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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십자회담 전망/ 남쪽에도 면회소 서나

    ‘1개냐,2개냐.’이번 4차 남북적십자회담의 핵심 의제는 ‘이산가족 면회소 갯수’다. 이미 남북은 금강산에 면회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합의했다. 문제는 실제로 금강산 면회소를 가동하는 일과 더불어 도라산역에 면회소를 추가로 설치하느냐다.대한적십자사(총재 徐英勳)에서 북측 금강산 면회소뿐 아니라 남측인 도라산역에도 면회소를 설치하자고 제안하기로 한 만큼 이 문제의 합의 여부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면회소 설치만 합의하면 이산가족 수시 상봉은 물론 생사 및 주소 확인,서신 교환 등 남은 과제들이 모두 일사천리(一瀉千里)로 풀릴 수도 있기 때문에 남북이 가장 첨예하게 관심을 두고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남북은 면회소 설치의 당위성에 공감하면서도 도라산역과 금강산을 면회소의 적재적소로 각각 주장해 왔다. 서 총재는 6일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 환담장에 중절모를 쓰고 나타나 “간밤에 무서운 꿈을 꾸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농담조로 얘기하며 이번 회담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을 드러냈다.한편 이번 태풍 ‘루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회담장 주변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회담의 원활한 진행에 대해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현지 도로와 교량 등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은 데다 금강산과 서울을 잇는 유선통신시설은 현재 불통된 상태다. 북측은 다만 팩스 시설은 가동되고 있다고 전해왔다. 남측 대표단은 대체수단으로 멀티미디어 위성통신 이동서비스인 ‘인말샛’3대,위성전화 6대 등을 이용해 남북간 연락을 취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youngtan@
  • 수백군데에 포탄흔적 긴박했던 상황 생생히…인양 서해교전 고속정

    6·29 서해교전에서 격침된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침몰된 지 53일째인 21일 인양됐다.인양장면은 취재기자단에 공개됐다. 해군은 오전 8시30분쯤 연평도 서쪽 25.2㎞지점 해저 28m에 가라앉은 357호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해난구조대(SSU)요원 60여명이 바다속으로 들어가 침몰 함정 밑바닥 앞쪽과 뒤쪽에 지름 5.7㎝ 체인을 감는 등 사전 작업을 해놓았다. 다목적 구조함인 청해진함 크레인은 1분당 20㎝씩 체인을 당기며,천천히 침몰 함정을 끌어올렸다.1시간 가량이 지나자,바다 위로 짙은 회색빛 물체가 치솟았다.이 물체가 고속정 돛임이 확인되자,해군 관계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뒤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청해진함 크레인은 더욱 빠른 속도로 돌아갔고,357호는 오후 12시쯤 물밖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인양된 고속정은 예상대로 선체 곳곳에 수백군데의 포탄과 파편 자국이 나 있어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잘 보여줬다. 특히 조타실 앞부분에 2군데,우측면에 1군데,선체 우측 흘수선(바닷물과 선체가 만나는 부분)에 1개 등4개의 축구공만한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포탄자국은 고속정 침몰에 결정적인 선체 좌우 흘수선 주변에 집중돼 있었다.고속정 함교 뒤에 있는 돛에는 교전 당시의 태극기가 그대로 걸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357호는 오후 3시5분 미리 준비된 탑재바지선으로 옮겨졌다.해군은 고속정을 탑재선에 실은 뒤 22일 오후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로 옮길 예정이다.인양 작업중 군 당국은 부근에 초계함과 고속정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인양 현장으로부터 10㎞ 떨어진 북한 등산곶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고,북측 해역에 경비정도 눈에 띄었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침몰 고속정이 북측의 암묵적 동의속에 무사히 인양된 셈이다. 오석영기자 palbati@
  • 남북장관급 회담/ 합의 ‘실천계획표’ 집중절충

    9개월만에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남북한은 합의를 도출하려는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북측의 적극적인 태도도 예전과 달랐다.한때 일정 협의를 둘러싸고 첫 회의가 2시간이나 늦어지기도 했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서해교전으로 한반도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걷어내는 의식을 치르는 듯 기존 합의사항의 ‘실천 틀’ 짜기에 주력했다. ■첫날 뭘 논의했나 이날 남북한이 집중 논의한 것은 경의선 철도·도로 복원을 위한 비무장지대(DMZ) 내 공사와 금강산 육로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로(1.5㎞) 공사의 새달 재개 및 연내 완공이다.이 사업의 착수를 위해 필수사항인 군사당국자 회담의 이달 안 개최도 집중 논의했다.남북은 지난해 2월 제5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DMZ 내 공사 안전을 보장한 ‘군사 보장 합의서’를 만들어놓았다.남북 양측은 군사당국자간 회의에서 이 합의서를 발효시킨 뒤 바로 공사에 들어가면 경의선 철도(12㎞·군사분계선∼개성)의 경우 4개월 내에 공사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또 추석(9월21일) 전 5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에 의견접근을 이뤘다.면회소를 금강산이나 경의선 연결역에 설치하는 문제를 결정하기 위한 4차 적십자회담의 개최 일자도 집중 논의했다. 남북이 이처럼 합의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은 이미 지난 4일 실무협의에서 의제를 포함,많은 현안들에 대해 잠정 합의를 해놓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또 양측 모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정부 임기 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만들어 놓아야 하는 시급성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과 대화 재개에 합의한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가 장관급회담의 성과를 예의주시한다는 점도 주요한 배경이다. 남측이 군사당국자간 회담과 경의선 도로·철도 연결,금강산 육로관광 활성화를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와 함께 이번 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삼은 것도 미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한 것이다.경의선 도로·철도 건설 등은 남북 군사신뢰구축(CBM)의 상징성을 띠고 있어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미국의 회의적인 대북 시각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다. 정부 관계자는 “군사당국자 회담의 조속 개최와 경의선 연결에 대한 북측의 실천 여부는 미국이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그는“지난 5월의 2차 경제협력추진위 무산과 서해교전 등이 북한 군부의 반대와 저항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국제사회 우려를 잠재우고,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이 신뢰를 얻는 길은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의지보인 김령성단장/ “나는 많은걸 남겨놓고 가는 사람” “잃어버린 시간을 빨리 앞당겨야죠.” 북측 대표단 김령성 단장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던진 첫마디다.2박3일 동안 열릴 7차 남북 장관급회담 전망을 짐작케 할 만한 대목이다. 김 단장은 남북당국간 대화가 9개월여 동안 끊겼음을 의식,이번 회담에서는 그동안 풀지 못한 문제들을 속전속결로 해결,구체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혀진다. 김 단장은 이밖에도 남측 윤진식(尹鎭植) 대표가 공항 귀빈실에서 만나자마자 “면회소 설치,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성과를 내보자.”고 ‘성급한’ 제안을 했음에도 한 술 더 떠 “쌍방이 힘과 지혜를 모아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민족에게 커다란 기쁨을 주는 알찬 열매를 이번 회담에서 거두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자.”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김 단장은 또 “선물을 많이 가져왔느냐.”는 정세현(丁世鉉) 남측 수석대표의 농담에 “나는 많은 걸 가져와서 남겨놓고 가는 사람”이라면서 “많은 걸 놓고 가게 해달라.”라며 분위기 정지작업에도 신경을 썼다. 김 단장은 나아가 “날씨가 회담을 축복하는 것 같다.”면서 “평양도 매일 비가 내렸는데 아침부터 날씨가 좋고 비도 안 와 하늘이 축복해주고 있다.”고 날씨와 회담 전망을 연결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김 단장의 도착 발언은 향후 장관급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태도와 의지 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 단장의 연이은 ‘화답’은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 성과와 관련,‘상서로운 조짐’으로 이해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단골 빠진 대표단 면모/ 北 ‘대화일꾼' 물갈이 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단의 단골 수행원 중 일부가 새 인물로 교체돼 눈길을 끈다. 사라진 인물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권호웅(권민) 내각 참사.권 참사는 90년대 말 금강산 관광 등 현대의 대북사업 협상을 전담하면서 대남사업에 얼굴을 드러낸 90년대 신진 ‘대화일꾼’으로 2000년 정상회담 이후 고위직급의 회담에는 빠짐없이 참여했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빠졌다. 권 참사는 그 동안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의 서훈 청와대 국장과 공동보도문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남측과의 최종 줄다리기 상대로 악역을 도맡아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권 참사가 해왔던 역할을 누가 맡게 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 그동안 장관급회담에 단장 수행비서 역을 하던 계봉일씨도 이번 대표단에서는 빠졌다.계씨는 북측 대표단 중에서는 비교적 수려한 외모를 가져 2000년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3차 장관급회담에서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장관급회담에서 경제협력문제를 담당해왔던 회담대표허수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총사장 겸 무역성 처장 대신 이번 회담에는 김춘근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서기장이 나왔다. 그러나 수행원 중 막후 실세로 평가를 받고 있는 최승철·문창근 수행원은 이번 회담에도 얼굴을 나타냈다.이들은 작년 9월 열린 제5차 장관급회담 때 김령성 북측 단장과 함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북측 수행원의 변화가 대남일꾼의 교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보직변경 등의 조치는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첫회의 왜 지연됐나/ 서해교전 언급수위 실랑이? 남북한이 12일 오후 4시 예정됐던 장관급회담 1차 전체회의를 2시간이나 지연시킨 속사정은 뭘까.지난 2000년 7월 제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도 제2차전체회의 직전 물밑접촉을 하느라 2시간30분이나 회의를 지연시킨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모종의 ‘암초’가 돌출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북측 대표단 김령성 단장이 서울 도착 직후부터 시종 ‘과감한 실천’을 강조해 이번제7차 회담이 전례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던져준 상황에서 이날 회담이 지연됐기 때문에 그 배경을 둘러싼 회담장 주변의 억측은 더욱 무성했다. 우리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무자 사이의 일정 협의 문제였다.”고 해명했다.북측 김령성 단장도 회담 직전“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그런 것은 아니다.”며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답해 회의 지연이회담 의제와는 무관함을 간접적으로 밝혔다.이봉조(李鳳朝) 남측 대표단 대변인은 “보통 3박4일로 하던 회담을 2박3일로 하면서 일어난 일정조정의 일환”이며 “각기 필요한 곳에 보고하는 등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북 양측간에 심각한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특히 우리 국민 정서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기조발언에서의 서해교전 언급 수위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체회의 결과,당초 일사천리로 성과를 도출해낼 것이란 기대에 못 미친 점도 남북 양측이 군사당국자 회담 등 민감한 의제에 대한 재조율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각기 필요한 곳에 보고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도 의제 재조율이 난항을 겪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김수정기자
  • 이총리 밤새 고민, ‘의원직사퇴 유임’방침 못정해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10일 의원직 또는 지구당 위원장을 사퇴할 것인지를 놓고 밤새 고민했다.이 총리는 개각이 임박한 11일 아침까지도 최종 결심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통령은 지난 9일 이 총리에게 이같은 제의를 하면서 임기를 함께 마칠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는 후문이다.이 총리는 측근들에게조차 “아직 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해 애를 태웠다. 이 총리가 김 대통령의 제의를 수용하면 바로 ‘유임’을 의미한다.이는 정치권의 요구대로 내각의 ‘정치색’을 빼는 한편 김 대통령이 이 총리를 붙들 수 있는 유일한 방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총리가 유임될 경우 내각 개편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어 11일 오후 중에는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의원직 사퇴가 정치인에게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여서 이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때문에 측근들도 의원직 사퇴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다만 지구당 위원장 사퇴는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리는 지난해 거의 모든 언론들이 자민련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추측보도를 내 보냈지만,결국 자민련을 탈당하고 잔류했었다. 오풍연기자
  • [행정혁신 우수지자체] 경북 경산 21세기 프로젝트

    ***‘기업들의 천국’ 최첨단 도시 ‘기업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간(肝)이라도 내준다.’ 경북 경산시의 야심찬 21세기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가장기업하기 좋은 참단 산업도시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우수하고도 풍부한 인적자원,사통팔달의 교통망,넉넉한수자원 등 기업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인프라는 이미 구축돼 있다. 여기에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자치 행정이 한데 어우러져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농촌도시 경산이 첨단 산업도시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우수한 지역 여건= 경산에는 각급 대학의 캠퍼스가 운집해 있다.땅값이 싼 데다 대도시 대구와 인접한 지리적인이점 때문이다.영남대 등 무려 13개 대학이 도약의 터전을 이 곳에 잡아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학원도시’인 셈이다. 이들 대학에는 12만여명의 ‘싱크탱크’와 88개의 부설연구소,각종 첨단 연구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다.연간 배출되는 고급 인력만도 4만여명에 달한다. 교통망도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다.경부고속도로와 주요 국도,경부·대구선 철도가 지나고 중앙·김해 고속도로와 대구공항과도 승용차로 불과 20분 거리다. 또 금호강과 운문댐을 끼고 있어 수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인 대구시와도 접해 있다. 게다가 단체장(경산시장 최희욱)은 경영마인드와 확고한실천 의지를 갖고 있고 공무원은 ‘기업의 일을,내 일처럼’이란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했다.기업의 호출이 있으면 한밤중이라도 어디든 달려간다는 것이 경산시 공무원들의 기본 자세여서 기업체에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고 있다. ●중점 사업 및 추진실태= 경산시는 지난 97년 지역 대학등과 손잡고 ‘경북테크노파크’ 조성사업에 뛰어들었다.미국의 실리콘밸리,일본의 구마모토 테크노폴리스와 같은첨단 과학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시는 내년 8월까지 총 사업비 1047억원을 들여 영남대 내 15만 5000㎡ 부지에 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경산시의 미래가 걸린 이 사업에는 이미 692억원(66%)이 투자돼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테크노파크가 조성되면 각종 신기술 개발과 창업교육·훈련,정보 교류·협력,중소기업 지원 등의 최첨병 역할을하게 된다. 또 섬유산업 육성을 위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섬유기계연구센터’가 건립되고 있다.국비 등 116억원을 들여새로운 섬유제품 및 기계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핵심 시설을 구축한다는 것. 중소기업인들의 구심체가 될 중소기업연수원도 내년 8월문을 연다.이 곳은 연간 5000여 중소기업인들의 연수장으로 활용된다. 경산시는 전국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95년부터 ‘산·학·관 협동 연구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기업과 대학이신기술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수행에 전념하고 지자체가행정·재정을 지원하는 컨소시엄 형태다. 또 96년부터 해마다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해왕개척단’을 파견하고 공장설립에 따른 각종 인·허가 사항을 경산시가 일사천리로 처리해주고 있다. ●파급효과 및 향후 과제= 대추와 묘목 산지라는 농촌도시경산이 첨단 산업도시로 변신 중이다.허허벌판에 각종 연구시설과 유망 업체 등이 앞다퉈 둥지를 틀고 있다.특히경북테크노파크와 섬유기계연수센터는 첨단 산업기술의 요람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경산시는 공장 용지난 해소를 위해 진량 제2산업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굴뚝산업이 아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벤처기업 유치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 배출되는 우수 인력을 서울 등 타도시에 빼앗기지 않고 기업체에 연결하는 시스템 개발에도 힘쓰고있다. 그러나 산·학·연·관의 연계 운영이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또 관 주도의 일방 사업 추진에서 벗어나 공청회 등을 통한 주민 공감대의 형성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산 김상화기자shkim@
  • 조흥은행 ‘일사천리’ 외환은행 ‘긴장 팽팽’

    최근 행장 교체와 공적자금 수혈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조흥과 외환은행이 29일 나란히 정기주총을 열었다. 그러나 주총장 풍경은 사뭇 달랐다. 오전 10시에 주총을 시작한 조흥은행은 한 소액주주가 3조원대의 부실자산 정리와 자사주 소각 건에 대한 공문을 전 주주들에게 보내지 않은 책임을 따져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어 1시간반만에 일사천리로 끝냈다. 오후에는 신임 홍석주(洪錫柱) 행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주가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과 새로운 시장전략 등을 밝히는 여유까지 보였다. 조흥은행의 새 경영진이 야심찬 ‘경영 청사진’을 밝히고 있던 바로 그 시각,외환은행은 소액주주와 시민단체의 집중 추궁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올해 주총 타깃을 일찌감치 외환은행으로 정했던 참여연대는 하이닉스반도체 처리건을 따져물었다. 한 주주는 김경림(金璟林) 행장이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사표를 냈다.”고 하자 “심신이 고단하다고 주총에서 선임된 행장이 맘대로 나갈수 있느냐.외압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같은 혼란속에 외환은행 주총은 새 행장도 선임하지 못한채 주총 직후인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이연수 부행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안미현기자
  • [김삼웅 칼럼] 친일파심의에 참석한 소회

    역사는 느린 듯하지만 정도를 향하여 꾸준히 진행된다. 광복회와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이 일제 강점기에친일 활동을 한 주요인사 명단을 발표한 것도 역사가 옳은방향으로 진행하는 사례의 하나이다. 비록 해방 반세기가 훨씬 지난 시점이고 여전히 막강한 비호세력이 온갖 트집과 왜곡을 일삼고 있지만 반민족행위자들의 죄상을 더이상 덮어둘 수는 없다. 진실은 반드시 허위의 껍질을 깨고 생명력을 찾는다고 하지 않던가. 필자는 광복회와 의원모임의 자문위원에 위촉돼 친일파 심의활동을 하면서 방응모 전 조선일보사장과 김성수 전 동아일보사장의 힘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강고한가를체득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심의’가 두 사람 앞에서는 ‘일단 멈춤’에 걸리고 우회하거나 침묵 또는 불참의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울 수 없는 그들의 친일행적을 두고도 현실적인 위력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지식인이나 정치인들이 거대 언론사에 찍히거나 밉보였다가는 불이익을 당하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학자와 국회의원들의 용기를 지켜보면서 역사의 힘과 진실의 위대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사회의 작은 희망을 찾기에 충분하다. 몇가지 밝혀둘 일이 있다. 광복회의 심의과정에서 유보된16명은 친일파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들을 ‘수괴급’에넣기에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서 국회쪽의 심의로 넘긴 것이다. 반민법 4조11항 규정에 따른 문화·예술·언론부문에서 그들을 빼서는 안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의원모임측에 참석한 자문위원 전원이 광복회에서 확정하지 못한 문화예술계 인사 16명을 친일파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한 분이 신중론을 폈지만 반대의사는 아니었다. 그런데 일부 신문이 3대 3으로 찬반이 갈린 것처럼 보도한 것은잘못이다. 필자는 두 곳 회의에서 특히 김성수씨의 경우 친일행위와는 별개로 애국의 공적이 적지 않고 이로 인해 정부에서 훈작을 받은 만큼 이런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렇지만 프랑스가 나치청산 과정에서 관리나 기업인보다 언론인 등문화예술분야를 훨씬 가혹하게 처단한 사실을 강조했다. 독립운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선 친일,후 반일’은 용납하지만 ‘선 반일,후 친일’은 용서하지 않는다.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항일인사와 애국의 길에서 훼절한 반민족 친일행위자가 된 사람이 똑같이 대접받을 수 없는 것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강요’되거나 ‘먹고 살기 위해’ 친일한 문화예술인들은 그들이 남긴 공적을 생각해서라도 제외시켜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런 원칙을 적용한다면 친일파는한 명도 남지 않는다. 친일파 명단이 발표된 후에 나타난 사회현상은 심히 우려된다. 동참 의원 중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발을 빼거나 절차상의 문제 등을 들어 비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늘 그랬듯이 음모론이 제기되고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우리사회는 어떤 사안이 정쟁화되면 양비론으로 흘러 흐지부지되고 만다. 이번에도 그럴 공산이 크다. 친일파 청산 문제를 정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신중하게’란 황희 정승식 발언으로 망각의 무덤에 매장할 수는없다. 반세기도 모자라얼마를 더 기다리자는 것인가. 국회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제헌국회가 못다한 친일파 청산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하여 현대사의 업보,만악의 근원인 친일파 문제를 역사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우리가 친일파 척결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까닭은 과거청산과 함께 잘못된 과거를 정당화하려는 사회 일각의 반역사적도전에서 미래지향의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 국가위난기에 반민족행위자들의 범죄를 역사 앞에 폭로함으로써 애국자와 비애국자,정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야 바른 가치관이 생기고 사회정의가 수립된다. 이제 국회는 심의위를 확대하여 이번 명단에서 빠진 악질친일파를 찾아내고 정부는 친일파 자료관을 지어서 그들의죄악상을 전시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전도연 “맞거나 욕먹거나…철저히 망가졌죠”

    톱스타 전도연(29)과의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속도가 난다.하나를 물으면 뒤이을 두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척척 잘도 가늠해서 정리해준다.야무진 이목구비 만큼이나똑 소리나는 배우다. 새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제작 좋은영화)의 첫 기자시사가 있은 다음날 그를 만났다. 먼저 영화촬영을 마치고지난 두 달동안 뭘 하며 지냈냐고 물었다. 역시 계산없이투명한 답이 되돌아온다.“하루도 못 쉬었어요. 정신없이홍보하고 다니느라구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류승완 감독의 두번째 장편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그는 깜짝 놀라게 다른모습이 됐다.완전히 새로운,아니 한국영화 사상 처음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였다. ‘피도 눈물도…’에 영화사가 붙인 수식어는 ‘펄프 누아르’(Pulp Noir).밝지 못한 인생들을 삼류소설처럼 가볍게 치고간다는 뜻의 신조어다.남자배우들의 전유물로 굳어있다시피한 누아르라지만 이 영화에서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은 두 여자다.그와,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혜영. “촬영을 끝내고 났더니 반쯤 장애인이 돼 있더라.”는 말이 통 엄살은 아닌 듯 싶다.그의 말마따나 영화 속에서 그는 “맞거나 혹은 (싸움을)말리거나”로 일관한다. “제가 맡은 인물은 무척 불균형한 캐릭터입니다.시나리오를 읽는 사람마다 이미지 해석이 제각각이었을 정도로. 전에 없던 인물상을 다듬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그래서더 컸구요.” 그는 불법 투견장을 운영하는 건달의 여자 수진 역이다. ‘단순무식 다혈질’인 건달에게 툭하면 북어처럼 두들겨맞아 패대기쳐지는 게 일이다.오죽했으면 “내내 어떡하면잘 맞을 수 있나를 연구했다.”고 할까. 넉달여 촬영기간동안 손가락을 일곱바늘이나 꿰맸고 주먹엔 퍼런 멍이 가실 날이 없었다. 이번은 그가 주연한 6번째 영화다.‘접속’에서 ‘약속’,‘내 마음의 풍금’,‘해피엔드’를 거쳐 지난해 ‘나도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까지 이미지는 매번 낯설 만큼새롭다. “독불(상대역인 건달)의 매력에 반해 처음 시나리오를읽으면서 울었어요.건달이지만 말할 수 없이 순진하고 처연한 느낌 때문입니다.류승완 감독과 일하는 것도대단한매력이었어요.류 감독은 저랑 동갑내기인데 현장의 배우에게 에너지를 심어주는 특별한 사람이더라구요.” 신물나게 얻어맞고,욕지거리를 밥먹듯 듣고,그래도 건달에게 붙어사는 속 없는 여자.이번 영화에서 확실히 챙긴소득이 있다.여배우로서 이보다 더 망가질 순 없다는 것,그래서 세상에 못해낼 배역이 없다는 강철같은 용기.꼭 하나 간절한 역할이 있긴 하다.““전도연,너무 예쁘다” 소리 들을만한 작품을 못해봤어요.한창일 때 그걸 해봐야 하는데….” “우리 나이로 벌써 서른”이란 말을 몇 번씩 할만큼 마음이 바빠졌다. “1년씩 휴식기를 가지며 영화를 찍어왔는데, 이젠 시간이 아까워요. 시나리오만 좋으면 내일이라도당장 새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음절음절 똑똑 부러지는말투 속에 욕심이 뚝뚝 묻어난다. 황수정기자 sjh@ ■밑바닥 인생 쓸어안은 '피도 눈물도 없이'. ‘충무로의 쿠엔틴 타란티노’ 류승완 감독.‘피도 눈물도 없이’는 그가 자신의 특장을 놓고 누구도 군소리 못하게 쐐기를 박아버린 영화다.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도록패고 맞는 처절한 폭력. 선악의 개념을 흐릿하게 뭉개놓는장난기. 거기에 코웃음치듯 냉소를 섞은 밑바닥 인생들의유머.출세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년)처럼 이번역시 팍팍한 세상에 빈주먹으로 맞서다 제풀에 고꾸라지고마는,당돌하고 안쓰런 인간들을 쓸어 안았다. 한때 금고털이로 날리다 지금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택시기사 경선(이혜영), 라운드 걸 출신의 불법 투견장양아치인 독불(정재영)의 여자가 돼버린 수진(전도연). 차사고로 온갖 인상을 구기며 만나지만 묘한 공통점이 둘을묶어놓는다.칠성파 일당에게 빚을 갚고 딸과 함께 살고픈경선과,일본으로 도망가 가수 데뷔하는 게 꿈인 수진은 그래서 돈가방을 털기로 작정한다. 거의 대역을 쓰지 않고 육탄연기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수고가 여실히 읽힌다.신구(악덕 사채업자 ‘KGB’),백일섭(칠성파 퇴물 깡패) 등 중견배우들의 활약도 기대 이상으로 돋보인다.하지만 누아르 영화를 곱씹게 만드는 배신과 반전 장치가 쏙 빠진 탓인지,간이 덜 된 생선구이를 먹은 것처럼 뒷맛은개운치 않다.
  • 부동산 과열 통화정책 대응 신경전

    한국은행이 부동산 과열에 통화정책 대응방침을 밝힌 것과관련,논란이 증폭되고 있다.중앙은행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가격변동이 큰 부동산에 통화정책을 쓸 경우 부작용이 일 것이라는 주장이 맞선다.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금리인상만으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는 어렵다.”며 한은 주장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에서도 찬반논란이 뜨거워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경제학자들은 오는 4월 중순 미국 시카고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주최로 ‘자산가격 변동과 통화정책’세미나를 연다.우리나라에서는 한은 강형문(姜亨文) 부총재보가 참석한다. ▲발단=한은은 올해부터 주가·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을면밀히 점검해 매달 초 콜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 정보로 활용하기로 했다.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일 ‘콜금리 동결안’을 문구 수정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데는 서울지역 아파트값 급등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정책기획국 금융경제분석팀의 모니터링 결과도 한몫 했다.한은 전철환(全哲煥)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콜금리 인상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대응 반대론=반대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첫째,정책적인 대응을 하려면 현재의 자산가격이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을 반영한 적정한 수준인 지,아니면 비합리적 투기 등에 의한 거품인 지를 먼저 판단해야 하지만 이를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설사 거품이라는 확신이 서더라도 이것만을 제거할 통화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금리인상은 부동산뿐아니라 주가 등 다른 경제변수에도 영향을 미친다.즉,곪아터진 부위의 나쁜 세포만 제거해야 하는데 온몸 곳곳의 멀쩡한 세포까지 제거하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물가와 달리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경제주체들의 거부감이 적다는 점도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소다.진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문제에는 경제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복합돼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삼성경제연구소 유용주(劉容周) 연구원은 “부동산 과열요인 중의 하나가 저금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이를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면서 “효과도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부작용이 더 커금리 대응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재반론=한은 정규영(鄭圭泳) 정책기획국장은 “90년대 초반 일본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만 믿고 부동산가격 급등에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버블이 꺼지면서 가격이 급락,금융부실로 번지며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총재도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은 물가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
  • 진게이트수사 어찌되나/ 김재환씨 해외도피로 난관에

    ‘진승현 게이트’ 재수사는 새해에도 이어지지만 핵심 인물인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의 해외 도피로 수사는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재수사 어디까지 왔나] 검찰은 2000년 수사팀이 김씨에게서 “민주당 김방림 의원에게 5,000만원을 건네고,정 전 과장에게 4,000만원을 빌려줬다”는 진술을 받아내고도 수사를종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1월 15일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진승현씨를 압박하고 관련자들의 계좌를 추적,정 전 과장의 수뢰 사실을 밝혀낸 데 이어 진씨 로비스트로 활동한 민주당 당료 출신 최택곤씨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어서 최씨를 통해 진씨 돈을 받은 신광옥 전 법무차관을사법처리하고 ‘몸통’ 의혹이 제기된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 구속까지 일사천리로 재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는 김씨의 해외도피로 빛이 바랠 수밖에 없게 됐다.‘진승현 리스트’ 등과 관련해 의혹의 중심에서 있는 김씨가 사라짐으로써 재수사 역시 미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검찰은 김방림 의원을 소환했으나금품 전달자로알려진 김씨가 없는 상태에서 혐의 확보가 어려워 돌려보내고 말았다.더욱이 검찰은 이날에서야 김씨가 지난해 11월 14일 출국한 사실을 파악했다. [남은 의혹] 검찰이 김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그대로 남았다. 도피한 김씨가 12억5,000만원 외에 더 많은 돈을 진씨로부터 받아 정·관계에 로비용으로 뿌렸다는 의혹이 첫째다.김씨가 지난해 검찰 출두전 이같은 로비 대상과 명단을 상세히 기록한 ‘로비 메모’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는 한발도 전진하지 못했다. 총선자금 제공 의혹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2000년 총선자금으로 5,000만원을 받고 영수증을 발부한 허인회씨는 무혐의 처리했지만 20∼30여명으로 추정되는 다른 정치인들은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더욱이 진씨나 김 전 차장,정 전과장 등이 입을 다물고 있어 의혹 규명은 쉽지 않다. 김씨의 해외도피에 조직적인 지원이나 비호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김씨가 검거됐을 때 드러날 ‘경천동지할 무엇’이 두려워 ‘누군가’ 김씨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NGO/ “테러방지법은 제2의 국가보안법”

    “제2의 국가보안법이 저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한 여성이의원회관 쪽에서 뛰어왔다. 김홍신 의원 사무실을 찾아 ‘테러방지법안’ 폐기 청원서를 제출하고 나오는 참이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류은숙(柳銀淑·34) 사무국장.잠시 숨을 고른 그는 ‘테러방지법 결사반대’라고 적힌 피켓을들고 1인 시위에 들어갔다.벌써 1주일이 넘었다. 국가정보원이 테러방지법안을 입법예고한 지난 달 12일부터 밤을 새는 날이 많아졌다.68개 시민·사회단체와 일일이 접촉,‘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이란 연대체를 꾸려 매일 항의 집회를 여는 일도 류국장이 주도하고있다. 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된 지난 달 27일에는 시위대와 함께 국정원으로 달려갔다.4일부터 정기국회가 끝난 8일까지 닷새 동안은 노동·농민단체와 국회주변에서 24시간 밤샘농성을 했다. “국정원이 법 제정을 서두르는 바람에 우리도 눈코뜰 새가 없어요.인권과 직결된 법을 만드는데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는 것은테러방지라는 미명으로 국정원이 권한 확대를 꾀한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국정원은 테러방지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통상적인 입법예고 기간인 20일을 10일로 단축했다.공청회도 생략했다. 차관회의,당정협의,국무회의 의결은 불과 이틀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그나마 법안에 있는 테러의 개념 가운데 ‘사회적 목적’ 등 모호한 문구를 일부 삭제했다.또 ‘국정원이 터레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던 부분을 고쳤으며 참고인 강제구인,구속기간 연장 조항을 삭제했다. 그러나 류 국장은 “겉모습만 살짝 바꾸었을 뿐 본질은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국가안보·외교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를 테러범죄로 규정한 것은 언제든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설명했다. “테러 수사를 전담할 대테러센터를 국정원에 두고,국정원장이 센터의 장을 임명하며 조직·정원을 결정할 권한까지 갖고 있습니다.테러를 저지를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인을 출국조치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될수 있습니다.불고지죄,허위사실 신고·유포죄를 보면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베껴놓은 것 같습니다.”류 국장은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법 조항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렇다고 테러 방지대책의 필요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테러 대응책을 마련하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문제는 인권침해,국정개입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국정원이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기존 법률을 면밀하게 따져 활용하거나,경찰 등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을 보강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류 국장은 국정원보다 국회에 더 큰 실망을 느끼고 있다. 테러방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모든 의원들에게 두 차례나 요구했지만 단 4명만이 답신을 보내왔다. “국정원은 조만간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호언장담하는데의원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어요.산적한 민생법안은 내팽개치고 모순투성이의 이 법안을 졸속 처리한다면 의원들은또다시 비난을 받을 겁니다.” 92년 대학 졸업 후 인권운동사랑방 창립 멤버로 인권운동에 뛰어 든 류 국장은 휴일마다 식당 설겆이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원래 인권교육 개발이 전문 분야인데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이 고생이랍니다.” 결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맹렬 여성이 피곤에 치쳐 충혈된 두 눈을 부릅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3당 탄핵안 입장… 원내총무 인터뷰

    ■민주당 이상수 “”오전 의총서 출석여부 결정””. 민주당 이상수(李相洙)총무는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과 관련,7일 “현재 자민련과 민국당 그리고 무소속 의원 전부가 (신 총장 탄핵에)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일 표결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부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혹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듯 표결 참여여부에 대해서는 당내 및 자민련과의 조율을 거쳐 신중히 결정할 뜻을 내비쳤다. ▲탄핵안 표결에는 참여할 것인가. 오늘 자민련 등과 의견조율을 하고,최종 결정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내릴 예정이다.본회의 참석여부도 의총에서 결정할 것이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총무와의 협의 계획은. 직접 만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민련과 관계를 복원할 계획은. 이번에 자민련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감사하다.하지만 현재로서는 공조할 계획이 없다.문제는 자민련의 자세에 달려 있다.자민련은 사안별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소집될 임시국회 운영 방안은. 임시국회가 예산안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열릴 것이지만,1주일에서 10일쯤 걸릴것이다. 주로 예산안과 지금까지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홍원상기자 wshong@. ■한나라 이재오 “”민주·자민련 표결 참가하라””.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는 “의연하게 우리 길을 가겠다”면서 “민주당과 자민련도 정정당당하게 표결에 참가하라”고 촉구했다. ▲모자라는 1표 확보계획은. 자민련과 민주당 의원들에게호소는 하겠지만 표결을 조건으로 바터를 하거나 매달리지는 않겠다.뜻있는 의원들이 있다면 탄핵에 동조할 것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표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데. 표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후 국회파행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양당의 책임이다.민주당 개혁파 의원들 가운데 ‘검찰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표결에 참여만 하면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민련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나. 그간 적지않은 자민련의원들과접촉을 해왔다.그 가운데 ‘당이 이유없이 (탄핵안에)반대한다면 자민련은 공당으로서 끝장’이라는 생각을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되면 ‘충청권 표마저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도갖고 있었다.야당된 뒤 더이상 DJP 공조는 없다더니….한나라당과 정책공조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나. 이지운기자 jj@. ■자민련 김학원 “”민주당 불참 확인되면 참석””.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민주당이 표결에 불참할것으로 보고 소속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석,자민련의 단결된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이 표결에 참석한다는데. 불참하리라 본다.1표의이탈표가 있더라도 탄핵안이 통과되는 상황에서 118명이 일사천리로 부결시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민주당이 표결에 참석해 이탈자가 생길 경우 자민련을 모함할 가능성이 있어 그때는 불참하겠다. ▲표결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을 단속하고 있나. 어제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개별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다만 8일 오전 본회의에 앞서의총을 열어 행동일치를 당부하겠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당직자들로부터 협조요청이 있었나. 없었다.이미 우리의 뜻을 밝히지 않았나. ▲한나라당은 자민련이 야당된 것을 가지고 ‘위장전입’이라고 비난했는데. 탄핵안에 찬성하면 야당이고 반대하면위장전입이란 말인가.야당은 국가의 어려움은 생각지 않고당 리당략만 생각해야 하나. ▲향후 한나라당과 사안별 협조는 어떻게 되나. 앞으로도충분히 가능하다.남북교류협력기금법 등 여러 법안에 대한정책노선이 같지 않나. 이종락기자 jrlee@
  • 민주 특대위구성 의미/ 권력공백 메울 ‘안전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와 최고위원들의 사표수리로 ‘힘의 진공 상태’에 빠져들었던 민주당이 일단 최악의 내분상황을 봉합할 수 있는 ‘안전판’을 만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9일 긴급당무위원회의에서 ‘당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특대위)를 구성했기때문이다. 당초 이날 저녁 당무회의에서는 기구 구성을 두고 당 쇄신파와 당권파 사이에 특별기구의 구성 권한을 한광옥(韓光玉) 대표에게 일임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이라는예상과 함께 민주당 내분사태가 또 다시 위기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돌았다.그러나 정작 회의에서는 두 진영이 큰 이견 없이 인선권을 대표에게 일임키로해,한 대표체제가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이다. ●특대위 위상과 성격= 특대위는 민주당 당헌 60조에 근거한 비상설 특별위원회로 하고,구성은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2인,20인 이내의 위원으로 하게 됐다.직무는 전당대회(내년 1월 이후)를 포함한 제반 정치 일정의 문제와 당헌개정을 비롯한 주요 당무에 관해 당무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실무자문기구로 했다.즉,사실상 주요당무 전반을 다룰수 있는 최고위원회의에 버금가는 기구가 됐다. 특대위의 위상과 성격은 지도부가 공백상태라 대표를 중심으로 구성될 당4역회의 등 임시지도부를 보완,정치 일정과 당헌·당규 개정 등에 관한 안건을 최종 의결기관인 당무회의에 상정하는 일을 준비하는 성격의 기구다. 기구의 활동시기는 전당대회 개최 전까지이며,전당대회시기와 절차·방법 등 당내 대선주자에 따라,혹은 정파에따라 이견이 있는 문제들을 조정해 다루는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전당대회 개최에 관한 실무적 준비를 하는 전당대회준비위와는 성격이 다르다. ●순항 예고하나= 회의에서는 일부 참석자가 이견을 피력하고 반발하기도 했으나 한 대표 등이 “당의 단합이 중요하고,지도부 공백을 메우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에 인선 등은대표를 믿고 위임해 달라”고 호소한 데 전원이 동의,만장일치로 특대위 관련 의결사항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따라서 향후 특대위는 한 대표가 “분란이 일어나면 대표직을 사퇴하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공언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돌발적인 사태가 없으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회의에 참석했던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 쇄신파나 김옥두(金玉斗) 의원 등 동교동계 대부분이 “만족하고 기대할만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특대위의 첫발은 순탄해보였다. 이춘규 홍원상기자 taein@
  • 외국인도 놀란 ‘원스톱’ 외자유치

    ‘사업계획서 제출부터 투자승인까지 19일.’경남 사천시진사외국인기업전용단지에 투자한 한·일 합작법인 J.S테크㈜에 대한 행정처리의 신속함에 일본인들이 혀를 내두르고있다. 경남도와 사천시,경남개발공사 등이 중앙 정부와의 국비지원 협의와 투자유치위원회 지원심의·의결,토지임대차 계약체결,건축허가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이다. 지난 5일 사천 현장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일본측 대표 이케다 마사아키(池田正明)씨는 “경남도와 사천시의 행정처리가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며 “일본에 돌아가면 이같은 사례를 소개하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밀기계를 생산하는 일본 ㈜세이신과 양산 제일E&S㈜ 합작법인 J.S테크가 사업계획서를 도에 접수시킨 것은 지난달 12일.사업계획서가 제출되자 도와 시 관련부서,공단을 관리하는 경남개발공사는 대책회의를 갖고 종합지원계획을 세웠으나 “반드시 기공식 날짜를 맞춰달라”는 업체측 요구를 수용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때부터 그동안 도가 외자유치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발휘됐다.우선도와 시·업체 관계자들이 설계사무소를 방문,수시로 토론하면서 ‘설계 에러’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회계사에 의뢰한 사업계획 타당성 검토를 열흘만에끝냈고,사전검토가 끝난 보조금과 부지임대·세금 감면폭 등은 하루만에 마무리했으며,사천시도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한자체 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해 보조를 맞췄다. 설계가 마무리되고 처리기간 14일인 건축허가도 충분한 사전검토로 하루만에 승인,중단없는 ‘원스톱 행정처리’는 기공식 날짜를 맞출 수 있게 했다. IMF사태 이후 정부는 물론 전국 자치단체가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유독 경남에 외국자본이 몰리는 데는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는 것 같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제주시의회 의장단 초선의원들로 구성

    법정 소송으로 비화됐던 제주도 제주시의회 의장단이 초선의원들로 구성된다.제주시의회는 2일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시의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의장과 부의장 등 의장단을 모두 초선의원으로 선출하는데 합의했다. 제주시의회 초선의원은 4명이며 의장에는 김병립,부의장에는 안창남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의회 문제는 지난 9월 20일 새벽 제13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홍석빈 의장 등 의장단 불신임안을 가결한뒤 이봉만 의원을 새 의장으로 전격 선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반발한 홍 의장측이 제주지법에 ‘본회의 결의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지법으로부터 “한밤중에 정당한 소집절차도 없이 자파 의원들만 모여 기습적으로 불신임을 결의하고보궐선거를 일사천리로 강행한 것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볼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사형제도 처리 전망과 법안내용

    30일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자민련 오장섭(吳長燮) 의원 등이 제출한 ‘사형폐지에 관한특별법’은 “현재 사형을 형벌의 종류로 명기하고 있는형법과 그밖에 모든 법률에서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는사형을 일체 폐지함”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각종 법에서 규정한 형벌에 사형을 없애는 대신 일정기간 감형이나 사면 등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권한을 재판부에 부여했다. 법안의 3조는 “법원이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를 선고할경우 그 범죄의 종류,죄질 등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고 복역 개시 후 15년이 지나지 않으면 가석방이나 일반사면,특별사면,감형 등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선고를 함께 할 수있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형사정책적 차원에서 범죄자의사회복귀를 제한,개선·교화의 시간을 충분히 두겠다는 뜻이다. 법안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토록 했으며 법 시행전에 사형판결이 확정됐으나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람은 무기징역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것으로 간주토록 했다. 국회의원 과반수가 넘는 여야의원 155명이 공동 발의했다는 점에서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루어진다면 통과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그렇다고 법안이 일사천리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해 보인다.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 통과가 최대 관건이다.우선 율사출신으로 이뤄진 법사위원 상당수가 사형 폐지에 긍정적이지않다. 국회의 한 전문위원은 “법률적 소신을 중요시하는법사위원들이 사형제 폐지에 호의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더욱이 법안이 사형을 폐지하느냐 마느냐는 2분법적인 문제로 가부간의 결정을 강요하고 있어,상임위 차원의 대안(代案) 마련도 어렵다는 점이 상임위에서의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검찰과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사형제도 존치의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법안 통과 가능성을 낮게하고 있다.얼마전 어렵게 통과된 인권법도 법무부의 반대로 진통을 겪은 적이 있다.여야가 중앙당 차원에서 당론을정하고 밀어붙이는 일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워낙 민감한 문제라 이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까닭에 법안이 상임위에서 장기계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지운기자 jj@. ■폐지땐 인권국가 위상 확고. 사형제 폐지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인류 공통의 가치에 우리 사회도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설치,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이어 사형제도까지 폐지되면 대외적으로 ‘인권국가’의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이 ‘사형폐지의 해’로 정한 지난 89년 당시 사형제도가 없는 나라는 79개국에 불과했었지만 12년이 지난 현재 109개국으로 크게 늘었다.해마다 2∼3개국이 사형제를폐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97년 12월 사형수 23명을 사형시킨 뒤 4년여동안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해방 이후 1,634명을 사형시켰고,사형제도도 아직 남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형폐지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에는9명의 사형수를 무기징역으로 감형시켰다. 현재 남아 있는미집행 사형수는 모두 51명이다. 입법 발의로 사형제도 찬반 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보인다.정부의 공식 입장은 신중론 쪽이다.법무부는 “사형은 흉악 범죄를 억제하는 강력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흉악범을 영구격리해야한다”고 밝혔다. 96년 11월28일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도에 대해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일부 재판관들이위헌성을 명확히 밝힌 소수의견을 내 사형폐지 운동에 힘을 보탰다. 99년에는 유재건(柳在乾) 의원 등 여야의원 90여명이 사형제 폐지 입법안을 제출했다. 올 6월에는 6개 종교단체가‘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 연합’을 발족시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오늘의 눈] 고이즈미의 파병논리

    일본 정부의 자위대 파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미국의 보복 공격 지원을 위한 자위대 파병 법안이 일본 중의원을통과했고 참의원 심의도 23일부터 시작됐다.29일쯤 법안이참의원에서도 통과되면 자위대는 내달 초부터 전장(戰場)인 아프가니스탄 주변에서 미군의 군사지원 활동에 들어간다. 2차대전 패전 이후 처음으로 자위대의 비행기와 함선이일장기(히노마루)를 펄럭이며 비록 후방이지만 전투에 참가하는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여당은 자위대 파병이 테러 근절에 협력하는 ‘국제 공헌’의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한국과 중국의 정상들은과거 군국주의 일본에 시달린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 때 자위대 파병에 ‘제한적으로’ 동의했다. 반 테러리즘이라는 대의명분 때문이었다.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 테러참사 발생 직후 근 1개월반 동안 파병의 근거나논리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채 파병 논의는 일사천리로진행돼 왔다. 고이즈미 총리의 말을 들어보자.그는 “자위대 파병도 괜찮다는 게 상식이 됐다”거나 “세계가 협력해서 테러 방지에 나서는 게 보통 시민의 상식”이라고 자위대 파병을‘상식적인 일’로 포장하고 있다.나아가 미군 지원의 근거로 “친구가 위기에 빠졌을 때 상식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지당한 이야기임에 틀림없다.그러나 1947년 개정된 일본헌법은 분명히 애매한 ‘상식론’에 기초한 파병을 엄격히금지하고 있다.양식 있는 헌법학자들은 일본이 전력(戰力)을 갖지 않고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며 군대를 해외로 내보내지 않도록 한 헌법이 침략과 식민지배를 당한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일본의 약속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상식론은 위헌 소지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쉬운 말로 국민들에게 파고드는’그의 독특한 정치 스타일 덕분에 별 논란 없이 당연시되고있다. 테러사건 이후 자위대의 족쇄를 풀자는 일본 내 보수세력들이 부쩍 늘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일본에서 테러가 일어나면’이라는 무시무시한 가설을 깔고 개헌해야한다는 그들의 ‘상식론’은 그래서 위험해 보인다. 황성기 도쿄특파원 marry01@
  • 국회 왜 이러나/ 대정부질문장이 재·보선 유세장 전락

    국회가 파행사태 끝에 겨우 정상화됐으나 17일에도 본회의장에서 야유와 맞고함이 난무하고 인신공격·민원성 질의가 쏟아졌다.또 의원들의 출석률이 극도로 저조해 시간이 흐를수록 본회의장이 썰렁했다.때문에 국회의원 스스로‘정부정책 비판과 견제’라는 존립근거를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외면당하는 국회] 경제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이 거의 끝나갈 15일 오후 8시쯤 본회의장을 지킨 의원은 재적의원의10분의 1을 겨우 넘긴 30명을 간신히 넘나들었다. 당연히정부답변도 일사천리로 진행됐고,보충질의도 열의가 떨어졌다.급기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저조한 출석률을지적하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 30여명의 이름을 일일이 낭독,속기록에 올릴 것을 지시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벌어졌다. 16일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도 예정보다 20분 가까이 늦게 개회됐고,재석 의원도 잠시 과반수를 넘긴뒤 2시간20여분의 대정부 질문 내내 3분의 1 정도만 자리를 지켰다.특히 첫번째 질의가 끝난 뒤 이 의장이 “질문 중이지만 의결정족수 관계로 의사일정과 총리,국무위원 출석요구의 건을 일괄상정하겠다”며 이를 서둘러 처리할 정도였다. [재·보선 유세장 전락] 대정부 질문장이 10·25 재·보궐선거의 여야 공방전장으로 변질됐다.이날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이 돈선거,불법선거가 횡행한다며 “선거포기 선언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민주당 김명섭(金明燮) 사무총장은 “국민주권에 도전하는 오만한 태도”라면서 반박한 중앙당 차원의 재·보선 공방이 국회로번진 것이다. 먼저 민주당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질의 도중 서울 동대문을,구로을과 강릉시 등 3곳 한나라당 후보들의 선거법위반 전력,학력부풀리기 의혹 등 약점을 들추자 한나라당의원들이 야유했다.이어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친 한나라당김정숙(金貞淑) ·박종희(朴鍾熙) 의원도 질의 앞부분에서민주당 재·보선 후보들에게 ‘타락한 …’ ‘꼼수정치’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거나 “(김태홍 의원은)보궐선거장에나 가라”고 즉각 보복했다. 특히 마지막 질의자인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이 당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난하는 질의를 할것으로 알려져 오전 내내 한나라당이 강력 대응의지를 밝히는 등 소란스러웠으나,막상 김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면서 “너무 긴장말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뒤 질의 후반부에 이 총재 공격 대신 재·보선 한나라당 후보 3명을 맹렬히 비난했다.이로 인해 5분 이상 여야 의원들이 야유와 고함으로 맞서 본회의장은 시장바닥을 방불케 했다. 이같은 재·보선 공방은 보충질의 때도 이어져 한나라당안상수(安商守) 의원 등이 민주당의 낮시간 질의에 반박하며 자당 후보를 거드는 등 노골적인 선거 공방전이 펼쳐졌다. [민원성 질의] 15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때 일부 의원들이 낯간지러운 민원성 질의를 한 데 이어 이날도 민주당고진부(高珍富·제주 서귀포시·남제주군) 의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관련 제주개발특별법의 전면 개정을 장황하게요구했고,김경재 의원은 일괄질의와 보충질의에서 자신의지역구에 있는 특정학과 관련 질의만 지루하게 할애,“너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춘규기자 taein@
  • 임동원 해임안 가결/ 본회의장 이모저모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진통끝에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민주당은 막상 해임안이 처리되자 “예상은 했지만,이럴 수가…”라며 아연실색했다.표결 승리를 장담한 한나라당 역시 ‘30년만의 국무위원 해임’이라는 결과에 상당히 상기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에 앞서 여야는 3차례에 걸쳐 총무회담을 여는 등 신경전을 펼친 끝에 추경안-해임안-돈세탁방지법-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 의원의 사직건 등의 순서로 본회의 처리 안건순서를 확정했다. ■해임안 처리: “양보 일변도의 대북 정책으로 안보와 주권을 농락했고,국가의 정체성 위기,안보의식의 혼란,남남갈등등을 야기한 책임”을 추궁한 한나라당 윤두환(尹斗煥) 의원의 제안설명이 끝나자 20여분 동안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투표에는 재적의원 271명 가운데 267명이 참석했다.민주당의 이원성(李源性) 의원은 병환으로,박주선(朴柱宣) 의원은재판 문제로 불참했고, 자민련 소속인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참석은 했으나 투표는 하지 않았다.해외에서 귀국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은 시간을 대지 못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148,반대 119로 나와 한나라당-자민련간의 공조가 튼튼했음을 입증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다소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투표 결과를 발표한 뒤 “헌법 63조1항 규정에 의해 국무위원임동원 장관 해임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드렸다.순간 본회의장은 아무런 환호나 탄식없이 쥐죽은 듯 조용했으며, 이 의장도 곧바로 다음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본회의장 주변: 투표를 마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공조가 깨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주저하다가 “원의(院意)가 결정되는 날이니까…”라며 즉답을 피했다.언론 사주 구속 등에 항의,단식투쟁중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투표장에 들어서다 김 명예총재를 만나자 “큰 결심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이에 김 명예총재는 “이제 단식 그만하세요.위에서 걱정이 많습디다”라고 답례했다. 이한동 총리는 투표 개시 무렵 굳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을나섰으며,거취 문제에 대해 “며칠 더 두고 봐야지.(사퇴는) 내 양식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임안이 통과되자 송석찬(宋錫贊)·배기선(裵基善)·장재식(張在植) 의원 등 자민련내 이적파 의원들은 탈당 의사를밝혔다. 특히 송석찬 의원은 본회의장 밖에서 만난 자민련의원들에게 “사람 노릇 못하고 이렇게 쫓겨갑니다”라며눈물을 글썽였다.상대 의원들이 “가긴 어딜가”라고 묻자송의원은 “지금 이게 가라고 하는 것 아니고 뭐냐”고 되묻기도 했다.해임안 가결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송의원은 “전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의원직을 내놓지는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지운 김상연기자 jj@
  • 결혼의 모든것 웨딩플래너에게 맡겨라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9월은 ‘결혼의 계절’, 선남선녀들의 마음이 덩달아 부풀어 오른다. 짝이 있는 사람은 새 보금자리를 꾸밀 생각으로, 없는 사람은 허전한 옆구리를 채울 생각으로. 올해는 경기 불황에다 상반기 윤달까지 겹쳐12월까지 예식이 빽빽히 밀려 있다는 게 결혼관련업체의귀띔이다. 이맘때면 가장 일손이 바빠지는 곳이 바로 결혼정보업체. “올해는 그냥 넘길 수 없다”며 몰려드는 예비신랑신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랴,맞선 성공법을 알려주랴 목이 쉬고 발이 부르틀 지경이다.한편 맞벌이 커플이많아지다보니 혼수에서 집들이까지 원스톱으로 챙겨주는‘웨딩플래너’들이 속속 생겨나 성업중인 것도 새로운 결혼풍속도이다. ■세태따라 변하는 이상형=한동안 IT업종의 ‘벤처형’신랑이 인기를 끌었으나,세상이 어수선해지면서 안전한 전문직종 또는 공무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에코러스 커플 매니저 오미란씨는 “요즘 여성들은 너무 ‘합리적’이라 출신학과부터 외모까지 모두따진다.의사중에서도 안과·치과 등 의료보험이 거의 적용되지 않아 높은 소득을 올릴 수있는 분야의 의사를,명문대중에서도 이공학과 출신을 선호한다.조건을 구체적으로 주저없이 표현하는 것이 예전과는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건 외모부터 따지는 남성들의 취향.아예 ‘황수정’등 연예인 스타일을 요구하기도 한다. 요즘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이라지만 연상을 원하는 남성이 아예없기 때문에 여성들만 속이 탄다고. ■결혼의 모든 것 ‘원스톱 맞춤’= 대개 직장에 매여있는요즘 예비신랑신부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결혼을 준비하기란 만만치 않다.이들을 위해 복잡한 과정을 일사천리로챙겨주는 ‘웨딩 플래너’들이 성업중이다. 9월초 식을 올리는 윤미숙씨(27·회사원)는 “결혼식 예약에서부터 드레스,메이크업,가구 컨설팅까지 모두 맡아 해주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제휴업체에서 비용을 충당하기 때문에 따로 수수료는 받지않는다. 예비부부들의 희망사항을 듣고, 예상 견적과 샘플을 보여준다. 직접 매장을 찾아가는 등 동행서비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현재 웨딩21 닷컴(www.wedding21.com),메리즈(www.marrys. co.kr),아이웨드(www.iwed.co.kr)등 전문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예식은 화려하게,예물은 단촐하게=여성들은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에서 ‘공주’가 되어보고픈 꿈을 꾼다.‘아이웨드’의 신동소 실장은 “호텔예식이 지난해보다 20∼30%늘었다”면서 좋은 결혼식장, 드레스, 화장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 예물은 검소해지는 추세.다이아몬드 정보센터 윤지원씨는 “예전처럼 서너 세트씩 하기보다 커플링만 교환하는이들이 많다. 하지만 판에 박힌 디자인보다는 디자이너가제작한 ‘나만의 반지’를 찾는 경향이다”고 말했다. ‘쥬얼버튼’보석디자이너 홍성민씨는 “예물의 진정한 뜻은 사랑”이라면서 “비싼 다이아몬드만 고집하지 말고 탄생석 등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지닌 200만원 이내의 보석에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주말예식은 민폐’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평일 오후 예식이 더이상 색다르지 않게 됐다.서울 강남에서는 평일 오후 예식장 잡기가힘들 정도이다. 허윤주기자 rara@. ■맞선 성공하려면.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커플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정지수 팀장은 경력 7년차의 베테랑. 경험에서 터득한 그녀만의 맞선 성공 노하우를 물었더니“수천번 맞선을 주선하다보니 이제는 제법 감이 온다”면서도 “하지만 남녀관계는 법칙이 없는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전혀 기대도 않았는데 한눈에 반하는가하면,왠지 분위기가 비슷해 기대를 걸면 “너무 닮아 지루하다”고 도리질을 치더라는 것. 성공적인 만남을 위해 몇가지 조언을 하자면 우선 옷차림. 최근 회원을 상대로 한 설문결과를 보면 남성 77%가 “검정,하양 등 무채색이나 회색,베이지 등 차분한 색깔의 스커트 정장,원피스를 좋아한다”고 답했다.파스텔톤이나 지나치게 여성스런 차림에는 오히려 거부반응을 보였다. 젊은 층은 바지정장도 선호하지만 노총각들은 여전히 치마만 고수한다고. 여성들이 질색하는 차림은 청바지,작업복,점퍼 스타일이다.최근에는 여성들도 피부상태,패션감각 등을 따지는 경향이다. 정 팀장은실제로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연막전술’도 불사한다.배가 나온 남성에게는 양복 위에 바바리코트를 걸치게 하고 피부가 거친 여성은 주로 저녁에 조명이어두운 카페에서 만남을 주선해 결함을 덮어준다. 남녀를 불문하고 다리를 꼬고 앉거나 지나치게 손짓을 많이 하는 것은 금물.습관적으로 눈을 깜박이거나 다리나 어깨 한쪽을 흔드는 등 정서불안증도 감점요인이다.최소한의매너는 기본. 상대방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면전에서 돌아서거나 자기 커피값만 치르고 나가는 남성회원도있다고 귀띔한다. 정팀장은 마지막으로 “결혼에 너무 큰 기대나 보상심리를갖으면 자기 꾀에 빠지기 쉽다”면서 “눈을 조금만 낮추면 조건,외모 너머의 인간적인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허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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