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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값마저 쑥… 한국도 ‘애그플레이션’ 공포 덮치나

    라면값마저 쑥… 한국도 ‘애그플레이션’ 공포 덮치나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 역대 최고치韓 식량자급률 45.8%… 세계 5위 수입국 10년간 폭염일수 150%·가뭄일수 15%↑경지면적 10년간 7.8% 줄어 농민 속앓이식량 확보보다 기후변화 대책 마련해야기후변화가 불러온 식량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가뭄, 산불, 폭우, 태풍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세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은 한국 소비자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급등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 포인트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2.8% 오른 수치다. FAO는 24개 식량 품목의 국제가격 동향을 살펴 매월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하는데, 2014~2016년 가격 평균을 기준(100)으로 한다. 세계의 곡물 생산량과 가격의 변화는 식량자급률이 낮은 한국의 식탁 물가에도 직격탄이 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2% 올랐다. ‘금(金)파’, ‘파테크’라는 신조어를 양산한 파값은 305.8% 급등했고, 사과(55.3%), 고춧가루(34.4%), 쌀(13.1%)도 크게 올랐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식량자급률이 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의 자급률은 21.0%에 불과하다. 필요한 먹거리의 절반조차 우리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낮은 식량자급률은 먹거리를 절대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이다. 곡물 가격의 상승이 일반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3월 1.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부터 9월까지 2.3~2.6%를 넘나드는 등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만한 가격 변화도 있었다. 올해 13년 만에 라면 가격이 11.9% 인상됐고, 즉석밥도 6~7% 가격이 올랐다. 올해도 세계 각지에서 이상기후가 끊이지 않은 만큼 애그플레이션은 다음 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농업 환경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크게 달라지면서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폭염과 가뭄 일수가 늘어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고 있다. 2011년 약 169만 8000㏊였던 경지면적은 지난해 약 156만 5000㏊로 지난 10년간 7.8% 감소했다. 이창표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활동가)는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는 지난 10년 사이 150%, 가뭄 일수는 15%나 증가했다”면서 “정부가 유통망의 다각화로 식량을 확보하는 정책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기후변화 대책과 농가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산불 잦은 고성·속초, 겨울 강수량 10분의1로 ‘뚝’

    산불 잦은 고성·속초, 겨울 강수량 10분의1로 ‘뚝’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눈 귀한 강원도에 사는 민서, 덥고 싱거운 바다에 사는 순주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늦겨울인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한 번 불이 붙으면 크게 번져 인간이 사는 마을을 집어삼키는 재앙이 됐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의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건조한 강풍 타고 순식간에 번진 화마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람 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그은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분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의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민서 엄마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의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화마가 할퀸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다. “저녁 하늘이 조금 붉으면 그때가 떠올라요. 또 산불 아닐까, 우린 어디로 피해야 하나…. 가슴이 벌렁거려요.”● 불 먹은 나무들…2년 지나도 씻기지 않은 상흔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조경업계에서는 이를 ‘불 먹었다’고 표현한다. 고성 토성면 인근 나무들은 불을 먹어 껍질이 벗겨지고 매끈한 심만 남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이 큰 몫을 했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 국내 산불 피해액 10년새 5배 증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권원태 APEC기후센터 원장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토양 수분이 빠르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봄철 가뭄이 더 심해지고 산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소금 타야겠다” 싱겁고 뜨거운 남해 청정 바다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의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자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복 폐사 늘어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이 올라가면 4년산 전복의 40~80%, 2년산 20~40%가 산란을 한다”며 “고수온에서 산란하면 면역기능과 대사가 현저히 저하돼 먹이를 계속 주면 폐사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순주가 사는 청산은 완도 12개 섬 중에서도 연육교를 놓지 못할 정도로 수심이 깊고 파도도 세 전복 양식에 적합하다. 청산 바다에서 자란 전복은 도매상인들이 마리당 2000원을 더 쳐줄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는다. 올해는 양식을 망친 어민들이 적지 않다. 양식장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실로 이용한 결과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순주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신안 흑산도와 안좌도 바다도 28도가 넘어 전복 폐사가 일어났다. 김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수온 잘 견디는 ‘슈퍼전복’ 개발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살아남으려고 전복 사육기간을 줄이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3~4년 키운 성태(㎏당 6~8미)를 시장에 내놨지만 전복이 클수록 수온변화에 예민하고 폐사율이 높아 5~6년 전부터 2년~2년 6개월 키운 다음 판매한다. 고수온을 잘 견디고 사육기간이 더 짧은 ‘슈퍼 전복’ 종자도 시범적으로 키우고 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은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낮아진 탓이다. 바닷물 염분농도는 보통 30~33pus로 전복 폐사 기준은 22pus 이하로 본다. ● 비 멎기 무섭게 찾아온 가을 불볕더위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을 9월 말부터 키우기 시작해요. 모내기처럼 미역 포자를 긴 줄에 붙여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버리거든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 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포자값도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고요. 11월에 아기전복(치패)도 입식해야 하는데 날씨가 도와줄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지난 겨울 고성·속초 강수량 고작 11.4㎜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 올해 한반도 해역 여름 수온, 10년 평균치 1도 상회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수온이 3일 이상 28도를 넘거나 전일 수온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수온 변동이 있을 때 수산과학원이 발령하는 고수온 경보 횟수도 올해 다섯 번으로 기록돼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폭염·장마에 시달리는 사과밭, 메뚜기떼가 쓸어간 케냐의 농장…기후위기로 생계까지 위협받는 아이들

    폭염·장마에 시달리는 사과밭, 메뚜기떼가 쓸어간 케냐의 농장…기후위기로 생계까지 위협받는 아이들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먹음직스러운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는 경남 함양군의 사과농장. 이곳은 화가도, 만화가도, 마술사도 되고 싶은 ‘꿈 부자’ 마세아(9)양의 놀이터이자 곤충과 지렁이를 관찰하는 생태공원인 동시에 조부모 시절부터 3대가 살아온 터전이다. 하지만 폭염과 폭우, 따뜻한 겨울과 이른 봄 등 기상이변이 반복되면서 사과농장은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세아의 부모님은 세아가 어른이 될 때면 사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한다. 세아 부모님은 11년째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윗대부터 치면 60년 가까이 사과를 키운 대물림 장인의 농장이다. 세아는 이곳에서 잘린 사과나무 가지로 동생과 칼싸움도 하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도 한다. 가을에는 부모님을 도와 사과 따는 일을 돕는다. 사과농장의 경사진 비탈에서 눈썰매 타는 것도 좋아하지만 최근 몇 년간 눈이 오지 않아 썰매를 못 꺼낸 지 꽤 됐다. 기후위기가 세아네 사과농장을 덮치기 시작한 건 10년 전인 2010년대 중반부터다. 세아의 부모님은 이때부터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이 일찍 오면서 사과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졌다고 기억했다. 일찍 개화한 사과꽃은 꽃샘추위를 피하지 못하고 냉해를 입었다.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2020년 기록적인 장마와 2021년 가을장마를 연이어 겪으면서 세아네 농사는 지난해 대비 올해 생산량이 20% 감소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짧은 인생의 전부를 사과농장에서 살아온 세아는 이상기후가 사과를 병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사과나무가 스트레스를 받는대요. 열매가 잘 크지 않고 예쁜 색으로 익지도 않아요. 비가 많이 오면 병에 걸리고 벌레도 많이 꼬이고요. 썩은 사과가 떨어지고 잎이 노랗게 변하는 걸 자주 봤어요.” 이상기후가 몰고 온 피해를 겪으면서 세아네 가족은 자연스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사과를 포장할 때 쓰는 난좌도 스티로폼 대신 종이로 바꿨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과수작물인 사과는 기후변화로 재배지가 급격히 변하고 면적도 줄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80~2010년 과거 30년간 우리나라 땅의 68.7%에서 사과농사가 가능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는 36.0%로 줄어들고 2050년에는 10.5%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2090년에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0.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세아의 부모님은 이 땅을 물려받을 세아와 세아의 동생,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한다. “20~30년 후에는 저희 지역에서 더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거예요. 우리 과수원은 세아의 흐릿한 기억 속에만 남겠죠.” 집요한 메뚜기떼가 지나간 자리… 배고픔과 가뭄이 남았다 불타는 태양, 메마른 강한 바람, 난생처음 듣는 ‘끼르륵 끼르륵’ 소리….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에 사는 헤스본 로쿠웜(12)은 메뚜기떼가 농장을 덮친 그날을 이렇게 기억했다.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아이는 세아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은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헤스본의 식구 6명을 책임지는 약 4000㎡의 농장은 지난해 5월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80% 이상의 농작물이 파괴돼 폐허가 됐다. 메뚜기떼가 습격할 당시 헤스본은 여느 날과 같이 농장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메뚜기떼가 몰려오자 헤스본의 부모님은 숯에 불을 피워 메뚜기를 쫓아내려 했다. 헤스본도 소중한 농장을 지키기 위해 조그마한 손으로 나무막대기를 들고 메뚜기떼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러나 메뚜기떼는 3~5일간 우악스럽고 집요하게 배를 채운 뒤에야 농장을 떠났다. 메뚜기떼는 주로 건기에 찾아온다. 과학자들은 메마른 초원에서 먹이 활동이 어려워진 메뚜기들이 무리를 지어 인간의 농장을 약탈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헤스본이 사는 투르카나주는 케냐에서도 건조지역으로 손꼽힌다. 원래도 건조했던 헤스본의 마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척박해졌다. 헤스본의 아버지 마크 에쿠웜은 “내가 어릴 때는 지금보다 식량도 풍부했고 곡물 가격도 저렴했다”고 기억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케냐의 건기가 혹독해진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비영리기구 활동가인 패트릭 로퀘옌씨는 “케냐의 강수량은 전보다 더 불규칙해지고 예측이 어려워졌으며 가뭄의 빈도가 증가했다”면서 “현지 전문가들은 메뚜기떼 습격이 기후변화와 극심한 변동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세아와 헤스본을 포함한 많은 아이가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 가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기후 위기가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하고, 연간 약 7억명의 사람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 가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식량 부족으로 죽거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소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과장은 “기후변화는 아이들의 식탁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들의 오늘이 기후변화로 계속해서 바뀌다 보면 아이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그플레이션 부채질 하는 기후변화 기후변화가 불러온 식량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가뭄, 산불, 폭우, 태풍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세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은 한국 소비자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급등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 포인트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2.8% 오른 수치다. FAO는 24개 식량 품목의 국제가격 동향을 살펴 매월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하는데, 2014~2016년 가격 평균을 기준(100)으로 한다. 세계의 곡물 생산량과 가격의 변화는 식량자급률이 낮은 한국의 식탁 물가에도 직격탄이 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2% 올랐다. ‘금(金)파’, ‘파테크’라는 신조어를 양산한 파값은 305.8% 급등했고, 사과(55.3%), 고춧가루(34.4%), 쌀(13.1%)도 크게 올랐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식량자급률이 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의 자급률은 21.0%에 불과하다. 필요한 먹거리의 절반조차 우리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낮은 식량자급률은 먹거리를 절대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이다. 곡물 가격의 상승이 일반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3월 1.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부터 9월까지 2.3~2.6%를 넘나드는 등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만한 가격 변화도 있었다. 올해 13년 만에 라면 가격이 11.9% 인상됐고, 즉석밥도 6~7% 가격이 올랐다. 올해도 세계 각지에서 이상기후가 끊이지 않은 만큼 애그플레이션은 다음 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농업 환경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크게 달라지면서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폭염과 가뭄 일수가 늘어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고 있다. 2011년 약 169만 8000㏊였던 경지면적은 지난해 약 156만 5000㏊로 지난 10년간 7.8% 감소했다. 이창표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활동가)는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는 지난 10년 사이 150%, 가뭄 일수는 15%나 증가했다”면서 “정부가 유통망의 다각화로 식량을 확보하는 정책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기후변화 대책과 농가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올 국감 일수 ‘최단’… 피감기관은 745곳 최고 수준

    올해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C-’라는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중간평가가 나왔다. 올해 전체 상임위의 국감 실시 일수를 더한 국감일수는 총 135일로 15대 국감 이후로 가장 짧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니터단의 올해 국감 평가 자료에 따르면 감사일정은 대폭 줄었지만 피감기관은 지난해보다 40개 증가한 745개에 달했다. 모니터단은 감사일정은 대체 공휴일로 인해 3일 국감을 하고 4일은 쉬는 ‘3감 4휴’ 국정감사를 한 점도 꼬집었다. 모니터단은 이번 국정감사가 정책집행 점검이 아닌 양당 대선 후보 검증에만 집중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반전 국정감사의 쟁점으로는 ▲대장동 개발 의혹 ▲플랫폼 기업 ▲코로나19 백신 등을 들었다. 모니터단은 “지난해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크게 이슈화됐는데 이번에는 대장동 개발 의혹 논란이 전 상임위 감사장을 휩쓸었다”고 평했다. 플랫폼 기업과 관련해서는 증인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나온 것을 들며 “기업 자체의 문제와 중소기업, 골목상권 침해 등에서 질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 취임 축하 전화도 쉽지 않은 한일관계...기시다, 文 내민 손 잡을까[외교통일수첩]

    취임 축하 전화도 쉽지 않은 한일관계...기시다, 文 내민 손 잡을까[외교통일수첩]

    기시다, 7번째로 문 대통령과 통화통화 시점은 한일관계 현주소 대변15일 퇴근시간 무렵, 30분간 통화文, 청구권협정 법적해석 차이 언급외교적 해법 모색에 日 응할지 주목“얼어붙은 한일관계를 녹이기에는 30분 통화는 짧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초 취임하면서 한일 정상간 통화에 관심이 쏠렸다. 통화 시점은 곧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예상됐던 대로 한국은 일본의 최우선순위 통화 대상국은 아니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이튿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했다. 미국, 호주 모두 비공식 안보 협의체 ‘쿼드’ 회원국들이었다. 남은 쿼드 회원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8일 기시다 총리와 전화했다. 러시아, 중국, 영국으로 이어지는 통화 행렬에도 한국은 없었다. 양 정상간 통화는 여러 사정을 조율한 결과이다보니, 일본이 의도적으로 통화를 늦췄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름 뒤 총선을 앞두고 있는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 국내 정치적으로 문 대통령과의 통화가 ‘플러스’ 요인이었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서둘렀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일본 시간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 통화했다. 체력적 부담을 안고서라도 조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찌됐건 지난 15일 늦은 오후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를 받았다. 한일 외교당국이 물밑에서 부단히 일정 조율을 한 결과일 것이다. 다만 외견상으로만 보면 양국 모두 숙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웠던 것인지,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이 다 돼서야 정상통화가 이뤄졌다.양국 정상의 첫 통화 소식은 역시 일본에서 먼저 보도됐다. 오후 6시 40분부터 30분간 통화를 했는데 ‘속보’는 통화가 끝나기도 전에 나왔다. 통화 직후, 기시다 총리는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청와대에선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이었다. 양국간 통화 내용 발표는 공동성명과 같이 상호 조율하는 게 아니어서 각자 강조를 하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일본 측이 기존 입장에서 반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것은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청와대 발표는 통화가 끝난 뒤 2시간쯤 지나서야 나왔다. 취임 축하부터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현안, 북한 문제, 양국간 인적 교류 활성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30분만에 이 모든 게 다뤄졌다면 사실상 각자 준비된 입장을 상대측에 전달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쓴 것으로 보인다. 靑, 위안부 생존 피해자 숫자 정정...사실규명 필요 청와대는 당초 서면 브리핑에서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열네 분”이라고 했다가 “열세 분”이라고 정정했는데, 문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통화할 당시 “열네 분”이라고 말했다면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면서도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셈이어서 정확한 사실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콕 집어 언급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면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국 대법원은 청구권협정이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시킨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반면, 일본은 이 협정에 따라 배상 문제는 종결됐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것도 이러한 입장차에 기인한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실무진이 언급할 만한 구체적 사항을 거론한 것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양국 관계도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청구권협정은 3조에서 해당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국간 분쟁은 우선 외교상 경로를 통해 해결한 뒤, 그럼에도 해결할 수 없다면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에 가도록 했다. 앞서 일본은 2019년 5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중재위 개최를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봉태(변호사)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당시 일본이 3조에 따른 분쟁 해결을 요청한 것은 정치적 공격을 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정말 협정에 따른 해결 의사가 있었다면 자기나라 최고재판소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함께 얘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2007년 4월 일본 최고재판소는 ‘피해자들이 가진 청구권이 실질적으로 소멸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구제를 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3조에 따른 협의를 하면 일본 정부가 ‘개인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억지를 부리는 근거를 밝혀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협의가 정치적 싸움으로 번지는 게 아니라 이성적이고 법리적인 해결 방향으로 물꼬가 트이게 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갖고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본 측이 과연 “외교당국간 협의와 소통을 가속화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징용공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상충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양국 정상간 허심탄회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만큼 ‘요지부동’ 일본도 선거 국면이 끝난 뒤에는 조금씩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시다 내각에서도 극우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있지만 이들 못지 않게 양심 있는 일본인들도 많기에, 한국 정부는 끝까지 대화의 손을 거두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이번 총선에서 기시다 권력 기반이 공고히 되는 상황이 되지 않는 한,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대선 이후 한일관계를 보고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구독자 100만명 유튜버는 돈을 얼마나 벌까

    구독자 100만명 유튜버는 돈을 얼마나 벌까

    구독자가 100만명인 유튜버는 얼마나 돈을 벌까.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6일 구독자 100만명이 넘으면 유튜브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독자가 171만명인 금융 관련 유튜버 안드레이 지크는 이날 자신이 유튜브를 통해 얼마나 버는지 공개했다. 지난 3년간 그는 광고 수입으로 160만달러(약 18억 9000만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내용의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 티파니 마는 광고 수익으로 한 달에 1만 1500달러(약 1360만원)를 번다. 유튜브로 돈을 벌려면,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는 최소 1000명의 구독자와 4000시간의 시청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일단 구독자 1000명과 4000 시청 시간을 확보하면, 유튜브가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 구독 등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광고 시청 횟수가 1000건이 넘으면, 광고주는 유튜브에 돈을 지급하는데 유튜브는 광고 수익의 45%를 갖고, 나머지는 유튜버에게 준다. 유튜브를 통해 돈을 많이 벌려면, 광고주가 광고 조횟수 1000건당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따라서 개인 금융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유튜브 영상에는 높은 광고비를 지불할 수 있는 광고가 붙어 유튜버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지크는 “유튜브 광고 수익은 크레디트 카드나 은행과 같이 금융과 관련되어, 광고비를 많이 지불하는 광고주가 붙는 내용일수록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조회수와 수익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크에게 유튜브 광고 수입은 그의 두번째 수익원이다. 그가 가장 많이 돈을 버는 것은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에 가입하는 대가로 얻는 커미션이다. 예를 들어 그가 공유한 링크를 통해 암호화폐 및 주식 플랫폼 로빈후드에 가입하면, 중개 수수료를 벌게 된다. 지크는 지난 3월 5000만달러의 자금이 암호화폐에 투자되도록 하면서, 자신은 27만 7000달러(3억 2700만원)를 벌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제휴마케팅이 자신처럼 수수료를 먹는 사람이나 지불하는 회사,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인테리어, 요리, 여행 등을 주제로 영상을 소개하는 유튜버 티파니 마에게는 지크처럼 돈많은 광고주가 붙기 어렵다. 대신 그녀는 20~30분의 영상당 광고를 3~4개 붙이는 방식으로 광고 수익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 서울아레나·바이오·의료단지… 서울 동북권이 변신한다

    서울아레나·바이오·의료단지… 서울 동북권이 변신한다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서울 동북권역이 중랑천을 중심으로 바이오·의료단지와 복합 문화·공연시설이 있는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노원·도봉구를 찾아, 관련 시설의 사업을 챙기는 등 동북권의 변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시는 도봉구 창동· 노원구 상계 일대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고, 국내 최초 아레나급 복합 문화·공연시설을 조성하는 동북권 신도심 사업을 구체화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요즘 도시 계획을 하면 직장도 내 주거지 근처에, 상업시설, 편의시설도 내 집 근처에 배치하도록 하는데, 동북권역 개발에는 그런 계획이 부족했다”면서 “주민이 멀리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는 공간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원구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 약 7만 5000평(24만 7933㎡)에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료단지가 조성된다. 도봉구 창동 1-23번지 일대에는 2025년 서울아레나가 들어선다. 서울아레나는 약 2만명까지 수용 가능한 아레나급 전문 음악공연장과 영화관, 레스토랑 등 문화복합시설이 들어선다. 또 창동·상계 중심을 흐르는 중랑천을 ‘지천 르네상스’의 첫 번째 사례로 만들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동부간선도로 창동교~상계교(의정부 방면) 1356m 구간 3~4차로를 지하화하고, 이중 중랑천을 따라 2만㎡의 수변문화공원을 2025년 6월까지 조성한다. 이밖에 중랑천 전망 데크, 보행 데크, 징검다리, 음악 분수 등을 설치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서울아레나가 생기면 세계적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고자 연간 250만 정도의 국내외 관람객이 도봉에 방문하고, 음악의 생산과 유통을 담당할 ‘씨드큐브 창동’에는 300개 정도의 문화기업과, 1만 3000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봉은 음악의 생산, 유통,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명실상부한 음악도시, 동북권의 신경제 중심지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창동 차량기지 일대는 베드타운 노원의 유일한 개발 가용지로서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희망”이라며 “세계적 병원인 서울대병원, 그리고 서울시와 손을 잡고 성공적인 바이오·의료 혁신단지 조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활력이 넘치는 자족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하루 매출 50만원 줄어든 식당, 28일 영업제한 땐 392만원 보상

    하루 매출 50만원 줄어든 식당, 28일 영업제한 땐 392만원 보상

    오는 27일부터 지급·신청이 시작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제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를 이행한 소상공인이 보상금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재난지원금은 정부 판단에 따라 일괄적으로 같은 금액이 지급된 반면 손실보상제는 손실 규모에 비례한 맞춤형 보상이 이뤄진다. 지급 대상과 보상금 산정 방식 등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지급 대상은. “이번 손실보상 지급은 올 3분기 발생한 손실에 대한 보상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이 공포된 지난 7월 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집합금지·영업제한 방역 조치를 이행하고 ▲경영상 심각한 손실이 발생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 지급 대상이다. 집합금지 업종은 유흥주점·단란주점·클럽·나이트·감성주점 등이고, 영업제한업 종은 식당·카페·노래연습장·목욕장·실내체육시설·학원 등이다. 소기업 여부 판단은 상시근로자 수와 상관없이 연 매출액으로 판단한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숙박·음식점업은 10억원 이하,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30억원 이하, 도소매업은 50억원 이하 등 업종별로 다르다.” -얼마를 지급하나. “각 사업장의 손실액을 산출한 뒤 일괄적으로 80%를 보상한다. 먼저 방역 기간 하루 평균 매출을 2019년 같은 기간 매출과 비교해 감소분을 파악한다. 여기에 2019년 국세청에 신고된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곱한다. 이어 방역 조치 이행 일수와 보정률 80%를 다시 곱해 최종 보상금액을 산정한다. 사업장이 다수인 경우 사업장별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방역 조치 위반 업소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했더라도 환수할 예정이다.”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하자면. “한 식당이 지난 8월 총 28일간 영업제한 조치를 받아 하루 평균 매출이 기존 200만원(201년 8월)에서 150만원으로 50만원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식당은 영업이익률이 10%였고, 전체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은 25%였다. 그렇다면 영업이익률 10%와 인건비·임차료 비중 25%를 합친 총 35%를 매출 감소분 50만원에 곱한다. 여기에 방역 조치 기간인 28일과 보정률 80%를 곱한 총 392만원(50만원×35%×28일×80%)이 보상 금액이다. 분기별 보상금은 최대 1억원, 최저 10만원이다.” -어떻게 신청하나. “‘신속 보상’과 ‘확인 보상’ 두 단계로 진행된다. 신속 보상은 심의위원회가 국세청 과세자료 등을 활용해 보상금을 사전에 산정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신속 보상에서 산정된 금액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확인 보상을 통해 증빙서류를 추가 제출하고 보상금을 다시 산정받을 수 있다. 신속 보상은 온라인의 경우 이달 27일, 오프라인은 다음달 3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은 ‘소상공인손실보상.kr’에서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해 본인 인증을 한 뒤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오프라인 신청은 손실보상신청서를 사업장 소재지 관할 시군구청에 제출하면 된다. 확인 보상은 다음달 10일부터 가능하다.“ -정부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정부는 얼마가 소요되든 모두 지급하는 게 원칙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확보된 예산(1조원)보다 2조원 이상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기금 여유자금 등을 동원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 [여기는 중국] “신뢰도 테스트인 줄”..재벌 2세 사칭男의 결혼 약속에 속은 여성

    [여기는 중국] “신뢰도 테스트인 줄”..재벌 2세 사칭男의 결혼 약속에 속은 여성

    재벌 2세를 사칭하며 결혼을 약속한 남성에서 3만 위안을 송금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재벌 2세로 알려진 완다그룹의 왕쓰총을 사칭한 남성에게 속은 피해 여성이 총 3만 위안(약 550만 원)을 송금한 사건이다. 왕쓰총은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의 외아들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피해 여성은 일면식 없던 남성의 목소리만 듣고, 그를 재벌 2세 왕쓰총으로 오인해 거액의 현금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8월 초 온라인을 통해 처음 연락을 취한 가해 남성 허 씨의 의도적인 접근으로 시작됐다. 당시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장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먼저 연락을 취해 온 남성 허 씨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그가 왕쓰총일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 연락을 주고 받기 이전에는 일면식 없던 사이였지만 허 씨의 음성메시지를 받은 장 씨가 그의 목소리가 완다 그룹 총수의 아들 왕쓰총과 흡사하다고 느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장 씨의 오해가 시작되자, 허 씨 역시 자신이 사실은 신분을 위장한 재벌 2세 왕쓰총이며 자신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3만 위안의 현금을 송금하라는 허무맹랑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허 씨의 목소리를 들은 장 씨가 그를 왕쓰총으로 오인, 그의 허무맹랑한 사기 행각에도 장 씨는 쉽게 넘어갔다.당시 피해 여성 장 씨는 가해자의 금전 요구에 대해 “결혼을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신뢰도 테스트라고 여겼다”면서 “처음에는 거짓일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경계했지만, 그가 오히려 자신의 신분에 대한 위장을 포기하고 자신이 왕쓰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신뢰하게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두 사람은 이후에도 줄곧 온라인 상에서만 만남을 이어갔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굳게 믿었던 피해자 허 씨는 사실상 가해 남성을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던 셈이다. 음성 메시지와 문자 메시지로만 연락을 주고 받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가해자 허 씨가 돌연 장 씨와의 연락을 차단한 채 잠수를 타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 때까지도 줄곧 그를 왕쓰총으로 오인했던 장 씨는 그가 자신의 연락을 차단하자, 관할 파출소를 찾아가 혼인을 약속한 관계의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장 씨는 그에게 3만 위안 상당의 현금을 송금한 사실을 파출소 직원들에게 털어놨고, 돈을 받은 직후 실종됐다는 허 씨의 행각을 수상하게 여긴 파출소 측이 그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던 것.  가해자 허 씨는 자신 명의의 은행 계좌가 일체 사용 정지되자 곧장 피해자 장 씨에게 연락을 취해 자신의 사기 행각을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관할 공안국은 허 씨가 사실은 후베이성 출신의 일정한 직업이 없는 무직자 신분인 것을 확인했다. 허 씨는 평소 인근 PC방 등을 전전하면서 피해 여성을 물색, 유명인을 사칭해 혼인을 빙자한 뒤 금전적인 요구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남성은 평소 웨이보 등 유명인의 SNS 등에서 팬을 자처하는 여성들 중 피해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수사 중 허 씨는 “왕쓰총의 웨이보에서 평소 사랑을 고백하는 장 씨의 댓글을 발견하고 그를 겨냥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면서 “평소 왕쓰총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연습을 한 뒤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관할 공안국 측은 유명인을 사칭해 혼인을 빙자한 뒤 금전적 불법 이득을 취한 허 씨를 붙잡아 형사 구류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장 씨 외에도 수 명의 피해 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허 씨에 대한 여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했다. 
  •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 80% 보상…최대 1억원까지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 80% 보상…최대 1억원까지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영업제한업종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을 80%로 일괄 보상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이 공포된 지난 7월 7일 이후 발생한 손실에 대한 보상이며, 한도는 최대 1억원이다. 오는 27일부터 보상 신청 접수가 시작되고 빠르면 신청 후 이틀 만에 지급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제1차 손실보상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의 ‘2021년 3분기 손실보상 기준’을 의결했다. 지난 7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로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각 사업장의 손실액을 산출한 뒤 일괄적으로 80%를 보상한다. 구체적인 손실보상 기준은 이렇다. 먼저 방역 기간 하루 평균 매출을 2019년 같은 기간 매출과 비교해 감소분을 파악한다. 여기에 2019년 국세청에 신고된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곱한다. 이어 방역조치 이행일수와 보정률 80%를 다시 곱해 최종 보상금액을 산정한다. 예를 들어 한 식당이 지난 8월 총 28일간 영업제한 조치를 받아 하루 평균 매출이 기존 200만원(2019년 8월)에서 150만원으로 50만원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식당은 영업이익률이 10%였고, 전체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은 25%였다. 그렇다면 영업이익률 10%와 인건비·임차료 비중 25%를 합친 총 35%를 매출 감소분 50만원에 곱한다. 여기에 방역조치 기간인 28일과 보정률 80%를 곱한 총 392만원(50만원 X 35% X 28 X 80%)이 보상금액이다. 분기별 보상금은 최대 1억원, 최저 10만원이다. 사업장이 다수인 경우 사업장별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손실보상 신청은 오는 27일부터 진행되며, ‘신속보상’과 ‘확인보상’ 두 단계로 진행된다. 신속보상은 심의위가 국세청 과세자료 등을 활용해 보상금을 사전에 산정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서류증빙 부담이 없고, 신청 후 이틀 내에 신속히 지급된다. 신속보상에서 산정된 금액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확인보상을 통해 증빙서류를 추가 제출하고 보상금액을 다시 산정받을 수 있다. 확인보상을 통해 산정된 금액에도 동의하지 않는 경우 이의신청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신속보상은 온라인은 이달 27일, 오프라인으로는 다음달 3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확인보상은 다음달 10일부터 가능하다. 온라인 신청은 ‘소상공인손실보상.kr’에서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해 본인인증을 한 뒤 별도 서류제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오프라인 신청은 손실보상신청서를 사업장 소재지 관할 시·군·구청에 제출하면 된다.
  • ESG 경영에 ‘젠더 다양성’은 필수… 롤모델 없다? 이젠 롤설계 시대

    ESG 경영에 ‘젠더 다양성’은 필수… 롤모델 없다? 이젠 롤설계 시대

    ‘5.2%’. 올해 1분기 기준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불과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3월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9년 동안 꼴찌를 기록하며 ‘여성이 일하기 힘든 나라’임을 공인했다. 최근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면서 지배구조상의 젠더 다양성이 의제로 급부상했다.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기업은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다. 이에 대기업들의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의 이사로 기업 이사회의 여성 이사 확대 및 육성에 관심을 가져 온 두 여성을 만났다. 지난달 SC제일은행 사상 첫 여성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과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이자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를 이끄는 제현주 대표다. 삶 자체로 유리천장에 균열을 낸 언니들에게 ‘균열의 방법’을 물었다.-최근 달라진 기류를 느끼나요. 이은형 해외에서 ESG 경영이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지 몇 년 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미미한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올해 급격하게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내년 8월부터 시행될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요. 올해 초 제 대표님을 포함해 4대그룹에서 여성 이사를 최초로 선임하는 사례가 생겼고, 100대 기업의 신임 사외이사 30%는 여성이라는 통계도 봤어요. 특히 자본시장법의 대상인 자산 2조 이상의 상장기업에서 선제적으로 여성 이사를 초빙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ESG 경영과 자본시장법 개정이 맞물려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느꼈어요. 또한 세계여성이사협회와 메리츠자산운용, 서스틴베스트 등이 함께 출범시킨 ‘우먼펀드’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하는 것도 ESG 경영의 영향이라고 느꼈어요.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우먼펀드의 경우 2018년 출범한 이후 판매가 부진하다가 올해 들어 큰 성장을 보였는데요. 이 또한 ESG 경영의 부상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돼요. 제현주 밀레니얼, Z세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젠더,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과 인식도 더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보고요. ESG 경영이란 결국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과 영속이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선언이에요. 흔히들 ESG 중에 G(지배구조)의 우수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E(환경)나 S(사회)와는 달리 G는 의사결정의 원칙이나 소통의 구조 같은, 비즈니스의 근간이라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요. ESG는 결국 연결돼 있는 문제라 궁극적으로 건강한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담보할 수 없고요. 조직에서 다양한 관점과 균형을 갖추려면 그 과정은 길고 복잡해질 수 있지만 많은 이해관계자와 협의하면서 결국 많은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봐요.-기업 이사회에 여성들이 진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요. 기업의 전략적 방향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를 통해 이루어져요. 무엇보다 최고경영진에 대한 조언과 견제, 그리고 평가 및 보상을 한다는 측면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고요. 이런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여성이 있다는 것은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시그널을 주는 거죠. 예를 들어 조직 구성원 중 여성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거나 고위직에 여성이 희소하다면, 즉 다양성 및 포용성에서 미흡한 조직이라면 이사회에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요. 최고경영진은 현황 및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또한 개선을 위한 합당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당연히 여성 이사가 있을 때 이런 문제 제기나 개선이 더 잘 이루어질 것이므로 의미가 있죠. -OECD 가입국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가 말하는, 한국이 갖는 특수성은 뭘까요. 이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보여 주는 ‘M자 곡선’(출산과 육아기엔 여성의 고용률이 뚝 떨어졌다가 50대에 노동시장에 재유입되는 것)의 급격한 하락이 아직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고 봐요. 저는 그걸 ‘데스 밸리’(Death Valley)라고 표현하는데요. 여성이 커리어를 지속하려면 데스 밸리를 건너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산을 한 육아의 초창기,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귀를 하느냐 마느냐의 큰 고비가 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예요. 이 고비를 건너야 여성이 커리어를 지속할 수가 있어요. 여기서 중단해 버리면 남녀 임금 격차에 중요한 원인이 돼요. 제 최근에 나온 매킨지우먼 리포트를 보면 C레벨(최고위급) 수준에서는 여성 리더십 수치가 개선되고 있어요. 근데 그 바로 아래 레벨에서는 여성 리더십이 잘 늘어나지 않아요. 그런 패턴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일어나지만 우리나라는 정도가 더 심하고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곳이 일본인데 둘 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한 문화적 패턴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근로시간이 길다는 데 있는데요.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한 가운데 근로시간이 길면 그것에 따른 여파는 여성들에게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거든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거죠.-기업 이사회와 임원 여성 비율을 높일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이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높이는 것과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다른 문제예요. 이사회 이사 중에서 사외이사는 교수, 법조인 등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므로 상대적으로 대상 집단이 큰 편이라 적임자를 찾을 수 있죠. 이 경우 법을 통해 어느 정도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 이사를 30%까지 확대하자는 ‘여성이사할당제’와 같은 법적 장치가 확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고요. 한편 여성 임원의 경우에는 기업 내 파이프라인에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중간관리자를 거쳐 임원직을 바라보면서 경쟁하고 있는 후보군에 여성이 있어야만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데, 15~20년의 시간이 걸리는 일이에요. 이것은 법으로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기업 문화가 바뀌고 경영진이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요. 알파걸이 저절로 임원이 되지는 않는 거죠. 제가 아는 여성분이 대기업에서 부사장직을 하다가 그만뒀는데 이후에 그 회사의 여성들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사다리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상무부터 임원이기 때문에 중요한 위치거든요. 왜 그런지 파악을 해 봤대요. 자기가 부사장으로 있을 때는 자기 회사뿐 아니라 그룹에 있는 다른 계열사의 여성들 승진 현황도 챙겨 봤대요.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순 없지만 물어보는 거죠. 이걸 체크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나요. 제 법이 개정되면서 여성들이 이사회에 좀 많아진 것, 이건 정말 최저기준선인데요. 그래서 시간을 두고 봐야 하는 일이고요. 제가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놀라운 건 유플러스에서 일하는 여성분들이 저한테 메시지를 보내올 때예요. 저의 선임이 본인들한테 영감을 주는 부분들이 있었다는 거죠. ‘내가 느끼지 못할 때 나와 동료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저는 단기적인 조직 변화도 중요하지만 여성 이사들을 보면서 여성들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의미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젊은 여성들은 직장에서 여성 롤모델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롤모델은 없는 걸까요. 이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조직에 살아남아 있는 고위직 여성들은 세 가지 유형이더라고요. 첫 번째, ‘과잉 적응’한 이른바 ‘명예남성형’이에요. 이분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식도 남자들에게 맞춰져 있죠. 두 번째는 ‘독사’라는 별명을 가진 유형으로 굉장히 독하게 일해서 거기까지 올라간, 일과 결혼한 스타일이에요. 세 번째는 ‘슈퍼우먼’인데요. 잠은 언제 자나 싶게 일도 잘하고 아이들이 공부도 잘해서 대학도 잘 간 그런 케이스죠.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그중 하나도 닮고 싶지 않아 해요. 기자로 일할 때(경향신문 재직) 특종 놓칠까 봐 룸살롱 따라가고, 가서 폭탄주 마시고 하는 것처럼 저도 과잉적응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맥락을 제거하고 보면 안 된다”는 얘기를 자주 해요.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를 함께 보면서 그 선배의 좋은 점, 닮고 싶은 점을 배우라는 거죠. 선배들에게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서 물어보면 주변에서 롤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저는 성별의 문제를 떠나서 롤모델보다는 레퍼런스(참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과거의 준거점이 현재에는 많은 면에서 유효하지 않거든요. 어떤 종류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특정인의 커리어패스가 더이상 지금의 밀레니얼, Z세대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자유로워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모두가 다 업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산다는 건 축복이기도 하고 큰 난관이기도 한데요. 각자가 앞으로의 커리어를 백지에서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되는 시대라고 한다면 선배를 보면서 “롤모델이 없어”라고 하기보다는 같은 세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레퍼런스를 찾아서 길을 설계하는 방식이 훨씬 더 유효하다고 봐요. 저는 40대가 된 후 조직 밖의 동료가 많이 의지가 되더라고요. 각자의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다 부딪히는 상황들에 대해 집단 지성과 공감을 발휘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긍정을 가능케 해 주는 그런 그룹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됐어요. ●제현주 사외이사는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 지난 3월 LG유플러스 사외이사로 선임돼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컨설팅기업 매킨지,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사모펀드운용사 칼라일에서 전문가로 일했다. ●이은형 이사회 의장은 국민대 경영대학장.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규제특례심의위원회) 위원이다. 지난달 SC제일은행 사상 첫 여성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경향신문 기자와 산업자원부 외신대변인을 거쳤다.
  • ‘중대재해처벌법’ 내년 초 시행인데 기업 10곳 중 7곳 “준수 어려울 것”

    ‘중대재해처벌법’ 내년 초 시행인데 기업 10곳 중 7곳 “준수 어려울 것”

    ‘의무내용 불명확’, ‘준비기간 부족’ 이유“고의·중과실 없을 때 면책규정 마련해야” 산재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등을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말 시행 예정인 가운데 상당수 기업이 법안 내용이 불명확하고 준수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기업 314개사(50인 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준비 및 애로사항 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6.5%가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준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대답은 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에서는 77.3%로 나타나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법을 지키는데 더 큰 부담을 토로했다. 법 준수가 어려운 이유(중복 응답)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7.1%가 ‘의무내용이 불명확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변했고, ‘준비기간이 부족하다’(31.2%), ‘안전 투자 비용이 과도하게 필요하다’(2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중 가장 시급히 개선할 사항으로는 전체 응답 기업의 74.2%가 ‘고의·중과실이 없는 중대산업재해에 대한 경영책임자 처벌 면책규정 마련’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대기업은 ‘경영책임자 의무 및 원청의 책임범위 구체화’(52.3%)를, 중소기업은 ‘경영책임자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 완화’(37.3%)를 각각 꼽았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수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법률의 불명확성이 해소되지 못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의무준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법 시행 시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면책규정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보완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 등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내년 1월 27일 시행될 예정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된다.
  • 법원 제주 4·3 생존 수형인 국가 손해배상 책임 불인정

    법원 제주 4·3 생존 수형인 국가 손해배상 책임 불인정

    법원이 사실상 제주 4·3 생존 수형인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주지법 민사2부(류호중 부장판사)는 7일 양근방(89) 씨 등 4·3 수형인과 유족 등 3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4·3 희생자 본인에게 1억원, 배우자에게 5000만원, 자녀에게 1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이미 받은 형사보상금은 공제한다고 판시하면서 이번 재판에 참여한 4·3 수형인 18명 중 박순석(94) 씨만 2000만원 가량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앞서 제주지법은 2019년 8월 불법 군사재판 재심을 통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4·3 생존 수형인 18명에게 구금 일수에 따라 1인당 최저 8000만원에서 최고 14억7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형사보상 결정을 내렸다.형사보상은 구속 재판을 받다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구금 일수만큼 보상해주는 제도다. 당시 박씨를 제외한 4·3 수형인들은 모두 1억원 이상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사실상 이번 판결로 국가배상은 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해방 이후 격변기 사회적 혼란기 때 발생한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이고, 4·3특별법도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줌이 목적이지 손해배상 책임을 추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해자 간 구금 기간 차이가 8개월에서 11년까지 적지 않지만, 4·3 수형인별 구금 기간에 따른 형사보상이 지급돼 형평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일률적으로 위자료를 책정한 근거에 관해 설명했다. 당초 원고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청구액은 1인당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15억원으로 모두 103억원이다. 제주 4·3은 1947년 3·1절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4·3 수형인은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서대문형무소와 대구·전주·인천 형무소 등 전국 각지로 끌려가 수감된 이들을 말한다.
  • “50억 리스트, 내가 본 것과 달라”…이준석이 본 리스트는?

    “50억 리스트, 내가 본 것과 달라”…이준석이 본 리스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수영 의원이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 “(자신이 아는 명단과) 안 겹치는 이름이 있다”라고 했다. 7일 이 대표는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곽상도 의원의 이름은 그 안에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면서도 “박수영 의원은 6명이라고 하는데 제가 본 것은 4명짜리다. 박수영 의원이 공개한 명단과는 일부 인사 이름이 겹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50억 클럽에 곽상도·권순일·박영수·김수남 등 6명” 앞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서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50억 클럽’ 명단이 공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곽상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경제지 사주 홍모씨 등 6명이다. 박 의원은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50억 약속그룹으로 권순일,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최재경, 그리고 홍모씨가 언급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대장동 사업 구조를 설계한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과 제보를 토대로 6명의 이름을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준석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건 세 분 정도는 겹친다” 이날 라디오 진행자인 표창원 전 의원은 “과거 ‘사설정보지에서 본 50억 클럽 리스트에 이재명 측 인사가 있는 걸 봤다’ 이런 언급을 하셨었다. 그러면 그 인사가 박수영 의원이 공개한 명단 속에 있는 사람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건 세 분 정도는 겹친다”며 “제가 봤던 중에서 안 겹치는 분도 있으니까. 그리고 곽상도 의원에 대한 건 금액도 틀리고 이래 가지고 이런 명단일수록 이름이나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에 그건 제가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이야기하겠다”라고 했다. 50억 약속 클럽에 거론된 인사들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께서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취지로 모든 사람 이름을 빨갛게 칠해서 그림자료를 하나 만든 걸 봤다. 거기 보면 박영수 특검 같은 경우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니까 박근혜 쪽 인사’ 이런 식으로 돼 있다”면서 “그런데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을 잡아넣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의힘 인사로 분류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 9월 화창한 대기…초미세먼지 관측 이후 최저치

    9월 화창한 대기…초미세먼지 관측 이후 최저치

    지난 9월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관측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전국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지난달 8㎍/㎥로 전년 같은 달(12㎍/㎥) 및 관측 첫해인 2015년 9월(17㎍/㎥) 대비 각각 33.3%, 52.9% 감소했다고 밝혔다. 9월 한 달간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28일로, 2015년 같은 달 대비 6일 증가했고, 나쁨 이상(36㎍/㎥ 이상) 일수는 하루도 없었다. 전국 17개 시도별 초미세먼지 농도는 6∼9㎍/㎥ 수준으로 강원(6㎍/㎥)이 가장 낮고, 서울·세종(7㎍/㎥) 순이었다. 전국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사업장의 1∼9월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2015년 이후 올해까지 지속해서 감소했고 올해 1∼9월 배출량은 2만 2461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 줄었다. 도심권 최대 배출원인 경유차는 노후차 조기 폐차 등으로 5등급 차량의 대수가 2018년 12월 258만대에서 올해 9월 기준 138만대로 46.5% 감소하면서 자동차 연료 연소시 직접 배출하는 원소탄소 농도가 초미세먼지 감소보다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조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반도와 동해, 중국 북부지역까지 동풍이 증가해 차고 깨끗한 기류가 자주 유입되면서 낮은 초미세먼지 농도를 지속시키는 데 영향을 줬다. 서울 기준 동풍 계열 빈도는 69.5%로 전년 같은 달 (45.3%) 대비 24.2% 포인트 증가했다. 9월 중 농도 감소가 뚜렷했던 1∼9일, 14∼22일, 25∼30일 동풍 계열 빈도는 76.4∼84.2%에 달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8∼9월은 국외보다 국내 영향이 더 큰 만큼 국내 미세먼지의 기저 농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농도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바다의 로또’ 횡재…15억원대 용연향 건진 태국 어부

    ‘바다의 로또’ 횡재…15억원대 용연향 건진 태국 어부

    태국 어부가 바다에서 로또를 건졌다. 1일 SCMP는 태국 수랏타니주의 한 어부가 조업중 30㎏짜리 용연향을 건지는 횡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현지 어부 나롱 펫차라지는 지난달 27일 니욤 해안에서 파도에 떠밀려 이리저리 움직이는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그는 물체 가까이 배를 몰았고, 한눈에 용연향임을 알아봤다. 어부는 “겉만 보고도 과거 텔레비전에 나온 값비싼 용연향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인 용연향은 고급 향수의 재료로 사용된다. 배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검은색을 띠는데, 질감은 부드럽지만,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 검은색은 점차 연해지고 질감은 딱딱해지며 좋은 향이 난다. 바다 위를 오래 떠다닌 용연향일수록 향이 좋으니 그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최고급 용연향은 1㎏당 최소 3만7500~4만2791달러, 한화 약 4500~5200만 원의 고가에 팔려나간다. ‘바다의 로또’, ‘바다의 황금’, ‘해신의 선물’이라고 불릴만하다.횡재를 직감한 어부는 손에 쥔 용연향을 일단 가족 몰래 숨겨두었다. 그는 “마을 사람 중 누구도 진짜 용연향을 보거나 만져본 적이 없었다”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용연향을 상자 속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곤 용연향 샘플을 송클라대학교 연구팀으로 보내 진품 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어부가 주운 30㎏짜리 덩어리는 품질 좋은 용연향으로 확인됐다. 시세대로라면 그 가치는 125만 달러, 약 15억 원 이상이다. 어부의 한 달 벌이가 10~20만 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로또가 터진 셈이다. 어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용연향 진품 증명서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용연향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값만 잘 쳐준다면 어부 일을 그만두고 친구들과 잔치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 “이재명! 지구를 떠나라!” 토르 망치 든 안상수 논란(영상)

    “이재명! 지구를 떠나라!” 토르 망치 든 안상수 논란(영상)

    “이재명! 권순일! 나쁜놈들 나와봐, 지구를 떠나라!” 국민의힘 안상수 대선 경선 후보가 공중파 토론에서 타당 후보를 상대로 반말을 하며 사진을 찢는 등 과한 연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안상수 후보는 이전 토론에서도 독특한 소품으로 승부했다. 안 후보는 지난 1일 “부동산 투기한 놈들을 관에다 묻겠다”며 관 뚜껑 모양의 소품을 들어 보였다. 안상수 후보는 6일 KBS 토론회에서는 더 많은 소품을 들고 나왔다. 토론 전 후보자 소개 순서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을 들어보인 뒤 “부동산 투기의 마피아 두목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 당신의 가면을 찢어버리겠어”라고 말하며 사진을 찢었다. 그는 “자신을 뽑아준 성남시민의 5000억원을 갈취하고 마피아 두목으로서 국민에게 사과는 하지 않고 거짓말과, 거짓말과, 거짓말로 국민을 농락하는 이재명”이라며 “당신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어!”라고 외쳤다.영화 ‘아수라’ 포스터도 등장했다. 안상수 후보는 “부동산 투기 조폭이라고 제가 명명해놨는데. 우리 국민들이 지금 아주 허탈하고 답답해한다. 그래서 이 토르(묠니르 망치)를 보내줬다”라며 토르 망치를 들었다. 안 후보는 “이놈들 좀 혼내라고. 이재명! 권순일! 나쁜 놈들 나와봐! 이걸로 확 그냥 지구를 떠나. 안상수가 반드시 이 사람들을 제거하고 국민들에게 걱정 없는 삶을 드리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의 힘이 정권을 잡아야 해!”라고 소리쳤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전 마지막 TV토론회였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위를 다투고 유승민 전 의원이 3위로 뒤를 쫓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씬스틸러(눈을 못 떼게 만드는 인물)’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재명 지지층은 “타당 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개그 욕심이 과하다. 대선 주자 토론 수준이 참 한심하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안상수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흠이 많은 후보일수록, 본선에서 당 차원에서 공격할 꺼리가 많아진다”며 “그런 차원에서 우리 당은 정말 흠없고 깨끗한 후보가 최후의 1인으로 뽑혀야 한다. 11월5일 이후 4개월 동안 여야 대선 최종후보들간의 공방 과정에서 반드시 권선징악(勸善懲惡)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여기는 남미] 국민은 굶어죽을 판인데…X-마스 푹 빠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여기는 남미] 국민은 굶어죽을 판인데…X-마스 푹 빠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국가경제는 깊은 경제위기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벌써부터 연말 분위기에 푹 빠졌다. 때는 10월 초순이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궁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대통령궁과 베네수엘라에 크리스마스가 왔다"고 선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동영상 한 편을 올렸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 설치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자랑하는 영상이다. 그는 "특별한 절기의 특별한 디테일과 함께, 기쁨과 함께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왔다"면서 대통령궁에 세운 크리스마스트리를 공개했다. 이어 "올해 크리스마스는 찬란한 빛과 색채로 가득한 메리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국민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는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라 이제 입춘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인 12월에는 땀을 뻘뻘 흘려야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곤 한다. 때문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힘든 환경이지만 크리스마스에 대한 마두로 대통령의 집착은 유별나다. 그의 각별한 크리스마스 사랑을 보여주는 게 바로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시점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10월이면 이미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연말 분위기 내기에 분주하다. 지난해에도 그는 10월 15일 대통령궁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다. 하지만 올해는 "해도 너무 했다"는 말이 나온다. 크리스마스를 무려 80일이나 앞두고 설치한 탓이다. 중남미 언론은 "아무리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고 해도 80일 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한 건 너무 서두른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에 지친 사람일수록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베네수엘라는 1일(현지시각) 화폐 단위에서 0 여섯 개를 한꺼번에 빼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하루아침에 100만 볼리바르가 1볼리바르가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엔 "굶어죽을 판에 크리스마스가 무슨 의미?", "벌써부터 혼자 신나신 대통령님, 생계걱정은 없으신 듯"이라는 등 마두로 대통령을 비꼬는 글이 넘치고 있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주문을 외워 보자/뉴스페퍼민트 대표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주문을 외워 보자/뉴스페퍼민트 대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홀로 있을 때 고통을 느끼며, 이를 외로움이라 부른다. 우리가 혼자인 것을 싫어하는 이유에는 간단한 설명이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만이 친구를 만들고 짝을 만나 더 잘 살아남았고 더 많은 자손을 가졌다는 것이다. 곧 우리는 외로움, 그중에서도 가장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의 후손이다.언어 능력은 개인 번식뿐 아니라 인간 종의 탁월한 성공에 도움이 됐다. 언어가 세상을 더 잘 묘사할수록, 그리고 언어가 묘사하는 세상을 인간이 더 실감나게 받아들이게 될수록 언어의 힘은 점점 더 커졌다. 최신 뇌과학 실험들은 언어를 통한 경험, 곧 상상의 경험과 실제 현실의 경험이 뇌의 같은 부위를 활성화시킨다는 결과를 종종 발견한다. 언어는 구애의 도구일 뿐 아니라 설득의 도구이기도 하다. 이 분야 고전인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어떻게 우리가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지, 같은 원리로 어떻게 타인의 설득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지를 말해 준다. 치알디니는 설득을 위한 6가지 법칙을 말했지만 이를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바로 공감이라는 단어가 된다. 설득을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가 할 수 있는 선택과 상대가 원하는 보상을 제시해야만 한다. 따라서 설득이란 바로 적절한 선택지와 적절한 보상을 조합하는 문제로 바뀐다. 그럼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과 보상을 제시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뇌과학의 또 다른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첫 번째 조건은 표현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생하고 또렷한 표현일수록 뇌를 더 자극한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이는 구체성이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이유로, 감정을 건드리는 자극적이고 유혹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 인간이 새로운 정보를 처리할 때 감정으로 먼저 판단을 내린 후 논리는 이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만 사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도 자주 경험하는 현상이다. 이를 감성이라 부르자. 이 구체성과 감성에 기반한 설득을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을 설득하는 데 사용하도록 해 보자. 바로 자기 자신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사람, 그리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따라서 이 설득의 원칙을 어떻게 자신과의 싸움에 유용하게 사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리는 순간, 강력한 본능적 충동이 일상의 모든 이성을 무너뜨리려 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이를 지켜낼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설득의 문구를 준비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문구는 짧고 강렬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문에 가까울 것이다. 최근 이러한 주문을 이용해 나는 여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야식의 충동이 들 때마다 이런 말을 속으로 되뇌며 냉장고로 향하던 발길을 되돌린다. “빈 속으로 깨어나는 상쾌함!” 할 일이 쌓여 스트레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유튜브 창을 열 때 이렇게 조용히 읊조리며 다시 창을 닫는다. “할 일이 끝나 날아가는 기분!” 최근, 세상은 홀로 살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 일이 있었다. 때로 그 사실이 떠올라 불안감과 외로움이 엄습할 때마다 한 친구가 준 조언을 짧게 줄인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마음을 다스린다. “혼자라는 무한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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