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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균미 칼럼]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김균미 칼럼]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안타깝다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사고가 그제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발생했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체험학습차 강릉에 여행 온 서울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거나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3년 동안 짓눌러 왔던 입시 부담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친한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며 한껏 들떠 있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수시 결과를 확인한 뒤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허용된 길지 않은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끼리 가는 여행이 걱정되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사고 치지 말고 재미있게 놀다 오라’며 배웅했던 부모들은 사고 소식에 열일 제치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가슴 치며 후회했을 것이다. 다시는 웃는 아들을 볼 수 없다는 말에 울음소리조차 나오지 않던 엄마가 끝내 혼절한 모습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기시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경찰과 소방 당국의 현장조사가 진행중이라 정확한 사고 원인은 기다려야 하지만, 학생들의 발견 당시 상황과 현장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치의 8배 가까이 검출된 것으로 봤을 때 안전사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대통령 지시로 교육부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시교육감 등이 대거 강릉으로 내려가 사고 수습에 나섰다. 교육부 차관을 반장으로 상황점검반을 운영하며 피해 학생과 가족들을 지원하고 경찰도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원인 규명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행안부는 19일 전국 펜션의 안전 실태를 긴급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안전사고가 터지고 나서 뒷북 전수조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능시험 이후 한 달여간 마땅한 프로그램도 없이 방치된 고3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과 고교생 10명이 2박3일 여행을 가는데 보호자나 지도교사가 동행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다. 타당한 지적이고 반드시 개선돼야 할 문제이지만, 엄밀히 따져 이번 사고의 본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고는 4년 전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 대한민국’을 수없이 외쳐 왔지만, 최근 잇따라 터지는 안전사고들을 보면서 과연 무엇이 바뀌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유치원 건물 붕괴 사고가 석 달 전인 9월의 일이다. 새벽에 붕괴해 다행히 아이들은 위험을 모면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생생하다. 서울 종로의 고시원 화재 사건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과 청년들이 고시원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전가되는 계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고양의 저유소 화재, KT 통신구 화재, 일산의 지하 온수관 파열 사고, KTX 탈선 사고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만들어진 그 많은 대책은 다 어디로 갔나. 안전점검 담당 기관들은 제대로 일을 해 왔나. 개인 사업자들은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있나. 우리 어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안전 규칙들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나. 반성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이번 강릉 펜션 사고처럼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거나 아이들이 다친 뒤에야 뒤늦게 점검한답시고 법석을 피우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는 끊어야 한다. 펜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부모들은 가장 먼저 자녀들에게 펜션에 놀러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대신 안전한 콘도에 가라고. 이런 부모들의 ‘충고’를 아이들이 귓등으로나 들었을까. 싱크홀에다 지하 열수관 파열 사고 걱정에 돌아다니지 말고 집 안에만 있으라고 하면 말이 되겠나. 정상적인 사회와 어른이 있다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맞다. 지은 지 30년도 안 된 서울 강남의 건물이 붕괴 위험에 놓여 응급 보강공사를 하는 마당에 학교를 비롯해 더 노후한 건물들의 안전도 걱정된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신규 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존 시설들에 대한 안전점검과 보강 역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절대로 밀려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정책이 어디에 있나. 안전은 불편할 정도로 따지고 비용을 들여야 비로소 바뀌기 시작한다. 사고가 난 뒤에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변명은 이제 더이상 하지 말자.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kmkim@seoul.co.kr
  • 정부, ‘펜션 참사’ 전에 수차례 안전점검, LP가스 배관은 빠져… ‘겉핥기’만 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망 14명 정부가 최근 가스 안전점검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이번 강릉 참사의 원인이 된 일산화탄소 점검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와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가스 안전점검을 벌인 뒤에 사고가 발생해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행안부는 지난 13일 15개 중앙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범정부 사회기반시설 안전관리대책’ 회의를 갖고 일제 점검을 실시했다.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19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공동으로 안전감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안전점검에서 LPG 배관 관련 안전점검은 없었다. 최근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사고로 안전점검이 대형시설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가스 안전감은 범법사항 위주로 감찰을 진행해 공동주택 안 LPG 용기, 가스용기 재검사기관 등을 특정 시설만 집중 점검했다. 에너지 일제 점검에서도 지하 매설 열수송관, 가스배관, 전력구 위주로 살폈다. 결국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안전점검이 유일하지만 LPG 공급업체가 방문해 보일러 배기통 확인, 환기구 점검 등을 검침하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는 사이 가스보일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23건의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당했다. 이 가운데 배기관 이탈 등으로 유해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중독으로 이어진 사고는 17건(74%)이다. 가스보일러 사상자 49명 중 48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가스나 일산화탄소 경보 장치를 설치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일부만 의무화됐다. 도시가스사업법 사고예방설비기준에 따라 식품접객업소 등 영업장 면적이 100㎡ 이상이나 지하에 위치한 가스사용시설은 가스누출경보기나 차단기를 설치해야 하지만 가정용 시설은 예외다.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다르지 않다. 정부는 지난 9월 야영장의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화 법안을 마련했지만 펜션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농어촌 민박,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 의무화

    강릉 펜션 고교생 사망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농어촌 민박에 일산화탄소(CO)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농어촌 민박 사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관련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농어촌 민박 시설 기준에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출입문에는 농어촌 민박 표시를 부착하고, 건물 전체가 주택용인 경우에만 민박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농어촌 민박을 신고하거나 변경 운영하면 벌칙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항목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진행 중인 농촌관광시설(농어촌 민박 포함) 동절기 안전 점검 항목 중 기존 월 1회인 가스 누출 점검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가스시설 환기, 가스 누출, 배기통 이음매 연결 상태 등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농어촌 민박 200개 이상이 위치한 시·군은 표본 점검을 했지만, 앞으로는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간을 늘려서라도 농촌관광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어촌 민박은 주택 연면적 230㎡ 미만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이 해당 지역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사업 신고를 하면 적합 여부를 판단한 뒤 신고필증을 발급하고 있다. 농어촌 민박에 대한 사후 관리는 해당 시·군·구가 맡고 있다. 농어촌 민박의 규모, 위생, 소방안전·시설기준 준수, 용도 변경 여부 등을 6개월에 한 차례 이상 실시해야 한다. 또 연 1회 이상 소방서와 위생담당기관 등과 합동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을 위반하면 시정명령 또는 폐쇄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3명 일산화탄소 중독사… 연통서 연기 새는 것 확인”

    “3명 일산화탄소 중독사… 연통서 연기 새는 것 확인”

    경찰 “혈중 농도 치사량보다 훨씬 높아 어긋난 연통 실리콘 등 봉합 안 된 상태 학생들 마신 음료수서 독극물 검출 안 돼” 지난 18일 강원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 참사로 희생된 학생 3명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19일 “학생들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학생들이 마신 음료수 등에서 독극물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40%를 넘으면 치사량으로 보는데 숨진 3명은 48%, 55%, 63%로 나타났다”며 “사망자 부검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보일러와 관련해서는 “펜션 보일러실에는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연통)이 있는데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 연결 부위가 어긋나 있어 배기가스 일부가 유출될 수 있었다”며 “현재 2차 합동 감식 중이며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서장은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설치돼 있지 않았고, 연통이 어긋난 이유는 수사 중이며 실리콘 등으로 봉합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는 보일러실에서 가장 가까운 거실 등에서 나왔다. 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시행한 1차 현장 감식에서 어긋난 보일러 연통 사이로 다량의 연기가 새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연기 성분과 검출량은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 2곳에서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은 연소시험을 몇 차례 더 진행할 방침이다. 현장 감식을 마치면 가스보일러를 뜯어 국과수에 보낼 예정이다. 경찰은 펜션 운영자의 위법사항도 확인하고 있다. 현재는 참고인 신분이다. 운영자 임모씨는 지난 7월부터 펜션을 임대해 영업을 시작했고, 보일러는 임씨가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설치 시기를 2014년으로 추정한다. 경찰수사를 통해 학생들의 행적도 확인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 17일 오후 3시 40분쯤 입실 후 20여분 뒤 펜션을 나갔다. 외출했던 학생들은 오후 6시 56분 택시 3대에 나눠 타고 돌아와 고기를 구어 먹은 뒤 오후 8시 2분 객실로 이동 후 펜션에서 나오지 않았다. 학생들은 18일 오후 1시 14분쯤 구토를 하며 의식이 불명된 채 펜션 주인에게 발견됐다. 학생들이 머물렀던 펜션은 복층에 방 4개와 거실, 보일러실을 갖췄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강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안전불감 공화국’ 한걸음도 못 나갔다

    ‘안전불감 공화국’ 한걸음도 못 나갔다

    농어촌 민박 2만 6578곳… ‘주택’ 분류 보일러 점검·가스경보기 설치 의무 없고 전수조사 안 해… ‘안전 사각지대’ 위험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 3학년생 10명이 지난 18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스러진 사고의 원인이 ‘안전 점검 소홀’로 드러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분노는 치솟았지만, 안전망 구축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1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농어촌 민박 안전관리실태 점검표’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유독 가스가 배출된 보일러는 점검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었다. 점검 대상 가스 설비는 ‘가스레인지’뿐이었다. 점검을 하더라도 월 1회 가스가 새지 않는지 비눗물로 확인하는 게 전부였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펜션과 같은 농어촌 민박의 설치와 운영을 규정한 농어촌정비법 시행규칙 어디에도 보일러실 관리 규정은 없었다.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머물렀던 아라레이크 펜션 201호는 보일러실이 실내에 있는 구조였다. 인근 펜션 주인 김모(57)씨는 “펜션 보일러실을 외부에 설치하도록 규제했다면 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참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민박은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되는 호텔이나 모텔과 달리 ‘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가스경보기나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 연면적 230㎡ 미만의 주택에서 소화기를 1개 이상 갖추고 객실마다 화재 감지기만 설치하면 누구나 펜션을 차릴 수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안전관리 실태 점검은 동절기와 하절기에 각 1회씩 진행하며, 화재위험 여부나 피난시설, 건물 균열, 전기 시설의 이상 여부를 점검한다”면서 “민박은 소화기와 화재경보기만 확인해 이상이 없으면 영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박의 안전 점검은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로 진행된다. 강릉 지역에만 630개 펜션이 있는데 200곳을 임의로 선정해 점검하는 식이다. 사고 펜션은 지난 7월 24일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안전 점검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은 소방서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농어촌 담당 부서나 보건소가 맡는다. 농가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장려된 농어촌 민박은 전국에 2만 6578개나 된다. 전국 지자체의 펜션 안전 관리는 강릉과 엇비슷해 관광객 누구든 질식사의 위협에 내몰려 있었던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표본점검 기간을 연장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3명의 학생이 숨진 뒤 내놓은 ‘뒷북 대책’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농어촌 민박의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농어촌 민박이 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들어서다 보니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안전 기준도 함께 완화됐다”면서 “농어촌은 소방서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안전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은 최소한의 기준이므로 법 개정보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창영 한양대 방재안전공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에 얼마나 무지했고, 재난 안전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고”라면서 “안전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고, 특히 호텔이나 펜션 관리자들은 안전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경찰 “‘강릉 펜션 사고’로 학생들 사망한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경찰 “‘강릉 펜션 사고’로 학생들 사망한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이 강원 강릉의 펜션에서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망한 학생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본부는 19일 강릉경찰서에서 수사 상황 브리핑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시 결과 (사망한 학생들의)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었다”면서 “일산화탄소농도가 40%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보는데, 사망한 학생들 몸에서 48∼63%가량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한 학생들의 몸에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부검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검찰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팬션 내 가스 보일러에 대해서는 “보일러실에는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이 있는데,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 연결 부위가 어긋나 있어서 배기가스 일부가 유출될 수 있었다”면서 “2차 합동 감식 실시 중이며, 그 원인(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이 어긋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펜션이 “게스트하우스에서 펜션으로 바뀌면서 내부 구조가 변경됐는지도 확인하겠지만, (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은 다소 걸릴 수 있다”면서 “배기관이 어긋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최대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펜션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행적도 확인했다. 학생들은 지난 17일 낮 3시 42분 펜션 입실 후 나갔다가 다시 같은 날 오후 6시 56분과 59분 사이에 펜션에 도착한 뒤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식사를 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 52분과 오후 9시 5분쯤 객실로 들어간 이후에는 학생들이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부터 이 펜션을 임차해 운영한 김모씨는 전날 낮 1시쯤 학생들을 발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포토] 강릉 펜션 사고 학생, 이틀째 고압산소 치료

    [포토] 강릉 펜션 사고 학생, 이틀째 고압산소 치료

    지난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날에 이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 구조 당시 펜션 내 일산화탄소(CO) 농도는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20ppm)보다 높게 나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릉 펜션 사고’ 수사 착수…가스보일러 정밀 감식

    ‘강릉 펜션 사고’ 수사 착수…가스보일러 정밀 감식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지는 참변이 발생한 강원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에 대해 경찰이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펜션 내 가스 보일러를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사고 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펜션 건물 2층 발코니 끝 쪽 보일러실에 놓인 가스보일러의 연통은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가스 누출 경보기는 없었다. 이에 따라 어긋난 배관을 통해 일산화탄소가 펜션 실내로 누출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학생들 구조 당시 소방이 펜션 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8시간 기준 20ppm)보다 높게 나왔다. 펜션 관계자가 학생들을 발견할 당시 문을 열면서 환기시켰고, 문이 개방된 상태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면서 또 한차례 환기시켰음을 감안하면, 참변이 발생하기 전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굉장히 높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17일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전날 낮 1시쯤 펜션에서 모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중 3명은 사망했고, 7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학생들에 대한 부검 여부도 유가족 등과 협의해 진행할 방침이다.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학생 7명도 조금씩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고압산소 치료는 환자를 특수 탱크에 눕히고 100% 농도의 산소를 일반 공기압보다 2배에서 5배까지 높은 고압으로 들이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많은 양의 산소를 환자 몸 속의 혈액에 녹아들게 해 급성 가스 중독과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다. 부상 학생 5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강릉아산병원의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환자들이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의식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병원에) 들어올 때보다는 약간 호전 추세”면서 “현재 상태에서 사망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합병증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스 누출에 산산조각 난 고3 ‘추억여행’…억장 무너진 부모들

    가스 누출에 산산조각 난 고3 ‘추억여행’…억장 무너진 부모들

    하루아침에 참변 부모 “가슴이 찢어집니다”아들 비보에 억장 무너진 부모들힘들었던 입시생활을 끝내면서 밤새워 웃고 떠들었을 고교생 10명 가운데 3명이 하루아침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살아남은 학생 7명도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온전히 돌아올 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남학생 2명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있고 살을 꼬집으면 반응을 하는 등 전날 사고 당시 상태보다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뉴시스가 전했다. 고교 시절 동고동락하며 우정을 쌓은 학생들의 수능 후 첫 여행은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산산이 조각났다. 학부모들과 서울시교육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수능을 마친 학생들은 지난 17일 강릉을 찾았다. 밝은 아이들이었다.부모에게는 세상 물정 모르는 19살 아들이었으나 이제 곧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한 발짝 내디딜 예비 사회인이었다. 긴 입시 터널을 지난 이들이 대입 결과가 나오기 전 약간의 한가한 틈을 타 스트레스도 풀고 바람도 쐴 겸 선택한 곳은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이었다. 학교에는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보호자 동의까지 얻은 학생들은 전날 오후 3시 45분 펜션에 도착했다.학생들은 2층짜리 펜션 건물 전체를 빌렸다. 이들이 묵은 펜션 건물 2층은 거실과 방이 2∼3개가 있는 복층 구조였다. 학교,학원,집 등 익숙한 곳을 떠나 마음껏 놀고 떠들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넓었다. 학생들은 오후 7시 40분까지 펜션 건물 밖에서 바비큐 파티를 했다. 이튿날인 18일 새벽 3시까지 펜션 건물 2층에서 인기척이 있었다는 진술로 미뤄보아 수능 후 첫 여행이라는 달콤함에 밤을 새울 각오로 서로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을지도 모른다. 여행의 기쁨도 잠시,학생들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18일 오후 1시 12분쯤 업주 등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2층 방에 2명, 2층 거실에 4명,2층 복층에 4명 등 10명이 쓰러져 있었다. 학생들을 생명을 집어삼킨 원인으로 ‘일산화탄소’(CO)가 지목됐다. 소방대원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20ppm)보다 8배 가까이 높았다. 조사 결과 펜션 보일러 배관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었고, 가스누출경보기도 없었다.학생들이 무색·무취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잠이 들었다가 참변을 당했을 확률이 높은 이유다. 상자 7명의 남학생들은 전날 펜션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올 때까지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이 없는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사고 치지 말라”고, “다치지 말라”고, “조심해서 다녀오라”며 신신당부했던 부모들은 아들의 사고 소식에 억장이 무너졌다. 한 학부모는 “강릉에서 학생 1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기사를 보고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가슴이 찢어진다.어떤 말로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그의 아들은 경찰·소방당국의 초기 발표 당시 사망자 명단에 있었으나 인적사항 확인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내려왔다. 제 아이는 죽었으니까 다른 아이 명단이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바랐다”는 학부모의 말에서 자식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자고 일어났다가 갑자기 친구 3명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얘기를 받아들여야 할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받아들여야 하는데…” 부모들은 치료를 받고 깨어날 아이들이 받을 충격을 염려하며 온전히 의식을 되찾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강릉아산병원 “환자 꼬집으면 반응…인지능력 아직”

    강릉아산병원 “환자 꼬집으면 반응…인지능력 아직”

    18일 강릉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7명의 학생들이 다음날인 19일 강릉아산병원과 원주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 중인 5명은 의식이 호전 추세로 생명이 위태로운 고비는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주기독병원으로 옮겨진 2명의 학생에 대해선 치료 경과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은 고압산소치료 후 치료 경과를 언론에 공개했지만 원주기독병원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원주기독병원은 피해 학생 부모 등이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으로 치료 경과를 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에서 가스 중독으로 인한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기독병원 등 2곳이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 응급의료센터장은 “체내 일산화탄소는 모두 뺀 상태여서 꼬집으면 눈을 뜨는 등 의식수준은 좋아졌지만 아직 인지 능력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치료 경과를 공개했다. 강 센터장은 “가스에 중독된 이후 2~3시간 산소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정신이) 돌아오는데,학생 5명은 꽤 심한 정도의 중증 상태”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한명은 챔버치료 중 자신의 이름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5명은 현재 3명과 2명으로 나뉘어 챔버치료를 받고 있다. 앉아서는 10명까지 챔버치료가 가능하지만, 아직 앉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두 개조로 나눴다. 앞으로 강릉아산병원은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고압산소치료를 하루에 두번씩 진행할 예정이다. 한 때 1명이 위독하다는 말도 돌았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강릉에서 대책회의를 마친 후 원주기독병원을 들렸지만 비공개로 브리핑만 받고 떠났다.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학생들은 병원 도착 당시 일산화탄소 농도 25~45%를 보였다.정상은 3% 미만,담배를 피우면 5%까지 올라간다. 챔버치료는 대기압에서 산소를 마시는 것보다 압력을 2기압 더 올린 상태에서 산소를 투여해 체내에 산소량을 올려주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정상적인 산소 운반을 방해하는 헤모글로빈을 분리하는 치료다. 한편 전날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의식을 잃은 채 7명이 발견됐다. 이들은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전날 오후 4시 펜션에 입실했다.발견 당시 10명 모두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스보일러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하고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펜션 가스사고 잦은데… 1만 5000원짜리 경보기 설치 대상서 빠져

    4월 순천 8명 등 매년 일산화탄소 중독 “무색·무취 ‘살인자’… 법규 마련 시급” 18일 1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이 난방용 LPG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 일산화탄소는 LPG, 등유, 연탄, 목재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데 무색무취해 초기에는 중독돼도 알기 힘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른다. 이 때문에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2010년쯤부터 주택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신문 취재 결과 국내에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아직 법제화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택 등 실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의무를 법제화할 계획도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야영시설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도록 관련 법규를 마련했으나, 주택이나 펜션 등은 설치 대상에서 빠졌다. 경보기 가격도 개당 1만 5000원 정도밖에 안 되며 설치도 쉽다. 이번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정된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가 될 전망이다. 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관련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지난 4월 전남 순천의 한 한옥 펜션에서 투숙객 8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여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고, 2014년 12월에는 전북 남원의 한 펜션 황토방에서 잠을 자던 숙박객 7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2곳 모두 일찍 가스 누출을 알아채 큰 피해는 면했다. 2012년 경기 고양시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경찰과 가스안전공사 합동조사로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이 규명되면 경보기 의무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실내 일산화탄소 8배…보일러 어긋난 연통 틈으로 누출된 듯

    실내 일산화탄소 8배…보일러 어긋난 연통 틈으로 누출된 듯

    학생들 거품 물고 쓰러져… 주인이 발견 “전날 입실해 새벽 3시까지 소리 들렸다” LP가스 연소 과정서 유입 가능성 조사 번개탄 태운 흔적·가스 누출 경보기 없어 5년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49명 사상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서울 은평구 대성고 학생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사람은 펜션 주인 김모(68)씨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펜션 시설을 점검하려고 거실문을 열었는데 학생 10명이 모두 쓰러져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복층 구조의 펜션 1층 거실에 4명, 방 안에 2명이 거품을 문 채 쓰러져 있었고 나머지 4명은 2층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소방서와 경찰은 사망자와 의식 불명의 학생들을 병원에 긴급 후송했다. 이 펜션은 강릉 경포대 해변에서 600m쯤 떨어져 있다. 마을 주민 원태연(63·여)씨는 “집안에서 실려 나오는 학생들 팔이 축 처졌고, 어떤 학생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심장이 아직 벌렁벌렁한다”며 참담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씨는 “어린 학생 10명이 한꺼번에 구급차에 실리는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다”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수능 봐놓고 친구들과 내려와서 놀던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마을 주민 박양길(71)씨는 “축 늘어진 학생들의 얼굴과 발이 창백했다”며 “대학교에 막 입학해서 꿈을 키울 아이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군 등은 모두 대성고 2개 반 3학년생들로 친구 사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후 3시 45분쯤 펜션에 입실했다. 수능 점수 발표 이후 한 학생이 인터넷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펜션 전체를 예약했다. 이들은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해 여행 간 것으로 파악됐다. 펜션 주인은 “학생들만 10명씩이나 와 수상해서 한 학생의 어머니와 통화한 뒤 입실을 허용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실한 17일 밤 7시 40분까지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고, 18일 새벽 3시까지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들의 진술 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서는 사고 직후 펜션 안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치 20보다 8배 가까운 155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번개탄 등을 태운 흔적은 없었고 라면, 과자 등 간식거리만 방과 거실에 널려 있었다. 경찰은 2층 베란다에 설치한 난방용 보일러실의 보일러와 연통 이음매가 어긋나 틈이 벌어진 데다 가스누출 경보기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LP가스가 연소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이 틈으로 새어 나와 실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5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진상 확인에 나섰다. 사고가 난 건물은 2014년 준공된 뒤 소유주가 두 번 바뀌었고, 지금은 김씨가 임대한 상태다. 요즘 남고생 사이에서는 방학이나 수능 시험 후 등 시간이 나면 몇 명씩 모여 펜션으로 놀러 가는 게 트렌드로 알려졌다. 친구들끼리 직접 음식을 해 먹고 밤새 얘기할 수 있어 풍치 좋은 강원도 펜션 등이 인기를 끌지만 숙박시설의 안전문제가 지적돼왔다. 강릉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강릉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수능 뒤 체험학습 떠났다가 고3 남학생 10명 사상 ‘참변’

    수능 뒤 체험학습 떠났다가 고3 남학생 10명 사상 ‘참변’

    7명 병원 이송… “모든 가능성 수사 중”수능 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강원 강릉시 경포대 인근의 한 펜션에서 묵다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18일 오후 1시 15분쯤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체험학습을 떠난 남학생 10명이 단체 숙박 중 구토를 하고 거품을 문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중 김모(18)군 등 3명이 숨지고 유모(18)군 등 6명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고, 1명은 약간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로 보고 있다. 사고 직후 펜션 안은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치의 8배가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2층 실내와 이어지는 베란다에 LP 가스 보일러실이 있고, 보일러와 연통 이음매가 어긋나 틈이 벌어져 있었다”며 “이게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쓰러진 고교생들은 강릉의 동인·아산·고려 등 3개 병원으로 옮겼다.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보고를 받던 중 강릉 펜션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강릉 현지로 가 현장 상황을 직접 챙기라고 지시했다. 또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는 한편 숙박 등 모든 편의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박백범 차관을 중심으로 ‘상황점검반’을 꾸리고, 직원들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강릉 농업기술센터에서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교육부, 경찰청, 소방청, 강릉시,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강릉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강릉 펜션사고’ 도넘은 취재에 멍드는 대성고 학생들

    ‘강릉 펜션사고’ 도넘은 취재에 멍드는 대성고 학생들

    “친구가 죽었는데 기분 어떤가” 질문하기도“대성고 학생 아니면 학생증 보여달라” 요구“피해 학생반 주소록 달라” 상식 밖 요청까지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18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료를 받는 참변이 일어났다. 그런데 일부 취재진이 피해 학생들이 다닌 대성고 주변에서 과도한 취재 경쟁을 벌여 비판을 받고 있다. 몇 명의 기자는 대성고 학생과 교사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알아낸 뒤 메시지를 보내 피해 학생들의 주소록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충격에 빠진 학생들의 상처를 헤집는 취재를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1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서울대성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에는 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일절 응하지 말라는 게시물이 여러 건 게재됐다.이 커뮤니티 계정을 관리하는 대성고 학생은 학교 앞에 갔다가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아는 것도 없고 학교 일은 말하지 않겠다고 하니 해당 기자는 “이제 성인이 아니냐”며 심지어 “친구가 죽었는데 감정이 어떠냐. 안타까움 같은 거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적었다. 이 학생은 “사람이 죽었다. 누구에게는 친구, 후배, 선배이자 사랑스러운 제자들”이라며 “질문을 듣는 사람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기사를 위해 질문하는 것이 기자의 직업정신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에 따르면 일부 취재진은 서울 은평구 연신내의 PC방과 학원, 상가 등을 돌아다니며 대성고 또는 주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상대로 이번 사고의 피해자들과 관련한 취재를 벌이고 있다. 일부 방송기자는 “대성고 학생이 아니면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어떤 기자는 학원에 찾아가 원생과 교사들에게 피해자 사진을 보여주며 해당 학생을 아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자들은 대성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 또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피해자와의 관계를 묻거나 피해학생들이 있는 반 학생들의 주소록 명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기자들이 자꾸 침묵만이 애도의 방식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이런 말에 흔들리지 말고 취재를 피하라고 적었다. 불의의 사고로 친구를 잃거나 심한 충격에 빠진 학생들을 취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언론 윤리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를 그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자는 “대성고 학생과 주위 학교 학생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며 “억지로 인터뷰를 요구하고 전화번호, 개인정보 파헤치는 행위를 막아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전날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이날 오후 1시쯤 강릉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모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숨져 있었고 나머지 7명은 강원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펜션 내부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의 약 8배였다. 펜션의 보일러 배관이 비정상적으로 어긋나 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일산화탄소가 어긋난 배관을 통해 실내로 누출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관계자는 사고 현장과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둘러본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사고수습본부를 강릉시청에 설치하기로 했다. 또 1인당 300만원 이내 의료지원, 1인당 500만원 이내 장례지원, 임시·합동분향소 운영 등을 검토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펜션 가스사고 잦은데…1만5000원짜리 경보기 설치 대상서 빠져

    18일 1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이 난방용 LPG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 일산화탄소는 LPG, 등유, 연탄, 목재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데 무색무취해 초기에는 중독돼도 알기 힘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른다. 이 때문에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2010년쯤부터 주택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서울신문 취재 결과 국내에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아직 법제화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택 등 실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의무를 법제화할 계획도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야영시설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도록 관련 법규를 마련했으나, 주택이나 펜션 등은 설치 대상에서 빠졌다. 경보기 가격도 개당 1만 5000원 정도밖에 안 되며 설치도 쉽다. 이번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정된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가 될 전망이다. 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관련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지난 4월 전남 순천의 한 한옥 펜션에서 투숙객 8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여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고, 2014년 12월에는 전북 남원의 한 펜션 황토방에서 잠을 자던 숙박객 7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2곳 모두 일찍 가스 누출을 알아채 큰 피해는 면했다. 2012년 경기 고양시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경찰과 가스안전공사 합동조사로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이 규명되면 경보기 의무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강릉 사고펜션은 농어촌민박…농식품부 조사 착수

    강릉 사고펜션은 농어촌민박…농식품부 조사 착수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숙박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숨진 참변이 일어난 강원 강릉의 펜션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하는 농어촌민박 시설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불법 증축 등이 없었는지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 펜션은 지난 7월 농식품부에 의해 농어촌민박으로 지정됐다. 농어촌민박은 농어촌 관광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를 위한 제도로, 농어민이 자신이 사는 주택에 민박업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숙박시설보다 토지 이용이 자유로운 등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불법 증축과 무단 용도변경을 하는가 하면 실거주 요건도 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이 전국 농어촌민박 2만여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5700여건의 불법 행위가 적발돼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설에 대해 불법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아직은 뚜렷한 불법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다. ‘펜션’ 이름으로 영업하는 것도 농어촌민박 시설로서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릉 펜션 참변’ 학생 약간 호전…한명은 “자기 이름 말해”

    ‘강릉 펜션 참변’ 학생 약간 호전…한명은 “자기 이름 말해”

    18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서울 대성고 학생 가운데 일부가 경미하게나마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학생 5명 가운데 1명은 자기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현재 3명과 2명으로 나눠 고압산소 치료 중이며, 처음 병원에 도착할 때보다 경미하게 호전돼 1명은 자기 이름을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5명이 응급실에 왔을 때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이 꽤 안 좋은 상태였다”며 “사망자가 있는 것을 보면 집중적으로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자들이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의식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들어올 때보다는 약간 호전 추세”라고 설명했다.강 센터장은 또 “오늘 고압산소 1차 치료를 하고 내일부터 의식이 어느 정도 좋아질 때까지 하루 2번 고압산소 치료를 할 예정”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사망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합병증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압산소 치료는 치료실에서 압력을 2기압 이상 높여 조직에 투여되는 산소공급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25∼45%이다. 정상은 3% 미만이며 흡연 시 5% 정도로 흡연 때보다도 5∼9배가량 높은 수치라고 강 센터장은 전했다. 수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남학생 10명은 이날 오후 1시쯤 강릉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3명이 숨지고 7명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연통-보일러 연결 불완전에 일산화탄소 노출”…‘또 인재’

    “연통-보일러 연결 불완전에 일산화탄소 노출”…‘또 인재’

    18일 강릉 펜션에서 발생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의 사상 사고 원인은 가스보일러와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일산화탄소 노출로 추정되고 있다. 김한근 강릉시장과 경찰 등은 이날 사고 펜션을 찾아 보일러실을 점검한 뒤 “연통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제대로 연결이 안돼 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LPG통으로 연결된 가스보일러는 2층 베란다에 설비돼 있었다. 하지만 일산화탄소를 외부로 빼주는 연통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제대로 연결이 안된 상태로 확인된 것이다. 김 시장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강릉 펜션 참사도 ‘인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연유로 일산화탄소가 베란다 문틈을 통해 펜션내부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펜션은 올해 7월 24일 농어촌 민박사업자로 영업신고를 냈다. 경찰은 처음부터 보일러 설비가 제대로 안된 것인지 등 주인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한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7명은 호흡은 있지만 의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전날 오후 4시 펜션에 입실했다. 발견 당시 10명 모두 입에 시커먼 거품을 입과 코에 물고 쓰러져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강릉 펜션 참변’ 대성고 학생들 대부분 대학 합격

    ‘강릉 펜션 참변’ 대성고 학생들 대부분 대학 합격

    강원 강릉의 펜션 사고로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서울 대성고 학생 대부분이 이미 대학에 합격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대학 입학원서를 써줬다고 밝힌 대성고 교사 A씨는 1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씨는 “학교생활을 착실히 해 대부분 대학에 합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여행을 간 것에 대해 A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고생했다는 의미로 정식 절차를 거쳐 체험학습을 보낸 것”이라며 “교사들이 아이를 맡기 싫어 내보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쯤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이 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 등은 일산화탄소 중독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강릉 펜션 사고 대성고 학생 모두 거품 물고 쓰러진 채 발견”

    “강릉 펜션 사고 대성고 학생 모두 거품 물고 쓰러진 채 발견”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현재 5명은 강릉 아산병원, 2명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구조 당시 학생 10명 모두 입에 거품을 물고 거실과 2층 방 등에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학생들을 지켜본 주민은 “학생들의 코와 입에 시커먼 거품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는 정상 수치의 8배가 넘는 155ppm으로 측정됐다. 흔히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알려져 있는 일산화탄소 중독은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 비자극성 가스인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상태를 말한다. 일산화탄소에 장시간 노출시 산소결핍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집안의 보일러나 난방기에서 불완전연소가스가 새지 않는지 사전점검이 중요하다. 사고 펜션은 2014년 4월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 연면적 228.69㎡에 복층 구조로 1층은 방 3개, 2층은 방 3개 등 5개 방으로 이뤄져 있다. LPG 통으로 연결한 가스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곳으로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 건물은 준공 이후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되다 수리해 올해 7월 24일 펜션 영업을 시작했다. 강릉시는 올해 펜션 영업을 시작할 때 소방 관련 사항을 점검했지만, 가스는 지자체 점검 사항이 아니어서 따로 하지 않았으며 건축 관련 인허가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를 당한 대성고 학생들은 11월 수능시험을 치른 고3 남학생 10명으로 학교에 개인체험학습을 신청, 부모 동의를 얻어 17일 오후 입실하고서 19일 퇴실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나 현재로서는 타살이나 자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 등과 일산화탄소 중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감식 중이다. 강릉시는 18일 펜션 고교생 참변 사고와 관련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상황 종료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도 부교육감이 총괄하는 상황본부를 구성하고, 사망자와 입원자가 있는 강릉과 원주 지역 3개 병원에 관계자를 파견했다. 대성고에는 중등교육과 장학사 2명을 보내 상황을 처리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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