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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富]아파트, 외제차, 상가 결혼이 선물… 개천의 용은 결사반대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富]아파트, 외제차, 상가 결혼이 선물… 개천의 용은 결사반대

    부산에 사는 주부 A(33)씨는 결혼 2년여 만에 시아버지로부터 ‘열쇠’를 총 3개 받았다. 첫 열쇠는 ‘속도위반’으로 아이가 생겨 결혼하면서 받은 40평대 아파트 키였다. 전망이 해변 쪽으로 탁 트인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인데 매매가가 6억원 가까이 했다. 시아버지는 경상남도 지역 곳곳의 목 좋은 터에 건물·아파트 20여채를 가진 수백억원대 자산가여서 며느리 이름으로 아파트 한 채 해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아버지의 재력 덕에 부산 시내 특급 호텔에서 1000명 가까운 하객이 모인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도 올렸다. A씨가 만삭이 되자 시아버지는 두 번째 키를 건넸다. 독일제인 7000만원짜리 고급 승용차를 선물한 것이다. 안전을 걱정해 운전기사까지 붙여 줬다. A씨는 2013년 초 건강한 딸을 낳았고 지난해에는 둘째인 아들도 순산했다. 2년 사이 손주를 둘이나 본 시아버지는 기특한 며느리에게 세 번째 열쇠를 안겼다. 부산의 100평대 상가 점포의 열쇠였다. 사실 남편이 아버지를 도와 건물 임대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A씨 가정이었다. 하지만 상가 임대 수익으로 매달 수백만원의 ‘용돈’을 벌 수 있게 된 A씨는 안정감이 더 커졌다. 그녀는 “시댁의 경제력이 워낙 세니 가족 계획, 육아 등에서 바라시는 걸 맞춰 드려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시아버지가 워낙 잘 챙겨 주셔서 불만은 없다”고 했다. 신혼집을 구하고 결혼식장을 알아보고 혼수와 예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라면 집안 형편에 따라 각자 다른 출발선상에 서 있음을 느끼게 된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결혼을 규정한다는 얘기다. 요즘엔 젊은 층 사이에서 직업적 성취 등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만혼 현상’이 뚜렷하다 보니 보다 못한 부유층 부모들이 며느리나 사윗감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서울 강남에서 꽤 큰 규모의 내과 의원을 운영 중인 B(65)씨는 온갖 모임에 나갈 때마다 종이 한 장을 챙긴다. 큰딸(36)의 프로필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딸은 “커리어우먼(전문적 능력을 갖춘 직장 여성)으로 성공하고 싶다”며 연애조차 마다하고 있어 아버지 B씨가 직접 나선 것이다. 동료 의사 모임이나 지역 상공인 모임, 대학 동기 모임 등에 나갈 때면 지인들에게 딸의 프로필을 건넨 뒤 원하는 사위상(像)을 간단히 설명한다. 이미 결혼 정보업체 5~6곳에도 가입해 뒀다. B씨는 “딸이 똑똑하고 직장이 있는 데다 외모도 떨어지지 않는데 왜 결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내 주변에 우리 집과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사람이 많으니까 사윗감을 직접 찾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부유층 자녀 중에는 ‘골드미스’(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미혼 여성)가 많은데 어머니보다는 사회 생활을 해 지인이 많은 아버지가 사윗감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부유층을 상대하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도 ‘상위 1%’ 부모들 사이에서 중매쟁이 역할을 한다.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속담처럼 결혼 상대를 소개해 주는 건 PB들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거절하기 어렵다. 부유층 고객의 자녀는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부탁을 받으면 PB들이 모인 사내 온라인 대화방에 공지해 짝을 찾는다. 고객들로부터 중매 요청이 밀려들다 보니 일부 시중은행은 아예 부유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중매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김희경 신한은행 WM사업부 커플매니징 팀장은 “일선 프라이빗뱅킹 센터에서 ‘고객이 사위·며느리를 구하고 있으니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 오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소개해 준다”면서 “짝 찾아 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9년쯤 됐는데 매년 네 쌍의 커플 정도가 우리 소개로 결혼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일선 PB 10여명은 “부유층 부모들이 자녀의 배우자감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공통 유형이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스타일이 ‘개천에서 난 용’인 남성과 오랫동안 해외 유학하며 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일하는 한 여성 PB는 “부유층 부모들은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에서 열심히 노력해 판·검사, 의사가 된 남성을 사위 후보로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대기업 샐러리맨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안 형편이 크게 차이 나면 딸이 시댁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다. 며느리감으로는 ‘가방끈’이 너무 길거나 직장에서의 성공에 집중하는 유형에는 부담을 느끼며 교사나 공무원, 금융권이나 대기업 직장인 등 안정적 일자리를 가진 여성을 선호한다. 결혼 후에는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1000억원대 재력가 C씨는 PB의 소개로 2년 전 며느리를 얻었다.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을 30대 중반의 아들은 당시 중산층 집안의 여성과 연애 중이었는데 “집안 수준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잘 살 수 있다”며 억지로 헤어지게 했다. C씨가 PB에게 “며느리감을 구해 달라”고 하면서 내건 요구 조건은 단 하나였다. 집 자산 수준이 수백억원대는 돼야 한다는 것. PB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조건에 맞는 여성을 여럿 소개해 줬지만 정작 아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며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C씨는 고심 끝에 조건을 낮췄다. 집안의 순자산이 우리나라 상위 ‘1%’ 수준인 40억~50억원 정도만 돼도 괜찮다고 한 것이다. 이후 중매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PB는 40억원대 자산가의 딸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 여성을 소개해 줬다. C씨의 아들은 싹싹하고 미모까지 갖춘 이 여성이 마음에 들었고 결국 결혼식을 올렸다. 배우자감으로 판·검사 등 ‘사’(士) 자 들어가는 직업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결혼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 있는 직군이다. 30대 중반의 판사 D씨는 매달 장인으로부터 ‘용돈’을 받는다. 영남 지역의 땅부자인 장인은 판사 사위가 돈 때문에 주눅들까봐 매달 딸 부부를 만날 때마다 수백만원씩 건넨다. D씨는 10년 전 결혼 때도 장인으로부터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선물받았다. 한 전직 법조인(70)은 “현직 대기업 임원 등을 만나면 ‘내 딸이 20대 후반인데 서울에 살 집과 혼수 등은 다 마련해 뒀으니 젊은 검사를 소개해 달라’는 사람이 많다”면서 “판·검사 사위가 결혼 때 장인으로부터 아파트 한 채 받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알맞는 ‘짝’을 찾은 뒤에는 결혼 준비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당장 예물만 해도 서민들은 상상 못할 가격의 고급 보석 등이 교환되기도 한다. 서울신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예물 판매점을 직접 돌아보니 수억원대 예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가 C명품 보석 브랜드 판매점에서 “중견기업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는 비서인데 회장님 장남의 예물을 보러 왔다”고 말하자 점원은 고가의 보석을 여러 개 꺼내 놨다. “다이아몬드 세트로 하려면 최소 3억원은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2.45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의 가격은 3억 7850만원이었고 조금 작은 2.15캐럿 반지는 3억 1000만원이었다. 상담원은 “6000만원 정도야 큰 금액 차이가 아니니 예물이라면 2.45캐럿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했다. 그는 “유색 보석 중에는 루비가 가장 좋은데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이걸 껴 보라”며 반지를 슬쩍 건넸다. 가격을 물으니 “18억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금액에 놀라 “실제 사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팔리니까 매장에 가져다 놓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결혼식장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 결혼정보업체 직원은 “서울의 특1급호텔 고급 홀에서 예식하면 하객 1인당 식대가 10만~20만원대인데 최대 1000명까지 온다고 보면 결혼 때 2억원은 드는 셈”이라고 했다. 결혼식 비용은 축의금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사회적 지위를 가진 부유층은 축의금을 받지 않기도 해 수억원대 예식 비용을 직접 치르는 셈이다. 서울 강남의 특1급 호텔에서 결혼한 대기업 직장인 E(34)씨는 “젊은 사람들이 꿈꾸듯 나도 정말 가까운 사람만 불러 소박하게 치르는 ‘프라이빗 웨딩’을 희망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가 ‘결혼식은 너만의 행사가 아닌 가족의 행사이니 특급 호텔에서 해야 한다’고 고집하셨다”고 했다. 부유층 자녀들은 신혼집도 서울 강남·서초구 등 부촌을 선호한다. 따라서 20평형대 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5억~10억원이 든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권성민 PD 해고, MBC 비방글에 “명예훼손+해사행위” 엠병신 PD입니다..충격

    권성민 PD 해고, MBC 비방글에 “명예훼손+해사행위” 엠병신 PD입니다..충격

    ‘권성민 PD 해고’ MBC가 권성민 PD의 개인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를 문제 삼으며 최고 징계 수위인 해고를 결정했다. MBC 측은 취업규칙 및 내부 소셜미디어가이드라인 위반 등을 이유로 권성민 PD를 인사위에 회부, 21일 오후 당사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MBC는 권성민 PD가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를 일부 언론에서 게시한 것이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와 제4조(품위유지)는 물론 MBC소셜미디어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공정성과 품격유지를 위반한 사항이라고 봤다. MBC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21일 “인터넷에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행위로 중징계를 받은 뒤 또다시 같은 해사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 SNS는 사실상 공개적인 대외활동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개인적인 공간으로 한정할 수 없다.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든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이 담긴 주장을 회사외부에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성민 PD는 예능본부 입사 3년차이던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엠병신 PD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리고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금 참을 수 없이 화가 나지만, 그 화를 못 이겨 똑같이 싸웠다가는 또 똑같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배웠기 때문에 치욕을 삼키고 있다”며 MBC 세월호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MBC는 그해 6월 9일 회사 명예 실추와 소셜미디어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들어 권성민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정직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권성민 PD는 재심을 요구했지만 같은 달 18일 열린 재심에서도 같은 결정을 받았다. 당시 예능 PD들이 연명으로 항의 성명을 내는 등 MBC 안팎에서 반발이 컸지만 소용이 없었다. 6개월 정직 기간이 끝난 후, 권성민 PD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유배지로 불리는 수원 경인지사로 발령이 났다. 권성민 PD는 경인지사에서의 ‘유배생활’을 담은 ‘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을 지난달 18일부터 페이스북에 3차례 올렸고, 회사는 이를 문제 삼아 인사위에 회부했다. 개인 SNS에 올린 웹툰이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는지도 다툼의 소지가 있지만, 해고 직전의 징계라는 정직 6개월 이후 비제작부서 발령, 해고 통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과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권성민 PD 해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개인연금 편법 지원하려다 망신당한 은행연합회

    [경제 블로그] 개인연금 편법 지원하려다 망신당한 은행연합회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지난해 말 연합회 총회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이사회 멤버인 시중은행 임원들이 은행연합회의 새해 예산안을 짜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사회 의장은 하 회장이 맡았습니다. 보통은 일사천리로 안건 통과가 이뤄지는데 이날은 안건 하나를 두고 긴장감이 팽팽하게 형성됐습니다. 연합회가 ‘개인연금 보조금’(약 5억원)을 새해 예산안 인건비 항목에 새로 반영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연합회는 사내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매년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의 4%(통상임금의 9%) 수준의 개인연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 감사에서 ‘방만 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사내 기금 추가 출연이 중단되면서 연합회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지원하던 사원복지연금을 인건비에 반영하는 ‘꼼수’를 부린 겁니다. 일부 은행에서 예산안에 문제 제기를 하자 연합회 측은 “금융위 감사 지적 사항은 맞지만 이후 별다른 언급이 없어 인건비 항목에 (개인연금 보조금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가려다가 ‘주주’들에게 딱 걸린 것이지요. 사실상 임직원 연봉이 깎이는 것도 연합회로서는 내키지 않았을 겁니다. 이사회 멤버들은 “은행에서도 수 년 전에 폐지했던 제도를 왜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느냐”며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하 회장은 “다음에 논의하자”며 논쟁을 중단시켰습니다. 연합회 임직원들은 21일 새해 첫 월급봉투를 받게 됩니다. 급여명세서 목록에 개인연금 보조금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사회로부터 ‘혼꾸멍’이 난 연합회가 개인연금 보조금을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하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금융권에선 하 회장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습니다.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출신 회장들이 줄지어 거쳐 가며 은행연합회가 ‘공무원보다 더 공무원스러운 조직’이라는 질타를 받아 왔기 때문이죠. 한국씨티에서 14년 동안 행장을 맡으며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수식어를 지닌 하 회장이 연합회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이란 기대 섞인 바람도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왠지 ‘조직’이 사람을 변하게 한 느낌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 받은 킬러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형’ 받은 킬러

    살인청부를 의뢰받은 한 청년이 살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벌금을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황당한 이 사건은 최근 노르웨이에서 벌어졌다. 현지 경찰이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1세의 청년 A는 또다른 청년 B(21)에게 여성 C(17)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했다. 그 이유는 구애를 거절했기 때문. 문제는 A에게 그 대가로 6만 크로네(약 850만원)를 받은 '자칭' 킬러 B가 돈만 받아 챙기고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어설펐던 행각은 꼬리가 밟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사건의 진상이 모두 드러났다. 재미있는 점은 킬러 B에 대한 경찰의 사법조치다. 경찰은 B가 계약대로 살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죄'를 성립시켜 벌금 1만 크라운(약 140만원)의 처벌을 내렸다. 살제 살인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계약했다는 이유다. 이와 반대로 살인을 의뢰한 A에게는 2년의 유죄를 선고했으나 형 집행은 유예했다. 현지언론은 "철없는 청년들의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이 큰 사건으로 이어질 뻔 했다" 면서 "B는 모든 범죄 사실을 순순히 자백하고 일사천리로 벌금을 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영란法 법리 충돌 논란…12일 본회의 처리 힘들 듯

    우리 사회에서 대가성 뇌물이 오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김영란법’(부정 청탁·금품 수수 금지법 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적용 범위가 과도하고 법리적으로 충돌하는 부분이 일부 있어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은 11일 “김영란법을 일단 12일에 개최되는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된 법률안은 법사위에 넘겨져 법률적 체계·자구 심사 과정을 거친 뒤 본회의에 회부된다. 이 위원장은 “국회법상 법률안은 숙려 기간인 5일이 지나야 상정해 심의할 수 있다”면서 “김영란법은 숙려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12일 심사해 바로 본회의로 회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여야는 12일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김영란법을 가결 처리한 뒤 본회의까지 회부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법사위 단계에서 이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까지 “아직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처리를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며 제동을 걸고 있어 12일 본회의에서는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 기류는 엇갈렸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청렴한 국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김영란법을 조속히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원내지도부 간 합의 사항이 아니니 법사위에서 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의 감시 대상을 대통령 측근에 한정하지 않고 장관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특별감찰관법 개정안’을 이번 주 내로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12일 본회의에서 선출되는 특별감찰관 후보는 이석수 변호사(새누리당 추천), 임수빈 변호사(새정치연합 추천)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여야 공동 추천 후보자 1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상위 1%의 출산·육아…‘출산은 과시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상위 1%의 출산·육아…‘출산은 과시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주부 김모(37)씨의 아들 둘(7, 5세)과 딸(4세) 등 세 자녀는 모두 이중국적자다. 큰아들은 사이판, 둘째아들과 막내딸이 괌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2008년 큰아이를 임신한 지 8개월 됐을 때 사이판에 외조카를 유학 보냈던 이모가 ‘일종의 보험’이라며 원정 출산을 권유했다. 비용은 사업가로 개인 순자산 200억원대의 재력가인 김씨의 아버지가 전액 지불하기로 했다. 김씨의 결심이 서자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브로커가 출국 수속에서부터 한국인만을 위한 현지 산부인과를 예약하는 데까지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사이판으로 날아간 김씨는 두 달 동안 친정어머니와 병원 근처에 단기 임대한 콘도에 머물면서 아이를 낳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직후 귀국했다. 병원비 2000만원을 비롯해 항공료와 콘도 임대료 등 총 3000여만원이 들었다. 미국 국적 취득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깨달은 김씨는 둘째와 셋째를 가졌을 때도 욕심이 났다. 사이판에서 이용했던 산부인과 시설이 맘에 들지 않아 이번에는 괌을 택했다. 산후조리를 도와줄 사람도 월 200만원의 급여를 주고 아예 한국에서 데리고 갔다. 결국 총 1억여원을 들여 세 자녀 모두에게 미국 시민권을 ‘선물’한 셈이다. 김씨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워낙 경쟁적이지 않으냐”면서 “애들이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어하면 미국에서 공부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아이를 낳은 30대 주부 박모(서초구 반포동)씨는 산부인과 병원부터 산후조리원까지 최고급 코스를 택했다. 박씨가 아이를 낳은 강남구 역삼동의 D병원은 전체 벽면 마감재가 전자파 차단 기능이 있는 이탈리아 수입 암반석으로 지어졌다. 박씨가 이용한 가족분만실은 1박에 150만원. 분만을 위해 이동할 필요 없이 누워 있는 침대가 분만대로 변형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출산이 가능하다. TV가 있는 거실, 테라스는 물론 1대1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1인 신생아실도 딸려 있다. 박씨가 D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 병원에 딸린 산후조리원이 출산 후 산모의 몸매를 좌우한다는 산후 마사지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톱 여배우들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 산후조리원의 마사지사는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졌고 마사지 용품은 산모의 튼 살에 효과적이라는 이탈리아 브랜드를 사용한다. 2주 기준 방의 크기와 시설 등에 따라 최저 600만원에서 최고 1200만원까지 5개 등급으로 돼 있고 산전 마사지 2회와 산후 마사지 8회가 기본 패키지다. 호텔 룸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하루 한 번 청소를 해줄 뿐 아니라 모든 방은 화장실과 함께 1인 좌욕기를 갖추고 있다. 제철 음식 위주의 식사가 산모의 방으로 직접 서빙된다. 오후 3시와 8시에는 소화가 잘된다는 효소 빵 등이 간식으로 나오고 모유 수유에 좋다는 프랑스산 생수도 매일 3병씩 제공된다. 병원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소아과 의사가 매일 신생아의 건강을 점검하고 국제모유수유 자격증을 보유한 정규 간호사 20여명이 3교대로 신생아를 돌본다. 박씨는 병원 출산 비용에 300만원, 3주간 산후조리원 이용에 1200만원 등 총 1500만원을 지불했다. 산후조리원을 ‘졸업’한 박씨는 한국인 베이비시터(육아 도우미)를 월 250만원에 고용했다. 석사 이상 학력과 보육교사 1급 자격 등을 갖춘 베이비시터는 가격이 배 이상 뛴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녀 숫자대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 넷을 키우는 강남의 A병원 원장은 네 명의 베이비시터를 쓰고 있다. 베이비시터 알선 업체인 시터코리아 관계자는 “신생아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아이당 한 명씩 시터를 원하기도 한다”고 했다. 상위 1% 부유층 중에는 ‘사교육 대리모’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학부모에게 아예 아이의 양육을 통째로 맡기는 것이다. 돌이 지난 이후 어느 정도 걷고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의 유아가 대상이다. 사교육 대리모가 아침 8~9시부터 저녁 5~6시까지 아이의 집을 방문하거나 자신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가 책을 읽어 주고 공원에 데리고 나가 식물 관찰 등 체험학습을 시킨다. 특히 1주일에 3번 영어 원어민 교사를 불러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체육 선생님을 고용해 놀이 시간을 갖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조기 교육을 책임진다. 엄마처럼 아이를 먹이고 씻기는 것은 물론이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 전문가는 “자녀를 하버드대에 보낸 학부모한테 아이를 위탁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연봉 1억원이 넘는 대리모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베이비시터의 조건으로 아이 교육을 위해 영어 구사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줄었다고 한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뜨고 있는 서울의 E영어유치원은 영국식 교육을 표방한다. 교사 16명 전원이 영국인으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수업료는 아이 연령에 따라 월 120만~160만원 선이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된다. E영어유치원 관계자는 “영어를 위한 교과서가 따로 없고 아이들이 다른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에서 영국 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과거에는 읽기, 쓰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듣기와 말하기 등 회화 쪽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크다”고 했다. 6살 아들과 5살 딸을 모두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최모(41·서울 송파구)씨는 유치원비로 월 3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지만 만족한다. 최씨는 “변호사인 남편이 어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주변에는 영어유치원을 보내면서 별도로 중국어까지 가르치는 학부모도 꽤 있다”고 했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구 대치동 엄마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유아 때부터 남다르다. 5세 딸을 둔 대치동 주부 윤모(47)씨는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 보겠다는 엄마들은 보통 5세 때부터 3년 정도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고 했다. 강남 유명 영어유치원의 수업료는 월 170만~180만원 수준으로 영어로 일기 쓰기, 일주일에 영어 동화책 한 권씩 읽고 테스트하기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 이들 영어유치원에 따르면 7살 아이들 중에서는 졸업 3개월을 남기고 12월쯤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치동 빅3’로 꼽히는 ‘명문 영어학원’에서 모집하는 예비 초등학생반에 들어가기 위해 1대1 과외 등으로 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7살 때부터 ‘작은 입시’가 시작되는 셈이다. 윤씨는 “7살 아이들이 치르는 빅3 영어학원 입학 시험 수준은 미국 현지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 수준”이라며 “대치동에서 영어 좀 한다는 7살 배기들은 동갑내기 원어민보다 오히려 2~3년은 앞서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위 1% 부유층은 자녀가 유아기 때부터 문화적 소양을 익히도록 하는 데도 관심이 높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A유치원 관계자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을 듣고 자기 감정을 표현해 보도록 하는 그림 그리기 수업 등을 하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서양화가인 앙리 마티스 등의 그림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일반 아이와 비교해 문화적 감수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양화가로 활동 중인 선생님이 그림 그리기도 지도한다. 한 달 수업료는 90만원 선이고, 발레를 전공한 선생님으로부터 1주일에 두 번씩 특강 수업을 받으면 15만원 정도를 추가로 낸다. 앞서 소개한 E영어유치원도 총 2000㎡ 5층 규모의 건물에 일반 교실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연극을 할 수 있는 소극장, 발레 스튜디오, 연주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재력이 있는 조부모가 손자·손녀의 육아를 위해 돈을 쏟아붓는 경우도 꽤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200억원대 재산가 김모(50대·여)씨는 손자, 손녀 4명의 돌잔치를 모두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가든 파티로 치렀다. 2년 전 넷째 손자 때는 인근 호텔에서 1인당 5만원짜리 출장 뷔페로 150인분을 주문했고, 테이블 세팅과 데코레이션 등에 100만원을 지불했다. 유명 팝페라 가수와 마술사 등을 초청하는 데 500만원 등을 비롯해 총 1500만원 정도를 썼다. ‘로열 베이비’들은 입는 것도 남다르다. 유럽 왕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프랑스 브랜드 ‘봉쁘앙’의 무스탕(3세용부터)은 200만원대에 달하고 코트는 60만~80만원선이다. 봉쁘앙 관계자는 “아이 건강을 중요시하는 엄마들을 위한 100% 유기농 재료 옷도 나와 있다”고 했다. 크루즈 선상에서 입는 유아용 컬렉션도 있다. 겨울에 아이를 따뜻한 호주 등으로 연수를 보내는 부유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 회사는 고급 젖병과 아동용 금팔찌도 판다. 아이들 장난감도 ‘장난’이 아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케라’의 전동차 중에는 200만원을 훌쩍 넘는 최고급 세발자전거도 있다. 프랑스제 ‘물랑로티’의 키 52㎝짜리 패브릭 소재 코끼리 인형은 74만 6000원이다. 노르웨이 브랜드 ‘스토케’와 미국의 ‘오르빗’에서 만드는 유모차는 100만~200만원대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10년도 넘게 본 사이 ‘유재석의 힘’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10년도 넘게 본 사이 ‘유재석의 힘’

    소찬휘 토토가 본명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10년도 넘게 본 사이 ‘유재석의 힘’ 가수 소찬휘가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MC 유재석을 언급했다. 6일 소찬휘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 MC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소찬휘는 “예능 공포증이 있어서 무도 출연을 꺼렸다. 무도 제작진이 거주지 부근 노래방으로 오면서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워낙 예능감이 없는 편이다. 멀뚱하게 서 있을 때가 많았는데 친구인 유재석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유재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유재석씨와는 1998년도 활동할 때 방송에서 잠깐 보던 사이었다. 10년도 넘게 못 본 사이라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친구가 됐고, 그걸 부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나이도 있고, 갑작스러워서 서로 말을 놓지 못했다. 재석씨, 경희씨 하며 존칭을 쓰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소찬휘는 지난 3일 토토가에 출연해 히트곡 ‘티어스(Tears)’를 열창하며 변함없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소찬휘와 유재석이 동갑내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재석이 소찬휘에게 그의 본명인 “김경희 씨”라고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유재석과 소찬휘는 1972년생 43살이다. 소찬휘는 “유재석씨가 제 본명을 불러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덕분에 토토가 단체 카톡방에서도 소찬휘 대신 ‘경희씨’로 불린다. 그간 ‘티어스’는 알아도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방송 출연 후 많은 분들이 내 얼굴과 본명을 다 알아 주신다. 경희누나, 경희 언니, 경희씨까지 다양하게 불러 주신다. 방송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찬휘는 6일 신곡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나이도 동갑 ‘완전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나이도 동갑 ‘완전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나이도 동갑 ‘완전 대박’ 가수 소찬휘가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MC 유재석을 언급했다. 6일 소찬휘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 MC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소찬휘는 “예능 공포증이 있어서 무도 출연을 꺼렸다. 무도 제작진이 거주지 부근 노래방으로 오면서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워낙 예능감이 없는 편이다. 멀뚱하게 서 있을 때가 많았는데 친구인 유재석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유재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유재석씨와는 1998년도 활동할 때 방송에서 잠깐 보던 사이었다. 10년도 넘게 못 본 사이라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친구가 됐고, 그걸 부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나이도 있고, 갑작스러워서 서로 말을 놓지 못했다. 재석씨, 경희씨 하며 존칭을 쓰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소찬휘는 지난 3일 토토가에 출연해 히트곡 ‘티어스(Tears)’를 열창하며 변함없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소찬휘와 유재석이 동갑내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재석이 소찬휘에게 그의 본명인 “김경희 씨”라고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유재석과 소찬휘는 1972년생 43살이다. 소찬휘는 “유재석씨가 제 본명을 불러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덕분에 토토가 단체 카톡방에서도 소찬휘 대신 ‘경희씨’로 불린다. 그간 ‘티어스’는 알아도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방송 출연 후 많은 분들이 내 얼굴과 본명을 다 알아 주신다. 경희누나, 경희 언니, 경희씨까지 다양하게 불러 주신다. 방송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찬휘는 6일 신곡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나이 알고보니 “유재석과…”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나이 알고보니 “유재석과…”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나이 알고보니 “유재석과…” 대박 가수 소찬휘가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MC 유재석을 언급했다. 6일 소찬휘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 MC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소찬휘는 “예능 공포증이 있어서 무도 출연을 꺼렸다. 무도 제작진이 거주지 부근 노래방으로 오면서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워낙 예능감이 없는 편이다. 멀뚱하게 서 있을 때가 많았는데 친구인 유재석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유재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유재석씨와는 1998년도 활동할 때 방송에서 잠깐 보던 사이었다. 10년도 넘게 못 본 사이라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친구가 됐고, 그걸 부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나이도 있고, 갑작스러워서 서로 말을 놓지 못했다. 재석씨, 경희씨 하며 존칭을 쓰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소찬휘는 지난 3일 토토가에 출연해 히트곡 ‘티어스(Tears)’를 열창하며 변함없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소찬휘와 유재석이 동갑내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재석이 소찬휘에게 그의 본명인 “김경희 씨”라고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유재석과 소찬휘는 1972년생 43살이다. 소찬휘는 “유재석씨가 제 본명을 불러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덕분에 토토가 단체 카톡방에서도 소찬휘 대신 ‘경희씨’로 불린다. 그간 ‘티어스’는 알아도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방송 출연 후 많은 분들이 내 얼굴과 본명을 다 알아 주신다. 경희누나, 경희 언니, 경희씨까지 다양하게 불러 주신다. 방송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찬휘는 6일 신곡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동갑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동갑 ‘대박’

    소찬휘 토토가 본명 소찬휘 토토가 본명 ‘경희씨’ 유재석과 동갑 ‘대박’ 가수 소찬휘가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MC 유재석을 언급했다. 6일 소찬휘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 MC 유재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소찬휘는 “예능 공포증이 있어서 무도 출연을 꺼렸다. 무도 제작진이 거주지 부근 노래방으로 오면서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워낙 예능감이 없는 편이다. 멀뚱하게 서 있을 때가 많았는데 친구인 유재석씨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유재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유재석씨와는 1998년도 활동할 때 방송에서 잠깐 보던 사이었다. 10년도 넘게 못 본 사이라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친구가 됐고, 그걸 부러워하는 팬들도 많았다. 나이도 있고, 갑작스러워서 서로 말을 놓지 못했다. 재석씨, 경희씨 하며 존칭을 쓰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소찬휘는 지난 3일 토토가에 출연해 히트곡 ‘티어스(Tears)’를 열창하며 변함없이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소찬휘와 유재석이 동갑내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재석이 소찬휘에게 그의 본명인 “김경희 씨”라고 부르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유재석과 소찬휘는 1972년생 43살이다. 소찬휘는 “유재석씨가 제 본명을 불러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덕분에 토토가 단체 카톡방에서도 소찬휘 대신 ‘경희씨’로 불린다. 그간 ‘티어스’는 알아도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방송 출연 후 많은 분들이 내 얼굴과 본명을 다 알아 주신다. 경희누나, 경희 언니, 경희씨까지 다양하게 불러 주신다. 방송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찬휘는 6일 신곡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방산(防産)강국 폴란드가 K9 수입한 사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방산(防産)강국 폴란드가 K9 수입한 사연

    최근 삼성테크윈이 폴란드와 K-9 자주포 120문을 약 3억 1000만 달러 규모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뒤 언론에서는 "명품 국산무기 K-9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는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사를 뜯어보면 우리 군이 대당 40억 넘는 가격에 도입하고 있는 K-9 자주포를 대당 28억원에 도입한다는 내용도 그렇고, 지난 1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계약식 행사명 자체도 'Signing Ceremony for KRAB SPH Cooperation Agreement', 즉 ‘KRAB 자주포 협력사업 조인식'으로 진행되는 등 계약 체결 현장 그 어디에서도 K-9이라는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K-9을 수출한다면서 K-9이라는 이름이 빠진 계약식. 도대체 어떤 내막이 있을까? ▲폴란드, 알고 보면 방위산업 강국 폴란드는 방위산업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선 선진국이다. 폴란드는 냉전시절 공산국가로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맞서는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핵심 국가이기도 했지만, 무장의 대부분을 소련에 의존하던 다른 공산국가들과 달리 일찌감치 독자적인 무기체계 개발에 힘써왔던 국가였다. 폴란드는 1970년대부터 소련제를 모방해 각종 소총과 장갑차, 전차 등을 만들어 냈으며, 우리나라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T-50과 FA-50을 만들기 15년 전에 자체 기술로 스텔스 설계가 가미된 공격기 PLZ-230 ‘스콜피온(Skorpion)’을 개발해 낸 바 있는데, 이는 지금 기준으로도 대단히 획기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가진 항공기였다. 모듈식 설계를 통해 기체 주요 임무 장비를 교체할 수 있었고, 야전에서의 정비성을 높였으며, 불과 250m 가량의 활주로만 확보되면 이착륙이 가능한 고성능 항공기였다. PLZ-230은 비록 시제기만 만들어지고 비행은 실시하지 못한 채 1994년 개발 예산 부족과 강대국들의 압력에 의해 취소되었지만, 폴란드 방위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기체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려 1조 3000억 원 이상을 들여 1977년에 등장한 AS532 쿠거(Cougar) 헬기를 기반으로 약 6년에 걸쳐 KUH-1 수리온을 개발하기 20년 전에 소형 헬기인 SW-4를 개발해 약 40여 대를 폴란드 공군에 배치, 정찰 및 인원수송, 환자 수송 등 다양한 용도로 운용하고 있다. 지상 장비 분야에서도 상당한 저력을 발휘해왔다. 구소련의 T-72M1 전차를 기반으로 PT-91 전차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말레이시아 육군 차세대 전차 사업에서 우리나라의 K-1M(K-1 전차 말레이시아 수출형)을 꺾고 선정되기도 했었다. 이처럼 폴란드는 항공기와 유도무기는 물론, 전차와 장갑차량 분야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해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 무기 시장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나라가 후발 국가로부터 자주포를 수입해 간다는 것은 충분히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폴란드판 ‘흑표 전차’ KRAB 자주포 소련 붕괴 이후 푸틴이 러시아 민족주의를 내세워 공세적인 대외 전략을 구사하면서 위협을 느낀 폴란드는 1999년 NATO에 가입하면서 기존에 러시아제 무기에 기반을 두고 있던 무기체계를 버리고 NATO 표준 무기체계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신형 자주포 프로그램 역시 이 같은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당초 폴란드 육군은 소련제 2S5 ‘Giatsint-S' 152mm 자주포와 2S1 ’Gvozdika' 122mm 자주포를 운용했지만, 1999년 NATO 가입과 동시에 NATO 표준 곡사포 규격인 155mm 도입을 위한 신형 자주포 개발 사업, ’레지나 프로젝트(Regina Project)'를 시작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세계 최정상급 자주포를 개발한다는 목표 하에 영국 BAE시스템즈의 기술협력을 얻어 개발을 시작했는데,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BAE시스템즈가 개발한 AS-90 자주포를 바탕으로 새로운 자주포를 개발해냈다. 이것이 지난 2008년 처음 등장한 'AHS KRAB' 자주포이다. 폴란드는 영국의 AS-90 자주포의 155mm 포탑을 베이스로 개발한 신형 포탑을 자국이 개발한 UPG-NG 차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KRAB 자주포를 만들어냈다. 이 자주포에 적용된 UPG-NG(Uniwersalna Platforma Gąsienicowa - Nowej Generacji) 차체는 영어로 UTP-NG(Universal Tracked Platform - Next Generation), 즉 차세대 기본 궤도 플랫폼이라는 의미인데, 폴란드군이 새로 개발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군용 궤도차량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차체였다. 예컨대 이 차체에 신형 155mm 포탑을 얹으면 KRAB 자주포가 되는 것이고, 무인 포탑을 얹으면 Obrum 경전차가 되는 것이다. 공통된 하나의 플랫폼에 다양한 장비를 장착해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방식은 미국이나 러시아 등 군사강국이 추구하고 있는 최신 트렌드 가운데 하나이고, 이 때문에 UPG-NG 차체 역시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큰 기대를 모았으나, 얼마 되지 않아 문제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AS-90을 기반으로 새로 개발한 포탑을 UPG-NG 차체에 얹어 제작한 KRAB 자주포 10대를 폴란드 육군에 보내 시험 평가를 진행하던 중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애초에 장갑차 플랫폼으로 나왔던 UPG-NG 차체는 20톤에 가까운 무거운 포탑을 지탱하는 것이 어려웠고, 사격할 때 엄청난 반동을 만들어내는 52구경장 155mm 곡사포를 견디기에 버거운 차체였다. 그 결과 차체에 균열이 가거나 서스펜션이 망가지는 등 고장과 부품 파손이 속출했고, 폴란드 육군은 이 자주포를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추가 인수를 거부하고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개발업체가 개발기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UPG-NG 차체에 적용했던 S-12U 엔진은 해당 업체가 공장을 폐쇄한 상황이어서 추후 안정적인 군수지원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 2008년 시제차량 등장 이후 4년 넘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자 폴란드 국방부는 UPG-NG 차체 제작 업체인 부마르(Bumar)사에게 “늦어도 2014년까지는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으나 업체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폴란드 국방부는 “국내 기술이 작전요구성능(ROC :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해외 도입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밝히고 일사천리로 K-9 자주포 차체 도입 계약을 체결해 버렸다. 폴란드 국방부가 자국산 차체를 포기하고 K-9 차체 도입 계약을 체결해버리자 부마르사는 “국내 방위산업을 죽이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AS-90 차체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영국 BAE시스템즈 역시 “AS-90의 기술이 들어간 포탑에 짝퉁 차체를 결합하는 꼴”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韓방사청과 비교되는 폴란드 국방부의 결단 한국산 차체 도입 계약 체결 소식에 폴란드 방산 업체들과 노동조합은 국방부가 자국 방위산업을 짓밟는 몰상식한 결정을 내렸다며 일제히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지만, 일각에서는 “철밥통을 끌어안고 무능과 비효율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폴란드 방위산업계에 철퇴가 내려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명 폴란드는 다양한 무기체계 개발 경험이 있는 방위산업 강국이지만, 대부분의 무기체계가 독자개발이 아닌 소련이나 러시아제 무기를 카피한 수준이었고, 이러한 무기를 개발 및 제작하는 데에도 제대로 납기를 맞춘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총기와 탄약, 차량과 장갑차 등은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어느 정도 수출 실적을 가지고 있지만, 폴란드 방위산업을 먹여 살리는 주요 고객은 역시 폴란드군이었기 때문에 내수 중심으로 육성되어 온 폴란드 방산 제품들은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그리 우수한 편이 아니었다. 이는 정부의 소요 제기와 정부 주도 개발, 업체의 생산과 납품 구조로 이루어진 한국의 방위산업 구조와 대단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한국 방위산업 역시 제3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총기와 탄약, 피복류와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는데 주력해 왔고, 전차와 장갑차, 선박, 항공기 등 첨단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제품은 기술 자립도가 떨어지거나 성능, 신뢰성 면에서 검증되지 못했으면서 가격 경쟁력마저 확보하지 못해 철저히 내수에 의지해 온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 ‘국산 만능주의’와 업체의 과욕이 결부되어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예산,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밀어 붙이는 국산 무기 개발과 졸속으로 만들어진 무기 체계에 일단 ‘국산 명품’이라는 딱지를 갖다 붙이는 잘못된 홍보 관행까지 겹치면서 국내 방위산업은 갈수록 골병이 들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K-2 흑표 전차의 국산 파워팩 역시 무리하게 국산 개발을 추진하다가 군의 전력 공백과 예산 낭비, 해외 수출 기회 좌절 등 막대한 기회비용을 치러야 했음에도, 수요자인 군이 스스로 작전요구성능을 낮춤으로써 성능 미달의 제품을 납품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요구 성능에 미달하는 제품은 과감히 탈락시키고 국가안보를 선택한 폴란드 국방부의 결단과 성능 미달 제품에 요구 성능을 하향해 끼워 맞춰 업체 이익을 선택한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의 '결단'이 이번 KRAB 자주포 차체 수출 계약을 통해 극명하게 비교되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문소영의 시시콜콜] ‘폭탄테러’를 용인하는 암울한 사회

    [문소영의 시시콜콜] ‘폭탄테러’를 용인하는 암울한 사회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박근혜 후보는 언론사를 방문했는데, 그는 통유리 창문 밖으로 손에 잡힐 듯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서울신문 문화부 10층 사무실에서 꽤 머물렀다. 그 덕분에 박 후보 오른쪽 뺨에 난 2006년 ‘커터 칼 테러’의 긴 흉터를 유심히 볼 수 있었다. 당시 50대였던 범인은 “민주화에 박근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명백한 테러였다. 한나라당은 “제1야당 대표의 생명을 노린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치 테러”라며 크게 흥분했다. ‘커터 칼 테러’는 언론의 심각한 의제였다. 재발 방지를 위해 우리 사회에 ‘테러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몇 달 전 시의원에게 날달걀 투척을 당한 뒤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검찰은 시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는데, 좀 우습지만 여기서도 폭력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읽는다.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의 차이를 내세워 주먹을 앞세우면 마땅히 처벌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폭탄테러’를 둘러싼 보수 우파의 반응은 놀랍다. ‘종북 혐의’를 받는 신은미씨는 재미교포로 북한 평양을 다녀와 책을 내고, 귀국해 북 콘서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종북 콘서트’라는 논란이 진행되자 고3 남학생이 사제폭탄에 불을 붙여 던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그 테러를 막은 곽성준씨는 오른쪽 얼굴과 팔, 목 등에 화상을 입고 붕대를 감고 있다. 남학생은 당연히 구속됐다. 그런데 검사 출신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종북주의자들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고 보다 못한 청년에 대해 일사천리로 법 집행을 하는 게 정상이냐”고 발언했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19살 어린 의사(義士)가 빨갱이를 척결했다”고 옹호했다. 10대에게 얼치기 영웅 의식를 부추겨 ‘한국판 홍위병’이라도 키우겠다는 것인가 싶다. 테러의 피해자인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소위 종북 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발언했다. 200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 폭탄테러를 질책하지 않았다. 북 콘서트 참여자들은 신씨나 신씨의 책이 종북 혐의를 받는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그 책은 국보법 등이 지정한 이적표현물도 아니고, 오히려 정부가 선정한 우수 도서다. ‘종북’은 현재까진 일부 언론의 프레임일 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이유로 53년간 국교를 단절한 쿠바와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국제뉴스를 18일 봤다. ‘종북’ 혐의자라며 테러하고 그 테러를 부추기는 한국은 세계의 흐름에 얼마나 뒤처져 있는가.symun@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첫 단추 잘못 끼운 檢… “지금처럼 하면 영장 줄줄이 기각될 것”

    [정윤회 문건 파문] 첫 단추 잘못 끼운 檢… “지금처럼 하면 영장 줄줄이 기각될 것”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유출 관련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언론을 통한 장외 공방전이 벌어지며 청와대 문건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흘러간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새로운 변수의 등장에 검찰 수사가 덜컹거리고 있다. 검찰은 일단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들의 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매듭지은 뒤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르면 다음주쯤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12일 새벽 최모, 한모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범죄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검찰 수사가 불충분하다는 의미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문건을 최 경위 등이 언론사, 대기업 등에 유출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유출 경위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의 성격도 문제다. 유출 의심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이나 공공기록물이 아닌 단순 공문서 성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사해 청구하는 영장이라면 앞으로도 줄줄이 기각될 것이라는 사인”이라고 해석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를 채근하는 청와대 탓에 터진 사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 보도 이후 청와대 측이 이례적으로 당일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했고, 지난 1일 대통령이 나서서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문건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속전속결이었지만 영장 기각으로 첫 번째 단추부터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셈이다. 한 경찰 정보관은 “문건 성격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 누설 혐의 적용은 무리라고 봐 기각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고급 첩보를 생산하는 정보관들을 ‘정보 장사꾼’ 정도로 취급해 충분한 수사 없이 구속하려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속도가 조절된 측면은 있지만 유출의 실체를 밝히는 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했다.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광고회사 대표 A씨 등이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게 말한 풍문이 올 1월 박 경정에게 전해졌고, 박 경정이 이 풍문을 과장해 ‘정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셈이 복잡해졌다. 청와대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중심으로 한 ‘7인 모임’이 문건 작성 및 유출의 배후라는 취지의 내부 감찰 내용을 검찰에 넘겼기 때문이다. 문건이 세간의 소문을 엮어 단순하게 작성된 게 아니라 기획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할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비서관은 7인 모임 자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조 전 비서관 등을 통해 박 회장이 청와대에서 유출된 100여쪽의 문건을 접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검찰로서는 해당 문건이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들고 나간 문건인지, 또 다른 문건인지 조사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경제 블로그] 난장판 속 빛바랜 하영구 회장 선임

    난장판이 따로 없었습니다. 박병원 회장 뒤를 이을 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설’이 무성했던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선출됐습니다. 역대 회장 중 이상철(전 국민은행장)·신동혁(전 한미은행장) 전 회장에 이어 ‘11년 만에 세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어설픈 선출 과정 탓에 빛이 바래 버렸습니다. 협회 이사회 멤버인 행장 10명이 28일 차기 회장후보 선출을 위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노조가 회의실을 원천 봉쇄하면서 행장들은 급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은행회관 1층 관리사무소입니다. 금융산업을 주무르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관리사무소에 옹기종기 모여 박 회장의 ‘지시’를 기다리는 씁쓸한 풍광을 연출한 겁니다. 잠시 뒤 행장들은 노조의 눈을 피해 가까운 호텔에 ‘헤쳐 모여’ 이사회와 총회를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12대 은행연합회장은 ‘첩보작전’ 펴듯 기습 선출됐습니다. 회원사인 행장들도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낙하산 인사도 어느 정도는 사전 교감을 통해 여론 조성 등 ‘군불 지피기’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일절 그런 작업이 없었다는 겁니다. 한 시중은행장은 “대부분의 이사회 멤버(행장)들이 내정설을 신문 보고 알았다”며 불쾌해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공식석상에서 대놓고 문제 제기를 한 행장도 없었습니다. 되레 지난 27일 저녁에는 하 전 행장을 단독 후보에 추대하기로 사전 모의하기까지 했습니다. 불만은 있지만 결국엔 ‘보이지 않는 손’의 의지대로 거수기 노릇을 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일지도 모릅니다. 관치(官治)를 없애겠다면서도 여전히 ‘밀실 인사’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당국과 또 그런 인사를 보고도 미운털이 박힐까 침묵하는 행장들 모두 같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1. ‘제비족’과 ‘꽃뱀’의 어제와 오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1. ‘제비족’과 ‘꽃뱀’의 어제와 오늘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 단어 및 문장 표현은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1. ‘제비족’과 ‘꽃뱀’의 어제와 오늘 7명에 15억 뜯고 날아간 제비…8년동안 수배중에도 사기 ‘덜미’ 2012년 김모(40·전과 1범)씨는 내연녀 오모(39)씨를 임신시켜 아이까지 출산하게 한 뒤 돈을 불려 주겠다며 8억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김씨에게 속은 건 오씨만이 아니었다. 그는 훤칠한 외모와 재력가인 양 꾸민 이미지를 앞세워 여성들에게 환심을 산 뒤 투자 유치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기를 반복했다. 2006년부터 8년 동안 경찰 추적을 따돌려 온 김씨는 지난 7월 경기 광주시의 한 빌라에서 검거될 당시 또 다른 여성과 동거하며 그 여성의 동생이 소유한 BMW 차량을 몰고 다녔다. 그에게는 사기 혐의 등으로 8건의 수배가 내려져 있었고, 피해자 7명이 김씨에게 뜯긴 것으로 확인된 금액만 15억 5000만원에 달했다. 수배가 내려진 상태에서도 사기 행각을 멈추지 않은 김씨를 붙잡은 것은 서울 강남경찰서 악성수배자 전담팀이다. 전담팀장 권영만(49) 경위는 “수배자 검거에는 ‘첨단’과 ‘무식’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담팀은 한 손에는 휴대전화 위치추적단말기를, 다른 한 손에는 자신들의 소변을 받을 빈 페트병을 들고 불 꺼진 아파트 계단이나 골목에서 꼼짝 않고 수배자를 기다리기를 반복했다. (후략) 11월 28일자 서울신문 사회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요새는 빈도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신문, 잡지에 ‘제비족’이나 ‘꽃뱀’이 들어간 기사와 제목이 참 많았습니다. 제비족과 꽃뱀은 적당한 ‘재주’를 이용해 순진한 여자와 남자를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유린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은어입니다. 과거 선데이서울에서도 다양한 ‘제비족’과 ‘꽃뱀’의 기사들이 다뤄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그들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 [카사노바 “후회는 없다”…한달 사이 6명의 아가씨 울려놓고 여자는 인기인에 약해] -선데이서울 1971년 10월 3일자 유명 아나운서를 사칭하며 한달 동안 6명의 양가집 아가씨들을 떡주무르듯 요리한 한국판 ‘카사노바’가 쇠고랑을 찼다. 주인공은 서울의 한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 국군 방송국에서 6개월동안 아나운서 생활을 했다는 백모(29·부산)씨. 백씨는 사문서위조 동행사 등 혐의로 부산 중부경찰서에 구속됐다. 백씨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밥벌이를 못해 형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실업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백씨는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나운서인 부산 M방송국 송모씨를 사칭하기로 하고 지난 8월 10일 부산 동구 범일동 K인쇄소에서 큼직한 명함 100장을 찍었다. 이틀 후에는 위조된 신분증까지 인쇄했다. 그에게 처음으로 걸려든 미끼는 부산 시내 이름난 양장점의 ‘디자이너’ 김영숙(21·가명)양. 대낮에 하릴없이 남포동 거리를 헤매던 그에게 늘씬한 미녀가 지나쳤다. 미녀가 M양장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눈여겨본 후 다음날 다시 M양장점 앞에 숨어서 지켜봤다. 그녀가 M양장점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작전을 세밀히 세웠다. 다음날 낮 1시쯤 한가한 시간을 틈타 그는 조용한 다방을 선택, M양장점에 전화를 걸었다. “거기가 M양장점이죠? 미스 김 좀 바꿔주실까요?” 단순히 이씨보다는 김씨 성(姓)이 더 흔해서 김양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김양이라면서 고운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M양장점에는 김양이 3명이나 됐지만 공교롭게도 백씨가 찾던 김양이 전화를 받았다. 그의 사기극은 이렇게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됐다. “나 M방송국 아나운서 실장 송XX올시다. 미스 김을 전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한가한 시간이니 차라도 한잔 합시다.” 김양은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더니 이내 한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유명한 ‘송XX 아나운서’가 프러포즈를 하다니….” 이렇게해서 첫날 데이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첫날 벌써 김양은 백씨에게 반해 밤 12시가 되도록 따라다녔다. 그는 그날로 단숨에 그녀를 ‘정복’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여유를 두고 다음날을 기약했다. 다음날은 데이트 장소를 해운대로 옮겼다. 북적대던 한여름이 지난 조용한 해변을 거닐면서 그는 사랑한다고 능청스럽게 김양의 손을 잡은 후 결혼해 달라고 점잖게 프러포즈했다. 그날밤 해운대 고고·클럽에서 밤늦게까지 춤을 춘 후 호텔로 직행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김양에게 자기 신분증과 명함을 내보인 후 “결혼할 몸이니 같이 잠자리에 들어도 괜찮다”고 얼러 첫시험을 성공리에 끝맺었다. 다음날 행복해하는 김양에게 “늘 아나운서실에서 녹음 중이어서 전화해도 만날 수 없다. 내가 먼저 전화를 할테니 방송국에는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일렀다. 백씨는 그후 김양과 세 번 더 만나 즐긴 후 결혼 비용조로 10만원을 우려낸 다음 자취를 감췄다. 다음으로 걸려든 여인은 동구 수정동 김단아(23·가명)양과 박복순(22·가명)양. 둘은 한 동네 사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하루 사이로 백씨의 제물이 됐다.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들은 지난 9월 2일 시내 충무동 S다방에서 처음으로 백씨를 만났다. 한가하게 음악을 즐기고있는 이들에게 백씨가 나타나 명함을 건네면서 데이트를 신청했다. 처음에는 둘이 같이 만났으나 며칠 후 둘은 서로 질투 끝에 싸운 후 따로 따로 만나는 기회를 만들었다. 백씨는 둘을 차례로 유인한후 정복했다. 4번째 희생자는 부산진구 범천2동 김영순(24·가명)양. 명함을 보고 눈이 동그래진 김양은 그날로 자진해서 몸을 바쳤다. 그녀는 백씨와 하룻밤을 즐긴 것을 평생의 영광으로 기억하겠다고 말하며 기분좋게 헤어졌다. ”지금도 눈에 삼삼한 여인은 5번째 여인인 김성희(22·가명)였다”고 백씨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4번째 여인을 거친 다음날 시내 초량동 M식당에서 만나 김양은 백씨가 처음 대한 순수한 숫처녀였다고. 15일동안 무려 5명의 아가씨를 거쳐간 백씨는 이제 부산 아가씨에 물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 지방을 원정갈 계획을 세웠다. 대구는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곳. 여섯번째의 박미숙양(22·가명)은 바로 대구행 고속버스 내에서 사로잡혔다. 명함을 들여다보고는 홀딱 달라붙더라고. 그날로 대구에서 같이 하룻밤을 즐긴 후 부산으로 내려왔다. 다음날 대구 박양 집에 전화를 걸어 급한 일로 대구에 갈 일이 있다고 마중을 나오게 했다. “바쁜 일정이기 때문에 낮엔 만날 수 없다”고 능청을 떨고는 밤에 만난 박양에게 돈 5만원을 요구했다. 갑자기 회사일로 서울을 다녀와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얼버무렸다. 2일 후에 반드시 갚겠다고 약속하고는 박양의 통장에 모아둔 5만원을 빼앗아 부산에 내려왔다. 그의 꼬리는 엽색행각 한달만인 23일 들통났다. 첫번째 여인인 김영숙양이 그동안 너무 소식이 없자 전화하지 말라는 백의 당부를 알면서도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다. 실제 송 아나운서와 통화를 하게 된 것. 실체를 파악한 첫번째 김양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우연히 다음날 백씨가 김양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송 아나운서와 대기하고 있던 형사들이 다방을 들어서는 백의 덜미를 낚아채 수갑을 채웠다. ▒▒▒▒▒▒▒▒▒▒▒▒▒▒▒▒▒▒▒▒▒▒▒▒▒▒▒▒▒▒ [서울 과부 후려먹은 양주(楊州) 춤솜씨…사업자금 안댄다고 죽도록 매질까지] -선데이서울 1971년 4월 18일자 서울의 춤꾼들과 플레이보이들을 부끄럽게 만든 사건이 났다. 경기도 양주군 화두면 하산리의 시골신사가 서울로 진출, 미끈하고 날씬한 춤 솜씨로 내노라하는 30대 미인들을 후려잡아 명성을 드날린 것. 그런데 이 시골 신사의 솜씨는 결국 ‘돈 우려내기’였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8일 김모(36·무직)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의 고소인은 성동구 신당동에서 미장원을 경영하고 있는 강옥초(34·가명)씨. 김씨는 양주군 화두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춤의 명수로 명성이 자자한 백수건달. 경찰 조서에 의하면 김씨는 지난 1월 2일 신당동 소재 D카바레에서 처음으로 강 여인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강 여인은 34살 한창 나이에 수수한 미모의 소유자. 거기다가 돌아다니며 놀기에 적당할 만큼 돈도 벌리고 하여 춤을 배운 소위 ‘유한마담’으로 통하는 처지였다. 1월 2일 밤 신나게 두 사람은 한바탕 돌고나서 바로 이튿날 다시 만나게 됐다. 그만큼 김씨의 춤 솜씨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고, 강 여인은 김씨의 용모와 사나이다운 태도에 마음이 끌렸던 것. 이날 밤의 춤은 오래가지 않았다. 피차 숨가쁜 호흡 소리로 이미 의사를 소통하게 됐다. D카바레의 바로 옆골목에 붙은 E여인숙의 방에 들어가 이들은 제2라운드의 춤을 즐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 여인은 김씨가 홀아비인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돈도 인색하지 않게 썼다. 한번 트인 뱃길은 파도도 없다는 옛말처럼 이들은 거의 매일 밤 만나서 춤추고 여관에 가는 짓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김씨의 내심은 강 여인의 그것처럼 순수한 것이 아니었다. 돈깨나 쥔 과부를 우선 춤과 육체교섭으로 녹다운 시킨 뒤 적당한 기회를 봐서 돈을 우려낼 심보였다. 김씨는 고향에 두 눈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본처는 물론 자그마치 5남매를 거느린 가장이었다. 춤을 밑천으로 돈깨나 있는 여자를 꾀어 ‘즐기고 돈도 버는’ 양수겸장의 사기꾼이었다. 영화 구경, 교외 드라이브 등으로 이들의 뜨거운 관계는 무르익어갔다. 지난 2월 25일쯤. 이들의 분방한 애욕행각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발전했던 것인지 이날은 강 여인의 미장원 안방에서 회포를 풀었다. 정사가 끝난 뒤 드디어 김씨는 마각을 드러냈다. 사업자금이 필요한데 30만원을 빌려주어야 하겠다고 강요를 한 것. 강 여인은 일언지하에 “안된다”고 거절했다. 그리고 정사와 사업을 혼동하지 말라고 충고 비슷하게 타일렀다. 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김씨는 벌떡 일어나 팬티 바람으로 가게에 나가 미장원 거울과 창문을 몽땅 때려 부수고 말았다. 이날 피해 추산액이 3000원. 이때부터 그의 정체를 알게된 강 여인은 집요한 김씨의 요구를 거절하며 만나주지도 않았다. 2월 26일 밤 10시쯤 또 다시 미장원을 습격한 김씨는 새로 비치한 거울과 화분을 모조리 깨뜨려 4800원어치의 피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그러고도 김씨는 끈덕지게 그녀를 따라 다녔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손댄 게 아니냐”는 등 달콤한 사탕발림에 30대 여자의 마음은 너무도 허약했던 것일까? 3월 6일부터 제기동에 전셋방을 얻더 동거생활에 들어가 버렸다. 이후 강 여인은 날이 갈수록 김씨의 화려한 엽색행각의 전모를 알게 됐다. 시골에 본처와 자식들이 있는 것은 물론 때로 첩이라는 여자를 끌고 들어와 한방에서 거북한 잠자리를 같이 하기 일쑤. 그 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제3의 여자도 있었고, 숱한 유부녀와 춤솜씨를 발휘해서 여전히 교섭 중인 것을 알게 됐다. 3월 15일 저녁. 김씨는 느닷없이 본처와 이혼하고 너와 결혼하겠으니 그 위자료 150만원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다. 강여인은 이 요구를 묵살하면서 “이젠 그만 헤어지자”고 했다. 이 소리에 미치광이처럼 흥분한 김씨는 부엌의 칼도마를 들고 들어와 강여인의 얼굴을 여지없이 후려갈겼다. 피투성이가 된 그녀는 이날 밤으로 전셋집을 탈출, 미장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김씨은 미장원까지 뒤쫓아와 “네가 미장원을 해먹나 보자. 모조리 죽이고 만다”고 미쳐 날뛰었다. 이튿날 강 여인은 신당동의 K다방에서 김씨를 만나 8만원을 위자료로 지불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이날 하오 그녀는 8만원이라는 위자료아닌 위자료를 김씨에게 주며 이제 이것으로 우리는 그만이라고 당부했다. “지긋지긋해요. 그 사람이 그렇게만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최악의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을 거예요. 저만이 아니고 10명 이상의 여자들을 그런 식으로 우려서 먹고 살아가는 치사한 사람이에요.” 강 여인이 아직도 치가 떨리는 듯 경찰신문에서 토로한 말이다. 4월 7일 오후 5시. 아주 헤어진 줄 알았던 김씨가 다시 미장원에 나타났다. 무턱대고 사업자금을 내놓으라는 요구. 이를 거절당한 김씨은 미장원의 의자와 기물들을 모조리 두들겨 부쉈다. 종업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결국 쇠고랑을 찼고, 악마적인 엽색행각의 종지부를 찍기에 이르렀다. “춤을 즐기는 것을 말릴 수는 없어요.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선 그게 사회악으로 빠져들어갈 요인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이번 강여인의 예가 가장 대표적인 것인데, 피해자들이 창피해서 어물어물하기 때문에 결국 드러나지 못하고, 이런 백수건들이 활개질치고 다니는 겁니다” 성동서 형사과장의 말이다. 춤 한번 잘못 추었다가 돈 털리고, 두들겨 맞은 강여인. ‘춤 좋아하다 패가망신 하였네’라고 해아할까?  ▒▒▒▒▒▒▒▒▒▒▒▒▒▒▒▒▒▒▒▒▒▒▒▒▒▒▒▒▒▒ [유혹하곤 트집 잡는 밤길의 여인] -선데이서울 1972년 5월 7일자 1972년 4월 26일 아침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실에 중년여인이 어떤 사나이의 멱살을 잡고 들어와 “이놈이 내 몸도 빼앗고 돈도 훔쳐갔다”고 아우성을 쳤다. 경찰은 남녀를 모두 즉결에 넘겼는데, 여인은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모 스웨터 공장직공 이모(36) 여인이고 남자는 코로나 택시 운전사 김모(30)씨. 사연은 25일 밤 11시 45분쯤 충무로의 한 호텔 앞길에서 이 여인이 김씨의 택시를 탄 데서 비롯된다. 택시가 정릉 쪽으로 달리던 중 중구 오장동에서 고장이 나 두 남녀는 같은 여관에 들었다. 처음에는 여자는 마루에, 남자는 방에 잠자리 채비를 했으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결국 방에서 동침하고 말았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뜬 여인은 핸드백 속에 넣어뒀던 현금 800원이 없어졌다며 김씨를 의심했다. 김씨는 자기가 훔친 것은 아니지만 없어졌다고 하니 800원을 여인에게 주고 차고 주소를 알려준 뒤 이 여인과 헤어져 일하러 직장으로 나갔다. 이 여인은 김씨와 헤어진 뒤 곧 경찰에 김씨를 도둑으로 신고, 형사들이 차고로 달려가 김씨를 잡아왔던 것. 이 여인의 주장에 의하면 마루에서 자고 있는데 김씨가 자꾸 방에 들어와 함께 앉아서 밤을 새우자고 하는 바람에 춥기도 하고 해서 방에 들어갔다가 그만 정을 통했다는 것이나 김씨는 이와는 반대로 이 여인이 알몸으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왔다고 주장. 경찰은 이 여인을 밤거리에서 운전사들을 유혹한 후 트집을 잡아 돈을 우려내는 상습범으로 보고 있다. 영등포경찰서에서도 27일 이 여인과 비슷한 케이스로 최모(38) 여인을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최 여인의 혐의 내용은 1월 6일 0시 20분쯤 영등포구 흑석동 연못시장 앞길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택시 운전사 박모(28)씨를 “집도 없는 몸”이라며 여관으로 유인하여 동침, 박씨가 곤히 잠든 사이 박씨의 옷가지, 구두, 시계, 현금 7000원을 훔쳐 달아났다는 것. 이런 일은 피해자들에게도 창피스러운 일인지라 피해자들의 신고가 없어 이런 여인들을 엄격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버지에게 속아 90대 남성과 약혼한 17세 소녀

    아버지에게 속아 90대 남성과 약혼한 17세 소녀

    아버지로부터 100세에 가까운 노인을 신랑감으로 추천받았다면, 어떤 기분일까?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17세 소녀는 얼마 전 아버지로부터 20대 초반의 건장하고 잘생긴 남성을 신랑감으로 소개받았다. 당시 소녀의 아버지는 이 남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뒤 직접 딸에게 인사를 시키며 두 사람의 결혼을 기원했다. 이 소녀는 해당 남성과의 결혼을 결심했고, 곧 일사천리로 결혼준비가 시작됐다. 하지만 얼마 뒤 소녀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결혼식 초대장에는 자신의 예비 남편이 20대의 핸섬하고 건장한 남성이 아닌 엉뚱한 도시에 살고 있는 90대 남성으로 기록돼 있던 것. 이를 접한 소녀는 곧장 결혼식을 거부하고 집을 뛰쳐나온 뒤 경찰서로 향했다. 자신이 집에 강제로 끌려가 90대 노인과 결혼하는 일이 없도록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 소녀의 아버지는 90대 노인에게 딸을 내어주겠다고 약속한 뒤 딸을 속이기 위해 20대 남성을 ‘섭외’해 가짜 상견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사우디의 SNS에는 “노인에게 딸을 판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 해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15세 소녀는 90세 남성과 강제로 결혼한 뒤 첫날밤 문을 걸어 잠근 채 이틀을 보냈다. 이후 틈을 타 신혼집에서 도망친 뒤 자신의 부모에게로 되돌아갔다. 이 사건은 해외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어린이 인권이 심각한 수준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 CEO 내정설에 금융당국 ‘곤혹’

    요즘 큰 장(場)이 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내정설’이 파다합니다. 인사 때마다 나오는 내정설로 치부할 수 있지만 허투루 흘려버리기에는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럴싸합니다. 누군가를 먼저 낙점하고 빠르게 요식 행위가 진행된다는 거죠. 금융당국은 이런 시나리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칩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항변합니다. 되레 “누가 되는 것이냐”고 연막까지 칩니다. 곤혹스러운 기색도 엿보입니다. 엉뚱하게 불똥이 튀었다는 억울함이겠죠. 그렇다고 금융당국이 이번 인사에서 아예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몸통이냐, 깃털이냐’의 차이로 보입니다. 일부 공석인 금융 공기업의 인사가 최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배경은 금융당국의 추천과 ‘위’의 최종 사인이 끝났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9개월 동안 깜깜 무소식이었던 주택금융공사의 사장 공모 절차가 이달 들어 갑자기 빨라진 것에는 ‘이유가 다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공모 진행과 동시에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의 내정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10여명의 후보가 지원했고 다음달 초 새로운 CEO를 뽑을 예정이지만 벌써 파장 분위기입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일 “위에서 내정해 뽑는 거면 9개월 동안 공석으로 놔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공기업의 조직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28일 주총에서 뽑힐 SGI서울보증보험 CEO도 내정설이 점점 굳어지고 있습니다.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를 반납하고 서울보증보험에 지원한 것을 놓고, ‘남의 떡이 될지도 모르는 큰 자리보다 확실하게 내 손에 들어온 작은 떡이 나은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KB금융 회장 자리는 점입가경입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의 내정설이 나오더니 이에 맞서 ‘내부 출신설’도 강하게 제기되는 형국입니다. ‘서로 믿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하 행장을, 사외이사와 노조는 내부 출신 한 명을 적극 지지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산성(하)

    북한산성은 신라, 고구려, 백제, 고려, 조선 등 5개 나라의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북한산성의 역사는 기원전 1세기 무렵 한성백제가 수도 방위를 목적으로 토성을 쌓으면서 비롯됐다. 132년 백제 개루왕이 산성을 쌓아 북진의 기치를 높이 올렸으나,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점령하여 남진의 발판으로 삼았고, 551년 신라 진흥왕이 차지하여 통일의 기틀을 다졌다. 1387년 고려 우왕이 중흥산성을 쌓았다. 한강을 차지하는 나라가 한반도의 패권을 장악한 것이 우리 전쟁사이다. 한반도의 목구멍(咽喉)에 해당하는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각축의 역사를 웅변하는 것이 북한산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이다. ‘순수’(巡狩)란 천자가 제후의 봉지(封地)를 직접 순회하면서 현지의 통치상황을 보고받는 의례이며 순행(巡行)이란 용어가 일반적이다. 순수비란 순수를 기념해 세운 비석인데, 진흥왕 순수비의 비문 속에 나타나는 ‘순수관경’(巡狩管境)이란 구절에서 따왔다. 진흥왕은 가야 병합, 한강 유역 확보, 함경도 해안지방 진출 등 왕성한 대외정복사업을 기념하고자 4곳의 비석을 세웠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산 3번지 북한산 비봉 정상이 순수비가 서 있던 자리이다. 큰 비석이 있다고 해서 비봉(碑峰)이라는 지명이 유래했다. 순수비는 함경남도 마운령비와 황초령비, 경상남도 창녕비와 더불어 진흥왕 재위 말인 568년부터 576년 사이에 세워졌다. 1972년 옮겨질 때까지 최소 1400년 동안 한강과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풍상을 겪었다. 이 비석의 정체는 건립 1200여 년 후인 1816년에야 밝혀졌다. 추사 김정희였다. 추사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자로 서예가, 화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실은 우리나라 금석학의 개조(開祖)였다. 실용학문을 연구하라는 스승 박제가와 박지원의 가르침을 좇아 금석학과 문자학, 음운학, 지리학, 천문학 등을 두루 연구했다. 그때까지 이 비석은 ‘고려 태조 비’ ‘도선국사 비’ ‘무학대사 비’ 등으로 잘못 알려졌었다. 황초령비와 북한산비의 비문을 고증한 ‘진흥이비고’(眞興二碑攷)에서 추사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는 지금 경도(한양)의 북쪽으로 20리쯤 되는 북한산 승가사 곁의 비봉 위에 있다. 길이는 6척 2촌 3푼(154cm)이고 너비는 3척(71cm)이며 두께는 7촌(16cm )이다. 비문은 모두 12행인데 글자가 모호하여 매 행 몇 자씩을 분별할 수 없다.…이 비문에 연월(年月)이 마멸되어 어느 해에 세워졌는지 모르겠다.…그래서 마침내 이 비를 진흥왕의 고비(古碑)로 단정하고 보니, 1200년이 지난 고적이 일조에 크게 밝혀져서 무학의 비(無學之碑)라고 하는 황당무계한 설이 변파(辨破)되었다”라고 적었다. 북한산비는 1200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추사는 비석 왼쪽 측면에 ‘두 번 와서 비의 글을 읽었다’라는 내용의 글을 손수 새겼다. 순수비는 1934년 국보 제3호로 지정됐다. 1400년 역사에다 추사의 글씨까지 더해지니 ‘국보 중의 국보’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국보 1호가 아니라 3호로 정한 일제의 간사함에 치가 떨린다. 문화적 열등감의 발호였으리라. 숭례문이 2008년 소실되고서 국보 1호 재지정 논란이 일 때마다 ‘국보의 번호는 관리번호일 뿐 가치의 순서와는 무관하다’고 변명하는 우리 문화재 당국의 순진함도 못마땅하기는 매한가지다. 추사는 비석을 발견했을 때 덮개돌이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고 적었지만 사라졌고, 한국전쟁 때 총알 세례를 받아 탄흔이 선연하다. 언제인지 모르게 몸돌 위쪽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잘렸고, 오른쪽 아래 귀퉁이는 뭉텅 떨어져 나갔다. 1972년 일단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 옮겨 보존하다가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2006년 10월 그 자리에 복제비를 세웠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 그리고 남한산성과 강화성이 서울을 지키는 대표적인 성곽이다. 우리나라에는 3000개에 이르는 산성이 있고, 20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원전의 고대 도시 서울주변엔 숱한 성곽의 유허가 존재하지만, 규모나 형태면에서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성곽이 서울을 제대로 지켰나’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북한산성은 왜 쌓았을까. 한양도성의 북쪽 외곽 방어막인 북한산성과 탕춘대성은 단 한번도 서울을 사수하지 못했다. 서울을 남쪽에서 보호하는 남한산성이나 강화성과 달리 외적의 침입 때마다 무용지물이었다. 한양도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추풍낙엽으로 무너졌고, 두 번의 반정(중종과 인조) 과 이괄의 난 때도 맥없이 뚫렸다. 한국전쟁 때 창동~미아리 전선을 형성했지만 서울사수의 최후 방어선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권력자는 북쪽 외곽 방어선 축조에 집착했다. 고려의 영향이 컸다. 거란족과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태조 왕건의 관을 옮겨둔 오래된 피란처였고, 1232년 몽골 군과 격전을 치렀으며, 최영 장군의 전공이 있다는 점에서 경복궁의 뒤를 지키는 산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성을 지키려면 곡성(曲城)과 돈대(墩臺) 그리고 해자(垓子)가 필요하다. 한양도성은 방어용 성이 아니었다. 임진, 병자 양란에서 경험하였듯이 군사적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도성은 넓고 커서 지키기 어렵다고 여겼다. 도성의 축조가 당초에 성을 지킬 계책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원래 견고하지 못하였다. 지금 만일 개축한다면 몰라도 수축만 하게 한다면 나을 것이 없을 듯하다”라는 숙종의 고변이 비변사등록에 남아있다. 조선 왕들에게 성곽은 국가 권위와 통치의 표상이었다. 외적을 방어하는 국력의 표현이기에 앞서 내부의 적대세력을 물리치는 대내용이었다. 숙종은 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 등 3군문에서 구역을 나눠 성을 쌓게 했다. 축조공사는 불과 6개월 만에 끝났다. 북한산성의 넓이는 49만㎡로 한양도성의 14만㎡보다 3배 이상 넓다. 왕이 집무를 볼 수 있도록 1만㎡에 124칸의 행궁을 지었다. 2만 6000섬의 군량미를 확보하고, 저수지 26개와 우물 99개를 팠다. 인수봉~백운대~만경대~용암봉~시단봉~보현봉~문수봉~나한봉~용혈봉~미륵봉(의상봉)~원효봉~영취봉 같은 험한 봉우리를 이어 구축한 포곡식 산성이다. 숙종은 몸소 시단봉 동장대에 올라 9.73km에 이르는 산성의 위용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때 지은 성곽과 행궁은 1915년 대홍수 때 대부분 떠내려갔다. 이중환은 ‘택리지‘ 팔도총론 경기편에서 도성과 산성에 관해 여러 차례 의견을 피력했다. “비록 산세를 따라 성을 쌓은 것이나 정동방과 서남쪽이 낮고 허하다. 또 성 위에 작은 담을 쌓지 않았고, 해자도 파지 않았다. 그래서 임진년과 병자년의 두 난리 때 모두 지켜내지 못했다”라고 한양도성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북한산성에 대해서도 “숙종 때 조정에서 도성을 고쳐 쌓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동쪽이 너무 낮아서 만약에 강을 막아 그 물을 성에다 댄다면 성 안 백성은 모두 물고기 신세’라는 말이 있어 그 논의는 중지되고 말았다”라고 언급했다. 숙종 재위 기간 내내 이어진 산성 축조 논쟁을 지적한 말이다. 북한산성 축조가 처음 논의된 1675년부터 완공된 1711년까지 무려 36년을 끈 북한산성 축조논쟁을 비꼰 것이다. “도성을 버리고 북한산성으로 가는 것이 과연 옳은 전략인가” “북한산성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겠는가” “북한산성은 험준하여 지키기는 좋지만 도성민을 수용하기는 좁지 않은가” “물자와 인력이 부족하니 강화성이나 남한산성 둘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게 옳다” 등의 온갖 논의가 난무했다. 찬반의 논리는 단순했다. 찬성론자들은 유사시 왕이 피할 곳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고, 반대론자들은 병자호란 때 청과 맺은 정축조약의 ‘성곽을 수축할 수 없다’라는 조항을 위배해선 안 된다면서 맞섰다. 숙종이 북한산성을 짓기로 용단을 내린 것은 1710년 청으로부터 날라온 한 장의 외교문서가 결정적이었다. ‘왜구의 노략질이 심하니 연해 지방의 방어에 유의하라’는 문서가 성곽수축 금지조항을 해제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반대논리를 잃자 축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청화자 이중환은 비판적이다. “도성에서 서쪽으로 5리를 가면 사현(무악재)이 되고, 그 고개를 넘으면 녹번현이 있다. 당나라 장수가 여기를 지나면서 ‘한 사람이 관문을 막으면 만 사람이라도 열 수 없겠다’하였다고 한다. 또 서쪽으로 40리를 가면 벽제령인데 임진년 왜란 때 이여송이 패한 곳이다. 고개 두 곳과 벽제령은 모두 관문을 설치할 만한 곳이다. …천연적인 험한 곳을 버리는 것이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벽제령에서 남쪽으로 40리를 가면 임진나루터이다.…아주 험하게 되어 있으니 참으로 지킬 만한 곳이다”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소용도 없는 도성과 산성을 짓는다고 백성을 달달 볶거나 세금을 축내지 말고 지킬 만한 곳을 찾아서 지키라는 주장이었다. 천 번 만 번 지당한 말씀이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우리銀 ‘정치인 낙하산’ 감사 논란

    우리銀 ‘정치인 낙하산’ 감사 논란

    우리은행이 ‘낙하산 감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한쪽에서는 ‘낙하산’을 척결하자고 외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버젓이 낙하산이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실질 주주인 정부와 사외이사, 경영진에게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1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수경(56) 법무법인 디지털밸리 변호사를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 사법시험 43회인 정 신임 감사는 서울 영등포여고와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왔다. 현 정권에서 잘나간다는 이른바 ‘S라인’(성대) 출신이다. 이 때문에 대학 동문인 정권 실세와의 친분설 등 여러 억측이 돌고 있다. 2012년 총선 때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41번)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 관악구협의회 교육홍보분과 위원장 등도 지냈다. 우리은행 노조가 ‘정치인 낙하산’이라며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우리은행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는 개의치 않고 밀어붙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지분을 100% 갖고 있어 이날 감사 선임 안건은 ‘1인 주총’으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는 정부(예금보험공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피아’(정치인+마피아), ‘관피아’(관료+마피아)는 안 된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꽂아넣기’에 바쁘다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가뜩이나 거수기 비판을 받고 있는 사외이사들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감사 교체 안건을 상정할 당시 우리은행의 이사회 멤버는 이순우 행장, 이동건 수석부행장, 오상근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최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임성열 예보 기획조정부장,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등이다. 우리은행 노조 측은 “은행의 ‘은’자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감사를 하느냐”면서 “즉각 철회하라”고 성토했다. 우리은행 측은 “정 신임 감사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도 맡는 등 금융 경험이 없지 않다”면서 “이순우 행장과는 (대학 동문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친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우리은행은 신임 감사를 선임한 뒤 곧바로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로써 국내 최초 금융 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공식 합병일은 새달 1일이다. 지주와 은행이 합병하면 외국인과 개인 등 소액 주주가 많아지게 된다. 우리은행이 전임 감사의 임기(12월 30일)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서둘러 감사를 교체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12시간 오찬 회담·총리 회동 일사천리… “대통로 열자” 작별

    [北 고위급 대표단 전격 방한] 12시간 오찬 회담·총리 회동 일사천리… “대통로 열자” 작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지난 4일 방한은 평양에서 출발한 전용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한 때부터 이륙하기까지 12시간에 불과한 짧은 일정이었지만 긴 여운을 남겼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년 7개월 동안 미뤄졌던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한꺼번에 급상승시킨 방한으로 풀이된다. 개천절 휴일인 지난 3일 오전, 통일부 관계자는 귀를 의심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임원진을 통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실세 3인방’의 폐막식 참석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 책임자인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뿐 아니라 김정은 다음가는 2인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지난해까지 서열 2위로 통하던 최룡해 당비서가 한꺼번에 온다는 건 전례가 없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를 논의한 뒤 이날 오후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에 동의한다는 뜻을 북한에 전달했다. 이는 다음날인 4일 오전 8시 50분 언론에 발표됐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11명이 탄 비행기는 오전 9시에 평양을 출발해 9시 52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이 이들을 영접했다. 이들은 인천시내 오크우드호텔로 이동해 오전 11시 20분부터 20여분간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을 나눴다. 이날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북한이 평소 적대감을 드러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의 오찬 회동이었다. 오후 1시 50분에서 3시 40분까지 인천시청 부근 한정식집 ‘영빈관’에서 진행된 오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김 실장이 오찬 시작 전 악수를 청하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남북 관계도 그 수확을 거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김 대남비서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는 우리 민족끼리 이룬 힘과 자랑을 온 세상에 시위했다”고 화답했다. 우리 측 대표단이 오찬 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북측은 시간 관계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정부는 체류 연장에 대비해 이들 대표단이 사용할 수 있는 호텔 객실을 예약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을 마친 뒤 인천 남동구 구월동 아시안게임 선수촌의 북한 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어 폐막식이 열리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찾아 오후 6시 45분부터 30여분간 정홍원 국무총리 및 여야 지도부와 연쇄적으로 회동했다. 북한 대표단은 정 총리와 김 실장, 류 장관 등과 함께 폐막식을 참관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폐막식 직후 정 총리와 다시 만나 “우리는 사실 오늘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아침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가는데 성과가 많다”면서 “소통을 좀 더 잘하고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 가자”고 제안했다. 북측 대표단은 오후 10시 25분 인천공항에서 자신들이 타고 왔던 전용기로 돌아갔다. 정부는 이들에게 류 장관 명의로 홍삼 제품을 선물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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