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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코로나發 ‘급성 빈곤층’ 늘어...“찾아가는 복지서비스 필요”

    [단독] 코로나發 ‘급성 빈곤층’ 늘어...“찾아가는 복지서비스 필요”

    코로나19가 복지사각지대의 판도를 바꿨다. 긴급복지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복지사각 위험지역 1위는 코로나19 이전에 광주였지만 코로나19 이후 대구로 바뀌었다. 짧은 기간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소득계층의 중간지대가 무너진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공개한 ‘복지사각지대 분석지도’는 어떤 지역이 만성적인 빈곤 문제를 겪는지, 코로나19 이후 어느 지역이 급성 빈곤을 겪고 있는지 보여 준다. 공공의창은 2018~2020년 긴급복지지원 현황을 읍면동 단위까지 분석해 복지사각지대 발생 위험도에 따라 전국을 A(심각)~E(관심) 등급으로 나눴다. 먼저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 전국 시도별 긴급복지지원 건수 평균치로 인구 10만명당 순위를 매겼을 때 1~10위는 광주·전북·전남·대구·대전·부산·충북·인천·충남·강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대구·경북·광주·전북·인천·대전·부산·충남·전남·경기 순으로 바뀌었다. 2018~2020년 3년치 통계를 모두 활용해 전국 시도별 종합순위를 매겼을 때는 대구·경북·광주·전북·전남·대전·인천·부산·충남·충북·강원·경기·울산·경남·서울·세종·제주 순으로 나타났다. 긴급복지지원은 생계가 갑자기 어려워진 위기가구가 대상이어서 사업 실패, 실직 등으로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추락한 수급자가 많다. 즉 순위가 높은 지역일수록 현재 긴급복지지원을 받아야 하는 위기가구가 많고, 사각지대 발굴과 지원 속도가 위기가구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숨은 사각지대가 더 넓어질 위험이 크다. 지난해까지의 통계를 봤을 때는 대구가 1위였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지금은 서울·경기·인천에 사각지대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는 코로나19로 빈곤의 ‘급성질환’을 앓는 케이스다. 2018년까지는 긴급복지지원 건수가 1만 2286건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21만 3212건으로 20만 926건이 늘었다. 구 단위로 봤을 때 사각지대 발생 위험이 높은 자치구로 꼽힌 대구 남구·서구·달서구·수성구·동구가 모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 남구는 지난달 30일 기 준 전국 시군구 중 코로나19 누적발생률(인구 10만명당 1693.4명)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이다.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중구(2729.2명)다. 정국철 대구 희망복지과 위기가구지원팀장은 “남구에는 특정 종교(신천지 교회가 있음) 신자가 많아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됐고 서구는 서민 동네가 많은 데다 남구 옆에 있어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며 “동구도 특정 종교 교회가 있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달서구는 대구 임대주택의 54%가 입지한 저소득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지역인 데다 교통의 요충지여서 코로나19 유행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3505개 읍면동 중 긴급복지지원이 가장 많이 이뤄진 달서구 송현1동 또한 인구가 많고 서민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228개 시군구 중 복지사각지대 위험이 큰 자치구 2위로 꼽힌(1위는 대구 남구) 경기 부천시 상황은 어떨까. 전남수 부천시 복지정책과 기초생활보장팀장은 “부천시에는 영세·중소 공장이 많은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다 보니 가동하지 않는 공장이 늘고 이로 인해 경제적인 여파가 컸다”고 했다. 5위로 꼽힌 오산시의 경우 상권이 무너진 곳에 긴급복지지원이 많이 투입됐다. 오산시 관계자는 “과다채무로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한 사람이 많았고 코로나19로 실직했거나 소득을 상실한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북에서는 청도·울진·울릉이 각각 228개 시군구 복지 사각지대 위험지역 4, 6, 7위에 올랐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인근의 경북도 타격을 받아 긴급복지예산을 평년의 6배 이상 책정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전국의 긴급복지지원은 코로나19 시기에 크게 증가했다. 2018년 21만 3616건, 2019년 32만 1172건에서 지난해 79만 1946건의 지원이 이뤄졌다. 긴급복지지원 분야별 현황을 보면 생계비 지원이 69.2%로 가장 많았고 연료비(19.0%), 의료지원(7.9%), 주거지원(3.5%), 교육지원(0.1%) 순이었다. 전국 긴급복지지원 통계를 제공한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신청주의’는 사각지대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어 기존 체계를 보편적 복지서비스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며 “복지서비스 문턱이 높고 제도가 복잡한 데다 사각지대 발굴 관리에 필요한 인력도 부족해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질병과 가난으로 인해 도움이 절실한 지역에 지원을 확대하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다. 2017~2019년 최근 3년간 10만명당 자살자는 충남, 강원, 전북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인구 비례를 적용하지 않은 수치를 보면 경기,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자살자들이 몰렸다. 서울신문과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리서치DNA가 지난달 7~12일 가구소득 월 400만원 미만의 성인 52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나타난 자살위기자들의 특징은 ‘월 가구소득 200만원 미만의 20평 이하 거주자’, ‘1인 가구’였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은 경제·복지·건강·정신건강 문제가 복합적으로 위기를 초래한 최악의 결과로 봐야 한다”며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먼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위기에 처한 국민을 다양한 방식으로 먼저 찾아가 희망과 연결하는 서비스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사에서 사각지대 위험 상위 지역으로 꼽힌 지역들은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사각지대 발굴 노력을 많이 기울인 곳이기도 하다. 사각지대를 많이 발굴할수록 긴급복지지원도 많이 이뤄지게 된다. 다만 이렇게 발굴한 사람들을 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얼마나 더 지속가능하게 지원할 수 있느냐가 과제다. 조사를 수행한 최정묵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대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시민은 복지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도움을 거절당할 두려움 때문에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며 “시도 차원에서 골목으로 찾아가는 복지주권 해설사를 모집해 교육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를 활용해 A등급 구군 또는 읍면동에서 시범사업을 먼저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지역화폐와 상품권을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한해 통신비, 교육비, 주거비, 지역 병·의원 비용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 확대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공공의창은? 공공의창은 2016년 비영리 공공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아 출범했다. 리얼미터, 리서치뷰, 우리리서치, 리서치DNA, 조원씨앤아이, 코리아스픽스, 티브릿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국여론연구소, 피플네트웍스리서치, 서던포스트, 세종리서치, 소상공인연구소, DPI,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여론조사·데이터분석·숙의토론 관련 회사가 모였다. 정부나 기업 의뢰를 받지 않고 비용은 십시일반 자체 조달해 의뢰자 없는 공공조사를 하고 있다. ▶복지사각 분석지도와 통계, 사회안전망 및 자살관련 여론조사 원자료를 확인하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http://110.45.155.4:8080/download.html
  • 순천 ‘연향뜰 도시개발사업’ 딴지 거는 순천시의장

    순천 ‘연향뜰 도시개발사업’ 딴지 거는 순천시의장

    “연향뜰 개발 막는 허유인은 물러나라”, “투표할 때 두고보자. 확실하게 아웃이다” 지난 1일 오후 3시 순천시 주관으로 순천만국가정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연향뜰 도시개발 공청회’ 현장에서 토지 소유자 50여명이 허유인 순천시의장을 상대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시가 추진중인 연향뜰 개발에 대해 지나친 발목잡기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땅 소유자들은 “허 의장이 순천시의회 의견청취안을 10개월 동안 안건 상정 조차 않은 채 연향뜰은 개발이 안될것이다고 말하는 등 명백한 직권 남용을 하고 있다”며 “순천시 발전 가로 막는 허 의장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냐”고 성토했다. 순천시가 연향동, 해룡면 대안리 일원에 추진하는 ‘연향뜰 도시개발사업’이 지난 8월 행정안전부 주관 중앙투자심사를 최종 통과해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위한 도시기본계획 및 관리계획에 반영돼야 하는 ‘순천시의회 의견청취’안이 의회 안건 상정 조차 되지 못해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허 의장이 지난 11월 순천시가 제출한 관리 계획 변경안을 받았음에도 아직껏 해당 상임위에 회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병권·서정진 전 의장 등 동료 의원들이 허 의장에게 안건을 상정하라고 수차례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허 의장은 지난 2016년 연향뜰에 순천만랜드(유원지)가 들어서는 일과 관련 적극 반대를 했으면서 이번에는 테마파크(놀이시설)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황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행안부가 수익성을 우려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일부 건립하는 방향으로 승인을 했는데도 불구, 연향뜰을 아파트 단지로 만든다는 가짜뉴스로 시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이날 연향뜰 발전 방향을 모색 하기 위해 마련한 주민공청회에서도 허 의장은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는 막무가내식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그는 혼자서 40분 동안이나 개발 반대 입장을 밝히다 주민들과 사회자의 만류에 이들을 상대로 다그치듯 큰 소리를 치는가 하면 본인 얘기만 한 후 나가려다 2차례나 주민들에게 붙잡혀 끌려오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어 오후 4시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과 전문가 의견, 상황 설명 등을 한마디도 듣지도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허 의장이 줄곧 “순천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순천시 백년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땅으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해 왔으면서 본인 얘기만 하고 사라진 모습에 과연 연향뜰 도시개발사업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시 드는 대목이다. 이와관련 순천시의장을 역임한 임종기 전남도의원은 “연향뜰 개발처럼 중요한 사업일수록 의장은 안건을 상정해 의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며 “의장이 혼자서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동료 의원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은 결국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 경남도, 청년취업 위해 취업·창업 교육 온라인 강의 무료 제공

    경남도, 청년취업 위해 취업·창업 교육 온라인 강의 무료 제공

    경남도는 코로나19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취업·창업을 돕기 위해 취업·창업 기초 온라인 강의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경남도는 취업·창업기초교육 10개 과정 강좌를 오는 6일 부터 경남도 청년일자리프렌즈 홈페이지에 올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주요 강좌는 ●2021년 취업트렌드 ●뽑고 싶은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항목별 작성 팁 ●집중 분석, 공기업 자기소개서 ●성공하는 면접전략 ●인공지능(AI) 면접의 이해 ●블라인드 면접의 이해 ●청년 창업 아이템 선정 ●청년 창업 정부 지원받기 ●창업 고도화와 사업화 등이다. 경남도 청년일자리프렌즈(gnfriends.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부터 청년일자리프렌즈에 ‘경남 귀환청년 청년정책콜센터’를 개설해 경남에 정착을 희망하는 출향 청년과 타 시도에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경남의 다양한 청년지원사업을 소해한다. 경남도 청년일자리프렌즈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취업·창업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청년구직활동 공간으로, ‘청년에게 희망이 되는 친구 같은 일자리플랫폼’을 구호로 내걸고 2018년 11월 문을 열었다. 개소한 뒤 지난달까지 총 4만 974명(하루 평균 45명)이 이용했다. 청년일자리프렌즈는 청년들이 구직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취업상담, 모의면접, 자기소개서 작성전략,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대비 등 취업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3D프린터 활용교육, 컴퓨터 활용, 현장견학, 직무멘토링 등의 직무교육도 실시한다. 김일수 경남도 일자리경제과장은 “청년일자리프렌즈가 채용환경 변화에 맞춰 청년들에게 필요한 취업·창업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구직을 지원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코로나 두려워하는 커플일수록 관계 자주 한다”(연구)

    “코로나 두려워하는 커플일수록 관계 자주 한다”(연구)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이 큰 커플일수록 성욕이 더 세고, 관계를 자주 가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 대학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죽음에 직면한 일부 사람들은 유전자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성관계를 가진다. 연인 관계에 있는 303명의 남녀에게 코로나19에 걸리고 죽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질문했고, 코로나19 기간 성생활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코로나19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서 성생활에 상당한 개선이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반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성생활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들은 “스트레스는 일반적으로 성적 욕망과 부정적인 관련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환경에 의한 부정적인 경험은 성적 욕망을 강화할 수 있다. 코로나 19에 대한 두려움이 실제로 일부 관계에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임상 심리학자 아비겔산 박사는 “일부 사람들에게서 바이러스로 사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번식에 대한 진화적 반응을 촉발한다. 죽음에 대한 위협은 우리가 유전자를 물려받도록 부추기고, 위안의 수단으로 파트너와의 친밀함을 찾는다.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해 파트너와의 관계가 실제로 개선되는 효과가 나왔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 성생활의 빈도는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많다. 대표적인 예는 정전 사태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지역에서 10개월 후 출산율이 30% 정도 증가했다는 보고들도 많이 있다.
  • “형제원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제삿날이라도 알게 해주시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형제원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제삿날이라도 알게 해주시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편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사망한 형제복지원 피해자 유족들의 호소 박명호(66·가명)씨의 아버지는 형제복지원에서 사망했다. 1977년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부고를 전해준 아버지의 친구는 “형제복지원에서 돌아가셔서 시신도 못 찾을 것”이라고 했다. 짧은 휴가를 받고 나온 스물 둘 군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향으로 가 아버지의 사망신고를 하는 것뿐이었다. 아버지는 무덤도, 제삿날도 없었다. 시간이 지난 후 박씨는 형제복지원으로 찾아가 “아버지가 이곳에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제삿날이라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경비는 부산 시립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사망 날짜를 확인했다. 이제 제사는 지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가 형제원에서 겪은 일을 다 알지 못하는 아들은 여전히 마음에 돌덩이가 얹혀있다. 어린 시절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가 수용생활을 했던 고 김성진(가명)씨는 스물 한 살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1984년 9세 소년이었던 김씨는 해운대 바닷가에서 놀다가 형제원으로 납치됐다. 어머니 이옥순(가명)씨는 “우리 큰 아들이 행방불명됐다”면서 백방으로 아들의 행방을 찾았다. 아버지는 폐인이 돼 갔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아이가 형제원에 있다는 연락이 왔다. 왜 그곳에 가게 된 것인지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간신히 아이를 데려올 수 있게 됐지만, 형제원에서의 경험은 아들의 삶을 바꿔놓았다. 김씨의 방황은 길어졌고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중학교도 채 마치지 못했다. 그래도 중장비 기술을 배워 밥벌이를 잘하는가 싶더니, 어느 날 훌쩍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잃은 박명호씨와 아들을 잃은 이옥순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유족으로서 최근 국가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참여했다. 피해자 본인이 사망한 데다 입·퇴소를 증명할 기록을 찾는 것도 쉽지 않기에 더욱 어려운 싸움이다.그동안 유족들에게 형제복지원은 묻고 싶은 기억이었다. 텔레비전에서 형제복지원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렸다.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 아픈 가족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와 마주할 용기를 냈다. 고통으로 얼룩진 세월을 치유받고 싶다. 형제원에서 죽어간 아버지, 무덤도 제삿날도 없었다 다음은 박한길씨의 아들 박명호씨의 진술서 전문.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유가족) 진술서 진술 내용: 아버님께선 부산에 살고 계셨습니다. 1977년 제가 군 복무를 하고 있던 중에 경산에 살고 있던 작은아버지가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군 휴가를 신청해 1977년 8월 휴가를 나와 확인해보니, 아버님 친구로부터 작은아버지께 “형제복지원에서 돌아가셔서 시체를 못 찾을 것이다”라는 연락만 왔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더 알아볼 시간도 없고 해서 고향인 경상북도 XX군 OO면 면사무소에 찾아갔습니다. 현재는 OO면 △△리 5XX번지에 아무도 안 살고 있지만 아버님이 객지에 다니시다가 형제복지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만 듣고 와서 아무런 사망서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복 입은 군인이라서 그런지, 아들로서 호적 정리를 하려고 왔다고 하니, OO면 △△동 5XX번지에서 사망했다고 호적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그후 군 복무를 마치고 부산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아버님이 형제복지원에서 돌아가셨으면 거기에 가서 제삿날이라도 알아보자고 해서 부산 주례동에 있던 형제복지원 정문 경비실에 찾아갔습니다. 그러자 경비실 아저씨가 그 당시 연산동에 있는 시립병원에 가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그 길로 연산동 시립병원에 찾아가서 확인해 보니 3월 30일 사망이라는 사망서류와 사진만 확인했습니다. 저는 아버님 제삿날만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와서 소송을 하려고 하고, 과거사법도 생기고 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관련 서류를 챙겨 두는 건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과거사법이 통과되고 나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생존자들의 활동에 시체도 찾지 못하고 아버님 산소도 없는 한 아들로서 생존자들과 아픔을 같이하기 위해 확실한 증거 서류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저의 아버님에 대한 거짓 없는 진술서를 올리오니 잘 판단해 주시고 확인할 수 있으면 확인할 수 있는 데까지 조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9살 때 형제원 끌려갔다 온 아들, 트라우마 못 견디고 삶 놓았다 다음은 김성진씨의 이모 이옥희씨의 진술서 전문. ※소송에 참여한 어머니 이옥순씨 대신 이모가 진술서 대필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유가족) 진술서 진술 내용: 피해자 김성진은 이옥순의 장남으로서 1975년 출생했습니다. 1983년 5월 불의의 사고로 동생을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후 아버지 김OO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방황하며 세월을 보냈고, 언니는 형부를 대신해 가정을 꾸려가야만 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가정의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고, 성진이는 동네 형들과 어울리기 시작해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놀기 시작했고, 이것이 더 큰 가정불화를 불러왔습니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1984년 아이가 행방불명 됐다는 언니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결국 아이를 찾지 못하고, 형부는 하나 남은 아들마저 잘못될까 두려워 극심하게 폐인이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운대 초등학교로부터 연락이 와서 가보니 성진이가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어떻게 거기에 가게 된 것인지는 전혀 설명이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우리는 형제복지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습니다. 아이가 그래도 거기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따름이었습니다. 이후에 둘째 언니가 형제복지원으로 찾아가서 아이를 면회했습니다. “여기 못 있겠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를 하루빨리 데려오려고 노력했습니다.우여곡절 끝에 형제복지원에서 퇴소한 아이가 다시 형부와 갈등을 빚게 될까봐 염려한 우리 자매들은 성진이를 한동안 우리 집에서 머물도록 했습니다. 당시 단칸방에서 조카와 언니, 나 3명이 같이 살았는데 아이는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꿈을 꾸며 깨곤 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의 생활에 대해 매를 너무 많이 맞았다는 것,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 힘든 노동에 시달린 얘기들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성진이는 어린 나이에 겪지 않아야 할 모진 고통의 시간을 보냈고, 너무나 소름끼치고 끔찍한 사건입니다. 해운대 바닷가에서 놀고 있다가 당시 경찰에 붙잡혀 갔습니다. 언니는 1년 이상 수용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나 해운대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상에는 1984년 당시 아이의 결석일수가 119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후 아이는 학교 생활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중학교 진학 후에도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지만 끝내 제적을 당했습니다. 이모들의 권유로 검정고시도 준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중장비 기술자격시험에 통과해 공항에 취업할 기회가 있었지만, 학력미달 문제로 또 좌절을 겪었습니다. 중장비 기술자로서 건설 현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안정이 되어가는 듯했지만 결국 1996년 스물 두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모진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고.너무나 억울하고 불쌍한 제 조카의 짧은 생. 한 아이의 인생이, 가정과 가족이 해체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가족은 형제복지원 뉴스만 나와도 채널을 돌려버리고 지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과거사법이 통과된 후 이제 그만 가슴 깊숙이 숨겨둔 아픈 사연을 용기내 세상에 드러내야겠다는 생각에 피해자 단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피해자들의 고통이 하루 빨리 어루만져 상처가 치유될 수 있기를 바라고, 제 조카의 짧고 억울한 인생과 언니의 피눈물을 대한민국이 보상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이어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무역 역사상 최고치 기록 다시 깬 수출…9월 558억 달러

    무역 역사상 최고치 기록 다시 깬 수출…9월 558억 달러

    지난달 수출액이 558억 달러를 넘어 우리 무역 역사상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가 포함돼 조업일수가 부족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감소했지만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선전으로 지난 7월 달성했던 무역 역사상 최대 수출액 기록을 2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558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7%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6억 6000만 달러로, 무역 역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지난해 9월보다 2일 적은 21일이었다. 올해 1~9월 누계 기준 수출액도 4677억 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3분기(7~9월) 수출액은 1645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올해 상반기 최초로 3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3분기 수출도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급 수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월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3월 16.3%, 4월 41.2%, 5월 45.6%, 6월 39.8%, 7월 29.6%, 8월 34.9%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16.7% 증가하면서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찍었다. 이 기간 월 수출액도 매달 500억 달러를 넘었다. 수출 증가는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15대 주요 품목 중 8개 품목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차부품, 선박 등 7개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등이 수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수출 1위인 반도체는 1년 전보다 28.2% 증가한 121억 8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들어 최고 실적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 수출액이다. 반도체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월 100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 2, 3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도 각각 51.9%, 7.9% 증가했다. 전기차(45.9%), 시스템반도체(32.0%) 등 유망 신산업도 큰 폭으로 늘어 역대 9월 수출액 중 1위를 달성했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화장품·플라스틱·생활용품 등 유망 소비재 품목도 9월 수출액으로 역대 1~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실적을 냈다. 9대 주요지역 수출도 6개월 연속 모두 증가했다. 특히 아세안·인도 등 신남방 수출은 사장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액도 9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수입은 31.0% 증가한 516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42억 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부족했지만, 월 수출액과 하루 평균 수출액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수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며 “대기업의 역할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의 노력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애로, 부품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위협요인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좋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도록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 대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구광모 LG 회장 “‘고객 가치’ 경영에 집중할 때…매출도 뒤따라올 것”

    구광모 LG 회장 “‘고객 가치’ 경영에 집중할 때…매출도 뒤따라올 것”

    “재무적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로 정작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 (구광모 LG그룹 대표)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지난달 30일 비대면으로 개최된 ‘사장단 워크샵’에서 고객 중심의 경영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번 워크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경제 전망 및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열렸다. 구 대표를 비롯한 30여명의 LG그룹 최고경영진들은 내년에 코로나 특수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지역·제품에 대한 시장 예측력을 높이고 공급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모았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진입하고 기업들은 비용 구조 악화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에 혁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구 대표는 “앞서 코로나 이후 기업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그 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첫 시작인 사업의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떠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 수립이 먼저 전제가 돼야 하고, 그래야 필요한 역량도 정확히 정의되고 자원 투입 계획 또한 실효성 있게 마련될 수 있다”면서 “매출과 시장점유율 등의 외형적 성과들은 이러한 노력 뒤에 후행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구 대표는 올해 들어 고객중심·미래준비와 관련한 현장 경영 행보를 강화했다. 지난 4월 LG전자 서울 서초 디자인경영센터, 8월에는 LG유플러스 서울 용산 본사를 방문해 고객과 밀접하게 만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지난 6월 LG디스플레이 경기 파주 공장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9월 LG전자 경기 평택 디지털파크를 방문해 ‘미래 먹거리’ 사업들을 챙겼다.
  • [금요칼럼] 오래된 건물을 대하는 방법/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오래된 건물을 대하는 방법/황두진 건축가

    도시와 건축 분야의 고전 중에 제인 제이컵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이 있다. 1961년에 출판된 책으로 고전이라 하기에는 연륜이 다소 부족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인용되는 빈도가 하도 높아서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다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책’이라는, 고전에 대한 또 다른 희극적 정의가 어울리는 경우가 아닌가라는 의심도 갖게 된다. 번역본의 경우 물경 600페이지에 두께가 43밀리미터에 달해 그야말로 낮은 베개 대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니 통독이 결코 쉽지 않다. 최근 도시 연구의 새로운 분야로 떠오른 이른바 ‘도시 물리학’에서도 내용이 새롭게 검증되고 있는 등, 이 책의 생명력은 아직도 꺼질 줄 모른다. 내용 중에 도시 다양성을 위한 조건으로 ‘오래된 건물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저자는 ‘도시에는 반드시 오래된 건물들이 있어야 한다’는 단호한 주장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한다. 흥미롭게도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도시미관적 측면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즉 오래된 건물은 새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되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도시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논리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한꺼번에 지어진 동네’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는다. 한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보면 뭐라고 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들이 남는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오래된 건물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내구성의 문제가 있다. 어느 정도까지는 보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애초에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이라면 철거 후 신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건물은 부지기수다. 그다음에는 밀도의 문제가 있다. 아마도 한국의 도시를 계획했던 사람들은 나라가 이렇게 성장할 줄 미처 몰랐던 것 같다. 서울의 강남만 해도 원래는 강북의 베드타운으로서, 큰길가를 제외하고는 저층 주거지역으로 계획됐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소위 용적률이 낮고 층고도 부족하며 지하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밀도를 요구하는 현대 도시에서 그 운명을 기약하기 어렵다. 흔히 오래된 건물을 잘 보존하는 사례로 유럽을 인용하곤 하는데, 자동차 시대의 도래 이전에 충분히 높은 평균 용적률에 여유 있는 층고로 지어 놓은 건물이 많은 그들의 상황을 한국과 동등 비교하기는 어렵다. 온갖 논의와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자리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모든 문제를 통과해도 여전히 비용의 문제가 남는다. 흔히 건물을 고치면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이 절약된다고 하지만 철거, 구조 변경 및 보강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건물에 대한 정서적 애착, 혹은 역사 보존과 같은 법적 강제력이 없다면 오래된 건물의 운명은 결코 밝지 않다. 사실 제이컵스의 책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주며 기존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는 유효하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진심이건 지적 허영이건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즐겨 인용하지만, 실제의 도시는 이와 또 다른 가치관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구도심 한복판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지 한구석에 문화재는 아니지만 정서적 가치는 충만한 벽돌조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의 기억과 서사를 유지하면서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뢰인과의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그림을 구상해야 하는 입장은 결코 녹록지 않다. 한편으로는 제이컵스의 교훈,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도시와 건축의 엄연한 현실 사이의 고뇌를 피할 길이 없다. 한국의 도시에서 오래된 건물을 대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 대전버스 노사 교섭 극적 타결… 하루 만에 다시 달린다

    대전버스 노사 교섭 극적 타결… 하루 만에 다시 달린다

    총파업 하루 만에 대전시내버스 노조가 사측과 교섭 타결로 1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2007년 이후 14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던 노조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사회적 비난이 커지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노조 회의실에서 교섭을 재개해 유급휴일에 근무하지 않는 조합원에게도 수당 지급, 협상 타결 격려금 50만원 지원, 정년 연장 등 주요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3시간여의 마라톤협상 끝에 노사는 2022년부터 정년을 60세에서 61세로 1년 연장, 비근무자 유급휴일수당 종전 4일에서 8일로, 시내버스 서비스개선 지원금 1인당 20만원(1회)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에 합의하고 서명했다. 이로써 노조는 하루 만에 총파업을 멈추고 1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하기로 했다. 노조와 대전운송사업조합은 올 들어 8차례 협상 끝에 전날인 29일 오후 4시부터 자율교섭·특별조정에 들어갔으나 이날 오전 2시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시민들은 30일 오전 100개 버스 노선의 운행률이 60%로 떨어지고 평균 16분인 배차간격이 20여분으로 늘어나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4일 투표를 통해 81%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대전 전체 운전기사 2430명 가운데 1884명이 한국노총 소속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 중인 대전시는 적자 보조금 이유로 버스회사에 연간 1000억원 넘게 지원한다. 한선희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서울·부산·대구 등 다른 지역과 형평성을 고려해 정년 1년 연장에 합의했고, 수당과 지원금은 최소 폭에서 인상하기로 했다”면서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파업이 하루 만에 끝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 [단독] 학업성취도 ‘중위권 붕괴’… 코로나發 학습 격차 현실로

    [단독] 학업성취도 ‘중위권 붕괴’… 코로나發 학습 격차 현실로

    작년 ‘우수’ 해당 4수준 비율은 그대로3수준 4.4%P 감소… 1수준 4.5%P 증가 영어 상위권 줄었지만 대도시는 유지“사교육 활용 여건 되면 결손 적어” 분석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중위권 붕괴’ 현상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다시 반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고등학교에서 1년 사이 보통 수준 학생의 비율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은 증가한 반면 상위권 학생 비율은 그대로인 ‘학력 양극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가 결과 고등학교 수학 과목에서 ‘우수’에 해당하는 ‘4수준’ 비율은 29.0%로 2019년(29.3%)과 비슷했다. 하지만 ‘보통’인 3수준은 31.8%로 전년(36.2%) 대비 4.4% 포인트 줄어들었다. ‘기초’인 2수준은 25.7%로 전년(25.5%)과 비슷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3%를 표집해 실시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매년 평가 결과를 공개할 때 성취도 비율을 ‘3수준 이상’과 ‘1수준(기초학력 미달)’으로만 분류하고 있으나, 평가원은 평가 결과를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1·2·3·4수준 각각의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공개한 평가 결과에서 고등학교 수학 1수준 비율은 13.5%로 4.5% 포인트 늘어 기초학력 결손 현상이 확인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우수 학생 비율은 그대로인 가운데 중위권이 붕괴하고 교육격차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도시 지역에서는 고등학교의 수학 4수준 비율이 33.7%로 전년(32.8%)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3수준은 6.2% 포인트 줄고 1수준은 6.1% 포인트 늘었다. 수준별 증감 폭이 미미했던 중소도시 및 읍·면지역보다 대도시 지역에서 중위권 붕괴 현상이 두드러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영어과목에서는 4수준(37.1%)과 2수준(14.7%)이 전년 대비 각각 2.9% 포인트 줄고 1수준(8.6%)은 5% 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대도시 지역의 4수준(43.0%)은 전년(42.9%)과 비슷했다. 4수준 비율은 대도시가 상대적으로 높고 중·하위권인 2·3수준 비율은 읍·면지역이 높은 경향이 뚜렷해졌다. 국어과목은 4수준(23.3%)과 3수준(46.4%)은 줄고 2수준(23.4%)과 1수준(6.8%)이 증가한 가운데 읍·면지역의 4수준이 6.5% 포인트 급감했다. 송 정책위원은 “고교 국·영·수 모두에서 학습결손이 나타났지만 대도시의 수학·영어 상위권 비율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등교 일수가 부족해도 사교육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의 학생들이 높은 성취도를 유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학교는 2019년과 2020년 평가에 적용된 교육과정이 달라 비교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력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학생들은 흥미와 자신감,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기 어려운 지점에 봉착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재봉 평가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연구실장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관심 등에 따른 학습 격차는 존재해, 지난해 발생한 학습 결손의 현황과 원인에 대해서는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지난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의 등교 일수와 원격수업 등 코로나19 팬데믹이 학업성취도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연말에 공개한다.
  • [단독]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나타난 ‘중위권 붕괴’... 고교 수학 양극화

    [단독]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나타난 ‘중위권 붕괴’... 고교 수학 양극화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중위권 붕괴’ 현상이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다시 반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고등학교에서 1년 사이 보통 수준 학생의 비율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은 증가한 반면 상위권 학생 비율은 그대로인 ‘학력 양극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가 결과 고등학교 수학 과목에서 ‘우수’에 해당하는 ‘4수준’ 비율은 29.0%로 2019년(29.3%)과 비슷했다. 하지만 ‘보통’인 3수준은 31.8%로 전년(36.2%) 대비 4.4% 포인트 줄어들었다. ‘기초’인 2수준은 25.7%로 전년(25.5%)과 비슷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3%를 표집해 실시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매년 평가 결과를 공개할 때 성취도 비율을 ‘3수준 이상’과 ‘1수준(기초학력 미달)’으로만 분류하고 있으나, 평가원은 평가 결과를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1·2·3·4수준 각각의 비율을 공개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공개한 평가 결과에서 고등학교 수학 1수준 비율은 13.5%로 4.5% 포인트 늘어 기초학력 결손 현상이 확인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우수 학생 비율은 그대로인 가운데 중위권이 붕괴하고 교육격차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도시 지역에서는 고등학교의 수학 4수준 비율이 33.7%로 전년(32.8%)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3수준은 6.2% 포인트 줄고 1수준은 6.1% 포인트 늘었다. 수준별 증감 폭이 미미했던 중소도시 및 읍·면지역보다 대도시 지역에서 중위권 붕괴 현상이 두드러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영어과목에서는 4수준(37.1%)과 2수준(14.7%)이 전년 대비 각각 2.9% 포인트 줄고 1수준(8.6%)은 5% 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대도시 지역의 4수준(43.0%)은 전년(42.9%)과 비슷했다. 4수준 비율은 대도시가 상대적으로 높고 중·하위권인 2·3수준 비율은 읍·면지역이 높은 경향이 뚜렷해졌다. 국어과목은 4수준(23.3%)과 3수준(46.4%)은 줄고 2수준(23.4%)과 1수준(6.8%)이 증가한 가운데 읍·면지역의 4수준이 6.5% 포인트 급감했다. 송 정책위원은 “고교 국·영·수 모두에서 학습결손이 나타났지만 대도시의 수학·영어 상위권 비율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등교 일수가 부족해도 사교육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의 학생들이 높은 성취도를 유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학교는 2019년과 2020년 평가에 적용된 교육과정이 달라 비교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력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학생들은 흥미와 자신감,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기 어려운 지점에 봉착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재봉 평가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연구실장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관심 등에 따른 학습 격차는 존재해, 지난해 발생한 학습 결손의 현황과 원인에 대해서는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지난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의 등교 일수와 원격수업 등 코로나19 팬데믹이 학업성취도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연말에 공개한다.
  • 구자열 LS회장 ‘지니어워즈’ 수상

    구자열 LS회장 ‘지니어워즈’ 수상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겸 LS그룹 회장이 지구촌 경제 네트워크 구축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니어워즈’를 수상했다. 전북도와 지니포럼 국제조직위원회는 29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개막한 제2회 지니포럼(GENIE Forum) 개막식에서 새로운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온 구자열 회장을 ’지니어워즈‘ 수상자로 선정하고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구자열 회장은 전담조직을 마련, 친환경투자를 확대하는 등 ESG경영을 실천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중소 수출기업 지원으로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구 회장은 또 ESG 경영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비즈니스에 집중투자하고, 전담조직 신설, 비전?전략 수립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구조적 전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 회장은 이와 함께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겸임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서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위해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등 민관협력을 이끌어 냈다. 이날 지니어워즈를 수상한 구자열 회장은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발돋움 하는 전라북도에서 수상하게 되어 의미가 크며, 지구촌 상생과 협력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니포럼 국제조직위원회를 대표해 시상자로 나선 송하진 전북지사는 “코로나 팬데믹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구촌 상생을 위해 헌신하는 더 많은 글로벌 혁신가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면서 “향후 지니어워즈에서 이런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널리 알릴 예정”이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 대체공휴일이 ‘비번일’이면? 유급휴일수당 지급 의무 없어

    부득이하게 이날 근로해야 한다면?다른 날에 대체휴일 부여할 수 있어 올해부터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치는 개천절과 한글날에 대체공휴일이 적용돼 다음달 4일(개천절 다음날)과 11일(한글날 다다음날)이 쉬는 날로 지정됐다. 사용자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대체공휴일이 근로가 예정돼 있지 않은 ‘비번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 헷갈리는 게 적지 않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근로시간의 이해’ 책자를 토대로 대체공휴일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Q. 대체공휴일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나. A. 올해에는 3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고 내년 1월부터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따라서 3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 하반기에 추가되는 대체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하며, 30인 미만 사업장은 노사 간 약정을 통해 유급을 적용할 수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됐다. Q. 대체공휴일이 애초 근무가 예정돼 있지 않은 비번일이나 무급 휴무일인데, 유급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나. A. 이런 경우 이날에 대해 유급휴일로 보장한다는 노사 간 특약이나 그간의 관행이 없다면 사용자는 별도의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Q. 우리 사업장은 원래 토·일 근무하고 화·수 휴무한다. 공휴일이 토·일과 겹치면 대체공휴일을 부여해야 하나. A. 토·일이 근로일이고 화·수가 휴무일인 사업장도 공휴일이 토·일과 겹칠 경우 대체공휴일을 부여하고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공휴일이 휴무일인 화·수와 겹치면 대체공휴일을 주지 않아도 된다. Q. 사업장 사정에 따라 공휴일 또는 대체공휴일을 다른 날로 대체할 수 있나. A. 부득이 이날 근로해야 한다면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소정근로일인 다른 날에 대체휴일을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적법하게 휴일을 대체했다면 ‘대체된 날’이 휴일이 되기 때문에 원래 공휴일이나 대체공휴일에 근로한 것에 대해서는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Q.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 소정근로일인 경우 이날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으면 결근인가. A. 이날이 소정근로일로 정해져 있었더라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하며,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더라도 결근으로 볼 수 없다.
  • 하루 연차수당 65만원, 1년 총 1233만원 지급한 ‘신의 직장’

    하루 연차수당 65만원, 1년 총 1233만원 지급한 ‘신의 직장’

    광고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던 KBS가 연차수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한 사례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 고위 직원 중 1명은 1년에 1200만원이 넘는 연차수당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24일 공개한 KBS 정기감사(3년 단위 실시)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일수만큼 지급하는 연차수당을 ‘기본급의 180%’로 책정했다. 공공기관의 87.1%는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연차수당 기준금액을 통상임금으로 적용해왔다. KBS의 이러한 방침으로 2018년 기준 KBS의 한 고위직원의 하루 연차수당은 64만 9200원으로 책정됐다. 이 직원이 쓰지 않은 연차 19일치가 쌓이면서 해당 직원은 그해 1233만 4760원의 연차수당을 받았다. 감사원은 연차수당 산정 기준금액을 과다하게 적용한 사례, 월 근로시간을 규정과 달리 적용해 연차수당이 과다지급된 사례, 또 직급별 편차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KBS는 감사원의 연차수당 부적정 지적에 대해 입장을 내고 “재난방송 강화 등 업무는 늘고 인력은 줄다 보니 노동강도가 높아져 매년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수당은 법적 보상 수단”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연차수당 산정 시 직급별 편차가 크다는 지적은 2019년 직급체계 개편으로 관리직급과 1직급을 폐지했기 때문에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지난 8월 노사가 2022년부터 연차수당을 근로기준법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세부사항도 논의해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KBS의 인건비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받아왔지만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감사원은 “KBS는 2010년 이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과도한 인건비성 급여로 인해 경영상황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지적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KBS의 예산 집행 총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36.3%로 다른 지상파 방송사 보다 월등히 높았다. MBC는 20.2%, SBS는 19.0%였다. KBS의 적자 규모는 2018년 585억원에서 2019년 759억원으로 늘어났다. 감사원은 향후 5년간 경영실적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KBS는 적자 등을 줄이기 위해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광고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이사회에서 기존 2500원이었던 수신료를 52% 증액한 3800원으로 올리는 안을 통과시켰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인상안을 10월 심의·의결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文 과감한 한수에 ‘요지부동’ 평양도 반응했다[외교통일수첩]

    文 과감한 한수에 ‘요지부동’ 평양도 반응했다[외교통일수첩]

    북한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 급랭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 조용히 넘어가문대통령 유엔총회 연설도 상황 관리 무게평화 프로세스 복원 위해 시작점으로 회귀치밀하게 준비하고 가다듬은 뒤 깜짝 공개“정세 관리? 과감하게 국면 전환?” 지난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 시작 전후로 더 악화되기 시작한 남북 관계는 북측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한미 또는 한미일이 모여 북측을 향해 대화를 하자고 해도 꿈쩍 않던 북한이었기에, 문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도 새로운 제안 없이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직전의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도 조용히 넘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시작점에서 풀지 못한 바로 그 지점으로 돌아가 종전선언을 다시 꺼내들었다. 한반도가 처한 현실만 놓고 보면 ‘쉬운 제안’은 아니었다. 당장 정치권에선 실현 가능성도 크지 않은데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재차 언급한 건 ‘타이밍’의 문제라고 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찌보면 평화 프로세스의 원리 자체가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지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구조’여서 문 대통령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치밀한 준비 속에 가다듬어진 연설 내용은 유엔총회장에서 공개됐고, 문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서 종전선언 후속논의 일단 종전선언을 환기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종전선언 후속논의가 있었고, 미국과 일본 측은 우리 측 설명을 ‘경청’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이 종전선언에 대해 굉장히 반겼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쾌해하지도 않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종전선언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왜 이 시점에 이런 제안을 했고, 우리 측 계획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설명할 기회를 준 것이기도 하다. 1시간도 채 안 되는 3자 회의 시간을 감안하면 배려를 해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내에선 회의적인 반응들이 많았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23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이해가 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가 됐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이미 동의가 있어 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은 일종의 정치적 선언으로 현재의 법적지위가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비판에 앞서 그 개념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꼬집은 것이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한편으로는 참모들을 향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같은 날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종전선언 조기 실현 방안을 토의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회의 내용은 단 한 문장에 불과했지만, 남은 임기 해야 할 일이 압축적으로 담겼다.北 외무성 부상 담화 7시간 만에 ‘김여정 담화’ 북한 반응은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24일 오전 6시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면서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시기상조’에 방점이 찍히면서 문 대통령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정부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리고 외무성 담화가 나온 뒤 7시간여 만인 오후 1시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다시 담화를 냈다. 김여정 담화를 놓고 ‘화답’인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갈린다. 다만 분명한 건 북한 최상층에서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 부부장은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있는 제안, 좋은 발상”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하며 ‘남측이 적대적이지 않다면’ 관계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전자에 무게를 둔다면 북한이 이 기회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7시간 만에 결이 다른 담화가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상대가 어떤 메시지로 읽을지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김여정 담화는 긍정적 수용 쪽에 무게를 두도록 해석하게끔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 부상 담화가 남측에서 부정적으로 읽히자 화들짝 놀라 김여정이 재차 담화를 냈다는 것으로 ‘화답’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정부 “신중 분석” 입장...물밑 움직임 본격화할듯 반면 조건을 달아 여건 조성의 책임을 남측에 묻는 것이라면 세련되게 비판하면서 우리 측에 행동을 촉구한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남측이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어떻게 종전을 논할 수 있느냐며 에둘러 비꼬았다는 것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담화의 핵심은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김여정 담화와 리 부상 담화는 각각 남측과 미국을 향하는 것으로 대상의 차이일뿐”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담화 내용에 대해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북한이 반응을 보인 만큼 물밑에서는 대화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 위원은 “북한이 조건을 달았지만 대북 적대시정책은 한 번에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종전선언 논의와 함께 적대시정책 철회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문제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를 하면서 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나도 쓰레기라며 자신과 동일시…청년들에게도 사회적 관심 필요”

    “나도 쓰레기라며 자신과 동일시…청년들에게도 사회적 관심 필요”

    “쓰레기집에 갇혀 계시는 분들 대부분이 ‘나도 쓰레기’라며 쓰레기와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쓰레기가 쌓이면 쌓일수록 정신도 피폐해지는 거죠.” 여러 청소업체와 연합해 특수청소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청소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클린어벤져스’ 이준희(39)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쓰레기집의 폐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청소 현장을 직접 뛴 이 대표가 만난 쓰레기집 거주자의 70%는 청년·여성·1인가구였다. 건장한 2030 청년들에게도 사회안전망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017년 청소업체를 차린 이 대표는 이듬해에 ‘청소하는 영웅들’이라는 뜻의 클린어벤져스를 결성하고 쓰레기집 청소에 나섰다. 쓰레기집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이 궁금해 인터뷰를 시작한 그는 우울증과 대인기피가 심했던 청년을 만난 후 쓰레기집 청소를 무료로 지원하는 ‘헬프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헬프미 프로젝트 의뢰인들의 집에서 유난히 많은 ‘약봉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의뢰인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의 징표다. 이 대표는 “쓰레기집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겪고 있다”면서 “폭행과 성폭행 피해 등 안타까운 과거 때문에 집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청년들이나 신체적 질병으로 청소가 물리적으로 힘든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게을러서 심각한 쓰레기집을 방치하는 사람은 흔치 않았고 들어 보면 그럴 만한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다”는 게 4년째 쓰레기집을 다녀 본 이 대표의 경험적 통계였다. 쓰레기집 거주자들은 집을 청소하고 사회로 나가고 싶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던 의뢰인들도 인터뷰가 무르익으면 봇물 터지듯 말을 꺼낸다. 인터뷰가 끝나면 ‘얘기할 사람이 없었는데 들어줘서 고맙다’고 한다”면서 “건강한 삶을 원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은 욕구가 분명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집 거주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무기력증이 있어 청소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누군가 꺼내 주지 않으면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아 고독사나 질병으로 인한 돌연사가 우려된다”면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사회 복귀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백신 반대 외치던 美 시민단체 대표, 본인이 코로나 감염되자…

    백신 반대 외치던 美 시민단체 대표, 본인이 코로나 감염되자…

    백신 접종 의무화에 집단 움직임으로 항의해왔던 단체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의 설립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돌연 입장을 수정했다. 해당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60대 남성 크리스 위코프는 지난해 10월 하와이 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기 위해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을 설립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자신과 그의 아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생각이 달라졌다”면서 “주 정부 사업자로 등록된 단체 설립자 명에서 부디 내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사실이 공개됐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직후 40도에 가까운 고열과 호흡 장애로 현지 전문 병동에 격리, 입원 치료 중이다. 그는 “더 이상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나는)움직일수 없어서 종일 침대에 누워있고, 숨을 쉬는 것이 어려워 죽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나의 경험을 통해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이 주최하는 집회나 시위에 참석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의 이 같은 입장 선회는 불과 몇 주 전까지 그가 고수했던 ‘정부의 폐쇄 조치와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가 기업을 망치고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과 전면 배치된다는 점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위코프는 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겨냥해 ‘지나친 전체주의이자 공산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불합리한 통제 방식’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왔던 바 있다. 실제로 그가 이끌었던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은 불과 몇 주 전이었던 지난달 말에도 대규모 시위를 조직, 주 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과 대규모 인원 모임 불가 규정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규정 전면 해제를 촉구하는 집단 움직임을 강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위코프와 그의 아내가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그는 줄곧 격리 병동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위코프 측은 그가 지난달 말 진행된 종교 행사장에 참석,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감염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의 입장 발표에 대해 주 정부 측은 “위코프의 입장 선회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백신 접종 거부를 목적으로 한 집단적 움직임이 한풀 약화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그의 이 같은 입장 선회에 대해 알로하 프리덤 코올리션 측도 성명서를 통해 ‘위코프를 포함한 회원 각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다만 시민 모두의 개인 의견을 존중해 조직된 단체라는 점에서 개인 선택권 보장을 위한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위코프의 노고에 감사하며 그의 앞날에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증세가 악화된 위코프는 퀸스병원 웨스트의 병상 부족 문제로 시내 중심의 다운타운퀸스병원 병동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현재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호흡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명 ’코로나 긴급 치료제‘로 알려진 램데시비르 치료를 병행 중이다.  
  • 문 대통령 남북미중 종전선언 제안, 실행력보다 임기 결산?

    문 대통령 남북미중 종전선언 제안, 실행력보다 임기 결산?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무대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을 타개하려면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을 극적인 계기가 필요하다는 절박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엄중한 한반도 정세 속에 북한이나 미국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어게인 2018’…톱다운 해법 가미해 돌파구 모색하나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는데 당시는 종전선언에 대해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라고 규정하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면, 올해는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는 한결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외교가에서 구체적으로 종전선언 논의가 오가던 2018년 유엔총회 연설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는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남북미 정상이 보여준 톱다운 행보가 지금 상황을 타개할 응급처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노이 노딜로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실무 단위에서 논의를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때일수록 역으로 정상들의 과감한 결단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연설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텀업’ 방식에만 기대면서 더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위기감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 마지막 유엔 무대서 ‘文정부 로드맵’ 결산…동시가입 30주년 의미부여 남북관계가 교착된 지금, 종전선언 제안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올해가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과감한 제안을 내놓을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연설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결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유엔총회에서 밝혔던 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 등 3원칙을 다시 천명했다. 북한을 실제로 대화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 남북 대화로 역내 평화를 선도하겠다는 ‘한반도 모델’ 구상도 재차 소개했다.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인 만큼 문재인 정부의 로드맵을 다시 한번 국제무대에 자세히 알리고, 다음 정부에서도 이를 계승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겠다는 의도도 엿볼 수 있다. ◇ 미사일 언급 없어…종전선언 제안 실효성 의문 하지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고려하면 이번 제안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등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와 별개로 최근 북한의 태도로는 대화 테이블에 나오기를 낙관하기 어렵다. 종전선언 주체로 언급된 미국이나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않는 상황에 미국의 종전선언 동참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실무선에서의 치열한 논의없이 진행되는 종전선언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재연되는 일을 막을 수 없을 수도 있다.
  • 선발 1경기 등판이 소원이던 이인복, 롯데의 승리요정이 되다

    선발 1경기 등판이 소원이던 이인복, 롯데의 승리요정이 되다

    사실상 버티기가 지상과제인 시즌 막판일수록 깜짝 스타의 활약은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이 된다. 깜짝 스타를 발굴한 팀은 다른 팀보다 조금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고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 쌓이다 보면 가을 끝 무렵에 기대 이상으로 수확하기도 한다. 하늘이 거인처럼 부쩍 높아진 근사한 계절에 ‘진격의 거인’ 모드로 변신한 롯데 자이언츠에는 ‘승리요정’이 된 이인복이 그런 존재다. 이인복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2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15년 4월 1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던진 5와3분의1이닝을 넘는 개인 최다 이닝 기록이다. 80구를 던진 이인복은 최고 시속 147㎞의 투심을 바탕으로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간간이 섞어 던진 커브, 슬라이더, 포크도 위력을 발휘했다. 맞대결 상대가 후반기 매서운 구위를 뽐내는 닉 킹험이었고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 타선이 최근 5경기 53점을 뽑아낸 화력을 자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이인복은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전과 마찬가지로 선발 등판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며 승리요정 역할을 톡톡히 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이인복이 시즌 중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인복은 “최다 이닝은 생각 못했는데 팀이 이겨서 좋다”면서 “던진 경기마다 팀이 이겨서 만족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그는 “한화가 공격적으로 나와서 피해간다는 생각 안 하고 공격적으로 붙었다”면서 “우타 장타자가 많아 맞더라도 몸쪽 투심을 많이 던지려고 했다”고 경기를 돌이켰다. 이인복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지명받았다. 대학 통산 29경기 10승4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그는 프로의 벽을 만나 1군에서 존재감이 크게 없었다. 지난해 전까지 가장 많은 이닝은 20과3분의1이닝(2015년), 가장 많은 출장은 11경기(2019년)였다. 지난해 47경기에서 45와3분의1이닝을 던지며 1승4패2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해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대를 받고 시작한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1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구원으로만 등판하던 이인복은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김진욱에 이어 구원 등판해 4와3분의2이닝을 던지더니 12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는 선발 등판했다. 5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선발이 시급한 롯데의 선발 한 자리를 채우며 후반기 거인의 비밀병기가 됐다. 그가 등판한 최근 3경기 모두 롯데가 승리했을 정도로 승리의 아이콘이다. 이인복은 “어릴 때 선발을 해봐서 선발 전환이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면서 “프로에 와서 선발 기회를 못 살렸는데 작년에 좋은 성적 내고도 올해 불펜으로 성적이 안 좋아 선발을 해보자고 했는데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좋아진 비결로는 불펜으로 던질 때보다 오른 구속과 투심만 던질 줄 알던 투구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익힌 슬라이더와 커브가 잘 통한 점을 꼽았다. 결실을 위해 갖은 시간을 견디듯 다시 선발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 많은 사연을 쌓아온 만큼 선발에 대한 이인복의 감정은 특별했다. 야구 인생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시기에 이인복의 목표는 선발로 1경기를 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인복은 “2군에서 준비하면서도 바로 선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 안 했고 쉽게 기회가 올 줄도 몰랐다”면서 “어떻게 하다 보니까 첫 경기를 던지게 됐고 두 번째 기회도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경기, 한 경기를 목표로 잡고 끝까지 가보고 싶다”면서 “올해 승이 없고 홀드가 하나 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승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롯데는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 등 남부럽지 않은 불펜진을 갖췄지만 선발진이 고민이었다. 외국인 2명도 선발 로테이션은 소화하지만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기대 이하고 박세웅을 제외하면 믿고 맡길 토종 선발도 귀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인복의 등장은 롯데로서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인복은 “선발이라면 5~6이닝은 무조건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빠른 템포로 이닝을 길게 가주면 야수도 투수도 좋다”면서 “요즘 우리 팀이 타격도 좋고 불펜도 좋아서 선발만 잘 버텨주면 매 경기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경기의 목표로 6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이인복은 “이대로 쭉 가면 팀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며 “가을야구를 꼭 가고 싶다”고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 3년 전 ‘능라도 연설’의 교훈...한반도에 전쟁 공포는 없어질까[외교통일수첩]

    3년 전 ‘능라도 연설’의 교훈...한반도에 전쟁 공포는 없어질까[외교통일수첩]

    2018년 9월 19일 평양서 역사적 연설北 주민들 ‘평화 갈망’ 직접 확인한 자리하노이 회담 결렬 후 남북관계 경색국면대북 인도적 협력 논의로 대화재개 모색“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연설대에 선 문재인 대통령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천명했다. 남한 대통령이 북한에서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연설하는 건 분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딱딱한 연설만 접했을 북한 주민들에게 다소 감성적인 문 대통령의 연설은 생소했을 수 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봤다”는 문구는 진정성을 담으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었다는 인상도 준다. 실제 ‘능라도 연설’은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평화를 갈망하는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남북 정상은 이날 ‘9월 평양공동선언’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도 전쟁 없는 한반도를 강조하며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그 감격은 안타깝게도 오래 가지 못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2017년 한반도에 드리워진 절체절명의 위기를 ‘외교’로 반전시킨 현 정부 내에선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거지”라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강한 아쉬움도 엿보였다.신뢰 구축도 언급..“해보는 데까지 한다” 하노이 회담 이후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2019년 2월 이전으로 돌려놓기 위해 당시 9·19 평양공동선언을 이끌어낸 주역들이 외교부로 옮겨와 발로 뛰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아쉽게도 지금 한반도의 평화는 3년 전 그날에서 어찌보면 그대로 멈춰선 채, 단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9월 17일, 평양공동선언 3주년 기념 특별수행원 간담회)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도 정부는 남은 기간 “해보는 데까지 해본다”는 입장이다. 한미 간에 대북 인도적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신뢰구축 조치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서울→워싱턴→도쿄’로 이어지는 북핵수석대표 협의 과정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다음날인 16일에도 서울에서는 한미가 대북 관여 방안 논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북한도 지난 15일 ‘김여정 담화’를 통해 남북 관계의 완전 파괴를 경고하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여지를 남겼다. 아직까진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히진 않은 셈이다. 21~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으로 북한도 유엔총회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마지막 날인 27일 외무상 대신 주유엔 북한대사가 연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사가 들고올 ‘메시지’를 통해 속마음을 어느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아직은 美국무부의 시간...“北 움찔할 조치 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이은 무력 시위에도 아직은 미 국무부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전략무기를 등장시키면 미국 내에서도 강경론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방부의 시간으로 넘어가지만 아직까지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분위기로 외교 해법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함께 하기로 한 것부터 시작한 뒤 군사공동위원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19 군사합의에는 ‘군사공동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 무력증강,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등에 대해 협의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관계, 제재 등 환경 탓만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지난 3년을 돌아보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 북한을 움찔하게 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북한도 자제를 하게 되고 상호 신뢰가 쌓이면서 대화 국면이 조성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남북이 함께 맛 본 평화를 ‘지속가능한 평화’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이를 제대로 설계하는 게 우리 몫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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