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탈의실서 질식 소동/국교생 17명/보일러실 연소가스 새나와
◎심한 구토… 1명은 중태,입원
13일 하오5시30분쯤 서울 송파구 문정동 193 제일수영장(주인 이영ㆍ45) 여자탈의실에서 수영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던 이지혜양(13ㆍ중대국교 6년) 등 여자어린이 17명이 갑자기 구토를 하면서 쓰러져 부근 잠실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중 16명은 치료는 받고 하오10시쯤 귀가했으며 상태가 나쁜 이양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양은 『수영을 끝낸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수영장밖에 세워 둔 미니버스를 타려는 순간 심하게 어지러움증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양과 함께 수영을 했던 윤혜숙양(13ㆍ교대부국 5년)은 『수영을 하고 나와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순간 어지러워졌는데 옆에 있는 친구들도 머리를 감싸쥐며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영장의 물을 데우는 지하2층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경유연소가 환풍기가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지하1층 수영장으로 스며들어 질식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영장관리인 강태종씨(30)를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수영장이 지하에 있는 관계로 가스배출기를 설치,사용해 왔으나 최근 가스배출기가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는데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해 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들을 치료했던 잠실병원 내과의사 황문호씨는 『냄새가 없었고 구토증세를 보인 점으로 미루어 어린이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