 정년을 연장해서 노동시장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초고령사회에 대비할 수 없는 이유다. 이 교수는 “고령노동이 청년노동을 대신할 수는 없다. 생산성이 낮은 고령노동인력이 생계를 위해 질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여건에서는 정년연장이나 고용연장을 위한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경력단절문제가 심한 30~40대 여성의 고용 확대, 이직이나 전직 등 노동시장에서의 이동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직업 훈련,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직 등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년을 연장했더니 오히려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시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노동자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16년 35만 5000명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정년퇴직자는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35만명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정점이었던 2016년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조기퇴직자는 최근 늘었다. 2106년 41만 4000명이었던 조기퇴직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올해 60만 2000명을 기록했다. 2016년은 ‘정년 60세 연장법’이 시행된 해이기도 하다. 정년연장이 오히려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 연구위원은 “정년연장은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한 한국의 상황에서 수혜자가 일부 공공부문과 대기업유노조가 있는 곳에만 국한될 수 있고 취약 근로자들이 오히려 조기퇴직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중고령인력이 가급적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초고령사회에 ‘지속가능한’ 임금 체계를 구축하려면 강한 연공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금의 연공성이란 직무의 내용이나 역량 변화와 무관하게 근속연수에 따라서 임금이 오르는 것을 뜻한다. 근속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가 대표적으로 연공성을 가진 임금제도다. 연공성이 높은 임금 체계는 고성장 시대에 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촉진하고 조직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사라진 저성장 시대에는 유지하기 어려운 제도다. 박우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시대에는 승진이나 승격의 엄격화, 고과승급의 강화 등 점진적으로 임금의 연공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일 중심’의 임금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구해령’ 차은우 “아쉬움 남았지만 행복한 기억” 종영 소감

    ‘구해령’ 차은우 “아쉬움 남았지만 행복한 기억” 종영 소감

    배우 차은우가 ‘신입사관 구해령’ 종영 소감을 전했다. 차은우는 26일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극본 김호수/연출 강일수, 한현희)는 최종회 방영을 앞두고 소속사 판타지오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차은우는 “처음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면서 ‘도원대군 이림’을 상상하고 설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마지막 인사의 시간이 왔다”고 이림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이림’이라는 캐릭터가 애틋하고 특별했던 만큼 이림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었다”며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있지만, ‘이림’이란 인물이 시청자분들께 공감 받고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림을 만나 행복했던 기억과 따뜻한 추억은 나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또 “더운 여름날 같이 땀 흘려가면서, 울고 웃으며 소중한 추억을 함께한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을 비롯한 우리 배우 선배님들 정말 너무 감사하다”며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고 6개월여 동안 동고동락한 ‘신입사관 구해령’팀에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차은우는 “‘신입사관 구해령’이란 작품은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었다. 작품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배운 많은 것들이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며 “모든 면에 서툴렀던 이림이 자신의 진심을 발견하고 이해하면서 성장해나간 모습처럼 저도 하나하나 발전하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작품을 마친 애틋한 소감을 진솔하게 전했다. 끝으로 “지금까지 ‘신입사관 구해령’을 사랑해주신 모든 시청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제 곁에서 언제나 든든한 힘과 울타리가 되어준 우리 아로하(아스트로 팬클럽) 너무 고맙습니다”라며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차은우는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궁궐에 갇혀 사는 고독한 모태솔로 왕자이자 궁 밖에서는 인기 절정의 연애 소설가인 도원대군 이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구해령(신세경)을 만난 후 궁궐 밖 세상과 마주하면서 진짜 왕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그리며 시선을 모았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로맨스 공식을 뒤집는 새로운 매력의 신개념 왕자 이림과 회가 거듭될수록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차은우는 구해령을 향한 거침없는 직진과 귀여운 연하남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로맨스 판타지를 선사, 설렘 지수를 높이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현섭 PB의 생활 속 재테크] 채권형 펀드 고를 때 듀레이션·신용등급 꼭 체크하세요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0.25% 포인트 인하하면서 경기 하방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연내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시장에 널리 퍼져 있다. 국내 증시는 수출 부진과 실적 악화 전망, 일본과의 무역 마찰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과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 침체 논란,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다.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최근 금융기관이 추천하는 금융상품 가운데는 채권형 펀드가 많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경기 불확실성도 있어 채권투자 매력도는 좋아 보인다. 금리 인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금, 대출형 부동산 펀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의 대체투자자산 역시 매력도가 높다. 채권투자 수익률이 올라간 것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로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투자 수익률은 더 좋아질 수 있다. 분산투자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채권투자는 필요하다. 다만 지금 새로 투자한다면 연초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를 고민할 때 최근 수익률 외에 중요한 세 가지를 확인하기를 권한다. 첫째 채권의 듀레이션은 현금 흐름을 감안한 투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이다. 이는 금리 움직임에 따른 채권 펀드의 자본 손익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이 기간 동안 금리가 하락하면 자본 차익이 발생하고 금리가 오르면 자본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자금리(YTM)는 시장금리 움직임과 상관없이 매일 차곡차곡 쌓이는 이자금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YTM이 높을수록 받는 이율이 높다. 셋째 평균 신용등급은 이자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리스크가 크고 이자금리가 높다. AAA, BBB, CCC 이런 식으로 표시되며 고수익일수록 위험도가 높다. 따라서 채권 펀드의 전체 기대 수익은 YTM, 듀레이션, 금리 움직임이 반영된 자본 손익의 합이 된다. 채권형 펀드를 고를 때 듀레이션이 길수록,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위험하다는 점을 고려하자. 이자금리는 얼마나 되는지, 어떤 나라에 어떤 채권들을 담았는지 확인해 보고 나의 기대 수익률과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선택해야 한다. KB국민은행 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김명수 ‘셀프 개혁 2년’… 사법농단 벌써 잊었나

    김명수 ‘셀프 개혁 2년’… 사법농단 벌써 잊었나

    26일로 취임한 지 2년이 되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사법개혁을 강조하며 대법원장이 됐지만 점점 개혁 의지가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스스로 대법원장의 권한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함께 제기된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26일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첫 회의를 갖는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김 대법원장이 취임 초기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뒤 추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다. 특히 사법행정권 남용을 막기 위해 대법원장이 쥐고 있던 사법행정의 권한을 외부 인사들이 포함된 수평적·합의제 기구로 넘기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법원조직법이 개정되지 않아 대법원 규칙으로 기구를 만들다 보니 의결기구가 아닌 자문기구에 그치게 됐다. 위원 구성에서도 결국 대법원장의 영향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오히려 개혁 의지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박주민·박지원·채이배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사법행정자문회의에 대한 비판이 집중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장이 부의한 안건에 대해 자문 의견을 제시하는 구조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10명의 위원 중 대법원장을 포함한 법관이 6명으로 실질적 다수를 차지하고 외부 인사들도 대한변호사협회장, 법학교수 대표 등으로 시민사회가 아닌 법관 또는 법조계 이익이 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선영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도 “회의가 투명하고 공개적이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안건이 논의되는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이 추진하기로 약속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 법원행정처 비(非)법관화 및 폐지 등 다양한 개혁 방안들도 주춤하고 있거나 ‘셀프 개혁’에 그쳤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판사들에 대한 징계가 미약하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셀프 개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 10일 법원의날 기념사를 통해 “사법행정 구조의 전면적 개편은 법률의 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사법행정회의 신설을 비롯한 과제들을 실행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안호영 의원 등이 관련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법사위나 사법개혁특위에서는 법원개혁보다는 검찰개혁에 논의가 쏠리는 데다 대법원 개혁안에 여야 이견도 커 논의가 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사법부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질타를 받은 상황이라 더이상 법률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내부적으로 활발한 논의를 주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법원 안에서 “그나마 ‘셀프 개혁’이라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부장판사 출신 유지원 변호사는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제왕적 대법원장일수록 사법개혁이 높은 성과와 속도를 내지만 많은 권한을 분산하고 있는 김 대법원장은 오히려 그가 추진하는 개혁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북 혁신도시 악취 발생 감소

    올해 전북혁신도시의 악취 발생일수가 지난해 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전북혁신도시 악취 발생일은 11일로 지난해 28일 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악취 일수는 측정 요원 20명 중 과반이 악취를 느낀 날이다. 시기별로는 3월 3일, 4월 4일, 5월 1일, 7월 2일, 8월 2일로 조사됐다. 민원이 많은 여름철(6∼8월) 악취 일수는 전년도 19일에서 4일로 78.9% 감소했다. 1월과 2월은 축산시설을 폐쇄 운영해 악취 발생과 주민 민원이 적어 악취 측정을 하지 않는다. 전북도는 축산시설 밀폐·액비시설 설치, 악취 측정 시스템 구축, 축사 안개 분무시설 설치, 지자체 수시 단속 점검, 소유주의 악취 저감 노력 등으로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도는 올해 악취 유발의 주범인 인근 김제 용지의 축산시설을 점검해 23곳을 적발, 20곳을 고발하고 3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적발된 축산시설은 퇴비시설 15곳, 액비시설 4곳, 양돈 농가 2곳, 우사 2곳이다. 도는 올해 171억원을 들여 축산농가 72곳이 밀집한 김제 용지 일대에서 악취 줄이기 사업을 펼친다. 도 관계자는 “악취 유발시설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법 위반 시 엄정 조치하는 한편 축산시설 밀폐와 퇴비·액비시설 건립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혁신도시 악취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손경식 경총 회장, 日경제인 앞에서 한일 경제협력 강조

    손경식 경총 회장, 日경제인 앞에서 한일 경제협력 강조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제분업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한일 간 우호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한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고, 양국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밸류 체인(가치사슬)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함으로써 세계 경제 견인에 기여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한일경제인회의 올해 주제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 한일 협력’으로 손 회장과 고가 노부유키 일한경제협회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가 축사를 했다. 재계에선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오석송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에선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모리야마 도모유키 한국미쓰이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일본) 수출관리제도의 작동으로 양국 기업들 간 협력이 줄어든다면 투자와 고용, 기업 수익성 감소뿐 아니라 양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 체육, 예술, 인적 분야 교류를 확대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법과 정치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입제도 학생 80% 바보 만들어”…장기적으로 자격고사 도입 제시

    “대입제도 학생 80% 바보 만들어”…장기적으로 자격고사 도입 제시

    중학교 졸업시험서 기본역량 평가 뒤 통과 못하면 고교 졸업 때 재응시 구상 고교학점제, 획일적 교육의 해법 기대 유은혜 “특권층에 유리한 제도 개혁”정부가 대입제도의 공정성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통령 직속 교육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상위 20%가 아닌 나머지 80% 학생을 위한 대입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다양화해 모든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대입에 자격고사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23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대입제도와 이를 둘러싼 논란은 80%의 학생들을 바보로, 없는 존재로 만드는데 이것이 가장 불공정한 것”이라면서 “80% 학생들의 기본 역량을 어떻게 키우는지를 묻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놓고 공정성을 따지는 논란이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 입시 문제로 귀결돼 고교 교육의 정상화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수능은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 데다 재수, 삼수를 하거나 돈을 많이 들일수록 유리해져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종에 대해서는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취지”라면서도 “고등학교 교육이 획일적이어서 교육과정 밖에서 (변별 요소를) 가져오려다 사고가 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팀별 학습, 과제 등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면 해결된다”면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한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가 해법임을 시사했다. 김 의장은 또 중·장기적으로 대입에 자격고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학교까지 공통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일종의 기본역량평가를 치른 뒤 통과·미통과 여부를 판별하고,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역량을 보완하고 졸업할 때 재응시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같은 기본역량평가를 대입 자격고사로 삼을 수 있다는 게 김 의장의 구상이다. 한편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시도부교육감 회의에 참석해 “특권 소수계층에 유리한 교육제도는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면서 “고교 진학부터 대학 진학을 거쳐 취업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겪는 경로 중에 소수특권 계층에 유리한 제도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韓, 9월 1~20일 수출 21.8% 감소…미중 무역전쟁 영향 2분기 -8.6%

    韓, 9월 1~20일 수출 21.8% 감소…미중 무역전쟁 영향 2분기 -8.6%

    9월 1~20일 수출이 반도체 부진 장기화와 추석 연휴 영향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달에도 월간 단위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공산이 커졌다. 또 2분기 수출액이 8% 넘게 줄면서 주요 20개국(G20) 중 두 번째로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 규모도 지난해 세계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 가능성 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1.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조업일수는 13.5일로 전년 동기 대비 이틀 적다. 이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1억 1000만 달러로 10.3% 줄었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9월 전체 수출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전달과 비교한 수출액에선 14.8%(36억 8000만 달러)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9.8%)와 석유제품(-20.4%) 등의 감소폭이 컸고, 선박(43.2%)과 무선통신기기(58.0%) 등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29.8%)과 미국(-20.7%), 일본(-13.5%) 등이 두 자릿수 이상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수입은 26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었다. ●WTO, G20 중 한국 감소율 두 번째 이날 세계무역기구(WTO)의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수출액은 1385억 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6% 줄었다. 대(對)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의 2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 줄면서 20개국 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8.6%) ▲러시아(-8.3%) 등의 순이었다. 수출 규모가 큰 독일(-7.1%), 일본(-6.6%) 등도 무역분쟁의 여파가 미쳤다. 반면 무역전쟁의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2분기 수출은 각각 3.1%, 1.0% 줄어드는 데 그쳤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중국에 물건을 수출하는 주변국들이 더 큰 피해를 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수출액 규모로 보면 지난해 2분기 세계 5위였지만 올해는 프랑스에 밀려 6위로 내려갔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더웠다…한국 온난화 더 심각

    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더웠다…한국 온난화 더 심각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농도 역대 최고지구 역사상 최근 5년이 가장 덥고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농도도 최고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의 온난화는 세계 평균보다도 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15∼2019년 지구 기후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농도가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20%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구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올해 말 약 410ppm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역사상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WMO는 예상했다. 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도 상승했고, 이전 5년(2011∼2015년)보다는 0.2도 올랐다. 최근 5년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평균 5㎜ 상승했다. 1993년 이후 연평균 3.2㎜ 상승한 것과 비교해 최근 상승률이 크게 증가했다.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 빙하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017년 여름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넓이는 사상 최소였다. 지난해 넓이는 사상 두 번째로 작았다. 2009∼2017년 남극에서 매년 손실되는 얼음 양은 2520억t에 달해 1979년 400억t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파리기후협약에 명시된 목표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도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었다. 평균 온도 2도 상승을 막으려면 현재보다 3배 이상,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5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탈라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근 5년간 평균기온은 13.3도로,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0.3도 상승했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증가 폭보다 0.1도 크다. 우리나라 대표 기후변화 감시소가 있는 안면도의 지난해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는 415.2ppm으로, 전년(2017년)보다 3.0ppm 증가했다.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은 2.4ppm으로 지구 증가량(2.3ppm)보다 많다. 최근 가장 큰 기상학적 위험 요소로 알려진 열파(heatwave)는 우리나라에서 지난해의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당시 강원도 홍천의 일 최고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41도를 기록했고, 서울의 폭염일수는 19일로 평년(4일)보다 약 5배 많이 나타났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기온 상승이 전 지구 평균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민·관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과 행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