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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대란 제동…김현미 “전월세전환율 4.0% 너무 높아 낮출 것”(종합)

    전세대란 제동…김현미 “전월세전환율 4.0% 너무 높아 낮출 것”(종합)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의 7·10 부동산 정책 여파로 집이 전세에서 월세 전환이 급격히 이뤄질 것을 우려하는 여론 반발이 거세지면서 현재 4.0%로 설정돼 있는 전월세전환율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도 이전 월세보다 많이 받지 못하게 함으로써 전세의 급격한 월세 전환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 집주인들, 임대가구 갭투자 많은데목돈 필요한 집주인, 월세 전환 어려울 것” 김 장관은 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 논란이 된 전세의 월세 전환 문제와 관련해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절한 비율을 정부가 정한 것으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기준금리+3.5%’로 돼 있다. 현 기준금리가 0.5%이니 전월세전환율은 4.0%다. 정부는 2016년 ‘기준금리의 4배’를 적용하던 전환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기준금리+α)’ 현재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그 α값을 3.5%로 정했다. 김 장관은 “기준금리에 3.5%를 더하는 것으로 결정됐던 때는 기준금리가 2.5~3.0%였지만 지금은 0.5%”라면서 “3.5%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비하면 과하다고 생각해 이를 낮출 생각”이라고 말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 때 개정” 김 장관은 전월세전환율 개정 시점을 묻는 질문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도 이전보다는 월세를 많이 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전세가 월세로 급격히 전환되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앵커가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 누구나 월세를 사는 세상이 온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그 말이 맞고 안 맞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약이 갱신될 때 집주인이 동의 없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지는 못한다”면서 “서울의 임대 가구는 집주인이 갭투자를 위해 구입한 경우가 많은데, 갭투자를 위한 목돈이 필요하기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전월세신고법 등 ‘임대차 3법’ 완성與 주도 속 일사천리 국회 본회의 통과 거대여당이 주도하는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전월세 거래를 할 경우 계약 당사자와 임대료 등을 신고하는 전월세 신고법(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며 이른바 ‘임대차 3법’ 입법을 속전속결로 완료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1일부터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안에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 기간 등은 어떻게 되는지 주요 계약사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까지 제출해 신고 접수를 완료하면 확정일자도 자동 부여된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고, 이튿날 즉시 시행했다. “50층 공공재건축, 서울시와 교감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이날 층수제한 규제를 35층에서 50층까지 풀어주는 공공재건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수도권 13만 2000가구 공급 계획을 설명했다. 서울시가 대책 발표 이후 ‘순수 아파트는 35층을 넘기기 어렵다’고 언급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인 데 대해 김 장관은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이 되면 50층으로 올릴 수 있다”면서 “50층 층수규제 완화는 서울시와 이미 교감이 돼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공공재건축 활성화로 공급 가능한 주택 물량을 5만가구로 잡은 데 대해선 “사업 대상 조합의 20%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라면서 “오늘 처음 대책을 발표했으니 지역에서 의견을 보내줄 것이고, 그에 따라 최종 물량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공공임대 부지에 과천·상암 지정 반발에김 “이미 주택공급TF 통해 협의했다” 이날 신규택지로 과천 정부청사 인근과 서울 마포구 상암DMC 인근 유휴부지가 선정되자 과천시와 마포구가 ‘제대로 협의되지 않았다’며 반발한 데 대해 김 장관은 “이미 주택공급TF 활동 등을 통해 협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과천 유휴부지의 경우 “과천시는 그곳을 공원이나 자족용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주택단지로 개발하면서 과천시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지는 못하겠지만 공원과 자족시설을 열심히 담아내도록 과천시와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상암동 임대비율 47%, 협의도 없이 왜 또 임대주택 짓냐”“국토부 일방발표 따라오라식 문제 있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관련, “임대비율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냐”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발했다.정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한마디 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주민들의 항의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통해서 알았다”며 “마포구청장도 나도 아무것도 모른 채 발표됐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냐”면서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그냥 따라오라는 이런 방식은 크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현장의 반대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종부세 최대 6%’ 부동산3법 국회 통과…집 팔려면 내년 5월 안에(종합)

    ‘종부세 최대 6%’ 부동산3법 국회 통과…집 팔려면 내년 5월 안에(종합)

    통합당, 본회의 출석… 표결 참여는 안해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을 겨냥해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6%로 올린 종합부동산세법을 비롯한 7·10 부동산 대책 실행을 위한 이른바 ‘부동산 3법’ 등 세법 후속 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입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또는 고가 1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내년부터 많이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종부세 부과 대상자들이 ‘종부세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내년 5월 말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다주택자·고가 1주택자 ‘종부세 폭탄’ 피하려면 내년 5월말까지 집 팔아야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날 표결은 거대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에는 출석했지만 부동산법을 비롯한 쟁점법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불로소득 환수’를 위해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시 양도소득세를 중과(重課)할 예정이어서 현행 세율대로 양도세를 내기 원한다면 마찬가지로 내년 5월 말까지 주택을 팔아야 한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했다. 다만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시점은 내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하는 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세 기본세율에 더해 매기는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종부세 세율 최대 3.2% → 6%로 인상 종부세법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현행 0.6∼3.2%에서 1.2∼6.0%로 올렸다. 국세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지방세 관련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지방세법 개정안은 조정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받을 때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로 올렸다. 지방세 특례제한법은 신혼부부에게만 허용하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50% 감면 혜택을 나이·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확대 적용한다.민주, 통합당 “독재 의회” 항의 불참 후기재위서 부동산 3법 ‘일사천리’ 가결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7·10 부동산 대책 후속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이날 고용진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발표한 부동산 세제 대책을 종합한 법안이다. 이들 법안은 통합당의 표결 불참 속에 의결됐다. 민주당이 당일 오전 부동산3법 상정을 밀어붙이고 의결 절차를 밟아나가자, 통합당은 “독재국가 의회의 상임위”라고 반발하며 전체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없는 상태에서 대체 토론을 이어간 뒤 일사천리로 부동산3법을 가결 처리했다.1가구 1주택자·일반 2주택 소유자도세율 0.6~3.0% 인상 종부세 내야 7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됨에 따라 종부세 대상에 들어간 다주택 소유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처리된 법안은 개정 종부세법의 시행 시기가 2021년 1월 1일부터로 명시돼 있다. 즉, 2021년도 종부세 납부분부터 강화된 종부세법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2021년도 종부세 납부분은 과세 기준일이 ‘내년 6월 1일’이다. 이때 가진 주택 수와 이 시점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매기게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보유자에게는 내년 5월 말이 ‘종부세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지 않을 수 있는 주택 처분의 데드라인이라는 뜻이 된다. 내년 5월까지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종전 0.6~3.2%의 세율로 냈던 종부세를 1.2~6.0%의 세율로 내야 한다. 현재와 비교하면 다주택자의 경우 과표 3억원 이하는 0.6%→1.2%, 과표 3억∼6억원은 0.9%→1.6%, 과표 6억∼12억원은 1.3%→2.2%, 과표 12억∼50억원은 1.8%→3.6%, 과표 50억∼94억원 2.5%→5.0%, 과표 94억원 초과는 3.2%→6.0%로 세율이 각각 상향되는 것이다. 또한 1가구 1주택자나 일반 2주택 이하 소유자는 0.5~2.7% 대신 0.6~3.0%의 세율을 적용한 종부세를 내야 한다.법인 주택 양도차익 최대 45% 세금‘핵폭탄 종부세’ 내년 5월말까지 팔아야 법인도 마찬가지로 ‘핵폭탄급 종부세’를 피하려면 내년 5월 말까지는 사택 이외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내년부터 2주택 이하를 소유한 법인에는 종부세율을 3.0% 단일세율로 적용하고,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소유한 법인에는 6.0%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산정 때 6억원을 공제해주던 혜택을 없애는 것은 물론, 세 부담 상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법인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 성격의 법인세가 내년 1월 1일부터 크게 오를 예정이어서 법인이 강화된 양도세와 종부세를 동시에 피하려 한다면 연말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현재는 법인이 부동산을 처분하면 양도차익에 기본세율 10∼25%를 적용하고 부동산 중 주택의 경우 추가로 10%의 세율을 더해 세금을 매겼지만, 내년부터는 추가 세율을 20%로 올려 법인 주택 양도차익에 최대 45%의 세금을 매길 예정이다.전월세 거래 신고법 국회 통과‘임대차 3법’ 입법도 끝냈다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전월세 거래시 계약 당사자와 임대료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한 전월세신고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거대 여당이 주도한 ‘임대차 3법’ 입법은 이로써 모두 완료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1일부터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안에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 기간 등은 어떻게 되는지 주요 계약사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까지 제출해 신고 접수를 완료하면 확정일자도 자동 부여된다. 이날 개정안 통과에 따라 임대차 3법은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됐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고, 이튿날 즉시 시행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7개월 만에 최대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크게 뛰었다. 임대차 3법 시행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서둘러 올리고 있고 실거주 요건 강화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7월 2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4% 올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면서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한 것이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0.24%)·서초구(0.18%)·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는 개포ㆍ대치동 구축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문정동 구축을 위주로, 서초구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잠원동 인근 단지와 우면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84.9㎡는 3월 11억원 수준이던 전셋값이 지난달 12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된 뒤 지금은 보증금 13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까지 7억원 안팎에 머물던 전셋값이 현재 8억원을 넘어섰다. 마포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뜩이나 전세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4년간 전셋값을 올리지 못한다며 집주인들이 5000만원 이상씩 보증금을 올리고 있다”면서 “법 시행 후에도 당분간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마른 전세 쥐려고 ‘편법 소급·차용증·검은 합의’… 꼼수 여전

    씨마른 전세 쥐려고 ‘편법 소급·차용증·검은 합의’… 꼼수 여전

    서울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A대표는 얼마 전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오는 9월 말 재계약을 앞둔 전세 세입자 B씨가 전월세 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7·31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이미 재계약을 마친 것처럼 소급적용한 계약서를 쓰도록 도와달란 내용이었다. 앞서 집주인이 ‘5% 상한 룰’ 적용을 피하기 위해 B씨와의 계약갱신 대신 “아들이 들어와 살 테니 나가달라”며 집을 비워달라고 하자, B씨가 시세보다 많은 1억 5000만원을 올려줄 테니 계약을 이미 끝낸 것처럼 법망을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정부가 임대차보호법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인 탓에 전월세 시장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전세 매물이 실종된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3일 ‘주택임대차보호법 피하기 꼼수’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가 ‘계약서 편법 소급적용’이다. 개정안에 따라 보증금을 5%밖에 올리지 못하는 집주인이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세입자를 새로 바꾸려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전셋집도 이미 가격이 폭등한 데다 매물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 다급해진 세입자가 집주인과 짜고 재계약 작성일을 법 소급 이전으로 앞당겨 쓰는 것이다. 전세 재계약은 계약만료 기간이 수개월 남아 있어도 임대차 계약 특성상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만 하면 통상 1~6개월가량 미리 계약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재계약이라 전입신고도 별도로 필요 없고 계약금 기록 역시 직접 만나 현금거래했다고 입을 맞추면 정확한 계약 날짜도 적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실제 이미 수십명의 고객들이 대책 시행 전으로 계약 날짜를 바꿔 계약서를 갱신했다”고 소개했다. 유명학군 인근 대단지 아파트는 전세 물건이 1~2건밖에 안 되다 보니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 가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를 못 구할까 봐 이런 식으로 재계약 꼼수를 쓴다는 것이다. ‘차용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에 올라온 ‘집주인에게 쫓겨나지 않는 법’에 따르면 ‘5% 상한 룰’이 넘는 차액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으라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예컨대 전세보증금이 5억원이면 5%인 2500만원만 인상한 금액으로 다시 갱신계약서를 쓰고 나머지 더 올려줄 금액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차용증을 받은 뒤 건네주라는 것이다. 이때 공증을 받거나 부동산 저당권 설정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는 조언도 같이 기재돼있다. ‘합의금 악용’ 사례도 있다. 집주인이 이사비나 임대료 몇 개월치 등의 보상을 해주고 세입자의 동의를 받아 내보내는 것인데 이 보상금은 새로운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보전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집주인과 세입자 간 ‘검은 합의’가 거론되는 것은 전세매물이 씨가 말라서다. 실제 이날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304건으로, 서울시가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6000건대로 떨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C 법무사는 “소급적용 계약의 경우 뚜렷한 처벌 규정이 없지만 경중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면서 “차용증 악용 사례 역시 확정일자로 보호받는 금액은 계약서 상의 보증금뿐인 데다 향후 집주인이 차용증을 쓰고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을 땐 소송으로 번지고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씨마른 전세때문에...요즘 세입자 ‘이 짓’까지 한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A대표는 얼마 전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오는 9월 말 재계약을 앞둔 전세 세입자 B씨가 전월세 상한제 등을 골자로 하는 ‘7·31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이미 재계약을 마친 것처럼 소급적용한 계약서를 쓰도록 도와달란 내용이었다. 앞서 집주인이 ‘5% 상한 룰’ 적용을 피하기 위해 B씨와의 계약갱신 대신 “아들이 들어와 살 테니 나가달라”며 집을 비워달라고 하자, B씨가 시세 보다 많은 1억 5000만원을 올려줄 테니 계약을 이미 끝낸 것처럼 법망을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정부가 임대차보호법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인 탓에 전월세 시장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전세 매물이 실종된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3일 ‘주택임대차보호법 피하기 꼼수’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가 ‘계약서 편법 소급적용’이다. 개정안에 따라 보증금을 5%밖에 올리지 못하는 집주인이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세입자를 새로 바꾸려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전셋집도 이미 가격이 폭등한 데다 매물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 다급해진 세입자가 집주인과 짜고 재계약 작성일을 법 소급 이전으로 앞당겨 쓰는 것이다. 전세 재계약은 계약만료 기간이 수개월 남아 있어도 임대차 계약 특성상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만 하면 통상 1~6개월가량 미리 계약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재계약이라 전입신고도 별도로 필요 없고 계약금 기록 역시 직접 만나 현금거래했다고 입을 맞추면 정확한 계약 날짜도 적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실제 이미 수십명의 고객들이 대책 시행 전으로 계약 날짜를 바꿔 계약서를 갱신했다”고 소개했다. 유명학군 인근 대단지 아파트는 전세 물건이 1~2건밖에 안 되다 보니 자녀 교육 때문에 이사 가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를 못 구할까 봐 이런 식으로 재계약 꼼수를 쓴다는 것이다.  ‘차용증’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 스터디에 올라온 ‘집주인에게 쫓겨나지 않는 법’에 따르면 ‘5% 상한 룰’이 넘는 차액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으라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예컨대 전세보증금이 5억원이면 5%인 2500만원만 인상한 금액으로 다시 갱신계약서를 쓰고 나머지 더 올려줄 금액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차용증을 받은 뒤 건네주라는 것이다. 이때 공증을 받거나 부동산 저당권 설정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는 조언도 같이 기재돼있다.  ‘합의금 악용’ 사례도 있다. 집주인이 이사비나 임대료 몇 개월치 등의 보상을 해주고 세입자의 동의를 받아 내보내는 것인데 이 보상금은 새로운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식으로 보전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집주인과 세입자 간 ‘검은 합의’가 거론되는 것은 전세매물이 씨가 말라서다. 실제 이날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304건으로, 서울시가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6000건대로 떨어졌다. 서울 마포구의 C 법무사는 “소급적용 계약의 경우 뚜렷한 처벌 규정이 없지만 경중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면서 “차용증 악용 사례 역시 확정일자로 보호받는 금액은 계약서 상의 보증금뿐인 데다 향후 집주인이 차용증을 쓰고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을 땐 소송으로 번지고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해찬 “내일 부동산법 반드시 처리”…주호영 “월세가 주거 안정이냐”(종합)

    이해찬 “내일 부동산법 반드시 처리”…주호영 “월세가 주거 안정이냐”(종합)

    김종인 “세입자·임대인 갈등 더 높여”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회기일인 4일 본회의에서 “부동산거래신고법, 종부세법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법안, 민생경제법안이 반드시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누구나 월세로 사는 세상이 민주당이 바라는 서민 주거 안정이냐”며 정부·여당의 부동산 법안 개정을 비판했다. 이해찬 “신속한 법 처리, 혼란 진정 위한 것” 이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에서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관련해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하게 법안을 시행한 것은 시장 혼란을 조기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20대 국회 때 통과될 것이 늦어져서 21대로 넘어온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정은 제도 취지와 내용을 최대한 홍보하고 정부는 사례별로 정리해서 배포해 달라”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제도 오해에 의한 갈등이 예상되니 신속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했지만 미국, 독일 등에 비하면 선방했다”고 자평한 뒤 “7월 중 수출감소세 둔화 등 경기신호가 괜찮아 이르면 3분기에 반등할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고 기대했다. 이어 “특별재난지원금이 거의 소진 단계에 와서 소비 진작이 3분기에 이어지기 어려운데 당정이 내수 소비 진작 정책을 개발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김태년 “이명박·박근혜 정부서 부동산 폭등”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면서 “부동산 과열을 조기에 안정시키지 못한 민주당 책임이 있다. 그러나 통합당도 부동산 폭등의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면서 “민주당과 정부는 투기 세력과 결탁한 정책 흔들기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부동산 정책을 두고 사적 소유를 부정하는 ‘공산주의’라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비판한 데 대해 “철 지난 이념 공세로 부동산 정책을 흔들려는 통합당의 행태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선진국은 투기 차단,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 상한제, 보유세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통합당 주장대로라면 미국, 독일, 프랑스도 다 공산주의 국가”라고 반박했다. 주호영 “월세 사는 고통 알기나 하나” 통합당은 거대의석을 바탕으로 일사천리로 법안을 처리하는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을 맹비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부동산 관련 법 개정에 대해 “세입자와 임대인간 갈등 구조를 더 높였다”면서 “과연 이게 세입자를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정책을 관철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종국에 가서는 주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까지 생각해 달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더욱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서민 누구나 월세로밖에 살 수 없는 세상이 바로 민주당이 바라는 서민 주거 안정인가”라며 여권의 ‘임대차 3법’ 강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온다’는 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월세 사는 사람의 고통이나 어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국민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 세금을 올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의 부동산 세금 정책으로는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전혀 잡을 수 없다. 시장을 교란하고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의 공격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반성하거나 향후에 제대로 하겠다는 다짐도 없이 개인을 공격하는 아주 치졸한 행태”라고 지적했다.통합 “민주, 반성 없이 윤희숙 공격 치졸”윤준병 “전세 소멸 아쉬워? 의식 수준이”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일 이른바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을 우려한 통합당 윤희숙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민주당이 속전속결로 단독 처리한 임대차 3법이 전세의 월세 전환을 앞당기는 등 세입자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윤 의원의 발언이 잇따라 반박에 나선 것이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의원은 자신이 임차인임을, 그 설움을 연설 처음에 강조했지만 (사실은) 임대인 보호를 외친 것”이라면서 “(윤 의원이)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임대인 얘기”라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도 임대차법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란 윤희숙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전세 소멸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전세제도 소멸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분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3일에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전세는 선이고 월세는 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지극히 자연적인 추세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도 “임대차 3법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한다는 주장의 논거를 찾기 어렵다. 추측에 불과하다”면서 “임차인을 걱정하는 척하면서 임대인 챙기자는 주장만 하지 말고, 진짜 어려운 임차인을 더 걱정해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앞서 윤희숙 의원은 자신이 임차인이라며 소개한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전세제도가 너무 빠르게 소멸하는 길에 들어갔다”며 여권의 임대차법 속도전을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배현진, 김부겸에 “눈 부라려? 격 떨어져”…조수진 “어설픈 문파 흉내”(종합)

    배현진, 김부겸에 “눈 부라려? 격 떨어져”…조수진 “어설픈 문파 흉내”(종합)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이 민주당을 겨냥해 ‘입법 독재’라고 비판한 미래통합당에 향해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느냐”라고 맞받아치자 배현진·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어설픈 문파 흉내를 낸다”며 반격에 나섰다. 배현진 “김부겸, 낙선으로 심판 받아” 김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통합당의 ‘입법독재’ 주장에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나”라면서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느냐”고 반박했었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눈을 부라린다’니 장관까지 지내신 분이 어찌 격 떨어지는 말씀을 함부로 뱉으셨을까”라면서 “민주당 내 합리적 인사라는 그간의 평판도 전당대회용 생존 몸부림 앞에 무력해지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김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나선 것 자체도 문제삼았다. 배 대변인은 “본인도 총선에서 지역민들께 심판받은 당사자 아니냐”면서 “당 대표 도전 전에 입법 독재의 끝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뿐임을 명심하라”고 밝혔다.조수진 “문파 흉내? 있는 지지자도 잃겠네” 조수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전 의원에 “어설픈 문파 흉내를 내는 것은 그나마 있는 지지자도 잃는 것”이라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절차고 뭐고 다 짓밟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 민간독재도 독재라는 걸 모르는 것인가,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인가”라면서 “독재를 독재라고 말을 못 하게 하는 것, 이게 독재”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아무리 속상해도 독재란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기본권을 제한하지도, 부정선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들어와 반대해라. 대안을 내놓으라”면서 “툭 하면 장외투쟁이라니 지겹지도 않나. 물귀신처럼 같이 빠져 죽자고 하지 마라”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통합당 의원들의 반발과 불참 속에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선출을 위한 이른바 ‘공수처 후속 3법’을 의결했다. 상임위 문턱을 넘은 인사청문회·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넣고 소관 상임위를 법제사법위로 정하는 내용이다.민주당, 공수처 후속 3법·부동산 3법 등 통합당 퇴장 속 ‘일사천리’ 상임위 통과 통합당은 이날 회의에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체로 퇴장했다. 이에 따라 법안 표결도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졌다. 통합당 운영위원들은 “의회 폭거이자 입법 독재”(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176석이 독재 면허권이냐”(박대출 의원)라고 반발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국회는 민주당이 원하는 날짜,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임위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인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미 공수처법이 시행됐음에도 공수처 출범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과 검찰개혁의 시급성을 감안해 부득이하게 오늘 회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통합당 “의회 폭거” 맹비난“176석이 독재면허권이냐” 지난달 28일에도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끄는대로 7·10 부동산 대책 후속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발표한 부동산 세제 대책을 종합한 법안이다. 기재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들 법안은 통합당의 표결 불참 속에 의결됐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 부동산3법 상정을 밀어붙이고 의결 절차를 밟아나가자, 통합당은 “독재국가 의회의 상임위”라고 반발하며 전체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없는 상태에서 대체 토론을 이어간 뒤 일사천리로 부동산3법을 가결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달 4일까지 이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주호영, 與·이재명 겨냥 “부동산 두 채 가진 게 범죄? 공산주의야”(종합)

    주호영, 與·이재명 겨냥 “부동산 두 채 가진 게 범죄? 공산주의야”(종합)

    “내 손발 노동만 인정? 토지 가치 불인정?150년 전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공산주의”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임대차 3법’ 등 거대의석을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법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정부·여당을 겨냥해 “수십억 현찰과 주식을 가진 도지사, 여당 중진의원이 ‘부동산 두 채 가진 것은 범죄’라고 펄펄 뛴다”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 헌법을 파괴하는 집권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글에서 “‘내 손과 발로 노동하여 벌어들인 노동 수익만 인정해야 한다’, ‘자본과 토지에 의한 가치 창출은 인정할 수 없다’ ‘사적 소유는 모두 국가가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은 150년 전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공산주의”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부동산 가진 자에 대한 ‘증오심’ 선동”“계층간 적대감 키우면 집권 유리 속내” 주 원내대표는 “부동산과 현찰에는 유동성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 논리대로라면 주식 부자, 현찰 부자에게도 고통을 주어야 마땅하다”면서 “기준 이상의 주식과 현찰을 보유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초과분을 강제 징수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 “‘부동산을 가진 자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선동이 국민들의 가슴에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계층 간의 적대감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집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속내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국가 권력과 행정 권력은 규제와 과세로 부동산, 특히 강남 아파트 가격을 때려잡겠다고 기세등등하다”면서 “이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우리 헌법이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 부동산을 잡는데 헌법이 방해된다면, 헌법도 고치겠다는 것이 여당의 책임 있는 분이 내놓은 해법”이라고 비판했다.주 “토지·주택거래허가제 명백한 위헌”“시민 자유 제한한다고 왜 큰소리 치나” 주 원내대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들이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훼방한다고 비판하며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토지거래허가제’, ‘주택거래허가제’를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한 뒤 “왜 행정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큰소리를 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경기도는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소유 주택을 연말까지 모두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지자체 차원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조치는 경기도가 처음이며, 2급 이상 공직자에게 권고한 정부안보다 강력하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경기도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이재명 “4급 이상 도 공무원, ‘실거주 1주택’ 빼고 다 팔아라” 대책의 주요 내용은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제한(부동산 정책 신뢰 회복), 비거주용 주택의 징벌적 과세와 장기공공주택 확충(공급 확대 및 투기수요 축소), 기본소득형 토지세 도입(부동산 불로소득 환수·환급) 등이다. 이를 위해 이 지사는 우선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시군 부단체장 포함)과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에게 올해 연말까지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내년 인사 때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전보·성과·재임용 등 각종 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각종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미 최근 도 인사에서도 일부 다주택 보유 고위 공무원이 승진에서 배제됐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정책은 반헌법적 처사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열차가 헌법이라는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면서 “다음 세대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축복 아래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 온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를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는 지난 70년간 (헌법을 토대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빛나는 성취를 가능하게 만든 위대한 시스템을 가장 심하게 경멸하는 곳이 우리 국회”라고 거듭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렇게 막 달려도 되나… 민주당 내서도 비판

    이렇게 막 달려도 되나… 민주당 내서도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불참, 정의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30일 본회의를 열어 일사천리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하자 당내 일각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밀어붙이기식 법안 처리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이틀 동안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통상적인 절차인 법안심사소위, 대체토론, 본회의 상정 전 숙려 기간 등을 모두 생략했다. 176석의 거대 여당으로서 ‘일하는 국회’와 속도감 있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당내에서도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76석은 힘으로 밀어붙이라는 뜻이 아니라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 일하라는 뜻”이라며 “지금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고위원 후보이기도 한 노 의원은 “야당을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국정운영 주책임을 가진 여당이라면 야당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 다선 의원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냈지만 입법이 되지 않으면 대책이 무용지물이니 통합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이상 여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은 되더라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일반 법안들까지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기국회 때는 여야가 대화로 합의해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정의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통합당의 발목 잡기 행태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입법 과정은 매우 무리했다”며 “오로지 정부안 통과만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통법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의원들의 관련 법안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을 골라 다뤘다”고 꼬집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군사작전하듯… 법안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군사작전하듯… 법안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민주, 소위 심사도 건너뛰고 본회의 상정본회의선 20분 만에 개정안 2건 표결 끝통합당 조수진 반대토론 때는 야유 보내정부, 오늘 국무회의서 의결… 즉시 시행우리나라 특유의 전세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첫 상정돼 국회 본회의 통과, 그리고 공포·시행되기까지는 나흘이면 충분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에 대한 소위원회 심사도 건너뛴 채 속전속결로 입법을 마무리했다.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둘러싼 민주당 속도전의 압축판이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제안설명부터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2개 법안 개정안 표결까지 모든 과정이 20분 안에 끝났다.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반대토론에서 “이름은 근사하지만 한 꺼풀만 걷어내면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벌써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았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생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법안 통과를 단 몇 분 지체시켰을 뿐이었다. 조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항의를 이어 가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야유가, 통합당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지난달 5일 민주당 윤후덕 의원 등 10인이 전월세상한제과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21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박홍근·백혜련,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는 주택과 상가건물 임대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서식을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사흘 전인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한 부동산 입법을 완수하겠다”며 입법을 서둘렀다. 민주당은 같은 날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지만 통합당의 반발로 파행했다. 법사위는 지난 29일 2차 회의에서 6개 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의결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반대 의견이 묵살된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부도 여당의 속도전에 보조를 맞췄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주택 임대차보호법 공포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통상적으로는 법제처 의뢰 등을 거쳐 사흘 뒤 관보에 게재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호외’인 별권을 바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도록 했다. 또 선수 폭행 등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감염병 예방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임대차 2법’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임대차 2법’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野 조수진 반대토론서 “민생악법”… 與 의원들 야유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첫 상정돼 국회 본회의 통과, 그리고 공포·시행되기까지는 나흘이면 충분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에 대한 소위원회 심사도 건너뛴 채 속전속결로 입법을 마무리했다.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둘러싼 민주당 속도전의 압축판이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제안설명부터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2개 법안 개정안 표결까지 모든 과정이 20분 안에 끝났다.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반대토론에서 “이름은 근사하지만 한 꺼풀만 걷어내면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벌써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았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생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법안 통과를 단 몇 분 지체시켰을 뿐이었다. 조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항의를 이어 가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야유가, 통합당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통합당 퇴장 속 국회 표결… 발의부터 두 달도 안 걸려 이어 전자투표로 진행된 2건의 표결은 2분밖에 채 걸리지 않았다.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모두 재석 187명 중 찬성 186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반발한 통합당 의원들은 조 의원 발언 직후 회의장을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지난달 5일 민주당 윤후덕 의원 등 10인이 전월세상한제과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21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박홍근·백혜련,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는 주택과 상가건물 임대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서식을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사흘 전인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한 부동산 입법을 완수하겠다”며 입법을 서둘렀다. 민주당은 같은 날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지만 통합당의 반발로 파행했다. 법사위는 지난 29일 2차 회의에서 6개 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의결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반대 의견이 묵살된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부, 31일 국무회의 열어 공포안 의결… 즉시 시행 정부도 여당의 속도전에 보조를 맞췄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주택 임대차보호법 공포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통상적으로는 법제처 의뢰 등을 거쳐 사흘 뒤 관보에 게재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호외’인 별권을 바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기존 2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전 1회에 한해 추가로 2년 계약갱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임대인은 실거주 등 사정이 있을 때 이를 거절할 수 있지만, 갱신 거절 후 제3자에게 집을 빌려주면 기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또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은 5% 이상 올릴 수 없다.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여야 추천 몫으로 김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효재 전 한나라당 의원을 추천해 의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도록 했다. 또 선수 폭행 등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감염병 예방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대호 경기도의원, 한국관광고 기숙사 증개축 논의 정담회 개최

    황대호 경기도의원, 한국관광고 기숙사 증개축 논의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4)이 30일 경기도의회 4층 소회의실에서 한국관광고등학교 윤정환 행정실장 및 학부모운영위원장 등 학부모대표들과 기숙사 증·개축 관련 논의를 위해 정담회를 개최하였다. 도 교육청에서는 학교지원과 조한일 과장과 김세정 사학재정담당 사무관, 교육환경개선과 장근호 시설안전담당 사무관, 대외협력과 정광진 의회지원2담당 사무관이 참석했다. 모두에서 황대호 의원은 “지난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를 계기로 도내 기숙사 안전현황을 전수 점검한 결과 도내 기숙사로는 유일하게 이 학교 1개동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도 교육청이 해당 기숙사동을 개축할 것을 학교측에 제안한 반면, 학부모님들이 3개동 전부에 대해 동시에 증축을 포함한 개축을 요구하는 입장을 표명하셔서 서로 원만하고 합리적이며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정담회 개최취지를 밝혔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한국관광고등학교는 개교한지 20년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을 주도할 인재들을 양성하는 전국단위 사립 특성화고등학교이다. 전교생 252명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숙사 안전관리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해당 학교 기숙사 3개동 가운데 1개동(창조관)이 샌드위치 판넬로 건립된 사실이 확인되어 학교측에 해당 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제안했다. 학부모회 운영위원으로 있는 학부모님은 “그간 3년동안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학교측에 여러 차례 불편사항을 접수하고 개선을 요구하였지만 진척이 전혀 없어 안타까웠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하루속히 깨끗하고 편안한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이 책임있게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답변에서 조한일 학교지원과장은 “학생들 기숙사 생활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안타깝고 속상하신 심정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다만 단위 학교에 한 번에 75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추진은 예산집행상 곤란하다는 점을 이해구한다”고 말하고 “학부모님들이 원하는 사업이 한 번에 일사천리로 진행 될 수는 없지만 설계부분에라도 반영해 둠으로써 추후에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학부모님은 “당장 우리아이가 겪고 있는 불편을 없애주는 것도 바라지만, 우리 아이 모교가 입학하고 싶은 학교, 다니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완벽하게 개선되기를 소망한다”고도 말했다. 조한일 학교지원과장은 “학부모님들이 요청하신 내용을 한 번에 해결해 드릴 수는 없더라도 이를테면 창조관을 제외한 2개동에 에어컨 설치를 통한 환경개선 등 우선 실현가능한 일부터 적극 해결해 나가는데도 함께 고민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담회를 마치며 황대호 의원은 “사립학교의 특성상 학교관계자가 아닌 학부모님들께서 학교개선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교육청에서도 해당 시설물이 조속히 개선되도록 노력해오고 있지만 당장 내년 봄학기에는 공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되 3~4년 완료를 예상으로 중기계획을 수립하는 등 연속성을 갖고 합리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학부모대표들께는 “제가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으로서 향후 추진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2세 소녀 호주 강간범 “겨우 1시간 범행에 28년 징역은 부당” 항소

    12세 소녀 호주 강간범 “겨우 1시간 범행에 28년 징역은 부당” 항소

    12살 소녀를 납치·강간한 혐의로 징역 28년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재판 결과에 항소했다.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아동 납치·강간 혐의로 체포돼 복역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트로이 존슨(34)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2017년 5월 등교 중인 여학생을 칼로 위협해 납치한 후 인근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범행 직후 엉망이 된 몰골로 태연히 직장에 출근해 교통사고가 있었다고 둘러대는 뻔뻔함을 보였다. 다행히 피해 여학생이 존슨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기억해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파란 눈의 백인 남성, 칙칙한 금발이었고 독특한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범행 두 달 후, 존슨은 결국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옷가지들을 수거했으며, 사건 현장과 1.5km 떨어진 지점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둘러댄 그의 차량도 발견했다. 수사 결과 존슨은 범행 사실을 자랑하듯 친구에게 이야기했으며, 체포되면 대량의 인슐린을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전략까지 세워놨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10대 소녀의 그루밍 범죄에도 연루된 사실도 드러났다. 존슨을 “악마”라고 표현한 재판부는 징역 28년형의 철퇴를 내렸다. 지난해 판결에서 담당판사 데이비드 윌슨은 “정신감정에서 ‘악마 탓’이라고 한 당신 말이 맞다. 당신은 악마”라면서 “진정한 악행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존슨은 재판 결과에 불복했다. 2주 전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존슨 측 변호인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리는 절망적 판결이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에게 출소 후 삶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불합리하고 부당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존슨 측은 범행이 1시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벌어졌다는 점을 들먹이며 징역 28년은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 일단 재판부는 판결을 유보한 상태다. 존슨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나우라 지역 교정시설에서 수감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일사천리’ 당정 “국정원→대외안보정보원, 檢 직접수사 6대 범죄만”(종합)

    ‘일사천리’ 당정 “국정원→대외안보정보원, 檢 직접수사 6대 범죄만”(종합)

    당정 권력기관 개혁 협의회 결과검경, 수사 지휘서 협력 관계로 전환당정청이 30일 국가정보원을 해외와 북한 정보 특화기관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하면서 국정원의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고 정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개혁 관련,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검사의 1차적 직접수사 개시 범위는 6대 범죄로 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정청은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며 경찰과의 관계를 지휘에서 협력 관계로 전환하고 경찰의 수사 자율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성한 데 없는 막장 국정”이라며 비판했지만 거대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속도전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신속한 후속 입법을 통한 속도전 처리를 예고한 상황이다. 추미애 “검찰에 집중된 권한 분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권력기관 개혁 협의회에서 권력기관 개혁 완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주요 권력기관의 권한을 균형 있게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혁신하겠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러한 회의 결과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정원 개혁을 위해선 명칭 변경과 함께 직무 범위에서 국내 정보 및 대공 수사권 삭제, 국회 정보위·감사원의 외부적 통제 강화, 감찰실장 직위 외부개방, 집행통제심의위원회 운영 등 내부적 통제 강화, 직원의 정치관여 등 불법행위 시 형사처벌 강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이날 “국정원 개혁의 골자는 국내 정치 개입차단, 대공 수사권 이관과 국회에 의한 민주적 통제 강화”라면서 “이런 개혁이 불가역적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국정원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신속한 추진을 당부했다. “검찰, 부패·경제·공직자·선거·참사 등 6대 분야 범죄만 직접수사하라” 또 검찰 개혁과 관련해 검사의 일차적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대 분야 범죄로 한정하기로 했다. 이 경우 마약·수출입 범죄는 경제 범죄에,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범죄는 대형참사 범죄에 포함해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부패·공직자 범죄의 경우에도 대상이 되는 공직자 범위와 경제범죄 금액 기준을 법무부령으로 마련, 수사 대상을 제한할 방침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혁은 해방 이후 처음 경험하는 형사·사법의 대변혁”이라면서 “그간 검찰의 문제로 지적된 과도한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경이 중요한 수사절차에서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대검찰청과 경찰청 간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운영하도록 했다. 검경 수사 과정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인권 보호와 적법절차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수사준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심야 조사나 장기간 조사 제한, 변호인 조력권 보장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령을 개정해 검찰의 1차적 직접 수사 범위를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만 한정, 검경 관계를 지휘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전환하겠다”면서 “민주적 통제와 지휘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도 속도를 내겠다”면서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공수처 후속 3법이 처리됐다. 다음 순서는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통합당은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야당 몫 추천위원을 빨리 추천해달라”고 촉구했다. 광역 자치경찰제 도입…아동·교통 등 담당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도 도입된다. 자치경찰은 관할 지역에서 생활안전, 교통, 여성·아동·노약자, 지역행사경비 및 이와 관련된 업무를 맡게 된다 당정청은 별도의 자치경찰 조직을 신설하는 ‘이원화’ 모델 대신, 광역단위(시·도경찰청)와 기초단위(경찰서) 조직을 ‘일원화’하는 방식으로 자치경찰을 운영하기로 했다. 조 의장은 이에 대해 “비용 과다 문제, 업무 혼선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재정투입에 따른 국민적 우려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사무는 경찰청장이, 수사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지사 소속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하게 된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시도지사가 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조 의장은 “권력 개혁이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제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세 2+2년 보장’ 임대차 3법 상임위 모두 통과…통합당 불참

    ‘전세 2+2년 보장’ 임대차 3법 상임위 모두 통과…통합당 불참

    세입자 보호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임대차 3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미래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세입자 보호를 위한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앞서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처리, 이날 법안 통과로 ‘임대차 3법’은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어섰다. 개정안은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집주인은 물론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낸 뒤,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날 법안 처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통합당이 퇴장한 가운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통합당 불참 속 부동산3법 일사천리 의결…종부세 2배 상승

    통합당 불참 속 부동산3법 일사천리 의결…종부세 2배 상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미래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7·10 부동산 대책 후속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28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발표한 부동산 세제 대책을 종합한 법안이다. 종부세법 개정안엔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현행 0.6∼3.2%에서 1.2∼6.0%로 올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인세법 개정안에는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세 기본세율에 더해 매기는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하는 내용을 넣었다. 다만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시점은 내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하는 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 법안은 통합당의 표결 불참 속에 의결됐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 부동산3법 상정을 밀어붙이고 의결 절차를 밟아나가자, 통합당은 “독재국가 의회의 상임위”라고 반발하며 전체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없는 상태에서 대체 토론을 이어간 뒤 일사천리로 부동산3법을 가결 처리했다. 민주당은 내달 4일까지 이 법안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장수’ 장관들이 해야 할 일/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장수’ 장관들이 해야 할 일/김미경 정책뉴스부장

    요즘 관가에서는 ‘오경화 장관’이라는 말이 나돈다. 국정원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5년 임기 내내 같이할 것 같다는 뜻에서 오(5)자가 붙었다. 강 장관과 함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문 정부 첫 장관으로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장관들이다. 장관 18명 중 15명이 바뀌었으니 생존율 16.7%다. 김 장관도, 박 장관도 5년 내내 장관직을 수행할 경우 부처 최장수 기록을 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강 장관은 한미·한일·한중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적극 나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도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남북 관계 관련 외교력을 발휘하는 데도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과 서훈 안보실장 등이 전면에 나서면 강 장관의 존재감은 더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22번이나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했으나 “자고 나면 몇억원씩 뛰는” 집값을 잡는 데 실패해 남은 것은 상처뿐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한 의원이 “지금까지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낸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부동산 대책은 4번 냈고 22번째라는 것은 언론이 온갖 정책을 다 부동산 정책이라고 카운트해 만들어 낸 숫자”라며 언론을 탓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을 맡고 있으나 초기에는 중대본부장을 맡아 대구에 상주했던 정세균 총리에, 이후 매일 브리핑에 나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등에 밀려 존재감이 거의 실종됐다. 특히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 과정에서 국립보건연구원 소속 이전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눈총을 샀다. 박 장관은 지난달 15일 간담회에서 “질병관리본부가 필요로 하는 (감염병 등) 단기적 연구기관을 따로 만들려 했는데 몇몇 감염병 학자들이 복지부가 욕심을 내 조직 개편안을 낸 것처럼 오해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사천리로 이뤄진 질병관리청 승격 과정에서 청와대 및 전문가그룹 등과 조율하지 못해 복지부 내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는다. ‘장수 장관 3인방’의 성적표는 낙제 수준인 반면 차관급으로 문 정부 첫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 역시 장수하고 있는 정 본부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브리핑을 통해 국민에 신뢰를 심어 주고 방역 당국을 안정적으로 진두지휘해 지지율이 높다.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올해 초 차관급 인사에서 정 본부장 교체 얘기가 있길래 후임이 (정 본부장보다) 훨씬 뛰어나지 않으면 바꾸지 말 것을 제안했다”며 “이후 발발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 본부장이 실력 발휘를 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줬다”고 평했다. 문 정부는 이제 4년차에 접어들었다. 대통령도, 청와대도, 장관들도 ‘레임덕’이라는 용어와 사투를 벌일 것이다. 이럴 때 특히 장수 장관들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자리 보전만 할 것인가 아니면 소신을 갖고 제 목소리를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의미 있는 레거시(유산)를 남길 것인가. 차관급 한 인사는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 ‘참관기’를 이렇게 전했다. “갈수록 참모들이나 장관들의 말이 줄어들고 대통령 혼자 고군분투하는 인상을 받았다.” 외교정책도, 부동산정책도, 보건복지정책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강 장관과 김 장관, 박 장관이 ‘최장수 장관’이 아니라 ‘최고로 일 잘한 장관’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 chaplin7@seoul.co.kr
  • 발 빠른 방역 대응 더 빠른 미래 준비… 뉴 동대문 스타트

    발 빠른 방역 대응 더 빠른 미래 준비… 뉴 동대문 스타트

    “이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넘어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할 때입니다. 재편되는 경제·사회 환경에 맞춰 새로운 일자리와 보건·복지 시스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확진자 동선 추적과 방역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드러냈던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코로나19 방역에 한 치의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방역과는 별개로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세상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동대문구의 한 PC방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유 구청장은 통신사로부터 협조를 받아 당시 PC방에 있던 970여명을 찾아 모두 검사를 받게 했다. 당시 추적 조사를 통해 찾은 추가 확진자만 10여명. 만약 이들을 찾지 못했다면 코로나19 방역에 큰 구멍이 뚫렸을 것이다. 하지만 유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지나간 성과에 대한 자랑보다 앞으로에 대한 대응과 동대문의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에 집중했다. 대한민국 동북권의 교통 중심지가 될 청량리 일대와 이문동,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의자를 바짝 끌어당기며 열변을 토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과찬이다. 최선을 다한 결과 우리 동대문구에선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는 있지만 집단감염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우리 직원들과 구민들이 워낙에 잘 협조해 준 덕분이다.”-그래도 대응을 잘했는데 당시 이야기를 짧게 해 준다면. “3월 초 휘경동 PC방과 교회 등에서 확진자 20명이 나오자 지역이 집단감염 공포에 빠졌다. 빨리 접촉자들을 찾아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통신사와 경찰의 협조를 받아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 PC방에 있던 사람 970명의 연락처를 입수했고, 이들에 대한 검체 검사를 이틀 만에 끝냈다. 당시만 해도 하루 100명 정도가 최대 검사 가능 한도였는데 그걸 지키려면 열흘이나 걸린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반대를 무릅쓰고 구청 앞마당에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를 설치하는 한편 동대문구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식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일사천리로 추진해 추가 확진자 10명 정도를 조기에 발견하는 식으로 선제 대응에 성공했다. 만약 그 사람들이 계속 돌아다녔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동대문은 전통시장이 많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동대문구 자체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1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을 해 주고 있다. 4월에 42억원으로 중소상인 420명을 지원했고,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35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350명을 추가로 지원한다. 1000만원 빌려주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은 음식점을 하는 분들은 큰 도움이 된다. 정부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과 서울시의 지원 등이 풀리면서 그래도 요즘은 조금 사정이 나아졌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어떻게 썼는지. “기부했다. 나라에 기부한 것은 아니고 지역에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모여 있는 시설에 먹을 것도 사 주고, 필요한 용품도 사서 기부했다. 물건은 당연히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샀다. 나라 살림도 걱정이지만 지방정부를 맡고 있는 입장에선 지역경제가 최우선이다.”-포스트코로나 준비를 지금부터 하고 있다고 들었다. “경제·사회 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일자리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동대문구가 어떤 사업을 해야 일자리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기후온난화, 청년일자리 등을 주제로 아이디어 공모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이 동대문인 것 같다. 청량리역 일대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란 표현도 과언이 아닌데. “이제 시작이다. 서울 동북부의 관문이 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남북 경제교류의 핵심지가 청량리다. 현재 청량리역에는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 ITX, KTX 강릉선, 분당선 등이 들어오면서 이미 교통의 허브가 됐다. 여기에 수도권광역철도(GTX) B·C노선이 연결되고, 현재 동북권의 다른 지방정부와 함께 추진 중인 수서고속철도(SRT)까지 연결되면 추가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이문동과 장안평, 제기동 등의 개발 사업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교육 환경 개선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아는데.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는 중간이지만, 교육재정 지원은 세 번째 수준이다. 올해 지원하는 교육경비 예산만 125억원이다. 공교육 강화를 위해 학생들의 학력 신장 프로그램에 24억원, 대학진학·취업지원 프로그램에 12억원을 배정했다. 지역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공교육 정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 -민선 7기 2년 동안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일단 집창촌이었던 청량리4구역이 개발에 들어간 것을 자랑하고 싶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창촌이 동북권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그리고 복지사업도 열심히 했다. ‘보듬누리’라고 자체 브랜드도 만들었는데 2013년부터 올 5월까지 취약계층 24만여명에게 67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했다. 배봉산 둘레길 개통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량리종합시장 내 경동시장의 길을 넓히고, 청년몰을 조성하는 작업도 했다. 아쉬운 점은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권한과 예산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이제 20여년이 다 됐는데, 국민들이 내는 세금 중 20%만 지방정부로 온다. 정부가 2022년까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조정한다고 했는데 적어도 6대4로는 맞춰야 지방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동대문의 핵심 지역이 될 청량리역 일대 정비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다. 또 이문동과 고대앞마을, 장안평, 제기동 감초마을, 청량리 종합시장 정비 사업도 차질 없이 완성하고자 한다.” 진행 주현진 사회2부장 jhj@seoul.co.kr 정리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954년 전남 나주 출생 ▲서울 송곡고, 동아대 정외과 졸업, 경희대 법학 석사 ▲민주당 중앙당 조직국장(1992) ▲제4대 서울시의회의원(운영위원장·원내대표) ▲민선 2기 동대문구청장(1998~2002) ▲민주당 중앙당 사무부총장(2007)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장(2015~2016) ▲민선 5, 6, 7기 동대문구청장(2010~2020 현재) ▲부인 정승교(세명대 교수) 박사와 2녀
  • [단독]수사심의위 13명 중 10명, 이재용 손 들어줬다

    [단독]수사심의위 13명 중 10명, 이재용 손 들어줬다

    심의위, 수사중단·불기소 의결자본시장법 적용 범위 놓고 공방검찰 출신 ‘선배 특수통’의 판정승“불기소 시 지휘부도 책임져야”삼성그룹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압도적 표차로 불기소 의견을 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국민 판단을 받아보기로 한 이 부회장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영장 기각에 이어 수사 정당성마저 잃은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에서 표결에 참여한 13명 위원 중 10명이 이 부회장의 불기소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측은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한 판단도 함께 요청했는데, 심의위는 ‘수사 중단’ 의견을 냈다. 지난 2일 이 부회장의 ‘기습’ 신청으로 시작된 수사심의위 일정이 24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이날 회의에는 무작위로 추첨된 위원 15명 중 14명이 참석했다. 양창수 위원장의 회피 신청으로 1명이 임시 위원장을 맡으면서 13명이 심의·표결에 참여했다. 사안이 복잡한 탓에 예정된 시간을 2시간가량 넘겨 끝났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검찰은 자본시장법을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변호인단은 법 위반이 아니라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위원들은 비밀투표로 표결을 진행했다. 지난 11일 수사심의위 회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꾸려진 검찰 부의심의위원회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회부가 결정됐는데, 이날 회의에서는 의견이 한쪽으로 쏠렸다. 이번 결정은 검찰 출신 ‘특수통’을 앞세운 이 부회장 변호인단의 판정승으로 풀이된다. A4 용지 50쪽 분량의 의견서와 구두 변론으로 요약되는 싸움에서 ‘선배‘ 특수통이 현직에 있는 후배 특수통을 이긴 셈이다. 이날 회의에는 주임검사인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김영철(47·33기)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 측에서도 김기동(56·21기)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54·22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특수부에서 이름을 날린 변호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의 기소가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면서 검찰은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수사심의위 의견은 구속력이 없어 수사팀이 기소를 할 수 있지만 비판 여론을 더 키울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짧은 입장문을 냈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수사를 끝내기로 했던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기소·불기소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자본시장법(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게도 똑같은 혐의가 적용됐다.법조계에서는 검찰이 1년 7개월을 수사해 왔고, 이 사건 관련 증거인멸 사건이 재판 중이기 때문에 본건에 대한 불기소 처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소명됐고,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도 수사팀이 기소를 강행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변수는 대검 지휘부의 판단이다. 2018년 수사심의위 제도가 도입된 이후 단 한 번도 검찰의 불수용 사례가 없다는 점이 대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사실상 제도 취지에 대한 검찰 스스로의 ‘부정’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때는 의사결정이 일사천리로 이뤄졌지만,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는 다소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다음달 검찰 인사가 예정돼 있어 최종 결정을 한없이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 대한 마지막 ‘반격’ 카드로 삼았던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 측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이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더라도 변호인단은 이를 충분히 활용할 ‘무기’를 갖게 됐다.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고, 외부 전문가의 판단마저 외면했다는 논리로 재판부를 설득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심의위 의견은 권고적 효력밖에 없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안인만큼 기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검찰이 더 신중하게 공소유지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종민 변호사도 “1년 7개월 넘게 수사한 사안에 대해 기소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팀과 지휘부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기소 쪽에 무게를 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울 쌀로 빚어야 ‘진짜’ 서울 막걸리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울 쌀로 빚어야 ‘진짜’ 서울 막걸리

    서울 특산 ‘경복궁쌀’로 성수동 양조장서 제조 쌀 함량 높여 깊은 단맛 목넘김 부드럽고 매끈 여러 잔 마셔도 안 질려한국의 전통주 스타일 가운데 막걸리는 지역색이 매우 강한 술입니다. 어느 지방에 가든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가 있고, 로컬 막걸리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과 충성심은 웬만한 유럽 축구팀 못지않습니다. “술은 양조장 굴뚝 아래에서 마셔야 가장 맛있다”는 독일의 속담이 국내에서 가장 잘 구현되는 술이 막걸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정작 ‘서울’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찾기란 힘듭니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과 정보가 오고 가는 서울의 특성상 가장 많은 종류의 막걸리를 맛볼 수는 있습니다. 규모가 큰 양조장들의 대량 생산 막걸리들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주류박람회에서 기자는 우유처럼 부드럽고 비단처럼 매끈한 보디감을 가진 막걸리를 우연히 맛보았습니다. 전통주 코너 한쪽에 자리잡은 ‘한강주조’ 부스에서 따라준 ‘나루 생막걸리’ 시음주였는데요. 여느 지역 막걸리와는 차별화된 라벨 디자인, 풍부한 단맛과 깔끔한 뒷맛에 반해 “이건 어느 지역 막걸리냐”고 묻자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서 생산되는 지역특산 쌀인 경복궁쌀로 서울의 양조장에서 빚은 ‘성동구 성수동 로컬 막걸리’”라는 반가운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유레카!”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지난 2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강주조 창업자 이상욱(38) 이사는 부산에서 태어나 30대 초반 건축인테리어 사업을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부산 토박이’입니다. 이 이사와 함께 양조장을 세운 고성용(38) 대표는 성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둘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술친구가 되었고, 뜻이 맞아 양조장까지 같이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처음부터 둘이 양조장 사업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이사는 “우리는 ‘소주파’였고 술의 다양한 장르나 맛에 탐닉하는 마니아는 아니었다”면서 “어느 날 문득 소주 맛에 질려 전통주를 배워보고 싶다는 대화를 했고, 다음날 바로 전통주 교육기관에 등록해 10개월간 술 빚는 법을 배운 것이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막걸리 만들기에 매료된 둘은 “왜 서울의 쌀로 만든 진짜 서울 막걸리는 없을까”는 의문을 가졌다고 합니다. 창업 아이디어의 핵심인 ‘결핍’을 발견한 셈이죠. 이들은 ‘서울’이라는 엄청난 브랜드 가치가 있는 지역성을 살린 막걸리를 제대로 만들어 판다면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후 일사천리로 사업을 준비해 2018년 양조장을 세웠고, 지난해 6월 첫 작품 ‘나루 생막걸리’를 내놨습니다. 그는 “나루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면서 “막걸리도 전통 방식을 살리기 위해 감미료를 넣지 않으면서 대신 단맛을 충분히 내기 위해 쌀의 함량을 시중의 보통 막걸리의 2~3배로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둘은 백곰막걸리, 삼씨오화 등 서울의 주요 전통주점에 직접 샘플을 들고 다니며 영업과 홍보를 했는데 출시 1년 만에 출고량 10배 이상을 달성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높은 쌀 함량 때문에 보디감은 묵직하지만 가볍게 떨어지는 산미와 단맛의 조화 덕분에 여러 잔 마셔도 질리지 않는 대중적인 맛이 인상적이었고요. 그는 “서울 로컬 막걸리는 만드는 ‘성수동 양조장’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술 이상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웃었습니다. macduck@seoul.co.kr
  • 남북 ‘파국 열차’ 일단 멈췄다

    남북 ‘파국 열차’ 일단 멈췄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 전단(삐라) 비난 담화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 롤러코스터가 일단 멈췄다. 대남 강경 드라이브에서 비켜 서 있던 김정은(얼굴)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등장한 것은 지난 7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이후 16일 만이다. 후속 조치도 일사천리였다. 북측은 강원 철원군 등 최전방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대외 선전매체의 비난 기사도 일제히 삭제됐다. 대남 경고와 내부 결속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둔 북측이 ‘군사행동 카드’를 살려 놓은 채 전략적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통신은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서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총참모부는 지난 14일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 전단 살포 지원을 예고했다. 북측이 예고했던 대적(對敵) 행동 액션플랜이 전격적으로 ‘일시 정지’된 것이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측이 지난 21일 전방 30여곳에 재설치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사흘 만에 모두 철거한 사실을 보고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전했다.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오늘’ 등 대외 선전매체들도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대남 비난 기사들을 삭제했고, 노동신문도 비난 기사를 싣지 않았다. 다만 이를 당장 대화 국면 전환 신호로 보기는 조심스럽다. 결정은 예비회의에서 이뤄졌다. 중앙군사위 예비회의가 열린 것은 ‘김정은 체제’에서 처음이다. ‘보류’는 중앙군사위 5차 회의가 열릴 때까지 결정을 미뤘다는 의미인 만큼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이날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담화를 내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에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보류 결정과 조치, 그 배경을 분석 중”이라면서도 “대북 전단에 대해 단호하게 조치하는 등 어느 때보다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접경지역인 경기 김포시 월곶면을 찾아 “주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하며 법령 위반 행위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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