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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달장애 가족 참변’ 반지하 찾은 尹 “아, 주무시다가…” 탄식

    ‘발달장애 가족 참변’ 반지하 찾은 尹 “아, 주무시다가…” 탄식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한 뒤 곧바로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의 한 다세대주택을 찾았다. 해당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던 40대 자매와 10대 여아 1명은 간밤에 중부지방을 덮친 폭우로 고립돼 숨졌다. 자매 중 언니는 발달장애가 있었다는 게 주민들과 관악구청 설명이다. 오전 11시40분쯤 현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관련 상황 보고를 들었다. 사고가 일어난 반지하 방은 흙탕물로 가득 찬 가운데 각종 집기류가 떠다니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일어난 것이 몇 시냐”고 물었고, 최 본부장이 “(어제) 22시쯤에”라고 답하자 “아, 주무시다 그랬구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윤 대통령은 “상당히 물이 밀려들다 보니 문을 못 열고 나왔다. 여기가 저지대라 허리춤까지 물이 찰 정도였다. 이쪽 지역에 (비가) 400mm 왔다”는 최 본부장의 설명에 “그런데 어떻게 (지금은 물을) 뽑아냈느냐”며 인근의 도림천 수위는 내려갔는지, 다른 유사한 피해 지역은 없는지 등을 계속 질문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빌라로 들어간 뒤 70대 남녀 주민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피해 가족의 사정을 듣고선 “어제 여기가 밤부터 수위가 많이 올라왔구나. 그런데 여기 있는 분들은 어떻게 대피가 안 됐나 보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윤 대통령이 “물이 올라온 것이 한 시간도 안 걸렸다고…”라고 묻자, 한 주민은 “한 시간이 뭐냐. 15분도 안 걸렸다. 저쪽(집)은 아빠가 와서 주차장 쪽에서 방충망을 뜯었는데 여기(피해 가정)는 뜯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일부 내려가다 가득 찬 흙탕물 때문에 돌아선 윤 대통령은 “하천 관리가 문제”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하라도 고지대도 괜찮은데 자체가 저지대이다 보니, 도림천 범람하면 수위가 올라가 직격탄을 맞는구나”라며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 퇴근하면서 보니 벌써 다른 아래쪽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다세대 주택도 잠깐 둘러보며 신림동 주택가에서 약 13분간 머무른 뒤 수해 피해 주민들이 머무르는 신사동 주민센터로 이동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신림동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취약계층일수록 재난에 더욱 취약한 현실을 지적하며, 이분들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를 계기로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약자, 장애인 등의 지하주택을 비롯한 주거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충분히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국가 하천, 지방 하천, 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하고, 행안부와 함께 배수조 설치 등 저지대 침수 예상 지역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 ‘입원만 1500일’ 자녀까지 동원해 보험금 챙긴 부부 구속

    ‘입원만 1500일’ 자녀까지 동원해 보험금 챙긴 부부 구속

    질병이나 상해를 꾸며내거나 과장해 10년간 1500일 넘게 입원해 보험금 11억원 이상을 타낸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보험금을 더 많이 타내려고 자녀 5명까지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 수사대는 사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보험 설계사 출신 50대 A, B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이들 부부의 아들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A, B씨는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질병이나 상해를 꾸며내거나 과장하는 방법으로 부산, 경남 양산 등지 병원 37곳에 반복 입원해 244회에 걸쳐 보험금 11억80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이 기간 부부의 입원 일수는 A씨가 999일, B씨가 526일이었다. A, B씨는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병명을 대며 보험금이 지급되는 기간만 입원했다가, 퇴원 후 다른 병원에 다시 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챙겼다. 등산 중 넘어졌다며 천골 골절, 요통 등 사유로 부산 해운대구 한 병원에 21일간 입워했다가, 퇴원 당일 좌골 신경통 등으로 한의원에 22일간 입원해 보험금을 챙기는 식이었다. 경찰은 A, B씨가 2004년부터 보험 설계사로 근무하면서 입원 일당과 수술비 등이 중복 지급되는 보험 상품과 보험금을 쉽게 타낼 수 있는 상해·질병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부부는 보험에 가입할 때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을 적는 ‘계약 전 알림 의무사 항’을 허위로 작성하며 입원 치료 중에도 추가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 5명까지 동원해 보장성 보험 91개에 가입하면서 한 달에 보험료만 200만원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만, C씨를 제외한 자녀 4명은 보험 가입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을 고려해 입건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2012년 이전에도 허위로 보험금을 타낸 전력이 있으며, 한 보험회사와의 보험금 소송에서 패소해 1억6000만원을 반환해야 하지만,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회사가 소송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연간 소송 횟수를 제한하는 규제가 있는데, 이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53년 만에 첫 임금협약 체결

    삼성전자, 53년 만에 첫 임금협약 체결

    삼성전자 노사가 10월간의 교섭 끝에 임금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53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맺게 됐다. 8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노조 공동교섭단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회사와 잠정 합의한 ‘2021~2022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의결했다. 노사 간 가장 큰 입장 차이를 보였던 임금인상률은 기존 사측 제시안인 지난해 7.5%(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와 올해 9%(기본 5%, 성과 4%)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최종 합의안에는 명절 연휴 기간 출근자에게 지급하는 ‘명절배려금’ 지급 일수를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올해 초 신설된 ‘재충전휴가 3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올해에 한해 연차수당을 보상해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임금피크제와 휴식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지난해 10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착수했지만, 노조의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요구를 사측이 거부하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노조는 올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파업 추진까지 검토했고, 3월 삼성전자 DS부문 경계현 대표이사(사장)가 노조 대표자들과 만나 대화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협상 장기화와 국내외 경영 상황 악화 등을 고려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고, 회사 측도 실질적인 복리후생 조치를 약속하면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협약 체결식은 10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다.
  • 화상 입은母 위해 허벅지 절반 이상 잘라 이식한 아들

    화상 입은母 위해 허벅지 절반 이상 잘라 이식한 아들

    화상을 입고 괴로워하는 모친을 위해 자신의 허벅지 피부 3분의 2를 이식한 아들의 감동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중국 매체 광명망은 최근 중국 후베이성 푸양의 37세 남성 샤오 씨가 모친을 위해 자신의 왼쪽 다리 허벅지 피부의 무려 3분의 2를 모두 이식해준 사연을 8일 공개했다.  감동적인 사연의 주인공인 샤오 씨의 모친은 지난 6월 실수로 집 안에 있던 난로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 일로 모친의 온몸은 뜨거운 불길에 녹아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상태였다. 두피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화상 치료는 한 달 이상 계속됐지만 신체의 약 43% 가량에 불이 붙어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된 모친은 심신이 모두 지치고 우울증에 시달리곤 했다.  더욱이 전신에 화상을 입고 거즈 붕대로 온몸을 감싼 채 생활해야 했던 모친의 모습에 가장 슬퍼한 것은 그의 아들 샤오 씨였다. 피부를 이식해줄 사람이 없으면 모친은 평생 화상을 입은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화상 진료가 유명하다는 병원들을 전전했지만 모친의 피부 이식과 관련해 적당한 기증자를 찾지 못하던 도중 샤오 씨는 병원으로부터 가족의 피부 이식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는 의료진을 소개받았다. 매일 밤 화상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친을 보며 샤오 씨는 곧장 자신의 왼쪽 허벅지 피부의 절반 이상을 모친에게 이식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수술대에 올랐다. 그가 이번에 수술로 모친에게 이식을 시도한 피부는 성인 남성 손바닥 5개 크기로 두 번에 걸쳐 장시간의 수술이 진행됐다.  8일 현재 샤오 씨의 피부 이식 수술은 예상보다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샤오 씨의 사연이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그에게 이목이 쏠리자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나와 같은 상황이었어도 두 번 고민하지 않고 나를 구했을 것”이라면서 “모친이 느끼는 고통을 함께 느끼고 싶다. 어머니를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 어머니가 하루빨리 회복해 집으로 돌아와 사고 이전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그의 선행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일 공유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수술 직후라서 통증이 심했을 것인데 붕대를 감고 기쁜 표정으로 인터뷰하는 샤오 씨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면서 “어릴 땐 부모가 자식을 키우고, 성인이 됐을 때는 자식이 부모를 살린다는 말을 실감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장 가까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고 했다.
  •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임금협약 체결...사측 인상안에 명절배려금 확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임금협약 체결...사측 인상안에 명절배려금 확대

    삼성전자 노사가 10월간의 교섭 끝에 임금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53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임금협약을 맺게 됐다.8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노조 공동교섭단은 최근 조합원 투표를 거쳐 회사와 잠정합의한 ‘2021~2022년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의결했다. 노사 간 가장 큰 입장 차이를 보였던 임금인상률은 기존 사측 제시안인 지난해 7.5%(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와 올해 9%(기본 5%, 성과 4%)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최종 합의안에는 명절 연휴 기간 출근자에게 지급하는 ‘명절배려금’ 지급 일수를 기존 3일에서 4일로 늘리고, 올해 초 신설된 ‘재충전휴가 3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올해에 한해 연차수당을 보상해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임금피크제와 휴식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지난해 10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착수했지만, 노조의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요구를 사측이 거부하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노조는 올해 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파업 추진까지 검토했고, 3월 삼성전자 DS부문 경계현 대표이사(사장)가 노조 대표자들과 만나 대화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협상 장기화와 국내외 경영상황 악화 등을 고려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고, 회사 측도 실질적인 복리후생 조치를 약속하면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협약 체결식은 오는 10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다.
  • 국립대병원에 공공성 강화 조직 만들고 ‘공공 부원장‘ 신설도

    국립대병원에 공공성 강화 조직 만들고 ‘공공 부원장‘ 신설도

    국립대학병원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자 국립대학병원 내 전담조직이 신설된다. 교육부는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시행령’ 등이 개정돼 병원 내에 공공성 강화 전담조직을 만들고 병원장 후보자의 공공성 계획 평가를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국립대학병원은 공공보건의료 등 교육, 연구, 진료 사업의 공공성 강화 업무를 전담하는 ‘공공부문’을 설치해야 한다. 공공부문에는 ‘공공 부원장’을 두고 병원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총괄·조정하는 직무를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 진료처를 ‘진료부문’으로 바꾸고 부원장을 둬 진료와 공공성 강화 사업이 균형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국립대학(치과)병원장으로 추천받은 사람은 공공보건의료 관련 내용을 포함한 공공성 강화 계획서와 연도별 실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병원경영계획서와 연도별 경영실천계획서만 제출했다. 김일수 고등교육정책실장은 “국립대병원장이 되려는 사람이 지원 단계에서부터 국립대학병원의 공적 역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이사회는 후보자의 국립대병원 공적 역할 수행에 대한 적합성 평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빚 90% 탕감 논란 새출발기금…은행권 “감면율 50%로 낮춰야”

    빚 90% 탕감 논란 새출발기금…은행권 “감면율 50%로 낮춰야”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위해 도입하는 ‘새출발기금’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와 금융기관의 손실 부담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여신 실무자들은 최근 은행연합회에 모여 정부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보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실행 계획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나눴다.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의 핵심은 기존 대출을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면서 대출금리를 연 3∼5%로 낮춰 주고, 90일 이상 연체한 ‘부실 차주’의 원금 가운데 60∼90%를 감면해 주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감면 최고 90%는 지나치다는 점이 지적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도한 원금 감면은 부실 차주를 양산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감면율을 10∼50% 정도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부실 우려 차주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점도 은행권에서 우려하는 점이다. 정부는 부실 우려 차주에 대해 일차적으로 신복위 프로그램을 활용해 채무조정을 하고, 금융사가 신복위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출발기금이 해당 부실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부실 우려 차주의 기준 중 하나는 ‘금융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다. 은행권은 채무조정 대상자 연체일 기준을 10일 이상으로 하면 고의로 상환을 미뤄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30일 이상 90일 미만’으로 기준 조정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금융사의 만기 연장·상환 유예 거부 차주, 6개월 이상 장기 휴업자·폐업자 등 이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어 채무조정 대상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출발기금 운용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 기준으로는 ‘캠코 외 제3자에 매각 불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은행권에 ‘헐값 매각’을 강요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용돈 똘똘하게 쓰고 싶을 땐 ‘용돈 관리 앱’ 쓰세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용돈 똘똘하게 쓰고 싶을 땐 ‘용돈 관리 앱’ 쓰세요[학교 대신 알려드립니다]

    Q. 초등학교 저학년인 동생이 최근에 한 달에 3만원씩 용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의 용돈 관리를 도와주고 싶은데 쉽고 효율적으로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유하람·14세·설악중 1학년) A.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책을 쓴 작가 고경애입니다. 용돈을 잘 관리하려면 먼저 용돈 3만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용돈도 모으기(저축), 쓰기(소비), 나누기(기부) 등 세 가지 용도로 구분해 볼까요. 모으기 저금통은 미래의 나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하는 용도입니다. 배낭여행, 창업자금, 교육투자 등에 쓰기 위함이죠. 쓰기 저금통은 현재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에 쓰는 용돈을 보관하는 용도입니다. 방학에 친구와 영화를 보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로 했다면 쓰기 저금통에 모아 둔 금액 내에서 사용하면 되겠지요. 나누기 저금통은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돈을 모아 두는 용도입니다. 연말 불우이웃 돕기, 헌금, 아프리카 말라리아 모기장 후원 등 다양한 곳에 작은 정성을 나눠 준다면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답니다. 용돈의 사용처를 구분해 놓고 필요한 만큼 쓰다 보면 한꺼번에 돈을 모두 사용하는 실수를 예방하고 똑똑한 소비로 내가 하고 싶은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Q. 학교에서 경제·재테크 교육을 받을 때마다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용돈 기입장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김하랑·15세·설악중 2학년) A. 용돈 기입장을 적는 목적은 내가 돈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 잔액은 얼마나 남았는지, 용돈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을 한눈에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기입장에 순서대로 적다 보면 꼭 사야 하는 것, 안 사도 되는 것, 잘 사용한 것에 대해 알 수 있고 앞으로 내가 쓸 수 있는 돈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하지만 매일 기입장을 쓴다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용돈으로 무엇을 샀는지 달력에 간단히 적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용돈 관리 앱을 써 보는 거죠. 용돈 관리 앱은 내가 사용한 돈을 그래프로 보여 주고 사용한 장소나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함께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용돈 사용을 기록하다 보면 올바른 돈 사용 습관이 형성되고, 기록이 쌓일수록 용돈 기입장을 사용하는 재미와 기쁨이 배가 될 것입니다. 서울신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기획
  • “남편, 로또 1등 당첨 후 이혼 요구하네요”…‘우영우’ 실화였다

    “남편, 로또 1등 당첨 후 이혼 요구하네요”…‘우영우’ 실화였다

    ‘우영우’ 11화,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져 ENA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파죽지세의 인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3일 방송된 11화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 편이 실화에 기반했다고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11화에서는 불법도박장에서 만난 3명이 함께 로또를 구입했는데, 그중 1명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한 명이라도 로또 1등에 당첨될 경우, 정확하게 3분의 1씩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1등에 당첨된 사람은 돌변했고 연락을 끊었다. 이에 일행 중 한 명인 신일수(허동원 분)는 자신의 몫을 놓쳤다는 생각에 로펌을 찾아가 소송을 부탁했다. 그는 비록 도박을 했지만, 구두굽이 부러진 아내를 업고 변호사 사무실을 들어서는 등 사랑꾼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신일수는 도박장에서 커피를 팔고 있던 ‘커피장’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이에 재판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었고, 결국 재판부는 일행의 로또 당첨금 62억원을 3명이 함께 똑같이 나눠 가지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승소한 신일수도 돌변했다. 사랑꾼 면모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그는 커피장과 부적절한 관계 였던 것이다. 이후 신일수는 로또 당첨금으로 3억원이 넘는 슈퍼카를 사겠다거나 아내에게 이혼을 하자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신일수의 꿈도 오래가지 못했다. 로또 당첨금으로 구매한 슈퍼카를 덤프트럭이 덮쳐 그가 사망한 것이다. 그의 죽음으로 아내와 자녀들은 신일수가 남긴 로또 당첨금 11억원과 사망 보험금 3억원을 추가로 상속받으며 11화는 끝이 났다.“실제 사건에서는 4명이 소송 걸어…당첨금은 60억원” 해당 사건은 실화로 바탕으로 했다. 실제 사건에서는 로또를 구매한 인원은 총 4명, 당첨금은 60억원 정도였다. 재판에 도박장에서 심부름을 하던 증인이 나와 다시 공동 분배 정황에 대한 내용을 증언한 덕에 1심에서 승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대측은 바로 항소를 했고 조 변호사가 2심도 맡게됐는데, 어찌된 일인지 예전과는 달리 신일수가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변호를 맡은 조우성 변호사에 따르면 신일수는 아내에게 줄기차게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끝내 이혼을 하게됐다.아내는 로또 당첨금의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재판부 모두 신일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6개월 뒤 신일수 아내가 조 변호사를 찾아와 충격적인 말을 털어놨다. 신일수가 뺑소니 차에 치여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는 승소 후 서울 동대문에 상가 5개를 분양받았고, 사망 한 달 전 5억원에 달하는 고액의 사망 보험에도 가입했다. 사망 당시 부모나 법률상 부인이 없었기 때문에 유일한 상속인은 자녀들이었고, 다만 자녀가 미성년자여서 신일수의 아내가 상속재산의 관리인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조 변호사는 “신일수 부부에게 있어 로또 당첨금은 분수에 없는 복이었고 무고한 횡재였다. 만약 로또 당첨금 분배 소송에서 신일수가 패소했다면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 소상공인 빚 탕감 ‘새출발기금’ 이달 중순 세부 기준 발표…논란 증폭될까

    소상공인 빚 탕감 ‘새출발기금’ 이달 중순 세부 기준 발표…논란 증폭될까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위해 출범할 예정인 ‘새출발기금’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순 내놓을 세부 기준에 따라 ‘도덕적 해이’ 논란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새출발기금의 대상자 기준과 선정 방식 등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채권을 금융회사에서 매입해 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진 빚을 새출발기금이 사들여 빚을 조정해준다는 얘기다. 빚을 갚는 기간도 최장 20년까지로 늘려 준다. 이른바 ‘배드뱅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대통령 주재 제2차 비상경제민생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125조원+α’ 규모의 ‘금융 부문 민생안정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에 30조원을 투입하고,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에 8조 5000억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에 45조원, 맞춤형 자금 지원으로 41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소상공인의 빚을 탕감해준다는 소식에 곧장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새출발기금의 대상이 되려면 ‘부실 차주’에 해당해야 한다. 금융회사 채무 중 어느 하나의 연체일수가 10일 이상 90일 미만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10일 이상 연체한 경우는 예비 부실 차주로 규정해 이자를 감면해주고, 3개월(90일) 이상 연체한 사람은 원금까지 감면을 해주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자영업자 안모(56·여)씨는 “열심히 빚을 갚아온 사람만 바보됐다”며 “빚을 갚지 않고 버틴 사람만 덕을 보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물론 원금 탕감 조건인 90일 이상 연체한 소상공인은 일단 신용 불량자(금융 채무 불이행자)가 된다. 빚을 모두 갚더라도 연체 기록은 전산상 남게 되고, 신용 점수도 하락한다.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산이나 소득 등을 모두 감안해 채무 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산이나 소득이 빚보다 많은 경우에는 이자나 원금을 탕감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나 채무 조정 수준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갈리고 있다. 부실 채권의 기준에 대해 은행들은 연체 일수를 기존 10일 이상에서 90일 미만을 30일 이상 90일 미만으로 바꿔달라고 의견을 낸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지원 대상자를 금융취약계층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기존 정책과 비교해 도덕적 해이가 큰 것은 아니다”며 “세부 기준에 대해서 업권과 계속 협의하며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설] 펠로시發 ‘대만 4차 위기’ 임박, 미중 이쯤에서 출구 찾아야

    [사설] 펠로시發 ‘대만 4차 위기’ 임박, 미중 이쯤에서 출구 찾아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4~5일 일본 방문을 끝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일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한국, 일본을 도는 숨가뿐 일정이었다. 특히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전후로 동북아 안보 지형이 얼마나 불안하고 위험한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간주하고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대만해협을 위기로 몰아갔다. 지난 4일 중국은 대만을 봉쇄하기라도 하듯 고강도 군사 훈련에 돌입하면서 대만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대만해협을 통과한 동펑 미사일이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로 날아가 일본 당국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조만간 4차 대만해협 위기가 도래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번질 경우 남북한과 일본 등 주변국 모두가 전화(戰禍)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목도한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미중 관계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할 정도로 엄중하다. 더욱이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중국도 오는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린다. 바이든 행정부가 선거 승리를 위해 반중 감정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 역시 국수주의를 고조시킬 공산이 크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조성되면서 우리의 국적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대만 해역을 통과하는 화물선 노선도 일부 조정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대만 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직결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언제라도 미중간 ‘벼랑끝 갈등’이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신냉전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외교 당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신냉정 구도가 고착될수록 우리의 외교 공간은 협소해진다. 미국과 동맹이면서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로선 미중의 정면 충돌이 국익을 훼손시킨다. 미국과 중국도 펠로시발(發) 대만 위기가 이쯤에서 끝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
  • 불같았던 7월 상순… 50년來 가장 뜨거웠다

    불같았던 7월 상순… 50년來 가장 뜨거웠다

    평균 27.1도·최고 32도 불볕더위대기 불안정… 강수량 18㎜ 그쳐기상청 “11일 이후 폭염 가실 것”올여름 때 이른 폭염으로 7월 상순(1~10일) 전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이 50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7월 기후특성’ 자료에서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5.9도로 평년(1991~2020년 관측 자료의 평균)보다 1.3도 높았다고 4일 밝혔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해 덥고 습한 바람이 불고 강한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기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7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27.1도로 1973년 기상청이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한 이후 가장 높았다. 7월 상순 최고기온도 32도로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전국 폭염 일수는 5.8일로 평년보다 1.7일, 열대야 일수는 3.8일로 평년보다 1.0일 각각 많았다. 반면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178.4㎜로 평년보다 118.1㎜ 적었다. 지난달 상순만 놓고 보면 전국 강수량은 18.7㎜로,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주로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볕더위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강원 고산지대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은 이날 오전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으로 확장하며 수증기가 많고 더운 공기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5일까지 낮 시간대 전국 대부분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지만 비 내리는 시간이 짧고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아 무더위는 계속되겠다. 주말인 6일에는 북쪽의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가 고온다습한 공기와 충돌해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산발적으로 소나기 형태의 비가 내리는 곳도 많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11일 이후부터는 북쪽 대륙고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의 힘겨루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북쪽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 폭염이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아프면 쉴 권리’ 천안 상병수당 신청 94명…1인당 61만5440원

    아프면 쉴 권리’ 천안 상병수당 신청 94명…1인당 61만5440원

    “병원 입원으로 생계를 걱정했지만, 하루 4만 3960원의 상병수당으로 치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충남 천안시는 지난달 4일부터 시행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한 달만에 주민 94명이 신청해 개인별로 61만 5400원을 지급한다고 4일 밝혔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로, 정부가 전국 6개 지자체 시범사업으로 지정해 1년간 운영중이다. 시범사업은 △대기기간 7일·최대보장 기간 90일인 ‘모형 1(부천·포항)’ △대기기간과 최대 보장기간이 각각 14일·120일인 ‘모형 2(종로·천안)’ △입원만 인정하고 의료 이용 일수에 수당을 지급하는 ‘모형 3(순천·창원)’으로 구분해 운영중이다. 천안에서 상병수당 신청자는 28일을 입원할 경우 하루 4만 3960원의 상병수당이 14일간 인정돼 전체 61만 5440원을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최대보장은 120일이다. 사업 시행 첫날인 지난 7월 4일 천안에서는 40대 제빵사가 총 28일간의 진단 기간을 처음 신청했다. 천안시는 한 달간 신청 106건 중 94건을 접수를 완료했고 지급을 진행 중이다. 천안지역에서의 상병수당 신청 건수는 다른 시범사업 지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지역 내 종합병원 4개 의료기관이 모두 참여하고, 의료기관 381개 중 93개(24%)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상병수당 진단서를 쉽게 발급받고 수당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시와 민간기관인 의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천안지사와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원활하게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천안시는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3년간 시범사업 시행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내 여건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설계한 뒤 2025년부터 본격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의 한국 인식과 영토 의식/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중국의 한국 인식과 영토 의식/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4월 6∼7일 플로리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회담 중에 장기간에 걸친 한중관계사를 설명하면서 북한과 한국이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음’을 밝혔다. 우리로서는 역사적 사실에도 전혀 맞지 않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오만한 발언이었지만, 정권교체기라서 그랬는지 논평조차 없이 넘어갔다. 시 주석은 자주 6·25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 보가위국(保家衛國)의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추켜세운다. 이에 맞춰 중국에서는 침략을 애국으로 미화한 6·25전쟁 영화·드라마가 전국을 휩쓸었다. 시 주석의 비뚤어진 중화주의 역사인식은 외교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빈 방문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홀대하고, 취재 중인 한국 기자를 폭행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게다가 사드 기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중국 내 영업을 방해하고, 중국인의 한국 여행과 한국문화 소비를 제한했다. 시 주석은 항상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부르짖는다. 그는 아편전쟁 이후 서양·일본에 영토·문화를 짓밟힌 역사를 굴욕이라 여기고, 중국공산당의 지도 아래 부강하고 찬란한 중화주의 국가·문명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호기롭게 밝힌다. 그가 좇는 ‘중국몽’(中國夢)에서 한국은 그저 속국이거나 변방인 것처럼 보인다.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화하려는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는 언동에서도 중화주의의 불편한 심기를 느낀다. 중국에 ‘중화국치지도’(中華國恥地圖)가 있다. ‘나라의 치욕을 보여 주는 지도’라는 자극적인 이름이 붙어 있는데, 중국이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한 시기에 학교교육에서 사용했다. ‘중화국치지도’의 국경선은 지금 중국의 거의 두 배나 되는 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동해 한복판을 지나 대한해협을 거쳐 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남중국해·인도차이나반도 등을 중국 영토에 집어넣고 인도 북부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아시아 대부분과 몽골·연해주·사할린·조선도 모두 중국 땅이다. 조선 옆에 1876년 독립, 1895년 일본 점령이라고 써 놓았다. 조일수호조약을 계기로 조선이 중국에서 벗어나고,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패함으로써 일본에 빼앗겼다는 뜻일 게다. ‘중화국치지도’를 배우면 의분에 차서 영토 수복을 꿈꾸게 된다. 중국은 1980년대까지 ‘중화국치지도’ 식의 역사관·영토관을 역사·지리 수업을 통해 가르쳤다. 1989년 6월 천안문광장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이후에는 전국에 애국주의교육기지를 설치해 중화민족주의 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나는 15년 전쯤 헤이허(黑河) 기지를 관람했는데, 전시가 아주 자극적이어서 제3자인데도 러시아에 빼앗긴 연해주를 수복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이런 중화민족주의 교육을 100년이나 계속했으니 중국인의 역사·영토 의식이 얼마나 강렬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중국은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을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자주 표명하는데, 공연한 허풍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경 변경이나 영토 확장이 전쟁을 통해 가능하다는 무서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패를 예의 분석하며 러시아를 암묵적으로 성원한다. 게다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역사관·영토관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미국 텍사스 공군기지의 정찰·정보 교육기관은 아시아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영토전쟁에 대비한 훈련에서 ‘중화국치지도’를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러시아·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는 타산지석이다. 윤석열 정부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역사관·안보관을 다잡아 국력 배양과 국민 통합에 진력하기 바란다. 정도를 걸으면 역사에 남는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끈끈한 액체, 식물의 생존전략/식물세밀화가

    평소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배 방법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물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또 분갈이를 해 줘야 하는지, 식물이 시들어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와 같이 보편적인 방법을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간혹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구체적인 질문도 있다. 가령 고무나무를 재배하다 시든 줄기를 꺾었더니 절단면에서 흰색의 끈적한 액체가 나왔다며, 액체의 정체는 무엇이며 피부에 안전한지를 묻는 경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화훼시장에서 유통되는 관엽식물이 방출하는 액체는 인체에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유포르비아속과 같은 식물 중에는 경미한 피부 염증이나 눈 염증을 유발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관엽식물들이 방출하는 흰색 유액은 라텍스로서 물, 단백질, 탄닌, 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알칼리 함량이 높은 고독성 수액을 방출하는 식물일수록 인체에 유해하다.집에서 재배하는 관엽식물이 흰색 유액을 방출하는 이유는 이들의 고향인 사막은 너무 척박해서 식물이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식물은 동물에게 유해한 성분을 방출하고, 동물에 의해 손상된 줄기와 가지, 잎 절단면을 재빨리 치료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라텍스를 방출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나 체액 손실로부터 조직을 지켜 내야 했다. 나는 식물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그릴 때마다 손으로 식물을 만진다. 줄기와 잎, 꽃과 열매를 세밀하게 해부하고 관찰하다 보면 식물의 향기가 손에 물들거나 식물에 붙어 있던 흙이나 곤충이 달라붙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관찰 중간중간 손을 깨끗이 씻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하, 라벤더와 같이 향이 아주 짙은 허브 식물은 특유의 향이 며칠이고 손에 남아 있던 적도 있다. 잣나무를 그릴 때에는 시원한 바늘잎나무의 향기에 취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잣나무의 점액질에 의한 끈끈한 촉감이 문제였다. 잣나무 가지에 달린 구과가 녹색으로 익어 가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막 채집해 온 잣나무를 사무실로 가져와 스케치했다. 왼손으로 구과가 달린 나뭇가지를 들고, 오른손으로 스케치를 하다가 잎을 떼고 열매를 이리저리 정신없이 관찰하던 중, 거미줄과 같은 끈끈한 액체가 내 손과 연필, 종이를 휘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잣나무 구과에서 나온 점액질 때문이었다. 곧바로 관찰을 멈추고 손을 씻었지만 액체는 잘 씻기지 않았고, 점액질이 가진 강력한 끈끈함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나무가 방출하는 액체를 흔히 수액이라고 한다. 수액에는 레진이라는 끈적한 접착 성분이 있다. 레진은 상처가 난 부위를 보호해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를 막아 내는 역할을 한다. 나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셈이다. 잣나무가 속한 소나무과 식물에게서 방출되는 수액은 흔히 송진이라고 한다. 식물이 방출하는 수액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때로 생존을 위한 공격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내 작업실에는 긴잎끈끈이주걱이 있다. 7년 전 벌레잡이식물을 연구하는 동료가 선물한 개체가 세 개의 화분으로 번식했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이들은 끈끈한 점액질이 잎 표면의 선모 끝에 동그랗게 뭉쳐 있다. 이 점액질은 고무나무나 잣나무의 점액질과는 다르게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작은 동물, 곤충을 잡아먹기 위한 공격 수단이다. 척박한 습지가 고향인 끈끈이주걱은 종종 다가오는 곤충이라도 잡아먹으며 양분을 충족해 살아야 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 곤충을 잡기 위해서 강력접착제와 같은 점액질을 표면에 방출해 지나는 곤충을 붙잡았고, 점액질에 의해 잎에 달라붙은 곤충은 차츰 녹아 식물의 양분을 충족해 줄 먹이가 됐다. 인간은 식물의 생존전략조차 인간의 방식대로 이용해 왔다. 화학 접착제가 발명되기 전 자작나무 수액을 접착제로 이용하고, 고무나무의 라텍스로부터 고무를 발명했고, 그렇게 문명이 발달했다. 소나무의 수액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줄 거라는 소망으로 송진을 약으로 먹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그림을 그리다 만나는 식물의 끈끈한 액체는 마치 식물의 경고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함부로 채집하지 말라는 경고, 또 함부로 만지지 말라는 경고. 포인세티아를 그릴 때 내 손바닥을 흰색으로 물들였던 흰 점액질, 애기똥풀을 관찰할 때 스케치 종이를 노랗게 만들었던 노란 수액 그리고 잣나무를 그리는 동안 나를 꿉꿉하게 했던 끈끈한 액체 모두 동물을 향한 식물의 저항이었다.
  •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연일 택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도시교통실장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걱정이 앞서는 나날이다. 수십년간 교통 분야를 지켜봤지만 최근같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고심하게 되는 때가 없었다. 이유는 전통적인 제도권 내의 교통 운영 상황이 최근 1~2년 새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허와 제도라는 틀 속에서 운영됐던 운수사업 생태계는 더이상 예전 같지 않다. 정보기술(IT)을 등에 업은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바꿨고, 배달 플랫폼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는 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각 계층의 목소리도 서로 다르다. 택시업계는 지속적인 요금 인상과 법에 의한 업력 보호를 원하지만, 이용자는 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높을뿐더러 공급의 대폭 확대를 희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 폭등이라는 변수까지 나타났고, 부족한 택시를 타다가 우버로 늘리자니 반대가 앞섰다. 택시 종사자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도 외면할 수 없다. 공존 없이 논쟁만 무성하다 보니 명제보다 해법 없는 모순만 계속되는 것이다. 심야시간에도 시민의 삶은 지속돼야 한다. 서울시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 중이다. 개인택시 부제해제, 심야전용택시 확대를 시행했고 올빼미버스 대폭 확대, 지하철 막차 연장 등 대중교통 공급력을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택시 리스제 도입을 위해 과기부 규제 모래주머니 해제를 신청하는 등 추가 해법도 고심 중이다. 단 1%의 효과라도 있는 모든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중교통 차원의 공급을 확대했다면 이제는 중요한 논제를 바라볼 차례다. 택배·배달업으로 이탈한 기사가 돌아오도록 유인책을 확보해야 한다. 국토부가 의견을 낸 탄력 요금제의 경우 일부 고급·대형승합택시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근본적으로 요금 체계 자율화, 요금 조정 등 기사들의 소득이 실효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발전된 수익 구조, 그리고 타 업계 수준의 소득 수준 확보가 관건이다. 이런 때일수록 상생과 공감대 마련은 난제 해결의 핵심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절차를 밟아 법 개정 등 제도화를 속도감 있게 반영하고, 시범 사업 도입에는 열린 마음으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맞고 틀리다는 식의 논쟁이 아닌 정부, 전국 지자체, 모든 관계자가 함께 나서야 한다. 12월이면 연말연시 택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두 번째 쓰나미가 오기 전부터 모든 제도를 총동원해야 대응할 힘을 기를 수 있다. 병아리와 어미닭이 함께 알을 쪼아 새 생명이 태어나듯, 머리를 맞대 ‘줄탁동시’의 자세로 임해야 할 때다.
  •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공정은 수년간 한국 사회의 역린이었다. 잘나가던 정치인, 연예인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를 했다는 이유로 몰락했다. 불공정 프레임(생각의 틀)은 외국인·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씌워지기도 한다. 세상을 공정한지, 아닌지로만 나눠 보는 이분법 사회에서는 다른 가치로 현상을 바라보는 게 어려워졌다. 자칫 약자 혐오로까지 이어진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3회에서는 공정이 때때로 혐오의 숙주가 되는 모습을 살펴봤다.“‘파업할 시간에 다른 직장이나 알아봐라’ 같은 댓글이 많이 달렸었어요. 그때는 그게 혐오인 줄도 몰랐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인 정연홍(42)씨는 청춘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는 2004년 KTX 1기 승무원으로 입사했다가 2년 6개월 만에 해고당한 280여명 중 1명이다. 코레일은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되면 정규직으로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회사만큼이나 정씨와 동료를 몰아붙인 건 일부 여론이었다. 승무원의 집단행동을 ‘떼쓰기’로 규정했다. 그들의 요구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악플(악성댓글)뿐 아니라 얼굴을 드러낸 혐오도 있었다.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2008년 대학 수업에서 KTX 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다뤘는데 한 학생이 ‘날로 정규직이 되려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당시 수강생들의 주류 정서였다”고 전했다. 정씨는 “‘정직원이 되려면 시험을 다시 보라’는 악플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정규직을 원해 싸운 게 아니라 승무원이 안전 등 주요 업무를 하는 만큼 약속대로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와 동료들은 1·2심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는데 이때 KTX 판결을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 2018년에야 코레일 정규직 직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불공정 채용의 수혜자가 아닌 불공정 재판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문규직·하퀴벌레 ‘KTX 사건’은 공정이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과 근로 여건이 열악한 비정규직 등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을’(乙)들이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 이후 흔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추진 과정(2017~2022년)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국내 비정규직 비율은 28.3%(2021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기준) 중 두 번째로 높았기에 고용 안정성과 질을 높이려면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주류 여론은 싸늘했다. 애초 정규직이었던 직원들은 ‘문규직’(문재인 정부 때 전환된 정규직)이라는 혐오성 짙은 표현까지 써 가며 비판했다. 이들의 분노와 혐오를 읽는 핵심 키워드는 ‘능력주의’와 ‘보상심리’다. 피나는 노력으로 좁은 취업문을 통과했고, 그 대가로 정규직 사원증을 받은 건데 제대로 된 시험도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는 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 비정규직 혐오로 이어진 능력주의 문재인 정부 때 비정규직 수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한 공사의 직원 A씨는 “기존 정규직은 대학 졸업할 때쯤 어려운 시험을 봐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는데 그저 오래 다녔다고 정규직을 시켜 주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 “막 입사한 사원일수록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휴양시설 이용권 등 회사의 복지 자원은 그대로인데 나눠 써야 하는 사람이 몇천 명 늘어나니 경쟁이 심해졌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분노가 컸던 이유도 비슷하다. 불공정한 인사 탓에 공채 시험을 통과한 능력주의의 승자가 차지할 몫이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가 주축이 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의 송시영(31) 위원장은 “저희 세대는 취업문이 워낙 좁아 여러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치열하게 해야 했다”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화는) 그 노력의 대가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시험만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고 그 결과를 계급처럼 받아들인다”면서 “건강한 사회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분노와 혐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2018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2020년)의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교통공사는 무기직과 정규직의 직급체계가 완전히 달랐는데 이를 통합해 논란이 커졌다”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예산을 통제하는 상태에서 정규직화 속도만 올리다 보니 기존 정규직의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때 원청 정규직들이 ‘하퀴벌레’(하청+바퀴벌레)라는 멸칭까지 쓰는 등 혐오가 멈추지 않고 있다. # 치안조무사 특정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도 그 바탕엔 능력주의가 깔려 있다. 여성경찰을 둘러싼 비난이 대표적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경찰이 됐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직 내 여성인력 확대 방침의 일환으로 2018~2021년 경찰 전체 채용 인력의 24.2%를 여성으로 뽑았다. 2016년과 비교해 14.4%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여경 불신론은 몇 가지 사건 탓에 커졌다. 2019년 5월 한 여경이 취객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번졌다. ‘치안조무사’(물리력이 필요한 치안 현장에서 여성은 보조적 역할만 한다는 뜻)라는 혐오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후 여경들은 일상에서 혐오·차별적 시선을 마주한다. 경남 지역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32·여) 순경은 “같은 인적사항이라도 남경이 물으면 잘 대답해 주지만 여경이 물으면 ‘그걸 왜 얘기해 줘야 하느냐’고 따져 승강이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작 사건 처리에 써야 할 시간을 까먹기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경 비율은 14.4%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면서 “젠더·가정폭력 등이 발생하면 여경의 출동이 효과적이지만 이조차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초교생도 “가난은 무능력 탓” 능력주의라는 안경을 꼈을 때 ‘실패자’로 보이는 이들을 혐오하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새 초등학생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등의 단어가 쓰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임대아파트 입주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오 작가는 “아이들이 교실이나 유튜브 등에서 성공 못 한 사람에 대한 혐오를 쉽게 접한다”며 “개인이 어려움에 처한 데는 사회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 이유가 있는데도 무조건 노력 부족 탓으로만 보는 시선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 기균충·엘사 일부 대학 신입생은 ‘기균충’(기회균등전형+충(蟲)), ‘지균충’(지역균형전형+충(蟲)) 등의 표현을 쓰며 특정 입시 전형 합격자를 깎아내린다. 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만 보면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닐 자격이 없으며 학업 능력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 한 유명 사립대의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농어촌 전형 삭제가 시급하다’거나 ‘읍면 지역도 다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수 있는데 왜 별도 전형이 필요하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재학생인 C(23·남)씨는 “조모임만 해 봐도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애들은 못하는 티가 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상무(전 인천 문일여고 교사)는 “농어촌 지역 학생은 입시 정보가 도시권 학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온라인에서 표면적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맞춤형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극우 사이트 ‘무임승차론’으로 공격 ‘일베’(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임승차론’을 앞세우며 약자를 수시로 공격한다. 우리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5·18 유공자가 형평에 어긋나게 과한 예우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식이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권리인 평등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한 형평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예원 기자
  •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모두가 “정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통찰력 있는 진단과 처방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정치학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정치혐오에 기대거나 소수 팬덤을 동원하려는 얕은 유혹을 넘어선 정치의 본뜻을 고찰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1. 정치학 개념 중에는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뒤늦게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게 ‘민주주의’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 즉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옳고 그름을 교육받지 않은 이들이 공익을 어떻게 판별해서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주의? 그건 일종의 광신자들의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말이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가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이마누엘 칸트 말마따나 “이성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획득하기 전까지” 그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나 주장들이 광신으로 비난받곤 했는데, 민주주의야말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포퓰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말은 19세기 말 미국과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포퓰리즘은 산업화에 밀려나기 시작한 농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적 대중운동이었다. 철도의 확장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배하던 은행 대출에 자신의 토지가 결박당한 자영농민들의 박탈감을 반영했다. 그들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퓰리즘에는 농본주의와 인종주의 거기다 반유대주의까지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러시아 포퓰리즘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 농민들이 겪는 곤경을 안타깝게 생각한 도시 인텔리겐치아의 문화운동에서 출발했다. 일부는 황제 암살 같은 방식으로 농민들이 가졌던 원한을 해결하려 했고, 일부는 러시아 농촌의 전통을 찬미하는 문예운동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러시아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포퓰리즘이 농촌에서 산업 도시로 이주해 온 하층 도시민들의 광범한 정치운동으로 나타난 것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였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중심이었다. 이 시기 포퓰리즘은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운동과 나란히 발전했는데, 이 두 이념 운동보다 하층민의 정서에 잘 부응하면서 큰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포퓰리즘은 초기엔 기득권과 엘리트,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종 현상이 포퓰리즘의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 포퓰리즘이다. 특히나 특정한 이념적 지향과 상관없이 좌우를 넘나들며 대중적 불만을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언제든 위세를 떨쳤던 정치운동이 포퓰리즘이다. 3. 처음부터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주주의가 만들어 내는 대중적 현상의 하나로서 팬덤 정치를 좀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꽤나 합리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정치체제가 그러하지만 민주주의는 특히나 더 인간의 나약한 정념과 불합리한 기대를 동반한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꽤 규모 있는 요구가 표출될 때는 더더욱 일관성 없는 무정형성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역동적이게도 하고 또 어렵게도 만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치 있게 운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우리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다뤄 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선용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 역시 찬반의 소모적 논란에 맡겨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우리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포착하고 또 개선해 가기 위해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광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패나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덤은 우리말로 광신과 열광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성(reason)과 대비되는 의미의 열정·정념(passion)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팬덤은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 비판적인 사유의 계보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주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토론 가능한 주제로 따져 보려면, 논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념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형론은 물론 인과론, 나아가 규범적 평가를 위한 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다. 팬덤 정치는 기존 정당정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팬덤 정치는 전통적인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팬덤 정치가와 정당 정치가, 팬덤 지지자와 정당 지지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경선·권리당원·여론조사 등 정당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은 팬덤 정치 확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팬덤 정치가 진영 양극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 역시 팬덤 정치에 대한 개념화 없이는 제대로 따지기 쉽지 않다. 4.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팬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자신만의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정치가가 더 많은 지지를 추구하고 자신에게 권위자원을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대중 정치에 부수되는 ‘귀여운 비용(費用)’이다. 안철수 현상 같은 사례에서 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때는 특정 인물을 통해 변화의 욕구를 표현하는 사회현상 내지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주목을 받다 사라지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정치 현상일 때도 많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다르다. 그 핵심은 기존의 정당 규범이나 정치 규범을 무시하거나 우회, 혹은 때로 공격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지지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정치를 좀더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팬덤 정치가는 정당 정치가 기득권과 특권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정당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여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당도, 권력도 장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당을 바꾸고 지배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동료 정치인과의 공존과 협력을 통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팬덤을 이용해 기존 정치를 제압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팬덤 정치를 개별 정치인의 개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특징은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에서 정치과정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지지자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의 집합적 열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팬덤은 제도화를 거부하는 대중적 열정에 그 본질이 있다. 제도화는 정념과 열정을 배제한 이성적 기획을 뜻한다. 팬덤은 그럴 수 없다. 팬덤은 계속 열정을 동원해야 하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를 평화로운 조정보다는 적대적 싸움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한다. 종북, 친일, 적폐 세력과 싸우는 건 소명이나 다름없다. 팬덤 정치가의 존재도,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도 그것에 복무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정형성이나 안정성은 팬덤의 본질과 충돌한다. 새로운 운동성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팬덤은 지속가능하다. 팬덤 정치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심지어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할 때도 있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변성, 운동성, 비전형성 때문에 팬덤 정치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대중적 에너지로 이해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유사 포퓰리즘처럼 보이기도 한다. 5. 팬덤 지지자들이 적극적 시민성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당의 문화나 전통, 규범,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치 과정과 절차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최종적 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여하고자 하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다만 그것이 연대와 협력, 공익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보다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자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정치, 정당, 의회, 언론,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가를 믿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자유주의적 시민성은 물론 공화주의적 시민성의 이상과도 거리가 먼 특별한 시민이다. 때로는 혁명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다. 격렬한 선의는 있으나 자신의 선의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돈과 표와 열정을 가진 팬덤 시민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 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언론이나 시민운동, 지식사회 역시 팬덤 시민들의 영향력에 굴복한 지 오래다. 강렬한 정견을 가진 팬덤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두 개의 큰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사나운 얼굴을 하고 공격을 주고받는 일에 이들도 익숙하다. 싫든 좋든 팬덤 정치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시대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본격적으로 따져 볼 때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BTS랑은 딴판”… ‘자진입대→해외파병’ 레전드 스타 재조명 [넷만세]

    “BTS랑은 딴판”… ‘자진입대→해외파병’ 레전드 스타 재조명 [넷만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 적용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군복무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대체역 검토’라는 정부 측 발언이 나온 지난 1일 온라인에서는 ‘팝 레전드’ 엘비스 프레슬리의 복무 스토리가 다시 한번 회자됐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톱스타가 자진 입대 후 여느 병사와 다름없이 군 생활을 마친 이야기는 입대를 최대한 미루면서 정치권에서 ‘특혜’를 먼저 퍼주길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듯한 방탄소년단의 현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는 1950년대 세계적인 팝스타 엘비스의 군복무를 다룬 과거 기사 일부가 올라왔다. 엘비스가 1957년 미국 국방부의 징집대상에 오르자 육·해·공군은 전례 없는 파격 조건들을 내걸며 그를 데려오려 했다. 그러나 엘비스는 ‘엘비스 중대’ 창설, 개인 숙소 제공 등 조건들을 모두 뿌리쳤다. 이듬해 3월 엘비스는 “나는 이제 평범한 젊은이에 불과합니다. 병역의 의무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니 특별한 대우도 바라지 않습니다”고 밝히고 홀연히 입대했다. 엘비스는 기초훈련을 마친 후 아직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이 여전히 아른거리던 당시 서독에 배치돼 제1 미 기갑사단에서 18개월 동안 복무했다. 당시 육군 문서는 모범적인 그의 군 생활을 기록했고, ‘애국청년’ 이미지까지 얻은 엘비스는 제대 후에도 변치 않은 인기를 이어갔다.이 같은 엘비스의 이야기는 이날 국회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어떻게 하면 특혜를 줄지를 두고 국회의원과 국방부 장관, 병무청장 등이 논의하던 상황과 대비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BTS 이 사람들만 빼주자는 게 아니다. 제2, 제3, 제4의 BTS가 계속 나오도록 국가적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군복무 면제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 확대를 요구했다. 성 의원은 “BTS가 빌보드에 1회 우승을 하면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 아느냐. 1조 7000억원이다. 계산해 보니 10년 동안 BTS가 약 56조원 정도의 국가적 부를 넓히는데 도움을 줬다”며 병역특례에 정당성을 부여했다.이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군에 오되 군에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해외 공연 일정이 있으면 얼마든지 출국해서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병역특례 확대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배려’를 해줄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기식 병무청장 역시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대체역 근무라는 큰 틀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회수 30만건을 넘어선 엘비스 관련 글에서 펨코 이용자들은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국회에서의 발언에 비춰볼 때 입대를 하더라도 일반 장병들과 동등한 복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듯 “팬덤 이름은 아미, 가수는 군캉스”라는 댓글은 가장 많은 추천을 얻었다. 다른 펨코 이용자들은 “그 군캉스도 안 가겠다고 드러눕는 상황임”, “면제해주면 유승준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한국 가수 취급 안 할 거다”, “그냥 입대하는 다른 일반 남성들 바보로 만드네” 등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콘서트 수입은 국방부가 거져가서 현역 장병, 예비군 복지 재원으로 쓰면 찬성”, “능력에 따라 대우해주는 건데 뭐가 문제?” 등 소수 의견도 보였다.다른 여러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가능성에 공분했다. ‘개드립넷’에서는 관련 기사를 전한 글에 “저러고 부모 없이 동생 먹여 살려야 하는 흙수저나 뇌졸중 있는 사람은 끌고 감”, “개인의 영달에 따라 의무를 차등 적용하면 그 시점에서 이미 망한 거다”, “코리아 카스트 제도” 등 월드스타의 자리에 오르며 이미 특권층이 된 방탄소년단과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군복무를 이행해야만 하는 서민 남성들의 현실을 비교, 한탄하는 내용의 댓글이 많았다. 군 문제에 가장 민감한 20~30대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일수록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이슈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몇 해 전만 해도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하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 시점이 다가오자 모호한 입장만 내놓은 채 입대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여론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인정받으며 ‘제2의 비틀스’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수십년 전 전설적인 선배 팝스타 엘비스처럼 모범적인 모습으로 기억될지, 아니면 ‘선한 영향력’은 저버리고 특혜만 바란 연예인으로 남을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 이미 1년 연기 혜택을 받은 방탄소년단에게 추가로 병역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맏형 진(본명 김석진)은 올해 안으로 입대해야 하는 만큼 방탄소년단이 어떤 그룹으로 남을지를 아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화재 현장 남몰래 네 번… 영등포 그 사나이[현장 행정]

    화재 현장 남몰래 네 번… 영등포 그 사나이[현장 행정]

    “무더위에 고생할 주민들을 위해 신속하게 단전과 단수 상황을 해결해야 합니다.” 여름철 화재는 무더운 날씨로 이재민들의 고통이 커지기 마련이다. 재난 상황일수록 민생을 직접 챙기는 지방자치단체와 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화재 현장을 이틀간 네 차례나 방문해 복구에 일손을 보탠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후 문래동의 한 아파트 지하 기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 아파트였다. 화재는 36분 만에 진화됐지만 정작 문제는 전기 배전반과 수도 배관이 손상돼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는 점이었다. 222가구 52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최 구청장은 이날 오후 화재 현장을 찾아 철저한 원인 분석을 당부한 데 이어 이날 밤 단전과 단수 민원이 접수되자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승강기 운영이 중단된 건 물론 무더위를 식혀 줄 에어컨과 선풍기를 돌릴 수 없었다. 식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최 구청장은 현장에서 “이재민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라”고 구청 직원들에게 지시했고, 이에 민원 접수 2시간 만인 자정 즈음에 남부수도사업소로부터 아리수가 지원됐다. 이튿날에도 최 구청장의 ‘현장행정’은 계속됐다. 20일 오전 9시에는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가 마련돼 외부에 비상발전기를 설치하고 지하층 내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최 구청장은 한국전력과 영등포소방서에 직접 전화해 “신속한 복구를 위해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70여명의 구청 직원들과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5층까지 계단을 통해 식수를 집집마다 전달하는 작업에 동참했다. 최 구청장은 오후에도 네 번째로 현장을 찾아 “더운 날씨에 고통받는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다시 지시했다. 이에 구청의 대응 수위는 높아졌다. 아리수 공급과 더불어 임시 거처 마련 및 이동 지원, 식사 지원 등이 이뤄졌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던 2가구 5명은 구 임시 거주시설에 입소했다. 지역 사회의 지원도 뒤따랐다. 지역의 한 도시락 업체는 120개의 도시락을 후원했다. 사회복지협의회는 손소독제와 마스크, 치약·칫솔 세트 등을 내놨다. 문래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자원봉사를 왔다가 3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전기와 배수관, 승강기 등에 이어 완전 복구됐다”면서 “구청장과 구청 직원들이 구민들의 삶을 직접 챙기는 지방자치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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