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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에 26억 규모 ‘로봇·무인이동체 실험실’ 생긴다

    강남에 26억 규모 ‘로봇·무인이동체 실험실’ 생긴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 11일 서울디지털재단·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모한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혁신창업활성화지원사업 주관 기관으로 뽑혔다고 17일 밝혔다. 지역혁신창업활성화지원사업은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가 진행됐다. 구는 ‘4차 산업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주제로 지역 내 비즈니스 환경에 연구 기반을 결합한 ‘로봇·무인이동체 융합 벤처 리빙랩(일상생활 속 실험실) 구축 사업’을 제출, 선정됐다. 국·구비 약 26억원 규모로,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자곡동 ASEA 정보통신기술(ICT) 센터 2층에 조성된다. 로봇카페·무인편의점 등 시민이 체험하고 기업이 테스트할 수 있는 실증공간인 ‘리빙랩’, 연구원·기업 공동연구실인 ‘코-워크랩’, ICT·로봇 기업 입주공간인 ‘비즈니스 센터’, 교육실·회의실인 ‘유틸리티 센터’로 구성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번 국비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수서·자곡 일대를 로봇·인공지능(AI) 창업 특화클러스터로 확장해 나가고, TIPS타운·무역협회·서울로봇고·수도전기공고 등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창업생태계 조성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몰카 공포’…여성은 화장실, 남성은 숙박업소에서 불안감 느껴

    ‘몰카 공포’…여성은 화장실, 남성은 숙박업소에서 불안감 느껴

    서울 시민 3명 중 2명이 ‘몰카’에 대한 불안감을 일상적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불안감을 느끼는 장소로 여성은 화장실, 남성은 숙박업소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달 서울시와 나무여성인권상담소가 만 19∼59세 서울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1031명)가 일상생활에서 불법 촬영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감이 높은 장소는 숙박업소(43%), 공중화장실(36%), 수영장이나 목욕탕(9%) 순이었다. 숙박업소에 대한 불안감은 남성이 65%로 여성(2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모텔 등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 몰카 동영상을 많이 접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반면 여성은 공중화장실에 대한 불안감이 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화장실에 구멍이 뚫려 있는지 확인한다’는 응답자가 61%, ‘가급적 외부 화장실은 이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응답자가 44%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불법 촬영 걱정 없는 안심 서울’ 4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을 서울 시내 전 공중위생 영업장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공중화장실과 민간에서 요청이 들어온 건물만 점검이 가능했다. 지난 12일부터 개정된 공중위생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숙박업소와 목욕업소까지 점검할 수 있게 됐다. 또 업주나 시민을 ‘명예안심보안관’으로 위촉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불법 촬영을 예방하는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불법 촬영 근절 협약에는 대한숙박업중앙회, 한국목욕업중앙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한국백화점협회, 한국상영관협회 등이 참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정환 서울시의원, 시민으로부터 시작하는 에너지 자립과 전환…리빙랩 포럼 개최

    김정환 서울시의원, 시민으로부터 시작하는 에너지 자립과 전환…리빙랩 포럼 개최

    ‘일상생활의 실험실’ 개념으로 사용자가 주체가 되어 변화를 이끌어 내는 ‘리빙랩(Living Lab)’이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까? 관계기관, 학계, 업체 전문가 및 마을활동가들이 모여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리빙랩(Living Lab)’은 실제 생활 현장(real-life setting)에서 사용자와 생산자가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이자 테스트 베드의 개념이다. 최근 기술과 사회 발전의 통합 모델로서 최근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사용자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사용자 중심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제1대회의실에서 환경수자원위원회 김정환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1)의 주관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위한 리빙랩 포럼’이 개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마무리되었다. 이날 포럼은 주최자인 김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태수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의원 20여 명과 관계 기관, 학계, 환경단체 등 15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제와 토론, 공개 질의와 답변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제1주제발표를 맡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성지은 연구위원은 기술개발과 혁신(R&D)이 가장 끝 단위에 있는 사용자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리빙랩이 출발했으며 특히, 여러 사례를 통해 에너지와 복지 분야의 생활현장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변화의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시민들이 생활에서 민감한 문제의식을 가질 때 리빙랩의 지속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제2주제발표자로 나온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의 김소영 대표는 마을공동체 단위의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에너지자립과 전환을 이루어낸 경험을 소개하였다. 성대골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에너지 자립마을로 탈바꿈하여 마을 연구소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에서 나아가 에너지 생산에 이르는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는 지역이다. 김 대표는 에너지 자립마을의 의미를 마을 공동체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주제발표에 이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김봉균 실장을 좌장으로 김 시의원, 김연지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최인수 연구위원, 이기관 마이크로발전소 대표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자들은 ‘자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재에 마을 공동체에서 펼쳐지는 ‘리빙랩(living lab)’은 목표지향성이 뚜렷한 기초 생활단위의 운동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데에 뜻을 같이 하였다. 다만, 생활단위에서 펼쳐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경험의 공유,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커뮤니티 형성과 지원 플랫폼의 형성, 공동체 단위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의 조성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이날 포럼을 주관한 김 의원은 참석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자리가 ‘석유 없는 세상’ ‘원자력 발전소가 없는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함께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에너지 전환 과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동작구에서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 마을의 성공 표본으로 자리 잡은 성대골 마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마을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 자립의 리빙랩은 다양한 각도의 지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갖추어져야만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김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환경수자원위원회는 이번 포럼과 7월 초로 계획되어 있는 독일 보트로프시 방문 시찰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위한 리빙랩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 정책 견인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성운 ‘바람이 분다’ OST Part. 3 ‘면역력’ 공개 “음색이 로맨스”

    하성운 ‘바람이 분다’ OST Part. 3 ‘면역력’ 공개 “음색이 로맨스”

    서로의 삶에 다시 스며들기 시작한 도훈(감우성 분)과 수진(김하늘 분), 딸 아람의 이야기로 감성의 깊이를 더하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OST Part.3가 공개되었다. ‘바람이 분다’는 이혼 후 5년이 지난 도훈과 수진의 달라진 일상과 함께 전환점을 맞았다.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가족을 떠나 홀로 남겨진 도훈. 도훈의 현재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됐지만 수진과 딸 아람에 대한 마음과 그리움, 사랑을 잊지 않으며 살아간다. 두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도훈이 초콜릿 공방에서 필연적으로 다시 만난 아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엔딩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도훈과 수진, 그리고 아람의 인연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증이 고조된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OST Part.3 하성운이 노래한 ‘면역력’은 모노트리(MonoTree) 프로듀싱의 POP 발라드 곡으로 쓸쓸한 피아노 라인을 중심으로 시작하며 호소력 짙은 보컬이 더해져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애절함을 높인다. 이겨낼 수 없는 이별의 슬픔을 갖지 못한 면역력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가수 ‘하성운’이 부른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OST Part.3 – ‘면역력’은 오늘(17일) 오후 6시, 본 방송보다 조금 먼저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한편 ‘바람이 분다’ 7회는 오늘(17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운명적 길거리 만남 포착 “알아볼까”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운명적 길거리 만남 포착 “알아볼까”

    ‘바람이 분다’ 감우성과 김하늘이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측은 7회 방송을 앞둔 17일, 도훈(감우성 분)과 수진(김하늘 분)에게 찾아온 운명적 재회 현장을 공개했다. 각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다시 만난 도훈과 수진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람이 분다’는 이혼 후 5년이 지난 도훈과 수진의 달라진 일상과 함께 전환점을 맞았다.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모든 짐을 혼자 감당하기로 결심한 도훈은 모진 말로 수진을 떠나보냈다. 도훈의 현재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됐지만, 수진과 아람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도훈이 초콜릿 공방에서 필연적으로 다시 만난 딸에게 인사를 건네는 엔딩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절대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던 도훈과 수진의 인연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는 상황. 그런 가운데 공개된 도훈과 수진의 길거리 재회는 애틋함을 자아낸다. 차 안에서 도훈을 발견한 수진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당황스러움이 역력하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에서 내린 수진은 도훈의 앞을 막아선다. 도훈과 수진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시선을 주고받는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수진을 마주한 도훈. 하지만 그의 표정은 담담하고 낯설다. 서로를 눈에 담고 서 있는 도훈과 수진의 깊은 눈빛에서는 많은 감정이 흘러넘치며 아련함을 자극한다. 멈춰 있었던 도훈과 수진의 기억이 다시 움직일지 궁금증이 쏠린다. 오늘 방송되는 7회에서 이별 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던 도훈과 수진의 삶이 다시 맞물리기 시작한다. 마지막까지 모질었던 도훈을 기억하는 수진은 5년 만에 나타난 그의 등장에 적잖이 놀란 모습. 여전히 도훈과 수진 사이에 어긋난 진심과 오해가 쌓여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마주한 도훈과 수진의 운명적 만남이 또 다른 시작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도훈이 수진과 아람을 몰라보고 스쳐 지나갔던 만큼 이번에는 두 사람이 제대로 마주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바람이 분다’ 제작진은 “증세가 심해지며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하는 도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도훈의 병을 알지 못하는 수진과의 재회와 함께 두 사람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바람이 분다’ 7회는 오늘(17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시청자 울린 열연 “독보적 감성”

    ‘바람이 분다’ 감우성X김하늘, 시청자 울린 열연 “독보적 감성”

    ‘바람이 분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열연이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측은 14일, 세밀하게 감정선을 쌓아가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린 감우성과 김하늘의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이혼 후 5년이 지난 도훈(감우성 분)과 수진(김하늘 분)의 달라진 일상과 함께 ‘바람이 분다’는 전환점을 맞았다.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모든 짐을 혼자 감당하기로 결심한 도훈은 모진 말로 수진을 떠나보냈다. 변해버린 남편의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이별을 선택한 수진. 도훈과의 위태로운 하룻밤으로 그토록 원하던 아이를 갖게 된 수진은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결심했다. 서로 사랑하지만 엇갈린 진심은 도훈과 수진의 길을 갈랐다. 5년 후 수진은 딸 아람을 키우며 일상의 행복을 되찾았다. 시간 앞에 무력한 도훈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된 상태였지만, 수진과 아람만은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의 행복을 멀리서 지켜만 보며 “선을 넘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자신을 다그쳤지만, 기억을 놓치는 증세가 찾아올 때면 절절한 그리움은 본능적으로 수진과 아람을 향했다. 결국 아람의 유치원 입학식을 찾아간 도훈. 수진과 아람을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도훈이 초콜릿 공방에서 운명적으로 아람을 만났다. 5년을 아껴온 인사를 건네는 엔딩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도훈과 수진의 일상에 다시 찾아들기 시작한 바람이 깊은 감성을 불러오고 있다. 애써 이별했지만 필연적으로 다시 만난 도훈과 수진, 그리고 아람이 이어나갈 인연은 애틋함을 더했다. 여기에는 도훈과 수진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쌓아온 감우성과 김하늘의 열연이 있었다. 수진을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수진에 대한 사랑만은 선명해지는 도훈의 순애보는 바라보기만 해도 먹먹하다. 세밀한 연기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도훈이 감내해야 했던 시간의 무게까지 전달하는 감우성의 연기는 언제 어디서 터질 줄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도훈의 일상에 매복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유도 모르고 멀어지는 도훈에게 상처받은 수진이 이혼을 선택하고 아람을 홀로 키워가는 모습도 공감을 얻었다. 김하늘은 끝까지 도훈과의 관계를 개선해보려던 수진의 고군분투부터 아이라는 마지막 끈까지 끊어져버린 수진의 절절한 눈물까지 폭넓게 구현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독보적 감성 시너지 뒤에는 배우들의 열정이 있었다. 도훈과 수진의 엇갈리는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야 하는 만큼 매 씬 치열하게 대화를 나누고 감정선을 고민했다. 리허설 중에도 도훈과 수진에 몰입한 두 사람의 눈빛에서 진지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런 감우성과 김하늘도 아이 앞에서는 미소가 만발한다. 그리움 끝에 마주하게 된 도훈과 아람의 6회 엔딩은 눈물샘을 자극한 명장면. 아람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감우성의 눈빛에서도 신중함이 엿보인다. 아람의 손을 맞잡은 김하늘의 얼굴에도 활짝 피어난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따뜻하고 애틋한 ‘바람이 분다’만의 감성 멜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제작진은 “도훈과 수진의 이야기가 전환점을 맞았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감정선도 짙어지며 극에 한층 더 빠져드게 될 것”이라며 “애써 이별했지만 필연적으로 다시 만난 도훈과 수진, 그리고 아람이 이어나갈 인연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한편 ‘바람이 분다’ 7회는 오는 17일 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랑고백 거절한 동료여성에게 ,성적 고통준 대학원생 징역 4년 선고

    사랑고백을 거절한 동료여성에게 자신의 체액이나 최음제 등을 몰래 커피에 타서 마시게 하는 등 성적으로 괴롭힌 대학원생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1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절도,폭행,상해미수,재물손괴·은닉,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학 연구실에서 같이 생활하는 피해자 B씨의 훔친 속옷,사진 등을 이용해 수십 차례 음란행위를 한 뒤 자신의 체액을 몰래 커피에 타 B씨에게 줬다. 또 침이나 가래,최음제,변비약을 B씨 커피에 타 마시게 하고 자신의 체액을 B씨 화장품에 묻히기도 했다. A씨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몰래 B씨 대화나 통화를 녹음하는가 하면 B씨 소유 휴대전화,태블릿 PC,노트북,외장 하드를 훔치고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사적 비밀을 침해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은밀하게 B씨를 성적 가해 대상으로 삼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뒤늦게 A씨 범행을 알게 돼 큰 충격을 받고 연구와 학업은 물론 일상생활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재판부는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자신의 애정 고백을 거절한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고 괴롭혀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잘못된 욕구에서 비롯됐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레이노병 투병 밝힌 조민아 “별거 아니라고 하기엔..” [전문]

    레이노병 투병 밝힌 조민아 “별거 아니라고 하기엔..” [전문]

    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가 레이노병 투병 사실을 알렸다. 13일 조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앓고 있던 건 자가면역질환이었는데, 밝혀진 건 레이노병이고 양성 소견이 의심되는 것들이 있어 추가 검사를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조민아는 이어 “면역 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가 무조건 안정. 충분한 영양, 휴식을 취하면서 각종 검사들을 기다리고 때를 놓치지 말고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주치의 선생님께 권고받고는 병원 복도에서 혼자 숨죽여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아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괜찮아. 괜찮다 생각하면 다 괜찮아져. 별거 아니라고 하기엔 사실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막막은 해도 그래도 웃으면서 저답게 힘찬 오늘을 시작해보려고 오전 조깅도 하고 공방에 나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조민아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살아있는 게 전 감사합니다. 오늘도 스스로 행복해져 볼게요”라며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레이노병은 혈관운동 신경에 장애를 일으켜 동맥에 간헐적 경련이나 혈액 결핍으로 인해 손발 끝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등의 통증을 수반하는 질환이다. 다음은 조민아 인스타그램 글 전문. 혈압 80 / 50 .. 유방초음파 결과 나온 미세석회.. 손발이 끊어질듯한 추위에 손톱색까지 보라색으로 변하고 온몸이 저려와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일상생활이 힘든 순간들이 찾아왔고 스트레스가 몰리면 과호흡으로 정신을 잃다가 119 에 실려가면서 받게된 각종 검사들.. 제가 앓고 있던건 자가면역질환이었는데 밝혀진 건 레이노병이고 양성 소견이 의심되는 것들이 있어 추가 검사를 받았습니다. 면역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라 무조건 안정, 충분한 영양, 휴식을 취하면서 검사결과들을 기다리고 때를 놓치지 말고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한다고 주치의 선생님께 권고 받고는 병원 복도에서 혼자 숨죽여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아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밀 검사로 들어갈수록 결과도 더디게 나와서 하루하루가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무식하게 열심히만 살아왔어서 이제 내 행복 좀 누려보려고 했는데 몸이 망가져버려서그게 그냥.. 서러웠습니다. 보호자가 없으니 누구 손 붙잡고 같이 울지 못해서 혼자 입을 틀어막고 울었네요. 괜찮아..괜찮다 생각하면 다 괜찮아져. 별거 아니라고 하기엔 사실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막막은 해도 그래도 웃으면서 저답게 힘찬 오늘을 시작해보려고 오전 조깅도 하고 공방에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있는게 전 감사합니다. 오늘도 스스로 행복해져 볼게요. 다음 주가 생일 인줄도 몰랐는데 벌써 6월도 이렇게 깊어가는군요.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피해자 유족 “얼굴 들라” 울분…고유정 친동생 “누나는 착한 사람”

    피해자 유족 “얼굴 들라” 울분…고유정 친동생 “누나는 착한 사람”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이 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사체은닉 등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고유정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돼 마스크나 모자 등을 쓰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는 방법으로 스스로 얼굴을 가렸다. 피해자 유족들은 고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얼굴을 들라”며 울분을 토했다. 유족 측은 “고씨는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 살인자 고씨가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년 살다가 가석방되지 않도록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고씨는 경찰서를 떠나 검찰에 도착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유정의 친동생은 이날 방송되는 MBC ‘실화탐사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누나가 그럴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착하고 배려심도 있고,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유정의 한 이웃 주민 역시 “인사하면 받아 주고, 먼저 인사하기도 하고,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저 사람이 왜 그랬지”라며 살인범으로 상상하기 힘들었던 고유정의 평소 모습을 떠올렸다.잔인한 범행 수법 때문에 체포 나흘 만에 신상공개 결정까지 내려진 고유정은 체포 이후 꾸준하게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지만 계획범행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피의자 고유정 차량에서 발견된 이불에서 채취한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원에서 2차 검사한 결과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제주에 온 고유정은 범행 사흘전인 같은달 22일 도내 한 마트에서 흉기 1점과 표백제, 고무장갑, 청소도구 등을 다량 구입했다. 시신 훼손에 쓰인 도구도 충북 청주에서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전에 니코틴 치사량과 시신 유기 수법까지 스마트폰으로 검색했고 아들과 함께 전 남편 A씨를 만나기로 한 장소는 인적이 드물고 출입문에는 모형 CCTV가 달린 펜션을 택했다. 고유정은 5월25일 전 남편 A씨를 살해한 뒤 27일 펜션을 떠날 때까지 시신을 훼손해 상자 등에 나눠 담은 후 28일 제주~완도행 여객선 해상서 일부를 유기했다. 남은 시신은 경기도 김포에 있는 가족 소유 아파트로 가져가 또 다른 도구로 2차 훼손해 쓰레기 수거 분리장에 버렸다. 경찰은 고씨가 시신을 이처럼 나눠버린 것도 흔적을 없애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현재 안정을 되찾고 담담하게 유치장 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식사도 하고 샤워도 하는 등 큰 변화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씨는 앞으로 제주교도소에서 수사를 맡은 제주지검을 오가며 조사를 받게 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류는 외줄타기 하는 호모 서커스

    인류는 외줄타기 하는 호모 서커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모두 외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입니다” 인간의 삶을 서커스에 투영시켜 독창적으로 해석한 고뇌가 책이 되어 나왔다. 광대학술총서 ‘호모 서커스(Homo Circus)’가 그것. 저자는 허정주(여·52) 한국서커스연구소장이다.전북대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허 소장은 인간을 ‘저마다 서커스를 하는 존재’로 정의했다. 그는 행복과 목표 달성을 위해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우리의 삶을 서커스라는 독창적 시각으로 통찰했다. 사회 구조와 현상이 서커스와 같아 인간은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를 넘어 곡예사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가 됐다는 의미다. 그런 뜻에서 인간을 호모 서커스(Homo Circus)라고 정의하고 호모 서커스로서의 인류를 서커시안(cicusian)이라고 명명했다. 허 소장이 서커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몽골 연구교수로 재직했던 2010년부터다. 그는 몽골에는 서커스 전용극장이 있고 인기가 많은 공연문화라는 것을 보고 서커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을 조사했지만 서커스에 대한 연구가 의외로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선도했던 서커스가 20세기 후반 이후 ‘소멸해가는 문화적 추억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 박사는 ‘서커스는 어디서 왔고 무엇인가‘를 연구하다가 21세기 인류를 보는 새로운 관점의 인간관으로 호모 서커스를 제시했다. 민중 예술이었던 서커스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세계 각국을 돌며 조사와 연구를 벌인 끝에 우리의 삶이 결국 서커스라는 관조적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허 박사는 일상생활, 음식 문화, 성, 의류, 주거-건축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군사 등 모든 분야를 호모 서커스 적인 시각으로 예리하게 분석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루라는 외줄 위에 곡예사로 살아가는 삶을 통해 호모 서커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호모 서커스는 발간과 함께 ‘사양산업인 서커스를 부각시켜 인간을 들여다본 독창적 시각이 새롭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북대 김익두 교수는 “인류가 인간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해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기나긴 여정을 서커스의 역사를 통해 조망하면서 호모 서커스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의 인간관에서 해석한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지식-정보 혁명의 4차 산업 시대에서 최첨단 곡예는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인공지능은 21세기 초 인류가 도달한 호모 서커스의 최정상 단계지요. 이 단계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허 소장은 “인류 최초의 곡예사였던 제사장과 무당이 문명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바로 곡예사 즉 서커시안(circusian)이 됐기 때문”이라며 “인류는 예나 지금이나 서커시안이었으며 오늘날 인류는 이전 시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서커시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인류는 이미 신에 의해 지배되는 생물학적 진화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그 진화는 마침내 인간이 인간을 초월하는 기계를 탄생시킬 것을 예고하고 있지요” 허 소장은 “우리의 매 순간순간을 호모 서커스로 살아가야 한다”며 “진정한 곡예사로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커스의 곡예사처럼 매사에 매순간 최선을 다할 때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더 큰 행복을 느끼며 성공적이지 못해도 후회 없이 결과에 만족한다는게 허 소장의 지론이다. “하지만 호모 서커스로서의 희망과 가능성의 미래가 아무리 밝다 하여도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허 소장은 “어느 분야든 사랑이 있어야 ‘극한성’에 도달할 수 있다”며 “사랑의 빛, 행복의 빛을 끝까지 발하는 것이 21세기 우리 인류가 가야할 진정한 호모 서커스로서 길이다“고 존재론적 삶의 가치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국민 참여형 정책협업 추진… ‘빅 이슈’ 시민 숙의정치로 풀어야”

    “국민 참여형 정책협업 추진… ‘빅 이슈’ 시민 숙의정치로 풀어야”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환경 오염 등의 사회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행정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 조직과 인사, 행정 관리와 규제 개혁, 정부 업무 평가, 갈등 관리, 재난 안전, 공적 개발 원조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정부 정책과 제도 혁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은 1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착된 정부운영, 국민에게 책임지는 정부 운영, 여러 사회계층이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적 정부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국가 정책과 제도에 효율적으로 반영하고, 이들의 참여를 확대시키고 역량을 강화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정부 혁신, 갈등 관리, 리더십 관련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정부 혁신은 정부 내부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정책 과정 측면에서의 혁신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 중심의 정부 혁신에서 탈피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 전문가, 공무원 등이 힘을 모아 정부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여러 사회문제가 뒤엉키다 보니 정책 효과를 내기 힘든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실업, 재난, 사회적 갈등 등 단일 부처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는 여러 문제가 중첩돼 정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 영국과 덴마크 등 일부 선진국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행위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정책 실험을 하는 사례도 많다. 정부는 이런 정책 실험을 통해 정책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해 적절한 정책대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이 모여 정책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행사를 열였다. 우리 연구원은 대표과제로 ‘시민 참여형 정책협업모델 연구: 열린정책실험 운영’을 발표했다. 이 과제는 우리나라에서 정부·기업·시민사회 간 협업과 상호작용을 통해 제기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 정책 문제로 인지되고 정책 설계와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린정책실험’을 시도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 방식은 정책 결정과정에 보다 많은 시민·기업·이해관계자 등 정책 대상자를 포함해 정책수용성과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다. 앞으로 정부 혁신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어 우리 연구원의 대표 브랜드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정부 정책이나 사업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통합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갈등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참여적 의사 결정이나 공론화 등의 연구뿐 아니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공공기관 실무자 등에 대한 다양한 갈등관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이 정책이나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최근 핫이슈로 등장한 정부의 규제 혁신도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어떻게 푸는 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특정 집단의 독점적 지위와 집단 간 갈등 때문에 우리 사회의 공동선과 공공가치를 실현하는 규제를 재정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경우 ‘시민정치토크’(civic political talks)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고리 원전 갈등의 경우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의 숙의 과정을 통해 갈등을 잠재울 수 있었다. 전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중대 사안의 경우 직접 민주제를 활용해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사회갈등을 시민발안투표로 해결한 스위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이 있었나. “2014년 5월 스위스연방 수준에서 스위스노총이 발의한 세계 최고의 최저임금(시간당 22프랑)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국민투표 결과 76%가 반대해 부결됐다. 찬성하는 측은 제네바 같은 도시의 높은 생계비를 감당하기 위해 이 정도의 최저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스위스경영자연맹 등 반대 측은 이 국민발안이 채택될 경우 국제경쟁력이 저하되고 서비스업과 농업 부문을 중심으로 영세사업자들이 타격을 받아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투표자들에게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역과 오지에서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민발안에 반대해 줄 것을 권고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정책은 전국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캔톤(주)들의 사정에 따라 제각기 실시 여부와 최저임금 수준 등을 결정했다. 우리도 논란이 되는 사안을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시민의 숙의정치로 풀어 냈으면 한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데 리더십이 중요하지 않나. “공직자들의 리더십은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다. 세종대왕이 위대한 것은 완전무결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하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그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데 있다. 책을 통한 공부 못지않게 대화와 토론을 통한 공부를 중시했다. 공직 리더는 겸손한 자세로 평생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한국형 공직 리더십 함양을 위해 세종국가리더십센터를 만들었다. 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6개 국책연구기관의 기관장이 참여해 발족한 세종국가리더십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정부는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분권에 대해 연구하며 느낀 점은 권력을 행사하는 곳과 권력의 영향을 받는 곳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권력이 겉돌거나, 일방적인 지배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관에서 시민으로 이동해야 한다. 정부 권력은 여러 부문으로 분산돼 공유되어야 한다. 어려운 과제이지만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내세운 ‘포용국가론’에도 권력 공유가 나오던데. “문재인 정부는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진 중이다. 포용국가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한 경제와 사회의 기반 위에서 함께 번영을 누리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그런 번영을 다른 나라와도 나누려고 한다. 신북방·신남방 정책 등이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임기 중 꼭 마무리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정부가 혁신적인 포용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결과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힘쓰겠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최대한 키우겠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안성호 원장은 1953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와 숭전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를 거쳐 대전대 부총장, 한국지방자치학회장,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전략회의 민간위원장, 정책기획위원회 분권발전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방자치제도와 지방분권 분야 전문가다.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동생이다.
  • 日 ‘고령자 전용 운전면허’ 신설…안전기능 갖춘 차량만 운전 허용

    日 ‘고령자 전용 운전면허’ 신설…안전기능 갖춘 차량만 운전 허용

    면허 자진반납 적어… 내년부터 시행고령 운전자에 의한 잇따른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일본에서 이르면 내년에 고령자만을 위한 새로운 운전면허가 신설된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동 브레이크 등 안전 기능이 있는 차종에 한해 운전이 가능한 면허제도를 새로 만들 방침이다. 이달 하순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운전이 상당수 고령자들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당장은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할 방침이다. 일본의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563만명으로, 이들에 의한 사망 사고는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지난해 70대 이상 인구의 비중이 처음으로 전체의 5분의1을 넘어선 일본에서는 최근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19일 낮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87세 운전자가 고속으로 차를 몰고 횡단보도로 돌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여성(31)과 함께 있던 3세 딸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나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하면 신분증 겸용의 ‘운전경력 증명서’를 발급해 버스·택시를 할인된 금액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 약 40만명이 면허를 자진 반납했지만 전체 비중은 높지 않다. 특히 반납을 한 후에도 현실적인 필요나 치매 등에 따라 무면허 상태로 다시 운전대를 잡기도 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게임 중독과 질병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게임 중독과 질병

    복권은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물리는 세금이라는 말이 있다. 복권의 기대값이 그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물론 복권을 사는 이들은 자신들이 1주일의 행복을 사는 것이라고 강변할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조금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복권을 사서 행복해지는 것 자체가 수학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반박이 가능하다. 보험에도 그러한 성격이 있다. 보험은 잠재적인 위험을 계산 가능한 비용으로 전환해 주며, 개인에게 닥칠 수 있는 불가항력의 자연적 불운을 집단이 함께 해결하는 공적인 측면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복권과 마찬가지로 보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값은 우리가 지불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보험을 드는 데는 비합리적인 요소가 있다. 즉 보험은 많은 경우 경제적 사고의 부족에 물리는 세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보험을 권유하는 전화가 왜 그렇게 많이 오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같은 논리로 게임은 자제력의 부족에 물리는 세금이다. 곧 게임의 유혹에 얼마나 저항할 수 있느냐에 따라 치르는 비용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이 복권이나 보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 비용, 혹은 시장의 크기가 기술의 발달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 자리잡았으며, 그만큼 그 유혹에 저항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이 개인을 잠식하는 현대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음악이 정신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의 총합이라는 의미로 정신의 치즈케이크라 말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게임은 음악보다 더 강력하다. 인간은 신생아 때부터 소리가 나고 반짝이고 움직이는 장난감을 좋아한다. 호기심은 인간이 세상을 배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원초적인 본능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반응, 곧 지능적인 반응이 나오는 기계에 대해 인간은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이를 조작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다.또 규칙이 있고 승패가 정해진 게임은 하나의 작은 사회다. 이를 통해 인간은 사회성을 기른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놀이나 바둑ㆍ장기ㆍ체스 등은 모두 사회, 특히 전쟁을 게임판에 축소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정보기술(IT)의 발달은 게임에서 자신이 병사로 참여해 전쟁을 경험하거나 장군으로서 수천, 수만명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은 우리에게 습관을 가지게 하며, 중독에 빠지게도 한다. 수많은 게임들이 이 보상 시스템을 여러 층위에서 자극한다. 캐릭터의 성장은 현실 사회에서 갖지 못하는 존재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특히 타인과 협력해 강한 적을 무찌르며 느끼는 일체감과 소속감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본능 중 하나인 사회적 본능을 자극해 현실보다 더 강력한 가상 사회를 만든다. 여기에 가상현실(VR) 기술이 가세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에 포함한 것에는 이런 맥락이 있을 것이다. 오늘날 게임은 긍정적으로는 인류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이 될 수 있다. 부정적으로는 인간을 현실에서 도피시키는 가장 강력한 창구가 될 수도 있다. 중독이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기술의 발달은 게임이 가진 힘을 점점 강력하게 만들 것이다. WHO의 결정이 이러한 논의의 기회가 됐으면 한다.
  • 섬·오지에서도 초고속인터넷 터진다

    내년부터 국민 누구나 이용하게 서비스 초고속인터넷 미설치 건물 전국 80만개 이용자가 원하면 사업자는 설치해 줘야 내년부터 농어촌이나 섬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초고속 인터넷을 2020년 1월 1일부터 ‘보편적 역무’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보편적 역무란 전기, 수도, 가스처럼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현재 통신 중에서는 시내전화와 공중전화 등 음성 서비스만 보편적 역무로 지정돼 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초고속 인터넷망에 대한 보편적 역무 지정에 부정적이었다. 이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설치되지 않은 건물만 농어촌과 섬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8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전기통신사업자는 이용자가 인터넷 개통을 원할 경우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엄열 과기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초고속 인터넷은 온라인 금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 시청 등 일상생활을 위한 필수재”라면서 “미국, 영국 등 해외보다 높은 속도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현재 약 10Mbps 속도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 추가 설치를 담당할 사업자 선정도 조만간 이뤄진다. 과기부는 KT, SK브로드밴드, 엘지유플러스 등 3사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최종 선정을 할 예정인데, 현재 설치된 인터넷 공급망을 감안해 지역별로 사업자를 나눌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마일리지 고지 의무화와 가입사실현황 조회 의무화도 이뤄진다. 마일리지 고지 의무화는 이동통신3사의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마일리지 적립 규모 및 이용 방법을 요금청구서를 통해 매월 안내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2G·3G 이용자들은 마일리지 사용법을 몰라 방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입사실현황을 조회하면 명의를 도용당해 불필요한 통신료를 부과받는 사례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우리 아이 게임만 하는데”… 중독 예방, 통제보다 관심 먼저

    “우리 아이 게임만 하는데”… 중독 예방, 통제보다 관심 먼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마약·알코올·담배 중독처럼 치료받아야 할 ‘중독’으로 규정하면서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판단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과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으니 정확한 진단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일부에선 “게임 중독이 질병이면 프로게이머는 중증 환자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볼멘소리를 낸다.게임 중독 질병코드 논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게임 자체를 두고 좋으냐 혹은 나쁘냐는 식의 가치 판단을 하기보다는 사용자 개인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게임은 학업 부담에 억눌린 학생과 일상에 찌든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 만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를 바깥세상과 연결해 주는 일종의 ‘탈출구’ 역할도 한다.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아쉬움에 마지막까지 도전하게 만드는 마력도 있다. 분명 게임은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게임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병적으로 빠져드는 순간 양날의 검이 돼 일상생활을 파괴한다. 게임 중독을 판단하는 기준은 게임에 소비하는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을 하든 그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의 여부다. 같은 게임을 해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자 재미 삼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중독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도 다수다. 게임을 무조건 몰아내야 할 ‘사회악’으로 규정해 게이머들을 중독자로 몰아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치료받아야 할 게임 중독자 문제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WHO도 게임 제어 능력을 기준으로 게임 중독 기준을 제시한다.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해 스스로 게임 시간·횟수를 통제할 수 없을 때, 게임 때문에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받음에도 게임을 멈추지 못하는 상태가 12개월 이상 지속될 때 통상 게임 중독으로 진단한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9일 “실제로 게임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를 보면 자녀가 나흘 이상 PC방에서 자지도, 먹지도 않고 게임을 해 부모가 경찰을 불러 응급실로 데려오거나, 결혼을 하고서도 밤을 새워 게임만 하다가 결국 이혼까지 하는 등 극단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취업 면접을 두 시간쯤 남겨 두고 면접장에 일찍 도착해 PC방에서 잠시 게임을 하고 돌아왔다면 중독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면접 준비가 덜 된 상태임에도 충동을 못 이겨 게임을 하느라 면접 기회를 날렸다면 병적으로 몰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즐긴 것이지만, 후자는 게임이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를 통제하지 못해 일상생활을 파괴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3~4개월쯤 반복된다고 해서 게임 중독으로 판단하진 않는다. 12개월 이상 장기간 이어질 때만 중독으로 진단한다.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다. 프로게이머처럼 게임을 업으로 삼는 직업군은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이영식 교수 등이 쓴 책 ‘우리 아이가 하루종일 인터넷만 해요’에 따르면 뇌영상 연구에서도 게임 중독자와 프로게이머는 차이를 보인다. 게임에 중독된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자꾸 반복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은 같은 실수를 줄이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고 일반인보다도 뛰어나다. 뇌 영상에서도 프로게이머들은 다중처리능력과 관계 있는 전두엽 부위가 두껍지만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은 즐거움이나 쾌락과 관련 있는 기저핵 부위가 두꺼워져 있다. 게임에 중독되면 알코올 중독 등 물질중독과 비슷하게 뇌 기능이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임을 할 때는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게임에 과몰입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몰두하면 뇌의 성장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미 고등학생 정도면 몸은 다 성숙하지만, 뇌 기능은 만 20~21세가 돼야 성숙한다. 이 중에서도 전두엽이 가장 늦게 성장한다. 노 교수는 “청소년기 게임 중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뇌가 온전히 성장하기 전에 도파민이 과다 분비돼 자제력과 감정조절을 관장하는 전두엽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성인이 돼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중독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병원을 찾아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병 기간이 늘수록 완치가 쉽지 않다. 게임 중독을 치료할 때는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행위교정치료를 병행한다. 노 교수는 “게임 중독 증세로 잠을 자지 못하거나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면 약물치료를 하며 스스로 조절할 기회를 준다”며 “먼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횟수와 시간을 정해 게임을 하게 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아예 접근을 막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고 치료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선 질병코드 도입 뒤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면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면 부모가 관심을 갖고 쏟고 자녀를 관리해야 한다. 이영식 교수는 “게임 중독은 부모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며 “게임하는 것을 무조건 통제하려고 해선 안 된다. 아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이 2011년 청소년 중독자 255명을 포함해 서울시 중·고등학생 2188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 관계가 형성된 청소년이나 충동성·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일수록 물질(알코올·담배)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인터넷 중독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흡연과 음주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중독 장애를 가졌을 때 게임 중독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불안정한 애착은 양육자가 자신이 기분 나쁠 때는 사소한 일로 아이를 야단치고, 반대로 기분이 좋을 때 아이에게 지나친 애정표현을 해 아이가 양육자를 ‘종잡을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할 때 형성된다. 이 교수는 “자녀와 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활용해 인터넷이나 게임 없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간을 정해 게임하게 하고 30분에 한 번씩은 쉬도록 지도하며 아이가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공격적인 게임을 하진 않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아직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1인칭 슈터 게임과 같은 공격적 게임을 즐겨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눠 조사했더니 공격적 게임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폭력적인 것에 무뎌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음성 검색’ 오디오 콘텐츠시장 커진다

    ‘음성 검색’ 오디오 콘텐츠시장 커진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의 확산으로 음성 검색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자동차나 집 안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영상에 비해 가격과 데이터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는 팟캐스트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오디오 콘텐츠의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인터넷 포털이나 음원사이트 등 플랫폼 사업자들도 자체 제작한 다양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 클립’은 지난달 연예인이 진행하는 예능 오디오 콘텐츠를 대거 론칭했다. 기존에 오디오북이나 시사·교양, 교육용 콘텐츠에서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예능과 드라마로 장르를 다양화한 것이다. 5월 13일 ‘권혁수의 극한 퀴즈’를 필두로 ‘허경환의 사죄의 왕’, 하하·별 부부가 진행하는 ‘하트 브레이크 마켓’을 새로 론칭했다. 지난 3일에는 청취자들의 일상생활 고민을 김수미 특유의 화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김수미의 시방상담소’를 새로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웹소설과의 협업을 통한 ‘오디오 드라마’ 제작도 활발하다. 오디오클립은 ‘신부가 필요해’ 등 네이버 웹툰, 웹소설 원작의 오디오 드라마 3편을 선보였다. 또한 다양한 목소리를 지닌 오디오 크리에이터 50명을 발굴해 콘텐츠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음악을 서비스하는 음원사이트에서도 오디오 콘텐츠가 화두다. 벅스는 음악과 팟캐스트를 결합한 오디오 콘텐츠 채널 ‘뮤직 캐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일반 팟캐스트와 달리 음악 저작권 이슈를 해결해 방송에서 소개된 음악을 곧바로 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렸다. 지난달에는 박근호, 하상욱 등 유명 작가가 고민을 상당해 주는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여 현재 총 25개 프로그램을 방송 중이다. 지니뮤직도 EBS와 손잡고 5G 단말기에서 서비스할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오디오 콘텐츠 포털 사이트도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약 1500개의 유료 콘텐츠 채널을 운영 중인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은 지난달 프로파일러가 주요 살인 사건에서 범인들의 심리를 역추적해 보는 프로그램 ‘검은방’을 론칭했다. 팟빵 이용자의 청취 패턴과 이탈률, 이탈 시점 등의 이용자 청취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건 재연, 내레이션 등 스토리텔링 요소를 배치했다. 개인 라디오 방송 서비스 플랫폼 ‘스푼라디오’도 10~20대를 중심으로 월 이용자 숫자가 130만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과 오디오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은영 리더는 “AI 스피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물인터넷 등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이 진화하고 있고, 오디오 콘텐츠 사용 환경이 전 연령대가 접하는 일상 공간으로 점차 확장되면서 향후 사용자들의 요구도 보다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국립국어원, 다문화가정, 한국어 부족한 학생 위한 교재 출간

    국립국어원, 다문화가정, 한국어 부족한 학생 위한 교재 출간

    국립국어원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 교재 2종 8권과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학령기 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재 4종 17권을 최근 개정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는 2009~2013년 발간한 ‘결혼이민자와 함께하는 한국어’를 전면 개정한 책이다. 학습 대상자를 기존 여성 결혼이민자에서 다문화가정 남녀 성인 구성원으로 넓히고, 이들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구어 능력 향상을 위한 ‘즐거운 한국어’와 문어 능력 향상을 위한 ‘정확한 한국어’로 분권해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규 한국어 교육과정(1~4단계, 각 100시간)을 이수하기 어려운 이들이 효율적으로 교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한 지침을 지도서에 실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2종 11권과 ‘중고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2종 6권도 새로 냈다. 기존 2014년~2016년 출간한 ‘표준 한국어’를 2017년 개정한 교육과정에 맞춰 다시 출간했으며,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기르는 ‘의사소통 한국어’와 교과 적응 및 학습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기르는 ‘학습 도구 한국어’로 구성했다. 교재는 한국어 교육 현장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을 반영해 모듈식 교수학습 모형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학생들의 인지 및 사회 발달 차이를 고려해 초등학교 교재는 저학년용(1~2학년)과 고학년용(3~6학년)으로 구분해 개발했다. 일반 서적은 서점에서 판매하며, 전자책은 국립국어원 온라인 한국어교수학습샘터(kcenter.korean.go.kr)에서 제공한다.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화 가능 섹스인형 개발 ‘가격 알고보니?’

    대화 가능 섹스인형 개발 ‘가격 알고보니?’

    대화 가능 섹스인형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성문화가 개방되고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외로운 솔로들을 위로하기 위해 다양한 성행위 용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섹스 인형’로 불리는 성행위용 인형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사람과 신체적 사랑은 물론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한 섹스 인형이 등장해 인형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까운 미래에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닐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 시리(siri)와 심심할 때 대화를 나눈다는 얘기를 들을 때 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중국에서 생산 중인 자위용 인형 ‘섹스 인형’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네티즌 사이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중국이 AI기술을 일상생활에 접목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성관계 인형에 AI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언급한 업체는 WMDOLL이라는 기업으로 중국 최대 섹스 토이 제조사 중 하나다. 이들은 2016년 AI로 작동하는 인형을 출시했다. 이 인형은 눈과 팔 등을 움직이며,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이 업체에서 출시한 섹스토이는 연간 2만여개가 판매되는데, AI로 작동하는 인형은 출시 후 20개 내외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형은 800달러~7500달러(한화 90만원~900만원) 까지 가격이 책정돼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미 성인용품 시장에 AI를 적용한 인형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리스폰시블 로보틱스는 ‘우리의 성적 미래와 로봇(Our sexual future with robots)’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성관계용 로봇(인형)은 불법 성행위를 늘리거나 인간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단독]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 상담사,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였습니다”

    가해자가 취약한 위치에 있는 피해자를 일부러 찾아 호감을 얻은 다음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력을 은폐할 목적으로 다양한 통제술을 사용하는 것을 ‘그루밍 성폭력’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그루밍은 자존감이 낮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피해자를 골라 신뢰를 쌓은 다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관계를 점차 성적으로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그루밍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가해자의 성적 가해 행동을 자칫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 보니 가해자의 성폭력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으로 피해의 본질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A씨가 B씨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A씨는 2000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줄곧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2010년 남편과 사별했다. 가장이 된 A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심리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2급 자격을 취득하려면 1급 자격을 가진 상담사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6개월간 수련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2013년 2월 한 심리상담센터의 실습 수련 과정에 등록했다. 센터 운영자 B씨는 수련감독자로서 A씨의 교육을 맡았다. B씨는 A씨에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A씨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씩 일주일에 6회 정도 B씨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또 ‘전문 상담사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B씨의 말에 A씨는 2014년 3월부터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지도교수는 B씨였다. 이렇게 B씨는 A씨와 수련감독자와 수련생 관계뿐만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 지도교수와 제자라는 다중 관계를 형성했다. ‘상담자는 객관성과 전문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중 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상담학회 윤리강령을 B씨는 위반했다. ●“믿고 따랐던 사람한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B씨는 상담 때 “아빠, 엄마가 너를 걱정하진 않는다”, “왜 엄마(A씨)가 애들과 항상 같이 있어야 하지?”라며서 A씨에게 가족(친정, 자녀)과 주변 사람들을 멀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자가 성적 균형이 안 맞는다”는 성적인 말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도 몇 차례 있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2014년 12월 30일 B씨는 A씨에게 상담학회 간사 일을 맡길 건데 할 일을 알려주겠다며 A씨를 불러 무인텔로 데려갔다. 그런데 B씨가 갑자기 A씨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A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힘들었던 모든 얘기와 가족도 모르는 사건들까지 다 말했다. 제 진로를 책임져 줄 사람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제 몸을 탐냈단 사실에 너무나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상담자이자 지도교수인 B씨와 성관계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거부했지만, 이후에도 논문·상담 지도 등을 이유로 자신을 무인텔로 불러내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성적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상담학회 윤리강령이다.최초 강간 피해를 입고도 A씨가 B씨를 따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뭐든 다해서 빨리 학위를 따면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B씨는 꾸준히 ‘너는 나와의 성관계로 잘 사는 것’이라고 했고, 그 말을 잠시 믿었다”며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자책했다. 학습된 무기력. 피해자가 ‘어떤 노력으로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말한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와 내연 관계를 유지한 채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지만 A씨 의사에 반해 강제로 간음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무인텔을 갈 때 A씨가 자신의 차를 운전해서 이동했고, 금전도 대부분 A씨가 지불하는 등 일체의 성폭력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가 각종 모임에서 내게 ‘사회화 과정을 배우라’라면서 식비, 커피 값, 담뱃값 등을 내라고 했고, A씨가 운전을 시키는 일도 많았다”면서 “당시 제가 할 수 있었던 방어는 그저 A씨가 지시한 일을 알아서 빨리 해버리고 집으로 오는 것뿐이었다”고 대응했다. ●“무고죄 무서운 거 알아요?” 의심 받는 피해자 A씨는 B씨를 바로 고소할 수 없었다. B씨는 지도교수였고,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 등 다수의 포상 경력이 있는 상담학계 유명 인사였다. A씨는 또 피해 사실이 노출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 아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B씨 아내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A씨에게 혼인 관계 파탄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A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2016년 11월 B씨를 강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박사학위도 포기했다. 조사 과정은 험난했다. A씨는 수사관으로부터 ‘무고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특징이 잘 안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팀장은 “수사과정에서 무고와 관련한 객관적인 물증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성폭력 피해 자체가 허위 신고일 수 있다는 의심은 성폭력에 대한 통념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했는지, 거부 의사는 분명하고 정확했는지, 피해 이후 가해자와 주고받은 문자나 연락은 없었는지,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심리적·정신적 고통이 있는지 등 수없이 많은 이유들이 ‘진짜’ 피해자를 가리는 데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너 같은 피해자는 본 적이 없다’면서 ‘가짜’ 피해자로 둔갑되고 한순간에 무고 피의자로 전환된다”는 게 최 팀장의 말이다. 실형을 살 수도 있다는 말에 위축된 A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2017년 5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B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A씨는 B씨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A씨와 내연 관계로 지내면서 서로 합의해서 성관계를 했다’는 B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며 2017년 11월 A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초 강간 피해 발생일에 대한 A씨의 진술이 달라진 점과 A씨가 B씨와 내연 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점 등을 종합해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소장에 강간 피해 날짜를 2014년 12월 22일로 진술했다가, 12월 30일로 변경한 점을 문제 삼았다. “남편 기일(22일)에 강간을 당했다면 이는 매우 특별한 사건으로서 잊기 어려운 일이므로 날짜를 착각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큰 피해를 당했더라도 날짜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희겸 천안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동안 성폭행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는 무의식적 작용들이 일어난다”면서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자기 부정 때문에 피해 날짜를 특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판단은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기억하는지에 주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에게 애칭을 사용하고 그를 칭송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점을 근거로 두 사람이 내연 관계였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B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A씨의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루밍 성폭력은 주로 아동, 청소년 또는 성적 주체성이 미숙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A씨는 성인이고 고학력 여성이기 때문에 그루밍 수법에 의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성인은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논리 역시 편협한 관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수진 변호사는 “그루밍 성폭력 피해 판단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고, 어떤 환경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났고, 피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상담자의 성폭력 2016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정신분석 클리닉 대표가 내담자들에게 상담실 밖에서 만날 것을 제안해 내담자들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월에는 이미 4년 전 강간미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전직 목사가 서울의 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내담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에는 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자신이 상담하는 환자를 그루밍 수법으로 성폭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직업상의 차이만 있을 뿐 세 사건 모두 상담자로서의 지위와 내담자의 심리적 취약성이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성폭력 사건이 적지 않게 불거지지만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 심리적 의존 상태를 이용해, 폭행 또는 협박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상담자가 내담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내담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성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임주환 변호사는 “심리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강한 의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상담 과정 속 위력의 존재 등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성폭력 피해자 양산을 막아야 한다”면서 “심리적 의존관계에 놓인 사람을 간음·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상담자와 내담자, 교수와 제자…싸움은 계속된다 A씨는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신의 최경혜 변호사는 “이 사건은 B씨가 A씨의 진정한 의사에 반해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사건”이라면서 “미성년자나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 고학력자이고 성인이라도 상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되어 그루밍이 충분히 될 수 있음을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B씨가 교수로 재직하던 대학은 2017년 5월 B씨를 해임했다. 이 학교는 B씨가 “지도교수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박사과정 지도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교원의 품위를 손상하고 상담심리학자가 지켜야 할 윤리를 정면 위반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상담학회도 올해 1월 B씨에게 상담심리전문가 자격 박탈 및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다. B씨는 학교의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심사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소청심사위는 B씨의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정이 과하다면서 해임 취소 판단을 내렸다. 학교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B씨가 대학교수로서의 지위를 이용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소청심사위의 결정이 맞다고 봤다. 반면 2심은 “B씨가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본분과 윤리규정을 망각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학교의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B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 IT공룡 반독점 위반 조사…트럼프, 재선 노린 길들이기?

    의회도 청문회 예고…시총 150조원 증발 미국 정부가 구글과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의 4대 ‘정보기술(IT) 공룡’에 대해 반독점법 조사를 동시다발로 실시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 4개 기업의 반독점 행위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법무부는 구글과 애플, FTC는 페이스북과 아마존에 대한 조사를 각각 나눠 맡을 예정이다. 법무부와 FTC는 이들 4개 거대 업체가 미국 등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억제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게 된다. 미 정치권도 가세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하원 법사위원회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소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차원에서 반독점 문제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의회는 이들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위해 청문회 실시, 자료 요구, 증인 신문 등에 나서는 한편 필요에 따라 기업 책임자에 대한 의회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미 정부가 이들 기업을 직접 겨냥한 것은 이들이 사실상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낱낱이 들여다보면서 개인정보 논란이 증폭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경쟁체제를 위협한다는 비판적 여론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들을 길들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곤두박질쳤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전날보다 6.12%, 아마존은 4.64%, 페이스북은 7.51%, 애플의 주가는 1.01%씩 각각 떨어졌다. 이날 하루 사이 날아간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1300억 달러(약 154조원)에 이른다고 CNBC가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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