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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콩레이’가 할퀴고 간 주말…2명 숨지고 1명 실종·주택 1300여채 침수 피해

    태풍 ‘콩레이’가 할퀴고 간 주말…2명 숨지고 1명 실종·주택 1300여채 침수 피해

    한반도가 제25호 태풍 ‘콩레이’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정부가 피해지역 복구 작업에 나섰다.행정안전부는 7일 오전 9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근무를 해제하고 복구 체제로 전환했다. 태풍 콩레이는 지난 주말 제주를 지나 내륙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간 뒤 이날 새벽 일본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역 동해 앞바다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어 소멸됐다.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81가구 470명의 이재민이 생겨났다. 주택 1326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도 660㏊가 매몰되거나 유실됐다. 경북 영덕에 309.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포항 276.8㎜, 울릉 231.5㎜, 경주 200.2㎜, 울진 231.5㎜ 등 주로 경북 지역에 호우가 집중됐다. 부산과 대구 등 6만 1437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정부는 대규모 피해를 본 영덕에 재난구호지원 사업비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영덕에는 6일 하루에만 200㎜ 넘는 비가 쏟아지고 이재민도 251가구 418명이 발생했다. 농경지 피해도 217㏊에 이르렀다. 80대 남성 한 명이 집 앞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영덕을 찾아 피해 현황을 살피고 응급 복구에 참여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5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5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실제로 조선과 일본에 머물며 베델 등을 직접 취재해 쓴 이 소설에는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15회>민영환 대감과 대화를 마친 뒤 나와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은 민 대감에 집(현 조계사 터)에서 빠져나와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로 돌아왔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를 개시할 ‘그날’이 오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날(번역자주 : 11월 9일)이었다. 이토 히로부미 후작이 조선에 왔다. 조선 황제에게서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그날의 무시무시한 상황을 말해볼까?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이 일본제국 건설자가 조선에 오자 몇 달간 한반도를 덮고 있던 먹구름이 둘로 쪼개지면서 비로 변해 땅에 떨어져 버렸다. 그는 자신의 명성과 달리 조선의 나약한 도시 서울에 마치 숨어들듯 조용히 입성했다. 총검을 두른 일본 군대가 그를 동양의 비스마르크(독일의 철혈재상)처럼 호위하며 서울역 주변을 행진할 때까지 조선인 누구도 그가 이곳에 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마침 이날은 일왕(메이지 천황)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토가 이날 서울에 온 것은 다분히 상징적 의도가 있었다. 일본 정부가 조선 병합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조선에 있는 모든 일본 건물에 일장기가 걸린 날 대한제국이라는 제물을 접수할 대제사장(이토 히로부미)을 보낸 것이다. (번역자주 : 당시 일왕인 메이지 천황(1852~1912)의 생일은 11월 3일입니다. 반면 을사늑약 체결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에 온 날은 1905년 11월 9일입니다. 소설과 달리 이토는 일왕 생일 뒤에 들어왔습니다. 작가가 소설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왕의 생일 날짜를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베델과 나는 호텔 앞마당에서 조선 황제(고종)의 운명을 의논했다. 과연 이 불쌍한 노인이 이토의 협박에 탈출을 결심하고 우리 품으로 올 것인지, 아니면 아예 조선에서 도망치겠다는 생각 자체를 접고 일본에 순응할 지 궁금했다. 이 때 미국 영사관의 경호 하사 한 명이 우리에게 전갈을 하나 보냈다. 소녀가 쓴 것이었다.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오늘 밤이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안 그래도 병약하신 황제가 최근 몇몇 사건(독극물 살해 시도 등)으로 더욱 공포에 떨고 있어요. 이 때문에 그의 마음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당장 약을 쓰지 않으면 치료가 불가능해 보여요. 가능하다면 오늘 오후에 일본 영사관에서 열리는 일왕의 생일 연회에서 만났으면 합니다. 그게 어려우시면 오늘 밤 약속한 장소(숙정문 외곽)에서 만나기로 해요.” 나는 대한제국 세관 관리로서 일왕의 생일파티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여기는 일왕에게 존경을 표시하기 위한 일본인 스스로 마련한 행사였다. 마침내 기다리던 황제 납치의 ‘그날’이 온 것이다. 그것도 바로 오늘 밤에...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연회장이 있는 일본 영사관(현 명동 신세계백화점 터)으로 갔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도시 서울에서 그렇게 화려한 행사는 처음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연을 아름답게 활용할 줄 알았다. 영사관 건물의 넓은 마당을 니코(日光·일본의 대표적 자연 관광지)처럼 멋드러지게 꾸며놨다. 아름답고 이국적인 작은 소나무와 대나무, 불타는 듯한 일본 단풍나무가 가득했다. 조그마한 탑도 하나 있었다. 9개의 박공에는 은은한 소리가 나는 종이 매달려 있었다. 연꽃이 가득한 연못 한 가운데에 예쁜 다리가 놓여 있었다. 연회장 한켠에는 커다란 일장기가 펄럭였고 낮에도 수백개의 조명을 켜 황금빛으로 밝게 빛났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영사들과 고위급 인사, 이들의 부인이 멋있고 빛나는 장식의 옷을 입고 있었다. 이들 옆에는 수천년간 자신의 나라를 지켜온 조선인의 운명을 가로채려는 하세가와(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자랑스레 서 있었다.이윽고 꽤 중요해 보이는 인물 하나가 연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확 띄는 관상이었다. 우선 다른 일본인보다 키가 월등히 컸다. 머리도 상당히 커 넓은 어깨 위에 더욱 굳센 형상으로 자리잡았다. 그에게서 뭔가 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얼굴은 원시 화강암을 거친 부싯돌로 쪼아낸 듯 투박했다. 백발의 수염이 뭉툭하고 돌출된 턱을 가리고 있었다. 입은 살짝 벌리고 있었고 상당한 고집이 있어 보였다. 그의 권력은 모두 눈과 눈썹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은 청동 가면과 같았고 눈두덩에 살이 올라 그림자도 있었다. 당최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인상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찰나의 모든 생각이라도 다 숨길 수 있어 보였다. 그의 이마는 그가 생각은 깊지만 성격이 고압적이고 동시에 의지도 상당히 강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바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일본 본토의 왕이 메이지라면 이토는 극동 지역의 천황이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1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태풍 ‘콩레이’가 할퀸 상처…2명 사망·1명 실종

    태풍 ‘콩레이’가 할퀸 상처…2명 사망·1명 실종

    한반도 남부를 할퀴고 동해로 빠져나간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후유증이 크다. 이번 태풍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470명의 이재민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경기 광주에서 60대 남성이 세월교를 건너던 중 숨졌다. 경북 영덕에서는 80세 남성이 집 앞에서 실족, 불어난 물살에 떠밀려 실종됐다가 4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포항에서 76세 남성이 하천 범람을 우려해 대피하려다 둑에서 미끄러져 실종됐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포항, 경남 하동, 전남 순천, 제주 등에서 이재민 281가구 470명이 발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경북 영덕 주민들이다. 이재민들은 친척 집과 주민센터,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으며, 지자체는 물과 식량, 모포 등 침구류를 집을 잃은 이들에게 지원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추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을에 찾아온 태풍은 한 해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까지 빼앗아갔다. 전국 농경지 660㏊에서 침수되거나 작물이 쓰러졌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시설 76곳이 파손됐다. 태풍에 대비해 단단히 묶어둔 어선 15척도 선체 일부가 부서지거나 유실되는 피해를 봤다.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피해도 잇달았다. 부산과 대구, 제주 등 5만 5728가구가 정전돼 불편을 겪었다. 한국전력공사는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오후 5시까지 4만 3463가구 전력공급을 재개했으며, 나머지도 조만간 복구를 마칠 예정이다. 이 밖에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교회 종탑이 기울어지는 등 태풍의 길목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았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부산 세병교와 대구 매호교 등 부산과 대구, 전남, 경북, 경남 등 교량과 도로 16곳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침수피해를 본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국도 7호선, 국도 24호선, 국도 35호선은 일부 통제 중이며, 응급복구가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는 오후 3시까지 제주와 김포, 김해 등 12개 공항에서 377편이 결항했다.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난 4시부터는 국내선 항공편 운항 대부분이 재개됐으나, 울산공항과 포항공항은 이날 저녁까지 예정된 항공편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여객선은 97개 항로, 163척 운항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지리산과 덕유산, 태백산, 설악산 등 17개 국립공원 428개 탐방로도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피해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경남 1만 509명을 비롯해 부산 6406명, 대구 4286명, 울산 3667명, 전남 2372명 등 모두 4만 9195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반도를 빠져나간 태풍 ‘콩레이’는 울릉도와 독도를 지나쳐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기상청은 7일 오전 태풍의 세력이 약화해 일본 삿포로 남동쪽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 아파트 35층 제한 풀어야… 내년 서울시와 협의할 것”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 아파트 35층 제한 풀어야… 내년 서울시와 협의할 것”

    “강남 아파트는 굳이 35층으로 묶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강조망권을 보장하면서 얼마든지 위로 더 뻗어 나갈 수 있어요. 강남·북을 똑같이 35층으로 묶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4일 서울신문과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강남 아파트 층고 제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구청장은 강남구민들 의견을 반영, 내년에 강남 아파트 35층 층고 제한을 풀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서울시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강남 아파트 층고 제한을 왜 풀어야 하나. -부동산 정책은 지방과 수도권을 차별화해야 한다. 서울도 강북과 강남을 차별화해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게 주택 정책을 마련해야지 전국에 일률적인 ‘룰’을 적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강남은 세계 유수 도시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강남에 맞는 특화된 아파트·건축 정책을 펴야 한다. →층고 제한은 재건축과 맞물려 있는 건가. -강남은 1970년대 초부터 토지 구획 틀 아래 개발됐다. 현재 강남 아파트는 건립된 지 30~40년이 돼 노후화됐다. 구민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차근차근 순서대로 재건축해야 한다.→층고 제한을 어떻게 풀겠다는 건가. -압구정 아파트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2030플랜’에 따라 35층으로 제한돼 있다. 이 플랜은 5년 단위로 ‘버전 업’을 하도록 돼 있다. 4년 전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년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때 강남구민들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서울시는 2030플랜을 시민참여형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당시 플랜이 만들어질 땐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지속할 때라 강남구민들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같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고, 사이도 원만해졌다. 내년 버전 업에 대비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 그 안을 갖고 서울시와 조정하려 한다. 부구청장 등 간부 3명도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분들을 특별히 모셨는데, 그분들에게 역할을 맡겨 준비하고 있다.→강남 집값에 대해 말이 많다. 강남 집값, 왜 비싸다고 보는가. -강남 아파트는 사놓으면 손해는 안 본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투기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건가. -실수요자도 있지만 투기 수요도 없지 않다. →투기 수요가 있는 한 정부가 그 어떤 정책을 내놔도 강남 집값을 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닌가.-기본적으로 집이 부족해서 강남 집값이 오른다. 미래 투자가치로 집을 구매하는 투기 수요는 그다음이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 →서울엔 예전처럼 대규모 개발을 할 택지가 없다. 공급을 어떻게 늘려야 한다는 말인가. -도심 공간, 즉 역 주변이나 간선도로변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강남은 간선도로변도 종 상향을 시켜 개발, 주거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은 시내 한복판 간선도로변에 비싼 아파트가 즐비하다. 일본 롯폰기는 시내 한가운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우리도 주택 정책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 →도심에 주택을 짓자는 건 직장 가까이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주거공간과 일터가 분리돼 있다. 1970년대부터 직장은 시내에 있고 집은 멀리 떨어져 있는 주택 정책이 지속돼 왔다. 이렇게 분리돼 있다 보니 교통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공급만 늘리면 되나. -강남 아파트값은 주거 개념 외에 교육제도와도 맞물려 있다. 예전엔 자사고, 특목고 등 지역마다 지역 대표 고등학교가 한두 군데 있었다. 굳이 서울로 올라오지 않아도 부모나 학생들이 바라는 명문대에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교육제도가 바뀌면서 그런 게 없어졌다. 강남 학원에 다니고 서울에서 공부해야 명문대에 갈 수 있게 됐다. 아파트나 집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교육 시스템과도 연계시켜 주택 정책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대책 관련 구청장의 고유 권한과 정부 정책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매크로’한 주택정책은 중앙정부가, ‘마이크로’한 주택정책은 지자체가 세워야 한다. 지자체는 매크로한 그림 속에서 마이크로한 정책을 생각해야 한다. 지자체 정책은 큰 틀의 중앙정부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 자치단체장이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가 클 땐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템포도 조정해야 한다. →최근 그린벨트 해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구에도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이 있는데. -그린벨트를 해제해도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데는 6~7년 걸린다. 반면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집을 짓는 건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 자투리땅, 유휴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건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장기적으로 공급이 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명당(明堂), 임금이 태어나다 - 서울 운현궁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명당(明堂), 임금이 태어나다 - 서울 운현궁

    “이제 이 터는 내가 가져야겠소!” 최근에 개봉한 영화 ‘명당’의 한 장면이다. 왕족이었지만 파락호(破落戶) 행세로 목숨을 근근히 부지하던 흥선(지성 분)에게 명당이란 아들이 임금이 되는 땅이다. 결국 차남 재황(載晃)은 조선의 제 26대 마지막 왕이 된다. 고종(高宗)이다. 1863년 흥선의 소원대로 12세 소년 재황이 왕위에 오른다. 10년간 흥선은 대원군의 이름으로 섭정을 한다. 며느리 명성황후 민씨와의 권력 다툼 끝에 1873년 11월 흥선대원군은 실각하고 고종이 친정을 하게 된다. 이후 고종은 1907년 일본에 의해 강제 퇴위를 당하기 전까지 무려 44년 동안 왕위를 지킨다. 또한 고종은 왕위를 내어주고도 12년을 상왕으로 살았으니 56년 동안이나 왕의 이름을 달았던 조선 최장수 임금이기도 하였다. 고종이 태어난 집터, 운현궁(雲峴宮)이다. 창덕궁 입구 길 건너편, 그러니까 지금은 낙원상가 입구 쪽으로 빠지는 왼편 좁다란 길 언저리에 있는 솟을대문이 바로 고종의 생가(生家)이자 흥선대원군의 사가(私家)인 운현궁(雲峴宮)의 입구다. 지금은 사적 제 257호로 지정된 곳으로 고종이 즉위하면서 왕의 잠저라 하여 ‘궁(宮)’의 명칭을 받게 된 집이다. 운현(雲峴)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러하다. 원래 흥선대원군의 사저 앞 고갯마루에 조선시대 천문과 기상 관측을 하던 서운관(書雲觀)이 있었다. 바로 서운관의 ‘운(雲)’과 고개를 뜻하는 ‘현(峴)’이 합쳐져 운현궁(雲峴宮)이라는 집이름이 나왔다. 원래 이 집 주변이 천문을 관측하는 상서로운 기운이 있다하여 양반가에서도 명당, 즉 ‘밝은 집터’라 하여 탐을 내던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1860년대에는 운현궁의 위세가 하늘을 서너 번 찔러도 남을 만큼 대단하였으니, 조선 팔도 모든 관직이 흥선대원군이 머무는 운현궁에서 결정이 되었다. 오죽하였으면 흥선대원군만이 창덕궁으로 드나들 수 있는 전용문, 공근문(恭覲門)이 만들어졌을 정도였다. 또한 그 때의 운현궁 규모도 지금 크기의 10배는 넘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담장의 길이만 해도 수 리에 이르렀다고 하니 과히 또 다른 궁궐 규모였다. 지금은 그때의 영광을 운현궁에서 찾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도심 한 가운데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제격인 아담한 규모로 집터는 남아있다. 현재 이곳에는 1864년에 지은 노락당과 노안당이 그대로 있다. 특히 노락당은 1866년 명성황후가 고종과 혼례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여 지금도 웨딩 촬영 장소로 종종 사용된다. 1870년에서는 이로당이 건립되었고, 이후 아재당과 사당이 들어섰다. 한때 조선의 모든 기운이 다 모여 들고 사라졌던 집터인 운현궁(雲峴宮)에도 어김없이 가을바람은 불어온다. 올해도. <운현궁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조선 후기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낙원 상가 주변을 다니다 쉴 곳을 찾는다면. 덕성여대의 양관 건물도 운현궁의 일부였다. 2. 누구와 함께? - 누구라도 상관없이. 서울 양반 살림집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좋다. 3. 가는 방법은? -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가 가장 편하다. 4. 감탄하는 점은? - 원형 그대로 남은 조선 후기 양반집의 원형.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이름에 비하여 관람객들은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전각은? - 명성황후와 고종이 혼례를 올린 노락당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아도 20분.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unhyeongung.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덕수궁, 경복궁, 창경궁, 종묘, 인사동, 낙원상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이야기를 잘 알고 간다면 유익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 서울 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궁(宮)은 많지 않다.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내고장 기업탐방] “한두번 스치면 빗물 싹~” 신개념 우산빗물제거기 탄생(영상)

    [내고장 기업탐방] “한두번 스치면 빗물 싹~” 신개념 우산빗물제거기 탄생(영상)

    “우리 우산빗물제거기 신제품은 우산을 한두번만 스치면 빗물이 싹 털어집니다.” 비가 올때 공공기관이나 대형마트·백화점·학교 등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에 1회용 우산 비닐커버가 비치돼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비닐커버는 쉽게 찢어지고 펑크가 나면 이동중 물기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건물 현관이나 학교복도·사무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우산을 물에 젖은 상태로 두다 보니 부식돼 수명이 짧아진다. 뿐만 아니라 비닐커버를 사용한 뒤 쓰레기가 넘쳐나 뒤처리하는 데도 만만찮다. 1년간 비닐포장 우산비닐 사용량이 서울시와 산하단체만 해도 500만장 가량이다. 경제적인 지출도 무시할 수 없다. 한해 국내에서 우산비닐을 구입하는 데만 1000억원이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시는 본청뿐만 아니라 모든 산하기관에서는 1회용 비닐 커버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모든 지하철역사에서도 1회용 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산비닐은 썩지 않는 환경호르몬으로 지난 7월부터 환경부는 중앙부처를 비롯해 지자체·공기업 등 모든 공공기관에 공공부문 1회용품 시용줄이기 실천지침에 따라 1회용 비닐커버 대신 ‘우산빗물제거기’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소모품인 비닐커버를 대체할 반영구적이고 획기적인 국산 우산빗물제거기가 출시돼 주목을 끈다. 경기 부천시 조마루로 삼보테크노타워내 (주)지나테크가 개발한 친환경 우산빗물제거기는 3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2인식굴곡형과 1인식굴곡형, 1인식평면형으로 우산 빗물제거 효과가 탁월하다. 먼저 ‘JA-20000’ 제품은 2인식 굴곡형이다. 길이 100㎝ 두께 33㎝, 높이 78.5㎝로 무게는 43kg이다. 재질이 극세사 원단이며 털길이가 3.8㎝로, 일본카피제품 2.2㎝에 비해 1.6㎝ 길어 빗물 흡수력이 탁월하다. 양쪽에서 동시에 2명이 사용 가능해 지하철이나 학교·은행·관공서에 드나들 때 신속하게 빗물을 제거할 수 있다. 우산빌물털이개 높이가 78㎝로 저학년이나 어린이나 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다. 내부는 스텐인리스판 양쪽 간격을 좁이고 굴곡을 줘 우산이 지나갈 때 마찰력을 더욱 높여 빗물 제거효과가 좋다. 내부가 우산모형을 고려해 과학적으로 설계돼 윗부분은 넓고(11㎝,) 아래부분은 좁은(7㎝) 우산모형을 본떴다. 큰 우산은 위아래로, 작은 우산은 옆으로 스쳐가면 빗물이 잘 털어진다.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우산을 사용할 수 있다. 또 빗물의 양에 따라 적은 경우 한번에, 많은 경우에는 두세번 가량 패드안으로 스쳐 지나가면 물기가 제거된다. 특히 극세사 패드사양이 최고급으로 타사제품보다 흡수가 강력하다. 털이 길고 밀도가 높으며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빗물을 제거하는 털은 자석식으로 탈부착이 가능해 세탁해 말려서 재사용하면 된다. 이밖에 스테인리스판 하단에 고여 있는 빗물을 빼내기 위해 배출구가 있어 고인 물을 버리기에 편리하다.S2B학교장터 등록단가는 ‘JA-20000’ 제품이 220만원, ‘JA-11000’ 제품은 147만 5000원, ‘JA-10000’ 제품은 99만원이다. 단가에는 설치비와 부가세가 포함돼 있다. 학교장터 구매방법은 학교장터로그인- 즉시견적 클릭-검색창에 등록번호 입력-제품수량 선택후 선택물품함에 담기-계약상대자 결정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지나테크 제품을 사용 중인 인천의 한 K학교는 “얼마전 우산빗물제거기를 구입해 사용해보니 바닥에 물기가 떨어지지 않아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북적이지 않고 입실할 수 있다”고 사용 소감을 말했다. 또 “사용방법이 간편해서 학생들이 쉽게 쓸 수 있고 비오는 날 현관이나 복도 물기를 닦을 일이 없어 편하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JA-11000’ 제품은 100 X 25 X 78.5㎝, 무게 32kg으로 굴곡형 1구짜리다. ‘A-20000’제품과 사용법은 동일하다. 마지막 ‘JA-10000’ 제품은 스텐인리스판 일반모델로 29kg의 평판형 1구짜리다. 내부가 우산모형을 고려해 과학적으로 설계돼 윗부분은 넓고 아래부분 좁게 아무 우산이라도 사용 가능하다. 지나테크는 현재 이 제품들을 특허출원 신청 접수해 연말쯤 특허등록이 예상된다.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호준 지나테크 대표는 “우리 우산빗물제거기는 2년전 빗물털이개가 원조로, 산·학 협력해 만든 전기구동제품을 거쳐 수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하다 이번에 친환경 신제품을 개발했다”며, “신제품은 빗물이 80%가량 제거돼 비닐커버를 대체할 수 있고 시중에 나온 제품들은 거의 일본제품을 카피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제품은 순수국산품으로 굴곡 S자모형을 줘 우산을 한두 번만 스쳐 지나가면 빗물이 싹 털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좌우축과 물받이통은 전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서 타사제품과는 원가나 성능·사용기간 면에서 훨씬 더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지나테크는 우산빗물제거기 외에도 논슬립과 현관매트, 안전매트, 롤업셰이드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들 “욱일기 단 日 군함 입항 결사반대”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들 “욱일기 단 日 군함 입항 결사반대”

    개천절인 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단 일본 함정의 제주 국제 관함식 참가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 소속 소녀상지킴이 20여 명이 모여 “군국주의 침략 상징인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 국내 입항을 결사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 측은 “제주해군 국제 관함식에 욱일기를 단 자위대 구축함이 들어온다. 우리 민중의 정서를 고려해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 일본정부는 ‘비상식적이고 예의 없다’는 망발로 답했다”며 “우리 민중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본의 침략야욕이 계속되는 한 일본과의 관계에 진전과 평화는 있을 수 없다. 9월 평양 공동선언으로 형성된 동북아에 평화와 통일의 대세에 아베정부가 역행한다면 외교적으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최근 일본은 오는 10~14일 제주 해군기지에서 예정된 ‘2018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오겠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은 일본에 욱일기 대신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고 참가하기를 요청했지만, 일본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전가람(22, 소녀상 지킴이 )씨는 “욱일기가 가진 제국주의 의미와 군국주의 암시는 결국 일본이 재침략 야욕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한 번씩 가졌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욱일기에 대해 규탄하고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완전 해결을 원하는 사람들의 염원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 공동행동’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해온 학생 단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사죄 배상과 매국적 한일합의 폐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의 전신으로 평화의 소녀상 농성 1000일째를 맞아 단체 이름을 변경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한끼줍쇼’ 김동현 “아내 처음 본 순간, 연예인 보는 느낌”

    ‘한끼줍쇼’ 김동현 “아내 처음 본 순간, 연예인 보는 느낌”

    ‘한끼줍쇼’ 김동현이 아내를 처음 본 느낌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3일 방송되는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에는 배우 김보성과 UFC 선수 김동현이 밥동무로 출연한다. 두 사람은 규동형제와 함께 은평구 갈현동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 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서 김동현은 “의리!”를 외치며 힘이 넘치는 김보성과 달리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으로 첫 벨을 눌렀다. 집 주인이 응답하자, 김동현은 “저기.. 그.. 저는..”이라고 말을 더듬으며 그 자리에 얼어 붙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최근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린 김동현은 아내와의 첫만남을 공개했다. 김동현은 일본에서 아마추어 선수 준비 시절 길거리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다고 전하며 “처음 봤을 때 연예인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었다. 사람한테 빛이 나는 걸 처음 느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첫 눈에 반한 아내를 쟁취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JTBC ‘한끼줍쇼’는 3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JTBC 제공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합천 원폭 피해자에 무릎 꿇고…첫 위령각 참배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합천 원폭 피해자에 무릎 꿇고…첫 위령각 참배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3일 경남 합천을 찾아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사과를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원폭피해자 입주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있는 위령각을 참배한 뒤 복지회관 2층에 있는 피해자 30여명을 직접 만났다. 합천에는 국내에 있는 원폭 피해 생존자 2000여명 가운데 가장 많은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직은 아니지만 총리를 지낸 일본 고위 인사가 국내 원폭 피해자 위령각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하토야마 전 총리는 원폭피해자들에게 “안녕하세요. 하토야마 유키오라고 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한 뒤 일본어로 “식민지와 미국 원폭 투하에 따른 이중 피해자인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일본 정부가 제대로 배상이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2·3세 분들도 피해를 많이 봤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여러분들 고민을 들으며 여러분이 더 행복해질 수 있게 지원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하토야마 전 총리는 의자에 앉아 있는 고령인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무릎을 꿇은 채 일일이 위로를 전했다. 그는 복지회관 방명록에 ‘우애의 마음으로 원폭 피해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방문 기록을 남겼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합천 원폭 자료관을 방문한 뒤 원폭 피해 2세 환우 쉼터인 합천 평화의집도 찾았다. 그는 합천 평화의집에서 “일본에서 피폭자 후손 문제에 대해 질의했지만 법 정비가 안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현직에 있지 않아 제약이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취재진 인터뷰에서 “총리 재임 시절 한국 원폭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구상이 있었지만 재임 기간이 짧아 실현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퇴임 이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인정·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앞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2일 부산에서 유엔평화공원에 이어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 묘역을 참배했다. 합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日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 5억짜리 집에 850만원 稅부과

    日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 5억짜리 집에 850만원 稅부과

    단일세율…韓종부세처럼 누진과세 없어 임대소득 마련 투자 많아 시장도 안정적 세수도 연도별 차이 적어 국민들 무관심일본의 부동산 보유세는 ‘고정자산세’로 불린다. 세율이 1.4%다. 여기에 ‘도시계획세’라는 최고세율 0.3%인 목적세가 붙는다. 총 1.7%로 우리나라 재산세 최고세율(0.4%)의 4배지만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2.0%)보다는 낮다. 또 한국은 누진세율이지만 일본은 단일세율 과세다. 과세표준 5000만엔짜리 집을 기준으로 단순계산(경감요인 등 제외)하면 고정자산세 70만엔(5000만엔×1.4%), 도시계획세 15만엔(5000만엔×0.3%) 등 85만엔의 세금이 나온다. 원화로 환산해 보면 대략 5억원짜리 집에 연간 85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주택, 토지 등에 대한 보유세는 한국의 재산세처럼 지방세다. 일본의 지방세 체계는 1950년대부터 거의 지금의 형태로 굳어졌는데, 광역단체(도·도·부·현)의 세금과 기초단체(시·구·정·촌)의 세금으로 나뉜다.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의 보유세 2종 세트는 기초단체에 내는 세금이다. 다만 수도권 핵심부인 도쿄 23개 구는 광역 도쿄도청에서 징세를 담당한다. 고정자산세는 한국의 보유세보다 과세 대상이 훨씬 포괄적이어서 ‘종합자산과세’ 성격이 강하다. 매년 1월 1일 현재 토지, 주택 등 소유자에게 통상 3년마다 이뤄지는 재산가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고지서가 발송된다. 2월, 4월, 7월, 12월 등 4회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도시계획세는 도시계획 사업 등에 들어가는 재원 마련 목적의 세금으로 고정자산세 과세 대상과 같다. 일본 보유세의 주된 특징은 세율을 포함해 제도 자체가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운용돼 왔다는 점이다. 전체 세수도 연도별로 차이가 크지 않다. 과세와 납세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의 종부세처럼 일정 금액을 넘는 재산에 부과하는 누진과세는 없다. 과거 거품경제기와 같은 부동산 투기는 찾아보기 어렵고, 임대소득을 얻기 위한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가 크다. ‘내집 마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한국과 크게 다르다. 도쿄 신주쿠에서 빅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노진수 대표는 “일본에서는 부동산 보유세가 일상 대화의 화젯거리가 되지 못한다”면서 “국민들의 납세 의식이 높고 부동산 투기와 거리가 먼 시장 상황과 수십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과세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美·캐나다, 극적 합의로 USMCA 출범… ‘3자 무역협정’ 틀 유지

    트럼프 “역사적인 거래” 만족감 표시 트뤼도 총리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협상에 난항을 겪어 온 미국과 캐나다가 마감 시한인 30일(현지시간) 밤 12시가 되기 직전 NAFTA를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출범시키면서 극적 타결을 맛보았다. 3국 정상이 60일간 검토해 공식 서명한 뒤 각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 발효된다. 이로써 1994년 발효된 NAFTA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새로운 3자 무역 체제가 발족하게 됐다. ‘1호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 강화를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이어 우리나라와 캐나다까지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21세기에 걸맞은, 새롭고 현대화된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면서 “이 협정이 우리 노동자, 농부, 낙농업 종사자, 기업에 더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한 무역, 튼튼한 경제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SMCA는 중산층을 더 튼튼하게 하고, 보수가 많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북아메리카를 집이라고 부르는 5억명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NAFTA의 많은 결함과 실수를 해결하고, 세 대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데 힘을 합치게 만드는 역사적인 거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마감 시한을 두 시간 남겨 놓고 각료회의를 소집한 후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라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새 무역협정은 캐나다가 낙농업 시장의 3.5%인 160억 달러(약 17조 7000억원) 규모를 미국에 개방하고,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연간 260만대까지 관세를 면제하되 이를 초과하면 고율 관세(25%)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멕시코산 자동차는 연간 240만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된다. 또 무관세 혜택을 위해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일본 방송 NHK는 NAFTA 역내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장을 늘려 온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울상을 짓게 됐다고 보도했다.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낙농업 시장을 개방한 캐나다는 그 대신 미국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 온 제19조 반덤핑·상계관세 분쟁처리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캐나다는 직격탄을 맞을 낙농업주들에게 정부 차원의 보상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멕시코와 NAFTA 재개정 협상에 타결한 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임기 안에 최종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해 9월 30일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캐나다를 강력하게 압박해 왔으나 견해차로 난항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日 미혼 성인 남성 42%가 ‘성 경험’ 전무한 이유

    日 미혼 성인 남성 42%가 ‘성 경험’ 전무한 이유

    일본의 미혼 성인여성 44%, 미혼 성인 남성 42%가 성(性)경험이 전혀 없다는 현지 조사와 관련해 원인을 분석한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호주 공영 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의 시사프로그램인 ‘더 피드’가 최근 공개한 다큐멘터리는 일본의 미혼 성인여성 44%, 미혼 성인 남성 42%가 성 경험이 전혀 없으며, 18~34세 성인 중 여성 60%, 남성 70%가 미혼이라는 현지 조사에 의거해 제작됐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일본 성인이 결혼과 성관계에서 멀어진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친 근로시간 때문이다. 직장에 앉아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보니 연애나 결혼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는 것. 26세의 타이요 하시모토는 다큐멘터리에서 “원래는 7시에 퇴근해야 하지만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면서 “집으로 가는 막차 시간까지 일을 마친 뒤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일이 끝나면 상사가 술 한 잔 하고 들어가길 권하고, 그럼 어쩔 수 없이 회사 사람들과 (퇴근 후)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토로했다. 성 경험이 전무한 성인 남녀의 비율에 대해서는 “성 생활을 대체할 것들이 풍부하다보니 여자 친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일본의 성 산업은 성적 특성이 강한 클럽과 카페, 숙박업소 등으로 상당한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일본 성인들은 성인용 인형이나 로봇, 성인 콘텐츠 등을 이용해 연애나 결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깊게 뿌리내린 야근 문화와 초고령사회 진입과 관련한 노후 걱정 등이 겹치면서 연애나 결혼에 큰 관심 없이 홀로 지내는 싱글족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게 해당 다큐멘터리의 분석이다. 이러한 결과는 출산율과 인구수 저하로 직결된다. 일본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2016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출산율은 OECD 평균을 밑도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지구 밖이 궁금한 당신을 위하여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지구 밖이 궁금한 당신을 위하여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댈러스 캠벨 지음/지웅배 옮김/책세상/368쪽/1만 9000원‘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아서 덴트는 하루아침에 고향 행성 지구를 잃고 우주로 쫓겨난다. 은하계 변두리 지역 개발 계획에 따라 지구가 ‘철거’당하고 만 것이다. 아서는 어쩔 수 없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되지만, 철거되지 않은 평화로운 지구에 사는 우리는 아서보다도 더 열렬히 우주여행을 꿈꾼다. 밤마다 눈앞에 펼쳐져 닿을 것 같은데도 아직은 아득히 멀기 때문일까. 댈러스 캠벨의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상상 속에서만 우주를 탐험해 왔던 독자들에게 진짜 우주여행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우주에서 필요한 복장, 식량, 안전 지침뿐만 아니라 우주로 가는 비용과 출발 장소들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정말로 여행 책자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주 탐험의 과거와 현재, 기업들의 야심에 찬 태양계 탐사 계획과 약간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심우주 여행지 소개까지 읽다 보면, 우주여행이 그렇게 멀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지구에서 우주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려고 했던 노력도 눈에 띈다. 미국 유타주와 하와이의 마우나로아 화산에는 유사 우주 환경, ‘아날로그’ 연구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남극과 지중해 바닥의 혹독한 환경은 우주에 빗댈 만하다. 만약 우주로 직접 가고 싶다면 아직은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일본우주국에서는 우주인 후보가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평온한 심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바깥세상과 고립된 채로 종이학을 천 마리나 접도록 한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 종이학까지 완성해야 우주인의 자질을 입증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주여행의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던 역사도 읽을 수 있다. 우주를 향한 진출은 경쟁을 동력 삼았고 많은 실패와 희생을 동반했다.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우주선들에는 때로 강아지가, 때로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 지금 수많은 기업이 우주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인류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 본거지를 넓혀 가겠지만, 그 과정이 놀랍고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먼 우주로 향하게 될까? 아니면 이 광활한 우주에 마음 붙일 곳은 지구밖에 없다는 결론만을 내리게 될까. 어쨌든, 우리에게는 포근한 집을 두고도 자꾸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방랑벽이 있다. 그러니 아마 탐험은 그 답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곳에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있기 때문에.
  • 화해·치유커녕 숙제만 남긴 채… 2년 만에 문 닫는 위안부재단

    화해·치유커녕 숙제만 남긴 채… 2년 만에 문 닫는 위안부재단

    재단 이사진 사퇴로 9개월 동안 개점휴업 日 출연한 사업비 10억엔 처리 논의해야 시민단체 “위안부 합의 부당함 선언한 것” 日, ‘文대통령 발언’ 언급 없이 반응 자제‘화해치유재단’(이하 재단)이 설립 2년 만에 해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재단 역할의 무용론을 거론한 데 따른 것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26일 “외교부를 포함해 관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재단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재단 해산으로 방향을 정한 만큼 이에 맞춰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말까지 (재단을 해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해산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이듬해 7월 출범했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당시 환율 108억원)으로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위로금을 전달해 왔다. 생존 피해자 34명(2015년 12월 기준)과 사망자 58명에게 위로금으로 총 44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재단의 존폐를 포함한 합의 내용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재단 이사 8명 가운데 당연직인 사무처장과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 여가부 권익증진국장 3명을 제외한 민간 출신 이사 5명이 동시에 사퇴해 지난 9개월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다. 재단이 해산하려면 이사회 의결과 여가부 장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사회에 남은 이사가 최소 정수(5명)에 못 미치기 때문에 해산 의결을 위해선 이사를 새로 충원하거나, 퇴직 이사를 의결에 참여시키는 방법이 있다”면서 “외교부와 협의를 통해 여가부 장관의 직권으로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도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이 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10억엔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 7월 103억원의 예비비가 여가부의 양성평등기금에 출연됐다. 일본 정부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사실상 위안부 합의를 무력화시키는 조치였다. 시민사회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명절 연휴를 보내던 할머니들은 ‘이제야 문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구나’라며 반가워하면서도 생존자가 많이 줄어 ‘조금 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할머니들의 존재를 명분으로 한·일 합의 폐기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는 “대통령의 발언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장관은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화해치유재단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 자리에서 발언을 상세히 소개하진 않겠다”라고만 말했다. 그는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위해 곤란한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자는 데 두 정상이 의견 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서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北 완전 파괴”→“대담한 평화”… 180도 달라진 트럼프

    “전쟁 망령 대체 위해 北과 대화할 것 김정은 용기와 국제사회 지원에 감사” “비핵화 전까지 제재”… 대화·압박 병행 아베도 압박 대신 “北과 국교 정상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의 ‘평화와 대화’를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북한과 긍정적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전쟁이 아닌 평화를 강조하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위협하면서 한반도를 전쟁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면서 ‘로켓맨이 자신과 자신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완전 파괴’는 ‘대담한 평화’로, ‘로켓맨’은 ‘생큐, 김 위원장’으로 180도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4분 50초에 걸친 올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관련 언급에 약 2분 정도 할애했다. 이는 지난해 5분 정도보다 훨씬 짧아졌으며, 내용도 비난과 경고에서 ‘칭찬’으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련의 고무적인 조치들을 봤다”면서 “미사일과 로켓들이 더이상 날아다니지 않고, 핵실험이 중단됐으며, 몇몇 군사시설들이 이미 해체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인질들이 풀려났으며, 전사자 유해들이 집으로 돌아와 미국 땅에서 쉬게 됐다”면서 “나는 김 위원장의 용기와 이런 조치들을 취한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이름을 의식적으로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발음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위대한 순간에 도달하게 된 데 대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그리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특별히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임한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총회장 뒤쪽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진중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청취했다. 옆에 앉은 북측 다른 실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발언을 한 지난해에는 당시 자성남 북한대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될 무렵 자리를 박차고 나가 사실상 연설을 보이콧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대북 대화뿐 아니라 제재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국교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면서 그동안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대북 압박 강화’를 언급하지 않는 등 바뀐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납치,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국교 정상화를 지향하는 일본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가진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49일 버텨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표류하다 살아돌아온 게 세 번째”

    49일 버텨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표류하다 살아돌아온 게 세 번째”

    정말 이런 경우를 운이 나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천운을 타고 났다고 해야 할까? 지난 7월 14일 인도네시아 뭍에서 125㎞ 떨어진 곳에 묶여 있던 멍텅구리배 줄이 끊기는 바람에 바다를 떠돌다 49일 만에 몇천 ㎞ 떨어진 괌 근처에서 파나마 화물선에 극적으로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알디 노벨 아딜랑(18)이 이렇게 바다를 표류하다 구조된 것만 벌써 세 번째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26일 북부 술라웨시섬의 마나도 근처 아버지의 집에서 영국 BBC 기자와 만나 “첫 번째 표류 때는 일주일을 떠돌다 뗏목 주인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했고, 두 번째 때는 이틀을 헤매다 역시 뗏목 주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이번이 기간도 가장 길고 거리도 가장 멀었던 셈이었다. 그는 노도 없고 엔진도 없어 오로지 동력을 갖춘 배가 끌어다 일정한 지점에 놓아 두면 붙박이로 물고기들을 유인해 가두는 오두막처럼 생긴 배 롬퐁(lompong)에서 일했다. 국내에서 보통 ‘멍텅구리배’라고 부르는 곳에서 일한 셈이다. 안전 장비는 물론, 항법 장비나 그 흔한 콤파스조차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위험한 직장인데도 1년 계약을 맺어 한달에 134달러(약 14만 9000원)씩 받기로 한 것이 고작이었다. 강풍도 불어대고 친구네 롬퐁과 연결된 줄이 끊기는 바람에 표류했다. 친구도 잠들어 아무리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그의 배가 떨어져 나가는지조차 몰랐다. 배에 남아 있던 음식과 연료 등은 일주일도 가지 않았다. 고기를 잡아 롬퐁을 뜯어 나온 나무로 생선을 구워 먹으며 연명했고 날로도 먹었다.어쩌면 생존에 더욱 필요한 것은 깨끗한 물이었다. 그는 꾀를 냈다. 옷에 물을 적신 다음 바닷물을 떠서 걸러낸 뒤 마셨다. 그런 식으로 염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괌 근처에서 파나마 선적 MV 아르페지오 호의 눈에 띄어 구조됐다. 일본 오사카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 파야르 피르다우스는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표류하는 동안 겁에 질렸으며 이따금 울음을 터뜨렸다더라”며 “그는 커다란 배를 볼 때마다 희망에 부풀었지만 10척 이상의 배가 그냥 그를 못 보고 지나쳤다더라”고 전했다. 외로움을 잊으려고 찬송가를 부르며 성경을 낭송했다. 부모를 다시 보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다. 어느 순간 좌절해 바다에 몸을 던질까도 생각했지만 기도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석탄 운반선 아르페지오 호가 눈에 들어오자 도와달라고 외쳤다. 그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딜랑은 배에 올라 건강을 회복하며 배의 원래 목적지인 일본까지 가 지난 6일 도착했다. 이틀 뒤 인도네시아 귀국 길에 올라 그리던 가족과 재회했다. 아딜랑은 다시는 바다에 나가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도쿄역 사물함에 신생아 사체…생모가 4~5년간 돈 넣으며 숨겨

    일본 도쿄 도심 롯폰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 철도역의 개인 사물함에서 세상을 떠난 지 4~5년 된 신생아 사체가 발견됐다. 스자키 에미리(49)란 여성이 지난 24일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수할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24시간 보관하는 데 1.8달러(약 2000원)를 지불해야 하는 라커룸에 동전을 그 오랜 세월 계속 집어넣어 사체를 발각되지 않게 해왔다고 털어놓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자키는 “아기가 출산 과정에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패닉에 빠져 출산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사체를 감춰왔다”고 진술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어 아는 남성 집에 얹혀 지내다 최근 그와 심하게 다퉈 집을 나오면서 라커룸 열쇠를 챙겨 나오지 못했다. 이 라커룸은 동전을 넣지 않은 금액이 8.86달러가 되면 관리인이 열어볼 수 있게 돼 있었다.따라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기 전에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생아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아 경찰은 사인을 규명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있는 세이프 하버 카운셀링센터의 카산드라 추이는 출산 과정에 아기가 죽으면 산모는 정상을 회복하는 데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나이가 든 이들과 작별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수자키가 완전히 복합적인 슬픔으로 고통받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카산드라 추이는 “왜 가족들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일지만 우리는 그녀의 인생이 거쳐온 스트레스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뭔가 대단한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소고기 ‘마블링’의 역설…고소한 맛 내는 지방, 심장에 치명적

    소고기 ‘마블링’의 역설…고소한 맛 내는 지방, 심장에 치명적

    보고 싶었던 가족이 한 곳에 모이는 한국의 최대 명절인 추석. 차례를 지내고 송편과 전, 잡채 등 온갖 진수성찬이 가득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마블링이 가득한 1++(일명 투뿔) 소고기다. 그동안 비싸서 망설였던 한우 투뿔을 부모님이나 조카 생각에 눈 딱 감고 질러버리는 것도 추석의 ‘맛’이다.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의 한인들도 추석의 느낌은 비슷하다. 미 버지니아 센터빌 제러미 서(47)는 추석을 몇일 앞둔 22일(현지시간) 마블링이 그림처럼 들어 있는 프리미엄급 소고기 한 덩어리를 집었다가 고민 끝에 내려놨다. 이는 최근 마블링이 가득한 소고기가 심장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링이 많은 비싼 소고기보다 값싼 살코기가 훨씬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자주 등장한다. 미 캔자스주 오세이지카운티 지역지 헤럴드크로니클은 지난 7일 `건강한 심장은 지방 없는 소고기를 좋아한다’는 기사에서 “마블링이 많은 고기 대신 육우고기 등 살코기를 선택하는 것이 심장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했다.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85∼110g, 즉 스마트폰 크기 또는 손바닥 크기와 두께 정도로 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미 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름기 없는 살코기를 매일 100∼150g씩 섭취한 사람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 감소했다. 소고기 근육 내 박힌 지방인 마블링이 심장·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이다. 미 4대 육우 업체 엑셀 관계자는 “미국에서 마블링 좋은 프라임급 고기보다 가격이 싸고 살코기에 가까운 셀렉트나 스탠다드급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마블링이 없으면 고기의 부드러움은 떨어지지만, 건강에는 훨씬 이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내년 7월부터 소고기 등급제를 손보기로 했다. 투뿔급의 판단 기준에 마블링, 즉 지방 함량의 비중을 17% 이상에서 15.6%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 건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마블링 중심의 등급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정도로 알려졌다. 미국은 소의 나이와 건강상태, 마블링 등을 종합해 소고기의 등급을 8단계로 나눈다. 이 중 최고인 ‘프라임’ 등급의 마블링 함유량은 8~10% 정도로, 한국의 중간 등급인 1등급과 2등급 사이 정도밖에 안 된다. 호주에서는 오히려 지방이 적은 소고기를 ‘하트 스마트’라는 라벨을 붙여 ‘심장을 보호하는 고기’로 판매할 정도로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미국이 소고기 판단 기준에 마블링의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옥수수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 농무부는 엄청난 생산된 옥수수의 국내 소비와 수출이 한계 부딪치자 새로운 소비처로 주목한 것이 바로 소였다. 그동안 방목을 하던 소에 옥수수를 먹이면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이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었다. 축산농가는 농장의 풀을 먹으며 ‘공짜’로 키웠던 소에 옥수수 사료라는 돈을 투자해야 했다. 그래서 축산농가는 옥수수 사료를 거부했다. 이에 고민하던 농무부가 옥수수 사료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고기의 등급 판정에 마블링 개념을 도입했다. 풀 대신 전분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옥수수 사료를 먹은 소는 되새김질(반추)이 중단되면서 가스를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포화지방이 몸에 쌓이고 지방산이 줄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마블링이다. 농무부가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의 등급을 높게 책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축산업자들은 옥수수 사료를 찾게 됐다. 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옥수수 농가의 보호를 위해 미 농무부가 도입한 것이 마블링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면서 “개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사료를 먹인 소보다 방목한 소의 고기를, 또 마블링이 없는 살코기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책] 추석을 맞은 싱글에게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책] 추석을 맞은 싱글에게

    “민족의 명절에 책을 읽자”고 하면 누가 동의할까 싶은데, TV 채널을 돌리다 유튜브를 뒤지다 지친 영혼이 있을까봐 한 번 써본다. TV의 추석날 파일럿 예능처럼, 이 기사도 이번에 파일럿으로 한 번 띄워보고 반응이 별로면 접을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한없이 짧은 추석 연휴, 여러분과 비슷할 싱글 ‘원 오브 뎀’인 활자 중독 기자의 책 추천. 이.이.이.●무릎 나온 츄리닝 바람의 ‘방구석 1열’에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의 문’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에게 철저히 인생을 농락당해 온 한 남자의 처절한 자기 고백. 그 친구가 나타나면 그의 인생이 어떤 방식으로든 망가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일종의 목이 막히는 데도 계속 먹게 되는 고구마 같은 책이다. 전자레인지에 7분 30초 돌린 고구마 하나 옆에 놓고 보면 리얼리티가 더욱 극대화 되겠다.●KTX로, 버스로 집에 가는 당신에게 오지은의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를 추천한다. 글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하는 오지은이 쓴 ‘유럽 기차 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엽서 같이 빳빳한 종이에 그림 같은 유럽의 풍광이, 친구가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 같은 글들이 담겼다. “사람들이 기차를 보고 손을 흔든다. 부끄럽고 귀여운 마음. 나도 미스코리아가 된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봤지만 열차 제일 끝에 있어서 그들의 가시거리에 들어가지 못했다.”(57쪽) 그녀를 따라서 아무나를 향해 손도 한 번 흔들어보자. 차창 밖 사람들 눈에 ‘동공 지진’이 일어날 것이다.●“결혼하라”는 말이 버거운 당신에게 가와데쇼보신사 편집팀의 ‘살림-뭐든지 혼자 잘함’을 추천한다. 어른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되는 줄 알았건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삶의 지혜들이 총 망라돼있다. 브라끈이 늘어나지 않게 브래지어를 말리는 방법, 아이돌 굿즈를 정리하는 방법, 양파 마구 썰기의 노하우까지 그림을 곁들여 쉽게 설명해준다. ‘디테일의 나라’ 일본에서 만든 책답게 나노급 섬세함이 기가 막힌다. ‘결혼하라’는 웃어른들께 부적처럼 내밀기도 좋겠다. 결과는 장담 못함.●조카들에게 주머니 털리고 영혼 털린 당신에게 윤태규의 ‘똥 누고 학교 갈까, 학교 가서 똥 눌까?’를 추천한다. 40여 년 교직 생활을 마친 전직 선생님이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들려 준다. 아이들을 너무 아낀 나머지 선생님은 말한다. “날마다 아침에 똥을 누세요. 반드시 똥을 누고 학교에 오세요. (중략) 그래야만 맑은 정신으로 학교에서 동무들과 놀기도 하고 공부도 집중해서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직장인 버전으로 치환하면 이렇다. “반드시 회사에서 똥을 누세요. 그래야 똥 누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책이니까, 다 읽고 조카에게 던져 주고 오면 된다.●홀로 ‘호캉스’를 선택한 당신에게 이서희의 ‘유혹의 학교’를 추천한다. ‘나를 위한 투자’라며 간만에 없는 돈 있는 돈 다 긁어 모아 호텔에서의 1박을 예약한 당신. 자취방에선 꿈도 못 꿀 거품 목욕을 위해 욕조에 물 받아 ‘러*’에서 파는 입욕제도 하나 퐁당했다. 샴페인까지 하나 까고 야경을 보는데 뭔가 모를 헛헛함이 밀려온다면. 자고로 이런 곳에선 좀 끈적한 책을 읽어야하지 않겠나. 도서관에서 곤히 잠자는 남자를 깨워 대담하게 유혹하는 기술엔 물개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인간은 유혹한다. 고로 존재한다’ 급의 유혹 전도서. 당신의 죽은 연애 세포도 소생시킬 것이다. ●모처럼 긴 여행을 떠난 당신에게 : 책 보지 마라. 눈 앞의 현실을 즐겨라.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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