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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은, 일본 진출 첫 승 “이대호 루킹 삼진도”

    이대은, 일본 진출 첫 승 “이대호 루킹 삼진도”

    이대은 이대은, 일본 진출 첫 승 “이대호 루킹 삼진도” 미국을 거쳐 일본으로 방향을 튼 한국인 투수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이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일본 열도 상륙작전을 개시했다. 이대은은 29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6⅓이닝 8피안타 4자책점에 삼진 9개를 곁들여 승리를 챙겼다. 이대은이 선발로 나서면서 자연스레 일본 무대 선배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한국인 투타 대결이 벌어졌다. 이대은은 1회말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채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대은의 기세는 이대호가 차단했다. 이대호는 2회말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내 팀의 첫 안타를 기록하며 2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흐름이 끊긴 이대은은 다음 타자 하세가와 유야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아 선취점까지 내줬다. 두, 세 번째 맞대결에선 이대은이 설욕했다. 이대은은 한 점을 더 내준 3회말 2사 1루에서 이대호를 맞아 5구째 시속 124㎞짜리 커브로 루킹 삼진을 뽑아내고 위기 확산을 막았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이대호로부터 2루수앞 땅볼을 유도했다. 이대은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끌려가던 지바롯데 타선은 4, 5회 집중타로 5점을 내 일거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대은은 7회말 1사 1루까지 버티다가 공을 오타니 도모히사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오타니가 승계 주자 실점을 허용하면서 이대은의 기록은 6⅓이닝 8피안타 9탈삼진에 4자책점이 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는 무산됐다. 그러나 이어 던진 투수들이 더는 실점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리드를 지켜 이대은은 자신의 프로 1군 무대 첫 승을 한국도 미국도 아닌 일본에서 거뒀다. 신일고 재학 중이던 2007년 6월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마이너리그에서만 뛴 이대은은 올해 지바롯데와 계약했다. 이대호는 8회말 지바롯데 세 번째 투수 마스다 나오야를 상대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온랑니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우익 횡포에 맞선 자이니치 코리안

    [지구촌 책세상] 우익 횡포에 맞선 자이니치 코리안

    리신혜(44).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자이니치 코리안 2.5세인 그녀는 여러 매체에 글을 쓰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해 왔다. 인터넷에 쓴 한 기사가 발단이 돼 어느 날부터인가 넷우익의 표적이 됐다.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이나 ‘행동하는 보수’의 회원들은 트위터상에서 그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끝없는 증오를 드러내는 일본 우익들에게 “마음을 살해당하면서도” 그는 자이니치 코리안을 대상으로 하는 헤이트 스피치(특정 인종·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에 맞서는 카운터(대항) 활동에 나서고, 넷우익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용기 있는 싸움을 계속해 왔다. 2년여간 이어진 그의 활동은 지난 1월 출간된 ‘#쓰루하별 안녕-안티 헤이트 크로니클’이라는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목은 ‘#쓰루하시 안녕’이라는 트위터의 해시태그로부터 왔다.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인 쓰루하시에서 헤이트 스피치에 맞서 카운터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은 교대로 거리를 순찰한 뒤 ‘쓰루하시는 무사했다’는 의미로 이 해시태그를 붙여 트윗을 올려 왔다. 리씨는 넷우익들로부터 자이니치 코리안이라는 신분이나 외모를 조롱당한 경험, 반론을 제기하면 ‘듣기 싫으면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으며 몇 배로 더 공격받았던 일들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책을 펴낸 카게쇼보 출판사는 “저자에게 2013년 10월 원고 의뢰를 했지만 저자가 참가하는 여러 활동으로 인해 집필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쓰는 것 자체가 그동안 자신이 겪은 많은 피해를 반추하는 것이므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기도 했으리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 책은 일본에서 헤이트 스피치가 만연한 뒤 피해 당사자가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기록한 첫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리씨는 헤이트 스피치 이전부터 일본 사회에서 존재해 온 자이니치 코리안의 복잡한 역사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는 조선학교 출신이 아닌데다 일본인 남편과 결혼했다. 굳이 따지자면 자이니치 코리안 사회에서 ‘비주류’에 속한다. 그런 그가 교토조선학교가 재특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지켜보고, 후쿠시마 조선학교의 제염 작업에 참가하면서 만난 다른 자이니치 코리안과의 인간관계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과정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이 얼굴 기억하세요, 큰 사고 칠 겁니다

    [프로야구] 이 얼굴 기억하세요, 큰 사고 칠 겁니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달굴 새로운 영웅은 누가 될까. KBO리그를 관전하는 묘미 중 하나는 신인 스타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이다. 1993년 양준혁과 이종범, 1995년 이승엽(삼성), 1997년 이병규(LG), 2001년 김태균(한화), 2005년 오승환(당시 삼성),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2012년 서건창(넥센) 등 해마다 새로운 별이 등장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올해도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 피’들이 이들의 뒷자리를 꿈꾸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막내 구단 kt의 영건 박세웅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단한 박세웅은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40㎞ 후반대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가져 우완 정통파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23일 미디어데이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박세웅을 지목했다.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정민철과 윤석민의 과거를 보는 것 같다”며 박세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9승3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한 박세웅은 시범 경기에서도 11이닝(2경기) 동안 삼진 10개를 낚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kt의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kt에서는 또 부상으로 현역 입대해 군복무를 하던 중 방출된 아픈 ‘사연’을 가진 김사연이 조범현 감독의 눈에 들어 톱타자와 주전 우익수로 뛸 예정이다. 2012년 데뷔했으나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구자욱(삼성)은 ‘사자 군단’의 새 희망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맹타를 휘둘러 류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시범 경기에서도 타율 .293 2홈런 7타점의 출중한 성적을 냈다. 부상에서 회복한 주전 1루수 채태인이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당분간 그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최승준(LG)은 만성적인 거포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LG가 야심 차게 준비한 카드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0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랐고, 시범 경기에서도 2개의 아치를 그렸다. 양상문 감독은 이달 초 끝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최승준을 꼽는 등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새로 국내 팬들에게 인사하는 외국인 중에서는 레일리(롯데)가 눈에 띈다. 140㎞ 후반대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춰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피어밴드(넥센)도 시범 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해 에이스 밴헤켄의 뒤를 받칠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과거사 갈등 장외서도 격돌] 日 “난징대학살 100인 목 베기 기사 취소해야”

    [과거사 갈등 장외서도 격돌] 日 “난징대학살 100인 목 베기 기사 취소해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정조회장이 1937년 난징대학살의 대표적 상징인 ‘100인 목 베기’가 허위였다며 정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나다 회장은 23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일부 기사를 취소하고 사과한 것처럼 100인 목 베기 경쟁을 보도한 기사도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100인 목 베기는 난징대학살의 주역 중 하나인 다니 히사오 중장 휘하의 노다 쓰요시와 무카이 도시아키 중위가 일본도로 누가 먼저 100명의 목을 베는지 경쟁한 사건으로, 난징대학살의 처참함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로 인용된다. 이 사건은 도쿄 니치니치신문(현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나다 회장은 2003년 장교의 유족들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의 변호를 맡았으나 패소한 바 있다. 이나다 회장은 “100인 목 베기는 니치니치신문의 아사미 가즈오 기자가 지어낸 기사다. 같은 회사의 사진기자인 사토 신주가 ‘전의를 고양시키기 위한 기사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00인 목 베기는 거짓말로 결론 났지만 아직도 중국의 항일기념관에서 전시되거나 일본의 학교에서 교사들이 프린트물을 나눠 주며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역사적 사실관계를 확인·검증하는 데 예산과 인원을 들여 싸우지 않으면 자꾸 거짓이 사실로 뒤바뀔 우려가 있다”고 강변했다. 이나다 회장은 자민당 내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으로, 2011년 신도 요시타카 전 총무상 등과 함께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며 울릉도 방문에 나섰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다. 2012년 12월 입각한 뒤에는 야스쿠니 신사에 빠지지 않고 참배하기도 했다. 이나다 회장을 비롯한 일본 우익 인사들은 ‘난징대학살은 허구’라는 주장을 해 왔다. 지난해 2월에는 당시 일본 공영방송 NHK의 경영위원이었던 작가 햐쿠타 나오키가 “세계 각국은 난징대학살을 무시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담화에 ‘침략’ 넣으면 큰일 나”

    일본 공영방송 NHK의 경영위원인 우익 성향의 학자 하세가와 미치코(68) 사이타마대 명예교수가 아베 신조 총리가 패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아베 담화’에 ‘침략’이라는 표현을 넣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세가와 교수는 17일자 산케이신문에 게재한 칼럼에서 ‘침략’의 개념은 정립돼 있지 않다며 “아베 총리의 담화에 (침략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큰일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침략’이라는 말은 전쟁의 승자가 패자에게 자신의 요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떠안기는 죄의 ‘레테르’로 등장했고 지금도 그 본질은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개념이 통용되는 한 국제사회에서는 어떤 무법 행위를 해도 전쟁에서 이긴 뒤 상대에게 ‘침략’의 꼬리표를 붙여 버리면 된다는 사상이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세가와 교수의 주장은 2013년 4월 아베 총리가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폭력적 천황·남성 중심 문화가 전쟁 지지하고 위안부 부정해”

    “폭력적 천황·남성 중심 문화가 전쟁 지지하고 위안부 부정해”

    “일본 내에서도 위안부에 대한 비판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와 달리 국민들의 사죄 의식은 강합니다. 국가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합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노작가는 단호하면서도 분명하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현대문학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80)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백발이 성성한 얼굴로, 목 위 마지막 단추까지 꼭 잠근 모습으로 들어섰다. 외모에서 드러나는 고지식함은 양심적인 지식인으로서의 단호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그는 사실적 고백을 담은 장편소설 ‘익사’의 국내 출간에 즈음해 방한했다. 오에는 이와 함께 일본 우익정권을 떠받치는 천황·남성 중심 사고를 정면 비판했다. 소설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과 맞닿는 부분이다. 그는 일본의 우경화에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시해 왔고,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일본의 천황·남성 중심 폭력적 사고방식은 여성 차별에서 기인한다. 근대 이후에도 줄곧 이어져 왔고, 지금도 여성들은 폭력에 노출돼 있다. 위안부를 부정하는 건 여성을 경시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극단적인 우경화 경향을 보이는 일본 정권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위안부는 존재했다. 식민지 여성들을 동원했고, 범죄적인 수단도 동반됐다. 위안부는 전체주의 일본이 군인을 위한 여성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 존재다. 일본은 이 문제를 사죄해야 한다. 일본 역사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구조를 만든 일본의 후진성을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 의식 구조도 바꿔야 한다.” 2009년 일본에서 출간된 ‘익사’는 작가의 분신(소설의 주인공)의 입을 빌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소설 속 아버지는 우익 사상가나 군인보다 더 우익적이며 전통적인 천황 중심의 전체주의 국가사상에 빠져 있는 인물이다. 또 다른 주요 등장인물인 여성 ‘우나이코’는 큰아버지에게 강제로 강간당해 임신한다. 일본 우익정권을 정면 비판하는 상징적인 설정이다. 일본에서 ‘익사’가 우익정권에 대한 불경 소설로 분류되는 이유다. 지난해 발표한 ‘만년양식집’(晩年樣式集)이 그의 마지막 소설이다. 그의 부인과 여동생이 중심 화자로 등장하는 자전적 소설로, 이 작품 역시 문학동네에서 내년 국내에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히로시마 노트’, ‘오키나와 노트’와 함께 나의 여성관이 잘 표현된 소설이다. 앞으론 보다 명쾌하고 명료한 문장의 에세이를 쓰려 한다. 여러 집회에서 일본의 평화 문제와 생활 문제 등을 발언한 내용을 중심으로 소설적 색채가 강한 에세이를 1~2권 정도 더 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대은, 이대호에 완승…5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호투

    이대은, 이대호에 완승…5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호투

    ‘이대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의 한국인 투수 이대은(26)이 시범경기에서 5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올해 지바롯데와 계약한 이대은은 일본 지바현 QVC마린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소프트뱅크 호크스 강타선을 제압했다. 소프트뱅크 이대호(33)와의 한국인 투타 대결에서도 2타수 무안타, 완승을 거뒀다. 1회초 소프트뱅크 첫 타자 혼다 유이치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대은은 아카시 겐지와 야나기타 유키를 연속 삼진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 사이 도루를 노리던 혼다도 잡아냈다. 첫 이닝을 무사히 마친 이대은은 더 힘을 내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64개의 공으로 5이닝을 채운 이대은은 기분 좋게 마운드를 구로사와 쇼타에게 넘겼다. 관심을 끈 이대호와 맞대결도 이대은의 완승이었다. 이대은은 소프트뱅크 5번타자·1루수로 선발출전한 이대호와 2회초에 처음 맞서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5회 두 번째 대결에서도 이대호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5회말 수비 때 이마미야 겐타로 교체됐다. 이대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9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3월 1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주목받은 이대은은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입지를 굳혔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이토 쓰토무 감독이 이대은의 제구력에 만족해하며 선발 기용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복 70년 기획] 日의 역사왜곡과 역사 교육

    [광복 70년 기획] 日의 역사왜곡과 역사 교육

    미국 역사협회 소속 학자 19명이 집단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미국 역사학자들이 특정 이슈에 대해 집단성명을 발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최근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야만적 성 착취 시스템하에서 고통을 겪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과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제하려는 기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나온 ‘이례적 성명’은 일본 외무성이 지난해 11월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의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위안부 기술을 수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 ‘일본군이 최대 20만 명에 달하는 14~20세의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모집·징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정정해야 할 것을 국제사회에서 바로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판사는 일본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고, 교과서 저자 하와이대 허버트 지글러 교수는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할 권리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학계는 표현과 학술의 자유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골적 간섭과 침해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서 성명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지글러 교수의 입장을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우기 위해 역사를 가르치고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국가나 특정 이익단체가 정치적 목적 아래 출판사나 역사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변경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일본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일본사연구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4개 역사학 관련 단체도 강제 연행된 일본군 위안부들이 성 노예 상태로 폭력에 노출됐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일본 안팎에 알리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일제의 만행은 피해자의 증언이 있고, 각종 문헌을 통해 그 사실이 입증됐으며, 해외는 물론 자국의 역사학자들마저 인정하는 엄연한 역사적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은 틈만 나면 제국주의 시대의 잘못을 숨기고, 없애려고 한다.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간다. 일본 정부는 당초 보수 우익세력의 강요를 핑계로 자신들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내용을 교과서에 담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교과서 왜곡을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1982년 역사 교과서를 제작하는 출판사들에 일본의 ‘침략’을 ‘진출’, ‘탄압’을 ‘진압’, ‘출병’을 ‘파견’ 등으로 표현을 완화하도록 지시하면서 역사 왜곡의 서막을 올렸다. 본격화된 것은 1997년 극우 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출범하면서부터다. ‘위안부 동원에 일본군이 관여했다’고 인정하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1993년 담화,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의 담화 이듬해인 1996년 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위안부 관련 기술이 등장했다. 새역모는 이에 반발해 관련 내용의 삭제를 요구하며 교과서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새역모는 우익 출판사인 후소샤와 손잡고 직접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출간했고, 2001년 3월 문부성은 후소샤판 등 8종의 역사 왜곡 교과서를 무더기로 검정 통과시켰다. 후소샤 교과서는 일본의 한국 침략이 자국의 안정과 만주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일이고, 한국에서도 병합을 수용하자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기술하면서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했다. 독도 관련 왜곡이 등장한 것은 2002년이다. 그해 4월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메이세이샤의 ‘신편 일본사’가 검정을 통과했다. 이 교과서는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가 타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일본이 2006년 애국심과 국가주의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기본법을 개정하면서 침략주의 역사관에 근거한 교과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극우 성향의 출판사인 지유샤와 이쿠호샤 등도 교과서 역사 왜곡에 나섰다. 2008년 교과서 집필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했다. 해설서는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한국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교과서에 언급하도록 요구했다. 2010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교과서 검정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첫 번째 총리 재임 시절 교육기본법을 개정했던 아베의 재집권 이후 역사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메르켈 “나치 만행은 독일의 영구적 책임”

    메르켈 “나치 만행은 독일의 영구적 책임”

    “나치 만행을 되새겨 기억하고 모든 형태의 반유대주의와 맞서 싸우는 건 독일의 영구적 책임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 연설에서 다시 한번 과거사를 겸허히 반성했다. 2005년 총리 취임 이후 수차례나 나치 정권의 반인륜적 만행을 강조해 온 메르켈 총리는 “아우슈비츠는 항상 인간성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며 자유, 민주주의, 법치를 강조했다.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의 우익 세력이 전범(戰犯)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옹호하는 모습과 대조적인 장면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유대인 10만명이 여전히 독일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이들이 오늘날까지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모욕당하고 공격받거나 위협받는 것은 독일로서는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종교와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는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폴란드 남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나치로부터 해방시킨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27일 유럽 전역에서 잇따라 열렸다고 전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베를린의 연방 하원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아우슈비츠 없이 독일의 정체성도 없다”며 “국민 모두 홀로코스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파리에서 열린 행사에서 “점증하는 반유대주의 범죄나 반이슬람주의 운동을 모두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프라하에서 “이슬람국가(IS)가 앞으로 거대한 홀로코스트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위터를 통해 “아우슈비츠의 비극에 모두가 울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폴란드 남부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0년마다 한 번씩 대규모로 치러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기념행사’에는 이날 오전부터 유럽 각국의 정치인들인 몰려 헌화했다. 행사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300명이 1구역의 ‘죽음의 벽’에 헌화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 90대 고령으로, 이 중 100명은 이스라엘에서 왔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1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목숨을 잃은 나치 대학살의 상징적 현장이다. 올해부터는 국제아우슈비츠위원회와 박물관 측이 행사를 주최했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최근 몇 주 새 오랜만에 영화를 두 편 봤다.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야기해 북·미 관계 악화를 가져온 영화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미국인 포로 고문을 다룬 영화 ‘언브로큰’은 극장에서 봤다. ‘인터뷰’는 논란의 중심이 된 것에 비해 수준 낮은 B급 코미디였다. 메시지도 없고,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반면 ‘언브로큰’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심각했다. 이들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자는 해킹 사태로 이어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 벽두 대북 추가 제재까지 발표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이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은 대화 재개 분위기인데 한·미 간 여간 어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마침 일본에서 후자에 대한 대응이 나왔다. 우익들이 들고일어나 영화감독 앤젤리나 졸리와 배우들의 일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한 것이다. 워싱턴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평이나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로키’(Iow-key) 대응이었다. 왜일까. 기자는 이를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일본의 ‘로비 활동’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자. 미 중앙정보국(CIA) 팩트북 한국지도에 독도 표기가 사라졌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슬그머니 복원됐다. “일본의 로비 때문은 아니다”라는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왜냐면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하는 것을 주장하며 여론 몰이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미 전직 고위 당국자들의 한·일 관계 관련 망언이 이어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8일 한 세미나에서 “일본이 과거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한국도 베트남전 때 아주 무자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버트 샤피로 전 미 상무부 차관도 지난달 유튜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샤피로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영상물에서 한·일 관계 갈등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며 “베트남이 과거 한국군이 자국 민간인에게 행했던 과거를 제쳐놓고 한국과 수교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왜 일본을 두둔하며 한·일 관계 악화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것일까. 블레어 전 국장은 현재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사사카와재단USA 이사장을 맡아 워싱턴에서 친일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샤피로 전 차관이 회장으로 있는 컨설팅회사 소네콘은 일본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일본의 로비는 미국 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물량 공세를 퍼부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주미 일본대사관 담당자들이 싱크탱크들을 돌면서 일본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주미 일본대사관은 위안부·독도·동해 등 이슈별로 나눠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로비하는 팀들까지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는 결국 통하게 돼 있다”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래서야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정신 무장과 조직 확충이 절실하다.
  • 日 양심 펜도 꺾이지 않는다

    日 양심 펜도 꺾이지 않는다

     “나는 날조 기자가 아니다. 부당한 공격에 굴복하지 않는다.”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공개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특종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56)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자신의 기사를 ‘위안부 날조’로 매도한 주간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9일 도쿄재판소에 제기했다. 그는 이날 소송 제기 후 도쿄 주일외국특파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인권, 내 가족의 인권, 친구들의 인권, 근무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가 제기한 소송의 피고는 지난해 2월 1991년 당시의 기사를 날조라며 비판한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의 발행사인 문예춘추사와 주간지 기사에 코멘트를 제공한 니시오카 쓰토무 도쿄기독교대 교수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그를 지원하는 170여명의 변호인단과 함께 “의도적으로 사실을 날조했다”고 자신을 비판한 니시오카 교수의 논문을 인터넷에서 삭제 사죄 광고 게재 손해배상액 1650만엔(약 1억 5000만원) 등을 요구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당시 내 기사에서 ‘증언 여성의 얘기에 따르면 중국 동북부에서 태어나 17살에 속아서 위안부가 됐다’고 썼지만 니시오카 교수는 슈칸분슌 기사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고 ‘강제연행이 있었던 것처럼 기사를 썼으며 위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면서 “슈칸분슌에서 나를 ‘날조 기자’로 만들어 지난해 근무하던 고베의 대학과 지금 근무하는 홋카이도 호쿠세이가쿠인 대학에 협박 전화가 쇄도했고 딸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등 가족도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슈칸분슌의 기사와 니시오카 교수의 언설이 이같은 일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소송 제기의 이유를 밝혔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의 사위라는 이유 등으로 위안부 기사를 날조한 매국노 기자라는 비난을 받았고, 지난해 8월 아사히신문이 위안부에서 조선 여성을 강제연행했다고 증언한 요시다 세이지(사망) 관련 기사를 일부 취소하면서 더 많은 우익의 협박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에는 고베의 한 여자대학 교수로 내정됐다가 취소됐고, 비상근 간사로 재직 중인 호쿠세이가쿠인대학에도 협박문이 잇따라 우송돼 학교 측이 지난해 10월 재고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우에무라 전 기자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해 말 당초 결정을 뒤엎고 재고용을 결정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그제(7일) 일어난 파리 신문사 테러를 보며 같은 기자로서 이런 폭력에 굴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日, 사죄 없이 역사 역주행만… 명예 회복해야 진정한 광복이지”

    [격동의 한·일 70년] “日, 사죄 없이 역사 역주행만… 명예 회복해야 진정한 광복이지”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이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피해 사실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뒤 24년이 흘렀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김 할머니의 공개 증언 이후 일본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 담화를 잇달아 발표했다. 일본 교과서에도 위안부 문제가 기술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본은 ‘역사 역주행’을 시작했다. 이제는 ‘강제 동원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들(일본)한테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해. 자꾸 광복 70주년이란 말들을 하는데 아직 우리한테 광복은 오지 않았어.” 지난 3일 대구 달서구 자택에서 만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1928년생)의 올해 나이는 87세.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9명 중 생존한 55명(국내 50명, 국외 5명)의 평균 나이(88세)에 가깝다. 이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시작한 1992년부터 2010년까지 19년 동안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거의 매주 수요집회에 참여했다. 요즘은 몸이 불편해 못 가는 날이 많아졌지만 마음은 항상 그곳을 향한다. “(집회 참석이) 처음엔 부끄럽고 속도 상하고 힘들었어. 그래도 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지. 나 같은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 일본 사람 앞에서 (우리가 나이를 먹어) 죽어 가는 시늉 하기 싫어서 (집회) 갈 때는 일부러 염색도 하고, 아파도 아픈 기색 안 내려 했지. 저쪽(일본)에서 할머니들 다 죽어 가는구나라고 생각할까 봐.” 대구에서 6남매의 외동딸로 태어난 할머니는 15세 때 한 일본 남성이 빨간 원피스와 가죽 구두를 보여주며 ‘잘 살게 해 주겠다’고 한 말에 속아 대만 신주(新竹)의 위안소로 끌려갔다. 위안소 주인은 할머니를 데려간 일본인이었다. 그는 걸핏하면 할머니를 때렸다. 전기 고문도 서슴지 않았다. “발로 허리를 찼을 때 간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어. (전기고문 받을 때는) 눈에 불이 번쩍 나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지금도 (후유증으로) 손이 저려.” 할머니의 왼손 검지는 휘어져 있었고 중지는 잘 구부러지지 않았다. 지난 5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만난 이옥선(88) 할머니는 16세 때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트럭에 강제로 실려 중국 지린(吉林)성의 일본군 위안소로 연행됐다.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할머니는 1년 만에 도망쳤다. 갈 곳이 없어 산에 숨어 있다가 일본군에 붙잡혔다. 할머니를 기다린 것은 군인들의 전투화 발길질이었다. “그때 안 죽고 산 일이 참, 하늘이 도왔나 봐. 안 맞은 데가 없었어. 여기저기 피투성이였어. 군인이 때리고, 나중에 경찰이 또 때리고…. 도살장이야. 소, 돼지 잡고 그런 곳 말야. 일본이 조선 딸들 다 연행해다가 죽였잖아. 그게 무슨 위안소야, 도살장이지.” 목이 타들어 갔는지 할머니는 연신 마른 침을 삼켰다. 청춘을 짓밟힌 할머니들은 반세기 넘도록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일본은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의 사죄를 시작으로 고노 담화(1993년), 무라야마 담화(1995년) 등을 통해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식민 지배를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책임 있는 사죄를 담보할 수 있는 법적 배상은 늘 빠져 있었다. “자꾸 일본이 ‘국민기금’(일본이 1995년 발족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으로 보상 끝났다고 하는 거잖아. 또 (한·일)청구권 협정(1965년 체결) 운운하며 배상 문제 다 끝났다고. 그런데 우린 못 받았어. 명예 회복을 못 했다고.” 이용수 할머니는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한 술 더 떠 보수 우익 성향의 아베 신조 정권은 2012년 말 집권하자마자 고노 담화 수정을 시사했다.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 대국화를 꾀하고 있다. 이옥선 할머니는 “법적 배상할 돈으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나쁜 짓만 하니 참 괘씸하다. 사죄도 싫고 배상도 싫으면 날 (위안소로) 끌고 가기 전 상태로라도 돌려놔 달라”고 울먹였다. 두 할머니를 비롯한 55명의 피해 생존자들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일본군에 당한 후유증으로 몸은 불편하지만 민간 활동가들과 함께 외국에 나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까닭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회 위안부 청문회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해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2013년 9월 일본 참의원 회관에서 공개 증언했다. “우리가 산증인이잖아. (힘들어도) 나서야지. 어차피 외국 정부에서 해결 못 해줘.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해. 그런데 우리 정부는 눈치만 보는 것 같아. 섭섭하지.”(이옥선 할머니) “우리가 세상을 떠난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 박근혜 정부가 더 적극적이면 좋겠어.”(이용수 할머니) 서울·대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친일 이데올로기 청산 위해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격동의 한·일 70년] “친일 이데올로기 청산 위해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반공·극우 보수 이념의 그늘에 가려진 친일적 이데올로기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임헌영(74)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3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진정으로 친일역사를 청산하고자 한다면 친일 이데올로기가 남아 있는 역사교과서를 바로잡고 주요 각료 인사청문회에서도 일본관을 검증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소장은 2009년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주도하는 등 평생을 친일·민족문제 연구에 매진해 왔다.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역사문제 해결이 필요한 이유는. -과거사 문제 해결은 한·일 간에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단계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과거사 청산을 끝내지 못한 현실정치의 비합리성이 가장 큰 문제다. 무엇보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가 주변국을 자극하는 등 동아시아 정세를 다시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만큼 과거사 문제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가 염려스러운데. -아베 정권의 역사관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는 전 세계가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 자체의 과거 청산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이 냉전시기 소련을 적대하면서 일본을 우방으로 만들기 위해 일왕의 전쟁 책임과 식민지 지배 등에 대한 추궁을 피해갈 조건을 만들어 줬다. 한국도 분단체제하에서 반공 이데올로기로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조건이 현재까지 유효한 것이다 →정부가 친일 청산을 위해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사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나 지난 현 시점에서 친일파에 대한 인적 청산은 사실상 완료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우리 의식 속에 남은 친일 이데올로기다. 정부가 진정으로 친일파를 청산할 의지가 있다면 우선 지난해 교학사 역사교과서 파동에서 보듯이 왜곡된 식민사관과 보수우익적 시각에서만 서술된 교과서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또한 정부는 주요 각료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대일 인식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년 단독 인터뷰] “예산안 시한내 처리, 가장 큰 성과이자 이정표…매년 이어져야”

    [신년 단독 인터뷰] “예산안 시한내 처리, 가장 큰 성과이자 이정표…매년 이어져야”

    국회 본관 3층 중앙에 자리 잡은 국회의장 집무실은 지난해 6월 정의화 의장이 취임한 이후 세 가지가 달라졌다. 먼저, 집무실 바닥에 깔려 있던 카펫이 걷히고 마룻바닥이 새로 깔렸다. 건강을 중시하는 의사출신 정 의장의 조치다. 둘째, 의장 책상 뒤에 12폭 병풍이 새로 놓였다. 정 의장의 조상이라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과거시험 답안이 새겨져 있다. 의장실을 찾는 외빈들에게 한국의 미를 강조하기 위한 고려도 있었다. 셋째, 책상 맞은 편 벽에 커다란 글씨로 ‘인’(忍)자를 써 붙여 놨다. 정 의장은 “여야가 하도 싸우는 날이 많아, 여기 와서 협상할 때 보고 한 발씩 양보하라고 걸어 놨다”고 말했다. 의장실 한쪽 벽에는 이른 새벽 소나무 숲을 찍은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냐고 묻자 “의장님이 찍은 것”이라고 이민경 국회 부대변인이 대신 대답했다. →취임 이후 가장 내세울 만한 성과가 무엇인가. -2015년 예산안을 시한 내에 처리한 것이다. 12 년 만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987년 개헌 이후 최초로 정부 예산안을 헌법 시한 내 통과시킨 거다.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이며 역사를 새롭게 쓴 것이다. →2016년 예산안도 시한 내 처리할 것인가. -물론이다. 이런 전통은 매년 이어져야 한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여러 합의를 이뤄냈다. 두 분과 일하기가 어땠나. -이 대표와는 서로 대화가 되는 친구지간이다. 15대에 함께 국회에 들어온 동기다. 스스럼없이 대화가 된다. 우 대표는 인품이 아주 그윽한 사람이다. 내가 복을 받은 사람이다. 앞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총리 기용설이 있다. 실제로 총리가 된다면 잘할 것으로 보나. -그렇게 확신한다. 고집이 있는 편이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람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말이 많았다. 직접 국회를 운영해 보니 정말 손질할 필요성을 느끼나. -선진화법은 (법적으로) 바꿀 재주가 없다. 그렇다면 보완해야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내 생각은 상시 국회·요일제 국회를 만들어 예측 가능한 국회로 가자는 것이다. 원로회의체를 만들어 문제가 생겼을 때 중진들의 도움을 받는 시니어리티 룰(seniority rule)을 도입할 수도 있다. (선진화법이 허용한) 필리버스터는 사실 필요 없다. 악용되면 (의회 논의가) 옆으로 빠지는 수가 생기기 때문에 난 마땅치 않다고 본다. 또 내년부터는 예산 심사기일을 정해줘야 한다. 올해 처음으로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다 보니 정부는 ‘무조건 통과된다’고 여유를 부리고, 야당은 ‘우리도 급할 거 없다’고 하고 여당만 안달이더라. 예산 심사기일 지정은 과거처럼 날치기 통과하겠다는 게 아니라 국회가 11월 말까지 국민대표기관으로서 심도 있는 예산 논의를 해달라는 차원이다. 소수당이 다수당의 발목을 잡은 건 가장 큰 문제다. 다수당은 국민이 ‘책임 정치하라’고 만들어준 건데 책임 정치를 못하는 시스템이 돼버렸다. 민생법안 등 여야 무쟁점 법안은 신속하게 처리하게끔 파이프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제가 최근에 무쟁점 법안의 신속처리안(패스트트랙·무쟁점 법안은 상임위 숙려기간이 지나면 법사위 첫 회의에 자동상정하는 안)을 내놨다. 새해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개헌논의는 활화산인가 휴화산인가. -활화산에 가까운 휴화산으로 볼 수 있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갑자기 이슈화돼 개헌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게 된 상황이다. 그러나 개헌이 블랙홀이 돼선 안 된다. 개헌을 하더라도 권력구조 부문은 차차기인 20대 대선부터 적용되어야 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안에 개헌과 선거구획정소위를 따로 만들어 투트랙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합진보당이 해산 선고를 받아 5명이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활동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그 속에서 건전한 정당활동을 하면서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가야 된다. 헌재의 판단을 보면 결국 통진당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진보정당이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정당으로 태어나는 발전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공무원연금개혁이 박근혜 정부 개혁의지의 상징처럼 됐다. 잘될 것으로 보나. -국민 모두 공무원 연금에 문제점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 분명히 해결은 해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갈등 비용의 부담이 생겨선 안 된다. (올해) 4월까지 선을 긋고 하겠다는 입장은 적절치 않다. 한두 달 늦어지더라도 여유를 갖고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며 가야 한다. 연금 액수 조정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노인 기준 재논의 등 우리 사회 전열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4월을 넘기자면 야당 편을 드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너무 늘어지면 안 되지만 한두 달 더 여유를 갖고 완벽하게 하자는 것이다. →남북 간 국회의장 회담을 제의했다. 성사되면 무엇을 논의하려 하는가. -만남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 만나서부터 ‘이거 하자 저거 하자’는 의미가 없다. 일단 만나서 민족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자는 거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몫이 있고 국회가 할 수 있는 몫이 있다. 이른 시일 내에, 당장 3월이라도 실무접촉하고 장소는 예컨대 ‘개성에서 하자’ 정도만 나와도 저쪽에서 사전요구가 있을 것 아닌가. 구체적인 의제는 그때 가서 검토하면 된다. →지난해 10월 일본 방문 때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났다. 어떤 느낌을 받았나. -그의 우익 행보에 대해선 여러 생각이 든다. 첫째, 외조부가 전범이고 부산과 가까운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가 집안인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과거 일본이 한국을 강점했다는 우월감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위축된 국민들을 북돋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국제적으로는 중국이 부상하며 일본의 위상이 떨어지는 데서 오는 초조감도 반영된 것 같다. 또 정치적으로 어렵던 시절 우익 그룹에서 받았던 지원에 대한 예우 차원일 수도 있다. 인상 자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중국 베이징 방문 때는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났다. -믿음직스러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를 나눠 보니 상당히 내공 있고 통 큰 대국인의 면모도 갖췄다. 예컨대 중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가 지난해 약 260억 달러라는데 “나는 무역역조 같은 건 신경 안 쓴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라. 또 한·중 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더라. →한·중 관계가 발전하면서 한·미관계와는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은 6·25 때 우리나라에 파병해 3만명 이상 전사자를 낸 혈맹이다. 중국과는 현재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시켜서 한중 우호연대로 가야 한다. 한쪽에 미국, 한쪽에 중국과 손을 잡고 러시아·일본과도 함께 가야 한다. →한·미 관계가 10이라면 한·중, 한·일 관계는 어느 정도 돼야 할까. -중국도 일본도, 그리고 ·아세안 등 다른 나라들과도 모두 8, 9 이상으로 가야 한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거론해 화제가 됐다. 계속할 생각인가.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을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이라고 그 문제를 모르시겠나. 앞으로 일부러 제기할 생각은 없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지지도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오면 환영하겠나. -환영 안 할 이유가 없다. 평소 존경하고 인품을 잘 아는 가까운 분이다. 다만 내가 지지하느냐는 별개 문제다. →지난 대선 때는 경제민주화·복지가 화두였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무엇이 될까. -누가 뭐래도 일단 경제다. 경제가 받쳐줘야 민생이 해결되고 그래야 복지로 간다. 나 보고 둘을 꼽으라 하면 경제와 통일, 셋을 뽑으라 하면 경제와 통일, 복지다. 성장과 복지는 자동차의 앞, 뒷바퀴처럼 같이 가야 된다. →그동안 야당이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여야가 균형을 맞춰야 의장이 이끌어가기도 수월하지 않나. -좋은 야당이 있으려면 좋은 여당이 있어야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여야는 실과 바늘 같은 관계다. 여야가 예전처럼 첨예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야당이 무기력해 보이는 것처럼 호도될 수도 있다. 또 진보는 진보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진보진영에서 스스로 무기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대담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올해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승리 70주년이다. 중국은 올해도 일본을 상대로 역사 공세를 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군국주의자들과 일본 국민들을 분리해 일본을 상대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도 (중국처럼) 새로운 일본의 침략 역사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식으로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아 주기를 바란다.” 리웨이(李薇·60)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은 중국의 동북아 전략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중국도 일본인들이 중국에 위협감을 느끼게 된 문제를 돌아보고 그들이 중국의 평화 발전을 믿도록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중국의 동북아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주변 외교’ 원칙은 친밀·성의·혜택·포용을 의미하는 친·성·혜·용(親·誠·惠·容)이다. 친근하게 성의를 가지고 서로 윈·윈하면서 함께 발전하자는 뜻으로 ‘공동 발전’을 의미한다. 안정적이고 건강한 주변 관계는 중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일본과의 갈등은 계속돼 왔는데. -중국은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원한다. 공동 발전의 첫걸음인 셈이다. 그러나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을 일삼아 3국 FTA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대일 관계는 모두 일본의 역사 인식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일 갈등의 모든 책임이 일본에 있나. -일본 지도자의 역사 인식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가 양국 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많은 일본인이 중국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임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으로 볼 때 일본의 국방 정책이 크게 변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직 일본이 군국주의로 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대일 전략은.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3일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 연설에서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는 것은 원한을 지속시키려는 게 아니다. 한민족 내 소수 군국주의자들이 발동한 침략 전쟁으로 그 민족 전체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침략자들이 범한 만행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 우익분자는 강력 비판하되 일본 국민과는 적극 교류하겠다는 것으로 시진핑 정부의 대일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일본에 대한 역사 공세를 강화하나. -중국이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려는 것이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 우익에 대한 경고와 무관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 주석이 난징 연설에서 일본을 겨냥해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며, 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재차 일본에 경고하려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강한 민족주의 성향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 공세는 일본에 역사를 직시하도록 촉구함으로써 중·일 양국 정치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일본의 대중국 전략을 평가한다면. -일본의 중국 전략은 근래 들어 크게 변했다. 일본은 중·일 수교 이후 체결된 양국 우호 관계의 핵심인 ‘4개 정치 문건’은 회피하고 ‘전략호혜’(戰略互惠)만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전략적으로 중국을 일본의 ‘맞수’로 규정하고 있다. 1972년 양국 수교 이후 일본이 중국을 맞수로 규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도 중·일은 충돌하나. -중국과 한국 국민이 일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역사와 관련이 깊다. 영토 문제도 침략 역사와 직결돼 있기에 문제가 더 큰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이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한국과 중국을 자극한다면 두 나라와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2015년에도 지금처럼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상태에 머물 것이다. 시 주석도 지속적으로 지역 평화와 공동 발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때 일본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 역사 인식을 질책하겠지만 때리고 부수고 불태우는 식의 민족주의적 반일시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중, 중·일,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아베 총리는 집권 이후 외교를 중시한다며 50여개 나라를 방문하면서도 정작 가까운 중국과 한국은 방문하지 않고 있다. 또 한·중 양국은 물론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아베 총리의 우익 성향상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보다는 약간 완화되겠지만 종전 70주년이라고 해서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 메시지를 통해 한·중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은. -그의 강한 우익 성향을 감안할 때 전후 일본이 평화를 위해 공헌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뿐 중국과 한국이 중시하는 침략 역사 반성이나 이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다. 침략 역사까지 부인하진 못하겠지만 역사 문제는 담화의 핵심이 아닐 것이다. →중·일 관계에서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도 중국처럼 일제 침략 자료를 공개하기 바란다. 나아가 한·중이 함께 역사 자료를 공개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공개 포럼을 통해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 일제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일본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겠다는 게 아니라 역사 직시를 촉구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는 한·일 수교 50주년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 문제 해결과 함께 일본의 올바른 자아 인식 정립이 필요하다. 일본은 한국이 자국보다 작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향이 심한데 이 같은 편견을 반드시 버려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도 언젠가는 만난다. 그러나 한 번 만난다고 동북아 전체의 판도나 양국 관계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역사 문제로 양국 관계에 대한 영향도 계속 받을 것이다. 이 틀은 바뀌지 않는다. →최근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위협 정보 공유 약정’에 대해 중국이 불만을 표출했는데.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주도로 체결된 것으로 안다. 한국 측에서 볼 때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는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실제 운용에서 그 범위가 (중국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의 이웃인 중국 입장에선 자체 안전을 고려할 때 협약의 운용 범위와 내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한국 및 중국과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은. -중국은 일본이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이 있음을 인정하길 원한다. 아베 총리가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영토 분쟁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중·한 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언행을 잘 통제해야 한다. 더 이상 중국과 한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리웨이 소장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때 허난(河南) 산간벽촌으로 하방(下放)돼 노동을 하다 광저우(廣州)어언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개혁·개방 이후 사회과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사회과학원 국제협력국에서 국장까지 지내다 2002년부터 일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중 일본 언론인들 사이에서 온건한 일본관을 가진 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일본통’으로 꼽힌다.
  • 한국인 70% “日 비호감”… “식민 지배보다 아베 우경화탓”

    한국인 70% “日 비호감”… “식민 지배보다 아베 우경화탓”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일본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지 않으며, 호감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도 별다른 희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서울신문과 에이스리서치가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국 국민 중 일본에 ‘호감이 있고 관심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이는 13.0%에 그쳤다. ‘호감은 있지만 관심은 없다’고 응답한 이는 12.9%였다. 결국 관심이 있든 없든 일본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25.9%에 불과한 셈이다. ‘호감도 없고 관심도 없다’는 응답자는 36.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호감은 없지만 관심은 있다’는 비율이 32.6%로 일본에 대해 비호감을 느끼는 이들이 69.5%나 됐다. 호감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46.2%가 ‘일본 사회 일부에서의 우경화 움직임 때문에’라고 응답해 ‘과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 때문에’(33.1%)를 압도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한·일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여겼던 역사교과서·독도·위안부 등 전통적인 변수보다 아베 신조 정권 이후 가속화되는 ‘우익으로의 역주행 및 군국주의 부활’을 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지금 일본의 모습이 실망스럽기 때문에 향후 한·일 관계에도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았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나라와 똑같이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응답이 37.8%로 가장 많았다. 인접국으로서 특별히 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지구촌이 할리우드 영화 두 편 탓에 시끌벅적하다. 앤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전쟁영화 ‘언브로큰’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암살이란 독특한 소재의 코미디 ‘인터뷰’. 세계적인 여배우 감독의 ‘언브로큰’은 일본의 반발에 직면해 있고 ‘인터뷰’는 북한의 항의에 제작사와 미국 정부가 심한 몸살을 앓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영화 화제쯤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 배경과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내용의 당사자·관계자들이 불만을 품어 항의 보복에 나선 점이다. ‘언브로큰’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전쟁포로였던 미국 육상선수 루이 잠페리니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생체실험 등 일본군 가혹행위 내용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국가 명예훼손’이니 ‘근거 없는 날조’ 운운의 상영 반대와 집단행동이 번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뷰’에 대한 반발과 응수는 일본 우익의 ‘언브로큰’ 신드롬보다 더 뜨겁다. 개봉관 테러 위협인가 싶더니 소니픽처스 해킹으로 뛰었다. 해킹 이후 장기간 계속된 북한 인터넷망 접속 장애와 그에 대한 북한의 ‘미국 배후 거론’을 볼 때 북한의 보복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세계의 관심 속 화제 만발인 두 영화를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내용과 반응의 유사함을 뛰어넘는 공통점이 도드라진다. 한국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언브로큰’에는 일본이 부인하는 일본군 위안부며 강제동원, 학살, 노역 같은 만행의 과거사가 어쩔 수 없이 포개진다. 실제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선 ‘앤젤리나 졸리가 한국 로비를 받은 반일활동가’란 주장과 함께 상영중단 요구 서명이 이어진다. 한편 ‘인터뷰’는 분단·대척의 비상식적 남북 관계를 좌우하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솔직하고 숨겨진 위상 노출이 압권이다. 지금 일본 우익세력의 목소리와 행동은 아베 신조 정부의 행보와 톱니처럼 맞물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의원 선거 압승 여세를 몰아 자위대 해외파견법인 ‘항구법’(恒久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전해진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뜨악해한다. 일본의 몰아치는 우경 군국화의 언저리에서 ‘뭐 이래야 하는 거냐’는 고갯짓이 많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지만 앞서 쉬쉬하며 건립을 취소했던 것으로 소문난 정부 처사에 대한 일반의 불편한 심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것 같다. 내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북한은 평화 제의의 한쪽에서 전면 전쟁을 밥 먹듯이 입에 올리고 있다. 그리고 목도하고 싶지 않은 그 도발 위협은 한수원 해킹과 원전 자료 유출로 현실화했다. 원전 해킹 역시 북한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강대국 눈치를 살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외교적 대응, 그리고 당하고도 아프단 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는 대북 응수의 답답함…. 한반도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은 송구영신의 건널목에서 ‘언브로큰’ ‘인터뷰’ 속 장면이 그저 그런 화젯거리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들이다. kimus@seoul.co.kr
  • [시론] 일본 총선이 한·일 관계에 던져준 과제/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시론] 일본 총선이 한·일 관계에 던져준 과제/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52.66%. 전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일본 총선거가 끝났다. 자민당은 475석 중 291석, 공명당은 35석으로 자공 연립여당이 326석을 차지해 개헌선인 3분의2를 훌쩍 넘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아베노믹스와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 길밖에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내막을 보면 그렇게 대단한 승리는 아니다. 자민당은 오히려 의석이 조금 줄었다. 우파 정당인 일본유신회, 차세대당 등도 의석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공산당 등 이른바 개헌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정당의 의석이 늘어났다. 이시하라 신타로, 다모가미 도시오 등 위안부 강제 연행과 난징대학살을 극구 부인하던 우익 인사도 대거 낙선했다. 지난 12월 10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재특회 헤이트 스피치가 외국인 차별이라는 최종 판결이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역시 전후체제 탈피,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주장,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아베 정권의 속성은 바뀌지 않았다. 2018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까지 아베 정권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 임기보다 더 길다. 냉각된 한·일 관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더구나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다.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위안부 문제 해법에 대해 일본은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일 양국은 경색국면을 타개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말 추진된 정상회담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 2월, 3월은 시마네현 독도의 날 도발, 교과서 왜곡 강행 등으로 한·일 관계가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 양국 간 외교부 채널을 통한 국장급 협의가 수차례 열렸지만, 상호 입장만 재확인하는 등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번에는 한·일 의원연맹과 일·한 의원연맹이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거물급 정치가의 영향력이 쇠퇴한 탓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베 총리 특사로 마스조에 도쿄도지사 방한, 사카키바라 게이단렌 회장의 청와대 방문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한·일 관계를 개선할 외부 환경을 만든 것은 역설적으로 중국과 미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11월 10일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월 15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했다. 내년도 미국 동북아 외교의 주요 관심사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다. 정부는 일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집중하고 있으나 중국은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이 성큼 다가왔다. 시간표상으로 본다면 내년 2월까지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바람직하다. 2월 22일 독도의 날 행사, 3월 교과서 해설서에서 역사왜곡 등의 도발이 도사리고 있다. 미·일 안보협력 지침에 따른 집단적 자위권 법제화가 빈번하게 논의된다. 아베 색깔이 강한 차기 내각에서 일본 우익 정치가의 망언은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른다. 8월 15일 아베 신담화가 나오면 한·일, 중·일 관계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 후반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도 이전만 못할 것이다.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면 위안부 해결 실마리가 잡혀야 한다. 당연히 일본이 강제 연행,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 아베 총리가 사죄 담화를 발표하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정치의 현실과 우파 여론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일 간 정치적 타결을 통한 정상 간 해법 도출이 쉽지 않다. 출구가 아닌 입구 전략이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직접 사과를 통해 해결 의지를 보인다면 상반기 중에 한·일 간 정상회담은 가능하다. 남·북 관계와 한·일 관계가 바뀌어야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 구상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한·일 양국 모두 담대함과 진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아베의 일본] 日언론 “열광 없는 압승, 정책 지지 아니다”

    일본 언론들이 집권 자민당(291석)과 연립 여당 공명당(35석)이 전체 중의원 의석(475석)의 3분의2 이상을 획득한 총선 선거 결과를 놓고 “열광없는 압승” 이라며 아베 신조 정권의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교도통신은 15일 “전후 최저인 투표율(52.66%)을 생각하면 아베 정치가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는지 의문이 남는다”면서 “적어도 개헌 방침이 찬성을 얻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아사히신문은 “여당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며 아베 총리가 생각 이상의 승리를 거뒀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존재감 부재를 재확인한 야당들은 서둘러 새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가이에다 반리 대표의 낙선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한 제1야당 민주당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가이에다 대표는 이날 도쿄 민주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특별국회 소집에 맞춰 의원총회를 열어 후임을 정하는 방안과 당 쇄신 차원에서 내년 이후 당원이나 지지자를 참가시키는 대규모 대표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기존 의석보다 11석이 늘었지만 ‘반(反)아베 노선’ 확립에 실패하며 주춤하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공산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위상을 높이게 됐다. 가장 많은 의석(13석)을 새로 얻은 데다 18년 만에 소선거구(오키나와 1구)에서 당선되는 등 알짜 소득이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거물 정치인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우익 정치인’의 원조인 차세대당 고문 이시하라 신타로는 낙선한 반면 생활의 당 대표인 오자와 이치로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16선 고지에 올랐다. 간 나오토 전 총리(민주당)는 소선거구에서 낙선했지만 비례대표에서 ‘부활’하며 전직 총리의 체면을 살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여당의 승리인가, 야당의 자멸인가.’ 14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둔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대항마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2009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전후 최다인 308석을 얻으며 자민당과 ‘양당 구도’를 확립했고 2012년 총선에서는 유신당이나 모두의당 등 ‘제3세력의 약진’이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에는 야당 전체가 지리멸렬했다. 지난달 18일 중의원 해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치르는 선거다 보니 유신당, 차세대당 등 보수·우익 성향의 야당이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보수 표가 자민당으로 결집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10월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 마쓰시마 미도리 전 법무상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등 자민당 후보들이 속속 당선됐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가이에다 반리 대표와 간 나오토 전 총리가 소선거구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거물들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거가 주목받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의 흥미가 떨어진 것도 여당에 유리하게 움직였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전후 최저였던 2012년 총선(59.32%)보다 더 떨어진 52% 안팎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총선을 치러야 승산이 있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일본 유권자들의 심리가 ‘그래도 아베노믹스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도 자민당 승리의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제일 중시하는 정책으로 ‘경기 회복과 고용 확대 등 경제정책’을 들었다. 비록 아베노믹스가 “일부 수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고 서민과 중소기업에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으로 오래 고통을 겪어 온 일본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62석)을 조금 웃도는 61~87석밖에 얻지 못할 것으로 보여 양당제 구도가 사실상 붕괴,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자민당 독주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당 중에서는 ‘고노 담화 흔들기’에 앞장섰던 차세대당이 기존 의석(19석)을 한참 밑도는 2~6석밖에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과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차세대당의 고문인 거물 우익 이시하라 신타로도 낙선할 것으로 보여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의 약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공산당은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이나 원전 재가동 등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가장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공산당이 기존 의석(8석)을 배 이상 뛰어넘는 18~24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 세력이 공산당으로 표를 집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의 의석 확대로 중의원 내에서 제대로 된 여당 견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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