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독도 특별담화] 광복이후 최악 한·일관계 될수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라는 감성적 화법으로 시작한 노무현 대통령의 25일 특별담화 이후 한·일간 사활을 건 외교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의 독도도발을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부정하는 행위로 규정, 이를 세계 여론과 일본 국민에게 고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국제무대’에서 양국간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북 금융조치로 교착된 6자회담 등 북핵 문제에서 한·일 공조 부재로 이어지고, 일본 내부 우익세력의 반작용도 거셀 것으로 보여 광복 이후 최악의 관계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 물론 노 대통령 담화 이후 일반 국민들은 인터넷 등에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전문가들도 단순한 영토문제가 아닌 역사문제로 각인시킨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 성과를 찾기 어려운, 그래서 외교적 입지만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3일 한·일 차관급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추진한다.’고 합의한 동해 해저지명 문제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준비가 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장 이른 시기에 해저지명 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 추진시 수로조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일측과의 마찰은 물론,5∼6월께 실시될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협상에서도 상처만 남긴 채 헤어질 게 예견되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독도가 센카구(중국명 댜오위타이) 열도나 북방 4개섬처럼 동아시아의 분쟁영토로 인식되고 말았다는 점에선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평가는 다양하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독도문제를 영토와 상관없는 식민지 지배의 연장선이라는 역사문제로 연결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면서 “양국간 충돌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 양식 없는 도발을 해온 만큼 강하게 대처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이제까지 조용한 외교를 해온 게 아니다. 그동안 독도에 접안시설을 만들고 군인도 상주시켜 왔다.”면서 “이렇게 공격적으로 한다고 해서 영토문제가 해결될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도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올바른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대응은 21세기 동아시아의 민족주의를 자극시킬 수 있고, 이 경우 상대적으로 (국력이)약한 한국이 불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영토의 소유권 문제는 일본 내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론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일본의 향후 도발에 우리측이 내놓을 다음 카드가 소진되고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고이즈미 총리가 제시하는 ‘정상회담’재개 카드 역시 명분쌓기용으로,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