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터치] (1) 연세대학교 전자 재료개발연구실
금주부터 ‘과학터치’가 신설됩니다. 과학터치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행사로 국가지정연구실 연구원들과 과학기술의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 간 지식나눔 행사입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서울역 4층 대회의실을 찾으면, 그 주 지면을 통해 소개된 연구실의 연구방향과 성과를 연구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에너지 고갈, 환경문제 등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수소에너지와 이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연료전지가 자동차 산업의 환경규제 극복 등 연관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대체에너지에 대한 미래 투자로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연료전지를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지정, 적극 육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로 전환하므로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발전 효율이 높아(40% 이상) 에너지 절감효과가 매우 크고, 수소·천연가스·에탄올·메탄올 등의 다양한 연료를 이용할 수 있어 차세대 대체에너지 기술로 무한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그 응용 분야가 다양해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의 수송 부문과 발전소 등의 전력 부문, 그리고 휴대용 가전제품의 에너지 공급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지구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휴대전화,PDA, 노트북(매년 30% 정도 증가) 산업에서 기존의 리튬이온(Li-ion) 전지는 소형화 및 에너지 저장 능력에서 한계에 다다랐다. 이밖에 군사, 의료, 우주항공 등의 산업 분야에서도 연료전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 전자재료개발 연구실 한학수 교수팀은 2003년부터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 교수팀은 18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국내외 98편의 논문을 보유한 세계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연료전지 시스템은 상용화까지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 우선 상용화된 전해질 막(Nafion)이 고온(섭씨 150도 이상)에서 운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교수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함으로써 고온에서 운전 가능한 시스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고온 운전이 가능하게 되면 일산화탄소 중독 현상이 감소해 촉매의 양이 줄어들면서 원가를 줄일 수 있다. 또, 고온 운전으로 인한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 향상, 응용범위의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교수는 “기존의 상용 고분자 전해질막인 나피온보다 성능이 뛰어난 PBI 계열의 차세대 고분자 전해질 막을 제조하고 있다.”면서 “고분자 전해질 막은 고온(섭씨 150도 이상), 저가습, 무가습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개발된 새로운 연료전지용 고분자 전해질 막으로 값싸고 안정적인 성능의 연료전지가 개발된다면 값싸고 무해한 차세대 가정연료로 매우 적합한 대체연료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자동차용 및 소형 발전용 연료전지에도 충분히 응용이 가능해 산업적 파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