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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한국을 강타한 성격유형론 MBTI/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을 강타한 성격유형론 MBTI/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최근 미국 CNN 방송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성격검사의 하나인 ‘MBTI’에 너무 빠져 있다는 냉소적인 뉴스를 내보낸 적이 있다. 남녀 데이트를 할 때도 MBTI를 먼저 알아본 후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고, 직장에서 직원을 구하는 데도 특정한 MBTI 유형을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내고 있다. 급기야 MBTI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조차 한국에서의 MBTI 유행은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해 MBTI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하였다. MBTI는 칼 융의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직관력이 뛰어난 융은 자신의 오랜 임상경험에 의해 인간을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지내길 좋아하고 수줍어하는 경향이 있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아 비교적 사교적이다. 여기에 정신기능인 사고, 감정, 감각, 직관의 4개를 조합하여 외향적 사고형, 내향적 사고형, 외향적 감정형, 내향적 감정형, 외향적 감각형, 내향적 감각형, 외향적 직관형, 내향적 직관형의 8개 성격유형으로 나누었다. 각각의 성격유형은 우월한 기능과 열등 기능이 있으며, 이런 성향이 하나로 통일되고 균형과 통합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통찰력 있는 융의 관찰이었다. MBTI는 이런 융의 8개 성격유형에 생활양식과 관련이 있는 판단과 인식이라는 기준을 더하여 16가지 조합으로 만든 지표이다. 모녀지간인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융의 심리유형 이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검사를 개발하였다. MBTI는 성격을 유형화한 것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의 체질을 분석하여 유형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히포크라테스 시대에도 인간의 신체를 4가지 체액을 바탕으로 다혈질, 흑담즙질, 황담즙질, 점액질로 구분했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을 쓴 유명한 조선시대 이제마 역시 ‘사상의학’을 주창하였는데, 사람의 체질을 4개로 나누어 체질별로 흔한 질병도 다르고 치료방법도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체질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 적용하는 방법을 창시해, 신체 장기의 크고 작음, 골격의 형태, 성격은 물론이고 우월한 감정상태까지 고려하여 음양과 대소의 조합인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의 4가지 형태로 나눴다. 최근 서양의학의 개인맞춤치료도 이처럼 체질의 다름을 고려한 치료다. 같은 약을 복용하여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쇼크에 빠지는 일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등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을 고려하면, 체질은 분명 개인별로 다르며, 이를 유형별로 축소하다 보면 몇 개의 타입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체질이나 성격의 유형은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MBTI의 인기는 사회적으로 외적인 면만이 아닌 내적인 ‘성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부분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특히 각 개인이 검사를 해 보며 자아를 탐색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MBTI 검사 결과는 분명 주위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여러 면에서 대인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이렇게 정형화된 성격형으로만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입체적인 존재이다. 그러니 성격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함께 보내는 시간과 소통을 통하여 알아 갈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음을 명심하자. 성격 유형화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일정한 유형의 사람을 나와 맞지 않는 사람으로 미리 재단하고, 알아 갈 기회조차 갖지 않는 것은 너무 아쉽지 않은가.
  • 갑작스러운 소식…男아이돌 턱부상 응급실

    갑작스러운 소식…男아이돌 턱부상 응급실

    그룹 인피니트(INFINITE) 리더 김성규가 부상을 당했다. 지난 7일 김성규 소속사 더블에이치티엔이는 공식 입장을 내고 “김성규가 이날 일상생활 중 턱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검사 및 처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세한 검사 결과는 정밀 검진이 필요하여 현재 입원 상태이며, 정밀 검진이 끝난 후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소속사는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김성규의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자세한 결과가 나오면 추가 공지드리겠다”고 알렸다. 김성규는 지난달 20일 개막한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찰리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향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 “아싸들 비상 걸림”… 카톡 ‘인스타化’ 예고에 네티즌 원성 [넷만세]

    “아싸들 비상 걸림”… 카톡 ‘인스타化’ 예고에 네티즌 원성 [넷만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올해 안에 이용자가 ‘교감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원성이 높다. 특히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 등에 ‘좋아요’를 누를 수 있게 하는 등 지금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과 비슷해질 것이 예고되면서 “친구 없는 아싸(아웃사이더)들은 큰일이다”는 웃지 못할 반응이 퍼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10대들의 경우 학교폭력의 일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지난 4일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하반기 사업전략을 발표하면서 자기소개 페이지인 프로필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처럼 일상생활 공유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오픈채팅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 ‘오픈링크’로 분리·독립시키며, 기존 메신저는 커머스와 파트너 광고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프로필을 일상 공유 창구로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프로필 조회수, 활동성 증대로 이어져 톡비즈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모티콘, 선물하기 등 사업과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네티즌들의 불만이 들끓었다. 특히 국민 메신저로 통할 만큼 직장 등 공적인 영역에서 널리 쓰이는 카카오톡이 ‘좋아요’ 기능 확대로 불가피하게 사생활이 개입될 여지가 높아지면서 나오는 우려가 높다. 이 같은 우려는 ‘아싸들 비상! 카톡 프사에 좋아요 생긴다’ 등 제목의 글 등으로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성별을 불문하고 네티즌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관련 소식을 전한 글 2개에 1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가운데는 “톡방에 ‘좋아요’, ‘최고예요’ 이런 것도 스트레스받는데 프사까지 ‘좋아요’라니”, “뭔 ‘좋아요’야. 내가 그냥 좋아서 프사 하는 건데 남이 왜?”, “나 친구 몇 명인지 뽀록나겠다”, “친구 없다고” 등 새로운 기능이 도입되면 ‘좋아요’ 숫자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경계하는 댓글이 있었다. ‘디시인사이드’(디씨)에도 관련 글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린 가운데 “직장 단톡방부터 피곤해질 일만 늘 것 같아서 벌써 짜증남”, “인싸들 피해서 페북·인스타 못하고 겨우 카톡에 자리 잡았는데 이제 카톡도 못 하겠네” 등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제 애들끼리 누가 왕따고 누가 인싸인지 들통나겠다”(디씨), “왕따를 더 왕따로 만들겠네. 이게 학폭이지”(더쿠) 등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톡이 국민 누구나 쓸 수밖에 없는 앱이 된 만큼 ‘좋아요’ 기능에 강제성은 없더라도 친구·지인들 사이에서 특정인의 인기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이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때문에 “이거 (게임) ‘메이플스토리’ 인기도 아니냐. 옛날 ‘좋아요 대행’ 다시 생길 것 같다”(에펨코리아), “좀 있으면 싸이월드처럼 투데이 기능도 집어넣을 듯”(디씨), “이거 싸이월드에서도 했던 건데. 일일 방문자 늘리려고 혼자 클릭하고”(개드립넷)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한 예견이 나온다.카카오톡 업데이트 예고를 둘러싼 불만은 단순히 ‘아싸 논란’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과도한 상업성 추구로 국민 메신저로서의 ‘본분’을 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다음 카페 ‘도탁스’에서는 “대중성은 단순함이 생명인데 자꾸 옛날 싸이월드꼴 나려하네”, “문어발 안 될 것 같으니 이상한 데로 방향 돌리네” 등 비판적인 반응이 많았다. 또 다른 다음 카페 ‘여성시대’에서도 “SNS 싫어서 카톡 빼고 아무것도 안 하는데 이제 카톡도 탈퇴하게 생겼다”,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메신저 기능만 하라고요” 등 불만이 높았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하반기 업데이트를 통해 프로필에서 바로 ‘선물하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친구 탭에 비즈보드 지면을 확대하는 등 매출 확대를 꾀한다. 남궁 대표는 “이와 같은 서비스 변화를 통해 향후 이용자들의 프로필 조회수나 체류시간 등 활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광고, 선물하기, 이모티콘 등 톡비즈 핵심 비즈니스와의 강결합을 통한 수익화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장애가 있어도 삶은 재미있습니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요[청춘기록]

    장애가 있어도 삶은 재미있습니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요[청춘기록]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비틀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장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 주변의 장애인에게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된 것도 드라마가 가져온 효과다. 실제 장애를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청년 세 명을 만나 봤다. 지적장애 동생 모델 만든 오정현씨 유튜브 열고 장애 사실 떳떳 공개 “즐겁게 잘 산다는 메시지 전할 것”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 오지현(21)씨와 함께 살고 있는 오정현(24)씨는 코로나19로 지루해진 일상 속 갈증을 해소하고자 2년 전부터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오씨는 동생에게 화장을 해 주는 첫 영상을 시작으로 분위기 좋은 카페 가기, 한강 산책 등 일상을 담은 영상, 동생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 등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오씨는 평소 키도 크고 모델 활동에 관심이 있던 동생에게 장애인 모델 대회 참여를 권한 뒤 동생의 모델 도전기를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실제 동생은 6개월간 혹독한 연습 끝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상을 탔다. 오씨가 처음부터 동생의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의사소통이 어려운 동생의 모습을 보며 장애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긴 적도 있다. 오씨는 “동생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최대한 숨기려 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태도는 동생이 더욱 세상의 눈치를 보게 되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부모님과 동생을 설득해 장애를 당당히 공개하고 유튜브를 하는 게 어떨지 제안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유튜브에 처음 올린 영상이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동생과 동생 친구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내면서 장애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일상을 나누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장애를 불편한 주제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그는 “‘장애를 가졌어도 재밌게 살고 있구나, 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메시지가 앞으로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내비쳤다.청각장애 ‘필카’ 작가 김보경씨 장애인 모임 만들어 전시회 꿈꿔 “아무것도 못 한다 인식 깨고 싶어”  김보경(29)씨는 지난 5월부터 ‘청각장애인, 보매’라는 이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이 계정에 자신의 필름카메라로 찍은 풍경 사진을 올린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웹드라마 ‘사운드트랙#1’에 ‘디지털카메라는 사진 하나를 수십 번도 더 볼 수 있는데 필름카메라는 찍는 순간 딱 한 번, 그 한 번이라는 의미가 좋아’라는 대사가 나온다”면서 “저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을 때보다 필름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 더 공을 들이는데, 그 공들이는 과정이 좋아서 필름카메라를 쓴다”고 말했다. 김씨가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빠진 것은 지난해 친구로부터 생일 선물로 다회용 필름카메라를 받으면서다. 이후 청각장애 전문 복지관인 삼성소리샘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필름카메라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씨는 “노출계(피사체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감지하는 기능)나 초점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배우고 실습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며 계정을 운영하는 이유는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허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각장애인의 필름카메라 모임을 만들어 함께 사진을 찍고 자신의 사진을 모아 작은 전시회를 여는 게 그의 목표다. 김씨는 “청각장애인은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내일은 취업도우미 뇌병변 한성민씨 장애인고용공단서 맞춤형 상담 “불편함 때문에 성장… 계속 도전” 초등학교 4학년 때 뇌병변장애를 진단받은 대학생 한성민(26)씨는 올여름 학교에서 근로학생으로 일하며 틈틈이 자격증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포토샵 강의와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세심하게 맞춤 상담을 받았다는 그는 이 공단에서 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자신처럼 더 많은 장애인이 취업을 준비할 때 여러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한씨가 속한 동아리도 공공기관 등에 취직하려는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다. 동아리에선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쓰는 법과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도 한다고 했다. 그는 오른손이 경직되고 미미한 수준의 안면마비 증상이 있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기도 했고, 남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어려움도 있었다. 한씨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필을 쓰기 시작한 것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였다. 한씨는 “처음에는 제 장애가 부끄럽고 원망스럽게만 느껴졌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애로 인한 불편함이 오히려 저를 성장시켰고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게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필에도 그러한 제 생각을 담았다”며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김혜균(사학과 2학년)이응민(컬처앤테크놀로지융합전공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질병관리청장 “코로나19, 퇴치 불가능… 독감화도 몇년 더 걸려”

    질병관리청장 “코로나19, 퇴치 불가능… 독감화도 몇년 더 걸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4일 “코로나19가 천연두처럼 퇴치되는 것은 불가능하며 독감처럼 되는데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집단면역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집단면역이 천연두처럼 퇴치되거나 홍역처럼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코로나는 그런 부분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집단면역이) 독감처럼 유행기에는 조심하고 비유행기에는 일상생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몇 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날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재유행의 정점을 하루 신규확진자 15만명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하루 신규확진자 최대) 11만~19만명, 중앙값 정도로 본다고 하면 한 15만명 정도(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다만 정체기가 봄에 감소했었던 수준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25만명, 최대 3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해 방역·의료 대응을 준비해왔다. 백 청장은 “다행히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꺾이면서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20만명 이내 수준의 환자 발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달 31일~지난 3일 1.13으로, 7월 4주(7월 24∼30일)의 1.29에서 하락했다. 백 청장은 다만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하가 아니니 아직 감소 단계에 들어서지는 않았다”며 “예상보다 정점이 낮지만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다”고 경계했다. 백 청장은 또한 “과거 유행했던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의 위중증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증도가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인플루엔자 치명률은 0.016%인데, 오미크론 치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가장 낮지만 0.04%(8월2일 기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개량백신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2~3달은 더 지나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량백신이 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근거자료가 부족하고, BA.5에 대한 예방 효과가 얼마나 더 우수할지 자료도 부족하다”며 “개량백신이 나올 때까지 4차 접종을 받지 않고 지내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 광양시 옥룡면장, 저소득 100세 할머니 모시 내의 전달

    광양시 옥룡면장, 저소득 100세 할머니 모시 내의 전달

    광양시 옥룡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최근 취약계층 25가구를 대상으로 여름철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 나기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은 폭염과 온열질환 증가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찾아 모시 내의를 전달하며 건강과 안부를 꼼꼼히 살폈다. 이삼식 옥룡면장은 동동마을에 거주하는 100세 할머니를 직접 찾아뵙고 식사와 건강 등 안부를 살피고 모시 내의를 전달했다. 선물을 받은 할머니는 “무더위에 뜻밖의 선물을 받아 너무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허광영 민간위원장은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에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취약계층 이웃들이 모시 내의로 시원한 여름을 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면장은 “이웃 건강을 위해 마음을 더해주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유기적인 민관협력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가 없는 옥룡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치매안심마을 우수사례 뽑힌 서초

    치매안심마을 우수사례 뽑힌 서초

    서울 서초구의 ‘안심마을 속 안심하우스’ 사업이 보건복지부 주관 ‘2022년 치매안심마을 우수사례 확산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구는 공모사업 추진을 위한 국·시비 총 4867만원을 연말까지 지원받는다. 3일 구에 따르면 ‘안심하우스’는 치매환자의 안전과 인지기능 향상을 고려한 70여가지 주거환경 디자인을 적용한 맞춤형 모델하우스다. 2017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어 현재 내곡동 서초구치매안심센터 안에 있다. 구는 이번 공모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은 양재1동을 안심마을로 선정했다. 또 치매중증도가 높은 치매환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안심하우스 모델이 적용된 물품들을 지원한다.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잡아 균형 유지를 돕는 ‘이동형 기립보조 바닥안전손잡이’, 치매환자들이 외출할 때 알람이 울리는 ‘매트형 배회감지기’, 변기와 대비되는 색상의 ‘변기커버’ 등이다. 아울러 구는 치매 친화적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양재1동 안심마을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앞으로도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치매안심도시 서초’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속보] “확진 2000만명 넘어 ‘전국민 38.8% 감염’…표적방역 추진”

    [속보] “확진 2000만명 넘어 ‘전국민 38.8% 감염’…표적방역 추진”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으며, 감염자가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표적방역을 추진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이기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1만명대를 넘어섰고,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전국민 38.8%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3주 1.54에서 지난주 1.29까지 감소했다”며 “확진자가 두 배씩 증가하는 현상은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에 전파하는 감염자의 규모를 뜻한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확산세, 1 이하는 감소세를 의미한다. 이기일 1총괄조정관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벌써 2년 7개월이 지났으며, 발생 초기에는 바이러스 역학적 특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모임과 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며 “이제 우리에게는 경험과 데이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백신과 치료제, 의료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표적방역을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 강화된 의료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국민이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11만9922명 확진, 110일 만 최다 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만992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2005만2305명이 됐다. 누적 확진자는 전 국민의 38.8%에 해당한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뒤 926일 만에 전체 국민(5132만명) 5명 중 2명꼴로 코로나19 확진 이력이 생긴 셈이다. 지난 3월 23일 0시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선 뒤 133일 만에 2000만명을 돌파했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를 보면 한국보다 누적 확진자 수가 많은 나라는 미국과 인도 등 7개국으로, 집계상 한국은 8번째로 2000만명을 넘어선 국가가 됐다. 이날 확진자 11만9922명은 전날(2일) 11만1789명보다 8133명 늘어 2일째 11만명대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감소세를 이어가던 지난 4월 15일(12만5821명) 이후 110일(3개월 19일) 만에 가장 많이 나왔다. 다만 1주일 전(27일) 10만245명보다 1만9677명(19.6%·1.2배), 2주일 전(20일) 7만6372명보다 4만3190명(57%·1.6배) 각각 늘어 증가세는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이날 확진자 11만9922명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11만9922명, 해외유입은 600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해외유입의 경우 이동량이 늘어난 여름 휴가철 상황 등이 반영된 듯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 전날 역대 최다를 기록(568명)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1주일간(7월 28일~8월 3일) ‘422→435→396→341→436→568→600명’으로 나타났다.
  • 코로나 검사비 지원 확대…“‘코로나 비용’ 버거웠는데 그나마 다행”

    코로나 검사비 지원 확대…“‘코로나 비용’ 버거웠는데 그나마 다행”

    2일부터 신속항원검사 건보 적용 확대자가진단키트 사는 데만 한달 10만원“개인 방역 위한 비용은 부담 완화해야”코로나19 6차 대유행 속에서 정부가 2일부터 무증상자의 코로나19 검사비 지원을 확대하면서 ‘코로나 비용’이 만만찮아 부담이던 상황에서 한시름 놓았다는 시민이 많다. 코로나 확진이 급격히 느는 상황에서 개인 방역 준수를 독려하고 암수 확진을 줄이기 위해 일관성 있는 방역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무증상자 중 역학 연관성이 입증되는 경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증상자가 코로나 검사를 위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한 경우 의료진이 밀접 접촉 여부 등을 구두로 확인하면 검사비는 무료이고 진찰료 5000원(의원 기준)만 지불하면 된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모(29)씨는 “지난 1일 고열에 시달렸지만 인후통이나 콧물 등 다른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데다 검사 비용이 부담돼 자가진단키트 ‘음성’인 것만 확인했다”면서도 “다시 검사비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고 하니 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검사를 받아보려 한다”고 했다. 최근 한 달간 자가진단키트만 10개를 구매한 김씨는 코로나 비용으로 최소 10만원을 썼다. 그는 “주변을 보면 자가진단키트 살 돈이 아깝다며 목이 아프거나 몸살이 나도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는 사례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기존에는 무증상자가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면 3만원에서 많게는 5~7만원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해 일부러 증상이 있다고 거짓말하거나 유증상자로 처리를 잘 해주는 의료기관을 수소문해 찾아다녀야 하는 일도 많았다. 직장인 양모(45)씨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2세트)를 살 때마다 만원씩 쓰게 돼 물가가 높은 요즘에는 그마저 큰 부담이었다”며 “무증상이더라도 주변에서 확진자가 속속 나오고 일하면서 사람 만날 일도 많은 상황이라 주변에 민폐 끼치기 싫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려 해도 가격 때문에 주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은 데다 무증상 확진도 많은 만큼 개인 방역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은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부분의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 등에서는 면회·방문 조건으로 신속항원검사 결과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교실)는 “코로나 유행 확산세에서는 신속항원검사 비용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 정도와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보험 적용 원칙을 좀 더 일관되고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지엔티파마의 루게릭 치료제, .글로벌 진출에 속도낸다

    지엔티파마의 루게릭 치료제, .글로벌 진출에 속도낸다

    신약 개발기업인 지엔티파마의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2022년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루게릭병 치료제 ‘크리스데살라진’의 미국 식품의약청(FDA) 희귀의약품 지정 추진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엔티파마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2022년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사업’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사업이다.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약산업 전주기에 걸친 맞춤 지원을 한다. 지엔티파마는 이번에 ‘해외진출 전주기 컨설팅 분야’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글로벌 R&D 기획을 비롯해 임상·인허가·라이선싱 등 제약사업의 전주기 컨설팅 소요 비용을 지원받는다. 지엔티파마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치료제 크리스데살라진을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DD)받기 위한 컨설팅 협약사업을 과제로 신청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개발단계에서 세제 혜택 및 우선심사, 시판 후 독점권 부여, 품목허가 연장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독점권은 미국에서는 7년이며 한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중국에서는 최소 10년을 부여받을 수 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뇌·척수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화하고 사멸하면서 전신 근육 마비로 이어져 말하고, 먹고, 움직이고, 숨 쉬는 능력을 잃음으로써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루게릭병의 치료제로는 생명을 3~6개월 연장하는 릴루졸과 일상생활을 개선하는 에다라본이 있지만, 발병 후 2~5년 사이에 증상이 악화하면서 사망하는 루게릭병은 치명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 수는 2000~3000명으로 추정돼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며, 전 세계 루게릭병 환자의 유병률은 10만 명 중에 평균 4.8명으로 희귀질환의 범주에 있다. 크리스데살라진은 염증과 활성산소를 제거하도록 고안한 다중표적 약물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탁월한 뇌세포 보호 효과와 행동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크리스데살라진은 루게릭병 쥐에서 ▲척수 운동신경세포의 퇴화와 사멸 방지 ▲SOD-1 단백질 침착 감소 ▲운동기능 손상 방지 ▲생명 연장 효과가 확연히 입증돼 국제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화학저널(Journal of Neurochemistry)에 발표된 바 있다. 크리스데살라진은 릴루졸, 에다라본은 물론 개발단계 약물들과 비교해 약효와 안전성이 현저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을 포함한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데살라진의 안전성과 약동학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경구 단회 및 다회 투여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20mg, 50mg, 100mg, 200mg, 400mg, 600mg 단회투여는 모두 안전했다. 약동학 분석으로 루게릭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약효를 위한 목표 용량은 50~100mg 사이로 예측됐다. 다회투여 시험에서는 크리스데살라진 100mg, 200mg을 12시간 간격으로 15회 투여했으며 노인을 포함한 성인에게서 안전성이 검증됐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알츠하이머 치매, 루게릭병의 비임상 동물실험에서 비교 약물 대비 크리스데살라진의 탁월한 약효가 입증됐고 임상 1상에서 목표 용량 대비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신속히 임상 2상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특히 희귀질환은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조기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 전문 컨설팅 회사와 협력해 FDA와 EMA에 크리스데살라진을 루게릭병 희귀의약품으로 신청하고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아침의 혈거 서점/문학평론가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아침의 혈거 서점/문학평론가

    악몽이든 심상한 것이든 사람마다 반복해서 꾸는 꿈의 패턴이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일상생활 도중 눈앞을 갑자기 은막처럼 가리는 백일몽도 그러하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면 나는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이른 아침, 졸음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가파른 주택가 언덕을 허위허위 오른다. 드디어 학교 정문이 나타날 무렵, 오른쪽 담벼락에 마치 혈거인의 방처럼 쑥 들어간 조그만 서점이 보인다. 책 점방이다. 서점에서는 재단에 속한 네 학교 학생들에게 소용되는 참고서와 문제집만 취급했다. 등교 시간마다 서점은 수업에 지정된 참고서를 사려는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 나는 길눈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환상을 현실로 착각하는 성향도 있어서 수십 년 전의 기억 속 서점이 실존했는지 아닌지 보증할 수 없다. 어쨌든 아침의 혈거 서점이 내 백일몽의 하나라는 것은 사실이다. 온라인 서점 대신 지역 서점을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나는 이 백일몽을 다시 불러냈다. 우리 동네 어디에 서점이 있을까. 답은 가장 높은 확률로 중고등학교 근처일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더라도 중고등학생이란 학습 준비물을 미리 챙기는 습성과 무관한 인류 집단이므로, 내가 그랬듯, 참고서를 온라인 서점에서 양육자의 신용카드로 미리 구매하기보다 여전히 수업 당일이 돼서야 현금으로 사지 않을까. 요행히 우리 집 근처에는 학교가 많고 내 추리는 얼추 들어맞았다. 내가 찾아낸 서점은 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에 문방구와 붙어 있다. 유리문을 밀어 서점에 처음 들어선 순간, 옛날 혈거 서점의 은막이 다시 펼쳐졌다. 서점에는 시집이나 소설책 따위 조금이나마 재미 삼아 읽을 법한 책이라고는 한 권도 없었다. 잡지 나부랭이도 없었다. 오로지 중고등학교 참고서와 어학사전, 운전면허 시험문제집, 공무원과 변호사 수험서 같은 것들만 서가 벽면을 듬성듬성 채웠다. 바로 여기다! 반가운 웃음이 터지려 했다. 서점 주인은 의자에 나른하게 기대 앉아 있었다. 내가 원하는 책 목록을 말하자, 그는 생기가 돌기 시작한 얼굴에 등을 곧게 펴고 컴퓨터를 켰다. 자판을 두들기며 거래처에서 책을 주문하는 모습이 마치 간만에 신나는 사건을 맡은 수사반장 같았다. 책이 도착하면 알려 주겠다고 하여 연락처를 남겼고, 바로 다음날 책을 찾으러 다시 방문했다. 동네 서점이라면 어쩐지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활성화된 몇몇 구역에만 있을 것 같고, SNS를 통해 잘 알려진 곳들이 전부일 것 같아, 먼 거리를 나서기 부담스러운 마음에 차라리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렇지 않다. 동네 서점은 말 그대로 동네 서점이다. 오늘날 동네 서점은 문방구, 피아노 학원, 태권도장처럼 어린이 청소년의 실존을 인식할 수 있는 지표 장소이다. 필요한 책이 있다면 우선 동네의 초중고등학교 근처를 산책해 보자. 학교 앞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 다음 발랄하고 시끌벅적한 어린이 청소년들 틈바구니에서 떡볶이 한 접시도 드시기를.
  • 예능이 품은 ‘커밍아웃 로맨스’…“내 가족·친구의 얘기로 봐주길”

    예능이 품은 ‘커밍아웃 로맨스’…“내 가족·친구의 얘기로 봐주길”

    2012년, KBS Joy에서 딱 1회 만에 폐지된 비운의 프로그램이 있다. 트랜스젠더 토크쇼 ‘XY 그녀’. 국내 성소수자들이 직접 출연해 얘기하는 획기적인 시도였지만, 첫 회 직후 보수·종교 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방송이 중단됐다.   그로부터 꼭 10년 뒤, 이번엔 성소수자 커플의 소소하지만 달달한 일상을 그리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플랫폼(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예능 ‘메리 퀴어’다. 드라마가 아닌 예능에서 실제 퀴어 커플의 진심과 고충을 보여 주는 신선한 기획은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끌어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메리 퀴어’의 MC를 맡은 홍석천에게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특히나 남다르다. 커밍아웃한 지 22년째인 국내 대표 ‘톱 게이’ 입장에서 반가운 게 첫 번째고, 10년 전 그날 차별과 혐오의 벽에 부딪혀 프로그램 중단 사태를 겪어야 했던 방송인의 입장에서 벅찬 게 두 번째다. 신동엽, 하니와 함께 ‘메리 퀴어‘를 진행하는 홍석천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제는 이런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운 변화”라며 “한국에서 이때까지 시도하지 못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너무 뿌듯하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리 퀴어’에는 성소수자 커플 세 쌍이 등장해 혼인 신고에 도전하는가 하면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 정정을 하기 위해 수술을 결심하기도 한다. 이들의 모습에선 이성애자와 다를 바 없는 성소수자의 사랑이,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드러난다. 홍석천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제작진과 긴밀히 협업하며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자극적인 설정이나 재미를 위한 인위적인 장치를 배제하고, 담담하게 그려 보자는 부탁을 드렸다”며 “있는 그대로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성소수자인 만큼 출연진의 모습을 통해 감격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는 “보성·민중 커플의 얘기를 보면 나의 과거가 당연히 생각난다. 부모님께 커밍아웃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성소수자에겐 굉장히 큰 사건”이라며 “어린 친구들이 부모와 가족에게 자신의 애인을 소개하고, 한국에서 인정되지 않는 결혼에 도전한다는 게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메리 퀴어’는 성소수자가 비로소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미디어에서 성소수자 주인공이 여럿 등장하며 퀴어에 대한 담론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혐오의 손가락질은 늘 생채기를 남긴다. 홍석천은 “자신과 다른 삶을 잘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늘었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여전하다”며 “‘XY 그녀’ 때도, 지금도 방송국과 채널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유튜브로 비난하는 걸 보면 당연히 상처가 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부단히 드러내고, 말하고, 행동하는 건 책임감 때문이다. 국내 대표 성소수자 연예인으로 인식되는 데 대해 그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담보다 책임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제 커밍아웃은 개인적이지만 공적인 행동이기도 해요. 성소수자의 권리를 책임지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늘 있었죠. 최소한 우리나라에 사는 소수자 친구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요.”   이 때문에 지난 20년간 알게 모르게 성소수자 청소년과 부모님의 상담사 역할도 자처해 왔다고 한다. 홍석천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로 정말 많은 문의가 온다. 식당을 운영할 땐 부모님들이 직접 찾아오신 적도 많다”며 “아이들 상담도 필요하지만, 부모의 상담도 정말 중요하다. 얘기를 듣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님 대부분이 성소수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그들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며 “힘은 부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 누군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노래 ‘케이 톱스타’를 공개한 것도 이런 생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쉰 살이 넘고, 코로나19를 거치며 하고 싶은 걸 빨리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같이 힘내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성소수자인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와 이케다 히로시 부부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홍석천은 “동성혼이 합법인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훨씬 전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논의된 곳”이라며 “우리가 항상 G7 국가에 포함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결국 정치나 경제뿐 아니라 혐오와 차별의 인식까지 바뀌어야 선진국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 퀴어’에서도, 다른 콘텐츠에서도 용기를 갖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제가 져야 할 짐도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성소수자가 어떤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가족, 친구, 이웃의 얘기라고 생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시면 좋겠어요. 이 간단한 걸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하하.”
  • “땀 비오듯 쏟아져”…오은영도 겪은 ‘공황장애’ 증상은

    “땀 비오듯 쏟아져”…오은영도 겪은 ‘공황장애’ 증상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공황발작을 겪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오은영은 공황장애로 고생 중인 가수 이수영의 사연을 듣고 “나도 공황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은영은 “과거에 두 번 정도 공황발작을 경험했었다”면서 “처음 겪은 게 레지던트 1년 차 때였다”고 했다. 당시 오은영은 당직 근무를 서서 밤을 꼬박 새우고 공복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수면 부족에 공복 상태로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멀미까지 왔다”면서 “순식간에 샤워를 한 듯 땀이 비 오는 듯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옆에 있던 동료들에게 ‘나 패닉 어택(공황발작) 온다’고 차분히 말했고, 예상대로 20분 후 증상이 괜찮아지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은영은 “공황발작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을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숨 갑갑하고 불안…공황장애란 몇 년 전부터 김구라, 이경규, 이병헌, 차태현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공황장애가 있다고 고백하면서 ‘공황장애’는 익숙한 질환으로 다가왔다. 공황장애가 이른바 ‘연예인병’이라는 편견도 있지만, 공황장애는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공황장애란 특별한 이유 없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질환으로, 공황발작(panic attack)을 동반한다. 공황발작이 나타나면, 이유 없는 극도의 공포감과 함께 심장이 터질 듯이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손과 발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거나 어지러운 등의 증상을 겪다가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안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짧은 시간 지속되며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공황발작이 예측할 수 없는 때에 되풀이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때를 공황장애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터널이나 다리를 건너지 않게 되거나,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등 사회생활에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공황장애 원인은 뇌에 있는 불안과 관련된 ‘청반핵’이란 조직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잦은 발작을 막기 위해서 초기에 전문가와의 치료를 병행하면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 [이광식의 천문학+] ‘빛공해’가 가져올 무서운 결과들

    [이광식의 천문학+] ‘빛공해’가 가져올 무서운 결과들

     우리나라 빛 공해 세계 2위  빛공해는 지나친 인공 조명으로 인해 밤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눈부신 빛이 미세 먼지나 지구 온난화처럼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적인 환경 이슈로 떠올랐다.  먼저 ‘빛공해’(Light pollution)란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빛공해는 수면장애, 생태계 교란, 농작물 수확량 감소 등을 일으키고 특히 야간에 과도한 빛에 노출될 경우 생태리듬이 무너진다.​  현재 지구촌은 빛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며, 지난 50년간 빛공해는 매년 6%씩 증가해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럽 인구의 60%, 북미(北美) 인구의 80%가 빛 공해 때문에 더 이상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로등으로 인해 50만 종의 곤충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빛공해는 곤충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밝은 밤의 지역일수록 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유의미한 통계를 그것을 말해준다.  불행하게도 빛공해에 있어서는 한국이 세계 2위를 차지한다. 한국은 빛 공해 지역이 전체 국토의 89.4%를 차지해 이탈리아(90.4%)에 이어 주요 20국(G20) 중 2위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지역은 강원도 양양의 '별빛 보호 지구'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으로 축소되어 있는 형편이다.​  빛공해로 ​무너지는 동물들의 생태계​ 여름밤에 매미 울음소리로 밤을 설치는 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매미 울음소리는 평균 72.7dB(데시벨) 로, 자동차 소음 (67.8 dB)보다 심하다. 주로 낮에만 활동하는 매미들은 야간의 인공조명 때문에 밤에도 운다고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밤에 매미가 우는 것에는 대개 가로등 같은 인공조명이 달려 있다고 한다. 그 밝기가 무려 153~212룩스가 되는데 보름달의 밝기는 0.27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매미가 밤을 낮으로 착각하고 울어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매미를 비롯한 곤충은 빛을 쫓는 습성이 있어 한밤에 가로등 근처를 맴돈다. 그러다 기력을 잃거나 포식자에게 노출돼 죽음을 맞는다면 곤충 개체 수가 급감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곤충의 포식자들 역시 생존 위기에 처하고 결국 생태계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워싱턴 대학의 생태학자 브렛 세이무어는 관련 연구 150개와 논문 229편을 분석한 결과, 인공조명이 곤충의 삶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곤충이 달빛을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시계를 보듯 보름달과 초승달 사이에서 적절한 시기를 선정해 먹이를 찾아 나서고, 신호를 주고받고, 알을 낳거나 교미를 하는 등, 달빛이 수많은 동물, 곤충의 생리작용과 행위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로등이나 밝은 간판 근처에서 나방을 포함한 여러 곤충을 본 적이 있을 테다. 이는 곤충들이 인공조명을 달빛이라 착각해서다. 빛 주변을 날아다니던 나방들은 대부분 날다 지쳐 죽거나, 포식자에게 잡아먹힌다.  연구진은 분석한 논문 하나를 언급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에 100만 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데, 아마 수십 년 내에 40% 이상이 멸종한다는 내용이다. 서식지 파괴. 빛공해 등이 주원인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생각이다.  빛공해는 곤충에 한하지 않고 다른 동물의 영역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바다거북은 해안가 모래사장 10km 이내에 알을 낳는 습성을 지녔다. 아기 바다거북들은 주로 밤에 알을 깨고 바다로 이동한다. 육지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이다.  아기 바다거북들은 반짝이는 빛을 따라 바다로 가는 길을 찾는데, 대형 전광판과 가로등을 비롯한 야간조명이 늘어나면서 육지를 헤매는 일이 늘었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에 따르면 빛공해 때문에 아기 바다거북 무리의 절반 가량이 방향감각을 상실할 정도라고 한다. 사람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 미쳐 빛 공해에 피해를 입는 것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빛공해 피해 사례 중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수면장애로, 약 60%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주택가를 비추는 공공조명의 빛방사 허용 기준이 다른 나라보다 3배 이상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빛공해가 심한 지역, 상위 25%에 사는 남성은 빛 공해가 심하지 않은 하위 25%에 사는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교대 근무를 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빛공해에 계속 노출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1.24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빛공해가 가깝게는 수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유방암과 남성의 전립선암은 둘 다 호르몬과 관계가 깊은 암들로, 이 두 가지 암이 가장 야간 빛 공해와 관련이 있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빛공해는 불면증·우울증·고지혈증·두통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0년 국제암연구소는 빛공해가 인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빛공해가 농작물 수확량 떨어뜨린다 빛공해는 동물뿐 아니라 식물이나 농작물에도 영향을 준다. 야간조명은 식물의 생리생태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데, 식물의 광합성과 성장 등 영양생리와 생물계절에 영향, 단일식물과 장일식물의 꽃눈 형성에 미치는 영향, 수분을 위한 방화 곤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농작물에 대한 인공광의 영향으로는 벼나 시금치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졌다. 벼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때 개화하는 단일식물인데, 야간조명에 의해 출수지연이 발생한다. 그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것은 출수 전 20~40일 기간이라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로 주변에서 벼를 재배하는 경우에는 조명기구 설치방법 및 점등기간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야간조명에 의해 꽃이 빨리 피어 피해를 보는 작물은 보리, 밀, 시금치 등이며, 꽃이 늦게 피어서 피해를 보는 작물은 벼, 콩, 들깨, 참깨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시골의 도로변에 무분별하게 가로등을 세우는 전시행정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빛공해를 최소화.. '불을 끄고 별을 켜자' 무엇보다 대중에 빛공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적절한 대응을 해나간다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먼저 불필요한 전등 대신 적절한 자연광을 사용한다면 빛 공해가 많이 줄어들면서 곤충이 다치거나 죽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해 자동으로 켜고 꺼지는 조명 그리고 청백색 조명 사용을 자제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달빛으로 오인할 수 있는 조명은 반쯤 가리는 조치를 취해 곤충들이 모여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명기구의 설치에서 설치지점, 전등갓의 빛 방사각도 조절 등의 방법으로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옥탑 조명, 상향조명과 같이 상향되는 빛을 방지하는 한편 누출광 억제도 필요하다. 그리고 밤새 조명을 하는 광고, 간판, 업소 등에 대해 유럽처럼 밤 10시 이후에는 소등하도록 하는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  빛공해는 사람의 건강과 생태계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 쾌적한 야간 활동과 천체관측 방해, 도시품격 저하 등을 유발한다. 우리 생활에 필요한 빛은 충분히 확보하되, 불필요한 빛은 최소한으로 줄여 주변환경이나 경관과 조화로운 좋은 빛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느슨한 빛공해 관련법을 종합적으로 손질, 강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빛공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으며, 어두운 밤하늘 보호를 위해 '불을 끄고 별을 켜자'는 운동이 활발히 일어러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 부산 시민, “생활 밀접 범죄 불안”…출범 1년 자치경찰 과제로

    부산 시민, “생활 밀접 범죄 불안”…출범 1년 자치경찰 과제로

    부산 시민이 학교폭력, 가정폭력, 주거침입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이뤄지는 범죄에 대해 느끼는 불안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자치경찰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자치경찰위원회는 출범 1년을 맞아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 95%에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설문 결과 자치경찰의 사무인 학교폭력, 가정폭력, 주거침입 방지 등에 관해 대체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범죄에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부문별로 아동 학대 53.9%, 여성 학대 46.9%, 노인 학대 51.8%, 장애인 학대 54.4%로 나타났다. 주거침입에 대해서는 48.4%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또 시민 72.3%는 청소년 간 학교 폭력을 ‘심각하다’고 인식하면서도, 경찰의 대응 시스템에 대해서는 33.7%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42.0%는 자치경찰이 우선 강화해야 할 업무 분야로 ‘지역 순찰 및 범죄 예방시설 설치·운영’을 꼽았다. 다음은 아동·가정·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18.4%, 학교폭력 예방 및 가해 학생 선도와 피해 학생 보호 13.5% 순이었다. 향후 3년간 가장 많은 투자가 필요한 자치경찰 사무 분야는 ‘생활안전 및 범죄예방 활동’이 5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치경찰 인지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33.3%가 ‘매우 잘 알고 있다’ 또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자치경찰을 인지한 시민 비율이 지난해보다 14.2%포인트 오른 것이다. 정용환 부산시 자치경찰위원장은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안 정책을 추진해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강동구청장 진심, 시공을 넘어 민심에 닿다[현장 행정]

    강동구청장 진심, 시공을 넘어 민심에 닿다[현장 행정]

    “천호동에도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체육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서울 강동구 주민 A씨) “어르신들을 위한 파크 골프장이 있으면 좋겠어요.”(강동구 주민 B씨) 지난 19일 저녁 7시 30분. 서울 강동구청 영상회의실에서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통해 이수희 강동구청장과 이날 일을 마치고 퇴근한 강동구 주민들 간 대화의 장이 열렸다. 화상으로 이 구청장과 연결된 주민 28명은 제각기 일상생활에서 필요하다고 느꼈던 개선 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저층 주거지역으로 구성된 천호동 주변 구도심이 너무 낙후돼 있어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부터 지역 내 주차 문제, 한강변 낡은 시설 문제 등이 주민의 입에서 이 구청장에게 곧바로 전달됐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둔 사업에 대해 상시로 공유할 계획”이라며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주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안들에 대해 민선 8기 내내 성심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청장과 함께하는 온라인 주민과의 대화는 19일뿐만 아니라 21, 22일 총 3번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취임 직후 18개 동을 돌며 주민들을 직접 만난 이 구청장이 평일 낮 간담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마련됐다. 이 구청장은 주민의 상당수인 직장인·자영업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도 정작 구 사업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철학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에 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을 채택했고, 시간대도 저녁 7시 30분으로 잡았다. 그 결과 3일간 진행된 온라인 대화에 주민 총 94명이 참여했다. 이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민선 8기에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도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강동이 동부 교통의 중심지가 되고 고덕비즈밸리를 비롯해 천호대로 주변 상권 회복을 통해 구가 동부 경제의 핵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문화예술, 교육, 복지 등 모든 분야를 세심하게 챙겨 강동구를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의지를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에 걸쳐 온라인 주민과의 대화를 마친 이 구청장은 “강동 곳곳에 사시는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자리에서 들어 보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민선 8기의 핵심 키워드는 마음 심(心)”이라며 “진심으로 구정을 이끌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 서울, 거동 불편한 퇴원 환자 ‘맞춤 돌봄’

    서울시가 12개 상급종합병원과 손잡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장애인 등 퇴원 환자에게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25개 전 자치구에서 ‘병원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돌봄SOS센터 서비스는 혼자 거동하거나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대상이었다면 이번에 그 대상을 퇴원 환자(예정자)까지 확대했다. 퇴원 환자 본인 또는 의료진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일시재가·단기시설·동행지원·주거편의·식사지원 등 5대 돌봄 서비스와 안부확인·건강지원·돌봄제도·사례관리·긴급지원 등 5대 돌봄 연계 서비스를 지원한다. 예컨대 돌봄 종사자가 퇴원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필수적인 외출 활동에 동행한다. 가정 내 간단한 수리·보수·청소·방역을 비롯해 식사 배달도 해 준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중장년, 65세 이상 어르신, 6세 이상 장애인이다. 기준중위소득 100%(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94만 4812원) 이하일 경우 시가 이용 금액을 전액 지원한다. 그 외에는 이용자가 부담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12개 상급종합병원은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서울대병원 등이다.
  • 용산, 치매 전문 자원봉사 ‘용기단’ 떴다

    용산, 치매 전문 자원봉사 ‘용기단’ 떴다

    서울 용산구가 치매 치료·예방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용산구 기억지킴이 치매전문 자원봉사단’(용기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용기단은 건강 코디네이터 22명으로 결성됐다. 두 명이 한 조가 돼 거동이 불편한 경도인지장애 어르신의 가정을 찾아 인지 학습 활동을 한다. 집중력·기억 훈련, 정보통신기술(ICT) 체험, 운동 등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용산구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어르신 33명이 방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구 치매안심센터는 지난 3월 만 50세 이상 67세 미만 퇴직자를 대상으로 치매 관련 전문 교육을 진행했다. 이를 80% 이상 수료하고 용기단 활동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건강 코디네이터로 방문 학습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건강 코디네이터들은 매주 수요일 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인지 활동 프로그램과 대화법, 운동 치료 등 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꾸준히 받는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인지 저하도 함께 진행되기 마련”이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말벗이 돼 주고 인지 활동을 돕는 봉사단 운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온라인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등을 타고 퍼지는 혐오 표현만큼이나 ‘혐오 딱지’를 쉽게 붙이는 것도 위험하다. 사소한 표현을 문제 삼아 무작정 혐오자로 몰아붙이고, 상대방이 백기투항해야 그치는 폭력적 ‘총공’(‘총공격’의 줄임말) 문화는 갈등을 더 꼬이게 한다. 단어 하나를 꼬투리 잡는 대신 발언의 전후 맥락을 읽고 진짜 혐오를 가려 비판하는 감식안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논란이 된 사건을 토대로 일그러진 ‘혐오 프레임’을 정리했다. ● 집게손 이미지 쓰면 남혐? ‘메갈’ 로고와 비슷하다며 민원 폭주 담당자 폰 포렌식했지만 증거 없어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 집는 듯한 ‘집게손’은 2년 새 남성혐오(남혐)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의도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손모양을 썼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혐오자로 찍히면 사이버불링(온라인학대)이 시작된다. 흔한 손 모양이 어쩌다 혐오 프레임에 갇혔을까.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을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워마드의 전신)는 2015년 집게손 모양의 로고를 만들었다. 한국 남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듯한 제스처가 담겼다. 메갈리아는 2017년 폐쇄됐지만 로고는 남았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건 지난해 5월 GS리테일이 제작한 캠핑 행사 포스터다. 보수 성향 남초(남성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사이트인 에펨코리아가 진원지였다. 소시지를 집으려는 듯한 집게손 이미지를 두고 커뮤니티와 언론을 중심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사내 디자이너는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혐오와는 거리가 멀다”며 직접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프레임에 걸린 이상 소용없었다. 회사 측은 의도성을 알아보려 디자이너 동의하에 그의 스마트폰을 디지털포렌식(SNS 등에 남아 있는 증거를 찾는 것)까지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디자이너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집게손은 젠더 간 갈등의 골이 깊은 한국 사회에서 남혐의 표상이 됐다. 반페미(페미니즘 반대자)·이대남(20대 남성) 성향의 일부 네티즌은 집게손 찾기에 골몰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카카오뱅크·LG전자·신한은행 등이 졸지에 ‘남혐 기업’이 됐다. 메갈 로고가 있기 전 제작한 정부나 기업 홍보물마저도 집게손이 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남혐 논란에 수차례 시달린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단 2~3일 만에 수천 건의 민원이 제기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사한 집게손 이미지라도 그 의도성을 살펴야 한다”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혐오로 치부하고 논란을 키워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찍히면 끝장… ‘총공’에 속수무책 기업은 불매운동 번질까 ‘백기투항’ 정복했다는 효용감 혐오몰이 반복 외모나 말투 등을 근거로 혐오자라고 재단한 뒤 비난하는 사례도 흔하다.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오조오억’(아주 많다는 뜻), ‘웅앵웅’(웅얼거리는 소리), ‘허버허버’(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 등의 표현을 쓰면 맥락과 상관없이 남성을 혐오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로 몰린다. 워마드 이용자 등이 이 단어를 남성을 멸시할 때 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는 올림픽 도중 남혐 논란에 시달렸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안산은 짧은 머리에 여대를 다니며 과거 소셜미디어(SNS)에서 오조오억, 웅앵웅 등을 썼으니 남성혐오자”라는 논리로 금메달 박탈까지 주장했다. 로이터·BBC 등 외신은 “안산이 온라인에서 학대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여성 아나운서나 유튜버 등이 비슷한 이유로 혐오몰이를 당하는 일이 반복됐다. 혐오 프레임을 씌운 뒤 무차별 공격하는 일들은 왜 반복될까. 표적이 된 기업이나 기관이 문제를 빨리 덮으려 순응하다 보니 공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효용감이 크기 때문이다. 혐오 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대부분 수정됐다. 심지어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도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한 기업도 있었다. 국내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억울한 듯 설명했다. “혐오 프레임에 맞섰다간 자칫 오만한 대기업이라는 갑질 프레임까지 씌워질 수 있어요. 버티면서 설명한다고 이를 받아들여 줄 사회 분위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합리적으로 대응하려다 역풍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특히 가맹점 수백곳을 둔 한 식품 기업 관계자는 “본사가 ‘마녀사냥’을 당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자영업자인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그런 이슈로 가맹점 매출이 떨어지면 초기 비용을 투자한 점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저희 입장에선 눈앞에 불이 났는데 불을 소화기로 끄건 흙으로 끄건, 중요하지 않죠.”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과는 달라야 할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올 초 남혐 논란을 겪은 한 지자체 관계자는 “‘좌표’찍고 몰려오는데 말단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직속 상관에게까지 계속 전화했다”고 토로했다. ‘좌표찍기’는 신상을 털어 괴롭히는 것을 뜻한다. 해당 지자체는 산하기관에 배포해 게시하도록 했던 콘텐츠가 남혐 논란에 휩싸이자 전부 내리도록 조치했다. 복수의 담당 공무원들은 “좌표가 찍혀 총공(총공격)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 법정공방까지 간 혐오 낙인 유튜버 보겸 인사말에 ‘여혐 딱지’ 법원 ‘허위사실·인격권 침해’ 인정  혐오 프레임에 벗어나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인 사례도 있다. 구독자 약 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보겸(김보겸)이 유행시킨 인사말 ‘보이루’(보겸과 하이루의 합성어)의 경우다. 보이루의 초성을 딴 ‘ㅂㅇㄹ’는 2010년대 가장 유행한 신조어 중 하나다. 그러나 2018년 ‘ㅂㅇㄹ’가 여성의 성기와 하이루의 합성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겸은 순식간에 여성혐오자로 전락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해명하고,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함으로써 의혹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2019년,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가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ㅂㅇㄹ’를 여혐 표현으로 단정하면서다. 이에 보겸은 지난해 윤 교수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달 윤 교수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보겸의 손을 들어줬다. 윤 교수의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와 인격권이 침해됐다는 보겸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보겸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적극 해명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점을 들어 여혐 의도가 없다고 봤다. ● 혐오의 틀 키우는 사회 특정 단어·기호 쓰면 프레임 씌워 유튜브·포털도 피해자 보호 외면 우리 사회가 혐오 프레임의 텃밭이 된 것은 왜일까. 맥락에 관계없이 특정 단어, 기호 사용의 문제로 혐오를 판가름해 온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그동안 김치녀, 한남충과 같은 용어 사용의 문제로 혐오의 영역을 축소시켜 왔다”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혐오 프레임 씌우기는 발언이나 행위를 위축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어 “혐오를 도구로 한 공격이 이뤄질 때 유튜브, 포털 등이 피해가 없도록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전혀 안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욕먹어도 남는 장사… 언론·유튜버·정치인은 ‘혐오 공범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욕먹어도 남는 장사… 언론·유튜버·정치인은 ‘혐오 공범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혐오팔이’는 단기적으로 남는 장사다. 이미지를 신경 써야 할 정치인이 사회 소수자나 여성을 공격하는 건 표 계산을 끝내고 하는 정치공학적 전략이다. 언론과 유튜버는 갈등을 조장해 관심과 돈을 얻는다. 거미줄처럼 엮인 혐오의 실타래 안에서 우리는 혐오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 혐오 스피커들은 어떻게 공생하는지 분석했다. 7글자 공약의 혐오 나비효과 尹 페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한줄 기사 쏟아지고 ‘댓글·좋아요’ 중계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 1월 7일 여성가족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급작스레 공개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만 올린 것이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었다. 다음날 기자들이 “여가부 폐지 관련 한 줄 공약은 남녀 갈라치기를 하려는 의도로 꺼낸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 달라”고만 말했다. 맥락 없는 7자 공약이 공개되자 ‘혐오의 생태계’는 바빠졌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언론이었다. 기사가 쏟아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로 공약 발표 직후 관련 기사량(‘여성가족부’가 포함된 기사)을 확인해 보니 한 달간(1월 7일~2월 6일) 1136건이나 됐다. 깊이 있는 분석 기사도 많았지만 혐오만 조장하는 기사도 여럿 보였다.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열광했다는 평가와 함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두고 “멋지다”, “필살기다”라고 한 반응을 옮겨 적거나 한 줄 공약에 달린 실시간 댓글과 좋아요 수를 중계하는 식이었다. 근거 없는 유튜버·커뮤니티의 선동 “페미니즘 정신병”“노예해방 비견” 잦은 비방 접하며 어느새 동조화 혐오 장사에 익숙한 유튜버들도 움직였다. 구독자 110만명을 확보한 이슈 유튜버(정치·연예 등의 이슈를 주제로 속성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뻑가’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커뮤니티 글을 근거로 “(여론은) 여가부 폐지를 노예 해방과 비교한다”거나 “여혐(여성혐오)으로 몰리던 ‘여가부 폐지’ 주장이 대선 공약이 됐다”고 말했다. 비속어를 양념처럼 섞어 가며 말하던 그는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갑자기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합니다.”언론·유튜버가 취재원으로 삼던 남초 커뮤니티는 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재료 삼아 혐오 발언을 뿜어냈다. 지식 콘텐츠 스타트업 업체인 언더스코어가 서울신문의 의뢰로 분석한 결과 여가부 폐지 공약 발표 이후 한 달간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여혐 글이 직전 1개월과 비교해 9.9% 포인트나 늘었다. ‘페미니즘이 정신병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분’ 같은 제목의 글이다. 홍주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혐오 감정이 무딘 사람이라도 여과 장치가 부족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비방글을 계속 접하면 혐오에 동조하는 쪽으로 생각이 굳어지는 ‘에코체임버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표심만 얻는다면”… 혐오의 정치학  ‘소수’인 소수자 공격으로 반사이익 국민 열에 여섯 “정치인, 혐오 조장 ‘여가부 폐지’ 한 줄 공약과 이후 상황은 혐오를 둘러싼 정치인과 언론·유튜버, 온라인 커뮤니티 간 공생 관계를 잘 보여 준다. 서로에게 기대 우리 사회에 숨어 있던 혐오를 자극한다. 각자 얻는 게 분명하기에 멈추기 어렵다.우선 정치인은 혐오 발언을 통해 내 편을 뭉치게 한다. 특히 경쟁 후보를 지지할 것 같은 계층 또는 소수자를 향해 혐오 조장 발언을 하면 표몰이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한 줄 공약 발표 이후 한 주 만에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이 6.5% 포인트나 올라 40%의 벽을 돌파했다. 표 결집이 시급한 선거철만 되면 혐오 선동이 극에 달한다. 유권자 수가 적은 성소수자는 안전한 혐오 표적이다. ‘세월호 유족 혐오 발언’으로 악명 높은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020년 총선 후보 토론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차별하지 말자는 건 결국 인종차별도, 동성애 차별도 하지 말자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박지원(전 국정원장) 전 민생당 의원도 같은 해 토론회에서 “신랑이 입장을 하는데 여자가 들어오면 기절할 것”이라고 했다. 공적 권위를 가진 정치인의 혐오 발언은 ‘소수자는 죄의식 없이 공격해도 된다’는 삐뚤어진 사고를 사회에 퍼뜨린다.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은 ‘정의롭지 않은 대상’을 낙인찍어 혐오 감정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지지자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며 “감정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세력 기반이 될 수 있기에 혐오 표현을 계속 내뱉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은 이미 정치인을 혐오의 확성기로 여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9 혐오표현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약 6명(58.8%)이 정치인이 혐오 표현을 조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슈 터지면 달려드는 ‘사이버렉카’ 팩트’보다 자극적 콘텐츠 퍼나르기 혐오 저격에 시달린 BJ 목숨 끊기도 ‘사이버렉카’는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는 핵심 고리다. 차 사고가 나면 달려오는 견인차(렉카)처럼 이슈만 터지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일부 유튜버 등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들은 기본적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한 채 퍼나르기에 열중한다. 공인뿐 아니라 커뮤니티 글에서 언급된 자영업자 등 일반인도 혐오의 표적이 된다. 영상 조회수와 슈퍼챗(시청자가 직접 주는 현금 후원)은 사이버렉카를 달리게 하는 연료다.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4년차 이슈 유튜버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약 8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그는 조회수에 따라 유튜브가 매달 정산해 주는 돈만 월 2000만원쯤 받는다. 정치권 핫이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주로 진보 성향 정치인을 저격한다. 많이 읽힌 기사나 온라인 베스트 게시글 등을 주제로 고르고, 화제가 된다면 연예인의 사생활도 거론한다. 넘치는 콘텐츠 사이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려면 제목부터 자극적이어야 한다. ‘터졌다’, ‘사고 쳤다’, ‘충격 근황’, ‘사상 초유’ 등의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구독자가 늘다 보니 오세훈 서울시장 등 거물급 정치인도 출연한다. A씨도 사이버렉카가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은 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이라면 그 정도 비판은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사실 A씨는 이슈 유튜버 시장에서 비교적 점잖은 편에 속한다. 유튜버 뻑가는 인터넷방송 스트리머인 BJ잼미(본명 조장미·27)를 남성혐오자로 모는 영상을 올렸다. 잼미는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를 두고 뻑가 등 사이버렉카에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플랫폼의 책임도 적지 않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은 괴롭힘, 사이버 폭력에 가담하거나 가짜뉴스를 다룬 영상이 수익을 얻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책을 세웠다. 하지만 이미 영상이 퍼져 ‘장사’를 끝낸 뒤 조치하기에 효과가 작다. 수사기관에도 제작자 정보를 잘 제공하지 않는다. 유튜버가 특정인을 모욕·명예훼손하고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이유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유튜브의 사회적 영향력은 언론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면서 “유튜브 자체 서비스 약관 등은 잘 마련돼 있지만 운영이 잘되고 있는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 검증은 뒷전… 언론의 배신 조회수 외면 못하고 속보 쏟아내기 ‘기사화’만으로도 논란 확대 재생산 이슈를 속보 처리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도 사이버렉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커뮤니티나 유튜브 영상에 나온 기사를 사실관계 확인 없이 퍼날라 클릭 수를 끌어내는 식이다. 인권위의 ‘온라인 혐오표현 실태조사’(2021년) 결과 응답자의 79.2%가 ‘언론이 혐오를 부추긴다’고 답했다. 특히 언론은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해프닝으로 끝날 이슈조차 공론장으로 끌고 나온다. 홍 교수는 “유튜브와 커뮤니티에 있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언론이 보도하면 내용을 신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담인데 뭘”… 혐오 키우는 유머 ‘밈’ 형태로 혐오 메시지 증폭 위험 전장연 출근시위 조롱 등 2차 가해 온라인 커뮤니티는 언론, 유튜버 등과 끝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작은 논란의 몸집을 키운다. 특히 온라인 특유의 유머 코드와 혐오가 결합하면 파괴력이 커진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밈’(원콘텐츠를 패러디한 2차 창작물) 형태로 혐오를 유머로 만든다. 이용자들은 혐오를 소비하면서도 그저 웃긴 이야기를 공유하는 정도로만 인식하게 된다. 예컨대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보수 커뮤니티에서 혐오 대상이 됐다. 디시인사이드 등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이동권)를 주장하는 장애인에게 ‘대체 이동권씨가 누군데 맨날 저러느냐’거나 엎드려서 지하철 문을 막고 있는 단체 대표를 향해 ‘핸드폰을 떨어뜨려 찾는 모습’이라고 조롱했다. ‘그냥 문을 닫고 출발해도 똑같은 장애인’이라는 등 심각한 수위의 글도 있었다. 이훈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유머는 메시지 증폭과 설득 효과가 강해 혐오와 합쳐졌을 때 악영향이 매우 크다”며 “메시지의 설득력이나 매력도가 높아지면 수용자가 혐오를 접하더라도 ‘어차피 농담인데 뭘 그러냐’는 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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