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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이동국 氣 살린 전북 홈팬

    “월드컵은 끝났지만 내 축구인생은 계속된다.”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 엔트리 탈락에도,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 십자인대 부상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꿋꿋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동국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 경기에서 멀티골로 남아공월드컵의 상처를 말끔히 날려 버렸다. 하루에 정규리그 6·7호골을 몰아쳤다. 이동국과 로브렉이 나란히 2골씩 뽑은 전북은 4-0 대승을 거뒀다. 이동국에게 남아공월드컵은 ‘악몽’ 같았다. 그토록 바랐던 최종엔트리(23명)에 속했지만, 출전시간을 넉넉히 보장받지 못했고, 짜릿한 드라마의 주인공도 아니었다. 16강 우루과이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1998년 프랑스대회 이후 12년 동안 기다려온 월드컵 무대였기 때문에 실망도 컸다. “내가 상상했던 게 아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전북으로 돌아온 이동국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이날은 전북이 이동국의 기살리기를 목표로 정한 ‘라이언킹 데이’. 이동국을 응원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나부꼈고, 팬들은 선발출전하지도 않은 이동국을 연호하며 노래를 불렀다. 후반 9분 김형범과 교체돼 조커로 출전한 이동국은 후반 31분과 종료 직전 두 골을 낚았다. 5월1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애들레이드전 이후 두 달 만에 맛본 골. 이동국은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는 “이래서 홈경기가 좋다. 월드컵 이후 주위 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면서 “월드컵에서 많이 출전하지 못해 경기를 뛰고 싶었다.”고 그동안의 갈증을 털어놓았다. 이동국은 “당장 큰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 경기 잘하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나의 축구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다부진 의지도 드러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에이스’의 활약에 들떴다. “동국이 생각하면 월드컵도 보기 싫다. 제대로 한풀이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맘 졸이던 최 감독은 이날 “이동국이 월드컵 후 심리적 고통을 잘 극복하고 골을 넣어 줬다. 리그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같은 날 포항스틸야드에서는 설기현(31·포항)이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줄곧 유럽리그에서 뛰다 지난 1월 포항 유니폼을 입은 설기현은 무릎 부상 때문에 데뷔전을 미뤄 왔다. 설기현은 전남전에서 선발출장했으나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는 등 아직 실전감각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포항은 남아공에서 벤치만 달궜던 센터백 김형일이 선제골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3분 뒤 전남 지동원의 동점골이 터졌다. 설기현은 1-1로 맞선 후반 16분 조찬호와 교체됐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1일에는 월드컵 이후 몸이 근질근질했던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인천이 AS모나코(프랑스)와, 수원이 우라와 레즈(일본)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AS모나코의 박주영(25)은 컨디션 난조로 후반 30분 교체출전해 15분을 뛰는 데 그쳤고, 인천과 모나코는 2-2로 비겼다. 수원은 ‘국가대표 3인방’ 이운재, 강민수, 염기훈이 모두 나서 J-리그 최고클럽 우라와 레즈를 상대했다. 차범근 전 감독 이후 수원의 3대 사령탑으로 앉은 윤성효 감독은 데뷔전에서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트레블’ 맛본 네덜란드 스네이더르 발끝 우승·득점왕·MVP 정조준

    ‘트레블’ 맛본 네덜란드 스네이더르 발끝 우승·득점왕·MVP 정조준

    그야말로 ‘만사형통(萬事亨通)’이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26·인테르 밀란)에게 2010년은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우승을 이미 세 번 했고, 나머지 한 번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네덜란드의 사상 첫 우승이 그의 발끝에 달려 있다. 네덜란드가 정상에 선다면 골든슈(득점왕)와 골든볼(최우수선수)의 ‘0순위’는 스네이더르다. ●6경기 12골 중 5골 뽑아내… 득점 공동선두 스네이더르는 7일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준결승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을 넣었다. 네덜란드는 3-2로 이겨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준우승 이후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3경기 연속골을 뽑아 어느덧 득점랭킹 공동 선두(5골)까지 꿰찼다. ‘맨오브더매치’로 뽑힐 만큼 활약도 빛났다. 월드컵 출전국 중 유일하게 6전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네덜란드의 중심엔 스네이더르가 있다. ‘오렌지군단’이 넣은 12골(6경기) 중 5골을 그가 책임졌다. 세 골이 결승골이었을 만큼 순도도 높다. 조별리그 일본전(1-0승), 16강 슬로바키아전(2-1승), 8강 브라질전(2-1승) 모두 스네이더르의 득점으로 승부가 갈렸다. 스네이더르는 투쟁력과 골 결정력, 경기조율능력 등을 두루 겸비한 정상급 별로 우뚝 섰다. 네덜란드가 우승컵에 입맞춘다면 스네이더르는 골든볼 수상이 유력하다. 결승전에서 득점포를 보태면 네덜란드 역사상 최초로 ‘황금신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스네이더르는 이미 2009~10시즌 소속팀에서 ‘트레블(3관왕)’을 맛봤다. 인테르 밀란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와 이탈리아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했다. 스네이더르의 ‘우승운’은 월드컵까지 정조준했다. 네덜란드가 우승한다면 스네이더르는 한 해 4관왕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제프 마이어 등이 1974년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3관왕을 이룬 적이 있다. 1973~74시즌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보탠 것. 그러나 트레블에 월드컵 우승까지 한 선수는 없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 우리는 결승에 올랐고 우승할 준비가 돼 있다. 대표팀과 이곳까지 온 것은 특별하다.”며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맨유서 러브콜… FIFA 발롱드르 수상 유력 같은 날 영국 매체들은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스네이더르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솔솔 나온다. 이 상은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통합돼 내년 1월 첫 번째 수상자를 선정하는 축구 최고의 상이다. 스네이더르에겐 이래저래 복 터진 2010년이다. 단 이 모든 전제는 ‘네덜란드가 우승하면’이다. 스네이더르가 ‘여러 마리 토끼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탈(脫)토탈사커’ 네덜란드의 이유있는 변신

    ‘탈(脫)토탈사커’ 네덜란드의 이유있는 변신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무려 32년 만의 일이다. 네덜란드는 7일 새벽(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3-2 승리를 거뒀다. 슬로바키아, 브라질전에 이어 또 한 번의 기적적인 승리를 일구며 사상 첫 월드컵 정상에 설 기회를 잡았다.매번 월드컵, 유로 등 주요 메이저대회 때마다 우승후보로 지목되어 온 네덜란드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결승에 오를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함은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에 비해 떨어졌고 안정감은 브라질, 독일 보다 못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보란 듯이 전승을 기록하며 결승무대에 올랐다. 모든 경기가 하나 같이 극적인 승부였다. 밀집수비에 막혀 고생했던 덴마크전에선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에 힘입어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고, 일본전 역시 웨슬리 슈나이더의 중거리 슛 덕분에 한 점차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도 살얼음판 행진은 계속됐다. ‘복병’ 슬로바키아에 2-1 신승을 거뒀고 ‘난적’ 브라질과의 8강에선 상대 수비의 실수와 퇴장으로 인해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루과이와의 4강에서도 상대의 끈질긴 추격을 간신히 뿌리치고 결승행 티켓을 확보했다. 이 같은 네덜란드의 행보는 과거와 비교해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토탈사커’로 대변되는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창조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상대가 누구건 간에 늘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축구를 선보였고, 그로인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네덜란드의 재미있는 축구로는 우승이란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1974년 서독 월드컵이다. 당시 네덜란드는 ‘전설’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워 토탈사커를 구사하며 결승무대에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고, 4년 뒤 1978년에도 2인자에 머물러야 했다. 이는 수십 년이 지난 2000년대에도 지속됐다. 유로2000 대회에서 역대 최강이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패했고, 유로2008에서도 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가 속한 죽음의 조를 1위로 통과하는 등 막강전력을 뽐냈으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에게 발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실패가 거듭되자 네덜란드는 변신을 시도했다. 바로 기존의 재미있는 축구인 ‘토탈사커’를 버리고 이기는 축구인 ‘실리축구’를 택한 것이다. 변화를 위해 네덜란드는 토너먼트에 강한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에게 오렌지군단의 지휘봉을 맡겼고,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승리를 위해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며 철저히 이기는 축구를 구사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성공을 거뒀다. 유럽지역예선을 9전 전승으로 통과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도 연승행진을 달리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물론 네덜란드의 이 같은 변신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월드컵 우승이란 타이틀이 필요하다. 이는 네덜란드가 탈(脫)토탈사커를 선언한 진정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변신은 결승전 결과에 따라 그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성공한다면 토탈사커 이후 새로운 시대의 지평을 열게 되는 것이며, 실패한다면 네덜란드 축구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탈(脫)토탈사커는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진출이란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사진=멀티비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정몽준 FIFA부회장 인터뷰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오는 2022년 FIFA 월드컵대회 유치 전망에 대해 “어려운 일이지만 유치 활동 자체가 한국을 세계에 홍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0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정 부회장은 5일 밤(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서 FIFA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음악과 함께하는 요하네스버그의 밤’ 행사를 마친 뒤 이렇게 밝혔다. 또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 논란과 관련,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국민이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걸로 생각한다.”며 병역 특례의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다음은 정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음악과 함께하는 요하네스버그의 밤’ 행사를 준비한 취지는. -월드컵 개최지 결정권을 쥔 FIFA 집행위원들은 보통 월드컵 개막 열흘 전부터 40여일간 개최국에 머문다. 다들 지치기 마련이다. 편하게 저녁식사를 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FIFA 집행위원이 6명이나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잘 끝났다. →2022년 월드컵 유치 전망은. -처음에는 한국과 카타르만 2022년 대회 유치를 신청했는데 지금은 미국과 일본, 호주가 가세하면서 5자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에 머물고 있는 FIFA 집행위원을 워싱턴으로 데려온 뒤 면담할 만큼 거국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집행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선수들의 병역 면제 여부로 논란이 많다. -우리는 1986년부터 월드컵 본선에 7차례 연속 진출했다. 이런 기록을 가진 나라는 우리를 포함, 6개국밖에 없다. 16강에 올라가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축구강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16강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나. 특혜나 포상 차원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에게 관심과 배려, 그리고 투자를 해 달라는 것이다. 유망한 선수가 해외무대에 나가 기량을 닦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북한 축구관계자들과 접촉이 없었는지. -북한 임원들도 남아공에 왔지만 여러 가지로 편치 못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고, 나도 따로 만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 선수들이 유럽전지훈련에 앞서 남북 간 평가전을 위해 관계 당국의 승인을 다 받아놓고 북한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었는데,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무산됐다. 앞으로 남북한 축구 교류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연합뉴스
  • 월드컵 열기 K리그 달구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뛴 마지막 경기는 터키와의 3·4위 결정전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로 희망을 심어줬던 붉은 악마가 터키전에서 선택한 카드섹션은 ‘CU@K-리그(K-리그에서 만나요)’. 당시 멤버 23명 중 해외파는 7명뿐이었다. ‘4강 신화’ 멤버들은 K-리그로 무대를 고스란히 옮겼고, 팬들은 축구장으로 몰렸다. 월드컵 전 9846명이던 평균 관중은 ‘붉은 6월’이 끝난 뒤 1만 5839명으로 60.9% 증가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평균 7472명이었던 관중은 월드컵 후 1만 5289명으로 104.6%나 증가했다. ‘꽃미남 트로이카’ 이동국-안정환-고종수는 소녀팬까지 몰고 다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월드컵 후 K-리그는 ‘특수’를 누렸다. 2006년엔 주춤했다. 4년 전 강렬했던 4강의 기억 때문인지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를 쳐다보는 눈빛은 싸늘했다. 더군다나 주축멤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지성, 안정환, 조재진, 설기현 등은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유인 동력이 약했다. 월드컵 후 K-리그 평균관중은 9887명으로 대회 전보다 고작(?) 29.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는 어떨까. 태극전사들은 사상 첫 원정 16강의 새역사를 썼다. 우루과이의 벽에 막혔지만 ‘잘 싸웠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그러나 K-리그로 열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해외파가 무려 10명으로 역대 대표팀 멤버 중 가장 많았다. 정성룡(성남), 조용형(제주), 김정우(광주), 염기훈(수원) 등이 활약했지만 ‘베스트11’ 대부분은 해외파였다. K-리거 이동국(전북), 이승렬(FC서울), 김재성(포항), 오범석(울산) 정도가 얼굴을 비췄을 뿐이다. 약 한 달간 ‘월드컵 휴식기’였던 K-리그는 10일 전북-대구, 포항-전남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리그컵 대회도 14일 8강 토너먼트가 열린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FA컵 16강전 등 일정은 빡빡하다. 프로축구 15개 구단은 특별 이벤트로 축구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 전북은 10일 ‘라이언킹 데이’를 마련해 이동국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 수원은 1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 인천도 같은 날 박주영의 소속팀 AS모나코(프랑스)와 친선전을 벌인다. 새달 4일엔 K-리그 올스타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도 맞붙는다. 월드컵이 4년마다 돌아오는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치지 않으려면 K-리그는 더 뜨거워져야 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네덜란드 “마지막 남미 없앤다” 우루과이 “더이상 잃을게 없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월드컵 첫 우승 길목에서 오랜 침묵에서 깨어난 ‘원년 챔프’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네덜란드는 오는 7일 오전 3시30분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미팀 우루과이와 4강전을 갖는다. 공·수가 안정된 네덜란드의 우세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그동안 늘 우승후보로 꼽혔음에도 늘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터. 그러나 네덜란드는 지난 2일 8강전에서 36년 만에 브라질을 격파(2-1 승),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다. 네덜란드는 4강전에서도 아르연 로번(26·바이에른 뮌헨)-로빈 판페르시(27·아스널)-디르크 카위트(30·리버풀)로 이어지는 공격라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26·인테르 밀란)의 경기 조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회 초반 기대에 못 미치는 공격력으로 애를 태웠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로번의 가세로 위용을 되찾았다. 특히 인테르 밀란을 유럽 정상으로 이끈 스네이더르는 E조 조별리그 일본전,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 이어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도 줄줄이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다만, 포백 수비라인의 오른쪽 축 흐레호리 판데르빌(아약스), 수비형 미드필더 니헐 더용(맨체스터시티)을 비롯한 4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옐로카드를 받은 건 변수. 지금까지 막강한 수비조직력으로 공격라인을 뒷받침한 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으로서는 수비 라인을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목표를 초과(?) 달성한 우루과이는 네덜란드에 견줘 훨씬 부담이 덜하다. 가나와의 8강전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차지하며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입장이다. 공격의 핵은 역시 디에고 포를란(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를란은 가나전 동점골을 포함해 3골을 터뜨리며 우루과이를 4강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포를란의 파트너인 루이스 수아레스(23·아약스)가 가나전 핸드볼 반칙으로 퇴장당해 이번 4강전에 나설 수 없는 점이 악재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공격수 반열에 올라선 수아레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4강까지 올라온 우루과이의 수명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포스트 허정무’ 누가 될까

    ‘포스트 허정무’ 누가 될까

    허정무(55)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후임 사령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리기 때문에 대표팀 개편과 새 사령탑 선임이 시급하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 를 열고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애초 허 감독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던 기술위원회는 허 감독이 재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새 인물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홍명보(왼쪽·41)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A대표팀 감독 물망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하지만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전념하겠다.”고 고사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에 따라 대표팀 수석코치로 허 감독을 보좌했던 정해성(가운데·52) 전 제주 감독과 김학범(오른쪽·50) 전 성남 감독 등이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국인 감독의 영입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해성 전 감독은 허정무호의 수석코치로 원정 16강 진출에 디딤돌을 놨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도 코치로 보좌했던 ‘월드컵 베테랑’. 현재 대표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 무리없이 단기간 내에 융화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학범 전 감독은 2006년 성남을 K-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대표팀 코치도 지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릴 정도로 축구 공부에 열심이다.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감독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임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허 감독이 원정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루면서 국내 지도자도 해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히딩크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은 물론 박지성 등 선수들을 해외로 데려가 한국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외국인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주성 축구협회 국제국장도 “기술위원회에서 외국인 감독도 후보에 포함된다면 필요한 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기술위원회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차기 사령탑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비한 A매치가 8월 11일 열리기 때문. 평가전 상대는 시리아가 유력한 가운데, 이 A매치가 새 사령탑의 데뷔전이 될 예정이다. 대표팀은 9월 7일 이란과, 10월 12일 일본과도 각각 평가전을 벌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자쿠미 통신] 승부차기 실축 日 고마노 공로메달 받아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고마노 유이치(29·주빌로 이와타)가 ‘공로 메달’을 받는다. 고마노의 출생지인 와카야마현의 니사카 요시노부 현지사는 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마노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메달을 선사하기로 했다.”면서 “사람들에게 꿈과 감동을 준 데 대한 답례”라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비겨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일본의 세 번째 키커로 나온 고마노는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튀어나와 승부차기 3-5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 끝까지 남는다! 골든슈 노터치!

    끝까지 남는다! 골든슈 노터치!

    ‘골든슈를 원하는 자, 일단 이겨라.’ 이제 딱 8개국이 남았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는 만큼 골잡이들의 득점왕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던 웨인 루니(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명함도 못 내밀고 짐을 쌌다. 대신 다비드 비야(스페인)와 곤살로 이과인(아르헨티나)이 4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로베르트 비테크(슬로바키아)도 4골을 넣었지만, 팀이 탈락해 경쟁권에서 밀려났다. 루이스 파비아누(브라질), 토마스 뮐러(독일),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아사모아 기안(가나) 등이 3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득점왕은 골 결정력이나 컨디션, 동료들의 도움도 절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경기수’다. 일단 많은 경기를 뛰어야 득점 기회도 많기 때문. 무조건 4강에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결승에서 패한다고 해도 3~4위전이 있어 8강에서 탈락하는 것보다 두 경기를 더뛴다. 가장 유리한 건 비야다. 16강에서 포르투갈을 넘은 스페인은 8강에서 파라과이와 만난다. 파라과이는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데다 일본과 연장 120분 혈투를 치렀다. 스페인이 승리한다면, 비야는 파라과이전을 포함해 세 경기를 더 뛴다. 온두라스·칠레와의 조별리그와 16강 포르투갈전까지 세 경기 연속골로 기세도 좋아 가장 유력한 골든슈 후보다. 대진은 파비아누도 좋은 편이다. 브라질은 8강에서 네덜란드와 만나지만, ‘오렌지군단’만 격파하면 우루과이-가나 승자와 만나 결승까지 무난하다. 화려한 개인기에 조직력을 도입한 카를루스 둥가 감독의 ‘실리축구’가 토너먼트에 들어오면서 빛을 발하는 중이라 승리 쪽에 추가 기운다. 아르헨티나-독일전은 이과인과 뮐러의 ‘해결사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팀 승리가 곧 득점왕의 향방을 결정할 터. 아르헨티나엔 이과인 뿐 아니라 카를로스 테베스(2골)·리오넬 메시(4도움)도 골 욕심을 내고 있고, 독일엔 루카스 포돌스키,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2골)가 버티고 있다. 누가 이기더라도 득점왕 후보들의 탈락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베슬레이 스네이더르(2골)·로빈 판페르시·아르연 로번(이상 1골)으로 분산된 네덜란드의 화력도 주목할 만하다. 우루과이-가나전에선 수아레스와 기안이 정면 충돌한다. 4강에 오른다해도 브라질 혹은 네덜란드를 만나 가시밭길이지만, 경기수가 많고 볼 일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의 수케르가 ‘깜짝 골든슈’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잘 뛴 김정우 52위 亞선수 중 2위… 박지성 65위

    잘 뛴 김정우 52위 亞선수 중 2위… 박지성 65위

    한국의 월드컵 첫 원정 16강의 숨은 공신인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김정우(28·광주)가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았다. 1일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정우가 남아공월드컵 공식후원사 캐스트롤이 선정한 ‘캐스트롤 인덱스 랭킹’에서 8.76점을 받아 52위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대표팀 주전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20위·9.26)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주장 박지성은 8.60점으로 65위,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8.53점으로 71위를 기록해 김정우의 뒤를 이었다. 일본의 엔도 야스히토(8.50)와 이정수(8.42)는 각각 73위와 80위를 마크했다. 일본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혼다 게이스케(8.35)는 87위에 그쳤다. 1위와 2위는 각각 스페인의 측면 수비수인 호안 캅데빌라(9.79)와 세르히오 라모스(9.74)가 올랐다. 4-4-2 포메이션으로 구성된 16강 베스트 11 중 공격수 부문에는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9.22)와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9.36)이 선정됐다. 미드필더 부문에는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퍼드(9.16), 브라질의 지우베르투 시우바(9.28)가 선정됐다. 골키퍼로는 포르투갈의 에두아르두(9.38)가 명단에 올랐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안영학 “나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각오 밝혀

    안영학 “나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각오 밝혀

    북한 축구대표팀의 미디필더 안영학(32, 오미야 아르디쟈) 선수가 ‘2010 남아공월드컵’ 소감을 밝혔다.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안영학은 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2014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그는 먼저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어제 일본에 돌아왔다. 그 동안의 많은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한 뒤 “남아공에서 훌륭한 경험을 얻었다. 이 경험을 살려서 다음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향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음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이어 “나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은 이어진다!”고 16강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앞서 안영학은 지난 15일 북한 대 브라질전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드디어’라는 제목으로 “브라질과의 시합을 앞둔 지금의 심경은 의외로 침착하다.”며 “아무리 월드컵이라고 해도 오버하지 않게 조심하고 승리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경을 털어놓은 바 있다.현재 일본 프로축구팀에서 활동 중인 안영학은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 최강국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사진 = 골닷컴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시론] 한·일간 승부차기는 끝나지 않는다/김화섭 산업연구원 스포츠 산업담당

    [시론] 한·일간 승부차기는 끝나지 않는다/김화섭 산업연구원 스포츠 산업담당

    한국과 일본 양국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자존심을 건 승부차기를 했다. 선축으로 나선 한국이 성공(첫승 및 16강 진출)하면 일본도 성공하고, 한국이 실축(첫패 및 8강 실패)하면 일본도 실축했다. 특히 뒤에 나선 일본이 ‘8강 공’을 실축하자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일본은 가슴을 쳤다. 한국은 일본이 8강고지에 일장기를 꽂을까봐, 일본은 일장기를 꽂으려고 가슴을 졸였기 때문이다. 양국은 왜 남아공에서 피 말리는 승부차기를 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과 일본은 적어도 축구에서만큼은 상대방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앙숙이다. 우리가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하면 일본은 우리의 뒷다리를 잡았고, 일본이 튀어 보려고 하면 한국이 이를 눌렀다. 상호 자존심 건드리기는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형성되었다고 하지만 현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예는 많다. 1983년 청소년 대회에서 4강에 들었다고 신화니 뭐니 하면서 도취되어 있는 동안 일본은 1999년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해 우리 자존심에 소금을 뿌린다. 우리가 프랑스에 0-5로 대패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은 준우승을 일구어 냈다. 우리 속이 편할 리가 없다. 우리 속만 뒤틀렸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시아 변방이었던 일본 축구가 1986년 마침내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멕시코)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 꿈은 우리에 의해 산산조각난다. 그것도 안방인 도쿄에서. 절치부심한 일본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 기어이 우리를 이겼지만 본선 티켓은 우리 손에 있었다.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에서는 일본은 먼저 16강에 올라간 후 짐짓 여유 있는 척하는 동안 우리가 뜻밖에도 4강까지 치고 올라가 일본의 뒤통수를 쳤다. 일본이 우리를 배아프게 하면 우리는 분발했고, 우리가 일본의 머리꼭지를 누르면 일본은 엄청난 투자와 시스템 개조를 통해 칼을 갈았다. 양국 축구의 역사는 서로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되풀이였다. “아시아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양국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는 양국 축구 관계자의 발언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공식적인 석상에서나 하는 솔직하지 못한 이야기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질투, 남이 잘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시기, 양국은 ‘돈이 모이면 땅을 사는 사촌’관계! 이러한 지독한 라이벌 의식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서로의 축구발전을 가져온 것은 아닐까. 질투와 시기 그리고 이에 따른 자극과 대응이 양국 축구 발전의 원동력 구실을 했다는 뜻이다. 결국 질투와 시기가 양국을 경쟁자 관계로 만듦과 동시에 동반자 관계를 만든 셈이다. 남아공 대회에서 동시 16강 달성이라는 쾌거 또한 이러한 상호 질투(?)의 결과일이지 모른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이 피 튀기며 싸울 때 쾌재를 부르는 이도 있다. 유럽 축구(경우에 따라 FIFA도 포함)이다. 한국과 일본이 기를 세우고 싸우면 싸울수록 양국 축구팬은 축구산업의 기술 및 시장 중심인 유럽 축구에 더욱 매료된다. 이때 유럽 축구는 중계료를 비롯한 각종 수익활동을 통해 엄청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산업인 K-리그 시장과 일본 축구산업인 J-리그 시장의 상당 부분이 이미 유럽축구에 잠식된 것은 기정 사실이다. 앞으로도 한·일 양국은 자존심을 건 승부차기를 지속할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양국의 축구시장을 유럽 축구의 침투로부터 보호·확대하는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리그 간 잦은 교류 및 통합운영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세계 수준과의 기술격차를 많이 줄였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남아공 대회에서 양국은 이를 증명했다(게다가 최근 실력을 부쩍 키운 중국마저 서로 물어뜯기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나서니 여건은 더욱 좋아지고 있다). 한·일 양국의 승부차기 대상에 유럽축구(시장)도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다.
  • 각국 사령탑 사퇴… 당하거나 나가거나

    각국 사령탑 사퇴… 당하거나 나가거나

    이쯤 되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다.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쓴잔을 든 각국 사령탑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던졌다. 하비에르 아기레(52) 멕시코대표팀 감독이 사임했다. 1일 AP통신은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한 아기레 감독이 “명예롭게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통신은 아기레 감독이 고액의 연봉에 견줘 월드컵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이유라고 전했다. 그의 연봉은 400만달러(약 49억원)로 잉글랜드의 파비오 카펠로(64·990만달러) 감독,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62·410만달러) 감독에 이어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감독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B조 조별리그 첫 판부터 한국에 0-2 패를 당한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72) 감독으로부터 시작된 사퇴 행진은 줄줄이 이어졌다. 일본과 같은 조(E조)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했던 카메룬의 폴 르겡(46), ‘죽음의 조’ G조에서 북한과 함께 탈락한 코트디부아르의 스벤 예란 에릭손(62) 감독, 리피 감독 역시 16강 탈락에 책임을 지고 일찌감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통점은 한결같이 “모두 내 탓”이라며 조기 탈락에 가슴을 쳤다는 것. 그러나 일부 감독들은 성적 부진에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독일과의 16강전에서 1-4로 참패한 카펠로 감독은 “향후 거취와 재신임 여부는 축구협회와 논의할 것”이라면서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日-파라과이전 욕할 수 없는 이유는

    모두가 한마디씩 했다. 너무 지루하다고. 저게 무슨 축구냐고. 축구팬들은 29일 벌어진 일본과 파라과이의 남아공월드컵 16강 전·후반, 연장전 120분에 승부차기까지 보고 난 뒤 모두 실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이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보여줬던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경기를 중계했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마저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을 정도였다. 16강에서 파라과이를 맞은 일본은 막강했던 조별리그 때와는 사뭇 다른 경기운영을 했다. 중원의 두터운 미드필드진을 후방으로 당겨, 포백라인과 가까이 뒀다. 마치 브라질을 맞은 북한과 같은 전형을 펼쳤다. 파라과이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공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좌우 측면을 침투하는 공격을 펼쳤다. 물론 수비수가 너무 많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일본은 세트피스 상황이 아니면 5명 이상이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맹위를 떨쳤던 ‘공격적 수비’는 없었다. 일본은 그렇게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까지 무실점했다. 필드골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틀림없이 지루한 경기였다.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아니다. 파라과이의 슈팅 18회 가운데 유효슈팅은 6, 일본은 16회 슈팅에 유효슈팅 6을 기록했다. 정말 재미있었다는 한국-우루과이전은 어땠을까. 한국의 슈팅 15회 가운데 유효슈팅 5, 우루과이는 14회 슈팅에 유효슈팅 8이다. 별 차이가 없다. 일본과 파라과이의 골키퍼가 잘 막았다는 뜻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파울 숫자. 한국-우루과이전의 파울은 양팀에 각각 12개씩이다. 반면 파라과이-일본전은 파라과이 26개, 일본 29개였다. 경기의 흐름이 그만큼 자주 끊어졌다. 템포가 느려졌던 것이다. 이것이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필승의 전술’이었다.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파라과이와 미드필드에서 맞붙기보다 충분한 숫적 우위를 점한 자기진영에서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에 나선 것이다. 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만 제외하면 일본 선수들은 감독의 작전을 충실히 이행했다. 또 전반 킥오프 상황에서 5명의 선수가 하프라인에 전진 배치됐던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 비록 실패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무언가를 해 보려고 했다. 물론 일본이 졌다. 만약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가 골망을 흔들었고, 파라과이가 실축했다면 오카다 감독은 “다 예상했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미소 지었을 테다. 이런 전술로 일본은 실패했지만, 이탈리아는 우승까지 한 적이 있다. 일본과 오카다 감독에게는 경기에 진 게 아쉬울 뿐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유임 가능’ 허정무- ‘사퇴 의사’ 오카다…10월 맞붙을까

    ‘유임 가능’ 허정무- ‘사퇴 의사’ 오카다…10월 맞붙을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인 10월12일, 일본과의 평가전이 열린다. ‘단두대 매치’로 불릴 만큼 부담스러운 한·일전에서 허정무(55) 감독과 오카다 다케시(54) 감독이 재회할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에 진출하며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뽐냈다. 둘 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사상 처음이었다. 그 중심엔 2007년 12월 지휘봉을 잡은 ‘동기생’ 허정무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자리했다. 허 감독은 한국인 감독 최초로 원정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의 ‘4강 신화’ 이후 이어져 오던 외인감독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카다 감독 역시 필립 트루시에(프랑스)-지쿠(브라질) 감독의 짙은 그늘에서 벗어나 ‘사무라이 재팬’의 16강 진출을 조련했다. 그러나 현재 양 감독의 거취는 불분명하다. 10월 한·일전은 물론, 내년 1월 아시안컵(카타르)을 앞뒀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허정무 감독은 잔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앞둔 한국 축구의 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유임에 힘을 싣는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대표팀을 맡는 감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고, 허 감독 역시 “한국축구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 돕고 싶다.”고 여운을 남겼다. 언론과 팬들의 원색적인 비난을 한몸에 받던 오카다 감독은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1무4패로 부진했지만, 실전에서 네덜란드·덴마크·카메룬을 상대로 2승1패를 거둬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월드컵이 끝나면 평범한 농부로 살겠다.”던 오카다 감독은 8강 진출이 좌절된 직후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은 잔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초 기술위원회를 열어 허 감독의 재신임 혹은 새 지도자의 영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축구협회 역시 차기 감독 선정을 시작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73번째 한·일전에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이 나설지 주목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자쿠미 통신]

    ESPN “아시아 축구 세계 수준 노크”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탈락했지만 탄탄한 전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이 1일 평가했다. 아시아 축구 칼럼니스트 마티아스 크루그는 ESPN 인터넷판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의 경기는 한마디로 ‘단단하다.’고 요약할 수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크루그는 “아시아에서는 네 팀이 출전해 두 팀이 16강에 진출했고, 호주는 승점 4점을 얻고도 골득실에서 뒤져 아쉽게 탈락했다.”고 총평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짐을 쌌지만, 최악의 조 편성 탓이 컸다.”고 변호했다. 크루그는 “아시아 축구는 지금 과도기에 있다. 변방에 머물던 팀들이 이제 문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노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獨 주장 “아르헨 존경할 팀 못돼” 3일 오후 11시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릴 남아공월드컵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을 앞두고 양팀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대표팀 주장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1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행동과 국민성까지 거론하며 “아르헨티나는 존경할 만한 팀이 못 된다.”고 깎아내렸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몸짓과 어떻게든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할 만한 팀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며 “4년 전 8강전 승부차기가 끝난 뒤 양팀이 충돌했던 볼썽사나운 장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16강전을 봐서 알듯 아르헨티나 팬들은 제대로 된 입장권도 없이 경기장에 왔다. 그들의 국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수들과 함께 국민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 [자쿠미 통신] 한국 월드컵랭킹 3계단 올라 27위

    한국 축구의 역대 월드컵 랭킹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힘입어 27위로 3계단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30일 집계한 월드컵 통산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27위로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의 30위에서 세 계단 상승했다. 한국의 월드컵 역대 성적은 5승8무15패. 일본도 사상 처음 16강에 오르면서 종전 44위에서 36위로 8계단이나 점프했다. 반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왔던 북한은 조별리그 3전 전패의 부진 탓에 종전 55위에서 57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 ‘슬픈 파라과이’ 월드컵 설욕의 꿈

    ‘슬픈 파라과이’ 월드컵 설욕의 꿈

    파라과이 월드컵 대표팀의 다섯 번째 키커 오스카르 카르도소의 발 끝에서 자블라니가 날아오르던 순간 그들 파라과이 사람들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연주한 ‘천상의 오보에’ 소리를 들었을까. 자블라니가 일본 대표팀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손 끝을 비켜 골 망을 흔드는 순간 옛 과라니족의 후예들은 영화 ‘미션’을 적셨던 선교사 가브리엘의 눈물을 보았을까. 파라과이가 월드컵 8강 고지에 섰다. 29일 일본과의 16강전에서 연장 무승부와 뒤이은 승부차기 혈전 끝에 5-3 승리를 거뒀다. 그들에게 8강은 그저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1930년 이후 80년 만에 찾아온 영광이 아니다. 140여년의 멀고 먼 역사를 돌고 돌아 자신의 영토를 갈가리 찢어 간 침략자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승리의 전장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한 남미 4개국 파라과이·아르헨티나·브라질·우루과이의 비극은 식민지 시대를 막 벗어난 1865년 시작됐다. 아르헨티나·브라질과 국경 분쟁을 벌여온 파라과이는 우루과이에 대한 브라질의 내정 간섭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날로 힘이 커져 가는 그들이 두려워 전쟁을 감행했다. 파국이었다. 파라과이와 이웃한 아르헨티나의 바르톨로메 미트레 대통령은 즉각 브라질, 우루과이와 동맹을 맺고는 1865년 5월1일 파라과이의 옆구리를 쳤다. ‘3국 동맹 전쟁’으로 불리는 이 파라과이 전쟁의 결과는 처참했다. 군사강국이었던 파라과이도 동·서·남 세 방향에서 밀고 들어오는 동맹군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쟁은 파라과이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솔라노 로페스가 숨지면서 5년 만에 막을 내렸다. 그리고 파라과이는 모든 것을 잃었다. 52만명에 이르던 인구는 22만 1000명으로 반 토막 났다. 남자의 90%가 전장에서 스러졌다. 살아남은 성인 남성은 단 2만 8000명. 남자의 씨가 말랐다. 남녀 인구비는 끔찍했다. 남자 1명에 여자 4명꼴. 심지어 여자가 20명이면, 남자는 1명뿐인 곳도 나왔다. 여성과 아이들만 남겨진 파라과이의 영토는 갈가리 찢겼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14만㎢에 이르는 영토를 빼앗겼고, 전쟁이 끝나고도 6년간 두 나라의 통치를 받아야 했다. 2010년 여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파라과이는 4일 스페인과 맞붙는다. 3국동맹 전쟁을 한참 거슬러 올라 1525년부터 식민지 침탈의 역사를 쓰게 만든 스페인이다. 파라과이 원주민 인디오 과라니족의 평화로운 일상을 참혹하게 깨버린 그들이다. 1750년대 남미를 식민 지배하고 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파라과이와 브라질 사이에 새롭게 영토 경계선을 그었고, 포르투갈령으로 편입을 거부한 과라니족은 저항 끝에 한 줌의 재가 됐다. 강대국에게 짓밟힌 과라니족의 비극적 운명은 1986년 롤랑 조페 감독이 만든 영화 ‘미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199년이 흘렀다. 그들을 갈라놓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30일 새벽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자웅을 겨뤘고 스페인이 남았다. 이제 파라과이가 스페인 앞에 선다. 500년을 이어온 질곡의 역사가 4일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또 한 페이지를 맞는다. FIFA 랭킹 2위다. 질지 모른다. 아니 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러나 그래도…좋다. 아름다웠던, 하지만 강대국들의 침탈에 한껏 작아져 슬픈 파라과이의 가슴 벅찬 월드컵은 결코 골 스코어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남아공월드컵엔 ‘나이키의 저주’가 있다?

    남아공월드컵엔 ‘나이키의 저주’가 있다?

    ‘나이키’의 저주? 2010 남아공 월드컵이 16강전까지 치러진 가운데 특정 광고에 출연한 스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유독 부진하다는 연관성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저주’라는 오명을 쓰게 된 광고는 올해 나이키 이미지 홍보 영상 ‘라이트 더 퓨처’(Write the Future). 스타 선수들의 경기 모습과 그들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주된 내용으로 제작된 광고다. 영상에는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웨인 루니(잉글랜드), 프랑크 리베리(프랑스), 호나우지뉴(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남아공 월드컵 16강까지의 경기 내용을 알고 있는 축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올 선수 명단이다. 드로그바는 대회 직전 일본과 평가전에서 오른팔 부상을 당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죽음의 조’ 배정 불운에 드로그바의 부상까지 겹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루니 역시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루니는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됐지만 16강전까지 4경기 동안 단 할 골도 넣지 못했고 그의 부진 속에서 잉글랜드는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전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팀의 속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정작 그에게 기대했던 골은 단 1점에 그쳤다. 그조차도 7-0으로 크게 이긴 북한전이어서 주목받지 못했다. 칸나바로의 이탈리아는 그가 이끄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가 뚫리며 슬로바키아에게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베리 역시 프랑스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카메라에 몇 번 잡혀보지도 못한 채 짐을 쌌다. 호나우지뉴는 가장 심하다. 남아공에서 브라질은 강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8강에 안착했지만 호나우지뉴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그 모습을 중계방송으로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저주’는 오해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내용에 흥미를 보이면서도 “광고에 출연한 유명 선수들이 대회에서 주목받는 만큼 부진한 모습도 크게 보이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동영상 캡처 / 영상=유튜브 나이키 채널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 비야 결승골 ‘한방’… 스페인 8강 진출

    비야 결승골 ‘한방’… 스페인 8강 진출

    폭풍같은 경기였다. 파라과이와 일본의 지루한 120분이 지난 뒤였기에 더욱 그랬다. 패스와 슈팅, 드리블, 몸싸움, 공격차단에 이은 공격전환, 심지어 파울까지 축구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빨랐다. 드리블이 0.5초만 길어도, 패스가 10㎝만 짧아도 공격은 차단됐다. 수비가 1초라도 호흡을 고르려고 서 있으면 상대 공격수는 무섭게 파고 들어왔다. 페널티 박스 안팎에서 날아드는 강력한 슈팅들은 모두 골문의 구석을 향했고, 이에 화답하듯 양팀의 골키퍼는 그림처럼 몸을 날려 자블라니를 걷어냈다. 30일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과 3위 포르투갈의 16강전은 수준이 한단계 높은 경기였다. 결과는 스페인의 1-0 승. 스페인은 포르투갈을 넘어 8강에 진출, 파라과이와 만나게 됐다. 패싱게임으로 공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압도하는 스페인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역습을 추구하는 포르투갈. 휘슬이 울리자 이베리아 반도 라이벌 고유의 팀컬러가 그대로 드러났다. 중원과 후방에서 쓸모없는 패스는 없었다. 둘 다 공을 소유하는 순간 무조건 앞으로 찔러주고 달려 나갔다. 때문에 공은 양쪽 진영을 오가며 아주 작은 균열만 있으면 와장창 깨져버릴 것만 같은 극도의 긴장감을 불러왔다. 균형은 후반 18분 무너졌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사비 에르난데스-다비드 비야로 이어진 FC바르셀로나의 삼각편대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포르투갈 진영 왼쪽 측면에서 공을 끌고 가던 비야는 이니에스타에게 패스했고, 이니에스타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던 사비에게 공을 연결했다. 수비를 끌어 모은 사비는 왼쪽에서 침투하는 비야에게 지체없이 힐패스로 공을 줬다. 비야는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혔고, 다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니에스타와 사비의 패스워크와 비야의 집중력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비야는 4경기 4골로 득점 공동1위에 올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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