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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초유의 대국 오류… 박정환 9단 농심배 재대국 결정

    사상 초유의 대국 오류… 박정환 9단 농심배 재대국 결정

    박정환 9단이 온라인 대국으로 치러진 농심배에서 사상 초유의 기기 오류로 하루 2경기를 치르게 됐다. 박정환 9단은 2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1회 농심배 판팅위 9단(중국)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바둑 프로그램에 착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초읽기 시간을 다 쓰고 시간패를 선언당했다. 초읽기 상황에서 형세를 살피던 박정환 9단은 마지막 10초 카운트에 들어가자 2초를 남기고 화면을 클릭했지만 화면이 눌리지 않았다. 당황한 박정환9단이 연이어 클릭했지만 이마저도 눌리지 않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에 한국기원은 박정환 9단의 착수 영상을 중국위기협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중국위기협회는 영상을 보고도 “오류가 났든 어떻게 됐든 시간패는 시간패”라며 박정환 9단의 패배를 주장했다. 이날 대국은 백돌을 잡은 박정환 9단이 시종일관 압도하며 사실상 박정환 9단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경기 오류 상황 전까지 박정환 9단의 대국 승률은 9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위기협회는 완강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박정환 9단과 판팅위 9단 모두 한시간 넘게 자리에서 대기해야했다. 결국 박정환 9단이 21일 2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온라인 대국 규정에 따라 3개국 심판이 모여 합의를 하도록 돼있는데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경우 재대국을 하도록 돼있어서 재대국으로 치러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9단의 시간패를 완강하게 주장하던 중국위기협회는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한발 물러섰다. 이번 대회는 초반에 7연승을 달린 중국 양딩신 9단의 파죽지세에 한국과 일본은 최후의 기사만 남았었다. 박정환 9단이 지난 18일 일본 최후의 생존자 이야마 유타 9단을 꺾으며 일본을 최종 탈락시켰다. 다음날 치러진 미위팅 9단과의 대결에서 박정환 9단은 19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농심배는 ‘돌부처’ 이창호 9단이 2004년 한국기사 중 홀로 남아 중국과 일본 기사 5명을 연달아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한 ‘상하이 대첩’으로 유명하다. 박정환 9단 역시 2연승을 달리며 ‘온라인 대첩’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었지만 이날 대국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잠시 멈추게 됐다. 박정환 9단의 착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아직까지 파악이 안 된 상황이다. 박정환 9단은 21일 10시 판팅위 9단과 상대해 승리하면 오후 3시 대국을 하게 된다. 3시 대국자는 판팅위 9단과의 대국이 끝나면 발표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데는 직전 해인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던 민주당 정권은 거대한 재앙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이듬해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3년여 만에 여당에 복귀시켰다. 이때 정권을 탈환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통산 재임기간(1ㆍ2차 집권 합산)에 이어 오는 24일 연속 재임기간으로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불행한 국가적 재난이 재집권의 도약대가 됐던 아베 총리이지만, 그 자신 또한 코로나19 재난 부실 대응으로 재임 기간 전체가 무능·무책임의 이미지로 퇴색해 버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얼마 전에는 미국, 독일 등 6개국 정치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국민 평가에서 아베 총리가 꼴찌를 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의 정치와 행정이 이렇게까지 맨바닥 밑천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 장기 집권을 위해 구축해 온 체제와 제도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탓이 크다. 정부와 관료를 예속시키고, 당내 세력 균형을 허물고,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며 결과적으로 모두를 국정 운영에서 배제한 ‘3무(無)’의 자업자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베 시대의 뚜렷한 특징인 ‘정치 주도’, ‘(총리)관저 주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그동안 쌓여 온 폐해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기 분야의 행정 전문성을 가진 관료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작스런 전국의 각급 학교 휴교 요청(2월 27일)이나 가정마다 천마스크를 2장씩 주는 ‘아베노마스크’(4월 2일) 등 깜짝쇼들은 아베 총리가 측근들의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소관 부처와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정치와 행정 사이에 절묘하게 유지돼 온 힘의 균형과 역할 분담은 일본의 전후 부흥과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국가 시스템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총리관저가 내각인사국을 통해 정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수십년간 유지돼 온 이 틀은 와해되고 말았다. 적재적소가 아닌 충성도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게 일상화되면서 관료의 책임과 자율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쓸데없이 입을 잘못 놀렸다가 한직으로 쫓겨난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씁쓸한 타산지석의 경구는 관료들의 중요한 처세 지침이 됐다. 야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정권의 폭주와 파행을 막을 보루가 돼야 할 여당도 ‘아베 1강’의 위세에 눌려 능력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파벌 구도를 통해 정권을 견제하는 계파정치의 정반합 균형이 아베 시대에 와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인사, 자금, 공천을 둘러싼 막강한 권한이 아베 총리와 측근들에게 집중되면서 독자적인 당내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심과 괴리된 정책에 제동을 건 주체가 자민당이 아니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언과 영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던 의사, 학자 등 전문가 집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의 결정에 구색과 명분을 갖춰 주는 존재로 위상이 추락했다.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경제활동 재개 정책에 걸림돌이 되자 정부는 전문가 대표와 한마디 상의도 없어 전격적으로 전문가 회의 폐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정권 지지율을 그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안겨 줬던 유권자들의 실망지수와 분노지수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향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떠한 표심의 형태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물론 어쨌거나 다음 선거에서 당장 여야가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windsea@seoul.co.kr
  •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지지율 떨어지니 토착왜구 프레임” 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종합)

    광복회장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 기념사 논란통합당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민주당 “통합당, 친일파의 대변자냐” 날 세워진중권 “국가주의·민족주의 편향 다 경계해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했고,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일파의 대변자냐”라며 날을 세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편향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승만이 국부라고 광복절에 건국절 데모를 하는 국가주의 변태들과, 5·18 광주에서도 불렀던 애국가까지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민족주의 변태들의 싸움. 둘 다 청산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죠.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나요”라고 썼다. 이어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했다. 김 회장은 광복절인 전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하면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대표적 예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음악인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처럼 김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친일파’로 공개 규정하자 통합당은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면서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경축사와 관련해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날을 세웠다. 박재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회장 기념사를 비판한 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의 광복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어나 보니 어쩔 수 없이 식민지 백성으로 평범하게 살아간 국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족을 학살하고, 구속하고 억압한 사람은 친일파임이 당연하다. 독립운동을 하고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난과 핍박받았던 분들이 살아있고, 그 식장에 앉아 계시는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친일의 기준일은 1945년 8월 14일이다. 그 이후 나라를 위해 무슨 공헌을 했건 그 사람은 친일파”라며 “지금껏 원 지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하는 논리들 때문에 이 땅의 친일파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고, 오히려 훈장 받고 떵떵거리며 살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족이 대한민국 땅에서 친일 청산하자는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시절이라는 것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당 분에게 한 말도 아닌데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의반이라도 친일 청산에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 친일청산 주장까지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라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 광복회장 경축사에 통합당 반발

    “친일파가 작곡한 애국가” 광복회장 경축사에 통합당 반발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작곡가 안익태 등을 비난해 야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원웅 “이승만 때문에 민족 반역자 청산 완수 못해” 김원웅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직함 없이 부르며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 사회가 친일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사례로 친일 행적이 드러난 작곡가 안익태가 작곡한 노래가 여전히 애국가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복회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입수했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다. 국립현충원에 친일 군인을 비롯한 반민족 인사 69명이 안장돼 있다면서 이들의 묘 이장을 골자로 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충원에 ‘야스쿠니신사’ 가고 싶다던 자가 묻혀 있어” 김원웅 회장은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라고 했는데, 신태영 전 국방부 장관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원웅 회장은 “‘조선 청년의 꿈은 천황 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 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다’라는 게 그가 한 말”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을 초월할 것이란 초조감이 지난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렇게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에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김원웅 회장은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이며,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라며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민 편가르기 하는 경축사에 유감”이 같은 경축사에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했다. 이날 같은 시각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자신이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하고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즉석에서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국민 대다수와 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도지사로서 기념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일본 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 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 하지만 식민지의 백성으로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니다”라고 했다. 또 “김일성 공산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던 이들 중에는 일본 군대에 복무했던 분들도 있다”며 “다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공을 보며 역사 앞에 겸허히 공과 과를 함께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 만이 옳고 나머지는 단죄받아야 하는 그러한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김원웅 회장의)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광복절 경축식은) 특정 정치견해 집회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제주에)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대한 모든 계획과 행정 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장내에서는 여러 번 고성이 터져 나왔고, 일부 참석자들은 강하게 항의하며 퇴장했다. 통합당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 내주길” 미래통합당도 김원웅 회장의 경축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에는 공과가 있고, 우리가 애국가를 부른 지도 수십 년인데, 그럼 여태까지 초등학생부터 모든 국민이 애국가를 부른 행위는 잘못된 것이고, 부정해야 하느냐”며 “미래 발전적인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를 청산을 미래로 가야 하는데 자꾸 과거에만 매몰돼 사소한 것까지 다 찾아내면 과부하가 걸려 앞으로 나가지 못 한다”며 “계속 유턴을 해 과거로만 가면 미래는 없다”고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파묘법’에 대해서도 “부관참시 정치를 멈추라”면서 “공과를 떠나 반인륜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며 개탄했다. 그는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며 “정작 일본에는 한 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 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호기심이 없으면 질문이 없고, 질문이 없으면 새로운 발견도 있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기 위한 시도는 새로운 앎과 그걸 통한 성찰의 필수 조건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삼청동’ 편이 지난 1일 삼청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번 투어는 잘 알려진 곳을 대상으로 했다. 지극히 평범하기에 그래서 더 놀라운 발견이 가능한 곳, 굳이 서울 사람이 아니어도 모르는 이 없는 서울 북촌이 이번 대상지였다. 맹사성 대감의 집터를 포함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한옥 등 조선 시대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전통문화를 이어 왔다고 알려진 서울 북촌. 과연 북촌은 그렇기만 한 곳일까.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한 이번 투어는 이동은 최소화하되 공간의 맥락은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코스를 잡았다. 시작점은 북촌의 터줏대감 격인 정독도서관. 유심히 살펴보면 현관에 한자로 ‘正讀圖書館’(정독도서관)이라고 걸려 있는 글씨체가 어딘가 낯익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놀랍게도 서울도시계획의 대전환과 관련 있는 흔적이다. 1968년은 그야말로 남북 갈등의 최정점을 찍던 해였다. 그해 1월 21일 김신조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 초입까지 잠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로 이틀 뒤엔 원산 앞바다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와 북한군 간에 교전이 벌어진 끝에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83명의 승조원 모두가 납치돼 끌려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욱이 그해 말에는 울진과 삼척에 100명이 훌쩍 넘는 무장 공비가 들어와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남북 충돌이 전방만이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경북 지역에서까지, 심지어 미군과의 사이에서도 벌어진 것이었다.●美 남북 충돌에 무관심… 자력갱생 계기로 문제는 미국의 반응이었다. 당시 한국은 미국을 위해 연인원 30만명이 넘는 장병을 베트남에 파병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던 이 극한 대결의 순간에 별다른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었는데 주요 쟁점이 베트남전에서 가능하면 빨리 발을 빼는 것이었다. 베트남전 조기 종식을 내걸고 당선된 리처드 닉슨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거슬러 섣불리 확전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정희 정권을 비롯해 한국민들은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1968년이면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15년 정도밖에 안 됐을 때다. 서울 시민의 뇌리에 각인돼 있던 전쟁의 기억 중 가장 강렬했던 것은 도강할 수단이 만만치 않다 보니 피난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현실이었다. 그런 면에서 1968년에 연이어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시민사회에 분노와 함께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시작한 것은 행여 있을지 모를 전쟁과 피난에 대비해 서울 인구의 상당수를 미리 한강 이남으로 분산시키는 것. 당시 영동지구라 불렀던 지금의 강남 개발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다만 문제는 누구도 강남 이주를 원치 않았던 데 있었다. 개발 도상에 있던 나라의 특성상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녀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염원하고 있었기에 명문고가 있는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주하기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나선 게 박 전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서울시였다. 당시 최고의 명문고로 이름 높았던 경기고 관계자들을 설득해 지금의 강남구 삼성동으로 옮겨 가는 데 동의를 얻어 냈고, 이후 휘문고와 서울고를 비롯한 명문고들이 강남 일대로 이전해 가게 된다. 그 뒤 벌어진 것은 누구나 아는 이른바 ‘말죽거리 신화’. 한국 사회가 걸어온 남북 대결의 역사를 소리 없이 웅변하는 증거물인 정독도서관이 바로 옛 경기고의 본관 건물이고, 그런 공간이기에 박 전 대통령의 글씨가 남은 것이다. 서울의 경우 평균적으로 지가가 높은 강남과 목동 등이 기본적으로는 학군의 문제와 직결돼 있는 듯하지만, 동시에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서도 자유롭지 않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1968년 김신조 트라우마로 생긴 연막탄 지주 정독도서관에서 발걸음을 조금 옮기면 또 다른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삼청로를 건너 팔판길 16과 30, 31을 연이어 지나다 보면 전봇대처럼 보이지만 전봇대는 아닌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북촌과 청운동 등 청와대 주변 골목 사이에 있는 연막탄 지주들이다.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를 위해 낮에는 연막탄 발사대 지주로, 밤에는 조명탄 발사대 지주로 이용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물들이다. 총 68개의 연막탄 지주가 확인됐는데 그중 북촌 일대에 산재한 12개의 지주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물론 1968년의 트라우마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혈맹이라고 늘 혈맹일 수 없음을 인식한 한국은 스스로 힘으로 일어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장교들을 양성하기 위해 제2, 제3사관학교를 개교했고, 후방에서의 군사적인 대응을 위해 제대한 군인들에게 지역 방위를 맡기는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상회를 조직했으며, 교련이란 이름의 교과목을 만들어 학생들도 전쟁에 대비하게 했다. 평상시에는 차량 소통의 목적으로 쓰지만, 유사시엔 각각 십수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 성격의 남산 1, 2호 터널을 팠고, 북쪽 주요 교통로와 하천에 대전차장애물을 설치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신무기 개발에 나섰다. 남북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언제 벌어져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한 응전의 증거물들이 북촌 한옥마을 사이사이에 박혀 있을 줄이야.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려 할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발견들이다. 그러고 보면 북촌의 한옥도 자세히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 안 되는 한옥을 제외한 한옥들이 너무나 비좁아 보이지는 않는가. 북촌로5나길 84 정도의 위치에 서서 한옥 지붕들을 조망하거나 한옥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보면 그야말로 다닥다닥 옹기종기 밀집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고관대작의 주거지로 이름 높았던 북촌이라고 들었는데 그들이 살았던 한옥이 이렇게 작다? 사실 북촌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한옥 대부분은 근대의 유산들이다. 북촌로11가길 41 일대를 비롯해 계동길 100-8 일대의 한옥 밀집 지역이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이들 역시 일제강점기였던 1930~40년대의 한옥들이다. 물론 일제강점기의 한옥이라고 해서 중요성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의 멋스러움과 근대적인 재료와 기능이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양식으로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한옥이 이렇게 작아진 연유를 알게 되면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애초 대형 한옥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북촌에 이렇게 작은 한옥들이 많아진 것은 정세권(1888~1965)이라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내린 고민의 결과다. 그는 단순히 사업 수완만 좋았던 게 아니라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고 조선어학회에 건물을 지어 기부하는 등 민족정신도 지닌 인물이었다. 그에게 걱정은 대대로 조선인들의 공간이었던 북촌에까지 일본인들의 주거지가 확장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거대 한옥 부지를 사들여 필지를 쪼갠 뒤 상대적으로 빈약한 조선인의 경제력으로도 살 수 있는 소형 한옥을 지어 파는 것이었다. 그 노력의 흔적이 북촌 일대를 포함해 익선동과 성북동, 창신동, 행당동, 왕십리 등 서울 전역에 펼쳐져 있는 근대식 한옥들이다.●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헌법재판소 탄생 이번 투어의 종착점은 대통령 탄핵 사건을 거친 뒤 한국인이라면 그 존재를 모르는 이가 없을 헌법재판소였다. 과연 지극히 현대적인 건물이자 기관인 헌재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은 광복 이래 삼권 분립을 한다고는 했으나 늘 대통령에 의한 독재가 횡행했던 게 사실이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늘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힘이 쏠렸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독재 정권에 힘없이 협조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를 거쳐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인권 신장과 개인의 자유 증진을 위한 민주화운동이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의 결과 결국 1987년 6·10민주항쟁을 통해 쟁취해 낸 게 지금의 헌법이다. 또 그 헌법을 토대로 법치주의를 실현해 나가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최종적으로 견제하고 심판하기 위한 기구로서 출범시킨 게 헌재였다. 광복 후 남북 분단이라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잉태한 부조리들 속에서 각종 모순을 극복하고자 쉼 없이 달려온 지난 70여년…. 보통 역사 답사를 위해 헌재를 찾을 때면 재동 백송에 시선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오늘과 내일의 민주주의와 관련해 헌재가 갖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북촌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로 삼을 만하지 않을까. 일상에 매몰되면 내 일상 그 이상도 이하도 보이지 않는다. 또 낯익은 것을 낯익게만 대하면 그 어떤 새로운 지식과 성찰도 불가능하다. 휴가철이라고 해서 꼭 멀리 떠날 게 아니라 내게 익숙했던 공간을 낯선 시각으로 보려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고민과 숙고의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만큼 훌륭한 여행도 없을 듯싶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1회 서울의 영화(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출발 일시: 8월 8일 오전 10시 마로니에공원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무기징역 장대호 구속 중 회고록…일베에 편지도(종합)

    무기징역 장대호 구속 중 회고록…일베에 편지도(종합)

    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살인·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장대호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장대호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가 반말을 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장대호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살해한 게 아니므로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고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잔혹한 점,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지 않고 생명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을 보이지 않은 점 등에서 원심판결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1, 2심 모두 장대호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고 1·2심 재판부는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구속 중 작성한 28페이지 회고록 내용은 장대호는 지난해 말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통해 구속 중 작성한 28페이지 분량의 회고록을 공개했다. 장대호는 “모든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길 바라는 심정에서 이 회고록을 작성했다. 여러분들은 부디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사건 당시 상황과 자수 이후, 심리 상태 등을 자세히 서술했다. 장씨는 회고록에서 “일본이 미국령의 작은 섬 하나 공격했다는 이유로 미국은 일본의 본토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아무도 미국을 전범국가라 비난하지 않는다”면서 본인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한 일베 이용자가 받은 편지에는 “아무리 화가 나도 살인하지 말라”는 장씨의 충고가 담겨 있었다. 장씨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흉악한 일을 저지른 중죄인임을 인정하지만 죽은 놈도 나쁜 놈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바다. 본 사건은 조선족 이게 중요한 관점이 아니고 그냥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 물론 제가 조금 더 나빴다”고 썼다. 장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아직 여기 서울구치소는 안전하다. 몸 건강한 사람은 며칠 앓다가 이겨낸다니 큰 걱정 안 한다”고 언급했다.“원래 슬픈 감정 못 느껴…유족께 배상할 것” 장씨는 2심 최후진술에서 “제가 슬픈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해서 저를 비난하는 분들이 있다. 저는 원래 슬픈 감정을 잘 느끼지 못 하고, 눈물도 잘 못 흘린다. 이런 저를 비정상이라고 몰아가는데 슬픔을 잘 못 느끼는 제가 비정상인지, 눈물을 강요하는 사회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다”면서 “구체적 보상을 하는 것이 반성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분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형이 확정되면 최선을 다해 배상하도록 하겠다”며 “유족분들은 제3자이고, 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1대 더 있었는데 경찰이 현장조사를 제대로 안 하고 포승줄을 한 저를 끌고다니며 제 입에만 의존해 부실 수사를 했다”고 되레 경찰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日야구 심판 ‘코로나 위험하니 조용히 보라’ 관중에 경고 논란

    日야구 심판 ‘코로나 위험하니 조용히 보라’ 관중에 경고 논란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일반 관중을 받기 시작한 일본 프로스포츠 경기장에서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는 관중에게 심판이 직접 다가가 경고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심판에 의한 초유의 코로나19 관련 관중 소음 경고가 나온 것은 지난 14일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 8회 방문팀인 야쿠르트의 공격 때 심판이 갑자기 경기를 중단시켰다. 심판은 홈팀인 3루쪽 응원석으로 가더니 한 관중에게 “큰소리는 안돼요”라며 손을 흔들어 경고를 보냈다. 해당 관중이 상대팀인 야쿠르트 타자에 대해 큰 소리로 야유를 보내고 있었던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0일부터 하루 5000명 이내에서 관중을 받으면서 침방울 등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소음을 유발하는 응원을 금지시켰다. ‘양손으로 메가폰을 만들어 함성을 지르는 응원’, ‘좌우 어깨를 걸고 제자리에서 뛰는 집단응원’, ‘풍선을 활용한 응원’, ‘휘파람·트럼펫·휘슬 등 악기를 사용한 응원’ 등 10가지 금지수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NPB는 경기장 내 맥주 등 주류 판매는 사실상 허용해 ‘조용한 응원’ 지침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취기가 돌면 응원 함성이나 야유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관중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심판의 행동은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공교롭게도 관중석에 대해 경고를 한 직후 한신 투수가 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신의 팬들 사이에서는 심판이 공연히 경기 흐름을 끊어 투수의 리듬이 깨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일은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렀다. 대체적으로 심판의 경고가 적절했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규정을 안 지키는 관중들은 강제 퇴장을 시켜야 한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가게 되면 책임질 것인가“, “대다수 관중들이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앞으로도 부탁한다”와 같은 의견들이다. 이밖에 “이럴 거면 차라리 이전처럼 무관중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제시됐고, “큰소리 응원 제지는 심판의 역할이 아니라 경기장 측이 책임을 갖고 대응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 암호화폐 5년간 2100조 거래… 눈 뜨고 세금 수조원 놓쳤다

    [단독] 암호화폐 5년간 2100조 거래… 눈 뜨고 세금 수조원 놓쳤다

    年평균 500조 팔고 사… 코스피 절반 수준2015년 거래 본격화 후 2년 만에 1000배↑올 하루 208만건… 투기 열풍 때보다 많아양경숙 의원, 암호화폐 양도세 부과 발의이달 세법 개정안 확정… 내년부터 적용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자산)가 지난 5년간 2100조원 이상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암호화폐 거래 규모가 공식적으로 파악된 건 처음이다. 한 해 평균 500조원 넘게 사고팔린 셈인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암호화폐가 연간 수백조원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성장했음에도 미국이나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세금을 매기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체계를 일찌감치 구축했다면 수조원 상당의 세원(稅源)을 확보했을 건데 눈 뜨고 놓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5년 5개월간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선 총 15억 5684만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금액은 2161조 1063억원으로 파악됐다. 암호화폐 거래가 본격 시작된 2015년엔 거래금액이 5800억원에 그쳤으나 2017년 619조 7000억원으로 2년 새 1000배 넘게 급증했다. 2018년엔 무려 936조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2017~18년은 암호화폐 투기 열풍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던 시기다. 정부는 범부처 합동으로 대책반을 꾸려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규제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487조 9049억원어치가 거래된 데 이어 올해도 5월까지 114조 9081억원어치가 매매되는 등 여전히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300조원 가까이 거래가 성사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하루 평균 거래건수가 208만건에 달해 2018년(144만건)보다 빈번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주식시장과 비교될 정도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지난해 코스피는 총 1227조원(하루 평균 4조 9900억원), 코스닥 시장은 1060조원(4조 3000억원)어치의 거래가 이뤄졌다. 정부는 이달 중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을 통해 암호화폐 과세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매매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은 2017년부터 암호화폐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고 있고 미국과 호주 등은 양도세를 부과하는데 우리나라는 뒤처진 것이다. 이들 국가가 암호화폐 태동 단계부터 과세 방안을 연구한 반면 우리는 2018년부터 검토에 들어간 탓이다. 또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더 지연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빗썸에 외국인 거래자의 소득세 원천 징수 명목으로 803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는데, 이에 불복한 빗썸이 조세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 의원은 이날 암호화폐 거래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처음으로 대표 발의했다. 양 의원은 양도세율을 20%로 정하고 필요한 경우 시행령으로 인하할 수 있도록 탄력세율(75% 범위) 조항도 뒀다. 양 의원은 “매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수백조원이 거래되고 있고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과세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공평과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가두행진 중 일본영사관 앞에서 5분간 집회 ‘유죄’

    가두행진 중에 부산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 5분 동안 퍼포먼스를 벌인 행위에 대해 법원이 집시법 유죄 판단을 내렸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문흥만 부장판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노총 부산지역본부장 김모씨에 대해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집시법상 행진의 개념이 모호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김씨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김씨는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로 있던 2018년 8·15 광복절을 맞아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및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 폐기 촉구 결의대회를 열면서 집회가 금지된 부산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집회를 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부산 동부경찰서는 영사관 후문 집회와 영사관 주변 행진을 불허했다. 이에 김씨는 부산지방법원에 경찰의 집회 및 행진 금지 통고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영사관 후문 집회는 금지했지만 행진은 허가했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영사관 후문 앞을 행진하던 중 ‘일본 전쟁 범죄’ 등의 문구가 적힌 물풍선 29개를 영사관을 향해 던지는 등 5분 동안 퍼포먼스를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퍼포먼스 시위와 지난해 6월 18일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의 부산 비프광장 민생투어 현장에서 신고 없이 옥외집회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물 풍선을 던진 행위는 계획된 것이 아니고,행진의 일환이었지 집회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문 판사는 “증거를 종합해 보면 옥외 집회에 퍼포먼스가 계획됐고,후문에서 한 행위는 집회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대해서는 “행진의 의미는 줄을 지어 앞으로 나아가는 장소적 이동을 의미한다”며 “5분 동안 장소에 모여 퍼포먼스 등을 한 행위는 집회로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광장] 파사현정 드라마의 해피엔딩/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파사현정 드라마의 해피엔딩/박홍환 논설위원

    간혹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현실을 직시할 때가 있다. 최근 흥미롭게 시청한 중국 드라마 한 편도 그중 하나다. 중국 무협소설의 거장 진융(金庸) 원작의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 2019년판이다. 거의 5년 주기로 리메이크되는 인기 드라마인데 이번에는 총 50부작으로 제작됐다. 중원 무림의 6대 명문정파와 명교 등이 힘을 합쳐 원나라의 폭정을 끝장낸다는 설정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주인공인 명교 교주 장무기와 수하 고수들이 대업을 완수한 뒤 황궁에서 황상을 앞에 두고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해 가며 설명하면 이렇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니 황상에 앉아 어진 정치를 베풀라는 수하들의 간청에 장무기는 무림의 보도(寶刀) 도룡도를 꺼내들고 외친다. “부귀공명은 뜬구름과 같거늘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일이 고달픈 백성을 구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고작 저깟 의자 때문이었나?” 그러면서 수하들에게 이 같은 다짐을 받는다. “앞으로 누가 새 황제가 되든 백성을 위하지 않는다면 명교가 그를 심판할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의 대업을 이룬 후 평민으로 돌아가는 해피엔딩이 신선하다. 이런 멋진 장면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우리 드라마 킹덤에도 비슷한 엔딩 설정이 나온다. 역병환자(좀비) 떼와 외척을 물리친 왕세자가 자신을 위해 준비된 왕위를 뿌리치고 떠나면서 시즌2가 막을 내린다.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 않으냐’라는 관람평도 있긴 하다. 혁명의 대업은 결국 권력을 잡기 위한 것이고, 그런 사례들은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멀리 되짚을 필요도 없다.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탄생한 제2공화국의 민주주의를 ‘혼란’으로 규정하고 5·16 정변을 일으킨 군부세력은 주동자인 박정희 소장을 대통령에 옹립하고, 권력을 독차지하지 않았는가. 그나마 박 전 대통령은 파사현정을 빙자한 정변이 부끄러웠는지 한때 군대 복귀를 고민했다는데 사실 여부는 모르겠다. ‘전두환 신군부’ 또한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다. 혼란을 바로잡겠다며 군대를 투입하고, 광주에서 수많은 국민을 학살하고도 뻔뻔하게 권좌에 올라 12년을 철권통치했다. “사악한 무리가 못된 군주를 세운다면 어떻게 하느냐. 백성에게는 성군이 필요하다”는 수하들의 논리를 전두환·노태우는 기뻐하듯 수용했을 것이다. 서글픈 결말이다. 무협소설 의천도룡기는 1980년대 중반 국내에서 번역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당시의 86세대 청년들에게 널리 읽혔다. 무협과 사랑, 불의에 대한 저항정신 등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어 탐독했을 게다. 소설 속에서 항몽의병전을 이끈 명교의 교리는 단순하다. 악을 없애고 선을 행한다는 것이다. 또한 명교 신도는 관리나 군주가 돼서는 안 된다거나 대업을 완성한 후에는 평민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령 비슷한 것도 내세웠다. 초야(草野)에 있어야 백성을 위해 정부를 감시·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무기의 황위 거절 논리도 여기서 출발한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보자. 제21대 국회에도 시민단체출신이 많이 진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의 11%인 19명이 시민단체 출신이다. 청와대나 행정부에도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여럿이다. 그들 중에 1980년대 의천도룡기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시민단체 경력을 앞세운 인사들이 줄줄이 정치에 입문했다. 감시와 대안 제시의 한계를 벗어나 직접 세상을 바꾸겠다는 게 보편적인 정계 진출 변이다. 30여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을 펼친 윤미향 의원도 비슷한 논리로 금배지를 달았다. 시민단체, 언론 등은 기본적으로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국회랑 비슷한 만큼 시민단체 인사들의 정계 진출을 문제 삼긴 어려울 것이다. 하나 소속 정당이 여당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감시자가 피감시자로 바뀌는 기가 막힌 상황이 연출되자 기어코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의원 폭로에 나선 게 아닌가 싶다. 시민단체 활동이 정계 진출을 위한 교두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욕망을 감추지 못하고 교주인 장무기에게 황실 입성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주원장(훗날 명나라 태조)의 모습은 그지없이 추해 보였다.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누구라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 어떤 논란도 없지 않겠나. stinger@seoul.co.kr
  • 일본 프로야구 오늘 무관중 개막...팀당 120경기로 축소

    일본 프로야구 오늘 무관중 개막...팀당 120경기로 축소

    19일 일본 전역에서 모두 6경기 팡파르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일본 프로야구가 19일 무관중으로 막을 올린다. 당초 예정보다 석 달가량 늦어졌다.일본시리즈 4연패를 노리는 소프트뱅크는 이날 오후 6시 후쿠오카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포함해 이날 모두 6경기가 열린다. 지난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 2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재검사에서 음성으로 바뀌며 일본야구기구(NPB)는 개막 일정을 더 늦추지는 않았다. 요미우리는 이날 도쿄돔에서 지난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한신 타이거즈와 격돌한다. NPB는 이번 개막 직전 12개 구단 선수와 코칭스태프,직원, 심판 등 20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개막 이후에도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KBO리그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무관중으로 리그가 진행된다. 시즌 전체 일정은 팀당 143경기에서 120경기로 줄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잔재 청산한다더니… 특허심판원 일본식 직제개편 뒷말 무성

    日잔재 청산한다더니… 특허심판원 일본식 직제개편 뒷말 무성

    과장급 심판장 1명+심판관 2명 체제 추진 3인 합의체로 운영… 심판 품질 향상 초점 심판원장 인사권 보장돼야 제도 장점 발휘 심판장별 따로 판단하면 심판 통일성 깨져 위상 약화 우려… 자칫 자충수가 될 위험도 임기 두 달 남긴 특허청장 주도에 수군수군“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특허청’ 기관 명칭까지 변경하겠다면서 일본식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고 명분이나 실효성에도 의문이 듭니다.” 특허청이 다음달 소속 기관인 특허심판원 직제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불만과 뒷말이 무성합니다. 개편의 핵심은 과장급 심판장 도입입니다. 현재 국장급이 심판장을 맡는 11부 체제에서 심판장을 35명으로 늘려 운영하게 됩니다. 심판장 1명이 8~10명의 심판관을 통솔하는 것에서 심판장 1명에 심판관 2명으로 단독 심판체제(심판장·주심·부심)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日 심판체계 전문성 바탕 심사·심판 완전 분리 심판 처리 기간 단축 목적이라기보다는 3인 합의체 운영을 통한 ‘심판 품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심판장 1인당 처리 건수는 1169건으로 일평균 4건에 달합니다. 심판 처리 기간은 9개월로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습니다. 특허청 관계자는 11일 “현행 체계에서는 심판장에게 업무가 집중되고 부심으로 참여하는 심판관에게는 ‘가욋일’이 되면서 역할이나 책임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심각했다”면서 “일본뿐 아니라 특허 선진 4개국(IP4)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심판 분야의 오랜 경력자들은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혼란을 우려합니다. 과장급이 심판장을 맡는 일본의 특허심판 체계는 심사와 심판이 완전히 분리돼 전문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이 제도가 시행되려면 특허심판원장의 인사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이 같은 기본 틀에 대한 개선 없이 운영 방식만 바꾼다고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의견 수렴 절차 부족… 공청회조차 안 열려 불만 물론 특허 등 일부 기술 발달이 빠르고 다양한 분야는 세분화된 심판이 가능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심판의 ‘통일성’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습니다. 국장급 심판장이 심결과 관련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데 단독 심판 체제가 되면 심판장별로 각각 판단하면서 결과가 제각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원 및 심판장의 위상 약화 우려도 큽니다. 특허청은 심사 기간 단축을 위한 심사관 증원이 어렵자 2015년 5급이 아닌 6급 심사관 카드를 받아들인 후 고착화된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특별행정심판기관에서 과장급 심판장 도입이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직제 개편 과정에서 당사자인 심판원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고, 공청회조차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월 임기가 끝나는 박원주 청장에게 ‘성과’를 안겨 주기 위해 내부 과정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한 간부는 “임기가 2개월여 남은 기관장이 조직 개편을 하는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며 “필요성이나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당장 해결할 사안은 아니기에 시범 실시한 후 차기 청장이 시행하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취재 일체 거부” 정의연 쉼터 소장 빈소 세브란스병원에

    “취재 일체 거부” 정의연 쉼터 소장 빈소 세브란스병원에

    ‘윤미향 의혹’ 檢 압수수색 후 극단 선택 추정檢 “손씨 직접 조사 안해…진상규명 더 노력”윤미향, ‘검찰과 언론 탓에 손씨 죽음’ 격앙통합당 “손씨 죽음, 윤미향 책임져라”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빈소가 8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장례는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사흘간 치러진다. 장례식장에는 “취재는 일체 거부하며 취재진의 출입을 일절 엄금합니다”는 노란색 안내문이 여러 장 나붙었다. 정의연 후원금 유용 등 각종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씨의 죽음을 검찰과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검찰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손씨를 직접 조사한 적이 없으며 흔들림 없이 신속히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이 시작된 이날 오후 3시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다. 10명가량이 단체로 오는가 하면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이도 있었다. 빈소 앞은 침울한 분위기 속에 빈소에 들어가기 전에 눈물을 흘리는 조문객들도 있었다. 빈소 앞에는 장례식장 직원 2명이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장례위원장은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한국염 정의연 운영위원장 등 정의연 관계자들과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 시민사회 인사 14명이 맡았다. 정의연은 장례위원을 오는 9일 낮 12시까지 온라인으로 모집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름·연락처와 함께 고인에게 전하는 추모 메시지를 적어 제출하면 된다. 이날과 9일 오후 7시에는 각각 시민단체 ‘김복동의희망’과 시민사회 주관으로 추모행사가 열린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8시다.손씨 손목·복부서 극단적 선택 시도 흔적 발견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일해 온 손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 35분쯤 경기도 파주시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한 뒤 주위에 심적 고통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손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로부터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1차 결과가 나왔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할 만한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손목과 복부에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가 한 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할 때 나타나는 주저흔이 발견됐다. 약물 반응 등 정밀 검사가 나오려면 2주 정도 걸릴 전망이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손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 57분 자택인 파주 시내 아파트로 들어간 뒤 외출하지 않았으며, 집 안에 다른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손씨 자택에서 유서로 추정될 만한 메모 등이 발견되지 않아, A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경찰은 손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윤미향 “나 죽는 모습 찍으려고 기다려?”자신의 의원실 앞에 있던 기자에 화내 손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 한 이후 주변에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씨의 죽음과 관련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8일 오전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530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무엇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 내가 죽는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것이냐”라면서 “상중인 것을 알지 않느냐”고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터뜨렸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에 “언론의 황당한 프레임에 검찰이 칼춤을 춘다”면서 “어느 누구도 떠도는 소문으로 사람을 죽일 권리를 언론에 주지 않았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의원과 정의연에 걸린 회계부정 같은 의혹은 차분하게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라면서 “언론은 사회적 죽음을 만드는 주요 변수가 되어 왔다. 제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언론 탓으로 돌렸다. 통합당 “쉼터 소장 죽음, 윤미향이 책임져라” 김용태 “검찰이 의혹 명명백백 밝혀야 운동도 제대로 평가받아”“언론이 취재하지 공격하느냐” 윤 의원이 손씨의 죽음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데 대해 미래통합당은 윤 의원의 태도를 질타하며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인의 죽음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윤 의원은 각종 의혹에 더해 이번 죽음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이 “언론 탓, 검찰 탓을 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누가 누구를 괴롭히고 있나. 윤 의원이 나쁜 짓을 안 했다면 이런 일이 생겼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김용태 전 의원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돌아가신 분이 심리적 고통을 당한 것과 검찰에게 괴롭힘당했다는 것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김 전 의원은 “검찰이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참혹했던 희생, 숨진 A씨를 비롯한 많은 운동가의 30여년에 걸친 헌신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언론도 취재하는 것이지, 공격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인의 죽음이 또 다른 여론몰이의 수단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둘러싼 숱한 의혹은 단 한 꺼풀도 벗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검찰은 단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철저히 진실을 밝혀내라”고 촉구했다. 황 부대변인은 윤 의원을 향해 “검찰에 정정당당하게 조사받으면 될 일”이라면서 “끝까지 버티는 윤 의원과 비호하기 바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분노는 철저한 검찰 수사와 법의 심판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윤 의원에 대해 의원들에 개인 의견을 발설하지 마라고 함구령을 내리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의혹에 대한 적극 조사에 나서지 않는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검찰 “고인 조사한 사실 없다…애도”“흔들림 없이 신속히 진상규명할 것 시민단체 정의연 부실회계·후원금 유용 등‘윤미향 의혹’ 10여가지 검찰에 고발 검찰은 지난달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총 3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5일에는 경기도 안성 쉼터와 해당 쉼터를 시공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정의연 후원금 회계 누락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은 7일 A씨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뒤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면서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연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6일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가 열린 희움역사관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며 한쪽 눈을 실명한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온 데를 다녔다”면서 윤 의원을 겨냥해 “죄를 지었으면 죄(벌)를 받아야 한다. 위안부를 팔아먹었다. 왜 우리를 팔아먹나”며 비판했다. 앞서 여러 시민단체는 지난달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고가매입 및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서부지검이 수사하는 정의연과 전신인 정대협, 윤 의원 관련 고발 사건은 10여 건에 이른다.안성쉼터 고가매입 및 헐값매각 의혹 등검찰, 정의연 사무실·마포 쉼터 등 압색 정의연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이던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부한 10억원 중 7억5천만원으로 안성에 있는 주택을 2013년 매입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만들었다가 최근 4억 2000만원에 매각했다. 이를 두고 당시 지역 시세보다 지나치게 비싼 값에 매입했다가 헐값에 되팔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해당 거래에 정의연 전직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부의 지인인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매매 과정에 모종의 수수료가 오가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윤미향 의원은 당초 호가가 9억원에 달하던 매물을 깎아 7억 5000만원에 매입했고, 중개수수료 등 명목으로 이규민 의원에게 금품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쉼터 조성 이후 ‘프로그램 진행 재료비’, ‘차량 구입비’, ‘부식비’ 등의 항목으로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에 예산을 책정해 놓고 실제 집행률은 0%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동모금회는 2015년 안성 쉼터에 대한 사업평가에서 회계 부문은 F등급, 운영 부문은 C등급으로 평가하고 정대협이 향후 2년간 모금회가 운영하는 분배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밉상과 근성 사이… “오재원 같은 선수도 필요” vs “예의 지켜라”

    밉상과 근성 사이… “오재원 같은 선수도 필요” vs “예의 지켜라”

    두산 오재원이 지난 26일 SK전에서 보여준 스윙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평소 ‘밉상’과 ‘근성’ 사이를 오가는 그의 플레이로 인해 논란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오재원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2회 초 SK 투수 박종훈이 투구하려는 순간 타격 자세를 풀었고 박종훈의 공은 볼이 됐다. 가끔씩 타석에서 타격 의지가 없는 선수들이 비슷한 제스처를 보여준 사례의 일환으로 간주돼 심판과 상대 벤치는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팬들 사이에서 해당 행동이 스윙인지 아닌지 이슈로 떠오른 뒤 오재원이 27일 경기를 앞두고 “이슈가 되고 있어서 욕 먹는 것을 안다. 이유가 없진 않지만 내가 욕 먹는 게 낫다”고 말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할많하않’(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의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면서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오재원은 경기 중 욕설 논란으로 ‘오식빵’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규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플레이로 상대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 ‘밉상’ 이미지가 굳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재원은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시원한 빠던(배트 플립)을 선보이며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고 “우리팀 선수라면 최고”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악착 같은 플레이에 ‘근성’의 아이콘으로도 떠올랐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오재원이 상대 투수를 무시했다”며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상대는 약속된 플레이를 펼치는데 일방적으로 리듬을 깨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경기 중 상대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모습이 은근슬쩍 용인되면서 경기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문율’이 존재할 만큼 매너가 중요한 야구의 매너도 영향을 끼쳤다.한편에선 “오재원이어서 더 논란이 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다른 선수였으면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이 오재원이어서 일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재원 같은선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지나치게 매너를 중시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꼭 미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엽 SBS해설위원의 현역 시절처럼 홈런을 치고 배트를 조용히 내려놓는 매너도 좋지만 시원하게 빠던을 선보이며 현장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승부를 위해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팬들에게 또다른 재미 요소가 될 수 있다. 과거 롯데 외국인 타자였던 카림 가르시아는 열받으면 그 자리에서 방망이를 부러뜨리며 화내는 모습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종목은 다르지만 현역 축구선수 시절 돌직구와 기행으로 유명했던 이천수도 상대 감독의 발언에 자극받아 여과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상대 선수의 비매너 플레이를 응징했던 행동들이 승부욕으로 재평가 받으며 팬들 사이에선 “저런 선수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수 출신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재원의 입장에서 타이밍이 안 맞아서 내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투수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 상대하기 위해 나섰는데 상대가 그런 행동을 보이면 진이 빠지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타자 출신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0-0 상황이었고 초구에 타이밍이 안 맞아서 배트를 내린 것으로 타자 입장에선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면서 “보는 시각에 따라 매너가 없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볼이 돼서 그렇지 박종훈이 스트라이크를 던졌으면 오재원이 손해다. 박종훈의 폼이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 공을 한 번 본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무릎 꿇은 윤미향…이용수 할머니 “용서한 것 없다…법에서 심판”

    무릎 꿇은 윤미향…이용수 할머니 “용서한 것 없다…법에서 심판”

    尹, 19일 대구로 찾아가 5분 만나 사과해李 할머니 눈물 흘리기도…25일 기자회견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단체 사무실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정의연의 부실회계 의혹과 경기 안성 쉼터 매입·매각 의혹 등의 진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지난 19일 단둘이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당선자는 무릎을 꿇고 사과했지만 이 할머니는 “용서한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여전해 보인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의연 사무실과 그 전신인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 2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오후 5시쯤 수사관들을 보내 정의연과 정대협의 회계장부와 각종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정의연과 윤 당선자의 업무상 횡령·배임, 사기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시민단체들의 고발 사건을 묶어 서울서부지검에 보낸 바 있다. ‘행동하는 자유시민’과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연대’(법세련) 등은 기부금 횡령 의혹과 위안부 피해자 안성 쉼터 매입·매각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냈다. 사단법인 ‘시민과 함께’도 윤 당선자와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 한경희 사무총장 등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사법시험준비생모임도 윤 당선자와 정의연 측을 업무상 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안성에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하면서 6800만원을 신고 없이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규민 민주당 당선자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정치권에선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야당은 “윤 당선자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 예금이 3억 2133만원, 미국 유학 중인 장녀 명의의 씨티은행 계좌 예금이 1523만원이었다”면서 “(해당 계좌에) 윤 당선자가 정의연 시절 받은 기부금이 포함됐을 수 있는데 포함됐다면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당선자는 지난 19일 대구에 내려가 이 할머니를 독대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5분으로 짧았다. 윤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할머니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 할머니도 윤 당선자를 안아 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용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법에서 다 심판할 거다. 며칠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와라’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다시 밝힐 예정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자전거왕의 탄생- 전 조선 자전거 대회/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자전거왕의 탄생- 전 조선 자전거 대회/손성진 논설고문

    자전거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890년대 전후로 추정된다. 독립신문 등 신문에 자전거 광고가 간혹 등장하는데 대중에게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최초의 자전거 대회는 1906년 4월 22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훈련원에서 열렸다고 한다. 1913년 매일신보와 경성일보가 주최한 전 조선 자전거 경주대회가 1913년 4월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평양, 개성 등 전국 대도시를 돌며 열렸다. 본격적인 대회로는 처음인 이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이 바로 자전거왕 엄복동이다. 그때 나이 21세였고 40대가 돼서까지 각종 경주 대회를 휩쓸었다. 장소는 서울은 용산 부대 연병장, 인천은 만석동 매립지였다. 지금이야 자전거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당시에는 신기한 운송수단이었다. 스포츠 경기로는 거의 처음이었을 자전거 경주 대회에는 관람 인파가 구름같이 몰려들어 천막을 쳐 놓고 구경했고 관람객을 위한 임시 전차를 운행하는가 하면 시내 중심가의 상점들은 하루 문을 닫았다. 고관들은 부인을 동반하고 대회장에 앉아서 관람했다. 용산에서 열린 서울 대회의 관람자는 10만여명에 이르렀다. “운동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송곳 세울 틈도 없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매일신보 1913년 4월 15일자). 서울 대회의 제1류 경주에는 일본인 4명과 한국인 엄복동, 황수복 두 사람이 참가했는데 엄이 1등, 황이 3등으로 골인했다. 그런데 이어진 본사 우승기 쟁탈 경주에 엄복동과 일인 8명이 경주를 펼쳤는데 엄 선수가 결승점에 들어오기 직전 일인 선수의 바퀴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고의였는지 실수였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엄복동이 당시 대회에서 탄 자전거는 중고였다고 한다. 이후 엄 선수는 조선의 자전거 경주대회를 석권하게 된다. 3·1 만세운동 이듬해인 1920년 5월 일제는 일본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 엄복동과 한국인들의 기를 꺾으려고 대결을 붙였는데 일본 선수들은 뒤처지거나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일인들은 엄 선수가 대회장을 돌지 못하게 막아서며 방해했다. 우승기는 엄 선수 차지가 됐다. 분개한 일인들이 우승기를 빼앗고 엄 선수를 구타하는 소란을 피웠고 격분한 한인 군중은 “심판원과 일인들을 때려잡아라”라고 소리치며 돌을 던지며 항의해 대회장이 아수라장이 됐다(매일신보 1920년 5월 4일자). 동아일보는 엄 선수가 골인하기 전에 심판이 별안간 경기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런 엄 선수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20여년 동안 자전거 절도 행각을 벌이며 몇 번이나 처벌을 받은 것은 아이러니다. sonsj@seoul.co.kr
  • 류중일 감독 “심판도 실력… S존 일관성 있게 봐줬으면”

    류중일 감독 “심판도 실력… S존 일관성 있게 봐줬으면”

    이용규의 발언으로 스트라이크존이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류중일 LG 감독이 “일관성 있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의 경기를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류 감독은 “내가 선수시절에도 스트라이크 같은데 볼인 경우도 있고, 볼인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람마다 존이 다를 순 있다. 그러나 일관적으로 해주면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대비가 가능하다”면서 “존이 왔다갔다 하면 타자는 공을 칠 수가 없다”고 했다. 스트라이크존 판정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로봇 심판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류 감독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류 감독은 “예전에 일본인가에서 도입한 적이 있는데 재미가 없다”면서 “심판은 쇼프로그램의 진행자처럼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진행을 잘 해주면 되는데 로봇 심판이 도입되면 진행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의 포크볼이나 체인지업같은 변화구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떨어지니 화면하고 안 맞을 수도 있다”면서 “심판도 실력이다.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LG는 외국인 선발 선수들의 뒤늦은 합류로 선발 로테이션이 아직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류 감독은 “불펜 투수 두 명이 선발로 던지고 있는데 한 명은 불펜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윌슨가 켈리가 바로 합류하지 못한 만큼 당분간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창원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들쭉날쭉 스트라이크존 이용규의 호소에는 이유가 있다

    들쭉날쭉 스트라이크존 이용규의 호소에는 이유가 있다

    한화 이용규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 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은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하는 분위기다. 이용규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개막시리즈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면서 팀의 위닝시리즈에 기여했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이용규는 방송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도 되겠냐”면서 작심 발언을 꺼냈다. 이용규는 “3경기밖에 안됐는데 선수들 대부분이 볼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안타 못치고 호텔 들어가면 잠 못자고 새벽 3시까지 스윙 돌리고 그 안타 하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선수들이 너무 헷갈려하는 부분이 많다. 선수 입장도 조금만 생각해주셔서 조금만 신중하게 더 잘 봐주셨으면 한다”는 간곡한 부탁의 말을 꺼냈다. 한화와 SK의 3차전 스트라이크+볼 판정 기록을 보면 이용규의 호소를 이해할 만하다. 심판마다 존이 다른 만큼 직사각의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재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관성이다. 같은 코스에 들어간 공이 팀에 따라 다른 판정을 받는가 하면 볼판정을 받은 공보다 스크라이크존에서 먼데도 스트라이크가 된 사례 등은 선수도 팬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1차전의 기록을 보면 팀에 따라 다른 점은 보이지만 빨간색(볼)의 분포가 노란색(스트라이크)보다 대부분 바깥쪽으로 벗어나있다. 물론 개막 1차전은 팀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들이 출전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차전의 주심은 고 최동원의 동생 최수원 심판이다. 2차전의 기록 분포는 선수들로서 혼동이 될만한 판정이 몇 가지 있었다. 3차전과 마찬가지로 팀에 따라 다른 판정, 스트라이크와 볼의 영역이 뒤바뀐 사례다. 2차전은 김준희 심판이 봤다. 이용규가 작심발언을 한 3차전은 이기중 심판이 주심이다. 이용규는 몇 년전 수비 비결을 묻는 질문에 포수의 사인을 보고 공이 들어가는 코스를 예측해서 수비를 대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외야에서도 들어가는 공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살피는 선수다. 게다가 ‘용규놀이’가 특화돼있을만큼 이용규는 스스로가 형성한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상대 투수를 집요하게 공략한다. 정교함으로 승부를 보는 이용규 같은 선수는 그만큼 심판의 판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심판들도 사람인 만큼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계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팬들의 눈이 높아진 데다 눈깜짝할 사이에 공이 미트에 꽂히는 프로의 세계에서 포수의 프레이밍, 존 안팎을 넘나드는 공의 움직임 등은 판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선수 입장에선 예상하고 있는 존에서 예상하지 못한 돌연변이를 만났을 때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도 마찬가지다. 국내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 정확도는 대부분 80~90%사이에 분포돼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공 반개 차이에도 반응을 고민해야하는 선수들에게 10%이상의 오차는 어려운 문제다. 판정 논란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심판승강제’, ‘비디오 판독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왔지만 해마다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에 생중계 될 만큼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판정의 애매함은 해외 팬들에게 한국 야구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보통의 일상이 소중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야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진 상황에서 시즌 초에 불거진 논란을 해결하지 못하고 시즌 내내 이어지게 되면 팬들의 실망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손성진 칼럼] 극단의 몰락

    [손성진 칼럼] 극단의 몰락

    생각이 다른 것은 생김새가 다른 것과 같이 당연한 일이긴 한데 생각의 끄트머리, 극단의 자리를 고집하는 이들이 항상 있다. 이념에서도 그렇고 정치에서도 그렇다. 극단을 선택하는 것은 대중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는 충격적인 요법이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좌파 극단주의자로 통하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도 극단주의자라는 곱잖은 평가를 듣는다. 우파에서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정치권과 그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극단주의가 위험한 것은 자신만이 옳다는 과도한 자기 확신에서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융통성이나 유연성과는 거리가 멀고 선동을 해도 대중이 따라주지 않을 때에는 테러라는 무시무시한 수단으로 생각을 관철시키려 한다. 좌파적 극단주의는 일단 논외로 하고 한국에서 우파적 극단주의는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서너 개의 극우정당이 받은 표는 전체 국민의 3%에도 못 미치며 표수도 100만 표 언저리에 머물렀다. 물론 극좌든 극우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국가에서는 정치활동이 방해받아서는 안 되며 다만 국민의 지지나 반대의 표심으로만 살피면 된다. 이른바 태극기부대에서 촉발된 극우적 정파는 시대를 오판한 과거회귀적 주장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그 결과 저변을 넓히지 못하고 그들끼리의 세계에 갇힌 꼴이 됐다. 악다구니만으로는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준열한 평가를 다수 국민이 내린 것이다. 보수 우파 미래통합당도 선거 일정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극우와 선을 긋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에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끝내 각계의 충언을 외면하고 말았고 선거 참패라는 자업자득의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근거로 한 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탈당 권고라는 하나 마나 한 징계를 한 것에서 이미 참패의 시그널은 나타났는데도 통합당의 리더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 ‘북한 김정은 사망설’을 어떤 근거도 없이 느닷없이 쏟아낸 통합당 당선자들도 차명진의 막말 계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김정은이 건재하든, 사망했든 우리가 어느 쪽도 바랄 일이 아니며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단지 북한의 상황에 맞게 대처하면 그만이다. 근거도 없이 건재하다고 우기는 것을 종북이라고 친다면 무조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불필요한 혐북(嫌北)일 뿐이다. 정치 발전과 독선 견제를 위해서는 좌우 정파의 건전한 정책적 대결이 필요하다. 일본 정부가 일사불란하게 완고한 대한(對韓)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우파 자민당이 장기집권하는 정치적 토양에서 비롯된 것이다. 힘의 균형을 잃은 정치는 자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제1야당으로서 통합당의 역할은 막중하지만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남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싹수가 노랗다. 여당의 ‘장기집권’은 따 놓은 당상처럼 보이는데 자신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민주당 장기집권의 일등공신이 바로 통합당 자신들인 셈이니 스스로 한심하지 않은가.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사실 좌파 정당으로 불리지만 보수적 정책까지 수용해 변신을 시도할 개연성이 크다. 이미 민주당을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적지않은 마당인데 그렇다면 앞으로 선별적인 정책에서 좌우를 아우르는 정책을 여당은 구사할 것이다. 통합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고 양극화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통합당에 대한 지지율이 반전할 가능성도 작아진다. 우클릭하는 여당처럼 소외계층을 보듬을 적극적인 좌클릭 정책을 통합당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극단적 발언과 정책은 설 땅이 없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선거에서 드러났다. 단지 우파만의 문제가 아니다. 맹신적 좌파들 또한 극단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우파의 극단주의를 나무랄 충분한 자격이 없다. 극단의 몰락은 민주 정치, 민주 국가에서 발전을 위한 좋은 신호다. 극단주의가 세계 역사를 후퇴시키거나 발목을 잡은 사례는 많다. 무엇보다 극단은 협력과 통합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 다른 이념과 어울릴 수 없다. 극단이 판치는 사회는 늘 투쟁만이 남게 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념적 극단, 정책적 극단, 언어적 극단과 하루속히 결별하는 것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길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방망이 던지기 돌아왔다” 美 CBS, KBO 하이라이트 소개

    “방망이 던지기 돌아왔다” 美 CBS, KBO 하이라이트 소개

    5일 무관중으로 개막한 한국 프로야구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CBS 스포츠가 ‘KBO 하이라이트’를 소개했다. 6일 CBS 스포츠는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의 여러 장면을 묶은 하이라이트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미국 야구팬들이 KBO리그와 거의 동반어로 인식하는 ‘방망이 던지기’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 특별한 시구가 CBS 스포츠의 시선을 잡았다. CBS 스포츠는 ‘야구가 돌아왔다. 방망이 던지기도 돌아왔다’는 미국 ESPN 스포츠센터의 트위터 글과 함께 NC 다이노스 모창민의 홈런 장면을 전했다. 모창민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홈런을 칠 때 스윙을 끝낸 뒤 시원하게 방망이를 내던졌다. CBS 스포츠는 “KBO리그 타자들은 방망이를 가볍게 던지거나, 아예 내동댕이치거나 빙글빙글 돌리기도 한다”며 방망이 던지기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고 소개하고 “많은 타자가 방망이로 공을 치자마자 즉각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투명한 워킹볼 안에 들어간 어린이가 볼을 직접 굴려 홈플레이트까지 간 시구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시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잠실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 특유의 삼진 아웃 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CBS 스포츠는 왼손을 뻗고 오른쪽 주먹을 땅에 내지르는 이 위원의 콜을 두고 ‘잔디 깎는 기계에 시동을 거는 것 같다’고 쓴 한 트위터 사용자의 글을 소개했다. CBS 스포츠를 비롯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프로야구가 시작됐다”며 “KBO 각 팀은 관중 없이 5개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USA투데이 등도 KBO 개막 소식과 함께 눈여겨볼 만한 선수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KBO 리그는 세계 야구팬들의 큰 관심 속에 개막했다”며 “미국 전역에 새벽 시간에 생중계됐음에도 많은 미국 야구팬이 경기를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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