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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진앙 주변 국내 첫 ‘액상화’ 확인

    포항 진앙 주변 국내 첫 ‘액상화’ 확인

    “2㎞ 반경서 흔적 100여곳 발견, 건물 물위에 뜬 상태… 피해 가중” 공식 확인 땐 내진설계 강화해야경북 포항 진앙 주변 곳곳에서 국내 최초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돼 정부가 정밀조사에 나섰다. 액상화는 지진으로 생긴 진동 때문에 땅 아래 있던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올라 지반이 액체 상태로 변하는 현상이다. 액상화 현상이 공식 확인되면 지진 발생 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의 내진설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정부 의뢰로 국내 활성단층 지도 제작 사업을 하는 손문 부산대 지질연구학과 교수팀은 포항 진앙 주변 반경 2㎞ 내에서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 100여곳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액상화라는 용어는 1964년 일본 니가타에 규모 7.5의 강진이 일어났을 때 처음 나왔다. 땅이 액상화하면 지반이 늪과 같은 형태로 변해 건물이나 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당시 니가타현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일어나 26명이 사망하고 447명이 부상당했다. 손 교수는 “활성단층 조사를 하다가 지진이 발생해 연구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액상화가 발생하면 지표면 위 건물이 일시적으로 물위에 떠 있는 상태가 된다”며 “기울어진 포항의 대성아파트처럼 많은 건물이 액상화 영향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교수팀은 최근 지진 현장을 점검하며 지진 발생 당시 진앙 주변 논밭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올랐다’는 주민 증언도 확보했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이곳은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이번 조사에서 액상화 현상이 공식 확인되면 국내 각종 내진설계 기준 강화가 불가피해진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진설계는 액상화를 고려해 마련하게 돼 있다”면서 “만약 액상화가 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면 액상화 수준을 미리 계산해 지반을 보강하는 등 내진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지역에서 건물을 지으려면 땅속 깊숙한 암반에 기초를 고정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주, 포항 등 잇따른 강진...내진 철강제에 주목

    경주, 포항 등 잇따른 강진...내진 철강제에 주목

    지난해 9월 경주지진에 이어 갓 1년이 지난 시점에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건축물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국내 내진 설계는 1988년 6층 이상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에 대해 처음 의무화된 뒤 2000년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건물까지 포함되는 등 의무화됐다. 이에 맞춰 건물이나 토목공사를 할 때 들어가는 내진용 강재 개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국내에서 내진용 철강제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던 2005년부터 제품을 출시해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5년 국내 처음으로 내진용 H형강을 개발하고 지난 1일에는 국내 처음으로 내진용 철강재 브랜드 ‘H코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1995년 일본의 건축물 내진 설계강화를 위한 SN규격을 따르는 SN강재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밖에도 TMCP강, 내지진강관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강재 이외에 내진용 철근 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규모 6.0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용 철근은 동국제강이 앞장서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관련 기업들의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은 많이 되고 있지 않는 수준이다. H형강의 경우는 사용비율이 21%로 낮은 수준인데 이는 내진 설계는 도입돼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처럼 내진용 강재 사용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구조엔지니어가 강재를 선정할 때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구조용 강재를 필수적으로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일본도 건축물에서는 SN강재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경주와 포항 지진을 통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건축물 안전을 위해 내진 철강재 사용 의무화 및 관련 법규 강화 등 여러 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 서울 인천 등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어

    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 서울 인천 등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어

    포항서 굳은 땅이 질척거려...100여곳 발견, 신고도 잇따라2011년 기상청의뢰 부산대 연구진 한반도 동남권 액상화 연구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의 진앙지 인근의 땅이 늪처럼 변하는 액상화 현상이 발견돼 기상청이 실태조사에 나서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경재복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와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진앙지인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인근을 점검한 결과 주변 1~2㎞ 반경에서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 100여 곳을 발견함에 따라 액상화 현상이 확실하다고 밝히면서 ‘액상화 현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구팀은 “17세기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왔을 때 액상화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긴 하지만 국내 계기지진 관측 이후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포항의 대성아파트처럼 건물이 기울어지는 것은 액상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는 바싹 말라있는 상태였던 진앙지 주변 논밭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올랐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액상화는 지진 진동으로 인해 땅 속에 있는 지하수와 흙이 섞여 액체처럼 만들어지면서 지반을 약화시켜 건물 등 구조물을 흔들리게 만드는 현상이다. 땅이 늪처럼 변해 질척거리게 되는 것으로 주로 지반이 연약한 곳에서 발생한다. 포항의 일부 논과 저지대의 굳은 땅이 평소와 달리 젖었다는 신고도 들어왔다. 지진 발생 당시 진앙 주변 논밭에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올랐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반도 대부분의 지반이 화강암 기반으로 돼 있기 때문에 쉽게 나타나지 않지만 포항지역처럼 이암이나 역암 등 퇴적암 기반의 지반에서는 지진이 발생할 경우 물과 흙이 쉽게 섞여버리게 된다. 액상화 현상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64년 일본 니가타 지진과 미국 알래스카 굿프라이데이 지진발생 떄 처음 피해현상이 발견돼 이를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가 학계에서는 계속되고 있다. 두 지역에서는 이 액상화 현상으로 교량이 넘어지고 아파트가 통째로 쓰러지는 한편 맨홀 같은 지하 구조물이 솟아올랐는데 통계적으로 규모 5.5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액상화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지진과 함께 지진해일(쓰나미)의 직접적 영향으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지역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땅이 물처럼 흘러내리면서 건물이 쉽게 내려앉거나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관과 가스배관이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경주지진을 비롯해 이번 포항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내에서도 규모 6.0 이상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액상화 현상도 주의깊게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액상화는 진앙이 매립지나 해안가 등 연약지반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서울을 비롯한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 등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1년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황진연 교수가 이끄는 산학협력단이 기상청 의뢰로 ‘한반도 동남부 연약지반의 액상화 가능성 예측에 의한 지진재해 위험도 정밀구역화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팀은 한반도 동남부 지질학적 특성을 고려해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은 연약지반을 선택했는데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부산시 녹산공단 일대 연안지역과 사상구 남해고속도로 지역, 김해 한림면 일대 3곳을 조사했으나 남해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지역과 김해 한림면 일대에서는 액상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손문 교수는 “포항은 한반도 남쪽에서 대표적인 연약지반으로 이런 지반에서는 지진파가 증폭돼 단단했던 땅이 순간적으로 물 같은 성질을 갖게 된다”며 “해외에서는 연약지반을 조사해 액상화 가능성에 대해 계산해 대비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연약지반을 전수조사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현장조사팀도 진앙 주변 지표지질 조사를 통해 액상화 현상 때 나타나는 모래나 진흙이 분출되는 구멍 30여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상청도 액상화 현상이 실제로 발생했는지에 대해 밝혀내기 위해 19일 오전 9시부터 현장 땅을 시추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진 후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도 처음이지만 기상청이 이 현상이 실제 일어났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시추작업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판단할 수는 없으며 시추를 통해 조사를 실시하고 액상화 현상이 맞는지 판단할 것”이라며 “조사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항 진앙 부근서 길이 10m 모래 진흙 분출구 발견...액상화 현상

    포항 진앙 부근서 길이 10m 모래 진흙 분출구 발견...액상화 현상

    11·15 포항 지진 진앙 주변에서 긴 쪽 지름이 최대 10m인 모래·진흙 분출구(분화구 모양)가 발견됐다. 이는 지진 흔들림으로 땅 아래 있던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오른 ‘액상화 현상’ 영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 현장조사팀은 지표지질 조사를 통해 포항 일대에서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와 머드 볼케이노(진흙 분출구) 30여 개를 확인했다. 대부분 진앙 인근에 있으나, 멀게는 칠포해수욕장까지 반경 약 5.5㎞ 안에서 관측됐다. 이 분출구는 타원형이나 긴 선의 형태를 띠는 것으로 파악됐다. 긴 쪽 지름을 기준으로 크기는 대부분 ㎝급이다. 이 중에는 10m 안팎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로 나타난 것도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 측은 분출구가 액상화 현상의 증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본 학계에서 나온 용어로 알려진 액상화 현상은 쉽게 말해 지반이 순간적으로 액체 상태처럼 변하는 것을 말한다. 토양과 물은 평소 퇴적층에 섞여 있다가 지진 같은 충격을 받으면서 흔들리면 분리된다는 뜻이다. 이때 물이 쏠린 지역은 땅이 물렁물렁해지거나 때론 지표면을 뚫고 흙탕물이 솟아오르기도 한다고 학계에선 설명한다. 김용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물은 퇴적물보다 밀도가 낮은데, (외부 충격으로 땅이 흔들리면) 위로 향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압력이 생기는데, 그 압력이 퇴적물 상부를 뚫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액상화는 지진동 외에 퇴적물 입자크기, 불투수층 존재 여부, 물에 의한 포화 정도(지하수)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이 때문에 지질 분야 다방면의 전문가와 협력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실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확인하고자 19일부터 땅을 파고서 조사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택 내진설계 8.2%뿐…부실 필로티, 벽·철골 보강을

    주택 내진설계 8.2%뿐…부실 필로티, 벽·철골 보강을

    건물 꼭대기까지 기둥 연결시켜야 “기존 필로티에 내진설계 의무화를” 내진설계가 안 돼 있는 기존 ‘필로티 건물’(벽 없이 기둥만으로 이뤄진 구조물)도 보강 작업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벽이나 철골을 더 박으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주차장 등으로 활용 못 할 수 있고 돈도 많이 들어 건축주가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아예 정부가 기존 필로티 건물에 대해서도 내진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7일 정부와 건축업계에 따르면 필로티 건물은 이번 포항 지진에서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4층 다세대 필로티 건물은 1층 주차장 기둥 8개 가운데 3개가 크게 부서졌다. 벽이 없이 4~8개의 기둥이 건물을 떠받치는 필로티 구조는 상하진동, 좌우진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포항 지진이나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도 피해 건물의 상당수가 필로티 구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만 해도 2015년 기준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만 3933단지 중 1만 2321단지가 필로티 구조다. 1층을 시원하게 뚫어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이런 구조방식은 2002년 다세대·다가구 주택 1층 주차장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우리나라는 1988년 6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10만㎡ 이상인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계기로 올 2월부터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으로 대상을 강화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모든 주택,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축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소급적용이 안 되는 기존 건물이다. 필로티 주택뿐 아니라 올 7월 기준으로 전국 주택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비율은 8.2%에 불과하다. 오상훈 부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필로티 건물은 수직, 좌우로 철근을 좀더 촘촘하게 넣어야 한다”면서 “이런 내진설계 방식으로 짓고 기둥을 건물 꼭대기까지 연결시키면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신축 건물은 필로티 구조여도 대부분 이런 방식을 택한다는 설명이다. 오 교수는 “예전에 지어진 국내 필로티 구조물은 대부분 기둥과 건물이 분리돼 있어 지진에 매우 취약한데 이 경우에도 벽과 철골 브레이스를 더 박으면 어느 정도 지진에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주차장이나 1층 공간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고 금적적 부담도 커지게 된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필로티 건물의 이점 중 하나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축비인데 건축주가 손해를 감내하고 자발적으로 보강 설계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유인책을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기존 주택에 대해서도 내진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신축 건물에 대해서도 지진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제대로 설계됐는지 추후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디자인 전문가인 건축사 손에 점검을 맡기지 말고 구조 전문가인 건축기술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커버스토리] 7.0 강진에 우리 집이 흔들…난 뭘 해야 할까

    [커버스토리] 7.0 강진에 우리 집이 흔들…난 뭘 해야 할까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안전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때마침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는 지진과 화재, 재난 등 국내 안전산업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15~17일)가 열렸다.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가 주최하는 안전산업박람회는 안전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5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안전산업 종합 전시회다. 올해도 26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490곳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특히 이번에는 ‘국제도로교통박람회’와 ‘기상기후산업박람회’가 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려 시너지를 더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공공기관 단체는 물론 학생과 일반인들이 박람회장을 가득 메웠다.# 지진 여파로 생존배낭 등 큰 인기 포항 지진 다음날로 전국이 어수선했던 지난 16일. 행사장 최고 인기 코너는 단연 지진체험이었다. 대한안전교육협회 부스에 마련된 ‘가상현실(VR) 지진체험’ 시뮬레이터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 기자도 순서를 기다려 시뮬레이터에 올라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안전벨트를 맸다. 대한안전교육협회 관계자가 관람객들에게 “가상현실이 너무 어지러우면 눈을 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곧바로 규모 7.0 수준의 대지진이 시작됐다. 바닥이 흔들리고 천장이 무너지더니 금세 집 안이 화염과 연기로 뒤덮였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도 가상현실에 등장하는 등 실제 지진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15일 지진 당시 포항 주민들이 느꼈을 공포와 혼란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지진체험을 한 대학생 정성윤(23)씨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 수도 없이 본 동영상보다 이번 체험 한 번이 훨씬 더 크게 와닿았다”고 설명했다.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 영우산업 등이 설치한 지진체험 컨테이너에도 유치원생부터 노인 부부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왔다. 컨테이너 내부를 실제 가정집으로 꾸민 뒤 이를 전후좌우로 흔들어 가상 지진 체험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컨테이너에 들어간 관람객들은 지진이 나자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기를 차단했다. 방석으로 머리를 가리고 식탁 아래로 들어가 엎드렸다. 지진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주변에서 떨어지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며 출입문 쪽으로 조심히 나갔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주부 박정숙(49)씨는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간 연습을 하지 않아 익숙치 않았던 대피 요령을 몸으로 익히니 기분이 뿌듯했다”면서 “실제 지진이 오더라도 지금처럼 침착하게 대처하면 안전하게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지진 대피용 생존배낭’도 큰 관심을 모았다. 생존배낭은 지진 등 대형재난이 발생해 전기와 가스, 통신 등이 모두 끊어진 뒤 구조기관이 잔해를 치워 가며 생존자를 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인 3일(72시간) 정도를 혼자 버틸 수 있게 비상식량과 물, 손전등, 건전지, 성냥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말한다. 생존배낭을 개발한 국민샵 관계자는 “지난해 9·12 경주 지진 뒤로 우리나라에서도 생존배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대한민국 안전산업은 4차 산업으로 진화 중 이날 박람회는 정보기술(IT)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의 경연장이었다. 박람회 대표 슬로건인 ‘안전선진국 도약, 안전산업의 미래’답게 첨단 IT 기술을 도입한 안전 전문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가상현실 전문업체 ‘엠라인스튜디오’ 부스를 찾아가 건설현장 추락사고를 경험했다. 머리에 가상현실용 헤드기어를 쓰니 기자는 어느새 서울의 한 고층건물 건설현장에 서 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장갑을 끼고 건설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현장 가설물이 와르르 무너지며 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실제와 너무도 똑같다 보니 떨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정신을 추스른 뒤 용접 및 감전 체험에 도전했다. 용접 시간이 길어지자 용접봉을 들고 있던 손이 실제로 뜨거워졌다. 건설용 전기제품이 물에 닿자 손에 찌릿하게 전기 자극도 왔다. 김윤필 엠라인스튜디오 이사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추락, 감전 등 안전사고 체험을 이제 IT의 도움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건설 관련 대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사고 체험 제품 개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이 밖에도 쿠도커뮤니케이션은 차세대 지능형 영상감지 시스템 ‘인텔리빅스’를 선보였다. 카메라와 비디오에 입력된 영상에서 움직임이 있는 물체를 감지, 추적, 분류해 정체를 확인하는 장치다. 코너스의 ‘스마트 안전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안전사고 발생 시 최적의 대피 경로를 찾아 줘 호평받았다. 기기에 탑재된 온도·연기센서를 통해 대피 경로상 위험 여부를 감지하고 이를 무선 통신망으로 전송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동시에 대피할 수 있는 경로와 이동 시간이 가장 빠른 경로 등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 # 세계 안전산업 10년 새 두 배 성장 예상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도 알 수 있듯 안전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안전도 돈이 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안전산업의 경쟁력 평가와 과제’에 따르면 세계 안전산업 시장 규모는 연평균 6.7%씩 성장해 2013년 2809억 달러(약 309조원)에서 2023년 5300억 달러(약 58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등으로 자연재해 인명피해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고 피해 범위도 커지고 있어 안전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의 경우 지진과 해일 예방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재난예측과 내진설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은 9·11 사태 뒤로 대테러 방지와 항공보안, 국토안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후발 주자들도 자체 산업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안전산업 원천기술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갖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적정기술을 적용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현재 안전산업 시장 양대 강국은 서유럽과 중국이다. 두 곳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25.2%와 19.5%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2018∼2023년 안전산업 성장률이 연평균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의 임산부용 전자파 차단복 하나만 봐도 연간 1000만벌 이상이 팔리며 7억 달러(약 7700억원)가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서둘러 경제 재도약에 나서야 하는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 정부 “산업재해 왕국 오명 씻어라” 우리나라도 ‘산업재해 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가 성장의 신성장동력을 찾고자 안전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패션이나 대중문화뿐 아니라 안전산업 분야에서도 ‘한류’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우리나라 안전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인 IT와 결합해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안전산업박람회 개막식에서 “안전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3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에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재난안전 핵심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또 “국내 안전산업은 6.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9600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막식 뒤 가진 토크콘서트에서 “안전산업은 블루오션(신성장시장)으로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면서 “청년들이 높은 성공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안전 산업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한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부의 4대 비전, 12대 약속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이를 달성하려면 안전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 조직과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진 발생 지역 주민들 ‘심근경색, 뇌졸중’ 주의해라”

    “지진 발생 지역 주민들 ‘심근경색, 뇌졸중’ 주의해라”

    지난 15일 오후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 지역 주민들은 골절 같은 외상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순환계질환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일본에서 발표된 재난 발생 지역 주민들의 건강 분석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진이나 허리케인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한 지역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환자 숫자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17일 밝혔다. 규모 9의 역대 최악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지진 진앙으로부터 반경 50㎞ 내 주민들에게서 급성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이 각각 34%,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5년 일본 1월 아와지시마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한신 대지진’ 당시에도 급성 심근경색은 57%, 뇌졸중은 33%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서울대병원측은 밝혔다. 이는 대지진 처럼 갑작스러운 천재지변을 겪고 나면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계형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신 대지진 당시 반경 50㎞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약 11㎜Hg 높아지고,이완기 혈압(심장이 이완할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도 약 6㎜Hg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특히 이런 시기에는 고혈압을 앓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혈압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인한 또 다른 정신적 증상으로는 불안, 불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할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신상도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근경색, 뇌졸중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진 발생 후 한 달 동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남들보다 지진을 크게 느껴 불안에 쌓이거나 예민한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수입금지’ 日후쿠시마산 노가리 국내 유통한 업자들 덜미

    ‘수입금지’ 日후쿠시마산 노가리 국내 유통한 업자들 덜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우려로 국내 수입이 금지된 일본산 노가리를 원산지를 속여 국내로 수입해 유통한 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수입업자 A, B 씨, 일본 현지 수출업자 C 씨를 구속하고 공범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입업자 A, B 씨는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6차례에 걸쳐 일본 현지 수출업자 등의 도움을 받아 수입이 금지된 일본산 노가리 480t(수입신고가 7억 1000만원)의 원산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인 2013년 9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히는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로 판로가 막히자 노가리 원산지를 조작하기로 했다. 이들은 먼저 후쿠시마, 미야기 현 등에서 대량 확보한 노가리를 수산물 수입금지 지역이 아닌 홋카이도 지역으로 옮겼다. 이어 홋카이도 현지에서 방사능 검사를 받은 뒤 마치 홋카이도 인근 해역에서 노가리를 잡은 것처럼 조작한 원산지 증명 서류를 현지 관청에 제출해 수출신고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B 씨는 이렇게 수입한 일본산 노가리 480t을 전국에 8억 5000만원을 받고 유통해 모두 1억 4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특히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이후 방사능 검사 기준이 강화됐으나 정작 일본에서 소수의 표본검사 후 나머지 수출 물량은 서류검사만 한다는 점을 악용해 노가리 원산지를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항지진 발생 이틀 동안 여진 51차례...“언제 또 흔들릴지 불안”

    포항지진 발생 이틀 동안 여진 51차례...“언제 또 흔들릴지 불안”

    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이틀 동안 51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기상청은 “17일 오전 8시 25분 50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규모 2.1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여진은 이날 새벽 1시 17분 1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km 지역에서 규모 2.1로 발생했고, 그 앞에는 16일 오후 7시 5분 5초에 규모 2.4로 발생했다. 여진과 여진 사이에 시간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여진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 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진과 여진 사이에 시차가 가장 적게 나타났던 것은 지난 15일 오후 6시 58분 26초에 발생한 25번째 여진으로 앞선 여진과 50초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난 경주 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포항지진의 응력이 풀리는데는 수개월 정도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지진 때도 본진 발생 사흘째 여진이 급감했다가 일주일 뒤에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문제는 포항 본진의 경우 일주일 뒤는 변경된 수능일인 23일이다. 이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 전체가 약해진 상황에서 그동안 누적된 응력이 풀리는 과정에서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포항지진의 여진 역시 경주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오래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불가피”

    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불가피”

    “탈원전 속도를” vs “원전 이상무” 포항 지진發 찬반 논쟁 재점화‘포항 지진’을 계기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둘러싼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환경단체 등은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탈원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자력업계는 오히려 이번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탈원전화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환경단체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안전이 우선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는 제목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경북 경주 지진에 이어 포항 지진도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했다”며 “지진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하지만 진원의 깊이가 더 얕아지고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동남부 인근에서 계속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데, 경주·부산·울산·울진 등에 18개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지금도 5기가 건설 중”이라며 “제대로 된 지진 안전 대책도 없이 지진 위험지대에서 가동·건설 중인 핵발전소를 중단하고 안전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전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해 한반도 동남부 일대의 원전 개수를 줄이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8개의 대규모 활성단층으로 이뤄진 양산단층대가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면 단순히 내진설계의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서 위험이 해소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관련 학계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일본 오나가와 원전의 사례를 소개하며 “오나가와 원전은 지진에 가장 안전한 곳이 원전이라면서 오히려 지진 사태 때에도 대피소로 사용했다”면서 “이번 포항 지진도 원전에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고, 원전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금 기준으로도 원전은 충분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진을 빌미로 자꾸 탈원전 이슈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주장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신고리 원전 공론화 때도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 원전은 지진 대비가 잘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포항 지진의 영향에 대해 “월성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에 대해 설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원전 24기 중 21기의 내진설계를 규모 7.0(기존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기로 하고, 내년 6월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또 이날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노조 반발 등으로 논의를 연기했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발전설비 현황조사표’에 대한 보고 절차를 밟았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에너지 전환 로드맵’ 이행을 위해 조기 폐쇄가 불가피하다”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므로 폐쇄 시기를 확정하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조사표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나 신규 원전 건설 취소 등 향후 계획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매몰비용 등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겠다고 결정하면 이사들의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가피하다’는 표현을 쓴 것은 정부 방침을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지진운·동물 떼죽음, 전조현상 아니다”

    “지진운·동물 떼죽음, 전조현상 아니다”

    “○월 ○일 오전 ○시 ○분, ○○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예상되니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물의 이상행동, 구름 형태, 지하수 수위의 변화 등으로 지진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틀 전인 13일 일정한 간격의 띠 모양의 양떼구름이 ‘지진운’이었던 것 같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경북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SNS를 중심으로 지진 발생 2달 전에 부산과 울산 일대에서 원인 불명의 가스냄새와 개미떼의 이동, 물고기의 떼죽음, 온천수 분출 등 지진 전조 현상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과학계는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런 현상들은 지진과 관련이 없으며 ‘사후 해석’ 현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전조 현상으로 재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조건이 있다”며 “해당 현상이 재해와 관련해서 반복적이고 일관성 있게 관측돼야 하고 전조 현상 관측 후 해당 재해가 반드시 발생해야 하고 전조 현상이 특정 재해만 예측해야지 여러 재해를 설명하는 경우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전조 현상이 아니라 실제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손을 놓고 있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014년 4월 1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2의 대지진을 분석해 강진의 전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해저의 판들이 만나는 단층의 섭입대 근처에서 몇 ㎞ 간격으로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연구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분석한 결과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 지각판이 천천히 움직이는 ‘느린 단층’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하고 지진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느린 단층은 1년에 6~7㎝ 정도씩만 움직이기 때문에 GPS센서 같은 위치확인 기기로 알아낼 수 있다. 느린 단층은 지진을 유발시키는 응력이라는 지각 에너지를 쌓고 있다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대지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반도 지각 전체 약화…서울도 6.0 강진 일어날 수 있다

    한반도 지각 전체 약화…서울도 6.0 강진 일어날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 후 지각 동쪽 이동 포항 지진서 배출된 에너지 누적 경주와 포항 사이 또 강진 가능성 “조선시대 규모 7.0 지진도 발생”지난해 9월 11일 밤 경북 경주에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경주 인근인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일어나 16일 오전 기준 이재민 1536명, 부상자 62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1년 사이에 두 차례나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사실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항 지진은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의 연속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본토 지각은 동쪽으로 2.4m 이동했고, 한반도 역시 1~5㎝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동아시아 지역의 지각 전체가 변함으로써 한반도 지각도 약화돼 지진을 유발시키는 힘인 응력이 분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터져 나온 것이 경주 지진”이라며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북동, 남서 방향으로 경주 지진에 의해 배출된 에너지가 누적됐다가 이번에 포항 지진을 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포항 지진에서 배출된 에너지가 다시 북동, 남서 방향으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에 경주와 포항 지역 사이에서 또 다른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현재는 경주나 포항 등 한반도 동남쪽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반도 지각 전체가 약화돼 있는 상태이고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서울, 경기 지역과 충청도 지역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2014년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강진이 발생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청권이나 수도권 일대에서도 포항 지진과 비슷하거나 규모 6.0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포항 지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구가 집중돼 있고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물들이 여전히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지하 5㎞의 얕은 지점에서 발생할 경우 피해를 예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 초인 1400년대부터 조선 후기인 1800년대까지 1900여회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으며 규모 7.0에 가까운 지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20세기 들어서서 한반도에 지진이 잦아지면서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있어 왔는데 그동안 꾸준히 누적된 응력이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모 7.0 이상 지진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규모 6.0~6.5 정도의 강진은 가능하겠지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 발생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 없이 식사 해결·간이화장실 설치…日 초등생, 지진 피난생활까지 훈련

    물 없이 식사 해결·간이화장실 설치…日 초등생, 지진 피난생활까지 훈련

    따르릉~, 지진 사이렌이 울리자 수업 중이던 어린 초등학생들이 순식간에 책상 밑으로 몸을 감춘다. 학생들은 방석 같은 보호 도구로 머리를 감싼다.이처럼 일본 초등학생들은 조직적인 지진 대처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는 매달 한 번 이상 실제를 가상한 지진 대비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8~10일 무렵 일본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은 지진 훈련을 가졌다. 지진이 발생한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의 보호이고 책상, 식탁 밑으로 몸을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린이들은 몸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지진 직후 왜 건물 내 전기 스위치를 켜면 안 되는지, 본진이 멈춘 뒤 낙하물을 주의하면서 어떻게 평소에 지정된 공터 등 피난소로 가야 하는지 등도 훈련에서 여러 차례 확인하고 점검한다. 지진으로 집을 잃었다는 가정 아래, 어린이들이 선생님 등과 학교 강당 등에서 하루 숙박을 하며 ‘지진 피난생활’을 체험하는 ‘지진피난 캠프’도 별도로 열린다. 훈련 때에는 각 지자체의 ‘지진차’가 학교에 와서 학생들을 태우고, 강도 7도까지의 지진 상황과 흔들림을 체험하게 한다. 강진이 발생하면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그 직후 해야 할 일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 ‘게무리(연기) 방’도 만들어 화재로 인한 연기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경험하게 한다. 도쿄 후타코타마가와 초등학교의 한 선생님은 “어린이 스스로가 지진 대처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하듯 소년소방단에 가입해 지역 소방서 및 지역 시민소방단과 함께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지진 등 재해 발생 시 대처 방법을 체득한다. 피난 캠프에서는 물 없는 상황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방법, 화장실이 없는 상황에서 맨홀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해 배설물을 해결하는 방법 등도 전수된다. 직장과 시설들은 물과 비상식량을 비축하고 있고, 지진으로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수용할 비상 매뉴얼들도 갖고 있다. 공원 벤치는 비상시 나무 의자를 들어내면 바로 대형 솥을 걸고 밥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곳이 많다. 공터 여기저기의 그물막 구조물은 비상시 천막을 걸어 각종 구조활동 및 숙소 등으로 쓸 수 있게 돼 있다. 일본인들은 대개 초등학교에서 지진 대처의 거의 모든 것을 익힌다. 이는 정부와 사회, 기업의 준비와 어우러져 개인과 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게 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포항 땅 6.5㎝ 밀리고 10㎝ 내려앉았다

    포항 땅 6.5㎝ 밀리고 10㎝ 내려앉았다

    땅밀림 첫 관측… 산사태 우려 영일만 부두 1120m 균열 생겨 “수직·수평 이동 역단층서 발생” 원인조사단 급파·주민 대피령지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으로 인해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기존 지진과는 다른 피해가 속출했다. 땅이 6.5㎝ 밀리고, 내진설계를 한 영일만항 부두의 한쪽이 10㎝ 넘게 주저앉아 하역 작업이 중단되는 등 경북 지역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면밀한 지질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포항 북구 용흥동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 원격 감시시스템’이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 2시 22분부터 3시 22분까지 5분 간격으로 측정한 결과 한 시간 동안 6.5㎝ 변동이 감지됐다. 땅밀림은 토양층이 지하수 등의 영향으로 중력에 의해 아래 방향으로 밀리는 현상이다. 국내에는 기준이 없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의 땅밀림 기준치를 적용하면 가장 높은 단계인 ‘출입금지(1㎝/시간)’를 넘는 규모다. 땅밀림 지역은 지진 발생 지점과 직선거리로 9.1㎞ 떨어져 있다. 지하수위계도 81㎝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사태 원인조사단을 현장에 급파했다.영일만항은 컨테이너 부두와 일반 부두의 바닥에 크고 작은 균열이 생기고 일부 지역이 주저앉아 10㎝ 이상 단차가 발생했다. 포항신항 제1부두 상부 콘크리트 2곳은 4~6㎝ 정도 균열이 생겼고, 포항구항에서는 화물 부두의 하역작업 공간인 에이프런 상부 콘크리트가 갈라졌다. 전용 부두 곳곳에서도 균열이 확인됐다. 1420m의 컨테이너 부두 중 1120m나 균열이 생겼다. 이들 항만시설은 규모 5.8~6.3의 지진에 견딜 수 있게 내진설계가 됐지만, 이번 5.4 규모의 포항 지진에 균열이 생겨 설계나 시공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진 여파로 중단됐던 영일만항 하역작업은 이날 오후 7시 일부만 재개됐다. 벌크부두 2개, 컨테이너 부두 4개 가운데 각각 1개와 2개만 영업을 재개하도록 했다. 나머지 3개는 오는 19일까지 수중 관찰을 통해 안전성 등을 판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이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데다 지표가 수직·수평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에서 발생해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경주 지진은 두 개의 단층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한 반면, 포항 지진은 단층이 수직·수평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성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역단층 또는 정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면을 솟아오르게 하거나 가라앉히기 때문에 주향이동단층 지진에 비해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땅이 밀리고 내려앉을 정도의 에너지가 분출된 것은 포항 지진 이전에 홍성 지진과 경주 지진 정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처음 보는 현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각종 지각 변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면밀한 지질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도 규모 6.0 이상 강진 언제든 일어난다”

    “서울도 규모 6.0 이상 강진 언제든 일어난다”

    지난해 9월 11일 밤 경북 경주에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지난 15일에는 경주 인근인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일어나 16일 오전 기준 이재민 1536명, 부상자 62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1년 사이에 두 차례나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 사실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포항지진은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의 연속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초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진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미야기현 앞바다 약 200㎞에 있는 일본해구 부근 단층이 62~65m가량 어긋나 튀어올랐다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본토 지각은 동쪽으로 2.4m 이동했고, 한반도 역시 1~5㎝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동아시아 지역의 지각이 변화함으로써 한반도 지각도 전체적으로 약화, 교란현상을 겪으며 지진을 유발시키는 힘인 응력이 약한 곳으로 터져나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에서 지진발생 빈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터져 나온 것이 경주지진”이라며 “경주지진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북동, 남서방향으로 경주지진에 의해 배출된 에너지가 누적됐다가 이번에 포항지진을 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포항지진에서 배출된 에너지가 다시 북동, 남서방향으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에 경주와 포항지역 사이에서 또 다른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현재는 경주나 포항 등 한반도 동남쪽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반도 지각 전체가 약화돼 있는 상태이고 역사지진을 보더라도 서울, 경기지역과 충청도 지역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2014년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강진이 발생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청권이나 수도권 일대에서도 포항지진과 비슷하거나 규모 6.0에 가까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우려되는 점은 이번 포항지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구가 집중돼 있고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물들이 여전히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지하 5㎞의 얕은 지점에서 발생할 경우 피해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 13년(1518년) 한양에서 규모 6.0으로 환산되는 지진이 발생해 민가가 무너지고 왕의 의자인 용상까지 흔들렸던 것으로 기록돼 있기도 하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 초인 1400년대부터 조선 후기인 1800년대까지 1900여 회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으며 규모 7.0에 가까운 지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20세기 들어서서 한반도에 지진이 잦아지면서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있어왔는데 그동안 꾸준히 누적된 응력이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모 7.0 이상의 지진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규모 6.0~6.5 정도의 강진은 가능하겠지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발생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창국 본부장은 “역사기록을 근거로 규모 7.0 이상 지진 발생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불확실한 기록을 근거로 현대의 기준으로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자들마다 예측치가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단층면의 길이가 30~40㎞ 정도가 깨져야 하는데 한반도에 있는 단층 중에서는 그 정도의 길이를 가진 단층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 때문에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열발전소로 인해 규모 2.0 이하의 작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포항지진과 같은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적은 아직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항 지진여파, 경기도형 ‘재난안전키트’ 문의 급증

    포항 지진여파, 경기도형 ‘재난안전키트’ 문의 급증

    포항 지진이 발생하면서 경기도주식회사가 자체 개발해 판매 중인 재난안전키트 ‘라이프클락’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라이프클락은 경기도가 지진 등 대형재난 발생 시 도민의 72시간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개발한 비상물품세트이다.16일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전날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부터 이 회사에 라이프클락을 구매하겠다는 전화가 쇄도했다.이 제품을 위탁 판매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도 적지 않았다. 라이프클락을 판매 중인 다른 온라인 마켓에서도 구매 문의는 물론 판매량도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어제 지진 발생 이후 많은 구매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 다만, 판매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시간이 좀 지난 뒤 정확히 집계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주식회사가 도내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시계 모양으로 제작, 지난 8월부터 시판 중인 라이프클락은 조난자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조명봉·호루라기·구호요청깃발, 체온 저하를 방지하는 보온포, 응급치료 기초구호용품, 긴급상황 연락 카드(인적사항, 혈액형, 연락처 등 기재) 등으로 구성됐다. 가로, 세로 21㎝에 두께 4.5㎝로, 무게는 1.07㎏‘이며, 평소 시계로 사용하다가 비상 시 활용하게 된다. 판매 가격은 3만 9000원이다. 라이프클락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5.8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만들게됐다. 경주 지진 발생 직후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진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 일본을 방문, “일본인들이 72시간동안 버틸수 있는 서바이벌 배낭을 대부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겠됐다. 이와관련 남 지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 일본 정부와 국민들은 ‘국민목숨은 국민 스스로 지킨다’는데 합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유능한 정부도 재난 발생후 72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할수 없으니 국민스스로 72시간동안 목숨을 지키겠다”는 서로간의 묵계인 셈이다. 그래서 나온것이 서바이벌 배낭이다. “지진으로 가스가 끊어지고 수도와 전기가 끊어져도 일본인들은 72시간동안 버틸수 있는 서버이벌 배낭으로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고 남지사는 설명했다.라이프 클락은 일본에 비해 대형 자연재난 발생이 드문 한국의 상황과 제품 시장성을 고려해 만들었으며 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도는 경기도형 재난안전키트를 예비→발생→대기→구조 등 총 4단계 제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에 시판중인 라이프클락은 1단계인 ‘예비’에 속하는 상품이다. 최종 단계인 ‘구조’ 제품에는 72시간 생존이 가능한 26종 구호물품이 담길 예정이다. 경기도주식회사는 기술력은 갖췄으나 디자인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출자해 지난해 12월 설립한 회사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지진 미리 예측 가능할까

    지진 미리 예측 가능할까

    “○월 ○일 오전 ○시 ○분, ○○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예상되니 대비해주시기 바랍니다.”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물의 이상 행동, 구름형태, 지하수 수위의 변화 등으로 지진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틀 전인 13일 일정한 간격의 띠 모양의 양떼구름이 ‘지진운’이었던 것 같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경북 경주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SNS를 중심으로 지진 발생 2달 전에 부산과 울산 일대에서 원인 불명의 가스냄새와 개미떼의 이동, 물고기의 떼죽음, 온천수 분출 등 지진 전조현상이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과학계는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런 현상들은 지진과 관련이 없으며 ‘사후해석’ 현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진계를 전 세계 모든 곳에 빽빽하게 설치하지 않는 이상 지진을 예측하기 어렵고 지진계를 빼곡히 심어놓는다고 하더라도 지진파가 감지되는 순간 이미 지진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한다든지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설도 실제로 과학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 전조현상으로 알려진 현상들을 갖고 지진을 예측하기는 매우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전조현상이 재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조건이 있다”며 “해당 현상이 재해와 관련해서 반복적이고 일관성있게 관측돼야 하고 전조현상 관측 후 해당 재해가 반드시 발생해야 하고 전조현상이 특정 재해만 예측해야지 여러 재해를 설명하는 경우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전조현상이 아니라 실제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손을 놓고 있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UC산타크루즈) 지구과학과 연구진은 2014년 4월 1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2의 대지진을 분석해 강진의 전조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해저의 판들이 만나는 단층의 섭입대 근처에서 몇 ㎞ 간격으로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규모 지진이 자주 발생하더라도 강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일본 도호쿠대 재해과학국제연구소 연구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분석한 결과 대지진이 발생한 지역 인근 지각판이 천천히 움직이는 ‘느린 단층’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하고 지진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느린 단층은 1년에 6~7㎝ 정도씩만 움직이기 때문에 GPS센서 같은 위치확인 기기로 알아낼 수 있다. 느린 단층은 지진을 유발시키는 응력이라는 지각 에너지를 쌓고 있다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대지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필로티 구조’ 원룸·빌라, 지진에 취약…포항 지진 피해로 안전 문제 ‘비상’

    ‘필로티 구조’ 원룸·빌라, 지진에 취약…포항 지진 피해로 안전 문제 ‘비상’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뒤 1층 기둥이 휘고 부서진 한 원룸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필로티 구조’ 건물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필로티 구조란 건물 1층에 벽이 없이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형식을 말한다. 최근 도심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건물의 모습이다. 1층을 주차장으로 쓰거나, 주차장 대신 유리로 문을 만들고 편의점이나 상가를 운영하는 형태가 많다. 필로티 구조는 지진에 취약한 대표적인 건축 방식으로 꼽힌다. 통상 건축물의 하중은 1층이 가장 크게 받는다. 그 중량의 대부분이 기둥과 벽에 분산되는데, 필로티 구조는 벽이 없다. 4∼8개의 기둥이 벽면이 나눠 받아야 할 건물 하중까지 모두 떠안는 구조다. 상하진동, 좌우 진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 피해 조사를 다녀온 오상훈 부산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구마모토 지진의) 진원지 인근에서 무너진 노후주택과 목조 주택을 제외하고 시내 철근 콘크리트 건물도 몇십 동이 피해를 봤는데 이 중 80∼90%가 필로티 구조”라면서 “필로티는 굉장히 약한 건물”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필로티 건물은 구조적 위험성에도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1층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았고 크지 않은 평수에 건물을 간편하게 지을 수 있어 중소 건설업자의 구미에도 딱 맞아 유행처럼 번졌다. 오 교수는 내진 설계 없는 필로티 건물의 확산이 법의 허점 속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3층 이상 또는 5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대해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법이 소급적용 되는 것은 아니어서 올해 7월 기준 내진 설계 대상 중 실제 내진 설계가 확보된 건축은 20.6%에 그친다. 필로티 건물도 3층 이상이면 당연히 내진 설계 대상이지만 오 교수는 사실상 내진 설계가 안 된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한다. 오 교수는 “3층 이상 건물의 내진 설계를 의무화해놓고 정작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6층 이하 건물은 구조전문가가 아닌 디자인 전문가인 건축사가 내진 설계를 점검하도록 하는데 이들이 특별 지진하중에 맞게 필로티 건물이 설계됐는지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전문가인 ‘건축기술사’가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에 만들어진 필로티 건물의 내진 보강작업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 교수는 “벽이나 철골 브레이스를 더 박으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주차장이나 1층 공간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금전적 부담도 크기 때문에 쉽게 개선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항 5.4 지진] 경주 지진으로 無名단층에 쌓인 응력 분출… 또 큰 지진 가능성

    [포항 5.4 지진] 경주 지진으로 無名단층에 쌓인 응력 분출… 또 큰 지진 가능성

    지난해 9월 11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지 14개월여 만인 15일 오후 2시 29분쯤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번째 규모다.전문가들은 그동안 비슷한 규모의 추가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은 하면서도 경주지진의 여진으로 지진을 일으키는 힘인 응력이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때문에 포항지진의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경주지진 1년을 맞아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지진 전문가들은 경주지진은 경주 남서쪽을 지나는 양산단층과 그보다 서쪽에 떨어진 모량단층 사이 지하에 있는 무명단층이 수평 방향으로 북북동쪽과 남남서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일어났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포항지진 역시 양산단층과는 다른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무명(無名)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과학자들이 현장에 급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이날 기상청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경주 지진이 양산단층에서 발생했는데,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의 지류라고 할 수 있는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둘 간의 상관관계는 추후 정밀 분석해야 한다”면서 “경주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는 학계의 의견이 있다. 이번 지진과 경주 지진, 동일본 대지진과의 연관성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의 여파로 진앙지의 북동, 남서방향으로 응력이 누적되고 있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배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응력이 다시 진앙지의 북동, 남서 방향으로 쌓이고 있기 때문에 경주와 포항 사이 지역에서 또 다시 큰 지진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영석 부경대 교수도 “지난해 경주 지진이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과 구마모토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단층에 축적됐던 힘이 풀리면서 일어났다면 이번 지진은 경주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며 “역사 지진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앞으로 최소 3년은 한반도에서 크고 작은 지진들이 되풀이 되면서 누적됐던 응력이 풀리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진의 여파로 여진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샌안드레아스 단층처럼 큰 단층에서는 규모 5~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한꺼번에 응력이 배출되기 때문에 여진이 3~4개월 정도로 그친다. 하지만 경주지진의 경우 오랫동안 쌓여있던 응력이 서서히 소멸되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지난 9일 기준으로 1년 넘게 640회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포항지진 역시 경주지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여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항 5.4 지진] 대입전형 일정 전면 재조정… 수험생 “컨디션 관리 어쩌나”

    “안전 우선한 정부 결정 잘했다” “혹여나 시험지 유출될까 걱정” “수험서 다 버렸다가 주워왔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탓에 일주일 연기되자 수험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후 대입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안전을 중시한 정부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초유의 수능 연기가 실력 발휘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갑자기 생긴 1주일 동안 체력·정신력 등 컨디션 유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재수생인 한모(19)양은 “포항 지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지만 330일 가까이 재수 생활을 하며 매일 날짜를 지우면서 수능날만 기다렸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윤모(47·여)씨는 “도시락을 준비해 놓고 수험생 아들을 일찍 재우려 했는데 뉴스를 통해 연기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면서 “지옥 같은 수험 생활이 1주일 연기된 것도 견디기 힘들지만 혹여 시험지가 유출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여행 등을 예정했다가 취소한 수험생도 많았다. 고3 딸을 둔 박모(53)씨는 수능과 논술고사가 끝나는 18일 일본 고베 여행을 떠나려고 예매했던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그는 “다행히 취소 수수료는 물지 않았지만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 취소할 생각을 하니 불편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연기 반대’ 청원글이 여럿 올라왔다. 서울 대치동의 일부 학원들은 연기된 7일 동안 긴급 특강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마케팅을 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학원 바닥에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주워서 가는 사진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포항 지역 수험생 이모(18)양은 “지진 피해가 발생한 북구 포항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칠 예정이라 불안했다”면서 “수능이 연기돼 불안 속에서 시험을 치는 일이 없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36·여)씨는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딸이 지진 걱정으로 수능을 망칠까 봐 걱정했다”며 “지난해 경주처럼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몇 개월 동안 계속됐던 만큼 정부가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능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대학들도 수시 등 향후 일정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16일 대학교육협의회와 교육부가 지침을 내려야 수시 일정 연기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700여명의 출제위원들도 일주일간 추가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달 13일 합숙에 들어간 위원들은 이후 외부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 채 수능 문제를 내왔다. 출제위원들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지원·보안 요원들도 연기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 장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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