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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원전사고’ 후쿠시마산 식자재도 공급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원전사고’ 후쿠시마산 식자재도 공급

    공급품목은 미정…캐주얼식당에 공급 예정메인식당은 식재료 원산지 표시 계획도 없어 개막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 식단에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납품될 예정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촌 식당 중 하나인 ‘캐주얼다이닝’에서 제공할 음식의 원산지에 관한 질의에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전체에서 식자재를 제공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행정구역은 47개 도도부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곧 후쿠시마현에서도 식재료를 공급받는다는 의미다. 각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식자재를 공급받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필요한 양을 확보하기 위해 선수촌 개소 직전에 조달처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선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어떤 식자재를 납품할지 미정이지만 후쿠시마현 측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지역 식품을 기회라 여기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된 식품 공급 업무를 담당하는 후쿠시마현 담당자는 “한여름에 생산되는 것을 중심으로 수십 가지 품목”을 준비하고 있다며 복숭아, 토마토, 오이 등을 제공 가능 품목으로 조직위 등에 제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또 넙치(광어), 가다랑어, 무지개송어, 함박조개 등의 수산물을 공급할 의사도 전달했고, 쌀, 돼지고기, 닭고기 등도 목록에 함께 올렸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현 담당자는 “원래 일반 관람객도 후쿠시마에 와서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며 “외국인은 (입국금지로 인해) 관람이 불가능하므로, 선수들이 ‘후쿠시마에는 맛있는 것이 가득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면 가보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주얼다이닝은 ‘모처럼 일본에 왔으니 일본의 맛을 느낄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선수촌에 마련한 약 280석(올림픽 기준, 이하 동일) 규모의 식당이다. 조직위는 주먹밥, 면류, 철판구이, 꼬치구이, 오코노미야키 등을 메뉴판에 올릴 구상을 하고 있다. 캐주얼다이닝에서 제공하는 음식에는 재료의 원산지를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 음식 약 700종을 8일 주기로 번갈아 제공하는 3000석 규모의 ‘메인 다이닝 홀’의 경우 원산지를 표시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도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과 그로 인한 원전사고 피해로부터의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공언해왔다.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 누수에 대한 국민적 우려 등을 이유로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이바라키, 군마, 미야기, 이와테, 도치기, 지바, 아오모리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식품의 방사선량 기준을 1㎏당 100베크렐(㏃) 이하로 제한하고 후쿠시마 수산물의 경우 50㏃ 이하만 출하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므로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일본은 한국의 수입금지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지만, WTO 상소기구는 2019년 4월 한국의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이 아니라며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후쿠시마산 생선의 방사선량은 전수 검사 아닌 어종별로 표본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검사 대상이 된 생선은 상품 가치를 상실하므로 유통되지 않으며 직접 검사하지 않은 개체가 출하된다.
  •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이우석의 미시 여행] <3>‘경남의 명동’서 먹거리 타운으로… 옛 마산의 기개 오롯한 창원 창동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오늘은 창원이 아니고 ‘마산’이다. 2010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 전, 구 마산시의 원도심 지역이다. 마산에서 창동은 서울 명동보다 컸다. 명동과 종로, 무교동, 남대문시장 등을 모두 합친 개념이 창동이었다. 실제 면적이 큰 것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도심이라 그렇다. 1990년대 초반까지 마산에서 “시내 나가자”고 하면 창동으로 갔다. 대표적 문화시설인 극장이나 나이트클럽에 가려면 마산밖에 없었다. 창동 길을 걷다 보면 그날 외출한 사람들을 죄다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마산어시장, 부림시장, 유흥가인 오동동과 이어져 밤낮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특구를 이뤘다.창동(倉洞)은 조선시대 대동법 시행 이후(1760년) 조창이 생겨났대서 붙은 지명이다. 인근 농산물과 건어물 등 세곡이 여기에 모였다가 한양으로 올라갔다. 그때부터 이미 돈이 돌던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시기에도 수출자유지역으로 번성했다. 경남 최대 어시장인 마산어시장에 물건을 떼러 온 상인들과 제수용 생선을 사러 멀리 산청, 함양, 진주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다. 한일합섬 등 섬유산업에 종사하던 여성 직장인들도 주말이면 창동에 나와 도심 나들이를 즐겼다. 당연히 술집, 식당, 찻집 등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세련된 옷가게와 서점, 금은방 등이 창동 거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곳간이 차면 예술혼이 무르익는 법. 조각가 문신, 시인 김춘수, 이은상, 천상병, 정진업 등이 마산에서 자라며 감성을 키웠다. ‘경남의 시내’였던 창동은 주거지역의 이동과 대체상권 형성 등으로 인해 한때 상권을 잃어버리며 빛이 바랬다. 하지만 창원시가 십여 년 전부터 진행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덕에 과거의 영화를 되찾아가고 있다. 창동은 단지 법정동 ‘창동’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마산어시장 일대부터 복집골목, 오동동 아귀찜골목, 창동 예술촌, 부림시장을 잇는 원도심 벨트를 의미한다. 마산어시장부터 들른다. 엄청나게 크다. 아쿠아리움이 따로 없다. 요즘은 제철인 갯장어가 나온다. 갯장어는 개(犬)장어란 뜻이다. 이빨이 날카롭고 하도 잘 물어댄대서 개장어다. 갯장어는 육수를 팔팔 끓여 샤부샤부로 찰방찰방 슬쩍 익혀 먹으면 된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시장 바닷가 쪽에 장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몰려 있다. 붕장어도 판다. 고추장 양념이나 소금구이로 구워 파는데 싱싱한 놈은 ‘부산식’(마산 사람들이 화를 낼 테지만)으로 다짐 회를 썰어 달래도 된다. 출입구가 여러 곳인데 입구 쪽엔 반드시 식당가가 있다. 들어오거나 나갈 때 뭔가를 꼭 먹게 되는 이유다. 젓갈이나 건어물 코너에는 이것저것 살 것도 많다. 딱 어시장만 이리저리 둘러봐도 반나절은 족히 지나간다.길을 건너 오동동 쪽으로 오르면 복국 골목이 있다. 곳곳에 ‘복’이라 쓰인 간판 일색이다. 왠지 복 받는 느낌이다. 복매운탕이나 복맑은탕이 아니라 복국이다. 시원하게 끓여 한 뚝배기씩 내 준다. 집집마다 조금씩 메뉴가 달라 전골을 파는 집도 있다. 마산만에서는 복어가 많이 잡힌다. 일찌감치 복국이 발달한 이유다. 가장 오래된 ‘남성복집’은 양복을 파는 집이 아니다. 일제가 패망하던 1945년 개업한 유서 깊은 복국집이다. 3대째 운영하고 있다. 미나리를 넣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라 아침이나 늦은 밤 해장거리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창동 어귀에 접어들면 장을 보러 온 행인이 많이 지난다. 부림시장에서 푸성귀를 사고 어시장에서 생선을 사 저녁상을 차리려는 마산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과거 경남의 대표적인 전통 재래시장답게 주전부리도 푸짐하다. 이미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날 대로 난 6·25떡볶이는 물론 명태 한 마리를 통째로 지져 주는 명태전, 참기름 냄새 고소한 꼬마김밥집 등 시장 안에는 ‘뭔가 살 일 없는’ 내가 가도 한참을 머물 수 있다. 6·25떡볶이는 시장 좌판 노점으로 시작해 어엿한 점포를 이루며 ‘전국구’ 떡볶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1970년대까지도 좌판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모여 쭈그리고 앉아 떡볶이를 먹었다. 그 모습이 한국전쟁 당시 배급장 풍경 같대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떡볶이 그릇을 받치는 화분받침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쫀득한 떡에 진한 어묵의 풍미가 배어난다. 후루룩 허기 때우기 좋은 맹숭한 잡채도 판다.부림시장 입구 쪽에서 나오면 창동에서도 가장 중심가가 펼쳐진다. 분식점이 많다. 성지여고 학생도, 한일합섬 여공도 주말이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호호 웃음보를 터뜨리며 먹던 분식들이다. 우동과 메밀국수를 잘하는 만미정, 떡볶이와 팥빙수 명가 복희집, 새로 생긴 짬뽕맛집 울트라반점 등에서부터 전통의 고려당 제과 등이 거리를 지키고 있다.1970년대 초반 문을 연 창동복희집 팥빙수는 정말 예스럽다. 들들 갈아 낸 통얼음에서 쏟아진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장비의 장팔사모처럼 순식간에 혀를 베며 냉기를 집어넣는다. 직접 쑨 고소하고 달달한 통팥이 “내가 진정한 팥빙수요”라고 외치는 듯하다. 떡볶이와의 궁합도 ‘최수종·하희라 커플’처럼 딱 맞아떨어진다.1959년 개업한 마산 고려당은 오랜 세월 마산시민의 입맛을 지켜 온 노포 베이커리다. 걸핏하면 싹 갈아엎는 서울과 달리 마산은 그리 바뀌지 않았다. 맛 좋은 ‘빠다빵’으로 소문난 고려당 빵집도 그대로 남았다.초밥 노포도 당당히 세월을 거스른 채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창동 신라초밥은 신라시대보다는 ‘좀 많이 늦은’ 1977년 개업한 집이다. 서울 강남처럼 세련된 ‘오마카세’(주방장에게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 일식집은 아니다. 호주머니 사정 가볍던(지금도 뭐 별반 나아지진 않았다) 필자의 어린 시절, 창문으로 흘끔흘끔 엿보던 그 옛날식 초밥집 분위기 그대로다. 주방장이 정성껏 깔끔하게 빚어내는 초밥은 이미 일본의 ‘스시’가 아니다. 우리 입맛이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김치를 얹은 김치초밥이 이 집의 간판 메뉴다.창동에는 예술촌이 있다. 화가, 디자이너, 공예 등 예술인이 상주하며 작업을 하고 작품을 판매한다. 관광객들은 50여개 입주시설과 12개 체험공방에서 마산의 우수한 ‘예술 유전자’를 일부 수혈받고 갈 수 있다. 예술에 관심이 있든 없든 골목을 거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리의 뒷골목에 온 듯하다. 곳곳이 포토존이라 인증샷 투어의 재미도 쏠쏠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마산시민의 오랜 약속 장소인 ‘학문당 서점’과 시민극장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문당 서점은 여전히 영업 중이나 시민극장은 영화관 대신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개관 100년, 문 닫은 지 20여년 만에 시민극장이란 이름으로 지난 4월 다시 문을 열었다. 물리적 공간은 좁지만 넓고 깊은 예술 세계가 담긴 창동 예술촌을 차근차근 둘러보고 문신미술관이 있는 ‘가고파 꼬부랑길’을 걸어 보면 마산의 야경과 그 안에 숨은 멋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창동과 오동동 사잇길에는 ‘상상길’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에게 응모를 받아 그들의 이름을 타일로 새겨 조성했다. 국내 딱 한 곳 창원 창동밖에 없다. 멀리 외국에 자신의 이름이 박힌 길이 있다면, 게다가 주변에 아름다운 예술촌까지 있다면, 어찌 가 보고 싶지 않을까. 색색 타일로 수놓은 길은 창동 예술촌의 중앙을 지나 여러 테마의 골목을 연결한다. 조만간 역병이 물러가고 나면 이곳에서 ‘창원’과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먼 길을 떠나온 각국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창동에서 좁은 찻길을 건너면 바로 오동동이다. 오동동 타령의 가사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에 나오는 바로 그 유명한 동네다. 오동추야(梧桐秋夜)는 오동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을 뜻한다. 가을 밤 운치나 동동주 한 사발의 흥겨움, 기생의 장구 치는 소리, 한량들의 술놀음 등 이 모두가 오동동으로 귀결된다. 오동동은 그런 곳이다. 전국을 통틀어 이토록 술집 골목을 흥겨이 노래한 적이 있었나. 아마도 오동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유흥가일 것이다. 지금 기생집의 흔적은 아예 사라지고 없다. 다만 달빛 아래 좁은 골목에서 비틀거리며 튀어나오는 나카오리(중절모) 차림 시인의 환영이 보일 듯하다. 오동동 골목 어디선가 상을 때리는 젓가락 장단이 들려올 듯도 하다.지금의 오동동은 아귀찜과 통술거리로 더욱 유명하다. 창동에서 이어진 골목엔 통술집이 줄을 섰고, 복국골목으로 내려가는 길엔 아귀찜 식당들이 가득하다. 마산 특유의 술문화인 ‘통술집’은 통영 다찌집, 진주 실비집, 전주 막걸리집과 비슷한 방식이다. 사실 통술은 예전 우리나라의 술문화였다. 안주를 따로 팔지 않고 술을 주문하면 먹을 만한 안주를 해 주는 것이다.이젠 통술집도 많이 바뀌었다. 요즘이야 예전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관광객들이 몰려와 안주만 바라니, 지금은 대부분 ‘한 상에 얼마, 몇 인 상에 얼마’ 하는 식으로 영업한다. 아무튼 제철 재료나 특별한 안주를 한상 가득 깔아 주니 물가가 턱없이 높은 서울에서 온 이들로선 눈이 휘둥그레진다.제철 안주를 찌고 볶고 삶아서, 때론 생으로 내온다. 호래기(참꼴뚜기)부터 멍게, 부침개, 냉채, 전복회, 오만둥이찜, 미더덕찜, 가오리, 오징어볶음, 소고기 장조림, 생선구이, 찌개, 회까지 줄을 이어 한 상에 연착륙한다. 어떠한 입맛에도 맞출 수 있는 구성이다. 아, 물론 집집마다 계절마다 구성은 달라진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술을 많이 주문할수록 안주는 더 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통술집에서 거의 ‘국빈급’ 환대를 받는다. 통술골목에서 거나하게 취하면 안 된다. 아직 아귀찜이 남았다. 역시 마산은 아귀찜이 가장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아귀찜집 간판에는 보통 ‘마산’을 쓴다. 흉측하게 생겨서 어부들이 죄다 버렸다던 아귀다. 자연적으로 말라비틀어진 아귀를 주워다 불려 콩나물을 얹어 찜을 했더니 그게 맛이 좋아 지금의 ‘값비싼’ 안줏거리가 된 신데렐라 생선이다. 아귀는 투실하고 시원하면서도 비린내가 없어 칼칼한 양념의 찜은 물론 수육이나 전골도 좋다. 특히 부드럽고 녹진한 간과 쫄깃한 껍질 등 버릴 것도 없다. 영화 ‘타짜’에서 나온 ‘전라도 아귀’(김윤석 분)와 조금 헷갈리지만 사실 마산에선 ‘아구’라 부른다. 아귀찜의 원조로 유명하니 아귀라 쓰고 아구라 읽는 것이다. 아귀찜 골목에는 식당마다 특색이 있다. 구수한 맛, 칼칼한 맛, 매콤한 맛 등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아귀찜뿐 아니라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과 부드럽고 담백한 아귀 수육도 별미다. 생아귀와 건아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투박하지만 현지의 맛을 즐긴다면 건아귀를,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을 찾는다면 생아귀찜을 주로 취급하는 집으로 가면 된다. 오동동아구할매집처럼 둘 다 취급하는 집도 있다.마산 창동은 놀고 먹기에만 좋은 곳이 아니다. 근현대사에서 마산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민중항쟁이 두 번이나 일어난 저항의 도시다. 그 중심에 창동이 있었다. 1960년 3·15 당시 마산 시내 중고교생이 창동에 모여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저항에 나섰다. 그중 한 명이 전북 남원 출신의 김주열 열사다. 당시 명문이었던 마산상고(현 용마고)에 진학하기 위해 창동을 찾은 김 열사는 시위에 참가하다 행방불명됐고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시신으로 떠올랐다. 이는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79년 10월에는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민중항쟁이 펼쳐졌다. 마산 시민들의 저항정신을 보여 주는 두 가지 사건이다. 마산 사람들은 거침없는 다혈질 성향으로 인식된다. 그 혈기가 정의감과 애국심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을 제정하자 마산시의회(현 창원시의회)는 곧바로 대마도의 날을 만들어 맞대응했다. 전국 최초다. 날짜는 6월 19일.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 정벌을 위해 마산포에서 출정한 날을 골랐다. 얼마 전인 19일, 창원시의회는 제17회 대마도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대단한 기개가 아닐 수 없다. 지방 여러 도시가 있지만 이토록 원도심의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은 드물다. 한때 경남을 대표했던 도시 마산. 지금 그 이름은 창원특례시 안에 묻혀 있지만, 적어도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만큼은 창동의 무궁한 매력과 함께 나란히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마산 창동여행 체크리스트 어떻게 가나 : KTX 마산역에서 800번 좌석버스를 타면 마산어시장, 창동까지 간다. 동마산병원 앞에서 승차하고 삼성생명 맞은편 정류장이나 상호신용금고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무엇을 볼까 : 굿데이뮤지엄은 ‘무학소주’를 만드는 무학에서 운영하는 주류 박물관이다. 전 세계 5대륙 권역별로 주류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어디서 잘까 : 마산어시장 인근의 호텔 레이지 헤븐과 스카이뷰 호텔이 평점이 좋다. 창동 쪽엔 퍼스트클래스 호텔이 있다.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원자력발전 활용의 선결조건/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원자력발전 활용의 선결조건/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양의 오염수 처리 문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새삼 원전 효용성에 대한 논쟁도 커졌다. 원전을 둘러싼 오래된 논쟁은 효율성과 위험성의 대립으로 요약된다. 원전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원자력발전은 청정에너지 발전 방식이고, 에너지 자원 부족 국가에서 많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값싸게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원자력발전 소요 비용에는 방사능 폐기물 처리 비용, 원자로 폐로 비용과 환경 복구 비용이 추가돼야 하고, 사고 발생 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있어 결코 싸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에너지 생산방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원전 효용성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과학적ㆍ사회적ㆍ경제적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요소의 사실관계부터 올바르게 정리돼야 한다.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는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원전의 취약성을 설명하는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사전 대비를 할 수 없었던 이유와 피해 원인 분석은 중요하다. 원인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해당 지역에 동일본 대지진 같은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 특정 지역에 발생 가능한 지진 규모 평가는 불가능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지진은 단층의 크기, 응력 누적량 등을 통해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 산정이 가능하다. 활동성 단층에 대한 완전한 조사만 이뤄진다면,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과 그 재래주기를 판단할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해저 침강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유사한 크기의 지진이 1100여년 전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869년에 발생한 규모 8.6의 ‘조간지진’이 그것이다. 이 지진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던 까닭에, 조간지진은 일본의 지진재해도 작성과 원전 안전성 설정에 필요한 설계지진으로 고려되지 못했다. 이처럼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안전한 원전 설계가 어렵다. 원전 운용 국가들은 지역별 지진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내진 성능 기준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동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0.2~0.25g(중력가속도)의 지진동에 견디도록 설계된 데 반해 큰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서부 지역은 0.5g에 이르는 내진성능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지진이 더욱 많은 일본은 최대 0.8g 내진성능 기준을 적용한다. 한국은 신고리 원전 건설 전후로 내진 성능이 0.2g에서 0.3g로 상향 설계되고 있다. 현재의 내진 성능은 이탈리아, 프랑스 원전과 같은 수준이다. 원전은 청와대와 같이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관리되고 있다. 원전부지도 엄격한 조건을 만족하도록 법제화돼 있다. 한국은 과거 3만 5000년 이내에 한 차례 이상 혹은 50만년 이내에 두 차례 이상 지표 변위를 만든 단층을 활동성 단층으로 규정하고, 원전 부지로부터 320㎞ 이내 지역의 활동성 단층을 내진 성능 결정에 고려토록 돼 있다. 이 규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내륙과 해역의 활동성 단층에 대한 자세한 정보의 축적이 선행돼야 한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로 원전 건설과 운영에 밀려 필요 정보 축적은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이제라도 필요한 정보의 축적에 힘써야 할 때다. 국가의 미래 성장과 후손의 평안한 삶이 오늘 우리의 결정에 달렸다.
  • 원안위 신한울 1호기 운영 심의 결론 못내

    원안위 신한울 1호기 운영 심의 결론 못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 운영허가 심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원안위는 11일 제140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후 회의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이날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안은 지난해 11월 원안위가 심의에 착수한 지 7개월만에 심의·의결 안건으로 상정됐다. 원안위는 규제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지난달까지 총 12차례 운영허가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원안위는 이날 회의에서 보고 과정 중 논의된 사항을 종합한 결과를 토론했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다. 신한울 1호기는 시민단체 등에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 안전성과 항공기 재해 위험성을 제기해 운영허가 논란을 겪었다. PAR은 원자로 격납 건물 내부의 수소 농도를 낮추는 장치로, 지진이나 해일 같은 대형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원전 내 수소 농도를 옅게 만들어 폭발을 막아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격납용기 내 수소가 제거되지 않아 폭발했고 이후 한국도 중대사고 예방을 위해 국내 원전에 PAR을 설치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빨대는 필요 없어요” 작은 습관 하나부터 ‘제로 웨이스트’ 첫발

    “빨대는 필요 없어요” 작은 습관 하나부터 ‘제로 웨이스트’ 첫발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이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직전 전시에서 발생한 철골과 각목 등 약 3t의 폐기물을 전시장 구석구석에 쌓아 놨다. 어지간한 전시는 톤 단위의 쓰레기가 발생하게 마련인데, 이제까지 아무런 제약이나 반성도 없이 구습을 답습한 현실을 꼬집는다. 스스로 비판 목소리를 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책은 일회용품을 스스럼없이 쓰면서도 지구 환경은 걱정인 사람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안내서다. 자신을 ‘윤리적 최소주의자’로 소개한 저자는 일본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을 겪으면서 물건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읽지 않은 책들, 써본 적 없는 그릇을 끌어안고 살았던 게 ‘꼭 필요한가’ 생각이 들었다 한다. 물론 일상생활을 하며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순 없다. 그러니 쓰레기를 단 하나라도 줄이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물건이 쓰레기로 처분될 때까지 책임을 지려는 마음을 덧붙이는 게 좋다. 100에서 90으로 줄이고, 줄인 10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마음만 있으면 서서히 제로 웨이스트를 향해 갈 수 있다. 예컨대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서 빨대는 빼달라고 하거나,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늘 가지고 다니면 어떨까. 저자는 손수건을 보자기처럼 사용한다. 이쯤에서 고수의 실전 팁 몇 가지만 살펴보자.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은 될 수 있으면 그렇게 먹자. 표백제 대신 대용량 과탄산소다를 사용하면 좋다. 예쁜 쓰레기, 즉 과대 포장은 아예 생각도 하지 말자. 저자는 치약 대신 나무 칫솔과 혀 클리너를 사용한다. 입 냄새가 걱정이라면 무엇을 먹는가를 먼저 살피라고 조언한다. ‘제로’에 집착하지 않되, 그렇다고 ‘나 하나쯤’ 하는 마음만은 금물이다. 나는 1밖에 줄일 수 없어도 전 세계 사람들이 1을 줄이면, 그 수는 실로 엄청나다. 또 하나,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되뇌어야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 카페에 텀블러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음에 가져오면 그만이고, 여전히 북극곰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낡은 옷을 수선해서 입기도 하고, 새로운 소품을 만들 수도 있다. 체크무늬 셔츠는 손수건으로 만들어도 좋다. 습관을 들이고, 그 습관을 주변으로 널리 알리자. 그럼, 이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서로에게 건투를 빌어 주자.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혹시 방사능 부작용?…日서 ‘파란색 청개구리’ 또 발견

    혹시 방사능 부작용?…日서 ‘파란색 청개구리’ 또 발견

    좀처럼 보기 드문 파란색 청개구리가 일본의 한 지역에서 발견됐다. 9일 니시닛폰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후쿠오카현 노가타시 가미돈노(上頓野)에서 9세 여자아이가 파란색 청개구리 1마리를 발견했다. 가미카와 렌카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당시 자택 뒷산에서 나무를 베던 부친을 돕던 중 청개구리 한 마리가 나무뿌리 쪽에서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몸길이 약 3㎝의 이 청개구리는 연두색의 일반적인 청개구리와 달리 선명한 파란색을 띄고 있다. 가미카와 가족은 생활용품 전문점에 나가 수조와 그 안에 넣을 돌과 풀 등을 구매해 이 청개구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초등학교 3학년생인 가미카와는 청개구리에게 푸른 하늘을 빗대 스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가미카와 가족은 스카이를 생태학습관으로 유명한 온가가와 수변관에 기증하기로 하고, 3일 부모와 함께 해당 수변관을 찾았다. 청개구리의 몸색은 피부 일부 색소가 결핍돼 드물게 파란색이나 노란색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7월 가나가와현의 한 농촌 지역에서도 파란색 청개구리 3마리를 비롯해 노란색 청개구리 1마리 등이 포획된 사례가 있다. 이 밖에도 2016년 8월과 10월에는 도쿄와 가까운 사이타마현에서 파란색 청개구리가 잇따라 발견돼 주목받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그해 9월 온몬이 샛노란 황소개구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기이한 생물의 발견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늘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생태 전문기자 사토 에이키는 희소생물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팬텀 파라다이스’를 2016년 9월 공개하고, “2014년부터 도쿄에서 기형 생물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방사성 물질이 땅속에 축적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2014년부터 도쿄 안에서 약 170시간 촬영한 분량을 편집해 영화로 제작했다.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하며 기형 생물 다수를 관찰했다고 전했다. 날개가 3개밖에 없는 메밀잠자리, 날개가 말려 있는 밀잠자리, 눈이 함몰된 고추잠자리, 척추가 굽은 열대 송사리, 한쪽 눈이 없는 개구리 등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FDA 알츠하이머 신약 18년 만에 승인, 시험 참가 의사 “올바른 방향”

    FDA 알츠하이머 신약 18년 만에 승인, 시험 참가 의사 “올바른 방향”

     영국의 외과의사였던 알도 세레사(68)는 10년 전부터 왼쪽과 오른쪽을 헷갈려 자신의 일을 포기해야 했다. 수술 중에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을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글래스고 출신으로 현재 옥스퍼드셔주에 살고 있는 그는 2년 전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Eisai)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임상시험에 자원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우여곡절 끝에 7일(현지시간) 사용을 승인했다. 지난해 3월 시험이 중단된 뒤 그는 런던의 국립신경정신과병원에서 시험이 속행되길 간절히 기다려왔다. “자원했을 때 무척 행복했다”고 이날 영국 BBC에 털어놓은 그는 “내가 지나온 여정을 진짜진짜 즐겼다. 내가 시험에 참가해 얻은 이득은 분명히 아주아주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레사는 그 약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다. 그는 “내겐 그다지 혼동스럽지 않다. 여전히 그 병을 갖고 있지만 아주 나빠지진 않았다. 그리고 이젠 (FDA의 승인으로) 더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가족들도 자신의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부엌에서 늘 뭘 찾느라 뒤적거렸지만 이젠 덜 문제가 되고 있다. 병에 걸리기 전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난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 추론, 의사소통, 기본적 일상 업무에 필요한 뇌의 영역을 서서히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조와 임상시험 단계에서 ‘애드유캔유맵(Aducanumab)’으로 명명됐던 이 약은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로 불리는 해로운 단백질 덩어리의 제거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병 환자는 세계적으로 3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만 50만명의 환자가 있는데 이 약이 영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얻어 상용화되면 60세부터 70세까지 초기 경미한 10만명에게 투여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주로 65세 이상에게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보다 한참 아래 연령에서도 발병한다. 제약사는 증상보다 원인을 치유하는 약이란 점을 내세운다. 세레사 같은 환자와 가족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는 약의 효능에 의문을 표시한다.  FDA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신약을 승인한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이어서 18년 만의 일이다. 당시의 약은 불안이나 불면증 같은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어서, 병의 근본 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신약이 승인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다만 이번 신약이 환자의 정신적 퇴보를 되돌리지는 못하고 단지 진전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바이오젠 약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후속 연구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 신약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어 보인다. 환자들은 ‘애드유헬름(Aduhelm)’이란 이름으로 판매될 약을 4주에 한 번씩 주사로 맞아야 한다. 바이오젠은 신약의 가격이 연 5만 6000달러(약 6230만원)라고 밝혔다. 1회 투약 비용 4312달러(약 480만원)를 연간으로 계산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연 1만∼2만 5000달러(약 1113만∼2781만원)를 훌쩍 넘어선 가격이라고 CNBC 방송이 전했다. 마이클 보나토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이 방송에 “타당한 가격”이라면서 “20년간 혁신이 없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4년은 애드유헬름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AP는 제약업체들이 그동안 수조원의 연구비를 지출했지만,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다며 이번 승인이 제약회사가 보류했던 유사한 치료법 투자를 되살릴 수 있다고 봤다. 환자나 가족 등은 새 치료제가 작은 효능이라도 있다면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많은 전문가는 효과가 의문스러운 치료제의 문을 열어줌으로써 위험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는 지난해 11월 바이오젠이 신약의 효과에 관한 하나의 연구만 제출한 상태에서 여러 물음에 반대투표를 하는 등 혹독한 평가를 내리면서 FDA에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바이오젠은 에자이와 함께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와 3상에서 2건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했지만, 지난해 3월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중간 평가가 나와 시험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뒤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일부에 이 약의 용량을 높여 투여한 결과 상당한 임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고, FDA는 이 약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능력 저하가 대조군보다 23% 덜했고 기억, 언어, 지남력(orientation) 등 다른 인지기능 평가에서도 덜하지만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당시 바이오젠 발표였다.  AP는 투약 방식의 변경과 바이오젠의 후속 연구는 해석하기 어려운 결과를 도출했고 많은 전문가 사이에 회의론을 불러왔다고 전한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FDA가 논란을 빚는 치료법을 승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올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역시나 회사 주가는 폭등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바이오젠 주가는 전장보다 38.3% 오른 주당 393.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0% 치솟은 468.55달러를 찍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만한 도쿄올림픽이 되어서야/홍지민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오만한 도쿄올림픽이 되어서야/홍지민 체육부 차장

    도쿄올림픽은 참 힘들게 다가온다. 57년 전 ‘동경’올림픽 때도 그랬다. 일제강점기 상흔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시기였다. 굴욕적인 한일협정 추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6·4항쟁이 있었다. 계엄령에 국가대표 선발전과 훈련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동경올림픽에 그리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도쿄올림픽이 다시 공분을 부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연기 사태를 맞은 도쿄올림픽이다. 1년 미뤄진 개막 날짜가 다가오며 점점 더 큰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원래 일본은 부흥과 재생을 기치로 도쿄올림픽을 유치했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그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의 단절을 선언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을 마련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덮치며 계획이 틀어진 것에 대한 조바심은 십분 이해하더라도 요즘 일본의 행보를 보면 우려되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독도 문제가 들끓고 있다. 여당 유력 정치인까지 나서 도쿄올림픽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다. 도쿄올림픽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성화 봉송 경로 지도에 우리 영토인 독도가 마치 일본 영토처럼 표시된 게 도화선이 됐다. 비판이 일자 선명했던 표시를 육안으로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만 흐리게 바꾼 게 뒤늦게 확인됐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이용해 슬그머니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낸 셈이다. 정부의 삭제 요구에 일본 정부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야 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뒷짐 지는 모양새를 보이며 뒤통수를 치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정부는 일본의 입장을 십분 반영한 IOC 권고를 받아들여 독도가 표시되지 않은 한반도기를 사용한 바 있다. 당시 IOC는 스포츠와 정치적 사안을 연결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권고해 왔다. 일부 비공식 행사에서 독도 표시 한반도기가 사용되자 정부에 항의했던 게 당시 관방장관이던 현재 일본 총리다.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일본이 과거사를 외면하듯 또 기억을 애써 지우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신 승리를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일본의 나 몰라라는 처음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 논란이 있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올림픽 선수촌 식단에 올린다거나 전범기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사실상 허용해 파장을 불렀다. 지난 4월에는 국제사회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실제 방류까지는 2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이 또한 이번 올림픽 개최 목적과 무관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선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해야 할 IOC와 일본이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들려온다.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이 감염되면 선수 본인 책임이며 주최 측 책임은 없다는 면책 조항에 동의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이 개최국 입장에서는 국력을 뽐내거나 국민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등 일종의 정치적 지렛대 역할을 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88서울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도쿄올림픽은 어떤 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을 것인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열린다면 역사상 최악의 오만한 올림픽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icarus@seoul.co.kr
  • 일본 홋카이도 부근 바다 규모 6.1 지진

    일본 홋카이도 부근 바다 규모 6.1 지진

    日 홋카이도 구시로 남남동 해역쓰나미 경보는 없어 기상청은 16일 낮 12시 24분(한국시간)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 남남동쪽 128km 해역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진앙은 북위 41.90도, 동경 144.90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60km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日 홋카이도 부근 바다 규모 6.1 지진

    [속보] 日 홋카이도 부근 바다 규모 6.1 지진

    16일 낮 12시 24분(한국시간)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 남남동쪽 128km 해역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외국 관측 기관 등을 인용해 전했다. 진앙은 북위 41.90도, 동경 144.90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60km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양자 협의체’ 구성 韓 요청 수용할 듯”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양자 협의체’ 구성 韓 요청 수용할 듯”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한일 양국 간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양자 협의체 구성안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한 검증 과정과 별도로 한국 입장을 전달하고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한 양자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양자 협의 개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미 외교당국 간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참여해 해양 방류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협의체 가동을 일본 측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공식 요청해 오면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협의체에 폐로 업무를 관장하는 경제산업성 산하의 자원에너지청 외에 규제 당국인 원자력규제청과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도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당시 냉각장치 고장으로 노심용융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지속적으로 배출돼 현재 125만t 이상으로 불어난 오염수를 인접한 태평양에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정화 처리해 오염 농도를 국제기준치 이하로 낮추어 방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부르는 오염수는 삼중수소(트리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해 오염 농도를 낮추더라도 피해를 볼 수 있는 한국과 중국이 해양 방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 방류 처분을 결정한 당일 한국 정부는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중국 외교부도 “주변 국가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5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영국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을 만난 정의용 외교장관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주변국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이뤄진 점을 지적하면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에 반발하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을’이 되는 유족, 상주 못 서는 외동딸… “이런 式이면 곤란해”

    ‘을’이 되는 유족, 상주 못 서는 외동딸… “이런 式이면 곤란해”

    # 경만과 그의 여동생 경미는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허둥지둥 장례를 준비한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 직원은 경만에게 매뉴얼이 정리된 파일을 들이민다. 국은 육개장으로 할지, 황태국으로 할지. 제단 장식은 1단으로 할지, 2단으로 할지 선택의 연속이다. 경미는 영정사진조차 준비하지 못해 아버지의 휴대전화 사진첩에서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고른다. 낚싯배에서 월척을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이다. 조문 온 친척들은 경미에게 “아이고, 아이고”라고 곡소리를 내야 한다고 다그친다. 그리고 경미에게 따지듯 쏘아붙인다. “얘, 사진이 저게 뭐니?”(영화 ‘잔칫날’의 한 장면) # 장녀인 김모(36)씨는 얼마 전 아버지 장례를 치르는 내내 허무함을 느꼈다. 상주도, 운구 대열에서 영정사진을 들고 제일 앞에 선 것도 김씨가 아닌 여동생의 남편이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상주를 자처했으나 친척들이 “남자가 상주를 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김씨는 아버지 생전에 미리 장례에 관해 준비하고자 했지만, 괜히 결례가 되는 것 같아 미룬 게 후회됐다.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장례 준비에 혼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관혼상제 절차가 간소화되는 가운데 장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족 대부분은 급하게 장례를 치르면서 경황이 없거나 잘 몰라서, 혹은 마땅히 대체할 문화가 없어서 관습을 따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가 만든 매뉴얼대로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부의금도 모바일로 송금할 만큼 세상이 변했는데 장례 관행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 문상객을 맞이하는 데만 신경 쓰다가 정작 고인에 대한 추모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존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따가운 시선을 받기 일쑤다. 장모(34)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유언에 따라 초상화를 영정사진으로 올렸는데 장례식장에서 난색을 보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유족들은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 측에 불만이 있어도 전통과 효의 명목에 매여 웬만하면 소란을 피우지 않으려고 한다. ●영정사진 초상화로 올렸다고 뒷말 무성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장례부터 장묘까지 드는 총비용은 평균 1380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누구나 망자에 대해 최대한 예를 갖추려다 보니 장례 문화가 상업화된 측면도 있다. 오채원 오채원연구소공감 대표는 저서 ‘안녕 아빠, 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애도 일기’에서 상조회사 계약자인 유족을 ‘을’이라고 표현했다. 오 대표는 저서에서 “아직 빈소도 못 차렸는데 아무리 늦은 시간에 돌아가셨어도 (상조회사는) 그날을 하루로 계산했다”며 “시신을 볼모로 갑질을 하는구나. 계산기 앞에서 죽음과 장례의 본래 의미 따위는 저만치 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의식이 높아졌지만 아직 장례 절차 곳곳에는 불합리하고 성차별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 상주를 정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상주는 무조건 남성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장녀 대신 남동생이나 사위가 완장을 차는 경우가 많다. 아내나 외동딸이 상주가 되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김씨는 “장녀이지만 장례를 치르는 내내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암묵적으로 손님을 맞는 일은 남자가, 음식상을 차리는 일은 여자가 하는 등 역할이 나뉘어 있었다”고 토로했다. ●맏딸인데도 식장에서 올케 밑에 도열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성평등한 장례 문화 상상하기’ 좌담회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치 변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장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한다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되 변화하는 의식과 다양한 가족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오 대표는 “부친상을 당했을 때 제단과 가까운 윗자리부터 동생, 올케, 나 순서로 도열했다”며 “맏딸이지만 올케보다도 순위가 아래인 것을 알았다. 어머니는 당신의 배우자상인데도 객처럼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돌이켰다. 상주를 정하는 데 특별한 규정은 없다. 정혁인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정책기획부장은 “상주 역할은 성차별 없이 정서적 애착이 강한 사람이 맡는 게 중요하다”며 “남성 고인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 반드시 배우자가 상주 역할을 하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상복에도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장례식장을 떠올리면 남성은 양복에 완장을 차고 여성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이 익숙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운영한 온라인 추모 서비스에서도 상주의 옷차림을 남녀로 나누고, 여성의 경우 ‘흰색 또는 검정 치마저고리’를 올바른 복장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복지부에 개선을 요구, 현재는 남녀 구분이 삭제됐다. 정 부장은 “여성은 치마를 입고 흰 리본이 달린 머리핀을 꽂아야 하며, 남성은 완장을 차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비혼 출산이나 동거가족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상주를 정하는 문제 등을 두고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는 “지인의 장례식에서 외국인과 혼인했을 때 장례식이 더 복잡해지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이 독일인이지만 한국에서 50년 이상 살았는데도 장례식에서는 상주가 아니었다”면서 “여성인 데다 외국인이라는 이유에서 장례식 내내 액세서리같이 옆에서 주춤거리기만 했다”고 했다. ●日 “이렇게 죽음 맞고 싶다” 엔딩노트 유행 주인공이 이것저것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결혼식과 다르게 장례식은 당사자가 세상을 떠난 다음 치러진다. 그렇다고 장례식을 미리 준비하기도 쉽지 않다. 살아 계신 부모나 가족의 장례를 얘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에서는 ‘엔딩노트’가 한 차례 유행했다. 엔딩노트는 노인이 죽음에 대비해 자신의 희망을 적어 두는 노트다.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30~40대 젊은층도 엔딩노트를 작성했다. 김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많이 쓰는 말이 웰다잉과 웰에이징”이라며 “꼭 엔딩노트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살고 싶다’ 혹은 ‘죽는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은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장례 방식을 정할 때 돌아가신 분이 속한 공동체 의견도 따라야 하지만 개인성도 중요하다”며 “개인의 삶과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죄책감, 아쉬움, 후회 등이 얽히고설켜서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가 성평등한 의례 문화 아이디어를 찾는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시민이 참여하는 이제는 바꿔야 할 의례문화 ‘이런 식이면 곤란해’ 캠페인 시민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한다. 결혼·장례 문화에 대한 ▲불편 사례 ▲개선 사례 ▲새로운 아이디어 등 세 가지 분야다. 서울시는 분야별 최우수작 1편(총 6편)과 우수작 2편(12편)을 선정해 최우수작 각 50만원, 우수작 각 20만원의 상금을 준다. 선정작은 다음달 30일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접수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며 한글 3000~5000자 분량의 원고를 이메일(sacge@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램지어, 논문 왜곡 검증한 한인 교수에 “흉포” 협박성 메일

    램지어, 논문 왜곡 검증한 한인 교수에 “흉포” 협박성 메일

    명예훼손 법적 대응 경고 뜻도 담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자신의 역사왜곡 논문을 추적한 한인 교수에게 협박성 메일을 발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5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가 최근 자신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메일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이 교수에게 “야만적인 명예훼손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램지어 교수는 협박 메일에서 이 교수가 학술지에 문제를 제기해 논문의 출판을 지연시킨 사실에 대해 “흉포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거친 표현으로 비난했다. 그는 “당신은 내 경력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흉포한 공격을 보내 내 논문을 망치려 했다. 또 그런 사실에 대해 허풍을 떨며 자랑했다는 것을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껏 말하거나 쓴 것을 추적하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지 않느냐”고 따졌다. 자신의 과거 논문에 대한 검증을 멈추라는 것이다. 특히 램지어 교수는 본인의 “심각한 명예훼손”에 대해 “다음 단계로 내가 어떤 조치를 취할 지”를 고민 중이며 자신의 이메일이 ‘경고’라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일본학연구센터 연구원인 이 교수는 올해 초 위안부 왜곡 논문에 충격을 받은 뒤 램지어 교수가 쓴 다른 논문에 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램지어 교수가 근년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간토대지진의 조선인 학살과 재일교포의 역사를 비롯해 일본 내 소수민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역사 왜곡 단체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여러 논문을 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이 교수는 세계 여러 전문가와 함께 문제가 된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에 출판연구 윤리상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논문의 재심사에 따른 정정과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독일의 출판사는 재일교포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램지어 교수에게 조선인 학살 왜곡 논문 중 문제가 된 부분을 전면 수정하게 했다. 램지어 교수가 이 교수에게 협박성 메일을 보낸 것은 ‘위안부’ 논문 발표 후 일본 우익과의 관계가 드러나고, 연구 진실성에 대한 문제점이 확인된 데 따른 불만을 표출하고 또 다른 논문 추적을 그만두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인 램지어 교수와 함께 하버드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연구 출판 윤리 위반뿐 아니라 양심적 학자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는 램지어 교수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하버드법대도 궁극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세계의 양심적 석학 동료들에게 이런 식의 협박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고 3주가 흐른 3일까지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계획은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담겨 있는 125만t이 넘는 오염수를 최대한 희석해 2년 뒤 바다로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까지 없다. 오염수 희석 방법 등을 심사하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출 개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만 제시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우려를 단순 ‘후효’(風評·풍평)로 여기고 있다. 후효는 소문 등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오염수 방출에 따른 여러 가지 우려를 단순히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보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용어에서 묻어난다. 일본 정부가 현재까지 제시한 대책 역시 모두 소문 불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국 정부의 반발이 크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日국민, 정부 방침에 순응 특성 영향도 일본 정부는 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오염수를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예 한국이 ‘오염수’라고 부르는 탱크 속 물질을 ‘처리수’(treated water)라고 부른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프레임 작업’은 국내 여론몰이에 효과를 발휘, 최근 일본 내 오염수 방출에 대한 여론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해 11~12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가 55%, 지지 응답은 32%, 잘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은 13%였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달 18일 조사한 결과 54%가 ‘(방출은) 어쩔 수 없다’고 반응했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답은 36%에 그쳤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7%를 기록, 부정 평가인 45.3%보다 다소 우세했다. 여론의 변화는 불만이 있더라도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일본 특유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오염수 문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내 해결과제였기에, 최근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한국 국민과는 민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이 전하는 오염수 방출에 대한 현지 분위기에서 환경단체와 후쿠시마현 어민 등이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전할 뿐 일반 국민 사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니혼TV는 동일본 대지진 후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 농산물은 현재 유통량이 회복됐지만 수산물은 지난해 기준 어획량이 대지진 전과 비교해 17% 감소했다고 알렸다. 후쿠시마현 어업인들은 4월부터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어획량을 완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서기로 했지만 오염수 방출 결정으로 모든 걸 다시 멈추게 됐다고 한다. 이런 어업인들의 항의 목소리만 나오는 게 전부였다. ●언론, 일반 국민 우려 아닌 어민 항의만 전해 이처럼 일본 내 여론이 오염수 방출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데는 일본 국민의 특성을 넘어서 일본 정부의 ‘소문 불식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당시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밝히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건 ‘소문’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성을 확실히 확보하는 동시에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중국과 한국, 대만을 포함해 세계에 있는 원자력 시설에서도 국제 기준에 기초한 각국의 규제에 따라 방사성물질 트리튬이 포함된 액체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다”며 “그 주변에서 트리튬이 원인이 되는 영향은 볼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듯이 역공했다. 이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오염수를 놓고 제기되는 모든 우려를 뜬소문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고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도쿄올림픽을 100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이런 큰 결정을 내렸을 리 없다는 진단도 있다. 스가 정권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촉구해 왔고 국내의 반대 여론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각적으로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 주면서 오염수 해양 방출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악화된 한일관계까지 겹쳐 오염수 방출에 대한 한국의 항의가 일본 내 혐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감정까지 실려 오염수 문제가 국제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는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주간분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한국의 반일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며 일본 불매 운동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까지 보도하자 일본 네티즌들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 일본 네티즌은 “옆 나라는 과학적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도 자국의 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소문 피해 배상위한 정부 지원실까지 설치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농림수산상을 지낸 야마모토 다쿠 자민당 중의원은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그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더욱더 소문 불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산업성 내에 ‘처리수손해대응지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23명이 근무하는 지원실은 소문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간이나 지역,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피해의 실태에 맞는 배상을 실시하거나 피해자 측에 일방적인 피해 입증을 요구하지 않도록 도쿄전력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소문 불식 전략이 미흡하다는 일본 전문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에 참여했던 가이누마 히로시 도쿄대 준교수는 니혼TV에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먼저 정치인이 접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은 전면에 나서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하는 자세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좀더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거나 일본 정부에 한국이 직접 조사단을 보내도록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IAEA 모니터링에 참여하거나 한중일이 오염수 보관 및 처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든지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반응을 살피며 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 대응하는 게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양자 구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는 글로벌 환경 문제임에도 미일 대 한중이라는 동아시아 지역 내 국제 정치 문제로 변질된 것이 문제”라며 “양자 이슈로 굳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제적 연대로 문제에 대응하고 한국이 IAEA의 오염수 방출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 미야기현 앞바다 규모 6.6 강진... “쓰나미 우려는 없어”

    日 미야기현 앞바다 규모 6.6 강진... “쓰나미 우려는 없어”

    1일 오전 10시 27분쯤 일본 동북 지방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진원지는 북위 38.1도, 동경 141.8도 해상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60㎞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경기도의회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대응 특위, 안혜영 위원장, 장대석·최승원 부위원장 선출

    경기도의회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대응 특위, 안혜영 위원장, 장대석·최승원 부위원장 선출

    경기도의회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대응 특별위원회는 29일 첫 회의를 개최하고, 위원장에 안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11), 부위원장에 장대석(민주당·시흥2)·최승원(민주당·고양8) 의원을 선출했다. 방사성 오염수 방류 대응 특별위원회는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방출 결정에 따라 긴급하게 구성됐으며, 향후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수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 강화, 오염수 방류 영향 파악 및 도민 인식제고 캠페인 실시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일본 북동부에 발생한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로, 사고 후 방사성 물질은 대기뿐 아니라 해류를 통해서도 확산됐다. 사고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전 내 보관하고 있던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결정을 한 일본정부는 주변 이해관계국과의 정보공유는 물론 의사결정과정에의 논의조차 없었다. 이날 위원장으로 선출된 안혜영 위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전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과도 같다”며 “1380만명의 경기도민을 대표해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천가능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구성돼 향후 6개월 간 운영되며, 총 21명의 위원(더불어민주당 안혜영, 장대석, 최승원, 장동일, 김현삼, 고찬석, 김경일, 김미숙, 김인영, 김장일, 박창순, 백승기, 성준모, 심규순, 양철민, 오지혜, 이영봉, 이은주, 지석환 위원, 국민의힘 한미림 위원, 민생당 김지나 위원)이 참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안창남 비행기(飛行記)/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안창남 비행기(飛行記)/손성진 논설고문

    안창남은 우리나라 최초의 조종사는 아니다. 1919년 중국 육군항공학교에 입학해 조종사 훈련 과정을 수료한 서왈보(1886~1926)가 최초라고 한다. 서왈보는 의열단에 가입하고 나중에 중국 군벌의 조종사로 일했지만, 항일운동에 앞장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또 공군은 1920년 2월 미국에서 비행 훈련을 받았던 이용선, 이초 등을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로 인정해 논란이 있다. 안창남은 서왈보보다 2년 늦은 1921년 일본 도쿄 오쿠리(小栗) 비행학교를 마치고 비행사 자격증을 땄다. 1922년 12월 10일 일제가 군사용으로 만든 서울 여의도 비행장. 안창남은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가득 들어찬 5만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단발쌍엽(單發雙葉)의 1인승 ‘금강호’를 몰고 조국의 창공을 날았다. 한국인으로서 우리 하늘을 날았던 최초의 비행사는 안창남이다. 안창남은 식민지 조국의 영웅이 됐다. 1923년 1월 ‘개벽’에 ‘공중에서 본 경성과 인천’이라는 글을 실었다. “경성의 한울(하늘)! 경성의 한울! 내가 어떠케 몹시 그리워햇는지 모르는 경성의 한울! 이 한울에 내 몸을 날리울 때 내 몸은 그저 심한 감격에 떨릴 뿐이엇습니다.” 조국을 사랑하는 안창남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2월에는 ‘안창남 비행기(飛行記)’라는 책이 나왔다. 안창남의 출생과 성장 과정을 정리한 책이다. 그때까지의 안창남 일생을 기록한 일종의 전기인 셈이다. 7년 후의 책 광고에는 “당신은 이 책을 사서 읽으셨습니까. 만약 못 보셨다면 큰 수치입니다”라고 직설적으로 적었다. 그만큼 안창남은 나라를 잃은 백성의 설움을 달래 줄 대단한 영웅이었다. 서왈보와 마찬가지로 안창남도 독립운동의 길을 걸었다. 관동 대지진 이후 안창남은 일본을 탈출해 중국으로 망명, 독립운동에 몸을 바쳤다. 1926년 여운형의 권유로 산시성 군벌인 옌시산 휘하로 들어가 항공중장과 산시비행학교장으로 활동했다. 직접 비행기를 몰고 일본군 진영에 폭탄을 투하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안창남은 소장(小將) 대우를 받고 항공대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또 상하이에 본부를 둔 대한독립공명단에 가입했다. 공명단은 상하이와 만주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벌인 단체였다. 그러나 영웅박명(英雄薄命)이라고 할까. 안창남은 불의의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930년 4월 2일 중국 산시비행학교에서 비행 교육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한 것이다. 29세의 너무나 젊은 나이였다. 안창남은 중국 타이위안시에 묻혔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으로 흔적이 파괴돼 지금은 묘를 찾지 못한다. sonsj@seoul.co.kr
  • 뒤집힌 판결, 더 꼬이는 한일… 위안부 할머니 속도 뒤집혔다

    뒤집힌 판결, 더 꼬이는 한일… 위안부 할머니 속도 뒤집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다. 한 국가의 주권 행위는 다른 나라에서 재판받지 않는다는 일본 측의 ‘국가면제론’을 재판부가 수용한 결과다. 유사한 소송에서 승소 결과가 나온 지 3개월 만에 엇갈린 판단이 나오면서 정반대 판결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 위안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정부 정책은 물론 한일 관계 회복도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민성철)는 21일 열린 고 곽예남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등 20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제 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르면 일본국을 상대로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을 맞은 2016년 12월 소송이 제기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1월 같은 법원 민사합의34부(부장 김정곤)는 유사한 소송에서 일본 측의 국가면제 주장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며 “피고(일본국)는 원고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 줬다. 피해자 측은 “고무적인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일본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판결이) 곤혹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언급할 만큼 한일 관계가 경색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앞선 소송의 판결과 정반대 판결을 내놓으며 “국가면제의 예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국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예외를 만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의 교섭을 포함해 대·내외적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법원이 피해자 인권보다 국익을 우선시했다”고 반발하면서 항소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확정 판결된 지난 1월 소송과 달리 이번 소송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한일 관계 회복을 꾀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각각 둘로 나뉜 사법부 판단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면서도 피해자들을 설득시킬 만한 논리도, 외교적 해법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판결로 일본의 태도는 더 강경해질 전망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요구하는 여론도 부담이어서 갈등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1월 판결이 뒤집힌 것은 아니고 정반대 판결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면서 “한일 관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거나 전환점이 만들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겠다”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합의 등에서 표명했던 사죄와 반성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세슘 기준치 2.7배인데… 뒤늦게 후쿠시마 우럭 출하 막은 日

    세슘 기준치 2.7배인데… 뒤늦게 후쿠시마 우럭 출하 막은 日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이달 초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의 2.7배에 달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돼 일본 정부가 19일 출하 제한에 나섰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가시마구 앞바다 수심 37m 어장에서 잡힌 우럭에서 1㎏당 27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 기준치인 1㎏당 100㏃보다 2.7배 많은 것이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은 모든 어종은 지난해 2월부터 출하 제한이 해제된 상태다. 지난 2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됐지만 일본 정부는 출하 제한을 하지 않았고 지역 내 어업협동조합연합회가 자발적으로 출하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정부의 출하 제한 조치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편 일본 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사고로 기록된 미나마타병 집단 발병 사태로 고통을 겪는 피해자들이 전날 미나마타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염수 방출에 항의했다. 이들은 “미나마타병의 교훈을 전혀 돌아보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제1원전 오염수 방출 개시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다음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밝힐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中 언론,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에 버리려는 이유는?

    中 언론,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에 버리려는 이유는?

    일본 정부는 13일 자국민과 환경단체 그리고 주변국의 강한 반발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고 희석해 태평양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면서 “후쿠시마의 부흥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처럼 원전 오염수를 반드시 바다에 버려야 한다면 왜 지역 주민은 항의하고 환경 단체는 비난하며 주변국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느냐며 중국 관영매체 CGTN이 19일 의문을 제기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소유주인 도쿄전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해일이 일어나 원전 가동이 중지돼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해 다핵종 제거설비(ALPS·이하 알프스)를 개발했다. 도쿄전력은 알프스로 오염수 중 방사성핵종의 농도를 검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원전 오염수를 알프스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물을 조사한 비정부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핵종 62종의 농도가 기준치의 1만9909배에 달하고 처리수 중 72%는 기준치를 초과해 다시 처리해야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특히 스트론튬90(Sr-90)이라는 방사성핵종은 체내에 들어가면 뼈와 골수에 축적돼 암 발생 위험을 높여 우려가 큰데 지난달 그린피스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아직 소량이긴 하지만 상당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도쿄전력은 원전 사고 당시 녹아내린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100만 t이 넘는 물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수영장 500개분을 채울 수 있는 약 130만 t의 오염수가 현재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서 보관돼 있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빗물이나 지하수가 저장탱크에 유입돼 오염수의 양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로 이용할 원전 내 토지가 내년 여름이면 가득 찰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해양 방출 계획을 옹호한다. 하지만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알프스 처리수 처리 분과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저장 공간이 부족하면 후쿠시마 원전의 소유 면적을 확대할 수 있다. 북쪽 토양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시설은 부지에 인접한 임시 저장시설로 옮기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육지의 견고한 저장탱크에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을 선택하면 거액의 투자금과 정기적인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원자력 전문가인 그린피스 독일사무소의 숀 버니는 CGT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선택이 값 비싸 추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보다 훨씬 덜 위험할 수 있다. 숀 버니는 또 “우리는 특히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일본 주변국과 접한 바다로 대규모나 부분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우려한다. 한반도 주변 동해(East Sea)와 동중국해(East China Sea)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염수 배출은 한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국제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기에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는 주변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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