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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유층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IMF체제 1년:1­1)

    ◎불황 비웃듯 강남 룸살롱 흥청망청/백화점도 수입품 매장 늘리기 경쟁 아시아지역의 외환위기와 함께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맞은 지 1년이 다가온다.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고 어떻게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지를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지난 2일 밤 9시 서울 강남역에서 역삼역으로 이어지는 강남 일대의 유흥가. 나이트클럽 룸살롱 단란주점 등에서 내뿜는 네온사인 불빛이 요란했다. 유흥업소 주변에는 국산 대형차 뿐만 아니라 벤츠 BMW 볼보 등 고급외제차들이 몰려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붐볐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의 차림새도 최고급.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가의 외제품으로 치장했다. 이들은 한병에 270만∼300만원 하는 프랑스제 코냑 ‘루이 14세’를 판다는 고급 술집으로 들어갔다. IMF 시대를 즐기며 살아간다는 ‘이대로 족’의 모습이다. 나라가 부도의 벼랑 끝에서 간신히 고비를 넘긴지 1년이 채 안됐는데도 일부 부유층들의 사치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인당 술값이 100만원이 넘는 고급 룸살롱과 나이트클럽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흥청망청 분위기 일색이다. 서울시내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화양동 돈암동 신천역 수유리 강남역 신림역 주변의 ‘잘 나간다’는 일부 업소들은 손님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릴 정도다. B룸살롱 종업원은 “평일에도 9시 전에 30여개의 룸이 모두 찬다”고 전했다. 과소비의 주범으로 꼽혔던 대형 백화점의 고가수입품 상가도 계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급 백화점을 통하는 서울 강남의 G백화점 명품관. 매장에는 4,500만원짜리 밍크코트와 3,500만원 사슴털 코트,1,000만원대 독일산 악어가죽 핸드백,110만원짜리 실크 침대커버,프랑스제 300만원짜리 라이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강남 일대의 고급 백화점들은 IMF 이전보다 오히려 외제매장을 늘리고 있다. G백화점은 최근 미국 여성복 브랜드 ‘세존’과 이탈리아 남성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입점시켰다. H백화점 신촌점은 ‘막스마라’‘겐조’‘미쇼니’‘가이거’ 등 외국의 고급 패션브랜드를 받아들였고 S백화점에도 ‘프라다’‘테레가모’‘구찌’ 등 해외 브랜드가 새로 입성했다. H백화점 압구정점의 경우 평균 300억원대를 밑돌던 월 매출액이 10월들어 400억원대를 넘어섰고 잠실의 L백화점도 10월 매출액이 연초보다 20% 늘어난 908억원을 기록했다. 외제 승용차 등록수도 IMF체제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말 1만7,423대이던 외제 승용차 등록수는 IMF 이후 약간 줄어 지난 4월말에는 1만7,340대로 떨어졌으나 지난 8월에는 1만7,540대로 증가해 지난해말보다 117대가 많아졌다. 1인당 식사비가 4만원이 넘는 특급호텔의 결혼식과 회갑연 돌잔치 예약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대부분 호텔의 예약률은 지난해 수준을 웃돌았다. 얼마전 모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유력인사 자녀의 결혼식에는 수천명의 하객이 몰렸고 축의금만 1억∼2억원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해외 여행 출국자도 지난해 수준으로 많아졌다. 지난달 하루 평균 출국자수는 3만5,000여명으로 IMF 직후인 지난해 12월의 하루 평균 출국자 2만6,000명을 크게 넘어섰다. 일부 부유층은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관세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적발한 외화 밀반출 규모는 844억원으로 지난 해 1년동안의 332억5,000만원의 2.5배에 이르렀다. 과소비추방 국민운동본부 朴讚星 사무총장은 “서민들의 소비는 얼어붙고 실직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부 부유층과 고액 퇴직자들은 해외여행과 과소비를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분당·일산/아파트 1만 가구 건설

    ◎백궁­미금역·백석역 일대 24만평에 분당과 일산신도시에 최소한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 한국토지공사는 2일 장기간 분양되지 않고 있는 경기도 분당과 일산신도시의 상업용지를 준주거용지로 전환,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추가로 더 짓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토공은 분당과 일산의 상업용지 미분양 해소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상업·업무시설 용지를 준주거용지로 전환키로 하고 최근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토공은 올해 중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성남시·고양시와의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경기도에 도시설계변경안 승인을 신청키로 했다. 두 신도시의 업무·상업시설용지 면적은 분당이 43만4,000평,일산이 36만2,000평 등으로 이중 분당의 지하철 분당선 백궁역과 미금역 일대 약 13만평,일산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일대 10만9,000평 등이 주 대상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들 지역에서 용도변경이 가능할 경우 분당에 5,000∼6,000여 가구, 일산에 4,000∼5,000여 가구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있게 된다. 토공측은 “신도시에서 미개발지역을 택지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 신도시의 균형발전은 물론 건설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규격 미달 전선쓰다 합선/부산 냉동창고화재 수사

    ◎시공사 대표 등 9명 영장 사망자 27명을 포함해 모두 43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시 서구 암남동 ‘삼동범창콜트프라자’ 화재는 우레탄 발포기에 규격 미달의 전선을 연결해 사용하다가 전기합선이 돼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이에 따라 1일 관리책임을 물어 시공사인 동원건설 대표 金순구(58),현장소장 方효석(44),공사과장 金철(36),안전관리사 李광해(27),전기책임자 金종문씨(29) 등 5명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업무상 과실치 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동원건설의 하청을 받아 우레탄 발포작업을 한 정일산업 대표 廉규봉(39),장비책임자 尹희창(50),우레탄 발포기 기사 韓유택씨(40),전기책임자 林광성씨(49) 등 4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중3생 특수高 진학 꺼린다

    ◎비교내신제 폐지 등 대입제도 개편 영향/과학고 등 정원 축소 불구 미달 사태 우려 비교내신제 폐지,무시험전형 확대 등 대학입시에 일대 변혁이 일면서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인기가 급락,99학년도 입시에서 미달 사태가 우려된다. 입학정원을 줄이고 과학기술대 정원을 늘려 재학생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는 등 과학고의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고입 수험생들의 과학고를 비롯한 특목고 기피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1일 전국 15개 과학고 입학정원을 1,560명에서 1,210명으로 350명 줄이고,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2년까지 과학기술대 정원을 200∼300명 늘릴 방침이라고 발표했다.제주과학고는 내년 3월 예정대로 개교하며 전국 17개 외국어고는 정원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입제도 개선안의 영향으로 그동안 ‘일류대 보증수표’라는 매력이 사라짐에 따라 특목고는 자퇴생이 속출하고 지원자가 크게 주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한성과학고朴鍾洙 무부장(47)은 “대학별 본고사 바람이 한창이던 95년 7대1을 웃돌던 입시경쟁률이 지난해 비교내신제 폐지로 1.5대1로 떨어졌다”면서 “입학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것을 물론 학교 존립 자체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정원 미달로 홍역을 치렀던 전남과학고 朴鍾鐵 무부장(45)은 “오는 9일 입학원서 접수마감을 앞두고 교사 및 재학생들이 중학교를 방문,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신입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목고에 진학하려 했던 중학교 3학년과 학부모 상당수가 일반고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으며 교사들도 일반고 진학을 권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주부 權惠昌씨(39·경기도 일산시 마두동)는 “비교내신제 폐지로 내신성적이 불리해진 데다 본고사와 수능 반영비율도 크게 낮아진다면 외국어고에 보낼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휘문중 朴문규 사(45)는 “지난해에는 8명이 과학고에 진학했는데 올해에는 지원자가 절반에도 못미칠 것 같다”면서 “새 대입제도 아래서는 특목고 진학을 권유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목고 교사들도 새 대입제도의 도입을 계기로 특목고의 존재 가치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 분양가 내리고 평형세분화/‘월드 메르디앙’ 아파트 인기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서 월드건설이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에 분양한 ‘월드 메르디앙’ 아파트 1,507세대에 2,395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무엇보다 일산시 북쪽 경계선에 인접해 있어 신도시 생활권으로 분류되면서도 평당 분양가는 310만∼380만원대로 저렴해 인기가 높았다. 평형을 기존의 10평 단위에서 5평 단위로 세분화한 것도 주효했다.다른곳과는 달리 28평형,39평형 등을 내놓았다. 거실 공간을 최우선적으로 넓히고 디자인을 현대화하는 등 주부들의 취향에 적극 어필한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16년간 주택건설의 외길을 걸어온 월드건설은 내년에 분양할 2,3차분 2,000여 세대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0344)906­3451)
  • 한국산 스테인리스강봉/美 업계,반덤핑 소송 제기

    【워싱턴 연합】 미국 스테인리스강봉 업계와 관련 노조는 15일 한국과 독일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미 국제무역법원(CIT)에 제기했다. 이들은 한국산 제품은 현재 5.19%의 반덤핑관세를 5배 이상으로,독일산에 대해서는 21.28%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DJ 애견 ‘나리’ 새끼 3마리 낳아(조약돌)

    ○…金大中 대통령 내외가 요즘 기분이 좋다고 한다.일산 자택에서 기르다 청와대로 데려온 진돗개 ‘나리’가 지난 3일 새끼를 낳았기 때문이다.건강한 암컷 두마리와 수컷 한마리.아직 돌아 다니지는 못하지만,金대통령 내외는 관저 정문을 드나들때 새끼들을 보고 흐믓한 표정을 짓는다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16일 전했다. 나리는 金대통령이 일산 자택에 머물던 시절에는 ‘똘똘이’에 가려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그러나 金대통령 내외의 나리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올 때 똘똘이와 나리,그리고 나리의 짝인 처용등 3마리의 진도개를 데려와 관저 정문 앞에서 키우고 있다.이번에 나리가 ‘해산’을 하는 바람에 식구가 모두 6마리로 늘어난 셈이다.
  • 일산 하수처리장 고장 늑장 복구

    ◎‘먹물 폐수’ 30만t/사흘간 한강 유입/저지대 주택 역류 우려 우회관 통해 마구 방류/붕어 등 물고기 떼죽음… 악취로 주민 밤잠설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하수종말처리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정화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 수십만t이 사흘째 한강으로 마구 흘러들었다. 14일 고양시 환경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시30분쯤 하수종말처리장 하수유입통로에 설치된 비상차단장치가 정전사고로 고장을 일으켜 통로를 막는 바람에 하수 유입이 막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하수처리장측은 인근 법곶동 저지대 주택으로 하수가 역류할 것을 우려,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우회하수관로를 통해 화장실 오수 등 하루 10여만t씩 모두 30여만t의 하수를 한강으로 비상 방류하고 있어 이 일대 주민들이 심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법곶동 주민 김경환씨(48)는 “12일 저녁부터 시커먼 폐수가 마을 앞 개천으로 콸콸 흘러들어 악취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개천 주변에 붕어와 잉어 등 수십마리가 떼죽음당해 있었다”고 말했다.시는 잠수부와 크레인 등을 동원,고장난 차단장치를 절단한뒤 대형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14일 오후 4시30분쯤 응급복구를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 올 노벨의학상 美 무라드·이그나로·푸르고트

    【스톡홀름(스웨덴) AP·AFP】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로버트 F.푸르고트(82),페리드 무라드(62),루이스 J.이그나로(57) 등 3명을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이날 생물체의 심장혈관체계 내부에서 암호를 전송하는 매개분자인 일산화질소의 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이들 약리학자 3명을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푸르고트는 뉴욕주립대학 약리학자이며 무라드는 텍사스,이그나로는 UCLA 의과대학 약리학자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상금은 170만크로나(미화 97만8,000달러)다. ◎수상자 업적/일산화질소 혈관확장 영향 규명 올해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로버트 푸르고트 교수 등 3명은 흔히 공해물질로 알려져 있는 일산화질소(NO)가 인체내에서 단백질계통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혈관확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달물질이라는 사실을 규명,심혈관질환의 치료에 기초를 마련한 인물들이다. 이들 공동수상자는일산화질소가 인체에 미치는 중요성을 이미 지난 80년 간파해냈고 86년 이 혈관확장물질이 바로 NO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이 신체세포의 활동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매개물질인 NO가 혈관내피세포에서 생성분비되어 혈관확장 등 심혈관계의 보호작용을 일으킨다는 작용을 밝혀냄에 따라 동맥경화로부터 발기부전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에 돌파구를 열었다. 전세계 의료진들은 일산화질소가 어떻게 암호를 전송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심장병과 동맥경화증,쇼크,발기부전 등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신약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화제가 된 비아그라도 혈관확장을 응용한 심장병 치료제 개발중에 얻어낸 결과다.
  • 민주열사 열전:10/분신 택시기사 朴鍾萬(정직한 역사 되찾기)

    ◎노동운동 탄압 항거 84년 분신/군사정권 反노동자적 행태에 격분/민주노조 파괴공작 목숨 바쳐 제동 84년 11월30일 오전 11시30분. 조인식 여사(46·국민회의 민원부국장)는 문밖에서 나는 자동차 급브레이크 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남편 회사차였다.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았구나”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들어선 순간 조여사는 눈을 감았다. 시커멓게 그을리고 온몸이 부풀어오른 알몸의 사내는 바로 자신의 남편 朴鍾萬이었다. 물을 달라고 소리지르던 그는 부인을 알아보고는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사에서 할일이 남았으니 퇴원시켜달라고 떼를 썼고,옆에 있던 동료들에게는 빨리 회사로 가 일을 수습하라고 재촉했다. “내 한 목숨 희생되더라도 동료기사들의 희생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몸에 불을 붙였던 택시기사 朴鍾萬. 그는 저녁 8시50분 숨을 거두고야 말았다. ○회사 노조어용화 기도 무엇 때문에,누구를 위해서 그는 죽어야 했을까. 노조대의원이었던 朴鍾萬은 소속회사인 민경교통이 노조사무장 이태길씨를부당 해고하자 이에 항의하는 단식농성 끝에 분신자살했다. 당시 이씨는 조합주택 기금 유용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노조위원장을 대신해 노조를 열성적으로 이끌고 있었고 회사는 사소한 이유를 들어 그를 해고했던 것이다. 그외에도 노사간에는 몇가지 요인으로 갈등이 쌓여 있었고,여기에 노조위원장의 비리의혹과 어용화,노조의 분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회사는 그 이전부터 3차례에 걸쳐 노조간부를 해고하고 정상적인 성과급 지급을 거부하는 등 상습적으로 부당 노동행위를 자행해 왔었다. 또한 고참기사들 중심인 상조회 회원들을 노조에 가입시켜 노조 분열을 조장하고 노조의 어용화를 기도했다고 한다. 朴鍾萬은 노조위원장도 사무장도 아닌 대의원에 불과했지만 그런 부당해고를 통한 노조파괴공작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해고통지서가 게시판에 붙자 鍾萬이는 격분했어요. 그리고 그것은 비단 자신들만이 아닌 전국의 택시기사들이 당하는 문제라고 보았어요”함께 농성에 참여했던 안을환씨(48·개인운송조합 은평지부 차장)의 회고다. 안씨는 그가 숙직실에서 운행일지 뒷면에 무언가를 적고 있어 무얼 쓰느냐며 다가가자 “알 필요 없다”며 찢어 잠바주머니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때 쪽지 앞부분에 “내 한목숨 희생되더라도…”란 글귀를 분명히 보았으며 안씨는 쓸데 없는 생각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유서로 보이는 그 쪽지를 찾으려고 잠바를 뒤졌지만 없었다고 했다. 당시 동료들은 朴鍾萬이 유달리 의협심과 동정심이 많았다고 입을 모은다. 동료 일이라면 발벗고 뛰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항상 그를 먼저 찾았고 따라서 동료들로부터 ‘대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한다. 동료 부인이 중병이 걸리자 아이를 자신의 부인 조씨에게 맡겼고 적금을 깨 급한 일을 당한 동료를 돕기도 했다. 과로로 2개월간 쉬고 나온 동료가 한푼의 월급도 받지 못하자 자기일은 팽개치고 동료일에만 매달려 당사자가 그만두자고 하기까지 했다. ○갖은 회유·협박 물리쳐 회사는 모든 기사들이 따르는 그를 회유하려고 새 차를 우선 배정하기도 했지만 즉각 거절당했다. 역시 함께 농성에 참여했던 배철호씨(48)는 “朴鍾萬은 진실 하나로 조합에 참여한 순박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무장의 해고가 결정되기전 전무를 찾아가 ‘해고’가 아닌 ‘자진사퇴’만이라도 허락해달라고 빌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당시 택시회사에서 해고되면 회사마다 비치돼 있는 이른바 ‘취업카드’에 기록됐고 ‘불순분자’로 찍혀 택시를 몰 수가 없었다. 그는 해고철회를 요구하며 회사정문 앞에 가마니를 깔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동료기사인 배철호 안을환씨도 곧 합류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던 한 회사 고위간부는 추위때문에 동료들이 갖다준 담요까지 빼앗아 갔고,“너희들도 오래 못갈 것”이라고 협박했다. 분신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함께 농성을 하던 두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노조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석유를 온몸에 뒤집어썼다. 화장실에서 돌아온 배씨가 낌새를 채고 그를 부른 순간 朴鍾萬은 시뻘건 불덩어리가 되어 창문을 깨고 튀어나왔다. 당시 한 일간지는 사설에서 이 사건의 배경으로 노사대립을 적절히 수렴할 만한 제도적 장치 미흡과 분규 해결과정에서의 기업과 정부의 진지하지 못한 자세를 꼽았다. 그러나 이것은 핵심을 벗어난 ‘점잖은’ 분석이었다. 실은 독재정권 유지의 자양분인 정경유착에 의한 착취구조와 정권의 노동운동에 대한 적대적 시각이 근본 원인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그 이전부터 노동자의 자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정보기관이나 행정관청의 노동운동에 대한 눈에 띄지 않는 감시와 통제,신규노조 설립 신고 반려 및 어용노조 결성 유도,임금인상투쟁에의 경찰 개입 및 민주노조 파괴행위 등이 일상화돼 있었다. 朴鍾萬 열사는 민경교통 노조사무장 이태길씨가 아닌 전국 택시회사의 부당해고와 노조탄압,독재정권의 반노동자적 행태에 항의해 분신했던 것이다. □朴鍾萬 열사 연보 ▲1948년 부산출생 ▲68년 서라벌고교 3년 중퇴 ▲82년 (주)민경교통 입사 ▲83년 노조 복지부장 ▲84년 11월30일 분신 ◎가족·동료들 그후/부인 조인식 여사 민주화투쟁 혼신/동료 이태길씨 충격 딛고목회의 길 朴鍾萬 열사의 죽음이후 부인 조인식여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가 죽었을때 31살의 평범한 운전기사 아내였던 조여사는 지금 집권여당 민원부국장으로,국민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같이 고민하며 해결점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당시 장례식때까지만 해도 기가막히고 경황이 없어 죽음의 의미 같은 것에는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을 일산공원묘지에 묻고 돌아오면서 억울함이 복받쳐 올라왔다고. 그때 노동부는 남편 죽음의 배경을 단순한 노조 내분과 朴鍾萬의 개인적인 결함으로 몰아붙였던 것이다. 조합장과 사무장의 실권 장악 다툼에서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朴鍾萬이 전과 3범이라는 사실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전과라는 것이 하나는 고등학교때 열차역 앞에 있는 자재를 엿바꿔먹은 행위였고,나머지는 간이매점을 운영할때 옆집 사람과 물품인수과정에서 싸움이 붙었던 것,민경교통에서 동료운전사의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로 회사측과 다툼이 있었던 것이었다. 조여사는 그때부터 남편의 명예회복에 직접 나섰다. 같은 처지에 있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민주화투쟁 및 노동운동 현장에 악착같이 나갔다. 또 박종만기념사업회를 설립해 추모사업과 함께 운수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담는 ‘운수노보’를 발행했다. 당시 朴鍾萬과 함께 단식농성을 했던 안을환씨는 그의 죽음이후 노조위원장을 맡아 근무여건 개선에 앞장서다 4년후부터 개인택시를 몰고 있다. 분신의 직접적 원인제공자가 됐던 사무장 이태길씨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다. 노동 자체가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 그것이 죽음으로 연결됐다는 사실이 그를 평상으로 돌아가게 하지 못했다. 영안실에 朴鍾萬이 내걸었던 요구조건을 내걸다 경찰서 정보과로 붙들려 갔던 그는 1년여 동안 기도원을 돌며 기도에만 열중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흔이 넘어 신학공부를 시작해 지금은 서울 응암동 응암중심교회에서 목회자로 일하고 있다. ◎당시 택시기사 근무여건/회사마다 ‘취업카드’ 비치 노조활동 방해/사납금 과중으로 사고율 다른 車의 4배 당시만 해도 택시기사는 구조적으로 회사측에 한없이 무력했다. 사용자와 근로자의 종속관계에서,‘돈은 주는 대로 받고 일은 시키는 대로 하라’는 전근대적인 의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곳중의 하나가 택시회사였던 것이다. 우선 노조원들은 해고 앞에 무력한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가 회사마다 비치돼 있던 ‘취업카드’에 ‘해고’라는 단어가 기록되면 택시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朴鍾萬씨처럼 해고가 아닌 ‘자진 사직’을 시켜달라고 애원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또 운전사들,특히 고참 운전기사들이 기업주에 쉽게 굴복하는 것은 대부분 기사들의 꿈인 개인택시에 대한 욕심때문이다.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무사고 운전기록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하는데 회사측의 협조나 배려가 꼭 필요한 것이다. 또 회사에 노조가 있으면 회사를 팔아먹기도 힘들고,따라서 값도 깎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기를 쓰며 노조설립을 막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조를 통해 업주에게 대항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사들은 상당히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해야했다. 다른 차량에 비해 교통법규 위반이나 과속, 난폭운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고빈도가 매우 높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택시는 다른 차량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사고율을 보였는데 과중한 사납금이 주요 원인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운전사들은 병도 많아 78.5%가 위장병을 앓고 있으며,시력장애는 40%,신경성 질환 38.5%,성욕감퇴 23.1%라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 고속도 2,000㎞ 시대 열린다

    ◎내년 안양∼장수 등 9개 구간 150㎞ 완공/68년 경인 개통이후 31년만에 내년도에 9개구간 150㎞의 고속도로가 완공,개통돼 지난 68년 경인고속도로 개통 이래 31년만에 고속도로 2,000㎞ 시대가 열린다. 건설교통부는 6일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예산을 완공 위주로 집중 투입,내년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안양∼장수 등 9개구간 150㎞를 완공,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 건설되는 구간은 5개 구간 69㎞로 안양∼장수 21.3㎞와 서울외곽고속도로 서운∼김포간 7.8㎞가 완공돼 퇴계원∼판교∼안양∼일산으로 이어지는 남북구간 전체가 개통된다.중앙고속도로 안동∼영주 25.5㎞를 완공,대구∼안동∼영주간이 바로 연결돼 경북 북부지역의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애로가 빈번한 구간의 확장사업이 완료되는 구간은 4개 구간 81㎞로 영동고속도로 새말∼월정간 59.2㎞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개통된다. 이에 따라 현재 1,920㎞인 고속도로 총 연장이 내년말에 2,067㎞로 늘어나게 된다.
  • 취중행패로 구류처분 40대/경찰 유치장서 쓰러져 숨져

    28일 오후 5시30분쯤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全창흡씨(49·노동·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가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全씨와 함께 유치장에 있었던 金모씨(30)는 “유치장에 앉아 있던 全씨가 물을 찾더니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全씨는 이날 오전 1시쯤 인천시 중구 내동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 뒤 술값이 없다며 행패를 부리다 파출소로 연행돼 인천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구류 1일 처분을 받고 이날 오전 9시40분쯤 유치장에 입감됐었다. 경찰은 全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키로 했다.
  • 복지부·행자부/癌센터 운영 싸고 마찰

    ◎일산에 500병실 규모 2000년 개원 예정/복지부 “책임경영 행정기관으로 운영/행자부 “민간에 위탁… 특수법인화 해야” 암(癌)만을 전문적으로 연구·치료하는 암센터 운영방안을 놓고 보건복지부와 행자부가 티격태격하고 있다. 복지부는 책임경영 행정기관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고 행자부는 민간위탁을 주장한다. 암센터는 보건복지부가 사망률 1위인 암을 정복하기 위해 ‘국립암연구원’을 세운다는 계획아래 89년부터 추진해 온 국책사업이다. 현재 경기도 일산에 짓고 있는 ‘국립암연구원’은 1,231억원을 들여 95%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500병실 규모의 이 병원은 99년에 시험운영에 들어가 2,000년부터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 병원을 책임경영 행정기관으로 운영키로 하고 내년도에 일할 189명의 정원을 요청한 상태다. 원장(1급)은 공모할 방침이다. 그러나 행자부의 입장은 다르다. 민간에 위탁하거나 특수법인화하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행자부도 처음에는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토를 달지 않았다. 복지부의당초 방침대로 3년만에 공사가 완료됐다면 국가가 운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0년이 다돼가는 현재로서는 공직사회의 구조조정이 한창인데다 대학병원과 유명 종합병원 등지에서 독자적인 암연구를 진행중이어서 중복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목포의 국립 결핵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절반에 불과해 지난 2월 민간에 위탁키로 결정한점도 ‘직영불가’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행자부는 특히 소유는 서울시이나 서울대학 병원이 위탁관리하는 보라매 병원처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보라매 병원은 재정자립도가 95%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과 관계자는 22일 이에 대해 “민간에 위탁할 경우,공익성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의 성격상 원래 목표로 하던 국가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李姬鎬 여사 월간지 퀸 특별회견

    ◎“소외계층 돕는데 더 노력”/위안부 문제 일 보상보다 사과 더 중요/정의·진리·신앙에 의지 온갖 역경 넘겨 金大中 대통령부인 李姬鎬 여사가 서울신문 자매지인 여성월간지 ‘퀸(Queen)’과 특별인터뷰를 가졌다.李여사는 지령 100호를 맞은 ‘퀸’(10월호,23일 발행)과 잡지로서는 처음으로 단독인터뷰를 갖고 청와대 안살림 이모저모와 함께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것들을 밝혔다.대담은 任英淑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했다. ­내조자입장에서 金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제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나 운영방식 등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해요.다만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지켜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립발전’이라는 신념에 따라 국정을 이끌어 가시는 걸로 믿고 있습니다.아내로서 가장 안쓰러운 건 나라 사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 대통령이 밤낮 없이 노심초사하는 일이 많아 저러다가 건강을 해치지나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다행히 타고난 건강체질이라 끄떡 없지요. ○국정관련 조언 거의 안해 ­金대통령께서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 곁에서 조언을 하십니까. ▲특별히 물어오실 때가 아니면 그런 일은 드뭅니다.주위에 참모들과 전문가들이 많잖아요.그 사람들과 주로 상의를 하십니다. ­국민들 곁에 다가가는 일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일,경제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오는 10월초에 송월주 스님·강원용 목사·김성주 주교 등이 가칭 ‘사랑의 친구들’이란 자선단체가 만들어지는데 나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예요.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도와 줄 능력이 있는 사람들간에 다리를 놓아 주는 그런 운동이지요.여성·문화분야 등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홀해지기 쉬운 영역에 대해서도 나름의 노력을 다해나갈 계획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우선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시인하고 잘못을 사과해야 합니다.민간차원의 아시아 여성기금을 통해 몇푼의 보상금을 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그분들이 받은 정신적 타격이 얼마나 큰데요.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한 연후에는 우리도 더이상 과거에 매이지 말고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4월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셨을때 2등석을 탔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일로 갔던거니까요.그런데서 권위를 내세우고 싶진 않습니다.비행기에서 내릴때도 1등석 손님들을 먼저 내리게 했지요. ○외출 자유롭게 하고 싶어 ­청와대 들어오신 후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좋은 점은 야당 총재 시절과 달리 불쑥 방문하는 손님들이 없다는 것입니다.여기서는 모든 일정이며 행사가 미리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거든요.반면에 불편한 점을 들자면 한마디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겁니다.가끔은 자유롭게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외출도 하고 싶은데…. ­잘 아시는 분으로부터 음식선물을 받고 되돌려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물론 처음엔 고맙게 받았어요.그런데 또 음식을 장만해 왔더라고요.세상에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은 없는 법입니다.이 안에 있을 땐 그런 사소한 것도 원칙을 정해 처리하고 싶어요. ­청와대 들어오신 후 예뻐지셨다고들 합니다.비결이 있으십니까. ▲예전에는 직접 머리손질을 했습니다만 요즘에 미용사에게 맡깁니다.일산에서는 새벽 4시쯤 일어나다가 여기선 한시간쯤 잠을 더 잘뿐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고 보십니까. ▲그럼요.아직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참여가 가장 미약한 곳이 정치분야이지만,차츰 나아질 거고 실제로 나아지고 있습니다.여성의 권익을 향상시키려면 정치 참여를 통해 제도나 의식을 개혁하는 방법이 지름길이예요.수적으로 우세한 여성들이 힘을 뭉친다면 앞으로 20년 이내에 여성대통령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신념·관용·멋에 끌려 결혼 -숱한 위기와 역경의 순간들을 金대통령과 함께 헤쳐나올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려움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정의와 진리의 승리에 대한 확신,그리고 신앙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지금 고통받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오늘의 어려움을 꿋꿋이 참고 이겨내면 반드시 밝은 내일이 온다는 굳센 희망을 가지란 말씀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金대통령이 감옥에서 계실때 두분이 주고 받은 편지는 유명한데요. ▲대통령은 당시 사형수에서 감형된 무기수 신분이어서 0.96평짜리 독방에 있었습니다.거의 매일 편지를 썼는데 나중에 보니 모두 600여통에 이르더군요.그 어둡고 외로운 독방에서 고생하는 남편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남편이 감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형법을 공부하고 수시로 형무소장을 찾아가 항의를 하기도 했어요.어느땐 담당변호사와 행형법에 대해 얘기하다가 오히려 변호사쪽에서 자기도 모르는 법률을 어떻게 그리 잘 아느냐며 감탄할 정도였지요. ­결혼생활중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요. ▲참으로 행복하다,그런 느낌을 가져 보지 않았어요.(웃음)그렇다고 결혼을 후회해 본적도 없어요.늦게 한 결혼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행복을 추구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남편의 꿈이 그저 꿈으로 끝나진 않으리란 신뢰를 지녔고 그의 신념과 관용과 멋에 끌려,내가 이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결혼을 했지요.그래서 주어진 환경과 모든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날마다 오후에 수영을 해요.헤엄을 친다기보다는 물속에서 30분쯤 걸어다니는 거지요.조용한 저녁시간에는 클래식 음악 듣기를 좋아합니다.요즘에는 붓글씨도 쓰고 있습니다.
  • 3개 시·도 日에 투자유치단/부산·대구·제주

    ◎金 대통령 방문동행 투자설명회 참가 부산·대구시,제주도 등 3개 자치단체가 새달 金大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외자유치에 나선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金대통령의 방일길에 도쿄·오사카 등에서 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정보통신부 주관으로 벌이는 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여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에 지방자치단체가 외자유치를 위해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 타개와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통령 순방길에 이례적으로 이들 3개 시·도를 외자유치사업팀에 포함시켰다. 부산시는 이번 투자설명회에서 해운대 신시가지,명지주거단지,화명2지구 등 3개 공공토지개발사업에 대한 외자유치를 위해 집중적인 홍보를 벌이기로 했다. 또 부산정보단지개발,골프장 건설,영상관광단지개발 등 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설명회도 함께 갖기로 했다. 대구시는 통상전문 공무원을 파견,대구 종합물류단지 및 낙동강변 도로건설 등 사업을 집중소개하고 외자유치활동을 벌인다. 일본 투자가들과 대구지역 투자유망 물건에 대해 개별상담도 벌일 예정이다. 또 이번 투자유치단에는 (주)우방,르네상스호텔,경일산업,대성정공등 지역의 4개 회사가 합작파트너 및 기술제휴를 위해 참가한다. 제주도는 21세기 동북아 최대의 관광지로 발돋움 하기 위한 ‘메가 리조트’ 계획을 비롯 3개 관광단지·20개 관광지구 개발을 적극 홍보,외자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 랭스필드/골프용품 생산(한국경제 여기에 길이 있다)

    ◎품질앞엔 선진국도 없었다/불,제 상표도 버리고 미,백지수표 보내 주문/고 품질도­고도의 주문형 맞춤생산.고객근력·습관까지 반영/고 가격도­품질만큼 높은 가격 전략.수출가격 국내보다 비싸/고 자존심도­무조건 자사브랜드 수출.OEM 고집 프랑스도 꺾여 3대째 가업을 이어온 프랑스의 한 유명 골프용품사가 지난 3월 상호를 한국 브랜드인 ‘랭스필드’로 바꿨다.랭스필드에 자기네 상표를 붙여 수출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우리 브랜드가 아니면 절대 못판다”고 버티자 아예 회사이름을 바꿔 버린 것.한국업체가 제품력을 바탕으로 자존심을 지켜낸 ‘사건’이라고 현지언론들은 보도했다. 국내 골프용품 생산업계의 선두주자인 랭스필드(사장 梁正武·39)는 IMF사태에 아랑곳없이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다.매출에서 2위를 더블스코어차로 따돌리고 부동의 1위를 굳혔다.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는 70억원.특히 수출은 지난해 3배인 3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성공의 원천은 무엇보다도 자사 브랜드 수출이다.유럽과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30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수출은 없다. 93년 대전엑스포의 유일한 공식 골프용품업체으로 지정되면서 이름을 알려 최초로 OEM수출을 시작했을 즈음.현지 점검을 위해 유럽 매장을 찾은 梁사장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골프클럽에 붙은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티커를 상인들이 떼어내고 팔더군요.가뜩이나 10만원에 수출한 클럽헤드가 상표만 바뀌어 100만원에 역수입되는데 분통을 터뜨리고 있던 차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梁사장은 “지금까지 OEM수출을 해왔다면 큰 어려움은 없었겠지만 오늘날의 랭스필드란 이름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F사태보다 더 매서웠던 시련이 있었다.93년 문민정부 출범과 동시에 골프 금지령이 몰아쳤다.판매가 격감했고 국가경제에 ‘암적인 사업’으로 인식돼 은행 대출이 끊겼다.대출상환 압력도 거셌다.91년 설립 이후 최대위기였다. 이때 梁사장이 내린 결단은 대대적인 ‘아웃소싱’.200명이 넘는 직원들을 거느리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방만한 경영으로 이어졌다고 판단,20여명만남기고 퇴사시켰다.대신 중견 간부급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샤프트,헤드 등 부품별 모델별로 라인의 일부를 떼어 하청업체로 독립시켰다.비용절감은 물론,저마다 치열한 생산성 향상에 나서 품질도 월등히 좋아졌다.슬림화와 무차입 경영,수출 드라이브는 이때 자연스레 형성됐다.지금도 70% 이상을 아웃소싱으로 해결한다. 랭스필드의 성공을 논할 때 ‘주문형 맞춤생산’을 빼놓을 수 없다.클럽에 골퍼의 몸을 맞추는 기존 제품과 달리 랭스필드는 고객의 키,몸무게,근력,손의 모양,습관까지 정확히 데이터화해 제작하고 있다.고객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하면 즉시 돈을 돌려주는 ‘환불’작전도 주효했다. 랭스필드 제품은 수출단가가 국내 판매가보다 훨씬 높다.보급형 13개 1세트의 경우 국내에서 98만원이지만 수출가는 160만원이다.그런데도 수출 주문이 쇄도한다.국내 공급가는 ‘원가 수준’이다.연간 3,000억원 규모인 골프용품 시장에서 국산이 10%에 불과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당면 목표는 일본과 미국시장 진출.서서히 희망이 보인다.지난달에는 미국의 한 바이어가 백지수표를 건네왔다.1차로 1만6,000달러어치를 사가면서 언제든지 주문만 하면 신속히 물건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IMF 대량해고 바람속에서도 랭스필드는 최근 신입사원을 10명이나 뽑았다. 경기도 일산에 현재 시흥 공장의 10배 규모로 대형 생산라인도 건설중이다.
  • 李基澤 ‘공포탄 생존 전략’

    ◎92대선자금 공개 엄포 등 벼랑끝 반발/시간끌며 여권 의중탐색 막후 접촉 속셈 경성그룹 비리사건과 관련,검찰의 소환 요구를 받은 한나라당 李基澤 전 총재권한대행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 정권이 끝까지 국사(國事)를 저버리고 정치 보복적 사정(司正)을 강행한다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혐의 내용도 거듭 부인했다.50분 남짓 회견을 하면서 흰 손수건으로 눈과 입 주위를 여러차례 훔치는 등 흥분과 당혹감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李전대행은 원색적인 용어로 金大中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대권 도전 4수와 정치자금,일산 자택과 가족분묘 조성과정,20억원+α설 등을 거론했다.그는 “정치자금을 가장 많이 쓴 정치인은 金대통령과 金泳三 전 대통령”이라며 “사정은 사정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전대행은 “김대통령의 정치자금부터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민주당 시절 金대통령과 공동대표로 당을 이끌다 95년 분당 이후 본인은 金대통령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며“한나라당의 강경노선을 본인이 주도한다는 일부 보도와도 이번 일이 무관치 않다”고 정치보복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21일 전국위원회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소환에 응하겠다”며 “영광스럽게 형무소에도 가고 이 한몸 기꺼이 던져 李基澤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 내역 공개는 유보했다.李전대행은 “화가 나서 대선자금을 밝히려 했지만 많은 분들이 만류했다.앞으로 투쟁의 대안으로 대선자금을 폭로할 계획”이라고 한발 물러섰다.‘뜨거운 감자’를 손에 굴리며 ‘엄포용’으로 활용하려는 계산이다.일단 시간을 벌어 여권의 의중을 탐색하고 막후 접촉을 꾀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 범죄자 된 노숙 탈북자의 눈물/趙炫奭 기자·사회팀(현장)

    “그동안의 남한 생활은 기억조차 하기 싫습니다” 13일 상오 서울 남대문경찰서 형사계. 지난 96년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金正勇씨(28·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가 초췌한 모습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서울역 앞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金씨는 崔모씨(20·공무원)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새벽 육교에서 잠을 자다가 “날씨가 추우니 지하도에 가서 자라”고 권유하던 崔씨를 깡패로 오인해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죄였다. 감시와 눈총속에서 살아왔지만 죄를 지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고개를 떨군 채 조사를 받는 金씨는 노숙자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것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겨우 얻은 자유를 스스로의 잘못으로 놓친 데 대한 자책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면서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는 힘들었던 지난 2년간의 남한 생활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金씨는 북한의 요양소 노동자였다. 자유가 그리워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두차례의 탈출 시도 끝에 96년 1월 가까스로 자유의 땅을 밟았다. 1,700만원의 정착금과 철도청 정비직을 얻을 때만 해도 장밋빛 꿈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의 따돌림과 곱지않은 시선이 그를 괴롭혔다.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도 없었고 외로움만 밀려왔다. 결국 무작정 직장을 뛰쳐나와 막노동판을 전전하기에 이르렀다. 신용카드빚은 늘어갔고 정착금조차도 술과 경마에 탕진했다. 마지막으로 탈북자 金모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오래 견디지 못했다. 지난달 그는 노숙자라는 최후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된 金씨는 “잘 살고 있는 탈북자들도 많은데 내가 못난 탓”이라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 경주 문화EXPO/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경주는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다.나당(羅唐)연합군에 의해 초토화된 백제와 달리 신라는 많은 유물과 유적을 남겼다.그래서 경주는 한국 제1의 관광지로 서울 다음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11일 세계문화엑스포가 개막돼 두달동안 계속된다.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여러 지방도시들이 앞다투어 국제문화행사를 개최해왔지만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경주가 한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또 산업박람회를 뜻하는 엑스포(EXPO)를 문화의 개념으로 바꾼 세계 첫 엑스포란 점에서도 주목된다.다음 세기에는 ‘문화’가 ‘산업’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경주 세계문화엑스포는 새로운 천년의 문화비전을 제시한다는 의의를 지니기도 한다. 따라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의 성공은 한국 문화와 관광의 세계화를 뜻하게 된다.‘문화의 세기’가 될 21세기에 한국 문화를 세계에 드높이고 경주가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관광산업은 60년대 이래 전세계적으로 다른 산업의 두배 이상 빨리 성장해왔고 21세기에는 단일산업으로는 최대산업이 될 것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이 행사의 성공은 경주나 경상북도를 넘어 국가적 경사가 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서 집행예산이 줄어들고 민자유치도 여의치 않아 행사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행사내용에 대한 문화계의 우려도 없지않다.그러나 이제 막이 오른 이상 경주 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경주 문화엑스포를 성공시켜야 한다.이 행사가 엉성한 집안잔치로 끝나버리면 경주라는 가장 좋은 우리 문화상품이 회복하기 어려운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이 행사를 계기로 경주를 아시아의 첫 문화 수도(首都)로 선정하는 작업도 추진해 볼 만하다.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지난 85년부터 해마다 한 도시를 문화수도로 선정해 각종 문화축제를 마련함으로써 유럽의 문화통합과 관광객유치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그리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영화배우 멜리나 메르쿠리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문화수도에는 아테네를 비롯 플로렌스,암스테르담,베를린,파리,글래스고,더블린,마드리드,앤트워프,리스본,룩셈부르크,코펜하겐 등이 선정된 바 있다.지금부터 아시아 각국과 외교적 협의를 시작하면 2년후 다시 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 것과 때를 같이해 경주를 아시아 문화수도로 선정할 수 있지 않을까.
  • 교사­학부모 대화 끊겼다/‘학교방문 자제’ 지침후 기피증 확산

    ◎“촌지 수수 오해 살까 못 만나요”/일부선 학교장 승인받아야 면담 가능/전문가들 “학생만 피해… 상담기회 늘려야 촌지(寸志)를 근절하기 위해 학부모의 학교 방문을 자제토록 한 당국의 지침으로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촌지 수수의 오해를 받을까봐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겨도 학부모에게 면담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학부모들도 상의를 하고 싶어도 교사들이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학교 방문을 주저하고 있다.심지어 교사가 학부모와 상담하려면 학교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학교마저 생겼다. 지난 5월 촌지 파문 이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방문을 자제토록하라는 지침을 내린 때문이다.일선 초·중·고교는 각 가정에 “학교에 찾아오는 일을 삼가해 달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4∼5차례 보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두고 있는 李모씨(36·여·경기도 고양시 일산구)는 “아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담임 선생님에게 방문하겠다고 했더니 거절해 상담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H초등학교는 학부모와 만나려면 교장에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승인을 거쳐 이루어진 면담은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단 2건밖에 없었다.이 때문에 학부모들과의 유대 관계가 소홀해져 어머니회,학부모회도 제대로 소집되지 않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그때 그때 학부모와 상의한 뒤 지도 방침을 정해야 하는데 학부모를 만나기가 어렵다보니 학생들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교육 전문가들은 촌지를 없애기 위한 당국의 대책을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획일적인 규제는 부작용을 낳는 미봉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학부모와 일선 교사들도 “단절은 절름발이 교육을 부른다”면서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金仁會 교수(교육학과)는 “한가지 행정적 조치로 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관료주의적인 발상”이라면서 “학부모 방문상담의 순(順)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李京喜씨(36·여)는 “촌지문제는 교사 학부모간의 자정운동을 통해 해결돼야 할 문제”라면서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대화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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