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일수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애니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제니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사람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노숙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190
  • 용돈 똘똘하게 쓰고 싶을 땐 ‘용돈 관리 앱’ 쓰세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용돈 똘똘하게 쓰고 싶을 땐 ‘용돈 관리 앱’ 쓰세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Q. 초등학교 저학년인 동생이 최근에 한 달에 3만원씩 용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의 용돈 관리를 도와주고 싶은데 쉽고 효율적으로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유하람·14세·설악중 1학년) A.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책을 쓴 작가 고경애입니다. 용돈을 잘 관리하려면 먼저 용돈 3만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용돈도 모으기(저축), 쓰기(소비), 나누기(기부) 등 세 가지 용도로 구분해 볼까요. 모으기 저금통은 미래의 나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용도입니다. 배낭여행, 창업자금, 교육투자 등에 쓰기 위함이죠. 쓰기 저금통은 현재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에 쓰는 용돈을 보관하는 용도입니다. 방학에 친구와 영화를 보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로 했다면 쓰기 저금통에 모아 둔 금액 내에서 사용하면 되겠지요. 나누기 저금통은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돈을 모아 두는 용도입니다. 연말 불우이웃 돕기, 헌금, 아프리카 말라리아 모기장 후원 등 다양한 곳에 작은 정성을 나눠 준다면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답니다. 용돈의 사용처를 구분해 놓고 필요한 만큼 쓰다 보면 한꺼번에 돈을 모두 사용하는 실수를 예방하고 똑똑한 소비로 내가 하고 싶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Q. 학교에서 경제·재테크 교육을 받을 때마다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용돈 기입장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김하랑·15세·설악중 2학년) A. 용돈 기입장을 적는 목적은 내가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잔액은 얼마나 남았는지, 용돈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을 한눈에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기입장에 순서대로 적다 보면 꼭 사야 하는 것, 안 사도 되는 것, 잘 사용한 것에 대해 알 수 있고 앞으로 내가 쓸 수 있는 돈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하지만 매일 기입장을 쓴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용돈으로 무엇을 샀는지 달력에 간단히 적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용돈 관리 앱을 써 보는 거죠. 용돈 관리 앱은 내가 사용한 돈을 그래프로 보여 주고 사용한 장소나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함께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용돈 사용을 기록하다 보면 올바른 돈 사용 습관이 형성되고, 기록이 쌓일수록 용돈 기입장을 사용하는 재미와 기쁨이 배가 될 것입니다. 서울신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기획
  • “남편, 로또 1등 당첨 후 이혼 요구하네요”…‘우영우’ 실화였다

    “남편, 로또 1등 당첨 후 이혼 요구하네요”…‘우영우’ 실화였다

    ‘우영우’ 11화,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져 ENA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파죽지세의 인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3일 방송된 11화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 편이 실화에 기반했다고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11화에서는 불법도박장에서 만난 3명이 함께 로또를 구입했는데, 그중 1명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한 명이라도 로또 1등에 당첨될 경우, 정확하게 3분의 1씩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1등에 당첨된 사람은 돌변했고 연락을 끊었다. 이에 일행 중 한 명인 신일수(허동원 분)는 자신의 몫을 놓쳤다는 생각에 로펌을 찾아가 소송을 부탁했다. 그는 비록 도박을 했지만, 구두굽이 부러진 아내를 업고 변호사 사무실을 들어서는 등 사랑꾼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신일수는 도박장에서 커피를 팔고 있던 ‘커피장’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이에 재판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었고, 결국 재판부는 일행의 로또 당첨금 62억원을 3명이 함께 똑같이 나눠 가지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승소한 신일수도 돌변했다. 사랑꾼 면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그는 커피장과 부적절한 관계 였던 것이다. 이후 신일수는 로또 당첨금으로 3억원이 넘는 슈퍼카를 사겠다거나 아내에게 이혼을 하자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신일수의 꿈도 오래가지 못했다. 로또 당첨금으로 구매한 슈퍼카를 덤프트럭이 덮쳐 그가 사망한 것이다. 그의 죽음으로 아내와 자녀들은 신일수가 남긴 로또 당첨금 11억원과 사망 보험금 3억원을 추가로 상속받으며 11화는 끝이 났다.“실제 사건에서는 4명이 소송 걸어…당첨금은 60억원” 해당 사건은 실화로 바탕으로 했다. 실제 사건에서는 로또를 구매한 인원은 총 4명, 당첨금은 60억원 정도였다. 재판에 도박장에서 심부름을 하던 증인이 나와 다시 공동 분배 정황에 대한 내용을 증언한 덕에 1심에서 승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대측은 바로 항소를 했고 조 변호사가 2심도 맡게됐는데, 어찌된 일인지 예전과는 달리 신일수가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변호를 맡은 조우성 변호사에 따르면 신일수는 아내에게 줄기차게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끝내 이혼을 하게됐다.아내는 로또 당첨금의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신일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6개월 뒤 신일수 아내가 조 변호사를 찾아와 충격적인 말을 털어놨다. 신일수가 뺑소니 차에 치여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는 승소 후 서울 동대문에 상가 5개를 분양받았고, 사망 한 달 전 5억원에 달하는 고액의 사망 보험에도 가입했다. 사망 당시 부모나 법률상 부인이 없었기 때문에 유일한 상속인은 자녀들이었고, 다만 자녀가 미성년자여서 신일수의 아내가 상속재산의 관리인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조 변호사는 “신일수 부부에게 있어 로또 당첨금은 분수에 없는 복이었고 무고한 횡재였다. 만약 로또 당첨금 분배 소송에서 신일수가 패소했다면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 소상공인 빚 탕감 ‘새출발기금’ 이달 중순 세부 기준 발표…논란 증폭될까

    소상공인 빚 탕감 ‘새출발기금’ 이달 중순 세부 기준 발표…논란 증폭될까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위해 출범할 예정인 ‘새출발기금’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순 내놓을 세부 기준에 따라 ‘도덕적 해이’ 논란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새출발기금의 대상자 기준과 선정 방식 등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채권을 금융회사에서 매입해 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진 빚을 새출발기금이 사들여 빚을 조정해준다는 얘기다. 빚을 갚는 기간도 최장 20년까지로 늘려 준다. 이른바 ‘배드뱅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대통령 주재 제2차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125조원+α’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안정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에 30조원을 투입하고,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에 8조 5000억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에 45조원, 맞춤형 자금 지원으로 4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소상공인의 빚을 탕감해준다는 소식에 곧장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새출발기금의 대상이 되려면 ‘부실 차주’에 해당해야 한다.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10일 이상 연체한 경우는 예비 부실 차주로 규정해 이자를 감면해주고, 3개월(90일) 이상 연체한 사람은 원금까지 감면을 해주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자영업자 안모(56·여)씨는 “열심히 빚을 갚아온 사람만 바보됐다”며 “빚을 갚지 않고 버틴 사람만 덕을 보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물론 원금 탕감 조건인 90일 이상 연체한 소상공인은 일단 신용 불량자(금융 채무 불이행자)가 된다. 빚을 모두 갚더라도 연체 기록은 전산상 남게 되고, 신용 점수도 하락한다.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산이나 소득 등을 모두 감안해 채무 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산이나 소득이 빚보다 많은 경우에는 이자나 원금을 탕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나 채무 조정 수준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갈리고 있다. 부실 채권의 기준에 대해 은행들은 연체 일수를 기존 10일 이상에서 90일 미만을 30일 이상 90일 미만으로 바꿔달라고 의견을 낸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지원 대상자를 금융취약계층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기존 정책과 비교해 도덕적 해이가 큰 것은 아니다”며 “세부 기준에 대해서 업권과 계속 협의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설] 펠로시發 ‘대만 4차 위기’ 임박, 미중 이쯤에서 출구 찾아야

    [사설] 펠로시發 ‘대만 4차 위기’ 임박, 미중 이쯤에서 출구 찾아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4~5일 일본 방문을 끝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일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한국, 일본을 도는 숨가뿐 일정이었다. 특히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전후로 동북아 안보 지형이 얼마나 불안하고 위험한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간주하고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대만해협을 위기로 몰아갔다. 지난 4일 중국은 대만을 봉쇄하기라도 하듯 고강도 군사 훈련에 돌입하면서 대만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대만해협을 통과한 동펑 미사일이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로 날아가 일본 당국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조만간 4차 대만해협 위기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번질 경우 남북한과 일본 등 주변국 모두가 전화(戰禍)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목도한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미중 관계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할 정도로 엄중하다. 더욱이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중국도 오는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린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 승리를 위해 반중 감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역시 국수주의를 고조시킬 공산이 크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조성되면서 우리의 국적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대만 해역을 통과하는 화물선 노선도 일부 조정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직결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언제라도 미중간 ‘벼랑끝 갈등’이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신냉전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외교 당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신냉정 구도가 고착될수록 우리의 외교 공간은 협소해진다. 미국과 동맹이면서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로선 미중의 정면 충돌이 국익을 훼손시킨다. 미국과 중국도 펠로시발(發) 대만 위기가 이쯤에서 끝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
  • 불같았던 7월 상순… 50년來 가장 뜨거웠다

    불같았던 7월 상순… 50년來 가장 뜨거웠다

    평균 27.1도·최고 32도 불볕더위대기 불안정… 강수량 18㎜ 그쳐기상청 “11일 이후 폭염 가실 것”올여름 때 이른 폭염으로 7월 상순(1~10일) 전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이 50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7월 기후특성’ 자료에서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5.9도로 평년(1991~2020년 관측 자료의 평균)보다 1.3도 높았다고 4일 밝혔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덥고 습한 바람이 불고 강한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기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7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27.1도로 1973년 기상청이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한 이후 가장 높았다. 7월 상순 최고기온도 32도로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전국 폭염 일수는 5.8일로 평년보다 1.7일, 열대야 일수는 3.8일로 평년보다 1.0일 각각 많았다. 반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178.4㎜로 평년보다 118.1㎜ 적었다. 지난달 상순만 놓고 보면 전국 강수량은 18.7㎜로,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주로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볕더위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강원 고산지대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은 이날 오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며 수증기가 많고 더운 공기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5일까지 낮 시간대 전국 대부분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지만 비 내리는 시간이 짧고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아 무더위는 계속되겠다. 주말인 6일에는 북쪽의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가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산발적으로 소나기 형태의 비가 내리는 곳도 많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1일 이후부터는 북쪽 대륙고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의 힘겨루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북쪽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 폭염이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아프면 쉴 권리’ 천안 상병수당 신청 94명…1인당 61만5440원

    아프면 쉴 권리’ 천안 상병수당 신청 94명…1인당 61만5440원

    “병원 입원으로 생계를 걱정했지만, 하루 4만 3960원의 상병수당으로 치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충남 천안시는 지난달 4일부터 시행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한 달만에 주민 94명이 신청해 개인별로 61만 5400원을 지급한다고 4일 밝혔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로, 정부가 전국 6개 지자체 시범사업으로 지정해 1년간 운영중이다. 시범사업은 △대기기간 7일·최대보장 기간 90일인 ‘모형 1(부천·포항)’ △대기기간과 최대 보장기간이 각각 14일·120일인 ‘모형 2(종로·천안)’ △입원만 인정하고 의료 이용 일수에 수당을 지급하는 ‘모형 3(순천·창원)’으로 구분해 운영중이다. 천안에서 상병수당 신청자는 28일을 입원할 경우 하루 4만 3960원의 상병수당이 14일간 인정돼 전체 61만 5440원을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최대보장은 120일이다. 사업 시행 첫날인 지난 7월 4일 천안에서는 40대 제빵사가 총 28일간의 진단 기간을 처음 신청했다. 천안시는 한 달간 신청 106건 중 94건을 접수를 완료했고 지급을 진행 중이다. 천안지역에서의 상병수당 신청 건수는 다른 시범사업 지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지역 내 종합병원 4개 의료기관이 모두 참여하고, 의료기관 381개 중 93개(24%)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상병수당 진단서를 쉽게 발급받고 수당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시와 민간기관인 의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천안지사와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원활하게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천안시는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3년간 시범사업 시행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내 여건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설계한 뒤 2025년부터 본격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의 한국 인식과 영토 의식/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의 한국 인식과 영토 의식/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4월 6∼7일 플로리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회담 중에 장기간에 걸친 한중관계사를 설명하면서 북한과 한국이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음’을 밝혔다. 우리로서는 역사적 사실에도 전혀 맞지 않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오만한 발언이었지만, 정권교체기라서 그랬는지 논평조차 없이 넘어갔다. 시 주석은 자주 6·25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 보가위국(保家衛國)의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추켜세운다. 이에 맞춰 중국에서는 침략을 애국으로 미화한 6·25전쟁 영화·드라마가 전국을 휩쓸었다. 시 주석의 비뚤어진 중화주의 역사인식은 외교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빈 방문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홀대하고, 취재 중인 한국 기자를 폭행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게다가 사드 기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중국 내 영업을 방해하고, 중국인의 한국 여행과 한국문화 소비를 제한했다. 시 주석은 항상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부르짖는다. 그는 아편전쟁 이후 서양·일본에 영토·문화를 짓밟힌 역사를 굴욕이라 여기고, 중국공산당의 지도 아래 부강하고 찬란한 중화주의 국가·문명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호기롭게 밝힌다. 그가 좇는 ‘중국몽’(中國夢)에서 한국은 그저 속국이거나 변방인 것처럼 보인다.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화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는 언동에서도 중화주의의 불편한 심기를 느낀다. 중국에 ‘중화국치지도’(中華國恥地圖)가 있다. ‘나라의 치욕을 보여 주는 지도’라는 자극적인 이름이 붙어 있는데, 중국이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한 시기에 학교교육에서 사용했다. ‘중화국치지도’의 국경선은 지금 중국의 거의 두 배나 되는 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동해 한복판을 지나 대한해협을 거쳐 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남중국해·인도차이나반도 등을 중국 영토에 집어넣고 인도 북부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아시아 대부분과 몽골·연해주·사할린·조선도 모두 중국 땅이다. 조선 옆에 1876년 독립, 1895년 일본 점령이라고 써 놓았다. 조일수호조약을 계기로 조선이 중국에서 벗어나고,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패함으로써 일본에 빼앗겼다는 뜻일 게다. ‘중화국치지도’를 배우면 의분에 차서 영토 수복을 꿈꾸게 된다. 중국은 1980년대까지 ‘중화국치지도’ 식의 역사관·영토관을 역사·지리 수업을 통해 가르쳤다. 1989년 6월 천안문광장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이후에는 전국에 애국주의교육기지를 설치해 중화민족주의 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나는 15년 전쯤 헤이허(黑河) 기지를 관람했는데, 전시가 아주 자극적이어서 제3자인데도 러시아에 빼앗긴 연해주를 수복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중화민족주의 교육을 100년이나 계속했으니 중국인의 역사·영토 의식이 얼마나 강렬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중국은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을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표명하는데, 공연한 허풍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경 변경이나 영토 확장이 전쟁을 통해 가능하다는 무서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패를 예의 분석하며 러시아를 암묵적으로 성원한다. 게다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역사관·영토관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미국 텍사스 공군기지의 정찰·정보 교육기관은 아시아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영토전쟁에 대비한 훈련에서 ‘중화국치지도’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러시아·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는 타산지석이다. 윤석열 정부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역사관·안보관을 다잡아 국력 배양과 국민 통합에 진력하기 바란다. 정도를 걸으면 역사에 남는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평소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배 방법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또 분갈이를 해 줘야 하는지, 식물이 시들어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와 같이 보편적인 방법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간혹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구체적인 질문도 있다. 가령 고무나무를 재배하다 시든 줄기를 꺾었더니 절단면에서 흰색의 끈적한 액체가 나왔다며, 액체의 정체는 무엇이며 피부에 안전한지를 묻는 경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화훼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엽식물이 방출하는 액체는 인체에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유포르비아속과 같은 식물 중에는 경미한 피부 염증이나 눈 염증을 유발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관엽식물들이 방출하는 흰색 유액은 라텍스로서 물, 단백질, 탄닌, 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칼리 함량이 높은 고독성 수액을 방출하는 식물일수록 인체에 유해하다.집에서 재배하는 관엽식물이 흰색 유액을 방출하는 이유는 이들의 고향인 사막은 너무 척박해서 식물이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식물은 동물에게 유해한 성분을 방출하고, 동물에 의해 손상된 줄기와 가지, 잎 절단면을 재빨리 치료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라텍스를 방출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나 체액 손실로부터 조직을 지켜 내야 했다. 나는 식물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릴 때마다 손으로 식물을 만진다. 줄기와 잎, 꽃과 열매를 세밀하게 해부하고 관찰하다 보면 식물의 향기가 손에 물들거나 식물에 붙어 있던 흙이나 곤충이 달라붙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관찰 중간중간 손을 깨끗이 씻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하, 라벤더와 같이 향이 아주 짙은 허브 식물은 특유의 향이 며칠이고 손에 남아 있던 적도 있다. 잣나무를 그릴 때에는 시원한 바늘잎나무의 향기에 취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잣나무의 점액질에 의한 끈끈한 촉감이 문제였다. 잣나무 가지에 달린 구과가 녹색으로 익어 가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막 채집해 온 잣나무를 사무실로 가져와 스케치했다. 왼손으로 구과가 달린 나뭇가지를 들고, 오른손으로 스케치를 하다가 잎을 떼고 열매를 이리저리 정신없이 관찰하던 중, 거미줄과 같은 끈끈한 액체가 내 손과 연필, 종이를 휘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잣나무 구과에서 나온 점액질 때문이었다. 곧바로 관찰을 멈추고 손을 씻었지만 액체는 잘 씻기지 않았고, 점액질이 가진 강력한 끈끈함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나무가 방출하는 액체를 흔히 수액이라고 한다. 수액에는 레진이라는 끈적한 접착 성분이 있다. 레진은 상처가 난 부위를 보호해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를 막아 내는 역할을 한다. 나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셈이다. 잣나무가 속한 소나무과 식물에게서 방출되는 수액은 흔히 송진이라고 한다. 식물이 방출하는 수액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때로 생존을 위한 공격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내 작업실에는 긴잎끈끈이주걱이 있다. 7년 전 벌레잡이식물을 연구하는 동료가 선물한 개체가 세 개의 화분으로 번식했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이들은 끈끈한 점액질이 잎 표면의 선모 끝에 동그랗게 뭉쳐 있다. 이 점액질은 고무나무나 잣나무의 점액질과는 다르게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작은 동물, 곤충을 잡아먹기 위한 공격 수단이다. 척박한 습지가 고향인 끈끈이주걱은 종종 다가오는 곤충이라도 잡아먹으며 양분을 충족해 살아야 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곤충을 잡기 위해서 강력접착제와 같은 점액질을 표면에 방출해 지나는 곤충을 붙잡았고, 점액질에 의해 잎에 달라붙은 곤충은 차츰 녹아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먹이가 됐다. 인간은 식물의 생존전략조차 인간의 방식대로 이용해 왔다. 화학 접착제가 발명되기 전 자작나무 수액을 접착제로 이용하고, 고무나무의 라텍스로부터 고무를 발명했고, 그렇게 문명이 발달했다. 소나무의 수액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줄 거라는 소망으로 송진을 약으로 먹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그림을 그리다 만나는 식물의 끈끈한 액체는 마치 식물의 경고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함부로 채집하지 말라는 경고, 또 함부로 만지지 말라는 경고. 포인세티아를 그릴 때 내 손바닥을 흰색으로 물들였던 흰 점액질, 애기똥풀을 관찰할 때 스케치 종이를 노랗게 만들었던 노란 수액 그리고 잣나무를 그리는 동안 나를 꿉꿉하게 했던 끈끈한 액체 모두 동물을 향한 식물의 저항이었다.
  •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연일 택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도시교통실장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걱정이 앞서는 나날이다. 수십년간 교통 분야를 지켜봤지만 최근같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고심하게 되는 때가 없었다. 이유는 전통적인 제도권 내의 교통 운영 상황이 최근 1~2년 새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허와 제도라는 틀 속에서 운영됐던 운수사업 생태계는 더이상 예전 같지 않다. 정보기술(IT)을 등에 업은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바꿨고, 배달 플랫폼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는 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각 계층의 목소리도 서로 다르다. 택시업계는 지속적인 요금 인상과 법에 의한 업력 보호를 원하지만, 이용자는 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높을뿐더러 공급의 대폭 확대를 희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 폭등이라는 변수까지 나타났고, 부족한 택시를 타다가 우버로 늘리자니 반대가 앞섰다. 택시 종사자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도 외면할 수 없다. 공존 없이 논쟁만 무성하다 보니 명제보다 해법 없는 모순만 계속되는 것이다. 심야시간에도 시민의 삶은 지속돼야 한다. 서울시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 중이다. 개인택시 부제해제, 심야전용택시 확대를 시행했고 올빼미버스 대폭 확대, 지하철 막차 연장 등 대중교통 공급력을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택시 리스제 도입을 위해 과기부 규제 모래주머니 해제를 신청하는 등 추가 해법도 고심 중이다. 단 1%의 효과라도 있는 모든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중교통 차원의 공급을 확대했다면 이제는 중요한 논제를 바라볼 차례다. 택배·배달업으로 이탈한 기사가 돌아오도록 유인책을 확보해야 한다. 국토부가 의견을 낸 탄력 요금제의 경우 일부 고급·대형승합택시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근본적으로 요금 체계 자율화, 요금 조정 등 기사들의 소득이 실효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발전된 수익 구조, 그리고 타 업계 수준의 소득 수준 확보가 관건이다. 이런 때일수록 상생과 공감대 마련은 난제 해결의 핵심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절차를 밟아 법 개정 등 제도화를 속도감 있게 반영하고, 시범 사업 도입에는 열린 마음으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맞고 틀리다는 식의 논쟁이 아닌 정부, 전국 지자체, 모든 관계자가 함께 나서야 한다. 12월이면 연말연시 택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두 번째 쓰나미가 오기 전부터 모든 제도를 총동원해야 대응할 힘을 기를 수 있다. 병아리와 어미닭이 함께 알을 쪼아 새 생명이 태어나듯, 머리를 맞대 ‘줄탁동시’의 자세로 임해야 할 때다.
  •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공정은 수년간 한국 사회의 역린이었다. 잘나가던 정치인, 연예인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를 했다는 이유로 몰락했다. 불공정 프레임(생각의 틀)은 외국인·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씌워지기도 한다. 세상을 공정한지, 아닌지로만 나눠 보는 이분법 사회에서는 다른 가치로 현상을 바라보는 게 어려워졌다. 자칫 약자 혐오로까지 이어진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3회에서는 공정이 때때로 혐오의 숙주가 되는 모습을 살펴봤다.“‘파업할 시간에 다른 직장이나 알아봐라’ 같은 댓글이 많이 달렸었어요. 그때는 그게 혐오인 줄도 몰랐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인 정연홍(42)씨는 청춘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는 2004년 KTX 1기 승무원으로 입사했다가 2년 6개월 만에 해고당한 280여명 중 1명이다. 코레일은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되면 정규직으로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회사만큼이나 정씨와 동료를 몰아붙인 건 일부 여론이었다. 승무원의 집단행동을 ‘떼쓰기’로 규정했다. 그들의 요구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악플(악성댓글)뿐 아니라 얼굴을 드러낸 혐오도 있었다.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2008년 대학 수업에서 KTX 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다뤘는데 한 학생이 ‘날로 정규직이 되려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당시 수강생들의 주류 정서였다”고 전했다. 정씨는 “‘정직원이 되려면 시험을 다시 보라’는 악플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정규직을 원해 싸운 게 아니라 승무원이 안전 등 주요 업무를 하는 만큼 약속대로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와 동료들은 1·2심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는데 이때 KTX 판결을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 2018년에야 코레일 정규직 직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불공정 채용의 수혜자가 아닌 불공정 재판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문규직·하퀴벌레 ‘KTX 사건’은 공정이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과 근로 여건이 열악한 비정규직 등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을’(乙)들이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 이후 흔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추진 과정(2017~2022년)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국내 비정규직 비율은 28.3%(2021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기준) 중 두 번째로 높았기에 고용 안정성과 질을 높이려면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주류 여론은 싸늘했다. 애초 정규직이었던 직원들은 ‘문규직’(문재인 정부 때 전환된 정규직)이라는 혐오성 짙은 표현까지 써 가며 비판했다. 이들의 분노와 혐오를 읽는 핵심 키워드는 ‘능력주의’와 ‘보상심리’다. 피나는 노력으로 좁은 취업문을 통과했고, 그 대가로 정규직 사원증을 받은 건데 제대로 된 시험도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는 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 비정규직 혐오로 이어진 능력주의 문재인 정부 때 비정규직 수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한 공사의 직원 A씨는 “기존 정규직은 대학 졸업할 때쯤 어려운 시험을 봐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는데 그저 오래 다녔다고 정규직을 시켜 주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 “막 입사한 사원일수록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휴양시설 이용권 등 회사의 복지 자원은 그대로인데 나눠 써야 하는 사람이 몇천 명 늘어나니 경쟁이 심해졌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분노가 컸던 이유도 비슷하다. 불공정한 인사 탓에 공채 시험을 통과한 능력주의의 승자가 차지할 몫이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가 주축이 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의 송시영(31) 위원장은 “저희 세대는 취업문이 워낙 좁아 여러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치열하게 해야 했다”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화는) 그 노력의 대가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시험만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고 그 결과를 계급처럼 받아들인다”면서 “건강한 사회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분노와 혐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2018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2020년)의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교통공사는 무기직과 정규직의 직급체계가 완전히 달랐는데 이를 통합해 논란이 커졌다”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예산을 통제하는 상태에서 정규직화 속도만 올리다 보니 기존 정규직의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때 원청 정규직들이 ‘하퀴벌레’(하청+바퀴벌레)라는 멸칭까지 쓰는 등 혐오가 멈추지 않고 있다. # 치안조무사 특정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도 그 바탕엔 능력주의가 깔려 있다. 여성경찰을 둘러싼 비난이 대표적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경찰이 됐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직 내 여성인력 확대 방침의 일환으로 2018~2021년 경찰 전체 채용 인력의 24.2%를 여성으로 뽑았다. 2016년과 비교해 14.4%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여경 불신론은 몇 가지 사건 탓에 커졌다. 2019년 5월 한 여경이 취객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번졌다. ‘치안조무사’(물리력이 필요한 치안 현장에서 여성은 보조적 역할만 한다는 뜻)라는 혐오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후 여경들은 일상에서 혐오·차별적 시선을 마주한다. 경남 지역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32·여) 순경은 “같은 인적사항이라도 남경이 물으면 잘 대답해 주지만 여경이 물으면 ‘그걸 왜 얘기해 줘야 하느냐’고 따져 승강이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작 사건 처리에 써야 할 시간을 까먹기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경 비율은 14.4%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면서 “젠더·가정폭력 등이 발생하면 여경의 출동이 효과적이지만 이조차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초교생도 “가난은 무능력 탓” 능력주의라는 안경을 꼈을 때 ‘실패자’로 보이는 이들을 혐오하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새 초등학생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등의 단어가 쓰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임대아파트 입주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오 작가는 “아이들이 교실이나 유튜브 등에서 성공 못 한 사람에 대한 혐오를 쉽게 접한다”며 “개인이 어려움에 처한 데는 사회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 이유가 있는데도 무조건 노력 부족 탓으로만 보는 시선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 기균충·엘사 일부 대학 신입생은 ‘기균충’(기회균등전형+충(蟲)), ‘지균충’(지역균형전형+충(蟲)) 등의 표현을 쓰며 특정 입시 전형 합격자를 깎아내린다. 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만 보면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닐 자격이 없으며 학업 능력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 한 유명 사립대의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농어촌 전형 삭제가 시급하다’거나 ‘읍면 지역도 다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수 있는데 왜 별도 전형이 필요하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재학생인 C(23·남)씨는 “조모임만 해 봐도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애들은 못하는 티가 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상무(전 인천 문일여고 교사)는 “농어촌 지역 학생은 입시 정보가 도시권 학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온라인에서 표면적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맞춤형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극우 사이트 ‘무임승차론’으로 공격 ‘일베’(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임승차론’을 앞세우며 약자를 수시로 공격한다. 우리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5·18 유공자가 형평에 어긋나게 과한 예우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식이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권리인 평등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한 형평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예원 기자
  •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모두가 “정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통찰력 있는 진단과 처방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정치학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정치혐오에 기대거나 소수 팬덤을 동원하려는 얕은 유혹을 넘어선 정치의 본뜻을 고찰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1. 정치학 개념 중에는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뒤늦게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게 ‘민주주의’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 즉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옳고 그름을 교육받지 않은 이들이 공익을 어떻게 판별해서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주의? 그건 일종의 광신자들의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말이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가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이마누엘 칸트 말마따나 “이성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획득하기 전까지” 그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나 주장들이 광신으로 비난받곤 했는데, 민주주의야말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포퓰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말은 19세기 말 미국과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포퓰리즘은 산업화에 밀려나기 시작한 농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적 대중운동이었다. 철도의 확장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배하던 은행 대출에 자신의 토지가 결박당한 자영농민들의 박탈감을 반영했다. 그들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퓰리즘에는 농본주의와 인종주의 거기다 반유대주의까지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러시아 포퓰리즘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 농민들이 겪는 곤경을 안타깝게 생각한 도시 인텔리겐치아의 문화운동에서 출발했다. 일부는 황제 암살 같은 방식으로 농민들이 가졌던 원한을 해결하려 했고, 일부는 러시아 농촌의 전통을 찬미하는 문예운동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러시아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포퓰리즘이 농촌에서 산업 도시로 이주해 온 하층 도시민들의 광범한 정치운동으로 나타난 것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였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중심이었다. 이 시기 포퓰리즘은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운동과 나란히 발전했는데, 이 두 이념 운동보다 하층민의 정서에 잘 부응하면서 큰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포퓰리즘은 초기엔 기득권과 엘리트,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종 현상이 포퓰리즘의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 포퓰리즘이다. 특히나 특정한 이념적 지향과 상관없이 좌우를 넘나들며 대중적 불만을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언제든 위세를 떨쳤던 정치운동이 포퓰리즘이다. 3. 처음부터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주주의가 만들어 내는 대중적 현상의 하나로서 팬덤 정치를 좀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꽤나 합리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정치체제가 그러하지만 민주주의는 특히나 더 인간의 나약한 정념과 불합리한 기대를 동반한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꽤 규모 있는 요구가 표출될 때는 더더욱 일관성 없는 무정형성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역동적이게도 하고 또 어렵게도 만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치 있게 운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우리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다뤄 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선용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 역시 찬반의 소모적 논란에 맡겨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우리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포착하고 또 개선해 가기 위해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광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패나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덤은 우리말로 광신과 열광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성(reason)과 대비되는 의미의 열정·정념(passion)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팬덤은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 비판적인 사유의 계보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주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토론 가능한 주제로 따져 보려면, 논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념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형론은 물론 인과론, 나아가 규범적 평가를 위한 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다. 팬덤 정치는 기존 정당정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팬덤 정치는 전통적인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팬덤 정치가와 정당 정치가, 팬덤 지지자와 정당 지지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경선·권리당원·여론조사 등 정당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은 팬덤 정치 확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팬덤 정치가 진영 양극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 역시 팬덤 정치에 대한 개념화 없이는 제대로 따지기 쉽지 않다. 4.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팬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자신만의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정치가가 더 많은 지지를 추구하고 자신에게 권위자원을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대중 정치에 부수되는 ‘귀여운 비용(費用)’이다. 안철수 현상 같은 사례에서 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때는 특정 인물을 통해 변화의 욕구를 표현하는 사회현상 내지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주목을 받다 사라지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정치 현상일 때도 많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다르다. 그 핵심은 기존의 정당 규범이나 정치 규범을 무시하거나 우회, 혹은 때로 공격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지지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정치를 좀더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팬덤 정치가는 정당 정치가 기득권과 특권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정당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여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당도, 권력도 장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당을 바꾸고 지배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동료 정치인과의 공존과 협력을 통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팬덤을 이용해 기존 정치를 제압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팬덤 정치를 개별 정치인의 개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특징은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에서 정치과정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지지자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의 집합적 열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팬덤은 제도화를 거부하는 대중적 열정에 그 본질이 있다. 제도화는 정념과 열정을 배제한 이성적 기획을 뜻한다. 팬덤은 그럴 수 없다. 팬덤은 계속 열정을 동원해야 하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를 평화로운 조정보다는 적대적 싸움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한다. 종북, 친일, 적폐 세력과 싸우는 건 소명이나 다름없다. 팬덤 정치가의 존재도,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도 그것에 복무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정형성이나 안정성은 팬덤의 본질과 충돌한다. 새로운 운동성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팬덤은 지속가능하다. 팬덤 정치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심지어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할 때도 있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변성, 운동성, 비전형성 때문에 팬덤 정치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대중적 에너지로 이해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유사 포퓰리즘처럼 보이기도 한다. 5. 팬덤 지지자들이 적극적 시민성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당의 문화나 전통, 규범,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치 과정과 절차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최종적 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여하고자 하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다만 그것이 연대와 협력, 공익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보다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자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정치, 정당, 의회, 언론,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가를 믿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자유주의적 시민성은 물론 공화주의적 시민성의 이상과도 거리가 먼 특별한 시민이다. 때로는 혁명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다. 격렬한 선의는 있으나 자신의 선의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돈과 표와 열정을 가진 팬덤 시민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 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언론이나 시민운동, 지식사회 역시 팬덤 시민들의 영향력에 굴복한 지 오래다. 강렬한 정견을 가진 팬덤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두 개의 큰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사나운 얼굴을 하고 공격을 주고받는 일에 이들도 익숙하다. 싫든 좋든 팬덤 정치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시대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본격적으로 따져 볼 때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BTS랑은 딴판”… ‘자진입대→해외파병’ 레전드 스타 재조명 [넷만세]

    “BTS랑은 딴판”… ‘자진입대→해외파병’ 레전드 스타 재조명 [넷만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적용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군복무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대체역 검토’라는 정부 측 발언이 나온 지난 1일 온라인에서는 ‘팝 레전드’ 엘비스 프레슬리의 복무 스토리가 다시 한번 회자됐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톱스타가 자진 입대 후 여느 병사와 다름없이 군 생활을 마친 이야기는 입대를 최대한 미루면서 정치권에서 ‘특혜’를 먼저 퍼주길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듯한 방탄소년단의 현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는 1950년대 세계적인 팝스타 엘비스의 군복무를 다룬 과거 기사 일부가 올라왔다. 엘비스가 1957년 미국 국방부의 징집대상에 오르자 육·해·공군은 전례 없는 파격 조건들을 내걸며 그를 데려오려 했다. 그러나 엘비스는 ‘엘비스 중대’ 창설, 개인 숙소 제공 등 조건들을 모두 뿌리쳤다. 이듬해 3월 엘비스는 “나는 이제 평범한 젊은이에 불과합니다. 병역의 의무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특별한 대우도 바라지 않습니다”고 밝히고 홀연히 입대했다. 엘비스는 기초훈련을 마친 후 아직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여전히 아른거리던 당시 서독에 배치돼 제1 미 기갑사단에서 18개월 동안 복무했다. 당시 육군 문서는 모범적인 그의 군 생활을 기록했고, ‘애국청년’ 이미지까지 얻은 엘비스는 제대 후에도 변치 않은 인기를 이어갔다.이 같은 엘비스의 이야기는 이날 국회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어떻게 하면 특혜를 줄지를 두고 국회의원과 국방부 장관, 병무청장 등이 논의하던 상황과 대비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BTS 이 사람들만 빼주자는 게 아니다. 제2, 제3, 제4의 BTS가 계속 나오도록 국가적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군복무 면제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 확대를 요구했다. 성 의원은 “BTS가 빌보드에 1회 우승을 하면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 아느냐. 1조 7000억원이다. 계산해 보니 10년 동안 BTS가 약 56조원 정도의 국가적 부를 넓히는데 도움을 줬다”며 병역특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이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군에 오되 군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해외 공연 일정이 있으면 얼마든지 출국해서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병역특례 확대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배려’를 해줄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기식 병무청장 역시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대체역 근무라는 큰 틀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회수 30만건을 넘어선 엘비스 관련 글에서 펨코 이용자들은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국회에서의 발언에 비춰볼 때 입대를 하더라도 일반 장병들과 동등한 복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듯 “팬덤 이름은 아미, 가수는 군캉스”라는 댓글은 가장 많은 추천을 얻었다. 다른 펨코 이용자들은 “그 군캉스도 안 가겠다고 드러눕는 상황임”, “면제해주면 유승준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한국 가수 취급 안 할 거다”, “그냥 입대하는 다른 일반 남성들 바보로 만드네” 등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콘서트 수입은 국방부가 거져가서 현역 장병, 예비군 복지 재원으로 쓰면 찬성”, “능력에 따라 대우해주는 건데 뭐가 문제?” 등 소수 의견도 보였다.다른 여러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가능성에 공분했다. ‘개드립넷’에서는 관련 기사를 전한 글에 “저러고 부모 없이 동생 먹여 살려야 하는 흙수저나 뇌졸중 있는 사람은 끌고 감”, “개인의 영달에 따라 의무를 차등 적용하면 그 시점에서 이미 망한 거다”, “코리아 카스트 제도” 등 월드스타의 자리에 오르며 이미 특권층이 된 방탄소년단과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군복무를 이행해야만 하는 서민 남성들의 현실을 비교, 한탄하는 내용의 댓글이 많았다. 군 문제에 가장 민감한 20~30대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일수록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이슈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몇 해 전만 해도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하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 시점이 다가오자 모호한 입장만 내놓은 채 입대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여론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인정받으며 ‘제2의 비틀스’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수십년 전 전설적인 선배 팝스타 엘비스처럼 모범적인 모습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선한 영향력’은 저버리고 특혜만 바란 연예인으로 남을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 이미 1년 연기 혜택을 받은 방탄소년단에게 추가로 병역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맏형 진(본명 김석진)은 올해 안으로 입대해야 하는 만큼 방탄소년단이 어떤 그룹으로 남을지를 아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화재 현장 남몰래 네 번… 영등포 그 사나이[현장 행정]

    화재 현장 남몰래 네 번… 영등포 그 사나이[현장 행정]

    “무더위에 고생할 주민들을 위해 신속하게 단전과 단수 상황을 해결해야 합니다.” 여름철 화재는 무더운 날씨로 이재민들의 고통이 커지기 마련이다. 재난 상황일수록 민생을 직접 챙기는 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화재 현장을 이틀간 네 차례나 방문해 복구에 일손을 보탠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후 문래동의 한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아파트였다. 화재는 36분 만에 진화됐지만 정작 문제는 전기 배전반과 수도 배관이 손상돼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는 점이었다. 222가구 52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최 구청장은 이날 오후 화재 현장을 찾아 철저한 원인 분석을 당부한 데 이어 이날 밤 단전과 단수 민원이 접수되자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승강기 운영이 중단된 건 물론 무더위를 식혀 줄 에어컨과 선풍기를 돌릴 수 없었다. 식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최 구청장은 현장에서 “이재민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라”고 구청 직원들에게 지시했고, 이에 민원 접수 2시간 만인 자정 즈음에 남부수도사업소로부터 아리수가 지원됐다. 이튿날에도 최 구청장의 ‘현장행정’은 계속됐다. 20일 오전 9시에는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가 마련돼 외부에 비상발전기를 설치하고 지하층 내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최 구청장은 한국전력과 영등포소방서에 직접 전화해 “신속한 복구를 위해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70여명의 구청 직원들과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5층까지 계단을 통해 식수를 집집마다 전달하는 작업에 동참했다. 최 구청장은 오후에도 네 번째로 현장을 찾아 “더운 날씨에 고통받는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다시 지시했다. 이에 구청의 대응 수위는 높아졌다. 아리수 공급과 더불어 임시 거처 마련 및 이동 지원, 식사 지원 등이 이뤄졌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던 2가구 5명은 구 임시 거주시설에 입소했다. 지역 사회의 지원도 뒤따랐다. 지역의 한 도시락 업체는 120개의 도시락을 후원했다. 사회복지협의회는 손소독제와 마스크, 치약·칫솔 세트 등을 내놨다. 문래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자원봉사를 왔다가 3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전기와 배수관, 승강기 등에 이어 완전 복구됐다”면서 “구청장과 구청 직원들이 구민들의 삶을 직접 챙기는 지방자치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건설, 교량 건설에 ‘선제작 후 조립’ 공법 개발…탈현장시공 속도

    현대건설, 교량 건설에 ‘선제작 후 조립’ 공법 개발…탈현장시공 속도

    현대건설이 교량 하부구조 시공에 ‘선제작 후조립’(PC)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며 건설현장의 탈현장시공(OSC)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교량 하부구조 전체에 PC공법 적용이 가능한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해 실물 모형에 대한 구조성능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1일 밝혔다. 탈현장시공이란 건물의 자재와 구조체 등을 사전에 제작한 뒤 건설현장에서 조립하는 기술로 현장생산방식에서 공장생산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기둥, 보, 슬라브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건설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PC공법 역시 탈현장공사의 일환이다. 현대건설 측 설명에 따르면 기존 교량공사에서는 교량의 상부구조만 PC공법이 가능했으며, 교량의 하부구조는 현장에서 철근을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시공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이로 인해 철근 조립에 많은 시간과 인원이 투입되고, 높은 곳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안전 우려, 도심지 교량공사의 교통혼잡 유발 등의 단점이 있었다. 이에 현대건설은 교량의 기둥 및 기둥 위에 설치돼 상부구조를 지지하는 구조물인 ‘피어캡’ 등 교량의 하부구조 전체를 PC공법으로 제작할 수 있는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고 실물 모형에 대한 구조성능실험을 마쳤다. 피어캡과 기둥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할 경우 품질 관리가 용이하며, 기초판 공사와 병행할 수 있어 기존 시공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게다가 사전 제작한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야간에 적은 인력이 단시간에 공사를 마칠 수 있어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방파제 상부에서 파도가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월파방지공 공사에도 PC공법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기존 방파제 공사의 경우 파고가 높은 바다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데, 해상 작업의 특성상 작업 가능 일수가 적으며 바닷물이 침투하면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건설은 방파제 상부구조의 외벽을 사전에 블록 형태로 제작해 거치한 뒤 이를 영구 거푸집으로 활용하는 ‘부분 PC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부유식 공항 등 항만구조물 시공에도 비슷한 형태의 PC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교량 및 방파제 공사 등 토목 분야 외 건축 분야에서도 PC공법을 적용하는 등 건설현장의 탈현장시공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탈현장시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4차 산업에 따른 다양한 탈현장시공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건설현장의 선진화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 [속보] 7월 무역수지 46억7000만달러 적자…14년만에 4개월 연속 적자

    [속보] 7월 무역수지 46억7000만달러 적자…14년만에 4개월 연속 적자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수출보다 수입 증가 폭 더 커우리나라 7월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해 넉달 연속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넉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늘었지만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 늘어나면서 7월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러한 내용의 7월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 수입은 21.8% 오른 65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약 6조900억원) 적자를 보여 지난 4월부터 넉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넉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만의 일이다. 수출액은 기존의 7월 최고 실적인 지난해 7월(555억달러) 대비 52억달러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주요국의 긴축 정책과 조업일수 감소(-1.0일)에도 21개월 연속 증가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석유제품 등 7대 주요 품목이 늘었다. 석유제품·자동차는 역대 1위를 기록했고, 반도체는 역대 7월중 1위다. 지역별로는 중국,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은 줄었다. 미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유럽연합(EU) 등은 올랐다. 미국·인도는 역대 월 기준 1위이고 아세안·EU는 역대 7월중 1위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되면서 최근 수입은 5개월 연속 600억달러대를 웃돌았다. 특히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동월(97억달러) 대비 87억달러 증가한 185억달러를 기록하며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산업부는 “최근의 무역적자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로마제국 역병 그리고 흑사병… 이타주의가 흥망성쇠 갈랐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로마제국 역병 그리고 흑사병… 이타주의가 흥망성쇠 갈랐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경계를 넘나드는 역사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차용구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가 국내외 이슈를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진단하는 ‘비아 히스토리아’(via historia)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라틴어로 via는 ‘길’과 ‘여행’, historia는 ‘역사’를 뜻합니다. 따라서 비아 히스토리아는 역사가 걸어온 길, 즉 ‘역사의 길’을 의미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는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철학자로서 어떻게 해야 훌륭한 통치자가 될지 성찰하는 ‘명상록’을 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철인황제(哲人皇帝)도 후대에 그의 이름을 따서 ‘안토니누스 역병’으로 불린 감염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로마제국은 ‘팍스 로마나’, 즉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구가했지만 서기 165년부터 20여 년간 계속된 질병으로 서서히 위기에 빠져들었다. 천연두로 알려진 이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구의 20~30%가 사망하자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로마제국은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국력도 약해졌다. ● 인류와 공존해 온 감염병 로마제국은 3세기 중반에 ‘키프리아누스 역병’이 번지면서 다시금 큰 혼란을 겪었다. 도로에 버려진 시신이 먼지처럼 취급될 정도로 전염병 앞에서 감염된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방치됐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늙은 부모를 방치하면서 거리에서는 감염자가 굶어 죽었고 감염된 시신 또한 넘쳐났다. 무엇보다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가 거의 당연하게 여겨졌다. 가급적 ‘빨리 그리고 멀리 도망가서 되도록 늦게 돌아오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던 시절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대다수에게 감염병은 가혹한 형벌과 같았다. 하지만 감염병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동시대 로마인들의 이기적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인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신자들에게 병에 걸린 이웃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돌보라고 권했다. 부유한 신자들은 기금을 출연하고 가난한 자들은 봉사를 하도록 했다. 공동체에 대한 신자들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면서 신자와 비신자 구분 없이 모든 취약 계층을 도와주고 치료하도록 고무했다. 심지어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고 살해했던 사람들도 도와주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계명을 준수하며 모든 인간에 대해 인자(仁慈)를 실천한 것이다. 키프리아누스는 감염된 자들을 돌보는 것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훈련이라고 신자들에게 강조하면서 “악을 선으로 이기고, 관용을 베풀고,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 자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쳤다. 위기 상황일수록 지도자의 통치철학과 리더십이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순교를 갈구하면서 환자에게 음식물을 주고 그들을 보살폈다. 그러다가 감염되기도 했지만 이를 자발적 순교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보는 자들이라는 ‘파라볼라노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얻었다. 이러한 끊임없는 자선과 선행은 가난한 자와 부자 사이에 공동체적 연대를 불러왔다. 교회의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빈민 구호 활동은 박해받던 종교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결국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자기희생 정신이 자기중심적인 로마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것이다. 질병 치료에 앞장서서 살신성인의 순교정신을 실천한 그리스도인들의 이타적 행동은 재난 상황에서 더 많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안토니누스 역병’과 ‘키프리아누스 역병’이 발병하던 시기에 그리스도교 신자의 수가 4만명에서 600만명으로 급증했다. 교회 규모가 150배 늘어난 것이다. 로마제국 인구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전염병이 유행하던 때 희생양을 찾으려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비약적인 성장이다. 교회 지도자들의 솔선수범, 공동체의 끈끈한 유대감, 비신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고민, 이를 신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교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이러한 성공 사례는 코로나19로 절망에 빠진 우리 국가와 사회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사즉생(必死卽生), 즉 대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으면 오히려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 유럽을 강타한 최악의 재앙 흑사병 14세기 중반 유럽 사회에는 흑사병이라는 뜻밖의 전염병이 널리 유행했다. 불과 6년 만에 인구의 3분의1에서 2분의1 정도가 사망한 엄청난 재앙이었다. 격리를 뜻하는 영어 ‘쿼런틴’(quarantine)은 ‘40일’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quaranta giorni’에서 유래했다. 이는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 때 항구로 들어오는 배의 선원들을 지정 장소에서 40일 동안 격리한 데서 비롯했다. 도시 간 왕래와 모임 금지, 공중위생과 환경 개선 조치를 취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신을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구덩이를 깊게 파고 매장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부유한 자들은 비축한 음식물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인근 교외로 피신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은 생계를 위해 거주지 인근에 머물러야 했기에 전염병에 집중적으로 희생됐다. 결국 흑사병은 생활 환경이 열악한 ‘방역 사각지대’인 빈민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일 출근하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일용직 노동자, 택배·배달 노동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콜센터 노동자 등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과 같다. 고위 성직자들은 근무지를 무단으로 벗어나 교구 외곽의 안전한 곳에 머물렀다. 지도층은 자기희생이라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을뿐더러 위기를 극복할 지혜도 부족했고 장기적인 안목도 갖추지 못했다. 무능한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불안한 시민들은 허위 정보, 음모론에 의존하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언행을 일삼았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은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 사람들을 죽이려 한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고, 평소 유대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이를 빌미로 유대인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던 오늘날 중부 유럽 지역에서만 1348년에서 1351년 사이에 400여 개가 넘는 도시와 마을에서 유대인이 죽임을 당했다.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 당시에도 ‘조선인이 일본인들이 마시는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그 소문을 믿은 일본인들이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했던 뼈아픈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거짓 소문, 정치 프로파간다, 부정확한 정보가 반복적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하지만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불만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힘없는 약자에게 행하는 차별과 폭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자 문제의 원인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흑사병을 신이 인간의 죄를 징벌하는 것이라고 보아 진정한 참회를 해야 한다며 스스로 몸에 채찍질을 하는 채찍질 고행단이 등장했다.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웃을 대신해 모든 것을 내 탓(mea culpa)으로 돌리는 자발적 고행은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주었다. 고통 분담을 외면하지 않고 솔선수범해 사회적 책임을 온몸으로 떠맡았기 때문이다. 감염병 때문에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살을 파고드는 채찍 소리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사회 지도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몸담은 조직의 무능함과 모순을 드러내고 개혁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요인이 됐다. 흑사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교회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위신도 크게 떨어졌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특정 종교 단체의 사례이지만, 고대의 역병과 중세의 흑사병이 불러온 위기에 대응했던 서로 다른 양상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 사회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의 올바른 상황 인식 능력에 달렸다. 둘째, 지도부는 문제의 근원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이겨 내려면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따를 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약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사회는 국제적 신뢰를 잃을 것이다.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들을 핍박했던 원수에게조차 자비를 베풀었기에 감염병이 돌 때마다 개종자 수가 늘었음을 기억하자. 위기 상황에서 진정성이 신뢰라는 자본을 쌓은 덕분이다.마지막으로, 이타주의는 감염병 위기를 헤쳐 나가는 주요 대처 방안이다.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도 “타인의 불행은 내게 재앙이 된다”고 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탈리는 이타주의를 앞세운 국가와 국민만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역사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해야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 당기는 입학, 불붙은 반발… “15개월 차이 괜찮다고?”

    당기는 입학, 불붙은 반발… “15개월 차이 괜찮다고?”

    학제개편 추진에 학부모들 ‘멘붕’“연초로 출산시기 맞췄더니 손해”맞벌이 돌봄공백 등 부작용 우려 유치원 교사 등 대량 실직 가능성  시민단체는 ‘취학 저지’ 집단 행동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앞당기는 내용의 학제개편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장에선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다 빨리 공교육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하면 새롭게 바뀐 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피해를 입고 학부모 부담도 커질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교육부가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 정부 업무계획에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대통령 공약에도 없던 학제개편 이슈가 갑자기 부처 업무보고 때 등장하면서 현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4년에 걸쳐 만 5세 아동을 일정 비율로 나눠 입학시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지만 해당 기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 부모는 검증되지 않은 교육 정책의 시험 대상이 된 것 같다며 불만이 큰 상황이다. 교육부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는 2018년 1~12월생과 2019년 1~3개월생이 함께 입학해 같은 해 학교를 다니는 아이끼리도 최대 15개월 차이가 난다. 특히 또래 아이보다 뒤처지지 않도록 출산 시기를 일부러 연초로 맞춰 계획 임신을 한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교육부 방침에 이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쌍둥이 자녀를 낳은 황모(37)씨는 31일 “부모 사이에서는 출산 시기를 연초로 계획하는 게 대세”라고 말했다. 황씨는 “실제로 초등학교 2학년인 3월생 큰 조카는 반에서 키가 2번째로 크고 적극적인 성격인 반면 12월생인 둘째 조카는 유치원에서 체격이 세 번째로 작아 스스로 위축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들었다”며 “개월 수에 따라 발달 차이가 엄청나게 큰데 한 학년에 1월생과 12월생이 또래 집단으로 묶인다면 그 안에서도 체격이나 적응력 등이 차이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은혜(31)씨는 “어린 아이일수록 발달 상황이 너무나도 다른데 1년 넘게 차이 나는 언니·오빠와 한 반에서 학습하면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고씨의 딸은 2021년 9월생으로 2028년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교육부 업무보고 내용대로 제도가 바뀌면 1년 빠른 2027년 3월에 2020년 7~12월생과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된다. 고씨는 “만 5·6세 아이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생월별로 나눠 입학시키는 건 무리”라고 했다. 초등학교에 1년 일찍 ‘조기입학’하는 제도가 있지만 활용도는 크게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교육 관련 단체는 취학 연령을 앞당기면 맞벌이 가정 등 돌봄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학부모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초등학교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돌봄 체계가 유치원에 비해 미흡하다”면서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를 준비 없이 급하게 초등학교에 떠넘기 듯하는 것이 과연 옳은 정책인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돌볼 수 있는 원생이 줄게 돼 실직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교사도 기초 학습뿐 아니라 생활지도가 필수인 저학년 학생이 더 어리고 많아져 업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공교육 내실화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7월생 아들을 둔 추효정(32)씨는 “저출생 기조에 맞춰 학교에서 학급당 학생수도 줄이며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면서 “출생월별로 입학 시기를 다르게 한다는 정책만 발표하고 교사 충원, 돌봄교실 확충 등은 뒷전에 밀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를 결성하고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 신영증권 “LG엔솔·안랩 등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가능성”

    신영증권 “LG엔솔·안랩 등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가능성”

    정부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신영증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 안랩 등 종목이 신설 기준으로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29일 신영증권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주가 기준을 제외하고 공매도 비중과 거래대금 증가율 기준을 초과한 종목들을 단순 스크리닝한 결과 오리온홀딩스, DL, 대우건설, 포스코케미칼, LG엔솔, 테스, 케이엠더블유, 안랩 등이 신설 기준을 초과해 과열 지정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엔솔의 경우 최근 5거래일간 공매도 비중은 30.4%,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은 2.24배였다. 현대엘리베이나 우리기술투자, 서부T&D, 현대바이오, 엘비세미콘, 성우하이텍, 비덴트 등은 기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대검찰청, 한국거래소는 한국투자증권이 공매도 표기 위반으로 과태료 10억원의 처분을 받은 것이 드러나며 개인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자 전날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불법 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안 방안’을 발표했다.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엔 정부가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내용도 담겼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 급증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주가 하락과 공매도 거래 급증 등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에 대해 이튿날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새로 지정된 공매도 종목 지정 기준은 공매도 비중이 30% 이상이면 주가하락률(3% 이상)과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2배 이상)이 다소 낮더라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도록 했다. 기존엔 주가 하락율이 5% 미만이거나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 미만일 땐 공매도 거래비중이 아무리 높아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그 결과 과열 지정 종목은 연 690건에서 785건으로, 과열종목 지정일수는 연 690일에서 796일로 각 13.8%, 15.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 같은 제도 개선안에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이나 외인의 담보이율을 높여 무분별한 공매도를 막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으나 이에 대한 부분은 개선안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한시적으로라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지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공매도가 증시 하락의 원인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지적과는 달리 학계나 금융투자업계는 ‘직접적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매도 과열 종목 확대 또한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명하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과열 종목 확대가 주가에 미칠 영향을 단언하긴 어렵다”면서 “공매도는 단순히 ‘없애야 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보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실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을 통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4달 연속 소비 둔화… 24년 5개월 만에 처음

    4달 연속 소비 둔화… 24년 5개월 만에 처음

    통계청 ‘6월 산업활동동향’지난달까지 국내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넉달 연속 소비 감소는 24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위축 우려를 키우는 지표로 읽힌다. 통계청은 29일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18.3(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9% 줄었다고 밝혔다.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넉달 째 감소 추세다. 이처럼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차량 인도 지연이 내구재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강수일수가 증가해 준내구재 소비가 위축됐다”면서 “비내구재는 물가상승과 방역 안정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소비와 다르게 생산·투자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9(2015년=100)로 전월 대비 0.6% 높아졌다. 전산업 생산은 4월(-0.9%)에서 5월(0.8%)로 전환된 뒤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이 해소되면서 반도체(4.2%), 자동차(7.4%) 생산이 큰 폭 회복을 이뤄 제조업 생산을 1.8% 늘린 게 전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기재부는 “글로벌 성장 둔화에 따라 향후 수출증가세가 제약될 소지가 있고 제조업 재고가 증가하는 게 생산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총평했다. 소비·투자에 대해선 “금리인상, 물가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이 불안요인”이라고 평가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빛공해’가 가져올 무서운 결과들

    [이광식의 천문학+] ‘빛공해’가 가져올 무서운 결과들

     우리나라 빛 공해 세계 2위  빛공해는 지나친 인공 조명으로 인해 밤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눈부신 빛이 미세 먼지나 지구 온난화처럼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적인 환경 이슈로 떠올랐다.  먼저 ‘빛공해’(Light pollution)란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빛공해는 수면장애, 생태계 교란, 농작물 수확량 감소 등을 일으키고 특히 야간에 과도한 빛에 노출될 경우 생태리듬이 무너진다.​  현재 지구촌은 빛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며, 지난 50년간 빛공해는 매년 6%씩 증가해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럽 인구의 60%, 북미(北美) 인구의 80%가 빛 공해 때문에 더 이상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로등으로 인해 50만 종의 곤충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빛공해는 곤충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밝은 밤의 지역일수록 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유의미한 통계를 그것을 말해준다.  불행하게도 빛공해에 있어서는 한국이 세계 2위를 차지한다. 한국은 빛 공해 지역이 전체 국토의 89.4%를 차지해 이탈리아(90.4%)에 이어 주요 20국(G20) 중 2위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지역은 강원도 양양의 '별빛 보호 지구'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으로 축소되어 있는 형편이다.​  빛공해로 ​무너지는 동물들의 생태계​ 여름밤에 매미 울음소리로 밤을 설치는 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매미 울음소리는 평균 72.7dB(데시벨) 로, 자동차 소음 (67.8 dB)보다 심하다. 주로 낮에만 활동하는 매미들은 야간의 인공조명 때문에 밤에도 운다고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밤에 매미가 우는 것에는 대개 가로등 같은 인공조명이 달려 있다고 한다. 그 밝기가 무려 153~212룩스가 되는데 보름달의 밝기는 0.27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매미가 밤을 낮으로 착각하고 울어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매미를 비롯한 곤충은 빛을 쫓는 습성이 있어 한밤에 가로등 근처를 맴돈다. 그러다 기력을 잃거나 포식자에게 노출돼 죽음을 맞는다면 곤충 개체 수가 급감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곤충의 포식자들 역시 생존 위기에 처하고 결국 생태계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워싱턴 대학의 생태학자 브렛 세이무어는 관련 연구 150개와 논문 229편을 분석한 결과, 인공조명이 곤충의 삶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곤충이 달빛을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시계를 보듯 보름달과 초승달 사이에서 적절한 시기를 선정해 먹이를 찾아 나서고, 신호를 주고받고, 알을 낳거나 교미를 하는 등, 달빛이 수많은 동물, 곤충의 생리작용과 행위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로등이나 밝은 간판 근처에서 나방을 포함한 여러 곤충을 본 적이 있을 테다. 이는 곤충들이 인공조명을 달빛이라 착각해서다. 빛 주변을 날아다니던 나방들은 대부분 날다 지쳐 죽거나, 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연구진은 분석한 논문 하나를 언급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에 100만 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데, 아마 수십 년 내에 40% 이상이 멸종한다는 내용이다. 서식지 파괴. 빛공해 등이 주원인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생각이다.  빛공해는 곤충에 한하지 않고 다른 동물의 영역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바다거북은 해안가 모래사장 10km 이내에 알을 낳는 습성을 지녔다. 아기 바다거북들은 주로 밤에 알을 깨고 바다로 이동한다. 육지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아기 바다거북들은 반짝이는 빛을 따라 바다로 가는 길을 찾는데, 대형 전광판과 가로등을 비롯한 야간조명이 늘어나면서 육지를 헤매는 일이 늘었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에 따르면 빛공해 때문에 아기 바다거북 무리의 절반 가량이 방향감각을 상실할 정도라고 한다. 사람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 미쳐 빛 공해에 피해를 입는 것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빛공해 피해 사례 중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수면장애로, 약 60%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주택가를 비추는 공공조명의 빛방사 허용 기준이 다른 나라보다 3배 이상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빛공해가 심한 지역, 상위 25%에 사는 남성은 빛 공해가 심하지 않은 하위 25%에 사는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빛공해에 계속 노출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1.24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빛공해가 가깝게는 수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유방암과 남성의 전립선암은 둘 다 호르몬과 관계가 깊은 암들로, 이 두 가지 암이 가장 야간 빛 공해와 관련이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빛공해는 불면증·우울증·고지혈증·두통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0년 국제암연구소는 빛공해가 인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빛공해가 농작물 수확량 떨어뜨린다 빛공해는 동물뿐 아니라 식물이나 농작물에도 영향을 준다. 야간조명은 식물의 생리생태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데, 식물의 광합성과 성장 등 영양생리와 생물계절에 영향, 단일식물과 장일식물의 꽃눈 형성에 미치는 영향, 수분을 위한 방화 곤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농작물에 대한 인공광의 영향으로는 벼나 시금치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졌다. 벼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때 개화하는 단일식물인데, 야간조명에 의해 출수지연이 발생한다. 그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것은 출수 전 20~40일 기간이라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로 주변에서 벼를 재배하는 경우에는 조명기구 설치방법 및 점등기간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야간조명에 의해 꽃이 빨리 피어 피해를 보는 작물은 보리, 밀, 시금치 등이며, 꽃이 늦게 피어서 피해를 보는 작물은 벼, 콩, 들깨, 참깨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시골의 도로변에 무분별하게 가로등을 세우는 전시행정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빛공해를 최소화.. '불을 끄고 별을 켜자' 무엇보다 대중에 빛공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적절한 대응을 해나간다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먼저 불필요한 전등 대신 적절한 자연광을 사용한다면 빛 공해가 많이 줄어들면서 곤충이 다치거나 죽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해 자동으로 켜고 꺼지는 조명 그리고 청백색 조명 사용을 자제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달빛으로 오인할 수 있는 조명은 반쯤 가리는 조치를 취해 곤충들이 모여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명기구의 설치에서 설치지점, 전등갓의 빛 방사각도 조절 등의 방법으로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옥탑 조명, 상향조명과 같이 상향되는 빛을 방지하는 한편 누출광 억제도 필요하다. 그리고 밤새 조명을 하는 광고, 간판, 업소 등에 대해 유럽처럼 밤 10시 이후에는 소등하도록 하는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  빛공해는 사람의 건강과 생태계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 쾌적한 야간 활동과 천체관측 방해, 도시품격 저하 등을 유발한다. 우리 생활에 필요한 빛은 충분히 확보하되, 불필요한 빛은 최소한으로 줄여 주변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로운 좋은 빛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느슨한 빛공해 관련법을 종합적으로 손질, 강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빛공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으며, 어두운 밤하늘 보호를 위해 '불을 끄고 별을 켜자'는 운동이 활발히 일어러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