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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듣탱’의 저력태연 3집 ‘INVU’ 음원차트 정상 등극

    ‘믿듣탱’의 저력태연 3집 ‘INVU’ 음원차트 정상 등극

    솔로 가수 저력 과시태연 “모두 다 합이 맞아서 가능한 것”걸그룹 소녀시대이자 솔로 가수로 자리잡은 태연이 14일 발표한 정규 3집 ‘INVU’가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15일 가요계에 따르면 동명의 타이틀곡 ‘INVU’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톱 100’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여성 솔로 가수가 이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아이유의 ‘겨울잠’ 이후 약 1개월 반 만이다. ‘INVU’는 부드럽고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후렴에 등장하는 플루트 멜로디가 인상적인 하우스 기반의 팝 댄스곡이다. 매번 상처받고 지칠 걸 알지만 그런데도 사랑에 마음을 아끼지 않는 나와, 그런 자신과는 너무 다른 상대방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담아냈다. 이 노래는 멜론 외에도 지니, 벅스, 바이브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 외에 ‘캔트 컨트롤 마이셀프’(Can‘t Control Myself), ’세트 마이셀프 온 파이어‘(Set Myself On Fire), ’어른아이‘ 등 수록곡들도 차트 진입에 성공했다. 태연 3집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캐나다, 스웨덴,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21개국에서 1위다. 또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QQ뮤직에서는 판매액 1백만 위안(약 1억8천851만원)을 달성한 앨범에 부여하는 ’플래티넘 앨범‘ 인증을 받았다. 태연 3집 실물 음반은 발매 첫날 한터차트 기준 8만 4000여장이 팔렸다. 태연은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인기를 두고 “뻔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모두가 다 합이 맞아서 가능한 것”이라며 “이번 앨범도 모두가 제시하고, 제안하고,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태연 3집 타이틀곡 ’INVU‘ 뮤직비디오는 이날부터 약 1개월간 전국 메가박스 87개 지점에서 30초 버전의 스크린 광고로도 상영 중이다.
  • 구아이링은 찬양, 네이선 첸은 비난…중국의 이중잣대

    구아이링은 찬양, 네이선 첸은 비난…중국의 이중잣대

    모국어 구사 능력, 사상 검증 이유로 무차별 사이버 폭력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계 미국인 선수들에 대한 중국 여론이 찬양과 분노로 엇갈리고 있다고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계 부모 밑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구아이링(19), 주이(19), 네이선 첸(23) 등 3명의 스포츠 스타 얘기다. 중국 대표로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건 구아이링은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는 반면,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중국 대표로 나온 주이는 저조한 성적으로 테러 수준의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미국 대표 첸은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세 선수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악화한 미중 관계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고 있다. CNN은 한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다리를 놓는 문화대사로 여겨졌던 중국계 미국인들이 양국으로부터 동시에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영웅’ 구아이링도 국가 안 불러 비판 구아이링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스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457만명의 팔로어가 있는 그는 지난 8일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빅에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설상종목 첫 금메달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그의 승리에 열광하며 온라인에서 축하파티를 벌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부친과 중국인 모친 사이에 태어난 구아이링은 지난 2019년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성조기 대신 오성홍기를 달고 이번 대회에 나왔다. 매년 여름을 어머니의 고향인 베이징에서 보낸 덕에 완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성적으로 스탠포드대에 합격하고 아름다운 외모로 루이비통과 티파니의 광고에도 출연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 중국을 선택했다’며 그의 귀화 소식을 크게 반겼다.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구아이링이지만 한순간에 인기를 잃고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구아이링이 메달 시상식에서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따라 부르지 않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일부 네티즌들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 구아이링이 중국 정부가 사용을 금지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특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구아이링은 이런 문제 제기에 “누구나 앱스토어에서 VPN(가상사설망)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미국 SNS 사용을 금지하는 중국 당국은 VPN 등을 통한 우회적인 접속을 불법으로 간주해 단속하고 있다. ● ‘실수 연발’ 주이 성토한 계정들 강제 삭제피겨 스케이팅 선수 주이는 대회 초반부터 구아이링과 비교 대상에 올랐다. 부모 모두 중국인임에도 서툰 중국어 구사 능력 탓에 웨이보에서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됐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난 주이는 2018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름도 베벌리 주에서 중국식 이름인 주이로 바꿨다.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재외국민 십여명을 국가대표로 뽑으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 따른 결정이었다. 주이는 지난 6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했지만 컨디션 난조로 잇따라 점프에 실패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웨이보에서는 “주이가 넘어졌다”는 해시태그 조회수가 3억회를 기록했고 어떻게 본토 출신 선수들을 제치고 국가대표가 됐는지 의문이라는 성토가 쏟아졌다. 웨이보는 주이에 대한 사이버 폭력에 가담한 93개 계정을 정지하고 3000여개 게시물을 삭제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귀화한 선수들에게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네이선 첸, 신장 인권 비판 동조했다가 반역자로 낙인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첸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한 미국 아이스댄스 선수 에반 베이츠 조의 의견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중국 네티즌 사이에 반역자로 낙인찍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198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무용수의 실화에 기반한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 OST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해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첸은 올림픽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비우호적인 중국 내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중국에 많은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계 미국 선수들에 대한 온라인 상 비난에 대해 “최근 들어 소셜미디어를 멀리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올림픽처럼 큰 무대에 나서는 선수들의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다. 미국의 기계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와 일본의 여자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는 심적 부담 때문에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2연패를 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도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를 언급하며 압박감을 털어내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결국 중국계 미국인 선수들은 경기 자체가 주는 부담과 스트레스는 물론, 미국 내 아시안에 대한 혐오와 차별과 더불어 부모의 나라인 중국 여론의 사상 검증과 맞서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 “178cm 60kg” 한국 최초 ‘톱5’ 차준환 눈물나는 식단

    “178cm 60kg” 한국 최초 ‘톱5’ 차준환 눈물나는 식단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톱5’ 성적을 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든 것은 2014년 소치 대회 김연아 은메달 이후 차준환이 8년 만이다. 남자 선수로는 최초다. 종전 한국 선수의 올림픽 피겨 최고 순위는 2018년 평창 대회 차준환의 15위였다. 미국도, 일본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0일 “차준환은 쿼드러블에서 넘어지는 실수 빼고, 음악과 조화를 잘 이뤘다”면서 “차준환의 점수가 전광판에 표시되자 경기장에는 ‘와우’가 울려 퍼졌다. 올림픽 챔피언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제 (미국 나이로) 스무살이기에 4년 뒤 올림픽이 더 기대된다”라고 극찬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한국의 차준환이 총점 282.38점을 얻고도 메달을 차지하지 못했다”라며 “연기가 끝난 시점에서는 하뉴에 0.83점 뒤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첫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에서는 넘어졌지만 이후 쿼드러플 살코를 곧바로 성공시켰다. 이후 본인을 대표하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등 모든 점프를 선보였다”며 그의 연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쇼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등 20살의 나이에 큰 무대에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빙판 위를 뛰기 위해 피나는 노력 미국 매체 델리쉬는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네이선 첸 선수의 하루 식단을 공개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누구보다 높고 가볍게 점프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다. 체중이 무거우면 넘어졌을 때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전설적인 선수 김연아 역시 빵을 좋아하지만 경기를 위해 눈으로만 빵을 먹으며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했다. 첸의 경우 아침 식사는 스무디, 에그랩, 요거트, 옥수수 시리얼. 오전 간식으로 요거트, 다크 초콜릿, 아몬드, 과일 또는 시리얼 바. 점심으로 고기 샌드위치, 요거트, 과일. 저녁으로는 생선, 붉은 고기 또는 닭고기를 곁들인 밥, 파스타 또는 빵과 채소, 때로는 수프를 먹는다. 과자를 먹고 싶을 때는 수박을 먹으며 수분을 공급한다. 178cm에 60kg을 유지하고 있는 차준환 역시 아침 식사는 과일 혹은 우유와 시리얼을 먹고, 점심은 소량의 밥과 소고기, 채소를 먹는다. 소고기는 어떤 소스도 곁들이지 않고 단지 굽기만 해서 먹으며, 저녁 식사 역시 점심 식사와 비슷하게 먹는다. 차준환 선수는 “사실 먹는 걸 좋아하는데, 수년째 이렇게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있을 때는 식사를 하지 않고 에너지바로 버틴다고.“어머니 반찬으로 경기에서 힘냈다” 차준환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차준환 식단이라고 알려진 메뉴를 진짜 몇 년째 그렇게 먹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실제로 그 식단을 계속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경기 날에는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탄수화물을 좀 더 섭취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선에서 계속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차준환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어머니의 음식으로 힘을 냈다. 그는 “어머니가 여러 가지 맛있는 반찬도 싸주셨고, 장조림처럼 먹고 힘낼 수 있는 반찬을 많이 싸주셨다”라며 ‘역시 엄마 밥이 최고죠?’라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 달성과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모두 이룬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많은 분이 한국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점들이 더 제게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 [마감 후] 혐오는 답이 아니다/이두걸 사회2부 차장

    [마감 후] 혐오는 답이 아니다/이두걸 사회2부 차장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9월 28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남자농구 준결승전이 열렸다. 냉전의 맞수 미국과 소련이 맞붙었다. 누구나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의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변이 벌어졌다. 소련이 82대76으로 미국을 꺾은 것이다. 경기 결과는 전 세계로 타전됐다. 하지만 국내외 언론은 체육관의 분위기를 더 주목했다. 체육관은 마치 모스크바 홈경기장 같았다. 붉은 바탕에 낫과 망치, 그리고 별이 그려진 소련 국기 수백 개가 나부꼈다. 당시 우리 관중들은 미국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땐 야유를 보냈다. 미국 언론은 ‘혈맹의 배신’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십수 년간 지속됐던 군부 독재와 몇 해 전 남도에서 벌어졌던 참사의 ‘뒷배’가 바로 자신들이고, 이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결과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30여년이 흐른 요즘엔 당시 미국의 자리에 중국이 대신 들어선 격이다. 2020년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응답자의 75%가 ‘중국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반중 정서는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2018년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5점 만점에서 2.14점이었다. 일본(2.83)보다 낮은 수치였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현시점에서 조사를 벌이면 결과는 더 나쁠 게 자명하다. 쇼트트랙에서의 편파 판정과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 대표로 등장한 것 등은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스포츠에서 편파 판정 논란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지만 게임의 룰 자체를 훼손하는 것까지 용인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숱한 문화공정 시도와 ‘이웃사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는가. 최근의 중국은 집단지도체제의 묘를 살려 수십 년간 고도성장을 이뤄 냈던 국가조차도 특정 지도자의 10년 장기 집권으로 얼마나 망가질 수 있을지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다. 그럼에도 혐중 발언을 이어 가는 대선 주자들의 태도는 무책임에 가깝다. “청년 대부분 중국을 싫어한다”(윤석열 후보)거나 “불법 영해 침범한 중국 어선을 격침해 버려야 한다”(이재명 후보)고 공공연히 밝히는 게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젊은층의 지지는 얻을 수 있겠지만 군사령관이 아닌 대통령 후보가 꺼낼 말이 아닐뿐더러 30여년 전 반미 발언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에게 지금 필요한 건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 벌어졌던 2002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관련해 무작정 찬성 서명을 하는 대신 “임기 안에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현실 감각이다. 2000년 무렵까지 이스라엘 공연장에서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음악은 금기시됐다. 바그너와 그의 후손들은 반유대주의의 선봉에 섰고, 히틀러 역시 바그너를 흠모했다. 그의 음악은 홀로코스트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터부를 깬 최초의 음악가는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명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이다. 바렌보임은 2001년 7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를 이끌고 예루살렘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 발췌부를 연주했다(‘경계의 음악’ 중). 이를 두고 20세기 지성사를 대표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는 “예술가의 부도덕적 행위는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예술가의 작품을 판단하는 유일한 잣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자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혐오는 답이 아니다.
  • 은반 위 태양은 하나…‘완벽’ 네이선 첸, 점프 놓친 하뉴 제압

    은반 위 태양은 하나…‘완벽’ 네이선 첸, 점프 놓친 하뉴 제압

    ‘점프 머신’ 네이선 첸(23)이 은반 위 세기의 대결 1차전에서 ‘얼음 왕자’ 하뉴 유즈루(27)를 제압했다. 두 차례의 4회전 점프 등 무결점 연기를 펼친 첸은 종전 하뉴가 세운 세계 신기록마저 갈아치웠다. 반면 하뉴는 4회전 점프 하나를 놓치며 8위로 내려앉았다. 첸은 8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65.98점, 예술점수(PCS) 47.99점, 총점 113.97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종전 하뉴가 보유했던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111.82점)을 넘어섰다. 첸은 오페라 ‘라 보엠’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전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 중 유일하게 4회전 점프 5종을 모두 구사할 수 있는 그는 쿼드러플 플립, 트리플 악셀,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고난도 점프를 모두 완벽하게 수행했다. 후반부의 스텝 시퀀스에서는 매끄러운 완급 조절과 격렬한 표정 연기가 돋보였다.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 했다. 완벽한 경기를 마친 첸은 오른손 주먹을 허공에 흔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첸은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올림픽에서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마침내 내가 원하는 대로 스케이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반면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에 맞춰 연기한 하뉴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시도하다 회전이 풀리면서 싱글로 처리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나머지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했다. 스텝 시퀀스와 스핀 등 비점프 요소도 물 흐르듯 유려하게 수행했다. 하뉴는 95.15점을 받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뉴가 부진한 사이 다른 일본 선수들이 선전하며 메달권에 진입했다. 2021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신성’ 카기야마 유마(19)는 두 차례의 4회전 점프 등 모든 요소를 클린하며 108.12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우노 쇼마(24)는 쿼드러플 토룹·트리플 토룹 컴비네이션 점프의 착지 과정에서 흔들려 빙판을 손으로 짚었으나 나머지 요소를 완벽하게 수행해 105.9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피겨 왕자’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4위에 오르며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페이트 오브 더 클록 메이커’에 맞춰 연기한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후반부의 트리플 악셀까지 모든 고난이도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스핀과 스텝 시퀀스 등 모든 비점프 요소도 레벨4로 처리하며 총점 99.51점을 획득, 4위에 올라 한국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 신비주의 벗은 하뉴, 4회전 실패·엉덩방아 ‘컨디션 난조’

    신비주의 벗은 하뉴, 4회전 실패·엉덩방아 ‘컨디션 난조’

    ‘행방불명’으로 온갖 소문이 떠돌았던 하뉴 유즈루(28·일본)가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다. 베일에 가려 있던 하뉴는 연습에서 여러 차례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컨디션에 의문 부호를 남겼다. 하뉴는 7일 베이징 수도체육관 인근 보조 링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입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하뉴를 보려고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방역 지침으로 인원이 제한됐지만 올 수 있는 일본 취재진은 다 온 것처럼 보였다.하뉴는 이날 ‘절친’ 차준환(21·고려대)과 함께 남자 싱글 네 번째 조에서 연습했다. 앞의 조가 끝나가기도 전에 자리에 앉아 있던 취재진은 모두 앞으로 몰려 설 자리가 없었다. 이미 서 있던 일본 취재진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부족한 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하뉴는 초반에 가볍게 몸을 풀었다. 다른 선수와 달리 자신의 음악이 나오기 전까지 링크 주변만 맴돌았다. 하뉴의 움직임을 쫓느라 수십대의 카메라가 하뉴의 동선을 쫓아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뉴는 연결 동작을 하는 대신 해야 할 점프를 하나씩 소화했다. 연기 동작도 크게 하지 않은 채 작게 손짓으로만 연습했다. 한 동작이 끝나면 코치진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시험 직전에 정리한 메모를 살피듯 하뉴는 점프를 한 후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듯했다.마침내 자신의 음악이 나오자 하뉴가 본격적으로 링크 가운데로 들어섰다. 초반 점프 동작을 하다 넘어지자 일본 취재진이 이를 메모하기 바빴다. 하뉴는 링크를 크게 돌며 베이징에서 처음 치르는 모의고사에 신중히 임했다. 그러나 하뉴는 4회전 점프를 좀처럼 성공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뉴가 엉덩방아를 찧는 모습이 반복되자 초반에 넘어졌을 때 대서특필할 것처럼 분주히 적던 일본 취재진의 메모 속도도 느려졌다. 공식 훈련이 끝나자 일본 취재진이 우르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몰려갔다. 하뉴는 실패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하뉴는 8일 오전 마지막 리허설 훈련을 한 뒤 곧바로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나선다.
  • ‘행방불명?’ 日피겨스타 하뉴 경기 전날 공식 훈련 참여

    ‘행방불명?’ 日피겨스타 하뉴 경기 전날 공식 훈련 참여

    6일 베이징 입국, 이날 올림픽 첫 공식 훈련 참가 8일 쇼트프로그램 출전, 수십 명의 취재진 몰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28)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입국 전까지 하뉴가 완전히 숨어버리자 현지 취재진 사이에서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하뉴는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 링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마지막 공식 훈련에 참가해 약 40분간 연기를 점검했다. 하뉴 40분간 연기 점검, 차준환과 함께 훈련 차준환(고려대) 등 5명의 선수와 함께 훈련을 시작한 하뉴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통해 도전하는 ‘전인미답의 영역’ 쿼드러플 악셀 훈련에 전념했다. 쿼드러플 악셀은 4바퀴 반을 도는 초고난도 점프 기술이다. 공식 대회에서 이 기술을 성공한 선수는 역사상 단 한 명도 없다. 그는 여러 차례 쿼드러플 악셀을 시도했는데 클린 처리를 하지는 못했다. 매번 착지에서 흔들렸다. 자신의 음악에 맞춰 쿼드러플 악셀을 시도하다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하뉴는 “올림픽을 앞두고 긴장이 됐지만, 훈련하면서 풀린 것 같다”라며 “내일 열리는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쿼드러플 악셀은 힘이 더 필요할 것 같다”라며 “경기에서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보조 링크엔 하뉴의 첫 훈련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하뉴는 그동안 공식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뉴는 경기 일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6일 중국에 입국해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첫 훈련을 마친 하뉴는 7일 오전 메인 링크에서 마지막 훈련을 한 뒤 곧바로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하뉴의 입국이 늦어지면서 진원을 알 수 없는 소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부상설부터 코로나19 확진설까지 온갖 이야기가 베이징 안팎에서 흘러나온 바 있다.팬들 사이에서는 하뉴가 좋아하는 캐릭터 ‘곰돌이 푸’를 ‘하뉴 실종’과 연관 짓는 추측도 나왔다. 하뉴는 곰돌이 푸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하뉴가 경기를 마칠 때마다 팬들이 경기장 안으로 푸 인형 등을 던지곤 하는데, 이를 대회 주최 측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닮은 캐릭터라는 이유로 중국에서 금기시해 각종 검열이 이뤄지는데, 이 때문에 다시 해외에서 중국의 검열을 풍자하는 소재로 쓰이고 있다.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 AA 밀른이 1926년 출판된 동화에서 창작한 캐릭터로 원래 이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다. 하뉴 94년만에 올림픽 3연패? 시 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댄 것은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걷는 사진을 곰돌이 푸와 호랑이 캐릭터 ‘티거’가 함께 걷는 그림이 닮았다는 주장이 인기를 끌며 처음 등장했다. 하뉴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1928년 길리스 그라프스트렘(스웨덴) 이후 94년 만에 올림픽 3연패를 한 남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된다.
  • “도쿄올림픽이 완전히 밀렸다”...日네티즌들, 베이징 개회식 보며 탄식 [김태균의 J로그]

    “도쿄올림픽이 완전히 밀렸다”...日네티즌들, 베이징 개회식 보며 탄식 [김태균의 J로그]

    “개회식만 놓고 보면 베이징 올림픽이 도쿄 올림픽에 완승을 거뒀다.”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은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연출, 영상, 규모 등에서 지난해 7월 열린 도쿄 올림픽 개회식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날 밤 개회식이 시작되자마자 트위터를 비롯한 SNS 등에는 도쿄와 베이징을 비교한 분석과 감상, 탄식이 줄을 이었다.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되면서 하계·동계 대회 간격이 이례적으로 6개월 밖에 나지 않게 된 데다 민족 감정이 강하게 발동하는 중·일의 구도라는 점에서 양자를 비교하려는 경향은 한층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지 도쿄스포츠는 이날 “인터넷에서는 (베이징 대회 개회식이 시작되자) 일찌감치 도쿄 올림픽을 능가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며 “이번 개회식은 2008년 하계 베이징 대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을 담당했고 시작부터 컴퓨터 그래픽, 프로젝션 매핑, 대규모 무대장치를 사용한 연출로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미디어 J캐스트도 이날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트위터에 쇄도하고 있다”며 “영상이나 연출의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하면서 도쿄 올림픽 개회식보다 멋지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J캐스트는 “24절기를 주제로 한 영상의 카운트다운으로 개회식이 시작되자 경기장 중앙에서 초원이 흔들리는 것 같은 시각 연출을 통해 2월 4일이 ‘입춘’임을 알렸다”며 “중앙에 떠오른 얼음에서 올림픽 엠블럼이 나타나는 등 영상미를 살린 장치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찬사를 보냈다. SNS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너무 호화스럽다”, “도쿄 올림픽 개회식을 생각하니 슬퍼진다”, “연출과 영상이 도쿄보다 훨씬 좋다”, “(도쿄가) 헛되이 돈을 쓴 것 같아 안타깝다” 등 베이징의 우세를 말하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지난해 7월 23일 치러진 도쿄 올림픽 개회식은 코로나19로 인한 대폭적인 규모 축소와 학폭 전력, 망언 등에 따른 연출진 교체 등 불상사가 이어졌다. 들어간 비용에 비해 개회식이 지나치게 초라했다는 등 혹평이 이어졌다. 이날 각국 선수단 입장 때 클래식 음악이 사용된 것과 관련해 일본 게임 음악을 활용한 도쿄 올림픽 쪽이 더 나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포츠호치는 “중국이 세계 유명 클래식 음악을 쓴 것도 좋긴 했지만, 개최국다움이라는 점에서는 좀 미흡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주제곡 ‘서장: 로또의 테마’가 쓰였다. 그러나 이 곡이 “위안부는 매춘부” 등 망언을 일삼았던 스기야마 고이치(사망)의 작품이어서 세계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올림픽 이념에 반하는 것이란 지적이 일본 내에서도 나왔다.
  • [마감 후] K콘텐츠의 ‘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면/이은주 문화부 차장

    [마감 후] K콘텐츠의 ‘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면/이은주 문화부 차장

    해외에서 K콘텐츠 열풍을 분석한 기사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 마지막에 꼭 등장하는 대목이 있다.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K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근 모 일본 신문사 특파원과 한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들에 어떤 지원을 했는지 물었다. 질문을 받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주최 행사에 낮은 개런티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참석했다는 가요 기획사 관계자나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드라마 제작자의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정부 덕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가 1990년대 금융위기 이후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 등을 수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검열을 완화했고 국내 영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스크린쿼터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지원책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도 이후 급성장한 한국 아이돌 산업이나 한류 드라마는 창작자나 민간 콘텐츠 회사들의 ‘개인기’에 의존한 측면이 더 크다. 오늘날의 K콘텐츠 열풍은 창작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단계씩 도전해 온 ‘피, 땀, 눈물’의 결과다. 이들은 정부의 심의와 규제 속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덤이 든든한 지지대였다. 그런데 코로나 3년차를 거치면서 자생적으로 어렵게 성장한 국내 대중문화 산업의 근간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강화된 방역 조치로 극장은 심각한 불황을 겪고, 개봉이 미뤄지면서 영화의 제작 및 투자는 사실상 올스톱에 들어갔다. 국내 드라마 시장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해외 OTT 업체들에 지식재산권(IP)을 넘겨줄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였다. ‘핀셋 규제’의 대상으로 지목된 대중음악계는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산업이 붕괴 직전이다. 업계는 지금이 위기의 K콘텐츠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상영관협회는 지난달 24일 “‘오징어 게임’이나 ‘D.P.’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K콘텐츠들은 영화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영화의 개봉 연기는 한국 영화산업에 악순환을 가져오고, 그 결과 영화계를 넘어 K콘텐츠 생태계까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굴지의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공연과 행사가 멈추면서 새로운 음악 창작 작업도 멈춘 상태”라면서 “그동안 대출로 버텼는데, 코로나 3년차가 되니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콘텐츠 열풍은 분단 국가로 인식되던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소프트파워’가 강한 문화 선진국으로 한순간에 바꿔 놓았다. 하지만 BTS, ‘오징어 게임’, ‘기생충’ 같은 킬러 콘텐츠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수십년간 다져진 국내 가요, 드라마, 영화업계의 경험과 노하우라는 든든한 토양 위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문화의 속성상 한번 대중의 신뢰와 주도권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고 있는 홍콩 영화와 일본 제이팝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의 K콘텐츠의 영광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어렵게 잡은 K콘텐츠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정부 당국의 보다 세심한 관심과 과감한 지원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언제 또다시 기회가 올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새달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과 뮤지컬 눈길

    새달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과 뮤지컬 눈길

    새달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과 뮤지컬 소식이 줄 잇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두 차례 개막 공연을 취소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8일 막을 올린 뮤지컬 ‘라이온 킹’은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관객과 만난다.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은 동물 가면과 인형(퍼핏), 장치들을 활용해 동물의 모습을 구현한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짐머가 만들어낸 음악은 작품을 더욱더 풍요롭게 한다.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이라는 철학적 메시지가 묵직한 울림을 준다.3년 만에 귀환한 뮤지컬 ‘잭더리퍼’는 오는 25일 국내 최대 뮤지컬 전용 극장인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잭더리퍼’는 1888년 영국 런던에서 실제로 일어난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 뮤지컬이다. 2009년 초연 이후 다섯 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비롯해 일본 등 해외에서도 사랑받은 작품이다. 창작 뮤지컬 ‘난쟁이들’이 지난달 25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4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2015년 초연된 이 작품은 동화 속 조연이었던 난쟁이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익숙한 동화를 뒤섞고 비튼 캐릭터, 코믹한 안무가 관전 포인트다. 찰리 역에 배우 기세중, 최민우, 빅 역에 배우 조풍래, 류제윤, 황두현, 인어공주 역에 배우 조윤영, 정우연, 백설공주 역에 배우 문진아, 한보라가 출연한다. 극단 미인의 가족극 ‘뻥이오 뻥’은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뻥이오 뻥’은 김리리 작가의 어린이희곡을 각색해 연극으로 만들었다. 극단 미인의 대표 김수희 연출이 각색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 놀림만 당하던 주인공 순덕이가 하루아침에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듣는다’는 것과 참되게 ‘말한다’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다는 것을 넘어 마음을 기울여야 함을 일깨워 준다.두산아트센터는 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인 ‘두산아트랩 공연 2022’를 진행한다. 극작가 김도영은 오는 10~12일 연극 ‘낙지가 온다’를 통해 소외감을 느끼는 존재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 김유리는 오는 17~19일 연극 ‘(겨)털’을 통해 우리 사회 안에서 암묵적으로 강요 받는 제모를 통해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유쾌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배우 김유림은 오는 24~26일 연극 ‘공의 기원’을 통해 축구공의 기원을 따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무대를 구현한다. 17년째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레전드 작품인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25일부터 2차 라인업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킬과 하이드 역에 배우 박은태, 카이, 전동석이 나선다. 루시 역은 배우 선민, 정유지, 해나가 맡았다. 마지막으로 엠마 역은 배우 조정은, 최수진, 이지혜가 나선다.
  • 21년째 日 울린 ‘의인’ 이수현

    21년째 日 울린 ‘의인’ 이수현

    2001년 1월 26일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당시 26세)씨를 기리는 추모식이 21주기인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6일 사고 현장인 신주쿠구 신오쿠보역에서 열린 ‘한국인 의인’ 이씨의 추모식에는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한 한일 양국 참석자들이 추모판 앞에 헌화한 뒤 고인이 숨진 승강장을 찾아 묵념했다. 이어 인근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추모음악회와 고인의 삶을 그린 영화 ‘가케하시’ 상영회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는 축소됐지만 추도 열기만은 식지 않았다. 강 대사는 추도사에서 “한일 국민 모두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고 이수현님이 보여 준 사랑을 되새겨 양국 국민이 서로 손을 잡고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한일 관계로 진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씨는 매년 기일에 도쿄를 찾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년 연속 영상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신씨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일 양국 우호를 절실히 바랐던 아들의 유지를 계승해 가는 일에 찬동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고려대 학생으로 일본 유학 중이던 고인은 2001년 1월 26일 저녁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에 역 승강장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열차가 진입하는 상황에서도 뛰어들었다. 당시 사진작가인 세키네 시로(당시 47세)도 함께했지만 3명 모두 열차에 치여 숨졌다.
  • 일본에서 21년째 잊지 못하는 그 이름…의인 ‘이수현’

    일본에서 21년째 잊지 못하는 그 이름…의인 ‘이수현’

    21년 전인 2001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당시 26세)씨를 기리는 추모식이 올해 2022년 같은 날 어김없이 열렸다. 이날 ‘한국인 의인’ 이수현씨의 21주기 추모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최소한으로 축소돼 열렸다. 일본인과 한국인 참석자들은 사고 현장인 신주쿠구 신오쿠보역 내 추모판 앞에서 헌화한 뒤 실제 고인이 숨진 승강장을 찾아 묵념했다. 이어 인근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추모 음악회와 고인의 삶을 그린 영화 ‘가케하시’ 상영회를 열었다.강 대사는 추도사에서 “한일 양국 국민들 모두 지난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고 이수현님이 보여준 사랑을 다시 되새겨 한일 양국 국민이 서로 손을 잡고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한일관계로 진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어머니인 신윤찬씨는 기일이 되면 아들을 그리워하며 도쿄를 찾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년 연속 영상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신씨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일 양국의 우호를 절실히 바랬던 아들 수현이의 유지를 계승해 가는 일에 찬동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고려대 학생으로 일본에 유학 중이었던 고인은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5분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가기 위해 신오쿠보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열차가 역 구내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뛰어들었고 이어 사진작가인 세키네 시로(당시 47세)도 함께했지만 3명 모두 열차에 치여 숨졌다.
  • 수조원 대 황금 숨긴 잘나가던 정치인..초호화 개인 별장까지

    수조원 대 황금 숨긴 잘나가던 정치인..초호화 개인 별장까지

    “지금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내 인생과 생명, 사업은 모두 어떠한 가치도 없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베이징에 크고 화려한 정원을 짓고 소유했던 것은 사실상 어떠한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정말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부패와의 전쟁이 한창이 중국에서 베이징 전 부시장 천강(陳剛)의 호화로운 개인 정원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천 전 베이징 부시장은 지난 2019년 그의 집 안에서 거액의 현금과 20톤 상당의 황금이 발견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17일 천강 베이징 전 부시장이 방송에 등장해 불법으로 수수한 뇌물 1억 2천만 위안으로 베이징에 무려 약 44만 평 규모의 호화로운 개인 별장을 지었다고 시인했다. 중국 관영매체 cctv에서 방영 중인 5부작 다큐멘터리 ‘무관용’ 3회에서 천 전 부시장은 해당 별장 내부를 공개, 대형 수영장과 인조 백사장, 사합원 등이 모두 들어선 호화로운 과거 생활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천 전 부시장의 스캔들은 지난 2019년 시진핑 정권이 대대적으로 색출한 ‘부패호랑이’(고위급 부패관료)의 첫 사례로 당시 그의 집 안에서 거액의 현금 뭉치와 금덩어리가 다수 발견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그 무렵 천 전 부시장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유력한 인물이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비위 행위가 공개되자 현지 언론과 주민들은 크게 분노하며 그의 비위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재판은 모두 공개재판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진행된 재판에서 사법부는 그의 뇌물죄를 인정,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그가 자진 투서하는 방식으로 모든 비위 행위를 자백한 점을 들어 감형해 최종 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파를 타고 방송된 영상 속 천 전 부시장의 베이징 별장은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그의 개인 별장이었다는 점에서 화제성을 키웠다. 앞서 언론을 통해 수차례 공개됐던 천 전 부시장의 비위 행위에는 그의 집 안에서 발견된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현금과 60여 개의 부동산 문건, 고가의 명품 자가용, 헬리콥터 등에 집중됐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 속 천 전 부시장의 별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그가 이용했던 공간으로, 베이징 소재의 기업체 사장들에게 받은 수천만 위안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완공된 그의 별장의 면적은 총 44만 평, 건축 면적만 3천 평에 달했다. 청나라 전통의 사합원 형태에 일본식 정원과 서양식 유리 장식으로 완공됐으며, 별장 내부에는 마사지실, 영화관, 음악감상실, 인조 백사장, 연못, 수영장 등 레저 시설이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천 전 부시장은 이 별장에 지인들을 초대한 뒤,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 별장은 그가 비위 행위로 재판을 받았던 지난 2019년 무렵 모두 철거된 상태로 현재는 그 자취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 시 정부는 해당 건축물이 베이징 도시총계획에 위배되는 형태라는 점에서 즉각 철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가 지금껏 살아온 내력에 대해서도 관심이 또 한번 집중됐다. 2006년 그의 나이 불과 40세에 베이지 부시장으로 승진하는데 성공했던 젊은 정치인의 일생과 정경 유착으로 인한 추락까지 재조명된 것.  후베이성 출신의 천 전 부시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명문대 칭화대 건축학원 공청단위원회 서기를 거쳐 베이징시에서 규획위원회 부주임, 주임을 역임한 뒤 2006년 10월 40세 나이에 베이징 부시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지난 2017년 2월 국무원 남수북조판공실 부주임으로 승진, 이듬해였던 지난 2018년 6월에는 중국과학기술협회 당조 팀원 및 서기처 서기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베이징 시 고위 관료로 재직하는 동안 주로 토지, 주택, 도시계획, 철도교통 등의 분야를 관장하면서 정경유착에 대한 의심을 받아오다가 지난 2019년 2월 대대적인 정풍운동이 시작되면서 고위 부패 관료 척결 사업의 첫 사례로 적발돼 이후 줄곧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17일 방영된 cctv 카메라 앞에서 과거의 자신을 가리켜 “정말 우매하고 미련했으며, 결국 그 뿌리에는 어리석고 작은 내 자신이 있었다”면서 “호화로운 정원과 별장은 어떠한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개인적이며 물질적인 것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어떤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고 시인했다.   한편, 이번에 방송된 tv프로그램 ‘무관용’에서는 지난 2012년 시진핑 서기가 집권한 이래 지금껏 약 407만 8천 건의 부패 사건이 조사됐으며, 고위 공직자 부패 사례로 확인된 인물은 약 437만 9천 명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중앙기율위원회가 적발한 사건 관련자 가운데 장관급 이상의 고위 관료 부패 사례는 총 484명, 이들 중 기율위의 정식 처분을 받은 인물의 숫자만 약 399만 8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빛, 모국, 회복…해외출신 음악 감독 신년 연주회 ‘3파전’

    빛, 모국, 회복…해외출신 음악 감독 신년 연주회 ‘3파전’

    국내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새해를 맞아 첫 정기 연주회를 잇달아 개최한다. 해외 출신 음악 감독(상임 지휘자) 3명이 각각 ‘빛’과 ‘모국’, ‘회복’을 주제로 특색 있는 대결을 펼치게 돼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첫 포문은 올해부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벨기에 출신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43)가 연다. 라일란트는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취임 연주회 ‘빛을 향해’를 지휘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5장 전주곡과 슈만 교향곡 2번,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인다. 슈만 교향곡은 우울증이 심했던 로베르트 슈만의 성격이 담긴 곡으로 연주하기 까다로운 작품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슈만 전문 지휘자로 명성을 떨친 라일란트가 절망 속에서 음악을 통해 희망을 얻은 슈만과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열정과 희망의 빛을 전달한다.KBS교향악단은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에 걸쳐 열리는 신임 음악 감독 피에타리 잉키넨(41)의 취임 연주회로 맞불을 놓는다. 국비 지원을 받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최근 악단 명칭에 ‘국립’을 추가하려 하자 과거 국립교향악단의 후신으로 ‘원조 국립’을 내세운 KBS교향악단이 이에 반발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역시 올해부터 KBS교향악단을 이끌게 된 핀란드 출신 잉키넨은 모국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카렐리아 서곡’과 핀란드 서사시에 기반을 둔 ‘레민카이넨의 전설 모음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지휘한다. 앞의 두 핀란드 음악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시벨리우스 교향곡’이나 ‘핀란디아’보다는 낯설지만, 레민카이넨 모음곡 중 두 번째 악장 ‘투오넬라의 백조’는 서정적 매력을 담은 인기곡이다. ‘핀란드 정통파’ 잉키넨이 지휘하는 시벨리우스 음악의 정수를 들을 기회다.2020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오스모 벤스케(69)도 29일과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의 모차르트 레퀴엠’ 콘서트를 지휘한다. 잉키넨과 마찬가지로 핀란드 출신인 벤스케는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현실을 극복하고 회복을 염원하는 장엄한 레퀴엠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서울시향은 핀란드 작곡가 라우타바라의 ‘우리 시대의 레퀴엠’, 일본 작곡가 다케미츠 토루의 ‘현을 위한 레퀴엠’을 선보인다. 대미를 장식할 모차르트 레퀴엠은 국립합창단과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문세훈, 베이스 고경일이 협연한다.
  • 빛·모국·회복…국내 대표 오케스트라 해외파 음악 감독 신년 맞아 3파전

    빛·모국·회복…국내 대표 오케스트라 해외파 음악 감독 신년 맞아 3파전

    국내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새해를 맞아 첫 정기 연주회를 잇달아 개최한다. 해외 출신 음악 감독(상임 지휘자) 3명이 각각 ‘빛’과 ‘모국’, ‘회복’을 주제로 특색 있는 대결을 펼치게 돼 클래식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첫 포문은 올해부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벨기에 출신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43)가 연다. 라일란트는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취임 연주회 ‘빛을 향해’를 지휘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가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5장 전주곡과 슈만 교향곡 2번,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인다. 슈만 교향곡은 우울증이 심했던 로베르트 슈만의 성격이 담긴 곡으로 연주하기 까다로운 작품이다.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슈만 전문 지휘자로 명성을 떨친 라일란트가 절망 속에서 음악을 통해 희망을 얻은 슈만과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열정과 희망의 빛을 전달한다.KBS교향악단은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에 걸쳐 열리는 신임 음악 감독 피에타리 잉키넨(41)의 취임 연주회로 맞불을 놓는다. 국비 지원을 받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최근 악단 명칭에 ‘국립’을 추가하려 하자 과거 국립교향악단의 후신으로 ‘원조 국립’을 내세운 KBS교향악단이 이에 반발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역시 올해부터 KBS교향악단을 이끌게 된 핀란드 출신 잉키넨은 모국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카렐리아 서곡’과 핀란드 서사시에 기반을 둔 ‘레민카이넨의 전설 모음곡’,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지휘한다. 앞의 두 핀란드 음악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시벨리우스 교향곡’이나 ‘핀란디아’보다는 낯설지만, 레민카이넨 모음곡 중 두 번째 악장 ‘투오넬라의 백조’는 서정적 매력을 담은 인기곡이다. ‘핀란드 정통파’ 잉키넨이 지휘하는 시벨리우스 음악의 정수를 들을 기회다.2020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오스모 벤스케(69)도 29일과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의 모차르트 레퀴엠’ 콘서트를 지휘한다. 잉키넨과 마찬가지로 핀란드 출신인 벤스케는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현실을 극복하고 회복을 염원하는 장엄한 레퀴엠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서울시향은 핀란드 작곡가 라우타바라의 ‘우리 시대의 레퀴엠’, 일본 작곡가 토루 다케미츠의 ‘현을 위한 레퀴엠’을 선보인다. 대미를 장식할 모차르트 레퀴엠은 국립합창단과 소프라노 임선혜,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문세훈, 베이스 고경일이 협연한다.
  • [시론] 포스트 ‘오겜’ 시대, K드라마가 갈 길은/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장

    [시론] 포스트 ‘오겜’ 시대, K드라마가 갈 길은/유건식 KBS공영미디어연구소장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지난해 11월 공개한 ‘오징어 게임’은 단기간에 전무후무할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넷플릭스 플랫폼 94개국 1위, 첫 출시 이후 28일간 넷플릭스 총가입자의 66%인 1억 4200만명 시청, 52일간 넷플릭스 TV 부문 세계 1위, 위키피디아 일일 페이지뷰 1위, 그리고 최근 골든글로브 TV 부문 남우조연상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보면 자연스럽게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떠오른다. 둘 모두 제작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성공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2년 KBS에서 방송한 ‘겨울연가’는 일본에서의 폭발적 인기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서 한류를 일으켰고, 이듬해 MBC에서 방송한 ‘대장금’은 중동까지 한류의 지평을 넓혔다. 2013년 SBS ‘별에서 온 그대’나 2016년 KBS ‘태양의 후예’도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것이 아니라 언덕 위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K콘텐츠의 누적된 인기와 성과를 기반으로 가능했다. 영화로는 ‘올드보이’(2003)에서부터 ‘기생충’(2019)이 있었다. 음악으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2012)과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MBC에서 7년 가까이 방송 중인 예능 ‘복면가왕’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 포맷이 팔렸고, 2013년 KBS에서 방송한 드라마 ‘굿닥터’는 미국에서 리메이크돼 시즌 5가 방송 중이다. 물론 행동과학자인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가 주장한 ‘넛지’처럼 넷플릭스가 K드라마 산업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넛지는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서 ‘사람들’을 ‘한국 드라마 제작자’로 치환하면 넷플릭스는 K드라마에 ‘센 넛지’가 된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미스터 션샤인’, ‘킹덤’, ‘스위트홈’ 같은 블록버스터가 제작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징어 게임’처럼 기존 방송사에서는 다루기 힘든 콘텐츠도 세상에 나오게 하는 등 다양성도 넓혔다. 지난해 말 디즈니+와 애플TV+가 국내 진출한 데 이어 올해 HBO 맥스가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임인년 흑호해에 K드라마는 기호지세라 할 수 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잘하면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잘못하면 떨어져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K드라마가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첫째,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이어 넷플릭스 등 OTT의 붐업으로 과도하게 상승한 제작비가 관리돼야 한다. 현재 국내 방송사에서 방송하고 있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방송사가 제작비를 지급하고 있으나 광고나 국내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적자를 보고 있다. 이러한 상태로는 드라마 제작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기 힘들다. 물론 글로벌 OTT와의 적정한 협력은 필요하다. 기존의 콘텐츠 유통 시스템으로는 현재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K드라마가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만큼 제작 시스템도 보완해야 한다. 여기에는 투명한 제작 관리, 고화질과 고음질의 영상 제작, 더빙과 자막 확대, 감독의 저작권 확보 등이 해당된다. 셋째, 글로벌 OTT가 국내 창작자가 개발한 지적재산(IP)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에 저항해야 한다. IP 없이는 콘텐츠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한국 고유의 정서를 담아내는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폭력성 때문에 어린이에게 ‘오징어 게임’을 보지 못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K콘텐츠만의 특성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성공에 취해서는 안 된다. K드라마의 미래를 위해 정부와 드라마 관련 업계가 모여 이러한 내용을 논의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 “정권 바뀐다고 한일관계 나아지겠나… 서로가 필요한 이유 찾아야”

    “정권 바뀐다고 한일관계 나아지겠나… 서로가 필요한 이유 찾아야”

    “일본에서 총리가 바뀌든 한국에서 대통령이 바뀌든 그것만으로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정권이 바뀐다고 관계 개선의 기회가 생기진 않습니다.” 일 외무성 고위 관료 출신이자 합리적 외교 전략가로 통하는 다나카 히토시(74) 일본총합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16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연구소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5월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한일 관계 개선은 어렵다”며 올해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출범했고 한국에서는 오는 5월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지만 한일 관계 전망은 밝지 않다.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비교해 온건보수파라고 평가됐던 기시다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징용 문제 등에 대해 한국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런 일본을 상대로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한일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명확한 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나카 이사장은 앞이 보이지 않는 한일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가를 먼저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文 남은 임기에선 관계 계선 어려워 -한일 관계는 항상 최악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지. “지금은 최악은 아니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기는 얼마든지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도쿄에서 납치됐을 때도 있었고 재일한국인(문세광)이 1974년 오사카 경찰의 권총을 훔쳐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사건도 있었다. 그때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 굉장히 좋지 않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일본에서는 한류 붐이 일 정도로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을 많이 찾을 정도였다.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는 최악의 관계이지만 경제와 문화, 국민 교류로는 그렇게 나쁜 관계가 아니다.” -하지만 한일 국민 사이에는 혐일과 혐한 분위기가 강해졌는데. “좋고 싫음의 국민감정으로만 보면 상당히 나쁘다. 하지만 음악과 영화 등 문화 교류 측면으로 보면 나쁘진 않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정치다. 한국 측은 아베 전 총리만 바뀌면 한일 관계가 좋아질 거라고 봤고 일본 측은 문재인 정부가 바뀌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정권이 바뀐다고 관계가 개선되는 게 아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필요한 국가라고 인식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자고 결의를 하지 않는 한 한일 관계 개선은 쉽지 않다. 안타깝지만 한국의 5월 새 정부 출범 후에도 한일 관계 개선은 어렵다.” -일본 입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은 줄어들었나. “안전보장 측면에서 일본에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이다. 경제 분야에선 중국이 중요하다. 그다음 세 번째나 네 번째쯤으로 한국을 꼽을 수 있겠다. 한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보다는 양국이 협력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에서 일본에 바짝 다가간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안이 커지면서 한국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중요성이 줄어들었나를 따질 게 아니라 한국에 일본은 어떤 중요성이 있나, 반대로 일본은 한국에 어떤 중요성이 있나를 봐야 한다. 나는 지난해 한미일 차관회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하며 한일 간 문제를 제3국(미국)에 떠넘긴 일본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나의 의견이 일본 내에서 비판받기도 했지만 꾸준히 말해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의 중요성을 언급한 게 있는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화 피하는 기시다 내각도 문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역사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강조하기만 한다는데. “적어도 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해결됐는데 사법부가 이와 반대되는 판단을 내린 것은 모순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불신감이 강하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일본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일본은 과거와 달리 외무성보다 관저의 힘이 강해졌다. 그 말은 일본 내 여론을 더 의식하고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내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더더욱 일본 정부가 먼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건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다만 대화를 하지 않는 일본 정부도 문제가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통화를 하지 않고 기시다 총리가 강창일 주일대사를 만나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는 건 옳지 않다.” ●文 종전선언, 어떤 실익있는지 몰라 -한국에 일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달 11일 트위터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였고 나카소네 전 총리는 방미 전 한국을 전격 방문해 악화된 관계를 타개함으로써 미국을 돋보이게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미국과의 강한 관계를 지렛대로 활용해 능동적인 아시아 외교를 펼쳤다.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하지만 지금은 한일 관계의 주사위를 미국에 부탁한다고 던진 상황이다.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는 게 미국을 상대로 이득이다. 예컨대 내가 2002년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했을 때 도쿄에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티콕) 회의를 연 적이 있었는데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핵개발 계획 포기를 강하게 압박할 때였고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때 한국이 경수로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 등 미국에 요구하고 싶은 걸 일본을 통해 강조한 바 있다. 한국 측이 ‘일본은 미국에 강하게 말할 수 있는 국가 아니냐’고 부탁해 왔고 나도 한국을 지원했다. 한일 관계가 좋으면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을 상대하면 양국에도 이득인데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일본의 반응은 좋지 않은데. “종전선언이 일본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몰라 찬성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바뀔지 모르는 데다 종전선언의 대가로 북한은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북한이 포기하는 게 없다면 안전을 말할 수 없지 않나. 또 미국이 종전선언을 정말 찬성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또 북한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 문제다.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한 종전선언에 찬성도 반대도 하기 어렵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북일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서 보기에 기시다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는 가능한가. “기시다 총리만이 아니라 아베 전 총리도 무조건적으로 회담할 용의가 있다고 했으나 실현되진 않았다. 실제로 어떤 계획이 있어서 그런 언급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북한과의 교섭 경험을 생각하면 실제 회담은 어렵다고 본다. 나는 북한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화는 중요하다. 대화 없이 북한을 압박만 해서는 바뀌지 않는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 북한과 대화할 채널을 만들어야 하고 이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의견 안에서 시행해야 한다.” ●외교는 결과…대화·협력 없인 어렵다 -결국 북한 문제든 한일 관계든 대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인가. “외교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결과를 만들어 내려면 협의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 특히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미일 협력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은 한일 상황에서는 어렵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4년 후인 2002년 북일 평양선언이 있을 수 있었던 것도 한일월드컵을 치를 정도로 관계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 양국의 리더가 결의할 문제다. 양국 국민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할지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나카 히토시는 누구 1969년 교토대 법학부 졸업 후 외무성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북미국 북미2과장, 아시아국 북동아시아과장, 북미국 심의관, 샌프란시스코 주재 일본총영사, 경제국장, 아시아대양주국장, 정무 담당 외무 심의관(차관급) 등 외무성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아시아대양주국장을 지내던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만난 사상 첫 북일 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주도했다. 2005년 외무성 퇴직 후에는 현 연구소 이사장으로 일하며 일본의 외교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신문·라디오·TV·SNS…변하는 미디어, 변하지 않는 선동 원리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신문·라디오·TV·SNS…변하는 미디어, 변하지 않는 선동 원리

    1977년, 아직 대형 히트작을 낸 적 없는 젊은 감독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라는 SF영화를 들고 나왔을 때 미국 관객들은 영화 속 낯선 세계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관객에게 익숙한 전쟁 영화, 서부영화, 그리고 사무라이 영화의 세계관이 ‘외계’라는 옷을 입고 나왔을 뿐 새로운 세계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 속 제국군이 입은 옷은 나치 시절 독일군 제복 디자인을 차용했고, 제국군을 이끄는 다스베이더의 헬멧 디자인은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에서 가져왔다. 누가 ‘악당’인지 시각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하지만 당시 관객들은 눈치 채지 못한 나치 특유의 비주얼이 있었다. 영화 마지막에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인공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에서 도열한 반란군과 단상 위에 선 공주와 영웅을 천천히 클로즈업하는 카메라워크다. 이때 사용된 구도와 카메라 이동은 나치의 선전영화를 제작한 감독 레니 리펜슈탈이 만들어 낸 대표적인 방법이다. 흥미로운 건 루카스가 이를 제국군이 아니라 그들에 맞서 싸우는 반란군, 즉 ‘우리 편’을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을까?루카스는 이를 리펜슈탈에 대한 오마주로 사용한 게 아니다. 아군과 적군, 선악을 떠나서 위대한 순간, 감격에 찬 장면을 묘사하는 데 뛰어난 방법이었기 때문에 차용했을 뿐이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고,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어우러진 그 장면은 ‘스타워즈’의 대표적인 명장면으로 남았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은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공업의 표준화를 이끌어냈다. 인간을 달로 보낸 로켓 기술도 결국 당시 독일의 V2 로켓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 독일이 만들어 낸 영상기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모르긴 몰라도 루카스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인류사회는 지난 몇 세기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고, 진보라고 할 만한 업적도 이뤄 냈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작동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생물학적 진화의 영역이고, 진화는 사회변화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리펜슈탈이 1930년대에 독일인을 흥분시킨 카메라워크가 40년 후에도 전혀 문제없이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갑부의 소셜미디어 사용 지난 2021년은 ‘밈(meme) 주식’의 해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뭉친 개미투자자들이 재무건전성과 향후 수익전망이 나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소위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치솟는 기업들이 나왔다. 그런데 그들의 뒤에는 세계 최고의 갑부라고 하는 테슬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있었다. 그의 팬들은 머스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날리는 트윗에 열광했고, 단결해서 기관투자가들과 힘겨루기를 했다. 머스크가 밈 주식 현상을 지지하는 이유는 자신의 사업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판단을 무시하고 자신을 믿고 따라 준 개미 투자자들의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미국에서 2030 남성들이 주를 이루는 자신의 충성스런 팔로어들과 완벽에 가깝게 동기화(sync)돼 있다. 그들이 관심 갖는 이슈는 머스크의 트윗을 통해 확산되고, 머스크의 주장은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여론의 모습을 띤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렇게 이룩한 ‘소셜 자산’을 자신의 어젠다에 십분 활용한다. 그는 지난달 갑부들에게 중산층보다 낮은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상황을 고치자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의 트윗을 두고 “담당자 부르지 마세요, 캐런 상원의원님”이라는 트윗을 했다. ‘캐런’은 아무데서나 자신의 특권을 내세우며 “담당자 나오라고 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백인 중년 여성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워런 상원의원의 주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워렌이 백인 중년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불렀고, 그의 팔로어와 공화당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을 트윗 하나로 ‘자기 분수를 모르는 김여사’로 만든 거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못지않게 소셜미디어의 문법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 사람들은 이걸 어디에서 배웠을까?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교과서라도 있는 걸까? 물론 그런 교과서는 없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간의 작동 방식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쓰던 방식은 여전히 유용하다. 리펜슈탈과 함께 히틀러의 어젠다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이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쓴 프로파간다(선전)를 사용하는 19개의 원칙을 하나하나 읽어 보면 시대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지금도 사용 가능하고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원칙들임을 알 수 있다. ●괴벨스는 천재? 그런데 괴벨스의 원칙 중 첫 번째는 “선동가는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과 대중의 의견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이다. 근대 이전의 왕도 다르지 않았지만 근대 이후의 독재자도 자신의 권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생각을 파악하고 그걸 자신에게 유리하게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트럼프가 쏟아낸 말은 궁극적으로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읽고 폭스뉴스에서 들은 극우주의자들의 말이었다는 분석도 이를 보여 준다. 지난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했던 ‘멸공’ 발언이 롤러코스터처럼 진행되는 대선 정국을 또 한 번 흔들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올리는 포스트마다 몇만 개의 ‘좋아요’를 받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곧바로 보수당 후보가 받으면서 한국 사회를 1970년대로 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의 2030세대 남성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들의 ‘혐북’(북한 혐오)에 익숙하다. 정 부회장의 발언 이후에도 이들 커뮤니티에는 ‘이 모든 소동의 원인은 결국 김씨 일가’라는 옹호 발언이 쏟아졌다. 결국 정 부회장의 발언이 보여 주는 건 그의 투철한 반공정신이라기보다는 그가 평소 온라인 남초 사이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50대 경영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다른 50대 남성 경영인 중에 소셜미디어에서 정 부회장만 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걸 보면 그런 대중에 대한 이해가 그를 그렇게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영향력을 머스크처럼 자신의 사업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물론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괴벨스는 또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매체를 사용해야” 하고, “공격 대상을 분명한 증오의 대상으로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어구나 슬로건”을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멸공’ 같은 해시태그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퍼져나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런 충고들은 괴벨스가 천재라서 지금도 유효한 게 아니라, 인류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효한 거다. 1930년대의 방법론과 2022년의 방법론이 다르지 않은 건 인간의 작동 방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 소셜미디어에 ‘똑같은 실수’ 정용진의 할아버지 이병철이 ‘삼성상회’를 설립한 1938년, 괴벨스는 ‘세계 제8대 강국, 라디오’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괴벨스는 현대 세계에서 권력은 라디오에서 나온다면서, 19세기에 나폴레옹은 “인쇄물은 세계 7대 강국”(press as the seventh great power)이라고 말했지만, 20세기에는 그게 바로 라디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라디오와 비행기가 없었으면 우리(나치)가 권력을 얻거나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을 만큼 라디오라는 신기술을 철저하게 활용했다. 여기에서 키워드는 ‘신기술’이다. 대중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미디어에 항상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0세기에 이르면 대중은 이미 신문, 책 등의 출판물을 통한 선전선동을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나오자 거기에서 들은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라디오에 속지 않게 될 즈음 TV가 등장했고, 이번에는 광고 상업주의가 잘 속는 대중 덕에 이득을 누렸다. 그리고 사람들이 TV에서 보고 듣는 것을 무조건 믿지 않을 만큼 영리해진 21세기가 되자 소셜미디어가 나온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학습했던 것을 모두 잊고 똑같은 실수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 오터레터 발행인
  • 진심 없으면 2주 연습 스톱… 또 통한 ‘괴물’

    진심 없으면 2주 연습 스톱… 또 통한 ‘괴물’

    원작 3년 공부해 대본·가사 써 낯선 서사·발성… 혹평에도 인기 韓창작극 최초 日라이선스 공연 “내가 공감해야 관람객도 공감 배우들과 인생 이야기로 소통” “처음 태어났을 땐 울음소리도 크고 너무 달라서 무섭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괴물 같다’고 했죠.” 공연이 꼭 사람과 같다면서 극작가 겸 연출가 왕용범(48)은 2014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을 이렇게 떠올렸다. 미국 브로드웨이 문법과는 어딘가 다른, 국내 창작진이 꾸민 대형 창작 뮤지컬은 당시엔 그 자체로 낯선 괴물같이 여겨졌다. ‘서사도, 음악도 다 이상하다’는 혹평이 업계와 평단에서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 반응은 조금 달랐다. 초연 이후 2015년, 2018년 시즌마다 흥행을 거듭했고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일본에서 두 차례 라이선스 공연을 가졌다. ‘벤허’(2017·2019), ‘영웅본색’(2019) 등 존재감이 강렬한 창작 뮤지컬들도 그의 손에서 빚어졌다. 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왕 연출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정말 행복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20년 초 코로나19로 ‘영웅본색’이 조기 폐막한 뒤 약 2년간 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다.그리고 이 새삼스런 감사함을 다시 일깨워 준 작품이 바로 지난해 11월부터 네 번째 시즌을 성황리에 열고 있는 ‘프랑켄슈타인’. “여전히 아웃사이더”라고 자처하는 그가 국내 뮤지컬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한 이단아 같은 작품이다. “지금은 (작품이) 19~20세쯤 접어들어 매력을 한껏 보여 주는 것 같다”며 ‘프랑켄슈타인’을 소개한 왕 연출은 “저보고 ‘관객이 좋아하는 걸 잘 아는 연출가’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다만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관객도 절대 공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 학창 시절 매료됐던 메리 셸리의 소설을 작품화하기로 마음먹고 약 3년을 ‘공부’하는 데 썼다. 산더미처럼 각종 책과 논문을 쌓아 두고 그 시대로 빠져들어 인물들의 마음 하나하나를 파고들며 대본과 가사로 풀어냈다.“무대는 결국 배우들의 에너지로 채우는 거라 배우들의 마음을 끌어내는 게 저의 역할”이라는 그의 연출법도 핵심은 결국 ‘진심’이다. 구체적인 대사나 연기 방법을 지시하기보단 배우들이 대본 속 캐릭터에 진심으로 끌리기를 기다리고 돕는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 작품 외에 인생 이야기도 많이 하고 지금 배우가 가진 고민, 이번에 하고 싶은 것 등에 대해 충분히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단 “배우가 무대에서 거짓말하는 건 못 참는다”고. 이런 자유로움이 배우들에겐 어쩌면 훨씬 어렵고 깊은 작업이다. 게다가 화려한 고음이 가득한 넘버들을 부르며 매회 진심을 쏟아 내는 연기를 하는 것은 트리플 캐스팅의 주연 배우들조차 공연 기간엔 다른 걸 할 수 없을 정도로 온전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왕 연출은 배우가 작품에 너무 매몰됐거나 인이 박인 듯하면 과감히 연습에서 빼 마음을 새로 데울 수 있게 했다. 초·재연부터 ‘프랑켄슈타인’의 흥행을 이끈 주역 박은태·전동석도 이번 시즌 개막 전 1~2주씩 연습을 멈췄다. 남들과 다른 생각, 조금 낯선 무대는 밖에서는 물론 스스로도 늘 비주류로 여기게 하지만, 그는 “공연은 제 삶의 이유”라며 풀어낼 이야기가 아직도 너무 많다고 했다. ‘프랑켄슈타인’과 ‘벤허’에 이어 ‘신(神) 3부작’을 꿈꿨던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한 창작 뮤지컬과 ‘한국판 디즈니’를 바란다는 ‘심청’, 오랜 인연의 배우 유준상과 약속한 ‘노인과 바다’, 바로 지금 서울의 모습을 다룬 무대 등이 또다시 낯설고 색다름을 안겨 주기 위해 대기 중이다.
  • 새해의 시작,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 불러준다

    새해의 시작,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 불러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의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 ‘꽃’ 전문다정한 마음을 담아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살아가는 일이 폭폭해서, 과거의 어떤 시간들 때문에 ‘다정’은 이따금 ‘다 정리된’ 어떤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마음을 되살려 누군가의 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일, 그보다 더 애틋한 마음을 얹어 ‘너의 이름’을 부른다면 아마 그것은 많은 것을 정리한 세밑을 막 지나온 새해의 시작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야말로 그 ‘다정’한 것에 가장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여러 겹의 다정 앞에서 기꺼이 너의 이름을 부르는 새해라니. 그것은 사람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랑의 말이다. 우리에게 이런 의미의 시를 주고 간 사람, 꼭 그 시간과 그 자리에서 ‘너의 이름’을 불러야만 했던 사람, 바로 시인 김춘수다.김춘수는 1922년 11월 25일 경상남도 통영군 통영면(현 동호동)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만석꾼 집안의 장남으로서 매우 풍족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서 니혼대학 예술학부에서 수학했다. 1943년에 일왕과 조선총독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다. 귀국한 1946년부터 1951년까지 통영중학교와 마산고등학교에서 교사를 역임하였다. 시인은 1946년 광복 1주년 기념 시화집 ‘날개’에 시 ‘애가’를 발표하고, 1948년에 첫 시집 ‘구름과 장미’를 출간했다. 그 이후에 ‘모나리자에게’, ‘꽃’, ‘꽃을 위한 서시’ 등의 시들을 매우 활발하게 발표하였다. ‘늪’,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타령조 기타’, ‘처용’, ‘남편’, ‘비에 젖은 달’ 등을 비롯한 40여권의 시집과 7권의 평론집이 있다. 그의 시 초창기에는 실존주의적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1950년대 전후에 많은 시인들이 참혹한 시대의 현실을 직시한 시들을 발표했던 것과는 다르게 존재에 대한 인식론 등을 중심으로 시를 썼다. 자신의 시가 관념에 사로잡혀 점점 난해해져 가는 것을 지양하고자 사물에서 존재 관념을 제거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무의미 시’를 썼고, ‘언어 해체의 시’로까지 변화 발전시킨다. “김춘수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평자는 먼저 그의 엄청난 필력에 압도당하고 또 아무리 짧은 촌평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하게 된다”는 고려대 이창민 교수의 말처럼 그의 시 세계는 섣부른 해석을 한사코 경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64년부터 1978년까지 경북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1979년부터 1981년까지는 영남대 국문과에 적을 두었다. 1981년 정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때 신군부에 대한 시를 써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그 시절에 썼던 신군부 찬양시는 훗날 시인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는데 그때 그의 행적에 관해서는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상으로는 1959년에 아시아자유문학상을 비롯하여 경남문학상, 예술원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문학상과 문화훈장을 받았다.김춘수는 부인과 사별한 후에 경기도 분당의 어느 아파트에 홀로 기거했다. 딸의 집과 지척인 곳에서 생활을 했다. 어느 날 무척 좋아하던 갈치찌개를 먹던 중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 기도폐쇄증으로 중환자실에서 투병을 하던 중에 영면했다. 그가 시의 스승이자 롤모델로 삼았던 릴케가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는데, 시인 역시도 생선 가시에 찔려 죽게 된 것이다. 시로써 시대를 호령하고 또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 내어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시인의 말로치고는 조금은 서글픈 이야기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나는 한밤내 운다//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탑을 흔들다가/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딜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시 ‘꽃을 위한 서시’ 전문 1945년 김춘수는 충무(통영의 옛 지명)에서 유치환, 윤이상, 심상옥 등과 통영문화협회를 만들어 예술운동을 전개하였다. 충무 아니 이제는 통영은 어떤 곳인가. 이백여명에 가까운 삼도수군통제사들이 모여든 곳, 그리하여 삼도(충청, 전라, 경상)의 문화가 뒤섞이고, 그 수많은 사람과 삼도의 배들이 지나던 길목을 관장하던 장소가 아닌가. 삼도수군통제사가 있던 세병관은 아직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지리적으로는 한려수도의 중심이 아니던가. 그곳에서 일어난 문화융성운동이야말로 통영 문화의 꽃이 아니었을까. 음악, 시, 미술 등으로 통영만의 ‘꽃’을 피워 낸 사람들의 중심에 시인 김춘수가 있었다.김춘수에게 통영이란 단순히 고향을 넘어서는 삶과 시의 총체였던 것이다. 2008년에 개관된 김춘수 유품 전시관은 시인의 육필원고와 사진, 생전에 사용하던 가구 및 옷과 구두, 문구류와 서인 등을 보관하고 있다. 김춘수 문학관이 세워지기 전에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유품들을 전시해 둔 장소이다. 특이하게도 시인이 생전에 기거하던 거실과 침실을 고스란히 옮겨 두었다. ‘토영 이야~길’ 제1구간 2번으로,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발걸음을 할 수 있는 곳에 만들어졌다. 토영은 통영 사람들이 통영을 편하게 발음하는 말이다. 전시관의 벽면에는 시인의 대표시인 ‘꽃’의 구절이 크게 쓰여 있다. 강구안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 멋진 곳에서 시인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사랑을 잃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매우 다정한 음성으로 ‘너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2022년은 호랑이의 해다. 꽃과 호랑이는 설핏 들으면 어쩐지 어울리지 않게도 느껴지지만 그 어떤 호랑이에게도 ‘꽃의 시절’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절에는 ‘꽃’처럼 살아가게 되는 때가 있다. 그 시기는 사람마다 모두 다 다르지만 어느 인생에서건 그 시절은 꼭 있고, 기필코 있어야만 한다.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상대가 있을 때에 비로소 내가 나다워지는 그 시간 말이다. 새해 첫 신문에는 새해 인사와 더불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면면과 작품이 실린다. 서울신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춘문예의 역사를 가진 신문이다. 필자 역시도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 신춘문예는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작가의 등용문이지만 그 역사와 그것을 통해서 작가가 된 이들의 면면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역시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환한 웃음과 빛나는 작품들로 이 지면은 시작될 것이다.야행성 동물인 호랑이의 안광처럼 빛나는 모니터 앞에서 오랫동안 망설였을 시간에 경의를 표한다. 새봄의 소식을 전해 듣고 막 작가가 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큰 박수. 그 몸짓의 의미는 축하 그 이상의 것일 터. 잠자던 호랑이마저도 깨울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호랑이의 기운이 샘솟기를 바란다는 말로 새해의 복을 기원드린다. 우리에게 다정이란 너 혹은 나의 ‘이름’ 그 자체니까. 존재만으로도 이 세상이 고마워지는 순간이 있다. 부르는 순간 바로 뒤를 돌아볼 당신의 ‘이름’이 그러하다. 소설가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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