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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진보 정부가 언론의 자유 이렇게 억압해도 되나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개혁이란 이름으로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늦어도 8월에는 도입하려고 한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그제 징벌적 손해배상제(언론중재법), 포털개혁(신문법),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공영방송법)을 오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의결한 뒤 상임위로 넘기기로 했다. 16명의 문체위에서 민주당 소속 8명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까지 합치면 9명으로 과반이 된다. 범여권이 일사천리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민주당이 처리하려는 이 법안은 지난해부터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에서 쏟아진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안 13건을 묶어 이달 초 특위가 만든 ‘대안’이다. 언론 등이 허위·조작 보도를 하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한선도 신설하는데 언론사 매출액의 1만분의1∼1000분의1 등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인 언론사는 최저 배상액이 1000만~1억원이 된다.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언론 관련 법에 하한액을 규정한 유례가 없다며 난감해한다. 언론학계에서 이번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손해배상액은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기준인데 가해자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한선을 두는 것은 기본 법리와 어긋난다”고 비판한다. 한국 형사법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 적용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자동차 제조사가 결함을 은폐해 사상자가 발생했을 경우(자동차관리법) 등 극히 예외적으로만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손해배상 하한액은 형사 사건의 벌금액을 정할 때나 있는 것이다. 명예훼손과 관련한 형사처벌 조항이 마련된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중 처벌이자 과잉 규제가 된다. 언론사가 악의적 오보를 하거나 거짓뉴스를 확산한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미 언론을 촘촘히 규제하는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가한다면 이는 한국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 권력 비판 기능이 제한받아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된다. 진보 정권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대선을 불과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역사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공론장에 진영 논리가 판을 치고, 내로남불적 보도가 난무하며, 확증편향이 강화되는 배경에는 디지털 시대에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민주당 등 정치권은 시선을 넓게 두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언론을 억압하는 근시안적 방식으로 나서선 안 된다.
  • [사설] 여당 단독 언론규제법 강행, 검열 부활 등 우려 많다

    언론의 오보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거액의 손해배상이 강제되는 이른바 ‘징벌적 손배제’ 도입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그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렇다 할 공청회 한 번 없이 다음주 상임위를 열어 법안 심사를 이어 간 뒤 빠르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징벌적 손배제는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본 액수의 3~5배까지 손해배상하도록 하고 정정보도는 1면이나 최초 보도와 같은 분량으로 같은 위치에 게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언론자유 침해라는 위헌 시비 등을 무릅쓰고 여당이 징벌적 손배제를 밀어붙이는 까닭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일각의 의심대로 ‘대선전 언론 옥죄기’ 목적이라면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사전 협의도 없었고, 안건조차 정하지 않은 채 민주당이 기습적으로 상정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논란이 많은 법률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최소한의 공감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법안소위에 기습적으로 상정했다는 것은 여당도 개정안에 문제가 많다고 인식했기 때문은 아닌가. 현행 언론중재법 및 민·형법 체계상 언론 보도 피해자를 구제할 수단을 마련해 뒀는데 이처럼 과도한 벌칙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그 자체가 언론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 특정한 정치세력이나 단체와 기관 등이 이 제도를 악의적으로 활용한다면 견제와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까지 저해하게 돼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권리가 크게 침해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또한 검열의 우려가 있는 편집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신문법 개정안, 정부 광고 집행을 언론사별로 조절할 수 있는 정부광고법 개정안 등도 이미 발의했고 현 정부 임기 내에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언론을 규제해 불리한 기사를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라고 의심할 만하다. 그러니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이제라도 언론단체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절차적 정당성에도 부합한다.
  • 추미애, 尹장모 구속에 “윤석열, 악의 바벨탑…누가 옳았습니까?” [이슈픽]

    추미애, 尹장모 구속에 “윤석열, 악의 바벨탑…누가 옳았습니까?” [이슈픽]

    秋 “윤석열,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라”“추미애 정공법으로 정의로운 나라 세울 것”윤석열 “법 적용에 예외 없다가 제 소신”장모측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 수사”“판결, 증거·법리에 안 맞아…항소할 것”與 맹공 “尹에 속았다” 이준석 “국민이 판단”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법정구속되자 “누가 옳았습니까?”라며 윤 전 총장을 맹비난했다. 장관 재임 당시 윤 전 총장에게 두 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총장, 중상모략이라고 반발하더니 검찰총장 출신 대권후보의 거대한 악의 바벨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면서 “추미애의 정공법으로 정의로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秋 “윤석열, 중상모략이라더니 궤변”“윤석열 치부 하나씩 드러나”“尹부인 의혹도 내가 수사지휘권 발동”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진실 만이 가짜 정의, 공정, 법치로 쌓았던 악의 바벨탑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무기일 뿐”이라며 이렇게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총장 재직시에는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피해자라며 여론을 속이다가, 대선 직행하면서 야당 후보 탄압이라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사법정의를 방해하기 위한 궤변이 아니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장모가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사실을 소개하며 “윤 전 총장은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말을 전했으나, 재판부는 국민이 입은 막대한 손해가 전혀 보전되지 않아 실형 구속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19일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총장 본인과 배우자, 장모 등 측근비리 사건 은폐와 수사 중단, 불기소 의혹에 대해 윤 총장의 수사관여를 배제하고 수사팀의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이에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며 ‘가장 점잖은 표현’이라고 공개 반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사지휘 결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의 치부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도 자신이 수사지휘했다고 강조했다.尹장모 실형 선고 7분 만에 끝나재판도 단 3차례로 ‘일사천리’ 진행재판부 “불법 알고도 자금투자 안 말려”6년 전엔 무혐의…최강욱 고소로 재수사 앞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이날 의료법위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씨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고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었다. 최씨는 6년 전에는 같은 의혹을 받았다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됐으나 이번에는 재판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은 첫 공판, 결심 공판, 선고 공판 등 단 3차례만 열려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불과 7분 만에 혐의에 대한 판단과 양형 이유 설명, 주문 낭독까지 마쳤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당일 재판부가 혐의에 대한 판단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삽시간에 선고되자 법정 안팎에서 당혹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요양병원이 불법이라는 잘 알고도 의료재단에 자금을 투자하고 이를 말리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행동도 어느 정도 있고 실제도 담당하지 않은 역할도 있겠지만 의료법 위반 책임을 부담한다는 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의료재단과 병원 설립·유지에 중요하게 기여했고 사위를 통해 병원 운영에도 깊이 관여했다”면서 “피고인의 기여가 없었다면 동업자들의 요양병원 개설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서울중앙지검은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2013년 요양병원을 개설·운영(의료법 위반)하면서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총 22억 9000만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한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당초 이 사건은 2015년 경기 파주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돼 동업자 3명만 입건됐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1명은 징역 4년이,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확정됐다. 최씨는 당시 공동 이사장이었으나 2014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조대진 변호사 등이 최씨와 당시 윤 총장,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각종 혐의로 고발, 재수사가 시작됐다.윤석열 “법 적용에 예외 없다가 제 소신” 윤 전 총장은 이날 장모 최씨의 1심 판결과 관련해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한편, 최씨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증거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소심에서 진실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또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재판부 판단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장모측 “더 깊게 관여한 자도 집유인데 구속?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적 수사” 그는 “검찰은 이미 필요한 증거를 다 확보한 상황인데 75세 노인이 무슨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다는 법정 구속을 결정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변호인과 피고인의 소명은 무시하고 검찰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정한 재판부 판단은 법률가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보다 더 깊게 관여한 이들도 이전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현재 특수한 사정이 있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에서 어디로 도주하겠느냐”면서 “이전 재판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 살펴봐 당연히 항소할 것이며, 당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에서 검찰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치적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 “국민은 윤석열에 속았다”이재명 “사필귀정” 송영길 “책임져라”김용민 “윤석열, 국힘 입당 힘들겠네”에이준석 “연좌제하니? 입당 문제 없다” 민주당은 이날 윤 전 총장의 장모의 구속 판결에 “국민은 윤석열에 속았다”면서 “사필귀정”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송영길 대표는 “검찰총장 사위가 사라지자 제대로 기소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졌다”면서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 것 없다고 하면서 국민 재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하고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과 대권 선두경쟁을 벌이는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필귀정이다. 사법적 정의가 제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가족에 한없이 관대한 검찰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며 그 정점에 있는 윤석열이 얼마나 국민을 속여왔는지 잘 보여준다”면서 “그의 국민의힘 입당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 같다”고 조소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장모의 실형 선고가 “윤 전 총장의 입당 자격 요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라면서 “사법부의 1심 판단이기 때문에 그건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그분(최씨)의 과오나 혐의가 윤 전 총장이 대선주자가 되는데 영향을 미칠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국민이 윤석열에게 속았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표는 “뭘 속았다고 표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친족에 대한 문제를 근간으로 정치인의 활동을 제약한다는 건 과거 민주당에서도 굉장히 거부했던 개념이기 때문에 공격을 위해 그런 개념을 꺼내는 게 과연 합당할까”고 받아쳤다.
  • “中 비트코인 채굴업체 90% 폐쇄”… 월가는 잇단 급락 경고

    “中 비트코인 채굴업체 90% 폐쇄”… 월가는 잇단 급락 경고

    가상자산(암호화폐)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신호로 투자자 일부가 채권 쪽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채굴업체 폐쇄 발표와 월가의 급락 경고 등이 잇따라 쏟아졌다.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쓰촨성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 전부에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20일 기준 중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류허 중국 부총리가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의 거래와 채굴을 금지한 뒤 규제 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신장과 내몽골에서는 채굴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업계에서는 ‘쓰촨성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컸다. 양쯔강 상류에 위치해 수력발전 비율이 높아서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때려잡기’ 명분으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거론했던 만큼 ‘수력발전으로 만든 전기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상당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의 단호한 정책 집행을 두고 “일부 업자들의 환상이 깨졌다”고 밝혔다. 채굴업자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중앙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채굴업체 폐쇄 여파로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보다 8.3% 낮은 3만 2094달러(약 3640만원)로 하락했다. 일주일 전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지난 4월 중순의 역대 최고치 대비로는 반토막이다. 월가에서는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데드크로스는 단기 주가가 중장기 평균가격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추세적 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징조로 인식된다. 20일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추락했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 프레드 어샴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자산 거품이 꺼져)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 나머지 코인들도 대부분 급락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거의 모든 암호화폐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사면초가’ 놓인 비트코인...中 채굴업체 90% 폐쇄에 “데드크로스 우려”

    ‘사면초가’ 놓인 비트코인...中 채굴업체 90% 폐쇄에 “데드크로스 우려”

    가상자산(암호화폐)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신호로 투자자 일부가 채권 쪽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채굴업체 폐쇄 발표와 월가의 급락 경고 등이 잇따라 쏟아졌다.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쓰촨성이 26개 비트코인 채굴업체 전부에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20일 기준 중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류허 중국 부총리가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비트코인의 거래와 채굴을 금지한 뒤 규제 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신장과 내몽골에서는 채굴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업계에서는 ‘쓰촨성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컸다. 양쯔강 상류에 위치해 수력발전 비율이 높아서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때려잡기’ 명분으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거론했던 만큼 ‘수력발전으로 만든 전기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상당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당국의 단호한 정책 집행을 두고 “일부 업자들의 환상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채굴업자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중앙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도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데드크로스는 단기 주가가 중장기 평균가격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추세적 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징조로 인식된다. 20일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추락했다. 과거 비트코인이 데드크로스를 보인 것은 2019년 11월이다. 이때도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새 10%가량 추가로 떨어졌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 프레드 어샴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자산 거품이 꺼져)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 나머지 코인들도 대부분 급락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거의 모든 암호화폐의 가치가 ‘0’으로 수렴할 것”으로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담당자 조너선 치즈만도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내 채굴업체가 대거 폐쇄돼 가상자산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비트코인은 결코 달러화를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금이 자산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수천년간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온 덕분인데,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강남 재건축 흔들림 없는 소신… “결코 멈추지 않겠다”

    강남 재건축 흔들림 없는 소신… “결코 멈추지 않겠다”

    민선 7기는 코로나19와 임기를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하는 시기에 코로나19 대응에 바빠 ‘공약’(公約)을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초지방정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는 도시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번 주부터 4년차에 접어든 서울 25개 구청장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력과 성과,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위한 정책 등을 들어봤다.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강남’이다. 2018년부터 강남구의 구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순균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시민들의 일상을 통찰력을 갖고 들여다보고, 이를 행정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정순균표’ 온택트 행정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또 정 구청장은 최근 부동산과 재개발·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지난 3년 동안 이뤄진 강남구의 변화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강남 재개발·재건축 문제의 해법을 지난 7일 제시했다. -3년 동안 진행한 사업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대응을 넘어 행정체계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도전이었다. 때문에 초기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이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강남구는 선제적으로 행정의 전 분야를 ‘온택트’(비대면 온라인 접촉)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강남구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책, 주민지원책 등을 알려드리는 ‘미미위강남 코로나19 브리핑’과 강남구의 주요 정책을 상세히 알려드리는 ‘정책브리핑’을 구청장인 내가 직접 진행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와 ‘더강남’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민원대기 번호표를 신청할 수 있는 ‘스마트 민원서비스’와 ‘온라인 간편 출입명부’는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에서도 따라 하기 힘든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강남페스티벌’, ‘IEF 국제 e스포츠 페스티벌 in 강남’, ‘국제평화마라톤대회’를 온택트 방식으로 개최하는 등 일상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작업도 온택트로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의 브랜드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브랜드화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해 달라. “‘미미위강남’(MEMEWE)은 “나(ME), 너(ME), 우리(WE)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있는 강남”이라는 뜻이다. 지난 1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더강남’ 앱 등을 통해 홍보를 열심히 했는데, 그 결과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8%가 ‘미미위강남’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각종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강남 하면 부동산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하하. 가장 궁금했던 문제 아니냐.” -맞다. 정부가 강남을 부동산 시장 불안의 진원지라고 생각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강남 아파트가 너무 노후화됐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묘안이 없나. “먼저 강남의 재건축 사업이 멈춰 섰다는 것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시작하자. 강남에 아파트 단지가 309개가 있는데 그중 83개 단지가 30년 이상이 됐다. 이 83개 단지 중에서 74개 단지는 현재 재건축 사업의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 한마디로 재건축 대상 단지 중 89.1%가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강남 재건축이 멈춰 섰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지 않아서다. 실제 개포동 대부분의 단지에서 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청담동 삼익아파트 등도 재건축이 활발하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압구정현대아파트나 은마아파트도 시에서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이 결정되면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도 강남 아파트 재건축을 너무 부동산 가격 측면에서만 보면 안 된다. 현재 재건축을 하겠다고 나서는 아파트의 대부분이 시설 노후화로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곳들이다. 시민들의 생활개선 차원에서도 고민돼야 한다.” -그래도 재건축을 하게 되면 집값이 많이 오르게 되는 것 아닌가. “강남은 이미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 인위적으로 재건축을 틀어막는다고 강남 집값이 잡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강남 신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도시 등을 활용한 공급도 필요하겠지만 민간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질 좋은 아파트를 공급하면 장기적으로는 주택 가격을 잡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주택 공급 방식으로 반드시 공공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강남 재개발·재건축이 활성화되면 과도한 개발 이익 문제로 개인은 물론 지역 간 불균형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단 민간에서 주택을 공급하게 하기 위해서는 주택 소유자와 조합에 일정 수준의 개발이익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개발 수익은 공공에서 환수해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나 강북 발전에도 쓸 수 있다고 본다. 개발에 따라 발생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덜 개발된 지역과 나누면 윈윈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면 안 된다.” -재산세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의 재산세를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1가구 1주택인 중산층도 세금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적당한 수준의 집에 사는 사람이 세금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 채에 수백억원씩 하는 초고가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맞지만 어찌하다 집값이 오른 중산층, 특히 1주택자의 경우에는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은 13년째 그대로다. 강남구 주택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9억원 초과 주택은 9만 가구가 넘어서, 2018년 대비 71% 증가했다. 그런데 이들의 실제 소득이 그렇게 늘었냐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과세 기준인 9억원을 12억원으로 완화하고, 또 연금생활자 같은 저소득 고령자에 한해 소득과 연계해 연령이나 보유 기간별 공제율을 합산해서 재산세를 최대 80%까지 감면해 줘야 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안을 정부와 서울시에 건의했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다. “일단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 아니겠나. 코로나19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행정체계를 온택트 방식으로 바꾸고, 첨단기술을 활용해 검체 검사율을 높인 것은 또 성과이자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백년대계 아닌 5년소계”… 갈등 키우는 국가교육위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이 수일 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만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위원회 구성이 구조적으로 친정부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교육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국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번주 중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을 처리한다. 앞서 지난달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여당이 법안을 단독 의결했는데, 이를 30일 이내에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표결해야 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주 중 표결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 “세부 일정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도 있다. 정부의 당초 목표였던 연내 출범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과 정파로부터 독립된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수립한다는 취지의 대통령직속 의결기구다. 대입제도나 교원정책 등 큰 틀의 교육정책을 10년마다 수립하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시행계획을 세워 이행해야 한다. 문제는 위원회의 구성 자체가 정파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는 총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국회 추천 9명과 대통령 지명 5명 등 정치권의 몫이 14명에 달한다. 여당이 추천하는 4~5명과 교육부 차관까지 9~10명이 정부·여당 측 인사인데다, 진보교육감이 대부분인 현재의 지형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과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가 추천하는 1명까지 더해지면 친정부 인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 결국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 위원회를 출범시켜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을 ‘알박기’하는 셈이라고 국민의힘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비판한다. 보수 정권이 출범하면 마찬가지로 보수 성향의 위원들을 대거 포진시켜 전임 정부의 교육 정책을 뒤엎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국가교육위가 옥상옥 기구가 될 뿐 아니라 교육의 ‘5년지소계’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야당과 최대한 합의를 끌어낸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전체회의 개최를 거부하고 있어 여당이 단독 처리할 여지도 남아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이날부터 국회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하고 “독립적이고 정치 중립적인 기구를 여야 합의를 통해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文, 김·임·노 하루 만에 임명… 野 동의 없는 31번째 장관

    文, 김·임·노 하루 만에 임명… 野 동의 없는 31번째 장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김부겸 국무총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쯤 김 총리에 대한 임명안, 오전 9시쯤 임 장관과 노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김 총리와 임 장관, 노 장관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여당이 전날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김 총리 인준안을 통과시키고, 상임위에서 임·노 장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지 하루 만에 이들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이들을 임명한 것은 지난달 16일 국무총리 지명 및 개각 발표 이후 28일 동안 지속된 청문 정국을 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임 장관과 노 장관, 박준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낙마 공세를 벌이는 가운데, 여당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1명 이상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여야는 물론 당청 간 갈등이 불거졌다. 박 전 후보자가 전날 자진사퇴를 함에 따라 당청은 낙마 여론을 일정 반영했다고 판단, 전날 국회에 이어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일사천리로 완료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노 장관이 임명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31명으로 늘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與 결국… 김부겸 총리 인준안 단독 처리

    與 결국… 김부겸 총리 인준안 단독 처리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하자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처리한 민주당은 곧바로 야간 상임위원회를 열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도 일사천리로 채택했다. 야당이 부적격 판정한 임·박·노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이 낙마하며 숨통이 트이는 듯했던 인사청문회 정국은 다시 얼어붙게 됐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적격성 논란이 제기된 인사에 대해 청와대가 야당의 반발과 여당의 재고 요청을 받아들여 임명을 강행할 뜻을 접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정국은 당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68명, 반대 5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앞서 이날 정오쯤 박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사퇴를 알렸다. 박 후보자는 부인이 도자기를 불법 반입·판매한 의혹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모두 저의 불찰이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의 부인은 박 후보자가 2015~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할 때 찻잔, 접시 세트 등 약 3000점의 도자기를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으로 팔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12일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집단 반발해 당청 관계가 변곡점을 맞았다. 송영길 대표가 ‘세 명 모두 강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도 여론을 감안해 박 후보자가 낙마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후보자가 어려움 끝에 사퇴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고심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소통하면서 본인이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여론이나 국회, 여당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4일 임·노 후보자의 임명안을 재가한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일방처리를 강력히 규탄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폭주하며 민생경제를 전복시켰던 임대차 3법, 소주성 정책, 25번의 부동산 정책을 벌써 잊었나”라며 “민심에 의해 전복돼 추락할 일만 남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민영·신형철·임일영 기자 min@seoul.co.kr
  • 임혜숙 이어 노형욱 청문보고서도 ‘일사천리’ 채택…野 “수치스럽다”

    임혜숙 이어 노형욱 청문보고서도 ‘일사천리’ 채택…野 “수치스럽다”

    김부겸→임혜숙→노형욱까지 줄채택국힘 “文도 부동산 할 말 없댔는데 철회해야”심상정 “위장전입·부동산 특공 미흡, 부적격”與 “집값 천정부지 뛰는데 빨리 장관 뽑아야”김부겸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곧바로 채택한 데 이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까지 일사천리로 상임위원회에서 채택했다. 野 “‘그 나물의 그 밥’ 소리 듣고 싶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노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지난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노 후보자를 내정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국토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끝까지 표결 채택에 반대했지만 수적 우위를 가진 여당에는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국민의힘은 보고서 채택에 항의한 뒤 집단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에 앞서 토론을 신청, 노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를 들며 보고서 채택을 거듭 반대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만큼은 할 말이 없다고 했는데 노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고 한다”면서 “여당은 민심의 흐름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노 후보자 지명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도 “이 정권 국토부 장관 두 사람(김현미·변창흠)의 운명을 우리 모두 두 눈으로 지켜봤다”면서 “노 후보자가 정말 국토부 장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차피 정권 끝나가는 마당에 누굴 임명하든 무슨 상관이야, 그 나물에 그 밥이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으로 추천할 수 없다”면서 “수치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역대 정권 중 집값이 최대로 폭등해 국민 좌절감이 크고 공직자 부패와 위선으로 분노하는 상황에서 노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부동산 특별공급 문제 등은 국민이 볼 때 미흡한 부분이다”면서 “저와 정의당은 노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결론냈다”고 말했다.임혜숙도 ‘속전속결’ 채택野 “의사진행발언도 없이” 반발 ‘고가 도자기 밀수 의혹’ 박준영 자진사퇴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야당의 태도가 국정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결격 사유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상혁 의원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국토부 장관이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4일 청문회 당시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은 있었지만, 야당 의원들도 후보자의 공직생활이나 자질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오는 14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배우자의 ‘고가 도자기 밀수 의혹’이 제기된 박 후보자는 이날 자진사퇴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가 사퇴한 점을 근거로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했다. 이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사진행 발언 없이 곧바로 의결했다. 노 후보자 보고서까지 채택하면서 민주당 예정대로 보고서 채택은 모두 끝났다. 과기위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는 “의사진행 발언도 듣지 않고 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인권 만행 경악…탈북자 용기에 경의” [이슈픽]

    미 국무 “北, 코로나 구실 인권 만행 경악…탈북자 용기에 경의” [이슈픽]

    “북, 코로나 구실로 죽이라 발포 명령 가혹”“가장 억압적 전체주의 국가…탈북자 지지”“만행 발 붙일 곳 없다…유엔·동맹과 협력”文정부 ‘대북전단금지법’ 또 우회 비판 “북 주민에 독립적 정보 접근 지원할 것”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한순간도 못 멈춰”미국 국무부가 28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독한 만행”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는 탈북민들을 향해 “탈북자와 인권 공동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런 중대한 불의를 집중 조명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명 세계에는 그런 만행이 발붙일 곳이 없으며,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유엔 및 동맹과의 협력 의지를 내보였다. “정치범수용소서 10만명 학대 고통”“수백만 北주민, 존엄 인권 침해 받아”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자유주간을 맞아’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에 의해 정치범수용소에서 말할 수 없는 학대로 고통받는 10만명 이상을 포함해 존엄과 인권을 계속 침해받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과 함께 서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자유주간은 대북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 등이 주관해 열려 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싸운다는 구실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북중 국경에서 발포해 죽이라는 명령 등 북한 정권이 취한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대와 위반을 조사하며 북한 주민을 위한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책임을 촉진하고자 유엔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의 이러한 성명은 최근 발표된 미 정부의 인권보고서 등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 입장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美, 한국 대북전단금지법에 “北,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해야”김여정 “삐라 살포 조처 안 세우면북남 군사합의 파기 각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특히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유입 증가가 미국의 우선순위”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북한의 불의를 조명하려는 탈북자 등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이날 성명도 그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6월 담화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다음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운운하며 경고한 지 하루 만이었다. 이후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남비방전에 나섰고 김 부부장이 예고한대로 한국 예산 180억원을 들여 만든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정부와 여당은 그해 12월 북한으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조항을 만든 대북전단 살포금지 법안을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당시 북한인권단체들은 전단 살포뿐 아니라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행위까지 폭넓게 금지한 법 통과에 대해 과잉입법이라고 우려했었다. 블링컨 미 국무, 정의용 외교에 “북 정권, 자국민 광범위 학대 자행”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 유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달 방한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권 외교’에 주력하는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전략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인권을 중심으로 한 신랄한 대북 비판이 비핵화를 목표로 한 한반도 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분열 물질 생산 등 핵 활동을 지속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경수원자로(ELWR)가 건설 중이라며 공사가 완공되면 이 원자로는 핵무기용 핵분열 물질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을 확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합의 등을 북한이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북한에 알려지지 않은 추가 핵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믿고 북한이 2018년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선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의 최우선 목표라면서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의 FFVD가 이뤄질 때까지는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영 “남북 인도적 협력 일관되게 추진”“남북협력기금에 반영, 즉각 시행 가능”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남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며 필요할 때 즉각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한반도 번영의 길, 남북 생명·경제공동체 추진방안’ 토론회 축사에서 “통일부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시작은 가장 시급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분야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오랜 기간 제재로 인한 어려움에 더해 지난해 수해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지속으로 더욱 안 좋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장관은 “남북 민생협력을 규모 있게 추진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게 올해 남북협력기금에도 관련 예산을 이미 반영해놨다”면서 “북한의 반응, 북중 국경 상황과 우리 국민의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할 때 즉각 시행할 수 있게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인도적 협력만큼은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추어 설 수 없다”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등 보건의료 협력과 민생협력 등 인도적 협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DMZ 평화의 길’ 복구 등 30억 반영 이 장관은 지난 8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회의에서도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되어가는 등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한반도 정세를 전환할 모멘텀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교추협 회의에서 향후 ‘DMZ 평화의 길’ 코스 중 하나인 철원 구간을 정상 운영하기 위해 지난해 집중 호우로 유실된 비마교를 복구하는 데 남북협력기금으로 23억원을 지원하는 안을 심의·의결했다. 또 정부는 DMZ의 역사·생태·문화유산 등 분야별 정보를 국민에게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DMZ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바이든 “백신, 해외 줄 만큼 충분하지 않아”… 속 타는 한국

    바이든 “백신, 해외 줄 만큼 충분하지 않아”… 속 타는 한국

    한국이 미국에 ‘백신 스와프’를 제안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해외로 보낼 만큼 백신이 충분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내 공급 우선 원칙을 밝힌 것으로 다음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신 조달을 위해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정부엔 달갑지 않은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연설을 가진 뒤 잉여 백신의 해외 지원 질문에 “지금 해외로 그것(백신)을 보내는 걸 확신할 만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백신을 보내도 안전한지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 각국에 가치가 있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여 가속이 붙은 미국 내 접종 상황을 감안할 때 머지않은 시기에 백신 지원의 길을 열어 둔 언급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일부 백신을 캐나다 등에 지원한 것을 언급하며 “사용하지 않는 백신 중 일부를 어떻게 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무부도 자국 내 백신 접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백신 스와프 방안에 대해 “한국 또는 어떤 다른 나라와의 비공개 외교적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현재의 초점은 미국 내에서의 백신 접종 노력”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해외 지원이 힘들다는 의미로 읽힌다. 각국이 백신 확보 전쟁에 나선 가운데 미 정부는 자국민을 위한 백신을 제외하고 화이자·모더나의 향후 추가 증산분이나 미국 내 접종 허가는 나지 않았지만 생산만 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만을 해외에 제공한다는 기준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준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AZ 백신 400만회분을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 내 접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 취임 92일째를 맞은 이날 성인 3명 중 1명이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은 “취임 92일째를 맞아 접종 2억회에 도달했다”고 자랑스럽게 선언하고 “16세 이상 성인이라면 더는 차례를 기다리지 말라”고 접종을 독려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中의 인프라가 두려운 美… 낡은 철도·교량·도로 재건에 집중

    中의 인프라가 두려운 美… 낡은 철도·교량·도로 재건에 집중

    “장담하건대 중국은 미국을 기다리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2조 2500억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기반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그 배경에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있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도로, 수도, 전기 등 전통적인 인프라뿐 아니라 반도체·배터리·희토류 등에 대한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까지 포함된 야심 찬 투자 계획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이 그간 빠르게 구축해 온 인프라와 미국의 낡은 인프라 간 차이가 드러나면서 인프라 투자가 대중 견제용 카드라는 바이든의 발언은 여론의 공감을 얻고 있다. ●바이든, 운송·통신 등 전통 인프라 구축 집중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철도·교량·도로 등 전통적인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집중된다. 운송·상수도·통신·전력에 9320억 달러(41.4%)가 투입되며 제조업·혁신 5800억 달러(25.8%), 돌봄시설 4000억 달러(17.8%), 주택·학교·병원 3380억 달러(15%) 순이다. 기본적인 인프라의 부족으로 제조업, 물류 등 경제 전반에서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실제 취재 중에 만난 워싱턴포스트(WP)의 한 기자는 “미국의 물류는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는데 노후된 교량과 도로로 인해 자주 교통이 통제된다. 미국이 초고속 열차를 위한 철로가 사방으로 깔린 중국의 물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토목학회(ASCE)가 4년마다 발표하는 미국 인프라 평가보고서에서 2021년 미국의 인프라 수준은 ‘C-’였다. 보통(B)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중교통 시스템이 ‘D-’로 최하위였고, 총 17개 항목 중 11개가 ‘D+’ 이하였다. 또 정부와 민간이 투자하는 자금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필요한 액수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찾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이스트폴스처지 지하철역은 다소 한산해 보였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워싱턴까지 연결되는 지하철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자 지하철을 운영하는 워싱턴DC 메트로(WMATA)는 지난달 해당 역을 포함한 22개 역에 대해 폐쇄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91개 역의 지난해 이용객이 평소의 10%로 줄어들면서 연방정부는 지난해 말 6억 달러(약 675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WMATA는 역을 폐쇄하지 않고는 운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금도 역까지 걸어오려면 20분은 걸리는데 이 역이 없어지면 사실상 출퇴근이 어려워진다”며 “정말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대중교통은 수익보다 공공재로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美, 항만연결·전력 공급망 등 中에 밀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미국의 인프라 경쟁력은 뒤떨어진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의 국가별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미국의 인프라는 87.9점으로 세계 13위다. 5위와 6위인 일본(93.2점)과 한국(92.1점)에도 뒤처진다. 36위인 중국과 비교하면 미국이 대체적으로 앞서지만 항만연결성지수(중국 1위·미국 8위)에서는 이미 중국이 앞섰다. 전력 공급망은 2위로 동률이었으나 전력 공급의 품질 면에서는 미국(23위)이 중국(18위)보다 아래였다. 게다가 정부의 개입보다 시장의 자율을 선호하는 미국은 그간 인프라 투자 자체에 인색한 편이었다. 주요 20개국(G20)이 만든 비영리 기구 ‘글로벌 인프라 허브’에 따르면 204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율은 중국이 5.1%로 1위였다. 일본은 3.2%로 5위, 한국은 2.9%로 6위였고 미국은 불과 1.5%로 18위였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브렌트 스펜스 교량은 낙후된 인프라의 상징으로 통한다. 남부 플로리다주부터 북부 미시간주를 관통하는 75번 고속도로상에 있는 주요 교량으로 1960년대 하루 8만대의 차량이 지날 수 있도록 지었다. 하지만 현재 이용량은 그 두 배인 16만대에 이른다. 주 정부에 따르면 이곳의 사고 비율은 다른 곳 평균보다 3~5배가 많고, 상습 정체로 인해 매년 600만ℓ의 휘발유가 낭비된다.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자신의 대형 인프라 정책을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이곳을 찾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두 전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교량은 당시보다 더욱 노후됐다. 대다수 미국인이 인프라 재건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결국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두 전임 대통령도 이 때문에 입법에 실패했다. 바이든은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21%→28%)을 제시했는데, 공화당은 이미 반대를 선언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이미 고용이 되살아나고 있고 일자리보다 정부 부채만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60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산을 감축한 공화당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트럼프도 재임 당시인 2020년 2월과 3월에 각각 1조 달러,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았지만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의 반대로 입법화되지 못했다. 바이든은 미국의 오래된 숙원이지만 번번이 좌절된 인프라 투자를 두고 의회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대중 견제용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이든은 지난달 25일 첫 언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3배나 많은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미국은 전체 교량의 3분의2에 달하는 23만 1000개를 수리해야 하고, 주요 도로의 20%가 나쁜 상태이며, 항공편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150만 시간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수치도 조목조목 제시했다.●中 인프라 구축 핵심은 당 중심의 ‘계획경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만 7900㎞에 이르는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미국 동부 끝인 뉴욕과 서부 끝인 로스앤젤레스를 무려 8번이나 왕복할 수 있다”며 “미국의 강경한 대중 비판론자들조차 교량, 철도 등 중국의 인프라 건설 능력에 경외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161㎞(100마일)당 미국의 암트랙은 평균 90분이 걸리지만 중국 고속철은 65분 만에 주파한다. 이 밖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0개의 빌딩 중 49개가 중국에 있으며, 길이가 2.13㎞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이저우의 핑탕 교량 등 100만개가 넘는 다리가 중국에 있다. 거친 표현으로 중국을 비난하던 트럼프조차 “중국은 믿을 수 없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미중 간 인프라 구축 속도에 차이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 중국 당국의 명령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계획경제를 지목했다. 바이든도 지난 7일 인프라 투자에 대한 입법 통과를 의회에 요구하며 “그들(중국)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분열되고 느리고 제한되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바이든은 지난 12일 양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회동하는 등 인프라 법안 처리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법안 규모 및 법인세율 인상 폭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한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가 계속되면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단독으로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키는 ‘플랜B’도 고려 중이다. 바이든의 말대로 이번 인프라 투자는 ‘한 세대에 한 번뿐인 투자’(a once-in-a generation investment)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대규모 투자다. 미중 패권 경쟁의 주춧돌을 놓는 과업이 이번에는 성공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월드피플+] 부모잃은 어린 7남매 모두 입양한 美 부부의 사연

    [월드피플+] 부모잃은 어린 7남매 모두 입양한 美 부부의 사연

    미국의 50대 중년 부부가 무려 7명의 친남매를 한꺼번에 입양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에 올랐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캘리포니아 주 메니피에 사는 팸(50)과 게리 윌리스(53) 부부의 감동적인 입양기를 전했다. 이른 은퇴를 앞두고 있던 윌리스 부부가 입양을 기다리던 7명의 어린 남매를 처음 알게된 것은 지난 2019년. 당시 부인 팸은 페이스북을 보다가 우연히 한 가정에 동시 입양을 원하는 어린 7남매의 사진을 보게됐다. 이들의 부모는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어 어린 남매들은 당시 1년 넘게 가정위탁 중인 상태였다. 팸은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이들의 사진과 사연을 보자마자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상황의 남편은 아마 내가 미쳤다고 말할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놀랍게도 남편 게리도 부인과 똑같이 이들을 입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미 5명의 성인 자녀를 두고있는 상황에서 부부는 과거에 단 한번도 입양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입양 결심이 서자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그로부터 두달 후 부부는 7남매를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지난해 8월에는 법정에서 정식 입양했다. 이렇게 부부는 4세 부터 15세까지 아이들의 새 부모가 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에 마음의 터전을 잡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사망한 친부모가 마약중독으로 7남매가 노숙자 쉼터를 떠돌 정도로 이들은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은 과거가 있었다. 팸은 "입양 초기 당시 7살 아이가 한밤 중 우리 부부 침실로 들어왔다"면서 "'악몽이라도 꿨니'라고 묻자 아이는 '새 부모님이 방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아이들은 우리가 '진짜'라는 것을 완전히 믿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아마 우리가 떠날 것이라 여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열린 입양 행사에는 부부의 친자식들도 모두 참석해 새 가족의 탄생을 알렸다. 팸은 "새 아이들은 우리에게 두번째 육아 기회를 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두번째 아빠, 엄마가 됐다"면서 "아이들은 우리의 두번째 기회"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선거용’ 가덕도 띄우기…결국 김해신공항 폐기

    ‘선거용’ 가덕도 띄우기…결국 김해신공항 폐기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빼도 박도 못하게 대못을 박았다.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공식 선언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사실상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철저한 검증 없이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뒤집어엎은 것이다. 잔여 임기 1년짜리 부산시장을 얻기 위해 당정뿐 아니라 야당까지 야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법 후속 조치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후속 조치의 첫 단계로 기존의 김해 신공항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즉시 중단하고, 보류 중인 김해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잘라버렸다. 2016년 정부가 확정한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5년 만에 포기 선언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토연구원 용역과 프랑스 파리공항 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등 전문기관의 객관적 판단을 거쳐 결정한 정책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 부정’에 빠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가덕도는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한 전문 기관의 사타에서 김해, 밀양에 뒤진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 최소 40억원 넘는 혈세가 버려진 셈이다. 정부는 신속하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타와 자문을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공항 건설 과정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일사천리로 추진한다. 오는 5월 안에 사타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3월 내에 사업추진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대규모 공항 건설 사타는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로 1년 이상 걸린다. 이번 사타는 공항 건설 위치가 가덕도로 정해진 만큼 일반적인 국책사업 사타에서 이뤄지는 입지 검토는 아예 배제된다. 확정된 공항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 조달, 공기단축 방안 등을 마련하는 절차로 ‘답정너’식 사타라고 보면 된다. 사업비가 최대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인데도 1년 안에 모든 사업 방향을 결정짓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타와 동시에 이뤄지는 자문 역시 사타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성격이 짙다. 여기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조속한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필요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31개 법률에 따른 각종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타가 종료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정창수 관동대 석좌교수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정책결정 과정을 무시하고 특별법을 만들더니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신공항 건설 준비도 1년 안에 뚝딱 해치우겠다는 것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임창용 칼럼] 어느 청계천 봄날의 역설

    [임창용 칼럼] 어느 청계천 봄날의 역설

    청계천 버들가지에 통통하니 물이 올랐다. 그 아래에선 아이 팔뚝만 한 잉어 서너 마리가 잠을 자는 듯 움직임이 없다. 모처럼 봄볕을 쬐며 졸음이라도 즐기는 것일까. 햇살을 머금은 바람. 도둑처럼 다가온 봄, 답답한 사무실을 박차고 나온 보람이 있다. 가슴이 뛴다. 얼마 전 누군가도 가슴이 뛴다고 했었다. 지난달 부산 가덕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그랬다.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니 가슴이 뛴다고. 하지만 그날 내 가슴은 무너지는 것 같았다. 봄기운 가득한 청계천 산책길에서 가슴 무너지게 했던 순간이 생각나다니. 이 무슨 잔인한 봄날의 역설인가. 4년 전 대선 후보 문재인이 부산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거론할 땐 그저 유권자들에 대한 인사치레거니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간혹 부산에서 신공항 건설에 대한 긍정적 발언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정치가 타락했어도 이미 결론이 난 초대형 국책사업을 뒤집어 선거에 제물로 바치지는 않을 것이란 한 가닥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가슴이 뛴다”는 문 대통령의 한마디는 결국 여권의 국책사업 뒤집기 공작의 매조지가 됐다. 그 다음날 가덕도특별법은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사실 지식이 부족한 나로선 솔직히 김해신공항과 가덕도신공항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절망스러웠던 것은 가덕도신공항 자체 문제 때문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우리 정치를 향한 최소한의 믿음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아무리 정치의 제일 목표가 집권이라고 해도 국가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선은 지킬 것이란 믿음 말이다. 한 나라의 초대형 사업이 어떻게 이렇게 허무하게 뒤집힐 수 있을까. 10여년간의 검토와 갈등 조정의 결과는 대체 뭐란 말인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검토가 시작됐다. 2002년 김해공항 돗대산에서 민항기가 추락한 사고가 계기였다. 이후 밀양 하남과 부산 가덕도 두 곳 후보지가 정해졌지만, 이명박 정부는 모두 경제성이 낮다며 2011년 사업을 백지화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가 다시 부산·울산·경남의 표심을 겨냥해 신공항을 추진했다. 김해신공항과 밀양, 가덕도 세 곳이 후보지로 거론됐다. 지역 간 경쟁이 과열되고 갈등이 심각하자 객관적 평가를 위해 프랑스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에 타당성 조사를 맡겼다. 결론은 김해신공항으로 나왔고 영남권 5개 광역단체도 결론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어렵게 결론을 냈음에도 여권은 지속적으로 약속 파기를 위한 연기를 피웠다. 4년 전 문재인 후보는 ‘24시간 운영되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결국 당선됐다. 지역민들의 소음 문제 반발, 안전성 재론 등이 이어졌다. 오거돈·김경수·송철호 등 부울경 단체장들은 영남과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5개 광역단체가 가까스로 도출해 낸 김해신공항 합의를 헌신짝마냥 내동댕이쳤다. 오거돈의 낙마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신공항 추진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라는 급행열차를 탔다. 그러나 그 과정은 저급하고 비겁했다. 대형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거쳐야 하는 조사와 평가작업을 대부분 면제해 주는 해괴한 법을 탄생시킨 것이다. 입지 선정 과정조차 없이 가덕도를 공항 예정지로 못박았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특별법에 따라 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면제되는 규제가 31개에 달한다고 한다. 소방이나 대기환경, 군사기지 보호, 위험물 관리 등과 관련된 모두 중요한 규제들이다. 압권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사실상 면제해 준 것이다. 가덕도특별법 제7조는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28조원이 소요되는 초대형 사업에 예산 낭비를 막을 최소한의 방어막조차 걷어내 버린 것이다. 저급한 입법농단이었다. 여권의 농단을 막아야 할 제1야당마저 눈앞의 선거에 눈이 멀어 정신줄을 놓아 버렸다. 국민의힘은 부산 표심 이탈에 겁을 먹고 가덕도신공항 불가 입장을 접었다. 비겁하기 짝이 없다. 이제 대선과 총선 등 전국 선거에서 무슨 낯으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가덕도특별법은 어떤 국책사업이든 선거철이면 뒤집힐 수 있다는 참 나쁜 선례를 남겼다. 주요 선거 때마다 지역 표심을 의식한 매표용 특별법이 줄 이을 것이다. 이제 어떤 논리로 이를 막을 수 있을까. 청계천의 봄기운에 뜨거워졌던 가슴이 어느덧 차갑게 식고 있다. 심의실장 sdragon@seoul.co.kr
  • 영농 안 하는 불법시설물 수두룩…‘이행강제금’ 없이 보상금 주나

    영농 안 하는 불법시설물 수두룩…‘이행강제금’ 없이 보상금 주나

    “문닫힌 비닐하우스… 뭘 키우는지 몰라”원상 복구 명령·경찰 고발 할 수 있지만지구지정 고시 이후 사실상 단속 손놓아국토부 ‘부과 유예’로 토지주는 거액 챙겨“지구지정 이후라도 원상복구 강제해야”지난 17일 오전 고양창릉신도시 수용 예정지인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한 하천변 다육식물 농장. 2중 앵글로 포장한 초대형 비닐하우스 3개 동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근처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은 “3기 신도시 지정설이 나돌던 2018년 말 여성 3명이 왔다 갔다 하더니 일사천리로 비닐하우스를 지었으나 무엇을 키우는 곳인지 모르겠다. 늘 잠겨 있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덕양구 관계자는 “2018년 항측(항공촬영)에 한 개 동이 찍혀 영농 여부를 살폈으나, 물건 보관만 하고 농업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 원상복구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내리려 했으나 이듬해 5월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돼 그냥 놔두고 있다”고 밝혔다. 샛고개를 지나 원당면 공동묘지 방향 산길로 들어서자 좌우에 지목이 밭 또는 임야지만 현황은 고철 등의 야적장으로 사용 중인 곳이 5~6곳이나 된다. 신흥관에서 고양컨트리클럽으로 이어지는 왕복 2차로 길가 양쪽에는 무허가 조립식패널 건물이 수두룩하다. 밭을 주차장이나 나대지로 쓰는 경우는 애교 수준이다. ‘계고장’이라 불리는 원상복구 명령을 한두 차례 내린 후 최대 5000만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경찰 고발까지 할 수 있지만, 2019년 5월 신도시 예정지 발표와 2020년 3월 지구지정 고시 이후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예정지를 발표한 이후인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 예정지로 발표한 그린벨트 지역 내 불법시설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라’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이행강제금 부과와 고발 등의 효과적인 행정조치가 뒤따르지 못하다 보니 불법이 판치고, 엄청난 수용 보상금으로 신도시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또 이행강제금의 ‘부과 유예’는 곧 ‘부과 취소’와 같다. 토지주는 부과 유예로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보상금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의 주인이 LH로 바뀌는 순간 이전 토지주에게 부과됐던 이행강제금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달수 경기도의원은 “지구지정 이후라도 불법으로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원상복구하도록 강제했더라면 보상감정 업무 부담도 줄고 혈세나 마찬가지인 보상금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토지주의 부당 이득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이행강제금을 빼고 보상하고, 그동안의 이자 또한 법정 이율 등으로 더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그린벨트 지역 내 위법행위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사실 국토를 관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벌칙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직접적으로 소유자가 해결하게끔 하는 게 취지”라면서 “공익사업으로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토지는 더 보호할 가치가 없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와 관련한 법령 개정 검토는 그 이전부터 있었다”면서 “2002년쯤부터 일부 지역에서 유예할 수 있도록 유권해석을 해 오다가 올해부터 시행령을 바꿔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신세계·네이버 ‘지분 2500억 빅딜’… 反쿠팡 유통동맹

    신세계·네이버 ‘지분 2500억 빅딜’… 反쿠팡 유통동맹

    오프라인 유통 고수 신세계그룹과 온라인 최강자 네이버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손을 잡았다. 이로써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패권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구도 속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이 추격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16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을 열고 2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협약 내용은 양사 이사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실제 주식 교환은 17일에 이뤄진다. 이마트는 1500억원 상당의 지분 2.96%를 네이버 지분 0.24%와, 신세계는 1000억원 규모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6.85%를 네이버 지분 0.16%와 각각 맞교환한다. 이번 동맹은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에서 회동한 뒤 두 달간의 준비를 거쳐 이뤄졌다. 신세계와 네이버는 각자의 강점을 끌어모아 ‘로켓배송’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쿠팡에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을 품고 있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히는 ‘배송’은 신세계의 ‘쓱 배송’으로 보완이 가능해졌다. 또 식료·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네이버 ‘장보기’ 기능에 신세계의 ‘쓱 배송’이 결합되면 전국 곳곳에서 신속한 배송을 기대할 수 있다. 신선식품의 유통과 배송에서 강점을 지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전국에 7300여곳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새벽·당일배송은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배달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시간 영상으로 제품을 보고 즉시 구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에서도 협력이 기대된다. 아직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 안착하지 못한 백화점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나 의류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소개한다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판매 시장이 개척될 수도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혜택을 받는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에게 무료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 ‘네이버 멤버십’과 ‘신세계포인트’ 통합 방안,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네이버페이)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안 등도 협의 중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새판 짜기가 한창이다. G마켓·옥션·G9 등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에는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롯데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커머스 공룡’이라 불리는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 서비스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팽창했다”면서 “최근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한 쿠팡의 대항마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신세계·네이버 동맹, ‘쓱배송+α’ 혜택으로 쿠팡의 ‘로켓배송’ 잡는다

    신세계·네이버 동맹, ‘쓱배송+α’ 혜택으로 쿠팡의 ‘로켓배송’ 잡는다

    오프라인 유통 고수 신세계그룹과 온라인 최강자 네이버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손을 잡았다. 이로써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패권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구도 속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이 추격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16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을 열고 2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협약 내용은 양사 이사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실제 주식 교환은 17일에 이뤄진다. 이마트는 1500억원 상당의 지분 2.96%를 네이버 지분 0.24%와, 신세계는 1000억원 규모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6.85%를 네이버 지분 0.16%와 각각 맞교환한다. 이번 동맹은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에서 회동한 뒤 두 달 간의 준비를 거쳐 이뤄졌다.신세계와 네이버는 각자의 강점을 끌어모아 ‘로켓배송’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쿠팡에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을 품고 있다.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히는 ‘배송’은 신세계의 ‘쓱 배송’으로 보완이 가능해졌다. 또 식료·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네이버 ‘장보기’ 기능에 신세계의 ‘쓱 배송’이 결합하면 전국 곳곳에 신속한 배송을 기대할 수 있다. 신선식품의 유통과 배송에서 강점을 지닌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전국에 7300여곳의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새벽·당일배송은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배달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시간 영상으로 제품을 보고 즉시 구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에서도 협력이 기대된다. 아직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 안착하지 못한 백화점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나 의류를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소개한다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판매 시장이 개척될 수도 있다.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혜택을 받는 ‘네이버 멤버십’ 이용자에게 무료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 ‘네이버 멤버십’와 ‘신세계포인트’ 혜택 통합 방안,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네이버페이)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안 등도 협의중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새판 짜기가 한창이다. G마켓·옥션·G9 등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에는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롯데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커머스 공룡’이라 불리는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 서비스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팽창했다”면서 “최근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한 쿠팡의 대항마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토는 ‘로또’… 아파트 분양·시세차익 노렸다

    대토는 ‘로또’… 아파트 분양·시세차익 노렸다

    택지개발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도입한 대토(代土) 보상이 투기로 변질되고 있다. 대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사업 시행자가 보상가를 따져 현금 대신 해당 택지지구에서 나오는 단독택지나 근린생활(상가)용지를 주는 제도다. 일시에 쏟아지는 현금 보상으로 주변 지역 부동산값이 오르는 것을 막고, 주민들이 원래 살던 지역에 다시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대토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제도의 미비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협의양도인택지 노린 불법 땅투기 성행 택지개발지구에서 나오는 대토로는 이주자택지, 협의양도인택지, 생활대책용지가 있다. 1인당 대토를 받을 수 있는 면적은 제한된다. 주거용지·주상복합용지는 최대 990㎡가 대토로 받을 수 있는 최대 규모다. 이 중 이주자택지는 택지개발 과정에서 주택을 수용당해 생활근거를 잃은 원주민에게 이주대책 목적으로 주는 땅이다. 협의양도인택지는 수용 지역에서 LH 등 시행사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토지 수용을 받아들인 사람에게 주는 땅이다. 땅은 갖고 있지만 거주를 하지 않은 사람이 대상이다. 생활대책용지는 이주대책수립 대상자, 영업보상 대상자, 농업손실보상 대상자, 시설채소보상 대상자, 축산보상 대상자 등에게 주는 땅이다. 이주자택지로 공급하는 땅은 크게 주거전용단독택지, 점포겸용단독택지, 공동주택용지로 나뉜다. 주거전용단독택지는 330㎡(약 100평) 이하로 공급한다. 택지지구 안에서 고급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곳의 땅이다. 블록형 단독주택지의 경우 대개 3, 4층 이하로 지을 수 있다.점포겸용주택용지는 필지당 265㎡(약 70평) 정도로 공급된다. 1층에는 점포, 2~4층은 주거용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복합용지다. 공동주택용지는 흔치 않다. 많은 땅을 갖고 있던 건설업체 등에 현금 보상 대신 아파트나 연립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협의양도인택지는 해당 사업지구에서 1000㎡ 이상의 토지를 LH 등에 원만히 협의해 양도한 사람에게 준다. 주거전용단독택지나 점포겸용단독택지를 주는데 필지당 165㎡~265㎡ 정도를 공급한다. 정부는 지난해 협의양도인택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땅 대신 아파트를 특별공급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도 편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땅투기는 협의양도인택지를 노렸다고 보면 된다. 현지 거주 요건이나 다른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LH가 공고하는 보상 기준일 이전부터 땅을 갖고 있으면서 LH의 보상에 순순히 따르면 받을 수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LH 직원들이 농지법을 어겨 가며 1000㎡ 이상 단위의 땅을 매입한 것은 협의양도인택지 공급 자격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14일 “협의양도인이 되려면 신도시 발표 전부터 토지를 보유해야 한다”며 “LH 직원들이 택지 우선 공급권이 아닌 단순 투자가 목적이었다면 굳이 법을 어겨 가며 1000㎡ 이상의 땅을 취득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생활대책용지는 영업 등으로 생업을 잃은 사람에게 주는 땅으로 대개 근린생활시설용지로 준다. 근생용지는 덩치가 크기 때문에 한 사람이 받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받아 조합을 결성해 상가를 짓거나 웃돈을 받고 팔아 넘긴다. 생활대책용지를 받으려면 영업권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농지는 4000㎡ 이상 소유하고 경작하던 사람에게 준다. 공장을 운영하던 사람이나 화훼농가, 양계장 등을 하던 사람이 대상이다. 농지법을 위반해 영농법인이나 농지취득자격 증명을 허위로 만든 뒤 땅을 사들이고 생활대책용지를 받는 투기도 발생한다.●택지개발지구 땅 구입은 열이면 열 투기성 거래 대토 보상으로 받는 땅이 어떤 메리트가 있길래 투기가 만연했을까. 보상가는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격으로 쳐 준다고 해도 시세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택지개발지구 땅을 구입하는 것은 열이면 열, 대토 보상을 노린 투기성 거래라고 보면 된다. 전문가들은 작은 필지당 수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다 보니 대토를 받으면 ‘로또 당첨’이라고 말한다.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서 대토로 받은 땅의 거래 가격 움직임을 보면 대토 보상의 메리트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주거전용지역 이주자택지 공급가는 필지당 5억원 정도다. 원주민들이 땅을 LH에 내놓으면(수용) 5억원 정도는 현금 대신 땅으로 쳐서 주는 물건이다. 이 땅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8억~9억원에 거래됐다. 웃돈만 3억~4억원이 붙은 셈이다. 매물이 많지 않고, 원주민 대부분이 도시 팽창과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팔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거래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 이후 과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주변 땅값도 오르면서 이 땅의 가격은 11억원을 넘어섰다. 웃돈이 6억~7억원이나 붙었다. 애초 공급가의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물건이 귀해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에도 거액의 웃돈이 붙었다. 필지당 265㎡ 이하로 나눠 공급한다. 이 정도의 면적이라면 승용차 6대를 댈 수 있는 주차면적을 빼고도 1층에 상가를 들이고, 2~4층엔 주택을 지을 수 있다. 1층 상가는 작은 점포 2~3개를 넣는다. 택지지구 마을 입구나 정류장 근처라면 제과점이나 음식점 등이 들어선다. 이런 집은 대개 2~3층을 각각 3개로 쪼개 세를 줄 수 있게 설계한다. 4층은 한 가구가 살 수 있게 설계하거나 2개로 나눈다. 4층은 주인이 사는 경우가 많고, 옥상으로 연결하는 수직 계단을 만들어 옥탑방을 넣는 게 일반적인 설계다. 이런 땅은 본인의 거주 목적 주거공간 확보뿐 아니라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어 인기다. 다만 거래 가격이 높아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안양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점포겸용주택용지는 20억~21억원에 거래된다. 애초 공급가격이 12억원 정도니까 웃돈만 8억원 넘게 붙은 것이다. 그나마 매물이 딸려서 거래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점포겸용주택용지를 보유하면 택지가 조성된 이후 집을 짓는 데도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이른바 단독주택 컨설팅업체들이 달려들어 시공부터 세입자 확보까지 다 해 준다. 전문 시공업체가 건축 자금을 끌어오고 땅주인은 이들이 제시하는 몇몇 설계안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건축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공사가 끝나면 세입자 보증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하고 일부는 건물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면 된다.●느슨한 규정이 투기 조장… 머리 싸맨 국토부·LH 국토부와 LH는 대토 보상 자격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은 택지지구지정 전까지 땅을 보유하면 대토 보상을 해 준다. 택지개발 초기 단계는 개발공람 공고일을 기준으로 한다. 신도시 후보지 첫 논의 시기를 앞당기고 공개 시점 이후 거래된 땅에 대해서는 대토를 주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대토를 노린 농지나 임야를 사는 사람에게는 대토 보상을 없애거나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토지 보유 기간에 따른 혜택이 차별화되지 않아 투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는 만큼 토지 보상에 물리는 양도소득세 등을 차등 적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대토를 확보하면 억대의 웃돈을 받고 팔거나, 집을 지어 임대사업을 해서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보니 대토를 노린 투기가 성행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토는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해 애초 공급가격 이하로만 사고팔 수 있고, LH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웃돈은 거래 내용에 밝히지 않는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전매를 눈감아주기 때문에 사실상 거래가 자유로워 투기가 성행할 수 있다. LH에 따르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이주자에게 공급된 대토는 점포겸용 44필지, 협의양도인 대토는 주거전용 69필지, 점포겸용 121필지 등 190필지, 생활대책용지 9필지다. 이 가운데 10건 넘게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매를 엄격히 적용하고, 전매가 이뤄지는 땅에 대한 자금 출처 등이 따라야 투기 거래를 막을 수 있다. 글 사진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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